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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평화가 곧 석가모니의 설법”‘천일기도’ 끝낸 실상사 도법 스님

    “우리 생활의 모든 곳을 평화의 현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수행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기도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1년 2월16일부터 전북 남원 지리산 실상사에서 매일 4차례 5시간씩 기도와 정근을 해 12일자로 1000일 기도를 마치는 실상사 주지 도법(54) 스님.회향(回向)을 이틀 앞둔 지난 10일 실상사에서 만난 스님은 기도기간 내내 단 두 번밖에는 실상사를 벗어나지 않은 채 정진한 때문인지 몹시 수척했지만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민족 화해·평화로 이끌 수 있다면… “불교에서 회향은 단순히 한 의식의 마무리라는 의미를 넘어 부처님의 공덕을 일반 중생들에게 돌려 극락왕생에 이바지한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이제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불교의 수행을 앞날이 보이는 사실적인 삶의 방식으로 이끄는 대안을 찾아나갈 것입니다.” 도법 스님의 1000일 기도는 좌우대립과 이념의 갈등 속에 희생된 원혼들이 떠돌고 있는 지리산이라는 공간 속에서 민족의 화해와 생명의 가치를 찾아보자는 발원에서 시작된 것.힘의 논리가 아닌,자연과 생태가 갖고 있는 근원적인 미덕으로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빨치산과 토벌대에 속한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두 자식 중 어느 쪽을 내칠 수 있었겠습니까.바로 이 모성이야말로 힘과 공격,승리의 논리가 팽배한 세상을 공존과 화해,평화의 세계로 이끌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스님이 생태와 화해,평화라는 화두에 천착하게 된 것은 불운했던 가정사와 무관하지 않다.스님은 아버지가 제주4·3사태 때 희생된 유복자로 태어났다.어릴 적부터 친척과 주위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불교가 싫지 않았던 스님은 18세에 금산사로 출가했다.여러 절과 암자를 떠돌며 만행과 수행을 계속했던 스님은 조계종의 정통 수행법인 간화선에서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기보다는 생태와 평화의 실천적인 방식을 택했고 1990년 뜻을 같이하는 젊은 스님들과 함께 선우도량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금산사 부주지를 지낸 뒤 95년 실상사 주지 소임을 맡아 귀농학교를 시작,자연과 생태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이들과 함께 직접 유기농사를 지으며 수행해오고 있다. “기도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개인적으로 수행 차원에서 기도의 성과를 얻긴 했지만 이 기도가 우리사회와 불교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놓고 고민하던 중 한 지인으로부터 1만명만 결사의 자세로 뜻을 모은다면 위기상황에 빠진 한반도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지리산 평화결사’ 운동을 해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종교 초월 300여명 ‘지리산 평화결사' 참여 기도 중 이라크전쟁과 북핵 사태,그리고 이라크 파병 문제가 불거졌고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힘센 사람들에 의해 이끌려가는 한반도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절박감으로 시작한 것이 ‘지리산 평화결사’. 지금까지 종교를 초월한 300여명의 회원이 결사에 참여했고 오는 15일 공식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간다.회원들은 불교계보다 천주교 개신교 등 다른 종교 인사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곳 실상사에서 적지 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불교-실상사-도법으로 고정화된 고리를 이젠 폐기해야 합니다.평화,특히 생명의 평화는 불교에선 깨달음의 수행일 수 있지만 기독교에선 구원의 가치입니다. 우선 한반도의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뜻에서 지리산 평화결사 운동을 시작하지만 이 운동이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일상적으로 생명평화의 삶을 가꾸기 위한 보편적인 노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소신엔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 탁발수행에 더욱 정진할 터” ‘평화는 이해와 포용력에서 얻어진다.’고 거듭 강조한 스님은 지리산 평화결사 운동에서 탁발순례에 치중할 계획이다.“탁발은 무소유를 근간으로 하는 승려들이 살아가는 방식입니다.밥을 얻어 먹으면서 육신을 지탱하고 법과 진리를 빌려서 자기완성을 한다는 뜻이 있지요.대중들에게 무엇을 나누어준다는 것보다 무엇을 내놓게 하는 정신을 구하러 다니는 것이지요.” ‘극단의 방법은 죄악’이라는 스님은 최근 외곽순환도로와 고속전철과 맞물려 소용돌이치고 있는 환경파괴 논란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말한다.“언제까지 정부와 불교·시민단체의 무한대립이 계속돼야 합니까.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이제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정부가 앞으로의 정책에서 생태적 삶을 지킨다는 약속을 한다면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지난 98년 조계종 분규 때 총무원장 대행을 맡아 어느 한 쪽에 치우침 없는 소신으로 분규를 마무리짓고는 아무 말 없이 실상사로 돌아갔던 스님.두 번 연임해 8년간 지켜왔던 실상사 주지 임기를 한 달 남짓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 탁발에 나서겠다고 한다.‘삶이 곧 수행이고 깨달음’이라는 스님의 탁발수행을 통한 평화 설법이 어떤 메아리로 되돌아올지…. 글 사진 남원 김성호기자 kimus@
  • 이런 책 어때요 / 토마토 이야기

    다치바나 미노리 지음 / 김소운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16세기 아스텍 왕국에서는 토마토를 많이 재배했다.당시 사람들은 옥수수 가루로 만든 토르티아와 함께 토마토를 일상적으로 먹었다.그러나 토마토는 아스텍 왕국의 정복자 코르테스를 따라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우여곡절을 겪는다.마술적인 식물이자 불륜과 임신의 미약인 맨드레이크와 모양과 효능이 비슷한 것으로 낙인 찍혀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다.‘독초’취급을 받은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토마토가 익어갈수록 의사의 얼굴은 어두워진다.”는 서양 속담이 있을 만큼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토마토의 좌절과 영광의 역사를 담았다.1만2000원.
  • [열린세상]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여성

    그해 1997년에도 필자는 로마에 있었다.근무하던 대학교에서 안식년을 주어 로마에서 연구생활을 하던 중이었다.그해 8월31일과 9월5일 거의 일주일 상거로 레이디 다이애나와 마더 테레사가 세상을 떠났을 적에,인류는 신의 창조의 최후 걸작인 여인(女人)을 두고 그 가장 ‘아름다운’ 면모에 깊은 경탄을 느꼈다.그것은 숙녀(Lady Diana)와 어머니(Mother Theresa)라는 두 얼굴이었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동자와 눈부신 미소를 간직한 레이디 다이애나,영국 왕비라는 세계 정상의 영예를 포기하면서까지 왕세자 남편의 부정을 묵인하지 않고 이혼할 용기가 있었고,자유스럽게 사랑을 찾아나서는 결단을 보이던 여인이었다. 그 며칠 전까지도 윈저성과 승마 교사의 침실,백만장자 도디의 별장으로 그녀를 추적하면서 줄곧 늘씬한 허벅다리와 요트선상의 누드와 가장 비싸고 우아한 패션을 퍼뜨리던 영국 언론들이,그녀가 심야에 정부와 더불어 파리를 질주하다가 교통사고로 죽자마자 성녀(聖女)로 시성(諡聖)하고는 버킹엄궁과 세인트폴 교회,영국 왕실을세트로 한 세기적 매스컴 쇼를 연출했다. 이듬해 ‘한겨레 21’ 신년호에는 “97년 가을,20세기는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잃었다”는 제하의 인물평을 실었다.그런데 독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 글에서 기리던 여성은 영국의 전 왕세자비가 아니라 인도 콜카타의 빈민굴에서 세상을 떠난 마더 테레사였다.그해 이탈리아 언론 기관들이 합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해의 가장 위대한 여성으로 다이애나를 꼽은 이탈리아 국민은 25%였고 60%는 마더 테레사를 꼽았던 기억이 난다. 외모로 말하자면 다이애나의 허리에도 찰까 말까 한 작은 키에다 쭈글쭈글 주름투성이의 87세 할머니,그 팔에서 죽어가는 빈민들 때문에 옷자락에서는 늘 송장 냄새가 나던 수녀,그녀에게서 인류는 무엇을 보았기에 ‘20세기의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고 불렀을까? 인도 정부가 그녀에게 바친 국장(國葬)은 영국 지상최대의 쇼와는 달리 너무도 경건했다. 19일 필자가 한국대사로 파견돼 있는 바티칸의 대성당 광장에서 마더 테레사가 복자(福者)로 선언됐다.그녀에 대해서는 누가죽으면 5년 이내에는 그 인물에 대한 공공연한 평가를 아예 금지하는 가톨릭 교회법도 예외를 허락했고,2001년에는 그녀의 행적과 덕성을 샅샅이 조사한 3만 페이지 분량의 기록이 바티칸으로 제출됐다.추측건대 마더 테레사는 아마도 최단 기간에 성인의 품에 오른 인물이 될지도 모른다. 모두에게 버림받고 병들고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그녀의 연민은 종교적인 것이었다.피고름을 흘리며 죽어가는 부랑인들을 가슴에 안고 단말마의 식은땀을 훔쳐주면서 “하느님이 당신을 사랑하시고 당신을 찾고 계시고 당신을 보고 싶어 하신다고요.”하고 속삭여 주었고 눈을 감겨주었다. 1979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으면서도 “나는 자선사업에 성공하기를 바라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충실하고 싶다.”고 다짐하던 사람이었다.지난 16일 재위 25주년을 맞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표현을 빌리자면,마더 테레사의 이런 태도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라고 일컫는다. 마더 테레사가 우리나라에 두어 차례 다녀갔을 적에 텔레비전에 확대되던 주름투성이의 미소에 경외감을 품으면서도 막상 우리 동네에 양로원이나 장애인 시설이 오면 어린애들까지 앞장세우며 결사반대를 외치는 주부들의 모습이라든가,전세계인의 동정을 끌고 있는 북한의 기아 문제에 무관심 일변도를 넘어서서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나 남북화해 노력 자체를 성토하는 수구적인 종교인들의 집회는 우리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든다. 우리나라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든 내년의 국회의원 선거든 지역감정이라는 이기심과 특정한 사람들에 대한 까닭없는 증오심 대신에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이 투표의 기준이 된다면 우리도 마더 테레사 앞에서 얼마나 떳떳할까? 괴테의 혜안대로라면 “오로지 여성적인 것만이 우리를 구원한다.”는데 말이다. 성 염 주교황청 한국대사 서강대 교수
  • 국제 플러스 / 차베스 “콜럼버스의 날 없애야”

    |카라카스(베네수엘라) 연합|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2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상륙이 “인류 역사상 최대의 학살”을 촉발했다면서 중남미인들에게 ‘콜럼버스의 날’을 기념하지 말도록 촉구했다.지난해 ‘콜럼버스의 날’인 10월12일을 ‘원주민 저항의 날’로 바꾸는 대통령령을 발동한 차베스 대통령은 1년 만인 이날 다시 주례 TV 및 라디오 연설을 통해 콜럼버스 원정대가 미 대륙에 상륙한 후 150년 동안 에르난 코르테스와 프란시스코 피사로 등 “히틀러보다 더 나쁜” 외국 정복자들에 의한 원주민 대학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 [나의 건강보감]드라마 ‘올인’ 주인공 차민수

    고난을 헤쳐 꿈을 현실이 되게 한 그의 인생 역정은 ‘불꽃'처럼 치열했다. 오랜 시간 그와 얘기를 나눈 뒤, 그가 일군 꿈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일은 결코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그의 삶이 너무나 극적이고,다면체적이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같은 삶 … 사람의 향기 물씬 차민수(54·미국명 지미 차).그를 만나 먼저 “직업이 뭐냐.”고 물었다.대답은 “그냥 ‘올인의 차민수’라고 해주세요.”였다.얼마전 우리 사회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TV드라마 ‘올인’을 통해 세상 밖으로 이끌려 나온 까닭이겠지만,그도 특정 직업으로 자신의 삶을 간단하게 규정하지 못하는 게 틀림없었다.라스베이거스를 쥐락펴락한 프로갬블러인가 하면, 한국기원 소속 프로 바둑기사이기도 하고,한국의 벅시(미국의 라스베이거스를 만든 사람)를 꿈꾸는 사업가인가 하면,누구보다 정(情)에 가슴 아려하는 소시민이기도 하다.이렇게 다중적인 삶을 살지만 그에게서는 항상 ‘사람의 향기’가 풍긴다. 스스로 선택한 삶이지만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는 그의 말은 우리가잊고 있었던 한 시대,혹은 한 부류의 증언이었다.“돌이켜보면 한 사람이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많은 일을 했고,행운까지 따라 성공을 거두기도 했죠.사람들이 더러 제게 묻습니다.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게 진짜 당신의 모습이냐고요.사실,그건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그는 TV드라마라는 특성 때문에 자신의 모습이 이병헌과 지성,그리고 마피아 중간보스 등으로 나뉘었다고 부연했다.“그들을 한 묶음으로 보면 아쉬우나마 제 모습을 그리는 데 좀 도움이 될까요? 중요한 것은 아직도 제 삶이 진행중이라는 점입니다.한 일도 많지만,할 일도 많습니다.요새 암벽을 오르는 것도 이런 제 의지를 가다듬고 싶어섭니다.” 사실,최근들어 암벽등반을 즐기지만,그가 암벽등반보다 훨씬 오랜 세월 땀흘리며 공력을 쌓은 운동은 쿵후다.암울했던 60년대,“뭐든 남에게 뒤지지 말고 살라.”며 등을 떠민 어머니 덕분에 열두살때 처음 쿵후 도장을 찾았다.잠 많은 어린 나이에도 새벽부터 도장을 찾아 신들린 듯 구르고 뛰었다.“영등포에서 나고 자랐는데,전쟁 뒤라 세상 어수선했잖아요? 운동 한가지는 해야 바보 취급 안당하는 세상이었어요.도복이나 있었나요? 낡은 유도복이 고작이었는데,한겨울에도 그걸 입고 10∼15분만 뛰면 온 몸이 흠뻑 땀에 젖곤 했지요.” ●틈만 나면 암벽 올라 세상 바라봐 이렇게 시작한 쿵후가 공인 7단,76년 도미 때는 4단이었다.“미국에서도 쿵후는 계속했어요.드라마 ‘올인’을 보신 분은 아실거예요.주유소에서 멕시칸 갱들하고 한판 붙는 거 말예요.”이름도 모르는 나라 한국에서 건너간 그가 처음 몸을 의탁한 일자리는 대륙 서부 리버사이드란 도시의 주유소였다.그곳에서 멕시칸 갱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그만 일이 커졌다.“내 딴엔 의기양양해 있는데,나중에 30여명이 몰려와요.죽었구나 싶더라고요.붙어야지 어떡합니까? 체질적으로 꽁무니 빼는 건 질색이거든요.동전 전대를 풀어놓고 앞마당에서 맞장 뜰 준비를 했죠.”그에게는 운명의 순간이었고,동물적 감각으로 위기를 직감한 그는 미국으로 갈 때 쿵후 스승 송기천 목사가 선물한 쇠표창을 꺼내들었다.“내 명이여기까지라면 여기서 죽자.”고 마음을 다졌다.“사람이 극한 상황에 처하면 온 몸에 살기가 뻗칩니다.그때 제가 그랬어요.그들이 나 하나 살리고,죽이는게 문제겠어요? 그 순간,혼신의 힘을 다해 공중제비를 돌며 바로 뒤에 있던 느티나무 가지를 발로 차 뚝,부러뜨렸어요.그랬더니 걔들 표정이 달라져요.나중에야 이들이 유명한 리버사이드의 카사블랑카 갱단이라는 걸 알았어요.” 쿵후 실력을 드러내 보인 이 한 장면으로 그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스스로를 구명(救命)했으며,나중에 이들의 쿵후 스승이 된다.광대한 나라에 혈혈단신 몸을 던진 그에게 쿵후는 이렇듯 생존의 동아줄이었다.그래설까.그는 지금도 짬만 나면 쿵후로 심신을 추스르며 땀을 쏟는다. 그의 30년 미국 생활은 ‘월드클래스 갬블러’로 요약된다.84년 프로 도박사로 입문,세계 포커계의 성층권에 올랐다.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하룻밤새 6억원까지 따들이는 실력에 연간 최고수입 150만달러인 승률 90%의 도박사로 이해하면 된다.그러나 이것도 결코 흡족한 설명은 아니다. “유복자로태어나 자식애가 남다른 어머니 덕분에 쿵후를 비롯,수영,탁구,당수 등 운동이란 운동은 모두 다 배웠어요.피아노,기타 등도 배웠는데 특히 바이올린은 ‘먹고 살만한 실력’이 됩니다.용산고 시절,주변에서 음대 가라고 권했을 정도니까요.” 물론 골프도 하지만 즐기지는 않는다. “모름지기 운동은 땀,그것도 머리에서 땀을 내는 운동이라야 좋다고 여깁니다.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납 등 불순물이 잘 빠져나가기 때문이죠.5년 전쯤 시작한 암벽등반도 그런 점에서 아주 매력적입니다.” 그는 요새 틈만 나면 북한산 비봉이나 수문벽의 가파른 암벽에 어린 시절의 동무들과 함께 매달려 세상을 본다.“한창때 63㎏이던 체중이 지금은 85㎏으로 불어 암벽에 매달려선 숨조차 가누기 어렵지만,산정에 오르면 ‘이걸 정말 내가 올랐나.’하는 뿌듯한 성취감이 가슴을 치죠.인수봉도 곧 오를 겁니다.” ●프로바둑 4단… 89년 조치훈·오히라 등 연파 이렇듯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아온 그가 프로바둑 기사(4단)라는 사실,그것도 국수 조훈현 9단과 막역지우라는 사실을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서로 듣기 싫은 소리까지 할 만큼 가깝다.바둑은 6세때 이종사촌형인 지봉훈 목사에게서 처음 배워 대학 때인 73년 입단했다.89년 후지쓰배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그는 조치훈·야마시로·오히라 9단 등 일본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연파하고 4강전에서 당시 국내 전관왕의 조훈현 9단과 맞섰다.“마지막 계가때 16집 정도 이겼더라고요.그런데 아차,하는 순간 그 친구에게 거푸 끝내기를 당해 다잡은 승리를 놓쳤지요.그때 일본의 고바야시 9단 등이 ‘져주기로 작심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흥분하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는 “우리 대학생들이 일본보다 약해 걱정”이라며 사재를 들여 대학바둑대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의 이름에서 얼핏 ‘포커페이스’를 연상하기 쉽지만 그와 만나 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내내 동안(童顔)이었고 얼굴에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눈꼬리가 편하게 굽은,헤프지 않고 따뜻한 그런 웃음.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차민수의 쿵후 건강론그에게 미국은 ‘약속의 땅’이자 ‘생존의 시험장’이었다.약육강식의 정글,그래서 언제든 준비하지 않으면 여지없이 도태되고 마는 곳이었다. 어렵사리 차린 슈퍼마켓을 정리한 1600달러를 거머쥐고 험한 프로갬블러의 세계로 들어갔고,광기의 노력과 천부적 재능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 포커계의 신성이었다.76년에 도미한 그가 세계를 거머쥐는 데 채 10년이 안걸린 셈이다. 그러나 ‘언제든 진검 승부가 펼쳐지는 무협지의 강호’같다는 이국에서 스스로를 곧추세우기 위해 칼처럼 벼른 것이 어디 정신뿐이랴.지금도 그는 ‘건강이 자산’이라는 믿음을 갖고 산다. 험난한 서바이벌의 밀림을 헤쳐나온 그에게 쿵후(功夫)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오로지 쿵후만 하고 지낸 건 아니지만 40년이 넘게 익혀 공인 7단에 이른 그의 공력을 누군들 만만하게 여길 수 있을까.그에게는 멕시칸 갱과의 맞대결이라는,살아남기 힘든 상황을 이겨내게 해준 쿵후다. 중국 광둥성(廣東省)이나 푸젠성(福建省) 등지의 남파권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쿵후는 매우 실전적권법으로 최근에는 권법보다 건강법으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태극권 팔극권 팔괘장 형의권 당랑권 등이 다 쿵후의 일종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중국 매화문 18대 제자로 대구 상무형의관을 운영하는 김만범 관장은 “일상 운동으로서의 쿵후는 전신을 활용하는 유연화 운동으로 청소년의 성장 발육은 물론 중장년의 경우 몸을 유연하게 하는데 탁월한 운동”이라며 “쿵후의 기본인 유연체조와 단전호흡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체력과 정신력을 얻는 등 몸과 정신건강에 매우 유용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 책 / 그리스 문화 산책

    정혜신 지음 민음사 펴냄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했을 때 그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귀족들의 서가에 꽂힌 책과 예술품을 실어나른 일이었다.정복자인 로마인들은 그리스어를 배웠고 로마의 위대한 문학가들은 그리스 문학을 공부의 시작으로 삼았다.“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했지만 오히려 그리스가 미개한 정복자를 지배했다.”고 한 로마의 서정시인 호라티우스의 말은 그런 정황을 압축해 보여준다. 서구 사상사의 궤적은 좀 과장해 말하면 고대 그리스를 향한 충동의 역사다.철학자 니체는 그리스 세계를 아폴론적인 것(조형의 원리)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음악의 원리)의 이중성에서 찾았고,화이트헤드는 유럽의 철학전통을 ‘플라톤에 대한 각주달기’로 일축했으며,푸코와 들뢰즈 등은 그리스예술에서 미학의 이상적 원리를 찾았다. ‘그리스 문화 산책’(정혜신 지음,민음사 펴냄)은 디오니소스의 열정에서 사포의 사랑까지 인간의 존엄성과 영혼의 자유를 갈망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삶과 문학을 다룬다. 그리스 고전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그리스의 위대한 문화를 낳게 한 자양분은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사랑과 신념이라고 강조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자유를 향한 열망과 이것이 낳은 인간본성의 해방이야말로 그리스적 지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아이스퀼로스의 비극 ‘페르시아인들’의 한 장면은 그리스적 자유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다리우스 왕의 부인인 아토사가 그리스인들이 어떤 자들이기에 거대한 페르시아제국을 물리칠 수 있었는가 묻자 페르시아의 원로들은 이렇게 대답한다.“그들은 노예도 신하도 아닌 자유민입니다.” 저자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진실을 받아들이겠다며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선택한 오이디푸스의 자유의지,마음의 평정을 인간의 참자유라고 외친 에피쿠로스,교육을 통해 진리를 획득할 수 있다는 진보사상을 설파한 소피스트,사회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인간의 욕망을 대변한 디오니소스,감정의 균형을 통해 마음의 자유를 찾는 그리스비극 등도 모두 자유의 관점에서 설명한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 공무원시험 자격증이 합격 가른다

    7·9급 공무원 시험에서 합격자의 90% 가까이가 가산점을 취득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자격증 취득은 이제 필수로 굳어지고 있다.수험전문가들은 모든 직렬에 적용되는 정보처리기사·산업기사 등 정보·통신분야 자격증이 취득하기 쉽다고 조언한다. ●가산점 합격자 비율,5년 만에 두 배 본지가 28일 올해 9급 공무원시험 최종합격자 1883명의 가산점 취득현황을 분석한 결과,합격자의 78.6%가 자격증 취득가산점을 받았다.이는 지난 99년(38.3%)보다는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고,2000년 52.3%,2001년 63.3%,지난해 73.3%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해 합격자 가운데 중복자격증 취득자를 포함하면 자격증 가산점 1280명(68.0%),자격증 및 취업보호 가산점 200명(10.6%),취업보호 가산점 131명(7.0%)이다.특히 43개 세부직렬 가운데 기계·전기·화공·임업·토목·건축·전송기술·철도청행정(장애인)·정통부행정(제주) 등 10개 직렬에서는 가산점 미취득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험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는 상황에서가산점은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된다.”면서 “특히 취업보호 가산점과 달리 자격증 가산점 취득은 수험생 노력 여부에 전적으로 달렸다.”고 강조했다. ●가산점은 최고 8점까지 차이 9급 1차시험 응시자 7만 8252명 가운데 과락자(4만 5902명)를 제외하면 44.3%(1만 4316명)가 ‘합격 가능권’인 평균 70점 이상 득점자였다.이중 13.1%만 합격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즉 100점 만점에 0.5∼8점까지 주어지는 자격증 가산점 취득 여부에 따라 당락이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6급 이하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가산점을 주는 대상은 크게 취업보호·지원대상자와 자격증 소지자로 구분된다. 취업보호·지원대상자는 과목별 총점의 10점,자격증 취득자는 자격증의 종류와 지원직렬에 따라 0.5∼5점까지 가산점을 준다.자격증 가산점은 공통적용 가산점 자격증(0.5∼3점) 1개와 직렬별 가산점 자격증(3∼5점) 1개 등 두 개까지 인정된다.자격증 취득 여부에 따라 많게는 8점까지 차이가 나게 된다. 수험전문가는 “각 정부부처에서 자체적으로 선발하는 제한경쟁 방식의 특채는 응시자격을 해당분야 자격증 소지자 등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자격증 취득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통자격증 취득이 유리하다 가산점 반영 비율이 높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시간적·금전적 투자를 집중하기보다,자신이 지원하는 직렬의 특성을 고려해 자격증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험전문가는 “여유 시간을 이용해 손쉽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가산점 비율은 최고 3점으로 비교적 낮지만 자격제한이 심하지 않고,시험 등에 대한 부담이 적은 공통적용 가산점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수험전문가는 “정보처리기사·산업기사,사무자동화산업기사,워드프로세서 1·2·3급 등의 자격증 취득이 따기 쉽다.”면서 “하지만 기술직 응시자의 경우 전공분야 등을 살린 직렬별 가산점 자격증 취득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책 / 삐딱하고 재미있는 세계 탐험…

    진 프리츠 지음 / 앤서니 B.벤티 그림 이용인 옮김 / 푸른숲 펴냄 시중 대형서점에도 청소년 인문서 코너가 따로 없는 게 현실.여기도 저기도 끼지 못하는 어중간한 독자로 홀대받아온 중학생들을 겨냥한 튼실한 탐험서가 나왔다. 푸른숲에서 펴낸 ‘삐딱하고 재미있는 세계 탐험 이야기’(진 프리츠 지음,앤서니 B.벤티 그림,이용인 옮김)는 미지 세계로의 호기심이 왕성했던 15∼17세기 유럽의 탐험가 10인의 이야기를 담은 인문교양서다. 아프리카 항로를 개척한 포르투갈의 엔리케 왕자,아프리카의 남쪽 끝까지 다녀온 탐험대장 바르톨로뮤 디아스,서인도제도에 도착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아메리카가 신대륙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아메리고 베스푸치,세계 일주에 성공한 페르디난드 마젤란….교과서나 위인전 시리즈에서 접해온 인물들 외에,크게 알려지지 않은 유럽역사 속 탐험가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표류끝에 도착한 브라질을 처음으로 지도상에 표기한 페드루 알바레스 카브랄,캐나다의 동부 해안을 발견한 존 캐벗 등이 그들. 미지의 땅에 대해중세 유럽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역사와 교감하는 즐거움을 덤으로 안긴다.또 하나의 장점.탐험을 정복자들의 시각에서만 일방적으로 그리지 않고 피정복자쪽의 입장에서도 바라보는 균형잡힌 해석이 믿음직하다.원서의 흑백그림들을 컬러로 채색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8500원. 황수정기자 sjh@
  • 농민단체 “WTO거부 투쟁”/故 이경해씨 분향소 나흘째 추모발길

    멕시코 칸쿤에서 ‘수입 농산물 관세인하 협상’ 반대시위를 벌이다 자살한 이경해(李京海·56) 전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회장의 분향소에 사망 나흘째인 14일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또 이날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농산물 관세인하 확대방침이 발표되자 전국농민연대와 민중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협상 중단과 농업회생 대책마련 등을 촉구하며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11일부터 전국 97개 시·군에 분향소를 설치한 데 이어 이 전 회장의 유해가 도착하는 대로 범국민적인 장례식과 추모대회를 열고 협상거부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그러나 13일 오후 현지에 도착한 이씨의 유족은 WTO 협상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신을 인도하는 것은 고인의 뜻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씨는 WTO 제5차 각료회의 개막일인 지난 10일 낮 12시50분쯤 회의장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자신의 가슴을 찔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출혈과다로 숨졌다. 이와 관련,전국민중연대와 전국농민연대,WTO반대범국민연대 등은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회장의 죽음은 정부가 농업개방과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추진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정부당국이 농업시장개방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범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현지에서 세계농민장이 열리는 15일 긴급 상임집행위원회를 소집,유가족과 협의해 이 전 회장의 장례일정을 확정하고 이달 말쯤 범국민 추모대회를 가질 예정이다.전국민중연대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정부는 그동안 쌀을 뺀 식량자급률이 5% 수준밖에 되지 않고 농산물값 하락으로 고액의 부채에 시달리는 농업 현실을 무시한 채 이번 협상에서도 ‘최소 피해대책’만을 운운하며 무분별한 농업개방을 조장해왔다.”고 주장했다.이들은 다음달 초 범국민 농활추진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오는 11월에는 농업개방 저지를 위한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열기로 했다.이에 대해 경찰은 “사안이 민감하고 태풍 ‘매미’의 영향 등으로 올해 농민 시위가 어느때보다 거셀 것”이라면서 “불법 집단행동에 철저하게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 장수 출신인 이씨는 전주농고와 전 서울농업대(현 서울시립대)를 졸업했다.1980년대 초 농어민후계자로 지정돼 초대 전국협의회장을 지냈고 86년 한농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농민운동 경력을 기반으로 장수지역에서 1,2,3대 도의원에 당선됐으나 지난해 4·13 지방선거에서는 장수군수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지난 90년 제네바 UR협상 때도 현지에서 할복자살을 기도했었다. 구혜영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
  • 편집자에게/ “수능비중 높이는건 교육현실 무시”

    -‘서울대 정원 20% 지역균형 선발’ 기사(대한매일 9월9일자 1면)를 읽고 우리 나라는 지역에 따라 교육인프라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지방 학생이라도 수학능력평가에서 서울 등 대도시의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받게 된다.지역균형 선발 전형은 이런 교육 불평등 구조를 상당폭 해소할 수 있기에 이번 서울대의 2005학년도 입시안은 어느 정도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서울대는 동시에 정시에서 내신의 반영 비중은 줄이는 대신,수능의 비중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이는 수능으로 인해 왜곡된 우리의 교육 현실을 무시한 처사다. 지금의 수능은 학생들의 소양과 적성,잠재성과 창의성보다는 지식습득 정도를 평가하는 것에 치우쳐 있다.이 때문에 학생들은 입시 지옥과 같은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다.이 상태에서 수능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잘못된 정책이다. 서울대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이다.따라서 한국 교육의 발전까지도 항상 고려해야 한다.사교육의 확대를 막고 공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수능이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자격과 소양을 측정하는 정도로 그 역할이 제한돼야 한다.동시에 학생들의 소양과 잠재력,창의성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입시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완복 충남 천안 복자여고 교사
  • 영웅들의 위선·기만·배신…/…성공의 기술

    김후 지음 이마고 펴냄 로마제국의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인간이 갖춰야 할 미덕으로 신념,관용,용기,지혜,절제의 다섯가지를 들었다.그러나 역사상 위대한 통치자나 정복자들이 이룩한 성취는 단지 그들이 지닌 미덕 때문만은 아니었다.오히려 잔인성,비겁함,탐욕,위선과 거짓말,배신과 같은 악덕이 자신의 위업을 이루는 데 큰 구실을 한 경우도 많다.미덕에 반하는 가치가 과연 성공을 보장할까. ‘위대한 정복자들에게 배우는 성공의 기술’(김후 지음,이마고 펴냄)의 저자는 공식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정복자들의 악행에서 성공의 비법을 찾아낸다.저자는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종종 배신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칭기즈칸은 어렵던 시절 자신을 도왔던 자무카와 토오릴 완칸을 제거한 후에야 몽골을 통일할 수 있었다.유방이 항우를 이길 수 있었던 것도 배신과 위계,거짓과 기만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배신을 하더라도 뚜렷한 목표가 없으면 실패하기 마련.자신을 아들처럼 아껴준 카이사르를 암살하는 데 동참한 브루터스가 대표적인 예로,권력획득의 구상이 분명치 않았던 탓에 카이사르의 잔존세력에게 반격을 당해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한편 정복자 알렉산드로스와 카이사르는 사실 여러 번 패배했지만 교묘한 왜곡과 변명으로 패배의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전투 결과를 뒤집어 발표하는 것은 나치 독일의 홍보자료와 오늘날 미국 국방부의 발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인간을 다루고 세계를 정복하려면 사랑도 교묘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클레오파트라는 조국 이집트를 지키기 위해 로마의 최고 권력자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잇따라 연인으로 삼았고,러시아의 여제 예카테리나 2세는 출중한 능력을 지닌 인물들을 연인으로 삼아 절대 충성을 확보했다. 책은 정복자들의 악행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그들의 참모습을 직시하고 성공전략을 재해석,우리에게 플러스적인 요인이 될 만한 것들을 취하라고 권한다.그것이 바로 저자가 강조하는 ‘역설의 성공학’이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테레사수녀 시복식 전세계중계 ‘성인’ 직전단계… 10월 로마서

    |콜카타(인도) AFP 연합|오는 10월 로마에서 거행될 테레사 수녀의 시복(諡福)식은 수억명이 지켜보는 전세계적 TV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인도 콜카타에 위치한 가톨릭라디오TV영화협회(CARTC) 회장인 C M 바오로 신부는 24일(현지시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전하는 테레사 수녀의 시복식이 10월19일 오전 7시55분(한국시간 오후 4시55분)부터 10시30분까지 생중계되며 이를 ‘수억명’이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복이란 성인 품에 오르기 직전 단계로 해당 인물이 타계한 뒤 일어난 기적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복자(福者) 반열에 올리는 것이다.시복 이후 두 번째 기적이 일어나면 성인으로 인정,시성(諡聖)을 하게 된다.사상 최단기간에 시복 품위에 오른 ‘콜카타의 성녀’ 테레사 수녀의 시복은 1998년 복부 종양을 앓던 인도 벵골 여성 모니카 베스라(당시 30세)가 치료된 기적을 바티칸조사위원회가 인정한 후 승인됐다.10월 시복식 이후 알바니아 태생의 테레사 수녀는 ‘콜카타의 복자 테레사’로 공식 고지된다. 테레사 수녀는 반세기에 걸쳐 가난하고 병들어 죽어가는 이들을 돌보다 1997년 8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 100만원이상 정치후원금 기부자·액수 공개 의무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00만원 이상의 정치후원금을 낸 기부자와 액수 등을 공개토록 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18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현재 정치자금법 규정은 후원금 총액과 지출 내역만을 신고하도록 돼 있어 후원금의 구체적 수입 내역은 알 수 없다.선관위는 또 후원금의 입출금을 선관위에 신고한 단일 계좌로만 통일시켜 정치자금의 흐름을 투명화한다는 계획이다. 일정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통령 후보나 지도부를 경선으로 뽑을 때 선관위가 선거를 직접 관리하는 선거공영제 확대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그러나 경선불복자에 대한 총선 출마 금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선관위의 경선 관리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개진해 개정 전망을 밝게 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이런 책 어때요 / 세상을 움직인 악

    미란다 트위스 지음 / 한정석 옮김 이가서 펴냄 세계사에 돌출된 대표적인 악인들의 행적을 통해 권력의 남용을 경계한다.미치광이 황제 칼리굴라,‘동방의 폭풍’ 훈족 아틸라왕,스페인의 종교재판관 토르케마다,잉카제국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부헨발트의 마녀’ 알자 코흐 등 절대권력을 거머쥔 16명의 사악함을 다뤘다.신은 사랑과 용서를 표상하지만,역사는 신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잔혹함으로 가득하다.이반 대제는 살육의 축제가 끝나면 몇 주일 동안 제단 앞에서 스스로를 정화하는 의식을 거행했으며,‘피의 여왕’ 메리1세는 가톨릭교회의 이름으로 수백명의 신교도들을 불태워 죽였다.1만 9500원.
  • ‘보드게임’ 즐기는 사람들 / 나홀로 온라인게임 이젠 지겨워 얼굴 맞대고 한판 붙자

    70년대생이라면 초등학교때 즐기던 추억의 게임이 몇 개 있을 것이다. 착한 일을 하면 사다리를 타고 몇칸을 건너뛰고,나쁜 일을 하면 뱀을 따라 몇칸 추락하는 인생 역전극 ‘뱀 주사위 놀이’.마분지 위에 운동장을 그려 놓고 두꺼운 책받침을 오려 만든 손톱만한 공을 튀기며 즐겼던 ‘축구 게임판’.커다란 판 위에 그려진 세계 주요 도시들을 여행하며 별장도 만들고,호텔도 세우던 ‘부루마블’ 등등.친구 서너명이 집에 모여앉아 했던 즐거운 오프라인 게임들이다. 그러다가 어느새 컴퓨터 게임이 급속도로 퍼지더니 모두들 ‘온라인 게임 세대’가 됐다.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온라인 게임에 열광하던 사람들이 다시 삼삼오오 둘러앉아 머리를 쓰고,주사위를 굴리는 ‘보드게임’에 빠져들고 있다. ●‘판'위에 카드·주사위 이용 여러명이 즐겨 “온라인 게임은 너무 외롭잖아요.물론 상대방이 있긴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고.오프라인에서 보드게임을 하면 친구들을 더 자세히 알고,가까워질 수 있어 좋아요.” 보드게임 동호회 ‘쿠스코’(cafe.daum.net/cuzco)의 회장 김인애(22·여·회사원)씨가 풀어내는 보드게임의 매력이다.김씨는 지난 3월 보드게임 ‘세틀러스 오브 카탄(카탄의 정복자)’을 처음 해보고는 바로 다음날 친구들과 보드게임 동호회를 만들었다.단번에 보드게임에 빠져버린 것이다.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는 친구 박성희(22·여)씨도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도 있고,술 대신 음료를 마시며 게임을 하니까 건전하고….포커나 고스톱처럼 현찰을 주고받는 게 아니니까 친구들과 마음 상할 일도 없다.”며 “보드게임은 장점만 수두룩 하다.”고 거든다. ●보드게임 카페 대학가등에 80여곳 보드게임은 말 그대로 ‘판’ 위에서 카드나 주사위 등을 이용해 여러명이 즐기는 게임.블록을 쌓는 ‘젠가’같이 게임판이 없는 게임도 더러 있다.80년대 중반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부루마블’,게임 정리에서부터 마무리까지 한번 게임을 하는 데만도 3∼4시간이 걸리는 ‘액시스 앤 얼라이스’,온라인 게임 ‘대항해시대’를 보드게임으로 만든 ‘세레니시마’ 등 종류만도 전세계적으로 수십만종에 이른다.이 가운데 국내에 들어온 것은 300여개로 추산된다. 보드게임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올들어 인구가 급속도로 늘더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페 수도 불어났다.주로 대학가나 번화가에 밀집된 보드게임 카페는 서울에만 80여곳에 육박한다.게임 대부분이 독일에서 개발됐고,매뉴얼은 주로 영어로 돼 있다.한글로 된 게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나. 영어를 전공하고 싶다는 고 3 학생 박병준(18)군은 “보드게임에 빠지면 공부에 소홀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팝송으로 영어공부를 하듯 영어 매뉴얼을 읽으면서 독해력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에 강조를 거듭한다.“PC방은 공기가 탁하고,노래방은 술을 파는 경우도 있잖아요.하지만 보드게임 자체가 워낙 건전한 데다,카페에선 게임에 집중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웃음소리만 있기 때문에 엇나갈래야 엇나갈 수 없어요.”(병준) “사교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이나 대화가 절실한 분은 한번쯤 보드게임에 도전해 보세요.컴퓨터게임보다 대화를 할수 있는 기회도 많고,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쉽기 때문에 금세 빠져들걸요.”(박선영·22·여·유치원 교사) 동호회의 걸어다니는 ‘매뉴얼’로 꼽히는 장상현(23·대학생)씨는 “보드게임 디자이너 ‘라이너 크니지아(Reiner Knizia)’와 그가 만든 게임은 모두 좋아한다.”며 “배우기 쉽고 종류도 다양한 보드게임은 중독성 강한 컴퓨터게임에서 아이들을 흡수하면서 장기,바둑,체스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보드게임을 분야·내용·특징별로 술술 풀어내는 것이 보드게임 마니아답다. ●“영어공부도 되고…PC방보다 건전해요” 수익성을 보고 보드게임 카페를 열었다가 자신도 마니아가 된 할리갈리 경희대점 안성삼 사장은 “최근에 카페를 찾는 고객 중에는 경희대 학생 뿐만 아니라 경희의료원 의사,간호사들도 있다.”며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이나,스트레스에 지친 사람들 모두에게 딱 좋은 게임”이라고 권한다. 가족들,친구들과 보드게임 한판,어떨까.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이언탁기자 utl@ 종류도 많고,게임방법 다양한 보드게임 어떻게 즐길까. ●어떤 게 있을까 분야별로는 추리게임,경매게임,전략게임,워(전쟁)게임,카드게임 등으로 나눌 수 있다.추리게임은 말 그대로 범인을 잡거나(클루) 동료를 찾아내는(인코그니토) 등의 두뇌게임.자기편 정보요원들의 정체를 숨기고 정보를 많이 얻으면 승리하는 ‘탑 시크리트 스파이’도 있다.추리게임보다 더욱 어려운 것이 워게임이다.게임룰이 복잡한 데다 게임 규모도 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국가를 선택하고 전투기,함정,보병,탱크 등을 배치해 적을 섬멸하는 ‘액시스 앤 얼라이스’와 해상교역이 활발했던 15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해상권을 뺏는 ‘세레니시마’가 대표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보드게임 중 하나인 ‘세틀러스 오브 카탄’은 외딴섬 카탄에 정착하려는 이주민 집단을 선택해 길·마을·도시를 짓고 교역을 통해 부족한 자원을 확보하며 세력을 키워 섬을 정복하는 게임.‘어콰이어’는 주식을 사고 팔면서 회사를 M&A(인수합병)하는,일종의 경제게임에 속한다.‘라’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경매를 통해 건축물을 짓고,문명을 개발하고,나일강을 비옥하게 하는 경매게임이다. 같은 그림의 카드를 모으면 종을 치는 ‘할리갈리’나 숫자놀이인 ‘로보77’은 보드게임 입문자나 몸풀기용으로 그만이다.게임 가격은 1만5000∼10만원이다.절판된 ‘모던아트’의 경우 30만원까지도 한다고.보드게임 카페,인터넷 쇼핑몰,동호회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보드게임 카페는 최근에 급속도로 늘어나 경희대 앞에서만 석달만에 10여곳이 들어섰다.‘할리갈리’,‘쿠스코’,‘쥬만지’,‘플레이오프’ 등은 체인점으로 운영된다.작게는 100여개,많게는 300여개의 게임을 비치해 놓고 게이머들에게 제공한다.이용요금은 시간당 1500∼2000원,또는 기본 2시간 3000원에 추가로 시간당 1000∼1500원 정도이다. 최여경기자
  • 병역자원 관리 허점 투성이 / 감사원, 징병검사 규칙 개정 권고

    국적 회복자나 갑상선·위·장 절제수술 등을 받고 완치된 사람이 병역을 면제받거나 보충역에 편입되는 등 병역자원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2일 병무청에 대한 감사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적발,‘징병검사 규칙’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감사원은 “병무청이 징병검사에서 현역복무가 가능한 각종 질병 치유자와 국적 회복자,외관상 표시가 나지 않는 혼혈아 등에게 보충역 또는 제 2국민역(병역 면제)에 해당하는 판정을 하도록 하는 등 현행 징병검사 규칙이 병역의무 부담자간의 형평성을 잃은 만큼 이를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병무청은 24세 때인 지난 96년 10월 국적을 상실했다가 31세때인 지난 2월 국적을 회복한 A씨 등 6명을 제 2국민역으로 편입시켰다.또 지난 96년 국외영주권을 취득해 병역이 면제된 B씨가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증권사에 취업해 급여를 지급받고 있는데도 병역의무를 부과하지 않은 사례도 지적받았다.지난 92년 국외이주로 징병검사를 연기받은 C씨가 지난 2000년 5월 국내에 들어와 체류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가 회복한 사람의 경우 31세 이후부터 병역을 면제받도록 하던 것을 해외 거주자 및 영주권 신청자 등과 마찬가지로 ‘36세 이후 병역면제’ 규정을 적용토록 권고했다.특히 ▲경부 또는 결핵성 림프선염 ▲갑상선·위·장절제술 ▲인공항문 ▲간·췌장 수술 ▲정맥류 진단 ▲임파관계 질환 등 11개 항목의 질병 치유자의 경우 병역 의무에 지장이 없는데도 여전히 보충역 또는 제 2국민역에 편입시켜 온 것에 대해 판정기준을 상향시키는 방안을 강구토록 통보했다. 조현석기자
  • 경선 불복자 출마 제한 / 모든 선출직후보자 정치자금 모금 허용

    국회의원,지방의회 의원 등 모든 공직 후보자 및 출마 예상자,당내 경선자 등에게 정치자금 모금이 허용되는 방향으로 정치개혁 방안이 추진된다. 민주당 김원기·한나라당 이부영 의원 등 여야 의원 70여명과 학계,시민단체,법조계 인사 등이 참여한 ‘정치개혁추진 범국민협의회’는 13일 50여개 사항의 정치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정치자금법 등 관련 4개 법률에 대한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협의회는 정치신인과 당내 경선 후보자들이 합법적인 정치자금 조달창구가 없어 불법적인 방법으로 받아왔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모금 주체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시민단체의 낙선·낙천운동을 선거운동 기간에 관계없이 전면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아울러 특정정당의 특정지역 싹쓸이 폐해를 막기 위해 현재 273명인 의원 수를 300명으로 늘리되,비례대표 정수를 100명으로 하도록 선거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 선거는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현재 만20세인 선거연령을 민법상 성인기준인 19세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또 당 지도부 선출 등 당내 경선을 중앙선관위가 관리하는 방안을 도입하고 당내 경선 불복 금지 및 불복자 후보 등록 제한 규정 등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덴젤 워싱턴 감독데뷔작 앤트원 피셔 / 시련극복 ‘감동실화’ 무난히 연출

    ‘적당한 주제에 무난한 연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지성파 흑인배우 덴젤 워싱턴은 모험을 피했다. 덴젤 워싱턴이 감독 데뷔작으로 내놓은 ‘앤트원 피셔’(Antwone Fisher·30일 개봉)는 시나리오 작가 앤트원 피셔의 자전적 소설이 원작.‘유복자-고아원-입양-수양부모의 학대-시련 극복’이라는,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틀을 갖고 있다. 굴곡 많은 시련기를 넘어서는 휴먼 스토리는 늘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기에 영화 스토리로서는 안정적이다.여기에 ‘감독’ 덴젤 워싱턴은 자신만의 시선을 보여주지 않고 모나지 않게,담담한 연출에 주력한 느낌이다. 미국 해군 앤트원 피셔(데릭 루크) 하사는 세상을 보는 눈이 비뚤어졌는지 충돌이 잦다.몸싸움으로 몇차례 물의도 일으킨다.그러던 중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상사를 때려 강등당한 뒤 정신과 치료를 명령받아 군의관 데이븐포트(덴젤 워싱턴)를 찾아간다. 마음을 열지 않는 앤트원.그러나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데이븐포트의 진심에 감응하여,마침내 앤트원은 25년 동안 묻어둔 내면의 상처를 털어놓는다. 말싸움 하던 남자친구를 살해하고 감옥에 가서 아이를 낳은 여자의 아들,고아원 수용,수양 어머니의 학대….예민한 사춘기에 거리를 떠돌던 아픔이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치유받던 그는 동료 여군 셰를(조이 브라이언트)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깊이 곪은 상처로 다시 사고를 친다.잠재된 폭력성을 치유하기 위해선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데이븐포트의 권유로 생모와 친척을 찾아나선 뒤,그들을 만나 따뜻한 인간성을 회복한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이렇게 앤트원의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어두운 이야기를 풀어낸다.가족의 따스함을 강조하는 잘 짜여진 각본에 차분한 연기.하지만 영화는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로 단조롭다.다만 주인공 앤트원역인 데릭 루크의 연기력은 돋보인다.‘소니 픽처스’ 기념품가게의 직원 출신 신인급 연기자라는 이력이 무색하리만치 호연했다. 이종수기자
  • 영화채널 ‘칸 영화제’ 특집 잇따라 / 역대 수상작 ‘하나 그리고 둘’ ‘취화선’등 방영

    한국영화가 국제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어느덧 칸 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 계절’이 됐다.올해 제56회 영화제도 프랑스의 휴양도시 칸에서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한국영화는 올해 단편만 3편이 공식초청됐다.최근 몇년 사이 가장 부진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필름마켓에는 8개 한국배급사가 뛰어들어 흥행성을 무기로 수출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참가를 신청한 배급사는 시네마서비스,CJ필름,강제규 필름,e픽처스,미로비전,시네클릭 아시아.케이엠컬처,큐브 엔터테인먼트.‘선생 김봉두’와 ‘오세암’‘나비’‘와일드카드’‘살인의 추억’‘지구를 지켜라’‘동갑내기 과외하기’‘장화,홍련’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을 시사회를 통해 현지에 모일 바이어들에게 공개한다. 칸 영화제 분위기는 국내에서 오히려 뜨겁다.영화제 기간에 맞춰 영화채널들이 다양한 특집을 마련한다. OCN은 28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2시30분 이 영화제의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과 감독상 수상작을 모은 특집을 준비한다.14일은 2000년 감독상 수상작인 ‘하나 그리고 둘’,21일은 98년 황금종려상 수상작 ‘정복자 펠레’.빌 어거스트 감독,막스 폰 시도우 주연의 덴마크 영화로 소년의 눈에 비친 19세기 덴마크 이민 노동자들의 삶을 그렸다.28일은 97년 감독상을 받은 왕자웨이 감독의 ‘해피 투게더’.동성연애자의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최근 세상을 떠난 장궈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홈CGV는 13∼16일 새벽 1시15분 ‘칸느가 사랑한 감독들’을 준비한다.13일은 빔 벤더스 감독의 ‘밀리언달러호텔’,14일은 89년 감독상을 받은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집시의 시간’,15일은 91년 황금종려상·감독상·남우주연상을 휩쓴 코엔 형제의 ‘바톤 핑크’,16일은 80년 황금종려상을 거머 쥔 밥 포시 감독의 ‘올 댓 재즈’다. 한편 유료 영화채널 캐치온은 지난해 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사진) 등 5편을 묶어 27∼31일 밤 10시 안방을 찾는다.27일은 지난해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에 공개된 ‘텐 미니트 트럼펫’,28일은 2001년 감독상을 받은 데비이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29일은같은 해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피아니스트’,30일은 94년 감독상 수상작인 ‘나의 즐거운 일기’다.‘취화선’은 31일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씨줄날줄] ‘장군이’

    지난 2001년 9월 지리산 국립공원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장군이’가 잠시 인간의 품에 머물다 갔다.목에 끼워놓은 위치 추적용 전파발신기 교체를 위해 포획된 장군이는 상처가 발견된 목 대신 귀에 발신기를 달고,진찰 결과 다른 건강상태는 좋다는 판정을 받은 후 숲 속으로 되돌아 갔다. 두 살 배기 장군이는 환경부가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계획을 위해 방사했던 네 마리 반달가슴곰 중 한마리.장군이는 지금까지 살아 남은 또다른 반달곰 ‘반돌이’와 함께 사육장을 떠나 피나는 야생적응 투쟁을 벌이고 있다.지금까지 장군이의 성적표는 ‘양호’.그러나 멀리서 이들을 지켜줘야 할 인간의 성적표는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방사된 곰 중 주검으로 발견된 ‘반순이’가 밀렵꾼의 제물이 됐을 것이란 얘기는 이미 알려진 대로다.그러나 장군이도 인간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반달곰관리팀에 따르면 반돌이는 12월말부터 3월중순까지 석 달 동안 겨울잠을 푹 잔 데 비해 장군이는 40여일 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잠자리를 세번이나 바꿔야 했기 때문인데 공단측은 그 이유를 한번은 등산객들의 야호 고함소리,또 한번은 고로쇠 채취꾼들의 드릴 소리 때문으로 보고 있다.장군이는 반돌이보다 사람의 품에서 자란 기간이 좀더 길어 야생 적응력이 떨어지는 편인데 이처럼 가까운 데서 들리는 소음들은 장군이를 더욱더 불안케 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지난해 가을 단풍철에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등산객들의 야호 소리에 장군이가 관리구역을 5㎞나 벗어난 지역으로 이동해 버려 관리팀들은 2개월동안 3박4일씩 교대로 야영을 해야 하기도 했다고 전한다.관리팀은 헬기 운항,사진촬영,약초채취 등도 곰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행동들로 분석했다. 환경부는 오는 2011년까지 자연 속에서 개체를 유지하는 최소단위인 50마리의 반달가슴곰을 복원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자연의 복원은 자연과 인간간의 화해 선언이다.지금까지 정복자,수탈자였던 인간이 자연에 평화와 공존을 제안하는 엄숙한 노력이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이런 자각과는 동떨어져 있다.산에서는인간은 손님이라는 생각,고군분투 하고 있는 장군이를 위해서라도 지리산에서는 한번쯤 해보았으면 한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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