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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으로 고층 아파트 입주민 불법 동영상 촬영 ...40대 회사원 구속영장 신청

    고층아파트에 한방중 드론을 띄워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40대 회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남부경찰서는 드론을 이용해 고층아파트의 열린 창문을 통해 남녀 성관계를 촬영한 혐의(해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로 A(40대· 회사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달 19일 자정부터 오전 3시까지 수영구소재 2곳의 고층 아파트에 고성능 카메라가 부착된 드론을 띄워 남녀 성관계를 장면을 촬영했다. 당시 아파트안에는 불이 켜져 있은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은 불법동영상을 촬영하다가 지상으로 내려가 배터리를 교환한 뒤 다시 날아오르기를 3차례 반복했다. 이날 오전 3시쯤 몰카(몰래카메라) 촬영 중이던 갑자기 고장을 내고 현장에서 추락했다. 굉음과 함께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주민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부서진 드론을 발견했다. 드론 속 카메라에선 불법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이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인근 CCTV를 분석해 용의자 추적에 나서 지난 4일 범인을 체포했다. 40대 남성으로 회사원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드론을 잃어버렸다며 혐의를 부인한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남성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확보하고 그 안의 내용을 포렌식(복원)하고 있다. 한편,부산동부지청은 지난 6일 이 남성에 대해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7일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호남·제주 호령했던 전라감영 70년만에 복원

    호남·제주 호령했던 전라감영 70년만에 복원

    조선시대 호남과 제주를 다스렸던 전라감영이 70년만에 복원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전북 전주시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소실됐던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공사를 마무리하고 7일 준공식을 가졌다. ‘찬란한 꽃, 천년의 열매-전라감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준공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인원만 참석, 유튜브로 생중계됐다.기념식은 1884년 미국 임시 대리 공사였던 조지 클레이튼 포크(George Clayton Foulk)가 전라감영을 방문했을 때 선보였던 ‘승전무’ 공연으로 시작됐다. 또 전라감사를 역임했던 이석표의 호남일기(湖南日記)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전라감사 업무 인수인계식도 재현됐다. 이어 선화당 등 핵심건물 준공을 알리는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총사업비 104억원이 투입된 이번 복원사업으로 감사가 집무를 보던 선화당과 감사 가족의 처소 내아, 내아행랑, 누각인 관풍각, 감사의 처소인 연신당, 내삼문, 외행랑 등 핵심 건물 7동이 제 모습을 찾았다. 전라감영은 애초 25개의 시설이 있었지만 이번 1차 사업은 부지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3분의 1 규모에 그쳤다. 감영 복원에는 모두 국내산 자재만 사용하고 전통 제작기법이 동원됐다. 모든 건축물은 철저하게 고증에 따라 복원됐다. 복원된 감영의 활용방안은 논의를 거쳐 방향과 콘텐츠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북의 숙원이던 전라감영 1단계 복원 공사가 마무리돼 도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산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라감영은 전북도민들에게 역사적 자긍심이자 미래“라며 “감영 복원을 계기로 풍남문, 한옥마을 등 전주의 옛 도심이 문화와 역사가 살아숨쉬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품위있게, 단아하게… 순종 칙서로 만든 한글 ‘재민체’

    품위있게, 단아하게… 순종 칙서로 만든 한글 ‘재민체’

    1908년 10월 24일 대한제국 순종 황제는 근대식 국립병원인 대한의원 개원일에 칙서를 내렸다. ‘국운의 성쇠는 국민의 건강과 질병에 연유함이 많다’로 시작하는 국한문 혼용의 ‘대한의원 개원칙서’(국가등록문화재 제449호)는 옛 대한의원 본관인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 현관에 걸려 있다. 이 칙서에 쓰인 글씨체를 토대로 만든 디지털 글꼴 ‘재민체’가 나왔다. 개발 주역은 국립암센터 초대원장을 지낸 박재갑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와 국민대 사회문화디자인연구소 김민 교수팀이다. 박 교수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건물을 드나들며 칙서를 볼 때마다 한글 필체가 매우 품위있고, 단아하다고 느꼈다”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글씨가 왜 통용이 안 될까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러다 2년 전 서예를 배우면서 칙서의 번역본을 궁서체로 옮기는 연습을 했는데 지난해 2월 이를 본 김 교수가 서체 제작을 제안했다. 그는 시인 윤동주·천상병, 신영복 교수의 육필을 디지털 폰트로 복원한 서체 전문가다.김 교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염려하는 마지막 황제의 뜻이 담겼고, 당대 최고 솜씨를 지닌 사자관(寫字官)의 한글 서체여서 의미가 크다”면서 박윤정 겸임교수, 이규선 연구원과 함께 칙서의 33자 한글 자소를 기반으로 총 2350자를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폰트 이름은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의미와 아울러 두 교수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형태는 칙서의 한글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대신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웹사이트 공유마당에 오픈소스 형식으로 기증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한글과 한자를 혼용할 수 있도록 KS 상용한자 4888자를 개발할 예정이다.  574돌 한글날을 맞아 오는 8일부터 11월 12일까지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에서 특별전 ‘함께 쓰고, 함께 그리다-개원칙서에서 한글재민으로’가 열린다. ‘대한의원 개원 칙서’와 지석영이 쓴 의학교 설립 요청서 ‘학부대신께 올리는 글’ 등 박 교수가 재민체로 옮겨 쓴 서예 작품들이 전시된다.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멸종위기’ 주머니너구리 살리자…3000년 만에 호주 본토 귀환

    ‘멸종위기’ 주머니너구리 살리자…3000년 만에 호주 본토 귀환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섬에서만 서식하는 주머니너구리를 3000년 만에 호주 본토로 귀환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6일 헤럴드선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오시 아크’ 등 현지 보호단체 연합은 지난 5일 수도 시드니 북쪽 베링턴톱스 국립공원에 있는 면적 400만㎡(약 121만평)에 달하는 보호구역 안에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 26마리를 방사했다. 이는 호주 고유의 멸종위기 유대류인 이들 주머니너구리를 3000년 만에 호주 본토의 자연환경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대책의 일부분이다. 이에 대해 현지 보호단체 소속 운동가들은 “역사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팀 포크너 오시 아크 대표는 “1990년대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시행한 늑대 복원 계획의 성공을 모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크 대표는 또 “지난 16년 동안의 활동으로 호주 본토 최대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 번식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등 프로젝트를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 믿기지 않으며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들 운동가는 지난 7월과 9월에도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3시간반 거리에 있는 이곳 보호구역에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를 방사했다. 현존하는 유대류 중 가장 큰 육식동물이기도한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는 몸무게 최대 8㎏까지 나가며 다른 호주 고유종을 잡아먹거나 그 사체를 먹기도 한다. 사나운 성질에 고약한 냄새까지 뿜고 끔찍한 소리로 울부짖어 흔히 ‘태즈메이니아데블’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이들 동물이 호주 본토에 적응하면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먼저 습격하지는 않는다고 호주 환경부는 밝히고 있다. 다만 이들은 누가 먼저 자신을 공격하면 반격하는 습성이 있어 상대방에게 중상을 입힐 가능성도 있다. 야생의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는 3000년 전 호주 본토에서 야생 개인 딩고에게 습격당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멸종한 것으로 여겨진다. 태즈메이니아섬에서는 1990년대 중반까지 태즈메이니아 주머니너구리가 약 15만 마리까지 서식했지만, 얼굴에 종양이 생기는 수수께끼의 전염성 질환인 ‘악마 안면 종양 질환’(DFTD)의 유행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현재 섬에서 서식하는 야생 개체는 2만5000마리 이하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상태다. 문제의 질환이 왜 발생하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백신이나 치료 방법이 발견되지 않아 이들 종의 생존을 위해 이번 프로젝트와 같은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오시 아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北 피격 사망’ 공무원 수색 장기화 되나...시신 표류 가능성 커

    ‘北 피격 사망’ 공무원 수색 장기화 되나...시신 표류 가능성 커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시신을 찾기 위해 진행 중인 군경의 해상 수색이 장기화되고 있다. 6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군과 해경은 지난달 실종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47)씨의 시신과 소지품 등을 찾기 위해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와 소청도 인근 해상을 수색하고 있다. 그러나 실종 당일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날까지 강도 높은 수색에도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태다. 해군과 해경은 연평도 서쪽부터 소청도 남쪽까지 가로 96㎞, 세로 최대 59km 해상을 총 6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 중이다. 해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가까운 3개 해상을, 해경이 그 아래쪽 나머지 3개 구역을 맡았다. 이날도 수색에 해경·해군 함정 25척, 관공선 8척, 항공기 6대가 투입됐다. 해경이 표류 예측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소청도 쪽 1∼2구역 해상으로 A씨의 시신이 표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 관계자는 “A씨가 지난달 22일 북한 등산곶 해상에서 피격된 이후 해상에 표류했을 때 오늘은 소청도 1∼2구역 사이쯤에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며 “어제보다 범위를 소청도 남쪽으로 최대 26㎞가량 늘려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군과 해경의 수색이 언제 끝날지는 짐작되지 않는 상황이다. 군 당국과 해경이 A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그의 유족은 여전히 월북이 아니라고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치권도 군 당국과 해경에 최대한 시신 수습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공동조사·재발방지 특위’는 전날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시신 수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해경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도 수색을 끝까지 해달라고 하고 있다”며 “시신을 찾을 때까지 계속 수색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해경은 시신 수색 과정에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야간에 조명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함정에 설치된 탐조등 등을 이용해 야간 수색을 하고 있다”며 “모든 실종자 수색에 조명탄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조명탄을 미사용이) ‘영해를 침범하지 말라’는 북측의 발표와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앞서 해경은 국방부에서 확인한 첩보 자료와 해상 표류 예측 결과 등을 토대로 A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A씨의 사망 전 행적 등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그가 마지막으로 탄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내 폐쇄회로(CC)TV를 복원하고 있으며 금융 거래내용 등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박원순 전 비서 “존경받아도 힘가지면 폭력 가해자 될수 있어”

    박원순 전 비서 “존경받아도 힘가지면 폭력 가해자 될수 있어”

    여성단체들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의 비서진은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추가 가해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박 시장의 전 비서가 피해자를 옹호하는 공개 발언에 나섰다. 한국 여성정치 네트워크는 지난 30일 ‘김주명·오성규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피해자에 대한 추가 가해행위를 중단하고 국가인권위 조사에 성실히 임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김주명, 오성규 전 비서실장은 지난 29일 공동입장문을 통해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전 비서실장은 인권위의 조사가 편견과 예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어서 충격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여성정치 네트워크는 전 비서실장들에 대해 “참으로 오만하고 뻔뻔하기 그지없는 태도”라며 “피해자가 피해를 입고 호소했던 시기에 피해 사실을 묵과하고 은폐할 수 있는 권력의 자리에 있던 비서실장들은 피해자를 위로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인권위원장은 2018년 임명 당시 서울시 인권위원장을 맡고 있어서 또 ‘박원순 사람’이 등용된다는 논란을 낳은 바 있다. 한국 여성정치 네트워크는 전직 비서실장들이 “경찰과 인권위의 참고인 조사에 응했던 참고인이나 피의자들이 한결같이 성적 호소를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법률 대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는 고소사실을 증명할 일부 사진, 텔레그램 복원문자 등은 이미 제출했고, 피해자로부터 그와 같은 사진을 본 사람과 텔레그램 문자를 본 사람들도 수사기관에 출석해서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국 여성정치 네트워크는 “참고인과 피해자의 진술을 거짓으로 단정하고 동료 직원들 입단속에 앞장서고 있는 김주명·오성규 전 비서실장의 모습은 피해자가 지난 4년간 얼마나 서울시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있었을지를 짐작케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 변호사는 5일 한겨레신문에 실린 이대호 전 서울특별시 미디어 비서관의 글을 공유했다. 이 전 비서관은 ‘서울시장 사건 피해자를 의심하는 분들에게’란 글을 통해 “사건 당시 고인과 대책회의를 했다고 알려진 핵심 측근들도 근거를 들어 피해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무고를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해 평범한 직장인이자 좋은 동료였다고 기억하며, 거짓 피해를 주장해 얻을 것은 없다고 부연했다. 이 전 비서관은 “아무리 존경받을 만한 삶을 살았더라도 힘을 가진 사람은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며 “누가 폭력을 저질러도 처리될 수 있는 제도, 피해를 본 사람의 입장을 우선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음악이 항일 무기… 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중국의 3대 악성’

    음악이 항일 무기… 중국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중국의 3대 악성’

    정율성은 ‘중국인민해방군가’와 ‘옌안송’ 등 360여곡을 작곡한 작곡가로 중국인의 심금을 울린 ‘3대 악성(樂聖)’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항일운동가로서 정율성을 언급하기는 의열단장 김원봉처럼 조심스럽다. 김원봉은 광복군 부사령으로 임시정부에 참여했다가 귀국한 뒤 월북한 인물인데 남한 출신인 정율성은 광복 후 북한으로 들어갔고 6·25 전쟁 때는 중공군으로 참전했다. 그 때문에 정율성은 이념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국내에서 그의 생애는 오래도록 조명받지 못했다. 2018년 중국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이 광복절 기념식에 중국에 거주하는 정율성의 딸 정샤오티(鄭小提)를 초청했을 때 논란이 됐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정율성은 1914년 8월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정해업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중국에서의 공식 생일은 1918년 8월 13일로 돼 있다. 정율성이 생년을 4년이나 늦춰 적은 이력서를 당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정율성은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외적과의 싸움에서도 최후의 결전에는 북을 치고 나팔을 불며 승전고를 울린단다. 군대가 진군할 때 사기를 돋우는 데는 우렁찬 군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군가가 없거든….” 온종일 만돌린만 켜고 노래를 부르는 정율성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군가가 없다’는 말은 중국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의 앞날을 예견한 듯했다.●분열된 독립운동단체 대동단결 결의문 주도 정율성가(家)는 독립운동가 집안이다. 맏형 정효룡(건국훈장 애족장)은 임시정부 서기로 일했고 국내에서 선전활동을 하다 옥살이를 했다. 둘째형 정인제는 3·1운동에 참가했다가 중국으로 건너가 국민혁명군으로 북벌에 참여했다. 셋째형 정의은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김원봉이 설립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학생을 모집하고자 국내에 잠입했다. 큰외삼촌 최흥종은 평생을 나환자를 돌보는 데 바쳤으며 작은외삼촌 최영욱은 의학박사로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의 고모부다. 매형 박건웅(독립장)도 황푸군관학교를 졸업한 항일운동가다. 이런 가풍 속에서 자란 정율성이 중국행을 꿈꾼 것은 자연스러웠다. 마침 셋째형 정의은이 ‘조선혁명간부학교’ 2기생을 모집하러 국내에 들어와 입학을 권유했다. 항일의식이 투철했던 전북 전주 신흥중학을 중퇴한 정율성은 1933년 5월 8일 전남 목포항을 떠나 일본을 경유해 5월 13일 상하이 푸둥항에 도착했다. 함께 중국 땅을 밟은 이들은 모두 여섯이었는데 조카 정국훈도 있었고 1990년대에 광복회장을 지낸 김승곤도 있었다. 8개월 동안 그는 간부학교에서 군사학과 사회주의 이념을 배웠다. 매형 박건웅은 교관이었다. 1기 졸업생 중에는 시인 이육사와 석정 윤세주도 있었다.학교를 졸업한 정율성은 일본인들의 전화를 감청하며 항일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러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일을 맞았는데 소련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출신인 크리노와 교수를 소개받아 체계적인 성악 지도를 받은 것이다. 이름도 본명인 정부은에서 선율로 성공하겠다는 뜻을 담은 ‘율성’(律成)으로 바꾸며 음악에 몰두했다. 정율성은 상하이에서 열린 독창회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특출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정율성에게 크리노와는 이탈리아 유학을 권유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정율성은 항일운동을 포기할 수 없었다. 1937년 8월 정율성은 마오쩌둥이 홍군(紅軍)을 지휘하고 있던 산시성 옌안에 도착했다. 그에게 옌안은 공산당의 본거지이기에 앞서 항일투쟁의 사령부였다. 옌안행에는 먼저 그곳으로 간 ‘아리랑’(님 웨일스)의 주인공 김산과 독립운동가 김성숙의 부인 두쥔훼이가 큰 영향을 주었다. 1936년 6월 정율성은 난징에서 김산과 한 달 동안 함께 지냈다. 옌안에서 노신예술학원 음악학부에 들어가 음악 공부를 계속했다. 어느 날 노신학원 문학학부 동기생인 모예(莫耶)가 노랫말을 들고 왔다. 정율성은 곡을 붙여 만돌린으로 반주도 하며 청중 앞에서 불렀다. “보탑산 봉우리에 노을 불타오르고 연하강 물결 위에 달빛 흐르네…” 마오쩌둥도 함께한 청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노래가 바로 옌안 정신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극찬을 받고 지금도 중국에서 널리 불리는 ‘옌안송’이다. 옌안송은 중국 대륙뿐만 아니라 동남아와 미국까지 퍼져 나갔다. ●당 결정 따라 北에… 조선인민군행진곡 작곡 1938년 8월 노신학원을 졸업한 정율성은 항일군정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틈날 때마다 작곡을 했다. 그 무렵 우리 독립운동 단체들은 사분오열돼 있었다. 정율성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대동단결을 촉구하는 결의문’ 작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듬해 7월 항일군정대학 군정단에 있던 궁무(公木)의 가사에 음을 붙여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현재 중국군의 공식 군가로 확정된 ‘중국인민해방군가’다. 그의 노래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명곡이 됐다. 정율성에게 일제와 싸운 무기는 음악이었다. 정율성은 노신예술학원 교수가 됐고 나중에 최초의 여성 중국 대사가 되며 저우언라이의 양녀로 알려진 딩쉐쑹(丁雪松)과 결혼, 가정도 꾸렸다.1942년 정율성은 조선의용군이 일본군과 격전을 치르던 태항산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조선혁명군정학교 교육장을 맡아 전투에 참여하고 후방 공작도 했다. 그러면서 광복을 맞았다. 정율성은 오랫동안 항일활동을 했고 부인의 조국인 중국에 남지 않고 당의 결정에 따라 조선의용군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 북한에서는 ‘조선인민군행진곡’도 작곡했다. 광주에 있던 어머니를 조카가 데려오자 모시고 살았다. 그러다 다시 어머니, 부인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갔다. 6·25 때는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했다. 정율성도 문화혁명을 피하지 못하고 고초를 겪었다. 자연에 묻혀 은둔하던 정율성은 든든한 후원자였던 저우언라이가 세상을 떠난 해인 1976년 12월 7일 갑작스레 뇌일혈로 쓰러져 눈을 감았다. 중국의 국립묘지인 베이징 교외 팔보산혁명공묘에 묻혔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외동딸 정샤오티(1943년생)는 광주를 찾아 음악회 등 아버지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한중 우호활동에 힘쓰고 있다. 동요, 민요, 군가, 뮤지컬, 오페라,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남긴 정율성의 업적은 현대 중국의 3대 음악가로 불리는 녜얼(耳·중국 국가 작곡가), 셴싱하이(星海)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가 창작한 동요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돼 있다. 2000년대에 들어 한중 양국에서 정율성이라는 이름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순안공항에서 연주된 곡은 정율성의 ‘조선의용군행진곡’이었다. 2005년 중국 전승절 60주년에 신중국 건국 100인의 영웅 중 여섯 번째에 오른 이름은 정율성이었다. 중국 하얼빈에는 정율성기념관이 세워졌다. ●광주시, 생가 복원 등 추진… 하얼빈엔 기념관 우리도 그가 자란 광주 양림동에 정율성거리를 조성해 사진과 작품을 전시하고 생가도 단장했다. 기념사업회도 구성돼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찾아본 정율성거리는 훼손이 적지 않았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아직도 개인 소유인 생가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정율성 음악제도 매년 열려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5월 생가 부지 매입과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양림동에는 기념관을 짓고 아버지와 형제들의 본적지로 돼 있는 불로동에는 역사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선양사업만큼 중요한 향후 과제는 그의 이념과 행적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의대 국시, 선발대가 실기 본 뒤 문제 알려줘 특혜”

    “의대 국시, 선발대가 실기 본 뒤 문제 알려줘 특혜”

    의대생들이 의사 면허 취득의 관문인 의사 국가고시에서 특혜를 누려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공의대 설립 반대 이유로 ‘공정성 문제’를 내세우던 이들이 정작 공정이 최우선 가치인 국가시험에선 아전인수격 행보를 보여온 셈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국시 관련 전문가 등에 따르면 대학이 성적 우수 응시자를 ‘선발대’로 보내 먼저 의사 국시 실기시험을 치르게 하고, 시험 문제를 복원해 후발대에게 알려주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시험장에 늦게 도착한 응시자에게 실기시험 기회를 부여한 특혜도 있었다. ‘시험 선발대’가 가능한 것은 다른 국가 시험과 달리 대학이 응시자의 시험 날짜를 정하는데 관여할 수 있는 의사 국시 실기시험의 독특한 방식 때문이다. 하루 만에 치르는 필기시험과 달리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하루 최대 108명씩 35일간 진행된다. 국시원이 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은 국시원이 제시한 날짜별 응시 인원수에 맞춰 소속 학생 응시자 중 누가 어떤 날 시험을 치를지 결정한다. 이를 악용한 사례가 바로 ‘시험 선발대’다. 주로 공부 잘하는 학생을 선발대로 보낸다. 실기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문항은 매일 바뀌지만, 총 86개의 문항 중 12개 문항을 무작위로 조합해 출제하기 때문에 선발대의 정보가 ‘족보’처럼 활용될 수 있다. 심지어 국시원도 ‘선발대’의 존재를 인정한다. 국시원 관계자는 “선발대 문제는 우리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응시자에게 시험 문항 등에 관한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는 등 문제 해소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실기시험은 단순히 암기해 푸는 게 아니라 ‘표준화 환자’(환자 대역)를 상대로 진료 상황을 재연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채점하는 교수마다 가산점을 주는 기준이 달라 선발대가 시험 문항을 알려준들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사 국시에 관여해온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가령 ‘내가 본 표준화 환자는 이런 질병을 가진 어떤 형태의 환자더라’ 같은 정보를 미리 확보한 응시자와 그렇지 못한 응시자는 결코 같은 조건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비밀 보장 서약을 하더라도, 누가 문항을 후발대에게 제공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처벌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무작위로 날짜를 지정해 시험을 치르게 하거나, 대학별로 시험 볼 순번을 정하게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실기시험 한 번 만으로는 실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는 만큼, 의대 교육에 1년간 집중 실습과정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8년 의사 국시 실기시험에서 지각 응시생에게 기회를 준 사례도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이 사례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지방에서 온 학생이었는데, 택시 기사가 20분이면 올 거리를 1시간 30분을 돌아왔다. 그 바람에 입장 완료 시간을 5분 넘겨 도착했고, 해당 학생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워 응시 기회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WTO 최적임자” 문 대통령, 각국 정상들에 유명희 지지요청

    “WTO 최적임자” 문 대통령, 각국 정상들에 유명희 지지요청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세계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일 오후에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하고 “브라질은 직전 WTO 사무총장 배출국으로, WTO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며 “자유로운 교역 확대와 WTO 발전, 다자무역 체제 복원이라는 양국 공동 목표 실현에 한국의 유명희 후보가 최적임자”라고 말했다. 직전 WTO 사무총장인 호베르투 아제베두는 브라질 외교관 출신으로 임기 만료 1년 전인 지난 5월에 중도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요청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유 후보의 능력을 충분히 인정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의 정상통화를 시작으로 8월에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9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달 1일에는 앙겔라 메르켈과의 통화에서 꾸준히 유 본부장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 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늘 한국을 모범국가로 존경하면서 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 진단키트 지원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우리 양국은 서울에 본부를 둔 국제백신연구소(IVI) 회원국이고 세계백신 공급 메커니즘(Covax)에도 적극 참여 중”이라며 “공평한 백신 개발과 보급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말씀하신 모든 분야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생물다양성 분야 공동연구 프로그램 진행 등 여러 협력을 통해서 양국이 더욱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폭증 감당 못해”…제주, 관광객 환경부담금 도입 재추진

    “폭증 감당 못해”…제주, 관광객 환경부담금 도입 재추진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환경 처리비용 일정부분을 부과하는 가칭 ‘환경보전기금’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2년만에 다시 시작된다. 도는 1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라홀에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에 대한 도민설명회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이 제도는 급증하는 제주 관광객으로 인해 환경오염 처리비용이 가중돼 원인자 부담 원칙 등에 따라 관광객에게 환경 처리 비용 일정부분을 부과해야 한다는 여론 등에 따라 지난 2018년 도입이 추진됐다. 하지만 지역 관광업계가 관광비용 증가 등에 따른 관광객 감소 등을 우려해 반대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논의가 중단됐다. 도는 그동안 환경보전기여금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관광업계 등의 이해를 구해왔다며 지역 관광업계가 참여하는 도민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설명회는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 추진 배경과 필요성에 대한 주제 발표와 6명의 관련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이 토론를 벌인다. 지난 2018년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타당성 조사 용역’ 에서는 기여금 부과는 오염 원인자 부담원칙에 근거한 생활폐기물 및 하수배출, 대기오염 및 교통 혼잡 유발을 기여금 부과 대상으로 정했다. 숙박시 1인당 1500원, 렌터카 1일 5000원(승합 1만원), 전세버스는 이용요금의 5%를 부과하고 경차와 전기차동차 등은 50% 감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환경보전기여금이 이같은 수준으로 부과되면 시행 3년차에는 1500억원 정도가 징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징수된 환경보전기여금은 지역 환경개선사업,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전 및 복원사업 등에 사용할것을 제안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도민설명회를 시작으로 지역 관광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감대가 확산되면 제주특별법 8단계 제도개선에 반영을 추진하는 등 제도 도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국민 알권리냐 감시자산 보호냐…軍 첩보공개 득과실

    국민 알권리냐 감시자산 보호냐…軍 첩보공개 득과실

    지난달 22일 서해 북한 해역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군 당국은 관련 첩보를 비교적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북한군이 공무원 이모씨에게 총격을 가한 뒤 시신을 불태웠다는 발표도 ‘특별정보’(SI)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총격 후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첩보와 다른 주장을 내놓으면서 첩보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더해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비공개 보고를 받았던 여야 의원들의 입에서 서로 다른 얘기들이 새어 나오며 대체 진실이 무엇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워졌다.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진 ‘첩보 공개’의 명암을 4일 짚어 봤다.한미 정보당국은 다양한 감시정보 자산을 활용해 북한 전역을 물샐 틈 없이 감시하고 있다.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 첨단 장비를 통한 테킨트(TECHINT·기술정보)에서부터 인적 수단을 활용한 휴민트(HUMINT·인적정보)가 첩보 수집의 양대 축이다. 이들 정보 자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과 발사 이후 궤도 추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최고 수뇌부의 동향 및 동선 등 북한 관련 최고급 정보를 수집한다. 이번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SI(Special Intelligence)는 테킨트의 하나로 북한의 신호정보를 도·감청해 수집한다. ‘스리세븐’으로도 불리는 777부대에서 ‘백두’ 등 신호장비와 지상의 여러 감청장비를 동원해 북한의 전자신호정보를 획득한다. 이렇게 얻은 첩보 조각이 모여 하나의 완성된 정보가 된다. 한미 당국이 북한 정보를 얻는 데 가장 크게 의존하는 것이 SI다. 군 소식통은 “신호정보기가 공중에 뜨면 평양까지도 첩보 습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정치권, ‘비공개 원칙’ SI까지 무차별 공개 최근 이 SI가 정치권 논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군 당국은 지난달 24일 언론 브리핑 직후 국회 국방위에 비공개 정보를 추가로 보고했다. 그 직후 정치권에서 여기에 살을 붙인 이야기들이 무분별하게 나오면서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연유(燃油)를 발라서 (시신을) 태우라고 했다’는 것을 국방부가 SI로 확인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기름을 끼얹었다’는 군 당국의 발표와는 다른 설명이었고 북한의 반인륜적 행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듯했다. 논란이 되자 주 원내대표는 곧장 “정확한 정보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같은 당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북한의 우리 국민 살해 만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팀장인 한기호 의원은 “코로나19 때문에 (가까이 가서) 발랐단 건 말이 안 된다”며 “국방부 비공개 보고 때 나온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고, 주 원내대표의 말씀도 부정확하다”고 설명했다. ●軍 첩보 놓고 설왕설래 과거에도 군 첩보가 ‘스포츠식 중계’로 공개된 사례는 드물지 않다. 지난해 11월 북한 해상에서 넘어온 주민을 정부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북으로 돌려 보냈을 때도 군 첩보를 놓고 설왕설래가 벌어졌다. 군 당국은 첩보를 통해 해당 북한 주민이 살인을 저지른 후 남측으로 도주했다고 파악했다. 정경두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주민 2명이 10여명을 살해하고 해상으로 도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SI를 통해 인지했다”고 공개했다. 이후 군 내부에서는 “장관이 공개적으로 SI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SI는 군 당국이 존재 자체를 공식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비밀 등급이 높은데 장관이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해버린 것이다. ‘함박도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장에서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서북도서 북한군 무기 배치 현황을 시각 자료로 재구성해 공개했다. 이 자료는 전파를 타고 실시간으로 전국에 노출됐다. 이에 정 장관이 “적에게 이로울 수 있다”고 말하자 하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이적세력이라고 하고 있다”며 되레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군 내부에서는 “이를 보고 북한군이 무기나 인력을 재배치할 수도 있는데 공개하지 말았어야 할 자료”라는 한탄이 나왔다. 이런 양상이 반복되자 군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핵심 정보에 정치인들의 자체 판단이 더해져 나가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키는 행위”라며 “안보 의식이 너무 부족한 게 아니냐”고 불편함을 드러냈다.●북한 전통문에 드러난 공개 정보 신뢰성은 군 당국이 정보를 판단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공개정보다. 각종 영상·신호정보를 통해 파악한 정보라도 북한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등에 공개된 정보와 비교해 사실을 판단한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공개정보가 첩보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도 북한 전통문에 드러난 ‘공개정보’는 군 당국의 분석과 배치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지난해 북한이 감행한 각종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도 북한의 공개정보와 군 당국의 분석이 일부 달랐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개발한 신형 탄도미사일을 북한판 이스칸데르, 전술 지대지미사일(ATACMS), 초대형 방사포 계열 등 3종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더해 ‘대구경조종방사포’를 포함한 4종이라고 발표해 혼란이 커졌다. 군 당국은 북한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실제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궤적과 공개정보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의 정보 판단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계속됐다. 정보부대 출신의 한 예비역 장교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은 공개정보를 내놓으면서도 몇 가지 의도적인 교란을 하려는 모습을 종종 보이고 있다”며 “북한 주장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알권리와 정보 보호… 무엇이 더 중요한가 만약 SI 첩보가 세상 밖으로 노출되면 어떻게 될까. 정보당국이 어떤 수단을 사용해 첩보를 입수했는지 북한에 고스란히 노출된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첩보 입수 루트가 노출되면 한동안은 ‘정보 공백’이 발생한다. 북한이 노출된 정보를 점검하고 자신들의 정보체계를 바꾸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복원하는 데는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2016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사출시험 정황이 상세하게 노출되며 북한이 신호정보 체계를 바꾸자 777부대의 정보수집 활동이 상당 부분 제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아무리 뛰어난 수사 능력이 있어도 수사 기법이나 증거수집 기법이 노출되면 범죄자에게 유리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당시 북한이 민간인을 발견한 시점부터 6시간 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일자 “관련 첩보를 바로 활용하면 정보자산이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민의 생명보다 자산 노출이 더 중요한 문제냐는 반박이 나왔다.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북한의 반인륜적 행위로 국민의 생명이 박탈된 것인 만큼 정확한 사실관계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군의 발표는 공개된 것 외에도 여러 자산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면밀히 분석한 것이라 신뢰도가 높다”며 “공개와 비공개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는 신중한 정보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미중 갈등 최전선 된 ‘10월 한반도’

    미중 갈등 최전선 된 ‘10월 한반도’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10월의 한반도’가 미중 갈등이 전면 충돌하는 ‘최전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잇따라 방한해 우리에게 “내 편이 돼 달라”고 요구할 것이 확실시돼서다. 우리 정부는 ‘혈맹’인 미국과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 사이에서 모호한 태도를 지켜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 1일 미 언론에 따르면 국무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7~8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10월4~8일 일본 도쿄와 몽골 울란바토르, 한국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면서 “6일 도쿄에서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7일 울란바토르를 들렀다가 7~8일 서울에서 고위 당국자들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인도 태평양 전략 등을 거론할 것으로 전해진다. 주목할 만한 점은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에서 쿼드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을 찾는다는 것이다. 쿼드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자 일본과 호주, 인도와 손잡고 만든 전략적 안보 협의체다. 2007년 5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가 중국의 반발로 이듬해 활동이 중단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를 되살려 2017년 11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모토로 활동을 재개했다. 올해 미국은 쿼드에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를 추가하는 ‘쿼드 플러스’ 개념을 내놨다. 미국이 인도 태평양 국가들과 함께 중국의 팽창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부상을 차단하고자 다양한 종류의 연대체를 구상해 제안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와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을 시장에서 퇴출하기 위한 ‘클린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쿼드 플러스가 공식화되면 이는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나토는 소련의 확장을 막고자 1949년 유럽 국가들이 모여서 만든 안보 공동체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달 25일 아시아소사이어티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한국이 쿼드 플러스에 가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국가들의 이익을 자동으로 배제하는 그 어떤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소극적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폼페이오 장관은 서울 회담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도쿄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가를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안보 협의체 가입을 독촉하지 않더라도 중국 견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할 개연성은 농후하다. 이에 질세라 중국 외교부 수장인 왕 국무위원도 이달 중 방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방한한 뒤로 두 달만이다. 중국의 고위급 인사가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한국을 찾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한중 양국은 왕 국무위원의 방한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나 올해 말 한국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 등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이미 양 정치국원 방문 때 한 차례 논의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왕 국무위원의 방한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나온다.이런 추측에 힘을 실어주듯 왕 국무위원도 폼페이오 장관과 마찬가지로 이달 초 일본을 방문한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상과 회담한 뒤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를 예방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 국무위원의 방일은 폼페이오 장관의 반중 전선 결집 시도를 견제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어 보인다. 그의 방한 역시 같은 이유로 점쳐진다. 왕 국무위원의 방한이 성사되면 10월에 미중 외교장관이 모두 한국을 찾는 보기 드문 모양새가 연출된다. 두 나라 모두 한국을 ‘내편’으로 만들고자 설득하려는 취지다.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는 동시에 중국과 ‘경제 공동체’인 우리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당장 문재인 정부는 한중 관계 복원을 위해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 전선’ 참여를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중국을 자극해 부담스럽다. 미국의 편을 들었다가 자칫 ‘제2의 사드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간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쏟은 노력이 공염불이 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쿼드 플러스 공식화 등을 선거용 이슈로 쓰고자 애쓰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반중 카드’ 한 장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중국 입장을 고려해 안보 협의체 참여를 명시적으로 거절하면 ‘우리를 돕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동안 미 차기 행정부의 냉대를 감수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운용의 묘’가 절실해 보인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수만년전 죽은 동굴사자들, 보존상태 뛰어나 ‘복원 계획’ 진행 중

    수만년전 죽은 동굴사자들, 보존상태 뛰어나 ‘복원 계획’ 진행 중

    최근 시베리아에서 2만5000년 전 멸종한 동굴곰이 완벽한 미라 상태로 발견되면서 당시 또다른 포식자였던 동굴사자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60만 년 전쯤 오늘날 유럽에 출현해 1만3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 멸종한 동굴사자는 다 자랐을 때 몸길이가 꼬리를 제외하고 약 2.1m, 네 발로 걸을 때 어깨까지 높이는 1.2m로, 몸길이 3~3.5m, 높이 1.7m에 달한 동굴곰보다 몸집이 작긴 했지만, 종종 동면 중이던 동굴곰을 사냥했다. 물론 이들 사자는 오늘날 사자와 달리 적은 수나 홀로 단독 생활을 했기에 무리 사냥을 하는 동굴하이에나의 표적이 될 때도 있었다. 이들 사자의 서식지는 스페인부터 유라시아대륙, 북아메리카 알래스카까지 광범위하게 존재했다.그런데 2018년 시베리아 영구동토에서 발견된 동굴사자 새끼 두 마리는 보존 상태가 매우 뛰어나 과학자들은 이들의 DNA를 이용해 이 종을 되살리는 복원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체는 지금까지 연구로 각각 2만6000년 전과 4만4000년 전 숨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서로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견돼 처음에는 형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조사 결과 두 개체는 서식 연대가 크게 달라 2만6000년 전 죽은 쪽은 암컷이고 4만4000년 전 죽은 쪽은 수컷으로 밝혀졌다. 이후 암컷은 스파르타(Sparta), 수컷은 보리스(Boris)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두 사자 모두 어미에게 버려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중에서 스파르타는 아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사를 맡은 앨버트 프로토포포프 박사는 “발견 당시 왜 이렇게 말랐는지 의문이었지만 단층 촬영을 했을 때 내장에 지방 성분이 전혀 없었다”면서 “이는 스파르타가 극도의 영양 부족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즉 스파르타는 어미에게 버림받아 굶어 죽었거나 그게 아니면 어미가 먹이를 찾지 못해 죽게 됐을 것이라는 것이다.반면 스파르타보다 1만8000년 전에 죽은 보리스는 무거운 물체에 깔려 손상돼 죽은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아마 보리스는 어미가 사냥을 간 사이 무너진 낙석에 짓눌린 것 같다”고 이 연구자는 지적했다. 프로토포포프 박사에 따르면, 이들 동굴사자의 사체는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게 보존돼 있어 체모나 수염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남아 있다. 동굴사자와 현생 사자는 약 30만 년 전 별개의 종으로 분기했지만, 원래는 같은 속이다. 이는 현생 사자의 DNA를 이용하면 동굴사자의 복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동굴사자의 복원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매머드를 되살리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반면 이미 멸종한 동물을 복원하려는 이런 연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당시 생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어 복원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동물이 야생으로 풀려나는 사고라도 발생하면 생태계를 무너뜨릴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60년 美언론 관행 계속된다… WP 등 “차기 대통령은 바이든”

    160년 美언론 관행 계속된다… WP 등 “차기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하는 등 미 언론의 특정 후보 지지 전통이 이번 대선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WP의 이날 선언은 매체들의 지지 선언이 집중되는 10월 중순에 앞서 출발선을 끊은 것과도 같았다. WP 편집위원회는 이날 온라인 오피니언면에 쓴 입장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바이든 후보가 미국이 직면한 도전에 대처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코로나19와 불평등, 인종차별, 민주주의 후퇴 등을 미국이 직면한 도전으로 거론하며 “이런 도전은 재임자에 의한 것이다. 바이든은 미국 정부의 품위, 명예, 능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썼다. 또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를 ‘자멸적’이라고 지칭하며 바이든이 미국의 외교 전통을 복원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앞서 시애틀타임스, 시카고트리뷴 등이 바이든 편에 선 바 있어 WP까지 10여개 매체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한국에서는 공직선거법상 불가능한 언론의 후보 지지 표명은 1860년 에이브러햄 링컨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뉴욕타임스(NYT)를 시작으로 이어진 미 언론의 관행이다.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선 100대 주요 일간지 가운데 52개 매체가 힐러리 클린턴을, 2개 매체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주간지, 대학신문 등까지 확대하면 500개 매체가 클린턴을, 28개 매체는 트럼프를 선택했다. 매체의 의사 표명은 특정 후보에 반대하는 형태로도 이뤄진다. 종교잡지 ‘크리스처니티투데이’는 4년 전 대선 때 “트럼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상숭배주의자”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많은 매체가 바이든 편에 설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대미문의 ‘아웃사이더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언론의 후보 지지 관행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15일에는 시사가 아닌 과학을 다루는 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바이든 지지를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매체가 정치적 의사를 표명한 것은 175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후보 지지 관행이 160년째 이어지며 타성에 젖을 수도 있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독자 참여 확대 등 일부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올해 초 민주당 경선 때 사상 처음으로 복수 후보(엘리자베스 워런·에이미 클로버샤) 지지 의사를 밝힌 NYT는 “새로운 차원의 투명성을 시험하는 것”이라며 이들과의 인터뷰 영상을 온라인에 싣는 등 후보 선택 과정을 독자들에게 공개한 바 있다. 지역 매체 사이에서는 입장이 엇갈리는 점도 주목된다. 4년 전 대선 때 의사 표명이 없었던 올랜도센티넬, 오리고니언 등 지역 일간지들은 앞서 바이든 지지를 표명했지만 매클래치 미디어그룹이 발행하는 30여개 지역 매체는 지역 현안에 집중하자는 이유로 올해 후보 지지가 없을 것이라고 NYT가 보도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정상간 진심 전달… 위기국면 돌파구 마련 유용쿠바 미사일 위기때 美蘇정상 친서 핵전쟁 막아트럼프·김정은 27통… 타이밍 안맞으면 역풍도“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남북 간 친서 교환, 필요하면 주고받는다… 친서들을 통해서 새해에도 더 자주 만나게 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더 속도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2019년 1월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정상들이 주고받는 ‘친서’는 고도의 정치적·외교적 행위다. 현안에 대한 디테일을 담지 않는게 일반적이지만, 단어 하나에도 해석의 여지가 생기는 만큼 공을 들이게 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실시간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시대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친서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직접 소통으로 진심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쓰임새가 크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경우처럼 정상 간 첫 만남의 어색함을 녹이기도 하고, 위기국면의 상황관리나 돌파구 마련에 유용한 수단으로 쓰이곤 한다. 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가 꼽힌다. 소련이 미국의 뒷마당인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핵전쟁 위기가 드리웠다. 파국을 막은 단초는 친서였다.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최소 두 차례 친서를 보냈다. 편지에는 “(미소 모두) 전쟁의 매듭을 묶은 로프의 끝자락을 잡아당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둘 다 더 잡아당길 경우 매듭이 더 조여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씌여있었다. 결국 ▲미국의 쿠바 불가침 보장 ▲소련의 쿠바 미사일 철수 ▲미국의 터키 미사일 철수에 합의, 핵전쟁을 막았다.2000년 10월, 군복 차림으로 백악관을 찾은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손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가 들려 있었다. 조 부위원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적대관계 종식,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등을 담은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친서외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접견으로 이어졌다. 최근 서해에서 벌어진 북한군의 남측 민간인 사살 사건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툭 불거져 나왔다. 남북관계가 꽉 막힌 줄만 알았지만,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편지를 보내 코로나19와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위로한 뒤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매일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흘 뒤 김 위원장은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 넘치는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면서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 간 친서 전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외교 관례상 친서 공개는 상대국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다 ‘최고 존엄’의 발언이 알려지는데 민감한 북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핫라인’이 긴박하게 가동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특사가 직접 가지고 가서 전달하는 경우 외에는 친서를 보내고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고 (그 사실을 공개하더라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12월 30일 보내온 친서를 설명하면서 “대단히 성의 있는 친서였고, 답방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간곡하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고, 새해에도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국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 북에 일부 공개하겠다고 알려주고 필요한 만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보면 현 정부 들어 친서가 오간 사실이 몇 차례 공표됐지만 ‘빙산의 일각’이며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협의를 거쳐 최소한을 공개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껏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공개된 것은 11차례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편하신 시간에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 같은 해 3월 5일 1차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9월 5일에는 2차 대북특사단으로 평양을 찾은 정 실장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귀결됐다. 그해 12월 30일,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 “서울 답방이 성사 못돼 아쉽다”는 뜻을 밝혔다. 12월초부터 청와대가 ‘답방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불발되면서 문 대통령이 곤혹스럽던 시점에 김 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뜸했던 친서외교는 2019년 10월 30일 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자 김 위원장이 조의문을 보내면서 재개됐다. 11월 5일 문 대통령은 비공개 답신을 보냈지만, 이미 남북·북미관계가 얼어붙은 터. 같은 달 21일, 북측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특별수뇌자회의(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어왔다”면서 “종이 한장의 초청으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야당은 청와대가 답방과 특사를 ‘구걸’했다고 비판했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이 남북교류 복원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묵묵부답이던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4일 친서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남측 국민에 대한 위로와 함께 문 대통령에 대한 조용한 응원의 뜻을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퍼부은 직후라 더 주목받았다. 다음 날 문 대통령의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보냈지만, 북미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진전은 없었다. 설상가상 6월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남북관계는 현 정부 들어 최악으로 치닫기도 했다. 트윗을 날리지 않는 날이 드물만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집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소통수단인 친서를 애용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근 미국과 한국을 뒤흔든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 북미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이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외교적 파장을 낳기도 했다. 우드워드는 북미 정상 사이에 오간 27통 중 트럼프가 공개한 2통을 빼고 나머지 전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반응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정상 간 은밀한 소통이 낱낱이 드러났다는 점을 불쾌하게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60년 계속된 美언론 후보 지지 표명, 올해는 어떨까

    160년 계속된 美언론 후보 지지 표명, 올해는 어떨까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하는 등 미 언론의 특정 후보 지지 전통이 이번 대선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WP의 이날 선언은 매체들의 지지 선언이 집중되는 10월 중순에 앞서 출발선을 끊은 것과도 같았다. WP 편집위원회는 이날 온라인 오피니언면에 쓴 입장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지칭하며 바이든 후보가 미국이 직면한 도전에 대처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코로나19와 불평등, 인종차별, 민주주의 후퇴 등을 미국이 직면한 도전으로 거론하며 “이런 도전은 재임자에 의한 것이다. 바이든은 미국 정부의 품위, 명예, 능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썼다. 또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를 ‘자멸적’이라고 지칭하며 바이든이 미국의 외교 전통을 복원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앞서 시애틀타임스, 시카고트리뷴 등이 바이든 편에 선 바 있어 WP까지 10여개 매체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한국에서는 공직선거법상 불가능한 언론의 후보 지지 표명은 1860년 에이브러햄 링컨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뉴욕타임스(NYT)를 시작으로 이어진 미 언론의 관행이다. 미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선 100대 주요 일간지 가운데 52개 매체가 힐러리 클린턴을, 2개 매체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주간지, 대학신문 등까지 확대하면 500개 매체가 클린턴을, 28개 매체는 트럼프를 선택했다. 매체의 의사 표명은 특정 후보에 반대하는 형태로도 이뤄진다. 종교잡지 ‘크리스처니티투데이’는 4년 전 대선 때 “트럼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상숭배주의자”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많은 매체가 바이든 편에 설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전대미문의 ‘아웃사이더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언론의 후보 지지 관행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15일에는 시사가 아닌 과학을 다루는 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바이든 지지를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매체가 정치적 의사를 표명한 것은 175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후보 지지 관행이 160년째 이어지며 타성에 젖을 수도 있지만 올해 대선에서는 독자 참여 확대 등 일부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올해 초 민주당 경선 때 사상 처음으로 복수 후보(엘리자베스 워런·에이미 클로버샤) 지지 의사를 밝힌 NYT는 “새로운 차원의 투명성을 시험하는 것”이라며 이들과의 인터뷰 영상을 온라인에 싣는 등 후보 선택 과정을 독자들에게 공개한 바 있다. 지역 매체 사이에서는 입장이 엇갈리는 점도 주목된다. 4년 전 대선 때 의사 표명이 없었던 올랜도센티넬, 오리고니언 등 지역 일간지들은 앞서 바이든 지지를 표명했지만 매클래치 미디어그룹이 발행하는 30여개 지역 매체는 지역 현안에 집중하자는 이유로 올해 후보 지지가 없을 것이라고 NYT가 보도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대권 지름길, 예산 40조...서울시장을 향해 뛰는 사람들

    대권 지름길, 예산 40조...서울시장을 향해 뛰는 사람들

    2대 윤보선, 32대 이명박 시장 대통령 당선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기능 총망라내년 4월 7일 보선 벌써부터 하마평지난 7월 10일 서울시장 자리가 공석이 된 지 세달 가까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4월 7일 치러지는 보궐 선거 후보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서울시장은 ‘소통령’으로 불리며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 직무대행 4명을 배출하는 등 대권 징검다리로 인식되는 자리다. 대한민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장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서울시장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 정리해봤다. 서울시장 자리는 무엇보다 정치적 상징성을 갖고 있다. 2대 윤보선 시장, 32대 이명박 시장이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또한 8대 허정 시장과 22·31대 고건 시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다. 4대 이기붕 시장은 부통령을 지냈다. 1946년 김형민 초대 서울시장부터 박원순 시장까지 모두 31명이 서울시장을 역임했는데, 이 중 12.9%(4명)이 대통령 혹은 권한대행이라는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유일한 특별시인 서울시는 부산시, 인천시, 대구시, 대전시, 광주시, 울산시 등 다른 광역시와는 다른 상징성을 가진다. 특히 1994년 민선 자치가 시작되면서 정치적 위상이 더 높아졌다. 민선 1기부터 조순 시장, 고건 시장, 이명박 시장, 오세훈 시장, 박원순 시장 등 대부분이 대권에 도전했지만 이명박 시장만 성공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당시 청계천 복원 신화로 인기를 얻으며 청와대로 직행하자 서울시장을 대권의 지름길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었다.  서울시민은 지난 8월 기준 970만 8247명으로 천만에 조금 못 미친다. 지난 2015년 993만명으로 떨어진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39조 5282억원으로 전년보다 10.6% 증가했다. 40조에 약간 못 미치는 서울시 예산은 정부 예산 중 가장 큰 분야를 차지하는 국방 예산(40조3347억원)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면적은 국토의 0.6%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21%를 차지한다. 서울시는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등 모든 분야의 행정을 총망라한다. 시 관계자는 “국제관계대사 등 시장을 보좌하는 외교 담당도 있는만큼 사실상 국방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능을 다 갖고 있는 정부”라며 “그래서 서울시장을 서울공화국 소통령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중앙정부 중심의 행정시스템이 운영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정부의 포괄적 지도를 받으면서도 동시에 기초자치단체인 자치구를 상대로 지도, 감독, 조정권을 행사한다. 서울시장은 여느 자치단체장과 달리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지만, 의결권은 없다. 서울메트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투자기관의 사장도 추천을 받아 임명한다. 연봉은 올해 기준으로 1억 3164만원, 업무추진비는 별도로 지난해 기준 3억2700만원에 달한다. 서울시장 후보군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주민·우상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권영세·박진·윤희숙 의원과 함께 나경원·김세연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고대 이집트 노동자의 급여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고대 이집트 노동자의 급여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룩소르의 서안에는 ‘데이르엘메디나’라고 불리는 마을 유적이 하나 있다. 이 마을은 실제로 사람들이 마을에 살던 신왕국 시대에는 ‘질서의 장소’라는 뜻의 ‘세트마트’라고 불렸다. 이곳에 모여 살던 사람들은 파라오들의 무덤을 만드는 작업에 종사하던 장인들이었다. 그러니까 건축가, 석공, 목수, 화가 같은 국가에 고용된 기술직 공무원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이들은 기원전 1152년경에는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 파업은 기록으로 확인된 파업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종종 ‘인류 최초의 파업’이라고 불린다(2019년 6월 30일에 나온 이전 칼럼에서는 이 파업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인 이유는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총리가 직접 서신을 보내기도 하는 과정 등을 거쳐서 노동자들은 급여를 일정 부분 받아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은 어느 정도의 급여를 받았던 것일까? 데이르엘메디나에서는 꽤 많은 양의 기록 유물들도 발견됐기 때문에 비교적 자세하게 당시의 사회상을 복원할 수 있다. 일단 이 마을이 운영되던 신왕국 시대에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단위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단위는 데벤(deben)이었는데, 이 단위는 보통 금속의 무게를 잴 때 사용됐다. 일반적으로 1데벤이라고 하면 구리 91그램을 의미했다. 그리고 카르라는 곡식의 양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단위도 있었다. 현대의 이집트 학자들은 1카르는 대략 76.8리터 정도이고, 1카르의 곡물은 대략 구리 2데벤 정도의 값어치가 있었다고 추정한다. 데이르엘메디나의 장인 조직에는 2명의 ‘작업반장’이 있었다. 이들은 매달 7.5카르의 곡물(에머밀과 보리)을 급여로 받았다. 그리고 일반 장인들의 경우에는 이보다 적은 5.5카르를 받았다. 일종의 왕실 작업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마을 조직에는 보통 1~2명, 때로는 3~4명까지 서기관들도 고용돼 있었는데, 이들의 급여는 일반 장인들보다도 적은 3.75카르였다. 3.75카르라고 하더라도, 곡물 300리터에 가까운 양이고, 이 정도면 한 가족이 한 달 동안 먹고살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노동자의 작업 시간은 대략 하루 8시간 정도였고, 10일 중 하루는 휴일로 보장받았던 여건을 감안하면 장인들은 비교적 여유롭고 풍족한 삶을 누렸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주거지를 비롯한 기타 필수적인 생활용품을 왕실로부터 제공받기도 한 만큼 먹고사는 데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당시 사치품의 가격은 이들이 받았던 급여를 훨씬 상회했다. 상품의 가격은 대략 이랬다. 하인 소녀 410데벤=205카르 황소 95~120데벤=47.5~60카르 암소 40~50데벤=20~25카르 침대 25데벤=12.5카르 식탁 15데벤=7.5카르 의자 11데벤=5.5카르 하지만 기록에 따르면 이들 장인 가운데는 상당한 부를 축적한 경우가 드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서너 마리의 황소와 네다섯 명의 하인을 소유한 장인들도 있었다. 이러한 부는 왕실에 고용돼 있던 장인들이 작업 시간 이외에 사적으로 일종의 아르바이트를 뛰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룩소르 서안 지역에는 왕들의 무덤뿐만 아니라 귀족들의 무덤도 만들어졌는데, 이들 귀족 무덤을 지을 때에 유력 귀족들은 실력이 보장되는 왕실의 장인들을 아주 비싼 급료를 지불하면서 개인적으로 고용하기도 했다. 가끔은 파라오가 가까운 귀족들에게 직접 장인들을 ‘빌려준’ 경우도 있었다. 물론 귀족들은 이 사실을 자신의 무덤에 자랑스럽게 기록하기도 했다. 파라오 무덤의 위치나 구조 등을 잘 알고 있던 이들 노동자는 파라오의 무덤을 도굴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즉 무덤을 만든 주인공들이 무덤이 완성된 이후에는 도굴꾼으로 변모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다. 이 ‘비밀스러운 알바’는 이들에게 상당한 부를 안겨다 주었을 것이다.
  • “작가는 까치… 버려졌지만 반짝이는 걸 찾아 엮어내죠”

    “작가는 까치… 버려졌지만 반짝이는 걸 찾아 엮어내죠”

    폴란드, 수난의 역사 지닌 한국과 비슷‘주류’에 의문 품는 독보적 잠재력 지녀 ‘낮의 집…’ ‘죽은 이들의 뼈…’ 국내 출간여성 서사·동물권 보장 문제 적극 조명“헌법에 동물의 권한 명시해야” 강조“까치는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그 속에서 장신구나 사탕 포장지 등 온갖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내 자신의 둥지로 물고 옵니다. 이따금 제가 까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201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의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는 미국 작가 필립 딕의 말을 빌려 “작가는 까치와 같다”고 했다. “버려졌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것, 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을 발굴해 오랫동안 간직하고 적절한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것들로 소설을 엮어 낸다”는 말이다. 토카르추크는 신간 2권의 출간에 맞춰 서면 인터뷰의 답을 보내왔다. 인터뷰 번역은 신작 중 하나인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를 옮긴 최성은 한국외국어대 폴란드어과 교수가 도왔다. 폴란드에서 배출된 다섯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카르추크는 스스로 중부 유럽, 폴란드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 그는 폴란드를 “서구 문화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둔 ‘경계의 문화’”라고 말하며 “역사적·지정학적 특수성으로 모든 종류의 영향에 늘 개방적인 것이 폴란드 문학의 독보적인 잠재력”이라고 봤다. “‘중앙’으로부터 동떨어진, 뻔하지 않은 것들, ‘주류’에서 당연시하는 것들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것들”이다. 2006년 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차 방한했던 그는 “한국은 사람들의 기질, 강대국에 둘러싸인 수난의 역사, 일을 대하는 자세 등에 있어 폴란드와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별자리 소설’은 토카르추크의 독특한 이야기 방식이다. 단문이나 짤막한 에피소드들을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빚어내는 특유의 내러티브 방식이다. 전작 ‘방랑자들’이 그랬고, 신간 ‘낮의 집 밤의 집’도 그렇다. 그는 이를 두고 “윈도 창을 여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다양한 창들의 연결고리를 찾으려 애쓰지 않습니다. 실제로 관계의 연결고리들은 엄연히 존재하고, 우리의 정신은 흩어져 있는 개별적 사안들을 얼마든지 연결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태고의 시간들’을 통해 20세기 폴란드 역사의 뒤편에서 잊힌 여성 서사를 복원한 토카르추크는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에서는 동물권을 적극 조명했다. “꽤 오래전부터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구분하고 구별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고민해 왔다”는 그는 “동물의 권한을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카르추크는 노벨상 상금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재단을 설립, 동물권 보장에 앞장서는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영산강 죽산보, 8년 만에 결국 해체

    영산강 죽산보, 8년 만에 결국 해체

    전남 나주의 영산강 죽산보가 건설 8년 만에 결국 해체된다. 광주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28일 영산강·섬진강유역관리위원회(유역관리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역관리위는 이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시했다. 국가물관리위는 이를 심의한 뒤 조만간 해체 또는 상시 개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유역관리위의 결정은 지난해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가 제시한 방안과 같다. 앞서 금강유역물관리위는 지난 25일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 상시 개방이라는 금강 3개 보 개선 방안을 의결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금강·영산강 수계의 일부 보들이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해당 보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 등은 각각 존치와 전면 해체를 놓고 격돌,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영산강뱃길복원 추진위와 영산포홍어상인회원·농업인 등으로 구성된 ‘죽산보철거 반대 투쟁위’는 앞서 지난 25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강수계의 세종보 등을 포함해 철거 대상 3개 보의 건설 및 해체 비용이 2700여억원에 달하는 등 국민 혈세 낭비가 예상된다”며 “농업용수 이용과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서라도 죽산보를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광주전남지역 20여개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영산강재자연화시민행동’은 이날 유역관리위가 열린 나라키움광주통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산보와 승촌보 모두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평·나주 등 수계 인근 일부 주민도 “최근 폭우로 문평천이 범람했는데, 이는 죽산보 때문에 본류의 물이 원활하게 유통되지 못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며 보 철거를 요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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