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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제2집무실·국회 분원까지 설치해야” 이춘희 세종시장 인터뷰

    “靑 제2집무실·국회 분원까지 설치해야” 이춘희 세종시장 인터뷰

    “세종시 건설 모습이 당초 계획에서 일부 달라져 아쉽습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21일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때 세종시 백지화 논란이 일면서 계획이 왜곡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각기 다른 높낮이와 여백이 있는 첫마을 1단계(1~3단지) 아파트단지와 달리 고도가 비슷하고 빽빽한 2단계(4~6단지) 건설을 사례로 들었다. 정부청사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는 것도 꼽았다. 그는 “멋과 창의성이 크게 쪼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방식에 개입할 권한은 없지만 시장으로서 잔여 계획은 달라지지 않도록 잔소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초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으로 ‘세종시 기획자’로 불린다. 옛 연기군수를 거쳐 초대 시장으로 바닥 표가 두터운 유한식 전 시장을 누르고, 그것도 외지인 처지로 당선된 데에는 이 점이 큰 역할을 했다. 이 시장은 “올해 말 정부부처 이전이 완료되면 국정의 3분의2가 이곳에서 이뤄진다”며 “실질적 행정도시 면모를 갖추려면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까지 설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종시에 집무실이 없어 대통령이 총리실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은 초라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입법부와 사법부의 이전까지 포함하는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위헌 결정이 나 무산된 걸 못내 아쉬워하면서 “정치는 서울, 행정은 세종인 현 방식을 통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청사 건설지로 입주하는 이전 공무원의 생활편의 지원 등 시장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웃었다. 자족도시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시장은 “세종시 남부는 행정, 북부는 산업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기업유치를 위해 행복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합동투자유치단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8년까지 세종 충남대병원을 건립하고 고려대 캠퍼스를 유치하는 문제도 학교와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정부청사 건설지와 잔여 지역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조치원이 대전과 같은 해에 읍이 됐는데도 크게 낙후돼 열패감이 컸는데 지금은 청사 건설지역에 치여 소외되고 있다. 시민 화합을 해치는 부분”이라며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업을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라고 지었다. 이 시장은 “도로를 넓히고 주차장을 확대하는 등 땅값을 높이는 정책을 벌이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사업에 동참할 것”이라면서 “사업 착수 전에 주민들과 끊임없이 얘기해 꼭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농촌과 관련해서는 ‘근교 농업’ 개발방안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농촌은 정부청사 건설지 시민들이 소비하는 농산물을 공급하는 교두보가 되는 게 제일 낫다”며 “메주 등 농산물의 가공식품화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세종시는 광역 및 기초가 혼합된 국내 유일의 ‘행정 단층제’로 운영된다. 중간에 자치구를 두지 않고 읍·면·동을 직접 관할하는 행정 구조다. 이 시장은 “단층제는 전달체계 간소 등 장점도 있지만 아직은 정착이 안 돼 서툴다”며 “시민과 호흡하고 현장에서 사업 결과물을 직접 볼 수 있는 자치단체장의 이점을 살려 명품도시에 걸맞은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아파트 수납공간의 진화, 라이프 스타일과 주부동선 특화설계

    아파트 수납공간의 진화, 라이프 스타일과 주부동선 특화설계

    아파트의 인기 높아지면서 작은 집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아파트 수납공간이 진화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 높아지면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동선을 섬세하게 고려한 공간설계가 수요자들에게 경쟁력으로 어필된 것이다. 2000년 이후 전용면적 85㎡ 미만인 중소형에도 4베이가 기본이 되면서 건설사들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 현관 입구서부터 주방 싱크대, 안방 수납장 등 집안 곳곳의 숨은 공간을 활용하고 알파룸 등으로 수납공간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에 수납공간이 많아지면 가구 구매비용이 절감되고 같은 공간도 더욱 넓게 활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틈새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수납공간이 뛰어난 아파트의 인기는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용면적 85㎡ 이하인 중소형 아파트에도 가변형 벽체나 대형 창고인 팬트리 특화 설계까지 등장하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 못지 않은 공간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수납 공간이 뛰어난 중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포스코건설이 구리갈매보금자리 주택지구 C2블록에 분양 중인 ‘갈매 더샵 나인힐스’가 눈길을 끈다. 갈매 더샵 나인힐스는 중소형 평형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세대 내 특화 설계를 도입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이를 살펴보면 부피가 커서 마땅히 보관할 장소를 찾기 어렵던 각종 스포츠 용품 및 아웃도어 의류 등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별도 수납장을 현관 또는 복도에 마련했고, 청소기 등 청소도구를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는 수납장도 주부의 동선에 맞춰 배치했다. 또한 주방에는 아일랜드 주방과 식사 테이블, 수납장 등을 연계한 복합 공간 ‘다이닝 오픈서고’를 설치해 독서와 수납이 가능하도록 해 가족들이 모여 ‘교육’과 ‘대화’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방 후드의 경우 팬만 따로 분리해 발코니나 천장 내부에 설치했다. 소음과 유해가스 배출 문제를 보완한 ‘분리형 주방팬’을 마련한 것이다. 또 주방 하부 장에는 도마와 쟁반 등 세로로 긴 조리 도구를 수납할 수 있는 세로 수납장도 설치했다. 다용도실에서는 입식 세탁볼과 보조 작업대, 분리수거함과 식료품 등을 수납할 수 있는 별도의 수납 공간이 마련 돼 손빨래는 물론 기능별 수납과 보조 조리까지 가능하다. 안방 드레스룸에는 창문을 설치해 자연채광과 환기가 가능하며 일부 평형에서는 드레스룸에 테이블과 수납공간 배치로 부부의 취미활동이 가능한 알파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넥타이, 벨트, 머플러 등 남성을 위한 전용 수납장도 일부 평형에 제공된다. 자녀방 붙박이장은 자녀의 연령층에 맞게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수납 공간을 달리한 아동 특화형과 파우더형으로 구성했다. 분양 관계자는 “최대 4.5베이 판상형 구조로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한 것뿐만 아니라 곳곳에 숨어있는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꾸며 효율성 높은 주거공간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갈매 더샵 나인힐스는 지하 2층~지상25층, 9개 동, 총 857가구, 전용면적 69~84m² 규모의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된다. 모델하우스는 서울 노원구 월계로 55길 64 (서울 노원구 월계동 320-4번지)에 조성돼있다. 분양문의: 1600-1443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김수창 제주지검장 베이비로션 소지, 경찰 “성기노출여부 노코멘트”

    김수창 제주지검장 베이비로션 소지, 경찰 “성기노출여부 노코멘트”

    김수창 제주지검장, 김수창 제주지검장 베이비로션 김수창(52) 제주지검장(검사장)이 대로변(공공장소)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된 날 김수창 제주지검장과이 여고생의 뒤를 쫓아가는 듯한 모습이 CCTV에 잡혀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수창 제주지검장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경찰청은 19일 브리핑에서 “CCTV에 음란행위라고 분명히 인식할 수 있는 장면이 잡혔다”고 밝혔다. 또한 김 지검장이 음란기구로 보이는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경찰은 15cm 크기의 베이비로션이 나왔을 뿐이라며 음란행위 기구가 아니었기에 사진을 찍고 다시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이후 “당시 김수창 제주지검장의 바지 지퍼는 열려 있었다”고 말했지만 성기 노출 여부와 관련해서는 “얘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김수창 제주지검장의 공공장소 음란행위 사건 당일인 12일 오후 11시 58분 직전에 찍힌 CCTV에 대한 발언이다. 김수창 전 지검장은 13일 0시 45분쯤 제주시 중앙로 인근 한 음식점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로 경찰에 체포됐다.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김 검사장이 체포되기 약 2시간 전 체포된 장소인 제주시 중앙로의 한 분식집 앞으로부터 150m 떨어진 건물의 내ㆍ외부 CCTV에 기록된 영상은 지난 12일 오후 10시 10분 22초에서 10시 11분 26초까지 1분 4초 분량으로 구성됐다. 영상을 보면 처음 화면 위쪽에 분홍색 윗옷을 입은 여성과 짙은 상의에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여성 2명이 건물 1층 출입구를 열고 들어오는 장면이 보인다. 그 뒤를 짙은 녹색 티셔츠에 흰 바지를 입고 머리가 약간 벗겨진, 김수창 제주지검장과 거의 비슷한 용모의 인물이 따라 들어온다. 이후 1층 복도를 걸어가던 두 여성은 화장실 앞에서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하고 돌아서고, 뒤따라가던 남성은 이들을 흘깃 바라본 뒤 지나쳐 반대편 출입구로 나간다. 법무부는 김수창 제주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18일 이를 수리하고 면직했다. 김수창 제주지검장은 이날 차장검사에게 직무를 대리하도록 하고 제주지검에 출근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상반기 국내 건설수주액 작년 동기비 26.8% 껑충

    올 상반기 건설수주액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건설협회는 상반기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49조 65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늘어났다고 18일 밝혔다. 공사 수주액 증가는 공공 토목공사 발주가 한몫했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 김포도시철도공사, 중앙선 도담~영천 간 복선전철공사, 대청댐 광역상수도 사업공사 등 사회간접자본(SOC) 기반시설 물량이 상반기에 이뤄졌다. 태안화력9, 10호기, 신고리원자력 3, 4호기 공사와 행정중심복합도시 3-2생활권 조경공사 등도 발주돼 전년도에 비해 토목공사 물량은 49.9% 증가(14조 4946억원)했다. 위례신도시, 화성동탄2신도시, 행복도시 등에서 한국토지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공사와 학교·병원·관공사 등 건축공사도 전년 동기대비 34.6% 증가(7조 20억원)했다. 건협은 “상반기 국내건설 수주액이 늘어나고 월별수주액도 민간 주거용을 중심으로 증가해 건설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수주액이 워낙 적어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새 경제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과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 등이 시행되면 민간부문의 건설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행복도시의 강남’ 아파트 분양 시동

    ‘행복도시의 강남’ 아파트 분양 시동

    ‘행복도시의 강남’으로 불리는 2-2생활권 아파트 분양이 시동을 걸었다. 대규모 단지인데다 새로운 개념의 단지설계가 도입되고 대형 건설사들이 행복도시에서 벌이는 첫 자체 사업이라는 점에서 많은 청약 수요자들이 분양을 학수고대하던 곳이다. 22일 충청지역 업체인 금성백조주택이 672가구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다음달 말까지 모두 7481가구를 내놓는다. 공무원 특별분양 물량이 70%에서 50%로 줄어들어 청약통장가입자들의 일반청약 기회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일반청약은 같은 날 전국 단위로 실시하되, 세종시 거주자에게 우선 당첨권이 주어진다. 2-2생활권은 행복도시에서 주거단지 입지가 빼어난 곳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행복도시의 중심상업지역(2-4생활권)·행정업무지역과 4차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행복도시의 명동’으로 조성될 상업지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상업지역을 지나 호수공원과 앞으로 조성될 수변공원으로 연결된다. 행복도시의 주거·상업중심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행복도시의 강남이라고 할 만한 곳이다. 올해 말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세청, 소방방재청과 세종 국제회의장 등이 길 건너에 들어서고 있다. 세종청사까지는 2~3㎞ 떨어졌다. 단지 뒤로 장군산 기슭과 연결돼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운동 삼아 금강까지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다. 이 지역 상징 대중교통편인 BRT 노선이 단지 앞을 지난다. 행복도시 첫마을(2-3생활권)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어 행복도시의 중추생활권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이한 단지설계도 눈에 띈다. 작은 면적의 블록단위 설계가 아닌 2-2생활권 전체를 하나의 블록으로 놓고 설계 공모한 뒤 단지를 배치했다. 도시 콘셉트는 밀도를 상대적으로 낮추고 학교 등의 기반시설은 풍부한 여성행복 커뮤니티를 특화했다. 주민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블록 간에 공유할 수 있는 순환형 보행공간으로 설계하고 단지 안팎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했다. 단지별로 흩어진 소규모 부대복리시설은 단지 간 거점에 통합 배치된다. 행복도시에서 이런 시도는 처음이다. 행복도시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자체 사업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업체 간 단지·실내 설계를 특화하는 등 품질경쟁이 붙었다. 롯데건설과 신동아건설은 아이들과 노약자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단지에 계단을 설치하지 않는다. 커뮤니티 시설은 건강, 문화, 교육센터 구역으로 나누어 배치한다. 장군산 기슭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최상층에 옥상커뮤니티 공간을 설치했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은 6가구를 단열재 두께를 법정기준보다 높인 저에너지주택으로 공급한다. 손님맞이방인 게스트 하우스 3가구도 별도로 짓는다. 무인택배시스템, 장애인엘리베이터, 공중정원 등도 설계한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계룡건설은 대형 수납공간을 설계하고, 단지 내 데크 부위에 옥외 엘리베이터 및 경사로를 설치했다. ‘맘스클럽’을 설치, 아이들과 부모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아파트 측벽에 발코니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창문을 설치하는 3면 개방형 설계도 도입된다. 금성백조주택은 충청지역에서 탄탄하기로 소문난 주택전문업체. 최상층에 테라스를 설치해 시내 조망을 확보하고 단독주택처럼 모임 등 여가를 즐길 수 있게 설계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직장 내 성희롱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직장 내 성희롱

    “미스 리, 글래머인 데다가 오늘따라 짧은 치마까지 입으니까 너무 섹시해서 내가 일손이 안 잡히네.” “이리 와봐. (컴퓨터 화면의 음란사진을 보여주며) 후배가 보내준 사진인데 멋있지?” 이런 말을 직장 사무실에서 상사로부터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상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을 옆자리에 앉히고 술 따르기를 강요하며 허벅지를 더듬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록·녹음 등 증거나 증인 확보를 가해자가 농담이라거나 술기운 때문이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언어적·시각적·육체적 성희롱을 당하는 피해자의 심정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당연히 명확한 거부의사를 표현하고, 가해자의 행동이 자신을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 밝히며 항의해야 한다.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문서화된 기록이나 녹음 등 증거나 증인을 확보해야 한다. 매너 있는 상사라면 성희롱을 하지도 않겠지만, 설령 실수로 저질렀더라도 의도와 관계없이 상대방이 거부의사를 표현하면 즉시 사과하고, 피해자의 요구사항을 이행하며, 징계가 합당하면 수용해야 한다. 문제는 피해자가 싫어도 거부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하거나, 표현해도 가해자가 성희롱을 멈추지 않는 경우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직장 동료들의 역할이다. 동료들은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이의 제기와 대응 행동을 적극 지지하거나, 피해자가 표현하지 못할 경우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하는 등 함께 노력해 처리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변인들이 “김 과장님, 이○○씨에게 좀 전에 한 말은 성희롱이니 사과하셔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거나, 노래방에서 블루스 추고 만지려고 하는 상사를 떼어내고 사과하도록 하는 등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상사라도 성희롱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것이 나를 포함한 또 다른 동료로 성희롱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다. 동료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모르는 척하고 ‘너만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방치할 때, 가해자는 성희롱을 일상화하고 피해자는 세상이 싫어지며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게다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을 때 회사가 골치 아프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거나, 피해자를 배려하는 척 조용한 해결 처리를 종용하거나, 피해 노동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 2차 피해를 주려고 한다면 성희롱이 용납되는 기업문화의 뿌리는 더욱 깊어진다. 기업주와 관리자가 엄정 대처해야 한다. ●인권위 진정 등 구제절차 밟아야 아무튼 말로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성희롱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직장 내 고충상담원과 상담해 문제 해결 및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거나, 고용노동부·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고충상담원은 조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사생활과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사업주는 지체 없이 성희롱 행위자를 징계하고, 성희롱 사실 은폐나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징계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주는 피해자가 상담·고충을 제기하거나 관계기관에 진정, 고소 등을 한 것을 이유로 피해 근로자에게 고용상의 불이익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시각적 성희롱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언어적 성희롱은 모욕이나 명예훼손죄, 육체적 성희롱은 강제추행, 강간 등 성범죄로 형사 처벌이 가능할 수도 있다. 성희롱 관련 형사 처벌 조항을 신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성폭력 처벌법 개정안도 이명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태다. ●가해자·기업 모두 엄청난 대가 치러 성희롱이 발생하면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릴 뿐 아니라, 가해자도 징계와 소송, 형사처벌 등을 감수해야 하며, 기업 및 기관은 내부 갈등과 외부 이미지 추락을 겪는 등 모두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선경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자문변호사는 “요즘은 고소하면 실형이 많이 나오는데, 문제는 피해자가 원만한 직장생활을 원하고 보복 등을 우려하기 때문에 고소 비율이 10%도 안 될 정도로 그냥 참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성희롱은 형사처벌 강화 등 법의 문제라기보다 인식과 운용상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조직 내 주변 사람들이 못 본 척하지 말고 현장에서 개입해 성희롱을 막고, 사후 보복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성희롱을 용납하지 않는 기업 및 사회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반복적인 예방교육 강화를 촉구했다. 박봉정숙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성희롱은 성차별이어서 성차별적 구조와 조직문화의 변화 없이는 성희롱 문제의 해결도 없다”고 지적하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가꾸려면 조직 전체가 소수자 관점 이해하기 등 평등 감수성을 키우고, 회의·회식·호칭 문화 등 조직 내 여러 구조를 바꿔 나가야 하며,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결구도를 다자간 역동의 이해와 개입 구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가해자 92%가 사업주·직장 상사 인권위의 2012년 ‘성희롱 진정사건 백서’에 따르면 1152건 중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을 성희롱한 경우가 92.1%(1061건)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남성 간 54건, 여성 간 21건, 여성에 의한 남성 성희롱 13건 등이다. 성희롱은 직장상사 78.7%, 사업주 13.4%, 동기 6.7%, 후배 1.2% 등 92%가 사업주나 직장상사에 의해 일어난다. 그런데도 매년 1시간 이상,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에 정작 교육이 필요한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교육 참석률이 낮은 것이 문제다. 인권위가 지난해 성인 여성 1000명과 의사·한의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11.8%가 진료 때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했을 정도로 진료과정의 성희롱도 심각하다. 인권위는 지난 4월 진료과정의 성희롱 예방기준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정책 토론을 한 데 이어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 가이드북을 소책자로 만들어 9월쯤 정부부처와 의료기관·단체에 배포, 교육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재련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내 기분대로 말하고 행동하면 상대방이 불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식을 개선하고 성희롱 및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시급한 일이자 예방교육의 목표”라고 조직문화 변화를 촉구했다. happyhome@seoul.co.kr
  • 부장이 女직원 보여준 음란사진, 알고보니’충격’

    부장이 女직원 보여준 음란사진, 알고보니’충격’

    “미스 리, 글래머인 데다가 오늘따라 짧은 치마까지 입으니까 너무 섹시해서 내가 일손이 안 잡히네.” “이리 와봐. (컴퓨터 화면의 음란사진을 보여주며) 후배가 보내준 사진인데 멋있지?” 이런 말을 직장 사무실에서 상사로부터 듣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상사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을 옆자리에 앉히고 술 따르기를 강요하며 허벅지를 더듬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록·녹음 등 증거나 증인 확보를 가해자가 농담이라거나 술기운 때문이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언어적·시각적·육체적 성희롱을 당하는 피해자의 심정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당연히 명확한 거부의사를 표현하고, 가해자의 행동이 자신을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 밝히며 항의해야 한다.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문서화된 기록이나 녹음 등 증거나 증인을 확보해야 한다. 매너 있는 상사라면 성희롱을 하지도 않겠지만, 설령 실수로 저질렀더라도 의도와 관계없이 상대방이 거부의사를 표현하면 즉시 사과하고, 피해자의 요구사항을 이행하며, 징계가 합당하면 수용해야 한다. 문제는 피해자가 싫어도 거부의사를 잘 표현하지 못하거나, 표현해도 가해자가 성희롱을 멈추지 않는 경우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직장 동료들의 역할이다. 동료들은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이의 제기와 대응 행동을 적극 지지하거나, 피해자가 표현하지 못할 경우 문제제기를 적극적으로 하는 등 함께 노력해 처리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변인들이 “김 과장님, 이○○씨에게 좀 전에 한 말은 성희롱이니 사과하셔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거나, 노래방에서 블루스 추고 만지려고 하는 상사를 떼어내고 사과하도록 하는 등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상사라도 성희롱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것이 나를 포함한 또 다른 동료로 성희롱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다. 동료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모르는 척하고 ‘너만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방치할 때, 가해자는 성희롱을 일상화하고 피해자는 세상이 싫어지며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게다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을 때 회사가 골치 아프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거나, 피해자를 배려하는 척 조용한 해결 처리를 종용하거나, 피해 노동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등 2차 피해를 주려고 한다면 성희롱이 용납되는 기업문화의 뿌리는 더욱 깊어진다. 기업주와 관리자가 엄정 대처해야 한다. ●인권위 진정 등 구제절차 밟아야 아무튼 말로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성희롱 구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직장 내 고충상담원과 상담해 문제 해결 및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거나, 고용노동부·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고충상담원은 조사 과정에서 관련자들의 사생활과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사업주는 지체 없이 성희롱 행위자를 징계하고, 성희롱 사실 은폐나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징계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주는 피해자가 상담·고충을 제기하거나 관계기관에 진정, 고소 등을 한 것을 이유로 피해 근로자에게 고용상의 불이익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시각적 성희롱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언어적 성희롱은 모욕이나 명예훼손죄, 육체적 성희롱은 강제추행, 강간 등 성범죄로 형사 처벌이 가능할 수도 있다. 성희롱 관련 형사 처벌 조항을 신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의 성폭력 처벌법 개정안도 이명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태다. ●가해자·기업 모두 엄청난 대가 치러 성희롱이 발생하면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릴 뿐 아니라, 가해자도 징계와 소송, 형사처벌 등을 감수해야 하며, 기업 및 기관은 내부 갈등과 외부 이미지 추락을 겪는 등 모두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선경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자문변호사는 “요즘은 고소하면 실형이 많이 나오는데, 문제는 피해자가 원만한 직장생활을 원하고 보복 등을 우려하기 때문에 고소 비율이 10%도 안 될 정도로 그냥 참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성희롱은 형사처벌 강화 등 법의 문제라기보다 인식과 운용상의 문제”라고 말한다. 그는 “조직 내 주변 사람들이 못 본 척하지 말고 현장에서 개입해 성희롱을 막고, 사후 보복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성희롱을 용납하지 않는 기업 및 사회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반복적인 예방교육 강화를 촉구했다. 박봉정숙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는 “성희롱은 성차별이어서 성차별적 구조와 조직문화의 변화 없이는 성희롱 문제의 해결도 없다”고 지적하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가꾸려면 조직 전체가 소수자 관점 이해하기 등 평등 감수성을 키우고, 회의·회식·호칭 문화 등 조직 내 여러 구조를 바꿔 나가야 하며,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결구도를 다자간 역동의 이해와 개입 구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가해자 92%가 사업주·직장 상사 인권위의 2012년 ‘성희롱 진정사건 백서’에 따르면 1152건 중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을 성희롱한 경우가 92.1%(1061건)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남성 간 54건, 여성 간 21건, 여성에 의한 남성 성희롱 13건 등이다. 성희롱은 직장상사 78.7%, 사업주 13.4%, 동기 6.7%, 후배 1.2% 등 92%가 사업주나 직장상사에 의해 일어난다. 그런데도 매년 1시간 이상,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에 정작 교육이 필요한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교육 참석률이 낮은 것이 문제다. 인권위가 지난해 성인 여성 1000명과 의사·한의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11.8%가 진료 때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했을 정도로 진료과정의 성희롱도 심각하다. 인권위는 지난 4월 진료과정의 성희롱 예방기준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정책 토론을 한 데 이어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 가이드북을 소책자로 만들어 9월쯤 정부부처와 의료기관·단체에 배포, 교육에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재련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내 기분대로 말하고 행동하면 상대방이 불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식을 개선하고 성희롱 및 성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시급한 일이자 예방교육의 목표”라고 조직문화 변화를 촉구했다. happyhome@seoul.co.kr 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성희롱 개념 및 사례] 가해자 의도와 상관없이 성적 굴욕감 느끼면 성희롱 1996년 日 미쓰비시자동차 3400만弗 배상… 신뢰 추락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원하지 않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그밖의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성희롱은 가해자의 의도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자가 주관적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꼈고, 일반인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느낄 만한 것으로 사회통념상 여겨질 때 성립된다. 성희롱(Sexual Harassment)이란 개념은 1975년 미국 코넬대 인간문제 프로그램 여성분과에서 정립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대 화학과 실험실의 여성 조교가 남성 교수의 신체적 접촉이나 성적 제의를 거부한 것을 이유로 해임당했다고 1993년 10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성희롱이란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1995년에 여성발전기본법에 성희롱이란 용어가 처음 규정됐다. 그 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직장 내 성희롱), 국가인권위원회법에도 관련 규정이 명시됐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1996년 미국 현지 공장 여직원 300여명으로부터 상습 성희롱 사건으로 집단 고소를 당해 3400만 달러를 물어내고 기업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했을 정도로 성희롱이 기업에 타격을 주기도 한다. 2002년 2월 우근민 당시 제주 지사, 2006년 5월 최연희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 2013년 5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성희롱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고위 공직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고위 간부는 해외 출장 중 동행했던 문화부 산하기관 여직원에게 “남자 많이 따르겠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 지난 6월 직위해제되기도 했다. 물론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성희롱에 시달리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성희롱에 관대한 조직·사회문화 때문이다. happyhome@seoul.co.kr
  • “軍 출신·가족 등 포함… 독일식 옴부즈맨으로 폐쇄성 탈피를”

    “軍 출신·가족 등 포함… 독일식 옴부즈맨으로 폐쇄성 탈피를”

    ‘군사보안’이라는 미명 아래 은폐·축소돼 왔던 병영 악습의 민낯이 육군 28사단에서 벌어진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을 계기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군 내에 구타 및 가혹 행위가 들끓는 본질적 요인으로는 군의 ‘폐쇄성’이 꼽힌다. 가혹 행위를 목도하는 현역병들은 사실을 폭로할 경우 그 화살이 자신에게 되돌아올 것을 우려해 입을 닫는 경우가 많다. 진급에만 혈안이 된 지휘관들은 ‘사고’가 났다 하면 자신의 군 경력에 오점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덮는 데 급급했다. 또한 “몽둥이로 참 많이 맞았지”, “변기 좀 핥았지” 등과 같은 예비역들의 군 경험담을 그저 듣기 싫은 군대 이야기로만 치부하며 흘려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병영 혁신도 군의 폐쇄성 탈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 당국은 모든 것을 ‘보안 문제’로 돌리려 하지만 실제로는 보안과 관련 없는 경우가 더 많다”며 “군 내 기밀주의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대안으로는 병영 생활에 민간 외부 조직이 개입해 견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번만큼은 군에 칼자루를 쥐여 주지 말고 제3자의 감시를 통해 조직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회가 임명한 옴부즈맨이 독립적으로 군의 인권 감시 활동을 하는 독일식 ‘군 옴부즈맨제도’(국방감독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주를 이룬다. 군의 땜질·전시행정 식 처방도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군은 병영 생활 개선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 왔다. 병 상호 간 폭언과 욕설을 막기 위해 생활관을 ‘그린존’으로 지정하거나 ‘칭찬합시다’, ‘상·벌점제도’ 등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병사들은 “군대가 무슨 유치원이냐”며 콧방귀를 뀔 때가 많다. 군이 본질적 문제 해결보다 눈앞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실효성 없는 조치도 마치 훌륭한 대책인 양 포장해 왔다는 얘기다. 전군의 막사 복도에는 병사들의 건의 및 애로 사항을 수렴하기 위한 ‘마음의 소리함’이 곳곳에 비치돼 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병사들은 ‘화장실이 불편하다’는 건의 사항을 작성하면 화장실 수리 작업은 결국 자신의 몫이 되고, ‘구타를 당한다’고 쓰면 누가 썼는지 낱낱이 공개되기 때문에 후환이 두려워 작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점호 시 공개적으로 애로 사항을 묻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윤 일병 역시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을 채널이 없었다. 임 소장은 “병사는 군 외부에 복무와 관련한 고충 사항의 해결을 요청해선 안 된다는 군인복무규율 제25조를 삭제하고 외부 전문 상담기구와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국방감독관법, 군인권법,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부활법 등 3개 법안을 제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제기된다. 병사 대부분이 원치 않는 군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만과 스트레스로 가혹 행위를 자행한다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직업군인이 될 경우 생계 수단을 잃을까 두려워 가혹 행위에 입을 다물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병영 문화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또 모병제의 경우 남북 분단의 현실 때문에 시기상조라는 지적과 함께 막대한 예산도 걸림돌이다. 병사뿐만 아니라 군 간부들의 리더십과 자질 향상도 병영 혁신의 중요한 부분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초급 간부보다 지적 수준이 뛰어난 병사들이 늘어나면서 병사들이 간부들의 지시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결과 상급 병사들의 소대 장악력이 커지면서 악습들이 은폐되고 보고가 누락되는 일이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한 현역 영관급 장교는 “요즘 보면 소대장과 병사가 구분이 안 될 정도”라며 “군내 악습 차단을 위해 간부의 통솔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美 뉴욕경찰이 공개한 강간 미수 현장 보니 ‘충격’

    美 뉴욕경찰이 공개한 강간 미수 현장 보니 ‘충격’

    9일(현지시간) 자정이 넘은 시각 뉴욕 브루클린의 한 아파트 건물 계단에서 일어난 강간 미수 현장 영상을 미국 뉴욕경찰청(NYPD)이 지난 10일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복도로 걸어와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한 30대 여성 뒤로 20대 흑인 남성이 바짝 달라붙는다. 여성의 집인 3층까지 따라온 용의자는 여성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더니 갑자기 여성을 바닥으로 밀쳐내며 성폭행을 시도한다. 그러나 피해 여성이 격렬하게 저항하자 결국 용의자는 달아나고 만다. 공개된 영상에는 편집되어있지만 용의자는 저항하는 여성에게 심한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현재 뉴욕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과 소재지 파악을 위해 해당 영상을 공개하고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있으며,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사진·영상=NYPD Connect/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포토]로빈 윌리엄스, 사망 전 부인 수잔 슈나이더와 ‘행복한 미소’

    [포토]로빈 윌리엄스, 사망 전 부인 수잔 슈나이더와 ‘행복한 미소’

    [포토]로빈 윌리엄스, 사망 전 부인 수잔 슈나이더와 ‘행복한 미소’ 미국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로빈 윌리엄스(63)가 생전 부인 수잔 슈나이더와 단란한 시간을 보냈던 한 장의 사진이 네티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로빈 윌리엄스는 11일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티뷰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황상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빈 윌리엄스는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박물관이 살아있다3’에 출연하는 등 사망 직전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하지만 영화 촬영 외 활동은 그다지 많이 조명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브렌트우드에서 부인 수잔 슈나이더와 찍힌 사진 한장이 네티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시 윌리엄스는 부인과 편안한 복장으로 거리를 걸으며 카메라를 바라보고 미소를 머금었다. 나이 탓인지 다소 살이 빠진 모습이지만 언론 카메라를 애써 피하지 않고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편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윌리엄스는 예술이라는 낭만을 찾아 평생을 방랑한 할리우드의 명배우였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윌리엄스는 줄리아드 연기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기초를 다졌다. 1977년 코미디 ‘캔 아이 두 잇 틸 아이 니드 글래시스’로 영화에 데뷔한 그는 ‘모크 앤 민디’(1978~1982)에서 지구에 정착하고자 동분서주하는 외계인 모크 역으로 먼저 TV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긴 건 영화였다. 베리 레빈슨 감독의 ‘굿모닝 베트남’(1987)에서 평화를 전파하는 라디오 DJ 애드리언 역으로 그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코미디를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가 주는 반전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호감을 사면서다. 피터 위어 감독의 ‘죽은 시인의 사회’는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해줬다. 주입식 교육에 찌든 명문고생들에 자유의 숨결을 불어넣는 교사 역으로 영화뿐 아니라 사회와 교육계까지 영향을 미쳤다. 테리 길리엄 감독의 ‘피셔 킹’(1991)에서는 광인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부인을 잃고 미쳐버린 전직 역사학 교수 페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여주인공과 춤추는 환상적인 장면은 여전히 회자하는 명장면이다.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에서는 여자로 분장해 가정부로 들어가는 아빠이자 이혼한 남편 역으로, 맷 데이먼과 호흡을 맞춘 ‘굿 윌 헌팅’(1997)에서는 다시 선생님(교수) 역으로 나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에도 많이 출연했다. 피터팬 이야기를 담은 ‘후크’(1991)에서 피터팬을, 만화 같은 판타지 ‘주만지’(1995)에서는 26년간 게임 속에 갇혔던 알랜 역을, 애니메이션 ‘알라딘’(1992)에서는 램프 요정 지니의 목소리 연기로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마저 훔쳤다. 상복도 많았다. 윌리엄스는 TV 코미디 시리즈 ‘모크 & 민디’, 영화 ‘굿모닝 베트남’, ‘미세스 다웃파이어’, ‘피셔 킹’으로 골든글로브상을 받았으며, ‘알라딘’으로 받은 특별공로상과 세실 드밀 상까지 합하면 6차례나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네티즌들은 “로빈 윌리엄스 사망 너무 안타깝다”, “로빈 윌리엄스 사망,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명배우였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다니”, “로빈 윌리엄스 사망,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 [차동엽 희망찬가] 기쁨의 탄생

    [차동엽 희망찬가] 기쁨의 탄생

    몇 달 전 강의 차 서울 모 성당에 갔다가 그곳 주임신부로부터 큼지막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 액자를 선물로 받았다. 흰색 수단 차림에 흰색 모자를 쓴 교황의 환한 미소가 하얀 테두리의 액자에 담겨 있었다. 그 액자는 지금 내 사제관 서재 책상 맞은편에서 나와 마주하고 있다. 컴퓨터 글 작업을 하다가 잠깐 시선을 외곽으로 돌리면 오른손을 펼쳐 축복을 발하며 밝게 웃고 있는 교황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그날 내가 받은 것은 한낱 사진 액자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살아있는 그 무엇이 담겨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귀에 걸린 함박 미소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행복을 스스로 폭로한다. 그의 미소는 바라보는 이에게 하나의 물음이다. “저분은 저렇게 웃으시는데, 나는 행복한가?” 그는 미소로 우리의 행복을 일깨운다. ‘거창한’ 희열이 아니라 ‘소소한’ 기쁨. 바로 라틴아메리카의 아들로서 몸에 밴 행복이다. 그는 말한다. “나는 탱고를 정말 좋아합니다. 내 안에 잠재된 본능 같은 것입니다.” 이는 교황이 추구하는 행복이 뜬구름 잡듯 고상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그에게도 먹고 마시고 입고 노는 것이 행복의 중요한 계기였던 것. 지금도 바티칸 홈페이지를 장식하는 사진들을 훑어보면 이런 소소한 행복의 순간들의 포착 일색이다. 인사말, 수다, 생일파티, 만족과 감사, 나눔, 선행에서 나오는 행복…. 해마다 주관적인 행복도를 묻는 국제 설문조사에서 항상 꼴찌 그룹에 속하는 한국인에게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를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사실 교황은 글이나 강론을 통해 현대인의 ‘불행’ 이유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물질적 풍요의 추구와 탐욕이다. 그는 “많은 이가 이러한 위험에 빠져 활력을 잃어버리고 불만과 분노에 가득 찬 사람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졸저 『교황의 10가지』참조). 그렇다면 기쁨과 행복의 비결은 무엇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쁨은 탄생하는 것이다”라며 그 비밀을 밝힌다. “기쁨은 어디에서 태어납니까? … 누구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기쁨은 우리가 가진 것에서 태어난다. 그러니 최신형 스마트폰을 찾아보자. 아니면 더 빠른 스쿠터나, 눈에 띄는 자동차….’ 기쁨은 우리가 가진 것들로부터 태어나지 않습니다. … 진정한 기쁨은 어떤 사물이나 소유에서 오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기쁨은 만남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태어나며,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이해받고 사랑받았다는 느낌에서 태어납니다. 또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사랑하는 것에서 태어납니다. … 기쁨은 만남의 무상성에서 태어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쁨이 태어난다”는 문학적인 표현을 썼다. 이는 “기쁨이 발생한다”는 얘기와 같다. 그럼 어디서 발생한다고 했는가. 가진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다. 만나고 대화하며 주고받는 관계에서, 보람에서 발생한다. 하루하루 모든 것을 기쁨의 소재로 삼는 것도 행복의 명수다. 행복은 영어로 ‘happiness’, 이 단어는 ‘발생하다’는 의미의 ‘happen’에서 파생됐다. 즉, 행복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 발생시키는 것이라는 말이다. 행복을 주머니에 넣어 다닌다고 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는 것. ‘발생’시킨다는 건, 사건 속에서 일상 속에서 만남 속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기뻐한다는 의미다. 행복의 비결은 이처럼 간단하다. 이러한 원리만 알고 있어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고통의 한복판에서도 말이다. 그간 행복에 대해 숱한 강의를 해온 나로서도 교황의 행복 지혜에 백 번 공감한다. 실로 행복은 존재의 선한 구현을 통해 발생한다. 그러기에 교황은 자신에게 문제를 가지고 도움을 청하러 온 사람들에게 자주 되묻는다. “선행을 하고 있습니까? 작은 것이어도 좋으니 이웃에게 선행을 하세요.” 이는 윤리적 덕목의 권고가 아니었다. 행복의 비밀을 아주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픈 교황의 친절한 귀띔이었다.
  • [윤 일병 구타 사망 파문] “제2 윤 일병 없게 병사들에게 외부소통 許하라”

    [윤 일병 구타 사망 파문] “제2 윤 일병 없게 병사들에게 외부소통 許하라”

    “병사들의 자존감을 높여 줘야 병영문화가 근본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대한민국 1세대 여성 헬기 조종사 출신인 피우진(58) 예비역 중령은 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2의 윤 일병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구속력 있는 군 인권법 제정이 시급하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유방암 수술로 신체 일부가 손상됐다는 이유로 2006년 11월 강제 전역 당했으나 법정 투쟁 끝에 1년 7개월 만에 복직한 경험을 가진 피 전 중령은 군 인권 신장 운동의 전도사로 통한다. →군에 30년간 몸담았던 예비역으로서 이번 윤모 일병 사건을 어떻게 보나. -군 간부들은 이런 사건이 터지기 전에 데리고 있기 어려운 병사가 있으면 부모에게 적극 알리는 등 외부의 도움을 받으려는 자세가 부족하다. 보안 문제가 있는 휴대전화 지급은 신중하게 하더라도 병사들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는 만들어 줘야 한다. 일선에서 병사를 관리하는 초급 간부들도 문제가 있는 만큼 간부 교육과정에 심리상담 과정이 포함돼야 한다. →윤 일병 사건 직후 우리 군의 병영 생활 대책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60만 군 병력 가운데 3분의2 이상이 병사들이다. 간부들이 이번 윤 일병 사건에서 가혹 행위를 주도한 이모 병장 같은 병사들을 합리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파악했어야 하는데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 군이 신세대 병사들의 일상생활에 좀 더 신경 쓰고 병사들의 변화를 기다리기에 앞서 스스로 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윤 일병 사건에 대한 군 보고 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한민구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 전말을 알게 된 것은 한심스러운 일이다. 기무사령부가 첩보 보고를 제대로 했는지도 의심스럽다. 군 당국의 기본적인 보고 문제부터 언론 대응까지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무엇이 우선돼야 하나. -병사들이 군 복무에 대한 자존감이 없어 외출 나갈 때를 제외하고는 평소에 군복도 잘 다려 입지 않는다. 병영 내에서는 자기를 봐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육군항공학교 학생대장으로 있을 때 인근 대학 미용과 여대생들과 결연을 맺고 병사들의 머리를 깎게 했더니 옷도 단정히 입고 활력이 넘쳤다. 군기와 사기는 엄한 규율뿐 아니라 병사들의 자존감과 동기 부여에서도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국방부에 권고한 군 인권법 제정을 군 당국은 묵살해 왔다.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출범했는데도 불구하고 군 인권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보나. -군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군인복무규율이다. 군인의 의무에 대한 부분은 많아도 권리에 대한 부분은 없다. 초창기에는 인권이라는 말이 오히려 군기를 흐트러뜨린다고 했는데 군인은 권리 자체가 없었다는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구속력 있는 인권법 제정이 시급하다. →여군 출신으로서 남자 군인들의 가혹 행위를 보는 시각은 어떤가. -여군이 적던 시절에는 부사관 보직을 편성할 때 능력보다는 미모순으로 편성하기도 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지녔던 여군들 사이에서는 내무 생활의 가혹 행위가 극심하지는 않았다고 생각된다. 여군들은 남군보다 못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흠 잡히지 않는 군 생활을 하려고 독하게 버텨 나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저축은행 ‘환골탈태’

    저축은행 ‘환골탈태’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한 축이었던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이 합쳐져 대신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 단 지 3년여 만에 놀라운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월간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대신’이라는 브랜드 파워에 힘입은 측면도 있지만 부실채권 제거에 따른 영업력 회복도 주요 요인이다. 업계 지도도 바뀌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주범이었던 부산·솔로몬·토마토·미래저축은행 등은 퇴출됐다.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30개의 저축은행이 간판을 내렸고, 자산 규모도 2010년 12월 말 86조 8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엔 36조 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덩치는 줄고, 내실은 강화된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6일 “큰 틀에서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은 마무리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영업력을 회복해 서민금융기관으로서 금융중개 기능을 제고할 수 있도록 경영정상화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후폭풍으로 ‘뱅크런’에 직면했던 저축은행들이 이제는 차세대 먹거리를 걱정할 정도로 환골탈태했다.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재무 구조는 인수합병(M&A)에 따른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튼튼해졌다. 다만 은행과 대부업계에 낀 영업 구조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재무지표는 긍정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87개 저축은행의 ‘2013 회계연도’(2013년 7월~2014년 6월)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당기순손실이 4483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1조 1051억원) 대비 6500억원 이상 줄었다. 특히 분기별로 보면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 지난해 7~9월엔 1244억원, 10~12월 2988억원, 올해 1~3월 489억원의 순손실을 봤지만, 올 4~6월에는 2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업계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10~12월(290억원 흑자)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연체율은 지난해 6월 21.3%에서 올해 6월 17.9%로 떨어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1.1%에서 18.5%로 하락했다. 반면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9.95%에서 14.42%로 상승했다. 적자 저축은행 수도 54곳에서 35곳으로 줄었고, 2008년 이후 6년 연속 순이익을 기록한 저축은행도 18곳이나 됐다. 지난해 21.9%인 부실채권비율도 2016년까지 11.7%로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실채권 6조 3000억원어치를 정리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28사단 사망사건 가해자, 합의 요구”…윤일병 사건 가해자들 강제추행 혐의 추가

    “28사단 사망사건 가해자, 합의 요구”…윤일병 사건 가해자들 강제추행 혐의 추가

    ‘28사단 사망사건 가해자’ ‘윤일병 사건’ ‘합의’ 28사단 사망사건 가해자들이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더욱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윤일병 사건 가해자들에게는 강제추행 혐의가 추가됐다. 그러나 군 검찰은 상해치사죄를 살인죄로 변경 적용하는 문제는 추가 수사와 법리 검토 후 1주일 내에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양주시 제28사단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윤일병 사건 4차 공판에서 군검찰은 이모(25) 병장 혐의에 강제추행죄를 추가하고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 심리를 맡은 이명주 대령(행정부사단장)은 검찰관 신청을 받아들여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변호인단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검찰관은 “사건 발생 당일인 4월 6일 폭행으로 멍이 든 윤 일병의 가슴 부위 등에 안티푸라민을 바르다가 윤 일병 본인으로 하여금 강압적으로 안티푸라민을 성기에도 바르도록 한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판단했다”고 공소장 변경 이유를 밝혔다. 당초 범죄사실 변경이 검토됐던 살인죄는 이날 심리에서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육군 3군사령부 검찰부는 집단구타로 윤 일병을 숨지게 한 이들 선임병 4명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할지에 대한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추가 수사는 당초 국방부 검찰단이 맡기로 돼 있었으나 이날 오전 돌연 수사 주체가 3군사령부 검찰부로 변경됐다. 이날 재판에선 사건의 관할 법원을 이전하는 신청이 받아들여져 다음 재판부터는 3군사령부에서 심리가 진행된다. 다음 재판 기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군 검찰은 선임병들이 윤 일병의 부모 면회를 막고 종교행사에도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강요죄 추가 적용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또 윤 일병이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폭행 및 가혹행위에 시달리는데도 이를 막지 못한 지휘관들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지휘관들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병장을 비롯해 하모(22) 병장과 이모(22) 상병, 지모(20) 상병 등 병사 4명과 유모(22) 하사 등 5명은 상해치사와 폭행 및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 5월 2일 구속 기소됐다.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의 주범 이 병장의 경우 이날 추가된 강제추행 혐의를 비롯해 상해치사, 집단·흉기 등 폭행, 강요, 의료법 위반, 공동폭행, 위력행사가혹행위, 폭행 등 혐의가 모두 8가지나 됐다. 한편 시민 감시단 80여 명과 함께 법정을 찾은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특검을 실시해 군대의 뿌리깊은 악습을 철폐해야 한다”면서 “집단 폭행으로 일병이 사망한 사건을 단 4번의 재판으로 끝내려 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그는 “사단장이 임명한 재판장이 모든 걸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제대로 처벌이 이뤄질 수 없다”면서 “군사재판 제도와 관련해 법 개정 또는 폐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선고 공판 전의 마지막 재판일인 이날을 포함해 그동안 모두 4번의 재판이 열렸다. 법정에서 가해자들은 두 손을 모으고 피고인석에서 침묵을 지킨 채 앉아 있었다. 방청석은 취재진과 시민 등으로 가득 찼다. 20석 방청석 자리가 부족, 모두 재판정과 복도에 선 채로 재판을 지켜봤다. 약 20분간 진행된 재판이 끝나자 일부 시민은 가해자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주범으로 지목된 이 병장의 얼굴을 보려고 재판정 앞으로 나오기도 했다. 한편 임태훈 소장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유가족들이 윤일병 생전에 가해자들이 거짓말로 면회를 막아 못 간 것에 대해 자신들 탓이라며 울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가해자들이 유가족들에게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완도군, 지자체 최초 ‘데이 마케팅’ 추진한다

    ‘삼복(三伏)날은 전복-day, 매년 어버이날은 미역-day’ 전남 완도군이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지역 특산품 소비촉진을 위한 데이 마케팅(day-Marketing)을 추진한다. 데이 마케팅은 기념일을 이용해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기법으로 199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완도군은 지역의 청정바다에서 생산되는 전복과 해조류 등 웰빙식품의 이미지를 살려 삼복날은 전복-day, 매년 5월 8일 어버이날은 미역-day로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오는 6일 과천 서울경마공원 컨벤션홀에서 신우철 완도군수를 비롯한 국회의원, 수도권지역 향우회원, 완도군 특산품명예면장, 전복생산자, 대한양계협회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전복-day 선포식을 개최한다. 전복도 크기에 따라 소복, 중복, 대복으로 분류하고 있어 삼복의 초복, 중복, 말복과 연계시키는 홍보카피 문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선포식에서는 전복 명예면장 위촉, 전복-day 선포, 전복 해조류비빔밥 시식 등 다채롭게 열려 대국민 전복 소비촉진 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전복은 중국에서 상어지느러미, 해삼과 함께 ‘바다의 삼보(三寶)’로 꼽히는 식품이다. 완도군은 조류인플루엔자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의 시름을 덜고 함께 상생하기 위해 대한양계협회와 전복과 닭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전복유통 판촉 협약도 체결한다. 방송인 오정혜씨 사회로 진행하는 선포식에서는 인기가수 홍경민씨를 전복명예면장으로 위촉한다. 군은 지역특산품 판촉과 이미지 홍보를 위해 사회 저명인사와 인기연예인들을 전복을 비롯한 다시마, 미역 등 12개 특산품 명칭을 부여한 명예면장 제도를 운영하여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지금까지 MC 송해, 연기자 손현주, 체육인 홍수환씨 등 422명의 전복명예면장을 비롯해 전국에 1800여명의 명예면장이 완도 서포터즈로 활 동중이다. 완도군 전체 전복양식장 면적은 3161㏊로 여의도의 11배다. 전국의 80%인 연간 7400t을 생산, 400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산동네 아픈 추억 책으로

    산동네 아픈 추억 책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이 곤두박질치자 도심에서 이곳 수정동 맨 꼭대기까지 오게 됐심니더. 산비탈에 삶의 터전을 마련했지예.” 전영준(69·부산 금정구 남산동)씨는 1일 부산 동구 수정동 산복도로를 둘러보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산복도로는 어린 시절 아픈 추억을 간직한 곳이지만 그렇다고 늘 불행했던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1990년대 산복도로를 떠났던 그가 부산시 도시재생 전문가 양성사업 교육생으로 다시 이곳을 찾았다. 전씨는 자신의 어린시절이 오롯이 남은 산복도로에 대한 추억을 글로 썼다. 부산시는 지난달 31일 전씨처럼 산복도로 동네를 담은 체험기를 공모해 140여편 가운데 26편을 엮은 ‘산복도로 이야기2’를 펴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열광의 여름농구 내년에도 보고 싶다

    관중이 복도까지 들자 장내 아나운서는 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지난달 30일 남자농구 대표팀이 뉴질랜드와 홈에서 두 번째 평가전을 벌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매표소 앞 땡볕 아래 행렬이 이어졌다. 낮 최고기온이 섭씨 37도였던 이날 6523명의 관중이 내뿜는 열기는 냉방시설로 식힐 수 없었다. 대한농구협회와 프로농구연맹(KBL) 간부들의 얼굴엔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오빠부대’ 함성을 오랜만에 듣는다는 감회와 뿌듯함이 교차했다. 한여름에 농구팬들이 A매치를 즐긴 것은 8년 만의 일이다. 2006년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대회가 너무 비싸게 입장권 값을 책정하며 흥행에 실패한 이후 감히 기획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프로팀끼리만 연습경기를 치렀고 다른 리그와의 교류전 역시 언감생심이었다. 그래서 농구팬들은 뜻밖에 찾아온 A매치에 더욱 열광했는지 모른다. 입장권을 싸게 책정했고 여름방학과 맞아떨어졌을 뿐이라고 폄하하는 이도 있지만 현장에서 느낀 열기는 대단하기만 했다. 이번 평가전이 국제농구연맹(FIBA) 규칙에 따라 진행된 점도 관중들의 오랜 갈증을 해소했다. KBL과 달리 FIBA는 웬만한 몸싸움에 파울을 불지 않아 경기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김주성(동부) 같은 고참이 몸을 던져 공을 잡고, 국내 코트에서 키 작은 선수들을 상대하며 ‘받아먹는’ 데 익숙해져 있던 김종규(LG)와 이종현(고려대) 등이 거친 골밑 다툼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작지 않은 기쁨이었다. 문제는 이런 열기를 어떻게 계속 끌고 가느냐다. 유재학(모비스) 대표팀 감독은 “매년 교류를 해야 한다. 우리도 국제대회를 만들면 좋을 것이다. 관중이 많이 오니까 선수들의 뛰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주장 양동근(모비스)은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뛰어 행복하다. 이런 경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농구팬들은 일본이나 중국, 타이완에서도 교류전이나 국제대회를 개최하는데 우리는 그동안 너무 손을 놓고 있었다고 개탄한다. 이번에 흥행에 대한 우려도 씻어 냈다. 협회와 연맹이 진지하게 논의해 내년부터 초청대회 형식으로라도 정례화했으면 좋겠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민선 6기 ‘의전 거품빼기’ 새바람

    민선 6기 ‘의전 거품빼기’ 새바람

    6·4 지방선거에서 새로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사이에 의전 간소화 바람이 분다. 불필요한 행정력과 예산 낭비를 차단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30일 울산시에 따르면 김기현 울산시장은 행사 참석과 현장 업무 때 실·국장 대신 직급이 한 단계 낮은 과장들과 같이 가기로 했다. 실·국장이 따라가면 과장과 계장이 자료를 챙겨 줘야 하는 등 행정력이 낭비될 수 있어서다. 현장 브리핑은 실무를 가장 잘 아는 사무관급이 하도록 했다. 관용차는 에쿠스 승용차에서 카니발 승합차로 바꿨다. 시 관계자는 “김 시장이 취임 뒤 외부 행사 참석을 40%가량 줄였고, 각종 의전도 간소화해 실무 중심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행사 참석을 줄이고 연설문 분량도 짧게 했다. 시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행사장에 먼저 도착한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퇴근 뒤 개인 일정에는 비서와 운전기사 없이 혼자서 이동한다. 하위직들이 행사장이나 복도에서 만나도 격의 없이 질문하고 결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까지 과장급 이상만 지사실에서 결재를 받을 수 있었다. 송 지사는 주최 측을 배려하라며 행사 참석 시 지사가 어느 자리에 앉아야 하는지 따지지 말도록 했다. 조길형 충북 충주시장은 시가 주관하지 않은 행사에서 축사하지 않거나 간단한 인사로 축사를 대신하기로 했다. 기념사진 촬영 때에는 행사를 주최한 대표가 가운데 서도록 했다. 시장이 나서면 주객이 전도될 수 있어서다. 조 시장은 읍·면 순방 시 직원들만 참석하도록 했다. 그동안 주민들까지 참석시켜 공무원들이 부담을 느꼈고 사전 선거운동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조 시장은 취임식 날 기념식수도 하지 않았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업무보고를 간소화하고 부서장과 사무관의 결재 대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결재 사전예약제를 시행하도록 했다. 행사 참석을 줄이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무실에서 비서실 직원들과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학교 방문 시 교육장의 영접을 금지하고 음료만 준비토록 했다. 학교 대청소와 학생 동원도 금지했다. 학교와 산하기관의 업무보고 시 표지 없이 1페이지로 간략하게 만들도록 했다. 갑자기 찾아갈 때 ‘방문 10분 전 예고제’를 시행해 학교 부담을 덜어 주기로 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교육감 의전 간소화 지침’을 만들어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오창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회문화팀장은 “의전 간소화는 민선 시대를 맞아 바람직하다”며 “권위의식을 버리겠다는 단체장들의 의지가 공무원 사회 전체로 확대돼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공직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씨줄날줄] 자판기 효과/정기홍 논설위원

    치명적인 호흡기 질병인 사스(SARS)가 유행했던 2003년 중국 산시성(山西省)의 한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스의 공포가 엄습하자 마을엔 “누구는 무슨 약을 먹었다”는 등의 뜬소문과 함께 민간요법들이 돌아다녔다. 사스를 내쫓으려고 집집마다 붉은색 종이를 대문에 붙였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했다. 하지만 사망자는 늘어났다. 사스가 사그라진 이후 의학을 믿지 않고 부적에 의지한 행동을 후회한 것은 당연했다. 지난달 사망이 확인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인을 놓고 온 나라가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유병언 괴담’이다. 처음에는 시신의 흔적과 사망 시점을 둔 진실 공방이 일더니, 지금은 시신의 키와 지문 채취 방법 등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사도 못 믿겠다고 한다. 국과수가 사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의구심을 낳는 건 당연하다. 의심스러운 것도 한두 개가 아니다. 애초부터 수사가 부실했다. 어제는 야당 대변인이 가세해 “외관상 유씨의 시신이 아니다”며 불을 지폈다. 국과수에서 잰 시신의 키(150㎝)가 본래보다 작다는 것이다. 시신 감식에 참여한 경찰관의 녹취록도 갖고 있다고 했다. 국과수가 “당시 시신은 목뼈 7개 중 3개가 빠져 그렇게 나온 것”이라고 해명하며 애를 먹고 있다. 유씨 사인 괴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중이다. 괴담은 대형 사건사고가 날 때면 어김없이 나온다. 소고기 촛불시위 때는 소가죽 가방을 들고 다니면 광우병에 걸리고, 소고기 라면 수프만 먹어도 뇌가 뚫린다는 황당한 말도 나돌았다. 정부의 자작극이라 주장했던 천안함 침몰 괴담도 비슷한 유형이다. 괴담이 나오는 원인은 여럿 있다. 첫째가 소통이 안 되는 사회에서 싹튼다. 상대방을 믿지 못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신 때문이다. 사안마다 ‘거짓쇼’라 하고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달리 목청을 높인다. 인터넷 시대인 요즘엔 참과 거짓을 판별할 틈을 주지 않고 삽시간에 도배되고, 빠르게 다른 곳으로 옮아간다. ‘자판기 효과’라는 말이 있다. 두어 명이 복도의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나눈 말이 진실인 것처럼 퍼지는 것을 뜻한다. 확인하지 않고 한 말이 ‘카더라’로 건너뛰면서 사실인 것처럼 자리하게 된다. 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들은 제품을 만든 뒤 멀리 떨어져서 음을 듣는다. 옆에서 들어 좋은 소리는 최상급이 아니란다. 성악도 이와 비슷해 신인 성악가를 뽑는 오디션에서는 넓은 홀의 맨 끝 좌석에 심사인이 앉아 듣는다고 한다. 떨어져서 들어야 목소리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는 이치다. 좀 더 떨어져 듣고 멀리서 바라보는 여유가 아쉬운 시절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휴일근무·야근 피하고 재충전해라”

    “업무 시간에 밀도 있게 일하고 휴일 근무와 야근은 가급적 피해 달라.’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일하는 방식’을 개선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취임한 정 장관은 내부에서부터 관행적이고 수동적인 조직 문화를 창의적으로 바꿔 점차 공직사회 전반의 관행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30일 안행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최근 직원들에게 휴일 근무와 야근을 가급적 피하고 휴가를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근무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을 하고 나머지를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정 장관은 또 직원들이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폐쇄적인 사무 공간을 쾌적하게 바꿀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지난 24일 사무실 복도에 건의함을 설치하고 내부업무 처리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의 건의도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 안행부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정부서울청사 건물 10∼14층과 16층 엘리베이터 옆에 ‘신임 장관님께 바란다’라는 글귀가 붙은 상자가 비치된 것이다. 안행부의 내부업무 처리 시스템인 ‘하모니’에도 이 같은 코너가 마련됐다. 8월 1일까지 건의함과 시스템에 제출된 의견은 정 장관에게 직접 전달된다. 정 장관은 직원의 공통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월례조례 때 답변할 계획이다. 현재 건의함에는 많은 의견들이 모여 해당 부서에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안행부는 우수 제안에 시상을 하고 의미 있는 내용은 액자 형태로 장관 집무실에 게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행부 내부에서는 이를 헌법학자인 정 장관이 원칙을 강조하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한 직원은 “처음에는 법조계 출신 장관이라서 원칙적이고 엄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취임 직후 직원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 직원들이 조금씩 호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비상근무와 조직 축소 등으로 분위기가 많이 침체돼 있는데 이런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랫동안 이어진 조직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쉽지 않겠지만 조금씩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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