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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북한판 소녀시대/최광숙 논설위원

    지금 대중문화계는 가히 걸 그룹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티아라, 카라…. 아시아를 훌쩍 뛰어넘어 유럽까지 뒤흔드는 K팝의 열기를 선도하는 중심축이다. 우리 걸 그룹 역사를 되돌아보면 펄 시스터즈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한다. 배인순·배인숙 자매로 결성된 펄 시스터즈가 ‘커피 한잔’ ‘님아’ 등을 부를 때 가요계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고 한다. 미니스커트나 나팔바지를 입고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춤추는 그들은 분명히 달랐다. 과거 가수들이 오디오 시대를 걸어갔다면 그들은 대중들에게 눈까지 즐겁게 하는 비디오 시대를 열어 보인 것이다. 걸 그룹으로는 드물게 가수왕까지 등극하며 1960, 70년대 가요계를 평정했다. 배인순씨가 1976년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과 결혼하면서 그룹은 해체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초의 걸 그룹은 1930년대 일본 강점기 조선악극단에서 활동한 저고리 시스터라고 한다. ‘목포의 눈물’의 이난영, ‘오빠는 풍각쟁이야’의 박향림 등 당대 최고 여가수 4명이 팀으로 일본 공연도 했다. 하지만 음반까지 냈던 공식 걸 그룹은 김시스터즈다. 이난영씨가 딸과 조카를 훈련시켜 만든 그룹이다. 1959년 미국에 진출, 우리나라 가수로 최초로 빌 보드 차트 7위까지 오를 정도로 활약이 눈부셨다. 2009년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보다 무려 50년이나 빠른 셈이다. 펄 시스터즈 이후 바니걸스, 서울시스터즈, 희자매 등 바야흐로 걸 그룹의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1980년대 걸 그룹은 다소 침체기를 겪다가 1990년대 SES, 핑클 등 기획사의 철저한 기획으로 탄생한 현재의 걸 그룹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최근 인천 부평아트센터에서는 걸 그룹 80년 역사를 되돌아보는 전시회가 열릴 정도로 요즘 걸 그룹은 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북한 전문매체 뉴포커스는 최근 북한에도 소녀시대와 같은 미모의 여성 위문 공연단이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의 걸 그룹과는 다르지만 북한 군인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 구성됐다고 한다. 공연단은 일반 군인을 위한 공연단과 대외선전을 위한 특별 공연단으로 나뉜다. 특별공연단원들은 외모가 출중한 여성들로 화려한 복장과 화장으로 북한 군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한다. 역시 어떤 형태의 걸 그룹이든 시대와 체제를 초월해 대중들의 사랑을 받나 보다. 우리 소녀시대들이 북한 땅에서 공연을 한다면 주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자못 궁금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노타이 근무 OK… 지자체 ‘에너지 다이어트’

    노타이 근무 OK… 지자체 ‘에너지 다이어트’

    지방자치단체들이 ‘쿨 비즈룩’(복장 간소화)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2010년 정부가 여름철 냉방기준을 27도에서 28도로 올린 뒤 넥타이를 매지 않는 ‘노타이 운동’을 벌였지만 공무원사회의 동참이 저조하자 올해부터는 연중 편안한 복장으로 근무하도록 복무조례를 개정하는 지자체도 생겼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0일 하절기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을 확정하고 각 부처와 지자체에 넥타이를 매지 않는 간편 복장을 권장하도록 전달했다. 행안부 자체적으로는 장·차관실을 방문할 때 상의재킷을 입지 않도록 했다. 지자체들은 여기에 더해 여름으로 분류되는 5~9월뿐만 아니라 시기를 따지지 않고 연중 복장 간소화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11일 시청과 시 산하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절기에 진행하는 복장 간소화 제도를 연중 캠페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동작구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하루 간편 복장으로 근무하는 ‘프리 패션데이’ 제도를 1년 내내 운영하기로 했다. 경기 고양시의 경우, 연중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을 입도록 ‘지방공무원 복무조례’를 개정했다. 공식행사 참석 등 반드시 필요한 장소 외에는 넥타이를 아예 착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면바지나 남방, 노타이 정장을 입어 더운 날씨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유도하는 한편 편안한 복장으로 창의적인 사고를 갖도록 한다는 목적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8월까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를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해 민원 담당자를 제외한 나머지 공무원에게 반바지 및 샌들을 허용하기로 했다. 슈퍼 쿨비즈룩은 2004년 일본에서 처음 도입한 에너지 절약 운동이다. 이달 초 내부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은 “다리 털이 많은 공무원은 반바지를 입으면 보는 이나 본인 모두 부담스럽지 않나.”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범국민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 운동 차원에서 이를 적극 도입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다음 달 5일에는 한국패션협회와 공동으로 ‘쿨비즈 패션쇼’를 열고 박 시장이 직접 모델로 참여하기로 했다. 서울 성동구는 이달부터 9월까지 전 직원이 노타이 정장, 남방, 면바지 등을 입는 간편 복장 근무를 한다. 넥타이는 공식회의와 손님접대 등 의전상 필요할 때만 착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복장 간소화 분위기가 제대로 정착될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도 공문을 보내 샌들을 신고 반바지를 입는 슈퍼 쿨비즈룩 보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다수 자치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민원인들을 많이 만나는 업무특성상 샌들신고 반바지를 입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정현용기자·전국종합 junghy77@seoul.co.kr
  • [한전 ‘전기료 폭탄’ 예고… 떨고 있는 기업·시민들] 靑 ‘재킷 실종’

    [한전 ‘전기료 폭탄’ 예고… 떨고 있는 기업·시민들] 靑 ‘재킷 실종’

    21일부터 청와대 회의에서 재킷(정장 상의)이 사라졌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참모들이 재킷을 벗고 노타이 셔츠 차림으로 회의를 가졌다. 이처럼 청와대에 간편차림이 등장한 것은 지난주 행정안전부가 여름철 절전 대책 차원에서 각 부처에 ‘자율 복장’ 지침을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최고위급 회의인 국무회의도 자율 복장 지침에 따라 ‘드레스 코드’는 재킷을 입지 않는 간소한 차림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이 대통령도 흰색 긴팔 셔츠만 입고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과 어청수 경호처장은 반팔 셔츠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노타이 차림에 그쳤지만 전력 사정이 여의치 않은 올해에는 한발 더 나아가 노타이·노재킷 코드가 된 것이다. 박 대변인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청와대 회의에서도 재킷이 없어졌다.”면서 “오늘 아침 수석비서관회의 참석자들도 재킷을 입지 않았고 국무회의도 앞으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서울시는 올 여름철(6월 1일~9월 21일) 공무원 ‘쿨비즈’ 복장 지침을 만들어 반바지, 샌들 차림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괴물이 되어버린 금융/박정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괴물이 되어버린 금융/박정현 경제부장

    흡혈 오징어는 화석 속의 괴물이다. 1000~4000m의 깊은 바다에 살면서 물고기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징어의 50배 크기인 이 괴물 오징어는 고래도 먹어 치운다. 피냄새만 나면 귀신같이 나타나는 상어의 피까지 빨아먹는다. 작년 말 반(反)월가 시위가 한창일 때 미국의 한 시사잡지는 골드만삭스를 흡혈 오징어에 비유했다. ‘돈 냄새가 나는 것은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무자비하게 혈액 깔때기를 꽂아 넣는 인간의 탈을 쓴 거대한 흡혈 오징어’라고 잡지는 폄하했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모조리 먹어치우는 골드만삭스의 거침없는 탐욕을 비꼰 것이다. 미국 월가와 자본주의의 상징인 골드만삭스에 붙여진 흡혈 오징어라는 표현에 무척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을 방문하려다 ‘흡혈 오징어 시위’가 예정돼 있다는 소식에 없던 일로 해버렸다. 표현이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미국 시민들은 흡혈 오징어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본의 40%를 월가와 금융업계 종사자가 가져간다. 아무리 일해도 금융업계와의 연봉 차이는 커지기만 하고, 금융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월가에 대한 분노는 그래서 나온 것이다. 반월가 시위는 바로 금융업계 전체의 탐욕을 겨냥한 서민들의 항의의 몸짓이다. 나눔의 정신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운 월가에 보내는 각성의 메시지다. 금융이란 괴물에게 국경이란 무의미하다. 우리나라의 금융과 자본주의도 미국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국에서의 흡혈 오징어는 저축은행들이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오너들이 저지른 일들이 검찰 수사에서 양파껍질 벗겨지듯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그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날 때마다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저축은행 오너들이 저지른 행태는 탐욕의 경계를 넘어선 범죄행위에 속한다. 가짜 서울 법대생 행세와 200억원의 은행 돈을 빼내 밀항하려다 붙잡힌 저축은행 회장의 얘기는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스토리다. 파블로 피카소와 알베르토 자코메티 같은 세계적인 거장의 미술 작품을 사 모은 행태는 누구에게서 배웠는지 궁금하다. 저축은행 경영진의 영업활동 상당수는 정상적인 투자가 아닌 비정상적인 투기행위들이다. 저축은행 대주주의 행태를 보면 애초에 도덕성이란 게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일부 저축은행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보여준 행태는 도덕적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수준을 뛰어넘는다. 그들에게는 고객의 돈을 받아 서민을 위해 돈을 굴리고 빌려 준다는 개념 자체가 원래 없었는지 모른다. 한눈 팔지 않고 착실하게 서민과 중소기업 대출에 전념해온 정상적인 저축은행,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에만 충실한 저축은행 직원들은 복장 터질 노릇일 게다. 하지만 영업정지당한 저축은행들이 보여준 행태는 모럴 결핍증을 보여준다.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저축은행 기능과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저축은행들이 돈벌이 되는 부동산프로젝트에 몰두하는 사이 신용도가 낮은 서민을 위한 대출 기능은 크게 위축됐다고 평가한다. 저축은행들이 중상위 신용등급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에 집중하는 동안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저축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대부업체로 내몰리고 있다. 30%가 넘는 저신용자 대출금리는 대부업체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저축은행의 위기다. 신뢰와 윤리를 되찾지 않으면 위기는 되풀이된다. 실효성 없는 판박이 대책으로는 안 된다. 작년에 솔로몬·미래 저축은행 등에 적기시정조치 유예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줘 사회적 비용만 키운 금융당국은 더 이상 미덥지 않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미 하버드대 교수는 신간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에서 우리 사회가 시장과 윤리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 위에 서 있다고 했다. 윤리와 신뢰 회복 없이는 저축은행의 앞날은 없다. jhpark@seoul.co.kr
  • ‘너무 섹시해서’ 해고된 美여성 화제

    너무 섹시하다는 이유로 해고된 미국 여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뉴저지 출신의 로렌 오즈(29)가 평등고용추진위원회(EEOC)에 자신을 해고한 속옷 회사를 제소했다. 오즈는 지난 4월 말 미국 뉴욕주 맨해튼 지역의 속옷 회사인 네이티브 인티메이츠에 데이터 입력 임시직으로 취직했다. 정통 유대교도에 의해 세워진 이 회사의 직장 상사는 첫날부터 오즈에게 가슴이 눈에 띄는 도발적인 복장은 입지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그는 옷위에 스웨터를 걸쳐 입기로 동의했지만 결국 일주일도 안 돼 해고되고 말았다. 특히 마지막 근무일에 오즈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었지만 직장상사로부터 몸매를 덮을 커다란 목욕 가운이나 다른 옷을 사입도록 강요를 받았다. 이에 적당한 옷을 사입으러 나간 사이 전화로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오즈는 “유대교 남성들이 여성의 복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지만 종교적인 신념을 내게 강요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담당 변호인 글로리아 알레드 역시 “오즈가 성적 차별 뿐 아니라 종교적 차별도 받아 평등고용추진위원회에 제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제소당한 속옷 회사 관계자들은 어떠한 공식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미인대회 최초 참가한 트랜스젠더 ‘수상’ 실패

    트랜스젠더로는 최초로 미스 유니버스 캐나다 대회에 출전한 제나 텔레코바(23)가 최종 12인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으나 공식 수상은 실패했다. 텔레코바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열린 미스 유니버스 캐나다 대회 결선에 출전해 최종 5인에 주어지는 수상에는 실패했다. 트랜스젠더인 텔레코바의 미인대회 출전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4년전 성전환 수술을 한 텔레코바는 미스 밴쿠버 대회 결선에 진출했으나 ‘과거’가 밝혀지며 중도하차 당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고 결국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결정으로 텔레코바는 막판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181cm 키에 금발의 미모를 자랑하는 그녀는 이날 대회에 참가해 섹시한 비키니와 드레스 복장을 뽐냈으며 누구보다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체코 출신 아버지와 캐나다인 어머니 사이에서 아들로 태어난 텔레코바는 어릴때 부터 성정체성 혼란을 겪었으며 성전환 수술 후 육체적, 법적으로도 모두 여성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터넷뉴스팀   
  • ‘우이령길 함께 걸어요’ 강북구, 19일 6㎞ 걷기대회

    강북구는 19일 오전 9시부터 북한산 우이령 일원에서 강북구민 한마음 걷기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우이령 꼭대기까지 갔다 돌아오는 왕복 6㎞ 구간이다. 참가자들은 태권도, 체조 등 식전 시범공연을 관람하고 몸풀기 스트레칭을 거친 뒤 교통광장을 출발하게 된다. 우이령길은 강북구 우이동에서 경기 양주시를 잇는 6.8㎞ 비포장 흙길이다. 우이령 정상까지는 완만한 언덕길로 울창한 숲과 야생동식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여성이나 아이들도 1시간 30분 정도면 무리 없이 정상에 닿을 거리다. 이날 대회에는 별도의 참가 신청을 받지 않는다. 간편한 복장과 운동화를 착용하고, 행사 당일 우이동 교통광장 공영주차장으로 나오면 된다. 반환점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산상 음악회가 펼쳐진다. 울창한 숲속에서 들려 주는 가곡과 오카리나 연주, 시낭송, 밴드 연주는 우이령을 찾은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구는 참가자들에게 빵과 음료수, 생수를 지급할 예정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쿠바에 나타난 오사마 빈 라덴…”인형이네?”

    쿠바에 나타난 오사마 빈 라덴…”인형이네?”

    10일(현지시각) 쿠바에서 개막한 11회 예술전시회에 실물과 똑같은 오사마 빈 라덴의 인형이 전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작품은 실물 크기의 밀랍인형으로 작품은 ‘He(그)’라는 제목으로 전시되고 있다. 쿠바의 관영지 쿠바시를 인용해 보도한 중남미 언론은 “인형이 고도의 기술로 실물과 매우 흡사하게 제작돼 놀라움을 자아낸다,”고 평가했다. 길게 수염을 기른 빈 라덴 인형은 하얀 복장과 터빈을 두른 채 카펫 위에 조용히 누워있다. 두 손을 복부에 얹고 있는 인형은 마치 평안하게 사망한 뒤 묘에 들어가길 기다리는 모습이다. 2년마다 열리는 아바나 예술전시회는 대학, 박물관 등에 분산 개최된다. 화제의 빈 라덴 밀랍인형은 아바나의 예술대학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43개국에서 예술가 180명이 작품을 냈다. 빈 라덴 밀랍인형은 마놀로 카스트로와 알베르토 로렌테 등 쿠바 출신의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제작해 출품했다. 이들 작가들은 10회 전시회에 군복 차림의 피델 카스트로 밀랍인형을 출품, 화제에 오른 바 있다. 사진=누에보헤럴드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열린세상] 5월에는 탱고를/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열린세상] 5월에는 탱고를/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춤을 배우기 시작한 지 반년이 조금 더 지났다.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헬스장을 관두고 춤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예전에는 조깅이나 헬스를 즐겼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운동하는 습관이 사라져 갔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설을 쓴답시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허리라인도 무너지고 혈액순환도 원활하지 않았다. 어느 날 아파트 단지에 딸려 있는 상가건물에 탱고, 자이브, 왈츠를 가르쳐 준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학원은 수년 전부터 그곳에 있었다는데, 왜 그날에서야 눈에 띄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3개월 수강료를 지불했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헬스장에 가기는 어려운데,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고 생각하면 발길이 저절로 옮겨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춤을 배운 첫날부터 지금까지 필자가 맡은 역할은 남자였다. 퇴근시간대에 홍대 부근이다 보니 교습생은 대학생·근처 직장인·주부들이 대부분인데, 짝을 맞추다 보니 남자가 모자랐다. 필자가 남자 역을 맡게 된 것은 키가 크다는 이유였다. 남자는 여자를 리드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많은 편이다. 마음에 맞는 남자와 춤을 추지 않을 바에야, 목적이 운동이었던 만큼 불만은 별로 없다. 그동안 왈츠와 자이브를 배웠다. 여자들의 상대역을 해주니 여자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일석이조였다. 그런데 여자 파트너들을 안고 춤을 추다 보니 춤을 배우는 여자들의 애환을 나름으로 들을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유학생활을 한 탓에 남녀가 춤을 추는 문화에 익숙한 편이어서 필자로서는 별로 염두에 두지 않고 있던 부분이었다. 즉, 춤을 배운다고 하면 ‘불륜’ 등의 이상한 상상을 할까봐 조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네의 가까운 춤 학원을 두고 아는 사람이 없는 먼 곳까지 오기도 하고, 혹여 남편이 싫어해서 말리면 춤을 더 배울 수 없기 때문에 남편이 퇴근하기 전에 가야 한다며 먼저 나서는 여성도 있었다. 필자처럼 춤 배운다고 주변에 떠들고 다닌 여자는 별로 없었다. 학원에서는 1년에 한번 댄스파티를 개최하는데, 작년 12월에는 연말 댄스파티가 열렸다. 아침 시간대나 낮 시간대에 춤을 배우는 사람들까지 여러 부류가 모였다. 교수·방송인·작가·주부·대학생 외에도, 까치처럼 머리가 하얀 70대의 노인도 관절염을 안고 즐겁게 춤을 추었다. 아파트 길 건너편 작고 허름한 세탁소에서 스팀 다림질에 얼굴을 항상 박고 있던 여주인이 영화배우처럼 아름답게 머리를 틀어 올리고 파티복을 입고 나타났을 때는 구차해 보였던 일상이 영화장면처럼 아름답게 변했다. 그 연말 댄스파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쌍은 은퇴한 노교수 부부였다. 그들은 은퇴 후에 한 가장 훌륭한 선택이 춤이라고 했다. 삶이 즐거워졌으며, 건강도 좋아졌고, 부부관계도 갈수록 낭만적이라 했다. 수년간 단련된 노부부의 춤은 플로어 위에서 물 찬 제비처럼 매끄럽고 아름답고 돌아갔다. 노부인은 남편과 똑같이 양복차림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어 눈길을 더 끌었다. 그 복장으로 남편과 함께 춤을 출 때는 여자 역을 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남아 있는 여자들의 남자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 그녀는 남녀 역할을 다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학원장의 수석 제자도 필자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부부이다. 이 부부는 더 이상 교습생이 아니라 스승과 교대로 우리를 가르치는 강사가 되었다. 학원장은 종종 듣기 좋은 농담을 하곤 한다. “이미 늙어버린 것은 책임지지 못하지만 앞으로 더 늙지 않게 해줄 수는 있다.” 공감이 되는 말이다. 한 차례 땀을 흘리고 나면 하루의 피로가 소나기처럼 씻겨 나간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젊어지는 듯하다. 학원에서는 곧 탱고를 새로 시작한다. 한국은 춤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밴 문화가 아니다. 그래서 혼자 춤을 배우는 데 따르는 주변 시선이나 심리적 부담감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말인데, 남편과 아내들이여! 5월에는 부부의 날도 있는데 아시는가. 어린이날이다 어버이날이다 남들 챙길 생각만 하지 마시고, 서로를 더 가깝게 느끼고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 같이 춤을 배우면 어떨까. 부부들이여, 5월에는 춤바람이 나시라.
  • 남자교도소에서 여성복 입게 된 여장 재소자

    남자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이 여성복을 입고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자신의 주관적 성 정체성을 교도소 측이 인정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낸 재소자가 헌법재판소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고 코스타리카 언론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교도소의 차별에 맞서 판정승을 거둔 주인공은 22세 청년이다. 코스타리카 수도로부터 북서부로 약 20km 떨어진 레포르마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냈다. 교도소 안에서 여장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중학교를 다니지 못한 그는 교도소에서 못한 공부를 하려 했다. 생물학적으론 남자지만 스스로를 여자로 생각하는 그는 여성복을 입고 수업에 참석하려 했다. 부모가 준 다빗(남성형 이름)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쉐를린이라는 여성형 이름까지 스스로에게 지어준 그였다. 그러나 교도소 측은 시설 내에선 반드시 남성복을 입어야 한다며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고민하던 그는 2년 전 여장남자들에게 신분증 사진을 찍을 때 원하는 복장(남성 또는 여성의 외모) 차림을 허용한 선거법원의 판결을 기억해냈다. 법정투쟁을 벌이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그는 소송을 제기,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는 “교도소 안에서 차별이 너무 심하다.”면서 ‘교도관들이 재소자를 동물처럼 취급한다.”고 고발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교과부 ‘두발·복장 규제’ 학칙개정 지시

    교과부 ‘두발·복장 규제’ 학칙개정 지시

    교육과학기술부가 2일 개정·공포된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일선 학교에 학생 두발·복장·소지품 검사 등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학칙을 제·개정토록 지시했다. 학칙은 학생 생활지도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다. 그러나 서울·경기·광주교육청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와 시행령의 내용이 상충하는 데다 학칙 제·개정 때 교원·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합의까지 이끌어내도록 규정된 탓에 학칙 조율 과정에서 적잖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과부와 시·도 교육청의 힘겨루기 속에 학교들의 혼란만 가중된 꼴이다. 개정된 시행령은 학생의 두발·복장 등 용모와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소지 등에 대한 규정을 학칙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학생과 학부모·교원 등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를 통해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과부는 이달 중 학칙 제·개정과 관련된 법령과 절차, 의견 수렴 방법, 우수 사례 등을 담은 ‘학교 규칙 운영 매뉴얼’을 일선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특히 서울·광주·경기교육청에 별도의 공문을 보내 “학생인권조례의 일부 내용이 상위법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어긋나 효력을 잃었다.”면서 “시행령에 따라 학칙 제·개정을 안내하라.”고 밝혔다. 또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대해 “현재 대법원에서 조례 무효 확인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에 따른 학칙 개정 지시 처분’ 효력 역시 정지된 상태”라면서 “서울의 각 학교는 조례에 상관없이 학칙을 제·개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과부는 시행령에 따라 서울학생인권조례의 핵심 조항 가운데 하나인 ‘두발·복장 등 용모 규제 금지’가 기능을 못하게 된 만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선 학교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여전히 “학칙을 개정해도 학생인권조례 내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데다 학교 구성원 간의 입장 차도 크기 때문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뺨맞은 여교사 실신

    부산에서 여중생이 여교사를 폭행, 교사가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 부산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0시 50분쯤 부산 금정구 A중학교에서 박모(52) 교사가 복장이 불량한 이 학교 2학년 김모(14)양을 꾸짖다 폭행을 당했다. 당시 박 교사는 3학년 교실에서 수업을 마치고 3층 복도를 내려오던 중 얼굴에 화장을 하고 빨간색 티셔츠와 사복 치마를 입고 있던 김양을 발견했다. 박 교사는 김양의 불량한 복장 상태를 나무라며 “교무실로 가자.”며 손을 끌었고, 이 과정에서 김양이 손을 뿌리친 뒤 욕설을 하며 박 교사의 뺨 등을 여러 차례 때렸다. 갑작스레 폭행을 당한 박 교사는 실신했으며 현장을 목격한 남학생들에 의해 간호실로 옮겨져 안정을 취했다. 이어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부곡구조안전센터 대원들이 박 교사를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박 교사는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별다른 외상은 입지 않아 이날 정상 출근했다. 학교 측은 “김양이 이전에도 무단결석, 지각 등의 사유로 수차례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등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말했다. 한편 A중학교는 이날 선도위원회를 열어 김양에게 출석정지 10일의 징계를 내렸다. 출석정지 10일은 의무교육인 중학교에서 내릴수 있는 가장 높은 징계 수위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발렌타인챔피언십] 40계단 껑충 배상문 내친김에 우승까지

    첫날 강풍에 고전하던 우승 후보들이 비로소 우승 채비를 갖췄다. 27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골프장(파72·7302야드)에서 이어진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 2라운드. 지난대회 첫 출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미겔 앙헬 히메네스(48·스페인)가 보기 없이 버디로만 4타를 줄여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둘째날을 마쳤다. 순위도 전날 공동 18위에서 큰 폭으로 뛰어 공동 4위. 보기 없이 무려 7언더파를 쓸어담아 단독 선두로 나선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와는 3타 차. 패션모델 뺨치는 복장과 매너로 대회 전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린 이언 폴터(36·잉글랜드)는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뽑아내 5타를 줄였다. 합계 2언더파 142타를 적어내 48계단이나 올라 공동 10위에 포진했다. 특히 전날 강풍과의 싸움에서 망가졌다고 털어놨던 배상문(26·캘러웨이)은 4개홀 줄버디를 포함해 전반홀에서만 5타를 줄인 끝에 합계 1언더파 143타로 공동 18위로 40계단이나 대약진했다. 전날 40위권이던 양용은(40·KB국민은행)은 1타를 줄인 1오버파 145타로 4계단 오른 공동 37위로 넉넉하게 컷을 통과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北미사일 발사 최초 탐지 허광준 중사

    北미사일 발사 최초 탐지 허광준 중사

    “북한이 14일이나 15일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13일 새벽 6시 브리핑에서 14일 안개 때문에 오늘 발사될 가능성도 높다고 했죠. 그래서 동이 틀 때부터 진땀이 흐르는 등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북한이 지난 13일 발사한 은하 3호 로켓을 최초로 탐지한 세종대왕함 사격통제부사관 허광준(35) 중사는 25일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허 중사는 작전 성공의 핵심역할을 한 공로로 27일 1계급 특진과 더불어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상한다. 허 중사는 장거리로켓 포착 상황에 대해 “장비 점검 후 북한 동창리 발사장 지역을 레이더로 감시하던 중 오전 7시 39분쯤에 표적이 잡혔고 ‘목표물 접촉, 미사일 발사로 판단됨’이라고 최초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사일이 2분여 만에 서해상공에서 2개로 분리되고 폭발한 파편조각들이 해상으로 떨어지면서 레이더에서 사라진 뒤에야 임무를 완수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허 중사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발사 54초 만에 탐지했다. 이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군의 정보 자산만으로도 미사일 탐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허 중사는 “세종대왕함에서는 북한이 식사시간 등 오전 취약 시간대에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판단해 오전 7시 30분이던 아침식사 시간을 5시로 당길 정도로 치밀한 준비를 했다.”며 “승조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이뤄낸 성과”라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1997년 해군부사관 171기로 임관한 허 중사는 우리 해군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요원으로서 지난 2007년 7월부터 최첨단 이지스체계의 핵심인 스파이레이더(SPY1D)를 운용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해군 상사로 전역한 부친 허남석(64)씨와 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 근무 중인 동생 허영준(33) 중사 등 3부자가 해군부사관인 가족이기도 하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명성황후 시해 인물은 日순사 와타나베”

    “명성황후 시해 인물은 日순사 와타나베”

    명성황후가 최후를 맞는 모습은 역사의 기록이나 역사소설에서 각기 달랐다. 시해한 자도 명확하지 않고, 사망 장소도 왔다 갔다 한다. 1896년 2월 고종이 주러시아대사관으로 여장을 한 채 다급하게 피신해야 했을 만큼 1895년 10월 8일에 벌어진 명성황후시해사건은 독립국에서 있을 수 없었던 일이며, 또한 일본이 한국 식민지정책 및 명성황후 암살 책임 등의 본질을 은폐하고, 흥선대원군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등 희화하려고 한 탓이다. 국사 책에 명성황후의 살해자는 일본인 낭인으로 나온다. 이는 민간인들이 저지른 일로, 일본 정부와는 관련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24일 ‘미쩰의 시기-을미사변과 아관파천’(경인문화사 펴냄)에서 명성황후를 살해한 자가 “일본 영사관 순사 와타나베”라고 적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당시 주한러시아공사였던 베베르와 러시아인으로 당시 사건을 목격한 스위스계 러시아인 세르빈 사바찐이 15분 단위로 상황을 파악한 자료, 그 밖에 러시아가 가진 한국 자료를 꼼꼼히 정리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그동안 국내외 학계는 을미사변과 관련해 일본의 자료에만 의존했을 뿐, 가장 핵심자료인 러시아의 외교문서를 총체적으로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건 자체에 대한 완벽한 복원을 할 수 없었다.”면서 “당시 주한러시아공사 베베르가 1895년 10월 9일 러시아 외무대신 로바노프에게 보낸 을미사변에 관한 장문의 보고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외정책문서보관소에 보관 중인 이 보고서는 15장 분량의 본문, 현장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11개의 부록, 경복궁에 대한 상세한 1개의 지도 등으로 주한 외국공사의 보고서 중 가장 상세하게 을미사변을 기록했다. 세르빈 사바찐은 1880년 초 한국 해관의 관리 명단에 올라 있던 사람으로, 1894년 청일전쟁 이후 고종을 보호하는 외국인 대궐수비대로 근무했다. 을미사변이 일어나기 전날 중국인 친구가 “내일은 절대로 출근하지 마라.”고 귀띔했음에도 경복궁으로 출근해 시해장면까지 목도한 인물이다.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김 연구위원은 러시아에서 학위를 받으면서, 러시아쪽 사료를 통해 을미사변과 아관파천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당시 대한제국의 상황을 생생하게 복원했다. 현재까지 사료에 명성황후 시해장소 및 암살자는 제각각이다. 1896년 4월 ‘8월사변보고서’에 따르면 “그 자객(刺客)이 각방(各房)에 심멱(尋覔)하더니, 필경에 왕후폐하를 초심(稍㴱)한 방에 피하시려는 처(處)에서 심출(尋出)하여 도인(刀刃)으로 작하(斫下)였는데, 당상에는 피살(被殺)하신 줄은 정영(丁寧)치 못하였으나”라고 기록되었다. 1897년 11월 명성황후의 행록(行錄)을 살펴보면 “곤령전 합문(閤門, 곤령합 건물안 출입문)에서 묘시(卯時, 새벽 5~7시)에 세상을 떠났다.”라고 돼 있다. 주한미국공사대리 앨런 공사는 증언을 토대로 “한 일본인이 왕비를 내동댕이치고, 발로 가슴을 세 번이나 내리 짓밟고, 칼로 찔렀다.”고, 주한영국총영사 힐리어는 “왕비는 복도 아래로 달렸지만, 추적당해 쓰러졌다. 그녀의 암살자는 그녀의 가슴 위에 반복적으로 그의 칼로 그녀를 찔렀다.”고 기록했다. 베베르는 “왕비는 복도를 따라 도망쳤고, 그 뒤를 한 일본인이 쫓아가 그녀를 붙잡았습니다. 그는 왕비를 바닥으로 밀어 넘어뜨리고, 그녀의 가슴으로 뛰어들어, 발로 세 번 짓밟아, 찔러서 죽였다.”고 보고했다. 김 연구위원은 주한 외교관의 기록 중 ‘복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곤령합과 정시합에서 복도라고 불릴 만한 장소는 건청궁과 연결되는 ‘복도’가 유일하다. 따라서 일본 자객이 건청궁에 침입하자 정시합에 머물던 황후는 궁녀 복장으로 위장하고 곤령합 침실로 궁녀 3명과 숨어 있다가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건청궁 복도로 도망치다가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려면, 일본정부의 사과로 시작되는 과거사 청산이 필요하고, 사과의 첫 번째가 명성황후 시해사건이라고 판단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현대·기아차 “중국형 모델로 승부”

    현대·기아차 “중국형 모델로 승부”

    “중국인들은 대범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신형 중국형 아반떼 ‘랑둥’(朗動)의 외관을 국내 모델보다 더 웅장하게 바꾸고, 차체를 더 키운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현대차 부스에 보도진 등 북적 베이징모터쇼(오토차이나 2012)가 개막된 23일 중국 베이징 신국제전람센터. 현대차의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차 언론 콘퍼런스가 열리기 30분 전부터 1924㎡ 규모의 현대차 부스는 중국 현지와 세계 각국에서 몰린 500여명의 보도진으로 북적거렸다. 콘퍼런스가 시작되자마자 흑백 대비를 강조한 복장과 마스크를 쓴 비보이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부스 무대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춰 역동적인 브레이크 댄스 등을 선보였다. 이윽고 효과음과 함께 무대 뒤편에서 등장한 현대차의 야심작 랑둥이 소개됐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의 중국형 모델인 랑둥은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국내형 아반떼보다 길이는 40㎜, 높이는 10㎜ 정도 늘렸다. 독특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적용, 과감하면서도 부드러운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대형차 느낌을 주는 랑둥은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사이드&커튼 에어백,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 고급 사양도 갖췄다.”고 말했다. ●“3공장 생산능력 40만대로 늘릴 것” 현대차는 기존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XD), ‘위에둥’(국내명 아반떼 HD)과 함께 랑둥을 투입해 중국 준중형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효흠 베이징현대 총경리(사장)는 “엘란트라는 택시용, 위에둥은 가정용, 그리고 랑둥은 고급화 모델로 판매하는 등 아반떼의 중국 판매를 세분화할 것”이라면서 “현재 30만대 수준인 중국 3공장의 승용차 생산 능력을 내년까지 40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련되고 강인한 스타일에 세단처럼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춘 SUV ‘신형 싼타페’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기아차도 이날 베이징모터쇼에서 ‘그랜드 카니발’(현지명 그랜드 VQ-R)을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차종으로 내놓았다. 중국형 카니발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개발됐다. 오태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은 “쏘렌토 2.2 디젤 모델과 카렌스 가솔린 1.6모델을 중국 시장에 추가 투입하는 등 중국에서의 라인업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아차는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옌청시 중국 3공장에서 중국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형 전기차 생산계획도 발표 친환경과 첨단을 주제로 부스를 꾸민 토요타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윈둥솽칭’(雲動双擎)을 처음 공개했다. 부스 중앙에 5m 높이의 나무를 배치하고, 그 주변에 설치한 8개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의 환경 관련 봉사 활동 장면을 보여줬다. 무대 양쪽으로는 꽃과 각종 식물로 꾸민 ‘에코 파크’도 조성했다. 한국 토요타 관계자는 “전기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를 중국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귀띔했다. 베이징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목숨과 욕망, 그 덧없음을 속삭이다

    목숨과 욕망, 그 덧없음을 속삭이다

    엽기적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쭉쭉’한, 그러나 모델답게 ‘빵빵’하지는 않은 헐벗은 여인네들이다. 그런데 엑스레이로 찍은 듯 몸뚱어리 곳곳에다 해부학적 특성을 모두 다 드러내고 있다. 말이 고상해 해부학적 특성이지, 피부 아래 숨겨진 근육, 힘줄, 뼈대 같은 것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다. 징그러운 건 기본이고 투시도처럼 되다 보니 어느 부분에서는 약간 어색한 감도 있다. 알고 봤더니 패션계의 바이블로 통하는 잡지 보그(Vogue)를 찢어서 고스란히 썼다. 잡지를 장식하고 있는 멋진 모델들 위에다 볼펜 등을 이용해 드로잉을 올린 것이다. 미의 기준을 되묻는 작업이다. ●모델 몸 위에 새긴 죽음의 기호 5월 27일까지 서울 신림동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보그 모멘트’(Vogue Moment)전에 출품된 후미에 사사부치의 작품이다. 비슷한 톤의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지막에는 ‘죽음의 무도’(Totentanz) 도상들이 나타난다. 모델들의 해부학적 깊이를 드러내 보이는 게 아니라, 그 모델 옆에다 죽음의 이미지를 볼펜 등으로 그려넣는 것이다. 중세 시대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그 어느 누구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도상이다. 목숨을 수확해 가겠다는 듯 낫을 든 모습이 끔직해 보인다. 불멸성은 인간이 아닌 신의 속성이라는 재확인이다. 김행지 선임학예연구사는 “보그를 이용한다면 굉장히 팝적인 작품이 나올 것 같은데 이 작가의 경우 오히려 전통적인 드로잉에 충실한 작품을 선보여서 유럽에서 상당히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가”라고 소개했다. 그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는 도상들의 현대적 변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현목 작가는 사진작업 ‘속물화’(Still of Snob) 연작을 통해 17세기 네덜란드의 정물화를 현대적으로 바꿨다. 네덜란드 정물화는 세상의 귀하고 아리따운 그 모든 것이 덧없다(Vanitas)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는데, 정 작가는 그 정물화의 구도 속에 샤넬 백 같은 요즘 시대의 명품을 배치해 뒀다. 고급스러운 사진 질감 위에서 정물화의 구도를 보는 맛이 새롭다. 양문기 작가의 ‘고급 돌’(Luxury Stone)은 아예 돌덩이들을 가방 모양으로 깎아낸 뒤 그 위에다 명품 로고를 새겨 뒀다. 돌을 깎아낸 모양새가 제법 명품스럽긴 하지만, 하기야 따지고 보면 명품 값은 상표 값 아니던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난다. ●돌덩이로 깎은 명품가방, 비틀어진 탐욕 그럼에도 우리는 저마다의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살고 있지 않은가. 다 죽어가던 유럽의 소규모 공방들을 일본에 이어 한국과 중국이 다 먹여 살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지만, 그래도 일단 한번 써 보고나 싶지 않은가. 그래서 그런 욕망을 잘 즈려밟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약간의 위화감도 느끼지 않던가. 그래서 작가들의 비판적인 시선보다는 김지민 작가의 ‘바니타스홀릭’(Vanitas-holic)이 더 재미있다. 훈계조로 일러주기보다 슬쩍 비틀어 놔서다. 마치 일가족처럼 서 있는 인물 군상들인데, 이들 몸은 온통 하얗게 균질하게 칠해져 있는데다 복장이나 액세서리도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 그런데 얼굴에만은 뭔가가 잔뜩 모여 있는 형상이 붙어 있다. 뭔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남자의 얼굴에는 멋진 자동차가, 한 여자의 얼굴에는 화장품 로고가, 남자 아이 얼굴에는 닌텐도 게임기가, 개와 고양이 얼굴에는 맛난 먹을거리가 들어앉았다. 사진이나 상표 같은 것을 수백개씩 동그랗게 이어 붙여져 있다. 우리가 사는, 몽롱한 모습이다. (02)880-950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과테말라 토종 ‘바비인형’ 미국인에 인기 폭발

    중미 과테말라에서 토종 ‘바비인형’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수공예품 벼룩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바비인형’은 마텔의 오리지널 바비인형과 흡사한 얼굴이지만 인디언(중남미 토착민) 옷을 입고 있다. 과테말라 각 지방에 살고 있는 인디언부족의 울긋불긋한 고유 복장을 입고 있어 인형을 꾸준히 수집하면 인디언 과테말라 인형세계를 만들 수 있다. 인형은 특히 바비인형의 ‘본고장’인 미국의 관광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벼룩시장에서 토종 ‘바비인형’을 파는 상인 마이라는 “워낙 가격이 저렴해 오리지널 바비인형을 좋아하는 미국인 관광개들이 인형을 많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토종 ‘바비인형’은 180케살레스(약 2만7000원)에 팔리고있다. 현지 언론은 “토종 ‘바비인형’이 등장한 후 벼룩시장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 상인들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과테말라에는 23개 인디언 부족이 살고 있다. 전체인구 1430만 명 가운데 42%가 토착민 혈통으로 인디언 조상을 두고 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학칙에 ‘두발·복장’ 규정 명시 학생인권조례 사실상 무력화

    서울·광주시와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가 반토막났다. 학교규칙(학칙)에 학생의 두발·복장은 물론 휴대전화 사용 여부 등 학생 생활에 관한 세부 사항을 명시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1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기 때문이다. 시행령이 조례보다 상위법이어서 학칙으로 학생 생활규칙을 정하지 못하도록 한 서울·광주·경기의 학생인권조례 핵심 조항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이다. 해당 교육청들은 일선 학교에 학생인권조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시행령 개정에 따른 과도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도록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학교 현장의 혼란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학생인권조례와 교육법 시행령의 가치가 충돌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시행령은 제9조 ‘학칙 기재사항’에 두발·복장 등 용모, 교육목적상 필요한 학생의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사항을 학교별로 명시하도록 했다. 새로 기재되는 사항은 모두 학생인권조례에서 원천적으로 규제가 금지된 항목들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광주시와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와 각 학교가 정한 학칙이 충돌할 경우 상위법인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학칙이 우선 적용된다.”면서 “이와 관련, 교사 개인이 임의로 기준을 적용해 두발이나 복장을 지도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시행령은 또 학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을 학칙으로 정할 때는 학생, 학부모, 교원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도록 했다. 학칙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학생자치활동 지원을 전담할 ‘학생자치과’를 신설하기로 했으며 이달 중에 ‘학교규칙 및 학생생활협약 운영 매뉴얼’을 일선 학교에 배포하기로 했다. 이 밖에 법적 근거 없이 운영돼 온 위기학생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치유·상담프로그램인 ‘위(Wee) 프로젝트’의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교육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자치의 기본이념을 훼손하는 교과부의 꼼수”라면서 “학칙에 용모나 복장 관련 규정을 넣으라는 것이 꼭 제한하라는 의미는 아닌 만큼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인권조례의 취지를 살리도록 적극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별도의 법적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해 온 보수진영에서는 ‘인권조례 무력화’라며 크게 반겼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학교를 옥죄었던 인권조례가 무력화됐다.”면서 “일부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은 인권조례를 일선 학교에 강요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갓·두루마기 갖추고… “편지요” 하회마을에 뜬 ‘구한말 집배원’

    갓·두루마기 갖추고… “편지요” 하회마을에 뜬 ‘구한말 집배원’

    “원더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 갓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집배원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회마을을 방문한 외국관광객들은 마을을 지나는 옛 모습의 집배원을 붙잡아 세우고 사진을 함께 찍으며 웃음을 쏟아낸다. 15일 별정우체국중앙회에 따르면 주인공은 경북체신청 화회마을우체국 소속 집배원 김태원(오른쪽·53)씨. 김씨는 매주 수요일이면 양반 갓과 두루마기를 갖추고 고무신을 신은 채 마을 주민들에게 우편물을 배달한다. 우체국 차원에서 전통문화를 계승하자는 뜻에 따라 4명의 집배원 중 하회마을을 담당하는 김씨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색다른 복장의 김씨를 본 외국인들은 “멋있다.” “재미있다.”며 즐거워하고, 주민들은 웃으며 “수고한다.”는 격려와 함께 물 한 컵이라도 건네곤 한단다. 김씨는 “한복을 갖춰 입는 게 조금 불편해도 사람들이 좋아해서 일이 힘든 줄 모르고, 집배원 생활 31년 만에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조금 무거운 택배물을 배달하는 오전에는 정식 근무복을 입고 오토바이를 탄다. 오후에 한복으로 갈아입고, 느릿느릿 도보로 편지를 배달한다. 그는 화회마을에 사는 127가구, 240명의 주민에게 하루 평균 100여통의 우편물을 전한다. 김씨의 한복 차림은 1884년 구한말에 창설된 우정총국의 ‘체전부’(遞傳夫) 근무 복장이다. 다만 당시에는 흰 고무신이 아니라 짚신을 신었을 뿐이다. 이후 집배원의 복장은 검은 교복풍의 근무복 등을 거쳐 오늘날 기능성 편의복으로 바뀌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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