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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5) 파리외방전교회 허보록 신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5) 파리외방전교회 허보록 신부

    신약 요한복음을 관통하는 복음의 큰 가치는 사랑이다. 이 요한복음을 쓴 것으로 알려진 사도 요한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뒤 성모 마리아를 정성껏 모신 ‘사랑의 사도’로 불린다. 경기도 군포시 당동, 군포역 근처의 성요한의 집은 이 ‘사랑의 사도’ 이름을 딴 무의탁 아동·청소년 사회복지시설. 이곳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 허보록(본명 블루 필립보·49) 신부는 ‘마더 테레사의 사랑’을 따르겠다는 사제서품 때의 약조를 지켜 한국에 사는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이다. 마더 테레사의 사랑을 가슴에 새긴 채 ‘사랑의 사도’, 성 요한을 따라 18년간 한국에서 불우 아동·청소년들의 곁을 한결같이 지켜오고 있다. ●군포 성요한의 집서 14명이 함께 살아 ‘성 요한의 집’은 4층 건물에 운동시설과 작은 성당, 청소년들을 위한 생활공간인 야고보의 집, 초등학생들의 보금자리인 요한의 집을 갖춰 14명의 아동·청소년을 수용하고 있다. 4층 성요한의 집은 초등학생 7명,3층 야고보의 집은 중·고등학생 7명이 형제처럼 살아가는 공간. 성 요한과, 요한의 형이자 역시 12사도 중 한 사람으로 가장 먼저 순교한 야고보의 이름을 각각 땄다.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을 보살피고 있는 봉사자는 모두 6명. 삼촌, 이모, 형처럼 살가운 정을 베풀고 나누며 공동체를 꾸려가는 이들의 중심에 허보록 신부가 있다. 등하교는 물론 식사, 잠자리 같은 일상생활 챙기기는 물론 이들의 진학과 취업, 진로까지 모두 신경을 써야 하는, 그야말로 집안의 가장 웃어른이다. 1999년 천주교 수원교구가 허름한 양로원을 개조해 지금의 시설로 바꾼 뒤 처음 운영 책임을 맡았으니 허보록 신부는 9년째 이곳에서 아버지 역할을 해온 셈. 이곳 생활에 불만을 갖거나 학교생활에 적응 못해 탈선하는 가족이 생길 때마다 가슴을 졸인단다. 청소년 사회복지시설 규정상 만 20세를 넘긴 가족들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어 이들을 위해 인근에 따로 마련한 자립관 수용자 세 명의 살림 운영도 허 신부의 몫이다. 가족들의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간절한 기도를 통해 스스로를 추슬러 왔지만 지금도 막상 문제가 생기면 여간 마음이 아픈 게 아니다. 기자를 만나 명함을 전하면서도 명함 뒤에 새긴 글귀를 먼저 보여준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면 곧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또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곧 나를 보내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르코 9,37) ●프랑스 고향에 ‘삼형제 신부´ 집안으로 유명 프랑스 노르망디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 태생의 3남2녀 중 둘째. 형과 동생이 모두 사제의 길을 걸어 프랑스 고향에선 지금도 ‘삼형제 신부’로 이름이 자자하다. 어릴 적부터 봉사에 헌신하는 테레사 수녀를 누구보다 동경해 사제의 길을 일찍부터 마음에 두었다고 한다. 고향 마을엔 유난히 보트피플이 많이 모여살았다.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에서 넘어온 난민들과 먹을 것을 나누고 이들의 빨래를 해주고 정을 쏟는 아버지 어머니를 보면서 자랐으니 마더 테레사를 향한 동경이 더욱 컸을 것이다. 노르망디 캉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한 경제학도. 대학 2학년 때 한 기도모임에서 ‘마더 테레사’의 영성을 거듭 확인하고 사제의 길을 결심했다고 하니 테레사 수녀는 허보록 인생의 꼭짓점임에 틀림없다. 알프스의 스키부대에서 1년을 복무한 뒤 곧바로 로마의 예수회신학대학인 그레고리아나에 들어가 6년간 선교와 영성공부를 했다. “선교사를 할 바에야 테레사 수녀처럼 살겠다.”는 신념으로 신학대 재학 중 테레사 수녀를 따르는 사랑의 선교수도회에 입회하려 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그 무렵 미국 LA의 한 수도원에서 동성애 사건이 터져 방향을 틀어 입회한 게 파리외방전교회. 어릴 적 아시아 보트피플과의 어울림과 테레사 수녀의 삶을 연결해 당시 아시아 지역 선교에 치중한 파리외방전교회를 택한 것이다. 신학대 졸업 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집례한 로마의 사제 서품식에서 다짐한 것도 역시 “평생 마더 테레사처럼 버림받고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는 서원이었다. 간절한 서원과 다짐이 통했을까. 한국에 입국해 강화도의 한 공소에 몸담다가 안동교구 영주 하망동 보좌신부로 옮기면서 만난 어린이들이 인생의 표지판이 됐다. “성당에서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했는데 밥 때마다 노인들 틈에 섞여 아이들이 밥을 얻어먹는 것이었어요. 알고 보니 의지할 곳 없는 결손 가정 아이들이었어요.” 갈 곳도, 의지할 곳도 없지만 누구 하나 챙기지 않는 걸식 아동 5명을 위해 영주의 허름한 집에 ‘다섯 어린이집’을 어렵게 꾸린 게 ‘아동·청소년들의 대부’로 살아온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안동교구장 박석희(1941∼2000) 주교의 부름을 받아 옥산 성당 주임신부로 옮겨 2년간을 살면서도 줄곧 다섯 어린이집 아이들이 눈에 밟혀 불안했다고 한다. ●잃어버린 가정을 위해 매주 가족 모임도 “본당 신부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교구장의 명령이었으니 마다할 수 없이 본당 주임을 맡긴 했지만 결국 주임 신부 2년을 마치고 안동의 낙동강 옆 농민회관 건물에 결손 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프란치스코의 집’과 ‘글라라의 집’을 마련했다. 안성에 양로원 ‘성모마리아 집’을 세운 것도 그 무렵이다. 9년간 이곳 ‘성 요한의 집’을 거쳐간 아동·청소년은 50여명.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번듯한 직장도 잡고 결혼해 가정을 일군 이곳 출신 가족들이 찾아올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한다. “결손 아동·청소년들이 받는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아요. 이곳의 아이들만 보아도 가출하거나 술을 마시고 도둑질을 하는 가족이 생기면 덩달아 상심해 풀이 죽어요. 같은 처지의 가슴앓이라고나 할까요.” 평소 사제인 자신을 사제보다는 아버지요 형으로 여겨 살아가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버지’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 깊숙한 곳에 각각 간직하고 있는 절실함 때문이다. “사제인 내가 잘 살 때 아이들도 잘 살아갈 수 있어요. 언제나 몸조심, 마음조심이지요. 특히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가정을 채워줄 수 있도록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신경을 가장 많이 써야 합니다.” 그래서 일요일이면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가족모임과 게임을 어김없이 열어오고 있다. “줄곧 아이들과 노인들을 위해 살아왔지만 언제든지 어려운 일이 있는 곳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면 서슴없이 달려가겠다.”는 허보록 신부.‘미소한 이웃들에게 해주는 것이 바로 나에게 해주는 것’이란 말씀은 사제요, 봉사자가 변함없이 지켜야 할 공통의 좌우명이자 신조라고 거듭 말한다. “이 땅에서 언제 어느 소임이 맡겨질지 자신도 알 수 없다.”는 허 신부. 그러나 인터뷰를 하면서도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이 “신부님”을 부르면서 안길 때마다 일일이 이름을 부르며 웃음으로 품에 안는 그가 이곳을 떠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글·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허보록 신부는 ▲1959년 프랑스 노르망디 출생 ▲1983년 노르망디 캉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졸업 ▲1984년 로마 그레고리아나 신학대 입학 ▲1986년 파리외방전교회 입회 ▲1990년 그레고리아나 신학대 졸업, 사제서품. 한국 입국 ▲1992년 강화도 내가 공소 신부 ▲1993∼1994년 영주 하망동성당 보좌신부,‘다섯어린이집 운영’ ▲1994∼1996년 안동교구 옥산성당 주임신부 ▲1996∼1998년 안동 낙동강변에 고아원 ‘프란치스코집’‘글라라의 집’ 설립 ▲1999년 안성에 양로원 ‘성모마리아집’ 설립, 운영 ▲1999년∼ 군포 ‘성 요한의 집’ 운영 책임
  • 신약성서 속의 여성들과 함께…

    ‘성서 속의 여성들과 함께하는 티 타임?’ 다음달 2일부터 11월13일까지 7주간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는 독특한 강의가 열린다.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여성 신자들을 위해 마련한 성서강좌. 성서 속 여성들의 삶을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돌아보고 진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이다. 지난 3월20일∼5월1일의 상반기 강좌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통해 신자들이 만나는 자리였다면 이번 하반기 모임은 신약성서 속 여성들을 매개로 참석자들이 마음을 열게 된다. 예수 탄생을 미리 감지한 엘리사벳, 아기 예수를 잉태해 새 역사가 시작되게 한 성모 마리아, 사마리아에서의 첫 복음 선포자인 우물가 여인, 예수 수난의 길을 예비한 이른바 ‘향유 여인’, 부활의 증인인 막달라 마리아가 만남을 이어줄 인물들. 참석자들은 강의를 듣고 중간중간 자신의 생활과 연결한 질의 응답과 발표도 하게 된다. 강사는 바른교회아카데미 간사인 심경미 장신대 강사. 다음달 16일 ‘신약성서와 여성’이란 제목의 특강에선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인 김판임 목사가 강의한다. 심경미 간사는 “국내 기독교계에 성서 속 여성들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많지 않고 잘못 이해되는 부분도 많지만 개선 노력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기독교 여성들의 자아, 정체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지난봄 처음 마련했는데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아 강좌를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02)777-1333.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바로잡습니다

    ●바로잡습니다 본지 9월12일자 26면에 실린 박준철 교수(한성대)의 열린세상 칼럼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중에서 “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고 발언한 사람은 청와대 경호처장이 아니라 전 청와대 경호처 차장이기에 바로잡습니다.
  • [열린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예수가 활동하던 시기 유대는 로마의 속국이었다. 유대인들의 숙원 가운데 하나는 로마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킬 메시아가 도래하는 것이었다. 때마침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예수는 신의 아들로 자처하였고, 많은 유대인들은 푸른 미래를 기약하면서 그를 추종하였다.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던 자유와 독립을 가져다 줄 자가 바로 예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대의 상류층 역시 예수를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볼 때, 전통적 율법을 질타하고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예수는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불온한 선동가이자 권력의 야망을 가진 위험한 인물이었다. 예수는 정치적 성향의 존재로 인식되었고 그를 향한 유대사회의 기대와 우려 또한 다분히 정치적 색채를 띠었던 것이다. 유대인들의 생각은 섣부른 예단이었다. 예수는 현실정치와 거리가 멀었다. 원대한 포부를 품은 정치적 야심가로 오인되었던 예수는 오히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라는 불후의 메시지를 남겼다. 로마황제 즉 가이사(카이사르)의 영역과 신의 영역은 엄연히 구별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국가와 종교는 각각 고유의 관할범주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분립구도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다름 아닌 예수의 가르침이었다. 한동안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반발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있기까지 불교계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 왔다. 지난달 말 수 만 명의 스님과 불자가 서울광장에 운집하여 정부의 종교차별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천명하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전국 1만여 사찰에서 같은 취지의 법회가 일제히 열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가정에 있는 어른이 차별을 두면 가족 모두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미온적으로 수용한 불교계가 차후 어떤 노선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태의 근본원인은 새 정부 들어와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이 훼손되었다는 데 있다.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도 종교 편향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을 고수해 왔다.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일선 공직자 사회 일각에서도 개신교에 우호적인 언행과 조치가 연이어 나타났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 산사의 불심이 편할 리 없었음은 자명하다. 모든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신앙을 현실사회에 구현하겠다는 소명의식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탓할 바 없다. 그러나 개인의 신앙과 국가의 운영이 혼선을 빚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는 전 청와대 경호차장의 발언은 이러한 혼선을 극명히 보여 주는 사례다. 한 신앙인으로서 ‘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를 바랄 수는 있지만, ‘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이 뒤엉킨 형국이다. 이제 대통령도 자신의 공언처럼 종교 편향적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 기독교 장로로서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봉헌”하고 싶겠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재임할 동안은 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기독교 공화국의 탄생이 아니라 온 국민의 화합과 상생이기 때문이다. 세월의 건너편으로 다시 가보자. 예수는 신의 섭리를 구현하기 위해 검을 들지 않고 차라리 십자가의 고난을 택했다.‘하나님의 것’을 이루기 위해 ‘가이사의 것’인 세속의 권력을 이용하지 않았던 것이다.‘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그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데스크시각] ‘종교피로증’ 더이상 안된다/김종면 문화부장

    [데스크시각] ‘종교피로증’ 더이상 안된다/김종면 문화부장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는 “나는 종교인이기 때문에 정치에 무관심할 수 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영국의 식민지배 아래서 신음하는 백성들의 고통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간디에게 정치란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자기희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현실을 외면하고 뜬구름 잡는 천상의 소리나 읊조렸다면 간디가 오늘날 ‘위대한 영혼’이 되었겠는가. 이 땅의 종교인들은 어떤 정치에 관심이 있을까. 종교의 정치관심, 우리는 그것이 빗나가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 봐야 한다. 그러나 여기선 일단 정치의 종교관심을 이야기해야겠다. 벌써 몇달째 정치에 의한 종교차별 문제로 온나라가 떠들썩하기 때문이다. 간디가 종교인으로서 확고한 정치적 신념을 지녔듯, 역으로 정치인이라면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종교를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종교에 무관심할 수 없다.”는 명제는 말 그대로 참이다. 그러나 지금 일부 정치인 혹은 고위 공직자들의 ‘종교몰입’이 논란을 낳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새삼 다시 들춰내기도 뭣하다.“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고 공언한 청와대 공직자에, 특정 종교 홍보포스터에 모델처럼 자랑스레 얼굴을 내민 경찰총수까지 있으니,‘부처님 얼굴도 세 번’이라고 불교계의 심사가 뒤틀릴 만도 하다. 그들에게 공인의식이 있는 것일까. 내가 뭘 하는 사람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어도 그런 처신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90년대 초 걸프전 당시 미국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전장에서 기독교 병사들로부터 예배참석 부탁을 받았지만 “미국의 군대는 기독교 군대가 아니다. 다른 종교를 믿는 병사들의 사기는 어떻게 하느냐.”며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기독교 인구가 80%가 넘는,‘교회의 영혼’을 지닌 미국의 대통령이 이럴진대 그와는 전혀 종교적 토양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대한민국 지도자의 처신은 어떠해야 할까. 범불교도대회로 극에 달한 불심이 여전히 평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불교계는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밝힌 ‘깊은 유감’과 종교편향 시정조치를 “성의있는 자세”로 평가하면서도 진정한 치유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종교편향 문제가 이토록 꼬인 것은 성난 불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애써 외면했기 때문이다. 종교편향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은 ‘남의 일’인양 슬쩍 건드리는 식으로 다뤄온 측면이 없지 않다. 대통령 또한 종교편향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데도 말이다.‘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칼로 내리쳐 단박에 풀어버린 알렉산더 같은 결단을 보여 줬어야 했다. 군더더기 없는 사과다운 사과 한마디면 족했다. 그게 바로 불교계가 바라는 것의 ‘모두’다. 그렇다면 불교계로서도 정신적으로 이미 존재하지 않는 특정 인사의 경질에 매달릴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무릇 불교는 뭘 달라고 요구하는 ‘탐욕의 종교’가 아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훌훌 털고 일어서는 ‘무욕의 종교’다. 불교계는 그간의 파란을 불교 성숙을 위한 역행보살의 공덕이라 여기고 대자대비의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분노의 불길을 잠재워야 한다. 정권을 담당한 인사들이 근본주의적 믿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종교편향 문제는 언제 또 불거질지 모른다. 이제 더이상 종교와 담쌓고 살아가는 애먼 국민까지 ‘종교피로증’을 겪게 해선 안된다. 정부는 다시 한번 종교편향 시정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공직자의 공직관부터 바로 세워라. 신앙은 자유다. 그러나 공직은 선교정치의 장이 아니다. 공직자의 신앙생활은 모름지기 골방에서 기도하듯 해야 한다.“순수한 흑이나 순수한 백은 진공 속에만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한번쯤 되새겨 보라. 김종면 문화부장
  • [종교플러스] ‘바오로 선교의 한국적 적용’ 심포지엄

    천주교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위원장 최덕기 주교)는 19일 오후 2시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바오로 선교의 한국적 적용’이란 주제 아래 바오로 해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최덕기 주교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김영남 가톨릭대 교수의 ‘신약 성경을 통해 본 바오로의 선교’, 유희석 수원가톨릭대 교수의 ‘바오로 선교와 한국교회’ 발제, 윤정환 부산가톨릭대 교수·김기화 가톨릭대 교수의 논평으로 진행되며 종합토론 시간도 있다.(02)460-7631.
  • 군사 겸용 무궁화5호 한때 ‘먹통’

    군사 겸용 무궁화5호 한때 ‘먹통’

    5일 새벽 무궁화 5호 위성에 장애가 발생,14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위성체에 장애가 발생해 서비스가 중단되기는 처음이다. 무궁화 위성 운용사인 KT는 이용약관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업체에 이용요금의 3배를 보상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이날 오전 1시55분쯤 무궁화 5호 위성이 인력(引力)의 영향으로 자세 제어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송출 및 수신이 한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오후 4시에 완전 복구됐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일부 군부대, 순복음교회, 국민은행, 삼성네트웍스,SK텔레콤,MBC,KBS 등 20여개 기관 및 업체가 피해를 입었다. 위성을 통한 사내방송, 농협의 영상방송, 연합뉴스의 사진 및 기사 위성전송 서비스 등이 중단됐다. 서비스가 중단되자 군 부대 등은 자체망을 통해 대체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모든 위성은 전북 무주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나 인력의 영향으로 위성의 방향이 태양 중심쪽으로 틀어져 지구와 전파를 주고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춘분과 추분을 전후해 총 47일간 위성, 지구, 태양이 일직선상에 위치해 위성의 자세 제어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나자 KT용인위성관제소는 제작사인 프랑스 알카텔의 협조를 받아 오후 2시쯤 위성의 자세를 바로잡았다. 무궁화 5호 위성은 지난 2006년 8월 발사돼 같은 해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통신위성으로, 우리나라의 네 번째 상업용 위성이자 최초의 군용 통신위성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명지대 60주년 ‘비전 2015’ 선포식

    명지대(총장 유병진)는 5일 오후 5시 서울 인문캠퍼스에서 개교 60주년을 맞아 `명지비전 2015´ 선포식을 갖는다. 이날 강덕수 STX회장, 이철휘 장군, 최욱철 국회의원, 홍성은 미국레이니어그룹회장,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당회장에게는 자랑스러운 명지인상이 수여된다. 이 밖에도 명지포럼, 바둑축제,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회 등 9월 한달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 지관스님 “대운하 추진하면 정권퇴진운동 전개”

    “만약에 정말 운하건설에 대한 정부의지가 선명해진다면 그 때는 정말 이명박 정권 퇴진을 위해서 우리 불교도들이 다 함께 범국민적으로 다 함께 일어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관 스님이 4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대운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이자 용화사 주지인 지관스님은 “사실확인은 더 해봐야 될 것 같고요, 어떤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히 대통령께서는 국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의미가 과연 다시 일반 국민들이 흔히 말하듯 꼼수 부리기의 하나의 현상인지 아닌지를 좀 두고 봐야 된다.”고 전제를 단 뒤 대운하 건설이 진행된다면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관 스님은 이날부터 또 정부의 종교편향에 항의해 오체투지 순례를 시작한다. 오체투지란 인도의 불교의 12예법 중 하나로 이마,양 팔꿈치,양 무릎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던진다는 의미다. 이번 순례는 가장 낮은 자세로서 우리 몸 전체를 땅에 던진다는 불교 전통적인 오체투지의 방법으로 진행되며,우리 사회에 만연된 잘못 된 이기심,욕심을 버리고 정말 가심과 성찰의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을 정화하고자 하는 의미라고 지관 스님은 설명했다. 오체 투지는 4일 지리산 노고단에서 출발해서 계룡산 신흥사 중앙당까지 한 11월 1일쯤 도착하는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순례에는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스님을 비롯해 10명여명이 참여하며,하루에 3∼4㎞씩 이동하게 된다. 지관 스님은 청와대와 여당에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사과,어청수 경찰청장 사퇴,종교차별 금지법 제정 그리고 시국관련자 화합조치 등 4대 요구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빠르면 7일 오는 주말쯤 자진 사퇴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어 청장은 경찰 복음화 포스터에 조용기 목사와 나란히 사진을 게재해 불교계의 공분을 샀다. 또 부산 문화방송이 지난 4월 어 청장 동생이 운영하는 모 호텔 유흥주점에서 성매매를 하는 등 불법 영업을 했음에도 경찰이 제대로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으나,보도 직후 어 청장이 경찰수사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주성영 “MB, 불교계에 사과…어청장 퇴진해야”

    주성영 “MB, 불교계에 사과…어청장 퇴진해야”

    불교계가 정부의 종교편향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사과와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독실한 불자로 알려진 주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홈페이지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대통령은 불교계에 사과하고,경찰청장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불교계의 분노를 마주하는 대통령과 정부의 모습에서,촛불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안이하고 무사안일한 자세가 읽힌다.”며 또 다시 국정에 심각한 위기를 자초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간 이 대통령이나 일부 공무원,특정 종교인들이 보인 발언과 행동은 불교계의 오해와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며 이 대통령과 정부가 그간 불교도들의 불만을 자초했다고 평가한 주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도 충현교회 장로였지만 다른 종교를 자극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정 종교를 믿는 공직자와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려는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이 종교를 앞세워 대통령에게 아첨하려는 언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통령이 빨리 사과해야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주 의원은 어청수 경찰총장을 향해 “기회주의적 처신의 전형”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어 청장이 지난 6월 24일 ‘제4회 전국경찰복음화 금식대성회’ 포스터에 등장한 것을 문제삼았다. 주 의원은 “어 청장은 촛불시위가 나라를 뒤흔드는 동안 대통령 뒤에 숨어 있다가 이제와서 힘 있는 특정 종교인의 곁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힐난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불교계의 반발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당 윤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주 의원이 대통령의 사과와 어 청장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주장함에 따라 성난 불교계를 달래기 위한 한나라당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세계남자볼링선수권] 최복음, 개인종합 첫 金

    최복음(21·광양시청)이 세계남자볼링선수권대회 개인종합에서 역대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복음은 30일 태국 논타부리에서 끝난 개인전에서는 1247점을 기록해 입상권에 들지 못했지만 개인전과 2인조,3인조,5인조 성적을 합산한 개인종합에서는 총점 5285점(에버리지 220.2점)을 얻어 2위 미국의 리노 페이지(총점 5218점)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종합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남자 볼링은 1991년 세계선수권에서 서범석이 개인종합 동메달,2006년에도 조남이가 역시 동메달을 따낸 게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 25일 열린 3인조에서 최기봉(충남도청), 김태영(부산시청)과 조를 이뤄 금메달을 목에 건 최복음은 이번 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기쁨도 누렸다. 한국은 금 2, 은메달 1개로 미국(금 4, 은 1, 동 2)에 이어 전체 메달 순위에서 종합 2위를 차지, 세계남자선수권대회 사상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며 대회를 마감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서울 봉천동 ‘꿈꾸는 교회’는

    ‘꿈꾸는 교회’는 1971년 서울시 관악구 봉천 8동에서 시작했다. 처음 남서울교회라는 이름으로 신도수를 늘려왔으나 지난 2000년 5월 현재의 이름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회는 6층 건물에 신도수는 2000여명에 이른다. 숨진 박수진 담임목사는 교인 1명이 최소 12명의 제자를 가질 수 있다는 ‘G12 원리’로 복음화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청년을 대상으로 한 복음화 사업에 관심을 쏟아왔다. 함께 사고를 당한 박성돈 목사의 진해 꿈꾸는 교회에도 재정적인 지원을 해왔고 성남, 일산 등지에도 같은 이름의 교회가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일원으로 선교활동에 나서 현지 선교센터 건립을 추진해왔다. 선교센터가 건립되면 신학생들을 보내고, 학교 건립과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초유의 범불교도대회] 야단법석에서 쏟아낸 말말말

    “불자도 세금을 내는 시민이다. 공무원이 시민을 가려 차별하고 우대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전주 단암사 노죽스님) “불자는 승복이 신분증이다. 경찰이 조계종 수장인 지관스님을 조계사 안에서 검문검색한 것을 납득할 수 있겠나.”(고창 선운사 종진스님) 광장으로 나선 불심(佛心)은 산사에서 듣던 나직한 염불이 아니었다.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는 그 어느 집회보다 높았다.‘범불교도대회’에 참석한 각지의 스님들은 대통령의 ‘종교편향’으로 사찰이 위치한 지방의 자치단체들도 과잉충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영천시 은해사 호법국장 각훈 스님은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대한민국 장로직으로 착각하니 지방공무원은 무조건적인 과잉충성을 한다.”면서 “팔공산 도립공원 관리소장이 수도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신도나 행인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본 대회 연사로 나선 태고종교류협력실장 법현(法顯)스님은 “소망교회나 순복음교회도 같이 잘되기를 바란다. 우리 불자는 교회가 무너지라고 기도하거나 목사님이 개종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모든 종교가 공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행사에 참석한 창원 불곡사 명성스님도 “종교편향도 문제지만 불교의 화합사상에 어긋나는 정치를 하는 것이 속세를 떠난 스님의 차분한 마음까지 시끄럽게 했다.”고 말했다. 이경주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개신교, 타종교와 선교방법 접점찾기

    개신교, 타종교와 선교방법 접점찾기

    개신교계가 이른바 ‘공격적 선교’ ‘배타적 선교’로 비판받고 있는 선교방식과 관련해 타종교로부터 선교의 바람직한 방법을 찾아보자는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해 분당샘물교회 피랍 사태 이후 개신교계에서 과도한 선교 경쟁을 놓고 자성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개신교계 교단연합체가 타종교와의 접점찾기에 나선 것이어서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산하 선교훈련원은 다음달 11·25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선교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심포지엄은 NCCK 선교훈련원의 두 번째 에큐메니컬 아카데미로 ‘선교의 본질, 타종단에서 듣는다’는 부제 아래 불교, 천주교계의 전문가로부터 각각 선교의 의미와 방법을 경청하고 개신교 선교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다음달 11일 ‘선교의 본질, 타종단에서 듣는다’ 주제의 첫 심포지엄에선 김은규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학과 교수가 ‘불교 포교의 본질과 과제’를 발제하고, 배철환 서울대 교수가 논찬할 예정. 이어서 배경민(전 천주교중앙협의회 복음화위원회실장) 양주백석성당 신부의 ‘천주교 선교의 본질과 과제’ 발제에 이후천 협성대 교수가 논찬하게 된다. 김응철 교수는 이와 관련,“화합과 설득을 본질로 삼는 불교 포교는 교단이나 승가, 사찰의 이익과 이권을 위한 포교가 아니라 중생의 이익과 안락,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중생의 복덕과 지혜를 갖춰가는 불교 포교의 원리를 이해하면 종교간 갈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민 신부는 “천주교 선교는 말보다는 실천을 중시하는 봉사나 자발적인 실행을 중시하는 만큼 행동 하나하나를 외적으로 인정받거나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는 것보다는 하느님을 생각하면서 복음말씀을 구현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5일 열릴 ‘한국 교회의 미래를 위한 진정한 선교’ 주제의 두번째 심포지엄에선 임희모 한일장신대 교수의 사회로 ‘기독교 선교의 본질과 과제’와 ‘현장을 통해서 본 바람직한 선교’를 다룬다.2개의 소주제를 놓고 개신교 신학자, 목회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선교훈련원 측은 이번 심포지엄과 관련,“종교간 갈등이 사회문제화하는 데는 기독교의 공격적이고 열광적 선교 방식도 큰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종교간 접점을 넓힘으로써 서로 대화할 가능성을 높이자는 뜻에서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한편 선교훈련원은 두 차례의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각 지방을 순회하며 지역의 종교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심포지엄을 열어 종교 갈등과 선교로 발생하는 문제점 예방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오늘의 눈] 갈등 부추기는 종교편향/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오늘의 눈] 갈등 부추기는 종교편향/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유례를 찾기 힘든 종교편향 문제로 27일 불교도가 대거 거리로 나선 것을 보면서 정권의 분별력 부족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정부는 오해에 따른 집단행동이라고 항변하지만 종교편향으로 해석될 만한 정황이 많다. 정부가 만든 자료에 사찰정보가 누락된 것은 실수라 하더라도,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기독교 편향적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하는 수준이다.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은 “촛불집회 참가자는 사탄”이라고 말했고, 전 경호처 차장은 ‘모든 정부부처의 복음화’를 외쳤다. 대통령도 개신교 편중 인사를 단행하고, 청와대에 목사를 초빙한 예배 자리를 마련, 구설수에 올랐다. 종교편향 문제는 종교색 짙은 통치자와의 코드 맞추기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대통령도 자연인인 만큼 종교활동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통합의 상징인 대통령의 종교관이나 지향점은 사려 깊고도 제한적으로 표출되어야 한다. 종파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배타적인 신앙관이다. 최근 한 목사는 공개집회에서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된다.”고 말했다. 도를 넘긴 타 종교 폄훼 행위가 심심찮게 발생해 기독교계 내부에서조차 우려가 일고 있다. 밤을 새워가며 토론해도 접점을 찾기 힘든 것이 종교 문제다. 자신에게는 절대적이어도 타인에게는 결코 절대적일 수 없는 명제다. 그렇기에 구성원간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종교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법적·사회적 ‘전제’다. 문제가 되면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을 치르게 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외국의 경우와 같이 종교간에 극단적인 분쟁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잇따르는 공직자들의 종교 편향적 언행은 종파 갈등의 불씨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보다 화합을 도모해야 할 사람들이 종교를 갈등의 광장으로 끌어들이는 구실을 하는 현실은 참으로 한심하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 정부 재발방지 약속에도 냉랭한 불교계

    정부 재발방지 약속에도 냉랭한 불교계

    종교 편향과 관련해 정부가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과 사과성 대책을 거듭 내놓고 있지만 불교계는 여전히 냉담한 반응이다. 불교계는 특히 정부의 이같은 조치들이 “불교계의 심각한 상황을 읽지 못한 미봉책일 뿐”이라며 더욱 반발하고 있다. 불교계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잇따른 종교 편향 사건들을 ‘종교 차별’로 규정해 정부에 요구하는 핵심사안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그리고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등 관련 공직자의 엄중 문책이다. 이 가운데 “공직자들의 종교편향을 방조했다.”는 책임을 묻는 대통령 사과의 경우 국무회의나 모든 국민이 볼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통령이 직접 할 것을 불교계는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공직자들은 종교와 관련해 국민 화합을 해치는 언동이나 업무 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을 두고 불교계는 ‘대통령의 공식적 사과’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는 26일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관련,“불교계와의 대화·협의창구를 단일화한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은 어느정도 불교계의 입장을 인식하고 있지만 종무실의 입장을 전달받은 대통령이나 측근의 고위 간부들은 불교계의 요구를 받아들일 자세가 안돼 있다.”고 강도높게 성토했다. 특히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발언을 간접적으로 전했고 대통령의 ‘유감’ 표현으로 인정할 만한 대목이 없어 공식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복음화대회 포스터 사진 게재에 이어 터진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차량검문과 관련해 요구해온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과에 대해서는 더욱 시큰둥한 반응이다. 유인촌 문화부장관은 26일 브리핑에서 불교계에 사과하고 향후 정부의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찰의 총책임자로서 그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어청수 경찰청장이 불교계를 방문, 유감을 표명토록 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전했지만 불교계는 ‘어림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단순히 포스터 사진을 게재토록 한 사실 때문에 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하는 불교계의 주장은 무리”라고 밝혔지만,“정부가 진정 사과할 뜻이 있다면 경찰청장은 아니더라도 포스터를 직접 게재한 관계자라도 문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 불교계의 반응이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는 특히 “범불교도대회를 앞두고 어청수 경찰청장이 스님들에게 ‘사과성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은 진정성이 없는 정부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경찰이 사찰 주지들을 방문하는 등 회유하는 사태가 계속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장경동 목사 또 불교 비하 발언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과 관련해 대규모 ‘범불교도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장경동 대전 중문침례교회 담임 목사가 불교 비하 발언을 해 불교계가 반발하고 있다. 26일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계에 따르면 장 목사는 지난 11일 미국 뉴욕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전도 집회에 참석해 설교하던 중 “내가 경동교(장경동교)를 만들면 안 되듯이 석가모니도 불교를 만들면 안되는 것이었다.”면서 “원불교나 통일교도 만들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스님들이 쓸데 없는 짓 하지 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야 한다.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목사는 지난 2월 ‘CBS 파워특강’에서도 “스님은 제일 회개시키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4) ‘독립문 공동체’ 예수회 박문수 신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4) ‘독립문 공동체’ 예수회 박문수 신부

    종로구 행촌동, 독립문 전철역 인근 골목의 천주교 ‘무악동 선교본당’. 마당과 툇마루가 달린 아담한 ㄷ자 한옥집의 이 선교본당엔 ‘독립문 공동체’라는 간판이 달려 있다. 천주교 신자들의 미사와 성사가 이뤄지는 신앙공간이기에 앞서 지역주민들에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주기 위한, 이 지역 주민 공동체 운동의 중심. 천주교 예수회에 소속된 미국 출신의 박문수(67·본명 프란시스 부크마이어) 신부는 10년간 이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부대끼며 ‘사회복음’에 앞장 서온 독특한 사제이다. 예수회 사제로 살기 위해 한국에서 신학공부를 했고 예수회가 세운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로도 20년간 대학에 몸담았지만 결국 가난한 사람들의 곁을 택해 교수직도 버린 채 소신을 펴고 있는 거리의 사제요, 거리의 사회학자이다. ●공공임대 입주민들에겐 ‘과거사의 산증인´ 선교본당이란 재개발이 한창이던 지난 80∼90년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재개발 지역의 힘없는 빈민들을 돕기 위해 세운 작은 지역 성당들. 모두 5개의 선교본당이 세워졌고 무악동 선교본당은 그 가운데 가장 작은 본당으로 예수회가 맡아 오고 있다. 박문수 신부가 이 곳 주임신부 발령을 받은 것은 1999년이었으니 햇수로 10년째 주임 소임을 보고 있는 셈. 그동안 청소년 스카우트 운동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의 권익 찾기를 위한 자치회와 노인회, 부녀회 결성과 운영을 이끌고 돕는 일에 발벗고 나서 이 지역 주민들에겐 아주 유명한 ‘푸른 눈의 신부님’이 되었다. 특히 독립문 일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들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과거사의 산 증인이다. 현재 이 선교본당에 적을 두고 있는 신자는 고작 50여명. 보통 성당이라면 응당 천주교 신자 중심의 신앙공간이겠지만 박 신부는 이 선교본당을 말할 때마다 꼬박꼬박 “사회정의가 깃든 지역사회를 일구기 위한 공동체”라고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신있게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의 구심점인 만큼 신자든 아니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일곱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박 신부는 앨라배마 주 스프링힐 대학에서 철학과 생물학을 전공했으면서도 한국에서 사제로 살기 위해 한국의 가톨릭대학 신학과를 졸업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예수회가 운영하는 스프링힐 대학에서 박 신부가 공부하던 무렵 미국 예수회에선 한국에 관구를 설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었다고 한다. 학생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박 신부도 함께 공부하던 한국인 학생들과 사귀면서 주저없이 한국행을 택했다. 사제의 꿈을 키워 한국행을 결심한 그가 번듯한 본당 대신 이른바 ‘도시빈민’들을 위한 작은 선교본당에서 한국의 가난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수시절 철거현장 강의로 유명 “원래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유전공학과 생명윤리는 천주교회에서 중요한 전략적 분야였으니까요. 하지만 서품을 받을 당시 군사정권의 암울한 한국 상황은 사제로서 개인적인 관심사에만 머물 수 없다는 생각을 들게 했어요.” 힘없는 지역 주민들의 수난,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인권, 재갈 물린 언론 등 초창기 한국생활에서 겪은 부조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한다. 한국사회를 좀더 알고 파고들기 위해 사제서품을 받은 이듬해 하와이 주립대 대학원으로 유학,5년간 도시사회학을 공부한 끝에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와 곧바로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직을 맡아 이 곳 선교본당 주임으로 오기까지 20년간을 강단에 섰다. 서강대 교수 시절 학생들을 이끌고 인근 도화동 재개발 지역을 찾아 다니며 철거현장의 폭력이며 내쫓기는 주민들의 아픔과 투쟁을 직접 체험케한 현장강의는 당시 박 신부에게 배웠던 사회학과 졸업생들에겐 지금도 잊지 못할 수업으로 기억된다고 한다. “한국의 재개발 사업은 정부의 투자를 기업체의 자본으로 충당하는 기본속성상 업체의 이윤창출과 가난한 지역민들의 희생이 따랐지요.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정부·업체의 횡포와 주민 강제철거는 도시사회학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학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알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사회에 뛰어들어 가난한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유학까지 다녀온 사제였으니 도시빈민들의 수난에 관심을 가진 건 당연한 일. 제정구(1999년 작고) 의원과 예수회 소속 정일우 신부가 주도했던 천주교 도시빈민회에 가입, 본격적으로 빈민운동에 뛰어 들었다. 먼저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끝까지 한국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생각에서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귀화했다.1985년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무렵 상계동 재개발 사건이 터졌다. 말로만 듣던 철거현장에 직접 나가 목격한 실상은 “정말 가공할 만한 것이었다.”고 한다. “억울하게 내쫓기는 세입자들과 가옥주들을 원수지간으로 만들고 용역회사 직원과 깡패를 동원한 강제 철거, 무자비한 폭력에 수수방관하는 경찰…. 철거현장에서 저질러지는 비인간성의 극치를 보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함에 눈물을 쏟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회정의는 사람이 인간답게 사는 것 ‘나약한 대학교수’로 강단에 선다는 것에 회의를 갖게 되었고 현장으로 파고 들었다. 강제철거가 진행되는 재개발지역을 찾아가 폭력사태를 촬영하고 기록하다가 철거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시작했고 그들을 뭉치게 하는 일에도 나섰다. 1990년 독립문 지역 철거에 앞서 다른 예수회 신부 두명과 전셋방을 얻어 살면서 주민들과 세입자대책위원회를 꾸렸고 결국 200가구에 달하는 세입자들이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도록 이끈 주인공이다. 강단에 서면서도 늘상 “대학교수보다는 빈민들의 옆에서 활동하는 사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중 1999년 서울대교구에서 ‘선교본당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해와 미련없이 교수직을 내놓고 이곳으로 옮겨와 살고 있다.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가장 빠른 길은 가장 나약한 사람들을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거듭 말하는 박 신부. 이젠 상황이 많이 바뀌어 도시빈민들의 입지도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홀대받기 일쑤라며 안타까워한다. “사제는 교회를 만들어 신자를 모으는 사목과 영성의 매개자로서의 소임도 갖지만 사람들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를 일구는 ‘사회사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난 80∼90년대 도시빈민들의 실상을 알리고 권익을 찾는데 앞장섰다면 이제는 주민들의 눈 높이에 맞춘 또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기쁜 소식, 즉 복음의 가치는 바로 정의와 평화가 흐르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란 소신엔 변함이 없다. “한국이 어려웠던 시절 천주교 사제들과 평신도가 함께 뜻을 모은 도시빈민회에 참여해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박 신부. 내년 2월이면 이 곳 주임신부 근무연한이 다해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르지만 어디에 있든 ‘한국의 사회 사도’임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웃는다.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박문수 신부는 ▶1941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출생 ▶1960년 예수회 입회 ▶1966년 스프링힐대학 철학과 졸업 ▶1973년 가톨릭대 성신교정 신학과 졸업, 사제서품 ▶1979년 하와이주립대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 ▶1979∼1999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 ▶1985년 한국 귀화 ▶1999년∼ 무악동 선교본당 주임
  • [종교 편향 시비] 상임 봉행위원장 원학스님 “기독교 단체등 참여 범종교적 행사”

    [종교 편향 시비] 상임 봉행위원장 원학스님 “기독교 단체등 참여 범종교적 행사”

    “범불교도대회를 통해 2000만 불자의 노여움과 염원이 정부에 전해지길 바랍니다.” 27일 열리는 범불교도대회의 상임 봉행위원장을 맡은 원학 스님(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은 25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종교 편향이 종교간 갈등 조장은 물론 사회 전반의 갈등을 불러 일으킨다.”면서 “사회통합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편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학 스님은 범불교도대회에는 불교계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인도 함께 참여하는 범종교적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 단체나 대한성공회쪽에서 참여의사를 밝혀 왔다.”면서 “불교계는 이들의 참여를 환영하며, 행사식순에 이들의 참여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학 스님은 대회가 평일 낮에 열리기 때문에 약 30만명의 평신도가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학 스님은 “범불교도대회는 기본적으로 현정부를 규탄하는 성격을 띠지만 불교계가 주도하는 엄숙한 종교행사인 만큼 종교의식 절차에 따라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행사의 마무리는 거리행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조계사까지 평화적인 거리행진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스님은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을 대비해 조계종 내 호법부가 호법스님 500∼1000명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이들은 질서유지 관련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원학 스님은 범불교도대회까지 준비하게 된 이유로 국토해양부와 교육과학부의 지리정보시스템 내 사찰이름 누락, 전국경찰복음회 금식대성회 포스터에 어청수 경찰청장 사진 게재, 대통령의 종교관 등을 꼽았다. 그는 “정부가 지리정보시스템에서 교회나 성당의 정보는 자세히 기록한 반면 사찰의 이름을 누락한 점은 다분히 고의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이는 청와대에 교회 성직자를 불러 예배하는 등 자신의 종교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준 대통령의 종교관이 공직사회에 그대로 전이됐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학 스님은 “범불교도대회를 통해 종교 차별 행위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과 관련자 문책, 종교차별 방지를 위한 입법화, 국민화합을 위한 촛불집회 구속자 석방과 수배자 해제 등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범불교도대회 이후에도 정부가 진지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에는 영남권을 시작으로 지역 범불교도대회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종교 편향 시비] 경찰 ‘번뇌’

    27일 열릴 범불교도 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고민에 빠졌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진게재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차량 검색 등 경찰도 불교계를 거리로 뛰쳐 나오게 만든 원인제공자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공식사과와 함께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불교계를 달래려고 경찰은 스님 300여명에게 어 청장 명의의 편지를 보냈다. 각 지역 주요 사찰에 경찰을 보내 사과의 뜻을 전달했지만, 오히려 불교계로부터 “범불교도 대회 참여를 막기 위한 안간힘”이라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조차 무리하게 정권 코드 맞추기에 나섰던 어 청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천주교 신자인 청장이 개신교의 경찰복음화 포스터에 등장했던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말했다. 불교계의 심상치 않은 정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경찰은 이번 행사를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순수한 종교행사인 만큼 거리행진 등 모든 행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광장에서 조계사까지 거리행진을 하더라도 최단 거리로 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촛불집회를 반정부 불법시위 시위로 간주하고 진압해 왔던 경찰은 범불교도 대회에 대해서는 집회를 보장해 줘야 한다.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세력들도 집회에 다수 참가할 전망이지만 경찰은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 대회’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이날 집회는 정치적 색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과 불교계는 집회에 10만∼2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 사찰에서 올라오는 버스만 800대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찰은 스님들이 산문(山門)을 박차고 서울 도심으로 나오는데 원인을 제공했다는 ‘원인 제공론’과 행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관리 책임’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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