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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형 집행 중 극적으로 살아난 사형수 결국 자연사

    사형 집행 중 극적으로 살아난 사형수 결국 자연사

    건강상태가 좋지않아 사형집행을 받지않게 해달라고 청원까지 했던 사형수가 결국 옥중에서 자연사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오하이오 주 루카스빌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알바 캠벨(69)이 이날 새벽 옥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캠벨은 감방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최종 사망판정을 받았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캠벨은 지난해 뉴스의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캠벨 측 변호인은 오하이오 주정부에 형 집행 정지를 청원했다. 그 내용은 사형수인 캠벨에게 자비를 베풀어 사형집행을 하지말고 남은 여생을 교도소에서 살게 해달라는 것이 골자다. 그 이유로 든 것이 심각한 캠벨의 건강상태. 당시 변호인 데이비드 스테빈스는 “캠벨은 천식과 폐기종이 심한 상태로 폐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면서 “보행기 없이 걷지 못하며 배변주머니를 차고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캠벨이 결손가정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양부모에게 폭행 및 성적학대를 받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곧 정신적인 문제는 물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매우 악화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사형을 받지 않고 여생을 보내게 해달라는 것이 캠벨의 요청인 셈이다. 그러나 청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교정 당국은 11월 캠벨의 사형 집행을 시도했으나 이번에는 황당한 이유로 연기됐다. 사형 집행요원들이 약물 주사를 위해 캠벨의 팔과 발목에서 정맥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기 때문. 결과적으로 캠벨은 옥중에서 자연사하면서 자신이 원했던 죽음을 맞게된 셈이다.   한편 캠벨은 지난 1972년 클리브랜드의 한 술집에서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20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에도 줄기차게 무장강도짓을 벌이며 경찰에 쫓기던 캠벨은 지난 1997년 18세 청년을 차에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복역해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성폭행 재판중이던 부부 극단적 선택…아내 이어 남편도 숨져

    성폭행 피해 여부를 놓고 용의자와 법적 다툼을 벌이던 30대 부부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해 모두 숨졌다. 4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0시 28분쯤 전북 무주군의 한 캠핑장 캐러밴(캠핑카) 안에서 A(34)씨와 남편 B(38)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씨는 이미 숨진 뒤였고 중태에 빠져 치료를 받던 B씨도 하루 뒤인 이날 오전 8시쯤 숨을 거뒀다. 캐러밴에서는 불에 탄 번개탄과 빈 소주병, 유서 등이 발견됐다. 유서는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C(38)씨를 원망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유서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를 이해해 달라”고 쓴 뒤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비열함과 추악함, ‘무언의 살인자’ ‘가정 파탄자’인 당신(C씨)의 간사한 세 치 혀 때문에 지난 1년간 우리 두 사람은 악몽에 시달렸고, 사는 것이 지옥 불구덩이였다”고 적었다. B씨는 “죽어서라도 끝까지 복수하겠다”고 썼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 논산 지역 폭력조직 조직원이자 B씨의 친구인 C씨는 B씨가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난 지난해 4월 14일 밤 A씨에게 자녀를 해치겠다고 협박하며 불러낸 뒤 계룡시의 한 모텔로 함께 들어가 1차례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C씨는 법정에서 “합의 아래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부는 지난해 11월 “A씨가 불륜 사실이 발각돼 남편의 추궁과 신변 위협을 우려해 남편에게 허위로 성폭행 사실을 말했을 여지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강간의 직접적 증거는 A씨의 진술밖에 없다”며 A씨가 가정 문제로 B씨와 갈등을 빚은 뒤 C씨가 수차례 위로해 준 점, 폐쇄회로(CC)TV에 A씨가 피해자로 보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모텔에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C씨가 사채업을 하면서 후배 조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만을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C씨는 현재 복역 중이다. A씨 부부는 판결에 불복해 대전고법에 항소했다. 유족들은 “1심 판결 후 부부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죽어서도 복수” 성폭행 피해 아내 이어 남편도 끝내 ···

    “죽어서도 복수” 성폭행 피해 아내 이어 남편도 끝내 ···

    성폭행 피해로 법정 싸움을 이어온 아내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남편 A(38)씨가 부인에 이어 끝내 숨졌다. 전날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하루만이다.4일 유족들과 경찰에 따르면 대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가 이날 오전 숨졌다. 앞서 A씨는 3일 오전 0시 28분쯤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 카라반에서 아내(34)씨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아내는 병원에 옮겼지만 숨졌다. 그리고 중태에 빠졌던 A씨마저 이날 숨진 것이다. 당시 부부 옆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 빈 소주병과 유서가 발견됐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가는 길에라도 속시원하게 하고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친구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무언의 살인자’ ‘가정 파탄자’ 당신의 간사한 세치 혀 때문에 지난 1년간 우리 두사람은 악몽에 시달려야해 했고 사람들 앞에서 웃고 있어도 사는 것이 지옥 불구덩이 였다”고 적혀 있었다. 특히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편의 친구 B씨에 대해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A씨가 해외출장을 떠난 틈을 타 자녀를 해치겠다고 협박해 A씨의 아내를 성폭행하는가 하면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하지만 법원은 B씨의 폭행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자신의 불륜사실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남편에게 허위로 성폭행 당했다고 말했을 여지가 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 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을 진행 중이었다. B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유족들은 A씨 부부가 무죄판결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수차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에 들어갔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남편 친구에 성폭행 당한 여성, 남편과 극단적 선택

    남편 친구에 성폭행 당한 여성, 남편과 극단적 선택

    남편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법정 싸움을 하던 여성이 남편과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여성은 끝내 숨지고 남편은 중태다. 사건 현장에서는 가해자를 저주하는 유서가 발견됐다.경찰에 따르면 3일 오전 0시 28분쯤 전북 무주 한 캠핑장 카라반에서 30대 부부가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과 펜션 주인이 발견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내(34)는 숨졌고 남편 A(38)씨는 중태다. 펜션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부부가 남긴 유서에는 가족 및 지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을 이해해 달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특히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편의 친구 B씨를 성토하는 글이 빼곡히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 논산의 한 폭력조직 조직원인 B씨는 지난해 A씨가 해외출장을 떠난 틈을 타 A씨의 아내를 성폭행하는가 하면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B씨에 대해 폭행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A씨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A씨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B씨는 일부 무죄 판단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에 A씨 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그 사이 A씨의 아내는 줄곧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만 수차례에 달한다고 유족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이후 A씨의 아내가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피해자 지원센터에 연락해 A씨의 아내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B씨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고 A씨 부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장장이 등 이름 없는 의병 831명을 기억합니다

    대장장이 등 이름 없는 의병 831명을 기억합니다

    부대장급 위주 기존 기록 보완 평민 주축 무명 활약상 찾아내 ‘가장 치열했던 한말…’ 발간대장장이, 제지업자, 상인…. 일제에 맞서 대한독립을 외치다 이름 없이 순국한 전북 지역 민초(民草) 의병 831명에 대한 독립유공자 추서가 추진된다. 전북도는 제99주년 삼일절을 맞아 광복회 전북지부, 전주대 한국고전문화연구원과 공동으로 무명 의병의 활약상을 찾아내 ‘가장 치열했던 한말 전북의병사’를 펴냈다고 28일 밝혔다. 이 의병사는 부대장급 위주로 작성된 기존 의병사에 비해 평민 의병을 대거 발굴해 포함시킨 게 특징이다. 지난해 8월부터 공훈록, 전북의병사 등 20여 종의 기록물에서 평민이 주축인 일반 의병에 대한 연구조사를 벌여 무명 의병들의 활약상을 찾아냈다. 전주 출신 상인 김법윤(1889~1908)은 1907년 충남 공주에서 동지들을 모아 무장투쟁을 하다 1908년 체포돼 19세의 나이로 교수형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장장이 출신 박영춘은 전북에서 의병활동을 벌이다 일본군에 체포돼 교수형을 당했다. 익산과 군산에서 무장투쟁을 하다 체포된 여학봉(익산·생몰년 미상)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옥중 순국했다. 제지업자 최봉갑(순창·생몰년 미상) 역시 임실에서 의병자금을 모으다 체포돼 옥사했다. 이강안 광복회 전북지부장은 “그동안 부대장급은 기록물 발굴작업이 활발해 독립유공자로 인정됐지만 일반 의병에 대한 연구조사는 부족했다”면서 “이번 사업은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 등에서 자료를 수집했기 때문에 의병 참가자들의 신원 회복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번에 확인된 무명 의병을 모두 독립유공자로 추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10년 이상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무명 의병도 수백명에 이르는 만큼 후속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윤이상의 ‘귀향‘… 통영을 울린다

    윤이상의 ‘귀향‘… 통영을 울린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가 다음달 30일부터 4월 8일까지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다. 타계 23년 만에 윤이상 선생의 유해가 고향 통영에 돌아온 것을 기리며 ‘귀향’을 주제로 울려 퍼진다.●49년 만에 고향 품으로… 뜻깊어 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는 27일 서울 용산구 독일문화원에서 열린 ‘2018 통영국제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전쟁을 겪고 조국에서 추방당한 윤이상 선생에게 한국은 단 한 번도 자유로운 곳이 아니었지만 평생을 바쳐 탄압에 맞서 싸웠던 분”이라며 “윤이상의 귀향과 이번 음악제가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 25일 “바다가 보이고 파도소리 들리는 고향 땅에 묻히고 싶다”던 윤이상 선생의 뜻을 따라 유해를 독일 베를린 가토 공원묘지에서 통영으로 가져왔다. 음악제 개막 당일 음악당 근처에 유해를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윤이상은 서양 음악에 우리 전통 음악의 영감을 담은 독창적인 현대 음악 작곡가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지만, 1967년 동백림 간첩 사건에 연루돼 2년간 복역하고 독일로 간 뒤 다시는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때문에 유해 송환을 둘러싸고 보수 단체 측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이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 음악제는 49년 만에 이뤄진 그의 귀향으로 더욱 의미가 깊어졌다. 음악제 테마 역시 ‘귀향’이다. 리임 대표는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이유와 전쟁 등으로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오늘날, (선생의 삶을 통해) 고향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겨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제 기간에는 매일 2∼4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개막공연 음악극 ‘귀향´ 세계 초연 다음달 30일 개막공연에서 음악극 ‘귀향’이 세계 초연된다. 몬테베르디 오페라 ‘율리시스의 귀환’과 한국 전통 가곡을 접목하고, 트로이 전쟁 10년과 그 이후 10년의 고난 끝에 고향으로 돌아온 율리시스의 여정을 윤이상의 삶과 대비해 표현했다. 유명 오페라 연출가 루트거 엥겔스가 재단의 요청을 받고 만든 작품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또한 이날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를 비롯해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도 연주된다. ‘광주여 영원히’는 윤이상이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1981년 발표한 곡이다. 지휘자 스티븐 슬론이 25년째 이끄는 서독일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협연한다. ●정경화·황수미, 보훔 심포니와 호흡 이튿날인 31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소프라노 황수미가 보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네 개의 마지막 노래’와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9번으로 관객에게 묵직하게 다가간다. 4월 5일엔 윤이상의 관현악 모음곡 ‘낙동강의 시’가 한스-크리스티안 오일러가 지휘하는 하노버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역시 세계 초연된다. 유족에 따르면 1956년 유학을 떠난 윤이상이 그해 11월 파리에서 완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전쟁의 비극적 정서가 짙게 배어 있는 곡으로 발표되지 않은 악보를 유족으로부터 받아 무대에 올리게 됐다. 4월 8일 폐막공연에서는 거장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불교 무용인 바라춤을 소재로 하는 ‘바라’를 연주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비전향 장기수’ 강용주 1심서 보안관찰 위반 무죄

    19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14년간 옥살이를 한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 강용주(56)씨가 1심에서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를 벗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21일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 판사는 “강씨를 보안관찰법 위반죄로 처벌하려면 신고 기간 갱신 처분이 적법해야 한다”며 “강씨가 재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놓고 적법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강씨가 체제를 부인하거나 보안관찰 제도 자체를 부인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보안관찰 불복종을 한다 해도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양심의 자유를 벗어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의사인 강씨는 19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1999년 2월 25일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특별 사면으로 출소했다. 법무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3년 이상 복역한 강씨를 보안관찰 대상자로 지정했다. 보안관찰 대상이 되면 만난 사람과 일시 및 장소, 여행지 등 주요 활동내역을 3개월마다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는데 강씨는 이를 거부해 재판에 넘겨졌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청암대학, 교육부 인증원과 간호인증평가원 평가 무산 위기

    전남 순천에 위치한 청암대학이 교육부 산하 인증원과 간호인증평가원 평가를 앞두고 보직교수들이 재판에 회부되고 검찰에 송치 예정으로 있어 시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청암대는 2011년 기관인증평가원으로부터 전남 소재 전문대학 중 최초로 인증을 받아 2014년 150억원 국고 지원을 받았다. 2019년까지 5년간 매년 30억원을 받을수 있었지만 2015년 상반기 이미 사용한 국고 이외에 120여억원을 회수된 아픔을 겪은 일이 있다. 교수들에 대한 징계 등 부당 인사와 총장의 부도덕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2월 현재 인증 유예 상태에 있는 청암대는 주요 보직자와 일부 교수들이 형사재판을 받게 돼 도덕성 문제 등으로 자칫 인증평가 취소 우려를 사고 있다. 오는 3~4월 예정인 교육부의 인증 평가가 무산되면 3년전 처럼 또다시 국고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돼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입게된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달 29일 청암대 간호과 C모(58)교수를 명예훼손 죄명으로 재판에 넘겼다. 동료교수에 대해 스님과의 염문설 등 허위사실을 주변에 퍼뜨린 혐의다. C교수는 강명운 전 청암대 총장의 최측근으로 대학 기획처장 겸 비서실장, 감사반장을 맡아 학교 업무를 담당해왔다. C교수는 앞서 2016년 국고사기와 명예훼손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고, 300만원의 손해배상 확정판결을 받기도 했다. K사무처장(54)도 동료 교수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재판에 계류중이다. 순천경찰서는 또 수감 중인 강 전 총장과 C 교수, 미용과 Y(45)교수와 P(43)교수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이번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교수들이 무더기로 재판을 받게되는 상황이다. 청암대학은 간호과로 시작한 후 간호전문대학을 거쳐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간호 대학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8월 강명운 청암대 전 총장이 여교수들 성추행사건으로 고소당하면서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강 전총장은 지난해 9월 14억원 배임혐의로 3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다. 이 대학 학부모인 박모(54)씨는 “과연 교육자들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있는데도 떳떳하게 학생들을 가르칠수 있는지 의아스럽다”며 “교육부는 대학의 현 사태에 대한 진상파악과 철저한 종합감사 등을 즉각 실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대학 관계자는 “교수들 개인 일탈문제는 교육부 평가와는 별개 문제다”며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교직원이 불철주야 힘을 합쳐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몰디브 전 대통령, 인도-미군에 ‘물리적 개입’ 요청

    몰디브 전 대통령, 인도-미군에 ‘물리적 개입’ 요청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이 압둘라 야민 현 몰디브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해 인도와 미국의 개입을 요청했다.나시드 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몰디브 국민을 대신해 요청한다”면서 “마우운 압둘 가윰 전 대통령 등 수감된 정치범과 판사들을 석방하기 위해 인도가 군대와 함께 특사를 파견해 달라”는 글을 적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물리적 주둔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 은행을 통해 이뤄지는 현 몰디브 정부 지도자들의 금융 거래를 동결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 그는 “기본적 자유를 제한하고 대법원을 중지시킨 야민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는 계엄령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헌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몰디브 국민은 이런 불법한 명령을 따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야민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시드 전 대통령의 주장은 그가 속한 몰디브 제1야당 몰디브민주당(MDP)을 통해 몰디브 국내에도 알려졌다. 아직 인도와 미국 정부는 나시드 전 대통령의 주장에 공식적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2008년 몰디브 사상 첫 민주적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된 된 나시드는 2013년 대선에서 야민 현 대통령에 패배했다. 이후 MDP 대표로 정치활동을 계속하던 그는 재임 중 형사법원장 체포 조치 등과 관련해 2015년 2월 테러방지법 위반혐의로 체포돼 다음달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복역 도중 척추 수술을 이유로 2016년 영국으로 갔다가 망명했으며 올해 예정된 대선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공언하고 현재 몰디브와 가까운 스리랑카에 머물고 있다. 몰디브 대법원은 지난 1일 나시드 전 대통령 등 야당 인사 9명에 대한 기소와 재판이 정치적 영향을 받았다면서 이들을 석방하고 새로 재판하라고 결정했다. 야민 대통령은 5일 이 결정에 불복하면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경찰은 대법원장과 가윰 전 대통령 등을 잇달아 체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몰디브, 국가비상사태 선포…가윰 전 대통령 체포

    몰디브, 국가비상사태 선포…가윰 전 대통령 체포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15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로이터통신은 이날 야민 대통령이 발표한 성명을 인용,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법원에 군인을 보내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가윰 전 대통령은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제로, 몰디브 대법원이 석방 명령을 내린 9명 중 하나다. 성명은 “대법원 결정을 이행하면서 국가 치안을 유지할 수 없다”며 비상사태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가윰 전 대통령의 딸 윰나 마우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6일(한국시간) 가윰 전 대통령과 자신의 남편이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몰디브 대법원은 앞서 지난 1일 테러방지법 위반으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망명한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의 유죄판결에 대해 “검사와 판사들이 정치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그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다시 할 것을 명령했다. 대법원은 또 구속된 다른 야당 의원 8명에 대해 석방과 재심을 명했다. 여당을 탈당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 12명의 복직도 판결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 정부는 헌법 준수의 의무를 의도적으로 저버렸다”며 “이번 사태는 몰디브, 나아가 인도양 국가들의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몰디브 헌법에 따르면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의회와 대법원의 승인을 거쳐야 가능하다. 이와 관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는 트위터를 통해 “몰디브 정부와 군부는 법과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정렬 전 판사 “이재용 재판, 역대급 쓰레기”

    이정렬 전 판사 “이재용 재판, 역대급 쓰레기”

    진보적 성향의 이정렬 전 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2심 재판에 대해 “역대급 쓰레기 재판”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이 전 판사는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이 전 판사는 “(정형식 부장판사 등) 재판부의 과거 행적으로 보아 예상 외로 무죄가 선고되지 않았다”며 비꼰 뒤 판결 결과에 대해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용어인데 시쳇말로 ‘홀딱 벗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판사는 “이 판결에 나타난 논리를 그대로 관철하면 유죄로 인정된 부분도 무죄일 것”이라면서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가는 정말 난리가 날테니 약간 유죄로 인정한 것 아닌가 싶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판사는 이 전 부회장 2심 판결이 국정농단의 다른 사건 판결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두고 한 말이다. 문 전 장관은 2015년 7월 산하기관인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한 죄가 인정돼 1·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고 복역 중이다.이 전 판사는 “특별검사팀이 상고한다고 하니 이 사건이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받을 지도 관심”이라면서 “여러 개의 강이 바다로 한꺼번에 모이듯 모든 사건은 대법원에 모인다. 문형표 사건과 이재용 사건을 놓고 볼 때 대법원도 상당히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식 판사를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이 전 판사는 “보통은 (판사가) 정치적 성향이 있더라도 (판결은) 조심스럽게 한다.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전제로 공과 사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법원 판결 가운데 ‘역대급’을 2개 꼽는다. 한명숙 전 총리 판결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판결이다. 두 판결을 지금까지 ‘역대급 쓰레기 판결’로 꼽아왔는데 이번 (이재용) 판결은 이를 능가한다”라고 말을 맺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법정 나사르에게 돌진한 성폭력 피해자 아버지에 판사가 건넨 말

    법정 나사르에게 돌진한 성폭력 피해자 아버지에 판사가 건넨 말

    딸 셋이 그런 추악한 일을 당했다면 세상의 어느 아버지가 분노를 억누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20년 넘게 미국 체조대표팀과 미시간주립대학 체조팀 주치의로 지내며 265명의 여성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최고 징역 175년형이 선고된 래리 나사르(54)의 추가 기소 사건 재판 도중 큰 소란이 벌어졌다. 2일 오전(현지시간) 미시간주 샬럿의 이튼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진행된 공판 도중 매디슨, 로런, 모건 등 세 딸을 둔 아버지 랜덜 마그레이브스는 재니스 커닝엄 판사에게 발언권을 요청했다. 성폭행 피해자 가족으로 법정에 나온 그는 “나사르에게 말해줄 것이 있다. 저 악마와 함께 잠겨진 방에서 5분만 같이 있게 해달라. 아니 내게 딱 1분의 시간만 달라”고 말했다. 커닝엄 판사가 그런 요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는 순간, 마그레이브스는 불과 몇 발짝 떨어져 있지 않은 피고인석의 나사르를 향해 돌진했다. 나사르를 공격하려던 마그레이브스는 법정 경위들에게 제지당한 뒤 수갑이 채워진 채 법정 밖으로 끌려나갔다. 잠시 뒤 법정에 돌아온 마그레이브스는 잘못했다고 머리 숙였다. 커닝엄 판사는 “무서웠다”고 돌아보면서도 “마그레이브스 씨가 세 딸이 고통스러워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는 과정을 쭉 지켜봤을 것이란 점을 잘 안다”며 “부모로서 어떤 마음일지 난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그레이브스는 “딸들보다 앞선 행동을 하려고 여기 나온 게 아니라 그들의 치유를 돕기 위해 왔는데 딸들의 증언을 들으며 나사르가 자꾸 머리를 저으며 ‘아니’라고,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소란을 피운 이유를 설명했다. 커닝엄 판사는 사과를 받아들이며 그가 법정 소란죄로 기소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의 제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떤 처벌로 다른 이슈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내 마음도 당신이 당한 일 때문에 상처 받은 당신이나 당신 가족과 함께 한다”고 위무했다. 나사르는 미시간주 잉햄 카운티 법원에서 최소 징역 40년에서 최장 175년형이 선고됐다. 다음주에는 이튼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징역 25∼40년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동 포르노 관련 혐의로 연방법원에서도 징역 60년형을 받아 복역 중이다. 따라서 모든 형량을 더하면 최고 징역 27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내다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부천서 성고문 피해자’ 권인숙, 법무부 성범죄대책위원장에 위촉

    ‘부천서 성고문 피해자’ 권인숙, 법무부 성범죄대책위원장에 위촉

    법무부가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를 계기로 법무부 산하기관에서 발생한 성범죄를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장에는 ‘부천서 성고문 피해자’이자 성폭력을 깊이 있게 연구해온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위촉했다.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서 검사가 겪었을 고통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서 검사에 대한 비난이나 공격, 폄하 등은 있을 수 없으며 그와 관련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 문제를 알게 된 후 취한 법무부 차원의 조치가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매우 미흡했을 것”이라면서 “이메일 확인 상의 착오 등으로 혼선을 드린 데 대해서도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박 장관은 권 원장을 대책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여성학자인 권 원장은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1986년 5월 서울대 의류학과에 다니던 권 위원장은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부천의 가스배출기 제조업체인 성신에 ‘허명숙’이라는 가명으로 위장 취업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권 위원장은 통장의 신고로 체포됐고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혐의로 부천경찰서에 끌려갔다. 권 위원장은 당시 부천서 상황실장이던 문귀동 경장에게 성고문을 당한 뒤 인천소년교도소에 수감됐다. 권 위원장은 문 경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소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건 당시 성 모욕 행위는 없었다”고 공식 발표하고 문 경장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그러나 1987년 6월 항쟁 이후 권 위원장의 변호인단은 1988년 1월 성고문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타당한지 묻는 재정신청을 대법원에 냈다. 법원은 이를 수용해 1989년 문 경장에 징역 5년과 위자료 지급을 선고했다. 공문서 및 사문서 변조 등의 혐의로 1년 6개월 징역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권 위원장은 1987년 7월 양심수 석방을 요구하는 여론에 따라 가석방됐다. 이후 권 원장은 미국 클라크대에서 여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에서 여성·인권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는 검찰을 제외한 교정본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 등 법무부 조직 구성원들이 겪은 각종 성범죄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동시에 조직문화를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작업을 맡게 된다. 앞서 대검찰청은 서 검사의 폭로를 계기로 여성 최초 검사장인 조희진(56·사법연수원 19기) 서울동부지검장을 단장으로 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을 발족한 바 있다. 법무부는 검찰과 관련한 성범죄 사건은 검찰 진상조사단이 따로 꾸려져 활동에 들어가 법무부 대책위의 조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뉴스를부탁해]여상규 계기로 ‘신귀영 간첩사건’ 무죄 밝힌 문재인 재조명

    [뉴스를부탁해]여상규 계기로 ‘신귀영 간첩사건’ 무죄 밝힌 문재인 재조명

    일요일이었던 어제, 28일 화제의 인물이 누구였는지 아십니까. 아픈 발로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쓰고 금의환향한 정현 선수도, 밀양 화재 참사에서 환자를 구하다 숨진 당직 의사도 아니었습니다.이날 하루 종일 소셜미디어(SNS)와 주요 포털을 뜨겁게 달군 인물은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었습니다. 전날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덕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1980년대 고문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다뤘습니다. 1980년 서울시경 정보과에서 일하던 석달윤씨는 잔혹한 고문 수사로 간첩 혐의를 뒤집어 썼고 18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후 풀려나 2009년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습니다. 판사 출신인 여 의원은 석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사였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여 의원에 전화를 걸어 “당시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는데 책임을 못 느끼느냐”고 물었고 여 의원은 “웃기고 앉아 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며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여 의원은 자신의 판단으로 18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 대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샀습니다.영화 1987이나 변호인에서 보듯 1980년대 간첩조작단 사건과 고문 수사는 흔한 일이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의 인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는 잔인한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날 여 의원 외에 또다른 한 명이 정확히 반대되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간첩조작단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도와 누명을 벗겨준 사람입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대통령은 전두환 정권 당시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15년간 징역을 산 신귀영씨 일가의 재심사건을 맡아 29년만에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1980년 2월 외항선원이던 신귀영씨 등 일가족은 부산 기장 집에 들이닥친 부산경찰국 대공분실 수사관에 강제로 끌려가 구속됐습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간부이자 귀영씨의 형인 수영씨의 지시에 따라 부산의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한 뒤 이를 재일동포에게 돈을 받고 넘겼다는 혐의였습니다. 신씨 일가는 물고문, 전기고문, 무차별 구타를 당한 끝에 간첩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이듬해 6월 대법원에서 유죄를 받았습니다. 귀영씨와 그의 사촌 여동생 남편인 서성칠씨는 각각 징역 15년, 귀영씨의 당숙 신춘석씨는 징역 10년, 귀영씨의 친형 복영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습니다. 서씨는 1990년 옥중에서 세상을 떠나고 복영씨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2000년 사망했습니다.1994년 만기를 채우고 출소한 귀영씨는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소개로 문재인 당시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문 변호사는 오랜 복역으로 어려운 신씨의 집안사정을 고려해 사비를 털어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문 변호사는 이후 자신의 자서전 ‘운명’에서 “판결문만 훑어도 조작된 사건임이 분명했다. 그때만 해도 그런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시기였다. 그런 만큼 재심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야, 다른 억울한 사람들도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 사건을 맡았다”고 회고했습니다. 1994년 11월, 문 변호사는 “조총련 간부가 아니어서 귀영씨에게 지령을 내릴만한 지위가 아니었다”는 내용의 수영씨의 진술서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이 구속영장 없이 40~67일간 불법 감금하고 고문으로 사건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1, 2심은 모두 재심을 받아들였으나. 대법원은 수영씨의 진술서만으로 무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되지 않고 경찰관의 고문 및 감금 행위도 별도의 확정판결이 없다며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 문 변호사는 ‘운명’에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재심 사유를 다르게 구성해 다시 재심 청구를 하기로 했다. 새로운 사유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과거 간첩사건 재판 때 간첩 행위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던 증인을 소환했다”고 적었습니다. 목격자 박모씨는 “귀영씨가 버스를 타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고 증언했지만 관련 장소엔 도로가 없었고, 박씨는 증언이 고문에 못 이긴 위증이었다고 실토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문 변호사는 1999년 7월 다시 재심을 청구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산고법에서 막히고 말았습니다. 형사소송법상 위증 혐의는 최종 확정판결이 있어야 재심 청구 사유가 됩니다. 그러나 박씨의 위증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끝나버린 상태라 다시 재판을 열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귀영씨 등은 더는 소송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자포자기한 상태였지만 문 변호사의 노력과 집념에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슬렀다고 합니다.결국 세번의 재심 도전 끝에 2009년 8월 21일 귀영씨 등 4명은 무죄를 받았습니다. 2011년 3월에는 부산 고법이 “피고인 대한민국 정부는 원고들에게 손해배상금 37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귀영씨는 “너무 늦었지만 결실이 나와 눈물이 흘렀다. 과거사위원회 조사관들과 특히 1994년 처음 이 사건을 맡아 사비로 일본에 가서 자료 수집을 하는 등 헌신한 문재인 변호사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귀영씨는 국가로부터 지급받은 손해배상금 중 1000만원을 같은해 6월 노무현재단에 보냈습니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후 방송 인터뷰에서 신귀영씨 사건에 대해 “변호사를 하는 동안 거둔 아주 큰 보람 중 하나였다”면서 “그분들은 젊은 시절을 몽땅 감옥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그 억울함을 밝혀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여상규 의원께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아직도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못 하시느냐구요. ▶ “웃기고 앉아 있네”···‘간첩 조작’에 억울한 옥살이 판결한 여상규 반응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뉴스를 부탁해]궁금한 뉴스를 서울신문에 부탁하세요. 화제가 되는 이슈를 요리조리 뜯어보고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 [지금, 이 영화] 탠저린

    [지금, 이 영화] 탠저린

    탠저린(tangerine)은 귤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왜 과일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삼았을까. 감독 션 베이커의 말을 들어 보자.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이 영화는 아이폰으로 찍었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촬영 톤에서 오렌지 사탕 느낌이 났다.” 화면 색감이 귤빛을 띠어서 탠저린을 타이틀로 삼았다는 설명인데, 내가 보기에는 등장인물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내러티브에서도 오렌지 사탕―귤 느낌이 난다. 상큼하고 통통 튀기 때문이다. 중심 캐릭터는 두 명의 트랜스젠더 신디(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와 알렉산드라(마이아 테일러)다. 이들을 연기한 키타나와 마이아는 전문 배우가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진짜 트랜스젠더라는 이야기다.그렇다고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탠저린’은 엄연한 극영화다.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 트랜스젠더를 캐스팅한 것인데,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시도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신디와 알렉산드라가 빚어내는 (불협)화음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짧은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신디는 남자친구 체스터(제임스 랜스)가 다른 여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에 휩싸인다. 신디의 애인 찾기에 엉겁결에 동행하게 된 알렉산드라. 이렇게 영화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이브 LA에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아낸다.어쩌면 주인공이 트랜스젠더라는 ‘탠저린’의 설정 자체가 당신을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매춘과 마약 관련 장면도 나오니까 누군가에게는 이 작품이 이른바 ‘불온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정말 그런지는 곰곰 따져 봐야 한다. 이를테면 똑같이 LA가 배경인 ‘라라랜드’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 나는 ‘라라랜드’가 꿈의 (비)현실성을 포착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그 작품이 또한 LA를 백인만의 공간으로 전유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서 있다. LA에는 인종적 다수자인 백인뿐 아니라 흑인·황인을 포함한 인종적 소수자도 살고 있다. 물론 성적 소수자도. 이때 ‘소수’라는 의미가 숫자의 개념이 아님을 당신도 잘 알 것이다. 여기서 소수는 사회적 비주류와 동의어다. 소수자는 너무 적게 발언권을 얻고, 너무 상투적으로 재현된다. 거의 항상 그래 왔다. ‘탠저린’은 그러지 않아서 볼만한 영화다. 감독 션은 분명 이곳에 존재하고 있되 배제된 사람들에게 주목한다. 투박한 면이 없지 않지만 진솔한 태도다. 그것은 정의롭고 아름다운 형상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왜 자기 권리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소수자만 완벽한 인간이 돼야 하는가? 다수자처럼 소수자도 서로 미워하고 싸우며 화해하기도 한다.’ 이것이 이 작품이 가진 문제의식이자 부끄러워할 것 없는 우리 삶의 민낯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30년간 156명 성폭행·추행… 美체조대표팀 주치의 175년형

    30년간 156명 성폭행·추행… 美체조대표팀 주치의 175년형

    판사 “걸어서 감옥 나갈 수 없어” 미국 체조선수들을 장기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전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54)에게 최장 175년형이 선고됐다고 A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미시간 주 랜싱 법원의 로즈마리 아킬리나 판사는 이날 성폭행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된 나사르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40~175년을 선고했다. 나사르가 아무리 성실한 복역 생활을 해도 최소 40년을 살아야 석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킬리나 판사는 “가장 취약한 피해자들에게 취한 피고인의 행동은 비열하고 기만적이며 철저히 계산된 것이었다”며 “당신에게 이런 벌을 내리는 것은 나의 영예이자 권한이다. 당신은 다시는 감옥 밖으로 걸어서 나갈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선고가 끝나자 법정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나사르는 30년간 치료를 빙자해 156명에 이르는 체조선수들을 자신의 치료실에서 성추행과 성폭행을 했다. 피해자 중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시몬 바일스, 앨리 레이즈먼, 가비 더글러스, 맥카일라 마로니 등도 포함됐다. 레이즈먼은 “당신이 그 오랜 기간 비정하게 학대했던 우리는 이제 힘을 가졌다”며 “상황은 역전됐고 우리가 여기 있다. 우리는 목소리를 갖고 있고,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사르는 “나로서는 일어난 일들에 대해 어떻게 죄송하다고 해야 할지 그 깊이와 넓이를 표현할 말이 없다”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했다. 나사르는 지난해 12월 연방법원 법정에서 아동 포르노 관련 범죄로 이미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았다. 최소 기간인 40년을 복역해도 감옥을 벗어날 수 없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성추행 의사 나사르에게 175년형 선고한 판사의 날선 한마디

    성추행 의사 나사르에게 175년형 선고한 판사의 날선 한마디

    결국 성추행 의사에게 175년형이 선고됐다. 미국 체조 여자 대표팀 선수들을 비롯해 모두 156명의 성추행 피해자들이 일주일 동안 법정 증언대에 나서 피해 사실을 고변당한 래리 나사르(55) 전 체조 여자 대표팀 주치의가 40~175년형을 언도받았다. 이미 그는 아동 포르노물 소지죄 등으로 6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아무리 감형되더라도 도저히 살아서 감옥을 나올 수 없게 된 것은 물론이다. 로즈마리 아퀼리나 판사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미시간주 랜싱 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통해 10가지 혐의 사실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선처를 바란 나사르를 향해 “여생을 암흑 속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며 중형을 언도했다. 그녀는 나사르의 용서를 구하는 행위가 진심이 결여돼 있다고 통박했다. 아퀼리나 판사는 “자매 생존자들의 증언을 들은 것은 내 명예이자 자부심이었다. 당신에게 선고를 하는 것도 내 명예이자 자부심”이라며 “그러니까 당신이 감옥 바깥을 활보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도 명백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당신이 한 일 때문에 당신은 지금껏 가져보지 못한 일을 갖게 됐다. 개들을 풀어 당신에게 보내진 않을 것이다. 난 방금 당신의 사형 집행장에 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체조 4관왕 시몬 바일스(21)도 나사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는데 이날 아퀼리나 판사의 선고에 감사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체조 팀 이벤트에서 바일스와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개비 더글러스, 금메달리스트였던 알리 레이즈먼과 매카일라 마로니 등 네 명의 올림픽 출전 경험자가 나사르에게 치료란 미명 아래 성적 유린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마로니와 레이즈먼은 기꺼이 증언대 앞에 섰다. 나사르 가족과 가까워 어릴 적 베이비시터로 일하다 성추행을 당했던 카일 스티븐스를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165명의 여성이 증언대에 서 고통스러운 진실을 털어놓았다. 첼시란 피해 여성의 어머니인 도나 마컴은 법정에서 몇년 동안 나사르에게 당한 딸이 2009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며 딸이 약물에 빠져든 “모든 일이 그로부터 시작됐다”고 치를 떨었다. 제시카 토마쇼(17)는 아홉 살 때부터 열네 살 때까지 당했다며 특히 열두 살인 2012년 발목 골절을 치료한답시고 자신을 유린했다고 증언했다. 아버지에게 사실을 털어놓자 그를 대기실 밖에 기다리게 하고는 나사르가 자신에게 통사정을 하더라며 “그 시절로 돌아가면 남자 손만 보면 무섭고 겁이 났다”고 끔찍해 했다. 이어 나사르를 향해 “당신이 내게 한 짓은 그렇게나 뒤틀린 것이었다. 나와 우리 가족 전체를 조종했다. 어떻게 감히”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성충동 약물치료 거부… 성폭행범 첫 구속기소

    청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을 복역한 범죄자가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을 거부했다가 출소 당일 체포돼 다시 구속됐다.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 거부로 구속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대전지검 공주지청(지청장 김경수)은 신모씨를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 기소했다. 신씨는 2013년 청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과 성충동 약물치료 1년을 선고받았다. 출소를 3개월 앞둔 지난해 10월 신씨는 치료를 위해 치료감호 시설이 있는 공주치료감호소로 이감됐다. 하지만 그는 부작용 등을 이유로 약물 투여는 물론 부작용 검사 등을 모두 거부했다. 검찰은 신씨에게 법원 명령을 계속 거부하면 성충동 약물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따르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이달 초 만기 출소한 신씨를 현장에서 체포했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 공주지청 관계자는 “약물치료를 거부한 첫 사례이다 보니 엄정한 처리로 다른 유사 사건에서 재발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구속 기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긴급조치 위반 실형자 숨진 뒤 40년 만에 무죄

    정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대비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망인이 40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던 민모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원지검의 민씨에 대한 재심 청구는 2013년 긴급조치 위반죄가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이뤄졌다. 수원지검에 따르면 민씨는 1975년 10월 경기도 수원의 한 종교시설에서 지인들에게 “정부가 대공포를 설치하고 지하도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북한의 남침으로 인한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 군 장성의 파격적인 승진에 대해서는 “월남에서 핵무기를 탈취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당시 검찰은 민씨가 이 같은 유언비어를 퍼뜨려 긴급조치를 위반했다며 기소했고 법원은 1978년 유죄를 확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민씨는 형을 복역하고 나서 자취를 감췄고 2003년 실종 선고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보통 당사자나 유족 의견을 물어 재심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만 법적 사망자인 민씨는 유족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판이 뒤집혔어요” 성추행 의사에 쏘아붙인 체조 금메달리스트 레이즈먼

    “판이 뒤집혔어요” 성추행 의사에 쏘아붙인 체조 금메달리스트 레이즈먼

    “판이 뒤집혔어요. 래리씨.”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알리 레이즈먼(24·미국)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 법원 증언대에 서서 자신을 성추행한 체조 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55)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내뱉은 말이다. 6년 전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Fierce Five’ 멤버였던 레이즈먼은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조르딘 위버(22·미국)와 나란히 증언대 앞에 나와 나사르에 대한 끔찍한 기억을 털어놓았다. 레이즈먼은 나사르로부터 추행을 당했지만 이제 과감히 진실을 털어놓는 여성들을 “생존자 군대”라고 부른 뒤 “그리고 지금, 래리씨. 이제 당신이 내 얘기에 귀 기울일 차례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판이 뒤집혔어요. 래리씨”라고 말한 뒤 “우리는 지금 여기 섰어요. 우리 목소리를 내고요. 그리고 우린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당신은 내가 힘을 되찾은 것을 볼 수 있어요. 더 이상 희생자가 아니라 생존자”라고 말한 뒤 “과거 그렇게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를 입은 우리 여자들이 지금은 강력한 군대가 됐고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란 점을 이제 깨닫겠지요”라고 했다. 위버는 “올림픽 훈련은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가장 어려운 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은 내가 래리 나사르의 희생자가 되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위버는 14살 때 처음 추행을 당했으며 앞으로는 대표팀 훈련 장소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미국체조협회가 전날 공표한 텍사스주 훈련 캠프에 수시로 출입할 수 있었던 나사르가 때로는 호텔 침실에까지 혼자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미국체조협회와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을 법정에서 지켜본 영국 BBC의 라지니 바이댜나탄 기자는 “나흘 동안 젊은 여성들이 자신을 올려다보며 귀 기울이는 가해자와 정면으로 마주 선 채 끔찍한 기억을 털어놓고 있다”며 “티슈 상자가 모든 좌석에 넘쳐날 정도로 격렬한 감정이 끓어오르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 여성들은 한결같이 나사르를 종신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한때 믿고 의지했던 이 남자가 자신이 한 일과 정확히 대면할 것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점심까지 80명이 증언대에 섰고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겠다고 밝힌 피해 여성들이 100명이 넘는 점을 감안하며 피해 여성들의 증언은 다음주까지 이어져 22일에야 나사르에 대한 선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나사르는 이미 아동 포르노 소지 등의 혐의로 60년형을 복역 중인데 이번 재판에 임하는 검사들은 40년형을 추가 선고할 것을 바라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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