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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기석의 국방수첩] 전작권 전환, 바이든 정부 초기 한미관계 악재 되나

    [박기석의 국방수첩] 전작권 전환, 바이든 정부 초기 한미관계 악재 되나

    지난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후 한미 관계의 첫 현안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부각되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7일 전작권 전환을 위한 진전된 성과가 ‘자신의 임기 내’에 있어야 한다고 하자, 미국 국방부 측은 이튿날 전작권 전환의 시점을 특정하는 것을 비판하는 입장을 냈다.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전작권은 상호 합의한 조건이 완전히 충족될 때 전환될 것”이라며 “특정한 시점에 대한 약속은 우리의 병력과 인력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전작권의 조기 전환을 지속 설득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미중 갈등하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한국 등 동맹국의 전략적 가치에 무게를 두는 바이든 정부가 조기 전환은 어렵다는 입장을 냄에 따라 양국이 전작권 전환을 두고 대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양국은 2007년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2년으로 정했다가 3년 후 2015년으로 연기했고 2014년에는 전환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전작권 전환의 조건은 1)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군사능력 확보, 2)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국군이 필수대응능력 구비, 3)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관리 등이다. 조건 평가가 정량적·정성적 두 측면에서 이뤄지기에 미국이 조건 미충족이라고 판단하면 전작권 전환이 무기한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전작권 조기 전환’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되, 시기를 다시 특정하려는 모습이다. 한미 국방장관은 2018년 50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의 첫 번째 조건인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 검증을 위한 3단계 평가를 시행키로 합의했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시행하고 전환 시기를 정하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서 시기에 기초한 전환으로 변경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미 양국은 2019년 1단계 작전운용능력(IOC) 검증을 완료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FOC 검증은 연기했다. 다만 올해 FOC 검증을 완료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전작권 전환은 어렵더라도 전환 시기를 못박을 수는 있다. 서 장관이 지난 2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진전된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목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미중 갈등하에서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이 자국의 안보를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전작권 전환에 전향적이었고, 2017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환 가속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후반기 미중 갈등에 대응하고자 한국 등 동맹국을 반중 전선에 끌어들이려 하면서 전작권 전환에서도 입장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제52차 SCM에서 마크 에스퍼 당시 미 국방부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으로부터 2년 뒤에 (전환 시기를) 예측하는 것조차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바이든 정부도 트럼프 정부에 이어 중국 견제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만큼 전작권 조기 전환이나 전작권 전환 시기의 특정에 반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오바마 정부도 전작권 조기 전환에 긍정적이었다가 결국 ‘조건에 기초한 전환’으로 돌아섰는데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중국 부상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트럼프 정부와 달리 정책결정과정의 시스템을 복원하겠다는 바이든 정부는로서 에이브럼스 사령관 등 국방부 관료·일선 사령관의 전작권 조기 전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文·바이든, 이번 주 첫 통화할 듯… 한미훈련·전작권 난제 풀까

    文·바이든, 이번 주 첫 통화할 듯… 한미훈련·전작권 난제 풀까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 통화가 이번 주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미 정상이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임기 1년여를 남기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에 외교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선 한미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일 정상통화가 이뤄진 지 3일째인 31일까지 한미 정상 간 직접 소통이 이뤄지지 않자 일각에선 한반도 문제가 미국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주 통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통화의 밀도가 중요한 것이지, 순서를 놓고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보수진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한 것이 한미 정상통화가 늦어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드러내지만, 청와대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일련의 정상통화를 공들여 ‘설계’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북한이 미국, 한국과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것으로 본다”는 시 주석의 발언을 통해 북한의 대화 의지를 안팎에 확인시킨 데 이어 한미 정상통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가 여전히 우선순위이며,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미측의 기조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북대화 복원을 위해서는 북측이 ‘본질적 문제’로 거론한 3월 한미연합훈련을 축소·보류해야 하는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서는 연합훈련을 건너뛰기 힘든 딜레마적 상황이다. 일각에선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7일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위한 진전된 성과를 언급한 것과 관련, 미국 국방부가 “특정시한이 아닌 양국이 합의한 조건이 충족될 때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의 능력 구비를 가속화하고, 미측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틀 속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라며 봉합에 나섰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檢, ‘월성 원전 핵심’ 백운규 이번 주 영장 청구할 듯

    檢, ‘월성 원전 핵심’ 백운규 이번 주 영장 청구할 듯

    검찰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가 정치권의 ‘북풍 공작’ 논란으로 튄 데 이어 청와대까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수사를 둘러싼 잡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검찰은 불필요한 의혹의 조기 종식과 곧 있을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대비해 신속한 수사로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수사를 이어 온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는 지난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백 전 장관은 월성 1호기 폐쇄에 앞서 당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경제성 평가에 부당하게 관여하고, 이후 산업부 공무원들이 원전 관련 자료를 대량 폐기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월성 원전 감사를 통해 “백 전 장관이 직원 질책 등을 통해 ‘한수원 이사회의 원전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 중단할 것’이라는 취지의 방침을 정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백 전 장관은 소환 조사에서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을 추진한 것은 맞으나, 그 과정에서 불법 행위는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산업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문건 중 530여건을 복원한 검찰은 청와대 보고용으로 추정되는 7건의 문건 내용을 토대로 백 전 장관의 개입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이 지난해 12월 원전 관련 자료 폐기에 가담한 산업부 공무원 3명을 기소하면서 법원에 낸 공소장에는 산업부가 원전 조기 폐쇄 결정이 나기도 전에 청와대에 사전 보고한 정황은 물론 탈원전 반대 단체 동향파악 문건, 북한 원전 건설 추진계획 문건 등도 포함됐다. 검찰은 우선 백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뒤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었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을 소환해 청와대의 지시·보고 여부와 범위 등을 최종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용구 사건’ 수사관 나흘간 행적에 주목...윗선 몰랐나

    ‘이용구 사건’ 수사관 나흘간 행적에 주목...윗선 몰랐나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 부실수사 의혹에 자체 진상조사에 나선 경찰이 사건 담당 수사관과 윗선 사이의 소통 내용을 어디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 진상조사단은 사건 담당자였던 서초서 A경사가 상급자 등과 전화통화한 내역을 확인하고 A경사를 포함한 의혹 관련자들의 휴대전화와 사무실 PC를 임의제출 받아 분석하고 있다. 이 차관의 폭행 장면이 담긴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A경사만 확인했는지, 경찰 윗선도 인지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지난해 11월 9∼12일 A경사의 행적이 낱낱이 확인돼야 한다. 9일은 A경사가 블랙박스 영상의 존재를 처음 인지한 것으로 파악되는 날이며, 12일은 사건이 내사종결 처리된 시점이다. 피해 택시 기사인 B씨는 사건 발생 다음날인 11월 7일 블랙박스 판매업체를 찾아가 “손님과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확인하고 싶은데 경찰서에서도 확인이 안 된다”며 영상 복원을 요청했다. 약 30초 분량의 영상은 복원됐으며, B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같은 달 9일 서초서의 한 경찰관 전화를 받고 “영상을 택시 기사 휴대전화에서 확인하라”고 알렸다. 이후 A경사는 11일 형사과 사무실에서 블랙박스 SD카드를 돌려받으러 온 B씨를 만났다. 당시 A경사가 “블랙박스 복원업체에서 영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보여 달라고 요구해 B씨는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을 재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경사는 11월 9일, 늦어도 11일에는 영상의 존재를 인지한 셈이다. 하지만 이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경찰은 “폭행 당시 영상이 확보되지 않아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B씨 진술을 검토한 결과 운전 중 폭행은 아니어서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했고, B씨가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해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A경사가 영상이 없었다는 취지로 허위 보고를 했다고 보고 대기발령 조치를 했다. 형사팀장이나 과장, 서장 등 윗선이 영상의 존재를 알았다는 정황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A경사가 영상의 존재를 11월 12일 이전에 상급자들에게 보고하지 않았는지, 이후에라도 보고했지만, 윗선에서 묵살했는지 등 여러 가능성을 최대한 확인하는 것이 진상조사단의 과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종인 “北원전 극비추진 이적행위”에 靑 “법적 강력 대응, 혹세무민!”(종합)

    김종인 “北원전 극비추진 이적행위”에 靑 “법적 강력 대응, 혹세무민!”(종합)

    靑 “김종인 터무니 없는 주장, 책임져야”靑 “북풍 공작과 다를 바 없는 무책임 발언”김종인 “극비리에 북에 원전 짓는다니…정권 흔들 충격적 이적 행위” 수사 촉구산업부 월성감사 직전 삭제 530건에원전 내부 자료에 ‘北원전 추진’ 포함2018년 1·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 작성윤건영 “산업부 검토해도 정부 추진 아냐”청와대는 29일 문재인 정부가 국내 원전은 폐쇄하면서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기로 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이적 행위’라고 표현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북풍 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정작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 파일을 월성 1호기 감사원 감사 방해 과정에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산업부는 감사원 감사 직전 원전 관련 530건의 자료를 몰래 삭제했고 가담한 공무원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는 원전의 위험성을 부각하며 없앨 거라면서 북한에는 그런 원전을 짓느냐”며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북한 원전 건설’ 삭제목록 포함에“수사 사항이라 언급하지 않겠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발언은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야당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혹세무민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정부는 법적 대응을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입장 발표에 대해 “청와대 공식 입장이다. 대통령 뜻과 다를 수 있겠나”라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체적 법적 조치에 대해 “지금부터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 직전 삭제한 530건의 파일 목록에 북한 원전 건설과 남북 에너지 협력 관련 문건이 다수 포함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수사 관련 사항이라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김종인 “원전게이트 넘어선 이적행위”“윗선 지시 없이 불가, 진상규명위 구성”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및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과 관련해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은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들의 공소장과 그들이 삭제한 파일 목록을 검토한 후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탈원전 반대 시민단체 등을 불법 사찰했다는 명확한 증거도 나왔다”면서 “문 정부의 민간인 사찰 DNA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 결탁 공무원들이 삭제한 관련 문건은 집권 세력이 그토록 숨기려 한 원전 조기폐쇄의 모든 것이 담긴 일종의 블랙박스와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 윗선의 지시가 없고서는 이렇게 공문서를 대거 무단 파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핀란드어 북쪽의미 ‘뽀요이스’ 폴더‘북한 원전 추진’ 줄인 ‘북원추’ 폴더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를 받는 A(53)씨 등 산업부 공무원들은 감사원 감사 직전 530건의 원전 관련 내부 자료를 삭제했다. 이 중에는 ‘북한 원전 건설 및 남북 에너지 협력’ 등 북한 원전 관련 자료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대전지검 공소장에 나와 있다. 핀란드어로 ‘북쪽’이라는 뜻의 ‘뽀요이스’(pohjois)라는 핀란드어 명의 폴더와 ‘북한 원전 추진 방안’ 줄임말로 읽히는 ‘북원추’ 명의 폴더 등에는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나 북한 전력산업 현황과 독일 통합사례 파일 등이 들어 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작성 날짜로 추정되는 파일 이름 숫자상으로는 ‘2018년 5월 2∼15일‘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4월 27일)과 2차 남북정상회담(5월 26일) 사이다.작성시점은 2018년 5월 2~15일1·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 작성 530개 삭제 파일 목록에는 1차 정상회담이 열린 지 5일만인 2018년 5월 2일자 ‘에너지 분야 남북경협 전문가_원자력.hwp’ 파일, 5월 14일과 15일자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hwp’ 등이 포함돼 있다. 공소장에 적시된 삭제된 북한 관련 문건 17건 가운데 6건이 남북정상회담 사이에 만들어졌다. 삭제된 파일은 검찰이 복원한 결과 모두 ‘60 pohjois’라는 상위 폴더 밑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핀란드어로 ‘Pohjois-Korea’다. pohjois 폴더에는 ‘북원추’라는 하위 폴더도 있었다. 이에 대해 북한 원전 추진 계획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보안에 철저히 신경을 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더에는 ‘북한 전력산업 현황 및 독일 통합사례.pdf’,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PDF’, ‘에너지 분야 남북경협 전문가_원자력.hwp’, ‘KEDO 관련 업무경험자 명단.XLSX’등의 파일도 있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1995년 3월 설립된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 조건으로 북한의 전력 공급을 위한 경수로 사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한미일 국제 컨소시엄이다. 산업부가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보고서 10여건을 만든 시점이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5월 초·중순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2018년 5월 당시 북한의 부족한 전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원전을 북한에 지어주는 방안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네티즌 “안전 문제로 국내 원전은폐기한다더니 북한에는 짓느냐”“北건설 떳떳하다면 왜 삭제하느냐”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에서 진행하는 월성 원전 의혹 사건 수사 방향과는 관련성이 떨어지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는 “정부가 국내에선 탈원전하며 북한에선 원전을 추진했다”는 반응을 내놓고도 있다.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댓글 등을 통해 “왜 국내 원전은 없애려고 하면서 북한에는 원전을 건설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안전상 문제로 원전을 폐기한다더니 북한에는 원전을 짓느냐”, “원전은 국가 핵심기술이자 국가기밀이다. 핵은 없어도 원전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핵을 만든다면 단기간에 만들 수 있다는게 국제사회 중론이데 이를 북한에 만들겠다는 것은 이적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등의 글들이 쇄도했다. 또다른 네티즌들은 “북한에 대한 원전 추진이 떳떳하다면 왜 주말에 몰래 나와 삭제하느냐”, “핵무기를 추진한 북한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검찰의 원전 수사를 막으려고 했던 게 대북 원전 건설 같은 이유 때문이었느냐” 등의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도 쏟아졌다. 이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과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윤건영 “北원전 건설 추진한 적 없다”“산업부서 해도 정상회담선 논의 안돼” 작년 11월 北원전 건설 추진 보도 때도“남북정상회담 한 순간도 ‘원’자 없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산업부 공무원들의 원전 관련 자료 삭제 목록에 ‘북한 원전 건설 및 남북 에너지 협력’ 관련 문건 파일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교류 협력사업 어디에서도 북한의 원전 건설을 추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내는 동안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진행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윤 의원은 “행정부 국가공무원이 총 68만명인데 그들의 컴퓨터에 있는 문서가 모두 남북정상회담 의제이고 정부 정책인가”라면서 “제가 지난해 11월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한 까닭”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 해당 산업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검토했을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그 공무원의 컴퓨터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그것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 추진이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어느 단위까지 보고되고 어느 과정으로 의논됐는지 살펴보지 않고 파일이 있으니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정말 무식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11월 23일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산업부가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도 “남북정상회담 어느 순간에도 원전의 ‘원’자는 없었다”고 밝혔다.산업부 “北원전 지시 받은 적 없다”“박근혜 정부 ‘통일 대박’ 때도 검토” 산업부 공무원들은 월성 원전과는 무관한 해당 파일들까지 삭제하면서 뒤늦게 또다른 논란을 자초하게 됐다. 산업부는 ‘(북한 원전 관련) 검토를 지시하거나 보고하라고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마치 방향성을 갖고 뭔가 검토하라고 한 것처럼 해석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면서도 “과거 박근혜 정부 때도 ‘통일은 대박’이라는 언급 이후 통일에 대한 준비 차원에서 (북측) 전력이나 산업 시설을 어떻게 할지 검토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2018년 이후 남북협력사업으로 북한 지역 원전 건설을 추진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태영호 “핵무기 불법 보유국에 원전제공 검토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일” “조용히 내부 추진? 한미동맹 근간 흔들고 北비핵화 유엔 대북제재 공조에 균열 사안” 이에 대해 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업부 공무원의 원전 자료 폐기 관련 공소장 공개를 언급하며 “충격을 넘어 공포다. 민주주의 공동체에 망라돼 있는 국가가 핵확산금지조약(NPT)밖에서 핵무기를 불법으로 보유하고 있는 나라에 원전 제공하는 문제를 검토해 봤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는 문제를 추진한 게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는 국내에는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핵무력을 완성한 북한과는 핵발전소 건설 문제를 추진하려 한 것이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북한은 1993년 NPT 탈퇴를 선언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도 거부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기초적인 사실조차 무시하고 북한에 원전건설 문제를 추진하려 했다면 국제 핵비확산 체제 내에서 우리 국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가 된다”며 비판했다. 태 의원은 “특히 동맹국인 미국과 사전에 논의 없이 우리 내부적으로라도 조용히 이러한 문제를 추진하려 했다면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유엔 대북제제 공조에 심각한 균열과 외교적 마찰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태 의원은 “청와대는 우리 국민은 물론 국제공동체 앞에서 우리 내부적으로도 북한에 원전 건설 문제를 추진한 바 있는지 철저히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천연기념물 따오기 지켜라’… 창녕군 우포늪 출입 통제

    ‘천연기념물 따오기 지켜라’… 창녕군 우포늪 출입 통제

    경남 창녕군은 지역 내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차단을 위해 천연기념물 198호인 우포따오기 및 철새 서식지인 우포늪에 대해 ‘출입 통제’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창녕군은 최근 영산천 인근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가 발견돼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군은 통행로와 탐방로 일대 출입구에 차단막과 소독 발판을 설치하고 우포늪 주변을 순찰한다. 이에 앞서 군은 지난달 15일부터 우포늪 ‘출입 주의’ 조치를 시행했고, 지난 25일부터는 따오기 보호를 위해 직원이 24시간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현재 군에서 사육하는 따오기는 360여 마리다. 방사한 따오기 중 30마리가 무리를 지어 인근에서 서식하고 있다. 현재까지 창녕 우포따오기가 AI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 한정우 군수는 “어렵게 복원한 따오기를 지키려고 불가피하게 출입 통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창녕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와우! 과학] 1억5000만년전 열대낙원서 산 거대 상어 발견

    [와우! 과학] 1억5000만년전 열대낙원서 산 거대 상어 발견

    상어는 단단한 뼈가 거의 없는 연골어류에 속한다. 날카로운 이빨과 일부 골격 이외에는 물렁뼈를 지닌 생물이지만, 뼈대는 없어도 역사는 깊은 집안의 후손이다. 상어와 가오리를 포함한 연골어류의 조상은 적어도 4억 년 이전에 첫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특히 상어의 경우 고생대 후기부터 지금까지 기본 형태를 유지한 채 번영을 누리는 보기 드문 강력한 포식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단한 뼈가 없다는 점 때문에 과학자들은 상어의 진화를 연구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발견되는 상어 화석은 대부분 이빨 화석이라 전체 모습을 연구하기가 곤란한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제바스티안 스툼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시조새의 발굴 장소로 유명한 독일 졸른호펜의 쥐라기 석회암 지층에서 놀라운 상어 화석을 발견했다. 1억 5000만 년 전 졸른호펜은 석호가 발달한 해안가로 많은 동식물이 번성하는 열대 낙원이었다. 염분이 높고 잔잔한 석호 바닥은 생물 사체가 온전한 형태로 화석화되는데 최적의 장소였다. 따라서 시조새를 포함한 수많은 중생대 생물의 화석이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한 아스테라칸투스(Asteracanthus) 상어의 화석 역시 그런 사례로 상어 화석으로는 보기 드물게 연한 조직을 포함해 몸 전체가 화석화됐다. 심지어 지느러미의 형태까지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연구팀은 아스테라칸투스의 화석을 상세히 분석해 이 쥐라기 상어의 몸길이가 정확하게 2.5m라는 사실을 확인했다.사실 멸종 상어의 크기 추정은 매우 까다로운 주제다. 이빨 화석만 가지고 현생 근연종을 참조해 전체 크기를 추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큰 상어인 메갈로돈의 경우에도 정확한 크기를 가지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아스테라칸투스는 백악기 말 대멸종 당시 사라진 히보두스목(hybodontiformes) 상어로 근연종도 없기 때문에 크기와 형태는 거의 추정에 불과했다. 이번 발견으로 과학자들은 중생대에 번성했다가 비조류 공룡과 함께 멸종된 상어의 형태를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게 됐다. 아스테라칸투스는 지금 기준으로는 중형 상어이지만, 당시 해양 생태계에서는 가장 큰 상어에 속했다. 특히 이들이 살았던 졸른호펜의 석호에는 이보다 큰 해양 동물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백상아리처럼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면서 생태계를 지배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150개나 되는 아스테라칸투스의 이빨의 정확한 크기와 배열 상태를 분석해 이 상어가 현재의 상어처럼 뛰어난 사냥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자나 상어 같은 최상위 포식자는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동물의 개체 수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자원이 생태계에서 순환되는 것을 돕기 때문이다. 아스테라칸투스 역시 당시 생태계에서 비슷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쥐라기 상어 역시 지금처럼 당시 생태계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서울광장] 이란 핵합의 모델과 북핵 출구전략/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란 핵합의 모델과 북핵 출구전략/오일만 논설위원

    ‘바이든 시대’, 강성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미국 외교안보 라인에 대거 포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을 비롯해 실무자 격인 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까지 북한 체제에 부정적인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북한 역시 최근 8차 당대회를 통해 강대강(强對强)의 대외 전략을 내놓은 상황이라 한반도 정세는 시계 제로의 안갯속으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리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0년 가까이 외교안보 일선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북한을 ‘세계 최악의 수용소 국가’로 규정한 바 있다.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엔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이 낙점됐다. 특히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인 한국계 정 박(한국명 박정현)은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 출신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과 취향 등 세세한 대목까지 꿰차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적이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도 비판적이다. 그가 북한 담당 책임자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조만간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새로운 대북 접근법은 트럼프 시대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북핵 문제 역시 ‘단칼 협상’에서 지루한 장거리 마라톤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권력 변동과 함께 한반도 주변을 감싸는 동북아 정세는 더욱 암울하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보다 미중 패권경쟁이 더욱 첨예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국은 중국을 주적으로 상정한 지 오래다. 바이든 시대 역시 반중(反中) 정책이 국가 정책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무역·경제 분야에서 시작된 싸움이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군사 영역으로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 미국의 패권을 넘보는 중국을 ‘새로운 전체주의 독재국가’로 낙인찍은 상황에서 공존 자체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과거 진영이 갈라진 미소 냉전과는 차이가 있지만 미중 대결 구도가 신냉전으로 접어들 경우 남북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요동칠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 정착의 관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초대 외교안보의 두톱으로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임명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다자주의에 기반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이끌어 낸 주역들이다. 블링컨은 지난 대선에서 과거 이란 핵합의를 거론한 뒤 “나는 북한과도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는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최선의 모델은 이란”이라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바이든 역시 지구촌 핵문제의 모범 답안은 이란·미국의 핵합의라는 믿음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전쟁 불사를 외치는 공화당 네오콘들과는 달리 평화적 해결을 중시하는 점에서 다르다. 이란 핵합의는 공화당 매파가 선호했던 ‘제2의 리비아 모델’이 아니라 ‘보상·비핵화 병행 모델’의 해법이다. 2015년 7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억제와 국제 사찰을 대가로 경제제재를 완화했다. 여기에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7개국과 유럽연합(EU)이 서명함으로써 합의 이행의 구속력을 높였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이 합의서를 전격 폐기했지만 바이든 취임 이후 협정 복원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동맹의 가치를 복원하고 다자 협력주의를 표방한 바이든 행정부에서 새로운 북핵 출구전략으로 이란 모델은 유효하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단계적 비핵화와 다자주의 국제 공조를 기반으로 새로운 대북 정책이 도출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까지 북한의 태도는 완강하다. 북한은 최근 8차 당대회를 통해 핵무력 강화 등 대미 강경 노선과 자력갱생의 경제정책을 수립했다. 하지만 장기간의 대북 제재로 경제 기반 자체가 약화된 상황에서 북한의 ‘고슴도치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 올 상반기까지 북미 대결 구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미 정권 교체기에 빈번했던 북한의 무력시위가 재발될 가능성도 있지만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미국 역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핵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운 만큼 시차가 있겠지만 결국 북미 협상이 시작될 수밖에 없는 구도다. 유엔 경제제재 완화를 협상 타결의 선행 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한반도 비핵화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임기 마지막 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 아직도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지만 북미를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노력을 결코 포기해선 안 된다. oilman@seoul.co.kr
  • [어린이 책]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때 그 시절

    [어린이 책]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때 그 시절

    “당번들이 바케쓰에 뭘 들고 들어온다. 모두가 신기한 듯 둘러서서 말들이 많다. 나도 궁금해 가보니 샛노란 색깔의 뭔 죽이다. 밥 굶는 거지 같은 애들에게 준다는 둥. 꿀꿀이죽이라는 둥.”(40쪽) 농업에 종사해 온 1954년생 이종옥씨가 어린 시절 쓴 일기를 복원한 에세이 ‘몽당연필은 아직 심심해’에는 반세기 전 한국의 가난한 풍경이 생생하다. 저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인 1963년부터 군에 입대하는 1975년까지 쓴 일기 가운데 60편을 골라 수록했다. 강냉이죽을 배급받고 돼지죽이라고 놀리는 급우들 때문에 자존심 상해서 운동장으로 뛰쳐나가 물로 배를 채운 이야기, 기성회비를 가져가야 하는 아이와 돈이 없어 주지 못하는 부모의 실랑이 등 산골의 가난한 아이가 겪었던 일상이 담겼다. 가을 소풍에서 “이쁘게 싸온 김밥이며 도시락에 너무나 기가 죽고, 나의 초라한 꽁보리밥에 짱아찌 도시락이 부끄러워 바위 뒤에 몰래 숨어서 퍼먹어야 했다”(21쪽)고 쓴 대목에선 가난의 풍경이 두드러진다.저자는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대필을 의심할 정도로 글솜씨가 뛰어나 교육청 글짓기 대회에 나가게 됐지만, 난생처음 탄 버스에 멀미로 기절해 참가하지 못한 아픔도 간직하고 있다. 간결한 문장으로 쓴 글의 전개나, 섬세하게 심정을 드러낸 표현력이 일품이다. 이씨는 옛 일기를 꺼내 놓는 것에 대해 “평생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자 살아갈 힘이 됐기 때문이며 동시대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 차곡차곡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요즘 어린이들이 읽으면 할아버지 세대의 풍경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바이든·스가, 심야 30분 전화회담… 한미 정상 간 통화 언제 할까

    바이든·스가, 심야 30분 전화회담… 한미 정상 간 통화 언제 할까

    美, 동맹국인 韓 ‘패싱’할 가능성 적지만시 주석과 통화 먼저해 바이든 자극 지적정의용 “동맹 중요성 인식… 곧 통화 기대”외교부 ‘대미 정책소통 TF’ 구성 첫 회의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만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첫 통화를 하면서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언제쯤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상 간 통화 순서는 미국 새 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를 가늠해 보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복원을 강조한 이상 동맹국인 한국을 ‘패싱’할 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미중 경쟁 국면에서 한중 정상 간 통화를 먼저 해 오해를 산 것은 ‘외교 실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약 30분간 전화 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일 동맹의 강화 필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미국시간으로는 오전이었지만 일본은 자정을 넘긴 시간(28일 0시 45분)에 회담이 시작됐다. 흔들리는 입지 속에 미국과의 ‘밀월 관계’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스가 총리 입장에서는 ‘심야 회담’이라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은 셈이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로서 양국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은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역내 안보 문제도 논의했다”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조기 해결 필요성에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양국 정상은 한국에 관해서도 논의했으나 일본 정부 관계자는 ‘상세한 내용의 설명은 삼가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일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면서 이제 관심은 한미 정상 통화로 옮겨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도 ‘일본→한국’ 순으로 통화를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때는 아소 다로 당시 일본 총리와 2009년 1월 28일(현지시간) 첫 전화 회담을 한 뒤 이명박 대통령과는 닷새 뒤인 2월 2일 통화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때는 2017년 1월 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다음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선 협의를 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지연됐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한미 정상 간 통화도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국 정부가 동맹의 가치와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미국 내 인사들과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대미 정책소통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최종건 1차관 주재로 이날 첫 회의를 가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한미 정상 간 통화에 앞서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먼저 통화를 해 바이든 측을 자극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국이 해마다 중국과 신년 인사를 해 왔다면 모르겠지만 미묘한 시점에 중국과 먼저 통화한 것은 잘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시 주석의 방한이 논의되는데도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일본이 통화를 했다고 해도 우리가 뒤따라 하기보다 필요한 시점을 정해 의연하게 외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단독]정부, 스위스 계좌 활용해 이란 동결자금 푼다…억류 선박 구출 총력전

    [단독]정부, 스위스 계좌 활용해 이란 동결자금 푼다…억류 선박 구출 총력전

    기재부 “SHTA 방식이 최선” 국회 보고스위스가 인도적 물품 구매해 이란 수출美 재무부 승인받아 제재엔 저촉 안 돼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선박 억류가 장기화되면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한 한국 정부가 이란의 동결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활용하기로 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 내 은행 2곳에 70억 달러(약 7조 6000억원) 규모의 이란 원유 수출대금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이란은 선박 억류와 동결자금은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동결자금 해결에 물꼬가 트이면 선박 억류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기획재정부가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에게 제출한 ‘이란 원화자금 관련 검토 보고’ 자료를 보면, 이란 동결자금 해법과 관련해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로의 자금 이전이 현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이라고 나와 있다. 한국 내 은행에 동결돼 있는 돈을 스위스로 보낸 뒤 스위스에서 약품, 식량 등 인도적 물품을 구매해 이란에 수출하고 그 대금을 스위스의 은행이 보증하는 방식이다. 미국 재무부의 승인을 받기 때문에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반면 상세한 거래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앞서 스위스 정부도 지난해 2월 이 방식을 통해 이란에 의약품을 보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에 이 방식을 먼저 제시했다고 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4월 자금 이전 방안을 마련해 제안서 제출 및 제재 면제를 요청했지만 미국이 돌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의지를 내비치는 등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우리 정부도 미국에 라이선스(제재 면제 허가) 발급과 관련한 조속한 답변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억류 해제를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05만TEU로 확대

    올해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을 현재의 78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에서 105만TEU까지 확대한다. 2030년까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2018년 기준 11만 8000톤에서 5만 9000톤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올해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투입하고 최대 10만TEU 규모의 선박을 추가 발주하면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이 30% 정도 늘어나 수출품 선적난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고비용 용선 체계를 개선하고 신속한 선박 공급을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올해부터 매년 최대 10척의 선박을 사들여 국적선사에 제공하는 사업도 시작한다. 상반기까지 국적선사 간 협력체인 ‘K-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컨테이너 리스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발 동남아 항로의 국적선사 선복량은 현재의 19만TEU에서 25만TEU까지 확대한다. 중소선사에게 해진공이 6819억원을 지원하고 계약이행보증, 신용보증사업도 펼치기로 했다. 해수부는 이런 정책들을 펼치면 올해 해운 매출이 한진해운 파산 이전 수준인 40조원까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수부는 또 수산업계에 상생할인 지원 예산을 390억원으로 확대하고, 올해 2500억원 규모의 소비를 창출할 계획이다. 수산식품 수출은 가장 많았던 2019년 수준(25억 달러)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양분야 탄소줄이기 정책도 고삐를 쥔다. 연간 411만톤에 이르는 해양수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50% 이상 감축하기로 하고, 올해 하반기까지 친환경 어선 개발·전환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 선박 31척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28척을 저탄소 선박으로 전환한다. 2050년에는 수소나 암모니아 등을 활용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선박을 완전 상용화해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75% 이상 감축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갯벌과 바다숲을 조성하는 ‘블루카본’ 사업도 확대한다. 갯벌을 복원하고 5만 4000㏊의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2018년 기준 11만 8000톤에서 2030년까지 5만 9000톤으로 감축하기 위해 2024년까지 어선과 양식장 등을 대상으로 친환경부표를 모두 보급할 예정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올해는 코로나19의 극복을 통해 국가 경제와 국민 일상을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는 중요한 한 해”라면서 “해양수산이 우리 경제를 굳건하게 뒷받침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털·내장까지 완벽 보존…4만 년 전 죽은 ‘시베리아 털코뿔소’ 공개

    털·내장까지 완벽 보존…4만 년 전 죽은 ‘시베리아 털코뿔소’ 공개

    약 4만 년 전 시베리아 툰드라(동토지대)에서 강물에 빠져 익사한 것으로 보이는 어린 털코뿔소 사체가 발견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시베리안 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구진은 이날 사하공화국 수도 야쿠츠크에서 여러 언론 매체를 초빙하고 최근 발견 사실을 공표한 털코뿔소 사체를 공개했다.지난해 8월 사하공화국 아비스키 지역의 영구동토층에서 발굴된 이 털코뿔소 사체는 털가죽뿐만 아니라 치아와 내장 일부 등 다양한 신체 조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털코뿔소의 내장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돼 있어 이 동물이 죽기 직전 마지막 식사로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까지 분석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금까지 조사에서는 이 털코뿔소가 4만 년 전부터 2만5000년 전 사이 이 지역에서 서식한 몸길이 2.36m, 키 1.3m의 3, 4살 된 아성체로, 여름 무렵 티레흐타흐강에 빠져 익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방사성탄소연대측정 분석이 아직 끝나지 않아 공식적인 생존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또 이 털코뿔소가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 서식한 또 다른 멸종 동물인 동굴 사자들에게 쫓기고 공격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에 따라 이 동물에 관한 첫 조사에서는 이들 포식자의 이빨 자국이 남아있는지를 살피는 작업도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털코뿔소는 지역주민 알렉세이 사빈에 의해 처음 발견됐고 그가 이 사실을 당국에 신속하게 알린 덕분에 전문가들은 이 사체를 야쿠츠크까지 안전하게 옮길 수 있었다. 그후 이 얼어붙은 사체가 녹기 시작하자 전문가들은 이 털코뿔소의 삶과 죽음에 관해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해부학적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사공화국과학원의 발레리 플로트니코프 박사는 “이 털코뿔소의 보존 상태는 특별하다”면서 “우리는 이 털코뿔소를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전문가들을 초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반신은 완벽하게 보존돼 있다. 이 동물이 죽기 전까지 매우 잘 먹었고 심지어 피부 속 지방까지 가루 상태로 보존됐다”면서 “성별은 곧 확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이 털코뿔소가 영구동토층 덕분에 신체의 80%가 온전하게 보존됐다고 말했지만, 이 동물을 복원하는데 DNA가 충분하게 남아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앞서 이 지역에서는 또 다른 털코뿔소 사체가 발굴돼 현재 종 복원을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10년 발견돼 사샤라는 이름이 붙여진 새끼 털코뿔소는 3만4000년 전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후 7개월쯤 숨진 사샤는 약간 붉은 빛이 도는 금빛의 곱슬거리는 털을 지녔다. 이 색은 털코뿔소가 오늘날 아프리카 회색 코뿔소들과 현저하게 다른 모습이었다는 점을 뜻한다. 하지만 사샤의 이마에 살짝 나와 있는 두 개의 뿔 돌기는 이 종이 새끼이고 다 자라면 오늘날 코뿔소보다 훨씬 더 컸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때 러시아 등 유럽 일대에서 서식한 털코뿔소는 약 1만4000년 전 기후 변화로 멸종하기 전까지 서쪽으로는 영국부터 동쪽으로는 중국과 심지어 대한민국에 걸쳐 넓은 지역에서 서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시베리안 타임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천년도시 역사·문화 새롭게… 숨어 있는 ‘진주 가치’ 이끌어낼 것”

    “천년도시 역사·문화 새롭게… 숨어 있는 ‘진주 가치’ 이끌어낼 것”

    경남 진주시는 통일신라·고려·조선 3개 왕조에 걸쳐 경남의 행정중심지였다. 13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행정도시다. 통일신라 신문왕 5년(685년) 청주총관이 설치된 뒤 1925년 경남도청이 부산으로 옮겨갈 때까지 경남의 행정수도였던 기간만 466년에 이른다. 그러나 관광객들은 “천년도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실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민선 7기 조규일(57) 진주시장이 “진주의 문화·관광 도시 역사를 새롭게 만들겠다”며 ‘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 추진에 온 힘을 쏟는 배경이다. “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를 통해 진주 속에 숨은 가치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하는 조 시장으로부터 26일 새해를 맞아 시정 방향을 들어봤다.-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란. “진주는 오래된 역사·문화 도시로 알려졌으나 흔적과 자원이 별로 없어 아쉽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머무르고 살고 싶은 도시가 되지 못하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부강진주 3대 프로젝트 핵심은 진주 안에 숨어 있는 역사·문화 등 가치를 끌어내 많은 사람이 찾아와 머무르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남강 일원을 아름답게 꾸미는 ‘원더풀 남강’과 진양호 일원을 완전히 새로운 공원으로 단장하는 ‘진양호 르네상스’, 진주역이 외곽으로 옮김에 따라 옛 진주역 일원을 복합문화예술공원으로 조성하는 ‘옛 진주역 철도부지 재생 프로젝트’ 등 3대 사업이다. 이들 사업이 마무리되면 진주가 문화예술도시로서 모습을 갖추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강한 진주로 나가는 튼튼한 토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원더풀 남강 프로젝트로 어떻게 바뀌나. “경치가 수려한 남강변 일원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진주성 안에 중영과 선화당을 복원한다. 중영은 병마절도사를 보좌하는 종3품 무반 관직인 우후가 근무하던 건물이다. 우후는 진주성에서 병마절도사 다음의 고위직였다. 중영 복원은 상반기 착공해 2022년 12월 모두 7동의 건물을 복원할 예정이다. 정밀 발굴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쳤다. 진주성에서 관찰사가 근무했던 집무실인 선화당도 복원 기본계획 수립과 용역을 마쳤다. 부지가 개인 문중 사유지에 걸쳐 있어 협의가 끝나는 대로 발굴조사하고 착공해 2023년 말까지는 완공할 계획이다. 중영과 선화당 등이 복원되면 진주의 역사를 체감할 수 있다. 진주성도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국비로 지난해 9월 진주성 종합정비계획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진주성 건너편에 있는 소망산에는 진주성 전투 역사성이 담긴 유등을 테마로 한 공원과 전시관을 조성한다.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 인근 망진산에는 비거테마공원을 조성한다. 비거는 바람을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수레로 조선시대 발명된 일종의 비행기다. 임진왜란 때 진주싸움에서 사용된 기록이 여러 문헌에 나온다. 비거 형태와 구조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없다 보니 논란도 있으나 자료 속에 기록된 자체만으로도 관광자원 가치가 크다. 망진산 일원은 장기간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방치된 곳이라 공원을 조성하는 데 부지 매입 700억원과 도로개설을 비롯한 기반조성 100억원 등 모두 800억원의 시비가 들어간다. 추가로 민간자본 470억원을 유치해 복합전망대와 유스호텔, 모노레일, 비거형 짚라인 등을 건립한다. 2023년 말 준공 목표다. 도심 공원에 유스호텔이 생기면 전국 수학여행단과 청소년 단체 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진주성 맞은편 남강변에 626억원을 들여 250석과 800석 규모 소·중형 공연장과 전시실을 갖춘 다목적문화센터도 짓는다. 국제설계 공모를 해서 2022년 완공 예정이다. 칠암동에 있는 기존 도문화예술회관이 1500석 규모로 너무 커 이용하기 어려워 중형 다목적문화센터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많았다. 과거 남강에 다녔던 전통배를 고증·재현해서 운항하는 체험형 수상레포츠 사업도 올해 완공목표로 추진한다. 계류장과 접안시설을 설치해 진주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전통 나룻배를 타고 남강을 건너다니게 된다.” -진양호 르네상스는 어떤 내용인가. “진양호 공원은 진주의 대표 관광지였지만 조성된 지 40여년이 흐르다 보니 시설이 노후화됐다. 지금 관광 여건과도 맞지 않다. 이에 따라 122만 5000㎡ 부지에 1118억원을 들여 새로운 근린공원을 조성한다.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고 사유지 보상과 공원조성계획 변경 등 용역 중이다. 숲 복원과 진양호 일주 산책길을 조성하고 호수변에는 복합문화휴양시설과 작은 도서관 건립 등 1단계로 공원시설을 2022년까지 조성한다. 2단계로 숲속 캠핑장과 진양호 전망타워, 새로운 어린이놀이시설, 모험놀이, 짚라인 등 관광레저시설을 2026년까지 완공한다. 동물원도 면적을 넓혀 이전한다.”-옛 진주역 일원은 어떻게 꾸미나. “옛 진주역 일원 14만㎡를 2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복합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 진주성 안에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을 현재보다 넓혀 옛 진주역 일원으로 이전한다. 철도역사 전시관, 미술관, 생태공원 등 복합문화공원과 도심 속 친환경 근린공원도 조성한다. 옛 진주역 일원 공원과 남강변까지 1.5㎞ 거리를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문화·예술 거리로 조성한다. 진주 출신 유명 예술가와 문화인들의 작은 박물관을 만들고 전시관, 생가 등 다양한 문화·휴식 공간을 조성해 진주 문화예술촌으로 만들 계획이다. 문화예술가들이 모여들고 예술가 작업실도 생겨 지역경제와 문화사업이 동시에 번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남강, 진양호, 옛 진주역 일원 등 3대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남강을 중심으로 북측은 진주성공원, 남측은 옛 진주역 복합문화예술공원, 서쪽은 진양호공원, 동쪽은 월아산 산림휴양공원 등 진주 동서남북 사방에 다양한 관광·휴양공간이 조성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첨단산업 육성도 필요하지 않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특히 진주가 강점을 가진 항공우주산업 육성과 생태계 구축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핵심인 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2019년 착공됐다. 우주부품시험센터와 항공전자기술센터, 수송시스템용 세라믹섬유 융복합센터 등이 운영되는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상반기 발사를 목표로 초소형위성도 개발되고 있다. 진주는 익룡 화석이 발견되고 비거 사용 기록 등 먼 옛날부터 ‘날아다니는 것’과 관련이 깊은 지역이다. 진주 하늘을 날아다녔던 익룡이 미래 진주 성장동력인 우주항공산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대규모 사업이 줄줄이 추진돼 공무원들이 힘들지 않나. “우리 시 장기 과제사업이던 도심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을 외곽으로 옮기는 여객자동차터미널 개발사업도 본격 추진돼 올해 가호동 부지조성 공사가 시작된다. 서부경남지역 오랜 숙원사업인 김천~진주~거제를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은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착공된다. 2028년 개통돼 KTX가 서울~김천~진주~거제 구간을 달리게 된다. KTX가 개통되기 전에 하루빨리 역사·문화도시 조성과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 등 부강진주 성장동력 사업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시간상으로 여유가 없다. 외지에서 찾아오고 싶어 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KTX가 개통되면 오히려 ‘진주권의 수도권 쏠림’ 역효과가 생길 우려도 있다. 공무원들도 이를 인식하고 공감해 열성을 보인다. 덕분에 중요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으로서 매우 고맙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조규일 시장은 누구 ▲진주(1964) 출생 ▲대아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불문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석사) ▲파리 제12대 박사준비과정 2년(도시 및 지역개발학) ▲㈜선경(현 SK글로벌) 근무 ▲제1회 지방행정고시 합격(1995년) ▲서울시 송파구청 지역경제과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사업기획부장 ▲행정안전부 지방세정책과장 ▲경남도 정책기획관, 서부권개발본부장, 경제통상본부장, 미래산업본부장, 서부부지사 ▲민선 7기 진주시장
  • 순천시 ‘팔마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된다

    순천시 ‘팔마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된다

    순천시 영동 원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팔마비(八馬碑)’가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시는 팔마비의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을 위해 팔마비가 갖는 역사적 의미 조명과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조사 등을 실시해 왔다. 지난 20일에는 허석 순천시장이 문화재청을 방문, 팔마비의 보물지정 의미를 문화재청장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팔마비는 고려 말 승평 부사를 지내고 전출한 최석(崔碩)의 덕을 기려 고을 사람들이 세운 비석이다. 지방관의 선정과 청덕을 기리는 송덕비의 효시이자 청백리의 비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사’에는 “최석이 비서랑 직을 받아 승평부를 떠나게 되자 당시 승평부에서는 관례에 따라 말 8필을 최석에게 주었다. 최석이 개성에 도착한 후 이 말 8필에 승평에서 낳아온 자신의 망아지까지 되돌려 주었다. 이 일을 계기로 승평부에서는 퇴임 태수에게 말을 바치는 폐단이 끊어지게 되고, 고을 사람들이 최석의 덕을 기리는 송덕비를 세우고 ‘팔마비(八馬碑)’라 이름 지었다”고 기록돼 있다.최석의 팔마비는 1281년 12월 이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팔마비는 1597년(선조 30년) 정유재란 때 훼손된 비석을 1617년(광해군 9년)에 순천 부사 이수광이 복원해 다시 세웠다. 허 시장은 “순천 팔마비의 역사 속에는 지방관의 공직 윤리와 함께 청렴 정신을 지켜온 순천 시민 정신이 들어있다”며 “팔마비와 청백리정신의 보존·활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지난 2018년 시장으로 당선된 후 민선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팔마비에서 취임선서를 했었다. 문화재청은 이번 지정예고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인영의 승부수 ‘화상상봉’...김정은 ‘통 큰 결단’ 내릴까

    이인영의 승부수 ‘화상상봉’...김정은 ‘통 큰 결단’ 내릴까

    통일부 장관, 화상상봉 또 제안참여정부 때 7차례 화상 진행지난해 9월 제안 땐 호응 없어북측 화상 시절 노후화 가능성北 주민 달래기 차원 화답하나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로 또 다시 화상상봉을 꺼내들었다.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북측에 화상상봉을 제안했다가 호응을 얻지 못한 이 장관이 재차 화상상봉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발신한 것이다. ‘공’을 넘겨 받은 북한이 이번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할 지 아니면 전향적으로 나올 지 주목된다. 이 장관은 지난 2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설 계기로 화상상봉이라도 시작했으면 좋겠다”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되는대로 남북이 함께 기념할 수 있는 날에 이산가족 만남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올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통일부가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의지를 불태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첫 번째 승부수로 화상상봉 카드를 내민 것이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해 9월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했을 때도 “추석도 다가오는데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면서 “직접 방문이 쉽지 않으면 화상을 통한 상봉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장관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화상상봉을 얘기하는 것은 소원해진 남북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인도적 접근만한 게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참여정부 때인 2005~2007년 7차례에 걸쳐 진행된 바 있다. 화상에 참여한 인원만 총 3748명에 달했다. 비록 직접 만나 손을 마주잡진 못했어도 모니터를 통해서라도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절에는 화상상봉이 열린 적은 없지만 2018년 9월 ‘평양 공동선언’에 화상상봉의 우선적 해결 문구를 넣으면서 정부는 제반 준비 작업을 해 왔다. 2019년 전국 13곳의 화상상봉장 개보수 작업도 마친 상태다.정부는 일단 이 장관이 기자간담회 형식을 빌려 화상상봉 분위기를 띄워 놓았기 때문에 북측의 반응을 기다려본다는 방침이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코로나19·대북제재·수해 등 삼중고 속에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달래는 차원에서 화상상봉이 밑지는 장사는 아닐 것이란 시각도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도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호응만 하면 남북간 구체적 협의는 속전속결로 이뤄질 전망이다. 일자, 규모, 인선 방식 등에 대한 협의가 필요한데, 정부는 적십자회담을 통한 협의를 비롯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과거 상봉 때는 통상 이틀간 진행됐다. 하루 각 20가족씩 상봉을 하는 식이었다. 다만 5차 상봉 때는 특별상봉 형식으로 3일간 열리면서 각 60가족이 참여했다. 이렇듯 상봉 일수가 길어질 수록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구조여서 김정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이 있으면 과거와 비교가 안 되는 대규모 화상상봉도 열릴 수 있다. 변수가 있다면 북측의 화상상봉 시설이 노후화돼 있을 가능성이다. 이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화상 상봉) 장비들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화상상봉 때는 북측에 모니터와 컴퓨터 등 관련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현금을 제공한 적도 있다. 직접 물품을 전달하는 것은 당시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AR)에 저촉돼 현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북측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데도 이 장관이 화상상봉을 자꾸 얘기해 이산가족들의 기대감만 키우는 것 아니냐고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대규모 만남이 어렵기 때문에 화상상봉은 현 시점에서 현실적이고 실효적인 방안”이라며 “계속해서 (북한을 향해)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론] 美의 동맹·北의 동반자, 한국 외교의 새 도전/남태현 미국 솔즈베리대 교수·정치학

    [시론] 美의 동맹·北의 동반자, 한국 외교의 새 도전/남태현 미국 솔즈베리대 교수·정치학

    문재인 대통령님께. 2021년 건강하시고 정부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새해 들어 특히나 마음이 바쁘시겠다 싶습니다. 시간은 날려 버린 살과 같이 지나가지만 하시고자 했던 숙제는 태산처럼 남아 있으니까요. 이제 일 년 정도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나 구상에도 바쁘시겠죠. 저는 올해 중점 과제 중 하나가 대북 관계 개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남북 관계가 경색될 수 있습니다. 정권이 바뀔 수 있다는 가정하에 남은 시간을 쓰셔야 합니다. 한국 정치만 시간을 재촉하는 게 아닙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죠. 임명자 의회 인준, 코로나 방역, 경제 복원, 트럼프 탄핵 등으로 바이든 정부는 바쁜 몇 달을 보낼 겁니다. 비교적 간단한, 그러나 중요한 유럽 관계 복원 직후 아시아로 눈길을 돌릴 겁니다. 그러고 나면 한국 정부도 이에 보조를 맞춰 따라가기 쉽습니다. 복안이 있다면 빨리 서두르셔야 합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 한국 여론은 ‘한미동맹의 엇박자’ 걱정을 흘렸습니다. 한미동맹 공조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도 문제입니다. 두 나라의 공통 이익을 위해 동맹이 있지 공조 자체가 목적은 아니니까요. 공부를 하는 게 목적이지 시험 잘보는 것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습니다. 한미 공통의 이익은 무엇일까요. 바이든 정부가 어디로 향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무력 시위와 외교 협상을 섞어 북핵 해체를 도모할 테죠. 익숙한 길이고 한국 정부도 거들었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시듯 그 끝은 북미 대결이었습니다. 북한 핵무기는 한국을 벌써 지나쳐 태평양으로, 미국으로 향했죠. 당황한 미국은 거칠게 나왔습니다. 폭격을 구상했고, 욕설을 해댔습니다. 한국은 차 안에 갇혀 부부싸움을 바라보는 아이 꼴이었죠.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2017년 북미 대결 재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뻔히 알면서 다시 이 길을 걸을 수는 없습니다. 한국 외교의 최고 목적은 한반도 평화이니까요. 한반도 평화는 한미 공통 이익입니다. 하지만 미국 동아시아 외교의 최고 목적은 아닙니다. 이는 중국 견제임은 다 알려진 바죠. 한국은 이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미국 미사일 부대 노릇만 할 수는 없습니다. 동맹국으로서 지분을 요구하며 미국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북한을 이용하십시오. 시간이 지날수록 미중 긴장은 높아 갈 겁니다. 이는 큰 강줄기로 우리가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조심조심 노를 저어 나갈 수는 있죠. 김정은 정권이 원하는 것을 주면 북미 관계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김정은ㆍ트럼프 정상회담이 이를 보여 줬죠. 북미 관계 개선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이 더 자주적으로 설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물론 중국으로부터 말이죠. 북한을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파트너로 격상시켜야 합니다. 시진핑 주석이 북한과 중국은 ‘입술과 이’ 같은 사이라는 점을 지적했듯 북한의 독립은 중국의 전략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죠. 바이든 백악관에 이 가능성을 보여 줘야 합니다. 북핵을 현 상태에서 동결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북한의 고립을 풀어 주면 미국에 득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러면 한국은 남북 평화를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도 남한이 동반자라는 믿음을 주십시오. 북한의 요구는 명확하고 일관됩니다. 북한 안보를 위협하지 말라는 것이었죠. 못 들어줄 것 없습니다. 한미 훈련은 한국 안보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매번 긴장만 고조하니 정부는 걸맞은 대응을 해야 합니다. 올해는 마침 중지할 핑계도 있습니다. 경제 협력, 의료 지원 등은 필요 없다고 했으니 거기에 얽매이면 안 됩니다. 비전향 장기수도 북송하십시오. 국가보안법 폐지는 지금 아니면 안 됩니다. 남북 관계 개선은 정치적으로 유익합니다. 2021년 지방 보궐선거가 코앞입니다. 돌이켜 보면 남북 회담이 이어질 때 대통령 지지율이 치솟았습니다. 물론 야당의 정치 공세가 있었습니다. 색깔론을 들먹이기도 했죠. 하지만 유권자는 예전과 달리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황사가 지난 푸른 하늘을 반기듯 정상 회담을, 대통령님의 평양 방문을 환영했습니다.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른 나라에서는 얼마나 일상적인지 이제 알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좇고 얻는 정치적 보상은 당연합니다. 전쟁과 위기는 외세 손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는 오직 남북 당사자 손으로만 가능하죠. 건승을 기원합니다.
  • [사설] 법무차관 관련 폭행사건, 윗선 개입 여부 밝혀내야

    국가수사본부장 직무대리인 최승렬 경찰청 수사국장은 어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사건과 관련된 영상물에 대해 “국민들께 상당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전날 언론 등을 통해 블랙박스 영상이 존재하고 담당 수사관이 택시기사에게 “영상을 못 본 것으로 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사과였다. 최 국장이 지난해 12월 “이 차관의 범행을 입증할 택시 블랙박스 영상은 없다”고 했던 점에서 경찰이 애초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게 아닌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진상조사단을 편성하고 담당 수사관을 대기 발령했다. 경찰이 사과와 함께 진상조사단을 꾸렸지만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블랙박스 영상의 존재조차 감추려 했던 경찰이 과연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당연하다. 사건 해결의 핵심이 될 블랙박스 영상도 재수사를 맡은 검찰이 복원한 데다 영상의 존재 여부도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더군다나 경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윗선 보고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긋는 것도 석연치 않다. 경찰 조직 특성상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이 차관이 관련된 사건을 경찰청 등 상부에 보고도 없이 종결 처리했다고 경찰이 주장하지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경찰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이나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 등 국민적인 공분을 산 사건들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내사 종결하는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올 초 부여된 수사종결권 등을 두고 경찰의 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루빨리 의심을 불식하려면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확실한 증거와 합당한 처리 과정 등을 국민에게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야권이 제기하는 윗선 개입 여부와 청탁, 은폐와 축소 의혹 등을 속시원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 이인영 “설 계기로 이산가족 화상 상봉 추진”

    이인영 “설 계기로 이산가족 화상 상봉 추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설을 앞두고 이산가족 화상 상봉 추진 의사를 밝혔다. 3월 예정인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선 “지혜롭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북쪽의 시각도 유연하게 열려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25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설 계기로 화상상봉이라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가 진정되는 대로 남과 북이 함께 기념할 수 있는 날에 이산가족 만남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미국도 재미 이산가족들의 상봉 문제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지명자가 최근 청문회에서 북한의 인도적 지원 문제에 열려 있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를 계기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틔워 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북한과의 교류가 꽉 막힌 상황에서 설 전에 화상상봉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통일부 관계자는 “화상상봉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부연했다. 화상상봉은 2005~2007년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3748명을 대상으로 7차례 이뤄진 적이 있다. 지난 12일 북한의 제8차 당대회가 끝나고, 지난 20일 미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이 장관은 “상황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올해야말로 통일부의 시간”이라며 “매우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간 연락채널을 복원하고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재가동하는 등 상반기에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하반기 중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대회에서 우리 측의 방역과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노력을 “비본질적인 문제들”로 치부하며,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첨단군사장비 반입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이 장관은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통일부가 주무부서가 아니다”라면서도 ▲코로나19 상황 ▲일본의 도쿄올림픽 개최 ▲미국 한반도 정책 ▲전작권 환수 문제 등 네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세계 코로나 1억명…“백신접종 42일, 왜 달라진게 없나” 미국의 자문

    세계 코로나 1억명…“백신접종 42일, 왜 달라진게 없나” 미국의 자문

    바이든 브라질·EU·남아공 등 30국 입국제한마스크 착용 의무화 100일, 대중교통에 적용백신접종과 방역조치의 병행이 필요하지만백신 부족 현상에 방역조치엔 일탈 이어져미국에서 흑인 여성 간호사가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지 42일이 지났지만 확진자 증가 추이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백신 접종’과 ‘방역 수칙 준수’가 집단 면역에 도달하기 위한 두 축인데, 초기 백신접종 속도는 예상보다 크게 늦어졌고 방역 강화도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브라질, 영국, 아일랜드 및 유럽 26개국에 적용해 온 입국제한을 25일(현지시간) 복원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직전에 26일부터 이들 국가에 적용되는 입국제한을 풀겠다고 했지만 이를 뒤집은 것이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입국제한국 명단에 새로 편입키로 했다. 남아공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비해 전염력이 50%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가 입국제한을 완화한 데는 항공업계의 로비가 있었다. 반면 바이든은 지난 21일 “정치가 아닌 과학에 토대”를 두고 방역 정책을 하겠다고 강조했고, 실제 그간에 없었던 강경책을 꺼내고 있다. 취임 첫날에는 마스크 착용 100일 의무화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행기, 배, 기차, 지하철, 버스, 택시, 공유 차량 등에서 2세 이상 승객 전원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토록 하는 규정을 25일 발표한다. 하지만 바이든이 취임 100일 내에 1억명의 백신 접종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초기 백신 접종 속도는 빠르지 않다. 이날 로첼 왈렌스키 CDC 센터장 내정자는 폭스뉴스에 “초기에 백신 공급의 제약이 가장 클 것 같다. 첫 100일 이후에는 공급이 크게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백신 접종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게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만큼 방역 수칙 준수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미지만 불법적으로 수백명을 수용한 채 운영하던 클럽이 연이어 적발되고 있고, 마스크 착용에 대해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시각을 가진 이들도 꽤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미국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2500만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심각하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각종 변이 바이러스도 백신 접종만으로는 위기를 헤쳐나가기 힘들다는데 무게를 싣는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광범위하게 백신 접종을 하기 전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난다면 사망자를 줄이기가 힘들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방역 수준을 2월까지 강화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예상보다 900만명이 줄고, 7월말까지 지속한다면 1900만명이 줄어들 것이라는 통계도 제시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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