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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Out] 북한의 기업소 개혁 반전 조짐/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의 기업소 개혁 반전 조짐/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의 무역 제도는 여러 차례에 걸쳐 개편됐다. 변혁의 조짐은 1980년대 후반 들어 보이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즉 북한의 대기근 시절에 북한 무역회사 구조에 시장 요소와 시장의 주요 주체인 ‘돈주’(신흥 자본가)들이 들어갔다. 이들이 무역회사의 하위 단위인 지사 및 기지에서 돈과 인맥, 기술과 발상을 갖고 사업을 하게 됐다. 많은 경우 무역회사의 하위 단위가 사실상 민영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 북한은 법과 현실 사이가 먼 나라인 만큼 이런 현실은 인정되기는커녕 간헐적 검열 대상, 심지어 척결 대상이 되기도 했다. 북한식 사회주의경제 체제하에서 자본가와 사기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북한 같은 ‘가난한 공화국’은 이런 현상에 대해 간헐적 탄압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이를 없애고 ‘사회주의적’ 관리로 대체할 만한 물자와 역량은 없다. 북한은 역량 부족으로 시장을 탄압할 수 없었고, 시장 주체들과 시장의 기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1990년대 이후 외화난에 시달리면서 시장에 의존하게 되고 시장은 커지게 됐다. 그리고 국가 허가제들을 감독할수록 부자가 될 가능성은 커졌다. 국가 내부에서도 돈주가 되는 경우가 생겼다. 어쨌든 무역은 외화벌이가 되고, 외화벌이는 북한이 생존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시장과 국가 사이에 서로 메워 주는 부분도 있지만, 중앙 차원에서 시장을 계륵으로 보는 세력도 있었을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책을 보면 이 계륵 같은 시장을 비교적 좋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시대 들어 각종 국영기업 관련 조치인 이른바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를 실시하게 되면서 국영기업들에 새로운 제품 개발권, 그 제품에 대한 가격 결정권, 기업 간의 계약 체결권, 그리고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직접 무역 및 투자 합작 활동을 수행하는 권한을 주었다. 이는 국내외 국영기업에 대한 자율화 조치로 볼 수 있다. 물론 중앙 지표 등 국가가 전략물자와 전략활동을 중앙 차원에서 결정할 재량권을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 그렇지만 전국적으로 직접 장사를 하고 대외적으로도 무역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변화로 볼 수 있었다. 그전에는 무역회사들만 무역권을 행사할 수 있었고, 가격도 무역성 (무역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무역의 경우는 특별히 중요하다. 외화를 직접 획득해 해외 물자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으로 볼 수도 있는데 무역권까지 하달해 중앙 지표가 아닐 경우 국영기업은 스스로 개발한 제품의 무역을 실현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통계기관에 등록하고 제때 납부금을 내기만 하면 됐다. 돈주 같은 시장 주체의 관리 능력과 인맥 등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시장 기제를 인정하고 하위 단위의 혁신과 ‘창발성’(창의력)을 장려하는 셈이었다. 그러나 2018년 9월 무역법을 개정해 무역성(무역부)이 모든 제품의 가격과 거래를 승인해야 한다는 조항이 다시 만들어졌다. 이는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의 일부였던 무역권에서 중요한 부분인 무역 지표 결정권 폐지로 볼 만하다. 승인은 곧 거부권인데 이제 기업들의 무역에 대한 혁신 능력을 믿지 않는다는 뜻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하위 단위들의 자유적 돈벌이와 돈주의 힘을 의심하거나 심지어 불신하는 당국의 옛 반(反)시장 정책이 재개될까 걱정된다. 그렇지만 이번 헌법 개정에서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가 직접 명문화된 만큼 반시장 정책의 재개 조짐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돈주들과 합작해 경영권을 확대할지 중앙 당국의 재량권을 복원시킬지 아직은 애매모호하다.
  • 백양사 총림 23년 만에 해제…“철회하라” 전남 시민단체 반발

    백양사 총림 23년 만에 해제…“철회하라” 전남 시민단체 반발

    한동안 잠잠하던 조계종이 또 내홍으로 시끄럽다. 23년 만에 전남 장성 백양사 총림(叢林)을 지정 해제한 탓이다. ‘지정 요건 미비’라는 이유로 총림이 해제되자 백양사 측이 즉각 해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데 이어 전남 지역 불교 시민사회단체도 반발하면서 마찰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지정 해제 조치가 다른 총림으로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놓고 조계종 사찰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최근 정기회에서 ‘백양사 고불총림 지정 해제의 건’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 출석 의원 76명 중 67명이 찬성해 가결시켰다. 고불총림이 총림법에서 규정한 총림 구성 요건을 ‘현저히’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우선 해제의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고불총림 지정 당시 서옹 스님 생존 시에만 총림을 인정하기로 조건부 지정했다는 점도 해제 사유로 제기됐다. 화엄회 간사 도심 스님은 대표 발의를 통해 “조건부 총림으로 지정된 백양사는 서옹 스님 열반으로 사실상 총림 자격을 이미 상실했고 조건부 지정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백양사가 총림다운 실질 요건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상황이 악화돼 왔다”고 밝혔다. 조계종의 총림 지정 해제는 이번이 두 번째다. 1999년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영축총림 통도사 총림 해제가 결의됐지만 통도사는 이듬해 3월 다시 총림으로 지정됐다. 당시 통도사 총림 재지정은 1998년 종단 사태라는 정치적 상황에 따른 것이었지만 총림 지정 조건 미비를 이유로 해제되기는 백양사 고불총림이 처음이다. 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는 1947년 만암 스님이 고불총림을 개창했지만 한국전쟁 때 소실된 뒤 1980년 복원을 시작해 1996년 서옹 큰스님이 다시 총림으로 공식 승격시켰다.총림 해제로 백양사는 주지 선출을 비롯한 사찰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백양사 주지 토진 스님은 “중앙종회는 백양사와 사전 협의가 없었고, 총무원의 개선 요청과 별개로 긴급하게 처리한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토진 스님은 특히 “충분히 개선할 의지가 있고 개선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총무원이 제시한 개선 요청 시한이 남았다”며 “고불총림 백양사 총림해제 건에 대한 향후 남은 절차에서 다시 검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지역 불교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을 방문해 대응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조만간 지역사회 의견을 담은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불교에서 총림은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 등을 모두 갖춘 사찰을 말한다. 현재 백양사(고불총림)를 비롯해 통도사(영축총림), 해인사(가야총림), 송광사(조계총림), 수덕사(덕숭총림), 범어사(금정총림), 동화사(팔공총림), 쌍계사(쌍계총림) 등 8대 총림이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총림이 출가자와 공부하는 학인(學人) 스님의 감소 탓에 총림 조건을 상실하거나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종회 총림실사특별위원회의 최근 8대 총림 실사 결과에 따르면 총림 구성 요건을 모두 운영 중인 곳은 영축총림이 유일했다. 5개 총림은 염불원을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두 곳은 아예 율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백양사 고불총림 해제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임시회에서 일부 종회 의원들은 “학인 수 감소는 어느 총림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총림 구성 요건 미비 등에 대해 다시 심사숙고할 것을 요청했지만 소수 의견으로 남았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의 한 관계자는 “출가자 급감과 그에 따른 학인 부족은 총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교구본사도 비슷한 형편”이라며 “종단 교육 체계의 검토와 함께 방장의 주지 추천 권한 등 총림 운영 전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남원설… 장수설… 고령설 반파국의 위치를 찾는다

    남원설… 장수설… 고령설 반파국의 위치를 찾는다

    새롭게 떠오르는 전북가야의 역사적 뿌리를 찾고 올곧게 복원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열린다. 전북도는 전북가야 역사 원형 정립을 위한 ‘2019년 전북가야 학술대회’를 오는 15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전북도가 주최하고 전북사학회·우석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문헌학과 고고학적 검토를 통해 전북가야의 실체를 체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반파국 위치의 ‘남원설’, ‘장수설’, ‘성주설’, ‘고령설’에 대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전북지역에 반파국이 존재했다는 가능성을 제기할 계획이다. 학술대회는 전북지역 고대 정치세력과 가야에 대한 논문 발표와 토론 등으로 이뤄진다. 이는 가야 전 단계인 고대 정치세력의 고고학적 실체를 파악하고 가야의 문헌사적 연구를 통해 전북가야의 역사성을 체계화하기 위한 것이다. 1부에서는 청동기시대부터 철기시대를 거쳐 백제가 전북 권역에 진출하기까지 과정을 전문가들 발표와 토론을 통해 짚어 본다. 제1주제 ‘청동기~초기 철기 시대까지 전북지역 정치체제’는 이종철 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의 발표에 이어 한수영 호남문화재연구원 연구실장 주재로 토론회가 열린다. 제2주제 ‘호남권역 철기문화 중심세력의 성격과 특성’은 김상민 목포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가 발표한다. 김 교수는 호남지역 철기문화가 만경강 유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해 주변 일대로 내적 확장을 했으며 기원 1세기 이후 기술과 소재의 한계로 독자적인 철기문화 중심 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했지만 제3세기 대의 지역 정치체제로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제3주제 ‘백제의 전북지역 진출 과정과 추이 변화’에서는 고대국가 백제와 전북 권역의 마한, 가야세력이 어떻게 존재했고 융합됐는지 검토한다. 2부에서는 전북 남원 기문국의 주변 세력과 반파국의 위치에 대해 학계의 견해와 문제점을 검토하고 논의한다. 반파국의 위치 파악은 가야사 향방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용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기문국과 주변 세력’, 백승옥 전문위원은 ‘반파국의 위치 재론’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더 높은 곳, 더 큰 왕의 기운… ‘철강 르네상스’ 경북 고령 대가야

    더 높은 곳, 더 큰 왕의 기운… ‘철강 르네상스’ 경북 고령 대가야

    1600년 전 강력한 철기문화를 앞세워 영호남 지역을 호령했던 ‘경북의 가야문화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21세기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북의 가야문화권은 삼국유사 등 문헌에 경북의 고령(대가야), 성주(성산가야), 상주(고령가야)로 전해지며, 그 중심에는 4~6세기 고대 가야 연맹의 맹주였던 대가야가 있다.●4~6세기 연맹국… 전기는 금관가야, 후기는 대가야 중심 가야라고 하면 흔히 그 대표 세력으로 김해의 ‘금관가야’를 머릿속에 먼저 떠올리지만 가야가 역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4세기 전반부터 신라에 의해 562년 멸망할 때까지 그 중심 세력은 고령에 근거를 둔 ‘대가야’였다. 광개토왕비, 송서(宋書), 일본서기 등 문헌과 사료 대부분이 대가야에 집중돼 있고 고고학적 사료들도 대가야의 국력이 가장 컸던 정치세력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계에서는 ‘전기 가야는 금관가야 중심, 후기는 대가야 중심’이라는 통설을 부정한다. 대가야는 철 생산을 통해 경제적·군사적으로 급성장하면서 5세기 후반에는 고령뿐만 아니라 경남 합천·거창·함양, 전북 남원·장수, 전남 순천까지 세력을 넓혀 백제·신라와 대등한 단계로 발전했다. 삼국 사이에서 뛰어난 철제기술을 바탕으로 ‘철의 왕국’으로 일컬어지는 찬란한 고대문명을 꽃피웠다. 대가야는 신라가 전체 가야를 멸망시킨 후 중심지였던 지금의 고령 지역을 대가야군으로 편제한 데서 위상이 드러났다. 적대국이었던 신라까지도 인정한 이름이었다. 경북도와 도내 가야문화권 시군들은 이처럼 융성했던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재현해 가야 르네상스를 여는 것은 물론 특히 대가야의 문화유산인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12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가야문화권의 주요 문화유적으로는 148곳(국가지정 5곳, 도지정 3곳, 비지정 140곳)이 있다. 지역별로는 고령·성주 각 73곳, 상주 2곳 등이다. 고분과 산성이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고령군 대가야읍의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이다. 고령에는 이 외에도 ▲‘주산성’(사적 제61호) ▲가야 유일의 벽화 고분인 ‘고아동 벽화고분’(사적 제165호), ▲대가야 왕들이 마셨던 우물인 ‘어정’ ▲대가야 가실왕(?~?)과 우륵(?~?)이 창제한 가야금 등이 있다.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고, 2015년 3월엔 ‘우선등재 추진대상’에 선정된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읍을 병풍처럼 감싸는 주산(해발 310m) 주능선을 따라 길게 분포한 대가야시대 최대 고분군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발굴된 순장 묘 왕릉인 지산동 제44·45호분을 비롯해 왕족과 귀족 무덤으로 추정되는 크고 작은 704기의 무덤이 분포한다. 특히 2010년 지표조사 결과 이 일대에는 1만기가 넘는 고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한반도 최대의 삼국시대 고분군으로도 인정받았다. 대가야가 성장을 시작한 400년쯤부터 멸망할 때까지 만들어진 대가야의 무덤으로 화려했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해준다. 무덤은 해발 160∼180m 구간에 직경 20m 이상의 대형분, 해발 100∼160m 구간에 직경 10∼15m의 중형분이 집중돼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규모가 큰 것을 볼 때 왕의 힘이 점점 커지면서 더 높은 곳에, 더 큰 무덤을 만들려 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능선 높이에 상관없이 대형분의 주위와 능선 사면에는 봉분이 없는 소형 무덤이 광범위하게 자리잡았다.●능선 704기·흔적만 1만기…자산 고분군 세계유산 자신 경북도는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에 자신감을 보인다. 고분군이 대가야 문화를 대표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한 데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규모와 내용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인접한 성산 가야고분군(사적 제86호)도 관심을 끈다. 성주의 진산인 성산 능선에 3~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353기의 분묘가 있다. 성주지역 최대 규모이자 중심 고분군이다. 대부분 중·대형 고분군에 속하며 성산가야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식 발굴된 5기의 출토 유물과 묘제(墓制)의 형식이 신라 형식과 거의 유사해 학계에서는 가야의 일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성산가야의 정체성 규명이 가야 연구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성산가야는 ‘삼국유사’에 나라 이름만 있을 뿐 발전 과정이나 내부 구조, 멸망 시기 등의 역사적 사실 기록이 전혀 없다. 현재까지 미지의 나라인 셈이다. 상주시 함창면 증촌리에는 고령가야왕릉으로 전해지는 유적이 있다. 200m 거리를 두고 2개의 큰 능이 존재하고, 재사인 만세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왕릉으로 추정된다. 함창의 가야는 얘기로 전해지는 역사라서 공식적으로는 전(傳) 고령가야국이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은 ‘함창은 본래 고령가야국이었는데 신라가 빼앗았다’고 기록했다. 이들 지역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 때인 1910년대 후반부터 일본인에 의해 몇 차례 이뤄졌으나 본격적인 학술조사가 아닌 침략사관에 기초한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증명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뤄졌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 가야 지역에 식민 국가를 건설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학술적인 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았으며, 출토된 대부분 유물은 일본으로 유출됐다.● 독특한 ‘고분축조·장의문화’ 우리 손에 의한 발굴조사는 1977년 처음 시작됐다. 대가야고분군의 정화사업에 따른 제44·45호분의 조사였다. 44호 고분에서 32기나 되는 순장덧널이 발견됐고, 45호 고분에서도 11기의 순장덧널이 확인됐다. 이듬해부터 지산동 32~35호분 등을 발굴 조사하면서 대가야 문화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3월 30년 만에 발굴조사가 재개되면서 신라와 구별되는 대가야식 고분 축조방식이 확인됐다. 여러 명을 석곽에 함께 순장한 것으로 보이는 대가야의 순장 문화도 입증됐다. 지산동 고분군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고령 대가야 지역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거나 확인된 주요 유물로는 가야금관 및 부속 금제품(국보 218호)과 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금관(보물 제2018호) 등이 있다. 올해 3월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내 소형 석곽묘에서 출토된 가야 건국설화 그림이 새겨진 토제방울도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헌으로만 전하던 고대 건국설화를 시각화한 유물이 발견되기는 국내에서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산동 고분군 발굴로 얻은 소중한 가치는 ‘독특한 고대 장의문화’다. 세계유산 잠재목록에 등재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704기라는 세계적 규모인 데다 ▲고분군 위에 인공 구조물을 짓지 않은 자연친화적인 장의문화 ▲고분군이 생전 거주지가 보이는 곳에 형성된 점으로 미뤄 엿볼 수 있는 이승과 저승이 구분되지 않는 내세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순장곽 배치 등이다.●대가야·왕릉·우륵 테마박물관, 효율적 문화재 보존·관리 경북도와 고령군은 지산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존과 관리 등을 위해 2000년 4월에 왕릉전시관을 개관했다. 왕릉전시관은 국내 최초로 확인된 순장 무덤인 지산동 제44호분 내부를 재현해놨다.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일반인들이 더 쉽고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다.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무덤의 구조와 축조 방식, 주인공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 껴묻거리의 종류와 성격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또 2005년과 2006년 연이어 대가야역사관, 우륵박물관을 개관했다. 대가야역사관은 대가야 고분군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유물 1만여점을 전시·소장한 국내 유일의 대가야사 전문역사관이며, 우륵박물관은 전시실과 가야금제작체험장·가야금전수교육관 등의 시설을 갖춘 전국 유일의 ‘우륵과 가야금’ 테마박물관이다. 지금까지 왕릉전시관 등 3곳을 다녀간 관람객은 모두 443만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2017년 6월에는 고령 대가야읍 고령향교 인근을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야를 통틀어 왕들이 살았던 ‘대가야 궁성지’를 증빙할 수 있는 해자(폭 6∼8m, 깊이 최대 1m, 길이 16∼17m)와 성벽(폭 7m, 길이 16m)이 처음으로 발굴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곳의 해자, 성벽 등은 대가야 중요 거점인 궁성지를 효율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시설로 보인다. 당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발굴 현장을 찾아 관심을 보이며 “대가야 궁성지 발굴·정비를 적극 지원하고 주산성 복원 정비계획 수립 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경북도 등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된 가야사 연구 및 복원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도는 내년까지 ‘가야사 연구 복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끝낸 뒤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 2022년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고령에 있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을 중심으로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2017년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관계자와 학예연구사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은 가야의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국제학술대회, 해외전문가 자문, 연구자료집 발간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독립 기관이다. 도는 이와 함께 2028년까지 총사업비 2192억원 투입하는 기존의 가야고분군 및 산성 등의 정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도내 가야문화권의 실체 규명을 위한 문화재 조사 및 연구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가야는 신라·유교와 더불어 경북 3대 문화의 한 축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정체성까지 확보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가야사 연구복원 사업은 우리 도가 추진해온 가야 부활 프로젝트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 됐다. 호기를 맞아 가야 유적 발굴 복원과 관광자원 기반 구축사업을 연계 추진해 지역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령·성주·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멸종위기 여우, 가족단위로 소백산 일대 방사

    멸종위기 여우, 가족단위로 소백산 일대 방사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9~10월 ‘생태계 조절자’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1급)인 여우 23마리를 가족단위로 소백산국립공원 일대에 방사했다고 12일 밝혔다. 방사한 여우 23마리는 경북 영주의 증식시설에서 태어난 새끼 17마리와 부모 6마리다. 공단은 야생에서의 빠른 적응과 초기 생존율 향상, 기존 개체들과의 자연스러운 조화 등을 위해 가족단위 방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소백산 여우는 2012년 복원 사업 후 현재까지 총 75마리가 방사됐으며 이 중 54마리가 서식 중이다. 방사 개체가 43마리, 야생 출산 개체가 11마리다. 올해 5월에는 2017년 방사한 개체(1세대) 새끼들(2세대)이 소백산 일대 야생 지역에서 총 5마리의 새끼(3세대)를 낳은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부와 공단은 2020년까지 소백산 일대에 여우 50마리 이상 서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우는 잡식성으로 들쥐 등 설치류와 고라니 새끼 등 우제류 먹이를 포획해 설치류·우제류에 의한 질병 확산과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는 생태계 조절자로서 역할을 한다. 한반도에 서식했던 여우 복원은 생태계 연결고리를 회복하는 의미가 있다. 공단은 방사된 여우들이 인위적인 요인으로 자연 적응에 실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올무 제거 등 서식지 안정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 방사 전략 다양화 및 생존 방식, 서식지 특성 등의 자료를 축적해 방사 여우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강재구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장은 “여우들의 습성을 고려해 가족단위 순차 방사함으로써 야생에서 적응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단독] 軍, 사드 이후 중단됐던 ‘한중 해군 함정 교류’ 재개 추진

    [단독] 軍, 사드 이후 중단됐던 ‘한중 해군 함정 교류’ 재개 추진

    군 당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단된 한중 해군 함정의 상호 방문을 내년부터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요즘 중국과의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다양한 군사협력 복원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런 차원에서 내년도 한중 함정 상호 방문에 3600만원의 예산을 새로 반영해 중국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군 함정의 상호 방문은 양국 군사협력을 위해 2011년부터 정례화된 형태로 시작됐다. 국제적 행사인 관함식이나 세계 기항지 중 한 곳에 들르는 순항훈련과는 별도로 신뢰 증진을 위해 중국과 매년 했던 함대 간 교류다. 한국에서는 2·3함대, 중국에서는 북해함대와 동해함대에서 함정을 파견했다. 상호 군항에 입항하면 통신훈련 등 낮은 수준의 연합훈련 및 환영행사와 회담을 개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사드 여파로 2016년부터 방문이 중단됨에 따라 예산 반영도 멈췄다.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관함식에 중국 함정이 불참하는 등의 여파도 지속됐다. 군이 함정 상호 방문 재개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최근 중국과의 군사적 관계가 긍정적인 기류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참석한 한중 국방전략대화가 5년 만에 재개되는 등 과거 진행된 국방협력이 복원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제17차 한중 국방정책실무회의에서 국방협력을 정상화하기로 해 관련 사항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라며 “협의를 통해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강대호 서울시의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조속한 추진 촉구

    강대호 서울시의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조속한 추진 촉구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강대호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중랑3)은 지난 11일 개최된 2019년도 서울시 지역발전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동부간선도로 창동~상계 구간 지하차도 건설’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현재 동부간선도로의 지하화를 추진 중에 있다. 본 사업은 경기고 앞에서 월릉교까지 10.4㎞ 구간의 병렬 4차로 건설을 위한 민간투자사업과, 군자교에서 월계1교, 영동대로 학여울역에서 경기고 앞까지 11.3㎞ 구간 병렬 4~6차로 건설을 위한 재정사업, 창동교에서 상계교 구간 1.7㎞(지하차도 1356m), 폭 3~4차로의 지하차도 건설을 내용으로 한다. 이 중 지역발전본부는 동부간선도로 창동~상계 구간의 지하차도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데, 현재 해당 사업은 투자심사 2단계를 완료하였고 이번 달에 입찰공고를 앞두고 있으며 2021년 1월에 착공, 2024년 6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설계가 시작되는 군자교~월계1교, 학여울역~경기고 구간의 재정사업과 2022년 착공 예정인 경기고 앞~월릉교 구간의 민자사업이 준공되면 동부간선도로의 지하화가 완성될 예정이다. 강 의원은 이러한 구간별 사업 간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빠른 시일 내 강남·북 직결을 통하여 교통 정체를 해소하고, 경기도와의 연계축을 구축함으로써 동부간선도로의 간선 교통 기능을 개선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발전본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랑천변(창동교-상계교 일대) 중심수변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서는, 매년 5월 개최되는 서울 장미축제와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주문하면서 “중랑천 하천환경 복원 및 친수공간 조성을 통한 생태대동맥 구축 사업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의장 “패스트트랙 법안, 12월 3일 이후 본회의 상정 처리”

    文의장 “패스트트랙 법안, 12월 3일 이후 본회의 상정 처리”

    여야 19일 본회의 열어 민생법안 처리 합의文 “20대 국회 법안 처리 비율 31% 불과”한국당 재선의원 ‘의원직 총사퇴’ 건의나경원 “패트는 불법, 모든 카드 검토”이인영 “합의 안되면 일정대로 처리”문희상 국회의장이 12일 “선거제 개혁 및 사법개혁 관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12월 3일 이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회동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대변인이 전했다. 문 의장은 “국회의 모든 의사결정은 합의가 우선이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국회를 멈출 수는 없다”면서 “국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부의(토론의 부침)한 이후에는 빠른 시일 내 국회법에 따라 상정할 예정”이라고 못박았다. 문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도 “2년 연속 예산안이 시한 내에 처리되지 못했다. 예산안을 기한 내에 처리하는 것은 국회의 의무”라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예산처리 시한인) 12월 2일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문 의장은 또 “20대 국회 법안 처리 비율은 31.1%에 불과하다”면서 “11월 중 본회의를 2차례 열어 비쟁점 법안을 중심으로 처리하고,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논의한 경제 관련 법률도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오는 19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본회의에서 시행령을 통한 정부의 ‘행정입법’을 통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비롯해 비쟁점법안 120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특히 빅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을 거쳐 조속히 통과시킨다는 데 뜻을 모았다. 따라서 상임위 논의가 원활할 경우 빅데이터 3법도 1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다만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언급된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 가동 방안 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이날 한국당 재선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의원직 총사퇴’를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한국당 박덕흠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재선의원 조찬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선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시 의원직 총사퇴를 당론으로 할 것을 지도부에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는 검토해야 된다”면서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도 불법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을 반드시 하겠다. 그 일환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나 원내대표는 이날 패스트트랙 협의를 위한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 회동과 관련 “패스트트랙은 애당초 잘못 태워진 불법이며 불법을 계속 한다는 것에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데이터3법’같이 경제를 회복하고 공정과 정의를 되찾을 수 있는 법부터 논의하는 게 맞지, 소위 ‘밥그릇법’ 갖고 긴장도를 높여서 국회를 무력화하려는 것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이 정한 일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법안 처리 시한이 20일 남짓 남았는데, 합의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지 못하면 국회는 다시 대치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검사도 죄를 지으면 처벌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고 검찰개혁의 핵심”이라면서 “한국당은 어떻게 검찰의 특권을 해체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대안을 촉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당 재선들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시 총사퇴 건의”

    한국당 재선들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시 총사퇴 건의”

    자유한국당 재선의원들은 12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의원직 총사퇴’를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박덕흠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재선의원 조찬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재선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시 의원직 총사퇴를 당론으로 할 것을 지도부에 건의한다”고 밝혔다. 또 “‘통합을 적극 지지한다, 진정성을 갖고 국민 대통합을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지도부에 공천 관련 위임 각서를 제출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했다. 보수통합과 당내 인적 쇄신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소집된 이날 회의는 재선 의원 10여명이 참석해 2시간가량 이어졌다. 회의 막판에는 문밖으로 고성이 들리기도 했지만 박 의원은 “이견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는 검토해야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도 불법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을 반드시 하겠다. 그 일환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 협의를 위한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 회동과 관련해 “패스트트랙은 애당초 잘못 태워진 불법이며 불법을 계속 한다는 것에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영남과 뿌리 다른 전북가야… 위대한 유산, 문화재 지정 시급”

    “영남과 뿌리 다른 전북가야… 위대한 유산, 문화재 지정 시급”

    “전북가야는 가야 중의 가야입니다. 봉수와 제철유적은 전북가야만의 위대한 유산이지요.” 곽장근(58·가야문화연구소장)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전북가야의 산증인이다. 그는 37년 동안 전북의 산과 들을 발이 닳도록 누비며 역사 속에 잠들어 있던 가야 유적들을 세상 밖으로 초대했다. 고고학자로서 최고 권위인 문화재 위원도 마다하고 오로지 전북가야 조사·연구에 매달리는 곽 교수를 11일 서울신문이 만났다. -호남은 가야사 연구의 불모지다. “가야 연구를 시작할 당시 많은 분들이 걱정했다. 가야 연구에 관심도 없고 들어주는 사람도 없었다. 포기하고, 외도하고 싶을 때마다 지하의 영혼들이 호통을 치는 것 같아 자세를 가다듬었다. 예산 지원이 없어 유적발굴은 못하고 발품으로 가능한 지표조사만 열심히 했다.” -전북가야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계기는. “1982년이다. 당시 88고속도로 건설공사를 하다가 남원시에서 대형 고분군이 발견됐다. 백제시대 고분군으로 예상하고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발굴 과정에 가야시대 고분군으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전북 동부지역에 가야 유적이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 -전북가야 문화유산 조사 환경은. “그동안 가야 중의 가야가 전북에 있다고 호소했으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가야사 조사·연구 및 복원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 전북가야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가야사는 유적과 유물로 쓰는 역사다. 그동안 전북은 발굴할 수 없어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전북가야의 역사적 의미는. “전북가야는 영남과 뿌리가 다르다. 영남가야는 변한이 가야로 발전한 것이지만 전북가야는 마한이 가야문화를 수용해서 가야로 변한 것이다. 마한세력이 특정 시기에 가야문화를 받아들여 가야왕국으로 변했다. 이제 고구려, 백제, 신라로 이뤄진 삼국시대 중심의 역사인식을 바꿔야 한다.” -전북가야가 영남가야와 다른 특징은. “전북가야만의 유산이 풍부하다. 봉수와 제철유적은 영남에서는 보고되지 않은 귀중한 자료다. 봉수는 국가가 있었다는 증거이자 국력을 대변하는 척도다. 전북 동부에서 100여개의 봉수가 발견된 것은 대단한 가야왕국이 존재했다는 증거다. 가야가 철의 왕국이었다는 증거도 전북가야가 뒷받침한다. 영남에서는 보고되지 않은 제철유적이 200여개나 발견됐다. 봉수와 제철유적은 유적 중의 유적이고 위대한 유산이다.” -전북가야의 정체성 확립과 계승을 위한 과제는. “아쉽게도 호남에서는 가야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연구도 부진했다. 이제부터라도 전북가야의 뿌리 찾기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연구자와 전문가가 부족하다. 그동안 가야 연구의 99%는 영남에서 이뤄졌다. 혼자 가야를 연구하는 과정이 너무 버겁고 어려움이 많았다. 도민들도 적극 나서 민관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지속가능한 전북가야 발전 전략은. “학술연구보다 문화재를 지정받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학술연구는 5년 내 결론을 못 내지만 실체를 밝혀 문화재로 지정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문화재로 지정돼야 미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문화재로 지정되면 국가가 보증을 선 것과 같아 정부에서 지원을 받게 된다. 국정과제 시작 전 영남은 가야 관련 국가사적이 27건인 데 반해 우리는 한 건도 없었다. 전북은 최근 단기간에 2건을 지정받았다. 전북가야 유적의 역사성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관광산업 등 지역발전 연계 방안은. “전북가야는 한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 품 안에 있다. 자연생태계의 보고와 역사의 만남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백두대간 주변은 사방이 관광자원이다. 이를 전북가야와 연계시키기만 하면 된다. 구슬을 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적은 예산으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전북가야의 봉수로를 복원해 레이저아트로 연결하면 많은 사람들이 백두대간 품 안으로 올 것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전북은 지붕 없는 가야사박물관…1500년 역사의 보물 깨우다

    전북은 지붕 없는 가야사박물관…1500년 역사의 보물 깨우다

    2017년 11월 25일 백두대간 봉화산 치재에서는 역사적인 행사가 열렸다. 송하진 전북지사와 7개 시군 단체장은 이곳에 기념비를 세우고 ‘전북가야’를 선포했다. 기념비에는 ‘봉수왕국전북가야’라고 새겼다. 송 지사는 이 자리에서 “1500년 전 백두대간 속 전북 동부지역에 기반을 두고 발전했던 가야세력을 하나로 묶어 ‘전북가야’라고 명명했다”며 “전북가야를 집중적으로 발굴·복원하고 세계유산에 등재해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여는 큰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후 전북도는 전북가야 정체성 확립과 계승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 통합과 영호남 상생 발전을 위해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사업’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예로부터 전북은 백제의 영역이었다. 백두대간 서쪽 전북은 마한 이래 줄곧 백제문화권에 속했던 곳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중심의 고대사 인식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고고학적 조사와 새로운 연구방법으로 가야사의 공간적 범위가 영남은 물론 호남 동부지역을 아우르고 있음이 밝혀졌다. 전북도가 ‘전북가야’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도내에 독창적이고 우수한 가야시대 문화유산이 의외로 넓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남원, 완주, 무주, 진안, 장수, 임실, 순창 등 동부 7개 시군에서 가야의 융성과 발전 과정을 풍부하게 보여 주는 유적과 유물이 대거 발견됐다. 전북을 ‘지붕 없는 가야사 박물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현재까지 497곳에서 822건(고분 456기, 제철유적 219곳, 봉수 101개, 산성 46개)의 가야 문화유산이 확인됐다. 출토된 유물도 2414점에 이른다. 이들 유물과 유적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전북 내륙지역에 경상가야와 차별화되는 강력한 가야국이 존재했었음을 보여 준다. 전북도는 “전북가야가 일제강점기부터 조사·연구가 이뤄진 경상가야에 비해 뒤늦게 시작했지만 대박을 터뜨린 게 ‘전북가야’를 선포한 배경”이라고 11일 밝혔다.●국내 유일·최고 밀집도 ‘봉수왕국’ 전북가야 전북 동부지역에서 가야왕국의 존재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 주는 유적은 봉수다. 봉수는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변방의 급박한 소식을 중앙에 알리던 통신시설이어서 국가를 상징하는 가장 진솔한 고고학적 증거로 평가된다. 전북 동부지역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봉수는 101개나 된다. 백두대간 산줄기를 따라 4~6㎞ 거리를 두고 연결된다. 발굴된 봉수들은 밀집도가 높을 뿐 아니라 남원, 장수 등 전북가야 영역, 제철유적과 일치하는 특징을 보인다. 전북가야를 ‘봉수왕국’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다. ‘일본서기’에는 가야왕국 반파가 513년부터 백제와 3년 전쟁을 치르면서 봉후(수)를 운영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봉수가 학계에 보고된 곳은 전북 동부지역이 유일하다. 백두대간 동쪽 영남지역에서는 삼국시대 봉수의 존재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곽장근(가야문화연구소장) 군산대 역사철학부 교수는 “봉수는 오늘날 정보통신기술과 같은 것으로 국가가 있었다는 증거이며 국력을 대변하는 척도”라고 말했다.●‘철의 왕국’ 가야는 전북가야가 중심지 제철유적 역시 전북에 ‘철의 왕국’ 가야가 존재했음을 알려 주는 징표다. 가야를 철의 왕국이라고 부른 이유는 가야 왕릉 고총에서 철기유물이 많이 발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남지역 제철유적이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반면 전북에서는 집단으로 발견돼 진정한 철의 왕국은 전북가야에 기반을 두고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학계에 보고된 전북 동부지역에서 발견된 제철유적은 219곳에 이른다. 장수군 61곳, 무주군 57곳, 남원시 36곳, 완주군 32곳, 진안군 27곳 등이다. 가야의 초기 철기시대를 짐작게 하는 유적이 집중적으로 존재를 드러낸 지역은 전북이 유일하다. 국내 최대 밀집도를 자랑한다. 학계는 “가야의 발전 원동력으로 알려진 철의 생산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당시 첨단산업단지인 제철유적 발견으로 전북가야가 철기 공급기지로서 백제와 신라뿐 아니라 일본과 동남아까지 아우르는 물류의 중심지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전북가야 고분에서는 삼국과 중국, 일본의 유물이 공존한다. 이로 미뤄 볼 때 전북가야는 150~200년간 철의 왕국으로 융성하다가 백제에 복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에서는 초기철기시대부터 후백제까지 1000년 동안 철이 생산됐다.●독자적인 학술적 토대 마련 과제 남원과 장수지역에서 발견된 고분군도 전북가야의 존재를 보여 준다. 남원 유곡리·두락리 고분군과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발굴과 동시에 국가사적으로 지정됐고 면적도 크다. 2020년 이후 사적지정 후보군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 국제실사단은 “남원에서 참가야가 보인다”며 전북가야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전북 동부지역 가야고분은 131곳에서 456기가 발견됐다. 특히 남원과 장수에는 중·대형 고총이 집중돼 있어 전북가야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남원 운봉고원 일대에 180여기의 가야고총을 남겼다. 청계리 고분군에서는 호남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가야고총이 최근 확인됐다. 이 고분에서는 호남 최초로 수레바퀴 장식 토기와 나무 빗이 출토됐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청계리 고분에서 나온 출토품은 운봉가야가 함안 아라가야, 고령 대가야, 왜 등과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월산리 고분군에서는 청자 계수호(닭머리 모양 청자)와 철제 초두(쇠자루솥),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에서는 청동 수대경(거울) 등 최고급 위세품(고대국가에서 중앙정부가 하사하는 귀한 물건)이 출토됐다. 이는 가야계 정치체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하지만 전북가야는 그 가치가 매우 우수함에도 초기 걸음마 단계로 조사·발굴 및 정비사업 확대가 절실한 실정이다. 전북가야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학술적 토대 역시 부족하다. 정체성 확립과 계승을 위해 ▲독자적인 학술적 토대 구축 ▲전문가 양성 ▲거점기관 지정 ▲대중적 확산 ▲지속가능한 활용방안 등이 시급하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 봉수와 제철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도 과제다. 이주철 전북도 문화유산과장은 “전북가야를 관광산업 등 지역발전과 연계시키기 위해 중요 자원 발굴과 함께 세계유산 등재, 활용·발전 기반도 구축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가야사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文정부 교육 불평등 해소 ‘절반의 성공’…특권 대물림 줄여 계층 사다리 살린다

    文정부 교육 불평등 해소 ‘절반의 성공’…특권 대물림 줄여 계층 사다리 살린다

    교육부가 ‘교육 공정성 지표’를 개발하게 된 데는 우리 사회의 교육 불평등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문제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 불평등 논란의 불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부모 찬스’ 의혹이었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부모 찬스가 초·중·고 교육에서부터 일자리와 소득에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부모의 경제력이 낳는 교육 격차의 대표적인 사례가 과학고와 외국어고, 자율형 사립고와 일반고로 나눠지는 ‘고교 서열화’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의 연간 학부모 부담금은 일반고의 3배 이상으로, 강원 민족사관고(2480만원), 청심국제고(2400만원) 등 일부 학교는 학비가 연간 1000만원이 넘는다. 통계청과 교육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이들 학교에 입학하려는 중학생들은 일반고에 진학하려는 중학생보다 많게는 두 배에 가까운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가 발표한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지역 특수목적고 학생들 중 가정의 월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경우가 절반 이상(50.4%)이었으며 350만원 이하인 경우는 19.7%였다. 반면 일반고는 가정의 월소득이 350만원 이하인 경우가 절반 이상(50.8%)을 차지했으며 500만원 이상은 19.2%에 그쳤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82.1%는 가정의 월소득이 350만원 이하였다. 부모의 경제력은 ‘주요 대학’의 입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대 등 조사 대상인 13개 대학 입시에서의 고교 유형별 합격률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과 학종 양쪽에서 영재학교·과학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순으로 높았다. 반면 저소득 가정의 비율이 높은 특성화고 학생들은 기본적인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전국 특성화고 실습실에서 발생한 사고가 총 1284건에 달했다.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교육의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임기 반환점을 돈 현재 고교 무상교육과 대학 등록금 부담 경감 등에서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려던 고교 무상교육은 반년 앞당긴 올해 2학기부터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국가장학금 지원이 확대돼 Ⅰ유형(소득연계형) 수혜 학생은 지난해 기준으로 등록금 부담을 82.6% 덜어낼 수 있었다. 2021년도 대입에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기회균형전형이 의무화된 데 이어 지속 확대를 추진한다. 2025년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를 모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하면서 고교 서열화 해소도 본격 추진한다. 그러나 대입제도의 기조를 ‘정시 확대’로 선회한 것은 각각의 대입전형에 소득과 지역 등의 요인이 작용하는 실태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없이 기계적·객관적 공정에만 치우친 결정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또한 정부가 ‘서울 주요 대학’의 입시 문제에 천착하면서 정부가 대학 서열과 학벌주의를 오히려 공고히 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2019 교육 분야 국정과제 중간점검회’에서 “교육에서 ‘출발선 평등’을 위한 정책을 과감히 추진하겠다”면서 “취업난과 임금격차 등 교육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유정희 서울시의원, 관악구 시·구 합동의정보고회 성료

    유정희 서울시의원, 관악구 시·구 합동의정보고회 성료

    유정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관악4)과 관악구 송정애 구의원, 이종윤 구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관악구 시·구 합동의정보고회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11월 8일 금요일 오후 18시부터 관악구 삼모타워 메모리스클래식 웨딩홀 4층에서 열린 합동의정보고회에는 유정희 의원을 비롯해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관악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박준희 관악구청장, 서윤기 서울시의원, 송도호 서울시의원, 임만균 서울시의원, 김경영 서울시의원, 김기덕 서울시의원, 왕정순 관악구의회 의장 등 시·구의원과 지역주민 2000여명이 참석했다. 관악지역주민들의 축하무대로 시작된 이번 합동의정보고회는 유정희 시의원, 송정애 구의원, 이정윤 구의원 순서로 지난 6.13 지방선거 당선 이후 ▲지역 현안 해결 성과 ▲관련 예산확보 ▲조례안 발의 및 통과 현황이 담긴 영상시청과 함께 앞으로의 각오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유 의원은 관악구 숙원사업인 신림선 경전철 (가칭) 박종철 신설과 도림천 완전 복원사업에 대해 지역주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실제로 유 의원은 박종철역 신설을 위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삭발을 감행했으며 관악산과 도림천 환경지킴이 회장을 맡아 꾸준히 도림천 완전복원 및 관악산 보존을 위해 활동을 하고 있다. 유 의원은 “시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하루를 25시간, 26시간같이 생각하며 지역 곳곳을 뛰어다녔다”며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관심을 갖고 합동의정보고회에 참석해주신 모든 주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씩씩하게 의정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차별 공격으로 두개골 절반 잃은 美남성…가해자는 징역 1년형

    무차별 공격으로 두개골 절반 잃은 美남성…가해자는 징역 1년형

    미국의 30대 남성이 괴한의 공격을 받아 두개골 절반을 잃고 생사를 헤매고 있는 동안, 그를 공격한 가해자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뉴욕에 사는 스티븐 어거스틴(32)은 지난해 5월, 일을 마치고 이른 새벽 집으로 귀가하던 중 한 남성이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성실한 가장이었던 어거스틴은 곧장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뇌의 부상이 심각해 결국 두개골의 왼쪽 부분을 절개해야만 했다. 당시 이 남성을 공격한 가해자인 찰스 마일스가 체포됐지만 법원은 그에게 고작 징역 1년 만을 선고했다. 범인이 어거스틴을 단 한 차례 내리쳤을 뿐이며, 어거스틴의 부상은 범인의 공격이 아닌 뒤로 넘어지면서 생겼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변호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재판에서 해당 범행이 경범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받은 가해자는 현재 뉴욕의 한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어거스틴의 어머니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내 아들의 병원기록을 보면, 단순히 넘어져서가 아닌 둔기로 내리치는 힘에 의해 두개골과 뇌가 부서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 일로 아들은 식물인간 상태에 놓여있으며 매일 죽음과 싸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생사를 헤매고 있는 어거스틴은 뇌를 보호하는 두개골을 복원하는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어거스틴의 가족은 펀딩사이트를 통해 수술비를 모금하는 한편, 가해자에 대한 정의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마침내 ‘슈뢰딩거의 고양이’ 산 채로 볼 수 있다

    [와우! 과학] 마침내 ‘슈뢰딩거의 고양이’ 산 채로 볼 수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산 채로 볼 수 있을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새 연구가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물리학 뉴 저널’(New Journal of Physics)에 발표된 새 연구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생사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양이를 엿볼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1935년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가 양자역학 이론의 불완전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고안한 사고실험에 나오는 가상의 고양이를 말한다. 슈뢰딩거는 자신이 만든 파동방정식의 해(파동함수)가 확률을 뜻한다는 막스 보른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이 사고실험을 고안해냈다. 사고실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양이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차단된 상자 속에 들어 있고, 이 상자에는 청산가리가 들어있는 병이 방사능이 검출되는 가이거 계수기에 밸브로 연결되어 있다. 시간당 50% 확률로 붕괴하는 라듐 알파입자가 붕괴하여 방사능이 나오면 계수기가 검출하는 순간 연결된 망치가 내리쳐져 유리병을 깨고 청산가리를 방출하여 고양이가 죽게 설정돼 있다. 따라서 한 시간 뒤 고양이는 50%의 확률로 살아 있거나 죽어 있을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이때 고양이는 죽은 상태와 산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고 보며, 상자를 여는 순간 확률이 붕괴되어 둘 중 하나의 상태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슈뢰딩거는 고양이에게 그런 상태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양자역학의 확률 해석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새 연구는 아원자 입자의 신비한 행동을 설명하는 이 사고실험에서 불행한 가상의 고양이를 영구히 죽이지 않고도 상자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 것으로, 이를 통해 물리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역설 중 하나에 대한 과학자의 이해를 증진시킨다.아원자가 활동하는 미시세계와 다른 우리의 평범한 거시세계에서는 우리가 단지 물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그것의 상태가 바뀌지는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상을 충분히 확대하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일본 히로시마 대학 물리학과 홀거 F. 호프만 교수는 “보통 우리가 단지 보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보기 위해서는 빛이 있어야 하고 빛은 물체를 변화시킨다“고 전제한다. 하나의 광자(빛알)조차도 보고 있는 물체에 에너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대표저자 호프만과 히로시마 대학교 학부생으로 연구에 참여한 카르틱 파테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엿보기 위해 ‘대상을 변화시킴 없이 관측하는’ 기법에 대해 연구했다. 그들은 초기 상호작용(고양이를 바라 보는)과 판독 값(생존 또는 사망 여부를 구분)을 분리하는 수학적 프레임을 만들었다. 호프만은 "우리의 주요 동기는 양자 측정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며, 핵심은 측정을 두 단계로 분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함으로써 호프만과 파테카는 고양이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전혀 손실 없이 초기 상호작용에 관련된 모든 광자를 잡아내 고양이를 관측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따라서 판독하기 전에 고양이의 상태(또한 고양이의 모습과 변화)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측정을 읽을 때만 정보가 손실된다. 호프만은 “흥미로운 점은 판독 프로세스가 두 가지 유형의 정보 중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정보를 완전히 삭제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관련한 그들의 작업방법은 다음과 같다. 고양이가 여전히 상자 안에 있지만, 고양이가 살아 있는지 또는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부를 들여다보는 대신 상자 안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를 설치한다. 사진이 촬영되면 카메라에는 두 종류의 정보가 담긴다. 사진을 찍은 결과로 고양이가 어떻게 변했는지(연구자들이 양자 태그라고 부르는 것)와 상호작용 후 고양이가 살아 있는지 또는 죽었는지 여부다. 그 정보 중 어느 것도 아직 손실되지 않았다. 이미지를 ‘현상’하는 방법에 따라 하나 또는 다른 정보를 확보한다. 호프만은 동전 던지기를 생각해 보라고 한다. 동전이 던져졌는지 또는 던져진 동전이 앞면인지 뒷면인지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둘 다 알 수는 없다. 또한 퀀텀 시스템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알고 그 변경사항을 되돌릴 수 있으면 초기 상태를 복원할 수 있다.(동전의 경우 다시 뒤집는 것) 호프만은 “시스템을 먼저 방해하지 않을 수 없지만 때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의 경우, 그것은 사진을 찍는 것을 의미하지만, 고양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현상하는 대신, 고양이를 삶과 죽음의 중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방식으로 현상한다. ​ 결정적으로, 판독의 선택은 측정의 분해능과 그 측정방해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정확하게 등가이다. 해상도는 퀀텀 시스템에서 추출된 정보의 양을 나타내며 방해는 시스템의 불가역 변화의 정도를 나타낸다. 다시 말해, 고양이의 현재 상태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상태는 불가역적으로 변화한다. 호프만 교수는 “놀라운 점은 측정을 방해하지 않는 능력이 측정하는 정보량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호주국립대학 물리학자 마이클 홀은 “이전 연구에서 양자 측정에서 분해능과 방해 사이의 교환을 지적했지만, 이 논문은 그 관계를 최초로 정량화한 이론”이라고 평가하면서 “내가 아는 한, 이전 연구는 분해능과 측정 교란에 관한 정확한 등가 관계를 밝혀내지 못했지만, 이 논문의 접근방식은 매우 깔끔하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사설] 문재인 정부, 소통과 협치해야 도약할 수 있다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기의 시작으로 소통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휴일인 어제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하고, 같은 날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정책·안보실장은 3자 합동으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 공개 회의인 타운홀미팅 형식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갖는다. 문 대통령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형태의 생방송에 나서는 것은 지난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 후 10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를 시작하는 첫날 여야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최근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여야 대표들이 조문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려고 청와대가 제안해 성사된 비정치적 행사이지만, 여야 소통의 계기가 돼야 한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동은 지난 7월 18일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청와대 회동 이후 115일 만이다. 그동안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이 형식과 의제 등을 놓고 성사되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동을 통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이후로 무력화된 대의정치 체제가 복원되길 바란다.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정례 회동을 갖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민 통합을 위해서도, 얽힌 국정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약속대로 가동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여야는 무책임한 공세와 상호 비방을 멈추고 소통과 협치에 나서야 한다. 이번 회동이 실종된 정치력의 복원과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앞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등 청와대 ‘3실장’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있는 춘추관에서 브리핑 형식의 간담회를 했다. 실장 각자가 춘추관을 찾은 적은 있으나, 이들 ‘3실장’이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하는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노 실장은 간담회에서 “국민 보시기에 부족하다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성과도 있지만 보완해야 할 과제도 있다”면서 “더 분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한반도 평화, 과감한 투자를 통한 경기 체감, 사회 전반의 공정성 강화에 둘 것임을 천명했다. 청와대는 앞으로 주요 정책을 상세히 설명하는 기회를 자주 만드는 등 언론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야 안정적인 집권 후반기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루브르박물관, 문경한지 영구적 보존성에 깜짝 놀라”

    “루브르박물관, 문경한지 영구적 보존성에 깜짝 놀라”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은 지난해 소장 중인 로스차일드 컬렉션 가운데 판화 ‘성캐서린의 결혼식’을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복원했다. 로스차일드 컬렉션은 세계에서 가장 부자 가문으로 꼽히는 로스차일드가문 소장 미술품이다. 국내에서도 ‘고려 초조대장경’이 복간됐다.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2년(1011년)에 불심으로 거란의 침입을 막고자 판각을 시작해 선종 4년(1087년)에 완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이다. 하지만 몽골의 침입으로 1232년 불에 타 없어졌으며, 대구시와 대한불교조계종 동화사 등은 2011년 제작 1000년을 기념해 다시 출판했다. 이들 작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경북도중요무형문화재 한지장(韓紙匠·제23-2호) 김삼식(78)씨가 우리의 전통 방식으로 만든 ‘문경 한지’가 사용된 것이다. 특히 세계를 대표하는 루브르박물관이 기록 유물 복원용 종이로 다른 나라 종이가 아닌 한국, 그것도 경북 문경의 전통한지를 사용한 것은 큰 사건이다. 김 한지장은 올해로 69년째 전통 한지 제조방식을 고수하며 종이 만드는 일에 매달리고 있다. 그 바탕에는 오로지 바보처럼 묵묵히 전통의 맥을 잇겠다는 철저한 장인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8일 김 한지장이 관장을 맡고 있는 문경시 농암면 한지장 전수교육관을 찾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루브르박물관이 유물 복원에 문경 한지를 사용하게 된 배경은. “박물관 측은 오랫동안 기록 유물 보수용 등의 종이로 일본 전통종이 화지(和紙)와 중국 선지(宣紙)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내구성과 보존성에 있어 단점이 발견돼 애로를 겪어 왔고, 수년 전부터 세계 각국에 수소문해 영구적인 보존성을 갖춘 종이 찾기 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국내 일부 학자와 전문가들이 박물관 측에 문경 한지를 소개했고, 아리안 드 라 샤펠 루브르박물관 소장이 2016년 2월 문경을 직접 방문해 문경 한지의 제조 과정과 효능을 살핀 뒤 “지구상에 이런 종이가 있다니?”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게 인연이 됐다. 이번 복원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루브르박물관이 다른 유물 복원용에도 문경 한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한지와 일본 화지, 중국 선지의 차이점은. “한지의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은 우리만의 ‘외발뜨기’다. 화지나 선지는 ‘쌍발뜨기’로 종이에 방향성이 생겨 잘 찢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외발뜨기 한지는 섬유가 직교하면서 서로 얽혀 훨씬 질긴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화지 등에 비해 내구성과 보존성이 훨씬 뛰어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물이 통일신라시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으로 인정받은 만큼 기록유산으로서 한지의 품질은 세계 독보적이다. -오는 21일 루브르박물관 측에서 또다시 문경 한지를 찾는다는데. “그렇다. 이번에는 샤펠 소장과 박물관 관계자 10여명이 함께 온다. 문경 한지의 우수성을 인정한 박물관 측이 직접 제조 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들에게 닥나무 삶기부터 다듬기까지 모두 8단계를 거치는 전통 문경 한지의 까다로운 공정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샘플을 공개하겠다. 또 박물관 측이 문경 전통한지를 문화재복원 데이터베이스작업 표준 종이로 선정해 준 데 대해 감사도 드리겠다.” -루브르박물관이 김 한지장을 한지 분야 세계 최고의 장인으로 인정한 셈이다. “(웃음)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옛날식으로 만든 것이 ‘과학적으로 세계 최고’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평생 한지를 옛날 방식대로 만드는 것밖에 모른다. 항상 천년을 견디는 ‘고려지’를 재현해 낸다는 일념으로 종이를 만든다. 빠른 길 대신 바른 길을 택해 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종이는 화지이지만, 예부터 동양 최고의 종이는 고려지였다.” -어떻게 한지장이 됐나. “아홉살 때부터 종이 만드는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일제의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뒤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옆 마을로 시집을 간 누이의 시아주버니였던 유영운 장인의 닥공장에 나가게 됐다. 그곳에서 전통한지 만드는 법을 혹독하게 배웠다. 밥줄이 걸린 일이라 싫다, 힘들다는 내색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죽어라고 일만 했다. 일이 너무 험하고 고돼서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지독한 가난 때문에 배운 것이라곤 전통한지 뜨는 일밖에 없었다. 결국 세계에서 1등 가는 한지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외곬의 길을 걸어왔다. 이 때문인지 2005년에는 인생의 훈장인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한지장이 됐다.” -전통 문경 한지 제조방식을 소개해 달라. “먼저 직접 재배한 우리의 재래종인 ‘참닥’(조선닥) 1년생 닥나무를 삶아 벗겨 낸 껍질에서 다시 겉껍질을 제외한 백피(속껍질)만 빼낸다. 이를 잿물에 넣어 삶고 두드려 물에 씻고, ‘황촉규’(닥풀)라고 하는 식물로 만든 천연 풀을 섞어 종이를 뜨는 공정 과정이 꽤 까다롭다. 이 과정에서 화학약품은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 말로는 간단하고 쉽지만, 실제로 손이 수천 번 움직이고 마음을 수백 번 담아야 질 좋고 오래 사는 한지를 만들 수 있다. 한지는 1년 중 서리 내릴 때부터 3월 초까지 다섯 달 정도밖에 만들 수 없다. 왜냐하면 날씨가 더워지면 천연풀이 상해 만들 수 없다.” -작업장이 한지장의 이름을 딴 ‘삼식지소’(三植紙所)다. 무슨 의미인가. “양심, 진실, 전통 세 가지를 지키겠다고 내 이름을 따 작업장 입구에 붙였다. 천년 세월을 버텨 주는 전통한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이 중요하다. 마음을 담지 않으면 절대 좋은 종이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전통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 내 인생이다. 우리 전통한지를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아들 춘호(45)씨가 문경한지장 전수교육 조교로 있다. 종이 만드는 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 “내 자식이지만 참으로 고맙고 대견스럽다. 종이를 떠서 큰돈을 벌겠다는 야망보다 세계에서 제일 좋은 한지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나의 염려보다는 전통한지를 지켜내는 일에 훨씬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도회지에서 사회생활을 하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한지장으로 살겠다며 곁을 지키고 있다. 벌써 20년째 전통한지 만드는 일을 배울 뿐만 아니라 충북대 대학원에서 한지 관련 공부와 연구도 열심히 하고 있다. 현재 우리 부부와 아들딸 등 온 가족이 연간 1만 3000여장(각 전지 크기 145×75㎝)의 종이를 떠서 1억 3000만원 정도의 조수입(농가의 생산물 총액)을 올리고 있다. 투자와 노력에 비해 큰돈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의 전통한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저질의 저가 수입 종이가 한지로 둔갑하는가 하면 국내 많은 한지장들이 백피를 만들 때 칼로 일일이 긁어내는 대신 화학약품을 써서 겉껍질을 녹이는 방식을 쓴다. 하지만 이런 한지는 질기지도 않고 오래 보존되지도 않는다. 게다가 요즘엔 닥나무 껍질 대신 수입한 펄프를 사용하거나 중국산 닥나무를 써 더 쉽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전통 한지장들의 사기가 크게 꺾이고 설 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 먹고살아야 종이도 뜬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전통 한지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 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글 사진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식지 선정 기준 없는 ‘주먹구구 방사’에… 갈 곳 없는 반달가슴곰

    서식지 선정 기준 없는 ‘주먹구구 방사’에… 갈 곳 없는 반달가슴곰

    환경부가 지난달 30일 새끼 반달가슴곰 3마리를 당초 방사하려던 경북 김천 수도산 대신 기존 서식지인 지리산 구례에 방사했다. 지리산은 반달곰 수용 가능 개체가 거의 포화상태에 달해 새로운 서식지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도산 시험 방사는 안전과 절차적 문제 등 사전 준비 부족으로 각종 우려와 논란이 일면서 끝내 무산됐다. 환경부가 반달가슴곰 복원과 관련해 ‘개체 확대’에서 ‘서식지 관리’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새로운 서식지 선정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 방사를 추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환경부에 따르면 반달가슴곰은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후 복원사업을 통해 현재 지리산과 수도산에 64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20마리를 방사했고, 야생에서 새끼 44마리가 새로 태어났다. 반달곰의 출산·수명 등을 고려할 때 2027년 이전 개체수가 100마리 이상 증가하면 새로운 서식지가 필요하다. 지리산의 적정한 서식 개체수는 78마리로 추산된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5월 지리산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에서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암컷 2마리와 수컷 1마리 등 새끼 반달가슴곰 3마리를 수도산에 방사할 계획을 세웠다. 수도산은 2018년 8월 27일 ‘오삼이’(KM 53)가 지리산을 벗어나 처음으로 정착한 지역으로 반달곰의 새로운 서식지로 주목받았다. 지리산 국립공원을 벗어난 지역에서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오삼이는 반달곰 복원에서 다양한 연구과제를 제공했다. 2015년 태어나 그해 10월 27일 지리산에 방사된 수컷으로, 지리산 북부 불무장등 능선 일대에서 활동하다 2016년 9월 위치 발신기 이상으로 위치 확인이 끊겼다. 그런 오삼이가 지리산에서 직선거리로 80㎞ 이상 떨어진 김천 수도산에서 2017년 6월 14일 발견된 것이다. 해외에서 수컷 흑곰의 이동 거리가 0.6~80㎞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리산 경남 함양(15㎞)과 전남 구례(7㎞)까지의 이동만 확인됐다.지리산 권역을 벗어난 이동이 확인되면서 체계적인 추적·모니터링 구축이 필요해졌다. 오삼이는 포획 후 지리산에 재방사됐지만 또다시 수도산으로 이동했고, 2017년 지리산에서 동면까지 했지만 2018년 5월 수도산으로 향하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그해 8월 건강을 회복한 오삼이 몸에 발신기를 부착한 뒤 수도산에 방사했다. 지리산 반달곰 개체수 증가로 오삼이를 비롯한 반달곰들이 2014년부터 지리산권역을 벗어나 3개 지역으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의 적정수용력 연구 결과, 수도산·민주지산·덕유산·가야산·백운산 등 중남부권역이 새 서식지로 평가됐고, 총 수용능력이 2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수도산은 20마리 서식이 가능하다. 한반도에 1000마리 이상 곰이 서식했다는 점에서 향후 백두대간을 포함한 서식지 발굴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반달곰의 수도산 방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산림청은 환경부의 일방적인 방사 추진에 유감을 표했다. 방사지가 산림청의 단지봉 경제림육성단지(1247㏊)로 산림 경영을 위해 2004년부터 투자가 이뤄졌는데 곰 개체가 늘면 보호구역 지정 등으로 이어져 활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국립김천치유의숲 개장을 앞두고 안전 우려도 제기된다. 2017년 수도산과 올해 6월 구미 금오산에서 오삼이를 발견한 것도 등산객이다. 수도산을 자주 찾는다는 등산객 최모(56)씨는 “발 달린 맹수가 어디를 못 가겠냐”면서 “곰 출몰지역이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림조합과 산림경영인협회, 임업후계자협회 등은 반달곰 방사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임업단체들은 “곰 방사에 대한 법적 근거 및 목적과 효과 등이 불분명하고, 산주들에 대한 재산권 및 사업까지 침해하는 것”이라며 “새 서식지를 선정한다면 국립공원에 방사하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가야산국립공원과 인접한 수도산을 보호구역으로 설정한 뒤 국립공원으로 확대하려 한다는 음모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당초 오삼이의 수도산 방사를 주장했던 녹색연합도 추가 방사에 부정적이다. “서식 환경부터 안정성, 주변 식생 및 다른 동물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 없이 개체 증식에만 집중한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추가 방사는 서둘러 추진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부도 멸종위기종의 새 서식지 기준도 세워놓지 않고 있다. 산 높이와 먹이 자원, 도로나 등산로 등을 판단해 결정하는 수준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종(種) 보전 계획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배제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방문객 배려 없는 곰 방사로 인명사고가 발생한다면 종 복원사업 전체가 중단될 수 있다”면서 “지리산 탐방객을 줄이고 서식지 안정화 등의 노력과 함께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복원 업무를 일원화·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삼이의 수도산 방사 계획이 폐기된 것은 아니다. 환경부는 다른 지역의 반달곰 복원사업에 대한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도산이 있는 경북 김천시도 반달곰 방사에 적극적이다. 서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수도산 일대 불법 사냥구역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마쳤고 곰 출현을 알리는 표지판을 곳곳에 설치했다. 김천시는 지역 상징으로 반달곰을 활용할 계획이다.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관계자는 “오삼이가 정착하면서 수도산이 새로운 서식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며 “올무 피해가 없고 사람과의 충돌 가능성이 작으며 지자체가 원한다면 새 서식지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달곰 복원이 개체수 증식에 집중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복원사업은 2004년 러시아·중국·북한 등에서 들여온 반달곰을 지리산에 방사하면서 본격화했다. 반달곰이 자체 번식하고 유지에 필요한 개체수는 50마리로 추산되는데 현재 64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2020년까지 최소 존속개체군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조기 달성했다. 인공수정을 통한 출산이 이어지면서 국내 인공수정 기술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9년 지리산에 방사된 곰이 야생에서 처음 출산했고, 2017년에는 야생에서 낳은 새끼가 자라서 다시 새끼를 낳는 ‘3세대 출산’이 확인되기도 했다. 환경부는 종 다양성 확보를 위해 2020년까지 러시아에서 곰을 추가 반입할 계획이다. 올해 5월에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반달곰 서식이 최초 확인됐다. 태어난 지 8~9개월 된 어린 새끼로, 어미곰이 1~2마리의 새끼를 출산하는 점을 감안할 때 최소 3마리 이상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리산 방사된 곰 46마리 가운데 현재 20마리만 서식하면서 ‘적응’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졌다. 국립공원공단은 26마리 중 12마리는 야생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데려왔고, 14마리는 폐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리산권역을 벗어난 곰이 백운산에서 올무에 걸려 폐사했는가 하면 올해 8월 표지기가 부착되지 않은 새끼 곰이 전북 장수에 출현하기도 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증식을 통한 개체수 확대와 함께 반달곰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서식지 안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천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황교안·손학규 ‘선거법 개정’ 놓고 언성 높이자… 文대통령이 말려

    황교안·손학규 ‘선거법 개정’ 놓고 언성 높이자… 文대통령이 말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여야 5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에서 잘 처리되길 바란다”면서도 “다만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못 받아 어려운 점이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이날 만찬 회동 후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만찬에서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 취임 초 선거제 개혁에 합의하면 분권형 개헌에 찬성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한 만큼 선거제 개혁을 앞두고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개헌안을 냈다가 무색해진 일이 있기에 뭐라 말하기는 무엇하다”며 “(선거제 개혁안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어서 그것이 총선 이후 쟁점이 된다면 민의에 따르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 어머니 문상에 대한 답례 성격이었던 만큼 시종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였지만,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얘기하는 대목에서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언성을 높였고 문 대통령까지 나서 말린 것으로 전해졌다.정 대표는 “황 대표와 손 대표가 고성을 주고받았다”며 “문 대통령과 저도 말렸고 다시 차분해진 가운데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진행 과정을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차분히 설명했음에도 황 대표가 한국당 입장이 무시된 채 패스트트랙으로 진행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거듭 표했다”고 했다.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황 대표가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앞으로 잘 협의해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가 황 대표에게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자 황 대표가 “그렇게 라니요”라고 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양손을 들어 말리는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이후 서로 사과한 뒤 대화를 이어갔다. 설전 후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그동안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바로 나였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제안해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했고 특히 황 대표도 당에 돌아가서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유독 황 대표만 원내와 협의해보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文 “북미회담, 시간 많지 않다는 것에 공감”

    文 “북미회담, 시간 많지 않다는 것에 공감”

    비핵화 연말 협상시한 앞두고 첫 언급 “탄력근로 6개월연장 노동계 수용해야” 선거제 개혁, 국회 협의 처리 당부도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여야 5당 대표와의 만찬에서 “북미 회담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런 표현을 한 것은 처음으로,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북한이 최근 미국을 겨냥해 압박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북미 실무협상과 3차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관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와의 만찬에서 ‘한미 동맹을 우선시하다 보니 남북관계의 레버리지를 잃을 우려가 있고, 북미 대화 실패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고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회담 실패에 대비해 금강산관광 문제도 제재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재개 입장을 발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심 대표의 지적에 “북미 회담이 아예 결렬됐거나 그러면 조치를 했을 텐데 북미 회담이 진행되며 미국이 보조를 맞춰 달라고 하니…”라고 했다. 한일 관계 복원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오는 23일 한일군사보호협정 종료와 관련,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 문제 같은 경우는 원칙적인 것이 아니냐”며 “일본의 경제 침탈과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 등 변화가 없다면 지소미아를 종료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한 “선거제 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이 바로 나였다”면서 “국회가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이 문제를 협의해 처리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 같은 것은 노동계에서도 수용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오후 6시쯤 시작된 만찬은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8시 51분까지 약 170분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청와대에서 회동한 것은 취임 후 다섯 번째이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대응 방안을 논의한 지난 7월 회동 이후 115일 만이다. 만찬은 문 대통령의 모친상에 여야 대표가 조문한 데 대한 답례 차원으로 이뤄졌으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정의당 심상정·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참석했고, 노영민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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