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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익스피어는 진화한다

    TEXT 다음달 서울 남산 기슭의 국립극장은 셰익스피어의 향기로 가득 찬다. 국립극장과 한국셰익스피어학회가 주최하는 ‘셰익스피어 난장 2005’(예술감독 이윤택)가 9월6일부터 10월9일까지 국립극장 실내외 극장과 동국대 예술극장 등에서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인 이번 행사에는 ‘한국의 셰익스피어’(공식참가작),‘아시아가 바라본 셰익스피어’(해외초청작),‘프린지 페스티벌’등 세 부문으로 나눠 총 7편이 무대에 오른다. 먼저 공식 참가작으로 선보일 작품은 국립극단의 ‘베니스의 상인’(연출 박재완), 연희단거리패의 ‘햄릿’(연출 이윤택), 목화레퍼토리컴퍼니의 ‘로미오와 줄리엣’(연출 오태석)등 3편. 국립극단이 최초로 야외극으로 선보일 ‘베니스의 상인’은 힙합 리듬에 춤추고 노래하는 젊은 감각의 셰익스피어극을 추구한다. 연희단거리패의 ‘햄릿’은 1996년 초연 이후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적인 연극양식이 특징이다. 목화레퍼토리컴퍼니는 오랜 세월 반목하고 살아온 ‘재너머가(家)’와 ‘갈무리가(家)’의 아들, 딸이 등장하는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인다. 해외 초청작인 일본 쿠나우카 극단의 ‘맥베스’(연출 미야기 사토시)는 역사를 지배했던 남성에게 여성과 아이들이 복수하는 이야기로 펼쳐진다. 신진 극단들의 참신한 작품을 모은 ‘프린지 페스티벌’에는 영상을 활용한 동국대학극장의 ‘햄릿’, 공동창작집단 뛰다의 ‘노래하듯이 햄릿’, 극단 가마골의 신세대 뮤지컬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가 참가한다. 이밖에 원어 연극제와 국제학술발표회가 열린다. 이윤택 예술감독은 “내년엔 독일 만하임극장과 영국 글로브시어터를 초청해 영국 셰익스피어학회의 인정을 받는 국제 행사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1만 5000∼3만원.(02)2280-4115∼6.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 하면 생각나는 것?

    국민들은 ‘서울’의 이미지로 남산을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이 다른 도시에 비해 역동적이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12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마케팅연구센터가 지난 4∼5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537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이미지에 관한 다차원 분석 연구’에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서울 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이나 이미지’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남산타워·서울타워·남산공원·남산 케이블카 등 남산과 연관된 답변이 213회로 가장 많았다. 2위는 63빌딩(162회), 그 다음은 한강(160회), 남대문(107회), 광화문(85회), 경복궁(79회), 시청(55회), 청와대(41회), 동대문(39회), 지하철(30회), 서울역(23회) 순이었다.인물 가운데에는 유일하게 이명박 서울시장이 88올림픽과 함께 공동 22위(12회)에 올랐다. 서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로는 역동성, 편리성, 문화적 다양성 등이, 부정적 이미지로는 교통체증, 공해, 빈부차이, 범죄 등이 각각 꼽혔다. 실제로 서울 이미지 요소 가운데 교통체증(20회)은 12위를 기록했다. 도시별로는 서울, 부산, 춘천, 뉴욕, 도쿄, 베이징, 런던, 파리, 로스앤젤레스 등 9개 도시 가운데 역동성에서는 서울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우리말 우리글(EBS 오후 4시40분) 첫째 마당 ‘살려 쓰기’에서는 옛 한글편지에 대해 알아본다. 둘째 마당 ‘바로 쓰기’에서는 ‘담임’의 정확한 발음을 알아본다. 우리말글 맞춤법을 풀어보는 시간에는 알쏭달쏭한 표준어에 대해 알아본다. 마지막 셋째 마당 ‘새로 쓰기’에서는 ‘편지’와 관련된 외래어와 그것의 순화어를 알아본다. ●인사이드 월드-철갑상어 멸종위기(YTN 오전 10시25분) 2억 5000만년을 살아온 철갑상어가 멸종 위기에 몰렸다. 고대 이집트인들도 먹었다는 철갑상어는 알인 ‘캐비어’. 맛이 일품이어서 한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마약과도 같다고 한다. 철갑상어는 성장이 더뎌 15년에서 20년이 돼야 완전히 자라며,90%가 카스피해에서 서식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60년대 일본. 자신의 외제차 앞에서 잔인한 수법으로 살해된 채 발견된 남자이야기.999년 영국 서머셋, 비싼 드럼세탁기를 구입한 완다의 희한한 사연. 일본 지바현에 있는 한 여관의 눈물 흘리는 족자에 얽힌 이야기를 ‘진실 혹은 거짓´ 코너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린다. ●접속!무비월드(SBS 낮 12시10분) 최근 ‘친절한 금자씨’로 영화관객의 인기를 한 몸에 얻고 있는 박찬욱 감독을 혜화동 박감독의 작업실에서 만나 자신의 영화 복수 시리즈 3부작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밖에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외출’과 하지원 강동원의 주연의 ‘형사’를 소개하고, 미리 감상해 보는 기회도 갖는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1945년 8월15일. 민족 해방의 날, 가슴 벅찬 역사의 순간과 함께 했던 의뢰품들을 소개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이 살아 있는 글씨, 광복 이후 발간된 두 종류의 신문과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 이은의 모습을 담은 유리필름 등 의뢰품을 통해 60년 전의 환희와 감격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도전 지구탐험대(KBS2 오전 8시50분) 평균기온 영하 20도. 척박한 고산지대에 삶의 터전을 일군 인도 라다크 사람들. 이들은 산 중턱에 고립되어 살기 때문에 생필품이 필요하면 인근 도시까지 가야 한다.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험난한 길을 따라 1박2일이나 소요되는 긴 여정을 배우 강태기가 함께 따라 나섰다.
  • 中 환율 바스켓 ‘원화’ 포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인민은행이 10일 위안화 페그제를 철회하고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를 도입한 뒤 처음으로 위안화 통화 바스켓의 구성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한국의 원화를 포함해 달러, 유로, 엔화가 위안화 바스켓을 구성하는 4대 통화라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저우 총재는 싱가포르 달러, 영국 파운드, 말레이시아 링깃, 호주 달러, 러시아 루블, 태국 바트, 캐나다 달러 등 7개 통화도 바스켓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원화가 세계 외환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높아진 반면 국내 외환당국이 과거에 비해 주변국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환율관리에는 어느 정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저우 총재는 “무역 파트너로서의 중요도에 기초해 통화 선정과 바스켓 내 비중 결정이 이뤄졌다.”며 “연간 무역규모가 100억달러 이상인 국가 및 지역이 매우 중요하며 50억달러 이상인 국가들도 무시할 수 없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그러나 바스켓에서 각국 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원화가 위안화 통화 바스켓의 4대 구성통화에 포함된 것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중요도를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한·중간 총 무역액은 525억달러로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국(홍콩 제외)으로 집계됐다. 당초 위안화 통화바스켓에 포함됐을 것으로 전망했던 홍콩 달러화와 타이완 달러는 이번 바스켓 구성 통화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중국 4대 은행의 하나인 공상은행은 9일 중국 내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한화 환전업무 허가를 받았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환전 업무의 개시일과 기준 환율 등 세부 규정은 밝히지 않았다. 한화 환전 업무가 시작되면 기업·개인은 공상은행 해당 출장소를 통해 한국 화폐를 위안화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를 한화로 환전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다.oilman@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1)중국인 술사 두사총과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31)중국인 술사 두사총과 ‘정감록’

    ‘정감록’엔 중국인 술사 두사총(杜師聰)이 썼다는 ‘두사총비결’(杜師聰秘訣)이 포함돼 있다. 외국인의 이름을 빌린 예언서란 점에서 이채를 띤다. 자세히 알고 보면, 때로 중국 술사들이 한국에서 활동한 적이 없지 않았다. 특히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대를 따라 중국의 술사들이 많이 왔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이는 조정의 후대를 받았다. 위세를 부리다 못해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조선왕조실록’에 그런 내용이 비교적 자세히 기록돼 있다. 뒷날 한국 민중은 그런 몹쓸 중국 술사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민중들이 칭찬하는 중국 술사도 없지 않았다. 그 대표적인 존재가 두사총이다. 이상하게도 조선왕조의 공식 기록에는 그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두사총은 민간설화와 함께 민중의 기억 속에 길이 간직되었다. 그가 저술했다는 ‘두사총비결’은 늦어도 19세기 말부터는 ‘정감록’의 일부가 되었다. 전라북도 김제군 만경에 가면 묘라리(妙羅里)란 마을이 있다. 그곳 사람들은 이 마을 이름을 처음 지은 이가 바로 두사총이었다고 기억한다. 명나라 장수 이여송을 따라 조선에 온 두사총은 중국 군대를 따라 전국 각지를 누볐다. 한 번은 이곳을 지나게 됐다. 두사총은 이곳의 지세를 자세히 살핀 다음 ‘풍취라대’(風吹羅帶)라고 결론지었다. ●술사 두사총은 명나라군대의 일원 비단 허리띠가 바람에 펄럭이는 모양이란 이야기다. 비단 띠는 고관대작이나 두르는 귀한 물건이라, 장차 이 마을 사람들은 부귀를 누리게 된다는 풍수예언이었다. 그런 뜻을 새겨 두사총은 마을 이름을 ‘묘라’(妙羅 매우 고운 비단)라고 했다. 훗날 묘라리는 번영을 누렸고, 묘라, 후리, 두무동 등 3개 마을로 발전했다. 따지고 보면, 두사총은 조선에 파견된 명나라 군대의 일원이었다. 그에겐 조선의 지세를 자세히 염탐해 중국에 보고할 사명이 있었을 것이다. 만일 조선에 어마어마한 명당이 있다면 그 맥을 끊어 땅 기운을 약화시킬 임무를 띠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두사총은 그런 일에 종사한 흔적이 없다. 그는 전국을 유람하다 좋은 자리가 나오면 스스럼없이 조선 사람들에게 알려줬다. 조선에 명당이 있다면 그 복은 당연히 조선 사람들이 누려야 한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이런 두사총의 마음은 한국 민중에게 전해졌고, 민중은 그를 자기들 편으로 믿게 됐다. 두사총의 행적에 관해 많은 설화가 남아 있는 까닭이 바로 거기 있다.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에도 한 가지 흥미로운 설화가 전해진다. 생달리란 마을 입구에 ‘마총’(馬塚)이란 비석이 서 있고, 깊은 곡절이 있는 말 무덤이 있다. 경상도까지 살펴보게 된 두사총은 이곳에서 ‘연주패옥(連珠佩玉)’이라 불리는 대명당을 발견했다. 구슬을 꿰고 옥을 단다는 뜻의 이런 명당에 묘를 두면, 그 집안에 금관자·옥관자를 단 정승 판서 벼슬이 수없이 나온다고 한다. 이 천하제일의 명당을 두사총은 정탁(鄭琢·1526~1605)에게 전해줄 생각이었다. 정탁은 지조 높은 선비였다. 그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李舜臣), 곽재우(郭再祐) 및 김덕령(金德齡)과 같은 명장을 발탁해 나라를 구하려고 애쓴 문신이었다. 정탁은 자기 한 몸의 안락보다는 국가의 안위를 위해 노심초사했다. 두사총은 정탁이야말로 장차 이런 명당의 주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몰래 정탁의 하인에게 그 명당 터를 일러줬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정탁이 세상을 떴다. 정탁의 아들은 아버지가 묻힐 명당을 찾아 하인과 함께 생달리까지 찾아왔다. 그런데 그들 일행이 생달리 동구 밖에 도착했을 때 불행히도 그 하인은 말 뒷발에 차여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아들은 몹시 억울하고 분심이 치밀어 올라 그 자리에서 말을 칼로 베어 죽였다. 생달리의 마총에 관한 전설에서 거듭 확인되듯 중국 술사 두사총은 ‘우리 편’으로 기억되었다. 전설 속의 그는 정탁과 같은 충신을 알아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고 조선 최고의 명당을 조선 최고의 신하에게 전해주려고 했다. 이것이 과연 역사적 사실이었는지 누구도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이 있다. 민중은 중국인 술사 두사총을 의리 있고 믿을 만한 지관으로 손꼽았다는 점이다. 두사총은 국적을 떠나 도선 및 무학대사 등과 더불어 한국 민중이 가장 존경하는 풍수의 대가였다. 사실 임진왜란 때는 다수의 중국인 술사들이 전국을 훑고 다녔다. 명나라 군대가 가는 곳마다 그들이 보였고 그 기세도 높았다. 조선 사람들은 중국 술사들에 대해 깊은 혐의를 두고 있었다. 그들 술사는 아무래도 중국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일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중국인 술사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가는 가운데 민중은 그 반대편에 선 인물을 찾고 있었다. 민중이 보기에 진정 훌륭한 지관이라면 조선의 길지를 조선인들에게 돌려줘야 마땅했다. 위에서 살핀 두사총과 정탁에 관한 설화는 이런 민중의 바람을 형상화한 것이다. ●호종단이란 나쁜 중국인 술사 두사총과는 영 딴판인 중국인 술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악질적인 인물로 기억되는 이가 호종단(胡宗旦)이다. 그는 멀리 중국 송나라 때 인물로 제주도에 파견돼 명당기운을 해칠 사명을 띠었다 한다. 당시 세상엔 한 가지 소문이 횡행했다. 제주도엔 13개의 명당이 있어 천하제일의 인재들이 쏟아져 나와 세상을 주도하리라는 것이었다. 이 소문을 듣고 중국 황제는 무척 당황했다. 황제는 압승지술(壓勝之術 명당기운을 억누르는 기술)의 대가 호종단을 제주도로 보내 13혈(穴)을 찾아 침질을 하게 했다. 비밀리에 호종단은 북제주군 표선면 의귀리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이어 서귀읍 서홍리로 옮겨 혈을 죽이려 했다. 이렇게 13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기(地氣)를 억눌렀다. 제주도 동부지방에는 샘이 별로 없고 서쪽에는 샘물이 많은 편인데, 그것은 호종단의 소행과 관련이 있다 한다. 더러 호종단의 뜻대로 된 곳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대개는 천지신명의 방해로 호종단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서둘러 일을 끝낸 호종단은 중국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가 탄 배가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앞바다의 한 섬에 이르렀을 때였다. 갑자기 한 마리 날쌘 매가 배 위로 날아왔고 그러자 사나운 폭풍이 일어나 배를 물속에 가라앉혔다. 호종단은 물고기 밥이 되고 말았다. 제주도 사람들의 해석이 재미있다. 호종단의 횡포에 분노한 한라산신이 매로 변해 복수했다는 것이다. 호종단의 귀로를 차단했다는 뜻에서 사람들은 고산리 앞바다의 그 섬을 차귀섬(遮歸島)이라 부른다. 호종단의 활동과 죽음에 관한 설화는 과장된 것이 분명하다. 역사상 제주의 풍수지리를 염탐할 목적으로 외부에서 술사들을 파견했을 법은 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제주도의 어느 지역에선 샘물이 메마르고 인재의 배출이 멎었을 리는 없다. 도리어 사태는 그와 반대로 진행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정 지역에서 샘과 인재가 메마르자 그것을 호종단과 같은 악질적인 술사들의 행위 탓으로 돌렸다고 생각된다. 때로 민중은 자신들을 괴롭히는 두려움의 근본적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호종단은 민중이 공동의 기억 속에 불러들인 가공인물일 수도 있다. 그 점은 민중의 희망을 대변하는 두사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극히 선한 것과 극히 악한 것은 역사적 실체가 없는 기억의 창조물일 가능성이 많다. ●망각된 중국 술사 섭정국 역사 기록을 살펴보면 임진왜란 당시 국왕 선조는 명나라에 술사의 파견을 요청하기도 했다.“특별히 방술에 정통한 사람을 보내 주시어 지리를 명백히 살피게 하여 주신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실록, 선조 26년8월8일 기축) 조선 측은 왜란이 터지자 수도 이전을 비롯해 궁궐과 능묘의 이전을 검토 중이었다. 국내엔 이처럼 큰일을 감당할 마땅한 전문 인력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중국 측에 도움을 구했던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이미 명나라 군대를 따라 조선에 들어온 술사들이 여러 명이었다. 김상(金上), 풍중영(馮仲纓), 왕종성(王宗盛), 양문성(楊文成), 이문통(李文通), 유원외(劉員外 이름은 미상)가 이를테면 그 대표적인 존재였다. 그들 가운데 풍중영과 왕종성은 수도 한양의 풍수를 논하기도 했다.“건국된 지 2백년 만에 재액(災厄)이 있겠으나 그 뒤로는 무사하다.”(선조 26년8월10일 신묘) 1392년에 건국된 조선은 1592년 임진년에만 한 차례 난리를 겪을 뿐 운수가 무궁하다는 일종의 덕담이었다. 선조는 그 말에 무척 감격해했다. 중국의 여러 술사들 가운데서 가장 각광을 받은 이는 섭정국(葉靖國)이었다. 그는 해평부원군(海平府院君) 윤근수(尹根壽)와 가까워 왕실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풍수에 관한 일이라면 모두 관여했다. 선조비(宣祖妃)의 능을 정하는 문제에도 깊이 간여했다. 외국인이 조선 왕비의 능묘를 정하는 일에 뛰어들자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설사 섭정국 같은 이가 풍수에 능해 길지를 얻는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쓰는 격국(格局)과는 다르다. 그는 심지어 길가의 낮은 지역과 집 뒤의 조그마한 동산을 가리키며 가장 좋은 곳이라 하니, 무슨 증거로 그 말을 믿겠는가?”(선조33년7월14일 을묘) 본래 풍수지리에 관한 이론은 고대 중국에 기원을 두고 있지만, 한·중(韓·中) 두 나라의 풍수 보는 법은 상당히 달랐다. 각 시대마다 새로운 풍수지리설이 등장하기도 했고, 지역마다 유행하는 이론도 달라 서로 일정할 수가 없었다. 당시 한국에는 김여견(金汝堅), 김덕원(金德元), 송건(宋健) 및 이의신(李懿信), 박상의 등이 술사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조선인 술사들의 능력을 불신했다. 결과적으로 섭정국의 활동영역은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었다. 서울에 관왕묘(關王廟)를 건립하는 것까지도 그의 견해를 참고할 정도였다(선조32년4월29일 무인). 자기의 능력을 과신하게 된 섭정국은 남대문에 벽보를 붙여 명나라의 도망병들을 불러 모아 독자적인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그는 조선 측에 물자 공급을 독촉하면서 관리를 구타하고, 도망병들을 거느리고 못할 짓이 없었다 한다. 선조는 풍수설(風水說)에 현혹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왕은 섭정국의 터무니없고 괴이한 주장을 맹신해 왕비를 장사지내는 일정을 몇 달씩이나 지연할 정도였다. 그러나 섭정국은 거만을 피우며 도리어 조선왕조의 관리와 백성들을 마음대로 때리고 짓밟는 등 만행을 자행했다. 얼마 후 섭정국은 명나라로 송환되었으며 한국 민중은 그를 깡그리 잊었다. 민중은 사기꾼 같은 섭정국이란 존재를 오래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두사총비결’에 담긴 뜻 두사총은 조선의 중앙 정치무대에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민중은 그를 무척 친근하게 여겼으므로, 예언서의 저자로 둔갑시켰다. 섭정국의 경우와는 확연히 달랐다. 크게 보아 ‘두사총비결’의 요지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어떤 곳이 길지며, 어느 곳이 흉한 땅인가를 밝혀 놓은 것이다. 이런 논의는 ‘정감록’에 실린 다른 예언서들과 공통되는 점이 대부분이다. 물론 ‘두사총’에서만 발견되는 특이한 주장도 전혀 없지 않다. 길지에 관한 ‘두사총’의 견해를 살펴보면 우선 “태백산과 소백산은 백두산에서 갈려 내려와서 산맥이 나뉘었는데 본래부터 왕성한 기상이 있어 화기(和氣)가 넘쳐흐른다.”고 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영천의 백운산, 동주, 용해를 먹을 것이 풍족해 대를 이어 길이 보존할 땅으로 보았다.‘정감록’은 어느 것이나 태백산과 소백산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두사총’ 역시 예외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좀 더 부연하면 ‘정감록’은 백두산에서 시작돼 지리산까지 뻗어나간 백두대간의 주요 명당을 무척 중시한다.‘두사총’도 그런 입장이다.“화산, 가야산, 지리산, 두류산과 삼풍의 네 평야는 곧 어진 정승이나 좋은 장수가 계속해서 나올 곳으로서 땅은 기름지고 풍속은 순후해서 오래 갈수록 더 좋으나 누가 주인이 되겠는가?” 그밖에 영가의 백운산, 화약산, 대아산, 도성산, 명주(강릉), 소양의 기린산과 낭읍의 대미산을 길지로 손꼽은 것도 백두대간에 대한 깊은 신앙심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두사총’은 충청도와 경기도 일대의 명산을 꽤 중시하는 편이다. 오서산과 성주산, 강화의 마니산, 약수산을 “병화(兵火)가 들어가지 않고, 간사한 것이 침입하지 않는다”고 했다.“태령의 수양산과 곡산의 밝고 아름다움은 재앙과 어지러움이 이르지 않아서 길이 복된 땅이 될 것이오”라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 여러 산은 ‘정감록’에서 말하는 이른바 십승지(十勝地)에 속하지 않으며 ‘두사총’에만 길지로 나와 있다. 그런데 누구나 길지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한다.“덕을 쌓고 오랫동안 어진 일을 한 집이 아니면 어떻게 여기에 살 수가 있겠는가?” ‘두사총’은 이렇게 반문한다. 이런 자격 검토도 실은 ‘정감록’ 요소요소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메시지다. ‘두사총’의 개성은 흉한 땅에 대한 주장에서 좀더 뚜렷이 부각된다.“호남의 산은 등을 돌리고 달아난 것이 많아서 좋지 못한 일이 많이 생긴다. 이것은 내버려두고 말할 것이 없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 호남의 지세를 배역(背逆)으로 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례로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가 그렇다. 그와는 달리 ‘정감록’에는 부안 변산, 무주, 운봉, 해남 등지를 길지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웬일인지 이런 전통을 ‘두사총’은 따르지 않는다. 그 대신 “신안 몇 고을은 겨우 화를 면할 수 있으리라.”고 하여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어쨌거나 호남을 푸대접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흔히 길지로 취급하는 경기도 양근의 용문산 등에 대해서도 ‘두사총’의 평가는 몹시 부정적이다.“양근 용문산과 유양산은 안으로 세 가지 안목의 정교한 것이 없으면서도 오로지 깊고 궁벽한 것을 숭상하여, 이 때문에 사람들이 다투어 여기에 산다. 그러나 용문산 기운은 삼각산에 빼앗겼으니 이는 아마도 헛된 꽃이요 죽은 굴혈일 것이다. 게다가 산 안의 형세도 돌아서서 버리고 끌고 나갔다. 지각 있는 군자라면 내 말이 없더라도 알 것인즉 삼가고 삼가라.” 인용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용문산으로 들어와 피란하고 있었음이 밝혀져 있다. 그런데 이것은 19세기 말의 사정이었다. 앞에서 말하기를,‘두사총’은 충청도와 경기도 일원의 새 길지를 언급한 점에 한 가지 특색이 발견된다고 했다. 그에 덧붙여 19세기 말 경기도 용문산 일대의 형편도 사실적으로 기술돼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두사총’은 19세기 말 경기도를 비롯한 중부지방에서 저술되고 읽혔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것도 임진강 동쪽, 철령 이남을 이상향으로 상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한 것으로 봐야 옳겠다.“임진강 서쪽과 철령 북쪽은 무엇을 족히 의논하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서북 지역은 극히 흉한 땅이란 얘기다. 굳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는 주장이다. 어찌 보면 새로운 듯하면서도 ‘두사총’은 ‘정감록’의 상궤를 그리 멀리 이탈하지는 못한 것이 틀림없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2006대입 수시2학기 모집요강 발표

    2006대입 수시2학기 모집요강 발표

    ■ 178개大 15만6531명 선발 오는 9월10일부터 시작되는 2006학년도 대입 수시 2학기 모집에서는 전국 178개 대학이 전체 모집정원의 40.2%인 15만 6531명을 뽑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0일 178개 대학(삼척대 등 4개 대학은 자료 미제출로 제외)의 모집 요강과 전형 일정을 담은 ‘2006학년도 수시 2학기 대입전형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모집 인원은 각 대학이 구조조정으로 입학정원을 줄임에 따라 전년도의 183개대 16만 1560명에 비해 5029명 줄었지만, 올 수시 1학기보다는 5.7배 많다. 대학별로는 국ㆍ공립 32개대 3만 358명, 사립 146개대 12만 6173명이다. 전형 유형별로는 일반전형이 116개대 5만 4859명, 특별전형이 173개대 10만 1672명이다. 전체의 64.9%를 차지하는 특별전형은 문학·어학·체육·수학·음악 등의 특기자를 뽑는 특기자전형(112개대 5669명), 취업자전형(34개대 1227명), 대학독자적기준전형(165개대 8만 380명) 등으로 다양하다. 정원외 특별전형은 농어촌학생전형이 74개대 4330명, 실업계고교졸업자전형 66개대 3352명, 재외국민전형이 91개대 3817명 등이다. 같은 대학이라도 3∼4개 전형으로 나누어 모집하는 만큼 대학별 입시 요강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고교생활기록부, 면접ㆍ구술고사, 논술고사, 실기고사 등을 전형 요소로 활용하며, 학생부는 3학년 1학기 성적까지 반영된다. 특별전형의 경우 실기시험과 입상실적, 자격, 추천서 등 별도의 자료가 활용된다. 면접·구술고사 반영 비율이 20% 이상인 곳은 경북대·중앙대 등 42곳이며,10% 이상 반영하는 대학은 연세대·전북대 등 10곳이다. 논술고사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은 고려대·중앙대 70%, 숙명여대 60%, 성균관대 50% 등이며, 서울대는 특별전형 특기자전형에 한해 60%를 반영한다. 학생부와 수능성적을 다단계로 적용하는 대학도 많다. 서울대·연세대 등은 학생부 성적을 80% 이상 반영해 1단계에서 거르고,2단계에서 학생부와 수능 성적 등을 합산한다. 학생부 반영 비율이 80% 이상인 곳은 73개교에 이른다. 건국대·충남대 등은 1단계에서는 학생부,2단계에서는 심층면접 비중이 크다. 수능 성적은 일부 모집단위에서 최저학력 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모집요강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 서울대·고려대(서울) 등은 수능 2개 영역 이상이 2등급 이내에 들어야 한다. 원서접수는 9월10일부터 인터넷 및 일반 접수로 실시되며, 인터넷과 일반원서 접수를 병행하는 곳이 93개대, 인터넷으로만 접수하는 곳이 74개대, 일반원서로만 접수하는 곳이 12개대다. 원서 접수 및 전형은 12월13일까지, 합격자 발표는 12월21일, 합격자 등록은 12월22∼23일이다. 자세한 사항은 대교협 대학입학정보 홈페이지(univ.kcue.or.kr).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지원전략 및 주의사항 올해 수시 2학기는 모집인원이 수시 1학기보다 훨씬 많지만, 학생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응시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시모집에서는 재수생 강세가 뚜렷한 만큼 재학생들은 수시모집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합격위주 하향지원은 금물 우선 학생부 성적이 좋거나, 교내외 활동이 활발한 학생, 비평준화·농어촌지역 재학생, 경시대회 입상자, 논술·면접에 자신 있는 경우는 수시 2학기 지원이 훨씬 유리하다. 단 합격 위주의 하향지원을 했다가는 덜컥 합격해 정시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형이 비슷한 곳 위주로 3∼5곳 선택해 대비하면 그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일단 수시 지원을 결정했다면 논술·심층면접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부분 대학이 1단계에서 2∼3배수를 걸러 2단계에서 논술·면접으로 당락을 결정하기 때문에 교과 내용은 물론 시사 문제까지 폭넓게 대비해야 한다. 특히 토론식 면접은 쉽게 우열이 드러나므로 평소 TV토론 프로그램이나 신문을 통해 자신만의 논리를 갖춰야 한다. ●올해부터 산업대도 이중등록 금지 시험일정이 다른 여러 대학에 복수지원이 가능하지만 추가합격을 포함해 한 대학이라도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정시ㆍ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물론 수시 1학기에 합격한 수험생도 수시 2학기 또는 정시ㆍ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복수지원·이중등록 금지 원칙은 대학, 교육대학, 산업대학, 전문대학에 해당되며, 특히 산업대학은 올해부터 복수지원과 이중등록 금지원칙이 첫 적용됐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단 경찰대학,KAIST 등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대학 등은 이같은 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전형이 모두 끝난 뒤 전산자료를 검색해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모든 대학의 합격이 취소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무슨영화볼까]

    가발(12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4.12%(15세) 감독/배우는 원신연/채민서·유선·문수 어떤 줄거리 머리카락에 갇힌 원혼의 복수극. 이래서 좋아 주술적 신비주의 소재의 섬뜩함. 이래서 별로 자극을 주지 못하는 공포장치들. 홈피 반응은 “슬프기도 해요.” 웰컴 투 동막골 장르/예매율 드라마/35.30%(12세) 감독/배우는박광현/정재영·신하균·강혜정 어떤 줄거리 동막골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의 동거담. 이래서 좋아 넉넉한 산골 풍광, 푸진 웃음, 찡한 감동. 이래서 별로 하염없이 느린 걸음의 이야기 구도. 홈피 반응은 “코믹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 박수칠 때 떠나라(11일 개봉) 장르/예매율 미스터리 드라마/22.56%(15세) 감독/배우는 장진/차승원·신하균·김지수 어떤 줄거리 TV로 생중계되는 48시간의 수사극. 이래서 좋아 차승원, 신하균의 뜨거운 상황극. 이래서 별로 장르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이야기 색깔. 홈피 반응은 “극적 재미, 장진 감독의 독특한 연출” 판타스틱 4(11일 개봉) 장르/예매율 SF액션/12.54%(12세) 감독/배우는 팀 스토리/이안 그루퍼드·제시카 알바 어떤 줄거리 초능력 지닌 남녀, 악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다. 이래서 좋아 박진감 넘치는 호쾌한 액션. 이래서 별로 초능력 캐릭터의 창조 과정과 특징이 허술. 홈피 반응은 “…” 펭귄-위대한 모험(11일 개봉) 장르/예매율 다큐멘터리/3.56%(전체) 감독/배우는 뤼크 자케/이금희·배한성·송도순(목소리) 어떤 줄거리 황제 펭귄들의 삶이 카메라에 그대로 생생히. 이래서 좋아 웬만한 드라마 뺨치는 감동. 이래서 별로 극적 재미는 글쎄…. 홈피 반응은 “찐한 감동, 동물의 왕국” 아일랜드 장르/예매율 SF스릴러/7.72%(12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베이/이완 맥그리거·스칼렛 요한슨 어떤 줄거리 복제인간들의 ‘시스템 탈출기’ 이래서 좋아 마이클 베이의 화려한 액션이 녹아든 SF. 이래서 별로 철학·윤리적 메시지가 생각보다는 약한 점. 홈피 반응은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장르/예매율 스릴러/10.61%(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이영애·최민식·오달수 어떤 줄거리 13년 억울한 옥살이, 처절한 여인의 복수 이래서 좋아 이렇게 비틀린 이영애를 또 볼 수 있을까? 이래서 별로 관객보다 여배우에게 더 친절한 스릴러 홈피 반응은 “…”
  • “분배보다 성장” 실용주의 확산

    제 3세계의 노조도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세계화의 거센 파고 속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발전 제일주의 정책’을 채택하면서 변신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제 3세계 노조들은 아직 미국, 유럽국가들처럼 조합원이 급감하고 영향력이 추락하는 상황은 아니다. 극심한 빈부격차, 저개발, 대중주의적인 정치유산 등으로 노동조합의 영향력은 건재하다. 그러나 국제 경쟁의 격화 속에 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노조활동의 보호보다는 경제발전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성장 정책에 각국 정부들이 집중하면서 노조운동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나치게 경직된 노동관련 법안들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이들 정부의 시각이다. 노동자와 빈곤층을 위한 ‘복지위주 정책’이 친기업적인 ‘시장자유주의’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도 맥을 같이한다. 좌파 정권이란 든든한 배경을 가진 브라질이나, 좌파적인 경제정책의 보호막 속에 있던 인도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두드러지고 있다. 복지확대보다 긴축재정, 수출신장, 경제성장 기반구축에 중점을 두는 ‘좌파 실용주의’란 대세 속에 경제발전과 효율성이 더욱 강조되는 까닭이다. 외국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직된 노동관계법을 고쳐 고용과 해고를 손쉽게 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 나가자는 자세다. 파업권, 단체행동권, 정부의 개입 등 노동권을 일정부분 제약하더라도 기업부담을 줄이고 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2002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권좌에 올려놓고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집권 노동자당(PT)은 금속 노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PT는 현재 하원에서 전체 의석(553석)의 17.7%(91석)를 차지하는 제1당이기도 하다. 그러나 PT는 기존 노동법을 개정,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고 정부 개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또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하고 기업이 부담하는 조합세를 기부금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룰라 정부는 2006년 전면적인 노동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히카르도 베르조니 브라질 노동부 장관은 “의회 논의와 수렴을 통해 개혁안을 연내에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노조의 반대를 일축하고 있다. 평균 14시간에 노조 1개씩 늘어나는 노조 난립이 자칫 노동자 해이와 비효율을 만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룰라 정부의 노동법 개혁안에 깔려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5월1일 상파울루시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행사에 불참하고 인근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시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공장을 찾아가 근로자들을 격려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한편 신흥 잠재 경제강국인 ‘브릭스’(BRICs)의 일원인 인도도 경제발전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을 목표로 하는 개혁드라이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정보공개청구제 어떻게 운영되나

    정보공개청구제 어떻게 운영되나

    서울신문의 이번 조사를 통해 정보공개청구제가 원칙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같은 사안에 대해 기관 또는 담당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제도의 공신력까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우선 공개 여부부터 엇갈렸다. 공개, 부분공개, 비공개로 나뉘어져 지자체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공개된 자료 역시 질적으로 천차만별이었다. 정보를 공개한 9개 지자체 가운데 대전 등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면 부실한 자료를 공개해 사실상 정보로서의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대전시만 비교적 충실한 자료 공개 정보 공개를 요청한 내용은 해당공무원의 이름, 징계를 받을 당시의 직위, 현 직위, 징계사유, 징계수위, 감사종류 등이었다. 실명은 밝히지 않아도 좋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정보를 공개한 지자체 가운데 6가지 요구사항을 모두 공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5곳에서 완전공개를 통보했지만 사실상 부분공개를 한 셈이다. 부분적으로 공개를 했지만 그마저도 상당수가 부실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충북의 경우다. 정보공개청구 당시 개인별 징계상황을 상세히 공개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징계 종류별, 징계 사유별 통계자료만 제시했다. 비공개로 자료를 받아볼 기회를 박탈하지는 않았지만 청구자의 의도와 맞지 않는 자료를 공개한 것이다. 그 외 대구 등은 징계사유에 대해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표기했다.‘성실의무위반’ 또는 ‘업무추진소홀’ 등으로는 해당 공무원이 공직수행 중에 어떤 이유로 감사에 적발됐는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그나마 가장 나은 자료를 공개한 지자체는 대전이다. 대전시측은 징계자 이름을 제외한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비교적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기술했다. 특히 징계사유에 대해 ‘중소기업육성기금 부당 인출사용’,‘서구 복수지구 구획정리사업 보상금 재원 불법차입’ 등으로 내용을 설명했다. 또 울산은 실명을 안 밝혔지만 징계 당사자의 성(性)은 공개하는 성의를 보였다. ●일선 공무원이 공개여부 판단 동일한 내용의 청구사항에 대해 이렇듯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온 것은 법규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정보공개법의 법적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각 조문들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 ‘∼할 수 있다.’ 또는 ‘∼하지 않을 수 있다.’ 등으로 규정, 법률해석상의 여지가 지나쳐 자의적인 판단의 남발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몫은 청구내용을 담당하는 일선 공무원 개인에게 맡겨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법적 불명확성을 보완할 가이드라인도 없어 일선 공무원들 역시 판단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법제연구원의 김재광 연구위원은 “같은 부서에서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도 하고 청구시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는 등 문제점이 큰 게 사실”이라며 “이는 행정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명확한 운영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 역시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오는 9월쯤 정보공개운영지침 매뉴얼을 만들어 일선에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8가지 비공개 사유가 실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사례와 판례를 중심으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 일선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행자부는 또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의 정보공개 실태를 상시 점검해 운영상의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정보공개청구제는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정보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제도다. 행정투명성 확보와 시민감시기능 활성화를 위한 기초인 셈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이면 누구나 해당기관에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우편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고, 최근엔 인터넷상에 통합사이트(info.egov.go.kr)가 개설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 수수료는 청구인 부담이다. 정보공개 청구를 받은 해당기관은 10일 내에 공개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비공개 결정에 대해서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공개될 줄 알고 신청하나” 고압적 태도 “공개될 줄 알고 신청했습니까?” 정보 공개를 신청한 직후 한 지자체 담당자는 전화를 걸어와 대뜸 이같이 물었다. 고압적인 태도와 정보 접근권 자체를 묵살하는 질문. 정보공개제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제도 개선에 앞서 담당공무원들에 대한 교육의 시급성이 드러난 대목이다. 제주도는 정보 비공개 이유에 대해 “사사로운 개인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의 담당자는 공무를 수행하다 잘못을 범한 공무원을 ‘사사로운 개인’이라고 정의했다. 정보공개청구 취지에 대해 “음주운전 등 공무원 신분을 떠난 개인 비위사실이 아닌, 공무수행으로 인한 감사 지적사항을 공개해 달라는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지만, 이 담당자는 “공무원도 사사로운 개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서울시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시 담당자는 “실명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 담당자는 또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게 적발사항만 공개하기 위해서는 편집을 해서 보내야 하는데 이는 정보공개법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있는 정보를 공개하게 돼 있지 정보를 생산하라고는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민간 전문가는 물론 주무부처인 행자부에서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정보 공개를 위해 해당자료를 담당자가 새로 생성할 필요는 없지만 이번 청구건은 생성이 아닌 검색의 재조합만으로 충분한 내용”이라면서 “생성과 검색의 의미를 정확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최소한의 합리적 노력은 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정보 공개 청구 이후 각 지자체 담당자들은 청구자의 직업과 정보 사용처에 대한 질문을 공통적으로 물어왔다.“사용처를 알아야 공개를 해도 할 것 아니냐.”는 게 이들의 요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정보공개법이 개정되면서 사용목적을 기재토록하는 조항이 삭제됐다. 이와 관련, 행자부측은 “정보공개청구제는 국민이면 누구나 할 수 있고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에게까지 개방된 마당에 그런 질문은 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전문가들 견해는 정보공개청구제는 지난 1998년 정보공개법이 제정돼 벌써 시행 7년째를 맞고 있지만 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공직자들조차 정보공개법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서울시립대 법학과 경건 교수는 “공무원들이 정보공개청구제를 시민들의 권리가 아닌 민원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대통령 소속 정보공개위원회의 민간위원인 경 교수는 “정보는 애초에 행정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공동체 전체의 것이지 정부가 독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면서 “관리로 인한 마비는 막아야겠지만 정보공개에 대한 인식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 교수는 비공개 처리행태에 대해서도 정보공개법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률상 비공개 대상을 명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또한 의무는 아니고 비공개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고 있는 것일 뿐”이라면서 “설사 일정부분을 공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하도록 부분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면 비공개란 있을 수 없으며, 부분공개가 원칙이라는 얘기다. 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하승수 변호사도 “공무원에 대한 정보는 공개가 원칙일 뿐더러 특히나 공개를 요구한 내용이 개인비리나 불법행위가 아닌 공무원으로서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잘못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면 실명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부분공개를 해야 한다.”면서 “부분공개를 의무화한 정보공개법에 어긋난 조치”라고 덧붙였다. 행자부 관계자는 “비공개는 예외적인 상황이며 원칙적으로 최대한 공개하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사실 담당 공무원으로서는 정보를 공개한 후 생길 수 있는 책임문제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월드이슈] 세계화·IT혁명…몰락하는 20세기형 노동운동

    [월드이슈] 세계화·IT혁명…몰락하는 20세기형 노동운동

    노조는 쇠퇴하는가.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노조들이 급격한 조합원 감소와 내부 불화 등으로 추락하고 있다. 여전히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는 브라질 등 제3세계 노조도 ‘성장 우선 정책’이란 대세 속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정보화 진전 등 산업구조의 변화와 세계화, 시장주의를 앞세운 ‘신 자유주의’의 거센 격랑 속에 격변의 문턱에 있는 세계 주요 국가 노조들의 변신을 살펴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노동조합 퇴조 현상은 미국노동자연맹(AFL)-산업노동자회의(CIO)의 분열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노동단체라는 AFL-CIO는 산하 노조의 잇따른 탈퇴로 통합 50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140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식품상업노조가 지난달 29일 탈퇴를 선언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서비스노조국제연맹(조합원 180만명)과 전미트럭운전자조합(조합원 140만명)도 이탈을 발표했다. 이로써 조합원 규모가 가장 큰 3개 산하 노조가 모두 이탈했고 호텔레스토랑노조(조합원 45만명)의 탈퇴도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AFL-CIO는 1935년 대공장 숙련 노동자 중심의 AFL에서 탈퇴한 자동차, 철강 등 당시로서는 신산업 노동자들이 결성한 CIO가 1955년 AFL과 다시 통합하면서 이뤄진 단체다.AFL-CIO는 70년대까지 미국 정치·경제·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AFL-CIO는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를 지지했으나 당선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렇다면 AFL-CIO의 퇴조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 언론들은 존 스와니 위원장의 3선 도전과 그에 반대하는 서비스노조국제연맹 앤드루 스턴 위원장 간의 갈등을 우선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노조 지도부가 전체 노동자의 권익 향상보다는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골몰하고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일부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등 기득권화·노동귀족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노조 퇴조는 지도부 내부의 갈등을 넘어선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안고 있다. 주미 대사관의 전운배 노동관은 ▲산업구조의 변화 ▲새로운 경영기법의 등장 ▲보수적인 공화당의 장기 집권 등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우선 AFL-CIO가 결성돼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의 중추산업은 중후장대형 제조업이나 광산업 등이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산업의 중심이 서비스, 정보통신 등 새로운 분야로 넘어가고 여성·외국인 근로자도 늘어나면서 노조에 대한 관심이 덜한 계층이 산업의 주요 분야를 차지하게 됐다. 이와 함께 20세기 말부터 갖가지 신경영 기법이 등장하면서 경영진이 노조를 관리하는 방법도 매우 전략적이고 세련돼졌다고 할 수 있다. 근로자의 고충을 미리 해결해 노조에 대한 관심을 저하시킨다거나, 아예 회사를 노조운동이 활발하지 않은 남부 지역으로 옮겨가는 상황이 나타났다. 또 지난 80년대 이후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조지 W 부시 등 공화당 출신의 대통령이 계속 당선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와 분배 대신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온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우리나라의 중앙노동위원회에 해당하는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판정 기능)와 연방중재화해국(FMCS·중재 기능)에 대부분 보수적인 인사들을 임명했다. 미국의 진보진영에서는 이들이 노조 설립을 제한하는 등 노동운동을 제약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dawn@seoul.co.kr ■ “분배보다 성장” 실용주의 확산 제 3세계의 노조도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세계화의 거센 파고 속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발전 제일주의 정책’을 채택하면서 변신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제 3세계 노조들은 아직 미국, 유럽국가들처럼 조합원이 급감하고 영향력이 추락하는 상황은 아니다. 극심한 빈부격차, 저개발, 대중주의적인 정치유산 등으로 노동조합의 영향력은 건재하다. 그러나 국제 경쟁의 격화 속에 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노조활동의 보호보다는 경제발전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성장 정책에 각국 정부들이 집중하면서 노조운동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나치게 경직된 노동관련 법안들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이들 정부의 시각이다. 노동자와 빈곤층을 위한 ‘복지위주 정책’이 친기업적인 ‘시장자유주의’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도 맥을 같이한다. 좌파 정권이란 든든한 배경을 가진 브라질이나, 좌파적인 경제정책의 보호막 속에 있던 인도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두드러지고 있다. 복지확대보다 긴축재정, 수출신장, 경제성장 기반구축에 중점을 두는 ‘좌파 실용주의’란 대세 속에 경제발전과 효율성이 더욱 강조되는 까닭이다. 외국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직된 노동관계법을 고쳐 고용과 해고를 손쉽게 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 나가자는 자세다. 파업권, 단체행동권, 정부의 개입 등 노동권을 일정부분 제약하더라도 기업부담을 줄이고 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2002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권좌에 올려놓고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집권 노동자당(PT)은 금속 노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PT는 현재 하원에서 전체 의석(553석)의 17.7%(91석)를 차지하는 제1당이기도 하다. 그러나 PT는 기존 노동법을 개정,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고 정부 개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또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하고 기업이 부담하는 조합세를 기부금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룰라 정부는 2006년 전면적인 노동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히카르도 베르조니 브라질 노동부 장관은 “의회 논의와 수렴을 통해 개혁안을 연내에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노조의 반대를 일축하고 있다. 평균 14시간에 노조 1개씩 늘어나는 노조 난립이 자칫 노동자 해이와 비효율을 만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룰라 정부의 노동법 개혁안에 깔려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5월1일 상파울루시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행사에 불참하고 인근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시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공장을 찾아가 근로자들을 격려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신흥 잠재 경제강국인 ‘브릭스’(BRICs)의 일원인 인도도 경제발전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을 목표로 하는 개혁드라이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임금 양보해 일자리 지키자” |파리 함혜리특파원|독일 하노버에 있는 폴크스바겐자동차 생산공장의 근로자들은 지난해보다 시간당 9% 정도 낮은 보수를 받고 있다. 노사가 지난 연말 임금상승 없는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한 탓이다. 지멘스와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이체 텔레콤 등도 주당 근로시간을 임금보전 없이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독일 근로자연합에 따르면 중간규모의 기업 50여개도 이같은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독일 최대 노조조직인 금속노조(IG메탈)가 지난 1984년부터 견지해온 근로시간 감축 노선을 ‘폐기 처분’한 이같은 노사협상은 산별노조의 전통이 강한 서유럽 국가 노조의 힘과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현격하게 줄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독일기업의 노조가 일자리를 보장하는 대가로 급여 삭감을 받아들인 것은 노조 권력의 약화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최근 몇년간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노조가입 비율이 떨어지는 등 노동운동이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의 정형우 노무관은 유럽의 노조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세계화에 따른 경쟁 심화를 꼽았다. 정 노무관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기업이 탄력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산별교섭보다는 개별 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노사협상에 힘이 실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주 35시간 근로제를 폐지하면서 연간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180시간에서 220시간으로 늘리되 기업별로 노사합의 아래 그 이상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도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럽연합(EU) 확대로 새로 회원국이 된 동유럽 국가들이나 중국과 비교해 유럽국가는 노동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많은 기업들이 공장의 해외이전을 계획 중이다. 노조는 공장이전으로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는 사측의 제의를 받아들이는 편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노동운동의 쟁점은 임금협상에서 일자리 문제로 옮겨가고 있으며, 노사관계는 투쟁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도높은 노동시장 개혁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의 집권 슈뢰더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동권 축소를 골자로 한 ‘어젠다 2010’을 수립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기업주에게 고용·해고 재량권을 부여하는 ‘새 고용계약서’ 도입 등을 포함한 고용촉진법령을 승인했다. 이같은 정부의 개혁정책이 노동계의 반발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다수 여론은 “노조의 힘이 더 약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성 노조는 갈수록 설 땅을 잃고 있는 셈이다. lotus@seoul.co.kr
  • 내부 권력다툼? 오너 의지?

    내부 권력다툼? 오너 의지?

    내부 권력 다툼인가, 오너의 의지인가. 현대아산 김윤규 부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가 그룹 감사에 걸림에 따라 그의 거취와 감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측은 김 부회장의 대표이사직은 박탈하되 부회장 직함은 유지시킨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더라도 안팎 입지가 현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마지막 가신(家臣)세대의 퇴장 수순으로 읽혀진다. 현대그룹 역시 대북사업의 도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그룹은 8일 계열사인 현대아산에 대해 지난 6월부터 내부감사를 벌여온 결과, 대북사업 수행과정에서 김 부회장이 일부 문제가 될 만한 처신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 특정업체에 금강산관광 특혜 김 부회장은 과거 금강산 관광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특정업체 몇 곳에 사업권을 준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그룹측은 “김 부회장의 개인 문제가 적발된 만큼 추가 감사를 통해 내용을 보강한 뒤 제재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김 부회장을 당장 내치지는 않겠다는 게 그룹측의 입장이다. 김 부회장은 현재 윤만준 사장과 함께 현대아산 대표이사를 나눠 맡고 있다. 현 회장은 “(김 부회장을)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게 하되, 대북사업에 기여한 그간의 공로를 감안해 부회장직은 그대로 맡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간의 공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앞으로의 ‘필요성’ 때문이 짙다. 백두산관광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북한과 일정 인맥을 갖고 있는 ‘김윤규 카드’를 버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 가신세대의 퇴장? 그룹은 이번 감사를 “정기감사 차원”이라고 해명한다. 하지만 왜 하필 첫 표적이 현대아산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충분치 않다.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의 문제 사실이 공공연히 퍼져 있었고, 이 얘기가 현 회장의 귀에 들어가 감사가 이뤄졌다고 분석한다. 그룹측은 “현 회장이 감사를 지시한 적도, 김 부회장의 사퇴를 종용한 적도 없다.”며 펄쩍 뛴다. 올초 김 부회장이 단독 사장에서 복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할 때 ‘거리두기’라고 배경을 분석한 기사에 대해 현 회장이 직접 밑줄을 그어가며 “이건 아닌데…”라고 말했던 점을 들어 내부 권력다툼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 회장 취임후 대부분의 가신 세력이 물러났지만 김 부회장은 유일하게 ‘생존’했다. 이를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김 부회장이 알아서 용퇴했어야 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물론 그의 과(過)보다는 공(功)이 더 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금강산관광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도 한 관계자는 “당시에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해 여기저기 투자해달라고 우리쪽에서 사정하는 형편이었다.”면서 “지금에 와서야 사업이 잘 되니까 대단한 이권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비리라고 얘기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강변했다. 시작배경이야 어찌됐든 그룹측은 일단 이번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가뜩이나 정부의 백두산관광 사업 지원 여부와 관련해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마당에, 사업 처리절차의 불투명성이 부각되면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儒林(406)-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2)

    儒林(406)-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2)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2) “…빈객은 어리둥절해서 다시 물었다.‘그 이유가 무엇이오.’ 그러자 순우곤은 대답하였다. ‘내가 처음으로 임금을 뵈었을 때 임금의 마음은 말을 타고 달리는 데 있었소. 두 번째로 임금을 뵈었을 때 임금의 마음은 음악에 끌려 있었소. 임금의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이오. 설혹 내가 말을 한다 하더라도 이를 귀담아 듣지 않을 것이 아니겠소.’ 순우곤으로부터 말을 들은 빈객은 그 까닭을 혜왕에게 보고하였다. 혜왕은 크게 놀라며 말하였다. ‘아, 순우곤은 진실로 성인이오. 선생이 처음으로 찾아왔을 때에는 좋은 말을 바친 자가 있어 그것을 보고 싶어했고, 그 다음엔 마침 구자(謳者:가수)를 데리고 있으므로 음악을 들으려고 하던 차에 선생이 왔던 것이오. 과인은 좌우를 물리면서도 내심은 말과 음악에 끌리고 있었소. 정말 그대로였소.’ 그 뒤에 순우곤이 다시 혜왕을 만나게 되어 한번 입을 열자 사흘 낮 사흘 밤을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되 피곤한 줄 몰랐다. 혜왕은 재상의 자리를 맡겨 대우하려 하였으나 순우곤은 사퇴하고 나라를 떠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안락한 좌석이 있는 사두마차와 비단 한 묶음에 구슬을 덧붙여서 황금 백일을 주었다. 순우곤은 평생토록 벼슬하지 않았다.” 사기에 나와 있는 사마천의 기록을 살펴보면 순우곤은 ‘상대방의 마음을 살펴 그 얼굴빛을 꿰뚫어 보는 최고의 눈치꾼’이자 ‘한번 입을 열면 사흘 낮 사흘 밤을 계속해서 얘기할 수 있는 재담꾼’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러므로 순우곤은 평생토록 공식적인 벼슬을 하지 않고 오직 열대부(列大夫)란 명예직에 머물렀으나 세 치의 혓바닥으로 선왕의 마음을 사로잡고 유일하게 선왕과 독대할 수 있었던 최측근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순우곤이 한때 선왕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였던 것처럼 보였던 맹자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었을 것이다. 특히 전문적으로 학문한 적이 없었던 콤플렉스를 가진 순우곤으로서는 유가의 맹장이자 공자의 적손이었던 맹자가 자연 증오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하물며 1차 설전에서 비참하게 맹자에게 패배하지 않았던가. 언젠가는 맹자에게 통쾌한 복수를 꾀하리라고 절치부심하고 있던 순우곤에게 드디어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기원전 316년, 맹자의 나이 57세 되던 해. 제나라에 이웃한 연(燕)나라에서 전란이 일어났다. 연나라의 왕 쾌()가 대신이었던 자지(子之)에게 왕위를 넘겨준 것이었다. 그러자 연나라는 극도로 혼란해졌고 내전이 일어나 2년 만에 수만 명이 죽고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였다. 그러자 제나라의 선왕은 군대를 동원하여 연나라를 쳐서 50일 만에 연나라를 전부 점령하였던 것이다. 이 전쟁 중에 왕 쾌는 비참하게 죽고, 자지는 행방불명이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 조, 초 같은 나라들이 연합하여 제나라를 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패도정치를 꿈꾸는 선왕의 속셈을 알고 선왕에게 ‘진나라와 초나라를 점령하고 오랑캐를 복속시켜 천하에 군림하려는 욕망은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같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역설하였던 맹자가 아니었던가.
  • [열린세상] 노동관련 입법,논의구조부터 개혁해야/조준모 숭실대 경제학 교수

    최근 비정규직 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의 두가지 노동 관련 입법 추진이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비정규직 법안은 지난 2003년에 노사정위에서 논의되어 정부로 이송된 뒤 2004년 8월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이견이 조정되었으며,9월 입법예고가 이루어진 바 있다.2004년 12월 국회에서 논의가 연기되었고 2005년 4월에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의견조율을 하기로 합의했다가,4월14일 국가인권위는 근로자보호 강화를 취지로 하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였고, 이후 국회 환노위의 노사합의 재시도가 무산된 바 있다. 한편 로드맵의 경우 2003년 9월 연구위에서 노동법 선진화안을 마련하여 노사정위에 회부하였으나 당시 노사의 소극적 입장으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가 2005년 7월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선언으로 협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소모적인 입법논의가 반복되고 있을까. 필자는 현재와 같은 논의구조 하에서는 입법이 지연될 수밖에 없고 정치거래에 의해 공익(公益)이 도외시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현재의 논의구조의 첫번째 문제점은, 초기 논의에 있어, 공익적 성격의 법항목에 대해서 무리하게 노사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시간이 낭비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컨대 로드맵 가운데 쟁의행위 절차와 규제에 관한 부분, 필수공익사업과 긴급조정제도 등은 원천적으로 노사합의를 끌어내기가 어려운 항목들이며, 설사 합의된다고 하여도 공익에 부합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노동위원회 기능강화와 같은 의제는 노사의견을 반영하여 정부 책임 하에 추진될 이슈이지 노사합의가 전제될 필요는 없다. 둘째, 입법이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분석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선진국의 입법내용을 조사하고 복수의 입법안을 마련하고 입법효과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진 후에 최종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경제·사회 영향력 분석 없이 법조문의 엔지니어링에만 집착한 측면이 있다. 셋째, 정부산하 유관기관들간의 긴밀한 사전협의가 필요하고 일단 마련된 정부안에 대해서 사후 번복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국가인권위에서 의견을 제시한 2005년 4월 시점은 정부가 입법예고를 한 2004년 9월 훨씬 이후이어서 논의를 혼돈 상태에 빠지게 한 측면이 있다. 통합정부로서의 사전논의채널 구축과 책임행정이 필요했던 대목이다. 넷째, 현재의 논의과정을 살펴보면 선(先)입법-후(後)실천프로그램 마련의 행정편의주의적 논의가 진행된 측면이 강하다. 예컨대 로드맵의 세부내용이 정상 작동되기 위해서는 노동위원회의 기능강화 및 혁신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일단 법이 만들어진 후에 노동위원회의 실질적인 기능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 입법을 하더라도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설정하여 보완적인 실천프로그램 작동을 포함한 단계별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의도했던 입법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사정간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진 입법 논의가 국회에서 지루하게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 법안의 경우 논의과정에서 정치인들에 의해 인기영합적 논의로 변질되거나 항목별로 노사간 정치적 교환과정에서 공익이 무시될 가능성도 크다. 노사정위 등에서 진행되는 사전논의 내용을 입법부도 충분히 학습하고 공익적 관점에서 거부 내지는 일부 수정여부를 검토해야 하는데 장시간 논의된 결과를 국회에서 소모적으로 처음부터 다시 재논의하거나 무리한 노사합의를 시도하다 공익이 실종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동제도의 선진화에 앞서 논의구조의 선진화 개혁이 시급하다. 조준모 숭실대 경제학 교수
  • 儒林(404)-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0)

    儒林(404)-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0)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0) 맹자는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일정한 생업을 보장해주어야만 백성들의 안정된 마음도 잡아둘 수 있다’고 역설하면서 ‘일정한 생업’을 보장하는 ‘항산(恒産)’이야말로 백성들이 방자함, 편벽됨, 사악함, 사치스러움의 죄에 빠져들지 않고 ‘항심(恒心)’을 지켜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안정된 생업을 만들어주지 않고 백성들이 죄에 빠진 후에야 벌을 준다는 것은 법망에 걸려들도록 그물질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 맹자의 주장이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맹자가 현실을 도외시한 채 형이상학적인 도덕만을 부르짖는 세객이 아님을 알 수 있으며, 맹자야말로 인간이 도덕적으로 살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는 경제적 기반부터 닦아야함을 강조한 현실주의자인 것이다. 그러나 맹자의 이러한 간곡한 설법에도 불구하고 선왕은 끝내 맹자의 왕도정치를 수용하지 않았다. 선왕은 맹자에게 객경의 지위를 주고 다른 나라에 맹자를 조문객으로 보낼 때에는 부사(副使)까지 딸려 보내어 존경하는 듯 보였지만 실은 모양새를 갖추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선왕은 직하학궁에 거처하는 천명의 학자들을 우대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포용력을 과시할 뿐 아니라 맹자를 곁에 둠으로서 맹자의 명성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얄팍한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선왕과 맹자와의 괴리감에는 여전히 순우곤이 깊게 개입되어 있었다. 마치 제나라의 경공과 공자 사이에 안영이 개재되어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선왕과 맹자 사이에는 순우곤이 장애물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전국시대 최고의 세객이었던 순우곤이 선왕과 맹자의 사이를 이간질하였다는 역사적 기록은 없다. 그러나 사마천은 ‘사기’에서 순우곤의 역할에 대해서 강력한 암시를 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순우곤은 제나라사람. 박문, 강기하였는데, 전문으로 배운 학문은 없었다. 임금을 간하는 데 있어서는 제나라 안영의 인격을 흠모하고 그것을 본받고 있었다.” 안영은 일찍이 경공에게 ‘지금 공자는 외모와 장식을 성대히 하고 오르내리는 예절과 행동하는 규범을 번거로이하고 있으니, 대를 이어도 그의 학문은 다 배울 수 없고 당대에는 그의 예를 다 터득할 수 없습니다. 임금께서는 지금 공자를 써서 제나라의 풍속을 개량하려 하시나 이는 백성을 위하는 길이 못됩니다.’라고 극간하여 경공과 공자의 사이를 떼어놓았던 대정치가. 그러므로 사기에 기록된 대로 ‘임금을 간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안영의 인격을 흠모하고 그것을 본받고 있었던 순우곤’으로서는 공자와 같이 왕도정치만을 주장하고 있는 맹자를 선왕의 곁에서 떼어 놓아야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뿐인가. 순우곤은 이미 맹자와 예에 관한 설전을 통해 참담한 패배를 맛보지 않았던가. 세치의 혓바닥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순우곤은 그 유일한 패배를 통해 ‘전문적으로 학문’을 하지 않았던 학문적 열등의식을 느꼈을 것이며, 또한 언젠가는 반드시 수치심을 씻겠다는 강렬한 복수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 “승진 능력보다 인맥 좌우” 서울시 공무원 절반 불만

    서울시 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승진제도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4일 서울시청공무원직장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공직사회 개혁을 위한 정책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설문에는 본청을 포함,30개 기관 1만 907명(소방공무원 제외) 가운데 13%인 1426명이 참여했다.● 1426명 설문… 40% “불공정” 설문조사 결과 현 승진제도에 대해 40.1%가 불공정한 편이라고 답했고 13.7%가 매우 불공정하다고 응답하는 등 53.8%가 불만을 표시했다. 불공정하다는 의견 가운데 ‘업무능력보다 인맥이 우선시된다.’는 주장이 가장 많았다.‘인사적체가 심하다.’‘기능·일반직 차별’‘인사가 원칙보다 예외에 의해 좌우된다.’는 지적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사제도개선위원회 설치의 필요성을 묻는 설문에는 77.4%가 찬성했다. 그러나 ‘매우 공정하다.’와 ‘공정한 편’이란 의견은 각각 0.8%와 45.4%로, 전체 46.2%를 차지했다.● 77% “인사제도개선위 설치 찬성” 행정직이 자칫 간과할 수 있는 기술업무를 위해 전담팀을 신설하자는 의견에는 68.8%가 찬성했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12.1%에 불과했다. 부구청장의 직위를 기존 ‘행정직’에서 ‘행정직 혹은 기술 직렬로 복수화’하자는 질문에는 72.8%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는 13.2%에 머물렀다. 특히 찬성 비율이 기술직(94.0%)과 연구직(94.4%), 기능직(73.4%), 별정직(72.4%), 계약직(65%)은 앞도적으로 높았고, 행정직(48.7%)도 절반정도가 찬성, 눈길을 끌었다.● “계급정년제 과장 포함” 인식 변화 계급정년제를 국장 및 과장 직급에 도입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이 63.2%로 나타났다. 국장만 찬성은 21.6%, 과장만 찬성은 2.0%였다. 모두 반대한다는 의견은 13.2%였다. 직협 임승룡 대표는 “과거 철밥통으로만 여겨졌던 공무원 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설문조사에서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직협은 이날 열린 이명박 시장 등 간부들과의 정책협의회에서 이번 조사결과를 서울시정과 인사정책 등의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어 잘못된 관행으로 고착화된 조직과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공동노력하는 데 기본합의를 이뤘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MLB] 아쉽다 이적 첫승 아깝다 시즌 3승

    ‘슈퍼 목요일’이라고까지 부르며 박찬호(32·샌디에이고)와 김병현(26·콜로라도)의 메이저리그 동반 출격을 손꼽아 기다렸던 팬들은 4일 아쉬움을 애써 달래야 했다. 둘 모두 승리의 갈증을 풀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희망을 부풀리는 대목도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됐다. ■ 4이닝 7실점 ‘호된 신고식’ 박찬호(32)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한 경기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몰매를 얻어맞았지만 다행히 팀 타선의 지원으로 패전을 면하는 데 그쳤다. 박찬호는 4일 PNC파크에서 벌어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4와 3분의1이닝동안 홈런 1개 등 8안타 3볼넷으로 무려 7실점(5자책)했다. 박찬호는 5-7로 뒤진 5회 강판됐지만 6회 카일 그린의 2점 동점포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여전히 시즌 8승(5패)으로 방어율은 5.84로 치솟았다. 박찬호는 4년 만에 타석에 나서 삼진과 보내기번트를 기록했다. 박찬호는 이적 첫 등판의 부담 탓인지 시작부터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1회 2안타와 볼넷, 우익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며 단숨에 3실점.2회를 공 12개로 깔끔하게 처리한 박찬호는 3회에서도 2·3번 타자를 연속 범타로 요리, 구위를 회복하는 듯했다. 특히 3번 주디 게럿을 상대로 깜짝 97마일(156㎞)을 뿌렸다. 그러나 밋밋한 볼끝에 제구력마저 흔들리며 제이슨 베이의 1점포 등으로 2실점했고,5-5이던 5회 2타점 적시타를 다시 허용,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은 8-9로 졌다. ■ 병현, 7이닝 2실점… 승패는 없어 시즌 3승에 도전한 김병현(26)은 이날 SBC파크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와 7이닝동안 삼진 4개를 낚으며 5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2승(8패)에 묶였지만 방어율은 5.14로 좋아졌다. 타선을 대거 스위치 및 좌타자로 포진시킨 샌프란시스코를 맞은 김병현은 1회 안타 2개에 이은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했다. 하지만 2회 팀동료 라이언 셜리와 곤살레스가 랑데부 홈런으로 김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문제는 역시 지긋지긋한 천적 마이클 터커였다. 터커는 지난 4월 김병현에게 만루홈런의 수모를 안긴 복수의 대상. 5·6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김병현은 결국 7회 1사후 터커와 3번째 만남에서 우월 3루타를 맞았고 후속타에 득점까지 허용해 2-2 동점을 내줬다. 한편 김병현은 7회 2사후 타석에서깨끗한 중전안타를 때려 올시즌 18타수 만에 첫 안타를 빼냈다. 콜로라도는 3-2로 이겼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도청테이프 파문] X파일 보도 오늘로 보름째… 3대 관전 포인트

    우여곡절 끝에 옛 안기부 미림팀의 실체가 언론에 첫 보도된 지 4일로 보름째를 맞는다. 매머드급 태풍으로 혼돈에 빠져 있던 정치권은 서서히 현실 진단과 상황 타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치권 주변에서는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단초로 3가지 정도의 접근법이 논의되고 있다.X파일의 3대 관전 포인트를 살펴 본다. ■ 누가 자유롭나 옛 안기부의 불법도청 내용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가 모습을 드러내자 각 정파간 분위기는 사뭇 엇갈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3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내용 공개에 가장 자유로운 당이 있다면 그것은 열린우리당”이라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X파일 내용이 전부 공개돼도 상관없다.”고 적극성을 보였다. 당시 여권이나 제1야당 출신 인사들의 반응은 뚜렷이 대비된다. DJ의 측근인 배기선 사무총장은 “민주화 운동의 동반자라고 여긴” YS나 “DJ에게 엉뚱한 정치공세를 펴는” 한나라당쪽에 대립각을 세우는 등 다른 지도부와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DJ와는 달리 YS는 방어사격조차 없이 직접 포화를 맞고 있어 격세지감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3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경영인클럽 세미나 강연 직후에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아이고, 덥네.”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현 정권 실세들은 찬밥을 먹던 시절”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은 그만큼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번 사안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누가 이용했나 복수의 정치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림팀의 총지휘자는 ‘소통령’으로 행사한 김현철씨로 압축되는 느낌이다. 김씨는 주요 인사들이 자주 들락거리는 서울 도심의 한 호텔 간부 출신인 김기섭씨를 도청작업을 위해 안기부 직원으로 특채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옛 여권의 핵심 인사는 “당시 여당 주요당직자가 몇 차례 보고서를 받았다. 단순 정보보고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미림팀의 도청 내용이었다.”면서 “도청은 김기섭씨를 비롯한 안기부 라인이 맡고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도청내용은 김씨가 대통령인 아버지로부터 정치적 신임을 얻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안기부장은 항상 김씨보다 한발 늦게 주요 사안을 보고하는 바람에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주요 정치인과 언론사 간부들이 ‘소통령’의 위세를 우려하며 주고받은 대화 내용도 김씨에게 ‘접수’돼 한발 빨리 아버지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 누가 ‘방울’다나 또하나 주목할 점은 이번 X파일 사건 초반에 주목을 받았던 ‘삼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실종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삼성과 정치권의 유착관계를 부각시키는데는 쉬쉬하고 있다. 여권의 핵심 인사는 “그동안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금기로 여겼던 이건희 체제와 삼성의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하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털어놨다. 그나마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온 의원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재벌 금융기관이 보유할 수 있는 계열사 지분을 5%로 제한토록 하는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재벌의 금융지배 부분을 정리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삼성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우선 논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삼성의 불법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당 차원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별렀다. 박찬구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개패듯 개물듯

    ●“개나 주인이나 똑같구먼.”“말이면 다 하는 줄 알아.” 공원에서 일어난 개들의 싸움이 사람 싸움으로 번져 개 주인이 사법처리되는 일이 벌어졌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지난달 27일 개 싸움이 발단이 돼 말다툼을 하다 20대 남자를 때린 Y(52·여·달서구 상인동)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사단은 26일 오후 6시30분쯤 상인동의 한 공원에서 벌어진 진돗개들끼리의 물고 뜯는 싸움이었다. 덩치 작은 자신의 개가 일방적으로 밀리자 화가 난 K(29)씨가 싸움을 뜯어말리는 과정에서 상대방 큰 개를 발로 찼다. 그러자 큰 개의 주인 Y씨가 덤벼들었다.Y씨는 자기 개가 발로 차인 것을 복수라도 하듯 K씨의 가슴을 주먹으로 여러차례 때렸다. 경찰 조사에서 K씨는 “덩치 작은 우리 개는 큰 개에게 물려 만신창이가 되고 개 주인인 나도 두들겨 맞아 두 배로 서럽다.”고 하소연했다. 입건된 Y씨는 “젊은 사람이 개끼리 싸우는데 왜 사람이 나서느냐, 개만도 못한 여자라고 하는 등 폭언을 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폭력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오클랜드(뉴질랜드) 연합|뉴질랜드의 한 육군 소령이 동료 여성 장교에게 개처럼 으르렁거리면서 두 차례나 다리를 문 혐의로 군법회의에 넘겨져 처벌을 받았다고 뉴질랜드 일간 도미니언 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은 아프가니스탄에서 8개월 동안 전후 복구 작업에 참여한 뒤 지난해 9월 귀국길에 오른 스테판 미치 소령이 기착지인 말레이시아 페낭의 한 호텔에서 열린 파티 도중 술에 취해 동료 장교와 사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갑자기 한 동료 여성 장교의 다리 등을 두 차례나 물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는 지난달 26일 열린 군사법정에서 750뉴질랜드달러의 벌금과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미치 소령은 피해자인 여성 장교가 왜 어떤 사람은 배치되자마자 귀국길에 오르느냐는 말을 하는 순간 갑자기 개처럼 이를 드러내 으르렁거리며 노려보다 정강이를 물어 버렸다. 피해자가 놀라 뒷걸음질 치자 미치 소령은 피해자를 뒤쫓아가 오른쪽 넓적다리를 다시 물었다. 군검찰은 미치 소령이 8개월 동안 아프간에서 근무하면서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다 갑자기 술을 마시게 돼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했다.
  • [세계의 도청 실태] 국가 감시 개인파괴 다뤄

    [세계의 도청 실태] 국가 감시 개인파괴 다뤄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는 국가기관의 도청과 감시가 얼마나 개인을 철저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98년 개봉됐을 때만 해도 이 영화에 나오는 첨단 장비를 이용한 치밀한 도청과 감시는 ‘공상과학’의 영역에 속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가기관의 도·감청을 합법화하는 법안에 반대하던 한 국회의원은 미 NSA 요원에게 피살되고 이 장면은 우연히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잡힌다. 변호사 로버트 딘(윌 스미스 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 장면이 담긴 디스켓을 갖게 되면서 그에게는 감당하지 못할 시련이 찾아 온다. 갑자기 변호사 사무실에서 해고당하고, 금융기록이 조작돼 신용불량자가 된다. 다른 사건 때문에 연락을 주고 받던 옛 애인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여기저기 숨어보지만 NSA는 항상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위협을 가한다. 자신이 왜 쫓기는지, 자신의 행적을 NSA가 어떻게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영문을 모르던 딘은 전직 정보기관 요원 브릴(진 해크먼 분)을 만나면서 궁금증을 풀게 된다. 딘의 옷과 신발, 소지품에는 초소형 전자추적장치가 숨겨져 있고 집에는 구석구석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통화내용은 물론 그가 다른 사람과 나누는 모든 대화는 정보기관에서 도청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NSA는 마치 딘의 옆에서 보는 것처럼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영화 속에서 딘은 브릴의 도움을 받아 NSA에 멋지게 복수를 한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개인이 국가기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맞서 싸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마다가스카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1.45%(전체) 감독/배우는 에릭 다넬·톰 맥그라스/벤 스틸러·크리스 락 어떤 줄거리 ‘뉴요커’ 동물 친구, 마다가스카에 떨어지다. 이래서 좋아 생기발랄한 동물 캐릭터들, 패러디와 유머. 이래서 별로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흡인력. 홈피 반응은 “빈약한 스토리…‘2% 부족한 느낌’” 친절한 금자씨 장르/예매율 스릴러/44.64%(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이영애·최민식·오달수 어떤 줄거리 13년 억울한 옥살이, 처절한 여인의 복수 이래서 좋아 이렇게 비틀린 이영애를 언제 또 볼까? 이래서 별로 여배우에게 더 친절한 ‘박찬욱표’ 스릴러 홈피 반응은 “이영애의 새로운 연기” 웰컴 투 동막골(4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34.95%(12세) 감독/배우는 박광현/정재영·신하균·강혜정 어떤 줄거리 동막골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의 동거담. 이래서 좋아 넉넉한 산골 풍광, 푸진 웃음, 찡한 감동. 이래서 별로 하염없이 느린 걸음의 이야기 구도. 홈피 반응은 “코믹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 아일랜드 장르/예매율 SF스릴러/11.20%(12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베이/이완 맥그리거·스칼렛 요한슨 어떤 줄거리 장기제공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의 탈출기. 이래서 좋아 화려한 액션이 균형있게 녹아든 SF. 이래서 별로 철학·윤리적 메시지가 생각보다는 약한 점. 홈피 반응은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 스텔스 장르/예매율 액션스릴러/1.18%(12세) 감독/배우는 롭 코헨/제이미 폭스·조쉬 루카스·샘 섀퍼드 어떤 줄거리 무인 전폭기, 통제불능의 상황을 만들다. 이래서 좋아 컴퓨터 게임을 즐기듯 속도감 만점. 이래서 별로 배우들이 아무래도 약하네∼ 홈피 반응은“고공비행의 아찔함에 온몸이 전율” 발리언트(5일 개봉)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1.95%(전체) 감독/배우는 게리 쳅맨/이완 맥그리거·팀 커리 어떤 줄거리 2차 대전, 영국군에 입대한 비둘기의 모험담.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와 차별점을 찍으려는 영국 애니. 이래서 별로 엄마 아빠까지 만족시킬 유머는 글쎄…. 홈피 반응은 “…” 로봇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3.40%(전체) 감독/배우는 크리스 지/이완 맥그리거·할리 베리 어떤 줄거리 시골뜨기 로봇 로드니의 좌충우돌 모험담. 이래서 좋아 최첨단 3D기술, 로봇들이 쉼없이 빚는 유머. 이래서 별로 중간중간 끼어든 ‘성인용’음악이 낯설 수도. 홈피 반응은 “영상미, 내용 모두를 만족시키는 가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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