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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세게 운수 좋은 여자? 100만 달러 대박 ‘두번째’

    3조 6691억 2000만분의 1. 벼락에 맞을 확률을 180만분의1로 볼 때 이보다 200만배나 희박한 가능성이다. 바로 같은 종류의 복권에 두 번 당첨된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의 얘기다. 미국 뉴욕주에 사는 발레리 윌슨(56)은 지난달 즉석에서 긁는 복권으로 100만달러(약 9억 5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영어 관용어로 행운을 국자째 퍼 담았다고 BBC는 전했다. 윌슨은 4년 전에도 뉴욕주가 발행하는 같은 복권에서 100만달러에 당첨된 적이 있다. 그녀는 “처음엔 믿을 수가 없었다. 신이 내 곁에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3조 6691억 2000만분의 1 확률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첫번째 당첨의 확률은 520만분의 1이고 이번 거는 70만 5600분의 1이다. 둘을 곱하면 얻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뉴욕주 복권 사상 이런 행운은 윌슨 이전에 단 두 명 있었다. 사람들이 더 놀란 것은 윌슨이 4년 전 복권에 당첨되고도 뉴욕 롱아일랜드 식당에서 샌드위치 만드는 일을 계속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1993년 남편과 사별한 윌슨은 “첫번째 당첨액은 3명의 아이를 위해 집 사는 데 쓴 만큼 이번에는 날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20년간 매년 5만달러씩 나눠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책꽂이]

    ●양복 입은 원숭이(리처드 콘니프 지음, 이호준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동물의 세계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정글 스토리.‘부자들의 역사’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는 원숭이와 침팬지를 비롯해 프레리 들쥐, 아마존의 피라니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물들의 습성을 관찰, 직장인들의 생존 메커니즘을 밝힌다. 앙숙인 MS의 스티브 발머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가 극적으로 화해한 이유, 인텔의 앤디 그로브가 정적을 제거하는 장면 등을 생생히 보여준다.1만 5000원.●세상을 바꾼 최초들(피에르 제르마 지음, 최현주 등 옮김, 하늘연못 펴냄) 포크의 탄생지는 터키. 복권은 15세기 베니스 상인들의 창안물. 타자기로 소설을 쓴 최초의 작가는 마크 트웨인. 인류 최초의 포스터 제작자는 15세기 교회의 성가대원. 백화점의 효시는 1837년 파리에서 문을 연 ‘르 프티 마틀로’. 인류가 만든 최초들에 관한 지식들을 골라 실었다.“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최고의 선물은 궁금증과 호기심”이라는 발명왕 에디슨의 말을 실감케 하는 책.1만 7000원.●자클린 뒤 프레 예술보다 긴 삶(캐럴 이스턴 지음, 윤미경 옮김, 마티 펴냄) “이 소녀는 마치 남자 다섯이 하듯 연주한다. 오케스트라의 소리도 그녀의 음을 다 따라가지 못한다.”라는 지휘자 주빈 메타의 평을 들은 세계적인 여성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삶을 조명. 최고의 첼리스트로 손꼽히며 빛나는 연주자의 길을 걷던 자클린은 다발성경화증으로 첼로를 놓고 휠체어에서 지내야 하는 비운을 겪는다. 아르헨티나 출신 유대인 남편인 지휘자 대니얼 바렌보임과의 이야기도 실렸다.1만 8000원.●로빈슨 크루소의 사치(박정자 지음, 기파랑 펴냄)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는 ‘증여론’에서 인디언 축제 포틀라치의 모습을 보여준다. 선물을 주고 환대를 베풀고 결국 미친 듯한 소비와 파괴행위로까지 이어지는 포틀라치. 모스는 이런 행태를 인디언 사회 특유의 관습이 아니라 모든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원리로 본다. 책은 소비사회를 사는 현대인의 정경을 그린다. 저자(상명대 교수)는 “현대는 물건의 소비뿐만 아니라 상징의 소비, 이미지의 소비, 기호의 소비가 이뤄지는 시대”라고 말한다.1만 2000원.●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다(우타 브란데스 지음, 김미숙 옮김, 시지락 펴냄) 책의 제목은 디자이너가 한갓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질적으로 더 나은 아름다운 세상(생활세계와 노동세계)을 만드는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가 돼야 함을 암시하는 말.‘섹스 없이 디자인은 없다.’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 책은 왜곡된 성의식이 구체적 사물로 적나라하게 구현된 장신구 디자인과 향수 디자인을 비판적으로 살핀다.1만 2000원.
  • 로또 언제 많이 팔릴까

    사람들은 언제 로또복권을 살까. 설·추석 등 명절 전후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등 행운을 빌 때, 집값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 산다. 서울신문이 4일 로또 한 게임당 판매금액이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린 지난 2004년 8월 이후 로또 판매액 증감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국민은행에 따르면 로또 판매액은 2004년 8월 첫째주(2∼8일) 519억원에서 올 8월 마지막주(28∼9월2일) 458억원으로 11.8% 줄었다. 전반적으로 판매액이 줄어드는 추세다. 그런데 지난 8월과 3월, 지난해 8월 등은 예외였다. 지난 8월7∼12일 로또 판매액은 438억원으로 전주보다 4.2% 늘어난데 이어 3주 연속 445억원,444억원,458억원 등으로 판매액이 늘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 관계자는 “집값이나 집 마련에 대한 기사수가 로또 판매에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판교 2차 청약에 대한 기사가 쏟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에는 종합부동산대책과 총부채상환비율(DTI)대책이 각각 발표됐다. 한편 설이나 추석, 크리스마스 등을 전후해 반짝 급증했던 로또 판매액은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급락,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인당 75만원 베팅… 사행산업 연 35조

    우리나라 국민은 지난해 1인당 75만원을 사행산업에 베팅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발표한 ‘카지노 자본주의의 폐해’ 보고서에서 “지난해 경마, 경륜, 경정, 내국인 카지노, 복권, 사행성 게임장 등 국내 사행산업의 시장 규모는 35조원가량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4%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를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연간 75만원,4인가구 기준으로 300만원을 사행산업에 쏟아넣은 셈이다. 사행산업의 부가가치 생산 규모는 6조 5000억원으로 농림어업 생산(24조원)의 27%, 건설업 생산(66조원)의 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사행산업의 빠른 성장은 단기적으로는 투자와 고용증대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사행산업의 성장은 중장기적으로 고용을 축소하고, 부정부패를 유발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데다 주된 소비계층인 저소득층을 더욱 가난하게 해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늘려 사회·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개혁법안 처리 vs 사학법 재개정’ 대결 예고

    ‘개혁법안 처리 vs 사학법 재개정’ 대결 예고

    1일 100일 회기의 2006년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열린우리당은 ‘방패’를, 한나라당 등 야당은 ‘창’을 들고 치열하게 대치할 형국이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정기국회를 앞둔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우리가 부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능하기도 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1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노무현 정부 국정 3년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라며 “바다이야기 등 실정에 대해 철저히 해부하겠다.”고 별렀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17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인 만큼 여야 모두 정치적 성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비정규직 3법, 출자총액제한제, 사립학교법 개정여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민감한 현안이 산재해 충돌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열린우리당 노동시장 약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비정규직 보호3법과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국가재정법, 경륜·경마·복권 등 사행산업 규제관련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9월 중 신속히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참여정부의 상징적 개혁법안인 18개의 사법개혁관련법안, 병력을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등 청사진을 담은 국방개혁기본법, 노사관계 선진화 입법에도 힘쓸 예정이다. 저소득층 근로자 지원을 위한 근로장려세제(EITC세제 도입), 치매·중풍노인 수발을 위한 보험제도, 공원입장료 폐지, 용산민족역사공원조성법 등 민생 및 복지관련 법안의 처리도 시급하다. 만약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다른 법안 처리와 연계시킬 경우, 핵심쟁점인 개방형 이사제만큼은 손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재건·안영근 등 일부 의원들이 사학법 재개정에 호응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변수다. 출총제와 관련해선 한나라당이 순환출자 금지방안 도입을 반대하고 있으나, 여당은 대안마련 뒤 폐지 입장이다. ●한나라당 민생·경제·안보의 3가지 측면에서 참여정부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치고 수권정당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우선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려 반대여론을 조성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정부의 ‘낙하산·코드 인사’ 문제도 철저하게 파헤칠 방침이다. 민생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과 대칭되는 별도의 세제 개편안을 만들어 각종 감세 관련 법안과 복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새해 예산안 심의 역시 이런 관점에서 일방적 세수 확대의 문제점과 ‘큰 정부’ 유지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사학법도 반드시 재개정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한·미FTA에 관련해 졸속협상 반대를 주장한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지구촌 좀먹는 도박의 바다

    지구촌 좀먹는 도박의 바다

    지구촌이 도박에 푹 빠졌다? 정보화 확산속에 편벽한 시골 촌구석까지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사이버 도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도박 인구는 곱절로 늘었고 정보강국으로도 부상 중인 중국에선 지난 6월 형법을 개정하는 등 도박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파친코의 천국’ 일본에선 엄격한 규율과 적절한 행정지도, 절제있는 이용문화의 정착을 통해 자칫 사행성이 판칠 수도 있는 파친코를 국민 오락으로 가꿔가고 있다. ■ 日-4명중 1명 파친코 즐겨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서 파친코는 도박이 아닌 국민적 오락이다. 돈을 잃고 따는 점에서 사행성 도박으로 볼 수 있지만, 국민 생활속에 깊숙이 뿌리내려 여가활동이나 오락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서도 “파친코는 젊은 여성들까지 좋아하는 게임으로 ‘대중오락의 왕’”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파친코 영업점수는 1만 5165개.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접할 수 있다. 국민 4명 중 한 명이 파친코를 즐긴다는 조사도 있다.90년대 중반에는 매출액이 30조엔을 돌파했었다. 기간산업인 자동차나 백화점 매출액보다 많다. 일본 파친코 산업의 70% 정도는 한국계나 조총련계 동포들이 좌우하고 있다. 일본에선 도박을 법으로 엄격히 규제해 합법적인 도박은 경마와 경륜, 경정 3종류뿐이다. 카지노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파친코는 도박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영업소내에서 직접 돈을 환산해 받지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장내에서는 구슬을 구입한 뒤 게임을 즐기다 구슬을 따게 되면 라이터나 문진, 담배 등과 같은 경품을 받는다. 경품은 별도 장소의 별도의 업자가 운영하는 교환소에서 돈으로 환급받으며, 경품은 다시 중간수집상을 거쳐 파친코점으로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경품의 90% 이상이 환금되지만, 각 주체의 행위에 도박성이 없기 때문에 경찰에서 단속할 근거가 없다. 한때는 경품 교환소에 야쿠자 같은 조직폭력이 자금원으로 개입한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폭력단의 경품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일본의 파친코가 국민적인 오락으로 자리잡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오락성과 함께 사행성이 분명하지만 환급률이 높다는 점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급률이 70∼80% 정도로 높아 실컷 즐기고 업소 이용료나 수수료 정도를 내는 셈이다. 요즘에는 업소간 경쟁이 심해 환급률을 더 높게 조정해놓은 곳도 있다. 대부분은 ‘한탕’보다는 ‘절제된 도박’을 즐기고 있다. 업주들도 파친코나 파치슬롯 등의 기계에 대한 정확한 게임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회계와 경영도 투명화해 세금 탈루가 없게 하는 등 업계의 자율 규제와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파친코 점포도 상업지역에서만 영업할 수 있다. 주택가로 파고드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또한 경품 교환소도 지자체별 조례에 따라 장애인 단체 등 지원이 필요한 단체에서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taein@seoul.co.kr ■ 中-형법강화·사이트 폐쇄 ‘무용지물’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도박은 중국 4세대 지도부가 추진 중인 ‘조화로운 사회’ 건설의 10대 장애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심각하다. 1년 관광 수입 정도가 해외 인터넷 도박, 축구 복권 등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베이징대 공익복권사업연구소는 보고 있다. 지난 한해 국가 복권사업 규모의 10배에 해당하는 6000억위안(약 72조원)이 유출됐다는 추정도 나온다. 독일월드컵 기간 전세계에서 축구 도박 및 복권 구매 자금으로 흡수된 100억파운드(17조 5000억원) 가운데 60% 이상이 중국과 동남아 화교권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밖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도박 사이트만 미국, 타이완, 홍콩, 동남아 등지에 700여개 이상으로 중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축구 등 스포츠 경기 결과 알아맞히기도 올림픽을 앞두고 성행하고 있다.‘체육 복권’이 있지만 중국인들의 ‘도박성’을 충족시켜 주지 못해 지하 도박의 확산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환율이나 채권·주식 이자율 등 금융 수치를 대상으로 하는 도박도 유행이다. 미인대회나 가요대회 등 각종 선발대회 결과도 도박 대상이 되고 있다. ‘사행성 인터넷 게임’도 확산일로다. 유력 인터넷 사이트나 게임 개발업체들이 사행성 사이트로 변질 운영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게임 사업의 선두 격인 ‘성다(盛大)’는 ‘촨치스제(傳奇世界)’를 통해 ‘제톈라오(劫天牢)’라는 사행성 게임을 서비스했다. 텅쉰(騰訊)이나 광퉁(光通) 롄중(聯衆) 등도 사행성 게임 사이트로 변질됐다는 비난을 일고 있다. 중국 공안부장인 저우융캉(周永康)은 지난해 1월 ‘도박금지 인민전쟁(禁睹人民戰爭)’을 선언, 본격적이고 대대적인 도박 단속에 돌입했다. 중앙 17개 부서를 망라하는 전문 부처까지 설치했다. 일부 공무원들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고 있어 부패 방지 차원의 성격도 있다. 도박과의 전쟁이후 전국적으로 15만여건이 적발돼 60여만명 이상이 도박 혐의로 처벌받은 것으로 중국 언론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도박은 근절은커녕 확산일로다. 인터넷 도박은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인터넷 바와 도박 사이트들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도박 사이트를 대량 폐쇄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이트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도박을 좋아하는 네티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알려진 전문 도박 사이트만 1000여개가 넘는다. 전인대 상무위는 지난 6월 형법개정을 통해 3년으로 돼 있는 도박에 대한 최고 형량을 10년으로까지 늘리며 강경 대처하고 있으나 효력은 아직 미지수다. jj@seoul.co.kr ■ 美-인터넷 도박인구 800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는 ‘바다이야기’와 같은 형태의 도박장은 없지만 인터넷 도박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나서 단속을 해보려 하지만 인터넷 도박을 뿌리뽑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도박 이용자는 800만명. 이들이 1년 동안 쏟아붓는 돈은 60억달러(약 6조원)를 넘는다. 미국게임협회는 전세계 인터넷 도박 시장에서 미국이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들어 미국인 전체의 4%가 온라인 도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 늘어난 수치다. 현재 미국에서 운영 중인 인터넷 도박 사이트는 2300개 정도라고 한다. 미국의 온라인 도박은 인터넷 카지노와 스포츠 경기 결과에 대한 내기가 주종이다. 그러나 갈수록 사람들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박들도 등장하고 있다. 인터넷 도박 사이트인 벳어스닷컴의 경우 “피델 카스트로(쿠바 국가평의회장)가 죽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던진 뒤 구체적인 사망 날짜에 돈을 걸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도박이 큰 돈을 벌어들이자 골드만삭스나 피델리티같은 미국의 세계적인 금융회사들도 뮤추얼펀드를 통해 도박업체에 거액을 투자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처럼 인터넷 도박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미 의회가 입법을 통한 제재에 나섰다. 미 하원은 지난달 인터넷 도박 금지 법안을 찬성 317대 반대 93의 압도적인 다수로 의결했다. 이 법안은 은행과 신용카드사가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돈을 결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 이뤄지는 모든 형태의 국제 도박에 대한 정부의 단속권도 확대했다. 미 법무부도 인터넷 도박은 “집 안에 슬롯머신을 한 대씩 갖다 놓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불법 활동에 대한 대대적 감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의회와 정부의 입법과 단속이 미국의 인터넷 도박을 발본색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 일단 상원은 하원과 달리 이 법안의 처리에 적극적이지 않다. 인터넷 도박을 불법화하기보다는 규제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또 인터넷 자체를 차단하지 않는 이상 미국인의 제3국 도박 사이트 접근을 막기 어렵다. 짐 리치 의원 등 하원의 인터넷 도박 금지법안을 발의한 의원들도 인터넷 도박이 마약이나 매춘처럼 근절되지 않는 사회악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dawn@seoul.co.kr
  • 뒷골목으로 간 미술

    동네 후미진 뒷골목이 알록달록한 색동옷으로 갈아입는다.’‘주민들의 입가엔 엷은 미소가 흐른다.’ 서울시내 뒷골목에 신기한 조형물이 들어서거나 담벼락을 예쁜 벽화로 단장하는 곳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거리를 미술품으로 꾸미는 일은 대학로를 비롯, 홍익대 입구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명소에 많았으나 이젠 낙후되고 소외된 동네 골목길에 집중되고 있다. 뒷골목이 조형물 놀이터 22일 종로구 이화동·동숭동 일대 18곳에서는 조형물, 벽화, 시설물 설치작업이 한창이다. 좁은 골목을 지나 큰 길로 나서면 대학로지만, 이들 지역은 지저분하고 낡은 담벼락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동숭동 50번지 산동네 천룡천 약수터에서는 돌계단에 ‘물이 좋아 어의(御醫)가 와서 왕에게 바칠 물을 떠갔다는 곳’이라는 글귀를 멋드러진 고어체로 새겨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낙산공원 근처 골목길 계단에는 이곳에 살았던 마라토너 손기정씨를 기리는 뜻에서 못쓰는 철제 운동기구를 이용, 난간을 설치하고 있다. 또 이화동 달동네로 통하는 긴 계단에는 미끄럼 철제판을 설치해 아이들이 재미있게 타고 놀 수 있도록 꾸민다. 오아시스라고 이름을 붙인 골목에는 예쁜 낙타 인형을 세워 놓아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볼품없이 높은 담벼락엔 등반놀이 시설도 만든다. ●주민들, 웃음꽃 만발 문화관광부 산하 공공미술추진위원회와 종로구는 ‘소외지역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미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완공을 목표로 이화동과 동숭동 뒷골목이 첫 시범구역으로 선정됐다. 뒷골목에 사는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밝은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재원은 국가 복권수익에서 지원 받는다. 반응이 좋으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치단체가 뒷골목 생활환경을 개선하면서 주민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는 미술작업은 또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술사랑 문화나눔’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서울 관악구의 협조를 받아 봉천1동 동명지역아동복지센터의 잿빛 외벽을 동화 속의 예쁜 벽으로 바꾸었다. 과거에는 주민들이 몰래 버린 쓰레기 더미에서 악취가 풍기고,‘주차금지’ 푯말이 무색할 정도로 불법주차 차량들이 어지럽게 늘어서 있어 오가는 이들도 고개를 돌린 곳이다. 벽화 그리기는 자원봉사 대학생과 복지센터 아동, 주민 등이 함께 작업을 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서울문화재단 김영호 차장은 “뒷골목 꾸미기는 소외지역에 대한 환경개선 효과도 있지만 생활환경이 어려운 주민들이 밝게 웃을 수 있도록 하는 점이 더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2006 세제 개편안] ‘스톡옵션’ 내년 근소세 과세로 전환

    [2006 세제 개편안] ‘스톡옵션’ 내년 근소세 과세로 전환

    내년부터 국민과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거나 면제해 주는 226개 비과세ㆍ감면 제도 중 34개가 폐지 또는 축소된다. 올해로 일몰이 도래하는 55개 제도 가운데 27개와 일몰이 없는 7개 제도가 수술 대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0년쯤부터는 연간 2조원 안팎의 세수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종업원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에 대한 과세특례제도가 내년부터 폐지되고, 근로소득세 과세로 전환된다. 따라서 연간 3000만원 한도의 근로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게 됐다. 앞으로는 차익의 일정 부분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올해 말까지 부여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종전의 혜택이 주어진다. ‘코스닥상장 중소기업 사업손실준비금 손금산입 제도’도 내년부터 폐지된다. 이 제도는 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한 벤처기업이 소득의 30% 한도내에서 준비금을 손금에 산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감면실적이 6억원에 불과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고용창출형창업기업 세액감면’ 제도 역시 올해까지만 적용된다. 투기지역내 토지를 수용할 때 예정지구 지정일 전에 취득한 토지에 대해 기준시가로 양도세를 물리는 제도도 없어진다. 영화나 공연 등 문화사업에서 발생한 소득금액의 30%를 손실 보전 준비금으로 손금산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던 ‘문화사업준비금제도’도 내년부터 사라진다. 이밖에 연구·인력개발 준비금 제도, 사모펀드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 외국인기술자 소득세 면제 등의 제도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이와 함께 자경농민이 18세 이상의 영농자녀에게 일정규모 이하의 농지 등을 증여할 경우 증여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는 일몰시한을 2011년 말까지 연장한다. 다만 5년간 합쳐 증여세액 1억원까지만 면제하는 한도를 신설했다. 복권당첨소득, 경마·경륜·경정 환급금, 슬롯머신 당첨금품 등에 대한 소득의 분리과세 특례 기준금액은 현행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춰진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당첨금이 3억원을 넘으면 30%의 세율로 원천징수된다. 소득금액의 50% 범위내에서 전액 손금산입하는 문화예술진흥기금, 독립기념관, 국립암센터 등 기부금에 대한 일몰기한도 2009년 말까지 연장된다. 지상파 디지털TV의 방송장비 수입에 대한 관세 감면 혜택은 현행 85%에서 50%로 줄어들지만, 일몰 시한은 2008년까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온 나라가 도박장 되도록 정부 뭐 했나

    사행성 성인오락 ‘바다이야기’ 파문을 보고 있자면 이 나라는 ‘도박공화국’, 아니 속칭 ‘하우스’(도박업장)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2년새 동네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성인용 도박게임장이 1만 5000여곳에 이른다. 전국의 도서관과 독서실보다 3배나 많고 목욕탕, 이발소, 미용실을 합친 숫자보다도 많다. 이들 도박게임의 시장규모는 무려 1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박게임에 쓰인 경품용 상품권만도 지난해 7월 이후 60억장,30조원어치가 발행됐다. 경마와 로또복권, 강원랜드 카지노, 경륜, 경정 등 기존 5대 사행산업 매출액 11조원까지 합치면 한 해에 무려 20조∼30조원이 도박판에 뿌려지는 꼴이다. 서울시 예산 16조원을 훌쩍 뛰어넘고 올 국방예산 23조원에 버금간다. 사행산업의 팽창은 국가적 재난과 다름없다. 매일 수십만명이 도박판에 매달리고, 가산을 탕진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얼마 전 부산에서 목을 맨 30대 남성처럼 도박 빚에 목숨을 끊은 이웃도 부지기수다.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국회 문광위 국정감사 때도 의원들이 도박게임의 폐해를 지적하며 대책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문화관광부는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도박게임산업의 기본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바다이야기가 파문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서야 지난달 말 부랴부랴 각 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실태파악에 나섰다. 경찰의 겉핥기식 수사, 검찰의 뒷북수사도 마찬가지다. 범정부 차원의 변변한 회의조차 없었다. 눈 감고 귀 막기로 작심하지 않고서는 보일 수 없는 행태다.“여기(게임장)는 따도, 잃어도 못 나가는 곳”이라는 도박게임 중독자의 탄식이 나라의 자화상이 돼서는 안 된다. 감사원 감사든 국정조사든 도박산업이 방치된 구조적 문제를 철저히 가리고, 관련 공직자의 기강해이도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중) 인문학 변신, 고정관념 깨자

    [문화콘텐츠 뿌리 인문학] (중) 인문학 변신, 고정관념 깨자

    ■ 콘텐츠 보물창고는 ‘보통 사람들’ 인문학과 콘텐츠의 만남에서 관건은 역시 고전이다. 옛 사람들의 삶 자체가 ‘생생한 이야기’라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고전이야말로 콘텐츠의 ‘보물창고’이자 ‘광맥’이다. 이미 보물찾기는 시작됐다. 단 새로운 상상력이 가미돼야 한다. 그래서 잊혀진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 부각된다. 군림했던 왕보다 잡초같던 백성들이 부상한다. 설혹 왕이라 해도 초인적인 면보다 인간적인 면이 부각된다. 여기에는 과거를 바라보는 시선의 근본적인 변화가 놓여져 있다. 김호 경인여대 교수가 ‘무원록’을 발굴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변화 때문이다.80년대 ‘민중사’가 유행이긴 했는데 정작 민중의 목소리가 담긴 기록은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조선사를 전공하면서 남들이 안보는 각종 의료·살인사건 기록들을 들췄다. 김 교수는 “이런 기록들은 당시 일반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조선민중실록’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문학자 전봉관 카이스트 교수도 1930년대 문예지를 뒤지다가 ‘자본주의에 탐닉해가던 조선민중’을 발견했다.‘착취와 수탈’만 알고 있던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이를 정리한 게 최근 영화화가 논의되고 있는 ‘황금광시대’다. 이번에는 일제시대 살인사건과 스캔들을 묶어 ‘경성기담’도 펴냈다. 이 책은 아예 영화화를 전제로 시나리오 쓰듯 책을 꾸몄다. 그가 꿈꾸는 인문학은 “사람 냄새나는” 인문학이다. 영화 ‘왕의 남자’의 숨은 공로자였던 사진실 중앙대 교수도 마찬가지다. 국문학 전공자로 그의 관심사는 광대나 기생들의 문예활동이다. 그것들은 당대 민중의 욕망을 더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광대를 연구한 그의 논문이 ‘왕의 남자’로 발전했다. 송화섭 원광대 교수는 ‘무속’의 복권을 꿈꾼다. 그의 관심은 한국의 전통 의례. 이게 지방자치제를 맞아 꽃피웠다. 송 교수는 “무속도 우리의 전통풍속인데 미신이니 뭐니 하면서 너무 쉽게 버렸다.”면서 “종교적인 측면이 아니라 문화로서 접근한다면 풍부한 이야깃거리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업체 여금의 유동환 대표는 아예 동양철학자의 길을 접고 콘텐츠생산쪽으로 나선 사례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고조선시대 때부터 최근까지 각종 정변이나 민란 등을 DB화하는 것이다. 여기서도 포인트는 지도자들의 삶이 아니다.“정변이나 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시대적인 모순 아래서 고민한 보통 사람들”이 중요하다. 이런 경향에 대해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역사·민속·신화 등에서 콘텐츠를 발굴해 문학의 스토리텔링 구조를 씌우고, 철학에서는 인간의 논리·체험구조나 심리적인 메커니즘을 배우는” 과정은 이미 대세에 접어들었다.‘상업적’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세상은 과거에서 점잖은 교훈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원한다는 뜻을 품고 있어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 ‘학자’의 위기 사람 존재하는 한 인문학은 영원할 것” “인문학, 달리 말해 휴매니티스(Humanities)는 사람에 대한 얘기라는 뜻입니다. 지금 한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 모든 게 인문학의 소중한 연구대상입니다.‘지구’라는 물질 자체가 물리학자에게 연구대상인 것과 마찬가지죠.” 철학자 김용석 영산대 교수는 조금 답답하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인문학이, 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많지만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에는 질문도 대답도 없습니다.” 그 시대 사람의 삶과 욕망이 담긴 대중문화야말로 인문학의 훌륭한 텍스트다. 세속적인 대중문화를 비웃으며 고고한 척 할 게 아니라, 무엇 때문에 대중들이 즐거워하는지, 또 대중들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분석하는 게 인문학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인문학은, 철학은 지금보다 좀 더 수다스러워져야 한다.“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게 인문학이라면, 사람이 존재하는 한 인문학 자체는 없어질 수가 없습니다. 십수년 전부터 나온 인문학의 위기는 사실 이걸 깨닫지 못하는 인문 ‘학자’의 위기입니다.” 이런 주장은 그가 펴낸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의 일상에서 철학을 뽑아낸 ‘일상의 발견’, 음식·학교·친구·회사 같은 두음절 단어를 파고든 ‘두 글자의 철학’, 인기 애니메이션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등이 대표적이다.“이런 상황이라면 인문학자들의 연구과제는 길가의 돌멩이들처럼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철학이 어떻게 대중문화에 기여할 수 있을까. 그는 ‘피드백 작용’을 꼽았다.“과학이란 대상에서 규칙을 뽑아내는 과정입니다. 물리학이 물질에서 규칙성을 찾듯, 인문학·철학도 대중문화에서 인문학·철학적인 요소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 자체가 문화를 두텁게 해 창조를 낳는 토대가 됩니다.” 철학이 좀 더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플라톤의 ‘대화’에서 소크라테스는 설명할 때 듣는 사람의 반응을 고려해서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듭니다. 이것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입니다. 서양에서 게임이나 애니를 만들 때 철학자의 얘기를 듣는 이유입니다.” 그렇기에 김 교수는 이제 인문학자의 임무는 ‘아름다운 글쓰기’에 있다고 강조했다.“인터넷 때문에 글쓰기는 이제 끝났다고 했지요. 그런데 외려 더 늘었습니다. 이제는 글 자체의 멋, 우아한 멋까지 살려내야 인문학자입니다. 앞으로의 철학은, 인문학은 궁극적으로 ‘문예’이거든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난항겪는 고전번역원 설립 고전 번역은 쉽지 않다. 전혀 다른 세계관 아래 이미 죽어버린 언어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이라도 번역하려면 최소 10년 공부는 쌓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고전번역원’과 ‘고전번역대학원’을 세워 국가가 고전번역가를 키우자는 주장도 여기서 나왔다. 고전번역하면 역시 민족문화추진회(민추)다.1965년 설립 이래 40여년 동안 정부보조금으로 ‘연명’해오면서 번역사업을 거의 도맡다시피했다. 번역좀 한다는 사람 가운데 80% 이상이 민추의 국역연수원 출신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지금 민추에다 주는 돈에 조금만 더 얹으면, 비용도 그리 큰 부담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과의 업무분장이 걸림돌이다. 한중연 고위 관계자는 “한중연이 연구중심 기관이긴 하지만, 연구·번역사업을 합쳐놓아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번역원·번역대학원 설립을 처음 제기했던 신승운 성균관대 교수는 이런 주장이 못마땅하다. 그는 “고전번역은 누구나 쉽게 고전을 읽을 수 있도록 한다는 ‘자료의 민주화’에 그 참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이 연구하면서 번역서를 내는 것과 숙련된 번역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것은 다른 작업이라는 지적이다. 모두가 공감하는 사업이 ‘밥그릇 싸움’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교육부는 “이제까지 번역 실적을 보면 민추의 말이 옳지만,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효율성 등을 감안하면 한중연의 주장도 틀렸다고 보긴 어렵다.”며 고민에 빠졌다. 여기다 교육부총리 인사 문제까지 겹쳐, 일러야 내년에나 구체적인 틀이 나올 전망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北 개혁파·군부 주도세력

    북한 내각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박봉주와 장성택이다. 내각에 실질적 권한이 부여된 것은 2003년 9월 홍성남의 후임에 박봉주가 임명되면서부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박봉주 총리로부터 당과 권력기관이 국가경제를 침해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내각에 권한을 주었으면 써먹을 줄 알아야 한다.”면서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봉주 총리는 경제관료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측근에 앉혔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현성일 국가안보통일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측근 대열에 당과 군뿐 아니라 내각의 인물들이 합세하고 있다는 것은 김정일의 권력구조가 단순한 역할분담의 차원을 넘어 권력분산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성택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숙청 후 복권’된 파워엘리트로 꼽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로 ‘2인자’로 불렸던 장성택 부부장은 2003년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가 지난해 다시 모습을 드러내 올해 초 경제시찰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다. 8명으로 구성된 국방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조명록 1부위원장, 이용무 부위원장, 김영춘 총참모장,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4명이 현역 장성이다. 나머지 3명은 당 군수담당 비서인 전병호, 김양건 책임참사, 그리고 백세봉이다. 백세봉은 김정일 위원장의 둘째 아들 정철의 가명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방위원 외에 이명수 총참모부 작전국장, 이용철 조직지도부 1부부장, 황병서 조직지도부 부부장, 원용해 보위사령부 국장이 군부의 실세 4인방으로 꼽힌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해 131차례의 공개활동을 했으며, 이 가운데 군관련 활동이 70회로 가장 많았다. 박재경 인민군 총정치국 선전부국장(대장)은 김 위원장을 44차례나 수행하면서 김 위원장의 곁을 가장 많이 지켜 관심을 모은다. 박 대장은 2000년 9월 김용순 당시 노동당 대남비서를 수행해 송이버섯을 들고 서울을 방문했으며,68년 1ㆍ21청와대 습격사태 당시 김신조와 함께 남파됐다 살아 돌아간 유일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142명 사면·복권… 재벌 총수 빠져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와 신계륜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복권됐다. 고령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특별감형됐고, 부안 주민 55명도 복권됐다.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 등 여당이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한 재벌 총수들이 빠진 반면, 분식회계 사건 등에 연루된 전문경영인 17명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11일 광복61주년을 맞아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142명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을 15일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에는 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서청원·김원길 전 한나라당 의원과 대통령 측근 비리에 연루됐던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들어갔다. 강태운 전 민주노동당 고문, 김용산 전 극동건설 회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성호씨는 모두 70세가 넘은 고령이라는 이유로 사면됐다. 하지만 당대표 경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상고한 한화갑 민주당 대표와 나라종금 사건과 관련, 기소돼 집행유예형을 받은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빠졌다. 선거법 위반 사범과 개인적 이익을 위한 대출사기 등에 연루된 경제인도 제외됐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비자금’ 서청원·김원길 포함

    ‘비자금’ 서청원·김원길 포함

    11일 발표된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의 특징은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정치인은 포함됐지만, 재벌 총수는 모두 배제됐다는 것이다. 투명한 기업회계가 정착되지 않았던 시기에 잘못된 관행으로 분식회계 등의 범죄를 저지른 기업인은 ‘선처’를 받았지만, 개인 비리에 휘말린 기업인은 혜택을 보지 못했다. 재계는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번 사면으로 2002년 대선 때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던 정치인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 사면·복권됐다. 안희정씨와 신계륜 전 열린우리당 의원,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노의 남자’ 3인방이 화려하게 ‘부활’한 것을 시작으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원길 전 의원도 각각 사면·복권됐다. 지난해 광복절에 정대철·이상수·김영일씨 등이 대거 특별 사면·복권된 데 이번 조치까지 더하면 ‘비자금 정치인’은 모두 전과자의 오명을 벗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최도술씨가 남아 있긴 하지만, 개인 비리 혐의가 더 있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서 전 대표는 최근까지 꼬박꼬박 추징금을 내 모두 50% 이상 납부한 점을 들어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신계륜 전 의원은 개인적으로 받은 정치자금이 문제가 됐지만, 노 대통령의 선거조직에서 활동하며 대선에 돈을 쓴 것으로 분류돼 이번 대상에 포함됐다고 정부 측은 설명했다. 현대 비자금 사건으로 2004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과 추징금 150억원이 확정돼 수감 중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76세로 고령인 데다 당뇨 합병증으로 발톱이 빠지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특별감형됐다. 분식회계로 대출 사기를 벌여 지난 6월 징역 4년이 선고된 김용산 전 극동건설 회장도 고령으로 특사 명단에 포함됐다. 이밖에도 청탁 대가로 동아건설에서 5억원을 받아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처남 이성호씨와 간첩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은 강태운 전 민주노동당 고문은 70세 이상 고령자로 형집행이 면제됐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재계 “경제살리기 안보여…”

    8·15 사면·복권과 관련, 재계는 “말로만 경제를 살린다고 호들갑 떨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재계는 그동안 국민들의 반기업정서 등을 감안, 경제인 사면 요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정치권(열린우리당)이 적극적으로 경제인 사면을 건의하자 은근히 대규모 사면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가 ‘꽝’으로 돌아오면서 재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변죽만 울린 경제인 사면에 대해 향후 경제살리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실질적으로 기업활동에 종사하고 투자에 영향을 미칠 만한 경제인은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기업들의 투자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도 “경제성장과 기업경영에 공이 큰 이름있는 기업인들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대화합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다시 헌신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내에 대폭적인 사면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주민들 “갈등수습 이제 시작”

    11일 부안 핵폐기장 관련 집회와 시위를 한 혐의로 집행유예형 등을 선고받은 55명이 사면대상자에 포함되자, 관련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핵폐기장 선정 문제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지역 주민간 갈등과 반목을 해소해 화합의 전기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면 조치를 바라보는 정부와 부안 주민의 시선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사면조치를 갈등 수습의 마무리 단계로 보고 있는 반면, 주민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받아들였다. 2003년 핵폐기장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관계자들은 “그 동안 정부에 사면복권을 꾸준히 촉구해온 데 대한 결과물”이라면서도 “부안주민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명예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정책실장이던 이현민씨는 “100만∼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분들과 부상자에 대한 조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돌아온 ‘盧의 남자’… 정국 변수

    돌아온 ‘盧의 남자’… 정국 변수

    신계륜 전 열린우리당 의원과 안희정·여택수씨 등 ‘노(盧)의 사람´들이 11일 단행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의 핵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코드 사면´ 논란이 거세다. 야당은 ‘법치 파괴´‘몰염치´‘비도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조차 마뜩잖은 반응이다. 모두가 예상된 반발이었지만 노 대통령은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이들의 특별 사면이 절박했음을 반영하는 동시에 향후 중용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돌아온 이들´이 노 대통령의 향후 정국 설계도를 완성시킬 주역이라는 점을 당연시 하고 있다. 안씨는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과 함께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릴 만큼 노 대통령의 ‘영원한 동반자´이다. 안씨는 ‘국민과 당에 죄송´해서 할 말이 없다고 한다. 한 측근은 “국민의 사면장을 받아야 하지 않겠나. 다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 말석에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각오하고 있다.”고 전했다.2008년 총선 때 충남 논산 출마설이 나오는가 하면 청와대 정무수석직도 거론되고 있다. 강원도에 머물고 있는 신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심스럽다.”는 반응부터 보였다.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운신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고건 전 총리가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으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뒤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김근태·정동영 등 전·현직 의장과 두루 가깝다.‘386의 맏형´으로 통한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는다면 통합이든 연합이든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범여권 통합의 메신저´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여택수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은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1년5개월여의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선출직이나 공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뭘 할 것인지 고민 중에 있다.”며 정치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들은 논란이 많은 특별사면 직후라 당분간 자숙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오늘 8·15 특사 발표…안희정·서청원 포함

    8·15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과 가석방이 11일 단행될 예정이다. 10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8·15광복절을 맞아 정치인과 경제인, 민생사범과 시위 가담자 등 140여명을 사면 또는 복권하고 800여명을 가석방하기로 결정,11일 국무회의를 거쳐 발표된다. 이번 특사에는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된 안희정씨가 복권되고 열린우리당 신계륜 전 의원, 여택수씨가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집행유예 중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원길 전 의원도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당·청, 이번엔 8·15사면 ‘이상기류’

    8·15 광복절의 특별사면·복권 대상을 놓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사이의 기류가 미묘하다. 청와대와 여당이 사면·복권의 기준 및 대상에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 등 일부 정치인을 포함시키는 쪽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최근 정치인을 배제한 경제 회생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경제인과 민생 관련 사범 쪽에 중심을 두고 있다. 사면·복권 대상에는 안씨를 비롯,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 중 한명인 신계륜 전 의원,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서청원 전 의원 등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경우 감형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안씨는 2002년 대선 때 삼성 등 기업체로부터 65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04년 12월 만기 출소했다. 안씨는 지난해도 사면복권 대상으로 거론됐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현재 사면의 기준과 대상에 대해 실무적으로 검토중”이라면서 “따라서 구체적인 대상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자금법에 연루된 안씨는 사면·복권 기준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다만 정치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여당은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정치인을 제외한 가운데 경제인과 민생 관련 사범 중심으로 사면해 줄 것을 지난주 청와대에 건의했다. 하지만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과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가 포함될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김근태 당 의장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회의에서 “민생사면과 경제사면을 청와대에 공식절차를 거쳐 건의한 바 있다.”면서 “건설업 등 어려운 분야의 민생사범도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 사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선정과 관련한) 부안사태 관련자와 경제인, 경영인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고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당 대변인도 이날 “당은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정치인 사면은 건의한 바 없다.”면서 “경제 활성화와 건설업 관련 민생사면, 부안사태 관련자 등은 건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 등 야당은 이날 안씨와 신 전 의원 등 일부 정치인이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자 ‘코드 사면’이라며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사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면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대통령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하는 쪽으로 사면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8·15 특별사면 대상을 최종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당의 의견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10일 밤 구체적 사면 대상과 범위를 결정할 방침이다.박홍기 구혜영기자 hkpark@seoul.co.kr
  • 이극로, 그가 부활한다

    점차 잊혀져가는 독립운동가 가운데 이극로 선생을 꼽을 수 있다. 제 아무리 독립을 위해 한몸 바쳤더라도 중도파나 좌파라면 평가가 박해지기 때문이다.1995년 이동휘 선생을 필두로 최근의 여운형 선생에 이르기까지 차츰 복권되고 있다지만 온전하지는 않다.‘독립보다 사회주의 혁명에 더 관심이 있었다.’는,‘대한민국 정체성’의 덫 때문이다. 친일파 얘기만 나오면 당시 상황을 면밀히 보자던 사람들이, 민족주의를 하려다 보니 사회주의로 기울었던 당시 상황에는 눈을 감는다. 이극로 선생은 조건이 더 안 좋다.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된 뒤 광복을 맞았지만, 자진 월북한 뒤 ‘문화어운동’을 주도하고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 조선어 및 조선문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하고 애국열사릉에 묻혀서다. 그렇다해도 독립운동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홍선표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은 11일 천안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극로를 중심으로 한 1920년대 유럽에서의 한국독립운동을 살펴보는 논문을 발표한다. 상하이에서 독립운동가와 교류하다 1922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 이극로는 편안하게 공부만 한 게 아니었다. 현지 유학생들을 뭉친 ‘유덕고려학우회(留德高麗學友會)’가 있어서였다. 이 단체는 관동대지진 때 재독한인대회를 조직해 일본을 비판하고, 잡지 ‘헤바(Heba)’를 통해 한국 독립의 필요성을 유럽인들에게 전파했다.1924년에는 32쪽짜리 ‘조선의 독립운동과 일본의 침략정책’이라는 별도의 책을 내기도 했다. 홍 연구원은 이 활동의 핵심에 이극로가 있었다고 추정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활동은 1927년 벨기에에서 열린 ‘피압박민족대회’에 한국대표단장으로 참가했던 일. 이 회의에서 이극로는 ‘한국문제(The Korean Problem)’라는 책자를 3개 국어로 펴내 각국 대표단과 기자단에 배포했다. 그러나 이런 활동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이극로뿐 아니라 유럽에서의 독립운동 자체가 그렇다. 김규식의 파리한국통신부 정도가 전부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유럽에는 사회주의 바람이 강했다. 중국·베트남 혁명의 주역 저우언라이와 호찌민이 프랑스 유학파라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독립운동사라는 전체 그림에서 빼놓을 수만은 없다. 연세대 전상숙 교수가 “그들이 왜 유럽을 택했고, 왜 사회주의를 받아들였는지 규명돼야 한국독립운동사의 전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932명 뽑는데 15만여명 몰려

    932명을 뽑는 서울시 공무원 공채시험에 15만여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등 공무원 시험이 ‘로또 복권’을 연상시킬 정도로 치열해 지고 있다. 8일 서울시 공무원교육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2006년도 서울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932명 모집에 15만 1097명이 지원해 사상 최다 응시자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11만 8487명이 지원했다.●‘로또’같은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162대 1로 사상 최고였던 2001년 172대 1에는 못 미치지만 당시 선발인원이 148명(지원자 2만 5506명)인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경쟁률은 올해가 최고다. 특히 5명을 뽑는 보건직 9급에 3652명이 몰려 730대 1을 기록, 서울시 공무원 공채 시험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6개의 숫자 중 4개를 맞히는 로또복권 4등 당첨 확률(733대 1)과 비슷한 수준이다. 직열별 경쟁률은 농업직 9급 604대 1, 사서직 9급 567대 1, 행정직 7급 320대 1, 행정직 9급 228대 1 등이다. 응시자가 사상 최대의 지원자 수를 기록하게 된 것은 높은 청년 실업률 및 공직 선호도 증가와 함께 인터넷 접수제 정착으로 지방거주 수험생들의 접수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원자 97%가 인터넷으로 접수했다.●시험장 확보 비상 응시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오는 10월1일 치러지는 필기시험의 시험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만 5000∼1만 6000명에 이르는 시험감독 등 관리인력은 시청·구청 공무원을 투입한다고 해도 시험장으로 사용할 130∼140개(4500개 교실) 정도의 학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굳이 손익계산을 따지면 응시료가 실비의 6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공무원교육원의 설명이다. 응시료는 9급 5000원,7급 7000원으로 수입은 대략 8억∼9억원으로 시험 감독 수당과 교실 임차비에도 못미친다. 감독비가 1인당 5만원으로 대략 8억원 정도가 쓰이며, 임차비는 교실당 4만원으로 1억 8000만원 정도가 든다. 서울시 공무원 공채시험에는 지난 2002년 79.9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이래 2003년 106.9대 1,2004년 96.8대 1,2005년 92.2대 1 등 해마다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는 11월7일이며, 최종 합격자 발표는 12월19일이다. 공무원교육원 관계자는 “경쟁률이 치열해 결시율이 지난해 40%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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