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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회의장에 최루탄 터뜨려

    ◎유리창 깨고 난입… 학장후보선출 방해/서울산대생 1백명 서울산업대는 26일 제4대학장 선출을 위한 전체교수회의를 소집,후보를 선출하려 했으나 최루탄을 터뜨리며 회의장에 들어간 학생들의 방해로 장소를 옮겨서 후보를 선출했다. 학생들은 이날 상오10시쯤 쇠파이프 등을 들고 본관 3층 회의장으로 통하는 복도에서 교수들의 출입을 막았으나 학교측이 이미 입장해있던 1백20여명의 교수들로 선거를 실시하려 하자 회의실 출입문 유리창 6장을 주먹으로 깨고 들어가 최루탄 1발을 터뜨리는 등 선거를 방해했다. 학생들은 또 『현 이동희학장이 군인출신으로 학교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는 등 학교발전을 저해해왔으며 학생참여가 배제된 학장선출을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측은 상오11시20분쯤 회의장을 교양관 6층 강의실로 옮겨 윤대병교수(60·물리학)와 김하식교수(55·전기공학) 등 2명을 신임학장후보로 선출했다.
  • 검찰,「수서의혹」 수사 이모저모

    ◎정 회장,처음엔 로비부인… 수사팀 진땀/전·현직 시장은 극비소환… 신문 끝내/“오늘밤이 고비”… 수사간부 전원 밤샘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을 소환,철야조사를 벌인 검찰은 정회장에 대한 조사가 이 사건 수사의 가장 중요한 대목임을 느낀듯 모든 수사간부들이 사무실에서 밤을 새우며 전력을 경주. 그러나 당초 예상대로 정회장이 혐의사실을 끈질기게 부인하자 검찰은 진땀을 뺐으나 14일 0시30분쯤 갑자기 정회장이 혐의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하자 수사는 활기. 이날 중수부 수사팀이 뇌물수수 여부에 대해 직접 정회장을 심문하고 있는 동안 다른과 검사 및 직원들은 조합장·한보직원·서울시·건설부 관계자들의 진술내용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등 정회장을 철야조사하는데 필요한 모든 자료를 보강하는데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특히 검찰은 정회장에 대한 수사와는 별도로 이미 혐의사실이 드러난 국토이용관리법 위반 부분에 대해 지난번 소환됐던 조합장들 이외에 새로 조합원들을 추가로 소환하는 등 조사범위를 확대해 수사가 「총론」에서「각론」으로 접어든듯한 느낌. ○…한편 이날 하오10시30분쯤 대검청사를 나서던 정구영 검찰총장은 『무슨 일이 있다고 늦게까지 남아있느냐』며 기자들에게 농담을 거는 등 여유. 정총장은 『수사가 잘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자해지 아닙니까』라고 말한 뒤 『「결」은 누가 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언론이 한것 아닙니까』면서 뼈있는 한마디.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인 한보그룹의 정태수회장은 이날 하오1시25분쯤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덕수궁 앞에 도착한 뒤 차에서 내려 70m 가량 떨어진 대검찰청으로 걸어서 들어갔다. 검은색 줄무늬 양복에 흰목도리를 두르고 검은색 코트를 입은 정회장은 최근 악화된 지병탓인지 꽤 피곤한 표정이었으나 비교적 침착하게 취재기자들의 주문에 포즈를 취해주는 여유도 보였다. 정회장은 수서지역 분양과 관련,로비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합에서 로비를 했는지는 몰라도 한보는 한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 또 『지난해 노태우대통령과 만난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을만난 사실도 없으며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들에게도 로비를 하지 않았으며 할 이유도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보안유지에 만전 ○…12일 박세직 서울시장 등 3명을 소환조사한 서울지검은 이들이 조사받는동안 11층 특수부조사실 비상구마다 경비원을 배치,취재진의 출입을 완전히 봉쇄. 이 때문에 취재진은 1층과 지하차고 등 곳곳에 2∼3명씩 모여 이들이 조사를 마치고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보안유지에 극도의 신경을 쓰는 검찰과 신경전. 그러나 조사를 마친 박시장은 이날 하오4시10분쯤 VIP용 엘리베이터 대신 피의자호송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마약반사무실을 거쳐 청사뒤쪽 구치감 뒷문으로 빠져나가려다 취재진들과 마주치자 검찰차량으로 지하주차장 통로로 황급히 빠져나갔다. ○…최명부 대검중앙수사부장은 이날 상오10시30분쯤 기자들에게 박세직시장과 고건전시장의 소환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30분도 안된 이날 상오11시쯤 한부환 중수부2과장과 김인호·김성준검사 등 3명이 서초동 서울지검청사로 전현직 서울시장과 김대영 건설부차관등 3명을 극비소환해 참고인조사를 벌였다. 이날 박시장 등에 대한 검찰의 소환은 11일 밤 한부장검사가 이들에게 직접 전화로 연락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부장검사는 검찰이 조사장소를 대검에서 서초동 서울지검청사로 갑자기 바꾼 이유에 대해 『같은 검찰청사인데 어디나 조사장소로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변명. 그러나 검찰의 한 관계자는 『서소문 대검청사와 삼청동 「안가」에는 이미 보도진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 전현직시장 및 차관에 대한 예우를 갖춰가며 조사하기에는 마땅치 않았던게 아니겠느냐』고 해석. ○“예우상 장소변경” ○…박세직 서울시장 등은 이날 상오11시 검찰관계자들과 서초동 서울지검청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각자 사무실과 집에서 약속시간보다 30∼40분씩 늦게 청사에 도착,11층 특별조사실로 직행한 뒤 빵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3시간반 남짓동안 조사를 받았다. 박시장은 한부환 대검중수부 2과장이,고건 전 시장은 김인호검사가,김대영 건설부차관은 김성준검사가 참고인조사를 했으며 변진우 서울지검 3차장은 철제셔터를 복도를 막고 수사관들을 동원,뒤늦게 도착한 보도진을 밖으로 밀어내며 접근을 막았다. ○…수서지구 택지특별공급 결정이 전·현직 시장 가운데 누구때 이루어진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 한부장검사는 『아직은 「흰색」도 「검정색」도 아닌 「회색」 상태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연막. 박시장 등 3명을 다시 소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답변. ○…지난 10일 소환됐던 한보그룹 관련자 13명 가운데 검찰이 계속 철야조사를 했던 강병수사장 등 9명은 12일 정회장이 소환된다는 말에 조사를 마친뒤에도 돌아가지 않고 기다려 「회장」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기도. 검찰의 한 수사관은 『검찰로서는 48시간동안 소환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도 자청해 남을 경우 몰아낼 수도 없는 입장』이라면서 『아마도 정회장이 남을 끌어 들이는데에는 타고난 실력이 있는 것 같다』고 한마디.
  • “인책범위에 촉각”…일손놓고 어수선/「수서의혹」 한보·관련부처표정

    ◎한보,갑작스레 내부수리… 의혹 증폭/원소유자 연락안돼 추징자료 수집 애로/건설부 주택국장 타박상… 원인에 궁금증 ▷한보◁ ○…검찰이 한보그룹 임원들을 소환,수서지구 택지 특별공급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보측이 정태수 회장실,강병수 사장실 등 주요 사무실 3곳의 내부수리를 끝낸 사실이 드러나 회사측이 수사를 앞두고 사전에 주요 비밀서류를 빼돌린 것 같다는 짙은 의혹을 사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노태우 대통령이 수서지구 택지 특별공급 사건을 한점 의혹없이 철저히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316 은마아파트 상가 3층을 쓰고 있는 이 회사가 갑자기 사장실 및 회장실의 집기를 모두 복도에 꺼내 놓은 채 카펫을 다시 깔고 천장 수리를 한 데에서 비롯됐다. ○“천장수리 한것 뿐이다” 한보측은 이에 대해 『지난달 28일부터 10여일간의 일정으로 정회장이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사이 비가 새던 회장실 천장을 수리하려 했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수서사건의 당사자인 한보측이그간 여론의 질타로 정상업무가 마비되는 등 극히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천연덕스럽게 내부수리 공사를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한 수사관계자는 『회사측이 기밀비장부 등 각종 기밀서류를 천장에 숨겨오다 발각될 것을 우려,이를 딴 곳으로 빼돌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이같은 오비이락격의 수상쩍은 행동에 대해서도 검찰의 추궁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업무처리에 손도 못대 ▷건설부◁ ○…이동성 주택국장에 이어 12일 김대영 차관이 검찰에 잇따라 소환된 가운데 여권 수뇌부에서 이상희 장관에 대한 인책을 건의했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시간이 갈수록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 이 때문에 이번 수서사건을 계기로 손질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난 주택조합 제도의 개선·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의 개정안 마련 등 업무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 건설부 직원들은 이번 사건으로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관계자들에 대한 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고 사태 추이를 조심스럽게관망하고 있다. ○…수서특혜와 관련,지난 11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동성 건설부 주택국장이 12일 낮12시쯤 서울 종로구 종로6가 이화여대 부속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입원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10여시간만에 부랴부랴 퇴원해 주목. 505호실에 입원했던 이국장은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머리부분 4곳·왼손 2곳·가슴 1곳·목 2곳 등의 X­레이를 찍었으나 병원측은 결과에 대해 일체 밝히지 않았다. 담당의사인 최용만 외과과장은 『이국장이 얼굴 가슴 목 등의 통증을 호소해 왔으며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피하출혈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고문 등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국장은 병원문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짐짓 몸을 내보이며 조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는 애써 부인했으나 오른쪽 귀 뒷부분에 핏자국이 있었으며 두 손 등에도 각각 무언가에 찍힌듯한 피멍이 나있어 궁금증을 더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국장의 몸이 불편했다는 것은 조사전부터 알았지만 구타한 사실도 없고 조사를 받고 돌아갈 때도 아무런이상이 없었다』고 해명. 그러나 한 관계자는 이국장이 조사를 받고 돌아간 다음날인 12일 상오 『이국장을 조사했던 모검사가 조사과정에서 「꾸지람」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해 약간의 가혹행위가 있었음을 시사. ○행방 질문에 모두 함구 ▷서울시◁ ○…수서택지 특별공급과 관련,서울시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해온 감사원 감사반은 12일 하오5시쯤 전원철수,지난 6일이래 계속해온 감사를 모두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시 직원들은 감사종료에도 불구,박세직 시장·윤백영 부시장 등 최고책임자들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음으로써 앞으로 몰아닥칠 문책인사 등을 크게 우려하는 술렁이는 분위기. ○…전날 하오 윤부시장에 대한 검찰의 극비소환에 이어 12일 상오 박시장의 소환사실을 확인하려는 보도진의 문의에 비서실 관계자들은 부인으로 일관. 비서실 관계자는 박시장의 동정을 묻자 『사랑의 쌀나누기 관계자와 점심약속이 있다』면서도 『약속장소는 모른다』며 소환사실을 부인. ▷국세청◁ ○…국세청은 수서지구 특혜분양 사건과 관련,한보측에 특별부가세(법인의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천명한 뒤 정확한 세액산출 등을 위한 마무리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국세청은 일단 한보와 관련한 과세문제는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 14일 이전에 끝맺고 조사내용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하루빨리 「한보수렁」에서 벗어날 계획이나 당초 한보측에 땅을 판 원소유자 가운데 일부가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다.
  • 도려낼 「수서의혹」… “수사대상 15명선”/중수부 수사확대의 안팎

    ◎한보의 로비자금 출처·흐름에 초점/의원·공무원등 관련여부 규명할듯 대검 중앙수사부가 9일 주택조합 관계자 14명을 소환함으로써 수서지구 택지특별분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검찰이 이들을 소환해 수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동안 펼쳐온 내사와 관계법률의 검토작업 등이 대체로 마무리돼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확인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세인들의 관심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파문이 어디까지 퍼질 것이며 비리의 가담자가 과연 누구 누구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관심의 대상에 오르고 있는 사람은 우선 장병조 전 청와대 문화체육 비서관을 비롯,건설부 김대영차관,이동성 주택국장,서울시 윤백영 부시장,김학재 도시계획국장,강창구 도시개발과장 등 행정부측 인사와 국회 건설위 오용운 위원장과 박재홍의원 등 건설위 소속 의원 5∼6명,지역구의 이태섭의원,그리고 한보그룹의 정태수 회장과 한보주택 강병수사장 등 15명을 넘고 있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면서 관련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특별분양을 위한 로비설과 관련,정치권의 중심부까지 의혹의 눈길이 주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수사의 진전에 따라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공직자들에 대한 엄청난 사정의 회오리가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이번 사건은 이철희·장영자 사건과 「5공비리」 사건과 같은 제6공화국 최대의 부정사건으로 기록될 조짐이다. 검찰은 이주혁씨(47·연합주택조합 대표조합장) 등 주택조합 관련자들을 불러 우선 주택조합의 설립과정과 조합원의 모집과정,그리고 한보주택과의 분양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으나 이보다는 이들이 한보그룹 정회장과 함께 벌였을 것으로 여겨지는 정치·행정권에 로비활동 진상을 캐묻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수서의혹」이 정치권으로 비화되기 시작한 지난 3일부터 정가에서는 로비관련 혐의가 있는 의원들의 이름 및 수수금액과 함께 정치권에 유입된 로비자금의 규모 등에 관한 갖가지 풍문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이 수사의 초점을 이같은 로비자금의 출처와 흐름에 맞추고 있는 것은 당초 서울시가 확고하게 반대했던 26개 조합에 대한 특별분양이 건설부의 유권해석으로 바뀌었으며 장 전 비서관이 직접 서울시 관계기관회의에 참석하는가 하면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국회의 관행까지 무시해가며 공문을 발송해 주는 등 맹활약(?)을 보였음이 드러난 때문이다. 이같은 사건의 전개과정을 놓고 볼때 한보측이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로비활동을 벌이지 않고서는 일이 성사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짐작이다. 이미 장 전 비서관은 달마다 1천만원씩을 수뢰했다는 설이 퍼지고 서울시에 압력을 가한 직권남용 혐의와 뇌물수수 혐의도 드러나고 있어 막대한 로비자금이 뿌려졌을 가능성은 거의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찰의 중립을 최대의 목표로 내세우고 출범한 정구영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진은 이번 사건과 관련,『과거 「5공비리」 수사 때도 정치자금 부문은 수사대상에서 제외했던 전례에 비춰 이 부문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세간의 눈총을 의식,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최명부 중수부장 이하 차출된 검사까지 모두 13명의 검사와 40여명의 수사관이 혼신을 다해 『이번 사건만은 시원스레 매듭짓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워낙 그 규모와 양상이 엄청나 검찰의 수사가 국민의 기대에 충족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일반론이다. 구체적으로 상당한 거액의 돈이 정치권에 뿌려졌으며 국회 건설위의 박재홍 김동주 이웅희(이상 민자),이원배 송현섭의원(이상 평민) 등 여러명의 의원들이 건설부와 서울시에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 세간의 의혹인만큼 검찰이 과연 이 엄청난 의혹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사단계에서만해도 장 전 비서관 등 공직자의 직권남용 및 뇌물수수 혐의를 밝혀내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여겼으나 장 전 비서관 등이 감사원 감사과정에서 비교적 사실에 입각한 진술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은 수사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조짐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의 특성이 외부의 압력에 있었다고는 하나 검찰의 수사만은 그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엄정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들의 기대이며 우리의 민주사회가 한걸음 더 발전하는 길일 것이다. ○「영향력 행사」 추궁 7시간의 여음/장병조씨,「청탁로비」 부분은 부인일관/“「민원해소」 의견제시외 압력은 없었다” 「수서특혜」 외압설의 장본인 장병조 전 청와대 문화체육 비서관. 그는 9일 0시10분 삼청동 감사원 청사 맨 위층인 8층에서 복도계단을 따라 풀죽은 얼굴로 걸어 내려왔다. 거므스레한 피부색으로 인해 강인해 보였던 그의 평소 모습은 찾아볼수 없이 땅만 바라보면서 셔터가 반쯤 내려진 감사원 정문을 통해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갔다. 8일 하오5시부터 7시간여에 걸친 「압력행사」 추궁에 거의 탈진이 된것 같았다. 이날 저녁8시쯤 감사원측에서 중국음식을 저녁으로 시켰으나 일체 입에 대지않았고 커피만 한잔 먹었을 뿐이다. 특별감사반장인 신동진 감사원 제4국장은 조금철 감사관과 함께 ▲주택조합 민원을 담당하게된 경위 ▲서울시이첩 공문에 「긍정검토」를 강조한 이유 ▲한보측이나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로부터 청탁이나 로비를 받았는지 여부 ▲서울시 관계자를 청와대로 부른 사실유무 ▲지난 1월19일 서울시 대책회의에 참석한 경위 및 발언내용 ▲서울시 등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장 전 비서관은 감사팀이 적시한 객관적 사실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시인했으나 「압력행사」 「청탁」 「로비」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좀체로 입을 열지 않거나 극구 부인하는 자세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작년 2월 서울시로 민원을 이첩하는 공문을 작성하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하는 문안을 넣은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시인한점 외에는 자신의 입으로 「압력행사」를 시인한 것은 없었다. 장 전 비서관은 김학재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청와대로 불렀는지에 대해서는 민원이첩 협조공문 발송 6개월만인 작년 8월21일과 서울시로부터 주택조합에 대한 택지특별공급 불가회신(90년 10월15일)을 받은뒤 두달보름여만인 금년 1월4일에 김국장을 불러 집단민원 해소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민원해소」 의견제시 이상의 「압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신특감반장은 장씨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 『성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압력행사 부문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몇가지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을 했다』고 밝히고 『서울시 관계자들의 진술과 관련방증자료를 종합하여 판단할때 수서지구 주택조합에 택지를 특별공급토록 부분적인 압력행사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신반장은 『장씨의 행위를 직권남용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민원처리에 따른 행동과 주변정황 관계로 미루어 볼때 직권남용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심증은 충분히 간다』면서 『서울시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관계자를 소환,조사하면 이 부문에 대한 윤곽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당국은 장씨를 다시 소환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그를 검찰로 이첩하기 위한 준비는 사실상 끝났음을 시사했다. 감사원의 감사기능에는 본래 행정처벌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직권남용에 따른 형사처벌의영역은 검찰에 속하게 된다. 감사원의 장 전 비서관에 대한 소환조사는 비리의 구체적인 포착보다는 「구속」이라는 사법조치로 가기 위한 예비절차처럼 느껴졌다.
  • 간부회의중 살인/흉기로 동료 찔러/전주 담배인삼공사

    【전주=임송학기자】 7일 상오9시3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 한국담배인삼공사 전주제조창 2층 품질부 사무실앞 복도에서 변질된 잎담배 처리를 놓고 다투던 총무부장 차현규씨(54·대전시 동구 홍도동 10의16)가 품질부장 황학준씨(52·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193의2)의 왼쪽 옆구리를 흉기로 찔러 직원들이 황씨를 전주 예수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 출두땐 “여유”… 나올땐 “초췌”/세 의원 철야조사의 언저리

    ◎이위원장,“뇌물수수로 모는건 야당탄압”/담당검사들,수사결과에 만족스런 표정 자동차공업협회 등으로부터 경비를 지원받아 해외여행을 다녀온 국회상공위의 이재근위원장 등 세의원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끝나 이 사건수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의원 등은 25일 하오5시쯤 검찰에 자진출두,18시간 동안 밤을 새워 피의자 신문을 받은뒤 26일 상 하오에 모두 귀가했다. 밤을 새운 때문인지 세의원은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설때는 출두할때의 다소 여유있던 모습과는 달리 초췌한 표정이었다. 이의원은 조사가 끝난뒤 기자실에 들러 『국민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고 이돈만의원은 『하고싶은 말을 충분히 해 후련하다』면서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의원 등은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특수3부 검사실에서 이종찬 부장검사와 이훈규·이건종검사와 마주앉아 단독신문을 받았다. 이부장검사 등 검사들은 신문내용을 직접 타이핑해 가며 조사를 벌였고 의원들에게 가끔씩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의원들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기 위해 애를 썼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귀띔이었다. 의원들이 신문이 시작된 뒤 몇시간동안은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해 검사들이 곤혹스런 모습으로 조사도중에 몇차례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위원장과 박진구의원은 대체로 혐의사실을 순순히 진술했으나 이돈만의원은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수사 검사가 전했다. 조사를 하는동안 10층 검사실주변에는 통로문을 걸어잠그고 수사관들을 배치,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했으나 의원들은 화장실에 들르러 나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하오10시쯤 복도로 나온 이위원장은 『이런식으로 걸면 구속되지않을 국회의원이 어디 있겠느냐』고 불평했다. 이위원장은 또 『국가를 위한 공적인 활동을 하는데도 이를 뇌물수수로 보는 것은 지나친 처사로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종철 서울지검 검사장은 26일 상오 평소 출근시간보다 이른 7시50분쯤 출근해 수사결과를 검토한 뒤 곧바로 서소문 대검청사로 가 서정신 대검차장·최명부 중앙수사부장이 배석한 자리에서 정구영 검찰총창에게 수사경과를 보고하고 이들의 신병처리문제 등에 대해 협의한 뒤 구속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도 함구로 일관해오던 이부장검사 등 수사검사들도 구속방침이 정해지자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기자들에게 일부 밝히는 등 수사가 만족스럽게 끝났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수사검사는 『의원들이 비교적 순순히 신문에 응해 조사가 순탄하고 진지하게 진행됐다』면서 『한 의원은 조사가 끝난뒤 신문조서를 읽어보며 「검찰의도대로 완전히 엮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다른 검사는 『이번 사건은 국민의 여론 때문에 구속이라는 강경방침쪽으로 흘러가게 됐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면서도 『수사검사 개인으로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구속·불구속을 우리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겠느냐』고 신병처리방침에 대해 말문을 열지않던 검사들은 구속방침이 결정된 뒤 『그것이 이같은 사건을 막는데 올바른 길이아니겠느냐』고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부장검사는 이날 낮12시쯤 새로 밝혀진 혐의사실 등을 기자들에게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고 『외환관리법·정치자금법 등의 적용문제는 공소유지 전략상 설명해 줄 수 없다』고 공소유지를 위한 또다른 방안이 있다는듯 자신있는 표정이었다. 이번 사건을 지휘한 이부장검사는 작달막한 키에 다부진 인상을 풍기는 전형적인 수사검사로 대검 중앙수사부 과장으로 있을때 장세동씨를 구속하기도 했었다.
  • “움직이는 노 총리”… 말단행정까지 점검

    ◎취임 한달… “조용한 변모”를 살펴보면/대독·의전총리 아닌 실무총리 자리잡아/거창한 구호보다 「보통문제」 해결을 강조 「강성내각」의 닉네임을 가져온 노재봉 국무총리가 26일로 취임 한달을 맞았다. 6공들어 총리의 위상이 이현재·강영훈 두 전총리를 지나며 5공때의 「대독총리」 「의전총리」 등 불명예를 씻고 「실무총리」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노총리의 집무 한달은 총리실을 비롯한 각 부처에 조용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변화는 노총리가 지난 4일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청와대 비서실에서 해오던 부처간의 조정역할이나 정책지시를 이제부터는 총리실이 주관토록 하겠다』고 선언(?) 함으로써 예견됐었다. 자신이 대통령의 정치담당 특보와 비서실장을 역임하면서 국정전반에 관해 갖고 있던 문제의식들을 「정치권력의 비집권화」 「경제력의 비집중화」 「행정권한의 대폭 민간이양」 「국민정서함양」 등 4가지의 국정운영 지침으로 도출시킨 노총리가 경제팀의 정책방향에서부터 서울시의 말단 행정업무에까지 구체적으로 간여하고 있기 때문에 총리실 직원들은 전보다 훨씬 더 바빠졌다. 중대한 사안이 없을 경우 매주 월요일 상오에 한차례 소집되던 간부회의가 매일아침(8시45분)으로 정례화됐고 그밖에 수시로 담당관을 불러 지시 및 결과확인을 하는 것은 물론 관계장관이나 심지어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부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 이 때문에 총리실 복도를 뛰어다니지 않는 직원은 거의 볼 수 없다. 직원들은 업무수첩을 새해 한달도 채못돼 벌써 반이상이나 썼다고 업무량 폭주를 호소(?) 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아진 총리실의 위상에 싫지 않은 표정들이다. 정치학자로서의 논리정연한 사고와 철저한 메모습관으로 노총리는 「한번 지시한 것은 절대로 잊지않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다. 지시를 하면서도 얘기중에도 즉석메모를 하고 자동차 안에서도 생각이 떠오르면 즉시 메모를 하기때문에 밑에서도 빈틈없는 결과보고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보통문제 해결하는 실천내각」으로 불리기를 원하고 있는 노총리는 기본적으로 『어제의 사고와 지난 시대의 방식으로는 우리가 매일매일 새롭게 부딪히는 문제의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우리사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의식에서부터 제도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거창한 구호나 공허한 결의보다는 실천적 행동에 역점을 두고 교육문제,주거,교통,환경 등 국민이 매일매일 부딪히는 「보통문제」들의 우선적 해결을 추구하고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는 생활관계법령들을 대폭 정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총리의 국정운영 지침의 네번째 항목으로 들어있지만 노총리가 실제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국민정서함양」이다. 최근 강력사건 등 사회의 모든 문제들이 국민들의 정서환경의 피폐에서 오고 있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걸프사태의 와중에서도 지자제 상황실 설치를 독려하며 「보통문제」의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 노총리의 한달을 보는 국민의 기대는 자못 크다.
  • 건축사시험 부정합격/공무원 돈받고 시험문제 빼내

    ◎응시생등 8명 구속 대검 중앙수사부(최명부검사장·정홍원부장검사)는 21일 건설부 주관으로 지난해 9월 실시된 건축사 자격시험 2차 시험에서 주관식 문제가 사전유출돼 수험생이 부정으로 합격된 사실을 밝혀내고 뇌물을 받고 시험문제를 누설한 건설부 기술관리실 건축기사(6급) 조영진씨(35·경기도 안양시 호계3동 672의3 진우아파트 2동306호)와 건설부 주택국 행정주사 진기선씨(45·성동구 능동 283의5) 등 공무원 2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수수)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한국건축설계 사무소장 박재동씨(35·대구시 동구 신기동 560 동원아파트 3동202호) 등 부정합격자 6명을 뇌물공여 및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구속했다. 진씨는 지난해 8월23일부터 건축사 2차 시험문제의 출제를 위해 과천시 호프호텔에 묵으면서 같은해 9월4일 시험문제 3개를 껌종이에 적어 수험생 박씨 등에게 건네주고 1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출제위원들을 보조하면서 평소 알고 있는 박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진씨가 껌종이에 싸 호텔복도끝 창틀에 놓아둔 시험문제를 투숙객을 가장한 박씨에게 건네주고 대가로 1천3백만원을 받아 진씨에게 1천만원을 주고 나머지 3백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박씨는 시험문제를 건네받아 공개해 주는 조건으로 수험생 김문렬씨(30·대구시 중구 동인동4가 485의1) 등 5명으로부터 3천4백여만원을 받고 자신도 부정합격한 뒤 진씨 등 공무원에게 1천3백만원만 건네준 것으로 밝혔다. 검찰은 부정합격한 사람들의 명단을 건설부에 통보,합격을 취소하도록 요청했다.
  • 고3생,아파트서 살인난동/어제낮 당산동/대입낙방에 충격

    ◎아버지 흉기 살해… 이웃 임부 둘도 찔러/광란 30분… 자신도 자해,주민들 공포에 떨어 13일 하오2시10분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5가 4의13 상아아파트 3동1107호 최성태씨(50·회사원) 집에서 둘째아들 최모군(18·D고 3년)이 아버지를 흉기로 가슴을 찔러 숨지게 한뒤 바로 옆집인 1106호와 807호에 들어가 출산을 3주일 앞둔 이애자씨(30)와 임신 8개월의 이숙희씨(34) 등 임산부 2명을 각각 찔러 중상을 입혔다. 최군은 30여분 동안 아파트를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하다 자신의 배를 찔러 자살을 기도한 뒤 비상계단을 통해 달아나다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최군은 이날 상오11시쯤 2년전부터 다니던 마포구 서교동 홍대입구 H미술학원에 갔다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택시비를 얻어 운전사에게 준뒤 운전사가 돌아가자 갑자기 『악마가 뒤쫓아왔다』면서 부엌 싱크대위에 있던 길이 19㎝의 흉기를 들고와 아버지를 찔렀다. 최군은 이어 문을 잠그지 않은 1106호로 들어가 2살된 아들과 함께 TV를 보고 있던만삭의 이씨 옆구리를 흉기로 찌른뒤 비상계단을 통해 8층으로 내려갔다. 8층 복도에서 아파트현관문을 차례로 열어보던 최군은 807호 이씨 집의 문이 열리자 들어갔으며 혼자있던 이씨가 『나는 임산부니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흉기로 이씨의 무릎과 다리 등을 찔렀다. 최군은 국민학교 6학년때인 85년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 최씨 밑에서 자라며 형 영일씨(20)와 함께 살아왔다. 최군은 올해 입시에서 D대 지방캠퍼스 산업디자인학과에 응시했으나 낙방한 뒤 2년동안 다닌 미술학원의 원장인 박모씨와 강사인 박모씨 등 2명을 원망해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최군이 1개월전부터 S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에 빠져 다른 종교에 배타적인 생각을 품어오다 미술학원 원장 박씨 등이 다른 종교를 믿는데다 이들 때문에 대학입시마저 실패했다고 생각하며 불만을 품어왔음을 밝혀냈다.
  • 페만 개전땐 세계경제 「침체 수렁」에/경제전문가가 분석한 파장

    ◎석유생산 중단안돼도 경기후퇴 불가피/유가 배럴당 10불 인상땐 수백만명 실직/구매 중단·투자철회로 독·불등도 큰 타격/전쟁 끝나면 유가하락·경제반등 점치기도 페르시아만에서 만일 전쟁이 발발할 경우 8년간의 지속적인 성장후 이미 급격한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세계경제는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세계경제 전문가들이 9일 말했다. ○자신감 극도로 위축 이들 전문가들은 서방측에 긴요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석유생산이 중단되지 않는다해도 페만의 전쟁이 소비자들과 기업의 자신감에 미치는 충격은 일부 국가들을 경기후퇴로 몰고 가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런던에 있는 노무라 연구소의 월리엄 레드워드 연구원은 『자신감이 감퇴하고 있으며 올해의 경제성장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의 자신감상실의 충격은 특히 총알한방 쏘지 않았는데도 이번 페만위기로 경기가 후퇴국면에 접어든 미국에서 두드러진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파리에 본부를 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비록 완만하기는 해도 그럭저럭 경제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전망했었다. 24개 회원국을 가진 OECD는 그러나 소비자들의 구매가 중단되고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종결하는 증거가 점점 분명해지자 이같은 공식전망을 취소하고 경기후퇴가 진행중임을 시인했다. ○일본도 취약국면에 사람들은 미래에 관해 확신을 갖지 못할 경우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모아 두며 이 돈은 원래 자동차나 가내 용품·의식비 같은 용도로 쓰일 자금이다. 이와함께 기업도 수요가 감소하면 생산을 줄이고 종업원들을 해고하게 된다. 유럽대륙의 국가나 일본은 아직까지 이같은 악순환의 단계에 접어 들지는 않았으나 이들 국가도 점점 취약해져가고 있다. 레드워드연구원은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경기가 금년에 후퇴한다 해도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프랑스의 경제는 지난해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현저히 둔화됐으며 파리의 한 은행관계자는 페만에서 만일 분쟁이 발생한다면 자신감이 훨씬 더 흔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주 독일로부터 입수된 산업생산 및 주문에 관한 새로운 통계를 보면 통독으로 인한 수요의 폭증에 자극받은 독일의 경제붐조차도 기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경제붐에 찬물 베를린에 있는 DIW경제연구소의 루츠 호프만 소장은 『만일 페만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유가가 폭등할 것이며 구서독의 경제성장에 타격을 입고 구동독의 경제회복도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OECD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인상될 경우 그 영향은 첫해에 선진국들 가운데 일부 국가들을 경기후퇴 국면으로 몰고가고 수백만명이 실직할 정도로 엄청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서방 선진 7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오는 21일 뉴욕회담에서 페만에서의 전쟁발발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다시 손질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획 다시 손질 그러나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들이 자국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할수 있는 조치는 그리 많지 않다. 경제 전문가들은 만일 금융공황이 올 경우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아마도 지난 87년 10월 주가폭락 당시처럼 이자율을 내리고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에 다량의 현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대은행들 가운데 다수는 대규모 손실을 본지 1년이 되는 지금 위험하고 부채부담을 안고 있는 기업들에 새로운 대출을 해주기보다는 대내정비에 더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석유비축량은 충분 이같은 어두운 전망 가운데서도 한가닥 밝은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석유비축량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9일 성장둔화로 인해 수요가 줄고 기타 OPEC(석유수출국기구) 산유국들이 증산을 통해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석유수출분을 상쇄한 덕택에 선진국들의 석유비축량이 지난 82년 12월이후 최고치에 있다고 밝혔다. 존 이스턴 미 에너지부 차관보는 지난 8일 미 의회증언에서 『페만에서 적대행위가 발생한다해도 에너지부는 현재 이용가능한 전략 및 상업용 석유 비축분만으로도 추가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공급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비축분과 생산량이 워낙 많아 전쟁이 일단 끝나면 유가가 급격히하락해 92년에는 강력한 경제반등 단계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 한·일 정상회담­만찬 이모저모

    ◎“동반자관계 더욱 굳건히” 건배 제의/“북방정책,아주평화에 기여”/가이후 가이후 도시키(하부준수) 일본총리는 방한 첫날인 9일 하오 노태우대통령과 1차 정상회담을 갖고 이어 공식만찬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노대통령과 가이후총리는 이날 하오3시10분쯤부터 약 70분동안 청와대 본관에서 1차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주변정세 및 국제협력문제 등을 논의. 지난해 5월에 이어 두번째로 대좌한 자리에서 노대통령은 먼저 지난해 방일때 일본의 환대에 감사하고 가이후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새로운 우호 협력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했고 가이후총리 역시 방한초청에 감사하고 노대통령의 일본의회 연설이 일본 국민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으며 북방정책이 한반도 긴장완화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의 시대를 여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 양국정상은 이어 아태지역에서의 한일 양국의 주도적 역할,자유무역주의 후퇴,보호주의 대두에 대한 공동대처,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공동인식 등을 논의한뒤 일·북한 수교 등에 대해 집중 논의. ○「3김」 등 1백명 참석 가이후총리는 특히 이달말 평양에서 열릴 일·북한 수교 교섭 본회담에서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문제를 정식 제기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국과 약속한 「대북수교 5원칙」의 준수를 다짐.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가이후총리의 다짐은 북한이 핵안전협정에 가입하지 않는 한 국교정상화 교섭을 진전시키지 않겠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해 주목. ○…가이후총리는 예정보다 2분 늦은 이날 하오3시2분 군의장대의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청와대 본관 현관앞에 도착. 가이후총리는 이어 노대통령의 안내로 본관복도 입구에 마련한 방명록에 「일본국내각 총리대신 해부준수」라고 서명. 양국 정상 내외는 대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공식 기념촬영을 했으며,노대통령은 가이후총리에게 수교훈장 광화대장을 수여하고 악수를 교환. 이어 양국 정상은 서로 준비해 둔 선물을 각각 설명했는데,가이후총리는 노대통령 내외에게 자신의 서명이 든 사진과 진주브로치,후지산 전경이 담긴일본 전통그림을,노대통령은 자신의 사진과 서명이 든 백자항아리,보석함을 각각 선물. ○「월인천강지곡」 인용 ○…노대통령 내외가 가이후총리 내외를 위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베푼 공식만찬 행사는 이날 저녁 6시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 양국 정상 내외는 영빈관 1층에서 만찬에 앞서 일본측 수행원과 우리측의 3부요인·정당대표·입법부·외교단 등 각계 대표 등을 차례로 접견한 뒤 2층 귀빈실로 자리를 옮겨 잠시 환담을 했으며 이어 양국 정상 내외는 만찬장에 입장하여 헤드 테이블에 서면서 애국가와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만찬을 시작. 노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가이후총리의 이번 방한은 우리 두 나라가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개방과 개혁의 시대적 조류가 이 분단된 동토에도 화해의 봄을 재촉하도록 일본 국민도 성원해주기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 가이후총리는 답사에서 『귀국의 역사상 위대한 인물인 세종대왕은 월인천강지곡에서 「좋은 씨를 뿌리면 좋은 열매가 열린다」고 읊었다』고 인용하면서 『노대통령의 방일은 크고도 좋은 씨앗이었다』고 평가. 한일 양국에서 각계인사 1백여명이 부부동반으로 초청된 이날 만찬에는 노재봉 총리서리 등 전 각료와 김영삼 민자당대표,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김재광·조윤형 국회 부의장이 참석했고 가이후총리와 면담을 거절했던 김대중 평민당총재가 김봉호 사무총장과 함께 참석했으며,이재형 전 국회의장,정석모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최영록·이규호 전 주일대사,그리고 외교사절로 그레그 미 대사,소콜로프 소련대사 등이 참석.
  • 교도관 2명 구속·8명 영장/「탈옥」 관련

    ◎돈받고 사복전달·경비소홀 등 혐의 【전주=임송학기자】 전주교도소 재소자탈옥사건과 관련,당시 근무교도관·교도·경비대원·출소자 등 80여명을 상대로 교도소 내부비리를 수사해온 전주지검은 30일 탈옥범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전 전주교도소교사 이완성씨(47·현 군산교도소 근무)와 박두선씨(26·교도) 등 2명을 뇌물수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전 전주교도소 보안과 간부 최모씨(48),교도관 이동열씨(26),사건당일 근무교도관 서기석씨(28)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된 이교사는 탈옥범 박봉선(32·자살)의 부탁으로 강도혐의로 수감중인 윤세용씨(25·전주시 팔복동)가 검거직전인 지난 7일 교도소정문앞 황방상회에 맡겨둔 양복지 2감을 받고 함께 보관한 스웨터 등 탈옥당시 입었던 사복을 탈옥범 3명에게 전달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 전주교도소 보안과 간부 최씨는 재직시 범인 박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박에게 새마을 반장 직책을 주고 박이 재소자들을 상대로 담배장사 등을 하도록 직·간접적으로 편의를 제공한 혐의다. 교도관 박두선씨와 이동열씨는 재소자 임모씨(28)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담배 등을 제공해온 혐의이며 교도관 서씨는 범인들이 쇠창살을 끊고 탈옥을 하던 순간 감방복도에서 근무를 하면서 이들의 탈옥을 알아채지 못한 혐의다. 검찰은 또 범인 박이 탈옥 당시 현금과 수표·수갑 등을 가지고 있었고 교도소내 영선작업장에서 쇠톱을 훔쳐 2개월여에 걸쳐 쇠창살을 잘라 왔음에도 이를 발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면회부서 교도관·감방사찰교도관·공구관리교도관 등을 모두 형사처벌키로 했다. 이밖에도 탈옥범들이 교도소의 벽을 넘어간 시간인 27일 상오4시30분 외곽경비를 맡았던 경비교도대 감시초소 근무자 2명도 처벌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번 탈옥사건외에도 전주교도소내 전반적인 비리에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구속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충주시청에 불… 2백평 태워/「산업과」등 서류 소실

    【충주=한만교기자】 29일 상오9시15분쯤 충북 충주시 역전동 충주시청 본관 3층에서 전기누전으로 불이나 산업과·개발담당관실·기자실·공보실·회의실 등 3층 건물 2백여평이 전소됐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충주시청 직원들에 따르면 이날 불은 산업과와 개발국장실 부근에서 치솟아 올랐으며 화재직후 3층 각 사무실에 출근해 업무준비를 하고 있던 70여명의 공무원들은 복도와 비상구 등을 통해 밖으로 모두 대피했으나 사무실안에 있던 양곡보관서류 등 주요문서가 모두 불탔다. 불이 나자 경찰은 소방차 4대와 공무원·경찰·소방대원 등 2백여명을 동원,진화작업에 나서 1시간여만인 상오10시30분 불길을 잡았다.
  • 주택 지을때 「방범설계」 권장/건설부,시·도에 지침 시달

    ◎투시형 엘리베이터에 감시TV 설치/쓰레기 투입구 좁혀 사람통과 못하게 앞으로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을 지을 때 엘리베이터의 내부가 밖에서 보일 수 있도록 하는 등 범죄예방을 위한 설계가 도입된다. 건설부는 최근 민생치안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각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주거용 건축물의 방범설계 요령을 마련,행정지도를 통해 이를 활용토록 19일 시도에 시달했다.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마련된 방범설계지침은 ▲범죄심리유발의 사전억제 ▲자율적 공동감시기능의 강화 ▲범죄자의 실내침입방지 ▲방범설비의 설치 등에 역점을 두어 만들어졌다. 먼저 범죄심리 유발을 사전에 억제하기 위해 공동주택의 출입구와 창문은 단지내부를 향하는 것보다 단지의 중앙쪽으로 내도록 해 보행자나 차량탑승자의 감시가 용이하도록 하고 있다. 또 공동주택의 건물안에는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외부인의 행태가 거주자들에 의해 쉽게 감시될 수 있게 하고 방범등은 깰 수 없도록 견고하게 설치하게 돼있다. 자율적 감시기능을강화하는 방안으로는 최근 강도·성폭행 등의 장소로 이용되는 엘리베이터의 경우 밀폐형으로 하지말고 승강장의 외벽에 큰 유리창을 설치,외부에서 자연스럽게 감시할 수 있도록 했다. 계단은 피난 계단이 아닌 것은 개방형으로 만들고 아파트 각층의 복도끝과 피난계단에 설치하는 창은 피난에 지장이 없는 범위안에서 가능한 크게 만들어 외부에서의 감시가 용이하게 했다. 또 건물의 로비입구는 여러방향에서 눈에 잘 띌 수 있도록 하고 경비실은 여러곳을 효율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하도록 했다.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위한 방안으로는 밖에서 쉽게 넘어 들어 올 수 없도록 1층의 발코니를 지면에서 높게 설치하고 창에는 철재의 주름문을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실내 쓰레기 투입구는 범인들이 침입할 수 없게 입구를 좁게 하거나 침입이 어려운 구조로 만들도록 하고 있다. 또 여러용도로 쓰이는 복합건물의 경우 주택의 출입구는 눈에 잘 띄는 쪽으로 따로 만들고 단독주택의 창문설치엔 2중유리나 철제주름문이 효과적인 것으로 제시됐다. 이밖에 보다 적극적인 방범을 위해 엘리베이터안에 폐쇄회로 카메라를 설치,경비실에서 탑승자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하고 홈 오토메이션 장치로 방문객을 감시하거나 경비실로 자동경보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번에 마련된 방범설계요령은 의무사항이 아닌 권장사항이지만 건설부는 건축비의 추가부담을 가져오지 않는 범위안에서 이에 따르도록 행정지도를 해나갈 방침이다.
  • 두칸 셋방만 남긴 「철도인생」/육철수 사회부기자(현장)

    ◎24년 근무끝에 순직,정직·근면의 가훈 외로이… 『철도에서 살다 철도에 몸바친 고인이여 이제는 생전에 쌓인 피곤함을 모두 잊고 편안한 곳에 잠드소서』 17일 상오10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중앙대부속 용산병원에서 서울역 여객과장으로 근무하다 과로로 쓰러져 순직한 김수곤씨(51·행정사무관)의 영결식을 치르던 가족·친지와 동료 등 1백여명은 종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김씨는 지난 11일 하오3시 철도청에서 열린 연말수송대책 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복도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5일 하오2시쯤 끝내 숨졌다. 평소 일에만 전념해 동료들 사이에 「일벌레」로 불릴만큼 근면한 공무원이었고 가족들에겐 늘 자상한 아버지요,남편이었기에 그를 잃은 슬픔은 더욱 컸다. 김씨는 지난 59년 국립 교통고등학교를 나와 66년 철도 보선원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수원역 운수서기보로 「철도인생」의 첫 발을 내디뎠다. 그뒤 24년동안 차장·조역·여객전무 등을 거쳐 지난해 2월부터 서울역 제1 여객과장으로 일해왔다. 여객과장을 맡고는열차이용에 불편을 겪은 시민들로부터 가끔 멱살을 잡히거나 집단항의를 받는 등 어려운 일도 당했지만 그는 늘 성실하고 과묵한 자세로 수송업무에 충실히 일해왔다. 지난달 11일부터는 연말수송대책 때문에 거의 매일 집에도 못들어 가고 현장에서 살다시피해야 했다. 『이번 연말만 잘 넘기면 조금 편한 자리로 옮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하더니…』 부인 장명분씨(43)는 이따금 집에 들르는 남편이 관행상 2년 정도 근무하게 돼 있고 고된 여객과장 자리를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던 남편의 모습을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요즘같이 배금주의 사상이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김씨의 죽음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24년동안 「철도인생」을 살아오면서 남긴 것이라곤 서울 관악구 봉천동 달동네의 2천만원짜리 전셋방 두칸이 전부라는 사실이다. 남편의 박봉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어 부인 장씨는 봉제공장에 다니며 가계를 도왔다. 그러면서도 김씨 부부는 얼굴하나 찌푸리지 않고 노부모도 극진히 모시는 효자였다. 어려운 살림이지만 봉선(20·감신대 2년)·봉규(18·고3)·봉재군(15·고1) 3형제도 밝고 착하게 잘 자라주었기에 장씨는 고달픈 나날을 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책상 3개가 나란히 놓인 3형제의 공부방에는 생전에 아버지가 남긴 『정직하고 근면하게 살자』는 가훈액자가 더욱 돋보였고 스스로의 인생철학을 몸소 실천하다 훌쩍 떠나버린 김씨의 영전에는 녹조근정 훈장과 일계급 특진추서장이 고이 놓여 있었다.
  • 도박 피의자 면회하러 온 친척/검찰수사관이 집단폭행/40대 주장

    ◎“검사와 말다툼 했다” 5분간 구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검 강력부 남기춘검사 방에 도박혐의로 입건된 고철수씨(45)를 15일 면회하러 왔던 친척 박찬식씨(44·도봉구 도봉1동 587)가 『이날 하오4시40분쯤 검사에게 건방지게 말한다는 이유로 검찰수사관 3명에 의해 대기실로 끌려들어가 목을 졸리고 허리를 짓밟히는 등 5분여동안 집단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날 고씨가 도박을 하다 검찰에 붙잡혀간 사실을 전해듣고 고씨의 외삼촌이자 자신의 매형인 송학용씨(55)와 함께 면회를 하러갔다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중 마침 검사실 밖으로 나온 남검사가 『당신도 도박꾼이냐』고 말해 『검사는 말을 함부로 해도 되느냐』고 항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검사실 안에 있던 수사관 3명이 뛰쳐나와 자신을 대기실로 끌고간 뒤 바닥에 눕게 하고 기합을 주는 등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박씨를 화장실로 데려가 얼굴을 씻게 한뒤 『남검사에게 잘못을 사과하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 서울역 김수곤과장 순직

    서울역 여객과장 김수곤씨(51)가 지난달 16일부터 계속된 새해 설날 승차권 예매작업의 격무에 시달리다 지난 12일 철도청에서 수송 대책회의를 마친 직후 복도에서 졸도,중앙대부속 용산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으나 15일 하오 끝내 숨졌다. 66년 운수서기보로 철도청에 몸담은 이래 25년째 근무해온 김과장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9평짜리 연립주택에 전세로 살며 노령의 부모와 부인 장명분씨(43),세 아들을 부양해온 청백리였다.
  • 중국교포 한약재 판돈/67만원 소매치기 당해

    12일 상오11시쯤 서울 종로구 평동 적십자병원내 간호전문대 2층 복도에서 중국교포 김명숙씨(34·여·중국 흑룡강성)가 대한적십자사에 판 한약재대금 67만원과 녹용 4만원어치를 소매치기 당했다. 김씨에 따르면 적십자사측이 중국교포들의 한약재를 매입하고 있는 간호전문대 4층 강당에서 한약재를 팔고 2층 화장실에 다녀온뒤 남은 녹용을 마저 팔기위해 다시 강당으로 올라가다보니 가방이 칼로 20㎝가량 찢어진채 돈과 녹용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 고입 수험길 강도에 앗긴 진학꿈/돈뺏고 뭇매

    ◎실신깨어 고사장가니 3교시/시험장에 폭력배 들어와 집단 폭행도 고입 연합고사날인 12일 상오8시10분쯤 서울 성북구 장위3동 월계체육관 앞길에서 20세 가량의 청년 3명이 시험을 치러가던 권양순군(15·월계중 3년)을 마구때려 실신시키고 현금 1천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권군은 이날 월계2동 집에서 고사장인 석관고로 가던중 청년 3명이 부근 석계역 굴다리 아래로 끌고가 학교·학년·주소 등을 물어보고는 마구 때렸다는 것이다. 권군은 이들에게 수험생이니 시험을 치르게 보내달라고 수험표까지 보여주며 사정했으나 청년들은 수험표를 뺏어 찢어버리고 권군이 갖고 있던 수험용연필 5자루까지 부러뜨려 버렸다. 권군은 범인들이 달아난 뒤 이마와 코 등에 피를 흘리며 2시간쯤 의식을 잃은채 쓰러져 있다가 1교시 시험이 치러지고 있던 상오10시25분쯤에야 깨어나 집으로 연락,달려온 부모와 함께 상오11시55분에야 고사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2교시가 거의 끝났었다. 권군은 양호실에 앉아 3교시 시험만을 겨우 치렀다. 이날 서울 시내에는 수험생들을 보호하고 수송을 돕기 위해 경찰관들이 배치돼 있었다. 권군은 성적이 반에서 7∼8등을 하는 상위권이었다. 권군의 아버지 권운경씨(40)는 『시험날 수험생이 강도를 만나 시험조차 치를 수 없다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고 분개했다. 한편 이날 상오10시15분쯤 송파구 오륜동 보성고등학교 3층 제31 고사실에서도 10대 소년 10여명이 몰려와 고사를 치르고 있던 서울 B중 3년 2명과 재수생 김모군(16) 등을 걸상과 주먹으로 10여분간 마구때려 머리가 깨지는 등의 상처를 입히고 달아났다. 이날 이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유모군(15·B중 3년) 등은 『1교시 시험을 마친 뒤 교실에서 쉬고 있는 사이 머리를 갈색으로 물들인 10대 10여명이 갑자기 교실안으로 몰려와 김군 등을 집단 폭행하고 옆에 구경하던 학생들도 마구 때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겁에 질린 수험생들에게 『조용히 하지 않으면 모두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나간뒤 2교시 시험이 끝나자 다시 들어와 3층 복도에서 10여분간 『까불지 말라』며 위협하다 시험이 시작되자 돌아갔다는 것이다.
  • 「전농」회원 40명 국회서 농성/추곡가 인상등 요구

    「전국 농민 총연맹」(의장 권종대·54) 회원 40여명은 4일 하오3시3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 회관에 들어가 4층 복도에서 추곡가 인상과 추곡전량 수매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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