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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손잡은 GS칼텍스, 에너지 사업 디지털 혁신

    정유회사 GS칼텍스와 정보통신(IT) 기업 네이버가 손을 잡았다. 에너지 사업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GS칼텍스와 네이버는 11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디지털 전환 협업·신사업 기회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여수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자료들을 네이버 클라우드를 활용해 안전하게 관리할 방안을 찾는다. GS칼텍스는 올 상반기 중 네이버 클라우드에 전기차 충전·결제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네이버의 기업용 메신저인 ‘라인웍스’도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GS칼텍스는 라인웍스를 통해 주문을 접수하고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기존의 단순·반복적인 작업을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종이문서에 쓰인 문자를 인식한 뒤 디지털 자료로 전환해 활용하고 네이버의 검색엔진 기술을 사내 시스템에 도입해 문서를 빠르게 검색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인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코로나 테마주 57% 급등… 주가 조종 ‘기생충’ 잡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테마주들의 주가가 국내 확진환자가 처음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57% 넘게 급등했다. 바이러스 확산 공포를 조장하거나 거짓 정보를 흘려 주가를 조종하는 의심 사례가 늘어나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돼 금융당국이 불법 행위 단속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11일 신종 코로나 관련 진단키트·백신주 16개와 마스크주 12개, 세정·방역주 4개 등 신종 코로나 테마주 32개 종목의 지난달 20일~이달 5일 평균 주가 등락률이 57.2%였다고 밝혔다. 이 기간 주가의 최저값 대비 최고값을 비교한 수치로 코스피(7.00%)와 코스닥지수(7.12%) 등락률의 8배가 넘는다. 김진홍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카페 등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됐다”며 “기업 가치와 관계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테마주를 산 투자자들의 경우 거품이 꺼졌을 때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이상 매매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조사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테마주를 반복적으로 대규모 고가 매수하는 행위, 과도한 허수 주문이나 초단기 매매로 시세 조종을 반복하는 행위, 온라인에 거짓 정보나 풍문을 유포해 주식 매수를 부추기는 행위가 주요 대상이다. 테마주 매수를 추천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하는 행위도 감시한다. 테마주 주가가 급등하면 ‘투자 주의→경고→위험’ 등으로 단계를 높여 시장 경보 종목으로 지정한다. 지난 5일까지 20여개 종목에 33회의 시장 경보 조치를 내렸다. 불건전한 주문을 반복한 투자자에게는 증권사가 주식 매매를 거부하는 ‘수탁거부’를 예고한다. 3개 종목에 5건의 수탁거부 예고 조치를 이미 실시했다. 당국은 투자자 보호가 필요할 경우 관계 기관과 함께 악성 루머 생성·유포자를 즉시 조사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허위 사실과 풍문을 유포하기만 해도 시장질서 교란 행위로 과징금을 부과받는다”며 “루머에 현혹되지 말고 테마주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국내연구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트라우마 원인 발견

    국내연구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트라우마 원인 발견

    왕년의 액션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한 영화 ‘람보’(1982)는 많은 사람들이 액션영화로 기억하고 있지만 내용은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외상후장애스트레스(PTSD)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주인공 람보가 군 전역 후 우연히 옛 전우를 찾았다가 경찰에 체포되면서 과거 포로수용소에서 받은 고통을 떠올리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처럼 PTSD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또 다시 극심한 공포감, 분노감 등에 시달리게 된다.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공포상황을 반복적으로 떠올리며 경험하게 되는 원인을 밝혀냈다. 한국뇌연구원 뇌발달질환 연구그룹 연구팀은 심각한 사고나 재해, 폭력 등을 경험한 사람들이 비슷한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트라우마를 느끼는 것은 대뇌 후두정피질의 작용 때문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 뇌’(Molecular Brain) 2월호에 실렸다. 엄청난 규모의 사고나 자연재해, 전쟁, 폭력 등을 경험한 사람은 오랜 시간 반복적인 고통을 느끼는 PTSD에 시달린다. 대구 지하철 화재, 세월호 참사, 동남아시아 쓰나미 같은 재난을 겪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사건발생 장소와 비슷한 환경을 접하기만 하더라도 트라우마가 재발해 만성적인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연구팀은 생쥐에게 특정 소리와 함께 전기충격을 가하는 청각공포기억을 심어준 뒤 새로운 환경에 같은 소리를 들려주고 반응을 살펴보는 실험을 실시했다. 일종의 파블로프의 개와 같은 조건화학습 기억실험을 한 것이다. 그 결과 공포기억이 재발하는데는 후두정피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후두정피질은 뇌 뒤쪽 정수리에 있는 두정엽의 일부로 공간적 추론, 의사결정 판단 같은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핵심부위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일반 생쥐는 새로운 장소에서도 똑같은 공포반응을 보였지만 약물이나 광유전학적 방법으로 빛을 이용해 후두정피질의 활성을 억제할 경우 새로운 환경에서 공포기억이 떠오르지 않아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는 것이 관찰됐다. 그렇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원래 공포기억이 심어진 장소에 갔을 때 트라우마가 재발하는 것은 억제하지는 못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PTSD나 공포증 환자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공포기억의 재발이었는데 이번 연구로 여기에 후두정피질이 관여하고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공포기억 재발을 막는 치료전략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복숭아와 김치 그리고 제사상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복숭아와 김치 그리고 제사상

    분주했던 설과 정월 대보름이 지나니 왠지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명절이 되면 가장 말도 많고 준비도 어려운 것이 차례 음식 준비이다. 차례 방식도 팔도 따라, 집안 따라 다르다. 하나 공통적인 것은 차례상에는 복숭아를 비롯해 마늘·후추·고춧가루·파와 같은 향신료와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은 올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일까. 복숭아는 여름 과일의 여왕이라 불린다. 색과 질감이 부드럽고 영양이 풍부해 여름철 보양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재배 역사도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복숭아는 고려 말과 조선 전기의 과일 중의 하나로 소개돼 있다. 하지만 복숭아나무는 귀신과 잡귀를 쫓는다고 믿었다.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복숭아나무가 백 가지 귀신을 물리친다고 해 선목이라 했다. 명나라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도 “옛날에 귀신의 우두머리가 복숭아나무로 맞아 죽은 뒤로, 귀신은 복숭아나무를 무서워한다”고 기록했다. 심지어 복숭아나무 가지, 뿌리, 열매, 복숭아나무로 만든 말뚝도 귀신을 물리친다고 했다. 왜 귀신은 복숭아나무를 무서워할까. 특히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가지는 가장 힘이 세다고 했다. 동은 해가 솟는 곳으로 반복적으로 해가 뜨고 지기 때문에 양기가 가장 강하다고 여겼다. 동쪽은 오행상 봄으로 만물을 소생시키는 원동력이다. 복사꽃은 붉은색으로 귀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불을 상징한다. 꽃은 이른 봄 찬 기운이 가시기 전에 일찍 꽃이 피고, 잎이 나기 전 꽃이 먼저 피는 양기의 꽃으로 음기를 구축하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벽사 기능 때문에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다 해 제사상에 올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공자는 ‘공자가어’에서 복숭아(桃ㆍ도)와 잉어(鯉ㆍ리)는 여근을 상징하기 때문에 제사에 쓰지 않는 것이라 했다. 복숭아를 외형상 여자의 여음과 가장 닮았다고 본 것이다. 복숭아씨를 도핵, 여음을 음핵이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설화 가운데 복숭아를 먹고 임신했다는 이야기에서는 복숭아가 새 생명을 의미한다. 남녀의 관계 운을 도화운이라 하고, 남녀의 치정을 도화안이라 한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특히 잉어는 두 마리를 포개 놓으면 여음과 매우 닮았다고 한다. 고려 때 이제현은 ‘익제난고’에서 복숭아나무 가지로 두들겨 패 나쁜 기운을 물리쳤다고 했다. 조선 전기 때 성현도 ‘용제총화’에서 복숭아나무 가지로 빗자루를 만들어 연말에 잡귀를 몰아내고 새해를 맞이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정신병자를 동도지로 때리면 낫는다는 속신이 생기기도 했다. 한편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 벽사 기능과 함께 장수를 상징한다. 중국에서 한나라 이후 복숭아는 귀신을 물리치거나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쓰였다. 복숭아 꽃밭은 무릉도원, 복숭아는 불로장생 과일이란 말도 천상세계와 하늘의 과일, 천도를 상징하는 것으로 모두 장수를 의미한다. 제수 음식 중 ‘치’자가 들어가는 것도 금기시했다. 김치는 고춧가루를 넣기 때문이다. 고추는 붉은색으로 양이며, 방위는 남쪽으로 양을 상징한다. 양은 음을 이기기 때문에 양의 색 붉은 고추는 음의 결정체로 이루어진 귀신과 부정을 물리치고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또 남방은 불을 상징한다. 적(赤) 자를 풀면 큰 불(大火)이 된다. 귀신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불이다. 그래서 붉은색도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여겼다. 또한 귀신도 사람과 성향이 비슷해 사람이 싫어하는 파, 마늘과 같은 냄새를 싫어할 것이라 믿었다. 생선 중 ‘치’자가 들어가는 갈치, 꽁치, 넙치 등을 제수로 쓰지 않는 것은 ‘치’자가 어리석다, 하찮다 등 부정적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이치, 저치, 양아치 등의 하대 호칭도 같은 맥락이다.
  • 탄핵 면죄부 받자마자 ‘보복 칼’ 꺼내든 트럼프

    탄핵 면죄부 받자마자 ‘보복 칼’ 꺼내든 트럼프

    트위터엔 연설문 찢은 펠로시 편집 영상탄핵에서 면죄부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에 들어갔다. 탄핵 정국에서 불리한 증언을 한 외교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파견 군인을 쫓아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 탄핵 조사와 청문회에서 ‘양심 증언’을 한 고든 선덜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 백악관 NSC에 파견된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과 그의 쌍둥이 형제 예브게니를 백악관에서 쫓아냈다. 원대 복귀된 빈드먼 중령은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 이뤄진 문제의 전화를 직접 배석해 들은 당국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하원 증언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부탁’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NSC 법률팀에 이러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핵심 증인 선덜랜드 대사는 본국 소환 통보를 받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탄핵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든 부자 수사 요구와 군사 원조 사이에 ‘대가성’ 관계가 성립된다고 증언했고 이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들 말고도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증언을 했다. 또 회고록 초안 유출로 곤혹스럽게 했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공공연하게 반기를 든 밋 롬니 유타주 상원의원, 탄핵 조사를 주도한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과 제럴드 내들러 법사위원장도 보복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는 ‘주적’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에 대해서도 ‘소심한’ 복수를 했다. 지난 4일 신년 국정연설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를 거부한 데 대해 연설문을 찢는 ‘시위’로 응수했던 펠로시의 모습을 5분가량 동영상으로 편집해 지난 7일 트위터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미국인 개개인의 사례들을 소개하는 장면마다 펠로시 의장의 ‘연설문 찢기’ 장면이 반복적으로 삽입돼 등장한다. 이 동영상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도 인기 영상으로 떠올랐다. 펠로시 의장 측은 “조작된 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 측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판깨스트]이재용 운명 쥔 ‘삼성 준법감시위’...재판부 선택은

    [판깨스트]이재용 운명 쥔 ‘삼성 준법감시위’...재판부 선택은

    전합, 집유 선고한 2심 파기에도판사 재량으로 집행유예 가능해재판장, 준법감시위 설치 요구에정치권·시민단체 ‘봐주기냐’ 비판정준영 판사, 회복적 사법 앞장서정경유착 고리 끊어낼 기회로 봤나‘작량감경.’ 지난해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국정농단 사건의 상고심에서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2심을 파기하자 이 부회장의 실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액은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50억원이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도움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건넸다는 대법원 판단도 이 부회장에게는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삼성은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형법 53조의 작량감경 규정 때문입니다. 법에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판사가)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작량은 곧 재량을 의미합니다. 이 부회장의 횡령액은 50억원이 넘기 때문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가중처벌 규정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해야 합니다. 그러나 판사가 작량감경을 하게 되면 하한인 ‘5년’의 절반에 해당하는 2년 6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되면 집행유예도 가능해집니다. 형법 62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기환송심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가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의 2심이 선고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됩니다. 작량감경과 집행유예 요건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은 ‘정상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는 때’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횡령 범죄 양형기준에는 집행유예 참작 사유가 언급돼 있습니다. 사실상 압력 등에 의한 소극적 범행 가담, 임무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 상당 부분 피해 회복이 된 경우, 실질적 손해의 규모가 상당히 작은 경우 등이 주요 참작 사유로 나옵니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범행을 적극 뇌물로 판단한 이상, 소극적 범행 가담은 해당이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판사의 재량은 넓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파기환송심의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가 “정상 참작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그만입니다. 최근 논란이 된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은 정 부장판사의 제안에 따라 준법감시위를 만들었습니다. 김지형 전 대법관, 봉욱(변호사)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초호화 군단을 꾸렸습니다. 유무죄 판단이 끝난 상황에서 실형과 집행유예의 갈림길에 놓인 이 부회장은 마지막 남은 기회라고 보고 준법감시위를 설치했을 것입니다.이를 두고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재판부에 대한 비판이 거셉니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노동·시민단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럴싸하게 포장됐지만 결국 ‘재벌총수 봐주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어떤 법적 권한과 책임도 없는 외부 기구가 이 부회장의 범죄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돼 형량을 고려하기 위한 방편이 돼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20일 경제개혁연대도 “재판부가 인용한 미국의 내부 통제시스템 구축 조항은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 고려사유가 되지 못한다”면서 “개인 범죄자가 아닌 주식회사 같은 법인의 처벌에 있어 고려되는 것”이라고 논평을 냈습니다. 이 사건은 이 부회장의 개인 범죄이기 때문에 법인에 초점을 맞춘 미국식 준법감시제도를 끌어들이지 말라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이 부회장 ‘횡령’ 피해자는 삼성인데... 이 부회장의 횡령 범죄는 사실 회사를 상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삼성이 ‘피해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인 삼성에 준법감시위를 설치했다고 해서 가해자인 이 부회장의 처벌을 감경해준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재판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열린 공판에서 정 부장판사는 “준법감시위가 제대로 운영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하겠다”며 삼성과 특검 측에 각 1명씩 위원을 추천해달라고 했지만 특검은 끝내 추천하지 않았습니다. 법원 내부에서조차 정 부장판사의 이 같은 시도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설민수(51·사법연수원 25기)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달 17일 법원 내부망에 “준법감시위가 아무리 화려한 면면이라도 실제 효과는 낮을 가능성이 크다”며 “준법감시위가 재판과 관련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으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이러한 비판을 의식했는지 정 부장판사는 오는 14일 예정된 이 부회장의 공판준비기일을 연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특검과 이 부회장 측에 준법감시위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준법감시제도가 양형 사유에 해당하는지와 해당하지 않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의견을 내달라는 것입니다. 정 부장판사 입장에서는 ‘이재용 봐주기’란 프레임으로 삼성 준법감시위를 바라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법원 내에서도 ‘회복적·치료적 사법’ 개념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판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처벌만 하는 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를 치유해 사회로 온전하게 복귀시켜야 한다는 정 부장판사의 철학은 판결에도 묻어납니다. 아내를 살해한 치매 중증환자에게 입원 치료를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하고 ‘병실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상습 음주운전자인 30대 남성 허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3개월 동안 허씨가 금주 명령을 내린 재판부의 결정을 잘 따르는지를 지켜본 뒤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당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 부장판사는 인천지법 부천지원장을 지낸 2013년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충분한 사과를 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형사화해 제도’를 국내 처음으로 추진했습니다. 그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교내 분쟁해결 일환으로 ‘또래조정’ 제도를 제안해 인천의 한 초등학교가 실제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설계도’만 보고 감형하면 강한 비판 직면할 수도 이 부회장 재판에서 뜬금없이 준법감시위를 제안하고 이를 감경 명분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비판은 정 부장판사 입장에서는 과도한 비판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 부장판사로서는 이 사건이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 부회장을 감옥에 보내고 난 뒤 삼성에 준법감시제도를 잘 갖추라고 한들 삼성이 제대로 실행할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선고 전에 강하게 밀어붙이는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절박한 이 부회장의 심정을 선한 의도로 이용하는 것이지요. 정 부장판사는 “준법감시제도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돼야 이 부회장의 양형 조건에 고려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반드시 고려한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단 준법감시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준법감시위에 명망가들을 앉히고, 촘촘한 운영 규정을 세운다고 한들 이는 ‘설계도’에 그칠 뿐입니다. 이 설계도대로 제대로 집이 지어지고,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지를 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법에 규정된 감사 제도와 충돌할 여지도 있습니다. 재판부가 만일 설계도만 보고 이 부회장의 형을 감경한다면 그때는 ‘재벌 봐주기’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삼성이 설치한 준법감시위는 재판부 요청에 따라 만들어진 피동적 조직이란 점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검찰=악’은 문재인 정권 통치기술로 임종석 수사서 반복될 것”

    “‘검찰=악’은 문재인 정권 통치기술로 임종석 수사서 반복될 것”

    동아일보가 7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을 인터넷으로 모두 공개했다. A4용지 71쪽 분량의 공소장을 전문 공개한 동아일보 측은 적법하게 입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상 공소장은 검사가 피고인의 죄명과 구체적인 범죄 사실 등을 기재하여 법원에 제출한 문서로 2005년 이후 공소장은 국회가 요구하면 법무부는 전문을 공개해 왔다며, 국민의 알 권리와 독자의 요청으로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공소장은 ‘선거에 있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처음으로 내세우며 “국가기관이나 공무원이 스스로를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세력과 동일시하거나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의 편에서 선거에 유리하거나 불리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4월 총선이 끝나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이미 13명이 기소됐고, 청와대의 여덟 직제가 모두 범행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이 ‘조국=선, 검찰=악’이라는 도식으로 검찰을 때리면서 그 효용과 위력을 봤기 때문에 임종석 전 실장에 대한 수사에서도 이러한 구도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자들이 조국 구하기에 목숨을 건 것은 그가 문재인 정권의 황태자였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보다 든든한 노후보장은 없었기에 광적으로 그를 비호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으로서 조국은 어차피 총선 끝나면 버려질 것이지만 조국은 버려져도 ‘조국 패러다임’은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종석 전 실장이 검찰조사를 받는다고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국 서울대 교수 때처럼 서초동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일 것 같지는 않지만 ‘자기들은 결백하며 이 모두가 권력화한 검찰의 음모’라는 프레임은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대통령 지지자들은) 재미를 봤다”며 “선거 끝나면 변화한 역학구도 위에서 다시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개입은 헌정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위법인 데다가 청와대가 주도했으며 통치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민감한 사안이란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온갖 매체를 동원해 수사하는 검찰을 비난하고, 여차하면 다중의 힘으로 재판부도 압박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이제 조국을 놔 주자’고 했지만 조국은 놔줘도 ‘(검찰을 비난하며 정당성을 세우는) 조국 패러다임’은 놔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그게 이 정권의 통치기술로 안착됐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쓰레기 대란 시대… 순환경제 플랫폼 구축이 해결 첫 단추

    쓰레기 대란 시대… 순환경제 플랫폼 구축이 해결 첫 단추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이 실행되고, 그해 정부에서는 자원순환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역설적이게도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쓰레기 대란이 발생했다. 20년간 누적된 쓰레기 관리 문제가 중국의 수입 금지를 계기로 폭발해 버린 것이다. 정부에서는 미래의 비전을 야심차게 발표했지만, 과거에 발목에 잡혀 수렁에 빠져 버렸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대기오염 배출시설 관리 강화, 플라스틱 남용으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문제 대두, 쓰레기 국제 간 이동에 대한 규제 강화 등 쓰레기 관리의 대내외 여건은 최악이다. 이 때문에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 개선의 강력한 동력도 얻고 있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을 차분하게 짜야 한다. ●쓰레기의 뉴패러다임-순환경제 쓰레기 문제는 자원 관리 문제와 쓰레기의 오염 관리 문제다. 자원순환을 통해 자원 고갈 문제에 대응하고, 친환경적인 처리를 통해 오염물질이 생태계에 유출되는 것을 통제하는 것이다. 쓰레기에 대한 위생 관리를 기반으로 자원이 반복적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순환경제 혹은 자원순환사회다. 인구증가 및 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자원 소비의 총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자원 가격과 상품 가격이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고, 특히 자원 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자원의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순환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2000년대 이후 크게 대두됐다. 산업계 스스로도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순환경제를 구축하려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원을 채굴해 생산 및 소비한 후 버리는 물질 흐름이 선형경제라면 자원을 반복적으로 이용해 경제계에 투입되는 천연자원의 양과 경제계 밖으로 버려지는 쓰레기의 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순환경제다. 현재도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작동 중에 있지만, 이는 자원을 몇 번 돌려서 이용하고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선형경제를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 총자원 소비량 중 재생자원의 기여율을 평가하면 순환경제라는 명칭을 붙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순환경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생산 및 유통, 폐기 후 재활용 단계의 전반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특히 생산 및 유통업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자원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공정 개선, 재고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소비자와의 쌍방향 소통, 재사용 및 재활용을 위한 제품 구조 및 재질 개선, 제품수명 연장을 위한 수리서비스 제공, 재생원료 구매 및 사용 확대 등 순환경제 시작과 끝에 생산자가 있다. 감량 및 재사용은 쓰레기 발생 억제로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재활용을 통한 재생원료 사용 확대가 중요하다. 이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자들이 생산 단계에서 재생원료의 사용 비율을 늘려 재생원료시장을 적극적으로 견인해야 한다. 생산 단계에서 적극적인 수요 창출을 유도하고 재활용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시설 및 기술 개선, 품질 향상 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순환경제 이행의 문제를 단순하게 환경적 문제로 간주하는 것은 구태의연하고 안이한 인식이다. 순환경제는 산업 재편의 문제다. 산업의 표준이 바뀌는 것이다. 재사용과 재활용에 적합하지 않는 제품,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 유해물질을 많이 사용한 제품은 국제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 선진국 시장으로 수출이 불가능할 수 있다. 자국에서 고품질의 재생원료를 낮은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한다면 원료 조달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국제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 특히 플라스틱 산업에서는 고품질의 플라스틱 재생원료 조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너도나도 앞다투어 제품 내 재생원료 사용 비율 목표를 제시하는 것을 단순히 선언적인 퍼포먼스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 재생원료 사용이 정착됐다고 판단되면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가 규제로 도입될 수 있다. 순환경제체계 전환은 재활용산업이 넝마산업 수준에서 첨단산업으로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 ●불법투기·불법매립, 땅속 바닷속 쓰레기 순환경제 이행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당면한 쓰레기 처리의 위기를 안정화해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쓰레기양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처리시설 증가는 상대적으로 정체됐다. 그 결과 쓰레기 처리시설 부족으로 처리 가격이 폭등하고 처리 속도가 지연됐다. 쓰레기 소각시설 가동률은 허용 용량을 초과해 무리하게 가동되고 있고, 산업폐기물 매립장은 포화상태로 남은 수명이 4년이 채 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배출되는 매립 쓰레기는 영남 지역 매립장으로 장거리 이동 후 매립되고 있다. 생활쓰레기 경우에도 쓰레기 발생량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수도권매립지가 2025년 이후에는 사용이 불투명해지면서 쓰레기 처리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쓰레기가 제때 처리시설로 가지 못해 발생원에 쌓이면 처리 가격도 증가한다. 이 틈새를 노리고 기승을 부리는 것이 쓰레기 불법 처리 문제다. 필리핀에 불법 수출된 쓰레기로 국제적 망신을 당했고, 전국 곳곳 수백 곳에 불법투기 쓰레기 산이 생겼다. 농촌 지역 산지 등을 임대한 후 투기하거나 부도난 건물 등을 임대한 후 버리고 가거나 심지어 바지선에 실어 바다에 투기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불법투기 수법이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구현되지 못한 진정한 창조경제가 쓰레기 불법 처리에서 마침내 구현됐다는 자조까지 나왔다. 앞으로 처리시설 부족을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불법 수법이 나올지 우려스럽다. 2019년 초 환경부 조사에서 전국에 120만톤의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연내 처리하도록 지시했지만 2019년 말까지 처리율은 60%에 불과했고, 환경부는 2020년 상반기까지 처리하는 것으로 연장했다. 그런데 그사이에 새로운 불법 투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쪽에서 치우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 쌓이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불법 매립이다. 불법투기는 감시를 강화하면 적발할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을 조기에 수립할 수 있지만 불법 매립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불법 매립 현장을 바로 적발하지 않으면 사후에 대처하기가 무척 어렵다. 긴 시간이 지난 뒤 지하수 오염 등이 나타나거나 개발 등으로 땅을 파헤칠 때가 돼서야 알 게 될 터인데, 그때가 돼서는 불법 처리자를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경 복구 비용도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불법투기와 불법매립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다. 불법 투기가 목격되는 건 불법 매립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무자료 쓰레기들 왜 이렇게 됐을까? 여러 문제가 누적되면서 폭발한 것이다.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쓰레기의 흐름, 즉 발생부터 처리 단계까지 신고되지 않고 무자료로 거래되는 양이 존재했기 때문에 정부에서 인식하는 쓰레기 문제와 현장의 쓰레기 처리 문제의 괴리가 발생했다. 인구 및 산업 밀도가 높기 때문에 쓰레기 처리시설 설치가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었지만 쓰레기 처리 인프라 확보에 대한 정책 실패도 있었다. 민간 처리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민간 투자가 다양하게 분산되지 않고 한쪽에 집중되면서 리스크가 커졌다. 즉 폐기물 고형연료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민간 투자가 여기에 집중된 반면 소각시설과 시멘트 소성로 등에 대한 투자는 위축됐다. 이 상황에서 대형 폐기물 고형연료 발전소 건설이 곳곳에서 좌초되면서 쓰레기 처리시설 수급 균형이 무너지게 된 것이다. 해결책으로 우선 처리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처리시설 용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과 시설용량을 확대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시설용량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 민간 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정보 공개, 주민 지원을 제도화해야 한다. 쓰레기 처리를 다른 지역에 의존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 지역 간 장거리 이동 쓰레기에 대해 배출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하고, 해당 부담금은 쓰레기 처리시설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가 자기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자기 지역에서 처리할 수 있는 대책을 적극 수립해야 한다. 수도권 지역이 시급하다. 수도권 지역은 처리시설 설치가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장기적으로 공공처리시설 설치 확대도 필요하지만, 정부 및 지자체와 민간 업체가 협력해 공공성과 환경성이 확보되는 쓰레기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게 현실적이다. ●산업계·지자체 순환경제 비전 공유해야 환경부는 2020년을 자원순환 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꼬이고 꼬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 강화, 포장재 재질 기준 강화 등 쓰레기 대란 사태 이후 추진된 환경부 정책은 지난 2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정책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쓰레기 문제는 다른 환경 문제에 비해 매우 복잡하다. 쓰레기 종류도 다양하고, 쓰레기 종류별 처리되는 시장도 다르다. 쓰레기 종류별·처리단계별 이해관계자도 다르다. 영세한 곳이 많기 때문에 쓰레기 처리 시장의 현황이 파악도 잘 되지 않는다. 쓰레기 발생 이전 생산과 유통 단계까지 확대하면 복잡성은 더욱 증가한다. 중국의 쓰레기 수입 금지, 플라스틱 규제 강화로 인해 대외 환경도 불확실하다. 쓰레기 관리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만의 의지와 대책만으로 쓰레기 문제에 대처할 수 없다. 따라서 순환경제 이행을 위해서는 개방적인 순환경제 플랫폼이 구축되고 활성화돼야 한다. 순환경제 플랫폼은 각 분야 산업과 지자체, 단체 등이 순환경제와 관련된 비전 및 활동계획을 수립해 공표하고, 상호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정부 주도의 경직된 포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주체의 다양한 의견과 실천이 플랫폼에서 공유돼야 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콘텐츠가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등 대기업들은 이미 생산 가치사슬 내 이해관계자들과 모여 공동의 대응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을 자율적으로 하다. 이것이 시너지를 내려면 분야의 의지를 플랫폼이라는 개방적 공간으로 유도해야 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홍수열 소장은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졸업한 뒤 자원순환사회연대에서 12년간 활동했다. 20년 동안 쓰레기 문제 및 자원순환 문제에 대해 현장과 이론을 결합한 해법을 연구하며 한국 사회의 ‘쓰레기 통역가’를 꿈꾸고 있다.
  • [이동구 칼럼] ‘진실’에 수식어가 필요한가

    [이동구 칼럼] ‘진실’에 수식어가 필요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와중에도 4월 총선을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창당과 통합 논의, 인재 영입과 출마선언 등이 줄을 잇고 있다. 공천을 위해 상대를 폄하하고 비방하는 구태들도 한결같다. 정치시즌 때마다 펼쳐지는 낯설지 않은 광경이 왠지 불안하다. 흔히 정치 수준을 민도(民度)에 비교한다. 유권자의 수준이 곧 정치 수준 아닌가.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낸 현 20대 국회를 구성해 준 유권자들은 지금쯤 실수를 인정하고 21대 국회는 어떤 인물로 채워야 할지 고민해야 마땅하다. 잘못된 것을 알았다면 바로잡는 게 상식이다. 21대 총선은 이 상식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냉철하게 판단하고 적합한 인물을 골라 일하는 국회, 성숙한 정치가 될 수 있도록 새판을 짜 주는 것이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일 것이다. 적어도 옳고 그름 정도는 판단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당리당략에 휘둘려 진실에 눈감고 책임을 전가하는 인물을 지역민의 대표로 뽑는 어리석음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지역과 주민을 부끄럽게 하는 행위일 뿐이다. 우리만큼 진짜, 원조 등을 내세우며 속임수 경쟁을 하는 사회는 보기 드물다. 닭한마리 칼국숫집이 모여 있는 서울 도심의 골목길에는 원조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집이 한두 곳이 아니다. 곰탕집, 냉면집 등 웬만큼 알려진 가게들 주변에도 원조라는 단어가 붙은 가게들이 한두 곳이 아니다. 어떤 곳은 ‘진짜 원조’라는 간판도 붙인다. 참기름도 모자라 순 참기름, 진짜 참기름이라고 표현한다. 소비자들은 무엇이 진짜이고, 어디가 원조인지 알기가 어렵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진실되지 못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러다가 진실이란 단어에도 참 진실, 진짜 진짜 진실, 원조 진실이란 수식어를 붙여야 하는 때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에게서 “부덕의 소치”라며 책임지는 모습이 사라졌다. 과거 정부에서 대통령뿐 아니라 총리, 장관들은 석연치 않은 의혹 사건에 휘말리더라도 먼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부터 했다. 설사 헛소문으로 인한 의혹일지라도 대부분 현직에서 물러난 상태로 사실관계를 따졌다. 그것이 정부나 국민을 대표하는 공직자,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염치로 간주됐다. 현 정부 들어서는 염치가 부족한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자주 눈에 띈다. 자칫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선거 개입과 여론조작 의혹 등에 관련된 현직 지사나 청와대 비서관들, 자녀의 대학입시 관련 서류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를 받는 전직 장관의 부인과 청와대 비서관 등 어느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다. 오히려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세력들에 의해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거나 상대 세력의 부당한 공격 때문이라는 논리로 반격한다. 물론 사실관계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의혹에 휩싸인 것만으로도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게 정치인, 고위 공직자 등 공인으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닐까. 더이상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조차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시정잡배와 다를 바 없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말이라고 우긴다는 말처럼 너무나 뻔한 거짓말도 반복적으로 우기면 진실처럼 보여질 수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確證偏向)의 경향이 뚜렷한 세태인지라 막무가내식 우기기에 진실이 가려지거나 혼돈될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더구나 정치 지도자들의 잦은 진실공방은 유권자들을 쉽게 혼돈에 빠뜨릴 수 있다. 현재까지의 총선 정국이 왠지 불안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은 총선 전에 각종 의혹사건에 대한 진실공방을 끝내고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판단은 빠를수록 좋다. 이런 점에서 선거개입 의혹으로 기소된 청와대 비서관들의 공소장 공개를 가로막은 법무부 장관의 행위는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방해한 것이나 다름없다. 진영 논리나 궤변으로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 링컨은 “누구도 거짓으로 성공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기억력이 좋을 수 없다”고 했다. 21대 국회도 20대와 마찬가지로 진영논리에 갇혀 거짓을 우기고 포장 잘하는 악바리들로 채워진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진실이 언제나 최선의 정책’이라는 말은 이번 총선에서도 진리여야 한다. yidonggu@seoul.co.kr
  • 불판이 아닌 현미경 속으로 들어간 민물장어

    불판이 아닌 현미경 속으로 들어간 민물장어

    흔히 장어라고 불리는 민물장어는 비타민A와 단백질이 풍부해 원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민물장어는 구이나 덮밥, 초밥 등 다양한 음식에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음식으로만 알고 있는 민물장어를 이용해 세포 구조를 더 정밀하고 오래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고려대 화학과, 서울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공동연구팀은 민물장어가 갖고 있는 형광단백질을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 구조를 8배 더 오래 관찰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법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은 형광 단백질을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장치로 이를 개발한 연구자들은 2014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제는 세포 속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빛을 비춰줘야 하는데 형광단백질이 반복적으로 빛에 노출될 경우 형광이 사라지는 광표백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2013년 일본 이화학연구소(리켄) 연구팀이 발견한 민물장어 속 형광단백질인 ‘우나지’에 주목했다. 일반적인 형광단백질은 단백질 내부의 아미노산을 이용해 발광하는데 우나지는 외부 대사물질인 빌리루빈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나지와 빌리루빈은 서로 떨어져 있으면 형광을 발광하지 못하지만 결합하면 밝은 녹색을 내는 형광물질이 된다.연구팀은 우나지-빌리루빈 결합체에 청색 빛을 쪼이면 광표백으로 형광이 꺼지고 다시 빌리루빈을 처리하면 형광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청색광으로 광표백이 되더라도 우나지 단백질 자체에 구조적 손상이 가지 않기 때문에 빌리루빈을 결합시키면 형광신호를 켤 수 있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진은 우나지-빌리루빈 결합체를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에 적용한 결과 세포 속 분자들의 위치를 나노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살아있는 세포에서 광표백에 제한받지 않고 기존 기술보다 8배 정도 오래 세포를 관찰할 수 있어 세포의 움직임을 초고해상도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심상희 IBS 연구위원(고려대 화학과 교수)은 “이번 기술은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으로 살아있는 세포의 동영상을 촬영하는데 걸림돌이었던 광표백의 한계를 극복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태국 “독감·HIV 치료 약물 섞은 치료법 발견”

    태국 “독감·HIV 치료 약물 섞은 치료법 발견”

    “모든 신종 코로나에 통하는 건 아냐”태국에서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효과적인 치료법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태국 보건부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인 중국 여성(71)이 독감 및 HIV(에이즈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혼합제로 치료받은 뒤 증상이 극적으로 호전됐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3일 전했다. 방콕 라차위티 병원의 폐 전문의 끄리앙삭 아티뽄와니치는 기자회견에서 이 중국 여성은 병원 입원 이후 열흘 동안 반복적으로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진이 이 혼합물을 투여한 뒤 48시간 만에 음성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티뽄와니치는 “환자가 전에는 탈진한 상태였는데 12시간 만에 침대에 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독감 치료에 쓰이는 오셀타미비어에다 HIV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인 리토나비르와 로피나비르를 혼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혼합 비율은 밝히지 않았다. 실제 중국 보건당국도 신종 코로나 확산 이후 환자들에게 리토나비르와 로피나비르를 투여하고 있다. 아티뽄와니치는 이번 투여 결과와 관련해 쭐랄롱꼰대학병원 및 보건부 의학국이 교차 검토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솜삭 악슬립 보건부 의학국장 역시 이번 발견을 국제 의학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치료법이 모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인다고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솜삭 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심각한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 이번에 발견된 치료법을 적용할 것”라고 말했다. 지난 2일 현재 태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19명으로, 일본의 20명에 이어 중국 외에는 두 번째로 많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속보] 임종석 실장 11시간 검찰 조사 끝 귀가 “새로운 내용 없어”

    [속보] 임종석 실장 11시간 검찰 조사 끝 귀가 “새로운 내용 없어”

    청와대의 2018년 6·13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11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임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임 전 실장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설명을 했다”며 “대체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었고 특별히 새로운 내용 없었다”고 밝혔다. 또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거나 이의제기를 했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답했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경선포기 대가로 자리를 제안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이 없기 때문에 잘 설명했다”고 했다. 다만 ‘검찰을 상대로 고발할 계획이 있느냐’,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수첩에 적힌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음 출석은 언제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4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현관 포토라인에 서서 “이번 사건은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 8개월이나 덮어뒀던 사건을 작년 11월 검찰총장 지시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갖고 기획됐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아무리 그 기획이 그럴듯해도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바꾸진 못할 것”이라며 “정말 제가 울산 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나. 입증 못하면 그땐 누군가는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또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저는 과거에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피해를 입었다”며 “무죄를 받기까지 3년 가까이 말하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검찰이 하는 업무는 그 특성상 한 사람의 인생 전부와 그 가족의 삶을 뿌리째 뒤흔드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검찰은 그 어떤 기관보다 더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남용함 없이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이번처럼 하고싶은 만큼 전방위 압수수색을 하고, 부르고 싶은 만큼 몇명이든 불러들여 사건을 구성하고 법조문 구석구석 들이대면 몇명이든 누구든 기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2월 말 당시 후보자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인 임동호 전 최고위원에게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함께 경선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전 수석은 임 전 최고위원에게 공기업 사장 등 공사 직을 제공하겠다며 출마 포기를 권유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전날 불구속 기소됐다. 임 전 실장은 또 송 시장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만나 송 시장 출마를 권유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시매쓰출판, 2월 16일까지 13기 서포터즈 모집

    시매쓰출판, 2월 16일까지 13기 서포터즈 모집

    초등수학 전문 출판 기업 시매쓰출판이 초등 학부모 서포터즈 13기를 2월 16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13기 서포터즈가 되면 시매쓰출판의 대표 교과 기본서 <개념이 쉬워지는 생각수학>, <유형이 편해지는 생각수학>과 기초 연산서 <빨강연산>, 사고력 연산서 <상위권연산 960> 총 4종을 학년과 자녀의 학습 성향에 맞춰 선택해 체험할 수 있다. 서포터즈는 2월부터 6월까지 약 4개월간 활동하게 되며, 시매쓰출판의 교재 체험과 후기 작성,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는 등의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서포터즈 혜택으로는 교재 체험, 오프라인 모임 참여 기회, 미션 별 우수 활동가 시상 등이 있다. <개념이 쉬워지는 생각수학>, <유형이 편해지는 생각수학>은 친숙한 소재를 활용해 아이들의 학습 동기를 자극하고, 개념을 암기하는 형태가 아닌 발문을 따라 개념을 습득하는 방식을 취해 자학자습이 가능한 교재이다. 또한 수학 교과에서 강조하는 5대 핵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맞춤형 문제들이 풍부하게 수록돼 있다. <빨강연산>은 기존의 기계적인 문제풀이와 달리 연산의 원리를 찾아 학습함으로써 반복적 계산 실수 증상을 확실히 개선할 수 있다. <상위권연산 960>은 기초 연산에서 나아가 연산 문제의 응용, 확산 과정을 통해 사고력을 단련하고 과제 해결식 문제를 통해 한 단계 높은 연산 실력을 완성할 수 있다. 초등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블로그 및 인스타그램을 활용할 줄 아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최종 선발된 서포터즈는 2월 17일에 개별 연락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시매쓰출판 공식 홈페이지 또는 카페 ‘수학이 좋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긴 인생길… 속도 줄이면 보이는 것들

    긴 인생길… 속도 줄이면 보이는 것들

    알록달록 굽은 길과 너른 땅이 펼쳐진 풍경 한켠에 생뚱맞게도 도로 반사경이 자리했다. 속도를 줄이라는 ‘SLOW’(슬로) 표시가 선명하다. 낯설고 이질적인데, 왠지 눈길이 자꾸 간다. 서울 삼청로 학고재에서 전시 중인 한국화가 김선두(62)의 ‘느린 풍경’ 연작들이다. 김선두는 바탕 작업 없이 색을 중첩해 우려내는 ‘장지화’로 잘 알려져 있다. 장지 위에 분채를 수십 차례 반복적으로 쌓아올려 깊은 색을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수묵채색화의 지평을 넓혔다. 이번 개인전은 현대회화로서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꾸준한 실험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얻은 통찰을 주제로 담아낸 1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느린 풍경’ 연작은 어느 비 오는 여름날 꽉 막힌 서울 시내 도로 차 안에 있다 불현듯 떠오른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차가 움직이지 못하니 평소 안 보이던 간판들이 보였다. 속도를 줄여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경험이 새롭게 다가왔다. 나도 한때 유명화가가 되겠다는 욕심에 앞만 보고 달리느라 바쁘게 살아왔지만 이게 ‘잘 사는 삶일까’ 회의가 들었다. 내 삶의 속도를 줄이면 인간미 있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반사경은 지나온 길을 비춰 주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혀 준다는 점에서 도로 위에서뿐 아니라 우리의 긴 인생길 굽이굽이에 세워 둬야 할 안전판인 셈이다. ‘별을 보여드립니다’ 연작은 현상 너머의 본질을 추구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드러난 작품이다. 붉고, 푸르고, 검은 배경에 낮별이 촘촘히 박힌 그림들은, 환경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이 사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새삼스럽게 일깨운다. 그런가 하면 양쪽으로 펼쳐서 말린 도미의 형태를 그린 ‘마른 도미’는 양극화 사회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작년에 해남 시장에 가서 본 마른 도미가 마치 괴물 같았다”는 그는 한쪽 눈은 붉은색, 다른 눈은 파란색으로 칠해 극단적인 대립을 형상화했다. 자신의 20대 시절을 회상하며 그린 자화상 ‘행-아름다운 시절’은 도도한 시간의 흐름 안에서 한낱 먼지와 같은 인생의 덧없음을 드러냈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김선두는 중앙대 한국화과와 동 대학원을 나와 현재 중앙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표지를 그렸고,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 오원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아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조국 수사팀’ 감찰하는 추미애 “최강욱 기소는 ‘날치기’” vs 대검 “적법”

    ‘조국 수사팀’ 감찰하는 추미애 “최강욱 기소는 ‘날치기’” vs 대검 “적법”

    추 “반드시 서울지검장 결재·승인 받아야”“윤석열, 검찰청법·위임전결규정 위반소지”“절차 위반 사건 기소 경위에 감찰 필요”최 “인사 무력화 시도…인사에 보복적 기소”“공수처에서 尹 범죄행위 낱낱이 드러날 것” 대검 “檢총장 권한·책무 근거, 기소 적법” 반박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최강욱(52)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검찰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아 23일 불구속기소 한 것과 관련해 “적법 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로 규정하면서 감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최 비서관은 자신의 기소를 지시한 윤 총장을 겨냥해 “검찰권을 남용한 쿠데타”라고 비난한 뒤 “관련자를 모두 고발해 직권남용이 어떤 경우 유죄로 판단되는지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은 “최 비서관의 기소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추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최 비서관에 대한 업무방해 사건의 기소 경과에 대한 사무보고를 받아 경위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처분은 지검장의 고유사무이고 소속 검사는 지검장의 위임을 받아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이 건과 같은 고위공무원에 대한 사건은 반드시 지검장의 결재·승인을 받아 처리해야 하는 것이고 이를 위반하면 검찰청법 및 위임전결규정 등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법무부는 “적법 절차의 위반 소지가 있는 업무방해 사건 기소 경위에 대해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따라 감찰의 시기, 주체, 방식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재하지 않자 송경호 3차장이 윤 총장 지시에 따라 이날 오전 법원에 공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대검찰청은 곧바로 입장을 내고 최 비서관의 기소 경위에 위법성이 있다는 법무부의 입장을 반박했다. 대검은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전체 검찰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가 적법하게 이뤄졌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대검은 검찰청법 제12조 제2항을 근거로 최 비서관 기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규정에는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가 검찰총장이기 때문에 윤 총장의 승인을 받은 공소 제기는 적법하다는 게 대검의 주장이다. 특히 검찰청법 제7조에는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른다’고 규정돼 있다는 점을 들어 대검은 윤 총장의 최 비서관 기소 지시에 불응한 이 지검장에게 오히려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 반면 최 비서관은 윤 총장을 고발하겠다며 강력 비판했다. 최 비서관의 변호인인 하주희 변호사는 이날 저녁 자신의 사무실에서 법원 출입 기자단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최 비서관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검찰 인사 검증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향후 출범할 고위공무원범죄수사처 등을 통해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비서관은 입장문에서 “검찰 내부의 특정 세력이 저나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대해 허위사실을 흘려가며 인사 검증을 무력화하거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반복해 왔다”고 말했다.이어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특정 세력이 보여 온 행태는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지휘계통을 형해화한 사적 농단의 과정”이라면서 “관련자를 모두 고발해 직권남용이 어떤 경우 유죄로 판단되는지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와 대검의 감찰 조사는 물론 향후 출범할 공수처의 수사를 통해 저들의 범죄행위가 낱낱이 드러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비서관은 “검찰 인사발표 30분 전에 관련 법규와 절차를 위배한 채 권한을 남용해 다급히 기소를 감행했다”면서 “막연히 자신들의 인사 불이익을 전제하고 보복적 기소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소 내용과 관련해서도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의 아들은 법무법인 청맥에서 인턴 활동을 했다”고 반박했다.다만 그는 “청맥은 변호사 4명으로 구성된 사실상의 합동사무소로, 정직원들조차 출근부를 따로 기재하지 않는다”면서 “대기업이나 대형 로펌처럼 향후 입사를 전제로 업무를 맡겨 평가하거나 기록하는 과정과는 완전히 다른 활동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의 아들이 한 일로 ‘재판 관련 서면작성 보조(문서 편집 등), 사건기록·상담기록 정리와 편철, 공증서류의 영문 교열 및 번역, 사무실 청소, 당사자 면담 시 메모, 재판 방청, 사건기록 열람’ 등을 최 비서관은 나열했다. ‘피의자 전환 여부’를 둔 최 비서관과 검찰의 신경전은 이날도 계속됐다. 최 비서관은 지난해 12월 9일과 16일, 올해 1월 3일 받은 출석요구서를 공개하며 일반적으로 ‘피의자’에게 보내는 출석요구서와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자신이 받은 출석요구서에는 입건된 피의자에 부여되는 ‘형제’ 번호가 아니라 입건되지 않은 사건에 붙이는 ‘수제’ 번호가 적혀 있고, ‘피의사건’ 이 아닌 ‘사건’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최 비서관은 출석요구서 내용 중에는 법규에서 금지된 ‘압박용’ 표현이 포함돼 있어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즉각 “검찰사건 사무규칙에 따라 ‘피의자’에게 적법한 출석 요구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규칙에 따르면 피의자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기 전에 그 혐의로 수사를 개시한다고 사건번호를 부여하는 ‘수사사건 수리’ 절차를 거쳐 피의자의 인적사항을 전산 입력해야 한다”면서 “또 수사사건의 피의자를 상대로 신문조서를 작성하거나 체포 등 강제수사가 이뤄졌을 때 입건 절차를 추가로 밟는다”고 설명했다. 최 비서관에 대해 수사사건 수리가 이뤄졌으므로 피의자 신분이 맞고, 수제번호가 아닌 형제번호는 신문이나 체포 등으로 입건 절차가 이뤄진 뒤에 부여한다는 설명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손주 덥석 안았다가 허리 삐끗…‘황혼 명절증후군’ 주의보

    손주 덥석 안았다가 허리 삐끗…‘황혼 명절증후군’ 주의보

    설 명절, 고향을 찾은 손주를 할머니가 반가운 마음에 품에 안아 올리다가 자칫 허리를 삐끗할 수 있다. 손주를 안아 올릴 때는 보통 아이 체중의 10배가 넘는 무게가 허리에 가해진다. 퇴행성 척추통증이나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어르신이라면 그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른바 ‘황혼 명절증후군’이다. 척추에 부담을 덜 주기 위해서는 아이를 안아 올릴 때 허리를 펴고 최대한 몸에 밀착시키는 게 낫다. 특히 허리디스크나 척추전방위증, 척추관협착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이는 되도록 업고 다니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목동힘찬병원 윤기성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23일 “노화로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진 어르신들은 통증이 생긴 뒤 회복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평소 요통이나 등 부분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경우에는 디스크나 척추 관절이 쇠약해진 상태로 반복적인 충격과 갑작스런 자세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절 음식을 장만하는 주부들은 손목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요리나 설거지 같은 주방일과 특히 걸레나 행주를 짤 때 손목을 비트는 동작은 손목 신경과 인대를 상하게 해 통증과 저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명절이 지나도 한동안 통증이 계속되거나 소염진통제를 먹고도 2주 이상 통증이 없어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는다. 손목 건강을 지키려면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거나 행주 대신 물티슈나 키친타월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1시간에 10분 정도는 손목을 쉬게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장거리 여행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면 가급적 1~2시간 마다 최소 5분 정도 비행기 통로를 산책하듯 걷고, 틈틈이 기지개를 켜며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이른바 ‘비행 척추 피로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온 가족이 만나는 명절, 손아래 친지에게 “라떼(나때)는 말이야”라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일만은 삼가는 게 좋다. 모처럼 즐거운 명절이 스트레스만 주고 받는 불편한 자리가 될 수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휴대전화 장기사용, 뇌종양 유발” 이탈리아서 세계 첫 판결

    “휴대전화 장기사용, 뇌종양 유발” 이탈리아서 세계 첫 판결

    이탈리아 법원이 휴대전화의 장기사용으로 뇌종양이 유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인정했다. 휴대전화와 뇌종양의 과학적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나온 판결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017년 이탈리아의 한 통신업체에 근무하던 로베르토 로미오(59)는 휴대전화 탓에 양성 뇌종양인 신경초종 진단을 받았다며 낸 산업재해 보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업무 특성상 15년 동안 하루 평균 4~5시간 휴대전화를 이용해왔으며,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신경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 오른쪽 귀의 청력을 잃었으며, 다른 신체 기능도 23% 가량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신청한 산업재해보상금을 둘러싸고 이탈리아 산재예방보상공단(INAIL)과 법정 분쟁을 이어왔다. 이에 현지 시간으로 14일, 토리노법원은 2017년 지방법원이 “휴대전화의 전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과 질병이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결한 내용에 동의한다고 밝혀 사실상 휴대전화 사용과 종양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한 세계 최초의 법적 사례가 됐다. 법원은 전문 의료인 두 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10년 넘게 하루 30분 이상 휴대전화를 이용할 경우 뇌종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며. 휴대전화의 무선 주파수를 포함하는 비이온화방사선이 뇌종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산재예방보상공단이 원고에 매달 500유로(약 64만 7000원)의 보상금을 사망시까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이 공개되자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거세게 펼쳐졌다. 이탈리아 고등건강연구소의 전 회장인 월터 리치아르디는 “토리노의 판사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이들은 독보적인 선례를 만들었으며,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휴대전화와 종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 및 대부분의 암 연구소는 비이온화방사선과 뇌종양의 위험 증가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의견을 고수해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비이온화방사선은 이온화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조직에 손상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해왔다. 이에 반해 2017년 스웨덴의 한 연구진은 지난 10년 동안 휴대전화 사용의 증가로 뇌종양의 위험률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 있고, 2016년 미국에서는 쥐 2000마리를 이용한 실험 결과 하루 9시간동안 비이온화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악성 신경초종 등 발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편 이탈리아 보건부장관은 영국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 위험을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WHO와 고등보건원의 연구에 동의하지만, 해당 판결을 내린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틱장애 과장’ 아임뚜렛, 화장+가발쓰고 유튜브 복귀?

    ‘틱장애 과장’ 아임뚜렛, 화장+가발쓰고 유튜브 복귀?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틱장애) 증상을 과장해 논란이 된 유튜버 ‘아임뚜렛’이 유튜브 채널을 ‘젠이뚜’로 바꿨다. 최근 유튜브 ‘아임뚜렛’의 채널명이 ‘젠이뚜’로 바뀌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개된 영상은 없다. 기존 ‘아임뚜렛’ 채널 운영 당시 공개됐던 영상 또한 사라졌다. 유튜브 채널아트와 프로필 사진 또한 바뀌었다. 바뀐 사진에는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쓰는 등 코스프레 차림을 한 ‘아임뚜렛’의 모습이 담겼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임뚜렛이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속 캐릭터 ‘젠이츠’를 코스프레 한 것 같다고 추측하고 있다. 채널명 ‘젠이뚜’ 역시 ‘젠이츠’에서 변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들은 ‘아임뚜렛’이 ‘젠이뚜’로 다시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한편, ‘아임뚜렛’은 지난해 12월 5일 본인을 투렛증후군 환자라고 밝히며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일명 틱장애로 불리는 투렛증후군은 갑작스럽고 반복적인 동작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나타나는 신경질환의 일종이다. 눈 깜빡임이나 얼굴 찡그림 등을 비롯해 욕설이나 괴성을 내뱉는 경우도 있다. 증세가 심하면 사회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라면 먹방, 미용실 가기, 서예 하기 등에 도전하며 장애를 극복하려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후 해당 채널은 한 달 만에 구독자 36만명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그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아임뚜렛은 10년 전에 틱장애 하나도 없었다. 친구들 이야기 들은 것으로 추측했을 때 틱장애가 생긴 게 안 믿긴다. 투렛인 척 하고 돈 벌려고 한 것 같다”고 댓글을 남겨 조작 의혹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아임뚜렛’은 6일 증상을 과장했다고 인정하고 유튜버 활동을 중단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자도 자도 피곤해… 6개월째 ‘파김치’ 방치했다간 큰코

    자도 자도 피곤해… 6개월째 ‘파김치’ 방치했다간 큰코

    틈날 때마다 쉬는데도 늘 피로감이 가시지 않는다. 충분히 잠을 자도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외출하고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파김치가 된다. 최근 들어 이런 현상을 겪고 있다면 일단 만성피로 증세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이른바 ‘버닝 아웃’ 현상으로, 그냥 ‘푹 쉬면 괜찮겠지’ 하고 무심히 넘겼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만성피로증후군 국내 10만~20만명 추산 의학계에서는 보통 한 달 이상 피로가 지속되면 피로감을 주는 특정 질환이 있는지 검진을 통해 확인해 보라고 권한다. 이후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로 정의한다. 특히 별다른 질환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극심한 만성피로에 시달린다면 ‘만성피로증후군’(CFS)으로 분류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피로를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여러 가지 징후를 통칭하는 말이다. 일상적인 피로와 달리 환자를 무능력하게 만드는 피로가 장기간 지속되고 두통이나 근육통, 수면장애, 집중력장애, 인두통 등의 증상들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아직까지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현재 80만명 이상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용어도 1988년 당시 미국 의학계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환자 추이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환자 규모를 대략 10만~2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로 현상으로 병원을 찾는 비율이 초진환자의 5% 정도이며, 초진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가운데 6번째로 흔한 증상이 피로 현상이라는 일부 보고도 있다. 해외 연구에서는 특히 여성이나 소수민족, 교육·직업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집단에서 유병률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4가지 이상 증상 반복 땐 전문의와 상담을 만성피로증후군을 진단하는 데는 통상 8가지 현상을 주목한다.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목이 아프고 따끔거리는 증세, 목이나 겨드랑이가 붓고 누르면 아픈 증세, 평소와 달리 새롭게 생긴 두통,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는 증세, 운동 후 예전과 다른 심한 피로감, 목이나 어깨 부분의 근육통, 잦은 팔다리 저림 현상 등이다. 의학계에서는 이 가운데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이덕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피로든 만성피로증후군이든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격심한 피로감으로 단 1시간도 일에 집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일상적인 가사 활동도 감당할 수 없게 되며, 류머티스 관절염 등의 질환을 동반하고, 통증이 심해 가만히 있어도 힘들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피로 증상을 심하게 느끼게 되면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이 의심될 때 의사는 필요하면 피 검사와 소변 검사, 호르몬 검사 등을 실시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다른 원인이 밝혀지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는 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현재 사용되는 치료 방법들이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을 완전히 회복시키기보다는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불편이 없을 정도로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말한다. 김선영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재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증상 개선에 비교적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연구 결과가 축적된 치료 방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 점진적인 유산소운동, 소량의 항우울제 치료 등이 있고, 통증이 심한 경우 소염진통제를 처방하기도 하지만 그 효과가 일정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운동 치료는 과거에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권장하지 않았지만 최근엔 신체 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쌓이고 있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흔히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는 운동을 포함한 일상적인 신체 활동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신체 활동을 지나치게 억제하면 체력 저하로 오히려 피로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유산소운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파트 주변을 한두 바퀴 뛰거나 속보로 걷는 것은 물론 TV를 보면서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검진 결과 대부분 양호… 생활습관 점검해야 운동 치료에서도 주의할 점은 있다. 주 5일씩 적어도 12주간 계속 운동을 하고 운동의 강도는 중등도로 제한한다. 하루 운동시간은 차츰 늘려 나가되 최대 3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환자들이 지나치게 운동량을 늘리면 오히려 피로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환식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 요법으로 증상이 좋아지면 과도한 신체활동으로 다시 만성피로 증상이 악화되고 재발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생활 습관이나 근무 환경을 점검할 필요도 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환자 본인은 피곤함을 느끼는데 검사 결과에서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결국 육체적·정신적으로 피곤하게 이어지는 일상의 근무 형태, 불규칙한 생활습관, 우울하거나 불안한 심리 상태, 지속적인 스트레스 등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만성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30~40대 직장인, 만성피로 벗어나려면… 최근에는 30~4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업무 성과 압박 등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업무 중간에 짧은 휴식이나 호흡법, 환기 등으로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업무 시간이 끝난 뒤 운동을 비롯해 개인적으로 규칙적인 취미활동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 특히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과도한 음주나 흡연, 과식 또는 야식을 하는 습관은 고칠 필요가 있다. 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이나 TV 시청,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도 잠자리에 들기 30분 전부터는 중단하는 게 깊은 수면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직장에서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리는 일상의 스트레스, 이미 정해진 근무 시간 등 주변 환경을 본인이 쉽사리 바꿀 수 없다면 적어도 본인이 노력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교정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만성피로를 풀고자 이른바 비타민제 등 각종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피로를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광고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이 많지만 어떤 식품이나 특정 성분도 과학적으로 그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일상적인 식습관에서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피로와 스트레스 관리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정부 여당의 항명 논쟁, 도가 지나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어제 “지난 검찰 인사과정에서 발생한 검찰 항명은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검찰 인사와 관련한 최근 상황에 대해 “인사 과정에서 검찰청법이 정한 법무부 장관의 의견 청취 요청을 검찰총장이 거부한 것은 공직자의 자세로서 유감스럽다”면서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잘 판단해 필요한 대응을 검토하고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검찰 총장이 본분을 망각한 채 사실상 항명한 것”이라며 “엄히 다스려야 할 중대한 공직 기강해이”라고 주장했다. 최근의 검찰 인사를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 갈등에 대한 정부여당의 시각은 ‘엄히 다스려야 할 일’로 수렴되었고, 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총리가 언급한 ‘필요한 대응’은 사실상 감찰 지시와 뒤이은 징계 조치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지검장급 이상 인사가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모르고 있거나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국민들은 이번에 이뤄진 검찰의 인사가 그간의 바람처럼, 정권으로부터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이뤄졌는 지에 대해 나름의 판단을 내리려 할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국민들은 현재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정권 실세들에 대한 수사와 이번 인사와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인지를 들여다보게 될 것인데, 하필 이번 인사에서 관련 수사 인력들이 거의 대부분 교체됐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차장 및 부장검사의 필수 보직기간을 1년으로 정한 검찰 인사규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검찰은 어제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을 압수수색했다.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선거공약 설계에 관여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에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이 수사가 검찰인사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 국민들로부터 수사를 못하도록 방해하기 위한 ‘수사팀 찍어내기’로 오해받을 수 있다. 재판 결과 권력형 비리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검찰은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고 마땅히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될 것이다. 이인영 더불어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개 회의석상에서 “(검찰은) 항명이 아니라 순명해야 한다. 그게 공무원 사명”라고 한 것은 국민의 시각에도, 대통령의 기준에서도 어긋나있다. 공무원은 정권의 명령이 아니라 국민의 명령에 순명해야 한다는 것이 현 정권이 강조해온 ‘촛불 정신’에 부합할 것이다.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에게 직접 지시한 것처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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