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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텔리겐차 - 좌파지식인 4인 ‘인텔리겐차’ 정체성 찾기

    인텔리겐차(Intelligentsia).‘실천적 지식인’이란 사전적 의미를 지닌 단어의 함의가 펄펄 힘이 넘치던 때가 있었다.1970∼80년대에는 ‘반독재’와‘반외세’의 거대담론 아래 현실저항적 지식인이 덮어놓고 갈급한 존재였다.그리고…푸닥거리를 하듯 한 시대를 정신없이 흘려보낸 오늘,지식생산 패러다임은 한계가 드러났고 지식인의 현실 관여능력은 급락했다.이 땅의 지식인들은 정체성 자체가 모호해지고 말았다. 푸른역사에서 펴낸 ‘인텔리겐차’는 세력을 잃고 시들어가는 ‘인텔리겐차’의 좌표를 신랄하게 뜯어보고 타개책을 모색한 책이다.이 난감한 작업에 4명의 인텔리겐차가 참여했다.장석만 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고미숙 수유연구실 연구원,김동춘 성공회대 NGO학과 교수,윤해동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모두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며 근대한국을 연구하는,자·타칭 ‘좌파 지식인들’이다. 문화기획집단‘퍼슨웹’의 류준필 공동대표 사회 아래 대담 형식으로 전개된 책은 두 가지 지표를 놓고 논의를 시작한다.“‘인텔리겐차’를 더 이상낡은 단어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자성과,또 하나는 ‘지식인다운 삶의모색’이다. 지식인과 지식사회의 성찰은 지난 20여년의 한국학 또는 한국적 근대에 관한 연구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되짚는 작업에서 시작된다.특히 한국학 토양에 대한 ‘탈근대론’적 비판은 책을 관통하는 주요 정서. 인텔리겐차의 의미를 복원하는 방법에 관한 모색은 훨씬 더 세부적이다.지식인의 권위적인 글쓰기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논문 이외의 글을 ‘잡문’이라 치부하는 지식인들의 사유가 지식과 삶을 유리(遊離)시키는 결정타라는 반성이다.“논문 자체도 외국처럼 ‘자기 얘기’를 하는 형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잡문도 충분히 학문적인 글이 될 수 있으며,잡문이 가진 전복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장석만) 지식사회의 문체혁명은 잇따라 동의를 얻는다.“무거운 인문학적 주제를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쓸 수 있다면 강한 힘을 만들어낼 것이다.”(고미숙) 근대적 개념의 ‘지식인 양성소’인 대학도 논점에 올랐다.대학이 권위화한 지식의 생산공장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신랄한 비판이 이어진다.대학에서의 ‘전문성’은 ‘영토확보’를 위한 허울일 뿐이라는 것.“역사학이 한국사와 동·서양사로 갈라지는 시스템도 밥그릇 싸움이다.한국사 전공자는 동·서양사에 관심이 없고,근대사 전공자는 다른 시기의 사료를 아예 읽지도 못한다.”(윤해동) 자연스럽게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지식인들이 체제내화(內化)하는 경로가 적나라하게 들춰진다. “지식인들이 제도나 대학에 흡수되는 것은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관계의 문제다.돈 되는 것,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면 뭐든 하는 교수·학자들을 견제하는 힘이 대학 안에는 없다.”(김동춘) 신랄한 자아비판 속에서 책은 희망의 씨앗을 보여주기도 한다.좁아진 한국학(넓게는 인문학 전반)의 입지가 재확장될 여지를 귀띔한다.기성 학문제도에서 이탈하거나 제도진입에 관심이 없는 개인·학회·단체가 늘어나는 최근의 분위기가 그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문학평론가 최성실씨 계간 ‘문학·판’서 비판

    왜 한국문학에서는 성적 상상력이 빈곤한가? 문학에서 포르노·에로티시즘·섹슈얼리티는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가.문학평론가 최성실(35·인하대 강사)이 이런 의문에 진지한 답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최씨는 최근 발간된 계간 문학전문지 ‘문학·판’ 겨울호에 실린 특집 ‘한국문학과 성적 상상력’에서 “한국문학이 성 정체성과 섹슈얼리티,에로티시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문학적 엄숙주의가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 성적 상상력과 섹슈얼리티 문제에 천착해 온 소설가 장정일·전경린·윤대녕을 거론하며,한국소설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포르노적 상상력과 에로티시즘의 미학을 가능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로 극단적이고 가학적인 나르시시즘,완전한 파멸과 죽음을 담보하지 못하는 성적 상상력과 현실환원주의,여성의 원형적 이미지를 신비화하고 강조하려는 인식 등을 들었다. 최씨는 장정일의 소설 ‘보트하우스’에 대해 “에로티시즘의 미학이나 포르노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성적 기제에 대한자의식없이,반복적 일탈과소모적 일상을 되풀이하는 인물들의 성행위”만 그렸을 뿐이라며 “여성의성적 욕망이 어떤 측면에서 왜곡된 형태로 역이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평했다. 전경린의 최근작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소녀의 멈추어버린 성장’에 대해 “정체성의 문제를 섹슈얼리티가 가진 다양한 기제로 전이시키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고비판했다. ‘상춘곡’과 ‘에스키모 왕자’를 쓴 윤대녕의 작품과 관련해서는 “섹스행위를 통해 확인하는 것은 갈등과 고통이라기보다 지극히 존재론적인 것이며 합일에 이르는 어떤 것”이라며 “(윤대녕의 경우)세련된 문장과 수사에도 불구하고 섹슈얼리티 차원에서는 아직도 조용하고 다소곳하며,희고 순결한 여인에의 환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그는 “한국문학은 아직도 가부장적 논리와 계몽주의적인 서사틀에서 그렇게 자유롭지 못한가.”라고 반문하고 “‘포르노 속의 여성이 남성 관객의 쾌락을 담보로 하는 성적 대상일 뿐이며,여성의 성적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비판은 스스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공박했다. 최씨는 포르노그래피가 ‘창녀’라는 특징적이고 상징적 대상을 염두에 둔용어여서 적어도 포르노그래피의 범주에서는 성행위가 관심의 초점이 되는것이 당연하다면서 “일부에서는 (포르노그래피가)대상을 성적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도 제기하나 실상 포르노 본래의 취지에서 본다면 전혀 문제될 게없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포스트모더니즘 사상가 장 보드리야르의 견해도 함께 소개했다.“창녀이기 때문에 아니,창녀라는 탈을 썼기 때문에 여성은 오히려 자신의 성적 욕망을 노출하고 노골적으로 쾌락을 즐길 수 있다.”는 보드리야르의 해석을 거론한 그는 “포르노는 주로 여성의 성기를 중심으로 촬영되는데,이때 여성은 어느 순간도 성적 불능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이는 여성이 성을 스스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남성은 그것이 발기해 있건 수그러져 있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며 하찮은 역할만을 맡을 뿐이다.발기한 남근이 변화시킨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고 한 보드리야르의 발언을 거듭 환기했다. 최씨는 “한국문학에서의 섹슈얼리티나 에로티시즘의 문제는 푸코의 지적처럼 ‘가장 어두운 곳에 갇혀 있는 것’일 뿐”이라며 “최근 들어 성 정체성,섹슈얼리티의 문제,에로티시즘에 대한 재해석,포르노의 새로운 평가가 본격화하고 있으나 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게 논의될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민법·영어 출제경향 - 민법, 판례출제 비중 70%이상 예상

    제 45회 사법 1차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세번째 ‘지상강좌'로 한림법학원 이원영 강사로부터 필수 과목인 ‘민법’을,같은 학원 신성일 강사로부터 어학 선택과목인 ‘영어’에 대한 출제경향 등을 들어봤다. ◆민법(한림법학원 이원영 강사) 민법은 판례와 학설,조문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먼저 판례부터 살펴보면,올해 사법시험에서 85% 정도가 판례문제였다.이것은 다른 해의 출제경향과 비교해 볼 때 과도한 경향도 있지만,출제 실수의부담을 고려한 것 같다.이런 경향에 대해 학계에서 반발 또한 강하므로 내년도 시험에서는 판례출제 경향이 다소 감소하겠지만 여전히 70%이상 출제될것으로 보인다.판례를 정리할 때 기본 교과서에 언급된 판례는 주요 판례이므로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여기에 판례교과서를 참조해 범위를 약간만 확장하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판례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하는 것은 오히려낭패를 부르기 쉽다.교과서에 언급된 판례정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요지를암기한다면 지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출제경향으로는 판례를 사례형으로 구성해 출제하는 경우가 많다.올해는 18문제가 출제됐다.이런 문제형식의 대부분은 중요 판례의 사실관계를토대로 문제를 구성하기 때문에 주요판례를 단순 암기하기보다는 쟁점을 이론적으로 분석,정리해 두어야 적응할 수 있다. 쟁점에 대해 판례의 입장이 통설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이처럼 통설과 배치된 판례의 입장은 출제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정확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최근 1년의 판례 중에서 전원합의체 판례와 학설상 쟁점이 된 부분에대해서 판례가 아직 없었으나 이에 관하여 법적 판단을 내린 최근 판례는 반드시 정리를 하여야 한다. 두번째,학설에 대해서는 통설(내지 다수설)과 소수설로 나눌 수가 있는데,최근의 객관식 출제경향을 보면 대부분 통설의 취지를 위주로 출제되므로 통설을 위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소수설은 채권자 지체의 본질에 관한 학설대립처럼 큰 쟁점이 제기된 부분 위주로 정리하면 충분하고,국지적인 소수설은 1차시험에 있어서 정리하지 않더라도 높은 점수를 얻는 데는 지장이없다고 생각된다. 세번째,조문은 시험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반드시 정리하여야 한다.특히채권각론 부분의 조문과 가족법상의 조문은 평소 민법 공부를 할 때에 소홀하기 쉽기 때문에 시험 직전에 숙지해야 고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 ◆영어(한림법학원 신성일 강사) 올해 영어는 평이했으며 어휘(4문항),문법(7문항),독해(9문항),문장완성(3문항),회화(2문항)가 각각 출제됐다. 어휘는 핵심어휘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문법은 문법서의 기본내용과 예문에 충실했다는 점,독해는 일반적인 내용의 지문을 대상으로 해 내용파악 위주의 전통적인 독해문제로 출제됐다는 점 등은 내년도 시험을 전망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년도 ‘어휘’문제는 올해의 어휘문제들이 뚜렷한 변별력이 없었기 때문에 난이도가 소폭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문장 완성이나 독해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핵심어휘를 간추려 반복적인 정리를 해야 한다.‘표현 및회화’는 문제대상이 될 수 있는 범위의 설정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기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정리가 가장 주효할 것이다. ‘문법’은 학습해야 할 부분이 광범위하다는 부담이 있지만 한번 이상은꼭 문법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학습을 해야 하며,명심해야 할 점은 기출 유형이나 비중에 대한 차별화가 없는 접근은 학습량에 비해 기대효과가 적다는 점이다.따라서 기출문제를 대상으로 하되,자주 출제되는 문법 내용과 유형에 대한 시각과 이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단문 문장완성’은 필수어휘에 기반을 둔 자연스러운 내용 연결의 여부를 위주로 측정하고 있다.문장완성은 올해보다 1∼2 문항 정도 늘어나기 쉬울것이다.타당하고 객관적인 기출문제를 선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최근의 ‘독해’문제 출제경향은 출제자의 주관에 입각한 추론 유형은 거의 출제되지않고 있으며 학습단계에서 어휘,구문 등에 대한 평균치의 수준만 갖춘다면무난히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출제되고 있다.독해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시험 직전까지 문제풀이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 뇌졸중 상식 7가지- 뇌경색 반복되면 치매 일으켜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생기는 성인병이다.과거엔 노인병 정도로 알았지만 최근엔 식생활의 서구화로 50세 이전에도 흔히 발생한다. 뇌졸중은 그 위험인자를 미리 알고 대처하면 많은 경우 예방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으로 소홀히 다루다가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25일부터 30일까지는 대한뇌졸중학회가 정한 뇌졸중 예방주간.김정연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과 교수로부터 잘못 알고 있는 뇌졸중 상식 일곱가지를 들어본다. 1.뇌졸중 발생시 응급조치로 안정제를 먹여 진정시키고,손발 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빼주면 좋다? 안정제나 물을 먹이면 흡인성 폐렴을 유발하기 쉽고,피를 빼는 것은 시간낭비다. 2.노인병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피할 수 없다? 뇌졸중은 고혈압이나 당뇨,고지혈증,흡연,비만 등 ‘위험인자’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평소 위험인자를 잘 치료하면 충분히 피할 수 있다. 3.일단 회복되면 더 이상 병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 위험인자에 포함되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은 완치되지않기 때문에치료약을 복용하면서 평생 조절해야 한다. 4.신체마비가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완전히 없어지면 진찰이나 치료를 받지않아도 된다? 이러한 ‘일과성 허혈증상’들은 그대로 놓아둘 경우 거의 모두 재발해 뇌경색을 가져오므로 중대한 경고증상으로 받아들여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5.뇌졸중은 유전된다? 대부분의 경우 유전되지는 않는다.다만 고혈압 등 위험인자가 가족성으로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뇌졸중도 유전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6.신체마비 증상은 한번 생기면 회복되지 않는다? 손상된 뇌세포가 재생되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뇌기능이 재배치되면서 신체마비는 상당부분 회복될 수 있다.따라서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7.치매와는 전혀 무관한 병이다? 작은 뇌경색들이 여러 곳에 반복적으로 생기면 전반적으로 뇌기능이 떨어져 치매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임창용기자
  • [씨줄날줄] 위인의 아버지

    브리태니카 등 백과사전이 자세히 다룰 만큼 이 세상에 태어나 뭔가를 ‘한’사람 가운데 아버지를 일찍 여읜 이들이 많다고 한다.브리태니카에 전기의 깊이로 소개된 600명 중 3분의1이 15세 이전에 부모를 잃었다.영국 역대총리 49명의 35%,미국 대통령 40명의 34%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나 어머니없이 살아야 했다.근대의학이 대중화되기 전 15세 이전 부모 상실 평균치는 17%였다.지금은 이 평균치가 8%로 낮아진 가운데 특히 옛날이나 가까운 지난 세기나 비범한 인사 중 아버지를 일찍 잃은 경우가 많다. 히틀러 스탈린 나폴레옹 워싱턴,뉴턴 다윈,마돈나 레넌 매카트니,바이런 키츠 워즈워드 브론테 자매 몰리에르 스탕달 졸라 톨스토이 등이 열다섯 전에 아버지를 잃었다.세계의 역사를 바꾼 독재자와 정치가가 해당되고,문인이 무척 많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쓴 영국의 올리버 제임스에 따르면 기업가군도 이 부분에서 일반보다 훨씬 높아 무려 30%가 15세 전 조실부모 내력이다.‘가족 생활에서 살아남기’란 책 제목이 시사하듯 저자는 굉장히 풍자적이고 반어적인 주장을 하기 위해 이런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즉 일반이 생각하듯 부모를 일찍 잃는 것은 핸디캡이기는커녕 오히려 창의력과 권력쟁취의 생산적인 수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역사와 통계는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상식파괴적이고 전복적인 시선으로 통계 수치를 다시 본 뒤 반어적 결론을 한번 ‘장난삼아’ 내려보자.아들을 역사적인 수준까지 출세시키고 싶은 아버지여,일찍 죽어라. 저자 제임스는 물론 제임스의 연구 대상 인물은 모두 서양인이다.칭기즈칸,공자 등 동양에도 조실부모한 비범한 인물이 숱하지만,‘아버지’에 대한 이데올로기는 동양과 서양을 가르는 하나의 명백한 지표가 될 수 있다.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은 부모,아버지가 세상을 뜨는 것 자체를 자식의 부덕,죄 탓으로 돌렸다.그런데 서양인과 서양을 읽는 최고로 정밀한 자의 하나가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이다.아버지와의 영원한 경쟁,무의식적 죽임의 과정을 마다하지 않는 치열한 극복 프로세스를 담고 있다.아버지를 일찍 여읜 서양의 위인이 많다는 사실과 이 ‘아버지 극복’관념은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 연극 리뷰/ ‘깔리굴라 1237호’

    망가진 것과 망가뜨린 것의 차이는 뭘까.한 방역회사 사원이 있다.겉으로는 그런대로 잘 사는 듯 보이지만,실상은 반복되는 일상에 서서히 망가져가는 인간.그는 사회구조에 의해 망가진 걸까,아니면 스스로를 망가뜨린 걸까. 악어컴퍼니의 연극 ‘깔리굴라 1237호’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에 관한 의문을 SF영화의 암울한 순환구조로 표현한 작품이다.주인공은 회사에서 해고 당하자 칼리랜드라는 테마파크에서 실행하는 칼리굴라 프로그램에 1237번째로 지원한다.지원자에게는 100분동안 절대권력이 주어지고 상대역은 그에게 복종하거나 저항하거나 사랑할 수 있도록 짜여 있다. 나약하기만 하던 그는 이 절대권력을 이용해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재산을 국유화하고,죽음의 놀이를 즐기고,맘에 들지 않는 자들을 죽이고….로마의 3대 황제인 가이우스 시저(칼리굴라의 본명)가 된 양 폭력을 즐기며 미쳐간다. 연극은 직장인의 비애라는 단순한 소재에서 출발하지만,억압된 욕망을 폭력으로 분출시키며 자멸하는 과정을 통해 존재의 더 깊은 우물을 휘젓는다. 이렇듯 무거운 내용임에도 새로운 형식,개성 넘치는 캐릭터 등은 눈돌릴 여유를 주지 않는다.우선 SF영화를 보듯 프로그램에 접속하는 형식이 돋보인다.로마 시대와 현재의 의상과 어법,도구가 혼재하는 가상 공간은 독특한 퓨전식 무대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좌중을 압도하는 것은 중견배우 박지일의 연기.해쓱한 회사원과 전지전능한 군주를 오가며 명령에서 독백까지 소화해 내는 그의 연기는 완벽해 보인다.혀를 뽑고 처절하게 쓰러지며 몸을 부들부들 떠는 모습에 숨을 죽이지 않을 관객은 없을 듯.무조건 복종하거나,뒤에서만 험담하거나,행동으로 옮기거나….귀족들의 다양한 모습은 인간의 여러가지 유형을 빗대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양념처럼 가미된 광대의 인형극도 재미를 더한다. 이 연극의 또다른 맛은 대사에 있다.무절제한 느낌을 줄 정도로 대사가 많지만 모두 곱씹어볼 만큼 의미심장하다.망가진 로봇을 들고 “내가 로봇이라면,난 어때? 난 망가졌나,망가뜨렸나?”라며 반복적으로 울부짖는 모습은 압권이다.전체적으로 고전극을 보는 듯한 유려한 문체에선 많이 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삶에 적응하지 못한 인간의 이중성을 왜 절대권력이란 문제로 풀어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연출은 ‘청춘예찬’의 박근형이,희곡은 ‘이발사 박봉구’의 고선웅이 맡았다.새달 1일까지 화∼목 오후 7시30분,금·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아룽구지소극장(02)764-8760. 김소연기자 purple@
  • 공연리뷰/ ‘단테 신곡 ‘지옥’편 첫날, ‘찜찜한 운영’과 ‘성공한 실험’

    단테 신곡 3부작 ‘지옥’편의 첫날 공연은 제목처럼 지옥과 천국 사이를 오갔다.극장 측의 황당한 운영방식과 무모한 진행에도 불구하고,작품은 극적으로 다시 살아난 것. 극장에 들어서니 악사 3명이 무대 좌우에 앉아 아주 느리고 슬픈 선율을 반복적으로 연주하고 있었다.동시에 잡음 섞인 라디오 방송이 들린다.그리고알 수 없는 흑백사진으로 모자이크된 막.왠지 한없는 슬픔이 느껴지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하지만 곧 분위기를 깨고 극장 관계자들이 등장했다.단테 역의 토머스 슈마우저가 리허설 도중 다리 부상을 입었으므로 그는 대사만 하고 대역이 연기를 하니,죄송하지만 환불을 원하는 사람은 10분 내로 나가라는 요지의 말을 전했다.10분은커녕 곧바로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열도 받은 데다,말하는 단테와 행동하는 단테,그리고 자막을 왔다갔다하며 보느라 관극에 집중이 안됐다.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두명의 단테는 분열된 인간을 더 극명하게 잡아내며 서서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슈마우저는 단순히 대사만하는 것이 아니라 철로 된 공중의 무대 위에서 누웠다 섰다 하며 폭발할 듯한 연기를 펼쳤다.반면 대역은 무뚝뚝한 표정의 움직임을 보여줬다.괴로워도 괴롭다고 소리칠 수 없는 지옥의 심연에 빠진 육체로서의 인간과,이 심정을 대신 중계하는 영혼으로서의 인간이 하나가 된 무대는,정말 새로운 실험이었고 그 실험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무대 바닥을 흐르는 물과 3단으로 높게 설치된 철벽.철벽의 문이 열리면서 등장하는 사자(死者)들.하늘로부터 쏟아져내리는 빛과 물.그 매혹적이고 강렬한 이미지에 대부분의 관객은 공연이 끝난 뒤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공연시작 전까지 정상적인 티켓판매를 하면서도,사고에 대해 한마디 공지도 하지 않은 LG아트센터 측의 운영방식에는 문제가 있다.자칫 엄청난 항의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사태를 막은 건 순전히 연출가 토머스 판두르의 힘이지,관객이 바보여서 그런 것은 아니다. ‘연옥과 천국’편에는 상태가 호전된 슈마우저가 단테 역 그대로 출연한다.7일까지 오후 7시30분.(02)2005-0114. 김소연기자 purple@
  • 이한영 國科搜 법의학과장 “머리 반복적 충격 뇌출혈 원인된 듯”

    조천훈씨의 사체를 부검한 이한영(李韓榮)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장은 “조씨는 하반신에 나타난 광범위한 피하출혈로 인한 속발성 쇼크와 뇌출혈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조씨 사망원인은. 조씨의 두 허벅지 등 하체에 광범위한 피하출혈이 보인다.흔히 ‘멍’이라고 할 수 있는 피하출혈이 많이 생기면 몸을 순환하는 혈액이 순간적으로 감소해 이른바 ‘속발성 쇼크’를 불러올 수 있다.뇌출혈에 의한 사망 가능성도 있다.지병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은 배제했다. ◆속발성 쇼크사가 생기는 경우는. 간혹 언론에 보도되는 안수기도 도중 숨진 사고와 비슷하다.귀신을 쫓는다고 온몸을 마구 때리면 피하출혈이 광범위하게 형성돼 순환혈액 감소로 쇼크가 일어난다. ◆하체 부상은 외부 가격에 의한 것인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멍도 심하게 들고 피하출혈도 심했다. ◆자해 가능성은 없나. 상식적으로 하반신을 자해했다고 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 ◆뇌출혈은 어떻게 생긴 것인가. 외부에서 약한 힘이 반복적으로 작용한 것같다. ◆머리 부분 상처는 구타에 의한 것인가. 그 부분은 쉽게 단정할 수 없다. ◆물고문 가능성은.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개혁 모범 지자체를 가다] 인천시

    ‘지방정부의 자금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제2회 자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에서 개혁 우수사례로 선정된 통합재정정보시스템은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개발한 행정정보화의 기간 시스템이다. 통합재정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은 2000년 6월 착수해 지난해 4월 완성됐으나 지금까지도 업그레이드가 추진중인 ‘현재진행형’ 사업이다. 이 시스템은 예산·회계,지방세,세외수입,인·허가,공기업 특별회계 등 재정 관련 5대 단위 업무를 디지털화해 각 단위 업무간 자료가 연계되고 공유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 시스템에서는 최신 정보기술인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통해 각 단위 업무를 통합함으로써 시 전반의 재정운용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또 시와 사업소,구·군을 연결해 본청 직원은 물론 읍·면·동까지 인천시 전 공무원 1만여명이 투명해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이 때문에 인천지역 어느 곳에서나 제증명 및 고지서 출력이 가능해져 민원업무가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세외수입 분야에서는 각종 양식이 단일화되고 모든 자료가 일괄관리되며,시금고인 한미은행과의 수납자료 송·수신이 가능해져 담당자의 업무량이 대폭 감축됐다. 공기업 특별회계에서는 지방공기업 및 통합관리기금,기타 각종 기금의 복식부기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비전문가도 회계관리를 가능케 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로 인해 시 행정비용이 절감되고 행정 생산성이 제고됐다.시가 표준화된 통합시스템을 산하기관에 보급함으로써 단위 기관별로 시스템을 구축할 때보다 구축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됐다. 또 매년 10개 구·군 직원 각 2명과 시본청 직원 2명이 2개월 동안 매달려야 했던 예산회계 결산작업이 본 시스템에서는 1명이 15일 정도에 마무리할수 있게끔 됐다. 통합재정 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재정운용의 투명성이 확보돼 자금의 입·출금 시기나 내역 등이 명확히 파악됨으로써 세금횡령을 예방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지난 95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북구청 세금비리사건’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발생한 인천지역 은행원 지방세 횡령사건을 적발하는 데 통합재정정보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14일부터 통합재정 정보시스템을 토대로 ‘대민공개시스템’을 전면개편해 대민 서비스 지원에 신속성과 정확성을 더하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대민공개시스템에서는 2002년 1회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한 세입·세출예산 검색기능을 강화했다.또 자동차 매매시 체납세금으로 인한 당사자간의 다툼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번호로 조회가 가능한 지방세 체납조회 및 세금계산 기능을 추가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시스템구축 주역 한길자 사무관 “市 산하기관 재정운용 상황 투명” ◆시스템 개발의 계기는. 예산부서,회계부서,세정부서 등 실무부서별로 반복적인 업무를 각각 전산정보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예산담당관실에서 정보화 관련 예산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부서별로 흩어진 계획을 통합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어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의 구체적 성과는. 인천시 산하 전 공무원간의 자료 공유가 이루어져 생산성이 높아진 점을 가장먼저 들 수 있다.또 재정운용 상황이 투명하게 드러나게 돼 예산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리나 세금횡령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성과다. ◆개발과정에서 기억나는 점은. 예산회계 분야의 이상동씨,지방세 분야의 소용씨,세외수입 분야의 신현진씨 등 실무 3인방과 10개월 동안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매달려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일단 시스템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향후 과제는. 앞으로 계속 수정·보완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시스템이 거의 완성된 단계에서 고쳐야 할 점을 발견하기도 했다.프로그램은 실행 단계에서 계속 수정돼야 하는 한계를 갖고 태어났다. 인천 김학준기자
  • [개혁 모범 지자체를 가다] 전북 전주시

    ‘맛과 멋의 전통이 흐르는 도시’ 전북 전주시가 ‘환경친화적인 생태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시내를 관통하는 전주천이 60만 시민의 사랑을 받는 청정하천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전주시가 추진한 ‘전주천 자연하천 조성사업’은 오염된 도심 하천의 생태계를 복원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전주천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 8경’의 하나로 불릴 만큼 연중 맑고 깨끗한 물이 흘렀다.시민들이 낚시하고 멱을 감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고,이곳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인 얼큰한 ‘오모가리탕’은 전주를 대표하는 토속 음식이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도시 발달과 함께 전주천은 오염되기 시작했다.양안은 콘크리트 호안블록으로 뒤덮였고 고수부지는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했다.온갖 오폐수와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급기야 죽음의 하천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기형 물고기가 많아졌고 하천의 생태적 기능이 마비돼 수질은 악화됐다. 하지만 시가 90년대부터 오폐수와 생활하수를 제외한 빗물만 유입되도록 차집관거를 묻으면서 수질이 개선되기 시작했다.2000년부터 추진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은 전주천이 되살아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사업 초기에는 예산낭비라는 등 비판여론이 거셌다.하지만 시는 과감한 투자를 했다.2000년부터 올해까지 119억원을 들여 한벽보 상류에서 삼천 합류지점까지 7.2㎞를 자연형 하천으로 만들었다. 우선 기존에 설치됐던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걷어내고 자연석으로 꾸몄고 여울과 소를 반복적으로 설치해 산소를 충분히 공급,수질정화 효과를 최대화했다.미관을 해치는 콘크리트 보는 자연석을 이용한 어도로 개량,어류 이동을 원활히 했다.한벽루 부근에는 고무보를 설치,풍부한 유량을 확보하고 홍수조절 기능도 갖도록 했다. 고수부지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과,수생식물이 성장할 수 있는 터를 만들었다.호안에 담쟁이넝쿨을 심어 경관을 가꾸고 산책로,휴게시설,전통놀이마당 등을 만들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친수공간으로 조성했다. 이같은 노력 덕택에 3급수 이하였던 전주천은 1∼2급수로 거듭났다.1급수 지표어종인 쉬리와 버들치가 돌아왔고 피라미,모래무지 등 어류25종이 사는 생태하천으로 변모했다.천변에는 개망초,쇠뜨기,달개비 등 다양한 식물이 분포한다.생태계가 복원되면서 중대백로,왜가리,해오라기 등이 크게 늘었다.먹이가 풍부해 겨울철에도 남아 있는 여름철새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가장 큰 혜택은 전주시민들에게 돌아왔다.다시 전주천에서 고기를 잡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게 됐고,전주천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와 운동시설,휴식공간에는 새벽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운동과 삶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생태하천으로 돌아온 전주천은 환경단체와 타지역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대상으로도 인기다.7월에는 제5회 일본 강의 날을 맞아 도쿄에서 열린 국제워크숍에서 우수사례로 발표됐다. 전주시는 생태도시로서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쉬리 캐릭터’를 특허출원,관광상품화하기로 했다.시내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하천인 삼천도 2004년까지 생태계를 복원시켜 녹색도시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지자체 개혁박람회 심사위원인 전북대 경제학부 원용찬(元鏞燦) 교수는 “죽어가는 하천을 시민들의 친수공간으로 되살린 전주천은 전국 주요 도시의 환경오염 방지와 생태계 복원의 기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김완주 시장 “민·관 머리 맞대고 노력한 결과” “전주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은 개혁성,공공성,효과성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사업입니다.” 김완주(金完柱) 전주시장은 16일 “전주천이 쉬리와 다슬기를 볼 수 있고 물장구 치고 멱을 감을 수 있는 전주의 젖줄로 거듭난 것은 전주천을 살리려는 많은 시민들의 노력의 결실”이라고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김 시장은 잡초와 돌무더기가 나뒹굴고 버려졌던 하천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환경교육을 위한 생태체험장으로,시민들에게는 조깅과 산책을 하는 휴식·체육공간으로 자리매김된 것을 보고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초기에는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이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전문가와 시민단체,민·관 등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해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전주천에 자연학습관과 자연체험관을 건립해 시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전주의 명소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 “어른 위한 동화 기대이하”문학평론가 엄경희씨 비판

    1990년대 이후 시의 산문화와 더불어 출판붐을 이룬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지나치게 교조적일 뿐 아니라 작품의 질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혹독한 비판이 제기됐다. 문학평론가 엄경희씨는 최근 출간된 계간 ‘오늘의 문예비평’가을호에 기고한 비평 ‘상상력을 억압하는 교조적 목소리’를 통해 정호승·안도현 시인이 잇따라 낸 ‘어른 동화’가 지나치게 교조적이어서 동화의 참된 묘미를 드러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 제기는 ‘어른 동화’가 철학 등 전문적 담론과 달리,유명 작가들이 자신의 경험과 취향·인생관 등을 감성·정서적으로 기술한 기존 수필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산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내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엄씨는 “정호승과 안도현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워 여러 편의 동화를 출간한 대표적 시인들”이나 “이들이 지나치게 교조적 교사 역할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미적 가치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정호승의‘연인’(열림원·98년 간)을 문제삼았다.풍경에 달려있는 물고기가 비어(飛魚)가 돼 세상을 여행하면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이 동화의 근본구조는 참신하고 시적이나,지나치게 반복적으로 사랑과 삶의 의미를 설교함으로써 독자 수준을 무시하고,동화의 참맛을 삭감시킨다고 주장하고 19가지 예문을 함께 제시했다. 사랑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하듯 강한 노파심을 드러냈으며 문구들 통속하고 식상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진부하다고 평했다. 작품에 내재된 리얼리티 문제도 꼬집었다.한송이 민들레가 차에 치일까 봐 다솜이가 목숨을 내던진다는 식의 설정은 “동화가 꿈과 환상을 제공해 줄수 있는 양식이라는 점을 전폭적으로 의식하더라도 리얼리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작중 인물들의 대화가 특정한 주제에 대한 치열한 사유를 차단할 가능성을 가졌다든가,허술한 구성,주인공의 모순된 성격 등도 문제라고 적시했다. 안도현의 ‘연어’(문학동네,96년 간)와 ‘증기기관차 미카’(문학동네,2001년 간)도 ‘부정의식을 촉구하는 계몽적 교사’라고 비판했다. “연어라는 말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는 등 ‘연어’가 안씨 특유의 서정적 문체로 쓰였으나,인간에 대한 지나친 부정의식을 드러내는가 하면 이와 관련한 반전조차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엄씨는 “인간에 대한 부정적 의식이 안씨의 동화에 일관되게 나타나지만 이같은 계몽적 목소리는 동화의 묘미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그것이 교조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거부반응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정호승의 경우처럼 일부 문장이 진부하고 통속적이라는 점도 문제삼았다. ‘연어’중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 것,나는 여기 있음으로 해서 너의 배경이 되는거야.”를 들어 엄씨는 “유행가 가사에나 나올 법한 얘기”라며 “이런 표현이 그의 동화를 읽히는 요인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증기기관차 미카’에서 사건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말하기’에 대해 그는 “작품 중에서 사건화하지 않은 것들을 거듭 강조할 때 그가 주장하는 당위는 독자의 상상력을 억압하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을 갖는다.”면서 이를 ‘허약한 산문성’이라고 꼬집었다. ‘빠름은 곧 자연에 대한 수탈이기 때문에 나쁜 것’이라는 등 단순하고 지나친 논리 비약,인간을 자연과 대립하는 관계로 도식화한 점 등이 작가의 ‘인간에 대한 혐오감’과 겹쳐지면서 배태할 ‘잘못된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대중의 호응과 작품의 질이 언제나 비례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는 엄씨는 “이들의 글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교조적인 목소리는 독자를 가르치고 개도하려는 의도를 더 부각시킨다.”면서 “독자의 상상력에 간섭하거나 가르치는 동화가 아니라 어른의 삶에서 잃어버린 상상력을 되찾아 주는 동화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출간과 관련한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작품의 질적 수준이 우선해야 한다.”며 “작품의 질은 차선이 되고 전략만 앞선다면 이는 상업주의에 영합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편집자에게/ ‘외모로 사람평가’ 풍토 사라져야

    -‘성형중독 후유증 심각’(9월24일자 31면) 기사를 읽고 우리는 타인의 외모에 대해 너무 쉽게 말을 내뱉는다.가족,친척들이 아무렇지 않게 “뚱뚱하다.”,“얼굴이 너무 크다.”고 건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속상해 한다.상담 환자 중 많은 사례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신체를 학대해서라도 이상적으로 변신하는 꿈을 꾸게 됐다고 한다. 몇차례씩 성형수술을 하거나 거식증,폭식증에 걸릴 정도로 신체를 학대하는 ‘외모집착증’환자들은 주변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조금 더’아름다워지려는 욕구에 수천만원씩 카드빚을 지면서까지 수술을 받고 억지로 체중을 줄였다고 말한다. 이들은 피하고 싶은 주변 환경에서 탈출하기 위해 외모에 집착하게 된다.가족간의 불화,우울증,열등감,대인관계의 자신감 결여 등으로 힘들어 하다가 ‘외모를 바꿔 문제를 해결하자.’고 마음먹는다.음식물을 억지로 토해 다이어트를 감행하거나 반복적으로 성형수술을 받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에 가까워지려는 것이다.그런데 이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미의 기준은 지나치게 획일적이다.늘씬한 키에 마른 몸,갸름한 얼굴형,큰 쌍꺼풀로 마음의 위안을 삼으려 하지만 길거리에는 이런 ‘복제된 미인’이 너무나 많다.사회적인 미적 기준은 좀더 다양해져야 한다.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분위기도 사라져야 한다.돈을 들여서라도 타고난 신체를 모조리 바꿀 수 있다는 환상도버려야 한다.오늘도 TV나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는 은근히 성형수술을 권하고 있다.성형수술을 자랑하는 듯한 발언,아름다움을 한가지 기준으로 재는 듯한 발언,타인의 신체를 소재로 농담을 건네는 사람 등 성형수술을 결심하게 만드는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김준기/ 마음과 마음 정신과의원 원장
  • 美, 이라크공격 여론몰이

    미국과 이라크가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존 칩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은 9일 “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핵분열 물질만 입수한다면 이라크는 수개월 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칩먼 소장은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개발 실태에 대한 공식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라크가 일부 화학무기 및 생물무기를 은폐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러나 이라크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 군사공격을 가하기 위해 전세계에 거짓 정보를 흘리고 있다며 격렬히 비난했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8일(현지시간) 일제히 텔레비전 시사프로에 출연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등 막바지 여론몰이에 나섰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우리는 추측이 아닌 사실을 가지고 말한다.”며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파월 장관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 한치의 의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유엔 무기사찰단원으로 이라크에서 사찰활동을 벌였던 스콧 리터는 이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반박,논란을 불렀다.이라크를 방문 중인 리터는 이라크 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주장한 뒤 “내 조국이 역사적 실수를 저지를 찰나에 있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7년간의 사찰활동을 통해 이라크가 90∼95% 정도 무장해제됐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부시 행정부가 대량살상무기를 공격의 구실로 삼고 있으며,이라크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도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과 영국은 다른 나라들에 자신들의 거짓말을 믿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딕 체니 미 부통령은 NBC 텔레비전의 ‘언론과 만남’프로에 출연해 “우리는 (단독으로 행동하는)일방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미국민과 의회의 지지는 물론 유엔의 지지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CNN방송의 ‘레이트 에디션(Late Edition)’ 프로에 출연해 부시 대통령은 의회가 중간선거 전 휴회날인 10월4일 전에 결의안을 승인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조속한 선제공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도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프로에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유엔결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숙기자 alex@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 /역사와 환경중국 명청시대 ~-기존 동·서양 자연관 비판

    ”서양의 자연관이 자연에 대해 공격적이며 정복적인 태도를 취하는 반면,중국의 자연관은 자연과의 친화를 강조해 환경에 우호적이다.” 지금까지 상식으로 통한 이같은 동·서 자연관을 이 책은 통렬히 비판한다.중국의 자연관과 환경관은 개발의 논리와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는 것.예컨대 양쯔강일대 둥팅호는 현재 면적이 5600㎢에 달하지만 명나라 때는 두배나 됐다.명중기 이후 그 상류지역에서 무분별하게 산지를 개발해 토사가 씻겨 내려간데다 호수 주변을 논밭으로 개간했기 때문이다.그러니 둥팅호 범람은 인재(人災)라는 것이다.4900원.
  • 어린이 책세상 / 얼레꼴레 결혼한대요 등

    ◆ 얼레꼴레 결혼한대요(안도현 글,조민경 그림) = 시인이 쓴 연작 그림동화.컴퓨터와 완구에 빠진 도시 아이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삽화와 함께들어 있다.부모는 책을 읽어주며 추억에 빠져들 테지만,자녀들에게는 좀 생경할 수도 있겠다.태동어린이.7500원. ◆ 뽀뽀쟁이 프리더(구두룬 멥스 글,로트리우트 주자니 베르너 그림,문성원옮김) = 새하얀 머리카락에 얼굴은 온통 주름투성이인 할머니와,깡총깡총 뛰며 놀아달라고 떼쓰는 개구쟁이 손자 프리더의 세대를 뛰어넘은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할머니,나랑 친구해요’와 한 세트다.초등학교 저학년 이상.시공주니어.각권 6000원. ◆ 행복한 의자나무(량슈린 글·그림,박지민 옮김) = 거인 에이트의 꽃밭에 있는 가지도 잎도 없는 이상한 나무 한그루.제멋대로에 자기밖에 몰라 언제나 혼자서 목을 길게 빼고 외톨이로 서 있다.어느날 거인 에이트가 앉았는데 그후로 나무는 에이트를 기다리며 가지를 쑥쑥 키워올리고,꽃도 피워낸다.어느덧 나무는 행복해졌다.만4세 이상.북뱅크.7000원. ◆ 누가 먹었지?(고미 타로 글·그림,김난주 옮김) = 짧은 글과 반복적인 그림으로 보는 즐거움을 주는 그림책 시리즈.숨은 그림 찾기같다.한 예로 ‘딸기를 누가 먹었지’의 옆 페이지에는 사자 3마리가 똑같은 자세로 나란히 앉아 있다.똑같지만 다르게 생긴 그림이 눈에 확 들어온다.만2세용.비룡소.6000원. ◆ 알리키 인성 교육(알리키 글·그림,정선심 옮김) = 제7차 교육과정에 맞춰 창의력과 건전한 인성을 증진시키는 교육서.어린이가 또래 집단과 생활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카툰 형식의 그림으로 보여준다.‘감정’‘예의’‘대화’를 각각 나눠 3권으로 펴냈다.초등학교 저학년 이상.미래M&B.각권 9000원. ◆ 까미는 장난감을 빌려주기 싫어해요(알린느 드 페티니 글,낸시 들라보 그림,정미애 옮김) = 올바른 생활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한 ‘까미의 작은 앨범’시리즈.자기 물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까미에게 엄마는 친구들에 대한 믿음을 가르치며 유아적 집착을 고쳐준다.솔출판사.6500원.
  • 한국 환상문학 현실과 미래/ “환상성, 문학지평 확대의 도구”

    확실히 환상문학은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해리 포터 신드롬’에,영화로 만든 ‘반지의 제왕’이 국내에서 놀라운 바람을 일으킨 데서 보듯 안정적 소비가 담보된 거대한 시장이 형성돼 있어서다.그런가 하면 많은 문학인들이 ‘우울한 문화적 편식현상’이라고 지적할 만큼 순수문학과 대비한 비교선호도도 높다. 반면 “판타지는 변형된 무협소설로,그 성공은 곧 상업주의의 승리”(평론가 정과리)라거나 “허섭스레기”(소설가 김영하)라는 극단적인 평가도 있다.문단의 주류를 이루는 이런 시각에 밀려 “순수와 판타지의 이분법적 구분은 옳지 않다.”는,환상문학을 옹호하는 목소리는 의외로 작다. 그렇다면 이렇게 평가가 엇갈리는 환상성이 한국 현대문학에서는 어떤 위상을 갖고 있으며,그 미래성은 또 어떤가.최근 발간된 ‘문학·판’가을호가 다룬 특집 ‘문학과 환상성’을 토대로 실태와 가능성을 짚어 본다. ■한국문학의 환상성 수용 =‘홍길동전’ 등 고전소설을 제외하면 우리 문학에서의 환상성은 특정한 계보를 형성했다기보다는 ‘텍스트속에 적절히 소화돼 있는’형식을 보여왔다.‘현실과 환상을 잇는 언어를 주조해 왔다.’는 평가를 듣는 소설가 이제하의 경우 지난 73년 첫 창작집 ‘초식’에서 ‘저항으로서의 환상’을 다룬 이래 ‘환상지’에서는 10년 전에 사별한 아내와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는,고전적 환상성을 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의 환상 지향이 초창기 실험으로 그친 게 아니라 지난해 출간한 ‘독충’에서 보듯 지금까지도 면면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평론가 박철화는 “이제하에게 환상성은 존재의 자유를 호흡하는 숨길”이라고 진단한다. 윤후명의 ‘돈황의 사랑’은 시적 상상력을 통해 낭만적 환상성을 드러내보인다.그는 ‘꿈’을 환상과 현실을 잇는 연결고리로 삼아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환상성의 계보는 90년대 윤대녕과 배수아로 이어진다.윤대녕은 ‘남쪽 계단을 보라’에서 현실과 신비,사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존재의 깊이를 재려고 든다.배수아 역시 작품 ‘철수’를 통해 ‘우리가 아는 현실이 전체가 아니라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집요하게 환기시킨다.‘피뢰침’과 ‘흡혈귀’의 김영하는 애당초 ‘판타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작품을 써낸 경우로 사이버 세대의 대표주자다운 면모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듣는다. ■한국 환상문학의 미래= 환상문학에 대한 문단의 평가는 아직 인색하다.평론가 하응백의 지적처럼 ‘문학적 미래가 없는 신종 문화상품’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송병선(한국 외국어대 강사)이 ‘해리 포터'를 예로 들어 “문화산업으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훌륭한 문학작품으로서 문학의 미래 혹은 가능성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 지적도,엄밀한 의미에서는 ‘해리 포터’나 ‘반지의 제왕’등 명백히 상업적 이해에 의해 창조된 외국의 환상문학을 겨냥한 평가이지,우리 문학의 환상성을 지적한 말은 아니다. 우리 문학의 환상성은 아직 정확한 평가가 이르다.박철화는 “우리 고소설의 환상성이 현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됐으며,국권 침탈-이데올로기 갈등과 한국전쟁-분단과 권위주의 체제 성립 등 파행적 현대사가,사실주의를 벗어난 다른 미학적움직임의 형성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든다. 결국 환상문학이 ‘문학의 전복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새로운 환상을 빌미로 상업성에 영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문학의 환상성은 이런 평가로부터 일단 자유로워 보인다.우리 문학이 드러낸 한계,즉 과도한 현실중시에 대한 반작용의 의미 외에도 문학적 상상력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의 일단을 환상성에서 보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아파트부녀회 담합 상당수 포착

    26일 시작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값 담합조사에서는 아파트부녀회의 불법행위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중개업자들의 담합만큼이나 일부 부녀회의 담합·시세조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부녀회를 사실상 부동산중개업자로 간주,시정명령과 과징금 등 사업자 수준의 제재를 취할 방침이다.정도에 따라서는 검찰고발까지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공정위는 첩보와 제보 등을 통해 이미 상당수 부녀회의 불공정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공정위는 대치·개포·반포등 9개동을 현장방문해 벽보·안내유인물·주민모임 등의 내용을 확인하고 주민의견 청취·부동산중개업자 조사 등을 통해 부녀회의 불법행위 여부를 가려낼 계획이다. ‘아파트 부녀회를 과연 사업자로 볼 수 있는가’라는 논란에 대해 공정위는 소득세법 규정으로 대응할 방침이다.현행 소득세법은 1부가가치세 과세기간(매년 상·하 반기)동안 부동산을 1차례 이상 취득해 2차례 이상 파는 경우,부동산매매업무에 종사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백승기(白昇奇) 공정위 하도급국장은 “영리를 위해 계속적·반복적으로 담합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가격 담합 ▲거래조건 담합 ▲수량제한 ▲거래지역 제한 등 통상적인 담합행위 외에 다른 주택소유주 및 부동산중개인이 값싸게 매물을 내놓으려고 할 때 이를 못하게 하는 경우에도 타사업자 사업내용 방해의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부녀회가 아파트값을 높이기 위해 법적으로는 물론 사회통념적으로도 허용되지 않는 행위를 해 온 점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파트 주민의 수가 매우 많고,부녀회가 공식 기록을 남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부녀회의 책임을 얼마나 가려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부녀회나 회원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할 경우에도 이를 매매영업행위로 유권해석할 수 있는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적발됐을 경우 처벌 대상도 ‘부녀회’라는 단체로 포괄할지,일부 주도 회원들로 할 지 등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실효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부녀회의 담합에 칼을 빼든 것은 아파트 가격 답합을 뿌리뽑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란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공황장애’ 증상·치료법/ 불안…공포…느닷없이 휘청 혹시 나도?

    잘못된 화재경보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듯,우리 몸이 잘못된 정보 때문에 아무 때나 경계경보를 울려댄다면 어떻게 될까. 건강상 위험 요인이 전혀 없는데도 몸이 심장발작이나 뇌졸중·질식사·돌연사 등에 해당하는 위험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있다.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린다,호흡이 곤란하다,어지럽다거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감에 시달리는 ‘공황장애(panic disorder)’다.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만,정신질환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많은 사람이 치료를 기피한다.전문가를 통해 공황장애의 원인과 증상,치료법을 알아본다. ◆공황장애란 - 회사원 김모(36)씨는 최근 반복적으로 불쾌한 공포감을 경험했다.수시로 심한 공포가 엄습했다.‘이렇게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생끝에 정신과에서 얻은 병명은 뜻밖에 ‘공황장애’였다. 공황장애란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공황발작(panic attack)이란 까닭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호흡곤란,어지러움과 불안감,두려움등이 발생하는 질환.대개 10여분 정도짧게 나타나며,자주 재발한다.원래는 위험에 대응하는 뇌의 정상적 작용이지만,뇌 전달물질에 이상이 생기면 정상 상태에서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심한 불안감,심계항진,어지러움,파멸감,죽음의 공포등을 호소한다.증상이 심각해 정확한 진단을 얻기까지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치료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국민의 2.5%,즉 100명중 2∼3명은 이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남자보다 여자에게,또 청소년기에 주로 발병한다. ◆2차 증상 - 공황장애가 만성화한 경우에는 예기 불안,광장공포증,우울증과 자살,알코올중독,약물남용 등 다양한 2차 증상이 나타난다.예기 불안은 끔찍한 발작을 또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다.언제 올지 모르는 발작을 걱정하다 보면 중요한 자리나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심각하게 불안감을 드러내거나,불면증을 겪기도 한다.업무 및 학업능률이 떨어지고 심하면 우울증으로 발전한다. 공황장애 환자들의 50% 이상이 사람이 많은 장소를 기피하는 광장공포증을 보인다.백화점·극장·공연장은 물론 거리를 다니는 것조차 힘들게 되며,운전은 물론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수단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만성 환자는 심각한 우울증으로 자살충동을 느끼거나,발작의 불안감 때문에 술과 마약을 찾게 된다.직장생활이 어려운 것은 물론 치료에 지친 가족의 외면으로 결국 약물이나 극단적인 현실도피 방법을 선택하는 것. ◆치료 - 조기에,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70∼90%는 호전된다.치료는 주로 약물요법을 사용한다.약물을 통해 증상이 경감되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얻는다.주로 사용하는 약물은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과 항우울제,단가아민산화억제제 등이며,최근에는 세로토닌 계열의 항우울제도 많이 이용한다. 약물외 치료로는 정신·인지행동 치료와 바이오피드백,정신교육 등을 들 수 있다.대부분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를 병행한다.공황장애는 정신질환으로 과로와 과음·흡연·스트레스가 병의 악화를 가져오는 만큼 합리적인 자기관리가 필수적이다.또 병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쌓아 스스로 불안을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움말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유제춘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공황장애 자가진단법 다음에 열거한 13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공황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1.갑자기 숨을 쉴 수가 없다. 2.머리가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다. 3.맥박이 빨라지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하면 심장이 멎을 것 같다. 4.까닭없이 오한이 나거나 몸이 화끈거린다. 5.손발이 저리거나 이상한 감각이 느껴진다. 6.식은땀을 흘린다. 7.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8.메스껍거나 속이 불편하다. 9.주변의 것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10.괜히 춥거나 덥다. 11.가슴이 답답해서 불쾌하거나 아프다. 12.죽음 또는 그에 상응하는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온다. 13.자제력을 잃거나 미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월드컵 대성공… 탈북자 전략 미흡/올 상반기 43개부처 업무평가 결과

    국무총리 심의기구인 정책평가위원회(위원장 趙完圭)는 9일 2002년도 상반기 43개정부 부처의 업무를 평가한 결과 211개 세부 과제 가운데 20.4%인 43개 과제가 개선및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다음은 위원회가 밝힌 분야별 성과 및주요 개선·보완 요구사항이다. ●경제분야= 수출과 투자가 어려운 중에서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내수를 진작하고 재정집행을 활성화해 5.7%(1·4분기)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또 물가 인상률 2.6%,실업률 3.2%의 성과를 올렸다. 외환보유고를 6월말 현재 세계 4위인 1124억달러로 늘려 대외신인도 A등급을 회복하고,외국인 투자도 전년보다 29.4% 증가한 48억 38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생명윤리 관련법 제정이 부처간 갈등으로 지연되고,상반기 착공예정이던 우주센터의 부지매입이 4%에 그치는 등 일부 사업의 추진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레라·구제역 등 가축질병이 발생,16만 9000마리의 돼지를 도살 처분하는 등 수출길이 막히고,방역·검역체계의 미비점이 드러났다. ●통일·외교·안보분야=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에도 불구,대통령 특사파견 등 대북 화해협력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추진,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는데 성공하고,민간차원의 교류협력을 증진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사업 등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고,시대변화에 따른 통일교육 내실화,탈북자 급증에 따른 관리체제 정비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주한미군 문제,일본의 과거사 문제,중국내 탈북자 문제 등 반복적인 외교현안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대처 전략과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및 교전 등 유사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내실있는 후속조치가 요구된다. ●사회·문화분야=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국민적 자부심을 고양하고 국가이미지를 제고했다. 내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 이하로 감축하고 교원 2만 3600명을 증원하는 것을골자로 한 초중등교육 내실화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복지제도 내실화를 도모하고 수도권지역 대기질 개선을위한 중장기 특별대책과 특별법 제정,국토환경보전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및 의약분업 등은 개선·보완돼야 한다. ●일반행정분야= 예방위주의 재해·재난 종합대책을 추진,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6.1%(2만 847건),사망자수는 14.3%(554명) 감소했다. 민생침해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인신매매 척결 등을 통해 미 국무부에서 평가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인신매매방지 1등급 국가로 올라섰다. 반면 권력층 내부의 비리사건과 관련해 검찰조직 내부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사례,일부 수사기밀 누출사례가 발생해 검찰수사의 독립성 및 공정성 확보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별수사검찰청 설치를 골자로 한 검찰청법 개정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일정 제시도있어야 한다. 강동형 최광숙기자 yunbin@
  • [CEO 칼럼] 인사는 관리가 아니라 전략이다

    1999년 벤처 열풍의 가장 큰 영향 가운데 하나는 직원들의 이동이 활발해졌다는 것이다.일부 기업은 핵심 인력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최근에는 이러한 대규모 이동은 사라졌지만 과거에 비해 쉽게 직장을 옮기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현재 국내에 100여개의 헤드헌팅업체가 성업 중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기업들은 핵심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제를 비롯한 성과급제,직급파괴,스톡옵션,해외연수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이런 방법들은 당장에는 직원들을 붙잡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결코 될 수 없다.기존 인사관리의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하고 개선함으로써 인사는 더 이상 관리가 아닌 전략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는 채용에서부터 시작된다.IMF 전만 해도 명문대 인기학과 졸업자들 대부분은 대기업 그룹 공채로 입사하는 것이 관례였다.국내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이들 응시자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일이었다.하지만 이제는 가만히 앉아서 인재가 들어오기를 바라는 기업은 없다.갖가지 방법으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소위 명문대 인기학과의 경우에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들까지 관심의 대상이 되어 많은 혜택을 베풀고 있다.해외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기업들은 아예 해외에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이는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재관리를 한다는 점에서 가치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찾는 인재는 보편적인 관점에서의 인재가 아니라 회사가 필요로 하는 포지션에 맞는 인재다.따라서 회사의 중장기 전략에 따라 어떤 능력을 가진 인력이 언제,얼마나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한다.즉 일반적인 관점에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해 적당한 업무를 주기보다는 각 포지션이 요구하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재육성 측면에서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지식 근로자들은 ‘내가 이 회사에서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보다 ‘내가 이 회사에서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따라서 물질적 보상을 통해회사의 비전을 강요하기보다 개인적인 비전을 달성함으로써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인사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사 부서의 직원들이 수많은 직원들의 방향을 일일이 제시할 수는 없다.인사 부서는 가야 할 방향만을 제시해 주고 직원 스스로가 방향과 방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사 시스템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인사 시스템은 교육,평가,보상 등의 인사 업무를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좀더 나아가 단순 반복적인 인사업무를 전문업체에 맡기는 아웃소싱도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채용관리,급여관리,복리후생 등 단순한 인사업무를 처리하던 인사부서는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한 인사전략의 수립에서부터 각종 혁신활동을 주도해야 하는 중추적인 업무를 하는 부서로 변해야 한다.인사 담당자들은 인사관련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턴트로 변신해야 한다. 이처럼 인사 업무는 미래로 갈수록 더욱 중요하고 복잡해 지고 있어 CEO는 인사 전략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않아야 할 것이다. 인재를 중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기업은 없다.하지만 진정으로 인재를 중시하고 성공적인 인사 업무를 위해서는 지금 당장 새로운 관점에서의 인사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오해진 LG CNS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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