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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과 10만弗 합의?

    뉴욕의 한 호텔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할리우드 스타 러셀 크로(41)가 피해자와 전격 합의했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로의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피해자 네스터 에스트라다와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합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에스트라다는 10만 달러 가량의 합의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출신의 크로는 지난 6월 신작 ‘신데렐라 맨’의 홍보차 뉴욕 머서 호텔에 머물던 중 호주에 있는 부인과 아들에게 전화가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에스트라다의 얼굴에 전화기를 집어던졌다. 그는 사건 직후 CBS 심야토크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나와 “그동안 살아오면서 해 온 많은 바보짓 가운데 가장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크로는 현재 부인 대니얼 스펜서의 권유로 분노 조절 상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는 24일 독일 ‘TV 영화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헤비급 복싱 챔피언 제임스 브래독의 삶을 조명한 신데렐라 맨에 출연하고 싶어 1년 간 매일 4㎞를 달려 22㎏을 뺐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2001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피트니스센터 CEO 된 이훈

    피트니스센터 CEO 된 이훈

    얼핏 보면 ‘퇴직금 없는’ 연예인들의 부업 같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더욱이 연예계 주당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가 부업을 한다면 술집이 오히려 더 어울릴 것도 같고…. “돈 벌 욕심이라면 술집이 더 나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술 마시면서 스트레스 푼다지만 그건 틀린 말이에요. 과음하면 속 버리죠, 안주 먹으면서 몸 버리죠, 다음날 피곤하죠. 인기를 먹고 자란 연기자로서 보다 긍정적인 방법을 찾았지요.” 하긴 그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정 감독과 함께 권투를 하며 프로선수 자격까지 취득했다. 운동이 특기라는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운동 스트레스가 강박증이 되는 시대, 일반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가장 쉽게 알려 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피트니스에서는 몸에 맞는 운동을 알려 주기 위해 기본적으로 1대 1 트레이닝(레디 액션 3세션)을 제공하고, 한가지 운동을 계속하려면 쉽게 싫증을 내는 아마추어들을 위해 그룹X에어로빅·태보·요가·살사·벨리 등 주당 50여 시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얼핏 보면 여느 피트니스클럽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피트니스업계에서 성공해 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란다. 무려 5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은행빚까지 내며 피트니스클럽을 오픈하게 한 꿈은 K1, 프라이드 같은 종합격투기 MMA(Mixed Martial Arts) 붐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불러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피트니스클럽 내에 복싱, 스턴트액션과 함께 MMA 도장이 있죠. 그저 단순히 치고 박고 피가 흥건해지는 뒷골목 싸움 같은 폭력이 난무하는 경기가 아니라 신개념 스포츠입니다. 맞고 쓰러지고 누가 이겨 주거나 져 주는 쇼가 아닌, 의(義)를 지키는 무도인의 정신을 잇는 스포츠죠.” 더블에이치에서는 MMA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와 정 감독을 비롯해 분야 별로 전문선수와 강사들이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앞으로 6개 도시에 더블에이치 체인을 더 열어 가능성 있는 선수를 육성해 K1, 프라이드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더블에이치에서 피트니스로 종합격투기를 수련하고, 종합격투기가 대중화되면서 미국·일본·유럽과 같이 붐업을 이루는 데까지 예상기간은 2년이다. MMA 소개를 하면서 유독 그의 눈이 반짝인다.‘연기를 접을 작정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나의 본업은 연기”라고 한 마디로 일축하는 그는 “연기는 인생이다.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그 사람의 인생을 이해하면서 연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우에게는 차기작을 준비하기까지 공백을 갑갑해하며 지내기보다는 그 시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더블에이치와 MMA 육성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의지다. 올초 SBS드라마 ‘세잎클로버’에 출연한 이래 피트니스 준비에 푹 빠져 있었다는 그는 연예인 봉사모임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회원으로도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 피트니스의 수익역시 5%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기부를 결심했다. 8월초 문을 연 이훈의 피트니스 500여명의 회원 중에는 정준호, 안재욱, 배용준, 정우성 등 친분이 있거나 드라마 촬영에 앞서 무술을 익히기 위해 등록한 스타들도 많다. 대다수의 회원은 더블에이치의 럭셔리한 분위기와 MMA, 스턴트액션 등 쉽게 접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에 이끌려 왔다. 하지만 격투기·권투 등 다소 과격해 보이는 프로그램에도 여성 회원들이 많다. “앞으로 우리 남성들, 정신 차려야 할 겁니다. 지금 4층에서 스턴트액션 프로그램을 듣는 여성들이 100㎏이 넘는 거구를 어깨 너머로 내려치는 연습에 몰입하고 있거든요.” 아, 그의 매력은 또하나 더 있다. 남성적이지만 그는 결코 ‘마초’가 아니라는 것. 남성호르몬이 지나쳐 마초로 여겨지는 여느 ‘남자다운 남자’와는 달리 그는 장난스러운 면을 갖고 있다. 운동강박증에 시달리면서도 지겹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때로는 직접 시범도 하는 그에게서 이훈의 매력이 빛난다.“더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한 우물을 파야한다던 지난 시대와 달리 이 시대는 동시에 여러개의 꿈도 이뤄지는 세상이니까요.”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구정 이삭]

    ●경기 부천시 원미구 보건소19일(금)까지 아동비만 예방프로그램에 참가할 6∼7살 어린이와 부모 8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교육은 22일(월)부터 열흘간 월·수·금 오전 10∼12시에 열린다. 비만도·체지방·콜레스테롤 측정 뒤 영양상담·교육 등을 받을 수 있다.(032)320-3807. ●경기 수원시 26일(금)까지 ‘수원시 중소기업 비즈니스 무역영어 교육’ 참가자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다음달 5일(월)부터 5일간 무역영어의 기초 및 문서작성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참가비 2만원.(031)228-3088. ●경기 부천문화재단 26일(금) 오전 10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자녀들의 창의력 향상을 위한 특강’을 개최한다. 창의력 컨설턴트인 박종하 강사가 강의에 나선다. 무료.(032)326-6923. ●서울 양천구 양천구민체육센터에서 다음달부터 어머니 태보교실을 증설해 운영키로 하고 30일(화)까지 신규회원을 선착순 30명까지 모집한다. 태권도(Taekwondo)와 복싱(Boxing)의 앞글자에서 따온 태보(Taebo)는 태권도와 복싱, 그리고 에어로빅을 합친 운동이다. 접수는 양천구민센터에서 받는다.(02)2652-1792∼6. ●경기 용인시 여성회관 다음달부터 4개월 동안 용인지역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 한국어 학당’을 개설한다. 외국인 신부반·이주노동자반으로 나눠 열린다. 수강을 원하면 다음달 1일(목)까지 방문·전화접수를 해야 한다.(031)270-8846. ●경기 김포시 다음달 5일(월)까지 제1회 김포 재활용품 공모전 응모작을 접수한다. 대상은 지역내 초·중·고교생이며 신청서와 함께 작품을 제출하면 된다.(031)980-2771. ●서울 강북구민회관 9∼11월 천연비누 만들기와 토요테마요리강좌를 신설했다. 수강료는 3개월 3만원, 재료비는 별도다. 접수는 강북구 홈페이지(www.gangbuk.seoul.kr) ‘교양강좌 포털사이트’에서 선착순 모집한다.(02)901-6326. ●서울 구로구 휠체어 및 목발과 같은 보장구를 무료로 빌려주는 ‘보장구 기부 및 대여 센터’를 운영한다. 자신이 사용하던 보장구 및 재활기구를 기부하거나 필요한 기구로 교환하려는 사람은 구청 사회복지과에 접수 및 신청하면 된다.(02)860-2356.
  • 쉬어가기˙˙˙

    전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마이크 타이슨(38·미국)이 또다시 성폭행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17일 ‘타이슨이 이탈리아 니스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성을 자신의 요트로 강제로 끌고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고 보도. 타이슨은 지난 92년 미스블랙아메리카 선발대회 참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3년 동안 복역한 적이 있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두번 비난받는 보상판정

    승부를 가려야 하는 스포츠에서 최종 판정은 심판의 몫이다. 펜싱이나 미식축구에서처럼 전자기기나 비디오를 판정에 이용하면 정확성은 높아진다. 그러나 종목의 특성상 기계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종목에서는 인간이 모든 결정을 내린다.인간이 결정을 하는 이상 어차피 100%의 정확성은 기대하지 못한다. 유도 복싱 레슬링처럼 두 명의 선수가 하는 경기를 5명이 지켜보며 판정을 하는데도 말썽이 끊이지 않는다. 하물며 22명이 북적거리는 경기를 3명의 심판이 관장하는 축구나 한 경기에 300개 정도의 공을 주심 혼자서 판정해야 하는 야구에서는 판정의 정확성은 훨씬 떨어지게 마련이다. 결국 스포츠에서 오심은 의도적으로 내린 것이 아니라면 경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스포츠는 대체로 오심에 대한 번복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림픽 종목은 심판 판정에 대한 재심이 가능하다. 야구도 마찬가지다.TV 중계에서 해설자들이 이상한 판정에 대해 “가까이서 본 심판이 잘 보았겠죠.”란 말을 흔히 한다.그러나 이 말은 틀릴 때가 많다. 수십 미터 떨어진 관중석에서 더 정확하게 볼 수도 있다.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시야가 가리면 보이지 않는다.때문에 야구규칙은 심판 판정에 의심이 있으면 동료와 상의하고, 잘못됐다면 번복토록 했다. 심판의 권위도 중요하지만 심판의 기본 임무는 정확한 판정이기 때문이다. 또 규칙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해서는 절대 안되는 번복도 있다. 볼, 스트라이크 판정은 아무리 본인이 잘못 본 것처럼 느끼더라도 번복해서는 안된다. 그러다가는 수십 번이나 번복할 수도 있다. 보상판정도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 한번 오심을 내려 한 팀이 유리해졌다고 느낄 때 상대팀에 의도적으로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게 보상판정이다. 많은 심판이 이것을 알면서도 오심에 대한 부끄러움과 손해를 본 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자신 탓에 승패가 뒤집어 졌다는 비난이 두려워 보상판정에 대한 유혹을 강하게 느낀다.지난 11일 고교야구에서 일어난 사건을 통해 심판 판정의 결정 과정을 되짚어 보자.1사 만루에서 3루주자는 피치아웃으로 런다운에 걸렸지만,3루에 돌아가는데 성공했다.3루를 밟고 있는 3루주자를 태그하자 3루심은 돌연 아웃을 선언했다. 이어 2루주자도 런다운으로 아웃됐다. 자신은 세이프됐다고 확신한 3루 주자는 홈으로 뛰어들었다.문제는 오심보다 오심 이후의 처리였다. 현장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심판으로서 가장 현명한 결정은 최초의 오심을 번복하지 않는 것. 야구 규칙의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은 3루주자의 아웃을 번복하고 득점을 인정하는 것. 어차피 오심은 저질러진 일이고, 둘 중 하나만 택했다면 오심 하나로 끝날 일이었다. 물론 어느 한 팀은 손해를 보아야 한다. 손해 본 팀의 비난을 피하려고 모든 플레이를 없었던 일로 돌린 일은 보상판정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보상판정은 한번의 비난으로 끝날 일을 두 번 비난받게 만든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tycobb@sports2i.com
  • 세계챔프 김주희 ‘겹경사’

    최연소 여자프로복싱 세계챔피언 김주희(19·거인체)가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주역 60인’에 선정되고 중부대학교에 최종 합격하는 등 겹경사를 맞았다. 김주희는 KBS1TV가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뽑은 1980년대 이후 출생자 가운데 한국의 학술 사회 경제 스포츠 예능 분야의 최고 인재 60인에 선정됐다. 김주희는 이와 관련, 오는 15일 ‘태극기 세대 그들이 온다’는 프로그램에 출연할 예정이다. 아울러 김주희는 충남 금산의 중부대학교 엔터테인먼트과에 수시 원서를 내고 지난 4일 면접을 본 뒤 마침내 10일 합격 통지를 받기도 했다. 정문호 거인체육관 관장은 “주희가 여자 권투 선수로 세계를 제패했다는 점이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김주희는 “대학에 간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좋은 프로그램에 초청돼 너무 기쁘다.”면서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다가올 방어전 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몸이 튼튼해야 공부도 잘하죠

    몸이 튼튼해야 공부도 잘하죠

    우리 청소년들은 덩치만 커졌지 체력은 예전만 못하다. 지난해 말 문화관광부의 국민체력실태조사를 보더라도,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은 2001년에 비해 키는 0.8㎝ 커지고 몸무게는 2.1㎏ 늘었지만 거꾸로 오래달리기(1.2㎞)는 18초 더 걸리고 제자리멀리뛰기는 7.5㎝나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에만 집중하고 운동을 멀리한 결과다. 하지만 운동을 해야 즐겁고 학습능률도 오른다. 방학 중에 찾을만한 스포츠교실을 소개한다. “정세윤∼여자 박지성, 힘내라 파이팅.”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효제초등학교 운동장. 리라초등학교 2학년 정세윤양이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힌 채 운동장에 놓인 5개의 훌라후프 사이로 요리조리 축구공을 굴리며 빠져나간다. 보조코치 김상훈(24)씨의 응원에 힘이 났는지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이날 축구교실에 참가한 학생은 20여명. 효제뿐 아니라 세검정·충무·재동 등 여러 초등학교에서 모인 연합팀이다. 처음에 어색해 하던 학생들은 훈련이 계속되면서 점차 오랜 친구처럼 친해졌다. 드리블 훈련을 마친 학생들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핸드볼처럼 손으로 공을 튀기면서 축구골대 앞까지 달려간 뒤 공을 던져 골대 안으로 넣는 연습을 했다. 최재호(34) 코치는 “여기 온 어린이들은 선수가 아니어서 드리블과 슈팅만 연습시키면 싫증을 내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민(10·충무초 3학년)군은 “음악과 미술, 영어 등 하루에 학원에서만 보내면 너무 지루하다.”면서 “축구교실을 시작한 지 사흘밖에 안 되고 형들이 많아 좀 어색하지만 힘껏 뛰고 나면 마음이 상쾌해진다.”고 말했다. 축구교실은 수업 마지막의 시합 때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주훈(11·세검정초 4학년)이와 덕곤(11·〃)이는 제일 친한 친구 사이다. 하지만 시합에서는 “친구라고 봐주기는 없다.”며 선을 확실히 그었다. 드리블 감각이 뛰어난 덕곤이는 종횡무진 맹활약을 펼쳤다. 두 사람을 제치고 중앙으로 패스한 공을 용상(10·재동초등학교 3학년)이가 골키퍼 오른쪽으로 살짝 넣었다. 주훈이가 중앙에서 롱슛을 한 볼이 바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1대1로 비긴 이날 세호(12·리라초 5학년)는 사실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이틀 동안 동생 세윤이가 속한 팀에 연거푸 졌기 때문이다. 세호는 “오늘은 골을 넣어 꼭 이기겠다고 아침에 동생과 약속을 했는데 내일은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참관한 학부모들은 스포츠 교실이 체력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방학 동안 아이들의 생활을 규칙적으로 만들고 학습의욕도 높인다고 했다. 김현준(40·여)씨는 “방학 때에는 아이들이 할 일이 별로 없어 게을러진다.”면서 “과거에는 보통 늦게까지 게임하고 아침 10시에 일어나는데 이번 방학엔 아침에 축구교실에 참가하면서 부지런해졌다.”고 말했다.“생활리듬이 깨지면 게을러져서 공부도 안 한다.”면서 “늘 방학이 끝날때쯤 밀린 방학숙제를 했는데 요즘은 오전에 축구를 하고 오후엔 알아서 공부한다.”고 덧붙였다. 범희숙(41·여)씨는 “방학 때 학원가는 시간을 빼면 집에서 장시간 만화책만 본다.”면서 “같은 시간에 체육활동을 시키면 좋을 것 같았다.”며 참가이유를 말했다. 그는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과 스포츠교실에 보내주는 대신 공부를 많이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면서 “요즘 주훈이의 공부량이 예전 방학에 비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김미형(41)씨는 “아파트에 살면 놀이터에서 뛰어놀지만 주택가는 마땅히 그럴 공간이 없고 방학 동안 매일 아이와 놀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참에 축구교실이 이런 문제를 풀어줬다.”고 말했다. 김성수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방학 동안 TV보기와 인터넷 등으로 집에서만 보내면 정서도 불안해진다.”면서 “필수적으로 한두가지 운동을 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공을 잘못 찬 뒤 발목을 삐는 등의 부상을 막고 체력을 좋게 하려면 기본기를 정확히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심한 운동을 하면 불면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로를 느끼지 않는 한도에서 운동량을 조절하라.”고 조언했다. 학생의 건강과 성격에 따라 알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규성 한국체육대 건강관리학과 교수는 “지방은 15분 이상 운동해야 타기 때문에 비만학생은 수영과 걷기, 오래달리기, 사이클을 30분 이상 해야 하고 성장발육이 느린 학생은 근육을 늘리는 농구와 배구, 수영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세교정이 필요한 학생은 태권도와 육상을 시키고 자세가 좋아질 때마다 사진을 찍어 보여 주면 의욕이 더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성격개선과 관련해 “내성적인 학생은 축구와 농구, 럭비 등 단체운동을 하면 사회성과 준법정신을 기를 수 있고 산만한 학생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사격과 양궁을 하면 개선된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오산중학교 이민형군-방학중 사격교실 참여 계기 소년체전등서 동메달 둘 따 올해 서울시 소년체전과 서울시 사격연맹회장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오산중학교 2학년 이민형(15)군은 스포츠교실에서 사격을 시작했다. 어릴 적 장난감 총으로 물건 맞히는 놀이를 좋아했던 민형군은 선린중학교에 다니던 지난해 인근 오산중학교에서 방학 중 사격교실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했다가 선수가 됐다. 올들어 아예 학교를 오산중학교로 옮겼다. “다른 아이들은 사격을 하면 엉뚱한 데로 날아갔지만 저는 대부분 총알이 가운데에 집중돼 스스로 소질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원래 성격이 차분한데다 사격할 때 특히 집중이 잘 돼 즐겁게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죠.” 사격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상을 거머쥔 비결에 대해 “같이 훈련하는 동료 중 나보다 1년을 먼저 시작한 친구가 있는데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 친구를 따라잡기 위해 집에서도 가늠자를 그리고 조준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학기 중 하루 3시간밖에 안됐던 연습량을 방학 들어 8시간으로 크게 늘렸다. 총이 흔들리는 단점을 체력강화를 통해 보완하기 위해 특히 하체단련에 쏟고 있다. 이 군은 “여자인데도 무거운 총을 들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강초현 누나를 좋아하지만 그보다 더 잘해서 꼭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합할 때 긴장을 하다 보니 연습 때보다 점수가 10점 정도 덜 나오는데 앞으로 경험이 늘면 나아지겠죠. 내년 소년체전에서는 반드시 시상대에 오르겠습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꿈나무 수영교실 가장 인기 거쳐간 200명 선수로 활약 서울시 교육청이 잠실 학생수영장에서 운영하는 ‘꿈나무 수영교실’은 가장 인기있는 청소년 방학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곳을 찾으면 무료로 중급 이상의 수영실력을 쌓을 수 있다. 방학 중 3∼4주 가량 운영되는 꿈나무 수영교실은 ‘경영반’과 ‘다이빙반’으로 나뉜다. 각 반은 수준에 따라 상·중·하 3개 코스로 편성된다. 수강인원에 제한은 없다. 여기에 참가하려면 학교장 추천이 있어야 하며 자유형, 평영, 배영, 접영 등 여러 영법(泳法) 가운데 최소 한가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3개월 정도는 수영강습을 받은 학생들이 무난하다는 게 강사들의 말이다. 경영반에서는 수영법과 수영기술 강습, 지구력 훈련 등을 하고 다이빙반에서는 호흡법과 스프린트 기술을 가르친다. 강사는 선수출신 등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로 짜여져 짧은 기간에 효율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강사는 5명이다. 참가 학생들에게는 매일 교통비 1000원과 간식이 제공된다. 프로그램을 마치면 꿈나무 수영선수 인증서가 지급된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와 마칠 때 테스트를 하는데, 여기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학생은 본인 의사에 따라 수영선수 양성 상설반인 ‘꿈나무 수영반’에 들어갈 수 있다. 2001년 문을 연 이후 모두 1800여명의 학생이 수영교실에 참가, 이 중 200여명이 수영반에 들어가 선수의 길을 선택했다. 지난해 꿈나무 수영반에 입단한 학생 가운데 잠전초등학교 6학년 정보경 양 등 3명이 올해 전국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맹활약했다. 소질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수영을 정식으로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이 우대된다. 통상 방학 열흘쯤 전에 모집을 하지만 중간에라도 학교 체육교사에게 문의하면 수강이 가능하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당초에는 수영인구의 저변을 넓혀 신인선수를 발굴한다는 게 목표였지만 지금은 전문적인 수영강습을 원하는 일반 학생들이 늘면서 사실상 개방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54개교 21종목 무료로 운영 운동부 코치가 전문적 지도 서울시내 스포츠교실은 2001년부터 운동부가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달 중 모두 54개 학교에서 종목에 따라 1∼3주씩 운영된다. 학교 운동부 코치가 직접 가르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종목은 육상과 수영, 축구, 야구, 테니스, 농구, 배구, 탁구, 럭비, 사이클, 복싱, 레슬링, 유도, 양궁, 사격, 기계체조, 리듬체조, 펜싱, 배드민턴, 태권도, 인라인스케이팅 등 21개다. 일반 스포츠센터에서 배우면, 통상 10만원이 넘게 들지만 모든 스포츠교실에서는 무료로 운영된다. 태권도와 수영 등을 넓은 공간에서 아침시간에 또래친구들과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희망학생은 학교 체육교사나 담임교사에게 문의하면 된다. 사는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학교에 신청할 수 있다. 이미 프로그램이 시작됐어도 중간에 들어갈 수 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쉬어가기˙˙˙

    무술감독 겸 영화배우인 정두홍(39)이 29일 전북 진안문예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복싱 웰터급 랭킹전(4라운드)에 출전한다고. 지난해 7월 프로복싱 데뷔전에서 정원영을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던 정두홍은 이날 경기를 통해 본격 프로무대에 나설 계획이다. 정 감독을 지도하고 있는 마방열 풍산체육관 관장은 “지난번 데뷔전을 치른 뒤 정두홍이 복싱을 그만둘 것으로 생각했지만 복싱의 묘한 매력에 끌려 다시 글러브를 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짜릿찌릿 7일간의 DVD여행

    본격적인 한여름 무더위와 함께 기다리던 휴가철이 시작되었다.‘인도차이나’의 하룽 베이나 ‘리플리’의 배경이 되었던 나폴리 같은 곳으로 휴가를 떠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게 문제다. 그렇다고 가까운 해수욕장에 가려니 수많은 인파와 바가지요금과 씨름하기란 또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자칫 피서가 아니라 ‘피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7일간의 휴가 중 하루이틀쯤은 집에서 얼음물에 발 담그고 보고 싶었던 DVD를 실컷 보는 게 어떨까. 가벼운 발마사지와 더불어 적당한 수면을 취하고 여유롭게 DVD를 감상한다면 바캉스 이상의 충전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살얼음이 살짝 도는 시원한 오미자 화채 한 그릇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속을 파낸 통 수박에 꿀을 넣은 오미자 냉차와 배, 수박 속을 섞으면 여름철 더위는 물론 피로회복에도 그만이다.7일간의 휴가 동안 하루하루 꺼내 볼 수 있는 DVD 다이제스트를 소개한다. 오미자 화채만큼이나 다양한 맛을 내는 영화들을 만나다 보면 한여름 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박은영 DVD칼럼니스트·mlue@naver.com ■ MON-주먹이 운다, 아라한 장풍대작전 칠선의 도움으로 도시의 무협 초인이 되었던 교통경찰 상환이 이번엔 열아홉 살의 소년원 복서 상환으로 돌아왔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형제인 류승완 감독과 배우 류승범은 벌써 4편의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다. 전작 ‘아라한 장풍대작전’이 코믹한 도시 무협극이었다면 ‘주먹이 운다’는 류승완 감독의 농익은 연출과 성숙한 류승범 연기가 어우러진 비장미 넘치는 복싱 드라마다. 류승완 감독은 DVD 마니아로 유명하다. 수집에도 남다른 열의가 있지만 자신의 영화를 DVD로 제작하는데 있어 국내 어떤 감독보다도 적극적이다.‘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지난해 우수 DVD로 선정될 만큼 깨끗한 화질과 사운드로 주목받았는데,‘주먹이 운다’ 역시 극적인 영화의 구성과 인물들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을 표현한 시각적인 효과와 섬세하고 예민한 사운드가 빼어나다.6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찍은 신인왕전 장면의 메이킹 필름과 감독의 열정적인 코멘터리도 부가영상에 수록되었다. ■ TUE-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하나와 앨리스 최근 일본 멜로영화들이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일본 열도를 열광시킨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결혼을 앞둔 한 남자가 백혈병 소녀와의 첫사랑을 추억하는 내용이다. 다소 신파조의 이야기임에도 첫사랑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을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풀어내 국내 극장가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첫사랑 영화의 원조는 누가 뭐래도 이와이 지의 ‘러브레터’가 아닐까. 이와이 감독은 꾸준히 비슷한 심상을 지닌 영화들을 만들어왔는데 특히 최근작인 ‘하나와 앨리스’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귀여운 이야기다. 한 소년을 사이에 두고 예기치 않은 삼각관계에 빠진 두 소녀의 귀여운 거짓말과 성장과정이 동화처럼 전개된다. 순수한 사랑의 느낌을 살린 색감과 배우들과 감독의 교감을 확인할 수 있는 메이킹 필름이 인상적이다. 특히 5분간의 발레 장면은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예쁘다. ■ WED-프렌즈, 24 만약 이 시리즈들을 보기 시작한다면 앞으로의 DVD 감상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될지도 모른다. 시리즈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어서 일단 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즌 9까지 출시된 ‘프렌즈’가 바로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구성된 여섯 명의 친구들이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매우 일상적이면서도 생활 속에 배어나는 감칠맛이 있다. 뚜렷한 성격을 지닌 캐릭터들과 가족 이상으로 따뜻하게 서로를 감싸안는 우정, 오늘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즐거운 기대감이 있다. 잭 바우어의 테러 진압기 ‘24’를 보려면 한층 더 강한 결심을 해야 한다. 제목 그대로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실시간으로 따라가므로 중독성이 한층 더 강하기 때문이다. 테러방지단의 활약과 대통령을 둘러싼 음모가 유기적으로 전개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된다. 웬만한 액션 스릴러보다 긴장감이 넘치며, 키퍼 서덜랜드의 안정감 있는 연기는 발군이다. ■ THU-나비효과, 리컨스트럭션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의 태풍을 만든다는 ‘나비효과’는 시간을 되돌려 과거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과거의 작은 변화는 오히려 걷잡을 수 없는 현재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이 DVD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감독판과 극장판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는 것인데 삭제된 7분과 더불어 극장판과 다른 결말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로 이동할 때의 프레임을 뒤흔드는 시각효과와 날카로운 굉음은 DTS 사운드를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되었으며 색보정을 거친 영상에선 개성이 넘친다. ‘나비효과’가 자신의 의지대로 과거를 수정했다면,‘리컨스트럭션’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든 상황이 재구성되는 경우다. 애인을 두고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판 순간 애인과 관련된 모든 이들이 자신을 잊어버린다.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감각적인 카메라는 다양한 질감의 화질을 보여 준다. 독특한 이야기와 연출이 어우러진 지적이며 아름다운 영화다. ■ FRI-맨추리안 캔디데이트, 쏘우 ‘맨추리안 캔디데이트’의 원작인 1962년 버전은 한국전이 배경이었다. 그러나 조나단 드미 감독은 9·11 테러를 겪고 우경화된 미국에서 걸프전에서 대량 기억 조작이 있었다는 가설을 내세운다. 고도의 정치적 함수관계와 심리전이 얽히고 신화적인 상상력까지 더해져 보는 이들에 따라 영화의 해석의 폭도 달라진다. 섬뜩할 정도의 차가운 인물로 분한 메릴 스트립과 덴젤 워싱턴, 리브 슈라이버 등의 연기도 뛰어나다. 영화촬영 전 6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미국의 현실에 대해 토론하는 영상 등 부가영상에도 무게가 실렸다. ‘쏘우’는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영문도 모르는 채 끌려와 살인마의 지령을 따라야 하는 두 남자의 8시간을 긴박하게 쫓는다. 밀폐된 공간 안의 현재와 죄의 원류를 쫓는 과거가 교차되면서 고도의 심리전이 전개된다. 한순간도 예측하기 어려운 긴장감과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지는 공포가 입체적인 DVD 사운드로 한층 더 섬뜩하게 표현되었다. ■ SAT-에비에이터, 콘스탄틴 마틴 스코시즈의 역작 ‘에비에이터’는 미국 영화와 항공업계의 신화인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를 쫓는다. 미국 항공전문가들이 조언을 구했을 정도로 그는 비행기와 영화에 미쳐 있는 인물이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신경증과 결벽증을 두루 갖춘 인물을 완벽에 가깝게 표현해냈다. 비행기를 좋아하던 그는 추락하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더 철저한 자기 소외를 경험하면서 쓸쓸히 죽었다. 부가영상을 통해 실제 하워드 휴즈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이 방대한 영화의 제작과정 다큐멘터리를 확인할 수 있다. 시온을 구하려 했던 레오가 ‘콘스탄틴’에서는 악마의 세력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려는 엑소시스트가 되었다. 절묘하게도 레오와 콘스탄틴은 닮은꼴이다. 어찌 보면 ‘매트릭스’의 외전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적들의 세력은 강하고 고군분투하는 폐병쟁이 영매의 싸움은 눈물겹다. 화려한 영상은 영웅의 활극만큼이나 파워가 넘치고 부가영상 패키지도 묵직하다. ■ SUN-그루지, 링 슬프고 무서운 살인의 기억이 원혼으로 남아 집에 들어온 사람들을 죽인다. 덮고 있는 이불 안에서 푸르고 창백한 얼굴의 소년이 기어 나오는 장면만 떠올려도 ‘주온’은 충분히 공포스럽다. 일본 TV 시리즈로 제작되었다가 영화로 제작되었고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일본 대표 호러다.“끼익”대는 기분 나쁜 소리와 음침한 집의 구조는 공포를 배가시키며 DTS로 예리하게 날을 세운 사운드는 순간순간 소스라치게 만든다. 시미즈 다카시 감독은 TV판 1,2편과 일본 극장판 1,2편 그리고 이례적으로 할리우드판의 연출까지 맡았다. 그러나 일본 공포영화의 최고봉은 여전히 ‘링’이다. 나카다 히데오 감독은 소설을 원작으로 사다코라는 여인의 원한과 복수, 죽음 바이러스의 확장이라는 새로운 공포 코드를 만들었다. 개봉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이상의 공포영화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고어 버번스키 감독의 할리우드 버전과 비교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권투는 살빼기 건강 더하기죠”

    전북 전주 완산외국어정보고(옛 완산여상) 장연상(43) 교사는 학교에서 ‘복싱 전도사’로 통한다. 낮에는 평범한 수학 선생님이지만 방과 후에는 복서로 변신한다. 장 교사는 2000년 운동량 부족으로 몸무게가 불어나고 지방간에 고혈압 증세까지 보이자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어렸을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복싱을 시작했다. 집 근처 체육관을 찾은 그는 6개월 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에 몰두, 몸무게가 크게 줄고 간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오는 등 효과를 보자 지난 3월부터는 학교에서도 아예 ‘복싱 전도사’로 나섰다. TV에서 여성 복서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고 여학생들에게도 복싱을 전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선수 모집을 시작한 것. 처음엔 남학생들도 꺼리는 복싱에 선뜻 나설까 싶었으나 자신의 ‘감량 효과’를 눈으로 직접 본 여학생 18명이 자원하면서 ‘완산 복싱 다이어트 클럽’이란 이름의 동아리를 출범시켰다. 장 교사는 “일부 학생들은 복싱을 배운 뒤부터 행실도 나아지고 성격도 좋아졌다.”며 “동료 교사들도 ‘아이들이 복싱을 하더니 눈빛이 또렷해지고 수업태도도 좋아졌다.’고 칭찬한다.”며 자랑스러워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총련계 홍창수 WBC 챔프 복귀

    조총련계 복서 홍창수(30·일본명 도쿠야마 마사모리)가 세계챔피언 벨트를 탈환했다. 홍창수는 18일 일본 오사카 중앙체육관에서 벌어진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경기에서 챔피언 가와시마 가쓰시게(30)에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13개월여 만에 챔피언에 다시 올랐다. 지난해 6월 29일 가와시마에 패해 챔프 자리를 내줬던 홍창수는 이날 가와시마를 상대로 설욕전을 펼쳐 통산 31승(8KO)3패1무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초반부터 왼손 잽과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앞세워 가와시마를 밀어붙인 홍창수는 12회 발이 미끄러지면서 한차례 다운을 당했지만 중반까지 워낙 큰 점수를 벌어놓아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최연소 여자챔프 김주희 대학진학

    세계 최연소 여자프로복싱 챔피언 김주희(19·현풍)가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뤘다. 김주희는 최근 충남 금산의 4년제 중부대학 신문방송학과에 수시 원서를 내 지난주 4년 장학생으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복싱 챔프가 되기 위해 대학 진학을 미뤘던 김주희는 지난해 12월19일 멜리사 셰이퍼를 꺾고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오른 뒤 정문호 감독과 함께 대학에 가는 문제를 논의했고,2∼3곳 대학 가운데 조건이 가장 좋은 중부대학을 택했다. 김주희는 내년부터 영등포에 있는 체육관과 금산에 있는 대학을 통학하면서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예정. 대학측은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해 기숙사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주희는 “세계챔피언도 되고 대학에도 가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운동은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해 모범적인 복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완성 기다리는 냉장고속 푸딩처럼

    [박은영의 DVD레서피] 완성 기다리는 냉장고속 푸딩처럼

    어떤 요리는 얼마나 잘 식히느냐가 관건이다. 뜨겁게 끓였다가도 차갑게 식혀야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적당히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맛을 낸다. 커스터드푸딩 역시 그렇다. 설탕물을 끓여 캐러멜을 만들고 다시 그 위에 계란 노른자, 우유, 설탕을 섞어 끓인 뜨거운 반죽을 부어서 식히는데, 무엇보다 조바심내지 않고 냉장고에 넣고 기다리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래야 원하는 모양과 탄성을 지닌 차가운 푸딩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힐러리 스웽크가 출연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PM 11:14’가 비슷한 시기에 DVD로 출시된다. 줄리아 로버츠나 안젤리나 졸리만큼 우리나라에서 유명하진 않지만, 만 서른의 나이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다. 한국 배우로 치면 설경구 같은 스타일이랄까. 몸무게를 늘리고 줄이는 대신,“뼛속까지 다시 배워야 하는 복싱”을 보여 주기 위해 트레이너가 놀랄 정도의 준비과정을 보여 준다. 첫 번째 여우주연상을 안겨 준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선 정말 레즈비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살 정도로 중성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하기도 했다. 로맨틱 코미디나 액션 같은 더운 영화 대신, 인간에 대한 고민이 깃든 서늘한 영화에서 힐러리 스웽크는 제 빛을 발한다. 어떤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자신을 단련하고 변형시키며 영화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배우, 이게 커스터드푸딩 같은 그의 매력이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인생을 복싱에 비유한 주옥 같은 대사들과 클린트 이스트우드, 모건 프리먼, 힐러리 스웽크가 뿜어내는 가공할 연기력만으로도 DVD로 감상할 이유는 충분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무르익은 연출과 오랜 연륜에서 비롯된 촌철살인의 유머 역시 이 DVD의 가치를 높인다. 37일 만에 촬영된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화질과 잘 짜여진 영상미가 돋보인다. 어두운 실내장면이 위주임에도 푸른색과 녹색을 주조로 한 영상은 세밀하고 투명하다. 영화의 모델이 된 실제 권투 선수의 인터뷰와 아카데미 수상 후 가진 대담 등이 부가영상에 수록되었다. ●PM 11:14 재기발랄한 단편 영화들로 주목받았던 그레그 마크스의 데뷔작으로 밤 11시 14분에 벌어진 두 개의 사건을 역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다. 언뜻 ‘메멘토’를 연상시키지만, 형식만 빌려 왔을 뿐 인간의 이기심과 운명을 비꼬는 블랙코미디 성격이 강하다. 힐러리 스웽크는 이 영화에서 배우로서의 역할은 작지만 제작자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 준다. 밤에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하다 보니 전체가 다 어두운 배경이다. 투명한 화질이라는 인상을 받기는 어렵지만 색상 표현이 비교적 자연스럽고 생생하다. 시계추 효과음 등 각 상황을 특징적으로 설명하는 스코어가 흥미롭고 배경음의 사운드도 입체적이다. 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오늘의 경기]

    ■ 프로야구 ●두산-롯데(잠실)●현대-LG(수원)●한화-삼성(대전)●기아-SK(광주 이상 오후 6시30분)■ 복싱 여자프로복싱 남북대결 및 세계타이틀전(오후 3시 평양정주영체)
  • “남편과 단 하루도 같이 산적 없다”

    가수 방실이(42)가 지난 12년 간 거짓 결혼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방실이는 지난 18일 방영된 KBS2TV 연예정보 프로그램 ‘연예가 중계’와의 인터뷰에서 “12년 전 자고 있는 사이에 결혼발표가 났고, 결혼식을 올린 후 남편과 단 하루도 같이 산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그는 1994년 한 일본인 킥복싱 프로모터와 결혼해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방실이의 결혼발표는 그가 10년 간 함께 일했던 소속사와 결별한 직후 전 소속사에 의해 이뤄졌고, 그는 “소속사에서 나를 다시 돌아오게 하려고 그런 (거짓)기사를 퍼뜨린 것 같다.”고 거짓 결혼발표의 배경을 분석했다.그는 “당시 전 소속사 사장은 내게 어렵고 무서운 존재였고, 싸울 용기도 없었다. 그리고 화가 나는 동시에 너희들이 그럴수록 나 혼자 잘 사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복수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합의하에 거짓 결혼을 하게 됐다.”고 당시 입장을 설명했다. 이제 와서 사실을 밝히는 이유와 관련, 그는 “신랑에 대해 물어 보는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데 한계를 느껴 고백하게 됐다. 현재 신랑과는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라고 말했다. 방실이의 매니저인 이상태 사장은 “방실이는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혼절차도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방실이는 한달전 신곡 ‘사루비아’를 내고 활동중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늘의 경기]

    ■ 프로야구 ●한화-두산(잠실)●SK-삼성(대구)●현대-기아(군산)●LG-롯데(사직 이상 오후 6시30분)■ 프로복싱 WBA 세계타이틀 전초전●최요삼-추와타니(오후 7시 부천 상동드림타워)
  • 타이슨도 세월 앞에선…

    모진 세월은 ‘핵주먹’에도 녹이 슬게 했고, 사각의 링은 ‘녹슨 핵주먹’을 더 이상 반기지 않았다. 마이크 타이슨(38·미국)이 12일 미국 워싱턴 MCI센터에서 아일랜드 헤비급 챔피언 케빈 맥브라이드(32)와 가진 10라운드 논타이틀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6회 종료 후 경기를 포기,TKO패를 당했다. 이날 타이슨은 맥브라이드의 몸통과 얼굴에 몇 차례 정타를 가했지만 왕년 ‘핵주먹’의 명성이 무색하게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했다. 또 몸놀림과 푸트워크, 스피드에서 과거의 모습과 전혀 달라 그의 재기를 바랐던 많은 팬들을 실망시켰다. 타이슨은 지난해 7월 대니 윌리엄스(미국)에게 4회 KO로 패한 데 이어 또다시 재기전에서 TKO패를 당함으로써 사실상 복싱계 은퇴가 불가피해졌다. 타이슨은 경기가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면서 “복싱은 내 삶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산전적 56전50승(44KO)6패. 타이슨은 이날 3라운드까지는 자신(178㎝)보다 키가 20㎝나 더 큰 맥브라이드를 맞아 몸통과 안면 공격을 적중시키며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지만 이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듯 짧은 어퍼컷을 연신 허용했고, 클린치와 버팅만을 반복하는 실망스러운 경기 끝에 6회 종료 직전에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아예 제 풀에 넘어지는 노쇠함을 드러냈다. 한편 무하마드 알리의 딸 라일라 알리(27·미국)는 이날 타이슨의 경기에 앞서 열린 세계여자복싱협회(WIBA) 슈퍼미들급 타이틀 방어전 및 세계여자권투협회(WBCF) 챔프 결정전에서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에린 토힐(27·미국)을 상대로 3회 1분59초만에 TKO승을 거뒀다.21전21승(18KO).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에듀엑스포 2005’ 올 가이드] 다양한 체험행사 ‘흥미만점’

    이번 박람회는 학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대채로운 행사들이 많이 마련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흥미 만점에 학습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체험행사들이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테마체험존’이다.‘랄랄라 물리체험관’은 중력과 우주에 대한 복잡한 물리 이론을 쉽게 이해하도록 꾸며져 있다. 목·공속·자수·한지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공예체험관을 비롯, 생활에서 경험하는 과학원리를 직접 실험해보는 과학체험관, 영재판별 검사를 받아볼 수 있는 영재교육체험관, 성격과 심리, 적성을 알아보는 심리적성검사 체험관 등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자녀와 꼭 들러야 할 곳이 1층의 대학교육혁신존이다. 전국 40개 대학들의 게임과 로봇, 항공기·자동차·로켓, 기술, 공룡·만화·예술·영상·문화, 시음, 건강·실버산업 등 특화된 분야를 체험할 수 있다. 성균관대는 컴퓨터 자판 대신 장갑을 끼고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금오공대는 골프와 축구를 즐기는 두발 로봇을, 충남대는 복싱로봇 등을 시연한다. 한국기술교육대가 선보이는 장기로봇과는 직접 장기 실력을 겨룰 수 있다. 한국항공대와 두원공과대는 가상으로 항공기를 조종해볼 수 있는 모의비행장치를, 경상대는 물에 뜨는 금속과 수직이착륙 소형 항공기 모형을 선보인다. 이화여대는 개인 유전자를 채취해 목걸이와 열쇠고리를 만들어준다. 한국방송통신대는 앵커로 분장한 모습을 즉석에서 사진으로 찍어준다. 매일 각 시·도교육청의 특성을 소개하는 지역교육혁신관도 체험거리가 적지 않다.5일 부산교육의 날에는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준다.7일 서울교육의 날에는 롤러코스터를 만들어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된다. 대전교육의 날인 10일 오전에는 줄 없는 하프나 거꾸로 도는 바퀴 등을 통해 신기한 과학 원리를 배울 수 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하프타임] 여자프로복싱 평양서 첫 남북 대결

    사상 첫 여자복싱 남북대결이 다음달 평양에서 벌어진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남북한 여자프로복싱 경기를 오는 6월28일 평양 시내의 한 체육관에서 열기로 북한 체육지도위원회와 최종 합의했다고 20일 공식 발표했다. 남북한 스포츠 교류 차원에서 남북 대결이 이뤄진 것은 축구, 농구에 이어 세번째. 남측 선수단은 다음달 25일 서울을 출발, 평양에 도착한 뒤 27일 보통강호텔에서 조인식에 이어 28일 경기를 치르고 29일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 [어떻게 지내세요] 前 WBA밴텀급 챔프 ‘돌주먹’ 김태식

    [어떻게 지내세요] 前 WBA밴텀급 챔프 ‘돌주먹’ 김태식

    “요즘 서민경제가 안 좋은 것 같아요. 장사도 잘 안 됩니다.” 왕년의 돌주먹 김태식(50)씨.20전 17승(13KO승) 3패가 말해주듯 일발필도의 펀치로 1980년대 초반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의 복싱 경력은 짧지만 매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홍수환 전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챔피언을 키운 명트레이너 김준호씨에 의해 1977년 입문했다. 데뷔 2년여만인 80년 2월 WBA 플라이급 챔피언 파나마의 루이스 이바라를 2회 1분11초만에 KO로 눕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82년 9월 현역은퇴 후에는 사기극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6년 전 서울 면목동 동부시장 한편에 음식점 ‘불타는 돼지껍데기’를 운영하면서 뒤늦게마나 평범한 가장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 그곳에서 김씨를 만났다. 부인 양미선(36)씨와 함께 앞치마를 두르고 맞았다. “시장손님들 상대로 장사를 하는데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최근의 주변 경제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돼지껍데기 장사는 올해로 6년째다. 돼지껍데기를 숙성시키는 여덟가지 비법을 터득할 정도로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생겨났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선수생활을 그만둔 뒤 무역회사와 갈비집 등을 운영했으나 사회적응을 잘 하지 못해 실패와 방황을 거듭했다고 털어놨다.80년 한해에만 하더라도 4억여원을 벌어들일 정도였지만 지금은 돈과 사람을 모두 잃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강원도 묵호에서 태어난 김씨는 어릴 적부터 천부적인 싸움꾼으로 통했다. 김씨 역시 “동네 아줌마들이 복싱선수로 키우라고 할 만큼 싸움이 팔자였다.”고 회고했다. 중학 때인 68년 서울 가리봉동으로 이사 온 그는 영등포 일대를 전전하다가 22살 나이에 복싱을 하게 된다. 데뷔전부터 혈투였다.1,2라운드를 실컷 두들겨 맞더라도 3,4라운드에서 왼손 훅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다.“복싱은 대개 잽과 원투스트레이트로 하지만 어릴적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다쳐 훅 한방에 의존했다.”고 토로했다.13KO승을 거둔 것도 대부분 왼손이었다. 지금도 시비 거는 건달을 만나면 반사적으로 왼손을 뻗을 때가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복싱 얘기는 밤새도록 해도 모자랍니다. 시합 때 초반 탐색전을 치르고 4라운드부터 승부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많이 맞아도 충격을 가진 한방을 날리면 된다고 생각했죠.” 결혼 후 아이 우유값이 없어 선후배들에게 손을 벌린 적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자식을 키우다 보니 돈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것. 살림집은 현재 경기도 역곡이지만 새벽까지 일을 하는 처지여서 인근에 임시 거처를 마련, 부인과 둘이 지내고 있다. 역곡집에는 80세된 노모, 중학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가 살고 있단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하루 14시간 연탄가스를 맡으며 장사를 해도 피곤한 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직이 통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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