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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억 들인 ‘거제 거북선’ 결국 잿더미 된다

    16억 들인 ‘거제 거북선’ 결국 잿더미 된다

    경남도가 12년 전 16억여원을 들여 제작해 거제시에 인계한 ‘1592년 거북선’이 결국 폐기물로 소각처리된다. 거제시는 ‘1592년 거북선’을 일반입찰에서 154만원에 낙찰받았던 A씨가 인수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를 폐기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교육자 출신인 A씨는 관련 시설에 기부할 생각으로 지난달 16일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로 만든 거북선은 길이 26.5m, 높이 6.06m, 폭 6.87m, 무게 120여t이다. 현재 몸체 대부분이 썩어 뒤쪽 상당부분은 부서져 내렸다. 이동·관리가 힘들어 거북선을 기부받겠다는 곳이 없자 A씨는 현재 전시된 조선해양문화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사유지로 옮기려 했으나, 파손 우려와 수천만원의 운송 비용이 예상돼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거제시는 태풍이 오기 전인 다음달 10일까지 거북선을 폐기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업체를 선정, 목재는 폐기물로 처리하고 철재는 고물로 매각할 예정이다. 문제의 거북선은 경남도가 2011년 김태호 전 지사 때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만든 것이다. 당시 경남도는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남해를 누비며 일본군을 물리친 거북선을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고 강조했다. 이름도 ‘1592년 거북선’으로 지었다. 경남도는 애초 국내산 최고급 금강송으로 만들기로 했으나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등 태생부터 부실 논란이 있었다. 제작비는 16억 4500만원이 들었다. 이 거북선은 2011년 6월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해양문화관 앞 바다에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배 안으로 바닷물이 스며들고 흔들림이 심해 2012년 7월 31일 육상으로 끌어올렸다. 2013년 2월 거제시가 인수했으나 방부처리 등이 부실해 목재가 썩고 뒤틀려 지난해까지 보수하는 데만 1억 5000여만원이 들었다. 거제시는 2019년 수리를 위한 실시설계 결과 당장 3억원이 넘게 들고 해마다 수리를 계속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짐에 따라 경매에 부쳐 낙찰자가 없으면 폐기하기로 했다. 1억 1750만원으로 평가된 거북선은 7회 유찰됐고, 마지막 입찰에서 A씨가 이순신 장군 음력 탄신일인 1545년 3월 8일에 맞춰 적어낸 154만 5380원으로 낙찰받았다.
  • 日, 화이트리스트에 韓복원… 한일 수출 4년 만에 정상화

    日, 화이트리스트에 韓복원… 한일 수출 4년 만에 정상화

    일본이 2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추가했다. 앞서 우리나라도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올렸다. 이로써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하면서 촉발된 한일 수출 규제 갈등이 4년 만에 모두 풀렸다.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령은 오는 30일 공포되고 다음달 21일부터 시행된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재지정되면 일본이 우리나라로 전략물자를 수출하거나 기술을 제공할 때 ‘일반포괄허가’가 가능해져 기업의 신청 자격과 요건이 완화된다.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한국은 지난 4월 24일 일본보다 먼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을 신청할 때 심사 기간이 기존 15일에서 5일로 단축되고 개별 수출 허가의 경우 신청 서류가 5종류에서 3종류로 줄어들게 됐다. 앞서 일본은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한국으로 가는 일본산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철회했다. 한국 정부도 일본 측의 3개 품목 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했다. 한일 수출규제 갈등은 우리나라 대법원이 2018년 강제징용 배상 소송 일본 피고 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확정판결한 것에 일본이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2019년 7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고, 8월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우리나라도 일본을 WTO에 제소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맞대응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는 꽁꽁 얼어붙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방한해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양국 수출 규제 갈등이 모두 해소됐다. 한일 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들면서 양국 경제 협력도 복원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일본 도쿄에서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상과 제8차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한다. 2016년 8월 유일호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만난 이후 7년 만이다. 기재부는 “이번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주요 7개국(G7)의 국제금융 의제와 협력, 제3국 인프라 공동 진출 협력,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등 역내 금융 안전망 관련 협력, 양국 금융·조세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국은 2015년 2월 이후 8년간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도 재개하는 방향으로 최종 안건 조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일 모두 화이트리스트 복원… 수출 규제 갈등 4년 만에 종지부

    한일 모두 화이트리스트 복원… 수출 규제 갈등 4년 만에 종지부

    일본이 2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추가했다. 앞서 우리나라도 지난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올렸다. 이로써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하면서 촉발된 한일 수출 규제 갈등이 4년 만에 모두 풀렸다.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령은 30일 공포되고 다음달 21일부터 시행된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재지정되면 일본이 우리나라로 전략물자를 수출하거나 기술을 제공할 때 ‘일반포괄허가’가 가능해져 기업의 신청 자격과 요건이 완화된다.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한국은 지난 4월 24일 일본보다 먼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을 신청할 때 심사 시간이 기존 15일에서 5일로 단축되고 개별 수출 허가의 경우 신청 서류가 5종류에서 3종류로 줄어들게 됐다. 앞서 일본은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한국으로 가는 일본산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철회했다. 한국 정부도 일본 측의 3개 품목 규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했다. 한일 수출규제 갈등은 우리나라 대법원이 2018년 강제징용 배상 소송 일본 피고 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고 확정판결한 것에 일본이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2019년 7월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섰고, 8월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우리나라도 일본을 WTO에 제소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맞대응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는 꽁꽁 얼어붙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방한해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양국 수출 규제 갈등이 모두 해소됐다. 한일 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들면서 양국 경제 협력도 복원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일본 도쿄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제8차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한다. 2016년 8월 유일호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만난 이후 7년 만이다. 기재부는 “이번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주요 7개국(G7)의 국제금융 의제와 협력, 제3국 인프라 공동 진출 협력,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등 역내 금융 안전망 관련 협력, 양국 금융·조세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양국은 2015년 2월 이후 8년간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도 재개하는 방향으로 최종 안건 조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16억 들여 만든 ‘1592년 거북선’ 결국 소각장으로...거제시 폐기 최종결정.

    16억 들여 만든 ‘1592년 거북선’ 결국 소각장으로...거제시 폐기 최종결정.

    경남도가 12년전 16억여원을 들여 제작해 거제시에 인계한 ‘1592년 거북선’이 결국 폐기물 소각장에서 소각처리된다.거제시는 1592년 거북선을 일반입찰에서 154만원에 낙찰받았던 A씨가 인수포기 의사를 밝힘에 따라 폐기처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거제시는 이날 A씨에게 입찰 계약해지 통보서를 보냈다. 교육자 출신인 A씨는 거북선을 폐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 관련 시설에 기부할 생각으로 지난달 16일 낙찰받았다.나무로 만든 거북선은 길이 26.5m, 높이 6.06m, 폭 6.87m, 무게 120여t이다. 현재 몸체 대부분이 썩어 뒷쪽 상당부분은 부서져 내렸다. 이동·관리가 힘들어 거북선을 기부받겠다는 곳이 없자 A씨는 현재 전시돼 있는 조선해양문화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사유지에 옮겨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운송과정에 파손 우려와 수천만원의 운송비용이 예상돼 A씨는 고심끝에 지난 23일 거제시에 인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거제시는 태풍이 오기전에 다음달 10일까지 해당 거북선 폐기처분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빠른 시일안에 폐기처리업체를 선정한 뒤 거북선을 현재 있는 곳에서 해체한 뒤 목재는 폐기물 소각장으로 옮겨 태우고 철재는 고물로 매각할 예정이다. 계약에 따라 거제시는 A씨가 낸 낙찰대금 154만원 가운데 거북선이 낙찰뒤 공유재산 부지에 있었던 기간만큼 사용료를 제외하고 85만여원을 돌려줄 예정이다.문제의 거북선은 경남도가 2011년 김태호 전 지사 재임시절에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만들것이다. 당시 경남도는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때 남해를 누비며 일본군을 물리치고 승승장구한 거북선을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고 강조했다. 이름도 1592년 거북선으로 지었다. 경남도는 국내산 최고급 금강송으로 거북선을 만들기로 했으나 충남 서천군 지역 업체가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해 만든 사실이 드러나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등 1592년 거북선은 태생부터 부실논란을 안고 태어났다. 국비와 도비, 시비 등 모두 20억원으로 계약했던 거북선 제작비는 부실건조 책임 등을 물어 최종 16억 4500만원이 들었다.2011년 6월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해양문화관 앞 바다에 도착한 거북선은 해상에 전시할 계획이었지만 배안으로 바닷물이 스며들고 흔들림이 심해 2012년 7월 31일 육상으로 끌어올렸다. 2013년 2월 거제시가 공식 인수를 받아 2013년 부터 육상관람을 개시했으나 방부처리 등이 완벽하게 되지 않아 목재가 썩고 뒤틀리는 현상이 계속 발생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리와 도색 등 보수공사에 모두 1억 5000여만원이 들었다. 2019년 거제시는 거북선 수리를 위한 실시설계 결과 당장 수리에 3억원이 넘게 들고 해마다 수리를 계속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짐에 따라 전문가 자문과 지역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폐기처분 하는것으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이어 공유재산심의회 심의결과 일반입찰을 실시해 응찰자가 없으면 폐기처리하도록 결정됐다. 입찰가 산정을 위한 감정에서 1억 1750만원으로 평가된 거북선은 7번 입찰에서 모두 유찰됐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추가 실시한 입찰에서 A씨가 이순신 장군 음력 탄신일 1545년 3월 8일에 맞춰 적어낸 154만 5380원에 낙찰을 받았다.거제시 관계자는 “부실 논란을 안고 태어난 1592년 거북선 관리·보존과 관광자원 활용을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내구연한이 다돼 폐기처분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 [속보] 일본, 한국 ‘화이트리스트’ 4년만에 복원 …무역갈등 해소

    [속보] 일본, 한국 ‘화이트리스트’ 4년만에 복원 …무역갈등 해소

    일본 정부가 27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 재지정하면서 한·일 무역갈등은 완전히 해소됐다. 2019년 7월 1일 일본 경산성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 후 4년만이다. 일본 정부는 27일 우리나라를 일본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그룹 A·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는 개정안을 각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 개정안은 오는 30일 공포를 거쳐 내달 21일부터 시행된다. 이로써 일본에서 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는 첨단소재·전자부품 같은 품목을 우리나라로 수출할 때 2~3개월 걸리던 절차가 1주일 남짓으로 줄어들게 되는 등 수출입 과정이 간편해지게 됐다.
  • [기고] 토우로 살펴보는 신라사회/김재홍 국민대 한국사학과 교수

    [기고] 토우로 살펴보는 신라사회/김재홍 국민대 한국사학과 교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이라는 제목으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채 10㎝도 되지 않는 작은 인형이지만 웃고 우는 다양한 표정, 사랑을 나누는 남녀, 춤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개구리를 물고 있는 뱀, 달리는 말 등 표현도 무척 다양하다. 신라인의 하루하루 일상을 전하며, 지금은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는 개미핥기나 가마우지를 보면서 신기해하기도 한다. 이 토우는 1926년 5월 경주 황남동에서 기차역 공사에 필요한 흙을 퍼내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발굴조사는 시도하지도 않았고, 각종 토기에서 떨어진 채로 급하게 수습됐다. 긴목 항아리, 뚜껑 등에 붙어 있었을 토우는 그 원형을 잃어버렸다. 역설적이게도 이 때문에 토우의 예술성과 장식성이 주목받게 됐다. 또한 토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높은 상징성과 함축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신라인들이 무덤을 만들고 장례 치르는 과정에서 다양한 서사를 토우에 표현했던 것이다. 토기가 만들어진 시기는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이다. 신라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마립간(당시의 왕호) 시기이다. 이 시기에 황남대총 북분, 금관총, 서봉총, 금령총, 천마총 등 대형 적석목곽묘가 조성됐으며 금관도 다수 발견됐다. 금관총에서 찾은 유물 중에는 ‘이사지왕’(尒斯智王)이라는 왕명이 새겨진 장식대도도 있었다. 지증왕 이전에 이미 왕호로 마립간과 더불어 왕이 사용되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큰 돌무지덧널무덤에는 금 장신구를 비롯한 화려한 부장품이 많이 묻혔지만, 작은 무덤에는 토우로 장식된 토기가 묻히기도 했다. 신라 사회가 크게 변화하는 와중에 장례 의식에는 사회 질서가 반영됐다. 이를 해석하고 복원할 수 있는 중요 자료가 바로 토우이다. 토우에는 유달리 새의 깃털을 단 인물, 새의 가면을 쓴 사람이 말을 타고 가거나 걸어가는 형상이 많이 표현돼 있다. 이 시기 마립간의 부인 이름은 아류(阿類), 아로(阿老) 등이 많으며 박혁거세의 부인인 알영과도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모두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고 죽은 이의 영혼을 천상 세계로 인도하는 여사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새(鳥)와 관련된 인명도 있었는데, 박제상의 처인 치술부인과 지증마립간의 어머니인 조생부인이다. 고대 사회에서 새는 조상의 혼을 하늘로 인도하는 존재이자 곡물을 나르는 곡령신(穀靈神)을 의미한다. 하늘에 제사 드리는 사제는 새의 복장을 하고 제의를 주관하며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고 죽은 이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 모습이 토우에 남아 있다. 눈을 크게 떠야 잘 보이는 작은 토우이지만 전시실 공간을 꽉 채운 듯이 늘어서 있는 토우를 보면서 신라 사회를 좀더 풍요롭게 해석·복원할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의★ 재미’ 있는 워케이션 천국… 세계인의 별, 강원의 ‘큰 꿈’[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의★ 재미’ 있는 워케이션 천국… 세계인의 별, 강원의 ‘큰 꿈’[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1등급, 2등급, 3등급 별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이 강원특별자치도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큰 별을 보러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강원도가 별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별을 다룬 노래로 한참 ‘버스킹’을 하기도 했다고 소개한 뒤 “앞으로 더 많이 부르려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19일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진행한 대담 일문일답.-지난 11일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강원은 여태껏 수도권을 위한 ‘미래의 땅’이었다. 수도권은 강원도가 언제라도 깨끗한 물과 공기를 공급해 주길 바라 왔다. 거기서 강원도 전역에 대한 중층 규제가 나왔다. 강원도는 늘 ‘미래의 땅’이라는 희망 고문만으로 양보하고 희생하며 살아왔다. 수질은 물론 산림 규제 등 겹겹이 쌓인 규제로 옴짝달싹 못 했는데 이제 우리 강원도민들도 당장 행복할 권리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당장 행복할 권리는 어떻게 찾아가나. “수도권에 피해를 주겠다는 게 아니다. 강원도는 산 좋고 물 좋고 좋은 사람도 많은데 기업만 없다. 산업 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첨단미래산업은 청정지역에서도 얼마든 가능하다.” - 많은 권한을 넘겨받았다. “규제와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우리는 그저 중앙에서 ‘하사’하는 예산이나 교부금만 바라보며 살아오던 시대는 지났다.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울산 태화강에서 수영대회를 여는 아이디어는 울산시장이, 청계천 복원은 서울시장이 생각해 낼 수 있는 아이디어다. 권한을 넘겨받고 나면 얼마든지 제 살길을 찾아갈 수 있다.” -특별법 시행령을 만드는 1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어렵게 얻어 낸 권한을 어떻게 활용활지 구체화하는 작업이 남았다. 18개 시군이 어떤 권한을 갖게 됐는지 파악하고, 그 권한으로 어떤 사업을 해 보겠다고 도에 제안하게 될 거다. 그러면 도와 18개 시군, 도의회가 협의해 시행령을 완성할 예정이다.” -인구 증감은 어떤 상태인가. “일하면서 휴가를 즐기는 ‘워케이션’ 성지로 강원도가 주목받고 있다. 창의적인 직종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게 출퇴근하면서 진 빼고 앉아 있는 것보다 양양 해변을 내려다보며 일하면 훨씬 능률이 오를 수 있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오는 워케이션 메카를 구상하고 있다.” -일부 해변 쪽 얘기 아닐까. “워케이션 선호도를 보면 ‘비치’(해변)에서 ‘포레스트’(숲)로 선호도 경향이 옮겨 가는 게 보인다. 더 조용하고 시원한 곳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한류의 오리지널인 ‘겨울연가’도 춘천 남이섬이 촬영지다. 옛 탄광촌은 운탄고도로 새롭게 태어났다. 접경지역은 접경지역대로, 탄광지역은 탄광지역대로 훨씬 더 감성적인 핫플레이스로 발굴이 가능하다.” -오버투어리즘 문제는. “우리는 오버투어리즘을 당해 보고 싶다. 관광객 2억명, 3억명도 다 수용할 수 있다. 이미 대규모 리조트 투자가 15개 진행 중이고, 해외 자본도 많이 몰려오고 있다. 예전에는 골프장 허가를 하나 내려면 도장 몇천 개가 필요하고 평균 5년이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인허가와 행정서비스는 1년 내에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화천 27사단 등 부대 해체·이전으로 인구 유출 우려도 커지는데. “국방개혁 2.0에 따른 군부대 해체·이전으로 접경지역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군부대가 떠나고 나면 규제도 떠나야 하는데 실정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그 땅 그대로 군사 규제에 묶여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강원특별법에 미활용 군용지를 공공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특례를 담았다. 또 강원형 첨단방위산업을 키워 보려 하고 있다.” -방위산업은 기술 집적 산업이라 기존 지역을 벗어나 강원도로 간다는 게 생소하다. “접경지역에 군부대를 몰아넣고 방위산업은 주로 후방에 가져다 놓았다. 그러나 이제는 사이버 안보, 디지털 기술의 시대라 첨단방위산업을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 이제는 전후방이 따로 없는 사이버 안보 시대다.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협약(MOU)을 맺고 강원도에 첨단과학 군수장비 개발시설을 구축하는 육성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단기, 중장기 시기별 목표가 있다면. “‘미래강원 2032’ 전략을 세웠다. 지역내총생산(GRDP) 100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 5대 첨단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 에너지, 접경지역 산업, 바이오헬스 등 5대 첨단산업 클러스터다. 이제 규제를 풀고 기업이 와서 마음껏 투자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당장 진행 중인 지역소멸 문제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올해 초 횡성군 둔내면 두원2리 마을에서 28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기쁜 소식이지만 한 마을에서 28년 만에야 아기가 태어났다는 건 심각한 일이다. 올해 도내 20개 초등학교에 신입생이 한 명도 없었다. 지난 11일 자치도 출범 날 강원도에서 신생아 6명이 태어나 ‘특별둥이’라는 이름을 선물했다. 전국적인 저출산·고령화에 강원도는 ‘수도권 집중’에 따른 청년인구 이탈이 겹치면서 지역소멸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저출산과 청년인구 유출 해결의 핵심은 ‘산업’이다.” -구체적인 대책은. “출산, 보육, 교육, 일자리 등 총 438개 세부 과제에 5년간 12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육아기본수당은 만 4세까지 지급하던 것을 만 8세까지로 확대하고, 신혼부부 대출 지원도 늘린다. 분만을 앞둔 산모들이 병원 근처 임대주택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응급산모 안심스테이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국제학교도 필요하다. 국제중과 고등학교를 설립하고 도민 우선 입학을 제안한 바 있다. 또 농어촌 유학, 산촌 유학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정치권에서 강원도 국제학교 설립을 빨리 도와줬으면 한다. 야당이 자신들이 추진하는 평준화 교육과 방향이 맞지 않다고 보는 것 같은데 정치권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의료와 돌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고령층 인구 유출 우려는 없나. “우선 속초의료원 사태로 온 국민이 지역소멸의 심각성을 깨달았을 것이다. 속초의료원은 일단 위급 상황을 넘겼지만 한때 전공의를 구하는 데 연봉 3억원으로도 안 돼 4억원을 제시했는데도 오겠다는 의사가 없었다. 도에서 우선 지역의료원 파견 의사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강원도는 넓은 땅에 비해 의료시설이 부족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다. 올해 7억 4100만원을 투입해 ‘어르신 병원동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특별자치도가 된 제주는 어떻게 평가하나. “제주는 특별자치도 선배다. 그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잘 배워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년이 지났지만 제주도민 절반이 ‘특별자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는 조사를 봤다. 도민들에게 이를 알리고 설명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 민주, 불체포특권 포기·이낙연 변수에 긴장… 비명계 “당 복원”

    민주, 불체포특권 포기·이낙연 변수에 긴장… 비명계 “당 복원”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불체포특권 포기 요청에 당이 26일 ‘체포동의안 당론 부결 금지’ 등 후속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의원들의 물밑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아 개별 의원들의 이탈로 혁신안이 무력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귀국을 신호탄으로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혁신위가 전달한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 제안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불체포특권과 관련한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한다”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임시회는 열지 않고 비회기 기간을 확보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기 중 체포동의안이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비회기 기간에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회기 중 체포안이 올 경우 당론으로 체포안을 부결시키지 않는 관례를 공식화한다는 취지다. 다만 불체포특권은 의원 개개인에게 주어진 권리이기 때문에 원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와 당 차원의 쇄신 의지는 긍정하면서도 개별 의원의 헌법상 권리를 박탈하는 데는 불편한 내색을 보이고 있다. 검찰 수사를 우려해 제대로 된 야당의 견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원론적으로 불체포특권이 없어지면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는 거의 불가능해지고 삼권분립이 무너진다”며 “윤석열 정부를 공격했는데 검찰이 명예훼손이라고 해서 잡아가면 아무 공격도 못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대표가 귀국 일성으로 예상보다 강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비명계에 구심력이 작동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 대표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며 여전히 통합을 강조하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의 ‘역할론’에 힘을 싣고 있다. 윤영찬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못다 한 책임’ 발언에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느냐에 (행보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野, 혁신위 따라 ‘불체포특권 포기’ 의견 수렴…“헌법상 권리” 불만도

    野, 혁신위 따라 ‘불체포특권 포기’ 의견 수렴…“헌법상 권리” 불만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불체포특권 포기 요청에 당이 26일 ‘체포동의안 당론 부결 금지’ 등 후속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의원들의 물밑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아 개별 의원들의 이탈로 혁신안이 무력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귀국을 신호탄으로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혁신위가 전달한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 제안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불체포특권과 관련한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한다”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임시회는 열지 않고 비회기 기간을 확보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기 중 체포동의안이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비회기 기간에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회기 중 체포안이 올 경우 당론으로 체포안을 부결시키지 않는 관례를 공식화한다는 취지다. 다만 불체포특권은 의원 개개인에게 주어진 권리기 때문에 의원총회 등 원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와 당 차원의 쇄신 의지는 긍정하면서도 개별 의원의 헌법상 권리를 박탈하는 데는 불편한 내색을 보이고 있다. 검찰 수사를 우려해 제대로 된 야당의 견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원론적으로 불체포특권이 없어지면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는 거의 불가능해지고 삼권분립이 무너진다”며 “윤석열 정부를 공격했는데 검찰이 명예훼손이라고 해서 잡아가면 아무 공격도 못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대표가 귀국 일성으로 예상보다 강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비명계에 구심력이 작동할 지 관심이 모인다. 이 대표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며 여전히 통합을 강조하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의 ‘역할론’에 힘을 싣고 있다. 윤영찬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못다한 책임’ 발언에 “본인이 지금까지 했던 정치와 다르게 사안을 보고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며 “민주당 가치와 정신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느냐에 (행보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천년 고도 교토의 법고창신/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천년 고도 교토의 법고창신/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일본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문화청을 도쿄에서 교토로 옮겼다. 중앙정부의 관청을 지방으로 보낸 것은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처음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전 축하 행사에서 “교토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도쿠라 슌이치 문화청 장관은 ‘교토의 유형·무형 문화재를 유지·계승해 미래에 전달하는 것이 사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교토가 보존하고 혁신해 전수하고 싶은 문화의 가치란 무엇인가. 보름 전 교토를 구석구석 누비며 느낀 소감을 적는다. 간무천황은 794년 교토에 헤이안경을 건설하고 천도했다. 그 300여년 전부터 한반도를 비롯해 대륙에서 건너간 하타·가모 씨족 등은 칡넝쿨이 우거진 교토를 개척해 문명의 씨앗을 뿌렸다. 지금도 교토의 제언·사찰·신사 등에는 도래인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토는 1100년 동안 일본의 수도로서 역사의 중심 무대가 됐다. 교토는 천황을 정점으로 귀족문화를 꽃피웠다. 반면에 가마쿠라·무로마치·에도 막부를 거치면서 전란·화재·지진·홍수·역병 등으로 여러 차례 피폐를 겪었다. 그때마다 교토는 기온마쓰리를 재현하고 다카세운하를 개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도시를 부흥시켰다. 그리고 근대에는 메이지유신을 성공시켜 일본을 부국강병·식산흥업·문명개화로 이끌었다. 메이지 정부가 수도를 도쿄로 정하자 천황을 위시해 귀족 등 10만여명이 교토를 빠져나갔다. 교토는 유신의 일등 공신이면서도 오히려 쇠락의 운명을 맞았다. 교토는 다시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히에이산에 수로를 뚫어 비와호 물을 끌어들여 운하와 발전소를 건설했다. 그 덕택에 교토는 내륙 분지임에도 불구하고 수운과 전차 교통이 발달해 근대 도시로 변모했다. 또 천도 1100년을 기념해 헤이안 신궁을 조영하고 교오도리를 새로 상연해 정체성을 되살렸다. 기모노 등 전통산업을 혁신하고 영화 등 첨단산업을 개창했다. 1895년 교토는 내국권업박람회를 개최해 산업도시로서의 재생을 과시했다. 또 제국대학 등을 유치해 교육도시로서 국내외 인재를 육성했다. 오늘날 교토에는 1600개가량의 사원, 400개 이상의 신사, 3개의 궁궐과 궁원, 수십 개의 명승 정원과 박물관이 있다. 발에 차이는 것이 세계문화유산이다. 다도와 축제 등 전통 문화를 계승한 예술과 공연도 활발하다. 다양한 문화 이벤트는 세계의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시민의 생활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교토대는 서울대보다 훨씬 작지만 이미 십수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2002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젊은 과학자 다나카 고이치는 교토 소재 시마즈제작소의 연구원이다. 세계 게임기 시장을 리드하는 닌텐도는 교토의 작은 전자오락실에서 출발했다. 신소재 제품으로 명성을 날리는 교세라 등도 교토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인구 150만명에 불과한 교토에서 세계 유수의 학술기관과 첨단산업이 발전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 답은 교토가 옛것을 우려내 새것을 창조하는 능력, 곧 법고창신(法古創新)에 능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교토는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전통과 문화를 혁신해 한 단계 더 높은 문명을 창조해 왔다. 일본은 문화청을 교토로 옮기며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세계와 후세에 전수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곧 천년 이상 일본 문명의 심장으로 박동해 온 교토의 고도 역사에서 미래를 개척하는 역량을 창출해 발신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실천이다. 그런데 서울은 요즘 2000년 수도를 내세우며 과거를 자꾸 재현한다. 전근대 왕조뿐만 아니라 석기 시대 유적까지 발굴해 복원한다. 미래로 전진하는 교토를 기행하며 과거로 회귀하는 서울을 걱정했다.
  • 탄소흡수원 넘어 ‘바이오 뱅크’ 도약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글로벌 산림생물 보전·복원 선도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3050 프로젝트’를 내놨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과 이용,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녹색성장 실현 등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수목원과 정원이 탄소흡수원 역할뿐 아니라 생태복원, ‘바이오 뱅크’로서 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을 지원하게 된다. 기후변화로 심화된 산림 재해 피해지에 대한 자생식물 복원에 적극 나선다. 한수정은 민·관·학이 참여하는 산불 피해 생태복원 네트워크를 구축해 2021년 대형 산불 피해지로 보전가치가 높은 울진·삼척 지역 산림 생태복원 전략을 수립했다. 백두대간수목원에 조성된 ‘시드볼트’(종자 보관시설)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게 됐다. 시드볼트에서 보관 중인 자생식물을 증식해 활용할 계획이다. 백두대간수목원에 양묘장을 갖춘 자생식물복원소재공급센터를 조성 중이다. 국내 기업과 한반도 고유종인 구상나무 보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소재인 식물과 종자 연구를 통해 산림 바이오산업 육성에도 나선다. 기술의 발달로 과거 10㎏이 필요했던 식물 바이오 연구가 10g이면 가능해졌다. 한수정은 2050년까지 의약품·화장품·식품 등 산림 바이오 원료의 70%를 국산화한다는 계획이다. 지구적 관심사로 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식물을 접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생물다양성 보전 및 수목·정원을 활용한 ESG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금 조성을 추진키로 했다.
  • [책꽂이]

    [책꽂이]

    민주주의의 모험(신기욱 지음, 인물과사상사)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인 저자와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가 민주주의 미래를 논한다. 저자는 민주주의가 꾸준한 모험을 통해 발전된다며, 정치 양극화를 막고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위한 제도적 개혁이 기반이 돼야 한국도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288쪽. 1만 8000원.난세일기(김용옥 지음, 통나무) 철학자인 저자가 일기 형식으로 지금의 상황들을 생생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난세의 원인으로 윤석열 대통령뿐만 아니라 바이든, 기시다 등 정치 리더십의 저열함을 꼽는다. 난세를 이겨내는 것은 국민의 몫일 수밖에 없다며, 현실을 회피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는 꿋꿋한 정신을 갖추고 시민의식을 깨우라고 강조한다. 360쪽. 1만 8000원.김혜순의 말(김혜순 지음, 마음산책)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 시인 인터뷰집. 황인찬 시인이 서면으로 주고받은 대화를 묶었다. 육체성과 타자성, 죽음과 고통, 가족과 시대의 억압, 여성으로서의 글쓰기 등에 관해 시인이 답한다. 시란 무엇이고 시인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 삶과 예술에 대한 폭넓은 사유를 두 시인의 밀도 높은 언어로 담았다. 288쪽. 1만 8000원.개의 설계사(단요 지음, 아작) 지난해 데뷔작 ‘다이브’를 통해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단요의 ‘문윤성 SF문학상’ 대상 수상작. 슈퍼스타 소녀가 기르는 로봇 개와 슈퍼스타에 맞춰 개의 인공지능을 설계한 설계사, 그리고 자살한 슈퍼스타의 전 애인이 서로 얽히고설킨다. 관련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면서 죽음의 진상도 서서히 드러난다. 336쪽. 1만 6800원.궁금했던 뮤직 비즈니스 이야기(김진우 지음, BOOKK)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인 저자가 음악시장의 궁금증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벚꽃엔딩’이 매년 같은 시기에 역주행하는 이유, 블랙핑크가 어떻게 걸그룹 시장을 재편했는지, 음원 사재기가 정말인지 등 주제를 담았다. 음악산업에서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잘 보여준다. 241쪽. 1만 6600원.두길 천자문(김세중 지음, 민속원) 인간의 삶의 터전인 대자연의 탄생을 가리키는 서언과 황제에게 바치는 결언, 중간의 방대한 본문을 두 개의 서사로 구축했다. 서사 중 하나는 삼황오제부터 위·진까지의 중국 역사, 다른 하나는 선비의 일생이다. 천자문을 만든 주흥사의 당초 의도대로 ‘재주 부려 쓴 한 편의 문학작품’으로 복원했다. 376쪽. 2만 3000원.
  • 굽이굽이 연둣빛 ‘넓은 벌 동쪽’… 지친 맘 쉬어 가라 하네

    굽이굽이 연둣빛 ‘넓은 벌 동쪽’… 지친 맘 쉬어 가라 하네

    아주 오래전 이른 봄에 충북 옥천의 강변을 본 적이 있다. 강물과 거의 높이가 같았던 강변은 온통 연푸른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이 지역 출신 시인 정지용의 시 ‘향수’를 떠올린 건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이제 어린 날의 기억을 되짚어 그 강변을 찾아나선다. 목표는 두 가지다. 올 마지막 시기에 이른 반딧불이 관찰과 시 ‘향수’에 등장하는 ‘넓은 벌 동쪽’을 찾아보는 것. 두 가지 모두 쉽지는 않다. 반딧불이는 밤이 이슥해야 ‘유혹의 춤’을 선보인다. 이는 ‘퇴근 시간’이 그만큼 늦춰진다는 걸 뜻한다. ‘넓은 벌 동쪽’ 역시 대청호가 조성되면서 지형 자체가 현격히 바뀐 탓에 찾기가 만만하지 않다.옥천은 한국의 대표적 모더니즘 시인으로 꼽히는 정지용(1902~1950)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현재의 옥천 중심에 빗대 옥천 구읍(옛도심)이라 불린다. 정지용에게 옥천은 애증의 땅이지 않았을까 싶다. 남북 분단과 전쟁의 와중에 불온한 시인으로 몰리면서, 한동안 이름조차 입에 올리기를 꺼려했던 고향이 바로 옥천 구읍이라서다. 그럼에도 그의 시들은 대개 고향과 고향의 정서에 맞닿아 있다. 한때 그를 멀리했던 고향 역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먼 길을 돌아온 그의 시를 기꺼이 보듬어 주고 있다.●정지용의 詩 ‘향수’의 그곳… 오지로 남은 안터일까, 피실일까 옥천(沃川)은 비옥한 물길이 지나는 곳이란 뜻이다. 금강의 푸른 물줄기가 산모퉁이를 돌고, 너른 들녘을 굽이굽이 적신 뒤 대청호로 흘러든다. 시 ‘향수’와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안터마을 일대다. 대청호로 유입되는 작은 물줄기의 끝자락에 연초록 공간이 펼쳐져 있다. 실개천이 지줄대며 휘돌아 가고 안터마을 외양간에선 간간이 소 울음소리가 들린다. 실개천과 외양간이 있다 해서 시의 무대라고 주장하는 건 억지에 가깝다는 거 잘 안다. 뭐 그런들 어떤가. 이 풍경 앞에 서면 누구나 시인이 되는 걸. ‘넓은 벌 동쪽’으로 유력한 또 다른 지역은 피실이란 곳이다. 여기는 다소 상상이 필요한 공간이다. 시계추를 정지용의 어린 시절쯤으로 돌려 보자. 대청댐과 대청호는 없었고, 거대한 담수호가 삼킨 땅들도 절반 넘어 뭍이었을 때다. 산자락 사이로 개여울이 흘러가고 주변으로는 평탄한 연둣빛 초지가 광활하다. 딱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가.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며 뛰놀고, 둑방길엔 소꼴 매러 가는 촌부며 장 보러 가는 아낙 등이 부지런히 오가는 모습 말이다. 지금의 피실은 사실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사륜구동 차량을 타고 위험한 교행을 각오해야 닿을 수 있다. 대청댐이 조성되면서 지형이 완전히 변한 탓이다. 안터와 피실 등이 오지로 남아 좋은 점도 있다. 반딧불이처럼 점점 갈 곳을 잃어 가는 생명들이 인적을 피해 살아갈 수 있어서다. 여름은 은하수 관찰의 적기이기도 하다. 성하의 계절이 될수록 은하수 떠오르는 시간이 더 당겨진다. 요즘은 밤 10시 언저리에 떠오른다. 안터, 피실 등 은하수 관찰이 용이한 곳은 사진 촬영을 위해 늦은 밤에도 찾는 이들이 많다. 이들의 카메라가 향하는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렵지 않게 은하수를 찾을 수 있다.●인기척 없이 갔더니… 반딧불이 수십 마리 어우러져 야간 비행 고대하던 반딧불이는 밤 11시 즈음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했다. 한두 마리 정도만 눈에 띌 정도로 애간장을 태우던 녀석들은 밤이 이슥해지고서야 곳곳에서 수십 마리가 어울려 야간 비행을 펼쳤다. 한국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는 운문산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등이 있다. 안터마을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는 대부분 운문산반딧불이다. 여러 반딧불이 가운데 가장 먼저 출현해 6월 중·하순 무렵까지 영롱한 빛을 낸다. 녀석들이 빛을 내는 건 짝을 찾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녀석들이 선보이는 연둣빛 유혹의 선은 혼인비행의 결과물인 셈이다. 달빛이 밝은 보름보다는 달빛이 적어지는 상, 하현으로 갈수록 반딧불이가 잘 관찰된다. 차량 불빛이나 손전등 등 밝은 빛이 있으면 녀석들은 자신의 빛을 감춘다. 인기척에도 반응한다. 가급적 어두운 상태를 유지하고, 말소리를 삼가야 반딧불이의 활발한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황국신민비’ 즈려밟고서… 정지용 생가·문학관에서 만난 詩 세계 이제 옥천 구읍으로 간다. 정지용 생가가 있는 곳이다. 사실 그의 작품은 한국전쟁 이후 30여년간 어둠 속에 묻혀 있었다. 한국전쟁 중 행방불명돼 월북 작가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1988년 해금됐고, 생가는 1996년에야 복원됐다. 정지용 생가 입구의 실개천 위엔 황국신민서사비가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그저 돌다리 정도로만 여기지만 사실 사연이 많은 비다. ‘청석교’라 불리는 돌다리엔 원래 1937년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황국신민서사’가 새겨져 있었다. ‘일본제국의 신민이며 일왕에게 충의를 다한다’는 따위의 내용이 담긴 일종의 맹세문이다. 일제는 전국에 황국신민서사비를 세웠는데 정지용 생가 앞 돌다리는 옥천 지역에 남은 두 개의 비석 중 하나다. 원래 청석초등학교에 있던 것을 지난 세기말에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꼭 ‘사뿐히 즈려밟고’ 생가로 넘어가길 권한다. 생가 옆은 정지용 문학관이다. 검정 두루마기를 입은 정지용 밀랍인형, 그의 삶과 문학을 엿볼 수 있는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인근 교동저수지와 장계관광지 등에서도 그의 시 세계를 엿볼 수 있다.●육영수 여사 생가·옥천전통문화체험관도 필수 코스 정지용 생가에서 수백m 떨어진 곳엔 영부인이었던 육영수(1925~1974) 여사의 생가가 있다. 정지용 생가가 건평은 비좁고 주변 터가 넓다면 육영수 생가는 건평 자체가 광활하다. 1894년 축조된 건물을 육 여사의 부친이 1918년 매입한 것으로 당시 사랑채, 안채, 별채 등 10여 동의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육 여사 서거 이후 방치되다 1999년 철거됐고, 2010년에 지금의 건물로 복원됐다. 육 여사의 방은 안채 뒤에서 대숲과 마주보고 있다. 도자기와 재봉틀, 다리미, 좌식 책상 등이 있는 작은 방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생가 앞뜰은 ‘밭 전’(田)자 연못이다. 6월 말부터 연꽃 바다가 된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도 필수 방문 코스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된, 믿고 가는 ‘K컬처 핫플레이스’다. 교동저수지는 밤에 찾을 만하다. 연못 주변으로 경관 조명이 들어오면서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 李 압박한 김기현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을”

    李 압박한 김기현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김 대표와 국민의힘은 불체포특권을 당과 의원 전체로 확산하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다음달 미국을 방문하는데, 이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관저 회동과 대비하려는 전략도 담겼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말했던 불체포특권 포기도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 앞에 여러 차례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불법과 부정부패 혐의 의원들은 그 특권의 방탄막을 서로 두껍게 형성하며 정치적 생명을 지금까지 이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한 점을 거론하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아직도 답변이 없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혁신 의지가 있다면 오늘 중으로라도 만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함께 서명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가 제안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국민의힘 의원 112명 중 101명이 서명했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동참하는 분위기인데,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헌법상 권리라서 포기가 불가능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는 ‘이재명에 한한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후 이와 관련해 추가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본인의 고독한 결단”이라며 “실제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폭넓게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대해 “황보승희 의원이나 공천 헌금 건이 수없이 많았는데 수사는 지지부진하지 않냐”며 “그 사건부터 (불체포특권 포기) 진행을 해 보면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했다고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정치공세나 다름없다” 주장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비명계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불체포특권 폐지에 찬성한다. (검찰이) 정치적인 수사를 할 수는 있겠지만 몇십명이 구속되면 국민들이 알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10~16일 미국을 공식 방문한다.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순회하는 계획으로 미 정계의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을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 인사들과 한미 관계를 논의하고, 의회외교를 복원하겠다는 취지다. 재외동포들과 만나 재외동포 정책 관련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집권 여당 대표가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 이후 8년 만이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중국 방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렇게 대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여당 대표가 가장 중요한 혈맹인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 의회와 지도자들, 정·관계 지도자를 만나서 한미동맹의 보다 큰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 한일 훈풍 속, KBS 연말 ‘가요대축제’ 일본 개최설…시청자 반대 청원

    한일 훈풍 속, KBS 연말 ‘가요대축제’ 일본 개최설…시청자 반대 청원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되는 등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든 가운데, 공영방송 KBS가 연말 가요 프로그램인 ‘가요대축제’를 올해는 일본에서 개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KBS 시청차센터 청원 게시판에는 ‘가요대축제 일본 개최 반대’ 청원이 등장하는 등 민원이 제기됐다. 19일 스타뉴스는 ‘2023 KBS 가요대축제’가 오는 12월 9일 일본 사이타마현 토코로와지시 베루나 돔(세이부 돔)에서 열릴 예정이며, 제작진은 일본에서 공연할 가수들을 섭외 중이라고 보도했다. ‘KBS 가요대축제’는 1년 동안 활발하게 활동한 K팝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무대를 꾸미는 연말 프로그램이다. 이후 일각에서는 과거사 문제 등으로 아직 앙금이 남은 한일 관계를 고려할 때, 공영방송인 KBS가 일본에서 연말 가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BS 시청자센터 시청자청원 게시판에는 반대 청원도 등장했다.한 시청자는 청원 게시판에 “KBS는 공영방송사 아닌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일본에서 연말 무대를 진행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일본 공연 계획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청원에는 22일 현재까지 1800명 넘는 시청자가 동의했다. KBS는 30일 간 1000명 이상의 시청자가 동의하면 책임자가 직접 청원에 답변해야 한다는 시청자청원 운영세칙을 두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KBS 측은 뉴스1에 “‘2023 KBS 가요대축제’ 일본 공연은 아직 검토 단계이며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 군포시 “국토부가 ‘금정역 남북 역사 통합개발 가능’ 통보”

    군포시 “국토부가 ‘금정역 남북 역사 통합개발 가능’ 통보”

    경기 군포시 금정역 남·북역사 개발방식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두 역사 통합연결개발이 가능하다고 시에 알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군포시는 국토부가 전날 공문을 통해 “시가 건의한 금정역 통합연결 요청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남부 및 북부역사 개량사업과 연계해 추진할 수 있음을 알리며, 세부 일정 등은 한국철도공사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시가 지난달 31일 국토부에 “금정역 남부역사와 북부역사를 하나로 통합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건설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회신이다. 금정역은 남부역사와 북부역사 두 건물이 약 70m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데, 이처럼 분리된 역사로 인해 이동 동선이 단절돼 이용객의 불편이 크다. 현재 한국철도공사가 추진하는 노후 역사 개량사업의 하나로 낡은 남부역사를 증축 및 리모델링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며, 북부역사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 정차역으로 변경하는 사업을 올해 말 착공을 목표로 시행하고 있다. 앞서 하은호 시장은 2022년 8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나 금정역 복합개발(금정역 남·북역사 통합연결)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지난 3월 26일 1기 신도시 도시정비와 관련 시를 방문한 원 장관에게 금정역을 함께 돌아보며 추진기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통합개발을 위해 정부가 나서주어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해왔다. 이후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군포시 등 관련기관 협의체가 구성되어 실무회의 외 4차례 협의체 회의가 진행되며 관련 기관의 팽팽한 의견 조율 끝에 금정역 남ㆍ북부역사 통합연결 계획에 대해 타당성 제시 등을 통한 통합 개발을 실현할 초석이 마련되었다. 군포시는 남ㆍ북부역사 전면을 통합하는 방안 등 가장 합리적인 금정역사 통합개발안을 제시할 계획이며, 통합 개발된 금정역사와 지역 교통을 연계하고 나아가 산본천 복원, 주거정비사업 지구와 연계하여 복합환승센터 구축 등 금정역일원의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할 계획으로 궁극적으로 현 정부 공약사업인 경부선 지하화 사업과 연계하여 군포시의 관문인 금정역을 군포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 20일 시의회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금정역 통합역사 개발촉구 결의안’을 발의했으나, 하은호 군포시장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진행중인 사업에 대해 이해할수 없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반박하는 의견을 분명히 했으며, 금정역의 중요성을 서로 공감하는 만큼 여·야 구분 없이 시민들을 위한 시정발전에 함께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 김기현 “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서약서 서명하라” 압박…선 긋는 민주 “전원 포기는 정치공세”

    김기현 “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서약서 서명하라” 압박…선 긋는 민주 “전원 포기는 정치공세”

    金 다음달 미국 공식 방문…김무성 이후 8년만“이재명 본인의 고독한 결단…폭넓게 논의한 적 없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김 대표와 국민의힘은 불체포특권을 당과 의원 전체로 확산하며 민주당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다음달 미국을 방문하는데, 이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관저 회동과 대비하려는 전략도 담겼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말했던 불체포특권 포기도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 앞에 여러차례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불법과 부정부패 혐의 의원들은 그 특권의 방탄막을 서로 두껍게 형성하며 정치적 생명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한 점을 거론하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아직도 답변이 없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혁신 의지가 있다면 오늘 중으로라도 만나 불체포특권 포기서약서에 함께 서명하자”며 “국회 로텐더홀에 책상만 하나 놓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어려우면 내일이라도 꼭 로텐더홀에서 포기 서명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는 ‘이재명에 한한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후 이와 관련해 추가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본인의 고독한 결단”이라며 “실제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폭넓게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대해 “황보승희 의원이나 공천 헌금 건이 수없이 많았는데 수사는 지지부진하지 않냐”며 “그 사건부터 (불체포특권 포기) 진행을 해보면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했다고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정치공세나 다름없다”며 “검찰정권하에서 탄압받는 야당 의원들에게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저희를 줄줄이 구속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명계 일각에서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불체포특권 폐지에 찬성한다. (검찰이) 정치적인 수사를 할 수는 있겠지만 몇십명이 구속되면 국민들이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10~16일 미국을 공식 방문한다.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순회하는 계획으로 미 정계의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 인사들과 한미 관계를 논의하고, 의회외교를 복원하겠다는 취지다. 재외동포들과 만나 재외동포 정책 관련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집권 여당 대표가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후 8년 만이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중국 방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렇게 대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여당 대표가 가장 중요한 혈맹인 미국을 방문하고 미국 의회와 지도자들, 정관계 지도자를 만나서 한미동맹의 보다 큰 발전을 위한 여러가지 의견을 나누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시의회 관광산업발전특위, 코로나 이후 부활 모색하는 호텔업 위해 교통부담금 경감률 확대

    서울시의회 관광산업발전특위, 코로나 이후 부활 모색하는 호텔업 위해 교통부담금 경감률 확대

    서울시의회 관광산업발전 특별위원회(위원장, 송경택)가 코로나 이후 침체에 빠진 관광산업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호텔업계에 부과되는 과중한 교통유발부담금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이 지난 21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김혜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서울시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재난 발생으로 심각 단계의 위기 경보가 발령된 경우 교통유발부담금을 경감받을 수 있는 시설에 대해 그 경감 비율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교통유발부담금은 교통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원인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부과하는 일종의 세금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교통유발부담금의 경감 비율 확대는 코로나와 같은 재난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관광산업을 대표하는 호텔업이 경기상황에 맞지 않는 과도한 교통유발부담금으로 2중의 피해를 겪지 않도록 하는 입법적 지원 조처로 평가된다. 관광산업발전특위 위원들은 지난 4월 메이필드 호텔에서 개최한 현장방문 간담회를 통해 호텔업계가 코로나 시기에 겪었던 경영 악화 상황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관광산업 부흥을 위해 서울시의회에서 지원할 수 있는 조례 개정안을 찾아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으며, 관광산업발전특위는 모로코 내 한류 열풍에 부응해 주한 모로코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 서울-라바트(모로코 수도) 간 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관광산업 생태계 복원과 서울관광 재건 대책”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서울 관광산업 부흥을 위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송 위원장은 “특위 차원의 현장방문에서 청취한 호텔업계 애로사항을 시의회의 입법지원으로 해결하게 되어 큰 보람을 느끼며 그동안 애써주신 특위 위원님들께도 감사드린다”라며 “한시 기구인 특위 활동은 이제 종료됐지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과 협력해 관광산업 생태계 복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관광산업발전 특별위원회’는 송 위원장과 이효원, 정준호 부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 김경훈, 김규남, 김동욱, 김혜지, 문성호, 옥재은, 윤영희, 이상욱, 이종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기덕, 아이수루, 유정희 의원 등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김혜지 의원을 대표로 해 관광산업발전 특위 의원들이 공동발의한 ‘서울시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은 교통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오는 7월 5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 빚 51% 더 짊어진 자영업자…금융 취약성 다시 커졌다

    빚 51% 더 짊어진 자영업자…금융 취약성 다시 커졌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늘고 연체율도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의 중장기적 잠재 취약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의 대출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3년간 50%가량 늘어나며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33조 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말보다 7.6%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684조 9000억원)과 비교하면 50.9% 많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1.00%로 과거 장기평균(2012~19년 중 평균 1.05%)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구조적으로도 취약하다고 한은은 밝혔다.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비(非)주택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58.6%로 비자영업자(15.1%)를 크게 웃돌아 상업용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영업자 1인당 대출 규모(3억 3000만원)는 비자영업자(9000억원)의 3.7배에 이르고 일시상환 방식과 단기대출 비중이 각각 44.2%, 73.2%로 비자영업자(37.7%·37.6%)보다 컸다. 보고서는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 위험률은 3.1%까지 상승하고 이 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체위험률은 연체가 5영업일 이상 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연체위험’ 대출잔액이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한은은 “취약차주·비은행권·대면서비스업 위주로 대출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영업 부채의 질도 나빠졌다”면서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현재 1.00%로 과거 장기평균(2012∼2019년·1.05%)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오르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대출은 물론 가계대출과 기업대출도 고금리 속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올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23.1%로 6개월 전인 지난해 3분기(223.6%)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계와 기업의 빚이 GDP의 두 배를 웃돈다. 1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1.5%에 그쳤지만 기업신용 증가율은 7.5%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 갔다. 특히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1.49%(은행 0.35%, 비은행금융기관 3.63%)로 6개월 전(0.95%)보다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0.70~0.90% 사이를 오갔으나 올해 1%대 중반까지 뛰어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83%(은행 0.31%, 비은행금융기관 1.76%)로 6개월 전(0.66%)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이처럼 가계 및 기업이 짊어진 빚이 여전히 많은 데다 연체율마저 높아진 것이 은행 복원력에 영향을 미쳐 금융 시스템 내 잠재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올해 1분기 48.1로 지난해 4분기(46.0)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2021년 2분기 59.4를 찍은 뒤 하락세였으나 지난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했다. 반면 단기적 금융 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 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등의 영향으로 ‘위기’ 단계(23.4)까지 상승했으나 지난 2월 ‘주의’ 단계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이어 가고 있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4월 이후 늘어난 가계대출로 금융취약성지수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자영업자 대출 3년새 50% 증가... 금융시스템 잠재 취약성 커졌다

    자영업자 대출 3년새 50% 증가... 금융시스템 잠재 취약성 커졌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늘고 연체율마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금융 시스템의 중·장기적 잠재 취약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의 대출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3년간 50% 가량 늘어나며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자영업자 대출 코로나19 3년새 50.9% 증가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33조7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말보다 7.6%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684조 9000억원)과 비교하면 50.9% 많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1.00%로 과거 장기평균(2012~19년중 평균 1.05%)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구조적으로도 취약하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비(非)주택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58.6%로 비자영업자(15.1%)를 크게 웃돌아 상업용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영업자 1인당 대출 규모(3억 3000만원)는 비자영업자(9000억원)의 3.7 배에 이르고 일시상환 방식과 단기대출 비중이 각각 44.2%, 73.2%로 비자영업자(37.7%·37.6%)보다 컸다. 보고서는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 위험률은 3.1%까지 상승하고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체위험률은 연체가 5영업일 이상 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연체위험’ 대출잔액이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한은은 “취약차주·비은행권·대면서비스업 위주로 대출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영업 부채의 질도 나빠졌다”면서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현재 1.00%로 과거 장기 평균(2012∼2019년·1.05%)과 비슷한 수준으로,작 년 하반기부터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오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연체율 1분기 1.47% … 4월 가계부채 증가 전환 한은은 보고서에서 자영업자 대출은 물론 가계대출과 기업대출도 고금리 속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23.1%로 6개월 전인 지난해 3분기(223.6%)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계와 기업의 빚이 GDP의 두 배를 웃돈다. 1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1.5%에 그쳤지만 기업신용 증가율은 7.5%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1.49%(은행 0.35%·비은행금융기관 3.63%)로 6개월 전(0.95%)보다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0.70~0.90% 사이를 오갔으나 올해 1%대 중반까지 뛰어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83%(은행 0.31%·비은행금융기관 1.76%)로 6개월 전(0.66%)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이처럼 가계 및 기업이 짊어진 빚이 여전히 많은데다 연체율마저 높아지면서 금융 시스템 내 잠재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올해 1분기 48.1로 지난해 4분기(46.0)보다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 지수는 지난 2021년 2분기 59.4를 찍은 뒤 하락세였으나 지난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했다. 반면 단기적 금융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등의 영향으로 ‘위기’ 단계(23.4)까지 상승했으나 지난 2월 ‘주의’ 단계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4월 이후 늘어난 가계대출로 금융취약성 지수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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