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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장에 비룡이…경기장에 앉은 모습 봤더니

    야구장에 비룡이…경기장에 앉은 모습 봤더니

    지난 23일 통신 라이벌 SK와이번스와 KT위즈의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인천문학구장(SK행복드림구장)에 ‘비룡’이 등장했다. 세계 최대 전광판인 ‘빅보드’에 SK와이번스의 상징인 비룡이 야구장으로 날아드는 모습이 나타난 것. 상상속 동물인 비룡은 황금색 날개를 휘날리며 경기장 지붕과 관중석 위를 날아다니다 그라운드 위에서 포효하는 등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지친 기색을 보이며 석판에 주저앉았던 비룡은 관중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5GX AR’에 접속해 응원 버튼을 누르자 다시 기운을 차리고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섬광으로 변해 SK와이번스 라커룸으로 날아 들어갔다. 비룡의 기운을 받은 듯 SK와이번스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힘차게 경기장으로 뛰어나오자 선수 소개와 시구 등 경기 절차가 시작됐다. 비룡 영상은 야구 중계 채널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방영돼 TV나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보는 야구팬들도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영상은 SK텔레콤이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의 주력인 증강현실(AR)로 형상화한 것이다. 단순히 3D 캐릭터를 구현하는 수준을 넘어 현실 세계를 가상으로 복제하는 ‘5G 하이퍼 스페이스 플랫폼’과 AR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생성·공유하는 ‘T 리얼 플랫폼’ 등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정교한 기술이 적용됐다. SK텔레콤은 이런 기술을 활용해 경기장 전체를 실제 크기와 동일한 3D 디지털 모델로 재구성해 대형 AR 캐릭터인 비룡이 위치와 포즈에 따라 경기장 공간과 정확하게 맞춰지도록 했다. 또 비룡이 카메라가 비춰주는 곳을 따라 움직이고 빛의 방향 등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도록 해 더 실감 나는 모습을 담아냈다. 5GX AR 앱에서는 각 이닝 사이에 라이브 야구 퀴즈 이벤트도 진행했다. 1회말 후 앱에서 SK와이번스의 선발투수 김광현 선수가 2회초에 몇 개의 탈삼진을 기록할 것을 묻는 퀴즈의 답 중 하나를 선택하자 답안이 종이비행기로 변해 경기장 중앙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스마트폰에 연출됐다. 퀴즈에 답한 350여명의 종이비행기가 한데 뭉쳐 다양한 색상의 대형 ‘SKT’ 모형을 만드는 퍼포먼스도 보였다. 혼자 보는 AR이 아니라 경기장 관중과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AR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앱에서는 이용자 2명이 실제 테이블 위에 각자의 타자와 투수 캐릭터를 AR로 소환해 즐길 카드게임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AR 야구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다. 야구장 1루측 복도 1층에는 ‘5GX 체험존’이 설치돼 있었다. 체험존에서는 5G의 초고속·대용량 특성을 활용해 야구장 전체를 초고화질로 한눈에 볼 수 있는 ‘5GX 와이드 뷰’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구장에 설치된 9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상하좌우로 스크롤 해 180도 시야에 들어오는 전경을 초고화질로 볼 수 있었다. 원하는 부분을 고화질 그대로 확대하는 ‘핀치 줌’과 홈, 1루, 3루 방향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멀티 앵글’ 기능도 제공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치광장] 교육으로 미래 번영 꿈꾼다/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자치광장] 교육으로 미래 번영 꿈꾼다/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지역이 발전하려면 인구가 많아야 하고, 인구가 많아지려면 젊은 부부들이 모여야 한다. 그렇다면 젊은 부부들이 모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동대문구는 그 답을 교육이라고 보고 민선 5기부터 7기에 이르기까지 지역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관련 예산 지원을 늘려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교육경비보조금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번째로 많은 53억원을 지원했고, 올해는 그보다 더 늘어난 60억원을 편성했다. 늘어난 교육경비보조금은 초등학교 교실·복도·방충망·화장실 개선사업, 학습코칭 프로그램, 교육변화 대응 프로그램, 과학창의인재 육성 프로그램, 특성화고 국제화 사업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망라한 교육 인프라 조성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지역 33개 공립 초등·중학교에 지원했던 무상급식도 올해는 사립 초등학교 3곳과 고등학교 11곳까지 확대했다.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어린이집 등에 공급하는 ‘도농상생 공공급식센터’도 설치·운영하기 시작했다. 물론 예산을 대규모로 지원한다고 해서 단기간 내에 교육 경쟁력이 급격히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중국 춘추시대 관중(管仲)은 ‘일년지계 막여수곡, 십년지계 막여수목, 종신지계 막여수인(一年之計莫如樹穀, 十年之計莫如樹木, 終身之計莫如樹人)’이라고 말했다. “1년에 대한 계획으로는 곡식을 심는 일만 한 것이 없고, 10년에 대한 계획으로는 나무를 심는 일만 한 것이 없으며, 평생에 대한 계획으로는 사람을 심는 일만 한 것이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교육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행정관청 등 교육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숙고해야 한다. 당장의 성과에 연연해서도 안 되고 그럴 필요도 없다. 우리는 앞으로도 우리 지역의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민하고 관계자들과 소통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백년 앞을 내다보는 교육 지원체계를 수립하고 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과업을 원활히 수행해 우리 동대문구를 서울 최고의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
  • 덕수궁 즉조당·준명당 내부 첫 개방… 덕수궁 전각 특별관람 27일 시작

    대한제국 시기 정전과 고종 침전으로 사용한 덕수궁 즉조당과 준명당이 처음으로 일반에 개방된다. 문화재청은 전문해설사와 함께 석어당, 함녕전, 중화전, 즉조당, 준명당 등 덕수궁의 주요 전각 내부를 돌아보는 특별관람을 오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즉조당은 조선 광해군(재위 1608∼1623)과 인조(재위 1623∼1649)가 즉위했다고 알려진 곳으로 대한제국 초기에 정전으로 쓰이다 후에는 집무실인 편전으로 쓰였다. 즉조당과 복도로 연결돼 있는 준명당은 외국 사신을 접견하던 곳이다. 고종의 고명딸인 덕혜옹주와 황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유치원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궁궐에서 보기 드문 중층 목조 건물인 석어당은 2층에 오르면 화사하게 핀 살구꽃을 감상하기 좋은 전각이다. 고종이 1919년 승하한 장소인 함녕전은 내부에 조선시대 커튼인 무렴자(솜을 두어 누빈 커튼)와 왕의 의자인 용교의, 왕권을 상징하는 그림인 일월오봉병이 전시돼 있어 궁궐의 옛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특별관람은 하루에 2회(오전 10시와 오후 4시) 진행되며 소요 시간은 1시간 20분이다. 참가 신청은 26일 오전 10시부터 덕수궁관리소 홈페이지(www.deoksugung.go.kr)에서 하면 된다. 참가비는 없다. 회당 정원은 15명.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열린세상] 지식이 권력이다/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열린세상] 지식이 권력이다/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세계의 도서관 중 가장 높은 24층 106m 높이를 자랑하는 중국 상하이도서관의 중앙 정원에는 큼직한 공자상이 서 있고, 그 옆에는 조경술을 활용한 ‘구지’(求知·지식을 추구하라)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세계의 도서관을 많이 가보았지만 이곳처럼 지식의 가치를 강조하는 곳은 보지 못했다. 복도를 걷다 보니 ‘아는 것이 힘이다’(지식이 권력이다) 같은 의미의 문장을 세계 20여개 언어로 새겨 놓은 커다란 벽이 나타났다. 한국어는 어디 있는지 물었더니 대형 화분을 밀쳐서 보여주었다. 그런데 ‘지식은 결코 힘이다’라고 잘못 새겨져 있기에 고쳐 주었다. 아무튼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면에서는 잊히지 않는 곳이다. 옛날부터 지식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현대는 지식·정보혁명의 시대이므로 지식의 역할이 훨씬 중요해졌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인 2005년 전미국도서관대회 기조연설에서 “현시대는 지식이 권력이 되고 성공의 관문이 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나온다”고 말할 정도로 도서관과 지식의 중요성을 아는 인물이다. 미국인들은 도시를 조성할 때 학교, 경찰서, 소방서와 함께 도서관의 위치를 먼저 정할 정도로 지식의 전당인 도서관을 중시한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넓은 제국을 건설했던 몽골이 장기적 발전에 실패한 것은 유목민족의 특성상 늘 옮겨 다니느라 지식을 축적, 재생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제도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랜 감옥 생활을 절호의 독서 기회로 활용함으로써 ‘지식의 힘’으로 자신을 철저하게 무장해 논리와 지성이 결여된 한국 정치에서 독보적 위상을 확보했으며, 결국 그 힘으로 대통령에까지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만년에 몇 시간씩 신장 투석을 할 때도 책 읽어 주는 사람을 통해 독서를 할 정도로 왕성한 지식욕의 소유자였다. 가난하여 학교를 제대로 못 다닌 링컨은 책만 보면 닥치는 대로 읽은 덕에 오히려 명연설을 할 수 있었고, 그 힘으로 대통령까지 됐다. 의원 시절에는 의회도서관에서 마음껏 독서를 했으며, 도서관에서 터득한 군사학 지식은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내면의 힘이 됐다고 한다. 미국 4대 대통령 매디슨은 “지식은 영원히 무지를 지배할 것이다. 자기 자신의 통치자가 되려는 국민은 지식이 주는 힘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한복판 권력의 심장부 크렘린 바로 앞에는 러시아의 지적 무기고 역할을 하는 국가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도서관에는 크렘린을 위해 ‘지식 서비스’를 해 주는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로 권력과 지식은 밀접하게 공존하고 있다. 크렘린과 국가도서관은 지하도로 연결돼 있다. 세종과 정조도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왕실 도서관인 집현전과 규장각을 각각 운용했다. 세자(세손) 시절 선왕으로부터 ‘건강을 해치니 책을 그만 읽어라’는 금서령(禁書令)을 받을 정도로 지독한 독서광이었으며, 학문이 신하들보다 뛰어났다고 한다. 태종이 양녕을 폐세자한 후 충녕을 세자로 지명하면서 교지를 통해 밝힌 이유는 ‘공부하기를 좋아하고 밤새도록 독서를 한다’(好學終夜讀書·호학종야독서)는 것이었다. 정조 때 최고 지식인들의 집합소였던 규장각이 최고 권부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개혁은 ‘칼로 하는 개혁’과 ‘붓으로 하는 개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조는 규장각을 활용해 학문과 지식의 힘으로 개혁했다. 칼을 이용한 개혁은 주관적, 과거지향적인 반면 붓을 이용한 개혁은 객관적, 미래지향적이다. 이런 바람직한 개혁은 정조 자신이 뛰어난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식에는 비약이 없다. 어느 누구라도 날마다 하나둘씩 축적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기하학의 대가 유클리드에게 왕이 비결을 묻자 “학문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아무리 왕이라 해도 열심히 공부하는 것 외에 달리 비결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젊은 시절 얻은 지식은 두고두고 평생을 써먹는다. 이 불확실한 세상에 결코 녹슬지 않을 최고의 무기인 ‘지식근육’으로 무장하라.
  • “조선족 학생 ‘충효예’ 새기도록 태권도 보급 힘쓸 것”

    “조선족 학생 ‘충효예’ 새기도록 태권도 보급 힘쓸 것”

    “중국 내 조선족 동포들이 ‘충효예’(忠孝禮) 태권도 정신을 잊지 않도록 열과 성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재단법인 경기도태권도협회(이사장 김경덕)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중국 지린성 바이산(白山)시조선족학교(교장 김광석) 전교생이 태권도를 배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 이사장은 18일 “중국에서 태어나 자란 김 교장이 충효예의 태권도 정신을 알고 ‘태권도 속에 배인 민족의 혼과 얼을 후학들에게 가르치고 싶다’는 말을 해 가슴이 뜨거워질 만큼 깜짝 놀랐다”며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선양국제태권도오픈대회가 끝난 뒤 백두산 근처에 있는 바이산학교를 방문했다. 여유롭지 못한 환경이었지만 교직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동포학교를 되살리려는 의지를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우선 오는 8월 말 바이산학교가 추천한 사람을 초청해 지도자 교육을 이수하게 한 뒤 사범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연간 1200만원에 이르는 급여도 지원한다. 바이산학교에 전용 태권도장이 건립되면 훈련장구 등을 지원하고 전교생에게 도복도 전달하기로 했다. 바이산시는 최근 1000㎡ 규모의 전용 태권도장 건립비를 이 학교에 지원하기로 화답했다. 바이산학교는 인구 30만명의 바이산시에 마지막 남은 조선족학교다. 10년 전만 해도 학생 수가 급감해 폐교 위기까지 내몰렸으나 우리나라에서 교사를 파견하고 영천 및 동안성로터리클럽 등 각계에서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지역에서 주목받는 학교가 됐다. 4년 후 정년퇴직하는 김 교장은 “학교가 발전하려면 아무리 생각해 봐도 태권도 교육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3년 전부터 전교생에게 태권도를 가르쳤으나 사범이 없다 보니 아쉬움이 많았다”고 했다. 김 교장은 지난해 1월 박윤국 경기 포천시장 소개로 김 이사장을 만났다. 김 교장은 “김 이사장을 비롯한 협회분들의 사랑으로 바이산학교는 동북 3성에서 가장 주목받는 민족학교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며 “5~6년 후부터는 졸업생들이 사범이 돼 더 많은 조선족학교에 태권도를 보급할 수 있다”고 기뻐했다. 김 이사장은 “세계 최대 태권도 수련인구가 있는 중국에서 협회는 조선족 동포가 ‘태권도 9단 연맹 문화획책 유한주식회사’를 설립해 태권도 보급에 앞장서도록 지원했다”면서 “향후 바이산학교에서 배출하는 사범들이 중국 태권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태권도협회는 지난해 5월 태국 파타야에서 ‘제8회 태국 프린세스컵 국제태권도대회’를 태국 한인 태권도사범연합회(회장 박종화)와 공동 개최했으며, 5월에는 파타야시와 초·중·고교 등 시립 33개교에서 태권도를 정규 수업으로 채택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협회는 미국, 스페인 등 전 세계에 태권도를 보급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어르신들 인생을 그려 드립니다”

    “어르신들 인생을 그려 드립니다”

    서울 서대문구는 올해 ‘행복 타임머신 사업’을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서대문구가 2015년부터 매년 관내 대학과 함께 노인들의 마음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만들어 세대 간 소통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번엔 자신의 삶을 회고하고 비망록을 작성하는 ‘인생노트 쓰기’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주도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사전의료의향서, 사전장례의향서, 상속의사확인서 등을 작성하는 법도 안내한다. 인원도 지난해 155명에서 434명(인생노트 쓰기 210명, 캐리커처 그리기 140명, 추억의 액자 만들기 70명, 자서전 쓰기 14명)으로 크게 늘렸다. 경기대 애니메이션영상학과,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이화여대 캐리커처 동아리, 한국예술원, 한국예술실용학교 학생들이 재능기부로 힘을 모은다. 작품이 완성되면 전시회와 전달식도 마련한다. 올 연말까지 만 65세 이상 저소득 구민이나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한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문석진 구청장은 “노인에게는 삶의 활력을, 젊은이에겐 봉사 경험을 제공하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 행복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미군부대 3차 순환로·앞산 관광 명소화… ‘명품 남구’ 키울 것”

    “미군부대 3차 순환로·앞산 관광 명소화… ‘명품 남구’ 키울 것”

    대구 남구는 대구 기초단체 가운데 가장 낙후된 곳이다. 재정자립도가 대구에서 가장 낮은 것은 물론 전국 구 단위 기초단체 69개 중 63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체 세 수입으로는 직원 월급 절반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며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인구의 21.3%를 차지한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남구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을 정도로 지역 경제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어렵다”면서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명품 남구를 만들기 위해 취임 후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서울신문이 조 구청장을 지난 4일 만나 지역 현안 해결 등 구정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안지랑곱창골목과 앞산 카페거리가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것이다. 한국관광의 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서류심사와 현장 방문평가 등 객관적인 성과자료를 토대로 전문가들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선정된 것은 국내외 팸투어단 유치, 여행주간 이벤트, 미군과 함께한 핼러윈 축제, 찾아가는 관광안내소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 주민들과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응원해 준 힘도 크다. 이를 계기로 이 일대가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 앞산 생태관광 모노레일사업, 강당골 클라이밍장 조성, 가족이 함께하는 골안골 도시형 캠핑장 조성, 고산골 공룡공원 확장, 빨래터 해넘이 전망대 설치, 아동 청소년 자전거 레포츠길 조성 등 앞산 관광 명소화 사업도 함께 추진하겠다.”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가 3차 순환도로 완전 개통인데. “미군부대 내 미반환 부지인 서편활주로 680m 때문에 숙원사업인 3차 순환로가 20년 넘게 개통되지 못하고 있다. 반환이 완료된 캠프워커 H 805헬기장 및 동편활주로 부지는 도로가 개설되겠지만 반환받지 못한 서편활주로의 경우 현실적으로 조기 반환에 어려움이 있다. 미군부대 부지 반환은 정부, 국방부, 미군의 한미행정협정(SOFA) 규정에 의한 협의사항이라 기초단체장 힘만으로 한계가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2만명의 서명 운동을 마쳤으며 정부, 국방부, 대구시, 시민단체와 협조체계를 강화해서 당초 계획대로 개통하든지 이게 어렵다면 지하나 우회도로를 건설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최근 남구에서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다. 재개발·재건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주민들의 의사가 존중되고, 재산권이 보호돼야 한다. 현재 남구에서 재개발·재건축 대상지가 34곳에 이른다. 이 중 4곳이 착공에 들어갔으며 분양을 완료했다. 또 대명3동 뉴타운(2126가구)과 대명역골안지구(1051가구), 대명동 상록지구(975가구) 등 9곳은 관리처분 인가가 돼 1~2년 내 분양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 외 대상지역에 대해서는 사업기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대한 행정지원을 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을 원하는 곳은 구청에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용적률을 완화해서 주민부담을 줄이며 사업성은 높이겠다. 그렇게 되면 낙후된 지역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정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절차 간소화 방안으로는 이미 운영 중인 재개발·재건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관련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있다. 또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일괄 접수해 사업시행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규모 가로주택정비 사업 추진도 활성화하겠다. 이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기업과 주민 간 협의체를 만들어 추진하겠다.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도 관련규정에 따라 가능한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하겠다.” -남구 하면 미군부대를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다. 미군과 어떤 교류를 하는지. 또 미군으로부터 반환받는 부지에 들어설 대구 대표도서관 건립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미군부대는 남구 전체면적 중 6% 정도 차지한다. 따라서 미군과의 관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미 간 우호증진을 위해서도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필요하다. ‘문화·교육’ 분야의 교류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매년 지역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미군부대를 방문해 미군들과 영어로 대화하고 문화를 체험하는 ‘글로벌 앞산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참여 학생들은 색다른 경험을 하는 즐거움이 있어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군들도 한국 학생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 그동안 참가자들 모두 호응도가 높다. 이와 함께 남구 대표 축제 개최 때 미 육군대구기지사령관을 비롯한 미군 가족들을 매년 초청하고 있다. 올해도 앞산빨래터 축제와 핼러윈 축제 때 미군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한미친선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미군부대 관련 민원 해결, 부대 인접 지역 개발 및 공사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해 상호 논의하며 우호를 증진시키고 있다. 미군 헬기장 반환부지에 들어설 대구 대표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규모로 사업비 498억여원이 투입된다. 정책자료실과 멀티미디어실 그리고 북카페, 어린이 영어영화관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상반기 착공해 2021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인구 유입 방안은. “남구는 대구 중심지와 가까이 있고 교통 인프라도 좋은데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인구 유입을 위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미개발 지역을 활용하겠다. 이곳에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자율주택정비사업 등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또 도시철도 역세권 중 2개 정도를 개발할 계획인데 주상복합 주거지역으로 만들어 가겠다. 이와 함께 인구 유입 전망이 밝은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분양 중인 아파트도 있고 분양 예정 및 재개발 추진 중인 곳이 많다. 이러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앞으로 인구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구보다 노인 인구 비중이 높은 편이다. 노인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달성교육지원청 이전한 뒤 현재 비어 있는 곳에 노인지회와 시니어클럽을 연결한 노인복지 커뮤니티 거점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장소는 협소해서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거점센터를 활용해 창업형 일자리를 늘려 노인들의 소득을 높이겠다. 물리치료실, 실버스포츠센터 등이 들어서는 노인전용 휴식 공간도 거점센터에 만들겠다. 이 밖에 다양한 노인복지 정책을 추진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 -구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발전된 남구, 정주하고 싶은 남구, 행복한 남구를 건설하기 위해 취임 후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구청장과 공무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지역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들었는데 이를 가슴에 새기며 강력한 추진력과 열정으로 활기찬 행복도시를 만들겠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 프로필 ▲당적:자유한국당 ▲출생:1962년 경북 고령 ▲학력:영남대 경영학과, 영남대 경영대학원 ▲경력:대구 남구의회 의장, 대구 구·군의회 의장협의회 회장, 전국균형발전 지방의회협의회 회장,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 대구시 국제공항 통합이전추진위원장
  • 7㎡ 이상·창문 설치 ‘서울형 고시원’ 만든다

    앞으로 서울에 고시원을 운영하려면 방의 실제 면적이 최소 7㎡(화장실 포함 시 10㎡) 이상이어야 하고, 방마다 창문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시가 전액 지원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사업 예산도 전년 대비 2.4배 늘린다. 서울시는 18일 지난해 11월 7명의 사망자를 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후속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노후고시원 거주자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을 처음으로 수립했다. 2013년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1인가구의 최소주거조건을 14㎡ 이상 면적에 전용 부엌과 화장실을 갖추도록 고지했지만, 고시원은 주택이 아닌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돼 적용에서 제외됐다. 현재 고시원을 지을 때 복도 폭에 대한 건축기준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실면적이 4~9㎡(약 1~3평)에 불과하고 창문조차 없는 ‘먹방’이 넘쳐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번 주거기준을 시의 노후고시원 리모델링 사업 등에 즉시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민간 신축고시원에 강제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사업’의 예산을 15억원으로 늘려 노후고시원 75곳에 전액 지원한다. 설치비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기존에 입실료를 5년 동안 동결해야 했던 것을 3년으로 줄이는 등 지원 조건도 완화했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협력해 향후 2년 안에 모든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저소득가구에 임대료를 일부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 바우처’ 대상에 고시원 거주자를 포함시킨다. 이에 따라 고시원 거주자 약 1만 가구가 1인당 월 5만원을 신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예산 50억원을 투입해 고시원 밀집지역 내 건물을 임대해 빨래방, 샤워실 등 공용공간으로 활용하는 ‘고시원 리빙라운지’ 시범 사업도 시작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소박함만 한국의 美라더냐… 고려의 호방함 서린 ‘독립운동 성지’

    소박함만 한국의 美라더냐… 고려의 호방함 서린 ‘독립운동 성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으며 가장 주목받는 문화재는 단연 경북 안동의 임청각(보물 182호)이다. 경술국치 직후 집주인 이상룡은 일가 친족을 이끌고 서간도로 망명했다. 막대한 재산을 처분한 자금으로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독립운동의 주역들을 양성하고, 임시정부 제3대 대통령 격인 국무령을 역임했다. 오랫동안 방치되던 임청각은 독립운동의 성지가 되어 대대적으로 복원 정비할 예정이다. 이 집은 올해 창건 500주년을 맞으며, 고려 주택의 전통을 가진, 매우 드물고 소중한 건축 유산이기도 하다.●고성 이씨 법흥파종택… 이명이 1519년 창건 임청각은 고성 이씨의 한 분파가 안동 법흥동에 건립한 파종택이다. 하나의 옛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가문의 역사를 들추는 수고를 해야 한다. 집은 곧 인격의 표현이고, 종택은 오랜 시간의 축적물이기 때문이다. 고성 이씨의 시조는 고려 문종 때 호부상서를 지낸 이황이다. 그는 거란의 침략을 막아 내는 큰 무공을 세워 철령군(철령은 경남 고성의 옛 이름)에 봉해졌다. 이 가문은 고려조에 정승급만 5명이나 배출한 명문가로 성장했고, 조선 초 좌·우의정을 지낸 이원이 용헌공파를 이루게 된다. 그의 아들들은 전국에 걸쳐 번성했는데, 6남인 이증(1419~1480)은 안동부 남문 밖으로 이주해 안동 지역의 입향조가 됐다. 그의 차남인 이굉은 낙동강 건너 현 정상동에 귀래정을 지었고, 이 일대는 고성 이씨의 씨족 마을로 발전했다. 이증의 3남 이명은 1519년 영남산 남록, 법흥동의 낙동강변에 정자를 지어 임청각이라 이름하니, 현재의 군자정 건물이다. 1540년, 여기에 본격적인 살림채와 가묘를 세워 파종택으로 정착시킨 이는 이명의 6남인 또 다른 이굉이다. 임청각 정착의 역사는 한 가문이 어떻게 명문가로 성장하는지, 그리고 어떤 건축적 장치가 필요했는지를 보여준다. 소수 귀족만이 성씨를 가졌던 고려시대에는 국가적 공헌을 이뤄 성씨를 하사받았다. 성씨와 동시에 일정 지역을 식읍으로 받는데, 곧 본관이 된다. 왕조가 바뀌는 조선 초는 기존 명문가들의 명암이 엇갈리는 시기였다. 새 왕조에 참여한 가문은 더욱 번창하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 멸문지화를 입던지 재야의 향반으로 전락하게 된다. 조선 초의 향촌은 고려적 장원 체제가 해체되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는 큰 변혁기를 맞았다. 이 시기에 번창한 가문의 자손들은 전국 각지의 새로운 소유지를 찾아 분파하게 되며, 파종가들이 출현했다. 종가가 되려면 종택을 짓고, 시조를 제사할 사당을 세워야 한다. 또한 향촌의 절경 곳곳에 개인 소유의 정자를 세운다. 지역의 경관을 소유하는 자가 바로 지역의 세력가가 되기 때문이다. 임청각은 별장인 정자로 시작해서 살림집과 사당을 가진 종택으로 확장한 경우다. 가문을 연지 500년 만의 결실이며, 그로부터 또 다른 500년이 흘렀다. ●고려 한옥의 또 다른 흔적, 온돌이 드문 2층집 우리의 건축들은 임진왜란 때 거의 파괴되어 현존하는 대부분은 17세기 이후에 지어진 것이다. 임란 이전의 것으로 임청각같이 큰 집이 온전히 남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집은 오래되고 거대할 뿐만 아니라 후대의 다른 살림집과 확연히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남아 있는 부분만도 1층 50칸, 2층 12칸의 큰 규모로 후대의 한옥이라면 적어도 5채의 독립 건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 집은 별채인 군자정을 제외한 모든 살림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하늘에서 보면 마치 불완전한 용(用)자와 같이, 5개의 안마당을 중심으로 기와지붕의 선들이 이어진다. 평면 구성만도 밀집되고 복잡한데, 경사지를 활용한 3차원적 구성은 더욱 복합적이다.임청각의 눈에 띄는 특징은 2층 구조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현재 2층 공간은 12칸이 남아 있지만, 원래는 20여 칸이나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머리가 부딪힐까 걱정해야 하는 다락이 아니라 충분히 생활이 가능한 정식 2층 공간이다. ‘한옥은 단층’이라는 상식은 임청각에서 여지없이 깨진다.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이생규장전’은 고려 말 개성을 무대로 전개되는 연애기담이다. 2층루가 있고 이들을 은밀한 복도가 연결하는 것으로 여주인공의 집을 묘사했다. 아마도 이 소설을 쓴 조선 초까지, 개성과 한양의 큰 살림집의 일반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다. 임청각의 2층 바닥은 물론 1층 대부분도 마루 바닥이었다.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온돌은 총 70칸 중 5칸에 불과했다. ‘한옥은 온돌’이라는 상식도 깨진다. 후대에 온돌로 개조한 부분까지 다해야 겨우 10칸이다. 서울 종로의 공평지구 재개발 때 조선 전기의 한옥 마을을 발굴하게 되었다. 보통 10여 칸 집에 단 1칸만 온돌방이며 마루가 주된 바닥을 이룬 집들이었다. 온돌이 한옥의 주된 바닥형식이 된 것은 17세기 이후이다. 이 집의 창호들 역시 후대의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창틀이 벽 가운데 떠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이른바 ‘액자창’들이 대부분이며, 아예 벽의 일부에 창을 끼운 것 같은 붙박이창도 여럿이다. 2짝 여닫이창들은 예외 없이 가운데에 문설주를 둔 ‘영쌍창’들이다. 이러한 액자창, 붙박이창, 영쌍창은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이며, 18세기 이후의 한옥에서는 보기 힘든 오래된 기법들이다.한마디로 임청각은 고려 살림집의 전통을 간직한 호방하고 웅장한 집이다. 흔히 한국적 미학이라 일컫는 ‘소박하고 단순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 수도 개성의 풍물을 그린 ‘고려도경’의 묘사와도 같이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건축이다. 13칸 행랑채의 수평적 장대함, 거의 3층 높이 안채의 수직적 당당함, 오래된 창호형식의 고졸함, 낙동강의 풍경을 감싸 안는 군자정의 넉넉함…. 이제는 거의 사라져 임청각만이 간직하고 있는 우리 건축의 또 다른 전통이다. ●보수 속 혁신… 남자는 군자정·여자는 살림채 써 임청각의 500년 세월 가운데 수차례 대대적 수리를 했지만, 후손들은 선조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는 원론적 보수는 아니었다.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마루들을 온돌방으로 개조했다. 남자 주인들은 별당인 군자정을 거처로 삼아, 살림채 대부분의 사용권을 여자 가족과 하인들에게 넘겨주었다. 옛 형식은 지키되, 새로운 내용을 수용한 은밀한 혁신의 결과다.석주 이상룡(1858~1932)은 이 가문의 가장 혁신적인 인물이다. 퇴계학파의 정통을 이은 안동의 큰 유학자로서 을사늑약 때부터 의병활동과 애국계몽운동에 앞장섰다. 1911년 노비를 해방하고 조상들의 위패를 묻은 뒤 서간도에 망명, 만주 땅에서 74세로 운명할 때까지 무장독립 투쟁에 헌신했다. 노비 해방과 제사 철폐는 정통 유림에게 있을 수 없는 패륜이다. 심지어 종손으로서 종가인 임청각을 팔아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그러나 그는 군자정의 주인답게 진정한 ‘군자’였다. 군자란 누구인가? 세상의 문제와 해답을 깨달은 사람, 더 나아가 깨달음을 온몸으로 행하는 지행합일의 인간이다.1700년대 언저리, 이 집안의 두 형제가 분가해 임청각 좌우로 탑동파종택과 평지파종택을 세웠다. 1941년 일제는 고성 이씨 3형제 동네 앞에 중앙선 철도를 부설했다. 임청각의 대문채 등이 파괴되었고, 탑동파종택 앞의 법흥사지7층전탑(국보16호)은 기울어졌으며, 철도 노선에 포함된 평지파종택은 아예 흔적이 사라졌다. 일가족 10명이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불령선인의 가문에 대한 야만적 보복이었다. 1913년 임청각을 한 일본인에게 2000원(현 가치 200억원 추산)에 팔았는데, 이를 알게 된 고향의 일가들이 합심하여 3000원에 곧 되사 보존할 수 있었다. 이 거액 매입을 주도한 이는 석주의 20촌 동생인 평지파종택의 이태희였다. 그는 일제 식민 치하의 수모를 감내하며 자신의 방법으로 고향과 가문을 지켰다. 보수와 혁신은 한몸이었다. 정통 유림이 무장투쟁가로 변신하고, 해방된 노비가 독립군이 됐다. 망명해 딴 나라에서 순국한 이도 있고, 고향에 남아 은밀히 독립운동을 도운 이도 있다. 비록 모두를 추서할 수는 없어도, 모두가 애국자이다. 280억원의 예산으로 임청각 일대를 복원 정비한다고 한다. 철도 이설과 임청각 정비뿐 아니라 사라진 평지파종택을 비롯해 외거 노비들의 가랍집까지 복원해야 한다. 이들 모두가 보수의 전통 속에서 혁신을 꿈꾸고 몸 바쳤던 역사이기 때문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건축학자
  • ‘장자연 법정’ 증언 윤지오 “상식 벗어난 질문 많아서 놀라”

    ‘장자연 법정’ 증언 윤지오 “상식 벗어난 질문 많아서 놀라”

    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리스트를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32)씨가 다시 법정에 나와 증언한 뒤 눈물을 흘렸다. 윤씨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민간기업 임원을 지낸 A씨 측 변호인의 태도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윤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강제추행 혐의 공판에 출석해 당시 상황을 다시 증언했다. 윤씨는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법정에 나와 증언했지만 지난달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검찰이 ‘육성 증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며 재정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참관인 신분으로 출석한 윤씨는 증인으로 전환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에서 약 40분간 증언한 뒤 법정을 나온 윤씨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활동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복도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윤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진실규명 촉구를 처음으로 언급해주셨고”라며 말하다가 재차 울음을 터뜨렸다. 윤씨는 “추행 정황에 대해 다시 회상을 하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렸다”고 말하면서 A씨 측 변호인단의 태도를 지적했다. 윤씨는 “당시 장면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라라고 하셔서 했는데 그 과정에서 (A씨 측) 변호인 한 분이 웃었다”면서 “그 분도 하는 일을 하는 거지만 상식에서 벗어난 질문이 많아서 놀랐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국가에 신변보호와 진실규명 딱 두 가지를 부탁드린다”면서 “어떤 보상도 말해본 적 없고 저는 그럴(보상을 받을)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또 윤씨는 “상황을 아는 다른 연예인도 있고, 목격자가 저 혼자가 아니다. 증언을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술 취해 부산대 여자기숙사 무단침입한 20대 남성

    술 취해 부산대 여자기숙사 무단침입한 20대 남성

    20대 남성이 부산대 여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에 무단 침입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18일 부산대 총학생회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새벽 2시 38분쯤 부산대 대학원생 A(27)씨가 이 학교 여자기숙사인 자유관의 통제구역에 침입했다. 경찰은 부식차량 출입을 위해 열려있던 기숙사 외부 담장 문을 통해 음주 상태였던 A씨가 들어온 사실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자유관 건물 안으로까지 들어가지는 않았고 통제구역 침입 이후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 신분 조사 후 귀가 조치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외부인 자유관 성폭행 시도 사건 이후 무단침입이 발생해 자유관 원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서 “학교가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20대 남성 대학생 B씨가 자유관에 침입해 복도에서 만난 여학생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붙잡힌 사건이 있었다. 부산대가 자유관에 최첨단 보안시설을 갖췄다고 밝힌 지 한 학기도 안 돼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었다. 외부인 성폭행 시도 사건 이후 경비인력을 확충한 부산대는 오는 5월 출입문이 빨리 닫혀 외부인이 쉽게 출입할 수 없는 ‘스피드게이트’ 설치하기로 하고, 생체 인식 시스템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부산대에서는 2013년에도 20대 남성 대학생 C씨가 새벽에 여자기숙사에 침입해 잠자던 여학생을 때리고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출발도 하기 전에… 힘 잃은 대광위

    출발도 하기 전에… 힘 잃은 대광위

    독립 외청 아닌 위원회… 결정권 한계 사무소도 과천서 세종 변경 걸림돌로 “유명무실 수도권교통본부 전철 우려”19일 수도권 등 교통난 해소를 위해 발족하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출범도 하기 전에 기능과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 당초 수도권 지자체들이 원했던 국토교통부 독립 외청이 아닌 산하 위원회로 설립되기 때문이다. 수도권 3개 시도가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지원해 만든 수도권교통본부가 기대에 못 미치는 형식적인 기구로 전락한 현실도 대광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부추긴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국토부는 지난해 7월 ‘광역교통청’을 설립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산적한 수도권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독립 외청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문재인 정부도 광역교통청 설립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지난해 12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부처 간 논의 과정에서 행정안전부가 광역교통청은 지방분권에 역행된다며 제동을 걸어 독립 외청이 아닌 국토부 산하 위원회로 성격이 바뀌었다. 이에 수도권 3개 시도가 위원회는 실효성이 없다며 반발하자 단순히 광역교통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위원회가 아닌 자체 예산을 편성하고 정책 집행 권한을 가진 위원회로 구성하기로 조정됐다. 대광위는 상임위원장(차관급)과 관계부처 실장급, 지자체 부단체장, 교통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30인 이내의 합의기구로 운영된다. 위원회 아래에는 정책 집행을 위한 사무기구인 광역교통본부가 있어 광역교통 문제 해소를 위한 권한을 행사한다. 그러나 위원회는 독립 외청에 비해 구속력과 결정권이 약해 광역교통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2005년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가 예산과 인력을 지원해 만든 수도권교통본부가 지자체 이기주의만 난무한 채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한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교통본부가 형식적인 협의체에 그쳤던 것은 실질적인 권한과 강제성 등이 없었기 때문으로, 이를 대체하는 별도의 정부기구가 필요하다는 게 수도권 3개 지자체 입장이다. 하지만 대광위가 출범한 뒤에도 수도권교통본부는 여전히 존재해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광위 사무소가 과천시에서 세종시로 변경된 것도 교통현안 수요가 많은 수도권 해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대광위는 경기 과천에 설립하기로 계획됐다. 대도시 교통문제의 70∼80%가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광위 준비 과정에서 갑자기 세종시로 변경됐다. 정부 관계자는 “행복도시법상 신설 공공기관은 세종시에 설립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주로 수도권 버스와 택시, 지하철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할 대광위의 업무 효율성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위원회의 특성상 교통문제 갈등 조율을 위해 지자체와 이해당사자 간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위원회가 세종에 있어 길에서 반나절을 허비하는 구조가 됐다”고 밝혔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대광위가 수도권교통본부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SF 전문 출판사 아작의 박동준 마케터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언론사를 직접 찾아다닌다. 출판 담당 기자를 만나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언론사에서 SF소설, 장르소설은 소개를 잘 안 했거든요. 직접 가면 측은지심에서라도 한 줄 써주실 거 같아서….”‘공상과학’, ‘장르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설움받던 한국 SF소설의 위상이 달라졌다. 주요 작가들의 단편선이 쏟아지는 한편 지난달 출간된 ‘토피아 단편선’(전 2권·요다)은 한국 SF소설 사상 처음으로 대형 서점 사이트(알라딘)의 소설 분야 주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1990년대 PC통신이 주 무대였던 시절부터 쌓아온 역량이 발화함과 동시에 SF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토피아 단편선은 출간 일주일 만에 1500세트(3000부)가 판매됐다. 평균 1쇄에 500부쯤 찍는 출판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과학전공 작가 중심의 SF 단편집을 표방하는 토피아 단편선은 10명의 SF 작가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중 하나의 세계관을 택해 다가올 미래 사회를 그렸다. ‘한국 괴물 백과’를 펴낸 곽재식, 주물공장에서 일한 경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동식,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김초엽 작가 등이 참여했다. 도은숙 요다 편집팀장은 “난도 높은 과학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허황된 이야기를 뜻하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가 틀렸으며, 실은 있을 법하고 충분히 가능한 미래를 그린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SF·판타지·추리물을 주로 다루는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대표 중단편선도 지난달 말 단행본으로 출간됐다(‘아직은 끝이 아니야’·아작). 2003년 창간 이후 ‘거울’은 문집을 자체적으로 발간했지만,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슷한 시기 국내 최초 SF 평론집인 ‘SF는 공상하지 않는다’(은행나무)도 나왔다.이러한 붐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르문학 진영에서 쌓아 왔던 역량이 지난해와 올해를 지나며 폭발한 결과라고 말한다. 1990년대 PC통신 시절부터 활약했던 작가들은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웹소설을 넘어 지면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SF 작가 및 영화평론가로 잘 알려진 듀나, 2004~2006년 한국과학문예재단 주관의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을 통해 배출된 김창규·김보영·배명훈 작가 등이 1세대 작가군을 이룬다. 전체 출판 시장은 하향세인 반면 SF 쪽에서는 3~5년 새 그래비티북스, 아작, 동아시아의 허블 등 전문 출판사들이 생겨나 이들의 글을 부지런히 지면에 옮겼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 이후 달라진 사회적 관심도 한몫했다. SF 연구자인 이지용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대국 이후 정부와 관계 기관에서는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SF에 있지 않을까’라는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SF가 더이상 공상이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이후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SF 작가들이 서기도 하고 관련 세미나도 자주 열렸다. ‘부산행’, ‘마블 시리즈’ 같은 국내외 SF 영화의 흥행이 독자층을 넓히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SF협회 같은 단체들이 창립돼 작가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세계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한국 SF소설의 전망은 밝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인 ‘보건교사 안은영’처럼 만화·영화 등 다른 장르로의 변주도 용이하다. 정소연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는 “과학소설은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도 모두 포괄한다”며 “페미니즘 같은 이슈들에 대해 사회과학적 담론이 이미 반영이 돼 있기 때문에 독자들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은 소설, 올바른 소설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장르문학 간 위계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SF는 공상하지 않는다’를 쓴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젊은 세대로 내려올수록 박민규·윤이형·정세랑 작가처럼 장르·본격 나누지 않고 쓰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위계 구분을 없애 본격문학 쪽에서도 SF 작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비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경쟁보다 협력, 속도보다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이죠”

    “경쟁보다 협력, 속도보다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이죠”

    “내 아이가, 우리 아이가 주입식 암기교육·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에 병들고 아파하는데 침묵할 수 없었고요. 아파하는 아이들을 지키겠다고, 경쟁교육 더 이상 못하겠다고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들이 해직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참교육학부모회 창립은 왜곡된 교육열로 아이들을 고통 속에 방치했다는 자성의 외침이었습니다. 아이들 개개인의 소질과 개성·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마련해주고자 학부모들이 나선 거지요.” 나명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이하 참학) 신임회장의 일성이다. 실수실행(實修實行). 즉 아는 것을 실천하는 진정한 지성인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 교육 민주화에 헌신한 그의 모습에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 소설이 생각난다. 유럽 선진국과 OECD 국가의 50% 이상이 법으로 금지하고 실시하는 ‘취학전 문자교육 금지’를 아시아 국가로는 대만이 유일하다. 그러나 현 정부의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높이는 후퇴된 입시정책을 결정하고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한다고 발표를 보며 “촛불로 국민이 세운 정부이기에 맘대로 절망도 못 하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님을 뵙고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라는 나 회장. 경쟁 중심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과 제도, 그리고 사회 풍조를 개선하는 것으로부터 내 아이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자식을 잘 키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선각자의 길을 걸어온 나 신임회장을 만나 교육 민주화와 21세기 참교육에 대한 그의 소신을 확인하며 ‘없던 길을 사람이 다니면 길이 된다’는 말이 새삼 지혜로 다가온다. 편집자 주→양육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인지요.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학교급식만큼은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식단으로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식재료를 공급받기 위해 지방 곳곳 급식업체 실사를 다니며 학교 참여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바쁘다 보니 정작 내 아이들에게는 수업준비물을 빠뜨리는 일, 받아쓰기를 챙겨주지 못 하는 일 등 손길이 느슨해지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당신 애나 잘 챙기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하는 교사나 주변의 반응에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학부모’를 오직 ‘한 아이의 부모’, 가장 사적인 존재로만 인식하는 것이었어요. 아이를 키우며 더 힘들었던 것은 능력주의 신화를 의심 없이 강요하는 교육시스템과 거기에 무기력하게 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내면화하는 우리 교육 현장과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는 초등 저학년부터 매번 시험점수로 친구와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합니다. 고등학교는 아예 칠판에 학급 등수를 써놓고 복도에 전교등수를 기록합니다. 소고기 등급 나누듯이 아이들을 성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잘한 자에게는 보상을 주고, 못한 자는 루저 취급하는 것을 당연시 여깁니다. 학교 교육과정 내내 아이들은 시험점수만이 개인의 역량을 파악하는 도구라는 ‘능력주의’ 프레임에 익숙해집니다. 내 아이와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이런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흡수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학부모운동을 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연대와 참여를 통해 해결해 나가려고 했습니다. →참교육활동을 하게 된 동기와 활동하면서 느꼈던 보람은 무엇인가요. -2000년대 초반 학교학부모회는 제가 아는 어떤 조직보다 비합리적이었어요. 자원하지 않은 자원봉사, 공교육이라면서 걷는 찬조금, 결산보고도 없는 예산 운영 등이 보편화된 사업방식이었어요. 19세기 학교에서 21세기 아이들을 키운다는 비판을 하잖아요. 그야말로 19세기 학부모회였지요. 그런데 의외로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교육혁신을 위해 만들어낸 제도가 있어요. 교육혁신을 위한 큰 무기이자 힘이죠. 교육의 변화를 위해 누군가 여기까지 끌어왔구나, 내 몫의 참여와 개혁을 외면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을 공급받기 위해 참교육학부모회에 가입해서 활동하게 되었어요. 학생인권조례, 학부모회지원조례, 친환경 무상급식, 불법 찬조금 금지 등의 활동을 하면서 제왕나비를 떠올렸어요. 제가 부모로서 우리 아이에게 해준 최고의 선물은 교육운동을 한 것, 우리 세대와는 다른 출발지점에 서게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의 발자취를 이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겠다고, 함께 ‘참교육학부모회’라는 지속가능한 활동에 함께 하는 학부모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 우리가 쌓은 계단 덕분에 뒤에서 오는 누군가는 좀 더 쉽게 올라갈 거고, 저 역시 누군가가 쌓아놓은 계단을 딛고 덜 넘어지면서 여기까지 온 거겠지요. →30년 역사의 참학은 87년 6월항쟁 이후 교육 민주화와 궤를 함께한 듯합니다. 기간의 역사와 활동에 관해 소개해주시겠어요 .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설립됐는데 이에 참여한 교사들은 모두 해직을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참교육을 외치는 교사는 우리가 지킨다’라며 선배 학부모들이 의기투합했지요. ‘전교조 탄압저지 및 참교육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시민사회와 함께 결성했습니다. 전교조합법화 집회에 나갈 때면 많은 협박이 있었다고 해요. 심지어 장학사가 와서 시비를 걸기도 했고 선배님들은 거리에서 집회 현장에서 수시로 연행되었답니다. 1989년 9월 22일 창립대회가 열렸던 향린교회를 전경들이 원천봉쇄하였는데 450여명의 회원이 참가했는데 그 수보다 전경과 사복경찰이 더 많았대요. 학부모가 두려웠나 봐요. 오늘날에는 당연한 것이 그때는 불온시 되던 엄혹한 시절이었지요. 창립과 동시에 ‘육성회비 반환청구소송’을 했어요. 소송으로 육성회비는 수업료와 다른 잡부금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으나 재판에는 패소했어요. 그러나 이후 육성회비는 폐지되었습니다. 또한 참교육학부모회가 ‘불법찬조금신고센터’를 설치해서 부당한 찬조금과 촌지 요구에 대해 제보를 받았었는데 어찌나 제보가 많았던지 당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감사청구도 하고 고발도 했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데 근거자료가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참교육학부모회 하면 촌지 없앤 단체’라고 많은 분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촌지로 인한 고통이 컸다는 반증이라 봅니다. 그 외에도 학교급식법 개정 및 무상급식운동, 학교운영지원비 폐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등등 다양한 일들을 했습니다. →최근 참교육학부모회가 중점을 두는 활동은 무엇인지요.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하지요. 학교자치를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이 산교육이라 생각합니다. 학부모가 학교자치를 실현하는 하나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을 하고 지원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또한 텅 빈 학교운동장을 보면 마음이 아팠어요. 넓은 운동장 한켠에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을 불렀어요. ‘와글와글 놀이터’는 그렇게 태어났어요. 놀이터를 지켜주는 학부모를 ‘놀이터 이모’라고 불렀어요. 저희는 운동장에서,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기꺼이 놀이터 이모가 되려 합니다. OECD 35개국 중 만 19세에 선거권을 갖는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에요. 오스트리아는 만 16세에 선거권을 갖는데 말이죠. 청소년에게 선거권도 안 주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심한 모순이죠. 청소년이 자기 삶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선거연령 18세 미만 하향, 정치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정당법개정, 어린이 청소년인권법 제정, 학생인권법제정 운동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신임회장으로서 포부와 하시고자 하는 주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 중에 동엽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 아이가 침몰하는 배에서 하던 말 “나는 꿈이 있는데, 살고 싶은데” 동엽이가 펼치지 못한 꿈, 우리 아이들이 꿈꿀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어요. 과거 정권에서 우리 아이들은 꿈꿀 틈이 없었어요. ‘고교다양화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줄 세우고 고등학교 입시부터 아이들을 경쟁시키기에 바빴죠.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 없이 바로 입시정글에 내던져진 셈이지요. 다행히도 국가교육회의 중심으로 미래 교육을 제시하는 2030교육체제를 마련 중에 있습니다. 입시지옥에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자 합니다. 올해는 참교육학부모회 30주년입니다. 그 역사를 기록하고 총정리하려 합니다.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교육계와 다양한 사회의 지성들과 함께하는 자리도 마련하려 합니다. →현 정부 취임 1주기를 맞이하여 문재인 대통령께 편지를 보냈다는데요. -세월호참사로 250명의 아이를 잃었습니다. 입시경쟁교육 속에서 그 아이들이 유예시킨 꿈을 생각하며 진도까지 걸어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대학이라는 세월호’에 갇혀 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십사 호소하기 위해 글을 올렸습니다. ‘경쟁보다는 협력, 속도보다는 방향, 이윤보다 생명존중’의 가치가 교육에 녹아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는 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을 높이는 후퇴된 입시정책을 발표했고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을 허용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사교육 시장에 정부가 굴복했다고 봅니다.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사교육시장과 거기에 영합하는 교육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거죠. 또한 부모의 비능력적 요소의 격차를 없애는 것은 공교육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촛불로 국민이 세운 정부이기에 맘대로 절망도 못 하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대통령님을 뵙고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신자유주의 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21세기 대한민국의 참교육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체제는 국가책임이 빈곤한 공공성 부재 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내 자식의 교육은 학부모의 각자도생과 경쟁우위라는 방식으로 해결해 왔으며 학력과 학벌이 계층상승의 주요한 수단이 되어 입시 중심 교육이 지배해 왔습니다. 이는 경쟁과 수월성(秀越性)과 소비자 선택권 추구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체제가 우리 교육의 골간이 되어버린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교육선택권이란 이름으로 계속해서 학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은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비가 비싼 사회로 유명한데 이는 사회적 불평등이 당연시되고 사회공공성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반면 북유럽 나라들은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연대 의식이 보편화되고 공동체는 활성화됩니다.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 단순히 교육비 부담의 문제가 아니며 신자유주의 교육을 극복하는 참교육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특별기고] 교도소와 닮은꼴 교실…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 늘려야/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 교육감

    [특별기고] 교도소와 닮은꼴 교실…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투자 늘려야/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 교육감

    “인구가 줄면 국가 예산도 줄일 겁니까?” 지난 2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관한 토론회에서 기획재정부 발표자가 학생수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 확대에 난색을 보이자 객석에서 나온 목소리다. 학생이 줄어드니 교육재정을 확대할 수 없다는 말은 기존 교육재정이 정상적으로 공급됐을 때 하는 말이다. 우리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학교교육비나 학교건축비가 정상이라고 생각할 때에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교육감이 된 후에 맨 처음 한 일이 학생들의 의자를 바꿔 주는 것이었다. 고등학생은 그 의자에서 하루 15시간 동안 앉아 있다. 우리 학생들이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의자의 단가가 얼마인지 살펴보라.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초등학교를 짓는 평당 건축단가는 578만원이다. 반면 정부청사 평당 단가는 717만원이다.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이 어른들이 사무를 보는 건물보다 허름하게 짓는다는 말이다. 심지어 교도소의 평당 단가보다 낮다는 통계도 있다. 학교 건물과 가장 유사한 건물이 교도소다. 넓은 연병장에 성냥갑 같은 네모난 건물. 일자형 복도에 각 교실이 배치돼 있는 구조와 교도서 감방의 설치 구조가 비슷하다. 이렇게 권위적이고 획일화된 교실에서 창의성이 나올까? 창의적인 교육을 하려면 공간 자체가 그런 창의성을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를 같은 공간에 짓는 설계를 했다. 각 건물이 3층을 넘지 않으며, 초등학교는 저학년과 고학년을 나누었다. 직육면체를 벗어나 복도 역시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설치하고 복도에도 다양한 코너를 설계했다, 초등학교 지붕 바로 아래에도 다락방 같은 공간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다양한 공부와 놀이를 할 수 있게 설계했다. 그런데 이렇게 설계하고 나니 예상되는 건축 비용이 교육부의 기준 건축비를 넘겨버렸다. 기존의 건축비 기준이 잘못인가? 설계가 잘못된 것인가? 지금 교육부에서 학교공간 재구조화를 준비하고 있다. 공간은 수업의 형태를 좌우한다. 지금의 교도소 구조의 학교에서는 획일적 암기식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활동은 다양한 공간에서 나온다. 올해 세종시 학교기본운영비, 즉 학생들과 교수학습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을 학생 1인당으로 환산하면 97만원이다. 한 달에 학생 1명당 8만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이것을 정상적인 기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은 교육혁신이 전제돼야 한다. 세종교육청에서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서 이외에 281개의 교과목을 개설해서 수업을 한다.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44개의 교과목을 신설했다. 이것을 우리는 공동교육과정이라 부른다. 이런 교육활동은 기존에는 없던 교육활동이다. 그동안 양적 성장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재정은 교육재정이어야 한다. 그 어떤 투자보다 중요한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고교무상교육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국가가 결단할 일이다.
  • “물러가라!” 전두환 광주 등장에 초등학교 학생들도 분노

    “물러가라!” 전두환 광주 등장에 초등학교 학생들도 분노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광주 법정에 선 11일 광주지방법원 인근에 있는 모 초등학교 학생들도 전씨의 법정 출두 모습을 지켜봤다. 초등학생들은 이날 낮 12시 34분 법정동에 도착한 전씨의 법정 출두 모습을 학교에서 지켜보며 복도 창문을 통해 “전두환 물러가라”를 외쳤다. 이 모습이 사진과 영상을 통해 알려지자 전씨를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학교에 전화해 “아이들이 소리치도록 지시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고학년 학생들은 그동안 역사 교육이나 부모 등을 통해 전씨의 법정 출석 의미를 알고 있고 아무래도 학교 위치가 법원과 가깝다 보니 관심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다. 5·18 민주화운동 39년 만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선 전씨는 당시 시민을 향한 발포 명령이나 헬기 사격에 대한 질문을 외면하거나 전면 부인했다. 전씨 부부는 재판이 끝난 뒤 광주시민들의 거센 비난과 항의를 받으며 승용차를 타고 법원을 떠났다. 다음 재판은 증거 정리를 위한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되며 오는 4월 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체벌’ 고교 교사 상해 혐의에 “학생 인격권 무시” 벌금 150만원

    ‘체벌’ 고교 교사 상해 혐의에 “학생 인격권 무시” 벌금 150만원

    학생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홧김에 체벌을 가한 고교 교사에 법원이 ‘학생의 인격권을 무시했다’는 취지로 벌금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 재직하던 A(33) 교사는 지난해 4월 16일 오후 4시 10분쯤 교무실 앞 복도를 지나던 중 실내에서 운동화를 신고 있는 B군을 발견했다. B군은 이 학교로 실습을 온 다른 고교의 학생이었다. A 교사는 “왜 운동화를 신고 다녀서 복도를 더럽히냐”고 B군을 나무랐다. 이에 B군이 “저, 이 학교 학생 아니다”라고 답하자 A 교사는 B군이 대든다며 주먹으로 머리르 2대 때렸다. 머리를 맞은 B군이 “아이 씨”라고 불쾌함을 드러내자 A 교사는 B군을 교무실로 데려가 다시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드럼 스틱으로 엉덩이를 때리기도 했다. 이 체벌이 문제가 되면서 A 교사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고승일 부장판사는 9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 교사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고 부장판사는 “올바른 훈육은 학생의 성숙성 정도와 인격권 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 사건의 경우 발생 학교의 교칙이 생소한 피해자에게 이를 안내하고, 실내화를 구비했는지 확인하며, 없다면 이를 배려하는 수단을 취하는 게 일반적인 훈육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학교 학생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린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이는 성숙한 인격체로 나아가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존중이나 충분한 배려와 훈육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체벌로 나아간 폭력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의 사소한 잘못에 대해 관용과 인내의 태도를 먼저 보이기보다 폭력 행위를 앞세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 “부적절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이해와 반성이 미흡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갯내음, 봄내음…묵향 맡아보고 샛별 찾아보고

    갯내음, 봄내음…묵향 맡아보고 샛별 찾아보고

    엄마 손잡고 놀러와 고사리 손으로 조개 캐보는 아이 옹이 진 손가락으로 종일 허리 굽혀 갯것 캐는 어민들 모두 ‘감태 매기’ 몰두하다 보면 노을지는 평온한 동네어촌은 두 가지 얼굴을 가졌습니다. 여행지로서의 어촌과 삶의 터전으로서의 어촌. 전자에 한갓진 풍경, 다양한 체험거리, 바구니 가득 바지락을 채운 여행자가 있다면, 후자에는 고된 노동, 마디마디가 옹이 진 손가락, 종일 허리 굽혀 갯것을 캐는 어민이 있습니다. 이맘때 충남 서산의 중리어촌체험마을은 어촌의 두 가지 얼굴을 보여주는 여행지입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감태 뜨기 체험을 하며 서산의 갯벌을 알아가도 좋고, 허리를 한껏 수그리고 감태 매는 어민을 보며 노동의 무게에 대해 사색해도 좋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여행의 끝자락에는 감태 한 장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수고로움을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연초록 물이 든 감태가 입에 들어오면 봄이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될 겁니다.충남 서산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평온한 어촌이 있다. 세계 5대 청정 갯벌 중 하나인 가로림만에 자리한 중리어촌체험마을이다. 펄이 깨끗하니 마을에서 나는 바지락, 굴, 뻘낙지는 청정 수산물로 이름났다. 그뿐 아니다. 숱한 어촌체험마을 중 2016년도 어촌마을 전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을 만큼 운영 실력을 검증받았다. 바지락 캐기 체험, 감태 뜨기 체험, 쪽대 그물로 물고기 잡기 등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해마다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와 추억을 만들고 간다. 이맘때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갯벌에서 감태 매는 어민들이다. 감태 철인 겨울부터 초봄까지 마을의 하루 작업량은 150톳, 1만 5000장이나 되는 양이다. 갯벌을 뒤덮은 초록색 실오라기가 걷힐 때마다 봄이 딸려온다.●年10만 명 이상 관광객 찾아… 지금은 갯벌서 감태 매기 한창 발이 푹푹 빠지는 중리 갯벌 군데군데 초록빛 잔디가 깔려 있다. 긴 고무장화를 신은 할머니가 갯벌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잔디를 한 움큼씩 건져 올린다. 잔디의 정체는 감태, 한겨울부터 초봄까지 나는 녹조류 갈파래과다. 감태는 언뜻 보면 파래나 매생이와 비슷하지만 알고 보면 전혀 다르다. 감태 줄기는 파래보다 가늘고 매생이보다 굵다. 양식 방법도 다르다. 파래나 매생이는 주로 대나무 발에 포자를 붙여 양식하는 반면, 감태는 갯벌에 포자가 박힌 뒤 제 알아서 자란다. 상서로운 땅, 서산의 자연이 주는 귀한 식재료다. 감태는 채취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수온이 조금만 높아져도 연초록색이던 것이 갈색으로 변한다. 하늘하늘하던 것이 뻣뻣해져 맛도 없다. 깨끗한 갯벌에서만 자라는 데다가 양식도 불가능하다. 노동은 또 얼마나 고된가. 호미로 밭을 매듯 갯벌에 찰싹 달라붙어 손으로 뜯어야 하기에 감태는 ‘맨다’고들 한다. 매고, 씻고, 발에 뜨고, 말리는 모든 과정이 손으로 시작해 손으로 끝난다. 당연지사 김보다 훨씬 귀한 대접을 받는다. 중리어촌체험마을은 감태 뜨기 체험을 통해 감태가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알려준다. 고층 빌딩에 둘러싸여 살고 편의점 음식에 길들여진 ‘도시 촌놈’이 서산의 갯벌, 자연의 맛을 느낄 기회다. 체험 후에는 건조한 감태를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감태 김은 한 톳(100장)당 3만 5000원 선. 어른은 25장, 어린이는 10장을 가져갈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장사다.●매고, 씻고, 뜨고, 말리는 전 과정이 손으로 시작해 손으로 끝나 체험은 감태를 씻는 것부터다. 감태 줄기 사이사이의 진흙이 빠져나가도록 몇 번씩 헹구는데, 마구잡이로 휘젓지 말고 시계 방향으로 둥글게 돌려가며 씻는 것이 포인트다. 다음 단계는 감태 뜨기. 헹군 감태를 감태 발과 틀을 이용해 물속에서 골고루 펴는 작업이다. 한곳에만 뭉치지 않도록 감태를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니 체험자들은 이내 말을 잊고 집중한다. 한 올 한 올 흩날리던 감태가 체험자의 손에 이끌려 네모난 김처럼 모양새를 갖춰간다. 마지막 단계인 감태 건조까지 거치면 감태 뜨기 체험이 마무리된다. 체험까지 했는데 감태 맛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감태’(甘苔)를 풀면 단 이끼다. 이끼처럼 생겨서 단맛이 난다고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이 단맛이라는 게 참 묘하다. 처음엔 쓴맛이 지배적이다가 씹을수록 단맛이 천천히 번진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도 자리를 뜰 수 없는 영화처럼 단맛의 여운이 짙다. 감태 김 한 장에 수백 번의 허리 굽힘, 수십 번의 헹굼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곱씹게 되는 단맛이다. 이 쌉싸래한 달달함에 중독되면 김이나 파래는 성에 차지 않는다. 감태 김치, 감태 무침 등 감태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감태 김에 밥 한 숟갈 올려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마을의 다양한 즐길 거리 중 바지락 캐기 체험은 가족 방문객에게 언제나 인기다. “엄마, 나 게 잡았어!” 갯벌에서는 아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소란스러워진다. 바지락은 갯벌 표면 가까이에 살기 때문에 호미로 야트막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체험 후에는 중리의 너른 갯벌을 따라 마을을 산책할 시간이다. 이른 봄 햇살을 받은 갯벌은 별 가루를 뿌린 듯 반짝이고, 꽃무늬 작업복을 입은 할머니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갯것을 손질한다. 마을의 오늘은 어제와 다르지 않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이다. 단조로울 정도로 반복되는 일상의 어촌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중리 감태에는 연초록 물이 오른다. 봄이 오고 있다는 소리다.중리어촌체험마을 인근 볼거리 ●묵향 흐르는 문화예술공간, 서산창작예술촌 중리어촌체험마을 맞은편 언덕배기에 분홍색 옷을 입은 단층 건물이 있다. 2010년, 서산시가 폐교를 매입해 만든 서산창작예술촌이다. 서예, 미술, 도예 등의 다양한 전시가 두세 달에 한 번씩 교체되며 연중 열린다. 예술촌은 30분 남짓이면 둘러보기 충분하다. 초등학교 교실과 복도는 어엿한 갤러리가 된다. 마룻바닥이 삐거덕대는 소리와 스피커에서 흐르는 클래식 음악이 기분 좋은 화음을 이룬다. 예술촌 뒷문은 운동장으로 이어진다. 하늘로 힘차게 뻗은 솟대와 나룻배가 서산의 들녘을 배경으로 안온한 풍경을 연출한다. 서산창작예술촌이 특별한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 중 한 명인 시몽 황석봉이 이곳의 관장이기 때문이다. 웅진식품 ‘아침햇살’ 음료수 병의 수묵화, 국순당 ‘백세주’의 글씨 모두 그의 작품이다. 서산 출신인 황 관장은 50여 년의 서울살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허름한 폐교에 자신의 예술혼을 불어 넣었다. 크고 작은 작품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서예 아카데미까지 예술촌 구석구석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란 없다. 서예 아카데미에서는 서예의 대가에게 전통서예, 현대서예, 전각을 배울 수 있다. 수업료는 무료, 재료비는 별도다.●류방택 선생 업적 기리는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류방택’이라는 이름은 낯설어도 만 원권 지폐 뒷면의 별자리 그림은 익숙하다. 그림의 정체는 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제228호). 서산 출신의 고려 말 천문학자, 금헌 류방택 선생이 제작한 것이다. 하늘을 그린 석각 천문도 중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둥근 원 안에 1467개의 별을 새겼는데, 별의 밝기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표현했다.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은 류방택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관측실에서 천체를 관측할 수 있음에도 ‘천문대’라고 명명하지 않은 이유다. 1층의 류방택사료관에서 류방택 선생과 천상열차분야지도에 관한 전시를 둘러보아야 공간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주 관측실은 현재 장비 수리 중으로 보조관측실만 이용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의 슬라이딩 돔 뚜껑이 열리고 굴절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의 흑점이나 홍염, 밤에는 달이나 별자리가 보일 때엔 모두가 탄성을 지른다. 주의할 점 하나. 해가 지고 별이 뜨기 전인 박명 시간(오후 5시 30분~7시 30분)에는 태양과 별 모두 관측할 수 없다. 이곳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접근성이다. 굽이진 길을 차로 몇 십 분 달려야 도착하는 두메산골 천문대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관측소를 표방해 훤한 대로변에 자리한다. 거대한 돔 뚜껑에 이끌린 곳에서 류방택 선생의 업적을 배우고 천체를 관측하게 된다면 꽤 뿌듯한 배움이겠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IC에서 ‘서산, 태안’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서산톨게이트 통과 후 70번 지방도를 지나 중왕교차로에서 중왕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왕산이로를 5㎞가량 달리다 어름들2길을 따라가면 중리어촌체험마을이다. →맛집 : 서산시청 앞에 있는 진국집(665-7091)은 오래된 게국지 집으로 이름났다. 젓갈을 듬뿍 넣은 게국지를 중심으로 나물 반찬, 달걀찜 등을 준다. 삼기꽃게장(665-5392)은 2대에 걸쳐 운영하는 간장게장 전문점이다. 어리굴젓을 숙성시킨 젓국을 써서 꽃게의 비린 맛을 잘 잡아낸다. 큰마을영양굴밥(662-2706)은 간월암 근처에 있는 굴 요리 전문점이다. 간월도 자연산 굴, 대추, 은행 등이 들어간 영양굴밥이 대표 메뉴. 김에 굴밥과 어리굴젓을 함께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 곳 : 서산버스터미널과 중앙호수공원 근처에 잘 곳이 모여 있다. 중앙호수공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서산아리아호텔(668-7822)은 블랙 앤 화이트로 단장한 인테리어가 깔끔하다. 특실에는 의류 관리기인 스타일러를 비치했다. 계암고택(010-2376-8273)은 한옥의 전통미와 현대식 시설의 편안함이 조화를 이루는 고택이다. 19세기에 지은 사대부 한옥이지만 현대식 화장실, 부엌, 에어컨 등을 갖췄다.
  • [월드피플+] 시한부 엄마가 미래의 딸에게 남긴 눈물의 편지들

    [월드피플+] 시한부 엄마가 미래의 딸에게 남긴 눈물의 편지들

    시한부 여성의 ‘버킷리스트’는 혼자 세상에 남겨질 딸을 위한 것들로 가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살 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여성과 하나밖에 없는 딸의 슬픈 이별 준비를 다뤘다. 영국 잉글랜드 노팅엄에 사는 르네 피어스(41)는 지난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희귀병에 걸려 온 몸이 서서히 굳어가고 있는 그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엄마 없이 살아가야 하는 딸에 대한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르네에게는 지난 2013년 남편 라이언과의 사이에서 얻은 딸이 한 명 있다. 태어나자마자 모든 사람들을 반하게 했을 만큼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렉시(5)가 그 주인공이다. 렉시가 태어난 뒤 결혼식을 올린 르네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설명할 정도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행복도 잠시, 2015년 9월 딸과 함께 길을 걷던 르네는 원인모를 무릎 통증으로 주저앉았다.검사 결과 오른쪽 무릎 연골이 찢어진 상태였고 별다른 조치 없이 고강도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하지만 6개월 후 이번엔 오른쪽 팔의 힘이 빠져 플러그도 스스로 꽂을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렉시와 장난을 치다 소파에서 떨어졌을 때는 아예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자신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한 르네는 다시 병원을 찾았고 ‘운동신경세포병’ 진단을 받았다. 운동신경세포병은 운동 신경에 점진적인 퇴행이 일어나는 희귀 질환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대표적 운동신경세포병으로는 루게릭병이 있다.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되나 아직 원인도 치료법도 밝혀지지 않았다. 르네는 하위 운동신경이 손상돼 근육이 위축되고 쇠약해진 경우였다. 시간이 갈수록 르네의 건강은 점점 나빠졌고, 지난해 9월 의사는 그녀에게 앞으로 살 날이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르네의 머릿속은 온통 딸 렉시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찼다.이후 남편 라이언과 간호사인 르네의 어머니가 불치병에 걸린 딸의 간호를 맡았고 르네는 친구들과 함께 딸과의 추억을 위한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녀는 “시간만 허락된다면 딸과 함께 파리 디즈니랜드도 가고, 미국 델라웨어에 있는 여동생 클레어도 만나러 가고 싶다. 렉시에게 엄마와의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어 조급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렉시의 다섯번째 생일에 꿈에 그리던 파리 디즈니랜드를 찾은 모녀는 가족과 친구의 도움으로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고 있다. 그러나 이별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르네는 딸이 자라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 딸을 엄마 없이 자라게 하는 것이 속상해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르네는 렉시에게 엄마가 곧 하늘나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해주었지만 5살짜리가 죽음을 알 리 없었다. 그녀는 “딸의 미래에 내가 없을 거라는 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고통”이라면서 “딸에게 어떻게든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어 렉시가 40세 생일 때까지 내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도록 30여 개의 축하카드를 미리 준비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10살, 11살, 17살, 딸이 엄마 없이 홀로 맞이할 생일에 함께하기 위해 르네는 움직이지 않는 팔로 엄마의 도움을 받아 편지를 썼다. 르네가 미래의 렉시에게 보내는 카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10살 생일을 맞은 내 딸에게. 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해를 즐기렴. 내 사랑과 내 영혼은 늘 너와 함께 있단다” “사랑하는 내 딸 11살 생일을 축하한다. 중학교 입학식에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미안해”  “남자친구는 잘 해주니? 17살이라고 다 컸다 생각하겠지만 넌 아직 어리다는 걸 기억해다오. 그리고 운전 연습 꼭 하렴”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10년 전 티아라 효민에게 “아주 힘들지만 후회 안 할거야”

    10년 전 티아라 효민에게 “아주 힘들지만 후회 안 할거야”

    가수 효민이 10년 전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털어놨다. 효민은 5일 MBC 표준FM ‘아이돌 라디오’에 가수 레이나와 함께 출연해 데뷔 11년 차 아이돌의 공감대를 나눴다. 이날 ‘아이돌 라디오’는 1989년생으로 데뷔 11년 차를 맞은 동갑내기 효민과 레이나를 위해 ‘8979’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레이나와 효민은 음악 방송에 가면 후배들로 둘러싸여 복도로 나서기 망설여지는 상황에 공감대를 쌓았다. 레이나는 “혼자 대기실에만 있게 된다”고 귀띔했고, 효민은 “최근에 기사에서 ‘친해지고 싶다’고 했는데 보신 건지 (후배들이) 먼저 와서 말도 걸어주고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효민은 최근 음악 방송 중 구두가 벗겨졌지만 남다른 내공으로 무사히 무대를 소화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효민은 “끝나고 인사드리는데 작가님이 (구두가 벗겨진 상황을) 모르더라. ‘(내가) 잘하는 부분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레이나는 유튜브 개인 채널을 개설한 근황을 전했다. 그는 “노래하는 모습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데 옛날만큼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으니까 그런 기회가 없었다”며 “한창 바쁘다가 일상이 무료한 것 같아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레이나는 수익을 묻는 질문에 “콘텐츠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거의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효민과 레이나는 각자 10년 전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엔 진솔한 속내를 드러냈다. 효민은 “아주 많이, 많이 힘들 거야. 그렇지만 시작하지 말란 말은 안 할 거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레이나는 “‘다음에 또 잘돼야 해’라는 강박이 있었다. (좋은) 결과들이 있을 때 행복을 느꼈어야 했는데 그게 스스로 생각했을 때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레이나와 효민은 진솔한 입담 외에도 여전한 보컬과 안무 실력을 과시했다. 레이나는 김광진의 ‘편지’ 라이브로 ‘꿀음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효민 역시 재즈 버전의 ‘입꼬리’를 라이브로 선보이며 매력적인 목소리를 자랑했다. 효민은 솔로곡 ‘MANGO’, ‘으음으음’, ‘입꼬리’와 티아라의 ‘Bo beep Bo beep’, 레이나는 오렌지 캬라멜의 ‘까탈레나’, ‘립스틱’, ‘마법소녀’와 애프터스쿨의 ‘Flashback’, ‘Bang’을 메들리 댄스로 선보이며 흔들림 없는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MBC 라디오의 아이돌 전문 프로그램인 ‘아이돌 라디오’는 밤 12시 5분~1시(주말 및 공휴일 밤 12시~1시) MBC 표준 FM(서울·경기 95.9MHz), MBC 라디오 어플리케이션 mini에서 방송된다. 평일 밤 9시~10시엔 네이버 브이라이브(V앱)에서 방송 전 보이는 라디오로 만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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