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복도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노동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 7월
    2026-07-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610
  • 김일성사망 한달… 평양은 지금/권력승계 왜 늦나

    ◎“김정일옹립 합의 불구 요직배분 난기류”/충성경쟁 형태 친위세력 암투설/「화려한 대관」 분위기조성 분석도 김일성이 사망한지 한달이 다 되도록 후계자인 김정일이 최고 권력직인 당총비서와 국가원수에 해당하는 국가주석직을 승계했다는 발표가 나오지 않아 구구한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의 권력승계 마무리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나 최근 북한을 다녀온 외국인사들의 전언도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그의 권력세습에 결정적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추측이 있는가 하면 이미 1백% 권력을 장악했다는 첩보도 있는 탓이다. 그러나 현단계에서 분명한 것은 다음 3가지 사실이다.첫째 김일성 사후 북한의 공식매체들이 김정일의 후계체제를 당연시하는 선전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둘째 반김정일세력이 표면화됐다는 징후가 아직 외부로 표출되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셋째 그러면서도 그의 이름 뒤에 주석이나 당총비서라는 호칭이 따라붙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3가지 사실을 바탕으로 일부 관측통들은 김의 1인자 옹립엔 북한 권력층 내부의 이견이 없으나 당·정·군 요직 배분에 「난기류」가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즉 공동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김의 권력승계에는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고 있으나 북한권력의 핵심인 당정치국 및 비서국,당중앙군사위 등을 충원 또는 물갈이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아직 확고한 장악력이 없는 김이 이를 효과적으로 교통정리하지 못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는 얘기다.다만 이같은 갈등이 지금까지의 도식적 예상처럼 「빨치산 1세대」 대 「혁명2세대」,보수파 대 개방파라는 식으로 전개되는 게 아니라 친위세력 내부의 충성경쟁의 형태이므로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당조직지도부장 자리를 놓고 김의 매제인 당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장성택과 당공안담당비서 계응태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설이 있다.또 같은 「혁명2세대」인 당작전부장 오극렬과 군정치국 부총국장 이봉원의 암투로 김의 군부장악에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는 첩보도 있다. 이 때문에 김이 전권을 장악하는 「1인지배체제」가 아닌 다른 형태로 김일성 사후 북한체제가 정돈될 것이라는 추론도 나오고 있다.즉 김을 당총비서에 추대하되 당정치국원들이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이른바 「당적 지배체제」로 결판이 날 것이라는 분석이다.북한방송들이 김일성추도대회나 「전승기념일」 등 주요행사 때마다 「당의 두리(주변)」 또는 「당중앙위」 중심으로 뭉치자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는 것도 그 징후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복동생으로 잠재적 경쟁자인 김평일이 최근 핀란드대사로 귀임하는 등 이와는 정반대의 징후도 있다.특히 북한권력의 풍향계인 노동신문이 2일자 사설에서 「당의 위업을 완성할 영도의 계승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힌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때문에 수령의 유일지도체제가 주된 특징인 북한체제에서 이미 20여년간 「미래의 수령」으로 북한주민들을 세뇌시켜온 마당에 당총비서 등의 승계는 요식 절차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즉 김이 이미 실권을 장악했으나 북한전역의 추대분위기를 고조시켜 화려한 「대관식」을 치르려는 각본에 따라 승계절차가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이같은 시나리오가 사실이라면 그의 공식 1인자 등극시점은 북한정권 창건일(9월9일)이나 노동당 창당일(10월10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정책 변했나/대남긴장 조성·핵줄다리기 불변/체제 안정까진 부분개방도 곤란 김일성 사후에도 북한의 대외 정책은 당분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해 가고 있다. 김일성이 죽은지 한달이 다되고 있으나 북한의 대남 및 대외 노선의 변화 조짐이 감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김정일의 권력승계라는 내부변화에도 불구하고 남북대화나 통일문제에 접근하는 자세 및 「핵전술」등에서 생전의 김일성노선과의 차별성이 아직 엿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남북관계보다는 핵카드를 이용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주력하고,체제동요를 우려해 극히 제한된 범위내의 개방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것 등은 김일성노선의 복사판에 다름 아니다. 북한은 5일부터 재개된 제네바 미북 3단계회담에서 현재와 미래의 핵동결을 미끼로 미국과의줄다리기에 들어갔다.이처럼 대미협상에선 김일성이 죽기 직전의 적극적 자세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남북관계에서는 정상회담 연기통보 이후 계속 적대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김영삼대통령에 대한 극렬한 비방 등 대남 비난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더욱이 6일엔 북측이 전화통지문 접수를 거부해 심상치않은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남한측 조문단의 방북을 환영한다는 식으로 우리측 당국과 비당국을 이간시키는 통일전선전술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같은 북측의 반응들은 종래 주적으로 설정했던 미국에 대한 직접적 비방을 자제하고 있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이는 끊임없는 긴장조성을 통해 체제유지를 도모해온 구태의연한 행태를 당분간 적어도 대남 관계에서는 고수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이 자주·평화·민족대단결 등 통일 3원칙과 이른바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도 김일성의 대남 정책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행태다.이는 결국 일단 국력의 열세를 감안해 흡수통일을 피하기 위한 시간을 벌면서 장기적으로 통일전선전술에 의한 대남 혁명전략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시사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자주의 개념이란 외세추방,곧 주한미군철수를 뜻하고 민족대단결도 우리측 민간과의 「통일전선」 형성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북한은 김정일체제가 확고한 궤도에 오르는 시점까진 남한과의 합작을 통한 본격적인 대외개방노선을 추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등소평이 선도한 중국식 부분개방노선을 김정일체제가 곧바로 답습하기란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북한은 러시아와 나진·선봉 경제특구안에 소규모 합작 무역회사를 설립했으나 본격적인 대외개방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나진·선봉이라는 제한된 울타리 안에 안주할 뿐 남포나 신의주 등 사회간접자본 등 상대적으로 투자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개방을 확대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을 방문해 그곳의 대북전문가들을 만나고 온 외교안보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북측은 남한사정 등 외부정보 유입과 자본주의 바람의상륙으로 인한 체제동요를 우려해 단기적으로는 중국식 또는 베트남식 개방노선을 채택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북한도 어쩔 수없이 개방노선을 채택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그 성공여부도 확실치않아 김정일체제가 3년을 넘기지 못해 중대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게 중국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당국 뭘하고 있나/“후계 확립” 선전 안간힘/생산차질 극복도 총력 북한 당국은 김일성사망이후 김일성의 뒤를 잇는 김정일에 대한 충성맹세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생산차질을 극복하기 위한 산업활동 독려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특히 김정일에 대한 충성다짐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후계체제 공식출범을 앞두고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서이다. 요즈음 북한 방송이나 신문들은 김일성의 혁명유업계승을 내세워 김정일을 후계자로 떠받드는 일에 온통 매달려있다. 김정일이 지난 30년 동안 사상·이론활동을 비롯,정치·경제·군사·문화등 모든 분야에서의 과제들을 「빛나게 해결」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룩한 업적은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사상과 이론, 영도예술의 걸출한 영재」,「신념과 의지의 최고의 화신」,「인덕과 사랑을 베푸는 위대한 은인」등으로 표현하면서 「김정일 없는 세상은 태양이 없는 암혹」이라고 추켜세우고 있다.더욱이 지금까지 김일성에 의해 창시되고 김정일에 의해 계승·발전됐다고 주장해온 주체사상마저 김정일이 발전·완성시켰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는 김정일시대를 맞아 「주체사상=김일성주의」에서 「주체사상=김정일주의」로의 전환을 위한 사상이론적 정지작업의 일환이다. 북한 당국은 김정일의 업적 부각과 함께 김정일의 「유일적 영도」 확립을 부르짖고 있다.지난 20년 동안 후계구축작업이 진행되어 왔음에도 김일성사후의 불안정한 분위기를 틈타 일어날 지도 모를 반김정일 세력이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차단하기 위해서이다.김정일에 대한 호칭도 「수령」,「운명의 수호자」,「민족의 태양」,「인민의 위대한 어버이」등으로 갈수록 격이 높아지는등 우상화작업이 극에 달하고 있다. 북한은이와함께 김일성의 사망에 따른 주민들의 사기저하를 극복하고 생산손실을 만회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북한 언론들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과 효성은 눈물이나 격조높은 맹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이 준 혁명과업을 수행하기 위한 헌신적 투쟁에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애도분위기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생산활동에 주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모든 당원과 근로자들이 생산과 건설에서 혁신적 성과를 이룩하는 것만이 김일성의 유지를 받들고 김정일을 잘 모시는 길』인만큼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건설투쟁에 떨쳐나서야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 전력난비상 절전 이렇게/“에어컨 「약」으로 낮추고 선풍기 켜도록”

    ◎에어컨/강도 1단계씩 낮추고 30% 절전/냉장고/덮개 벗기고 용량60%만 넣어야 연일 계속되는 「용광로」더위로 냉방수요가 급증,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가운데 가정에서도 절전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이같은 전력난을 가중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냉방기기의 사용에 있다.특히 하루중 가장 무더운 하오2시부터 4시까지 2시간동안은 빌딩 사무실 가정 식당등에서 일제히 냉방기기를 풀 가동,전력소비의 피크를 이루고 있어 이때 전력부하를 완화하기위한 각 가정에서의 노력이 중요하다. 에너지관리공단 이정기홍보과장(47)은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가전제품은 20여종으로 이중 에어컨 선풍기 냉장고등 냉방기기를 제외한 세탁기 다리미 헤어드라이기등의 가전제품은 가급적 전력수요가 큰 때를 피해 쓰고 냉방기기도 적절히 사용하면 국가 전력수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가정에서의 절전을 강조했다.이과장의 도움말로 가정에서의 절전을 위한 냉방기기 사용법을 알아본다. ■에어컨=현재 전국의 에어컨 보급대수는 2백80만대.가정 사무실등에서 전기소비량은 1개의 원자력발전소 발전량과 맞먹는 1백만㎾에 달한다. 에어컨은 강 중 약 사용강도에 따라 단계마다 30%씩의 절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따라서 강을 사용하는 대신 약으로 강도를 낮추고 선풍기를 함께 가동하면 종전 소비량의 60%를 절감할 수 있다 또 실내온도를 섭씨26도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좋다.적정온도에서 2도정도 상향조정하면 15%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필터청소도 한달에 한번만해도 5%의 절전효과가 있다. ■냉장고=조사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24회정도 냉장고문을 여닫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하루 4회정도만 줄여도 1%의 절전이 가능하다. 냉장고의 덮개등은 벗기고 냉장고위의 인형 상자등을 치워 통풍이 잘 되도록 해야한다.음식물은 내부크기의 60%만 채우고 음식 간격도 1㎝정도 유지해 보관하며 내부 온도를 적정온도보다 2도높여 5∼6도로 하면 15%의 전기를 절약하게 된다. ■선풍기=단독주택 아파트등 각 가정의 마당 베란다 복도 현관등에 물을 뿌리면 선풍기를 사용하는 정도의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이때 사용하는 물은 쓰고 남은 허드렛물을 쓰도록 한다.또 바람의 강도를 낮출때마다 학생용 스탠드 1개 사용량인 10◎의 전기를 줄일 수 있다.
  • 경복궁 점령 계획/구일군 사료 발견

    【도쿄 연합】 구일본육군(일제군)이 청일전쟁 직전인 1894년7월23일 경복궁을 무력으로 점령한 것은 사전에 세운 치밀한 계획에 따른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자료가 발견됐다. 일 나라여자대 나카쓰카(중총명) 명예교수는 후쿠시마(복도) 현립도서관에서 구일본군의 청일전쟁사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는 가운데 경복궁을 점령하고 고종을 위협하게 된 경위를 기술한 부분을 찾아내 오는 23일 경복궁 점령 1백주년을 맞아 나라여자대에서 열리는 역사연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 「먹는 즐거움」 바치는 프랑스인(박강문 귀국리포트:10)

    ◎점심시간 3시간… 거의 모든 상점 문닫아/느긋함 누리기위해 부엌­식당 철저 분리 프랑스의 주거구조는 우리와 좀 다르다.같은 서양이라도 미국이나 독일하고도 다르다.프랑스인 나름의 합리주의와 독특한 생활 양식을 그 구조에서 볼 수 있다. 미국의 아파트나 단독주택은 대개 부엌이 식당을 겸하게 돼 있다.식당이 따로 있다 해도 대개 부엌의 연장공간으로 존재한다. 마이클 제이 폭스가 주연하는 「패밀리 타이즈」같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 극의 무대가 열에 아홉은 부엌이다.이 부엌은 물론 식당을 겸하고 있다.가족 휴게실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가족 구성원간의 훈훈한 정의가 어우러지고 때로는 격렬한 말다툼도 일어난다.거실의 구실은 텔레비전을 함께 보는 장소 정도다. 프랑스에서는 부엌과 식당이 철저하게 분리돼 있다.어떤 집은 부엌에서 식당을 가려면 복도를 건너 한참 가야 한다.편리함을 따지자면 미국식보다 못하다.그런데 새로 짓는 주택에서도 이 분리형이 고수된다.편리 여부보다 프랑스 사람에게 더 중요한 가치기준을 생각해 보지않을 수 없다. 우선 생활 잡사중 「먹는 일」의 비중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프랑스인들과 다른 나라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프랑스인들에게는 「먹는 일」이 아니라 「먹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맞는다. 프랑스의 세계적 통신자재 생산회사인 알카텔에 협력 기술자로 와 있던 쇠뢰러씨와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일이 있다.『독일인은 일하기 위해 먹고 프랑스인은 먹기 위해 일한다』고 그가 말했다.또 그는 『프랑스인은 점심을 두시간 넘게 먹지만 독일에서는 10분이면 족하다』면서 웃었다. 파리의 신문가게도 샹젤리제 거리 정도나 큰 지하철역 부근 아니면 12시부터 하오3시까지 주인이 점심식사하러 가느라고 문을 닫는다.벼룩 시장에서 좌판 벌이고 있던 고물 장수들도 점심 시간이 되면 간이식탁을 펴놓고 식탁보까지 깐 다음 포도주를 곁들인 식사를 시작한다. 프랑스인들의 미각 추구는 유별나다.한국인은 소를 잡으면 내장에서 꼬리까지 버리는 것이 없는데 프랑스인도 그렇다.그들은 개고기는 안 먹지만 말·토끼·비둘기 고기도 잘 먹는다. 파리에 한국 음식점이 30개 가까이 있는데 교민이나 파리 방문 한국인이 고객이라면 이 숫자는 너무 많은 것이다.미각 추구에 과감한 프랑스인들 덕분에 이 음식점들은 유지된다. 다시 주거구조 이야기로 돌아가면,식당의 위치를 부엌 위주로 잡지 않고 거실 위주로 배치한다는 것이 프랑스식 집의 두드러진 특징이다.이 때문에 식탁이 부엌서 멀어지는 수가 많게 된다.거실과 식당 사이에는 칸막이가 없다. 집이 작아 식당을 둘 수 없을 때 미국 등에선 식탁을 부엌에 놓지만 프랑스에서는 거실 한 켠에 놓는다.식당+부엌,이런 형식에서는 식사란 「해 치워야 할 일」이다.그에 비해,식당+거실의 방식은 식사를 「느긋이 누려야 할 즐거움」으로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부엌이란 음식 만드는 작업실이다.더욱이 프랑스에서는 종합적인 가사 작업장이란 성격이 뚜렷하다.세탁기와 세탁물 건조기도 부엌에 놓이는 게 일반적이다.중요한 먹는 행사를 주방기구 따위가 널려 있는 작업장에서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프랑스인의 감성에 맞을 턱이 없다. 덧붙여,식사하고는 정반대인 배설처리와 관련해서도 말한다면,프랑스식은 역시 좀 다르다.서양인 가정의 화장실에는 일반적으로 세면대와 욕조와 변기가 함께 있다.우리도 이 방식을 받아들였다.그러나 프랑스식은 이것들을 한방에 놓지 않고 분리하여 변기만은 딴방에 놓는다.욕실과 측간이 따로 있는 셈이다. 이 분리형 방식은 매우 합리적이며 편리하다.가족중 한사람이 용변하고 있을 때라도 다른 한 사람이 목욕하거나 세면하는데 지장이 없다.또 통합형일 때는 환기가 잘 된다 하더라도 앞 사람이 일을 보고 나간 직후에는 기분이 과히 깔끔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 이스탄불/보스포루스 해협(아랍서 지중해까지:7)

    ◎동·서양 분기점… 이질문화 한품속에/이스탄불시를 양분… 기독·이슬람교 격전의 역사 간직 보스포루스. 탁한 암록색 물빛의 길이 30㎞,폭 0.6∼3㎞의 좁은 해협,그것은 바다라기보다 강에 가깝다.어원을 보더라도 Bous(ox:황소) Poros(ford:여울),황소여울이다. 제우스와 여사제 이오(IO)는 연인사이다.아내 헤라의 집요한 추적을 비켜나보려고 제우스는 이오를 황소로 변하게 한다.헤라는 그 사실까지도 눈치채고 등에를 이용하여 황소로 변한 이오를 괴롭힌다.황소는 괴로움에 못이겨 근처의 여울 속으로 뛰어드는데…이오가 몸을 던진 물이 바로 보스포루스다. 이 해협은 터키 최대의 도시인 이스탄불을 동양과 서양으로 갈라놓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을 분할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한 도시가 동양과 서양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동양과 서양이라는 대칭적 이질문화를 하나의 품속에 끌어안고 있는 이스탄불은 어떤 도시일까? 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떠오르는 궁금증이 그것이었다.「내가 지금 아시아에 있는가,유럽에 있는가?」 지도를 입수함으로써 그 궁금증은 싱겁게 풀리는가 했는데…사실은 그게아니었다. ○부를 나르는 물길 보스포루스 서안 돌출부에 그리스의 메가리아인들이 비잔티움 도시를 세운 것은 BC660년이었다.그들은 집터를 정하기 전에 점술가에게 물어보았다.「눈먼 사람들이 사는 땅의 반대편에」라는 대답을 듣고,그들은 보스포루스 서안 일대를 탐사하던중,경관이 빼어난데도 불구하고 거주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아름다운 터를 발견했다.그때 해협 건너편 땅엔 마케도니아인들이 이미 부락을 이루어 살고 있었으므로,메가리아인들은 이렇게 풍광이 수려한 땅을 몰라본 저들이 바로 「눈먼 사람들」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따라서 자신들이 발견한 곳이 바로 점술가가 점지한 땅이라고 확신하며,그들은 도시를 세웠다. 그것이 바로 해협을 사이에 두고 동양과 서양이 나누어지게 된 시초였다. 그후 비잔티움은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에게 점령되었다가 알렉산더대왕이 페르시아를 패퇴시켜(BC334)아나톨리아를 장악함으로써 다시 그리스의 영토로 귀속되었다.대왕의 사후,맹주들에 의해 통치되던 비잔티움은 BC278년 갈라티아인들의 공격에 무릎을 꿇었고,그뒤 마케도니아인들을 쳐부순 로마제국의 출현으로 로마의 속주가 되었다. 황제 셉티무스는 비잔틴문화를 재건한다는 기치를 내세우고 도시를 둘러싼 성벽을 확장하고,소피아성당 주변과 도로를 정비했다.뒤이어 왕위를 계승한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고 새 수도의 이름을 콘스탄티노플ㅈ라 했다.황제는 트로이의 영화를 재현한다는 포부를 세우고 성벽을 서쪽으로 2.8㎞나 확장하고,자신이 그리스도교인임에도 이교도들의 사원을 보수하는 한편 소피아 성당을 대대적으로 넓혔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동양과 서양이 격돌한 것은 14세기 중엽이었다.발칸에까지 진출하여 위세를 떨치던 오스만튀르크제국은 메흐메트 2세가 즉위한 1453년에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고 이곳에 「이슬람교도가 많은 도시」라는 뜻의 이스탄불이란 새 이름을 붙였다. 그후 이스탄불은 오스만제국의 수도가 되어 이슬람문화권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19세기에 들어서 오스만제국이 쇠퇴함에 따라 이스탄불은 또다시 발칸을 둘러싼 열강들의 분쟁지가 되었다.1차 세계대전때 독일편이었던 터키는 패전후 1918년까지 연합군의 통제를 받던중,케말 아타튀르크의 혁명으로 새 공화국이 탄생되기에 이르렀다. 중앙아시아의 회교국가로서 자주권을 선언한 뒤에도 터키는 유럽공동체의 항구적인 회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한국전쟁중에는 연합국의 일원으로 참전했고,1952년에는 그들의 막강한 군사력 때문에 NATO의 회원국으로 영입되었다.냉전이 종식되자 터키는 걸프전때 연합전선을 펼쳤던 NATO로부터 차갑게 되면당했다. 보스포루스는 과거에도,오늘날에도 이스탄불과 터키에게 막대한 부를 실어다주는 푸른 물길이면서,동시에 그들의 역사앞에 항시 하나의 질문으로 존재해왔다. 「우리는 아시아에 속하는가,유럽에 속하는가?」. 그리고 그것은 보스포루스를 통과하는 여행자인 나에게까지도 역사와 무관한,정신의 뿌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자 확인으로,이스탄불을 떠날 때까지 마음속에서 맴돌았다.엘레신 호텔. 4월20일 이스탄불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열흘 남짓 뜨거운 사막에서 지내는 동안 증발되었던 마음의 물기가 일시에 되살아났다.여로의 쓸쓸함,애달픔.몸이 으스스 떨리면서도 비릿한 비냄새,축축한 바람이 싫지 않았다. 차가 마르마라 해안에 있는 예쉴쿄이 국제공항을 벗어나 유럽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동안,나는 마음속으로 주머니를 불룩하게 만든 터키의 리라화를 가늠해보고 있었다.1달러에 2만9천리라,1백50달러에 4백35만리라.방금 떠나온 요르단 디나르화에 비해 끗수가 네자리나 더 많아진 것이다. ­이걸로 혹시 보스포루스 해협이 굽어보이는 언덕 어디쯤 오스만 시대에 지은 작은 집 한채 정도 살수 있지 않을까. ○구로동 골목 연상 그러나 차창 밖으로 휙휙 스쳐가는 노변풍경은 나를 황당한 공상에서 깨어나게 했다.겉만 말끔했지 상자곽처럼 보이는 저층의 아파트들,그 사이사이에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석탄더미,고철더미,그리고 산비탈에 빽빽이 들어찬 우중충한 가건물들.그것은 비잔티움이나 오스만이 연상시키는 고풍스런 우아함과는 거리가 아주 먼,어딘지…. 『여기는 서울의 구로동하고 흡사하군요』. 익살이었지만 S씨의 그 말은 활기찬 고도 이스탄불의 속얼굴,오늘의 터키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함축하고 있었다. 회교국들 중에서 최초의 여자 수상이 된 탄슈 칠레르는 취임과 동시에 터키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우리는 더이상 걷지 않을 것입니다.우리는 이제부터 뛰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이끄는 정부는 국내외로부터 밀려오는 거센 도전에 시달리고 있었다.인플레,일자리를 찾아 이스탄불·앙카라·이즈미르등 대도시로 밀려드는 유민들,구소련의 붕괴이후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웃 회교국들의 무력증강,10년이 넘도록 계속되어온 쿠르드족 분리주의자들과 게릴라전 등등. 아마도 우리는 3박4일의 짧은 일정에 쫓기는 여행자들로서는 이스탄불의 「구로동」을 이런 식으로 스쳐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터키인들이 게체콘두(밤에 지어졌다는 뜻.오스만법에는 밤에 짓기 시작해서 동틀때 완성된 집은 아무도 부술수 없다고도 함)라고 하는 그 집들은 이스탄불 중심가에서 불과 45분거리밖에 안되지만 관광객들이 흔히 지나다니는 길목으로부터 그 얼마나 먼 동네인가. 어느새 창변 풍경이 바뀌고 있었다.안개 자욱한 보스포루스 바다,갈매기떼의 환영을 받으며 항구로 입항하는 크고 작은 선박들,그 너머로 붉은 지붕에 흰 벽의 그리스풍 건물들,백양나무숲,돔과 미나레트들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스카이라인이 펼쳐졌다.가슴이 뛰기 시작했다.사해의 짜디짠 물맛이 이제는 꿈이 된 반면,꿈이었던 이스탄불이 현실이 된 것이다. 호텔 엘레신은 신시가 베이올루의 중심지인 탁심 뒷거리에 있었다.이웃에 있는 마르마라나 셰라톤 호텔에 비하면 작고 보잘것없는 시설을 갖춘 곳이었다. 숙박계를 쓰고 604호의 키를 받아든 순간이었다.이스탄불이라는 미지를 해독할 수 있는 최초의 사인.저울의 추처럼 생긴 키를 받아듦으로써 나는 마음을 스쳐간 환영의 무게를 손에 느꼈다.머나먼 장안에서 비단을 싣고 타클라마칸 사막을 지나 타슈켄트,카라쿰,자그로스산맥을 넘어서 바그다드,그리고 마침내 이스탄불에 당도한 옛대상.동양과 서양,기독교문명권과 이슬람문명권의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격돌의 현장.이곳의 이니셜은 저울과 추 일법했다. ○이니셜 “저울과 추” 짐을 방으로 옮겨주려고 로비에 나타난 포터.옛 술탄의 왕자같이 수려한 용모.아마도 그는 전생에서 너무나 놀고 지냈기 때문에 차생에서 남의 무거운 짐을 옮겨주는 일을 하게 되지나 않았는지? 원도어식의 자그마한 승강기가 음악을 싣고 내려왔다.허밍으로 멜로디를 쫓고 있는 사이에 승강기가 멈추었다.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자,우리는 복도끝의 전면 거울속에 그림자처럼 담겨 있었다.갑자기 시간이 겹으로 느껴졌다.그리고 내 앞에 나타난 미지의 문.열려라,참깨! 짙은 청색 시트로 덮여있는 가지런한 트윈 침대,하얀 반투명 커튼,머리맡에 놓인 하얀 갓전등…창가로 가서 커튼을 열어본다.오래된 건물의 옥상에서 하얀 비둘기 한마리가 빗속을 가로질러 어디론지 날아간다.맞은편 건물의 지붕밑 방에는 오래전에 사람의 인적이 끊긴듯 책상과 의자 하나가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채 놓여있다.아니다.다시 보니 머리 까만 계집아이가 혼자서 마룻바닥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공깃돌 놀이를 하고있다.창밖엔 비가 내리고 있다. 꿈을 꾸는 것일까.분명히 몸은 여기 있는데,의식은 전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너 화장실에 좀 들어가봐.비눗곽이 참 예쁘다』 등 뒤에서 날아온 K의 목소리에,맞은편 건물의 빈 방에서 계집아이가 얼굴을 돌리고 이쪽을 바라본다.
  • 걸핏하면 일터 방화… 쇠파이프 대항/누구를 위한 극렬쟁의인가

    ◎진압경찰에 저항… 시가전 방불/공장집기·승용차 등 마구 부숴/금호타이어·대우기전/“산업평화 어디로” 우려의 목소리 【대구·광주=남윤호·최치봉기자】 노사분규가 진행중인 일부 사업장 근로자들의 쟁의행태가 방화와 파괴,점거농성등 폭력수단을 앞세우는 극한투쟁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들은 불법파업현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반발,자신들의 일터에 방화를 서슴지 않고있으며 사무실 집기와 차량을 부수거나 불태우는등 작업장현장을 폐허로 만들고 있다.산업평화를 깨뜨리고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이같은 폭력적인 노동쟁의행태에 대해 국민들의 비난이 집중되고있다. 29일 상오 7시 불법파업중인 근로자를 해산시키기 위해 공권력이 투입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는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공권력에 투입에 대비,전날부터 수백개의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파업농성을 벌이던 1천5백여명은 경찰이 투입되자 미리 준비해두었던 타이어더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질러 국내 굴지의 타이어생산공장은 순간 화염에 휩쌓였다.시커먼연기가 광산구 일대를 뒤덮었고 이웃주민들은 유독가스와 시커먼 검댕으로 심한 고통을 당했다. 또 농성근로자 5백여명은 쇠파이프로 완전무장한채,격렬하게 경찰에 저항하다 사무실집기와 공장안에 세워두었던 승용차 1백50대를 때려부수고 공장 복도에 시너를 뿌려 불을 질렀다. 이날 새벽 5시쯤 불법파업현장인 경북 달성군 대우기전에 경찰이 투입되자 4백여명의 농성자들은 사무실 복도에 시너를 뿌리고 쇳덩이등을 던지며 저항했다.부산 한진중공업 농성근로자 1천3백여명은 비상식량과 식수등을 준비,30여m높이의 LNG선 갑판에서 올라가 과격 농성을 계속하고있다. 또 부산백병원의 노조원 4백여명도 본관 11층건물 옥상에 1백50명분의 비상식량과 식수등을 준비해둔채 출입문을 용접해 폐쇄한뒤 끝까지 버티겠다고 공언,분규가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금호타이어사태를 지켜본 시민들은 『산업현장의 파업은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최후의 단체의사표시 수단으로 얼마든지 법테두리안에서 가능토록 보장이 되어있는데도 이같은 과격투쟁을벌이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마치 대립을 위한 대립의 양상으로 치닫는 일부 산업현장의 병폐는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일전불사”외치다 경찰진입후 잠잠/전기협·지하철노조원농성 해산현장

    ◎기독회관 농성자 순순히 연행 응해/명동성당,“당사자간 자체 해결하라” 경찰은 26일 상·하오 철도와 지하철노조원들이 대학생들과 농성을 벌여온 한국기독교회관과 경희대등에 대해 잇따라 해산작전을 벌였다. 농성자들은 경찰이 진압작전을 펼치자 미리 대피하거나 순순히 연행에 응해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한국기독교회관◁ ○…경찰은 이날 하오 3시30분 파업중인 전기협소속 철도노조원들이 지난 23일부터 3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 9개중대 1천2백여명의 정사복경찰을 투입해 30여분만에 농성근로자 2백71명 모두를 연행,성동경찰서등 시내 9개 경찰서에 분산수용하고 조사를 벌였다. 경찰이 투입되자 기독교회관 3층부터 7층까지 분산돼 농성을 벌이던 근로자들은 모두 7층으로 올라가 복도와 사무실에서 구호를 외쳤으나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고 경찰의 연행에 순순히 응했다. 그러나 이중 1백여명은 7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사무실로 몰려가 20여분동안 저항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하오 3시20분쯤 농성근로자 지도부에 경찰투입사실을 통보했으며 건물주변에 매트리스등을 깔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건물로 들어가면서 지도부들은 7층에 있다는 정보에 따라 사복조는 별도로 엘리베이터를 이용,곧바로 7층에 들여보냈으며 전경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농성을 하고 있던 3층부터 훑고 올라가는 양동작전을 폈다. 농성 근로자들은 경찰이 들어오기 전만해도 「승리가」등을 부르며 『공권력투입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등 일전불사태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막상 경찰이 덮치자 대부분 연행에 순순히 응해 큰 충돌은 없었다. ○…한편 이날 당직을 맡은 김기석신부(35)는 경찰투입에 앞서 경찰지휘부를 만나 『농성근로자 가족들이 안전하게 빠져나갈수 있도록 20분간의 여유를 달라』고 했으며 경찰은 10분정도 여유를 준뒤 건물에 진입. ○시위장소 못찾기도 ▷명동성당◁ ○…명동성당에서 4일째 농성중인 서울지하철 노조원 5백여명은 경희대·기독교회관 등에 경찰력이 들어가 농성근로자를 강제해산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위축된 분위기속에서 대책마련에 부심. 농성근로자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구호등을 외치며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리려 애쓰는 모습. 이들중 2백여명은 이날 밤 안암동 개운사로 자리를 옮겨 농성장에 대한 공권력투입을 규탄하는 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개운사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하는 바람에 성균관대로 다시 이동하는등 시위장소 물색에 어려움을 겪기도. ○…명동성당측이 이날 하오 10시쯤 농성근로자와 지하철공사측 간부간에 열린 막후협상이 결렬된 이후 『노사문제는 당사자들간에 자기 회사안에서 해결하고 자정까지 성당에서 떠나달라』고 요구하자 농성근로자들은 난감한 표정. 막후협상을 벌인 사람들은 농성근로자대표 김종식노조법규부장과 지하철공사 장영석총무부장·김정근노무부장 등으로 이들은 성당측의 주선으로 성당 사무처에서 만났으나 서로 종전 입장만 되풀이 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이 막후협상에서 근로자측은 종전에 내건 기본급 7만원 인상안을 후퇴,5만원 인상·파업관련자 고소고발 및 직위해제 취소등의 안을 제시하고 회사측이 이를 수용하면 즉각 회사로 돌아가겠다고 말했으나 회사측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 한 농성주동자는 『성당측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파업으로 얻은 소득이 전혀 없어 조합원들을 설득할 길이 없다』면서 『따로 갈데도 없고 여기에 당분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피력. ▷경희대·동덕여대◁ ○…경찰은 서울지하철노조 파업 사흘째인 26일 새벽 지하철 노조원들과 대학생 1천5백여명이 농성중이던 경희대에 공권력을 투입,이들을 강제해산시켰다.경찰은 이날 상오 4시30분쯤 경희대 주변에 40개 중대 5천여명의 병력을 배치,상오 5시쯤 페퍼포그 차량 4대가 앞서서 다연발최루탄을 쏘며 정·후문과 경희유치원,경희중·고등학교 등 4곳의 진입로를 통해 일제히 진입했다. ○…경찰은 일부 학생과 노조원들이 진입 기미를 눈치채고 상오 4시쯤 학교 뒷산인 임업시험장을 통해 달아나 농성중이던 성북구 월곡동 동덕여대에 상오 6시30분쯤 병력을 재투입,노조원과 대학생을 연행했다. ○노조간부 자취 감춰 ▷동아대◁ ○…부산지방경찰청은 26일 부산지하철 파업을 주도한 교통공단노조 강한규위원장(37)에 대한 긴급구속장을 발부받아 3개중대 1백22여명의 경찰력을 투입,강위원장이 피신했던 동아대 하단캠퍼스를 수색했으나 검거에는 실패. 전날 공권력 투입에 대비 부산대에서 노조 집행부와 함께 동아대 캠퍼스로 피신했던 강위원장및 노조간부등은 경찰이 검거에 나섰을 때 이미 자취를 감춘뒤였다고. ◎전기협/전지협/공조 “삐걱”/파업이후 불협화의 저변/“전기협 왜 복귀 서두르나” 못마땅/부산지하철 「지각파업」에도 불만/서울지하철 전국기관차협의회와 지하철노조의 연결고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두 노조는 지난 3월16일 「전국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전지협)」를 결성한뒤부터 제법 끈끈한 동지애를 발휘해 왔다. 지하철노조측은 전기협이 법외노조여서 전지협에 가입자격이 없음에도 참관단체라는 명목으로 가입시키는 편법을 발휘하면서까지 전기협을 끌어안은 의리를 발휘했다.전기협 또한 이러한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각종 공동집회시 불법단체 특유의 강경성을 유감없이 발휘,지하철노조쪽을 만족시켜 왔다. 특히 지난 23일 전기협에의 공권력투입에 항의,서울지하철노조가 24일 전격파업을 선언했을 때는 이들의 동지애가 절정을 이루었다. 노조이념에 있어 상당한 거리가 있는 이들이 급속히 가까워질수 있었던 것은 현실적 이해때문. 지하철노조는 올해 정부측과의 임금협상에 난관이 예상됨에 따라 전기협의 강한 투쟁력이 필요했고 임의단체로 법적 기반이 없는 전기협은 합법노조인 지하철노조를 끌어들여 공동전선을 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이러한 기대에 걸맞게 공동파업이라는 최대목표를 일궈냈지만 최근들어 「한지붕 세가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하철노조원들은 정부의 강경방침에 전기협소속 기관사들이 일부 복귀하자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에는 그렇게 강경하던 전기협동지들이 먼저 손을 들 줄은 몰랐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동시 연대파업을 약속했던 부산지하철노조가 서울쪽의 24일 상오4시 파업방침에 맞추지 않고 마라톤협상을 벌이다 25일에야 파업에 마지못해 동참한 것에 대해서도 야속해 한다. 한 조합원은 『자기들 실속을 다 차리려다 안되니까 파업에 동참한다』며 불만을 떠트렸다. 「이해가 다하면 멀어진다」는 속세의 법칙이 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 “한골만” “한골만”/애태운 월드컵/볼리비아전 0­0 비기던 날

    ◎도로 한산… 파업노조원도 TV시청 철도파업과 서울지하철의 동조파업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국민들의 눈과 귀는 24일 상오 미 보스턴에서 열린 한국과 볼리비아의 「한판 승부」에 쏠렸다.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볼리비아를 꺾고 16강에 진출,파업으로 얼룩진 국내 분위기를 가라앉혀 주기를 기대했으나 끝내 골이 터지지 않고 무승부로 끝나자 많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민들은 그러나 마지막 경기를 펼칠 독일이 어려운 상대이지만 선수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불굴의 투지를 발휘,16강 진출티켓을 따내줄 것을 간절히 기대했다. ○…지하철파업으로 서울시내 도로가 크게 붐빌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볼리비아와의 경기가 시작된 이날 아침 8시30분쯤에는 출근시간대인데도 도심 주요도로는 택시가 거의 운행을 중단하는등 차량숫자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한산한 모습.또 종로일대의 일부 상가들은 평소보다 1시간 빠른 상오 8시쯤 문을 열었으나 상인들이 대부분 TV를 시청,개점휴업상태. ○…삼성과 대우 코오롱 선경등 대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부서별로 부서장 재량하에 TV시청을 허용,이날 업무는 축구경기가 끝난 상오 11시부터 시작됐다. 직장인들은 득점없이 비겨 우리나라의 16강진출이 불투명해지자 『완전히 게임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독일 사냥」을 이구동성으로 강조. ○…아침 일찍 열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에 나온 5백여명의 시민들도 한국팀의 경기가 시작되자 역광장에 설치된 대형 TV앞에 모여 한국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성과 탄성을 지르며 경기에 몰입.이들은 오늘 경기에 이겼더라면 기관사파업으로 인한 짜증을 잠시나마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쉽다는 표정들. ○…철도파업으로 긴급수송대책본부가 마련된 교통부청사 4층 상황실에서도 직원들은 각지에서 올라오는 상황보고서를 챙기면서도 주위에서 환호성이 터질때마다 TV에 몰려들었다. ○…또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 7층에서 이틀째 농성중인 전기협소속 노조원들도 복도에 TV를 설치하고 한국과 볼리비아와의 경기에 눈길을 모았다.고려대교정에서 밤샘농성을 벌인 서울지하철노조원들도 대학생들과 함께 TV를 시청했다.
  • 정부 청사에 금연바람 확산/보사부 이어 교육·건설부등도 금연조치

    ◎“최소한의 흡연권 인정을” 애연가들 하소연 보사부가 지난달말 사무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선포한뒤 그를 따르는 부처가 속속 생겨날 조짐이다. 내무부는 최근 회람을 통해 될수 있으면 사무실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도록 권고했다.법무·교육·건설·노동부와 총무·법제처등 세종로및 과천청사를 막론하고 많은 부처들이 국실별 혹은 과별로 사무실내 금연을 실천하고 있다.외무부 직원들도 금연구역이 많은 해외근무를 하는 탓인지 복도등 사무실밖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 서울시등 자치단체도 금연운동에 관심이 많다.서울시는 지난 13일부터 매일 하오2시에 1분동안 구내금연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금연에 관한한 보사부보다 먼저 시작한 곳은 총무처이다.총무처 여직원회인 「총아회」는 지난해말 「사무실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자」고 모든 남자직원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 호응이 없었으나 여직원들의 흘겨보는 눈빛을 견디지 못해 점차 「숨어서」 담배를 피워야하는 직원수가 늘어갔다.복무담당관실,조직기획과,인사기획과등에서는 과장이하 전 직원이 금연을 결의했다.여직원회에서는 애연가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세종로 종합청사 각층의 커피자판대 옆에 「흡연구역」을 만들어 소파등 앉을 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워낙 금연의 물결이 도도해 내놓고 얘기는 하지 못하고 있지만 애연가들의 고충은 상당하다. 금연이 선포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남자공무원 책상에는 흔히 사탕통이 놓여 있다.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사탕 한알씩을 먹는 것이다.물통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은단을 이용하기도 한다.그래도 참지 못하면 화장실이나 계단에서 조심조심 담배를 피운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도리어 일이 안된다는 공무원도 생각보다 많다.그들은 「금연권」만큼은 안되더라도 「흡연권」도 인정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 위안부 피해자 11명/하타 일총리와 면담

    【도쿄 연합】 하타 쓰토무(우전자)일본총리는 9일 국회 복도에서 김학순씨(72)등 한국과 필리핀 출신의 전종군위안부 여성 11명과 비공식적으로 만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타총리는 이날 전위안부 여성들과 일일이 악수를 교환한뒤 『여러분의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힘을 내서 분발해 달라』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종군위안부 여성들은 일본총리와의 면회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비공식적이나마 만남이 이루어진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 우울증 80대노파 자살

    30일 하오8시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1204동 앞 화단에서 102호에 사는 정복순씨(84·여)가 아파트4층 복도난간에 올라가 10여m 아래로 뛰어내려 숨졌다. 이 아파트에 사는 이영순씨(45)는 『화단앞을 지나는데 퍽하는 소리가 들려 가 보니 할머니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정씨는 7년전부터 외손자부부와 함께 살아왔으나 최근 심한 우울증세를 보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 대원군 유품 1백38점 공개/5세손 이청씨 서울시에 기능

    ◎회갑기념으로 그린 영정·의복 등 포함/도총관으로 임명될 때의 교지 2점도 흥선대원군 영정(초상화)과 병풍·의복등 그의 유품 1백38점이 한꺼번에 공개됐다. 서울시는 23일 대원군의 5대손인 이청씨(58)가 대원군 영정 1점,교지 2점등 유품 다수를 기증했다고 밝히고 이날 이들 유품들을 공개했다.시는 영정과 병풍,의복등은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국보나 보물등으로 지정해주도록 관계부처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들 유품중 대원군의 영정은 1881년에 회갑기념으로 당시의 왕실화가인 이한철이 그린 것으로 대원군의 실제 모습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8방향으로 진주알이 박힌 의관을 쓴 당당한 모습의 영정은 고감도채색을 사용해 1백1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변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대원군이 25살때인 헌종 11년(1845년)수능관으로 제수돼 노비 6명과 전50결(16만3천7백50평)을 하사받고 헌종 13년에는 요즘의 수방사령관격인 오위도총부의 책임자인 도총관으로 임명될 때의 내용을 담은 교지(왕의 사령장)2점도 처음 공개돼 학계의 연구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또 대원군의 손자며느리이자 순종 비인 순정효황후 윤비가 1906년 13살때 황태자비로 책봉될때 입은 가례복도 선보였다.짙은 청색바탕에 9줄의 공작무늬가 수놓인 가례복은 황태자비로 책봉될 때의 예복이다. 한편 서울시는 대원군의 유품이 한꺼번에 공개되기도 처음인데다 대부분이 귀중한 문화재로 여겨져 정도 6백년기념사업으로 복원하고 있는 대원군의 사저인 운현궁에 이를 전시,오는 95년말부터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 일 정국 주도권쟁탈 가열/개신해체·국회해산 주장/사회당

    ◎예산 통과후 내각 불신임/자민당 【도쿄 연합】 일본 국회가 다음달중 예산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수여당인 하타 쓰토무(우전자)내각 이후를 노리는 각 정당의 주도권쟁탈전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사회당의 연정이탈로 정국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타정권에 대해 사회당의 구보 와타루서기장은 21일 중국방문중 하타내각이 예산통과후 자진해서 사퇴하면 다시 연정에 참여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에 대해 사회당의 최대지지세력인 노동조합총연합회의 야마기시 아키라(산안장)회장은 22일 아사히­TV에 출연해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신생·일본신당등의 단일원내교섭단체인 「개신」을 해체하고 ▲「개신」결성을 주동한 관계자의 책임을 물으며 ▲연립여당의 의사결정과정을 바꾸면 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당의 좌파를 대표하는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위원장은 이날 하오 후쿠시마(복도)시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구보서기장의 제안을 인정하면서도 『정치의 상도는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라고말하고 다시 연정을 구성하더라도 자민당과 제휴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한 자민당의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자민당총재는 『예산이 통과되고 불신임안을 제출해 내각이 총사퇴하면 자민당이 집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로드 차관보 「클린턴 아주외교」 비난 서한/미 행정부 파문 확산

    ◎“제재위주는 장기적으로 미에 손해” 지적/국무부 위상 회복 겨냥… 장관 조기경질설 【도쿄 연합】 빌 클린턴 미행정부의 대아시아 외교정책이 「배려가 결여됨으로써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고 각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비난했던 윈스턴 로드 미국무차관보(동아시아·태평양담당)의 서한 내용이 밝혀졌다고 일 요미우리(독매)신문이 17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이 서한은 로드 차관보가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미행정부안에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서한의 내용이 표현은 부드러운 것으로 되어 있으나 속으로는 일본과 중국등에 대해 강경일변도의 외교정책을 취하고 있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시정을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위상이 격한된 국무부의 실지회복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제1의 아시아통으로 알려진 로드 차관보는 이 서한에서 『현안이 되고 있는 정책의 우선순위도 매기지 않은채 의회등 일부 국내세력의 사정에 맞추어 일방적인 제재조치를 취하는 행태』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외교노선이 아시아의 거부반응을 초래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미국의 이익을 해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요미우리는 이 서한이 나온 지난달부터 크리스토퍼 장관의 경질문제가 재부상해 월터 먼데일 주일대사의 국무장관 기용,로드 차관보의 조기사임설까지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한 로드 차관보의 서한 요지. 클린턴 정권의 대아시아 외교정책의 당초 과제는 미국 전체외교에서 차지하는 아시아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었다.그러나 현재 아시아에서는 「미국이 언제부터 국제적인 후견인이 되었는가」라는 비판이 강해지면서 미국의 플러스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으며 각국은 미국의 아시아개입에 거부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원인은 미국의 일방적이고 적대적인 정책에 있으며 이 점이 분노와 우려를 촉발하고 있다.특히 일본과 중국에서의 대미 불쾌감이 크다.미국으로서는 일본과 중국이 국제적인 규범을 따르려고 하지 않는데 대해 문제가 될 것이지만 아시아와 다른 지역의 국가들로서는 오히려 미국은 국내용으로 외교정책을 구사함으로써(아·태지역의)평와와 번영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시아지역에 있어서 미국의 경제안보 확보와 민주화 촉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서로 보강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결과를 초래해 그때그때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시아 국가들이 지니고 있는 불쾌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시장,미국자본과 기술을 계속해서 제공하는 것이 기본적인 것이다.
  • 몰락한 벌목장 비르비잔(무너지는 생지옥 시베리아 북한벌목장:3)

    ◎탈출 잇따르자 북서 노동자 소환/벌목계약 작년말에 종료… 연장 포기/한때 1천여명 작업… 현재는 10명뿐/술주정에 사향노루 사냥 일삼아 러시아주민들도 반감 극동 러시아의 중심도시인 하바로프스크시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서쪽으로 3시간쯤 달리면 비르비잔이란 곳에 닿게 된다. 비르비잔은 하바로프스크주 예브레이스카야구의 한가운데 있는 도시.10만명의 주민 가운데 유태인이 30%를 차지하고 있는 독특한 지역이다. 체그도민이 러시아에 남아 있는 북한벌목장의 건재를 확인하는 곳이라면 비르비잔은 몰락해가는 북한벌목장의 모습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르비잔의 거리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북한노동자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시의 북서쪽에 자리잡은 벌목장본부와 목재가공공장,이웃 벌목장등에서 1천여명의 북한노동자들이 일했기 때문이다. 특히 목재가공공장은 비르비잔시내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벌목노동자들이 간부들에게 뇌물을 써서라도 가려하는 인기좋은 작업장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곳에서 북한노동자들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지난해말로 비르비잔벌목장의 벌목계약기간이 끝나 북한노동자 대부분이 이미 철수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취재팀은 3월18일 새벽 비르비잔에 도착했다.비르비잔역에 내려 북한벌목장을 돌아보기 위해 20만루블(약10만원)을 주고 전세낸 택시의 운전사가 운좋게도 목재가공공장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는 유태인이었다. 그의 안내로 시내의 목재가공공장을 찾았다.정문에 「출입금지」 표시가 붙어 있었으나 러시아인 직원들은 『서울에서 온 기자』라고 하자 별다른 절차 없이 출입을 허락했다.공장은 총규모가 5천평 정도로 정문에 들어서니 벌목현장에서 베어온 나무를 쌓아놓은 야적장과 이를 운반하는 대형 크레인,굴삭기,대형트럭이 줄지어 있었다.또 통나무를 절단하는 기계와 목재를 네모나게 자르는 기계,전기톱,대패등 각종 공구를 비치한 커다란 가건물이 10여채 늘어서 있었다.공장의 동쪽 끝에는 북한노동자의 숙소가 있었다. ○가장 인기 좋았던 곳 공장 곳곳에는 북한노동자들이사용하던 깃발등의 물품이 널려있었지만 일하는 북한노동자는 한 사람도 발견할 수 없었고 러시아 노동자들만 기계를 돌리고 있었다. 다른 목재공장과 벌목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간판도 거의 눈에 띄질 않았다. 공장본부에서 만난 비크토프 그리고리스비츠 러시아측 지배인은 『비르비잔지역의 벌목계약은 지난해로 완전히 끝나 연초부터 북한 노동자들의 철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비르비잔벌목장은 러시아와 북한간에 나머지 벌목장들과는 따로 벌목계약이 체결됐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데도 비르비잔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은 다른 벌목장보다 눈에 띌 정도로 탈출자가 많이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도 보였다.비크토프지배인은 최근에도 이곳에서 몇명의 노동자가 탈출했다고 밝혔으며 그 가운데 세명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다른데보다 좋은 작업여건인데도 노동자들의 탈출이 많은 것은 러시아사회와 잦은 접촉기회를 가지면서 그동안 통제된 북한에서의 삶이 허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것이었다. 벌목장본부의 한 간부는 『벌목계약기간이 끝나갈 무렵 주민들이 정부당국에 계약연장을 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했고 신문에서도 그런 기사를 많이 썼다』고도 했다.벌목노동자들의 행색이 남루한데다 술을 마시고 러시아인들과 패싸움을 하거나 불법으로 사향노루와 곰을 마구 사냥하는등 문제가 계속 발생했기 때문에 러시아주민들이 북한사람들을 싫어했다는 설명이였다. 비크토프지배인은 『현재 이곳에 남아있는 북한인은 행정간부와 안전요원,그리고 통역원등 10명뿐으로 본국에서의 마지막 철수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음식을 사러가는 것을 빼놓고는 숙소 밖으로 일체 나오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살아 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불과 10명정도라는 말에 취재팀은 그들의 숙소 안에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다.비크토프지배인등 러시아관계자들은 『사고가 생겨도 책임질 수 없다』고 말렸다.하지만 우리는 일단 부딪쳐보기로 하고 북한측에 아무런 사전통보 없이 숙소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최근에도 몇명 탈출 숙소는 블록과시멘트로 지은 2층건물이었다.층마다 공동화장실과 세면장이 있고 긴 복도 양쪽에 방들이 줄지어선,한국 대학가의 하숙집을 연상시키는 곳이었다. 현관에 들어서자 비르비잔역의 기차시간을 적은 표가 입구에 걸려있었다.이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이따금씩 시간을 내어 하바로프스크까지 여행을 하는 자유도 누리곤 했다고 한다. 1층의 모든 방을 열어보았지만 비어있었다.빈채로 방치해둔 탓인지 냉기가 감돌았다.2층으로 올라서면서부터는 사뭇 긴장감이 감돌았다.분명히 사람이 사는 곳인데도 인기척이 없이 조용하기만 한 까닭이었다. 계단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TV 소리였다.발소리를 죽이며 다가가 문을 열어젖혔다. 방에서 축구경기를 보고있던 5명의 북한인과 마주쳤다.그들은 흠칫 놀라며 쏘아봤다.그들에게 『서울에서 왔다』고 인사를 하며 손을 내밀었다.뜻밖에 그들은 별로 당황하는 기색 없이 인사를 받았다. 5명 가운데 2명은 옷도 깨끗한 편이었고 점퍼엔 김일성배지를 달고 있었다.행정간부나 국가보위부요원쯤으로 보였다.나머지 3명은 겉으로 보기에도 노동자 냄새가 났다.이들은 『사업 때문에 비르비잔에 왔다가 북한동포들이 있다기에 들러봤다』고 말하자 의자를 내주며 앉도록 권했다. 방안에는 창쪽으로 10개의 침대가 나란히 붙어있었고 장작난로와 흑백TV를 올려놓은 선반,의자등이 가구의 전부였다.나무로 짠 침대에는 색이 바랜 시트와 붉은 나일론 이불이 깔려있었다. ○북서 감옥으로 사용 이들은 왜 비르비잔에서 노동자들이 철수하느냐고 묻자 『계약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대답했다.한강과 대동강의 봄소식을 화제로 5분가량 대화를 나누던 북한인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기자일행을 앉혀둔채 한사람씩 방을 나가기 시작했다.옆방에서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것 같았다. 더 있다가는 불미스런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이만 돌아가겠다』고 일어섰다.마지막까지 방에 남아 있던 김일성배지의 사나이에게 『기념으로 사진 한장 같이 찍자』고 권했더니 『작업복을 입어서 안되겠다』고 한사코 거절했다. 비르비잔 목재공장 건너편에는담이 매우 높은 회색건물이 있다.유태인택시운전사는 그곳이 옛소련의 정치범수용소였다고 일러줬다.그곳을 북한측은 벌목노동자의 감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튀르마벌목장을 탈출,러시아에 망명허가를 받은 김호씨가 도주과정에서 붙잡혀 수용됐던 곳이기도 하다. 비르비잔은 국경을 넘어선 남녀간의 애틋한 우정이 꽃핀 곳이기도 하다.지난 91년 이곳에서 일하던 벌목노동자 장모씨는 동료가 남한방송을 들었는데 고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요원에게 조사를 받게되자 탈출을 결심했다.장씨는 그 동료와 자주 가던 러시아식당에서 일하던 올냐라는 아가씨에게 사정을 얘기했다.올냐는 장씨를 남편인 것처럼 꾸며 시베리아횡단 열차편으로 모스크바에 데려가 장씨가 헝가리를 통해 남한으로 탈출하도록 도왔다.장씨는 서울에 정착한 지금까지도 올냐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초청장을 보낼 기회만 기다리고 있다. 취재팀은 서울에서 장씨에게 들었던 얘기를 토대로 올냐가 일하던 식당으로 찾아갔다.그러나 그곳에서 올냐를 만날 수는 없었다.식당에서 일하는 중년여인은 『지난해까지 올냐라는 이름의 여성이 식당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지만 지금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 「백만불 금융사고」 은행지점장 자살

    ◎국민은 도곡지점 전만일씨/감사자료 재촉받고 아파트 투신/결제해준 수출신용장에 하자/중 은행 지급거절로 고민한듯 미화 1백만달러의 수출신용장(L/C)을 사기당한 은행지점장이 이에 대한 감사원의 일반감사를 앞두고 본점으로부터 자료제출을 요구받자 투신자살했다. 1일 낮 12시10분쯤 서울 강남구 도곡동 538 진달래아파트 3동1006호 복도에서 국민은행 도곡동 지점장 전만일씨(50·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성아파트 302동 605호)가 30m 아래 바닥에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이 아파트 경비원 김용득씨(56)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날 숨진 전씨가 『10층에 올라간다』고 말한뒤 무작정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뒤따라 올라가 보니 전씨가 이미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숨져 있었다는 것이다. 숨진 전지점장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감사원의 국민은행 본점및 지점에 대한 일반감사에 앞서 본점으로부터 예비감사자료를 재촉받자 이날 자살을 결심한뒤 은행에서 가까운 진달래아파트에 올라가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측에 따르면 전지점장은 지난해 12월 수출업자 김모씨와 국내 H운송업체를 통해 중국의 수입업체와 1백만달러 상당의 물품구입계약을 맺고 수출신용장과 선하증권을 받은 뒤 돈을 내줬으나 중국측이 서류하자를 이유로 대금지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전지점장은 그후 수출업자 김모씨마저 달아나자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씨는 또 자살에 앞서 본점 외환업무부와 이 문제에 대해 협의했으나 서류가 위조된 것이 아니고 표기에서 하자가 있는 것이므로 소송을 통해 손실금을 보존받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감사를 앞두고 자괴감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전지점장은 자살직전 아파트복도에 남긴 유서에서 『회사에 누를 끼치고 한심스러운 일을 저질러 유감스럽다.사기당사자 김씨를 고소하려고 했지만 이것이 결국 회사에 더욱 누를 끼치는 행동이므로 죽음으로 사죄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숨진 전씨는 그동안 본점 감사실근무를 거쳐 전남 광주지점장을 지냈고 지난해 11월22일 처음 서울지역 지점장으로 발령받기 직전에는 종로지역본부부본부장을 맡았었다. 전씨는 감사실근무자답게 평소 직장내에서 합리적이고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다.동료들은 전지점장이 지금까지 금융사고등으로 징계를 받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고 전했다. 친척들은 전지점장이 내성적 성격으로 쉽게 남에게 고민거리를 털어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지점장의 시신은 영동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부인과 아들,딸및 은행관계자들이 찾아와 빈소를 지켰다. 경찰은 전씨가 본점 감사반 출신인 점으로 미루어 감사를 앞두고 자신의 금융사고가 드러나 사회문제화될 것을 우려해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사고액수가 한화로 8억여원에 불과한 점으로 미뤄 현직 은행지점장이 이 액수때문에 자살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은행관계자들을 상대로 또다른 금융사고가 있는지를 캐고있다.
  • 과천주공아파트 환경사랑실천모임/우리집에선:6(녹색환경가꾸자:34)

    ◎특수기구 개발… 재활용품 분리수거 경기도 과천시에는 열성스러운 작은 환경운동으로 잘 알려진 주부들의 모임이 있다. 주공아파트 8단지내 810동 주부를 중심으로한 「환경사랑 실천모임」(회장 권귀원·36)은 철저한 쓰레기 기초분리와 재활용에 각별히 힘을 쏟고 있는 모임이다.이들은 가정에서 발생한 각종 쓰레기를 재활용·음식찌꺼기·일반쓰레기등 세가지로 분리한다.재활용품의 수거를 위해 한층에 위치한 8가구가 일주일에 한번씩 810동 1백20전가구가 배출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당번제를 운영하고 있다.이들 당번 가정에는 재생휴지 5개씩이 제공된다. 주부들은 처음 4개의 플라스틱통을 복도에 늘어놓고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기 시작했다.그러나 15층까지 오르내리며 힘겹게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불편이 커 이를 덜기위해 재활용품을 분리보관,운반하기 편한 「재분이」라는 특별한 기구를 고안해냈다.「재분이」는 어깨에 멜수있는 끈이 달린 박스형 분리함과 이를 담은 1m정도 높이에 바퀴를 부착,밀고 다닐 수 있는 간이선반이다.이를 각 층마다 2개씩 설치,손쉽게 재활용품을 운반하도록 했다.과천시에서 정한 쓰레기 수거일인 매주 목요일이면 이를 팔아 월 7만∼8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권회장은 『처음에는 베니어판을 사다 몇 차례에 걸쳐 만들고 부수는 시행착오가 거듭돼 어려움이 컸으나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은 제작업자의 도움으로 「재분이」를 탄생시키게 됐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이 모임이 결성된 것은 지난해 6월.권씨등 몇몇 주부들은 애써 분리한 쓰레기가 막상 환경미화원의 손을 거치면서 마구잡이로 다시 뒤섞이는 안타까움에서 모임을 시작했다.이들은 입주자대표모임과 반상회등을 통해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나 공허한 외침에 그치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우선 실시하기로 하고 모임을 만들어 이같은 작업을 벌인 것이다. 황은주부회장(38)은 당시 복도에 늘어선 쓰레기통을 보고 일부 주민들로부터 『주부들의 힘으로는 벅찰 뿐만아니라 1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에 쓰레기더미까지 곳곳에 드러나 아파트값이 떨어진다』는 반발도 컸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주부들은 810동의 분리와 재활용품 수거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자 인근 동과 과천시전체로 운동을 확산시키기로 하고 과천시청을 찾아 도움도 요청해보고 건의도 수차례 했다. 황씨는 『관계공무원으로부터 「쓰레기 소각장이 곧 완공될 예정이기때문에 여러분이 쓰레기 분리를 할 필요가 없다며 그냥 돌아가라고 했을 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이같은 노력으로 아파트 인근 관문국교에서는 「재분이」를 각 교실마다 설치,학생들에게 재활용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성과를 올렸다. 이들은 현재 수거의 골치거리인 음식찌꺼기의 재활용등 처리방법을 모색중이다.회원중 4가구에서 이미 음식물 찌꺼기를 채로 걸러 물기를 뺀 뒤 바싹 말린 상태로 수거하는 방법을 시도했었으나 악취가 나 아파트에서는 부적당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권회장은 『현재 부산진구에서는 음식물 찌꺼기를 퇴비로 활용하기위해 퇴비화공장을 설립한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는 가정쓰레기의 30%정도를 차지하는 음식찌꺼기의 재활용을 위한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상해(외언내언)

    「상해」라는 도시는 우리에게는 부르기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풍겨준다.「샹하이」하면 세기말의 향락과 퇴폐가 물씬 풍기는듯하다.「니꼬랑」의 「야래향」이 이앓는 소리처럼 흘러나올 듯한 이국도시다.그러나 실제의 도시 상해는 너무 퇴락하고 인총이 바글거리는 낡은 도시였다. 프랑스와 영국조계지역의 그 섬세하고 우아한 모습이 오랜동안 손질없이 방치되어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같은 모습으로 조밀한 인구밀도속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한편 「상해」하고 부르면 우리에게는 전혀 다른 정서로 다가온다.조국독립의 열망에 피끓던 열사와 지사와 그 지망생들이 모여들어 분기충천하여 외치고 좌절도 하고 마침내는 한에 맺혀 쓰러지기도 한곳.그런 흔적들이 공원에도 살아있고 거리에도,조그만 연립주택의 좁다란 복도와 계단에도 새겨져 간직되어오는 곳이다.그곳은 그래서 우리의 발길을 끈다. 그곳에 우리 대통령의 발길이 닿게 되었다.뜻깊은 일이다.광복과 신생독립국을 이룩하고도 반세기를 지나서야 비로소 문민다운 문민정부를 수립하고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챙겨,망국의 한으로 지하에서도 눈감지 못하던 어른들을 모셔다가 떳떳이 고국의 산하에 안치해드린 대통령이 그곳을 돌아보는 일은 우리를 감개무량하게 한다. 12억의 공룡같은 나라,이념을 달리하며 적대하던 역사를 가진 나라,오랜동안 등돌리며 살아온 그 커다란 나라 중국이 생존과 발전의 동반자로 함께하기를 정중하게 청하는 나라로 대한민국은 성장했다.그 대등한 위치에서 새로운 「한중시대」를 창출하기 위한 정상외교의 도정에 우리 대통령은 올라 있고 그 첫 기착지가 「상해」인 것이다. 시공을 초월하여 나라 사랑하는 열정을 공유하는 선렬의 영령들 앞에서 성공적인 만리장성외교를 다짐하며 대통령은 깊이 묵념을 드렸을 것이다.경건하게 우리도 그 묵념을 함께 한다.
  • 사제윤리는 어디로…/학생이 체벌교사 쇠파이프폭행

    【구례=남기창기자】 고교생 2명이 담임교사의 체벌에 앙심을 품고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가던 교사를 복도에서 쇠파이프로 때려 상처를 입혔다가 경찰에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1일 전남 구례경찰서에 따르면 구례농고 정모교사(41)가 지난 9일 무단결석등을 이유로 김모(17),최모군(17)등 학생 2명의 엉덩이를 물걸레자루로 때리는 체벌을 가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김군등 2명이 이튿날 상오 10시쯤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가던 담임교사인 정씨를 쇠파이프로 마구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으며 이를 말리던 백모교사(29)도 폭행했다는 것이다. 김군등은 중학교동창사이로 담양 모고교에서 지난해 제적을 당한뒤 올해 구례농고에 입학했으나 평소 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등 학교생활이 문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내신제폐지는 안돼(사설)

    상문고비리를 보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이 크게 분노하는 것은 바로 내신성적을 조작했다는 대목에 있다.더욱 충격을 받는 것은이 학교만이 아니라 다른 고교에서도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잇따른 보도때문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내신성적은 고교교육의 결과를 반영하는 성적표다.대학입시에는 반영률이 40%나 돼 합격여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내신에서 한등급이라도 더 오르기 위해 학교수업을 열심히 하는 것은 그만큼 내신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신성적이 상문고에서 보듯 돈에 의해 조작돼 왔고 유사한 행위를 저지른 학교가 더 있다는 것이고 보면 성적조작에 관여할 수 없는 일반가정의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불안해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실제로 예·체능계를 중심으로 점수를 조작하는 행위가 있어왔다는 소리가 일선학교에서 나오고 있다.내신제도 자체가 불신을 받게 되는 이유다.교장의 압력이나 교사의 재량에 의한 조작행위가 손쉽게 이뤄질 때 이 제도 자체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더욱이 우리와 같이 일선의교육현장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내신제도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사회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다고 들린다.공정성을 유지할 수 없을 바에야 이 제도에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이번과 같이 부정한 방법으로 조작될 소지가 언제라도 있는 것이라면 이번 기회에 없애버리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이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을 달리한다.학부모들로부터 돈을 거두고 치부를 하려 하는 교육계의 구조적인 병폐를 뿌리뽑는 것과 내신제도와는 사실상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다.일부학교에서 내신제도를 악용하고 있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공정성은 일선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들의 손에 달려 있다.그들이 어떠한 압력이나 유혹에도 굴하지 않을 때 부정의 소지는 없어지는 것이고 교직의 신뢰회복도 이뤄지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 내신제도는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오히려 필요하다는 사실이다.내신제도가 있고 대학반영률이 높은 것이 학생들을 과외나 학원에 빼앗기지 않고 그나마 학교수업에 충실하도록 묶어놓고 있는 게 현실이다.내신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다듬어 보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것이다. 18일부터 시작되는 전국고교에 대한 특별감사는 내신조작학교를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나 동시에 내신제를 이용한 부정방법·문제점을 가려내 보완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교육개혁은 내신제도를 이용하는 부정행위를 제도적으로 막고 문제점을 바로잡아 정착토록 하는 것에 있음을 강조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