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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화되는 ‘5·18’정신](3)치유되지 않은 상처

    5·18은 80년대의 어둠을 뚫고 나가는 선봉에 선 거대한 횃불이었다.‘산자여 따르라’는 외침처럼 지식인들은 행동에 나섰고 민중의 힘도 이와 함께했다.그 힘은 민주화와 정권 교체를 가능하게 했다.하지만 횃불의 그늘에는아직도 아픔을 안고 신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참상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이다.아픔엔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없다. “끌려간 다음에 많이 맞았어.머리가 아파” 지난 97년 어딘가를 떠돌다가 경찰에 의해 전남 무안의 한 부랑인 수용시설에 들어온 김모씨.자신의 가족과 나이,주변상황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 어디선가 맞았다는 기억만 흐릿할 뿐. 그는 5·18피해자로 등록돼 보상금을 지급받았다.그뒤 보상금을 챙긴 가족이 떠나버리고 지금은 복지시설에 수용된 채 쓸쓸하게 보내고 있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5·18 때 겪은 참상의 후유증으로 인한 정신질환자는 사망한 30여명을 빼고도 120여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머리를 심하게 다쳤거나 여자인 경우 집단 성폭행당한 경험을갖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의 불행을넘어 가족에게도 이루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의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80년 5월 11공수여단 소속으로 진압작전에 투입됐다가 정신질환으로 병원을전전하다 최근 숨진 하모씨(전남 나주시).그의 어머니 김모씨(65)는 “5월만 되면 가슴이 저며온다”고 말한다.아들은 5·18을 겪은 후 “누군가 날죽이려고 해요… 살인마가 와요”라고 넋두리를 하며 고통에 시달렸다.그 모습을 생각하면 어머니 김씨는 지금도 온 몸이 떨린다. 광주시립 S병원에 입원중인 김모씨(38)는 80년 당시 전교 1∼2등을 다투던고교 3년생이었다.하지만 5월19일 금남로에서 공수부대원에게 맞아 피투성이가 돼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6월쯤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병아리새끼를 죽인다.나와”하고 악을 쓰거나 혼잣말을 해댔다. 그는 모 의과대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정신분열증으로 판명돼 학업을 중단했다.이어 82년 겨울에는 철도레일에 오른팔을 올려 놓고 자해를 했다. 이들 말고도 당시의 충격으로 알코올중독에 시달리거나 이혼 등으로 가정파탄에 이른 피해자가 갈수록늘고 있다고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전했다. 광주시립정신병원 정신과 최재영(崔宰榮·35) 전문의는 “5·18 피해자들이공통적으로 겪는 질환으로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우울증’‘불안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이들은 사고 당시의 기억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악몽에 시달리고,심해지면 정신분열증까지 앓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수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병원 설립을 희망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동안 보상이 충분히 이뤄졌다며 병원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20년째 유족회 활동 鄭水萬회장. 정수만(鄭水萬·53) 5·18유족회장은 5·18 20주년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80년 동생(31)을 잃고 유족회를 이끈 지 20년째를 맞은 그는 수많은 좌절과고통을 감내하면서도 5·18의 위상을 오늘에 이르게 한 핵심 인사중의 하나다. “5·18이 세계 인권과 평화·민주주의의 견인차로 우뚝 서게 된 데는 광주시민과 국민,전세계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그런의미에서 5·18은 ‘과거 완료형’이 아니라 5월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가는 ‘현재진행형’,나아가 ‘미래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5·18 정신선양을 위한 투쟁과정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81년 5·18 구 묘역에서 열린 첫 추모제 행사 때는 경찰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그는 추모제를 주도하면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현장에서구속된 뒤 검찰 조사과정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추가돼 8개월을 감옥에서 보냈다.추모제 때 제물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제는 5·18이 국민통합과 지역·계층간 갈등을 해소하는 매개체가 돼야합니다”정회장은 정치적·지역적 이유로 5·18의 전국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광주 최치봉기자. *진실규명 앞장선 해외인사 방문. 지난 80년 이후 5·18 진실규명에 큰 도움을 준 다른 나라의 민주인사들이16일 대거 광주를 찾았다.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 행사위원회가 ‘보은’의 뜻으로 이들을 초청했다. 특히 해외인사 중에는 81년 광주방문 체험담을 담은 ‘거대한 강물처럼 한국의 기억’이란 책을 펴낸 루이스 M 윌슨 캐나다 연합교회 총회의장과 광주항쟁 3일 후 희생자와 유가족 후원활동을 위해 독일 교회 대표로 당시 광주를 방문한 헬무트 알무쉐 목사가 이곳을 다시 찾았다. 또 이날 광주를 방문한 해외인사는 패리스 하비 국제노동권리재단 사무총장과 댄 존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대표,폴 슈나이스 독일 동아시아 선교회 의장 등 모두 12명이다. 이들은 18일까지 광주에 머물며 비엔날레를 관람하고 5·18 전야제 및 기념식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 5·18묘역에서는 전국 시사만화 작가회의 주관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친숙한 만화를 통해 광주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5·18 시사만화 전시회가 열렸다. 광주 남기창기자. *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대구서도 다양한 기념행사. 5·18 광주민중항쟁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구지역에서도 다양한 행사가열린다. YMCA를 비롯한 대구지역의 23개 시민단체들은 광주민중항쟁 20주년을 맞아18일 오후 7시 대구 YMCA강당에서 ‘5·18정신 계승 결의대회 및 기념강연회’를 개최한다.또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3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앞광장에서 광주항쟁 사진전과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희망의 시민포럼은 17일부터 사흘간 경상감영공원에서 광주항쟁 사진전을 갖는다. 이밖에 극장 ‘열린공간 큐’는 17일부터 사흘간 영화 ‘꽃잎’ 등 광주항쟁 관련 영화 6편을 상영하는 ‘광주항쟁 영화제’를 개최한다.한편 대경연합은 이미 지난 14일 200여명의 회원들이 망월동 묘지를 참배하고 돌아왔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5·18광주민주화 운동…망월동묘역 정치인 발길 줄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망월동 묘역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6일 정권교체 이후 처음으로 강창성(姜昌成)부총재,이부영(李富榮)총무,권철현(權哲賢)대변인,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이원창(李元昌)총재특보 등 당직자들과 함께 망월동 묘역을 찾아헌화·참배했다.이총재는 지난 96년 총선과 97년 대선을 앞두고 ‘전략적’ 차원에서 망월동을 방문했었다. 허경만(許京萬)전남지사와 고재유(高在維)광주시장이 이총재를 영접했고,묘역에서는 정수만(鄭水萬)5·18유족회장 등이 안내를 맡았다. 이총재는 “5·18은 특정지역 사람만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발전에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전 국민의 통합과 지역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에는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정동영(鄭東泳)대변인 등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다. 이에 앞서 여야 386 당선자 16명과 원외 지구당 위원장 4명은 17일 오후 망월동 묘역을 공동 참배한다.민주당에선 김민석(金民錫)의원과 임종석(任鍾晳)·장성민(張誠珉)·정범구(鄭範九)·송영길(宋永吉)·김성호(金成鎬)·이종걸(李鍾杰)·함승희(咸承熙)당선자,한나라당에선 원희룡(元喜龍)·오세훈(吳世勳)·김영춘(金榮春)·안영근(安泳根)·정병국(鄭柄國)·심규철(沈揆喆)·김부겸(金富謙)·심재철(沈在哲)당선자가 공동참배단에 합류한다. 광주 최치봉기자. *5·18광주민주화 운동…계엄군 훈·포장 영예인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를 진압하거나 시민군과의 전투에서 공을세웠다는 이유로 일부 계엄군에게 수여된 훈·포장은 과연 영예인가? 5·18 광주 진압작전인 충정작전에 계엄군으로 참가해 훈·포장을 받은 사람은 장성 3명,영관장교 7명,위관장교 11명,하사관 19명,사병 28명 등 모두69명에 이른다. 이들은 충정작전이 마무리된 직후인 8월20일 훈·포장을 받았다.포상 이유는 광주시내 일원에서 벌어진 시민들의 시위와 시민군을 효과적으로 진압해공을 세웠다는 ‘충정작전 유공’이다. 이 가운데 훈장은 36명,포장은 33명에게 수여됐는데 5·18에 대한 사법적,역사적 평가가 광주사태에서 민주화운동으로 바뀐 이후에도 이를 반납한 사람은 현재까지 1명도 없다.다만 당시 특전사령부 정호용 소장과 제3특전여단최세창 준장 등 2명만이 지난 김영삼 정권때 5·18재판으로 형을 받아,수여받은 훈장이 정부에 의해 박탈됐을 뿐이다. 이에대해 5·18관련단체들은 당시 계엄군의 활동이 엄연히 불법적인 것으로확인된 만큼 그들이 받은 훈·포장은 당연히 자진 반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수만 5·18유족회장은 “용서와 화해는 죄를 뉘우치는 사람에게 베풀어지는 것”이라며 “5·18로 받은 훈·포장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용서와 화해의 손짓을 할 수 있겠느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광주 남기창기자
  • 생명활동 24시간 주기로 반복

    ‘하루중 알코올에 가장 약한 시간은 낮 12시’,‘암 등 병적인 세포의 분열이 가장 왕성한 시간은 오전 5시’,‘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작이 가장 빈번한 시간은 오전 8시’…. 세계적인 과학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3월호)이 최근 인체활동을 시간대별로 나타낸 주기율표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국내 최대의 건강포털 사이트인 ‘하이닥’(www.hidoc.co.kr)에 실린이 주기율표에 따르면 모든 생물의 생명활동은 24시간을 주기로 동일한 생리현상이,동일한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즉 병마다 악화되는 시간이 일정하며,출산의 진통,월경이 시작되는 시간대도 일정하다는 것이다. 주기율표를 보면 임산부의 진통은 오전 1시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오전 4시에는 체온이 최하로 떨어지며,오전 6시에는 월경이 시작된다.오전 7시는콧물,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현상이 악화된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작은 오전 8시에 가장 빈번하다.오전 10∼11시는단기간의 암기능력이 15% 정도 상승하며,오후 3시는 창조력 및 관찰력,업무능력이 최고조에 달한다. 오후 4시는 체온,맥박,혈압이 가장 높은 시각이다.오후 6시에는 배뇨량이가장 많고,오후 9시는 통증 예민도가 가장 심하다.오후 8∼11시는 청각신경이 가장 예민하며,자정에는 세포 재생력과 신진대사가 최고조에 이른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가톨릭계 역사적 과오 ‘고해성사’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교회의 잘못을 공식 사과하는 의식을 가진 뒤 세계각국에서 반성과 성찰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톨릭계도 과거사에 대한 용서청원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같은 과거사 반성 움직임은 한국 가톨릭 주교회의가 지난 3월 교황 요한바오로2세의 사과후 용서청원 방침을 밝힌데 이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산하 한국사목연구소(소장 김종수 신부)와 한국가톨릭문화학회(회장 오경환 신부) 등 가톨릭단체들도 교회사의 반성을 위한 심포지엄과 학술연구 계획을일제히 발표하고 나서 가톨릭계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주교회의는 과거 한국교회가 저지른 엄연한 과오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사과절차를 단 한번도 거치지 않았던 점에 주목,어떤 식으로든 용서를 구해야한다는 뜻을 천명했고 가톨릭학회 등 단체들도 이같은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평가를 통해 분명하고 떳떳하게 청산작업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가톨릭계가 반성의 대상으로 삼고있는 과거사 부분은 크게 ▲19세기초 황사영 백서와 서양선박요청사건 ▲개항기 천주교회의 선교와 전통사회의 충돌 ▲일제식민지 정권하의 민족운동 외면 등으로 요약된다. 황사영백서는 천주교 신자 황사영이 신유박해 기간중 박해내용과 대응방안을 베이징의 구베아 주교에게 보내려고 한 밀서로,황사영은 백서에서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해 서방제국의 서양선박 영입을 요청한 것인데 그동안 학계에서는 이것이 엄연한 반민족적인 행위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또 선교지 문화와 관습을 경시하고 정복적인 태도를 보인 교황청,특히 프랑스 선교사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멸시정책에 편승한 한국 교회가 신자들만의 이익을 우선한 나머지 유교 전통을 고수하는 주민들의 개종운동과 반교회적 저항을 거세게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교회가 선교권을 보장받기 위해 정교분리 선교정책을 강조하면서교회의 민족운동 참여를 공식적으로 강력하게 반대한 것도 반성의 사안이다. 3·1운동 당시 교회 통치권은 강력하게 만세운동 참여를 반대했는데 앞서 안중근의사 거사만 보더라도 천주교계에서는 독립운동 차원이 아닌살인행위로규정했었다. 주교회의는 따라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그동안 학계의 주장과 여론을 겸허하게 수렴해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산하 한국사목연구소와 한국가톨릭문화학회는 최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회의를 열고 오는 9월과 11월 두차례의 대규모 심포지엄을 개최키로 했으며 사목연구소 산하에 신학자와 역사학자들로 이루어진 ‘역사신학위원회’를 구성해놓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
  • 서양화가 조덕현 ‘겹’ 전

    서양화가 조덕현(43·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의 예술적 상상력은 끝간 데가 없다.특유의 절제된 시각으로 인간과 삶에 애정을 표현해온 그가 파천황의 상상여행을 떠난다.서울 소격동 국제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겹(Layers)’전 (20일까지)은 작가의 독특한 주제의식과 발상법이 빛을 발하는 아주 색다른 전시다. 우선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구림(狗林)?’이다.구림은 전라남도 영암에 있는조그만 마을 이름.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구림마을의 역사는 백제 왕인박사가 일본에 문물을 전하기 위해 배를 타고 떠났던 상대포,풍수의 대가 도선국사의 탄생설화 등 숱한 유적과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고장이다.비둘기가내려온 숲이라는 전설을 지녀 ‘구림(鳩林)’이지만 작가는 이 마을을 굳이 ‘구림(狗林)’이라고 부른다.바로 이 지점에서 작가의 설치 프로젝트 작업은 시작된다. 조덕현은 구림에 얽힌 지금까지의 전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그 역사적 배경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뒤엎고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다.이를 위해 그는 홀로 영암 구림마을의 현장발굴에 나섰다.물론 진짜 발굴은 아니다.개의형상을 한 유물을 흙속에 파묻고 다시 발굴해내는 작위적인 연출과정을 통해 수십마리의 황구들을 되살려냈다.작가는 그 처연한 모습을 형상화해 전시장안에서 오롯이 보여준다. 화랑 한 켠에는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해줄 논문도 갖춰 놓았다.우리나라에북방계 문화가 내려오면서 개를 멸시하는 풍조가 생겼고,이로 인해 구림마을에 얽힌 전설이 왜곡됐다는 것이 요지.하지만 “영암 마을 사람들에게는 송구스런 일”이라고 밝히는 작가는 이론의 진위 여부보다는 실험정신에 무게를 둔다.그래서 작품 제목에도 물음표가 붙었다.‘구림?’은 현재 영암 구림마을에서 열리고 있는 ‘흙의 예술제’에도 나와 있다. 캔버스에 콩테(소묘용 연필)로 그린 ‘겹1’이란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화폭안에 8명의 인물이 묘사돼 있다.갓난 아이에서 노파에 이르기까지 연령대가다양하다.그러나 실제론 두 사람만 존재할 뿐.나머지는 같은 얼굴의 다른 모습이다. 이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그림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작가는 순간의 삶에 쫓겨 지난 시간의 ‘겹’들을 잊고 사는 현대 도시인의 숙명을 아쉬워하는 듯하다. 또 ‘부계(父系)·모계(母系)’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한 가족 3대의 모습을 수십장의 비단천에 컴퓨터로 분사한 뒤 겹쳐 놓은 작품이다.깊은 터널에 떠있는 것 같은 입체적인 영상이 홀로그램의 효과를 만들어낸다. 조덕현의 작가적 미덕은 무엇보다 탄탄한 드로잉 능력을 바탕으로 한 고전주의적 품격에 있다.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이러한 특장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거기에 전복적인 상상력이 가미돼 생기를 불어넣는다.유구한 시간의 흐름과공간을 초월,삶의 원형속에 숨어 있는 신화를 건져내는 조덕현의 작업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신비로운 상상의 모험을 떠나게 한다.(02)735-8449. 김종면기자 jmkim@
  • 조계종 징계자 대사면 진통

    종단 대화합 차원에서 관심을 모으며 지난 14일부터 열려온 조계종 임시 중앙종회가 당초 기대했던 대사면은 이끌어내지 못한채 18일 산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계종 중앙종회는 새 집행부 출범이후 처음 열린 종회인데다 그동안두 번에 걸친 종단사태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를 띄고 있어 개회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모두 30여개의 크고 작은 안건이 상정됐고 이 가운데 징계자에 대한 사면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징계자 사면과 관련된 부분은 ▲통합종단 출범이후 징계자에 대한 사면 경감 복권을 위한 종헌개정안 ▲영축총림 재지정 ▲통도사 말사였던 관룡사 해남사 문수사 등 3개 사찰의 직영사찰 지정 해제요청 등 3건이다.여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사면 경감 대상에 멸빈자(승적을 영구히 박탈함)를 포함시키고 징계자 사면범위를 62년 통합종단 출범이후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종헌개정안이었다. 이 가운데 양산 통도사의 영축총림(靈鷲叢林) 재지정은 결의되었으나 사면을 위한 종헌개정안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영축총림은 98년 종단분규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임시중앙종회에서 총림지정이 해제됐었다. 따라서 이번 재지정으로 98년 종단분규의 큰 후유증 가운데 하나가 사라지게 된 것으로 일단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종헌 개정안의 경우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조계종 종회의 위상에다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사가 적지않아 미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즉 많은 스님과 신도등이 ‘멸빈자 복적이 종단분규의 불씨를 되살릴 것’이고 ‘멸빈자들이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는다’며 거부감을보이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지난 14일 통도사 영축총림 재지정 때에도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정대 총무원장이 종회에 직접 나와 강력히 요청한 끝에 재지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종단 내부에 화합의 목소리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분규관련 소송에대해서도 정대 총무원장과 월하 영축총림 전 방장 등이 원만한 해결을 원하는 분위기여서 있어 대사면을 위한 종헌개정안이 완전히 무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호기자
  • 신춘문예 희곡 연극으로 즐기세요

    대한매일 등 중앙일간지 5개사가 뽑은 ‘2000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이 17∼22일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회장 이종훈)가 매년 주최하는 이 공연은 신예작가의 실험성과 30대 젊은 연출가의 패기가 만나 신선한 무대를 선보이는 자리로 공연때마다 연극계 안팎의 주목을 받아왔다.올해는 안은영 작·최용훈 연출의‘창달린 방’(대한매일)을 비롯해 ‘해로가’(김종광 작·박근형 연출,중앙일보)‘행복한 선인장’(김현태 작·임경식 연출,한국일보)‘배웅’(강석호작·김정숙 연출,조선일보)‘아이야 청산가자’(강석현 작·차태호 연출,동아일보)‘저녁’(윤형섭 작·성준현 연출,〃)등 6작품이 무대화된다. 홍일점 작가인 안은영의 ‘창달린 방’은 지하단칸방에 세들어 사는 오누이의 고달픈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절제된 행동과 간결한 대사가밀도있게 그려져 있다.연출자 최용훈씨는 “억압되고 힘든 일상을 사는 고아남매를 통해 벗어날 길 없는 현실의 무게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극은 남매의 얘기가 반복적으로 교차되면서 빠르게 진행된다. 작품당 길이는 30∼40분으로 매일 오후 4시부터 6작품이 연속공연된다.티켓한장(1만,2000원,사랑티켓은 7,000원)으로 모든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여러번 나누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연출가협회는 이와함께 25일부터 4월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해외명작단막선’을 연이어 공연한다.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조리계열의 작품들을 중진연출가들의 개성있는 무대연출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국내 첫 소개되는 귄터 그라스의 ‘말타고 앞으로 뒤로’(김성노 연출)를 비롯해 ‘게임’(토마스 베른하르트,강영걸)‘엄중한 감시(장 주네,정한룡)‘수업’(이오네스코,김도훈)‘싸움터의 산책’(아라발,박계배)‘창구’(장 타르디유,김영환)등이 선보인다.(02)399-1641이순녀기자 coral@
  • 여의도 지하공동구 화재 낡은 절연접속함 합선 탓

    지난달 18일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지하공동구 화재 원인은 지하공동구의 송전선 절연접속함 부식으로 전선이 합선돼 발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소장 劉永瓚)는 3일 여의도 지하공동구 화재는 백조아파트 지하공동구 출입구로 부터 약 90m 지점에 있는 4번 절연접속함의 절연유가 기능을 상실,온도가 올라가면서 밖으로 새어나와 접지선의 전기와 접촉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절연접속함은 송전선을 연결해주는 것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게 하는 종이(절연지)와 기름(절연유)으로 채워져 있는 함이다.국과수는 남서울 전력관리처의 근무기록을 검토해본 결과 지난 97년 다른 부분의 절연접속함 연결부분이 떨어져 소음이 발생해 시정한 사례가 있는 점에 주목,이번 사고 역시 다사고 지점의 절연접속함에서 과부하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자동 차단시키는 과정에서 노후화되고 절연유의 기능이 떨어져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한국전력 산하 남서울 전력관리처 관계자들에 대해 업무상 실화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한전측은 “절연접속함의 고장원인이 국내에서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국과수의 발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교통개발硏 공청회, 黃常圭연구위원 주제 발표

    교통개발연구원은 24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대도시 교통혼잡 관리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황상규(黃常圭)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대도시의 교통혼잡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혼잡지역을 ‘교통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해 교통량을 강력하게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다음은 발표 내용. 최근 IMF체제가 극복되고 경기가 활발해지면서 승용차 통행량이 다시 늘고있다.그 결과 대도시 교통혼잡 발생지역이 도심 일부지역에서 전지역으로 확대되고,발생시간도 출퇴근시간대에서 전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교통혼잡으로낭비되는 경제적 손실비용은 97년 한해만 전국적으로 약 18조3,000억원에 이른다.서울시민의 경우 1인당 약 30만원을 낭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교통대책은 도로 등 선(線) 단위의 소통 개선에 치중한나머지 혼잡지역에 대한 지역(地域) 단위의 총량적 교통수요 관리는 제대로시행하지 못했다.따라서 기존 교통대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통혼잡 완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체가 심각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교통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중점관리하는 교통혼잡 관리가 절실하다. 교통혼잡 관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통특별관리구역 지정을 위한 객관적인 기준 ▲구역내에서 적용할 효과적인 교통혼잡 완화 방안 ▲교통량 평가체계 ▲법령 개정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 서울시의 경우 교통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는 도·소매상가가 밀집한 동대문 지역,백화점과 예식장이 집중된 영등포역 주변지역,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개최지인 강남지역 등을 꼽을 수 있다.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의 지역적 특성과 통행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교통관리시책을 추진해야 한다.주차가산금제,불법주차단속, 혼잡통행료, 진입허가제, 부제운행 등 다양한 시책이 시행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낮에 도로공사를 최소화하고 특별행사 개최 등을 억제해 교통수요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유사한 외국의 사례로는 싱가포르가 시행중인 도심 진입 차량에 대한 통행료 부과제도를 들 수 있다.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되면 승용차 통행이 규제되기 때문에 백화점·상가주인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그러나 외국 사례를 보면 시행초기에는 통행 제한에 따른 영향으로 일시적인 매출 감소가 있었으나 교통개선사업을 통해 교통여건이 향상되자 방문객이 증가해 매출액이 오히려 증가한 사례가 많다. 참고로 ASEM회의장 주변을 교통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차량 2부제 등강력한 승용차 억제시책을 추진할 경우 출퇴근 시간대의 평균통행속도가 7.5% 향상될 것으로 추정된다.
  • [초점 인물] 한나라 탈당 홍준표씨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전 의원이 22일 당을 떠났다. 홍 전 의원은 이날 각 언론사에 돌린 보도자료를 통해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토로하면서 고언(苦言)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보복적 리더십으로는 큰 정치를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총재는 협곡을 벗어나 망망대해로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아울러 “이총재는측근과 ‘내시(內侍)’들로부터 벗어나 큰 도량으로 당의 단합을 이루어야한다”고 주문했다. 또 “춘추전국시대 6국 정벌을 주장하며 진왕(秦王)을 찾아온 소진(蘇秦)에게 진왕은 ‘새도 날개가 다 자라기 전에는 높이 날 수가 없다(毛羽未成,不可以高蜚)’라고 거절한 바가 있다”는 고전을 이용,이총재의 ‘매정함’을간접 비판했다. 그동안 이총재를 맹목적으로 지지한 데 대해서도 후회했다.그는 끝으로 “당분간 이 무원칙한 광란의 파티장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며 본업인 변호사업무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보수 기치’ 총선 독자노선 가시화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이 16일 중앙위원회 임시대회에서 총재로 선출됐다.‘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이한동(李漢東)총재’의 투톱시스템을 갖추고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여(與與)공조복원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로 남아있다.그러나 JP는 격려사에서 공조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정국현안에 대한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JP는 “요즘 법을 만든 국회도,법을 집행할 정부도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않는다”면서 “한때 세상을 뒤집었던 조반유리(造反有理·‘혁명을 하는데는이치가 있다’는 문화혁명 당시 모택동이 내건 슬로건)의 터무니없는 논리가이 땅에 재연되고 있다”고 질타했다.이달 초 일본 방문에서 돌아와 시민단체를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에 비유해 비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어 “실정법 위반을 두둔하고 부추기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이 민주국가냐”면서 “안보상의 주적(主敵)을 미화하는 일이 있어도 누구 하나 이성있는충고를 하는 일이 드문 게 현실”이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김정일(金正日)관련 발언까지 문제삼았다. 대회장 분위기도 민주당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대형 멀티비전에서는 97년 11월 자민련 중앙위대회에 참석한 김대통령이 “양당 합의사항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연설장면이 반복적으로 상영됐다.대회에 참석한 서영훈(徐英勳)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연단에 오르자 곳곳에서 “물러가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앞서 아침 당무회의 직후 이총재도 “민주당이 논산에서 출마하는 것은 우리 심장에 창을 들이대는 것”이라면서 “사심없이 당당히 선거를 치르겠다”고 독자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2여 공조복원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자민련 내에서도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연합공천을 원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공조의 기본틀을 먼저깨지는 않겠다는 JP의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 때문에 자민련은 안보론을 내세워 보수세력을 결집하는 독자적인 총선전략을추구하면서 민주당의 향후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
  • 목포시 공무원 중국어 배우기 ‘열풍’

    ‘니하오마(안녕하십니까),짜이지엔(안녕히 가세요)’ 전남 목포시(시장 權彛淡) 공무원들이 중국어를 배우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중국 장쑤성(江蘇省)과 지난 95년 자매결연한데 이어 오는 4월 목포항과 롄윈(連雲)항을 잇는 정기 여객선 취항을 계기로 두 도시의 교류가 확대될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아직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어 구사 능력이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직원들의 체감지수는 영하의 추위를 방불케한다. 시는 매일 오전 8시45분부터 15분동안 청내 방송으로 중국어 수업을 실시한다.앞으로 점심시간과 일과 후인 오후 5시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기본적인 문장 2∼3개와 단어 5∼6개를 반복적으로 되풀이하며 토요일마다 이미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그날그날 수업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요구하는 건수가늘고 있다. 지난 97년 1년동안 장쑤성에서 파견근무한 덕택에 강사를 맡은 통상협력계박희자(朴熙子·여·29)씨는 “연말까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이끄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
  • [대한시론] 지식과 지혜

    17세기 초,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했다.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작가 셰익스피어는 “만약 당신이 지식의 날개로 하늘을 난다면,낙원에 다다를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지식의 힘을 강조했다. 당시만 해도 역사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은 군사력이었다.18세기 중반 이후,산업혁명의 결과로 인해 새로운 힘의 원천으로 경제력이 대두되었다.존 D.록펠러,앤드루 카네기 등의 금력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했다.그러나 그때까지 지식인들은 군왕이나 대재벌을 보조하는 정도의 ‘주변인들’에 지나지않았다. 그러나 1990년 앨빈 토플러는 ‘권력이동’에서 지식의 힘이 인간의 운명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지식 없이 산업화는 진전할수 없는 것이다.지식 없이는 어떠한 첨단 군사무기체제도 발달할 수 없다”고 했다.지력이 금력과 무력을 능가하는 힘의 근원이 되었다는 주장이다.베이컨의 예언이 마침내 현실로 나타났다. 정보사회란 말이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가상현실이 현실화되었다.초고속 컴퓨터는 반복적인 감각자극을 통해 개인을 전자영역에만 존재하는 미지의 다른 세계로 심리적인 이동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전뇌공간’은 데이터와 프로그램에 모양,색깔,동화상 같은 물질적 특성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고 조작이 가능한 전자적 환경을 의미한다.사람들은사이버공간을 접속하여 탐색하면서 데이터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컴퓨터화면은 전세계로부터 음성과 화상을 통합하여 하나의 신기루적인 만남의 장을 만든다. 세계의 여러 국가들은 정보시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미국은 21세기의 ‘정보 초고속도로’를 구축하고 있다.싱가포르는 2005년까지 모든 가정,회사,정부를 단일 광섬유 정보망에 연결할 계획이다.모든가정에는 전화,컴퓨터,TV,비디오,그리고 카메라를 결합한 통제시스템이 설치될 것이다. 일본은 학교와 회사,가정을 컴퓨터 케이블로 연결하는데 2015년까지 4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하고 있다.유럽연합은 통합된 고속 유럽통신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우리 정부도 이에 못지 않게 정보화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정보화 사회는 지혜를 도외시한 지식만을 공급하고 있다는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지혜 없는 지식은 아무 소용이 없다.그렇다면 지혜는 무엇인가? 지혜의 사전적 정의는 ‘지식을 바르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요소’이다.지혜는 바른 분별력이다.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주리라고 하셨을 때,그는 “주의 종에게 지혜를 주소서”라고 요청했다. 지혜는 참과 거짓,정의와 불의,중요한 것과 급한 것,선과 악을 구별하고 바른 것을 택하는 능력이다.미국의 고교생들이 총을 난사하여 급우들을 죽이고서도 그것이 잘못인 줄을 모르는 세태가 되었다. 현대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지식은 그 속에 지혜가 결여되었을 때 문제의 해결보다는 오히려 더 복잡한 문제들을 야기한다. 우리는 오늘날 분별력이 없는 북한지도자의 어리석음에 아연실색하게 된다. 어처구니없게도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이 기아로 죽어 가는데도 불구하고 미사일과 원자폭탄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돈을 위해서라면어떤 부정한 일도 서슴지 않는 ‘미다스’형 사회가 되고있다.1960년대 박정희 정부는 “우리도 잘 살아보세”의 구호를 외침으로써경제발전을 촉진하였다.그때에 ‘바르게’라는 낱말을 하나 더 첨가하는 지혜가 우리의 지도자들에게 있었더라면…. 이원설 前한남대 총장기독교학교연맹 이사장
  • [사설] 영화‘거짓말’ 파문

    영화 ‘거짓말’을 사설로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착잡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던 이 영화가 끝내 ‘18세 이상 관람 가’ 판정을 받아 일반 영화관에서 개봉되자마자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음대협)의 고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원칙적으로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그런 점에서 검찰이 영화‘거짓말’ 제작진에 대한 고발사건 수사에 신중한 태도로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그러나 영화 ‘거짓말’은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이제 일반 영화관에서 개봉된 이상 여론의 검증을 받아야 하게 됐다. 우선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을 들어보자.음대협의 조사이긴 하지만 관객의 86.3%가 ‘거짓말’을 “상업적 포르노에 가깝다”고 응답했고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라는 대답은 13.7%에 그쳤다.영화가 개봉되기 전 문화계에서 ‘뛰어난 영화’라는 평가와 ‘예술로 포장한 사기’라는 찬반 논란이요란하게 벌어졌고 베니스영화제,부산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 출품돼 화제를 모았던 것을생각하면 일반관객의 이런 반응은 시사적이다. 중년의 유부남과 여고생의 가학적이고 피학적인 성행위를 지루하리 만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사실 포르노라고 말하기도 그렇다.굳이 의미를 찾자면 성의 황폐함과 관계의 삭막함을 읽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예술적으로 표현해 냈다고 보기도 어렵다.도대체 이 영화가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될수 있다는 사실이 어리둥절할 뿐이다. 영화는 대중예술이다.따라서 어느 예술 장르보다 그 사회의 도덕과 상식을넘어선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어렵다.우리보다 표현의 자유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미국에서도 청소년에게 보이기 곤란한 영화는 X등급을 매겨 성인용영화관에서만 상영하도록 하고 있다.‘거짓말’은 성인영화 전용관,즉 등급외 전용관에서나 상영될 영화이지 청소년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일반 영화관에서 상영돼서는 안될 영화이다. 등급외 전용관이 없는 현실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 영화의 상영을 허락한 것은 잘못이다.‘18세 이상 관람 가’ 기준이 지켜지지 않고 영화관 업주들이 무분별하게 나이 어린 청소년들을 입장시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본 청소년들은 기괴하고 도착적인 성관계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거짓말’이 상영되는 영화관에 미성년자의 입장이 허용되지 않도록 하고 위반 업주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이 따라야 할 것이다.아울러 CD·인터넷·비디오를 통한 이 영화의 불법 유통도 차단하고 등급외 전용관 설치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II)고봉준

    [4]백무산의 언어는 ‘갈라섬’의 단성성에서 ‘배려’의 다성성으로,‘변혁’의 근대성에서 ‘생성’의 탈근대성으로 횡단하고 있다.이는 곧 그의 사유가 ‘외부적’사유에서‘내재적’사유로 변모하고 있음을 증거한다.‘길은 광야의 것이다’는‘생성’이라는 내부적 사유를 근간으로 하는‘출렁거림의 언어’세계이다.여기서 생성이란 노자(老子)적 의미에서 현(玄),‘상도(常道)의 세계’이다. 그 세계는 물질이 아직 어떤 형태를 부여받지 않은 미분화와 원질료의 세계이며,따라서 그것은 무수한 가능성으로서의 불교적 공(空)관념과도 유사하다.이 출렁거림의 언어 속에서 우리는 탈근대의 한 지평을 목격한다. 이것은 씨앗이 아니라/작은 구멍이다//이 텅 빈 구멍 하나에서/어느날 빅뱅이 시작된다-‘풀씨 하나’부분내 생애도 무너지고/세상도 온통 균열이 지는 통에/그 쬐그만 냉이꽃 한송이가/아주 쬐그만 것이 그 무심한 것이/바람도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그 쬐그만 것이’부분봄날 졸음보다 작은 힘이/꽃잎 떨어져 휘어진 물결보다 작은 것들이/어깨선굽은 그 작은 곡선보다 미세한 굴곡이-‘거대한 것인줄 알지만’부분‘생명’이란 거대한 그 무엇이 아니라 ‘텅 빈 구멍’‘쬐그만 것’‘작은힘’‘작은 것’‘미세한 굴곡’처럼 본질적으로 작고 사소한 것이다.이때생명이란 그 자체가 근원적인 에너지이자 일종의 ‘내재성의 장’이다.여기서 내재성의 장이란 근대적 사유가 만들어 놓은 제동과 관성으로서의 구조적 배치를 넘어선 ‘생성’의 차원을 의미한다.생성의 사유란 이처럼 근대적거대 질서에 대한 탈전체화와 연결되어 있다. 생성이란 일종의 현동체(생명)이다.그것은 비역사적이고 단일한 상수(常數)가 아니라 그 자체가 특정한 운동과 변화에 대한 경험에서 역사적·문화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결과이다.반면 근대 자본주의,특히 근대적 사유에서물질의 흐름은 생명체 본연의 역동적인 성질이기보다는 그것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힘에 순응하는 질서이다.그러나 생성의 세계는 이러한 근대의 시·공간을 벗어난다.근대적 욕망의 배치가 모두 해체된 생성적 시·공간이 바로‘모태’와 ‘광야’이다.자본주의로 표상되는 근대적 시간관이 노동을 단순한 교환가치의 매개로 전유하는 미분적 시간이라면,생성의 시간이란 적분의시간이다.또한 생성의 공간으로서의 ‘광야’란 ‘슬픔’‘공포’‘상실’등의 감정이 틈입하지 못하는,아직 감정이 생겨나지도 않은 유동적 자유활동의 장이다.그곳에서 생성은 삶과 죽음을 초월하여 다만 에테르처럼 ‘출렁거림’으로써 역동적으로 존재한다.‘출렁거림’이란 곧 물질을 명사와 형용사가 아닌 동사의 차원에서 파악하려는 인식의 산물이다. 생성으로서의 “생명이란 물질이 기울어진 것”처럼 일정한 틀 속에서 주형(鑄型)되지 않으며,또한 “누가 최초의 불꽃인지/누가 중심인지/알 수 없다/알 필요도 없다/중심은 처음부터 무수하다”처럼 중심을 갖지도 않는다.꽃은 피었다 지고/지고 또 피는 것이 아니라//같은 눈 같은 가지에 다시 피는 꽃은 없다 언제나 새 가지 새 눈에 꼭 한번만 핀다네-‘꽃은 단 한번만 핀다’부분또한 생성이란 근본적으로 차이와 반복의 영원회귀적인 운동이다.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카오스의세계도,또한 코스모스의 세계도 아니다.오히려 그것은 그러한 미분화의 이전 상태라는 점에서 카오스모스의 세계다.인용시에서 ‘꽃’이라는 생명체는 ‘피고-지는’반복적 운동과 ‘꼭 한번만 피’는 차이의 운동을 동시에 현존시킨다.이처럼 생성의 사유는 사물을 존재(being)의 그물에 구속시키지 않고 힘과 강도라는 사건의 차원에서 이해한다.따라서 생성의 사유란 곧 ‘생명’을 무한생성의 운동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이며,나아가 현존하는 것의 긍정적 이해 위에서 동시에 그것의 부정…생성·소멸하는어떠한 변화도 역동적인 운동의 흐름 속에서 파악하는 사유이다. 백무산의 시는 생성의 사유를 통해 근대의 울타리를 넘어선다.이때 그러한사유는 차이와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내재적 장’으로서 ‘허공’을 필요로 한다.이 지점에서 백무산의 시는 불교적 사유와 마주친다.시집전편에 걸쳐 ‘허공’‘비움’‘구멍’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나타나는 허공의 이미지는 불교적 공(空)개념과 유사하다.또한 그것은 우주의 생성과 팽창을 가능하게하는 근원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스토아적인 우주론과도맥락을 같이 한다. 근대적 사유가 ‘권력’이라는 ‘중심’의 논리라면 ‘허공’을 중심으로 하는 생성의 사유는 공(空)과 만(滿)이 각각의 잠재태라는 깨달음을 근간으로한다.따라서 허공이란,꽃이 “마침내 자신의 몸 하나/마저 비워버”릴 때에야 개화할 수 있듯이 본질적으로 만(滿)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앞서간 이들은 저만큼에서 돌아오고 지배에서 벗어날 권력에의 의지를 외쳤으나 권력 지향의 사욕으로 물들고 꿈꾸는 것은 더 이상 해방이 아니라 사유물에 대한 관심이었다…모든 영감은 허공에서 일어난다 눈길 한번에 저 고해의 쓰라린 가슴들이 허공중에 환히 밝아지고 허공만이 창조의 모태이나 이를 억압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 권력의 중력장을 끊고 그리하여 온전하고 환한하나의 생명을 꿈꾼다 어디에고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모공 하나 모자라지않는 생명 하나 발명할 꿈을 꾼다 -‘중력장’부분생성의 사유가 펼쳐 보이는 ‘공(空)’의 세계에서 중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결국 그러한사유가 권력의 중력장에 끌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그러나 지난날의 ‘혁명’담론이란 근대적 권력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사실 권력이란 발생학적으로 억압적이기에 선량한 권력이란 하나의 형이상학일 뿐이다.권력은 하나의 거대한 중심을 가정한다.따라서 권력이 존재하는 한 언제나 중심과 주변이라는 위계적 계층 구조는 존속할 수밖에 없으며,그때 중심은 주변을 배제와 억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제어하기 마련이다.따라서 진정한 혁명이란 권력을 권력 아닌 것으로 넘어서는 것,즉 권력자체를 해체하는 일이어야 한다. 결국 생성의 사유에서 볼 때 이상적 혁명이란 모든 권력을 일소하는 행위이다.그래서 권력은 ‘종말’에 이르러 ‘박살나’는 순간에만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지닌다.“권력은 그때만 겸손하다/권력 아닌 것으로 권력을 비우라/그렇다면 권력을 지배해야 한다”라는 진술은 혁명이 억압적 권력을 선량한권력으로 대체하는 행위가 아님을 의미한다.그것은 “자유-그 자유를 얻지않고/스스로 자유가 된 사람”처럼 자유라는 관념의 중력장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성취되는 것이다. 그러나 먼저 우리 스스로가 확인할 일이 있습니다.안타깝게도 권력에의 욕망과 사욕으로부터 스스로 정화하지 않고 어떠한 판단도 모색도 부질없는 것입니다.역사 앞에서 우리는 끝내 빈손일 뿐입니다.…승리냐 패배냐가 아니라존중입니다.//이 우주에는 머무름도 없지만 사실 균형도 없습니다.긴장이 낳은 흐름만 있을 뿐입니다.//그러므로 인간은 존재가 아니라 ‘어떤 상태’라고 나는 믿습니다.그러므로 인간은 실체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성질’이라고 나는 믿습니다.‘상태’와 ‘성질’이 촉감할 수 있는 그림자를 만들 뿐이라고 나는 믿습니다.그러므로 인간에게 부여된 모든 것은 자유의 영역입니다.끝없는 대지입니다.-‘겨울 조정환’부분인용시는 인간을‘존재’가 아니라‘생성’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이처럼 물질을 생성의 관점에서 파악할 때,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유기체는 일정한 강도(强度)를 지닌 파동으로 인식된다.그리고 인간 역시 어떤‘존재’로서의 실체가 아니라 ‘상태’와 ‘성질’이라는 파동이 만들어 낸 촉감할 수 있는 ‘그림자’일 뿐이다.따라서 인간의 관계란 이러한 파동과 파동이 만날 때 촉발(affection)되는 운동의 일종이며,그러한 운동을 통해‘좋음/나쁨’이 형성된다.세계는 그러한 파동으로 충만하다.그리고 그러한 모든 파동들이 그 위를 어지럽게 흘러 다니는 하나의 거대한 장이 바로‘대지(광야)’이다. 이처럼 물질이 ‘실체’가 아닌 ‘상태’와 ‘성질’로 인식된다는 것은 그것을 ‘출렁임’의 역동적인 흐름으로 파악한다는 것이다.이때 근대의 모든‘단단한 것’들(권력,이성,질서 등)이 에테르 같은 유동적 상태로 녹아 내린다.그리고 그것들이 생산한 흑백의 극단적 대결 논리 역시 해체된다.인용시에서 말하는‘존중’이란 이러한 극단적 대립과 갈등을 벗어난 인간관계이다.하나의 중심이 초월적 위치에 군림하면서 타자를 억압하고 배제하는 것이 근대적 권력 모델이라면,파동(타자)과 파동(타자)이 대화적 관계 속에서 촉발 운동을 일으키는 것은 탈근대적 사유의 모델이다.여기서‘존중’과‘배려’란 윤리적차원의 바탕으로 한다.이러한 ‘배려’와 ‘존중’의 세계야말로 탈근대적 인간 관계의 바람직한 모델일 것이다.우리들 삶은 그곳에서 더 이상 측량되지 않는다/우리들 꿈은 더 이상 산술이 아니다/길은 어디에나 있고 또 없다/길은 대지 위에 있으나/길은 자주 대지를 단순화한다/때로는 대지에서 자란 우리들/대지에서 추방하기도 한다/우리가 헤쳐온 길이 우릴 버리기도 한다/길은 자주 대지의 평등을/욕망의 평등으로 변질시키고/대지의 선한 의지를/권력의 사욕으로 타락시킨다//삶이란 오고 가는 것일까/인생이란 흐르는 길 위의 흔적일까/저기 출렁이는 물결을 보아라/허공에 맞닿아 끝없이 일렁이는 물결을 보아라//길이란 길은 광야 위에 있다/길 위에 머물지도 말고 길 밖에 서지도 말라/길이란 길은 광야의 것이다/삶이란 흐르는 길 위의 흔적이 아니다/일렁이어라 허공 가운데/끝없이 일렁이어라 다시 저 광야의/끝자락에서 푸른 파도처럼 일어서는/길을 보리라-‘길은 광야의 것이다’ 부분보편적으로 길은 과거의 흔적이나 미래의 방향을 표상한다.물론그때의 길은 특정한 개인이 지나온 삶의 흔적과 무수한 변화의 굴곡들이 앞다투어 지나갔던 역사적 궤적이라는 중첩적인 의미를 갖는다.그 속에서 길은 긍정과 부정이라는 양가성을 함의하는데,시인은 그러한 가치의 양극을 ‘기쁨·희망/나락’‘확신/혼란’의 관계로 파악한다.이러한 이항 대립적 관계망은 결국둘 중의 하나라는 선택적 차원과 경험론적 틀을 극복하지 못하기에 새로운의미를 산출하지 못한다. 오히려 ‘길이 시작된 곳을 찾았을 때’나 ‘길을 내려 길을 보았을 때’처럼 ‘생성의 장’으로 회귀했을 때 길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전화된다.왜냐하면 길의 원형인 ‘광야’란 일종의 ‘공(空)’이기 때문이다. ‘길’이라는 단어 속에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정복욕이 꿈틀대고 있다.따라서 ‘길’이 ‘공(空)’의 상태로 회귀할 때 그것은 길이 아니라 출렁임으로서의 대지(광야)이다.대지(광야)는 인간의 질서를 각인하지 않는다.이러한사유는 곧 생태학적 상상력과도 맞닿아 있다.‘길’이 인간의 자연 정복의산물이라는 점에서‘근대적’언어라면,‘광야’는‘탈근대적’인 생성적 사유의 언어이다. 이때 탈근대적 언어로서의 광야는 황금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하지 는다.오히려 그것은 대지 위에 있으면서 ‘대지를 단순화’하고,인간을 대지로부터추방시키는 억압적인 질서의 근본적 해체 상태를 의미한다.또한 그것은 ‘대지의 평등’과 ‘욕망의 평등’을 착종시키고 ‘대지의 선한 의지’를 ‘권력의 사욕’으로 전이시키려는 근대적 힘에 대한 투쟁 의지이다.그러한 의지가 구체적으로 실현되었을 때 인간의 삶은 측량과 산술이라는 자본주의적 시간기제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이러한 그의 시도가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그자리에 새로운 성을 쌓으려는 건축학적인 노력이 아님은 물론이다.오히려 그는 생성이라는 역동성을 바탕으로 근대의 울타리를 횡단하려 한다. 생성의 사유에서 바라본다면 길이란 “어디에나 있고 또 없다”처럼 잠재태로 존재한다.이러한 사유의 근간에는 “길 위에 머물지도 말고 길 밖에 서지도 말라”는 불교적 화두가 깔려 있다.결국 인간의 삶이란 길이라는 근대적장치 위에 고착된‘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광야 위에 찍힌 ‘흔적’처럼 유동적으로 역동적으로 흐를 때,그리고 무한 역동성으로서 ‘허공’가운데에서 끝없이 일렁일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5]‘해방의 이론은 억압의 현실을 먹고 산다’.그러나 그 이론은 90년대 이후한국사회에서 미세하게 분화된 거대한 세계의 질서를 총체적으로 바라보지못함으로써 현실을 주도하기보다는 변화된 현실에 적응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90년대 이후 전개된 많은 담론들은 지난날의 근대적 이론들을 비난하는 속에서만 자신의 정당성을 발견하려 한다.그러나 비난이란 새로운 모색을 구성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과거의 것이다. 백무산의 언어가 오늘날 우리 문학에서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노자(老子)철학과 불교적 사유를 근간으로 하는 탈근대적 언어의 창출이라는 그의 문제의식은 비단 서구적 근대라는 식민성으로부터의 해방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근대적 억압 질서로서의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특히 근대적 질서가 무한경쟁과 타자의 배제라는 폭력적인 모습을 띠는 데 반해서 그의 탈근대적 사유는‘존중’과‘배려’라는 생성의 사유를 바탕으로 근대의 문턱을 넘어선다.주체-타자의 상호배제라는 근대의 아포리아를 가로지르며 노자적·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탈근대의 모색 속에는 80년대 언어에 대한 노동문학의 자기반성이라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 들어 있다.이처럼 과거와 현재가 단절과 연속의 길항작용 속에서 파악될 때 미래로서의 21세기란 우리에게 허무의 바다가 아니라 ‘참을 수 없는 또 한 시대의 격랑’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이다.
  • [독자의 소리] 의보료징수 공단실수에도 사과조차 안해

    의료보험료를 몇년째 자동이체로 납부하고 있다.얼마전 잔고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독촉통지서가 날아와서 문의전화를 했다.그런데 송파·강동지사의 3개 전화번호는 사흘 동안 전화를 해도 안내방송만 되풀이해 전화를 포기했다. 그런데 3개월 후 다시 독촉장이 날아왔다.무엇인가 잘못됐음을 확인하고 마음 먹고 3개 전화번호를 반복적으로 눌러 안내방송을 지루하게 듣고서야 이틀 만에 겨우 통화가 됐다.그러나 담당 직원은 누군가 고지서를 받아갔다고엉뚱한 대답을 했다.누가 받아갔느냐고 물으니 신청인란이 비어 있어 알 수없다는 것이었다.그래서 강력히 항의를 하니 통장 사본을 보내라며 월말 잔고를 확인해보고 이상 없으면 가산금을 제외한 영수증을 다시 보내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일단 통장 사본을 보내라’는 지극히 사무적인 말이 의료보험관리공단 직원으로부터 들은 유일한 말이었다. 이미옥[서울 강동구
  • [굿모닝 새천년] (16)기업 의사결정방식 변화

    21세기 기업내부의 바람직한 의사결정구조는 무엇일까. 새 천년을 눈앞에 둔 지금 기업들은 글로벌 무한 경쟁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하고 있다.소비자들의 욕구는 날로 다양해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 주권의 시대’가 도래했다.정보통신의 발달은 이같은경쟁과 소비패턴의 급속한 변화를 부추기는 기술적 기반이 되고 있다. 이같은 경영환경속에서 기업들은 창조와 부단한 혁신이 경쟁력의 ‘키워드’가 됐다.같은 제품을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만드는 낡은 틀로는 기업경쟁력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유연한 조직 구조,아래로의 권한 이양 등 회사 구성원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이 기업의 생존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대부분 아직도 위계서열을 중시하는 다단계의 수직적 의사결정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직적 의사결정구조의 문제점 전문가들은 기존의 수직적인 다단계 의사결정 구조의 가장 큰 병폐로 관료적 병리현상을 들고 있다. 아주대 경영대학 조영호(趙永鎬) 교수는 “수직적 조직에서는 상부에서 지시한 것 이외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가 조장되기 마련이어서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업무풍토를 찾을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즉 경직된 조직문화속에선 창조를 위한 실험정신이 퇴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는 “고객의 요구 등 경영환경이 시시각각 변하는 새로운 상황에선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수직적 구조가 모두 그른 것은 아니다.그는 “일부 전통적 산업의 경우 위로부터의 강한 통제가 조직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 왜 필요한가 현대 경제연구원 조직전략실 원상희(元相喜)실장은 “수평적 조직은 밑으로의 권한 이양을 의미한다”고 요약했다. 조직을 사업부나 팀으로 쪼개 사업부장이나 팀장에게 인사권,업무결재권을넘겨주는 팀제,사업부제(소사장제)가 그 예다. 수평적 조직의 장점은 여러가지다.첫째 결재단계가 축소돼 조직의 순발력즉 환경적응능력을 키워준다.둘째 조직의 개방성과 유연성을 높여준다.팀제도입으로 프로젝트마다 이에 맞는 전문가들로 신설팀을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예컨대 제품개발을 할 때 마케팅,연구개발,구매,생산 등의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일을 하면 사업오류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셋째 조직이 투명해져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된다.자기책임하에 업무를 수행하므로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제너럴 모터스(GM) 프레몬트 공장의 부활은 이같은 제도의 장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전통적인 경영방식으로 운영된 이 공장은 지난 81년 경영난으로문을 닫게 된다.GM은 그 뒤 일본의 도요타사와 합작으로 NUMMI사를 설립,이공장을 재가동했다.도요타사는 자율관리팀제를 도입,5∼7명 단위의 350개팀으로 조직을 재편했다.과거 80명의 관리직원들이 하던 일을 팀원 스스로 하고 작업방법도 팀원들이 스스로 개선해나갔다.그 결과 2배이상의 생산성 향상을 이뤘다. ■국내기업의 도입현황과 대책 팀제는 5년전쯤부터 국내기업에 확산돼 상당수의 기업들이 시행중이다.사업부제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국내도입이 활발하다.사업부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기업들로 삼성물산,삼성SDS,대우통신,한화,효성,대상,새한,두산 등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이뤄지지 않아 시스템이 제대로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경영전략 자문회사 IBS컨설팅 최용주 소장은 “우리의 경영문화가 아직은 관료적인데다 직원들의 인적 능력과 마인드도아직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따라서 경영자의 굳은 의지와 직원들의 능력계발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한결같은충고다. 김환용기자 dragonk@ [밀레니엄 탐방] 인터넷 장비업체‘시스코 코리아’ 서울 삼성동 경암빌딩 7층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 사무실은 거의 텅 비어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영업중심의 외근조직이라는 특성때문이기도 하지만거의 모든 의사소통이 전자우편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이처럼 전자우편이활성화될 수 있는것은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단순한 결재구조 덕분이다.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는 세계적인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미국 시스코사의 한국 지사.70여명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미국 본사와는 독립체제로움직인다.인사,영업 등 일체의 회사경영을 홍성원(洪性源)사장이 책임진다. 경비지출과 사업추진 과정에서의 중간결재,최종 계약에 이르는 전결권을 홍사장이 도맡고 있다.말하자면 국내기업들이 최근 도입하고 있는 소사장제와같은 형태다. 회사는 영업팀,사업팀,관리팀 등 7개팀으로 나뉘어져 있다.결재단계는 직원과 임원급 팀장,사장 3단계로 지극히 단순하다.팀원이 상부에 결재를 받아야 할 일은 매우 제한돼 있다.홍사장은 “사장을 포함,임원들이 해야 할 일은직원에 대한 지시가 아니라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건당 수천만∼수억원에 이르는 계약도 최종단계까지 일선 직원이 거의 모든 일을 알아서 한다.다만 계약과정에서 구매회사측이 값을 지나치게 후려칠경우 상부의 조언을 듣는 정도다. 팀간 교류도 활성화돼 있다.최근 영업팀 한 직원은 모 기업과의 통신장비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장비 성능시험을 위해 엔지니어가 필요했다.다른팀에 속해 있는 엔지니어를 당겨 쓰기 위해 그는 전자우편으로 자기 팀장과엔지니어 소속팀장,해당 엔지니어에게 글을 띄웠다.팀장들도 즉각 전자우편으로 승인을 통보했고 덕택에 업무협조가 즉시 이뤄져 신속하게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 홍 사장은 “국내 기업들도 사내 의사소통수단으로 전자우편을 많이 도입했지만 결재의 신속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복잡한 결재구조와 정보공유 마인드의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아무리 전자우편을 이용한다고 해도 계장-과장-차장-부장-임원-사장 등의 다단계 결재구조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봉제는 이같은 아래로의 권한이양에 따르는 책임을 지우기 위한 장치다. 이 회사는 사장부터 직원까지 완전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이에 따라 자기관리를 스스로 하게 돼 이 회사의 관리팀 인원은 고작 2명이다.국내기업처럼관리파트가 직원의 근태를 감시하는 부서가 아니라 지원조직의 성격을 갖고있다. 김환용기자 [밀레니엄 인터뷰] 한국리더십센터 韓根泰소장 “기업내 의사결정구조를 바꾸려면 먼저 최고경영진의 리더십이 바뀌어야합니다”. 한국리더십 센터 한근태(韓根泰)소장(43)이 다년간 기업을 상대로 인사및조직 컨설팅을 하며 내린 결론이다.그는 “국내기업 경영진들이 옛 경영문화에 젖어있는 한 경직된 의사결정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그는아직도 우리 경영자들이 직원들의 근태관리 등 일상적인 관리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소장은 “단순 반복적인 작업성격의 전통적 산업에선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감시하고 독려하는 일이 경영효율을 높이는 길이었으나 정보통신 등 제품수명이 짧고 창의성이 중시되는 21세기 주력산업에선 이같은 경영행태가 오히려 기업의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그보다는 기업의 현금흐름 등 수익성 제고를 꾀하고 장애물을 제거하는 전략적 고민이 주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근태관리 중심의 경영은 결재폭주,결재단계의 복잡화를빚게 마련이라는 진단이다. 이같은 병폐는 대체로 오래된 기업일수록 심한 경향이 있다.한 소장은 “지난해 국내 유수의 식품회사를 컨설팅 했었는데 최고경영자는 미국 유학파로팀제,연봉제 등을 의욕적으로 도입했다”며 “그러나 주위의 원로 경영진들이 관료적 속성을 버리지 못해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었다”고소개했다.또 짧은 산업화기간에 기업의 규모가 급격하게 커진 것도 우리 기업들이 규모의 대형화에 걸맞는 리엔지니어링(업무 재구축)을 순발력있게 하지 못한 이유로 꼽았다. 팀제나 소사장제가 겉돌면서 이들 제도의 인센티브 역할을 하는 연봉제도조직 수평화를 통한 창의성 유도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임금삭감을 위한편법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그는 “외국 기업들의 경우 소사장제나 팀제는 물론 연구개발,관리 등 회사의 특정 기능을 전문기업에 아웃소싱(외주)하는 추세”라면서 “이처럼 권한이양을 통한 전문역량의 강화가새로운 세기 기업 경쟁력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김환용기자
  • [연극 리뷰] ‘백댄서’ ‘99 교실이데아’

    ‘학급붕괴’를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해버릴 수 없게 된 요즘,우리 청소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어떤 꿈을 꾸는 지를 보여주는 두편의 연극이 대학로에서 공연중이다. 극단 말죽거리가 인켈아트홀에서 공연중인 힙합뮤지컬 ‘백댄서’는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라는 백댄서와 가수 지망생들을 주인공으로하고 있다.춤과 음악에 대한 열정,그리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갈망하는이들은 불나방처럼 기획사에 모여들고,철저하게 자본의 법칙이 적용되는 이곳에서 꿈의 허상을 깨닫는다.무리한 기획사 스케줄을 맞추느라 처음 가졌던 목표따위는 까맣게 잊고 기계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던 이들은 기획사에서 쫓겨나면서 오히려 진정한 댄서와 가수로서의 가능성을 꿈꾸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코믹한 대사와 ‘청소년의 언어’인 힙합과 테크노의 강렬한 비트로 표현됨으로써 주관객층인 청소년들의 공감을 끌어들이고 있다. 주제의식이 극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도는 듯해 아쉽지만 모처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뮤지컬이란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2000년1월23일까지(02)529-4769극단 한강의 ‘99교실이데아’는 ‘청소년의 꿈’이란 주제를 독특한 형식으로 펼쳐낸다.‘나’라는 개별성은 사라지고 모두 똑같은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는 교육,꿈꾸게 하기보다는 경쟁을 부추기는 이그러진 학교의 모습이 아이들의 시각으로 그려진다. 수험생을 찍어내는 공장같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자유를 찾아 서성이지만 아무데도 갈곳이 없는 아이들은 스스로에게 ‘넌 누구니’라고 자문하며 절망에 빠진다.이들이 지친 영혼을 위안받는 안식처는 젝스키스,HOT 등 그들의 꿈을 대신 눈앞에 펼쳐보이는 대중스타들뿐. 기존 청소년극과 달리 대사는 가급적 배제하고 힙합과 랩,반복적인 움직임이 이를 대신하는데 이같은 극적 구성은 청소년 관객으로 하여금 능동적으로극에 몰입하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기성세대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깊은 동감을 이끌어 낼 만한 무대이다.31일까지.소극장 오늘한강마녀(02)762-6036이순녀기자
  • 鄭亨根씨 私設공작팀 운영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전·현직 국정원(옛 안기부) 직원들로 구성된 ‘사설(私設)공작팀’을 조직,체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해 ‘언론문건’사건 등 폭로정치에 이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은 19일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정의원이 여의도 삼보오피스텔 807호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전·현직 안기부직원 4∼5명으로 공작팀을 운영하면서 온갖 정보를 수집,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공작정치를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이 공개한 ‘공작팀’은 전 안기부 언론과장이며 현재는 촉탁사원인김모씨,지난 3월 퇴직한 김모·박모·구모씨,그리고 또다른 김모씨 등이다. 김의원은 “김 전 과장을 팀장으로 국정원 국방부 통일부 등에서 정보를 빼내 활용해왔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특히 “언론문건을 비롯한 잇따른 폭로전은 이도준(李到俊)기자가 훔친 것만을 반복적으로 폭로한 것이 아니라 조직적·체계적인 공작팀에 의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촉탁사원 김씨는 언론과장을 지내다 명예퇴직했으며,현재는 국정원에서 언론과 관련 없는 분야에 촉탁사원으로 근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여의도 사무실에는 김 전과장이 소장으로 있는 상후정책연구소라는간판이 내걸려 있다. 이에 대해 정의원은 “그런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면서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이 개인적 능력이지 그게 무슨 죄가 되느냐”고 말했다고 그의 보좌관이 전했다. 이지운기자 jj
  • 행정법원“탤런트 광고전속금은 사업소득”

    인기 탤런트 6명이 광고모델 활동으로 받은 전속계약금에 대해 중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낸 행정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具旭書 부장판사)는 12일 채시라(취소청구금액 3억여원),유동근(〃 1억여원),전인화(〃 2억1,000여만원),최수종(〃 1억8,000여만원),하희라(〃 3억1,000여만원)씨 등 5명이 서울 반포·동작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각각 기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소득세 3억여원을 취소해 달라는 이승연씨의 청구에 대해서는 “94년도분 신고 불성실로 부과된 가산세 1,300여만원만 취소하라”고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탤런트의 광고출연은 연기자 고유활동의 하나로 봐야 한다”면서 “전속계약금도 실제 광고출연에 대한 대가인데다 광고모델활동이 여러해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뤄진 점에 비춰 75%를 경비로 공제해주는 ‘기타 소득’이 아니라 ‘사업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록기자 myzodan@
  • 포화상태 가전시장 그래도 틈새는 있다

    가전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을 ‘틈새(Niche Market)상품’으로돌파하고 있다.틈새 상품은 시장규모는 작지만 새로운 구매층을 창출하고 불황에도 끄떡없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예는 LG전자가 지난 6월 내놓은 영어학습TV.영어 때문에 골머리를앓는 학생과 직장인을 겨냥했다. 영어단어가 TV시청도중 화면 왼쪽상단에 반복적으로 자막으로 흘러나와 저절로 욀수 있도록 해준다.영어단어와 숙어는2만개가 저장돼 있고 초·중·고·대학용을 선택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청각장애인용 자막방송TV도 출시했다.9시 뉴스 등주요 프로그램을 자막으로 볼 수 있다. 전자레인지에도 틈새상품이 많다.LG전자는 지난달 ‘편의점용 전자레인지’를 내놨다. 편의점에서는 어묵,컵라면 같은 간단한 음식을 빠른 시간내에 데워먹는다는 점에 착안,조리시간을 일반 제품에 비해 3분의 1로 단축시켰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독신자용 전자레인지’를 선보였다.20ℓ인 일반전자레인지 용량의 절반인 10ℓ용량에 반도체 칩을 내장,독신자들이 잘 먹는우유나 냉동피자 데우기, 라면 등의 조리기능도 갖췄다. 삼성전자는 내년에‘휴대용 전자레인지’도 출시할 예정이다. 들고 다니기 편하게 작게 만들었으며 자동차 전원을 이용,작동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판매하기 시작한 ‘차량용 VCR’도 틈새상품.전파방해를 받는 차량용 TV와는 달리 화질이 좋아 월 1,000대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가 이달초 출시한 ‘업소용 청소기’도 물까지 빨아들일수 있도록 특수제작돼 바닥에 물기가 많은 업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추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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