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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이 맛있대] 서울 잠원동 ‘삼호복집’

    [이집이 맛있대] 서울 잠원동 ‘삼호복집’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가 “먹고 죽을 만큼 맛있다.”고 극찬했다는 복어 요리. 죽음과 맞바꿀 만한 그 맛의 명성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복사시미는 캐비어, 푸아그라, 트뤼플(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4대 진미로 꼽힌다. 입동이 막 지난 지금이 바로 복어 철. 복어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잡히는 것이 가장 살이 많고 영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맛도 좋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복어 몸 안에 있는 독성이 점점 강해지기 때문에 찾는 이들도 줄어든다. 숙취 해소에 좋은 복지리, 담백하고 쫄깃한 복사시미, 고소한 복튀김, 얼큰한 복매운탕과 복찜…. 하나의 재료로 이렇게 여러가지 맛을 낼 수 있는 생선이 달리 또 있을까. 복은 생선의 맛과 육류의 깊은 맛을 아울러 지니고 있는 특별한 생선임에 틀림없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삼호복집은 2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복요리 전문점이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매스컴은 그리 타지 않은 ‘때묻지 않은’ 맛집이다. 이 곳에서 내놓는 복 종류는 참복, 까치복, 황복, 밀복(일명 고니복)등. 살아있는 복을 직접 잡아 요리하는 활어탕은 특히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복 고니 요리도 이 집의 자랑. 밀복 고니는 소금구이나 탕으로, 자연산 참복 고니는 날 것으로 먹으면 별미다. 복의 몸 가운데 유일하게 독이 없는 부위가 바로 고니라는 게 주방의 설명이다. 삼호복집의 맛의 비결은 흔히 다데기라 불리는 양념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집에서는 양념을 만들 때 서해안 천일염을 3일 동안 정갈하게 가라앉힌 뒤에 사용한다. 또 물은 알칼리성 생수만 쓴다. 때문에 잡맛이 없다. 강남권의 다른 복요리집보다 상대적으로 음식 값이 싼 것도 매력. 분위기는 편안하고 깔끔하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복요리사자격증까지 딴 삼호복집 대표 이승한(41)씨는 “최근 리모델링을 하면서 테이블 수를 오히려 3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며 쾌적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입구에 늘어선 도예작품들이 세련된 분위기를 더해 주는 이 집은 28년 동안 대대로 사용해온 냄비를 지금도 그대로 쓰는 등 ‘삼호 브랜드’를 고수하고 있다. 글 사진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방방곡곡 팡팡축제] 제5회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

    [방방곡곡 팡팡축제] 제5회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

    ‘푸른섬, 쪽빛 바다, 오색 국화와의 만남’ ‘제 5회 마산 가고파 국화축제’(www.gagopa.org)가 오는 26일부터 11월3일까지 9일 동안 경남 마산시 돌섬(가고파랜드)에서 열린다. 마산은 안개가 적고 일조량이 풍부해 국화재배에 적합한 토질과 기후조건을 갖춘 곳. 꽃 색깔이 선명하고 신선도가 뛰어난 최고 품질의 국화 재배지다.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핀 수십만포기의 국화가 ‘꽃섬’을 만들어낸다. 26일 전야제로 시작되는 축제에는 관상·취미국 품평과 분재 작품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국화작품 전시를 비롯해 각종 문화·체험행사들이 마련됐다. 체험행사로는 국화 OX퀴즈와 전통놀이체험, 한지공예, 소망등 달기, 떡메치기 등이 있으며, 어울마당에서는 국화여왕선발대회, 시낭송회, 국악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볼거리로는 학의 정기가 서린 무학산과 1000여개의 팔용산 돌탑, 의림사계곡, 마산항 야경 등 마산 9경이 있다. 먹을거리로는 아귀찜과 복어, 장어구이 등이 유명하다. ●가는 길:승용차로는 남해고속도로 동마산 IC나 서마산 IC에서 빠져 마산연안여객터미널(돌섬터미널)로 오면 된다. 비행기로는 김해공항에 내려 공항리무진 버스를 타면 된다. 기차는 마산역, 버스는 합성동터미널이나 남부터미널에 내려 마산연안여객터미널행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마산가고파국화축제위원회 (055)240-2271.
  • 정수기·화장품·동물의약품도 비교광고 허용

    앞으로는 ‘비교광고’가 모든 업종에 허용된다. 화장품이나 정수기의 비교는 물론 복어와 장어 등 음식의 효능·효과를 표시한 문구를 음식점에 내걸 수 있다. 국무조정실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표시·광고규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 세부시행계획을 확정한 뒤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10년간 생선회 논문만 31편 부경대 조영제 교수

    10년간 생선회 논문만 31편 부경대 조영제 교수

    “갓 잡은 활어회와 저온에서 숙성시킨 생선회 중 어느 것이 육질이 더 쫄깃합니까?”(횟집 창업을 준비 중인 50대),“비올 때 생선회를 먹어도 됩니까?”(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40대 횟집 여주인)“저온에서 숙성시킨 생선회(일명 싱싱회)가 육질이 더 단단해서 씹히는 맛이 좋습니다. 비올 때 생선회를 먹어도 됩니다.”(부경대 수산과학대학 식품공학과 조영제 교수)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와중인 5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부경대 수산과학대학관 생선회 전문가 과정 강의실. 무스를 바른 20대 청년과 머리가 희끗희끗한 40∼50대 중년층, 횟집 여주인 등 40여명의 수강생들은 조 교수의 입이 열릴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진지한 모습으로 수업을 경청했다. 조 교수가 생선회와 관련된 잘못된 상식을 하나하나 집어나가자 수강생들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화답한다. ●평생교육원서 ‘회전문가 과정´ 강의 세 시간의 강의가 끝날 때쯤 되자 조 교수는 “생선회에 대해 왜곡된 부분이 적지 않다. 여러분들이 이같이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잡고 생선회 식문화의 첨병이 돼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생선회 식(食)문화’ 확립에 앞장서고 있는 조 교수는 ‘생선회 박사’로 더욱 유명하다. 얼마 전 기말고사가 끝나고 여름방학에 들어간 캠퍼스이지만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매일 연구실에 나오고 있다.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선회 전문가 과정’이 며칠 전에 개강돼 강의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자연산 활어와 양식 활어를 수족관에 넣어 놓았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연구하다 보니 자리를 비울 수가 없습니다.” 올바른 생선회 식문화 보급을 위해 5년 전인 지난 2000년 개설된 생선회 전문가 과정은 생선회 관련 업종 종사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수료생만도 500명이 넘는다.‘생선회 전문가 과정’은 부산지역의 웬만한 횟집 및 일식집의 사장과 주방장들은 다 거쳐갔다. 부산을 비롯, 울산, 경남, 대구는 물론 멀리 대전과 강원 등지에서도 강의를 들으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어·고등어는 두껍게 복어·넙치는 얇게 조 교수는 생선회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에서부터 생선회의 물리적·화학적 특성, 생선회의 맛 향상법 등 요리사들이 꼭 알아야 할 실무용 이론과생선 육질에 따라 써는 방법을 달리하는 기술적인 분야 등에 대해 강의를 한다. 그는 “육질이 부드러운 방어·고등어 등의 고기는 두껍게 썰고, 복어나 넙치처럼 육질이 단단한 생선은 ‘나비가 날아가듯’ 얇게 썰어야 제맛이 난다.”고 귀띔했다. 경남 진영에서 태어난 조 교수는 초등학교 때 꽤나 공부를 잘한 학생이었다. 그는 마산의 명문인 마산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수산대학(현 부경대)을 선택하게 된다. 국립인 수산대학은 학비가 비교적 저렴할 뿐 아니라 당시 원양어업 등 수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수재들의 지원이 잇따르는 등 인기가 매우 높았다. 전공으로 식품공학을 선택한 조 교수는 모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일본 홋카이도대학으로 유학,1985년 생선회의 근육단백질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에 돌아와 모교 강단에 섰다. 원래 수산가공식품 분야의 연구를 하던 그는 생선회에 대한 국내 연구가 거의 없는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생선회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1990년 저온 숙성한 생선회의 육질이 더 쫄깃하고 맛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갓 잡아서 회를 쳤을 때보다 잡은 후 5∼10시간 뒤가 가장 쫄깃하고 섭씨 0∼5도에서 저온 저장하면 육질이 더 좋아졌다는 것. 또 영하 12도 용액에 생선을 담가두면 비브리오 패혈증균 등 살균은 물론 육질도 향상되는 점 등도 밝혀냈다. 이같은 결과가 매스컴에 보도되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10여년 뒤 그는 생선회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권위자로 우뚝 서게 된다. 그동안 생선회와 관련한 연구 논문이 31편에 달한다. 또 박사 3명과 석사 8명이 조 교수의 지도 아래 생선회 관련 학위를 받았다. 교수는 이후 ‘즉살(卽殺) 활어의 저온저장에 의한 육질향상’ ‘전기자극을 이용한 생선회 육질향상’ ‘냉각해수를 이용한 활어의 대량수송법’ ‘생선회 육질향상기’ 등의 기술을 개발, 모두 특허를 취득했다. 그는 생선회 육질 연구에 그치지 않고 생선회를 잡아 저온 저장해 일정한 시간 뒤에 먹는 선어회를 순수 우리말인 ‘싱싱회’로 이름 짓고 싱싱회 보급 운동에 나서고 있다. 그는 “활어회와 비교할 때 싱싱회가 육질의 단단함이 뛰어나며, 혀로 느끼는 맛도 10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2003년 1월에는 올바른 생선회 문화 보급을 위해 사단법인 한국생선회협회를 설립했다. 생선회협회에는 이 대학 연구과정을 수료한 횟집 주인들이 참여하고 있고 그는 초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외식산업의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생선회이지만 변변한 정규 교육기관 하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우리말 용어 보급·표준화 작업 조 교수는 또 일본어가 판을 치는 생선 용어에 대한 정리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생선회 관련 일본말 16개를 우리 말로 고친 포스터 3000장을 만들어 부산과 경남지역 횟집 등에 배포했으며, 생선회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3군 법정전염병에서 제외시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육류는 1인분이 g단위로 계량화돼 있지만 생선회는 그렇지 않다.”면서 “생선회 1인분과 양념장 등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표준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생선회의 식문화 발전 등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4월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저서로는 ‘생선회 100배 즐기기’ ‘생선회가 웰빙이다’ 등이 있다. 조 교수는 “일본이 초밥을 세계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우리 생선회도 국제화 및 브랜드화해서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5%의 자부심’ 서울토박이

    ‘5%의 자부심’ 서울토박이

    “낚싯대가 따로 없어 나무막대 끝에 끈 매달아 쇠로 만든 낚싯바늘을 묶었어. 반세기 전만 해도 청계천에서 가물치도 건져올렸지, 아∼암.” 청계천 쪽인 서울 중구 장교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순형(69·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전 서울의대 학장은 청계천 얘기가 나오자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이렇게 지난 날을 돌아봤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부회장인 그는 할아버지 세대 이전부터 서울에만 살아온 그야말로 진짜 토박이다. 뿐만 아니라 1960년 신도시로 개발됐던 불광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청계천 근처에만 살아온 ‘청계천 토박이’이니 청계천 복원공사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눈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처음만나 사랑맺은, 내 고향 서울은 아름답고 건강한 도시 ‘눈 뜨고도 코 베어간다.’는 곳이기도 하지만, 서울은 회원들에게 가슴 뭉클한 그 무엇을 안겨주는, 어머니 품속과 같은 고향인 것이다. 이 속담 아닌 속담도 “600여년 전부터 타향에서 몰려든 8도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고향을 지키려는 방어의식으로 생긴 얌체짓 탓”이라고 회원들은 그럴 듯한 해석을 내놓는다. 역시 서울토박이인 강동구 김종구(58) 기획재정국장은 “어릴 적 한강에서는 뜰채로 참복어도 엄청 많이 걸려 올라왔다.”면서 “그 맛이 요즈음 말로 짱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국장은 “이따금씩 강물 위로 시체가 떠내려왔는데, 미군부대 꿀꿀이죽이나 기껏해야 수제비국으로 연명했을 정도로 너무나 가난했던 시절에 생긴 변고였다.”며 사연을 들려줬다. “불그런 색깔을 띤 복어 알이 둥둥 떠내려오면 가뜩이나 굶주린 눈에 얼마나 먹음직스러웠는지 모른다.”면서 “복어 알인 줄 꿈에도 모르고 뜰채로 덥석 건져올려 먹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것”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 고향은 지금 국립현충원이 있는 자리인데 현충원 분수대 쪽은 당시 콩밭이었다.”면서 “50년 전만 해도 50가구 남짓 모여 살았다.”고 덧붙였다. 동작동 248번지라는 사실도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고향에 대한 흔적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 한강으로 다이빙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필 바위에 닿는 바람에 생긴 상처라고 왼쪽 다리를 보여줬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임기완(65) 상임부회장은 “7대째 210여년이나 서울에만 살고 있다.”면서 “현재의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터가 바로 선조들이 처음으로 둥지를 튼 고향마을이었다.”고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소개했다. 사도세자 생모인 영빈 이씨의 무덤도 이 자리에 있었는데, 참봉(종9품·무덤 관리자) 벼슬을 지낸 증조부 이래 1969년 세브란스병원이 증축될 무렵 무덤을 다른 곳으로 옮겨갔으나 비석은 아직 백양로에 남았다고 집안 내력을 보탰다. ●“서울을 노래하자.”…판박이 활동 벗어나 야심찬 회원 배가운동 임 부회장은 “토박이 모임은 인증서까지 주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현재 ‘선조가 1930년 이전부터 현 서울시 행정구역내에 정착한 시민으로, 서울시 행정구역 안에서 계속 주거해온 사람과 신청 1세대의 자손’이라는 가입자격 규정을 뒀다. 현재 인증받은 사람은 2500여가구에 1만여명. 3대 이상 거주자 5만가구 20만명으로 늘리는 게 1차 목표다. 어느 시민은 최근 “제가 충북에서 태어난 것으로 돼 있으나 출생 1년 전후로 서울에 올라와 할머니, 아버지와 40년 가까이 살았는데 토박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해왔다. 서울토박이 중앙회는 가입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신청서 1부와 부친, 또는 조부의 재적등본 1부(자치구 발행), 반명함판 사진 2매를 내면 심사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란, 서울을 고향으로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슬로건처럼 젊은이들도 많이 들어와 서울 가꾸기에 동참할 것을 바라고 있다. 서울을 아끼는 만큼이나 수도이전 등 삶의 구조를 크게 바꿔놓을 사안에는 어느 모임에 못잖게 똘똘 뭉친다. “모이자, 서울광장으로…. 깨자, 우리 고향을 깨려는 검은 무리들….” 지난해 6월 29일 수도이전반대 범시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토박이들은 이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중앙회는 수도이전 반대 성명서까지 냈다. 최근 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 발표 때 한 회원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는데도 혈세 10조원 이상을 들여 서울을 여기저기 분산시키려 한다.”면서 “12부,4처,3청을 옮긴다는데 토박이들이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중앙회에는 초등학생부터 90세가 넘은 장성기(95·성북구 정릉2동)옹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가입해 있다. 중앙회 산하에는 중랑·서대문·강북·송파·관악·중구지회가 따로 짜여졌다. 이 부회장은 “전해 내려오는 선조들 말씀에 따르면 족보가 불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최소한 10대까지는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되뇌었다.“한국전쟁이 끝나고 몇해 뒤인 1950년대 중반에만 해도 지금의 수색 근처에 조상들의 묘가 위로 10대까지 있었다.”고 했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02)2274-3291.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3대이상 거주해야 ‘성골’ 대접 3대째 내리 서울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는 100명 중 5명 정도로 추산된다. 또 서울에서 태어난 시민 가운데 31%는 서울을 고향으로 여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 가운데 조부모 세대부터 서울에서 살아온 서울토박이는 2004년 말 현재 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말 조사된 6.5%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시정연은 시내 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4년 서울 서베이’ 결과 시민들 가운데 63.9%가 본인 세대부터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부모 세대부터 거주한 비율은 30.9%로 나타났다.2003년 본인 세대부터 57.2%, 부모 세대부터 33.6%와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토박이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전년과 같이 종로구(8.1%)로 나타났다. 원남동, 안국동, 궁동, 청운동, 삼청동 등 비교적 전통적인 가옥구조를 보이는 탓도 있다. 반면 서울토박이가 가장 적은 곳은 광진구(2.8%)로 조사됐다. 서울시민 전체에서 서울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67%, 고향으로 생각하지 않는 시민은 33%였다. 서울시민 고향인식도는 2003년도 63%보다 상승한 수치다. 서울을 고향으로 여기는 비율을 권역별로 보면 도심권(종로·용산·중구)이 75.9%로 가장 높았다. 자치구별로는 용산 81.6%, 광진 77.2%, 중구 75.4%, 강동 72.4%, 동대문 70.9%, 성북 70.5%였다. 반면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 지역인 도봉구(58.4%)와 금천구(59.6%)는 매우 낮아 정체성 확립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원조토박이들이 말하는 서울사람 “우리 토박이들을 업신여기니 청계천 사고가 일어나지….” 18일 서울 중구 수표동 56의 17 청계천 3가 골목길에 자리한 건물 4층 서울토박이 중앙회 사무실에서 만난 자칭 ‘4대문 원조 토박이’ 10명은 고향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참된 서울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은데 끼워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사뭇 배어 나왔다. “프랑스에선 파리지앵, 일본에서는 에도코(江戶)라고 불리는 수도의 토박이들이 있습니다. 이들 도시에서는 도심 건물을 헐 때나 나무 한 그루를 잘라낼 때도 토박이들과 의논합니다.” “서울시가 서울만의 문화를 보존한다, 수도를 지킨다느니 하면서 토박이들에겐 관심도 없는데, 일을 잘못하면 우리가 나서서 혼쭐을 내야 합니다.” 이날 모임에는 회장단 13명 가운데 일정이 겹친 3명을 빼고 모두 찾아와 모처럼 얘기꽃을 피웠다. “그런데, 전통음식 등 서울문화를 들먹거리면서도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몰라도 정작 대대로 살아온 우리들 말은 듣지도 않고 활약하는 단체도 더러 눈에 띄더라고요, 참….” 각 지방 사람들의 성격이 식습관에서 유래한다며 음식 얘기로 돌아갔다. 서울 사람들은 맵고 짠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이는 음식을 만들 때 실고추를 위에 얹는 관습에 잘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고춧가루 쓰는 일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타난 성격이 악착같지 않다는 점이다. 원래 살던 고향이라고 당연히 여기다 보니 아등바등 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고의구(71) 부회장은 “내 분수만큼만 행세하지, 절대 남의 것은 쳐다보지 않는 성격”이라면서 “서울 깍쟁이라는 말도 남들에게 불필요하게 손을 벌리지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면 주지도 않는 성격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사람들이 자존심 강하기로 치면 어느 정도냐 하면 말이지.‘맹추’라는 소리를 들었지. 예를 들어 일본인들이 광복 뒤 헐값에 처분하거나 버리고 도망간 집이 많았는데, 셋방에서 버틸지언정 들어가 살지는 않았어.” 그는 서울사람 대신 발빠른 외지인들이 집을 차지해 내로라하는 부자로 성장한 사례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나서려고 하지 않는 특유의 성격 때문에, 가뭄에 콩 나듯 하는 부자 가운데서도 섣불리 모임에 나타나지 않으려고 한다.”는 하소연도 쏟아졌다.“다른 향우회에서는 서로 나서지 못해 안달인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오후 2시 시작해 6시까지 이어진 이날 자리에서 그들은 서울토박이로서의 자랑 아닌 자랑도 늘어놓았다. “산업화 물결로 갑자기 서울 인구가 엄청 늘면서 누구나 사투리를 쓰지 않으면 서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서울 사투리도 있어서 누가 토박이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했걸랑요’ 등 ‘요’로 끝나는 말을 많이 쓴단다.‘다’로 마치는 말과 달리 여성스러운 말투여서 다른 지방 사람들로부터 ‘간지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웃었다. 중앙회 출범 10주년이던 지난해 11월에는 효재학교 동창인 이원임(여), 이상용, 박영한(이상 81) 회원들이 70여년 만에 우연히 한 자리에 모여 추억을 되새기는 뜻 깊은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토박이 모임을 만든 덕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흑석동 연못시장

    [뒷골목 맛세상] 흑석동 연못시장

    ●20여년전 미당 선생의 추억 아련 1980년대 5월 무렵이었다. 소위 ‘80년의 봄’으로 불리던 그때 나는 복학생 신분이 되어 뒤늦은 나이에 마지막 남은 학기를 채우려고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학교를 다니던 중이었다. 오후를 갓 넘긴 시각에 대학교 정문에서 시인인 미당(未堂) 서정주 선생을 우연히 조우하게 되었다. 나는 학교에서 내려오고 선생은 이제 막 학교로 올라가면서 서로 엇갈리는 식이었다. 미당 선생은 내가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어어, 하고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더니 가방을 들지 않은 한 손으로 덥석 내 손을 잡았다. “자네, 잘 만났네.” 내가 무슨 일인가 싶어 작은 눈을 크게 뜨자 미당 선생이 말을 이었다. “자네, 지금 바쁜가?” “아니,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그러면 잘 됐네. 자네 여기서 오분만 기다려 줄 수 있겠나?” “예, 그러지요.” “딱 오분일세. 내 얼른 학교에 올라가서 휴강하고 옴세.” 미당 선생은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사라져갔다. 나는 도대체 선생에게 무슨 황급한 일이라도 생긴 것이랴 싶어 얼마간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생은 10분이 채 못 되어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아직도 헐떡이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나에게 물었다. “자네, 여기 연못시장에 대해 잘 안다면서?” “예, 알기야 압니다만….” 무슨 뜬금없는 연못시장인가 싶어 내가 말꼬리를 흐리자, 미당 선생은 다시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잘 됐네, 자, 연못시장에 가보세.” “아니, 이런 벌건 대낮에요?” 미당 선생은 얼굴 전체에 주름이 지도록 특유의 너털웃음을 활짝 터뜨렸다. “와하핫, 이 사람아, 자네하고 나 사이에 술 마시며 노는 자리에서 어디 낮밤을 따진 적이 있었던가?” 하기는, 얼마든지 맞는 말이었다. 미당 선생은 일찍이 내가 1960년대 미아리에 있던 서라벌예술대학에 다닐 무렵부터 시를 배운 스승이기도 하였는데, 돌이켜 보면, 바로 1학년에 갓 입학한 신입생 때부터 우연찮게 선생과 술자리를 어울리기 시작하여 2학년이 되어 군에 입대할 때까지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술자리를 함께 했던 터였다. 주로 길음시장 안에 있는 소위 니나노집이라고 부르는 막걸리집을 드나들었는데,30,40대의 나이든 여인들이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흘러간 유행가도 불러주고, 입에 안주도 넣어주는 집이었다. 그런 집에서 어쩌다 내가 술집여자의 가슴에 손이라도 넣거나 아니면 입이라도 맞추고 있노라면 미당 선생은 대번에 쯧쯧, 혀를 찼다. “어허, 쯧쯧, 스승도는 되는데 제자도가 안되구먼 그랴.” 미당 선생은 고작해야 옆에 앉은 술집여자의 손이나 조물거리고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혀를 차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나를 귀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미당 선생과 나 사이에 이따금 이시영 시인이 합석을 하고는 했는데, 이시영보다는 일찍부터 되바라진 장돌뱅이 악동 출신으로 니나노집 문화에 호가 난 나를 선생은 더 귀여워해주었다. “자네를 보면 말이야, 꼭 젊은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거든.” 미당 선생은 어쩌면 나의 되바라진 장돌뱅이 악동 모습에서 선생의 대표시이기도 한 ‘자화상’의 한 구절을 돌이키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스물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하드라/어떤이는 내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가고/어떤이는 내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찰란히 티워오는 어느아침에도/이마우에 언친 시(詩)의 이슬에는/방울의 피가 언제나 서꺼있어/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느러트린/병든 숫개마냥 헐덕어리며 나는 왔다.’ 선생은 내가 위악적으로 놀면 놀수록 그런 내 모습에서 젊어서 힘든 시절의 선생의 시의 이마를 적셔내리는 몇 방울의 피를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각설하고, 중대부속고등학교 교정에서 새어나오는 라일락 향기가 나른한 봄날 오후의 흑석동 길을 걸어, 이제는 일흔에 가까운 나이가 된 선생과 서른을 훌쩍 넘긴 제자가 다시 한번 위악적인 악동이 되기 위하여 연못시장을 찾았다. 연못시장이란 흑석동 시장과 배수장 사이에 있는 술집거리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길음시장 안의 니나노집과는 달리 비교적 젊은 여자들이 술도 팔고 노래도 하는 곳이었다. ●외로움과 눈부심을 알게 했던 연못시장 연못시장은 시쳇말로 집창촌처럼 드러내놓고 몸을 파는 식은 아니었지만, 술집 아가씨들과 서로 눈만 잘 마주치면 얼마든지 하룻밤의 연애도 가능한 곳이었다. 대학시절의 한때 나는 퇴폐주의나 탐미주의에 깊이 빠져 아예 그런 연못시장 안에 있는 개선여인숙의 3층에 월세로 방을 빌려 산 적이 있어서, 술집 아가씨들과는 손님의 관계를 떠나서 옆집 오빠처럼 누구와도 친한 사이이기도 했었다. 연못시장 안의 목포집이라는 곳에서 옆에 아가씨들을 끼고 앉자, 미당 선생은 단숨에 술 한 잔을 넘기고 나서 지그시 눈을 감더니 참으로 행복한 표정이 되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내 남은 생애를 불쌍히 여기셔서 오늘 자네를 나한테 보내주셨네.” 미당 선생의 한 마디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가슴 한 곳이 찌르르, 아파왔다. 모르기는 해도 나는 그때 처음으로, 나이가 들면 찾아온다는 저 깊은 외로움과 눈부심을 함께 보았을 것이었다. 미당 선생은 그렇듯 외로움과 눈부심이 함께 깃든 표정으로 나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자 드세나. 더군다나 지금은 봄이 아닌가,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봄이란 말일세.” 내가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봄’이란 말에 감탄을 하자, 미당 선생은 와하핫,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사연이 있거든. 동리 있잖은가, 왜, 자네 소설 스승 동리말이야. 그 동리가 아직 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원래 시를 썼었거든. 시인이 되겠다고 말일세. 그런 어느 날 동리가 나를 찾아와서 시를 썼다면서 외우지 않겠나. 그래서 들어보니 과연 좋더라고. 벙어리도 꽃이 피면 운다니 얼마나 좋나. 암, 꽃이 피면 벙어리도 마땅히 울어야지, 내가 탄복을 해서 몇 번이고 그 구절을 암송하자, 자세히 듣던 동리가 손을 휘휘 내젓는 걸세. 그게 아이라, 그게 아이라, 벙어리도 꽃이 피면이 아이라 꼬집히면 인기라. 벙어리도 꼬집히면 운다, 알고 보니 꽃이 피면이 아니라 꼬집히면이었던 게야. 그래서 동리에게 내 당장에 시를 집어 치우라고 호통을 쳤지. 동리가 마침내 유명한 소설가가 된 데는 내 덕도 있을 걸세.” ●시장대신 푸짐한 먹자골목이 김동리 선생의 ‘꼬집히면’을 흉보던 그때부터 다시 훌쩍 스물 몇 해가 흘러가버린 지금 미당 선생은 물론 김동리 선생마저 세상을 달리 하여 먼 곳으로 떠났고, 연못시장 또한 술집거리의 기능이 아예 폐쇄된 채 빈민가가 되어 재개발을 기다리는 운명이 되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찾은 연못시장 어디에도 이제는 저녁마다 화려한 한복을 떨쳐입고서 목청껏 흘러간 유행가를 불러대던 꽃다운 아가씨들은 자취도 없고, 죽음 같은 적막만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바로 그런 적막 속에서 얼핏 미당 선생의 쯧쯧, 혀를 차는 소리를 들었다. “이 사람아, 쯧쯧, 더 이상 뭘 찾겠다고 아직도 연못시장을 헤매나?” 연못시장은 사라졌지만, 대신에 연못시장 주변으로는 서민들의 땀내가 물씬 풍겨나는 맛집들이 먹자골목을 이루며 처마를 맞대고 이어져 흑석동시장까지 뻗어 있다. 생고기집, 돼지갈비집, 횟집, 풍천장어집, 떡볶이집, 라면집, 치킨집, 모둠전집, 순대집…. 엉터리생고기(02-814-3376)는 동작대로의 흑석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흑석동 시장으로 가는 골목 안에 있는 생고기전문집이다. 엉터리생고기는 정육점과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삼십대 초반의 잘생긴 젊은이가 주인이다. 중고등학교 때 날렸던 씨름선수 출신인 하윤철씨는 역시 씨름선수 출신인 친구 박영준씨와 함께 사이좋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고기의 질이며 양은 대한민국의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런 자부심은 일찍이 독산동 도매시장에서 83호점을 운영하던 하윤철씨의 어머니 김정순씨로부터 이어받은 것이기도 하다. ●고기맛 보려면 족히 1시간은 기다려야 엉터리생고기는 저녁 무렵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일도 예사인데, 그렇듯 손님이 몰리는 데는 무엇보다도 푸짐하면서도 싱싱한 생고기에 이유가 있다. 돼지고기의 경우에는 암퇘지만을 사용하는데, 그이는 고기의 깊은 맛을 알려면 반드시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먹을 것을 강변한다. 뭔가 고기에 양념을 하거나 와인 따위로 숙성을 하는 식은 고기 자체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엉터리생고기는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소고기 또한 특수 부위가 전문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생항정살, 생갈매기살, 생오겹살, 생삼겹살, 생목삼겹살, 돼지등심의 끝부분에서만 나오는 가브리살 등이 1인분 300g에 7000원인데 세 명이서 2인분만 시켜도 충분할 만큼 양이 풍성하다. 돼지 한 마리라는 돼지고기 모둠에는 위에 나오는 여러 부위가 다 들어 있는데,1㎏에 2만원으로 4,5인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소고기의 경우 갈비에서 뼈를 추려낸 갈비본살이 1인분 300g에 1만 3000원, 안창살, 토시살, 차돌박이, 등심, 육회 등이 1만 5000원에다가 보리소 한 마리라는 소고기 모둠에는 역시 여러 부위를 모아서 1㎏에 4만원인데, 이 또한 4,5인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생고기를 불판에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낸 다음 참기름에 적셔 파무침을 얹어 마늘을 더해 상추며 깻잎에 싸먹는데, 생고기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그야말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나는 느낌이다. 불판의 중심에 올려놓게 되어 있는 된장찌개는 손님이 원하는 한 얼마든지 무료로 리필이 가능하다. 동작대로에서 흑석동 중앙대학교 병원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부산오뎅(02-821-1159)이라는 작은 규모의 일본식 선술집이 있다. 중년답지 않게 앳되어 보이는 오경자씨가 주인인데, 언젠가 일본에 갔다가 불과 서너 명이 들어서면 꽉 찰 것 같은 선술집의 작고 아담한 규모에 매력을 느껴 마침내 일본식 선술집을 차린 것으로, 밀창문을 들어서는 순간, 아아, 여기에 미당 선생이 함께 있다면 하는 뜻밖의 아쉬움이 들었던 곳이다. 미당 선생이라면 분명히 신명이 나서 나에게 일본술을 마시는 여러 가지 복고조의 방법들을 일러주었을 터이다. “이 히레소주란 건 말씀이야, 일본말로는 히레사케라고 하지. 소주를 한소끔 가볍게 끓여내어 복어 지느러미를 넣고 이번에는 라이터로 불을 붙여 잠깐 알코올의 나쁜 기운을 걷어내는데 말씀이야, 정종대폿잔에 가득 부어 훌훌 마시면, 아랫배에서부터 차츰 따뜻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간다 이 말씀이야. 추운 겨울에는 언몸을 녹이는 데 최고거든. 어디 몸뿐이겠는가? 허방이라도 짚듯 자꾸 마음이 허전한 이들한테도 최고지.” 부산오뎅이 더 반가운 것은 히레소주가 정종대폿잔으로 한 잔에 2500원이라는 사실이다. 강남이나 명동 같은 여느 번화가 거리의 오뎅집이 똑같은 잔에 8000원인 데 비하면, 이게 무슨 횡재냐 싶게 거의 공짜 같은 기분이 된다. 게다가 탁자에서 모락모락 김을 내고 있는 유부, 맛살, 곤약 등 10가지 오뎅들은 한 꼬치에 1000원이어서 히레소주나 히레정종의 안주 삼아 하염없이 먹어도 값이 몇 천원밖에 되지 않는다. 술 종류는 이밖에도 정종대포, 냉정종 등의 일본술 외에도 소주나 청하, 천국, 백세주며 맥주 같은 우리 술도 다양하게 있다. 안주 또한 오뎅 이외에도 오징어데침, 고등어구이, 열빙어구이, 계란찜, 번데기, 은행구이 등이 있는데, 각각 7000원이다. ■ 15일자부터…새 연재 ‘서울이야기’ 지난해 9월부터 연재돼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송기원의 뒷골목 맛세상이 8일자로 막을 내립니다. 맛깔스러운 음식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구수하게 풀어낸 송기원 선생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15일자부터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진이 전하는 ‘서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서울 이야기는 서울의 숲과 강, 애완동물과 이웃, 시민에게 다가가는 화장실 문화 등 서울에 관한 다양한 토픽을 소개합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산하기관 탐방] 수산물품질검사원

    [산하기관 탐방] 수산물품질검사원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은 불량 수산물 수입 차단, 수출 수산물 품질향상과 원산지 표시 등을 감시·감독하는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이다. 또 수산물이나 수산가공품의 품질인증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고, 수산물 대외경쟁력을 강화하는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수산물품질검사원의 위치와 기능에 대해 아는 일반인은 드물지만 검사원의 13개 산하 지원중 한 곳인 인천지원이 지난 2002년 중국산 수입꽃게에서 납덩이를 적발해 낸 ‘납꽃게’ 사건은 전국민적인 관심을 모았었다. ‘납꽃게’ 사건에서 보듯 검사원의 첫째 기능은 검사와 검역이다. 검사관들이 수출입 수산물의 서류검사와 관능검사(형태·색·선도·온도 등) 뿐 아니라 물리·화학·미생물학적 정밀검사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히스타민·포르말린 검출기인 ‘분광광도계’, 수산물 질병검사에 쓰이는 유전자증폭기, 수은·납·비소·구리 등 유해 중금속을 측정하는 원자흡광광도계 등 20여가지 첨단 정밀검사장비를 보유, 가동하고 있다. 검사원은 또 국내산 수산물의 위생관리를 위해 생산·저장 및 출하 후 거래되기 전 단계에서 중금속·항생물질 함유 여부나 식중독균·패류독·복어독 검사를 실시, 부적합의 경우 출하연기나 용도전환, 폐기조치를 취한다. 국산으로 둔갑하는 외국산 수산물 원산지표시, 유전자 변형 수산물의 유통관리와 정보 제공업무도 수행한다. 품질검사원 이상남 검사과장은 “지난해 중금속·세균·독소가 검출됐거나 물을 주입한 조기·낙지 등 410건 1016만 달러어치의 부적합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국내산 수산물 생산 감소와 수입 증가로 같은 기간 검사실적은 9만 5000여건에 이르러 2003년 8만건에 비해 20%나 증가했다. 고양 품질검사원 1층 로비는 톱날꽃게·목탁가오리·꺼끌복 등 희귀 수산동물과 국내산과 외래산 수산물을 비교 진열한 수백개의 박제를 전시한 유리 표본실로 꾸며져 있다. 특별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지만 학생들을 포함, 누구든 견학이 허용된다.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의 인터넷 홈페이지(www.nfpqis.go.kr)도 흥미롭게 꾸며져 둘러볼 만하다. 우리수산물 식별요령을 외국산과 대비해 영상으로 자세히 설명한다. 또 유사품종 구별, 수산물 요리 안내와 함께 수산물 방언집, 쇼핑몰도 갖췄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이번 주말엔 뭘 먹지]

    [이번 주말엔 뭘 먹지]

    ●밀레니엄 서울힐튼 일식당 겐지(317-3240)는 다음달 말까지 참복 요리 축제를 연다. 복어회·복어구이·복어튀김·복어껍질 초회 등으로 3만 2000원부터. 시인 소동파가 극찬한 복어는 단백질과 각종 무기질·비타민 등은 풍부한 반면 칼리로와 지방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서울프라자호텔 뷔페 프라자뷰(310-7898)는 다음달부터 몸에 좋은 건강 식재료 10가지로 구성된 웰빙 푸드를 마련한다. 연어구이·토마토와 통마늘 구이, 검정콩두부 카나페 등.3만 8000원부터. ●패밀리 레스토랑 씨즐러(546-6996)는 다음달 말까지 거위간을 이용한 스테이크 메뉴(3만원)와 조가비 가장자리에 녹색을 띠는 홍합인 그린 머슬요리(2만 2000원)를 새롭게 선보인다.
  • [이집이 맛있대]부산 금정산 ‘이끼바우 참복’

    [이집이 맛있대]부산 금정산 ‘이끼바우 참복’

    살이 도톰하게 올라 포동포동한 살집,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드는 부드러운 감칠맛. 얼마나 맛이 좋았으면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그맛이 죽음과 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격찬했겠는가. 청산가리의 수십배보다 강한 독을 품고 있는 복어는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 최고의 맛을 낸다. 부산의 명산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이끼바우 참복’(주인 김종임)집은 복회, 복 샤브샤브, 복 불고기 등 복요리 전문점이다.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별장을 개조한 식당은 깔끔한 인테리어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이 집은 복어중의 복으로 치는 질좋은 최상급 참복(검자주복)만을 고집한다. 그러다 보니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미식가들로부터 그 명성이 입으로 전파되는 등 복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복어회는 지방질이 적고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며 담백한 단맛을 낸다. 두껍게 썰면 육질이 질겨 고유의 회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종잇장처럼 얇게 써는데, 요리사의 칼 솜씨에 따라 맛 차이가 난다. 복어회는 일반 생선회와 달리 24∼36시간 냉장고에서 숙성시켜야 제맛이 난다. 복요리 코스를 시키면 복에 대한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 입맛을 돋우는 샐러드와 전채, 복껍질회, 복회, 해물모듬, 복초회(복껍질 무침), 복튀김, 복불고기, 복냄비, 복초밥, 복죽 등이 나온다. 복회 한 점을 미나리에 돌돌 말아 유자 소스에 찍어 입에 넣자 향긋한 미나리향과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새콤달콤한 유자 소스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낸다. 복샤브샤브는 버섯, 청경채, 미나리, 쑥갓 등 각종 야채와 함께 펄펄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향긋한 참기름 소스에 찍어 먹는데 감칠 맛이 일품이다. 복뼈를 2시간 넘게 푹 고운 물에다 무, 대파, 다시마 등을 넣어 만든 육수 역시 시원하고 구수하기 이를 데 없다. 주인 김씨는 “산지에서 직송해온 살아 숨쉬는 활복과 활아귀와 함께 지하 200m의 암반수를 사용해 정갈한 맛을 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3)‘마산아구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3)‘마산아구찜’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겨울 기운이 느껴진다. 술꾼들은 퇴근길에 소주잔을 걸치면서 화끈한 안주거리를 찾기 마련이다. 여기에 아귀찜이 제격이다. 점심식사나 가족 회식에서도 인기다. 시뻘건 아귀찜에 밥을 비벼 먹거나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 이 글의 방향을 짐작했겠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본디 아귀는 ‘비료’ 정도로나 썼던 바닷물고기다.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흰살 생선, 즉 조기나 명태, 민어 등을 선호했다.‘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듯’ 못생긴 해물은 기피했다.‘몬도카네’처럼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것 같지만 한국인들의 수산물관은 보수적이며, 선택과 집중을 선호하는 형식을 보여 왔다. ●못생긴 아귀 처음엔 안먹고 버려 뱀장어도 일본의 ‘우나기’에서 전이됐으며, 예전에는 별로 선호하지 않았다. 먹장어(꼼장어) 식용도 근래의 일. 복어도 독이 있어 다루기 까다롭다 하여 그대로 버렸다. 동해안 해장국의 별미인 토속어 ‘삼순이’도 아예 잡으려 들지 않았다. 남해안 어판장에 자주 등장하는 못생긴 물메기도 7∼8년 전까지는 잘 먹지 않다가 미용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갑자기 수요가 폭증했다. 아귀도 못생겼으니 당연히 먹지 않는 어류 반열에 속했다. 선술집에서 막걸리를 먹을 때면 덤으로 내주던 복국이나 아귀탕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은 아직도 아귀를 먹지 않아 전량 한국으로 수출한다는 점.‘아직’이란 단서에 유의할 것이, 김치의 매운맛에 길들여진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 서서히 아귀로 젓가락을 옮기는 이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개불도 징그럽다고 먹지 않다가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보면, 먹지 못하는 모든 해산물에 ‘아직’이란 단서를 붙여야 할 성싶다. 워낙 ‘원조타령’이 심한 사회이므로 아귀찜의 원조 역시 분간하기 어려우나 역시 마산이 아닐까. 마산 아귀찜과 군산 아귀찜이 쌍벽을 이루는 인상이지만 역시 원조는 마산 쪽이 맞는 것 같다. 마산에서는 아귀가 ‘아구’로 불린다.1980년대 초반부터 갑자기 매스컴을 타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제한적으로 잡히던 아귀 물량이 딸리자 2∼3미에 18만∼25만원을 호가했다. 그러다 중국 수입산이 쏟아지면서부터 가격이 안정을 찾게 됐다. 예전에는 서민, 정확히 말하면 하층민 음식이었다.1000∼2000원에 한 마리를 사서 무를 넣고 푹 끓여 온 식구가 배불리 먹었다. 겨울의 속풀이거나 빈속을 채워 주는 고기였다. 아귀찜이 마산에서 본격적으로 사회화되는 과정에는 한국전쟁이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아귀의 문화사적 배경이라고나 할까. 우선 마산이란 항구도시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도시전문가들이 입에 침을 튀기면서 설명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절반’의 진실만을 담보한다. 뉴욕대 역사사회학 교수인 리처드 세넷이 ‘육체의 경험으로 풀어본 도시의 역사’란 부제가 달린 ‘살과 돌’(flesh and stone)에서 언급하였듯, 코를 자극한 냄새는 무엇이며, 어디서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차려 입는지, 언제 목욕을 했는지, 그러한 ‘도시의 육체’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 항구도시들의 ‘육체’는 무엇일까. 역시나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먹을거리다. 우리는 도시와 음식의 기질론 혹은 풍토론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어디 가면 어느 집의 무엇이 맛이 있다.’라는 식의 음식점 순례기가 우리의 지적 수준이다. ●‘매운 음식’·‘화끈한 기질’ 궁합 맞아 아귀찜도 항구도시의 기질 풍토를 교묘하게 반영하고 있으니, 마산의 살아 있는 육체라고나 할까. 맵고 강력한 아귀찜같이 기질이 강한 음식은 음식궁합으로 볼 때 ‘태양’에 속한다. 마산이란 도시의 육체에서 아귀찜은 궁합이 대단히 잘 맞는다. 마산 자체가 한마디로 ‘화끈’한 곳이기 때문이다. 당대적 화끈함에 역사적 화끈함까지 가미돼 아귀찜 같은 먹을거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어느 항구치고 격동의 세월을 겪지 않은 곳이 있을까만 마산항은 변화 정도가 극심했다. 대충 손꼽아 보아도 몽골족이 주축인 원나라의 군사적 요충지, 왜구들의 주요 침입로, 임진왜란의 전투지, 개항장, 일본인 집단거류지, 미군 군수물자 하역항,4·19와 부마항쟁의 진원지,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공단 등 역사적 격변상만도 단숨에 세기 어려울 정도다. 규슈(九州)의 오랜 국제무역항 하카타(博多) 연안에는 장장 20㎞에 걸친 해안 성벽이 있다. 원나라의 침입에 대비해 가마쿠라 시대에 쌓았다고 하여 일명 원구방루(元寇防壘)라고 부르니, 그 진원지가 바로 마산이다. 세기의 대격돌이 마산에서 시작된 것이니, 역사적·운명적으로 태생부터 국제적이었다. 고려 충렬왕 때 4만 여원(麗元) 연합군이 일본 정벌에 나섰을 때 오늘의 마산인 합포를 출진기지로 삼았다. 규슈 북부 해안의 하카타만에 이르러 폭풍으로 말미암아 2회의 원정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때부터 합포가 남해를 아우르는 전략 요충지임이 내외에 알려졌다. 마산항의 본류인 마산포는 조용한 어촌만은 아니었다. 조선 후기에 마산창이 설치되면서 차츰 커지기 시작했다. 시장이 번성하면서 수산물 반입이 활발해져 동해 원산, 서해 강경과 더불어 3대 수산물 집산항으로 손꼽혔다. 만기요람 재용편에 경상도 정기시장으로 오로지 창원 마산장 하나만을 들고 있을 정도다. 조선시대 이후 일제시대를 거치는 동안 남해안의 거제도와 통영·고성 등에서 잡힌 어류는 대개 마산항에 모였다. 구한말에 벌써 이곳에 30여호의 객상이 즐비했으니 그 번창함을 알 수 있다. ●조선후기 3대 수산물 집산항 명성 1899년에 개항하면서 1905년부터 일본집단촌(속칭 지바촌)이 건설된다. 경찰서·재판소·형무소 등이 설치되고, 시가지는 혼마치(本町)·교마치(京町) 등 일본식으로 바뀌었다. 옛 사진을 보면 게다짝을 끌고 돌아다니는 일본인들이 많이 보인다. 일본식 집이 즐비하다. 미곡 적출항으로서 정미업, 조면업, 인쇄업, 조선, 철공, 제빙, 방적, 기타 제조업이 모두 성했다. 빼어난 자연적 기후조건과 양질의 쌀, 맑은 물이 주류와 장류에 적합해 일찍부터 양조산업이 시작됐으니, 마산의 명물 무학소주나 몽고간장 등이 여기에서 비롯됐다.1개 항구도시에 양조장이 20곳이나 되던 곳은 마산뿐이었다. 해방이 되자 이곳에 거주하던 6000여명의 일본인이 모두 돌아갔고 2만여명의 동포가 귀국했다. 이런 ‘인구교체’ 역시 마산의 독특한 변수가 됐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후방 병참기지였다. 소개령으로 시민들이 떠난 마산의 거리는 온통 카키색의 도시로 변해 있었다. 시가지가 온통 미군 일색이었고 마산 제1부두는 전쟁물자의 집산지였다. 한꺼번에 밀려온 피란민들로 전에 없던 특미가 생겨났다. 재래의 마산 특미라면 단연 ‘대구깡다구찜’과 ‘미더덕찜’이었다. 그물에 잡히면 재수없다는 속설 때문에 많은 아귀들이 구마산 선창가에 그대로 버려졌다. 그 아귀를 인근 농부들이 가져다가 비료로 사용했다. 이 천대받던 아귀가 피란민의 공짜 반찬거리로 변하면서 아귀를 말려서 각종 양념을 넣어만든 아귀찜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수입산이 아닌 자연산 아귀는 마산 근해에서 ‘고데구리’로 훑어온다. 해저 밑바닥을 기면서 사는 저서류라 불법 어획도구인 ‘고데구리’가 보편적으로 사용돼 왔고, 어찌 보면 맛있는 아귀를 다량으로 먹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마산 시내에는 아예 아귀찜 골목이 따로 있다. 아귀찜은 이곳에서 아귀찜집을 경영하는 김삼연(57)씨의 ‘초가할매집’에서 출발했다. 나이 스물에 시집와 38여년 동안 아귀찜만 만들었다.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기술을 이제 며느리에게 물려주었다. 애초에는 두 집이었다. 과거에는 아귀를 무쳐 조림으로만 팔았다. 말린 아귀가 너무 딱딱해 여기에 콩나물을 푸짐하게 넣고 조선된장을 풀어 담백한 맛을 살려내고 여기에 맵싸한 고춧가루·콩나물이 궁합을 이뤄 오늘의 마산아귀찜이 탄생했다. 마산에서 다량 소비되면서 전국의 아귀가 마산항으로 모여들었다.‘아귀는 무조건 마산에 가야지만 팔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내장을 걷어내고 씻어서 태양볕에 20여일을 꼬득꼬득 말린다. 이때 1년치를 갈무리하는데, 겨울에 말려야지 여름에는 벌레가 생길 뿐더러 냄새가 나서 말리기가 적당하지 않다. 크기도 중간짜리라야 건조도 잘되고 살집이 말랑말랑해 먹기 좋다. 아귀는 탕, 수육, 해물볶음, 불고기전골, 불갈비, 해물찜 등으로 속속 조리법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중심은 아귀찜. ●아귀 뱃속엔 온갖 생선이 가득 마산 어시장의 터줏대감 격인 권철주 보현수산 대표의 말을 빌리면 “아귀는 정말 ‘아귀’처럼 처먹는다.”뱃속을 따보면 온갖 생선이 수북하게 쏟아져 나온다. 이런 ‘속것’이 너무 많아 김삼연씨는 아예 ‘아귀속젓’을 개발하기도 했다. 갈치 전갱이 꽁치 오징어 장어 돔 도다리 등 아귀의 반을 차지하는 이 ‘속것’들을 버리기 아까워 그걸 모아 젓갈을 담근 것. 그는 “온갖 것이 다 들어 있으니 이 젓갈이 바로 동의보감”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마산 아귀찜은 국물이 걸쭉한 서울 것과는 맛도, 모양도 다르다. 잘 말린 아귀 냄새, 비린내를 없애는 조선된장, 통통하지 않게 기른 콩나물에다 태양초를 빻아 쓰되 매운 것과 덜 매운 것을 섞어 쓰며, 여기에 마산명물인 ‘진동 미더덕’을 곁다리로 넣어 마산 아귀의 오미(五味)를 이뤄낸다.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눈을 맞혀야 제 맛이 든다는 말을 듣자니, 진부령 황태가 여느 북어와 맛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이렇게 아귀찜 하나의 문화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데도 많은 지면이 필요하니, 우리 해산물 모두를 설명하자면 ‘천일야화’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는가.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6)꼼장어같은 생명력, 자갈치 아지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6)꼼장어같은 생명력, 자갈치 아지매

    ●바다서 나는 것은 없는 것이 없다 꼼장어가 꿈틀거린다. 파껍질을 벗겨내듯 훌러덩 가죽을 벗겨내자 시뻘건 속살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러나 꼼장어는 여전히 살아있다. 징그러운 생명력이다. 꼼장어만큼이나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시장판이 있다. 바로 부산의 자갈치다. 부산을 찾은 외지인이 자갈치를 건너뛰어 갔다면 부산에서 ‘헛것’만 보고간 셈이다. 광복과 전쟁, 격동의 도가니는 항도 부산에 자갈치라는 들끓는 용광로 하나를 탄생시켰다. 자갈이 많아 자갈치로 불린 이곳의 일제시대 지명은 남빈정. 옛 사진을 보니 해변에서 해수욕들을 즐기고 있다. 자갈치시장이 예전 파도에 닳아 예쁜 자갈이 넓게 깔린 청정해역이었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광복이 되자 일본 귀환 동포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이 자갈밭에 몰려들어 좌판을 놓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전쟁 때 팔도의 피란민들이 가세했다. 본디 자갈치는 남포동 영도다리 밑에 길게 늘어진 갯가의 부산 어패류처리장을 이르던 말이다. 이곳 가건물들을 철거,1974년에 재개장했으나 지난 85년 대화재로 모두 소실돼 이듬해 재개장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신동아어시장, 건어물시장, 노점 등을 모두 아우르게 됐다. 이곳은 다른 어시장과 다르다. 수산물에 관한 한 종합백과사전에 준하는 집합처이며, 역사적 뿌리와 양적 규모로 볼 때도 일본 도쿄의 쓰키지(築地)어시장과 더불어 가히 세계적 수준이다. 해마다 열리는 자갈치축제의 슬로건인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처럼 연신 손님을 불러대는 활기찬 목소리, 퍼덕이는 물고기로 엄청난 활력을 자랑하는 이만한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그 자갈치를 제대로 알자면 두말할 것 없이 ‘자갈치아지매’들부터 만나야 한다. ‘자갈치아지매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주순자(58)씨를 만났다. 아지매는 1970년 10월의 시린 새벽을 34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정확히 기억한다.‘반찬값이라도 벌려고’ 새벽에 자갈치시장에 나섰다. 좌판을 벌여놓고도 아는 사람을 만날까 두려워 고개를 숙이고 반년간 장사를 했다. 그러다 장사에 재미가 붙자 ‘안면몰수’하고 팔을 걷어붙였다. 젊은 새댁은 그렇게 서서히 자갈치아지매로 변신해 갔다.17년 전에 암으로 남편과 사별하고도 딸 셋에 아들 하나를 듬직하게 키워냈다. 무려 34년간 외길로 꼼장어 한 종류만 취급해 와 자갈치시장에서도 알아주는 ‘꼼장어박사’가 됐다. ●자갈치아지매 3000명 ‘부산의 힘’ “어패류조합이 있는 원래의 자갈치시장에만 우리 봉사단 회원이 300여명 있지요. 바깥까지 전부 치면 3000여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아지매’만 3000명이면 엄청난 숫자 아닌가. 부산의 힘은 ‘자갈치아지매’들에게서 나온다는 말이 낭설이 아니다. 이 아지매들은 전부 단일 품목만 장사한다. 전복, 갈치 등 세분화되어 전문화된 도매시장을 꾸리고 있어 자기 분야에 관한 한 모두가 ‘박사’들이다. 자정 무렵에 출근하거나 새벽4시에 출근하는 등 일과는 각자 일에 따라 다르게 돌아간다. 주씨는 20여년간 새벽 3∼4시에 출근, 밤 12시를 넘겨 집으로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고작 3∼4시간 자고 집에서 나와야 하는 고달픈 일인지라 새벽잠 자보는 게 소원이었다. 십여년전부터 ‘단호하게’ 출근 시간을 아침으로 정해 삶의 패턴을 바꾸었단다. 자갈치시장의 ‘백수’로 노닐다가 하루 아침에 대형 유통회사의 후계자가 된 ‘필승’의 인생역전을 그린 KBS드라마 ‘오 필승 봉순영’같은 이야기는 ‘자갈치아지매’들과는 사실 별 관계가 없다. 조반석죽(朝飯夕粥)으로 끼니를 때우며 엄동설한에도 길거리에 좌판을 벌여놓고 밤낮없이 일하는 아지매들에게 무슨 일확천금이 있겠는가. ‘올빼미’ 도시민들이 한창 잠에 취해 있을 꼭두새벽에 어판장의 불이 환하게 켜진다. 불법으로 잡는 ‘고데구리’배들도 슬며시 뱃머리를 들이밀고는 ‘서민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어획물들을 잔뜩 쏟아낸다. 공식 위판은 오전 6시. 동중국해 같은 먼 바다에서 들어오는 고등어선망(旋網) 어판이 가장 규모가 크다. 바다에서 나는 것은 모두 자갈치에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지금은 산지직송하지만 예전에는 일단 모든 어패류가 자갈치에 집결했다가 소비지로 나갔다. ●“연줄·돈줄 좋아야” 신용 떨어지면 ‘헛방’ 시장판을 거닐다 보면 스물쯤 되어보이는 젊은 층부터 팔순까지 아지매들의 층도 넓다. 그래도 주축은 30∼40대. 부모에게 장사터와 수완을 물려받은 이들이 절반을 넘는데, 타인들은 고된 장사 일을 배겨내질 못해 물려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단다. 수산물 거래란 ‘물고 들어오는 것’이라 판로, 물건공급 등에서 ‘연줄이 좋고 돈줄이 좋아야’ 한다. 이곳에서는 신용 떨어지면 ‘헛방’이다. 주문을 받으면 어떤 식으로든 구해 줘야 한다. 가게 임대료도 위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IMF 이후에는 자갈치 경기도 ‘영 아니다’고 한다. ‘꼼장어아지매’에게 청해 ‘꼼장어 특강’을 받았다. 전문 수산학자의 수준을 뛰어 넘는다. 자갈치의 명물인 꼼장어는 제주도 남쪽이나 일본 해역에 많다. 대마도 가까운 수심 80∼130m의 바다는 물론 멀리 도쿄만의 수심이 300여m나 되는 곳에도 있다.100여t급 어선이 출어하여 통발로 잡아 활어로 들여온다. 꼼장어는 먹장어, 입이 뾰족한 하모는 갯장어, 아나고는 붕장어, 뱀장어는 민물장어를 말한다. 꼼장어는 상어 가오리 홍어 등과 함께 하등동물인 연골어류로 분류한다. 반면에 붕장어, 갯장어, 뱀장어는 뼈가 있는 경골어류. 번식률이 낮고 자원관리도 잘 안된다. 펄에 살다가 다른 동물의 몸에 상처를 내서 살을 녹여 뜯어먹는 흡착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양식 뱀장어와 달리 양식 꼼장어는 없기 때문에 서서히 가격차가 좁혀져서 뱀장어 가격을 능가할 판이다. 꼼장어는 양념구이나 소금구이, 찜, 회로 먹는다. 꼼장어도 처음에는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그랬던 꼼장어가 부두노동자들이 피워놓은 화톳불에 집어던져 놨다가 꺼내 껍질을 벗겨 먹으면서 지금같은 먹을거리가 됐다. 일상적으로 먹기 시작한지는 10여년 전에 불과하다. 기장에는 유명한 ‘짚불꼼장어집’도 있어 지푸라기 태운 재로 꼼장어를 구워내고 있다. 일본인들은 ‘아나고’나 ‘하모’, 특히 ‘우나기’는 좋아하지만 꼼장어는 거의 먹지 않는다. 우리가 아귀찜 등으로 즐겨먹는 아귀도 아예 먹지 않는다. 그래서 아귀와 꼼장어는 전량 한국 수출품이다. ●美시애틀 꼼장어 우리것과 맛 비슷 꼼장어는 자연산이라 늘 물건이 달린다. 외국에서도 꽤 많은 양이 들어오는데 주씨의 노련한 입맛으로는 캐나다에 가까운 미국 시애틀 근방의 꼼장어가 우리와 맛이 비슷하단다. 꼼장어의 본디 집산지는 부산과 충무. 최근에는 베트남 것도 들어오는데 맛이 없고, 일본산은 큰 것만 골라서 들여오므로 맛은 좋은 대신 값이 비싸다. 본디 기장에서도 동해로 8∼9시간 가량을 배타고 나가 3일씩 조업하는 식으로 많은 꼼장어를 잡아 들였으나 이렇게 7∼8년을 남획하다 보니 아예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르러 이제는 거의 잡히지도 않는다. 어류전문가 고정락(국립수산과학원) 박사의 안내로 시장 나들이에 나섰다. 전복 소라 고둥 개조개 가리비 키조개 재첩 대합 꼬막 피조개 굴 등의 패류, 김 미역 다시마 파래 돌가사리 고장초 갈래곰보 꼬시래기 톳 쇠미역 등의 해조류, 고등어 방어 문어 연어 돔 물메기 아귀 갈치 장어 개불 새우 해삼 멍게 미더덕 우럭 광어 멸치 복어 주꾸미 한치 게 가오리 바닷가재 등이 좌판과 수족관마다 빼곡하다. 이곳을 유심히 지켜보면 우리 수산물의 흥망성쇠가 보인다. 예컨대 자갈치시장에서는 맛조개를 볼 수가 없다. 본래는 부산 근역에도 맛조개가 많았으나 매립 등으로 모래가 사라지면서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바다생물 공부를 하려면 도감을 찾을 필요도 없이 자갈치시장을 돌아다니면 된다. ●지글지글 장어구이에 소주한잔, 세상시름 싹~ 명성에 걸맞게 먹을거리가 풍성하여 곳곳에 난전이다. 횟감, 구이, 찜 등이 지천이다. 그야말로 ‘그 옛날 50년대식’으로 연탄불에 석쇠 올리고 장어를 구워파는 좌판에 앉아 소주 한잔을 곁들이니 싼 가격에 푸짐한 인정이 절로 느껴진다. 고 박사가 재미있는 곳으로 잡아끈다.“예전에는 잡히지 않던 남방산 참다랑어가 잡히고 있어요. 수온 1도 차이가 물고기에게는 엄청난 변화지요. 한반도를 둘러싼 해역의 아열대화가 흔치 않던 물고기들을 자갈치시장에 부려놓고 있어요.”정말 좌판 나무상자에 참다랑어가 그득하다. 참다랑어는 북방 참다랑어와 남방 참다랑어가 있는데, 주로 고등어선망에 잡힌다.1∼2m짜리 1마리 위판가격이 무려 1200만원을 호가한다.1척당 5마리까지 잡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한번 출어에 5000만∼6000만원은 거뜬하다. 참다랑어를 잡으러 대마도로 출어한다. 참다랑어는 맛이 다르다. 살 속에 기름이 점점이 박힌 게 마치 꽃등심을 보는 듯하다. 전량 일본으로 나간다. 사실 우리는 캔으로 먹는 가다랑어, 황다랑어를 참치의 모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참다랑어는 이런 것과는 맛과 격조에서 비할 바가 아니다. 10여년 전에 사라진 ‘쥐치’도 보인다. 고 박사는 “남획으로 사라졌던 쥐치들이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산이 수입되는 동안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수입 수산물의 양적 확대가 자연보호에 일조하는 또 다른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펄펄 뛰는 생선만큼이나 활력있는 자갈치아지매들의 은근과 끈기야말로 한국인의 저력 그 자체가 아닐까. 그 생활 근거지가 번성하려면 물고기가 번성해야만 한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자율어업을 강조하고 있다. 어민들 스스로 자제하는 자율어업만이 자갈치시장의 종다양성을 보장하는 길이다.‘없는 것이 없다.’는 자갈치시장의 좌판에 놓인 어물들을 10년,100년 뒤에도 보려면 종다양성을 지켜내겠다는 우리의 인식이 보다 단단해져야 하지 않을까.
  • [이집이 맛있대]복 맛보세요

    [이집이 맛있대]복 맛보세요

    미식가라면 1년에 한번씩은 꼭 맛보는 계절의 진미 복 철이 돌아왔다. 맛이 담백하며 다른 생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칠맛이 뛰어나다. 중국의 소동파가 ‘죽음과 한번은 바꿀 만한 최고의 맛’이라고 극찬했을까?이런 복요리를 서울 시내 호텔들이 겨울 한철동안 내놓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일식당 하코네(559-7623)는 내년 2월 말까지 복요리를 시판한다. 복 사시미(13만원), 복껍질 초회(2만 5000원) 등을 선보인다.서울프라자호텔 일식당 고토부키(310-7343) 역시 내년 2월말까지 참복 특선을 내놓는다. 복냄비(7만 5000원), 복어회(13만원), 복튀김(8만원)이다.메리어트호텔 일식당 미가도(6282-6751)는 내년 1월말까지 복샐러드·복고니찜·복지느러미술·복튀김 등의 일품메뉴와 세트메뉴를 출시했다.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317-7031)는 참복을 이용한 복요리 특선을 선보인다.호텔리츠칼튼의 일식당 하나조노(3451-8276)는 내년 2월말까지 제주산 참복어 요리를 내놓는다. 복요리 정식(18만원), 복 회(16만원), 지리(7만원), 구이와 튀김(각 8만 5000원) 등도 준비했다.
  • 부산의 맛·볼거리 - 이것도 꼭

    부산의 맛·볼거리 - 이것도 꼭

    ■ 안보고 가면 절대 후회! 부산 지하철 1,2호선을 이용하면 해운대,광안리,남포동,서면 등에 쉽게 갈 수 있다.지하철 부산역에서 30∼4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지하철(800원)을 이용해 태종대,을숙도,범어사도 한번은 들러 볼 만하다. ●태종대 울창한 해송들과 기암괴석의 절벽이 푸른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깎아지른 바위절벽과 탁 트인 바다의 절경이 너무 아름다워 신라 제29대 태종무열왕이 이곳의 해안 절경에 심취했다고 해서 ‘태종대’로 불린다고 한다.이곳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서일까.한때 사람들이 자살을 하러 태종대를 많이 찾았다는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현재 모자상이 있는 전망대가 한때 자살바위로 불리던 곳이다.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전망대를 세웠는데,다시 한번 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의미다. 태종대 중턱에는 폭 6m의 순환관광도로가 4.3㎞에 걸쳐 있으며 망부석,신선바위,전망대 휴게실(자살바위),병풍바위 등 절경이 이어진다.태종대를 걸어서 구경하는 데 보통 1시간30분이면 넉넉하다.입장료 1인당 600원,승용차는 탑승객 수에 상관없이 차 1대당 3000원.셔틀버스가 없어져 걸어서 다니거나 승용차를 이용해야 한다.하지만 버스정류장 앞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4명까지 3000원에 전망대까지 데려다 준다. 또 태종대 주변을 도는 유람선은 어른 6000원,아이 4000원,약 40분이 걸린다. 근처에 바이킹 등 12종의 놀이기구와 조류원 등이 있는 자유랜드(405-0043)나 태종대 온천(404-9001) 등 한나절 나들이로 좋다. 가는 방법은 1호선 남포동역에서 6번 출구로 나와 8,13,30,88번을 타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을숙도 우리나라 최대 철새도래지로 낙동강 하구에 있다.사계절 먹이가 풍부하고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넓은 갯벌과 갈대가 우거져 있어 철새들의 쉼터와 잠자리가 되고 있다.겨울이면 철새로 장관이지만 지금도 쇠제비갈매기,딱새과의 개개비,뜸부기류인 쇠물닭 등도 눈에 띈다.요즘은 하얗게 핀 갈대꽃이 장관이다. 을숙도 위쪽에는 넓은 주차장과 간이축구장,잔디광장,휴게소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을숙도 안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7군데다.2인용 자전거는 시간당 5000원,1인용은 3000원.갈대 숲에서 연인과 자전거를 타면 영화 주인공이 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부산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 내려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5분 거리. ●범어사 합천 해인사,양산 통도사와 함께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이다.부산 금정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약 1300년 전 신라 고승 의상이 창건했다.삼국시대의 유물인 삼층석탑과 대웅전이 보물이다. 임진왜란 때의 승병장 서산대사,경허,용성,동산 스님 등 고승을 배출한 호국불교의 전당이기도 하다.다른 절과 다른 독특한 형태의 일주문,독성각 입구의 아치문 등도 눈여겨봐야 한다. 일주문 왼쪽의 등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176호로 안 보면 후회하게 된다.등나무 400여 그루가 참나무,소나무 등과 어울려 사는 모습은 멋지다.참나무,소나무의 줄기를 휘어감고 사는 등나무,등나무의 등쌀에 못 이겨 말라죽은 소나무,2∼3줄기가 서로 뒤엉켜 흡사 뱀처럼 바닥을 기어가고 있는 등나무가 음산한 듯 장엄하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을 이용할 것.부산역에서 지하철로 40분 정도.범어사역에서 범어사 매표소까지 시내버스 90번이 다닌다.운행간격 15분. ■ 꼭!!! 맛 보고 가이소 국내 해산물 최대 집산지인 부산.온갖 종류의 회가 다 있지만 요즘 미식가들을 색다르게 유혹하는 음식이 아귀회다.부산 연제구 목화예식장 맞은편 국민은행 뒤쪽 4거리의 팔팔횟집(865-1518)은 자연산만 취급해 아귀도 회로 떠준다. 메뉴판에는 아귀회가 없고,아귀 코스가 있다.아귀 코스를 주문하면 아귀회와 아귀수육,아귀탕이 차례로 나온다.깔끔하게 차려진 밑반찬과 함께 전채처럼 나오는 아귀회는 아귀의 꼬리 부분의 살점을 회로 뜬 것.광어회처럼 밝은 색이 돌면서 껍질 부분은 붉은 빛이 난다.한 동행인은 “살이 물컹거릴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고 졸깃하다.”고 말했다.약간 미끌거리면서 씹히는 질감이 어찌보면 복어회와 비슷했다.회는 이 집에서 별도로 마련한 간장 소스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간장소스는 간장에 고추냉이와 풋고추 등을 넣어 만들었다. 이어 나오는 것이 아귀수육.수육은 흔히 먹는 콩나물이 가득한 아귀찜과는 차원이 다른 음식이다.회를 하고 남은 부분을 그대로 쪄 낸 것으로 아귀가 수북하다.테이블에서 아귀 뼈를 발라 앞접시에 들어준다.아귀 내장도 고스란히 나온다.아귀 내장은 거위간인 푸와그라와 맛과 질감이 비슷해 미식가들이 무척 즐기는 부위다.복 수육보다 더 담백하면서 맛이 깔끔하다.마지막으로 나오는 것이 아귀탕.맑은 국물이 시원하다.밥을 말아 먹어도 좋다. 아귀 코스의 가격은 시가.4년 전부터 아귀회를 시작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는 주인 류순이씨는 “살아있는 아귀를 구하기 위해 통영·고성·삼천포·여수 등 남해안을 샅샅이 헤매고 다닌다.”며 “어떨 땐 하루 700㎞ 이상 다닌다.”고 말했다.이렇다보니 가격이 만만찮다.요즘은 비교적 많이 나는 편이어서 2인분은 5만∼6만원,4인분은 8만원.산 아귀를 다듬는 데 시간이 걸려 예약하는 것이 좋다. 동래구청 뒤쪽의 동래할매파전(552-0791)도 한번은 찾을 만하다.부산민속음식점 1호답게 고가구가 예스럽게 꾸며져 있다.부산의 뿌리인 동래는 광복 전까지 장꾼들이 들끓었다.“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에 간다.”는 말이 전할 정도로 파전은 인기 메뉴였다. 4대,70년째 가업인 파전을 잇는 김정희씨는 “파는 향이 진하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기장산을 쓴다.”며 “여기에 바지락·새우·굴·홍합 등을 찹쌀가루와 멸치 육수에 섞어 걸쭉한 반죽으로 개어 유채꽃기름에 부쳐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자랑했다.부드러우면서 파의 향이 진하다.신선한 해물과 향기 좋은 파를 구하기가 힘들어 분점 개업을 꺼린단다.파전 1만 8000원.논고둥찜(2만원)도 좋다.직접 빚는 동동주(6000원)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서부 경남에서 부산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포쪽으로 가는 길목의 유명갈비(313-3392)는 와인삼겹살(5500원)로 내공이 깊다.삼겹살에 한약재인 정향·월계수잎과 함께 포도주에 하루 동안 대나무통에 절여 둔 것이다.약간 두툼하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부드러워 입에 착착 감긴다.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즐겨 경남지역에서 더 많이 알려진 집이다.갈매기살(6000원)은 쇠고기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맛이 좋다.식사로 나오는 영양돌솥밥(3000원)에는 잣·콩·밤·대추 등이 많이 들어 있다.밑반찬도 깔끔하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광안리해수욕장 옆의 민락씨랜드 7층의 경포횟집(752-9393)은 자연산만 고집하는 몇 안 되는 집이다.주인 이영철씨는 2대째 30년 동안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해온 토박이인 까닭에 다른 업주들은 구하기 힘든 자연산 고기를 쉽게 구한다.그래서 자연산은 끊이질 않는다.요즘엔 게르치 회가 싱싱하다.서비스로 나오는 오징어순대도 그만이다.산 오징어를 통째로 40분가량 삶아 나오는 것으로 먹물과 내장이 그대로 들어 있어 쌉싸래한 맛이 나지만 식욕을 돋운다. 부산에서 시간이 난다면 금정산에 한번 올라보는 것도 괜찮다.어느 쪽에서 오르든 2시간가량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부산항과 바다,김해평야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도 좋다. 금정산 안쪽의 산성마을에는 흑염소불고기 전문점들이 있다.대표적으로 산성창녕집(517-6288)을 들 수 있다.달콤·매콤하게 양념한 염소불고기(2만 5000원)는 염소 특유의 노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부드럽다.민속주 1호인 산성막걸리(5000원)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전화를 하면 차량을 보내준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2)8·15단상-사시미와 우치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12)8·15단상-사시미와 우치다

    ‘수사(壽司)’라는 간판을 내건 ‘사시미’집이 많다.‘횟집’보다 ‘수사’가 한결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일까.대개의 ‘수사’에서는 같은 ‘사시미’도 전반적으로 값이 비싸다.따지고 보면 ‘수사’란 ‘스시’로 읽으며,번역하면 초밥 정도에 해당된다.일식집의 대표격인 ‘수사’란 곳도 기실은 ‘초밥집’에 불과하다.어느 작은 ‘수사’에서는 ‘쓰키다시’가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갓 잡은 ‘아나고’는 기본이고 ‘우나기’까지 올린다.수제품 ‘와사비’가 입맛을 당기는데 ‘와리바시’로 ‘기코만 간장’에 살살 풀어서 ‘스시’에 발라먹는 맛이 그만이다.어디 ‘간수메’에 비할 것인가.대하(大蝦)도 펄펄 뛰는 ‘오도리’가 한결 맛있다.겨울철에는 ‘스키야키’와 ‘오뎅’,‘덴푸라’가 유별나다.여름에는 ‘히야시’된 ‘아사히 맥주’에 시원한 ‘복지리’가 또한 별미 아닌가.전복은 ‘해녀’들이나 ‘머구리’가 직접 잡았다.이 집의 유명한 삼치는 ‘스기’로 만든 배에 ‘모타’를 ‘장착’한 ‘나가시배’를 끌고 나가서 ‘앤카’를 박고서 ‘잇폰스리’로 낚아 올린다.불법인 줄 알면서도 ‘삼마이’를 간혹 쓰는데,싹쓸이하는 ‘고데구리’에 비하면 훨씬 낫다. ●‘지리’가 우리말 아닌가요? 의도적으로 만들어본 문장들이다.바다에 사노라면 일본말을 자주 듣게 된다.알아듣기 어려운 말도 어민들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말들이다.더러는 토착화해 ‘지리’나 ‘아나고’처럼 우리말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국어학을 전공한 박사에게 묻자,“지리,글쎄요.우리말 아닌가요?”하고 되물어 올 정도이니,일반인들은 오죽하랴.위의 따옴표 부분을 우리말로 한번 풀어보자. △사시미(さしみ)=회 △쓰끼다시(つきだし)=가벼운 안주 △아나고(あなご)=붕장어 △우나기(うなぎ)=뱀장어 △스시(すし)=초밥 △오뎅(おでん)=어묵 △스키야키(すきやき)=전골 △덴푸라(でんぷら)=튀김 △와사비(わさび)=고추냉이 △간수메(かんづめ)=통조림 △오도리(おどり)=산 새우 △와리바시(わりばし)=나무젓가락 △복지리(鰒じる의 변형)=맑은 복어국 △스기(すぎ)=삼나무(杉) △삼마이(さんまい)=삼중망 △고데구리=소형기선저인망 △잇폰스리(一本釣,いっぽんすり)=외줄낚시 △머구리(もぐり)=잠수부 정도다. 번역에 걸맞은 대응어가 미처 개발되지 않는 것도 수두룩하다.‘삼마이(三重網)’는 ‘세겹그물’이 맞을 터인데,이미 삼마이그물이 토착화되어 세겹그물이 오히려 생뚱맞다.누구나 쓰는 해녀(海女)는 사실상 제주도 본토에서는 쓰지 않던 말이므로 토착어인 잠녀가 맞다.‘모타(モ-タ)’는 ‘motor(모터)’의 일본식 영어이며,덴푸라는 포루투갈어에서 왔다.어민들은 더러 ‘닻’이라는 우리말을 두고 ‘앤카 박는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닻을 뜻하는 ‘anchor’의 일본식 영어 아닌가. 일반인들은 간혹 신문기사 등에서 생소한 그물 이름이 나오면 답답하다.예망(曳網),자망(刺網),건강망(建綱網),선망(旋網) 따위는 일본식 한자어다.흘림그물을 뜻하는 유망(流網)은 ‘나가시(ながし)’라고 불리며,‘흘리다.’는 뜻의 ‘나가스(ながす)’에서 비롯되었다.‘고데구리’나 ‘머구리’,낚시꾼들이 많이 쓰는 외줄낚시인 ‘잇폰스리’도 일본말이다.거개의 어로도구가 일본말이다.외관상 일본어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선착장,간석지,적조,방파제 따위의 해양용어도 일본산이다. ●바다는 아직도 日식민상태 ‘회(膾)문화’가 말하듯 ‘해양강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근대적 해운· 수산·항만,심지어는 국방용어까지 들여다 쓰고 있으니,참담하게도 ‘식민의 바다’는 아직 해방되지 않았다.언어식민지를 청산하자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문화적 종다원성 차원에서라도 토착용어를 써야 할 텐데,현실은 반대다.우리 스스로 근대를 ‘번역’하지 못하고 남의 손을 빌려서 ‘번역’해온 식민지의 여독 때문이다. 일본어도 외국어인데 이웃나라 말이 섞였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와사비’가 일본의 오랜 기호식품인 반면에 우리 조상들은 거의 먹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생경한 ‘고추냉이’보다는 ‘와사비’가 타당하다고 여기기도 한다.‘아사히맥주’나 ‘기코만 간장’도 상품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연히 원문 그대로 써야 한다. 문제는 주체성이다.동서양 구분없이 근대 모국어의 탄생과 확대과정은 ‘번역’을 통하지 않고는 성립될 수 없었다.그러나 한국사의 내재적 발전을 거치지 못하면서 해양과학기술과 생태환경용어에 이르기까지 ‘번역과 근대’의 주체성을 살리지 못한 채 오로지 직수입에 몰두해 왔다.새로운 과학기술이 도입되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어도 개발해야 하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게다가 오랫동안 써오던 토착말까지 잃어버려 ‘아나고 먹자.’고 하면 알아듣는 사람도 ‘붕장어 먹자.’고 하면 “뭐?”라고 되묻기 일쑤다. ●일제시대 조선어류 연구학자, 우치다 식민 잔재는 바다 관련 학계의 책임도 크다.마침 8·15를 앞두고 ‘유리판에 갇힌 물고기’란 유리원판 사진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어느 젊은 연구자가 용기있게 쓴 ‘일제시기 조선산 어류연구와 우치다’란 글에서 놀라운 시사를 얻었다.‘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라는 부제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의 주인공인 우치다 게이타로(內田惠太郞)는 1896년생으로 도쿄제국대학 농림학부 수산과를 나와서 1927년 한반도에 들어온다.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 양식계 책임자로 15년을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의 바다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었다.그런 그가 1942년,수많은 연구 업적을 고스란히 한국에 둔 채로 규슈(九州)제국대학 교수로 자리를 잡아 돌아간다.1964년 이와나미(岩坡) 문고본으로 출간된 ‘치어(稚魚)를 찾아서’에서 한국에서의 연구 활동을 포함한 자신의 어류생활사 연구 경험을 소상히 밝히기도 한 그는 사실 한국어류사 연구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같이 근무했던 나카노(中野進)와 우치다 자신,그밖의 여러 인물들이 많은 유리건판을 남긴다.그 유리건판들이 이런저런 경로를 거쳐 개인 소장가의 손에 들어갔고,그 소장 자료에 근거해 이번 전시회가 열리게 된 것. ●‘수산학 거목’의 도용 씁쓸 총독부 수산시험장은 광복 후 중앙수산시험장(1949),국립수산진흥원(1963),국립수산과학원(2002)으로 이어진다.이렇게 기관은 맥을 이어왔는데,어찌해서 조선총독부가 연구하고,실험하고,수집한 그 중요한 수산자료들은 모두 흩어지게 되었을까.총독부야 밉지만 그들의 업적은 잘 보존·관리·활용했어야 하는데 총독부시절에는 잘 관리되던 것이 광복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어쩌다 이렇게 개인의 전유물로 주물러지게 되었을까.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이 남긴 ‘전리품’을 재활용하고,가공해 자신의 연구 성과로 둔갑시킨 정말 날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예전부터 학계에는 떠도는 소문이 있었다.우리나라 ‘수산학의 거목’으로 평가되는 분의 저술이 사실은 일본인들이 남긴 연구 성과를 슬쩍 해서 가공한 것이라는 얘기다.이 ‘거목’의 광복 이후 저술에서 총독부시절의 연구 성과를 요약·재정리하거나 표절을 뛰어넘는 도용 흔적마저 발견되고 있으니,이 얼마나 씁쓸한 일인가.그래서 서점에 나와 있는 물고기 관련 책자의 상당수가 이런 배경조차 모르고 이 ‘부정한 책’을 원전으로 인용하고 있지 않은가.이제는 그 ‘거목’의 저자가 우치다로 바뀌어야 마땅하다.전시회에 등장할 사진들을 미리 훑어보니 우치다의 어류연구가 고스란히 그 ‘거목’의 연구에 겹쳐지고 있다.식민잔재 청산은 바다에서도 미완의 숙제인 셈이다. 돌이켜보면,고종 26년(1889)에 체결된 한·일통상장정을 필두로 1908년 한·일어업협정,1909년의 한국어업법,1929년의 조선어업령 등을 통해 ‘제국의 바다’가 완성되어 갔다.일본인 어업이민을 부추겨서 일본인 어촌을 따로 건설하였으며,혹심한 약탈어업으로 일관한 게 바로 한일어업사다.1965년의 잘못된 한·일협정의 후과까지 남아 있는 데다가 ‘쌍끌이 사건’ 등에서 보았듯 우리의 어업권 대응도 시원찮다.일본의 끊임없는 독도영유권 주장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어업자원에 대한 일본인들의 주장이 반영된 결과 아니겠는가. ●日 ‘해양제국 건설’은 타산지석 ‘제국의 바다,식민의 바다’는 현재진행형이며 또한 미래형이기도 하다.한국과는 독도로,중국과는 댜오위타이(釣魚島)로 싸우면서,독립국이었던 유구국(琉球國)을 내부 식민지 오키나와로 ‘점령’한 일본의 끝없고,강력한 바다지향을 지켜본다. 대륙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을 통한 고구려사 편입 음모가 노골화되고 있다면,해양에서는 ‘해양제국’의 온갖 팽창전략이 종횡으로 구사되고 있다.더욱이 UN 해양법협약이 발표되면서 일본의 바다는 한결 넓어졌다.남쪽 태평양으로 뱃길을 돌리는가 했더니,동해조차 일본해로 둔갑시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대시켜 가고 있다.바다에서 살아간다는 일이 단순히 개인사에 국한된 미시적 삶이 아니라,국제질서를 낳는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생활임을 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어업권역이 줄어들면 어민들은 울상을 짓고,소비자는 비싼 값에 어류를 사먹거나,수입 고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니 밥상머리에까지 성난 파도가 밀려옴을 어쩌랴. ‘사시미’와 ‘스시’를 먹으면서,8·15 광복절의 의미보다 ‘막바지 바다피서’를 얘기하고 있을지 모를 이 땅의 선남선녀들에게 ‘우리말 바다용어집’이라도 무상 제공하는 일은 이제 국가의 ‘의무’ 아니겠는가.‘지리’와 ‘아나고’를 우리말이라고 여기며 사는 이 시대의 숱한 ‘개인들’,지금 누가 그들만을 탓할 수 있으랴.
  • 아는 사람만 아는 남해 베스트10

    남해안은 바다와 사람 사이 교감이 가장 잘 이뤄질 수 있는 곳이다.수심이 얕고 파도가 높지 않아 일단 쉽게 다가설 수 있다.눈앞에 망망대해가 펼쳐져 외로움을 주는 바다가 아니다.오밀조밀 섬들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어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하지만 기껏 차를 달려 찾아간 여름날 땅끝 마을들은 ‘물 반,사람 반’으로 끙끙거리고 있다.마음속엔 파도 대신 짜증이 밀려온다.이번 휴가에는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명한 해수욕장은 지우자.대신 ‘아는 사람만 아는’ 섬이나 해안마을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보내는 야무진 꿈을 꾸자.가족과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남해안 해수욕장 10곳을 추천한다. (1) 완도군 금일해수욕장 오래도록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지던 곳이라 해서 ‘평일도’라고도 불리는 금일도.완도 군소재지에서 동쪽으로 약 30㎞ 정도 떨어져 있고 이름 덕(?)에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그만큼 덜 훼손돼 깨끗하다.그렇다고 필요한 관광시설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가족끼리 ‘럭셔리’하진 않더라도 오붓하게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시설은 갖춰져 있다. 여름 휴가지로서의 핵심은 역시 해수욕장.이곳 금일해수욕장은 파도 좋기로 유명하다.수심이 얕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마음 놓고 파도에 몸을 맡길 수 있다.길이 약 3㎞,폭 150m 정도. 이곳 먹을거리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산회’.흔히 자연산이라고 이름만 붙이고 양식을 파는 곳도 많지만 이곳은 다르다.해산물은 다른 곳에서 일절 들여오지 않고 인근 바다에서 주민들이 직접 잡는다.또 주민 대부분이 전복과 미역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행정구역상으로는 완도군에 있지만 배는 강진군 마량면에서 더 자주 있다.휴가철에는 매시간마다 운행한다.1시간 10분 소요.배시간 문의는 마량항(432-2366).호남고속도로 광산IC(13번 국도)→나주→영암 성전(18번국도)→강진(23번 국도)→마량항 ■ 들를 만한 곳 강진의 영랑 김윤식 선생 생가,고려청자도요지 등 ■ 숙식 대부분 횟집과 민박집을 겸하고 있다.하와이(553-2339),해송가든(553-2387).자연산 활어회와 전복회가 일품인 해금강횟집(553-3138),매운탕이 맛있는 동백식당(553-3092)등이 찾을 만하다. (2) 여수 방죽포해수욕장 돌산도 동쪽 오목하게 자리잡은 아담한 해수욕장.풍광이 수려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든다.주변 갯바위는 낚시 명소.여수시내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이곳까지 가는 해안도로는 남해안의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 찾아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순천IC(17번 국도)→여수→돌산대교→무술목→죽포 삼거리(1번 군도,좌회전)→방죽포 ■ 들를 만한 곳 전국 4대 관음 기도처이자 일출명소인 향일암과 바다를 따라 잘생긴 돌들이 끝없이 펼쳐진 무슬목 유원지. ■ 숙식 교통이 편리해 낮에는 해수욕을 즐기고 숙식은 여수 시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세종호텔 (662-6111),파크호텔 (663-2334). (3) 고흥군 남열해수욕장 휴가지로서 고흥 하면 흔히 내·외나로도 섬과 그 주변을 떠올린다.하지만 좀더 위쪽에 자리잡은 영남면의 해안선을 따라 달리면 동해안 해안도로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부분부분 비포장도로이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섬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힘든 줄 모른다. 여기에 700m 정도 길이의 백사장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남열해수욕장에서 본격적인 휴가 재미를 찾으면 된다.해수욕장 뒤쪽에 울창한 송림이 펼쳐져 있어 야영하기에도 좋다.또 해안도로 중간에 있는 작은 암자인 용흥사는 경치가 ‘끝내준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맑은 날에는 멀리 여수와 나로도가 눈앞에 또렷하게 펼쳐진다.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동순천IC(2번국도)→벌교(27번국도)→과역→점암→천학삼거리→영남면 소재지에서 우회전→해안도로→남열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바위.마치 용이 바다에서 하늘로 올라간 듯한 흔적이 남아 있다.낚시터로 유명하다.물놀이에 지친 몸은 인근의 천영산휴양림에 들러서 풀 수 있다. ■ 숙식 민박 문의(마을 대표 임득춘 835-8880).고흥의 대표적인 한정식집인 황해식당(832-7946)은 꼭 한번 들를 만하다.반찬 가짓수만 잔뜩있는 한정식과는 달리 자연산 해산물을 이용해 회,찜,탕 등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4) 사천 남일대해수욕장 넓고 맑고 깨끗한 바닷물,부드러운 모래가 유혹하는 사천의 남일대 해수욕장.이곳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매년 이곳을 다시 찾는다.거대한 코끼리가 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 인근의 코끼리바위 등 볼거리가 많다.또 31일 열리는 해변가요제,22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바다영화제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하나의 즐길거리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사천IC(3번 국도 사천방면)→사천시(77번국도)→향촌동 남일대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동양최대의 다리인 삼천포 대교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이 할 만하다.이밖에 인근 노산공원도 가볼 만하다. ■ 숙식 삼천포비치관광호텔(835-5212),민박문의(상가번영회 833-6015).아나고(붕장어)구이가 유명한 삼천포횟집(832-2040)을 강추! (5) 진도 가계해수욕장 ■ 특징 바닷물이 갈라지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회동국민관광지 안에 자리잡고 있는 해수욕장이다.인근에 갯바위와 무인도가 많아 수영은 물론 낚시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영산강하구언→금호방조제→해남 문내(18번 국도)→진도대교→오일시(좌회전,18번지방도로)→가계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신비의 바닷길,쌍계사 ■ 숙식 민박 회동상회(542-5197),하희성민박(542-0797).간재미회가 맛있는 사랑방식당(544-4117)과 제진관(544-2419)에 들러봄직하다. (6) 무안 톱머리해수욕장 ■ 특징 조수 간만의 차가 커 간조 때는 끝없이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다.무안읍에서 서쪽으로 8㎞ 떨어진 망운면 피서리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의 해송숲은 보호림으로 지정됐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빼어난 경관과 인근 해안에는 돔,숭어 등 어족이 풍부하여 낚시 겸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무안IC(1번 국도,무안읍 방면)→무안읍(17번 군도,교촌리 방면)→서호리(15번 군도)→도대리(우회전,815번 지방도)→톱머리 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숭달산,조금나루유원지 ■ 숙식 무안비치모텔(454-4900),한라장(454-3931),무안의 특산품 중 하나인 세발낙지로 만드는 일명 ‘기절 낙지’를 선보이는 곰솔가든식당(452-1073),돼지석쇠 짚불구이를 맛볼 수 있는 두암식당(452-3775)은 찾아볼 만하다. (7) 남해 송정해수욕장 ■ 특징 유명한 상주해수욕장 못지않게 파란 바다빛깔과 은빛 모래를 자랑한다.백사장의 길이는 2㎞ 정도.주변 주차장은 시멘트 등으로 덮인 죽은 땅이 아니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아직까지 때묻지 않은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진교(하동)IC→남해대교(19번 국도)→미도면→송정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이곳에는 사계절 잔디구장,인조축구장,풋살경기장,실내수영장,조각공원,어린이놀이시설과 가족호텔이 한곳에 모여 있는 남해스포츠파크. ■ 숙식 금호비치모텔(867-2029),송정비치모텔(867-8161).갈치회·멸치회가 유명한 공주식당(867-6728)과 삼현식당(867-6498)이 괜찮다. (8) 거제 여차몽돌해수욕장 ■ 특징 오랜 시간 바다에 몸을 맡겨 동글동글 반지르르한 몽돌.거제에는 이런 몽돌이 펼쳐진 해수욕장이 많다.여차몽돌해수욕장도 그중 하나.널리 알려진 학동몽돌해수욕장보다 여유롭게 휴가를 즐길 수 있다.게다가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촬영지이기도 해 미단(진희경)과 종문(한석규)의 애틋한 사랑이 떠오른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고성→통영→거제대교→해금강입구→다대리(좌회전)→여차 ■ 들를 만한 곳 여차에서 홍포방면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소·대매물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 숙식 애드미럴호텔(687-3761),거제관광호텔(〃-632-7002).졸복이 맛있는 복어촌(〃-633-9490),돌멍게 일품인 천년송횟집(〃-632-6210). (9) 통영 봉암몽돌해수욕장 ■ 특징 통영의 유명한 비진도 해수욕장은 작년 태풍의 피해로 올해 공식적인 개장을 하지 않는다.하지만 통영의 추봉도에 있는 봉암몽돌해수욕장이 있어 아쉽지 않다.이곳에 깔려 있는 몽돌과 색채석이 바로 수석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름난 ‘봉암수석’이다.또 해변을 따라 300여m의 산책로가 있어 신나는 물놀이 후 호젓하게 걸으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직항은 통영여객선터미널(642-0116)에서 하루에 두번 배가 있다.소요시간 1시간.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고성→통영→여객선터미널 ■ 들를 만한 곳 추봉도에 있는 포로수용소.6·25 당시 포로수용소의 옛터가 지금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 숙식 민박문의(646-1222). (10)부산 임랑해수욕장 ■ 특징 길이 5㎞에 수심도 1.3m밖에 안돼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해수욕장.그래서 가족단위 휴양지로 손꼽힌다.해수욕장과 연결된 임랑강에서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함께 할 수 있으며,보트도 30여척이 있어 푸른 물결 위를 마음껏 달려볼 수 있다.남해보다는 동해에 가까워 멋진 일출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개장은 8월 ■ 찾아가는 길 부산시(14번 국도-울산 방면)→반송동→기장→임랑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분청사기의 장인 토암 서타원 선생이 빚은 2002개의 토우가 있는 토암도자기 공원이 가볼 만하다.예약(721-2231)할 경우 도자기 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 숙식 일출민박(722-1027),하얀집(727-1516).회는 임랑돌섬횟집(727-6484),한식은 마포면옥(728-900)이 먹을 만하다. 여수 여름별미 하모회 전남 여수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먹을거리가 그 어떤 곳보다 풍부하다.어느 식당에서나 기본적으로 나오는 반찬만으로도 감동할 정도.이런 여수에 와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하모’다. 갯장어 혹은 참장어로 불리는 하모는 7∼9월 인근 청정해역에서만 잡히는 귀한 음식.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도 최근에야 맛보게 됐다.몸에도 좋아 여수에서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대접을 받는다. 대표적인 하모 요리는 회와 데침회(일명 유비키).회는 썰어 놓은 모양은 얼핏 아나고(붕장어)와 비슷하지만 맛은 천지차이.처음에는 초장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끼다가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이 더해진다.데침회는 머리와 몸통뼈만을 제거한 부분으로 만드는데 일단 길이 5∼6㎝,너비 2∼3㎝ 크기로 잘라 나온다. 회를 만들 때 남은 머리,뼈,껍질 우려낸 국물에 인삼·대추·송이버섯 등을 넣어 끓으면 여기에 회를 넣어 살짝 데쳐 먹는다.익으면 하얗게 흰살로 변하는데 담백한 맛에 부드럽기까지 해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 하모는 양파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깻잎이나 상추 대신 4등분한 양파 껍질에 올려놓고 초고추장이나 쌈장을 바르면 맛이 그만이다.가장 대표적인 곳은 여수 국동항에서 바로 보이는 경도의 ‘미림횟집’(061-666-6677).하모 요리 원조격인 오은자(59)씨의 솜씨는 기본적인 칼질에서 맛을 완성시키는 초장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게다가 곁들여 나오는 반찬 모두 경도의 특산물만을 사용하고 있어 한번 맛본 손님은 꼭 다시 이곳을 찾는다. 글 사진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는 사람만 아는 남해 베스트10

    아는 사람만 아는 남해 베스트10

    남해안은 바다와 사람 사이 교감이 가장 잘 이뤄질 수 있는 곳이다.수심이 얕고 파도가 높지 않아 일단 쉽게 다가설 수 있다.눈앞에 망망대해가 펼쳐져 외로움을 주는 바다가 아니다.오밀조밀 섬들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어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진다.하지만 기껏 차를 달려 찾아간 여름날 땅끝 마을들은 ‘물 반,사람 반’으로 끙끙거리고 있다.마음속엔 파도 대신 짜증이 밀려온다.이번 휴가에는 일단 머릿속에 떠오르는 유명한 해수욕장은 지우자.대신 ‘아는 사람만 아는’ 섬이나 해안마을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보내는 야무진 꿈을 꾸자.가족과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남해안 해수욕장 10곳을 추천한다. (1) 완도군 금일해수욕장 오래도록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지던 곳이라 해서 ‘평일도’라고도 불리는 금일도.완도 군소재지에서 동쪽으로 약 30㎞ 정도 떨어져 있고 이름 덕(?)에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그만큼 덜 훼손돼 깨끗하다.그렇다고 필요한 관광시설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가족끼리 ‘럭셔리’하진 않더라도 오붓하게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시설은 갖춰져 있다. 여름 휴가지로서의 핵심은 역시 해수욕장.이곳 금일해수욕장은 파도 좋기로 유명하다.수심이 얕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마음 놓고 파도에 몸을 맡길 수 있다.길이 약 3㎞,폭 150m 정도. 이곳 먹을거리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산회’.흔히 자연산이라고 이름만 붙이고 양식을 파는 곳도 많지만 이곳은 다르다.해산물은 다른 곳에서 일절 들여오지 않고 인근 바다에서 주민들이 직접 잡는다.또 주민 대부분이 전복과 미역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행정구역상으로는 완도군에 있지만 배는 강진군 마량면에서 더 자주 있다.휴가철에는 매시간마다 운행한다.1시간 10분 소요.배시간 문의는 마량항(432-2366).호남고속도로 광산IC(13번 국도)→나주→영암 성전(18번국도)→강진(23번 국도)→마량항 ■ 들를 만한 곳 강진의 영랑 김윤식 선생 생가,고려청자도요지 등 ■ 숙식 대부분 횟집과 민박집을 겸하고 있다.하와이(553-2339),해송가든(553-2387).자연산 활어회와 전복회가 일품인 해금강횟집(553-3138),매운탕이 맛있는 동백식당(553-3092)등이 찾을 만하다. (2) 여수 방죽포해수욕장 돌산도 동쪽 오목하게 자리잡은 아담한 해수욕장.풍광이 수려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든다.주변 갯바위는 낚시 명소.여수시내에서 돌산대교를 건너 이곳까지 가는 해안도로는 남해안의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 찾아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순천IC(17번 국도)→여수→돌산대교→무술목→죽포 삼거리(1번 군도,좌회전)→방죽포 ■ 들를 만한 곳 전국 4대 관음 기도처이자 일출명소인 향일암과 바다를 따라 잘생긴 돌들이 끝없이 펼쳐진 무슬목 유원지. ■ 숙식 교통이 편리해 낮에는 해수욕을 즐기고 숙식은 여수 시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세종호텔 (662-6111),파크호텔 (663-2334). (3) 고흥군 남열해수욕장 휴가지로서 고흥 하면 흔히 내·외나로도 섬과 그 주변을 떠올린다.하지만 좀더 위쪽에 자리잡은 영남면의 해안선을 따라 달리면 동해안 해안도로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부분부분 비포장도로이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섬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힘든 줄 모른다. 여기에 700m 정도 길이의 백사장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남열해수욕장에서 본격적인 휴가 재미를 찾으면 된다.해수욕장 뒤쪽에 울창한 송림이 펼쳐져 있어 야영하기에도 좋다.또 해안도로 중간에 있는 작은 암자인 용흥사는 경치가 ‘끝내준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맑은 날에는 멀리 여수와 나로도가 눈앞에 또렷하게 펼쳐진다.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동순천IC(2번국도)→벌교(27번국도)→과역→점암→천학삼거리→영남면 소재지에서 우회전→해안도로→남열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용바위.마치 용이 바다에서 하늘로 올라간 듯한 흔적이 남아 있다.낚시터로 유명하다.물놀이에 지친 몸은 인근의 천영산휴양림에 들러서 풀 수 있다. ■ 숙식 민박 문의(마을 대표 임득춘 835-8880).고흥의 대표적인 한정식집인 황해식당(832-7946)은 꼭 한번 들를 만하다.반찬 가짓수만 잔뜩있는 한정식과는 달리 자연산 해산물을 이용해 회,찜,탕 등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4) 사천 남일대해수욕장 넓고 맑고 깨끗한 바닷물,부드러운 모래가 유혹하는 사천의 남일대 해수욕장.이곳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매년 이곳을 다시 찾는다.거대한 코끼리가 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는 인근의 코끼리바위 등 볼거리가 많다.또 31일 열리는 해변가요제,22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바다영화제는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또하나의 즐길거리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사천IC(3번 국도 사천방면)→사천시(77번국도)→향촌동 남일대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동양최대의 다리인 삼천포 대교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이 할 만하다.이밖에 인근 노산공원도 가볼 만하다. ■ 숙식 삼천포비치관광호텔(835-5212),민박문의(상가번영회 833-6015).아나고(붕장어)구이가 유명한 삼천포횟집(832-2040)을 강추! (5) 진도 가계해수욕장 ■ 특징 바닷물이 갈라지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회동국민관광지 안에 자리잡고 있는 해수욕장이다.인근에 갯바위와 무인도가 많아 수영은 물론 낚시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영산강하구언→금호방조제→해남 문내(18번 국도)→진도대교→오일시(좌회전,18번지방도로)→가계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신비의 바닷길,쌍계사 ■ 숙식 민박 회동상회(542-5197),하희성민박(542-0797).간재미회가 맛있는 사랑방식당(544-4117)과 제진관(544-2419)에 들러봄직하다. (6) 무안 톱머리해수욕장 ■ 특징 조수 간만의 차가 커 간조 때는 끝없이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다.무안읍에서 서쪽으로 8㎞ 떨어진 망운면 피서리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의 해송숲은 보호림으로 지정됐을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빼어난 경관과 인근 해안에는 돔,숭어 등 어족이 풍부하여 낚시 겸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 무안IC(1번 국도,무안읍 방면)→무안읍(17번 군도,교촌리 방면)→서호리(15번 군도)→도대리(우회전,815번 지방도)→톱머리 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숭달산,조금나루유원지 ■ 숙식 무안비치모텔(454-4900),한라장(454-3931),무안의 특산품 중 하나인 세발낙지로 만드는 일명 ‘기절 낙지’를 선보이는 곰솔가든식당(452-1073),돼지석쇠 짚불구이를 맛볼 수 있는 두암식당(452-3775)은 찾아볼 만하다. (7) 남해 송정해수욕장 ■ 특징 유명한 상주해수욕장 못지않게 파란 바다빛깔과 은빛 모래를 자랑한다.백사장의 길이는 2㎞ 정도.주변 주차장은 시멘트 등으로 덮인 죽은 땅이 아니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아직까지 때묻지 않은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진교(하동)IC→남해대교(19번 국도)→미도면→송정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이곳에는 사계절 잔디구장,인조축구장,풋살경기장,실내수영장,조각공원,어린이놀이시설과 가족호텔이 한곳에 모여 있는 남해스포츠파크. ■ 숙식 금호비치모텔(867-2029),송정비치모텔(867-8161).갈치회·멸치회가 유명한 공주식당(867-6728)과 삼현식당(867-6498)이 괜찮다. (8) 거제 여차몽돌해수욕장 ■ 특징 오랜 시간 바다에 몸을 맡겨 동글동글 반지르르한 몽돌.거제에는 이런 몽돌이 펼쳐진 해수욕장이 많다.여차몽돌해수욕장도 그중 하나.널리 알려진 학동몽돌해수욕장보다 여유롭게 휴가를 즐길 수 있다.게다가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촬영지이기도 해 미단(진희경)과 종문(한석규)의 애틋한 사랑이 떠오른다. ■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고성→통영→거제대교→해금강입구→다대리(좌회전)→여차 ■ 들를 만한 곳 여차에서 홍포방면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소·대매물도가 눈앞에 펼쳐지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 숙식 애드미럴호텔(687-3761),거제관광호텔(〃-632-7002).졸복이 맛있는 복어촌(〃-633-9490),돌멍게 일품인 천년송횟집(〃-632-6210). (9) 통영 봉암몽돌해수욕장 ■ 특징 통영의 유명한 비진도 해수욕장은 작년 태풍의 피해로 올해 공식적인 개장을 하지 않는다.하지만 통영의 추봉도에 있는 봉암몽돌해수욕장이 있어 아쉽지 않다.이곳에 깔려 있는 몽돌과 색채석이 바로 수석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름난 ‘봉암수석’이다.또 해변을 따라 300여m의 산책로가 있어 신나는 물놀이 후 호젓하게 걸으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직항은 통영여객선터미널(642-0116)에서 하루에 두번 배가 있다.소요시간 1시간.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고성→통영→여객선터미널 ■ 들를 만한 곳 추봉도에 있는 포로수용소.6·25 당시 포로수용소의 옛터가 지금도 어렴풋이 남아 있다. ■ 숙식 민박문의(646-1222). (10)부산 임랑해수욕장 ■ 특징 길이 5㎞에 수심도 1.3m밖에 안돼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해수욕장.그래서 가족단위 휴양지로 손꼽힌다.해수욕장과 연결된 임랑강에서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함께 할 수 있으며,보트도 30여척이 있어 푸른 물결 위를 마음껏 달려볼 수 있다.남해보다는 동해에 가까워 멋진 일출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개장은 8월 ■ 찾아가는 길 부산시(14번 국도-울산 방면)→반송동→기장→임랑해수욕장 ■ 들를 만한 곳 분청사기의 장인 토암 서타원 선생이 빚은 2002개의 토우가 있는 토암도자기 공원이 가볼 만하다.예약(721-2231)할 경우 도자기 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 숙식 일출민박(722-1027).회는 임랑돌섬횟집(727-6484),한식은 마포면옥(728-900)이 먹을 만하다. 여수 여름별미 하모회 전남 여수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먹을거리가 그 어떤 곳보다 풍부하다.어느 식당에서나 기본적으로 나오는 반찬만으로도 감동할 정도.이런 여수에 와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하모’다. 갯장어 혹은 참장어로 불리는 하모는 7∼9월 인근 청정해역에서만 잡히는 귀한 음식.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기 때문에 이곳 사람들도 최근에야 맛보게 됐다.몸에도 좋아 여수에서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대접을 받는다. 대표적인 하모 요리는 회와 데침회(일명 유비키).회는 썰어 놓은 모양은 얼핏 아나고(붕장어)와 비슷하지만 맛은 천지차이.처음에는 초장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끼다가 씹을수록 고소함과 단맛이 더해진다.데침회는 머리와 몸통뼈만을 제거한 부분으로 만드는데 일단 길이 5∼6㎝,너비 2∼3㎝ 크기로 잘라 나온다. 회를 만들 때 남은 머리,뼈,껍질 우려낸 국물에 인삼·대추·송이버섯 등을 넣어 끓으면 여기에 회를 넣어 살짝 데쳐 먹는다.익으면 하얗게 흰살로 변하는데 담백한 맛에 부드럽기까지 해 말 그대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 하모는 양파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깻잎이나 상추 대신 4등분한 양파 껍질에 올려놓고 초고추장이나 쌈장을 바르면 맛이 그만이다.가장 대표적인 곳은 여수 국동항에서 바로 보이는 경도의 ‘미림횟집’(061-666-6677).하모 요리 원조격인 오은자(59)씨의 솜씨는 기본적인 칼질에서 맛을 완성시키는 초장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게다가 곁들여 나오는 반찬 모두 경도의 특산물만을 사용하고 있어 한번 맛본 손님은 꼭 다시 이곳을 찾는다. 글 사진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참복어 이용 간기능개선제 참복어 추출물을 이용한 간기능 보호 식품이 개발됐다.참복어는 동의보감 등 한의서에 기록돼 있듯 대표적인 숙취 해소식품.㈜푸드사이언스(대표 박진현)는 최근 국내산 참복어 추출물과 한방 소재를 이용해 개발한 액상 가공식품 ‘수복강령’을 시판한다.이 제품은 포항공대의 공공연구개발 및 기술이전 사업으로 추진됐다. 이 회사 박진현 사장은 “참복어의 독성을 완전 제거해 안전하면서도 복어의 특성을 고스란히 살려 간기능 개선은 물론 고혈압,신경통,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가격 100㎖ 5개입 5만원,60개입 60만원.080-282-3400. ●美흉부학회 우수연구상 수상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윤영순(여·29) 전공의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고 있는 제100차 미국흉부학회에서 ‘우수 연구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장과 1500달러의 상금을 수상했다.우리나라 전공의가 미국흉부학회에서 이 상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윤 전공의는 폐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플로러퀴놀론계 항생제의 사용이 폐결핵 진단을 늦출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9일 어린이 자외선 학교 대한피부과학회가 서울지역 유치원 교사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여는 교육세미나 ‘자외선 학교’가 오는 29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다.세미나에서는 어린이 피부건강과 자외선,자외선과 교구 활용법 강의가 있게 된다.교육 책자와 유아 교구 및 어린이용 자외선 차단제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참가를 원하는 유치원이나 학부모는 비쉬 홈페이지(www.vichy.c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080-346-0080. ●척추디스크 주간 행사 영동세브란스병원 척추신경연구소는 척추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24일부터 29일까지를 ‘척추디스크 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이 기간 중 병원 본관에서는 매일 오전 9시부터 골다공증 전문의가 내원객을 대상으로 건강상담을 하며 28일에는 본관 강당에서 이 병원 윤영설 교수 등이 나서 건강강좌를 갖는다.(02)3497-2600. ●새집증후군 클리닉 개설 한양대병원이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새집증후군 클리닉을 개설,진료를 시작했다.클리닉에서는 산업의학과,소아과,피부과,이비인후과,호흡기내과 등 관련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새집증후군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실내환경 평가 및 역학조사,환경단체와의 공동 의료지원 및 환경개선사업,건설회사와의 공동 연구사업,실내환경질의 표준 제정사업 등을 할 계획이다.(02)2290-9009.˝
  • 드라마 ‘꽃보다‘ 촬영현장서 만난 배종옥 · 박상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미혼남의 절반이 결혼 상대자로 이혼녀도 괜찮다고 응답했다고 한다.요즘 방영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극본 노희경 연출 김철규·기민수)의 영향이라면 지나친 생각일까.진지한 재미와 감동으로 가족애를 부각시키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대학강사 노총각 영민과 생선장수 이혼녀 미옥의 사랑과 결혼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주 요소.최근 시청률이 두자릿수로 뛰어올랐다. ●작가·연기자·감독 삼박자 척척 지난 15일 영민과 미옥의 신혼여행 촬영이 있던 강원도 외포리 동막 해수욕장에서 커플룩 차림의 진짜 신혼부부 같은 박상면과 배종옥을 만났다.극중이지만 어렵사리 결혼에 골인한 소감.“부모님이 청량리 시장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데 아주머니들이 저를 볼 때마다 ‘미옥이랑 결혼하라.’고들 하셔요.(극중)동생 영수로 나오는 동수씨가 강남에서 포장마차를 하는데 약간 술취한 여자 손님이 ‘니가 뭐가 잘났어? 뭔데 상면이 오빠를 괴롭혀.니가 이혼한 사람의 심정을 알기나 해?’이러더래요.그런데 안되면 되겠어요?(웃음)” 시청률 얘기가 나오자 옆에서 새색시처럼 배시시 웃고만 있던 배종옥이 입을 열었다.“저희는 연습을 정말 많이 해요.요즘 정말 힘든 일이죠.그렇기 때문에 드라마가 탄탄한 것 같아요.시청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가족의 의미를 진중하게 묻는 작가와,그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는 연기자,감독의 몫이 아닌가 생각해요.” 평소 ‘똑소리 난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 배종옥.노 작가의 페르소나로 여겨지는 그녀지만 이날은 대변인처럼 여겨졌다.배종옥은 가족의 이야기를 다양한 측면에서 깊이 있게 풀어낸 “노 작가의 결정판”이라고 ‘꽃보다‘를 한껏 치켜세웠다. 특히 과거 어머니 세대의 무조건적인 희생과 모녀 간 애증을 제대로 표현해낸 것이 마음에 든단다.그녀가 꼽는 명장면 하나.영민 집안의 반대에 부닥친 뒤 “미옥이가 엄마(고두심)한테 왜 날 이렇게 키웠냐고 울면서 소리지르고 난 다음 미옥이가 밥 먹을 때 엄마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나와서 김치 주잖아요.”“드라마를 하면서 문득문득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 나 가슴 아플 때가 많아요.” ●“노희경 대본 한줄한줄에 감동” 노 작가와의 만남은 처음이라는 박상면은 “노희경이란 사람을 소문으로만 알았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대사 한줄한줄에 감동을 받아요.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대본을 싸서 보관한다니까요.”이날 박상면은 ‘최고’를 표현할 수 있는 온갖 형용사를 동원하며 드라마와 작가,동료 연기자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다.“(촬영장)분위기가 아주 좋아요.드라마를 보면 그런 게 보이지 않나요? 저 사람들 서로 따로 놀지 않고 긴밀하게 대화하면서 교감한다는….(웃음)” “공부 잘하는 것만 빼면 영민은 딱 나”라고 말하는 박상면과 달리 배종옥은 오히려 실제 성격과 달라 연기하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단다.“이렇게 소리지르는 역할은 오랜만이거든요.소리를 지르면서 속에 쌓인 걸 막 쏟아내니까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요.”많은 대사에 치이지 않는다면 더 행복할 거라며 웃는다. 끊임없이 변신의 욕구를 느낀다는 그녀는 영화 ‘젊은 날의 초상’,드라마 ‘행복어 사전’과 ‘바보 같은 사랑’을 자신의 연기 여정에서 방점을 찍을 수 있게 해준 작품으로 꼽았다.영화 ‘질투는 나의 힘’도 잊지 못한다.“내면으로 침잠하는 인물을 매력있게 표현해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갖는다는 배종옥은 “‘토지’의 월선이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건강 때문에 포기했다.”며 아쉬운 표정이다. ●드라마 후반부 며느리도 몰라 드라마 후반부는 인철(김명민)이 미옥의 동생을 죽인 사람으로 밝혀지면서 새로운 갈등에 접어든다.또 엄마가 치매에 걸리는 설정은 앞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빼놓을 것으로 보인다.귀띔 좀 더 해주면 안될까.“저도 얘기만 살짝 들었는데 마음이 참 아프다는 것만 알아요.가슴이 울컥하면서 닭살이 살짝 돋는다는 거….(박상면)”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말라는 얘기다. 박상숙기자 alex@˝
  • [나의 건강보감]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

    아마 입지전(立志傳)을 얘기한다면 그만한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일본에서 태어나 광복이 된 11살 때 귀국하는 바람에 후쿠오카에서 다닌 초등학교 3학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사람,담배장사,엿장사,찐빵장사에 돼지장사까지,거친 밑바닥에서 잡초처럼 삶을 일군 사람,그랬다가 경옥고 제약공장을 차려 마침내 연매출액 1200억원대에 이르는 굴지의 제약사로 키워낸 사람,바로 광동제약㈜의 최수부(70) 회장이다. 몇년 전,텔레비전 광고에서 “지금도 직접 우황을 고른다.”는 대사와 함께 ‘최씨 고집’ 운운하던 그를 사람들은 기억한다. ●헬스로 몸 다지고 냉·온탕 목욕으로 피로 풀어 그는 지금도 건강만큼은 자신있다고 했다.그런 자신감이 결코 과신으로 비쳐지지 않았다.오로지 ‘맨 땅에 박치기하듯’ 살아온 삶이 어찌 건강없이 일궈질 수 있을까.“타고난 건강 체질이지만 그걸 믿고 오만했다면 지금 이렇게 건강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보면 타고난 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요.”그러면서 그는 일을 말했다.“63년도,그러니까 스물여섯 나던 해에창업해 지금까지 왔는데,그 힘은 일에 있었던 것 같아요.사람은 목표가 있으면 힘이 고갈되지 않습니다.그런 거 있잖습니까?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죽을 틈도 없이 일하던 부모가 자식들 잘 키워놓고 느긋하게 노후를 즐길 만하면 자빠지는 거 말입니다.그 부모를 지탱시킨 힘은 바로 ‘해야 할 일’에 있었던 거지요.”그러면서 그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강골이다.기질이 강인한 것은 물론 체력도 그 연배의 누구보다 좋다고 자신한다.물론 운동도 두루 좋아한다.등산을 하면 젊은 사람들도 감당하기 쉽지 않을 정도며,구력이 30년이나 되는 골프는 지금도 치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건강법은 역시 운동을 겸하는 목욕과 섭생법.“주중에는 일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낼 수 없어 매일 피트니스센터를 찾는데,꾸준히 하되 무리는 하지 않습니다.30분 정도 걷고,30분 정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정도입니다.이렇게 땀을 흘린 뒤 목욕탕을 찾는 게 몸에 익은 운동 순서입니다.” ●단백질 많고 비만 부담없는 생선 좋아해 그의 목욕법은 독특하다.탕에 들어가기 전,미리 준비한 쌍화탕을 한 병 따뜻한 물에 덥혀 마신 뒤 입욕한다.온탕에 들어 10여분간 몸을 덥히고 나서 이번에는 냉탕·온탕을 교대한다.이렇게 세 번 정도를 반복하면 덥혀진 몸이 풀리면서 심신의 스트레스와 묵은 앙금이 일순 빠져나가는 듯한 가뿐함을 느낀다.“우리 쌍화탕이 감기몸살약으로 더 많이 애용되지만,원래는 피로회복제입니다.지난 75년 제조를 시작한 이래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마셔왔는데,내가 만들어서 그런 건 아니지만 꽤 좋은 약이에요.” 그가 절실하게 건강을 돌아본 데는 별난 계기가 있었다.20여년 전,가족과 함께 경주 인근 감포해수욕장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다 애들 둘이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했다.천신만고 끝에 둘을 건져냈으나 그날 밤 잠자리에서 반신마비가 왔다.“할 일이 태산인데,얼마나 놀랐겠어요.바로 귀가해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이런저런 치료를 받았는데 신통찮아요.그래서 ‘죽고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뜻을 이뤄야 한다.’는 각오로 운동을 시작했지요.그 전에는 체계적으로 운동 안했어요.” 최근의 채식 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육류와 생선을 즐기는 식성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제가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서 그런지 유독 생선류를 좋아해요.단백질이 많으면서도 고지혈이나 비만 등 육류가 주는 부담이 적잖습니까? 예전엔 일식집엘 가면 초밥이든,회든 3인분은 거뜬히 먹어 치웠는데,요즘엔 조금 양을 줄였어요.그래도 남들보다 2배는 많이 먹지만….”싱싱한 어패류를 즐기는 그의 식성은 식도락에 가깝다.생선도 무작정 먹기보다 지금같은 철에는 방어 복어 광어를,여름에는 농어를 먹는 등 까다롭게 제철을 따져 먹는다. 육류도 남달리 좋아해 지금도 다른 사람의 2배는 거뜬히 먹는다.돼지고기와 닭고기는 피부알레르기 때문에 피하지만 쇠고기,그 중에서도 육회와 생갈비는 너무 즐겨 전문가 수준의 감별 미각까지 갖췄다.“생갈비는 적당히 구워 소금에 찍어먹는 게 제일 맛있고,육회는 아무래도 전라도 게 좋은데,지금도 지방 출장갈 일이 있으면 일부러 광양을 찾곤 해요.거기 육회가 일품이거든.아마 한 근은 족히 먹지.최근에는 집사람이 자꾸 고기 좀 줄여 먹으라고 닦달해 줄였는데,당길 땐 어쩔 수 없지 않아요.먹어야지.”그러면서 그는 “고기든,뭐든 잘 먹되 빈둥거리지 말고 일하면서 에너지를 태우면 된다.”고 했다. ●생갈비는 소금에 찍어 먹어야 제맛 창업 이래 광동제약의 대표브랜드로 자리잡은 쌍화탕은 지금도 해마다 1억 3000만병이 팔리고 있으며,우황청심원도 연간 1200만개가 팔리는 등 사세가 든든하지만 ‘양약구세(良藥救世)’를 향한 그의 집념은 끝이 없다.“이제는 국민건강을 위해 예방약 개발에 전력하고 있으며 몇가지 야심적인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덜 짜게,덜 맵게 먹되 두려워 말고 병원을 자주 찾아 건강을 살펴야 개인은 물론 국가도 건강해집니다.”이렇게 말하는 그의 집무실에는 너무 소중해 오히려 값싸보이는 이런 편액이 걸려 있었다.‘재보만고건실무용(財寶滿庫健失無用-재물이 창고에 가득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 최수부 회장의 섭생법 키 172㎝,몸무게 70㎏의 단단한 체격을 가진 최수부 회장은 지금도 주말이면 부인 박일희(66)씨와 골프를 즐긴다.한번 라운딩을 하면 서두르지 않고 7㎞쯤 걸을 수 있으며,과격하지 않아 골프가 좋다는 그는 “그래도 식보(食補)라고 했는데,섭생만큼 소중한 건강법이 있겠느냐?”고 되묻는다. 가족들의 성화에 못이겨 줄였다지만 나이 일흔인 그의 식사량,특히 고기를 즐기는 식성은 지금도 젊은 사람 못지 않다.“사람이 과음(過飮) 과식(過食) 과색(過色) 과로(過勞)를 피하면 천수를 누린다고 했지만 그건 신선의 얘기고,사람이야 먹고 싶은 것 먹을 수 있으면 그게 몸에 좋고 또 행복한 거지.나는 그렇게 살아왔어요.뭐든 당기는 음식을 양껏 먹되 일에는 몸을 아끼지 않는 방식으로.”그렇다고 그가 질정없이 고기만을 즐겨 먹지는 않는다.“집사람이 챙겨 최근에는 육식 대신 야채와 두부,콩 등 잡곡류를 많이 먹지만 언제든 당기면 고기집을 찾습니다.”이럴 땐 기름이 좀 배어 있어도 안심보다는 등심이 좋다.먹는 맛이 달라서다.“옛 어른들이 그랬잖아요.잠자리는 가려도 먹을거리는 가리지 말라고.그래선지 식성은 좋습니다.사실,그게 나를 있게 한 힘의 원천이라고 봐야죠.”하루 3갑씩 태워대던 담배는 25년쯤 전에 국회의장을 지낸 민관식씨 권유로 끊었지만,지금도 맘만 먹으면 어지간한 술꾼 정도는 어렵잖게 제칠 만큼 술은 마신다.“작고한 김복동 장군과 한자리에서 폭탄주를 서른잔이 넘게도 마셔봤어요.그래도 다음날 거뜬했는데,지금은 그만 못하지.” 그러면서 그는 일본인의 장수 비결을 귀띔했다.“일본에만 100세 이상 고령자가 3만명이나 되는데,이 사람들 오래 사는 비결은 무엇이든 과하지 않으면서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는 데 있습니다.잘 먹고 기쁘게 일하는 것만한 건강법이 있겠습니까?” 심재억 기자
  • “저승 갔다온 사람 이상의 상상력 발휘”/영화 ‘오구’ 주연 강부자 감독 이윤택

    “올해는 ‘오구’공연이 없어요?” 연극 ‘오구’의 주연인 탤런트 강부자(62)와 연출가인 ‘문화게릴라’ 이윤택(51)이 최근 자주 듣는 질문이다.그때마다 둘은 “올해엔 영화로 보세요.”라고 대답한단다.89년 초연이후 270만명의 관객 동원,정동극장 ‘10년 공연 계약’ 등 만성적 불황인 연극계에서도 불황을 모르던 ‘오구’가 28일 영화로 태어난다.10일 오후 서울 정동에서 강부자와 이윤택이 만났다.물론 영화배우와 감독으로서다. 약속시간보다 좀 일찍 모습을 나타낸 강부자는 방송대본을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책(대본)이 오늘 나와서 짬내서 보고 있습니다.”라며 예의 수더분한 웃음을 띤다.강부자 하면 탤런트를 떠올릴 만큼 화려한 경력의 그에게 6년전부터 연극배우라는 강한 이미지까지 겹쳐졌다.하지만 그는 62년 탤런트로 입문한 뒤 바로 연극·영화에 출연해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약간 늦게 나타난 이윤택이 “아이고 선생님 제가 늦었지요.”라고 머쓱해하자 강부자가 “맞춰나왔는데 뭘요.” 하며 분위기를 풀어준다.시인·방송작가·연출가 등 전방위로 활약해온 그에게 ‘오구’가 감독데뷔작이지만 영상 자체가 낯설지는 않다.‘행복어 사전’ 등 드라마작가로 방송작업이 익숙하다. 영화 ‘오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두 사람은 동시에 “작품이 좋으니까요.”라며 애정을 표시했지만 개봉을 앞둔 심정은 약간 달랐다.패기만만한 이윤택은 “젊은 관객 위주의 영화가 주류인 현실에서 보기 드물게 3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오구’가 되지 않으면 연극도 그만 둘랍니다.”라며 과장기 섞인 자신감을 내비친다. 반면 강부자는 “막상 개봉이 다가오니 부끄럽기도 하고 가슴 떨리고 겁도 납니다.”라고 조심스레 말한다.그는 밀양에서의 자체 시사회때도 몰래 숨어서 봤다고 한다. 가장 큰 관심은 연극 ‘오구’와 영화 ‘오구’의 차이일 듯.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팽팽한 긴장 대신,현란한 영상기법을 구사해 마음대로 찍고 다듬는 영화로 같은 질료인 ‘오구’를 어떻게 표현했을까.강부자는 “세세한 부분까지 연기할 수 있어서 섬세하면서 상상력의 공간이 넓어요.그렇기 때문에 무섭기도 해요”라고 조심스레 말문을 연다.이윤택은 특유의 달변으로 “연극은 전체 몸의 움직임 등 외양을 중시하는데 비해 영화는 주름살 하나까지 잡으며 내면의 연기를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자연히 내용도 꽤 달라졌다.얼개는 비슷하다.꿈에서 남편을 본 황씨 할머니가 저승갈 준비를 한다며 산오구굿을 하다가 세상을 떠나고 이어 문상객들이 화투를 치는 등 잔칫집을 방불케하는 초상집 분위기로 관객을 웃고 울린다. 여기에 영화는 저승사자가 소를 타고 이승에 내려오고 개·파리 등으로 변신하는 장면 등에서 팬터지효과를 최대로 살렸다.또 미연(이재은)과 옛 애인 용택인 저승사자의 러브스토리도 가미해 극적인 효과를 드높였다. 두 사람은 ‘연극의 다리’에서 희한하게 만났다.강부자가 95년 연극 ‘문제적 인간,연산’을 본 뒤 “어떻게 연산군을 저렇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윤택이란 연출가가 어떤 사람인지 작품 한번 하고 싶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우연인 듯 1년 뒤 이윤택이 찾아왔다.89년부터 꾸려오던 ‘오구’가새 버전으로 바꿀 무렵 ‘가장 한국적 여성상’에 어울리는 배우가 절실해서 대본을 들고 무작정 SBS 녹화장으로 찾아갔다.강부자가 대본도 보지 않고 동의했음은 물론이다.97년 이후 ‘강부자의 오구’는 연극계 핫이슈로 떠올랐다. 연극에서 맞춘 ‘찰떡 호흡’은 촬영 내내 큰 힘이 되었다.“촬영중 섭섭한 소리를 해도 너그럽게 넘어가십니다.”는 이윤택의 말에 강부자는“경상남북도의 사투리가 달라 자주 지적을 당해 무안하기도 했다.”면서도 “저승갔다온 사람 이상의 상상력에 ‘어머 저럴수가 있나?’라고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추어 올렸다. 6년째 맞춘 눈빛은 마지막 촬영때 빛났다.노모가 이승을 떠나는 장면에서 강부자의 애드리브 연기에 이윤택이 감탄한 것.“상여를 뒤로 하고 흰 종이옷 차림으로 바람부는 갈대밭 옆을 걸어가는데 진짜 하늘나라로 가는 기분이 들어서 즉흥적으로 두팔을 벌려 나는 것처럼 해봤어요.”(강)“대본을 넘어선 연기와 그림이 너무 좋아서 ‘OK,갑시다’했지요.”(이) 이종수기자 vi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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