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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뉴호라이즌스호 9년 만에 ‘저승신’을 깨우다

    [아하! 우주] 뉴호라이즌스호 9년 만에 ‘저승신’을 깨우다

    <뉴호라이즌스의 여정> •2011년 3월 18일/천왕성 궤도를 지나다 •2014년 8월 1일/ 해왕성 궤도를 지나다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1시 47분 명왕성 접근 통과(명왕성에서 13,695km 거리, 초속 13.78km)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2시 01분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 접근 통과(카론에서 29,473km 거리, 초속 13.87km) •2016년~2020년/카이퍼 띠 천체들 접근 통과 •2029년 - 태양계를 떠남 오는 7월 14일 명왕성 도착을 5개월 앞둔 뉴호라이즌스호에 대해 지구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우주 탐사에 있어 최대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이는 뉴호라이즌스의 명왕성 도착은 미국 독립기념일 10일 후로 잡혀 있다. 1930년에 처음 발견된 명왕성은 아직까지도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태양빛이 도달하는 데 만도 5시간 27분이나 걸리는 태양계 변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뉴호라이즌스는 태양계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는 인류 최초의 무인 탐사선으로 불린다. 2006년 1월 미국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된 뉴호라이즌스의 미션에는 모두 7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발사 당시만 해도 명왕성은 어엿한 태양계 제9 행성의 지위에 있었지만, 그해 6월 국제천문연맹에서 ‘명왕성을 ’왜소행성‘으로 분류해 행성 반열에서 퇴출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명왕성 궤도 부근에서 그보다 더 큰 소행성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 마지막 동면에서 깨어나 탐사를 재개한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 위성 카론의 모습을 찍어보내는 등, 그동안 상상도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명왕성계의 생생한 모습을 지구로 보낼 예정이다. 과학 저술가이자 영화제작자인 크리스토프 라일리 링컨 대학 교수는 “2015년은 우주탐사의 황금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면서 “개인적으로는 뉴호라이즌스의 명왕성 탐사가 하이라이트일 것으로 생각된다”며 한껏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어 "인류가 만든 탐사선이 태양계 마지막 행성을 방문하는 것은 역사상 최초의 일"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호라이즌스의 명왕성 도착을 계기로 명왕성이 다시 행성의 지위를 되찾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천문학자들은 미국인 톰보가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었던 ’명왕성‘의 복권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호라이즌스에는 톰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톰보의 유골이 실려 있다. 여담이지만, 명왕성을 발견한 클라이드 톰보는 유현진이 뛰고 있는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의 외가쪽 큰할아버지다. 그래서 켜쇼는 ’명왕성은 내 마음의 행성이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TV에 출연한 적도 있다. 켜쇼에게도 올해는 의미 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남미 해방신학의 상징 로메로 대주교 순교자 되다

    남미 해방신학의 상징 로메로 대주교 순교자 되다

    엘살바도르 군사 정권에 맞서며 가난한 이들을 대변했던 남미 해방신학의 상징적 인물 오스카 로메로(1917~1980) 대주교의 죽음이 순교로 인정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바티칸 시성성 회의에서 로메로 대주교가 신앙에 대한 증오 때문에 살해됐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로메로 대주교의 시복은 그가 살해된 것이 신앙을 고수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가난한 민중을 도우려는 정치적 행동 때문인지를 두고 답보를 거듭해 왔다. 해방신학을 마르크시즘으로 간주한 바티칸이 그에 대한 시복을 꺼린 것도 있다. 취임 직후 바티칸의 분위기를 바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대한 걸림돌도 제거했다. 교황은 지난해 8월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편에서 “로메로 대주교를 복자(福者)로 선포하는 것을 막던 교리적 문제가 이미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해결됐다”면서 “시복 심의 절차가 교황청 시성성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통적으로 순교는 죽음으로 가톨릭 신앙을 지킨 경우로 한정됐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목을 하다 죽어도 순교로 인정할 것을 검토하도록 신앙교리성에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엘살바도르에서 농민과 지주 사이에 벌어진 토지 분쟁이 정부군과 좌익 반군 간 내전으로 번져 1980~1992년 모두 7만명이 희생됐다. 당시 우익 군사 정권의 독재와 인권 탄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대변했던 로메로 대주교는 1980년 미사 도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남미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로메로 대주교의 삶은 1993년 할리우드 영화 ‘로메로’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졌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해직 14년 만에 다시 서는 교단…인권 지킴이 될 것”

    “해직 14년 만에 다시 서는 교단…인권 지킴이 될 것”

    “14년 만에 다시 학교에 갑니다. 4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처음 교단에 섰을 때보다 더 설레네요.” 영화 ‘두사부일체’의 소재가 됐던 대표적 사학 비리 사건인 서울 상문고 사태로 교단을 떠났던 교사가 해직 14년 만에 학교로 돌아간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윤희찬(59) 전 고대부고 국어 교사를 서울 강북 지역의 공립 중학교 교사로 특별채용했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간부를 맡고 있던 윤 교사는 2000년 불법 찬조금, 성적 조작 등의 비리가 드러난 학교재단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문고 교사들을 돕다가 형을 선고받아 해직됐다. 2005년 광복절에 사면·복권돼 이듬해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윤 교사의 복직을 요청하자 시교육청은 그가 재직했던 사학재단에 특별채용을 권고했다. 하지만 학교는 윤 교사를 받아주지 않았다. 윤 교사는 “정부가 복직시키라고 해도 사학 측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니 방법이 없었다”면서 “지난해 서울 동구학원 재단 비리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파면 뒤 복직했다 다시 직위해제를 당한 안종훈(42) 교사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지금도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해직 뒤 14년 동안 전교조 전임자로 활동하며 생계를 유지해 온 윤 교사는 “‘아들이 나를 따라 선생님이 됐다’고 좋아하셨던 아버지를 뵐 면목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정작 자신의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불의를 모르는 척 외면하면서 제자들에게 바르게 살라고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짧지 않았던 학교 밖 생활에서 배웠던 것들 중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인권 존중’의 가치를 가르치고 싶다”면서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 같은 교사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미리 본 MB회고록] “이건희 사면은 IOC 설득 위한 승부수”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12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사면한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승부수’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다음달 2일 출간되는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삼수 만에 성공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IOC 위원들을 설득할 사람이 필요했다”면서 “IOC 위원으로 활동하던 이 회장이 자격이 정지된 상황이었고, 공동 유치위원장이던 김진선·조양호 위원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회장의 사면복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적었다. 이어 “국익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니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다”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이 회장과 함께 78명의 경제인에 대한 특별사면을 정부에 요청했는데 이 회장만 ‘원포인트 사면’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 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년 반 동안 11차례 해외 출장을 강행하며 평창 유치에 힘을 보탰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자 좀처럼 감정을 내비치지 않던 이 회장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이 보였다”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모든 공을 주위로 돌리는 이 회장을 보면서, 나는 원포인트 사면으로 그가 그동안 평창 유치에 얼마나 큰 부담을 느끼고 마음고생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안녕 명왕성!” 뉴호라이즌스호, 9년 날아가 첫 ‘출사’

    “안녕 명왕성!” 뉴호라이즌스호, 9년 날아가 첫 ‘출사’

    "안녕 명왕성" 지난 2006년 1월 태양계 끝자락 머나먼 행성을 향해 무인 탐사선이 발사됐다.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다. 지구로부터 약 48억 km 떨어진 명왕성을 향해 무려 9년을 항해한 뉴호라이즌스호가 첫 '출사'에 나선다. 최근 NASA 측은 "뉴호라이즌스호가 25일(현지시간) 명왕성을 첫 촬영할 예정으로 사진 상으로는 점보다 조금 더 큰 수준으로 나타날 것" 이라고 밝혔다. 무려 9년이나 날아갔지만 지금도 명왕성이 점 수준으로 보이는 이유는 거리가 아직 1억 6000만km나 남았기 때문이다.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도착하는 시간은 앞으로 7개월 후인 오는 7월 14일. 뉴호라이즌스호 프로젝트 과학자인 존스홉킨스 대학 할 위버 교수는 "이제 인류의 명왕성 탐사가 피니쉬 라인(finish line)에 다가서고 있다" 면서 "더이상 그래픽이 아닌 진짜 명왕성의 모습을 보게될 것" 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명왕성의 공식이름은 ‘134340 플루토’. 1930년 처음 발견된 이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지난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의 행성 분류 정의가 바뀌면서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격하된 비운의(?) 행성이다.   바뀐 행성의 정의는 크게 3가지로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sphere·球)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그 지역의 가장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 문제는 2000년대 들어 명왕성 인근에서 카론 등 새로운 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명왕성의 위성으로 생각됐던 카론에 명왕성이 휘둘린다는(맞돌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명왕성이 행성이 되면 인근 카론, 제나, 케레스 등도 모두 행성이 돼 태양계의 행성 숫자는 최대 12개로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이에 유럽 천문학자들을 중심으로 행성의 정의를 위와같은 3가지 조건으로 정리하며 투표를 통해 명왕성 행성 퇴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명왕성에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까지 보낸 미국 천문학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으며 이후 툭하면 명왕성의 복권을 다시 주장하고 있다. 지구에서의 논쟁과는 별개로 뉴호라이즌스호는 나홀로 자신의 임무를 꿋꿋이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 탐사선에는 임무와 별 상관없는 비밀품목들이 실려있다. 명왕성 발견자 클라이드 톰보(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증조부)의 유골 일부가 용기에 넣어져 있으며 미국 국기, 우표, 25센트 동전, 이름 43만 4000개가 실린 CD-ROM 등이 그것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씨줄날줄] 병합승차권/정기홍 논설위원

    중학생 시절에 학생증과 비슷하게 생긴 열차 통학승차권을 한 달치로 끊었다. 할인을 해 주었다. 그런데도 승차권 구입용 돈은 군것질로 쓰고, 차장(승무원)과 숨바꼭질하며 ‘도둑 열차’를 타고 다니곤 했다. 차장이 차표(승차권) 검사를 하면 슬슬 뒷걸음질치다가 다음 역에서 잽싸게 내려 검사를 마친 앞칸으로 옮겨 타며 눈을 속였다. 더러 승·하차를 하는 승강대 손잡이를 잡고 숨바꼭질도 했으니 자칫 손잡이를 놓치면 위험천만한 사고가 날 일이었다. 내려서는 개찰구를 피해 철로를 따라 숨어 도망쳤다. 철없던 때의 열차승차권 추억의 한 언저리로 남아 있다. 열차 승차권이 세상에 나온 것은 1840년이다. 영국의 한 철도회사 역장이던 토머스 에드몬슨이 발권 시스템을 개발하면서다. 당시 영국의 철도회사들은 수기식으로 발권을 했는데 역무원들이 이를 조작해 운임을 떼먹는 부정이 잦아 비리를 없애려고 도입했다고 한다. 2.5】5㎝ 크기의 마분지에 출발역과 도착역, 출발시간, 열차번호, 운임 등을 적었다. 발권을 할 때 날짜를 찍고 개찰 때엔 가위로 승차권 일부를 잘라 다시 사용을 못 하게 했다. 우리나라 열차 승차권의 역사도 올해로 116년이 된다. 최초의 철도인 경인철도(노량진~제물포)가 1899년 개통하면서 에드몬슨식 승차권 제도가 도입됐다. 이 승차권은 인터넷 발권이 시작되면서 2004년 퇴역해 사라졌다. 열차 승차권은 철도 역사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특실승차권과 보급승차권, 침대승차권 등 생경한 이름도 많다. 일제강점기에는 특별·준·보통급행권도 있었다. 할인승차권에 2할, 3할, 5할 등으로 도장을 찍은 것도 새롭게 보인다. 승차권에 목적지를 기입하지 않아 예를 들어 ‘서울→(공란)’이나 ‘서울→200㎞까지, 400㎞까지, 401㎞ 이상’ 등으로 표시한 때도 있었다. 장수만세 TV 프로 출연자에게 특실 1회 왕복권(2인)을 주고 희망 구간을 공란으로 둔 것도 특이한 사례다. 통학 정기승차권에 학교와 이름, 나이를 기입하게 한 적도 있어 지금 시각으로 보면 개인정보 누출 논란을 부를 일이다. 하지만 승차권들은 저마다의 얼굴을 내밀며 지난 세월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든다. 코레일이 3월부터 일부 구간에선 좌석으로, 나머지 구간에선 입석으로 목적지까지 가는 ‘병합승차권’을 인터넷에서 구입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부산을 갈 때 좌석이 없으면 중간 역까진 입석으로, 나머지 구간은 좌석에 앉아 가는 방식이다. 편리하게 됐다. 명절 때 승차권 한 장을 쥐고 숨막히는 3등 객차 안에서 한나절을 타고 고향을 찾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첨단 기술에 자리를 하나씩 빼앗기는 시절이다. 머지않아 병합승차권도 다음에 등장할 첨단 승차권 발권 기술에 자리를 내줄 것이다. 마지막 남는 건 추억이고 향수가 아닌가 한다. 그래도 열차 여행의 느긋한 맛은 가시지 않아야 하겠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계속되는 불황에… ‘일확천금 꿈’ 늘었나

    계속되는 불황에… ‘일확천금 꿈’ 늘었나

    불황에 ‘일확천금의 꿈’을 좇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일까. 지난해 로또복권의 1회 구입액이 1만원에 육박했다. 성인 2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복권을 구입한 경험이 있었고, 성인 63%는 ‘복권이 있어 좋다’고 답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4일부터 12월 10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복권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로또복권의 1회 구입액은 9459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회 평균 구입액이 9000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전년(8874원) 대비 6.6% 증가한 것이다. 2012년 로또복권 1회 구입액은 7449원이었다. 성인 53.7%는 최근 1년간 복권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복권 구매자의 절반가량(53.7%)은 월평균 가구 소득이 200만∼400만원이었다. 중산층이 복권의 주요 구매층이라는 얘기다. 로또복권 기준으로 지난 1년간 구매자의 구입 횟수는 총 13.4회로 한 달에 한 번 이상이었다. 다만 1년(15.1회) 전 보다는 소폭 줄었다. 응답자 62.9%는 ‘복권이 있어 좋다’고 평가했다. 이 비율은 4년 연속 60%대를 유지했다. 복권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남성과 30∼50대의 연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소비 씀씀이가 많은 세대와 가장들이 한 번쯤은 복권에 의지하고 싶다는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복권이 좋은 이유로는 희망과 기대(35.4%), 소외계층 지원(30.7%), 삶의 흥미와 재미(21.0%) 등을 꼽았다. 반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살 때 겸연쩍다’(41.2%), ‘일확천금을 좇는 도박이다’(58.0%) 등을 이유로 댔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중국의 ‘자오쯔양 딜레마’/오일만 논설위원

    1989년 5월 19일 새벽. 비가 뿌리는 톈안먼 광장에서 메가폰을 든 채 시위 학생들에게 해산을 호소하는 일흔 나이의 노신사가 있었다. 눈물을 그렁거리면서 “학생 제군들은 아직 젊다. 살아서 중국의 4대 근대화를 실현하는 날을 직접 보아야 한다…”는 간곡한 설득 장면은 아직도 중국인들의 가슴 속에 각인돼 있다. 중국 현대사의 풍운아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당총서기는 이날을 끝으로 영원히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톈안먼 사태 당시 무력진압을 지시한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과 리펑(李鵬) 총리에 맞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다 실각된 것이다. 덩의 오른팔로 개혁 개방의 야전사령관이었던 그는 ‘당을 분열시켰다’는 죄목을 뒤집어쓰고 16년간 가택연금 끝에 2005년 1월 17일 사망했다.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문화대혁명 시기에 홍위병들에게 모진 고초를 당했지만 그는 기적처럼 회생해 중국 최고 권부에 오른 인물이다. 개혁 개방 초기 당시로선 파격적인 자유시장 정책인 ‘가정생산청부제도’(家庭生産請負制度)를 성공시켜 “식량이 필요하면 자오쯔양을 찾아라”라는 말을 유행시킨 당사자다. 이렇게 현대 중국사의 비극과 권력투쟁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 온, 그의 유골함은 죽은 지 만 10년이 됐지만 베이징 자택 마당에 안치돼 있다. 당국의 거부로 공산당 최고위 간부들이 묻히는 바바오(八寶)산 혁명열사릉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아직도 중국 공산당의 입장에서는 ‘반혁명 폭란(暴亂)’을 일으킨 톈안먼 사태의 주동자들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서거 10주기를 맞아 최근 중국 사회에서 ‘영원한 자오쯔양’(永遠的趙紫陽)이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만들어지고 홍콩에서도 추모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의 복권은 현재로선 요원하다. 이는 그의 사후 회고록(국가의 죄수-The Prisoner of the State)에서 밝힌 ‘위험한 생각’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는 “중국이 현대적 시장경제와 현대문명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의회민주주의를 실시해야 한다”며 서구식 다당제 민주주의를 주창했다. 공산당의 유일 지배를 통해 중화부흥을 노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도노선과 정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자오의 유골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은 중국의 딜레마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톈안먼 사태를 진압한 후 초강대국으로 성장시킨 성공의 역사 때문에 덩의 통치노선이 옳았다고 생각하는 중국인들이 아직도 절대 다수다. 반면 중국의 고도성장의 뒤안길에 나타난 부정부패 등 각종 사회적 폐해 때문에 자오의 길을 따라 민주화 운동 대열에 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1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류샤오보(劉曉波) 등이 대표적이다. 자오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19년 중국 사회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 자못 궁금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사행행위 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과 결정에 따른 것… 사업자가 이용자 이익 보호하거나 배려할 의무 없어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사행행위 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과 결정에 따른 것… 사업자가 이용자 이익 보호하거나 배려할 의무 없어

    현대인의 삶에서 여가활동은 필수적이다. 여가활동에는 예술 활동이나 스포츠뿐만 아니라 ‘우연’이라는 요소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사행행위도 해당된다. 이러한 사행행위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로서 무효이며, 때로는 형사 처벌의 대상에 도박이 포함된다. 그러나 ‘관광진흥법’과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서 허용된 내국인카지노(강원랜드),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라 발행되는 각종 복권,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해 운영되는 스포츠 토토, ‘한국마사회법’에 의한 승마투표권(마권), ‘경륜 경정법’에 의한 승자투표권을 구매하는 행위 등 법에 따라 규정된 사행행위는 불법이 아닌 합법으로 보장되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자기 책임하에 여가활동의 일환으로 카지노 등을 이용하면서 거액을 잃거나 중독에 빠져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 경우에도 이용자에게만 책임을 지워야 하는지다. 개인 간의 법률행위는 사적 자치와 자기결정을 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자기 책임하에서 선택한 여가 활동으로서 사행행위에 대해 법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8월 21일 강원랜드 사건에 대해 선고한 판결(2010다92438)에서도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결정에 따라 계약을 체결한 결과 발생하게 되는 이익이나 손실은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손실이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등 상대방 당사자의 이익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일반적인 의무는 부담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내국인의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업을 허가받은 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의 카지노 이용을 둘러싼 법률관계에 대해서도 당연히 ‘자기책임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했다. 카지노 사업자가 카지노 운영과 관련해 공익상 포괄적인 영업 규제를 받고 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근거로 함부로 카지노 이용자의 이익을 위한 카지노 사업자의 보호의무 내지 배려의무를 인정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어 “카지노 사업자로서는 정해진 게임 규칙을 지키고 게임 진행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카지노를 운영하기만 하면 된다”며 “관련 법령에 분명한 근거가 없는 한 카지노 사업자에게 자신과 게임의 승패를 겨루어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 애쓰는 이용자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하거나 이용자가 카지노 게임으로 지나친 재산상 손실을 입지 않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책임의 원칙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회질서 등을 위하여 예외적으로 제한될 수도 있다. 예컨대 카지노 이용자가 자신의 의지로는 카지노 이용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도박 중독 상태에 있었고 카지노 사업자도 이를 인식하고 있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인식할 수 있었던 상황인 경우, 카지노 이용자나 그 가족이 재산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법령이나 카지노 사업자에 의해 마련된 절차에 따른 요청을 했음에도 그에 따른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경우, 영업제한규정을 위반해 카지노 영업을 하는 등 카지노 이용자의 재산상실에 관한 주된 책임이 카지노 사업자에게 있을 뿐만 아니라 카지노 이용자의 손실이 카지노 사업자의 영업이익으로 귀속되는 것이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대법원은 “예외적으로 카지노 사업자의 카지노 이용자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배려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특별법에 의해 인정되는 사행산업은 기업의 이익, 관광객 유치에 따른 외화획득, 여가시설의 제공 등과 같은 직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고용창출과 소득 증대, 지역경제의 활성화 등과 같은 간접적인 효과도 있다. 이러한 순기능과 함께 사행심을 조장해 근로의욕을 저하시키고 때로는 범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기능이 있다고 해서 인간에 내재되어 있는 ‘요행이나 우연을 바라는 마음’까지 규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사행행위에 대해서는 규범조화적인 규제가 필요하게 된다. 우연한 결과에 스릴을 느끼는 사행행위에 대한 참여 여부는 전적으로 이용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책임도 이용자가 전적으로 지게 된다. 그러나 이용자가 생활을 궁박하게 할 정도로 거액을 잃었거나 중독에 빠진 경우 사업주의 책임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거액을 탕진했다거나 도박 중독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사업주에게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것이다. 사용자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사용자책임을 강화하게 되면 이용자의 사적 자치 및 자기결정을 제한 내지 침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사업주의 배려의무를 인정할 수 없지만 사업장마다 존재하는 내부 규정을 위반하는 이용행위까지 면책될 수는 없다. 만약 사업자 측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이용자들을 관리하지 못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면치 못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일반적인 불법행위와 사용자책임이 곧바로 적용될 수는 없고 예외적으로 사업자 측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 윤철홍 교수는 ▲숭실대 법학 석사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법학 박사 ▲숭실대 법과대 학장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 분과위원장 ▲법무부 법인제도 개정위원장 ▲법무부 법령해석 자문위원 ▲한국토지법학회 부회장 ▲한국민사법학회장
  • [문화마당] 어쩌면 기적은 생각보다 가까이에/이애경 작가·작사가

    [문화마당] 어쩌면 기적은 생각보다 가까이에/이애경 작가·작사가

    아침에 시끌벅적한 소리가 났다. 아파트 발코니에 있던 난에 꽃이 피었다며 와서 보라고 아빠가 부르시는 것이었다. 아빠는 하도 꽃이 피지 않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얼마 전에 버리려고 생각 중이셨다며 노랗게 피어난 꽃을 보고 신기해하셨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에 이사를 온 뒤, 그러니까 10년 동안 한 번도 피지 않은 꽃. 난이라고 불리기에도 어정쩡했던 잡풀처럼 생긴 초록색 이파리 사이로 네댓 송이 꽃이 보란 듯이 활짝 피어 있었다. 점잖게 흥분하신 아빠의 음성 뒤로 엄마가 손으로 꼽아 보시더니 10년이 아니라 20년 만에 처음 핀 꽃이라고 하신다. 20년 전 친구들에게 꽃이 핀 난을 선물받았고, 그때 이후로 두 번째로 꽃을 보신다는 것이다. 아빠는 더욱 기분이 좋아져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려나 보다’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좋은 일이 있으려나?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도 좋고, 일어나지 않아도 좋다. 이미 내 눈앞에 기적이 펼쳐져 있지 않은가. 그리고 온 가족이 이 신기한 광경을 목격하며 이렇게 기쁜 아침을 맞고 있으니 말이다. 기적이란 그런 것이다. 어쩌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 것.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거나, 중병에 걸렸던 사람의 병이 순식간에 낫거나, 중고생 시절 내내 전교 꼴찌이던 학생이 어느 날 전국 1등을 하거나, 복권에 당첨되어 엄청난 부자가 되는 것 정도는 되어야 기적이라고 생각하기에 내 삶에서 기적은 손에 닿지 않는 저 멀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삶이 빤하고, 매일이 똑같고, 하루하루가 그저 그런 삶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인생에 기적이 찾아와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도 현실을 뒤집을 수 있는 큰 변화만을 바라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기적은 버둥거리다가 끝끝내 몸을 뒤집은 아기의 끝없는 열정에서도, 단어 한마디도 잘 말하지 못하다가 어느 날 문장으로 터져 나오는 아이의 말소리에서도, 대열을 맞춰 날아가는 새들의 비행에서도, 돌무더기 사이에서 틈을 비집고 피어난 민들레꽃에서도,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할머니의 짐을 들어 드리는 청년의 마음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의정부 화재 참사에서 밧줄을 묶어 온몸으로 지탱하며 열 명의 인명을 구한 시민의 마음, 자기에게 벌어질 위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우선 다른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마음이 시작된 바로 그곳이 기적이다.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좋은 일에 써 달라며 이름조차 남기지 않는 선행 천사들의 마음이 시작된 곳, 그곳 또한 기적이 있는 곳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생각은 할 수 있어도 쉽게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는 일이기에 그 모든 생각과 행동은 기적이고 기쁨이다. 자극적이고 강한 것에 익숙해 있는 우리는 어쩌면 기적조차 그런 것을 원하기에 소소한 기적이 주는 행복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기적은 명사가 아닌 동사, 마음의 움직임이고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아름다운 생명력인 것이다. 이 생명력은 사람들의 마음을 타고 또 타고 다니며 아름다운 영향력을 만들어 낸다. 딱딱하게 굳은 사람들의 마음에 ‘그래도 살 만하다’는 희망의 빛을 비춰 주고 우리의 마음을 들썩이게 해 주니까.
  • 1평 쪽방 인생… 영구임대가 로또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빈곤층의 주거

    1평 쪽방 인생… 영구임대가 로또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빈곤층의 주거

    “없는 사람들에게 행복의 첫째 조건은 집이에요” 김모(44)씨는 자신이 사는 서울 서대문구의 C빌라 401호가 호텔 같다며 흡족해했다. 16평짜리(방 2칸과 거실) 좁은 빌라 안을 채운 낡은 소파, 고장 난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그리고 담배와 홀아비 냄새가 찌든 방안 공기까지 그 어떤 것도 호텔의 고급스러움을 닮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는 “거리 돌바닥에서 잠을 자 본 사람은 자신만의 공간이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안다”고 했다. 막노동으로 월 90만원을 버는 김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저소득 독신자나 장애인, 미혼모 등에게 염가로 임대한 이 임대주택에 2009년 입주했다. 그는 이 집에서 또 다른 독신자 이모(48)씨와 함께 산다. 두 사람이 매달 모아 내는 월세는 17만 4200원. 벌이에 비하면 큰 액수지만 풍찬노숙을 피할 수 있기에 불만은 없다. 과거 10년 넘게 남산 인근 등에서 노숙했던 그는 “밖에서 자면 이불을 5개 덮어도 춥고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아프다”고 회고했다. 고물 수집 등으로 매달 20만~30만원이라도 벌 때는 월 17만원을 주고 서울역, 영등포 등지의 쪽방촌에서 생활한 적도 있었는데 1평 남짓한 쪽방은 관(棺)에 갇힌 듯한 갑갑함을 줬다. 그는 “잠을 자다가 잠버릇처럼 입을 오물거렸는데 ‘우드득’ 하며 뭔가 씹히는 느낌이 나더라”면서 “급히 일어나 뱉었더니 바퀴벌레였다”고 했다. 그는 “먹을 것, 입을 것은 나눠 주는 곳이 많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이 살 곳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복권에 당첨돼 1억원이 생긴다면 당장 월세를 전세로 돌리고 싶다”고 했다. 사실 저소득층의 대표적 주거시설로 알려진 장기공공임대주택(영구임대아파트, 장기전세주택 등)은 극빈층에게는 초특급 주거시설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빈곤층 사이에서는 ‘영구임대아파트에 당첨되면 로또 맞는 것과 같다’고 얘기할 정도”라고 전했다. 13살과 6살배기 딸을 둔 박모(42·여)씨는 3년 전 경기 화성시의 방 2칸(18평)짜리 임대아파트에 첫발을 들일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5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거리에 나앉았던 박씨는 두 딸과 동네 교회, 지인의 원룸 등에 얹혀살았다. 교회 기도방에서 1년간 살 때는 나무 벽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겨울 칼바람 탓에 돌 지난 막내딸을 밤새 안고 체온으로 ‘보일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교회 사람으로부터 “벌이가 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 166만원) 이하이니 영구임대아파트를 임대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당장 입주 신청서를 썼다. 그리고 7개월 만에 입주에 성공했다. 남편과 별거해 저소득 한부모가정을 꾸린 까닭에 입주 1순위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월세 15만원과 공과금 25만원 등 매달 40만원이 주거비로 들어간다. 새벽 신문배달 등으로 버는 월 80만원의 수입 중 50%에 해당하는 돈이다. 그래도 그는 “큰딸은 방이 갖고 싶다고 했고 작은딸은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고 했는데 아파트에 입주해 둘 다 얻었다”면서 “따뜻한 물로 씻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박씨처럼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할 확률’의 행운을 잡지 못하는 빈곤층은 일반 주택 시장에서 가장 싼 집을 찾아야 한다. 이들을 기다리는 건 전세 2000만~3000만원의 허름한 반지하 셋방이나 옥탑방 정도다. 그나마 돈이 없어 몇 달씩 방세를 밀리거나 집수리를 요구하다가 쫓겨나는 일이 흔하다. 초등학생 손주 2명과 함께 사는 장모(64·여·경기 부천시)씨는 최근 3000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주인으로부터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장씨는 “10년 넘은 보일러가 터져 주인에게 통사정해 수리를 받았는데 그 일 때문에 감정이 상했는지 갑자기 ‘내년 3월 전세 만기 때 집을 비우라’고 말하더라”고 했다. 빈곤층들은 겨울에 난방비를 아끼려 보일러를 오랫동안 틀지 않다가 고장 나는 경우가 있는데, 장씨의 경우처럼 집주인에게 밉보일까봐 수리를 요구하지 못하는 세입자가 적지 않다. 주거비 지출 비율이 워낙 높다 보니 꼭 필요한 세간 살림조차 사지 못하는 극빈층이 많다. 독거 노인 곽모(79·여)씨는 세탁기가 없어 아직도 손빨래를 한다. 8평짜리 집 안을 채운 살림이라고는 철 지난 브라운관 TV와 낡은 침대, 1단 목재 옷장과 서랍장이 고작이다. 대부분 남에게 얻거나 주운 것들이다.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는 홍모(45·여)씨가 사는 경기도의 한 임대아파트 거실에는 형편에 맞지 않는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다. 피아노가 없어 복음성가 가수를 꿈꾸는 첫째딸(15)이 공책에 흑백 건반을 그려 놓고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본 홍씨가 우유 배달을 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버려진 피아노를 발견해 집으로 들인 것이다. 건반 몇 개가 망가진 고물 피아노지만 딸에게는 ‘보물 1호’다. 서울의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독신 남성 정모(42)씨의 집에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가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게 없다. 그는 “전자레인지는 지난해 겨울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윗집 남성의 유품을 건네받은 건데 몇 달 썼더니 고장 나더라”라고 했다. 저소득층 밀집촌은 치안도 열악하다. 독거 노인 한모(91)씨가 사는 경기 부천 다세대주택에는 입구에 가로등 하나 설치돼 있지 않아 성인 남성인 기자가 걸어가기에도 위험해 보였다. 서울 구로구의 단독주택 반지하 셋방에서 3살배기 딸을 키우는 한부모가정의 박모(29·여)씨는 새벽에 자다가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인기척이 들려 눈을 떠보니 누군가 골목길로 난 방 창문을 열고 들어오려 한 것이다. 박씨는 “‘누구냐’고 소리쳐서 실제 침입하지는 않았다”며 “집주인에게 방범창을 설치해 달라고 여러 번 말했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라”고 했다. ‘달동네’도 도시 극빈층의 오랜 보금자리다. 서울의 달동네·판자촌은 서대문구의 개미마을과 노원구의 백사마을, 강남구 구룡마을 등 몇 곳 남지 않았다. 10만~20만원짜리 월세방을 구할 수 있는 개미마을은 1960~1970년대 배경의 시대극 세트장을 옮겨 놓은 듯 남루하다. 주민 김모(56·여)씨는 “30년 전 결혼해 이곳에 들어올 때 ‘주거환경이 열악해 1년 뒤면 재개발된다’던 마을이 지금까지 그대로 있다”고 했다. 지은 지 40~50년 된 집들이 몰려 있지만 재개발 논의가 더디다. 전체 140여 가구(주민 250여명) 중 집 안에 화장실이 없어 마을 공용 화장실을 쓰는 이들도 많고 ‘푸세식’으로 불리는 재래식 화장실이 있는 집도 20여곳 된다. 2년 전에는 당뇨를 앓던 50대 남성이 구식 변기를 쓰다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똥 구덩이로 빠졌고, 며칠 지나 숨진 채 발견된 충격적인 일도 있었다. 사정이 좀 나은 나머지 가구 대부분도 ‘쪼그려 앉기’식 수세식 화장실이다. 마을을 오르는 교통수단이라고는 ‘07번’ 마을버스가 유일한데 눈이 내리거나 빙판길이 되면 이마저 운행을 멈춘다. 하씨는 “등유 보일러가 있지만 씻을 때만 잠시 켜고 평소에는 장당 500원 하는 연탄 난로로 버틴다”면서 “아궁이에 불을 때 난방하는 집들도 아직 마을에 남아 있다”고 했다”고 했다. 용케 겨울을 버틴다 해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왕산 기슭의 가파른 비탈길을 사이에 두고 낡은 집들이 붙어 있다 보니 기온이 풀리는 봄에는 축대 붕괴사고 등이 가끔 발생한다. 김씨는 “몇 해 전 축대가 무너지면서 토사가 창문을 깨고 들어와 딸의 방을 덮쳤다”고 했다. 더운 여름에는 방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천장에서는 비가 줄줄 새기도 한다. 주민들은 2009년 대학생들이 미화사업차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준 이후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반갑지 않다. 이모(45·여)씨는 “사람들이 마당에 들어와 빨래 넌 것까지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밤에는 플래시를 터뜨려 노인들이 무서워한다”면서 “주민 중에는 ‘우리가 마치 벽화 속에 갇힌 동물원 원숭이가 된 것 같다’고 푸념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쪽방과 고시원은 가족 없이 혼자 사는 빈민층의 몫이다. 기자가 찾은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겨울 풍경은 참혹했다. 마을 어귀의 3층짜리 쪽방 건물에 들어서니 녹슨 난간과 돌바닥이 쩍쩍 갈라진 복도가 나타났다. 공용 세탁 공간의 낡은 세탁기 아래로 낯선 이의 접근에 급히 숨은 쥐의 꼬리 부분이 보였다. 나무로 된 우편함에는 ‘서부지방법원 재산과’와 ‘OO신용정보’ 등에서 온 독촉 편지 10여통이 쌓여 있었다. 주민 이모(54)씨는 “이곳 주민의 70%는 신용불량자일 것”이라고 했다. 3층 이씨의 방은 2.5평 남짓했다. 그는 “이 쪽방촌은 과거 유곽(집창촌)으로 방마다 성매매가 이뤄졌는데 내 방은 관리실이었던 곳이라 넓은 편”이라고 했다. 김씨 말처럼 다른 쪽방들은 1평이 채 되지 않는다. 이곳의 한 달 임대료는 15만~30만원 수준. 고시원은 옆방 숨소리까지 들리는 2평 공간이지만 싼 곳은 20만원으로 한 달을 날 수 있다. 서울 외곽이나 농촌 지역에는 쪽방 대신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에 거주하는 사람도 많다.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부고]

    ●이인도(합천군 문화체육과장)정도(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용수(건강보험공단 차장)씨 부친상 성영환(합천군 계장)씨 장인상 12일 경남 합천고려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55)931-4464 ●김선희(11번가 CV그룹장)씨 부친상 12일 서울 보라매병원, 발인 14일 오전 5시 (02)870-2977 ●서영식(농협은행 청주물류센터지점장)씨 장인상 12일 단양노인병원, 발인 14일 오전 7시 50분 (043)421-4444 ●김영두(한국가스공사 자원본부장)씨 모친상 11일 전북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30분 (063)250-2451
  •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팔 걷었다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팔 걷었다

    서울시가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 및 재정지원에 팔을 걷는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의 ‘학교 밖 청소년 종합지원대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정규학교 교육을 받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들은 서울의 경우 2010년 1만 3381명에서 2013년 1만 6126명으로 3년 만에 20%가량 늘어났다. 시 관계자는 “공교육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상담이나 지원 등 대책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종합 지원대책은 학교 밖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 구축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먼저 교육청과 서울중앙지검 등과 협약을 맺고 학교 밖 청소년 조기 발굴에 힘쓰고 비인가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38곳인 지원 기관을 2018년까지 61곳으로 늘린다. 이들 기관에는 교육활동공간과 교육프로그램, 인건비, 급식비, 교사연수, 컨설팅 등이 지원된다. 시 관계자는 “일단 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선 비인가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이 급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복권기금과 마사회기금 등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산하 기관과 연계해 자립, 학업, 성, 주거 등에 대한 상담·지원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학교로부터 학업 중단을 고민하는 학생의 정보를 받아 고민 상담에서 진로 탐색까지 다양한 지원을 한다. 시 관계자는 “단순하게 문제 청소년으로 학생들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상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선도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중앙지검 등과 협력해 청소년 범죄 예방 활동도 함께 진행한다. 상대적으로 범죄 등에 노출 가능성이 큰 학교 밖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의미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뜻밖의 크리스마스 선물…도둑맞은 차량 28년 만에 재회

    뜻밖의 크리스마스 선물…도둑맞은 차량 28년 만에 재회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의 한 여성이 뜻밖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돼 화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몬테레이 헤럴드 등은 린다 알십이라는 여성이 28년 전 도둑맞은 차량과 재회하게 된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85년 17살이었던 린다 알십은 당시 아버지의 도움으로 800달러를 주고 포드 무스탱을 구입했다. 그러나 린다는 이 차량을 구입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캘리포니아 주 샬리너스에 소재한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도둑맞았다. 린다는 당시 이곳저곳을 수소문했지만 차량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한편, 20년이 넘도록 자취를 감춘 무스탱 차량은 지난 9월 한 남성이 샬리너스 자동차 관리국(DMV)에 해당 차량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남성이 절도 차량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차량이 1986년 린다 알십이 도둑맞은 절도 차량임을 알게 됐다. 결국 무스탱은 도둑맞은 지 28년 만에 린다에게로 다시 돌아왔다. 경찰에게 소식을 접한 린다는 “다시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 복권에 당첨된 것만 같다”면서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기뻐했다. 또 “그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도 이 차량만 못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연을 전해 들은 누리꾼들도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극적으로 차량을 되찾은 린다를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영상=Monterey Herald/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또 검찰에 불려 나간 대통령 가족… 또 깨지지 않은 징크스

    또 검찰에 불려 나간 대통령 가족… 또 깨지지 않은 징크스

    박지만 EG 회장이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대통령의 가족은 반드시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징크스는 이번 정권에서도 깨지지 않았다. 다만, 연루된 사안의 형태와 발생 지점 등은 역대 정부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박 회장이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를 중심으로 번진 문건 유출,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면, 역대 정부 대통령 가족들은 청와대 외부에서 이권 개입, 횡령 등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면서 상당수가 죗값을 치렀다.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경환씨는 새마을운동협회 중앙본부 회장 재직 시 73억 6000만원 횡령 등 7가지 혐의로 징역 7년, 벌금 22억원, 추징금 9억원 형을 받았다.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으로 ‘소통령’으로 불린 현철씨는 한보사태에 연루돼 알선수재,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인 홍일·홍업·홍걸씨도 3년 연속으로 나란히 법의 심판을 받았다. 2001년 셋째인 홍걸씨가 체육복권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이권에 개입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고, 2002년에는 차남인 홍업씨가 이용호 G&C그룹 회장의 정·관계 로비와 관련해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옥고를 치렀다. 2003년에는 장남인 홍일씨가 나라종금 로비 의혹에 연루돼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 세 사람은 ‘홍삼트리오’로 불렸다.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둘째 형인 ‘봉하대군’ 건평씨도 검찰의 수사망을 피하지 못했다. 건평씨는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29억원의 뒷돈을 받아 챙겨 구속됐다. 2009년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씨와 장남인 건호씨, 조카사위인 연철호씨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12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둘째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일은 형으로 통한다)이라 는 당시 신조어는 이 전 부의장이 정권의 실세였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33억원 짜리 ‘즉석복권’ 당첨된 성범죄자

    33억원 짜리 ‘즉석복권’ 당첨된 성범죄자

    평소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행운'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성범죄자 출신의 한 남자가 무려 300만 달러(약 33억원) 짜리 복권에 당첨돼 화제에 올랐다. 순식간에 백만장자 대열에 올라 선 행운의 남자는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티모시 폴. 현재 모친이 운영하는 택시 회사의 배차원으로 일하는 그는 지난주 편의점에서 산 '스크래치 복권'(긁는 복권)이 1등에 당첨되면서 팔자를 고쳤다. 미 현지에서 더 큰 화제가 된 것은 이 남자의 전과 때문이다. 폴은 지난 1999년 9살 소년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 이후 검사와의 플리바겐(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경감해주는 것)을 통해 13개월 후 교도소 밖을 나왔다. 그러나 성범죄자로서 10년 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그는 지난 2003년 성범죄자 카운셀링 세션에 4번 빠졌다는 이유로 다시 체포돼 3년 간 수감됐다. 폴의 친구인 플로이드 신더는 "복권 당첨 소식에 내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면서 "평소 긍정적이고 친절한 행동을 하는 티모시의 당첨은 당연하다" 며 친구를 두둔했다. 이어 "친구는 여전히 문제의 사건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면서 "지난 2006년 출소 이후 한번도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 복권위원회 측은 주 법무부에 성범죄자에게 당첨금을 줘도 되는지 문의까지 한 후 지난 8일(현지시간) 일시금으로 폴에게 지급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오만과 편견’ 능구렁이 문희만 검사로 완벽 부활 최민수

    ‘오만과 편견’ 능구렁이 문희만 검사로 완벽 부활 최민수

    “교통사고가 났어요. 내가 정말 아끼는 차가 부서졌습니다. 그런데 보험 처리하고 수리하면 끝입니다. 내 마음에 남은 상처는 어떻게 할 겁니까? 사랑하는 강아지가 사고로 죽었는데 돈 몇 푼 쥐어 주고 끝이면 죽은 생명은 어떻게 합니까? 이게 우리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예요.” 온갖 비유를 들며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말인데도 핵심을 딱딱 짚어 낸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만난 배우 최민수(52)는 말투도, 억양도 드라마 ‘오만과 편견’ 속 부장검사 문희만과 똑같았다. 어떤 질문이 날아오든 드라마의 흐름과 메시지, 관전 포인트를 줄줄 짚는 답변으로 돌려줬다. ‘검사들의 머리 위에서 노는’ 문희만의 모습 그대로였다.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스타 배우와 요란한 홍보로 무장했던 경쟁작들의 틈새에서 첫 방송부터 시청률 1위를 찍었다. 물 샐 틈 없는 이야기 얼개와 그 안에서 칼날을 세운 사회 비판 의식이 지상파 드라마에 등을 돌린 시청자들을 다시 잡아 이끌고 있다. 그런 드라마에서 주연 못지않은 무게감을 발휘하는 게 ‘문희만’ 역의 최민수다. 민생안정팀의 부장검사인 문희만은 정의로운 검사와 정치 검사 사이를 오가는 ‘능구렁이’다. 메두사를 연상시키는 곱슬머리에 웅얼거리는 발음과 독특한 억양으로 문희만을 연기하는 최민수의 능수능란함은 연일 방송가의 화제다. 선과 악의 사이에서 문희만의 속내는 뭘까. 최민수는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에 답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는 모든 게 완벽하게 짜여져 있고 답이 정해진 것을 좋아하죠. 하지만 이 드라마는 봅슬레이 경기를 하듯 시원하게 쭉쭉 빠져나가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대본을 보면 대사 하나, 동선 하나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어요. 그 궤적을 따라 하고 해석하면서 연기하니 찍는 저희도 복잡합니다.” 연기 자체는 난해하다는 그이지만 드라마의 핵심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권력에 의해 삶의 희망이 사라져 버린 곳에서 희망의 실마리는 어디에 있는가”를 찾는 드라마라는 것이다. “민생안정팀은 문을 열까 말까를 고민합니다. 문 사이에는 쥐꼬리가 끼어 있지만 문을 열면 용이 나올 것 같은 두려움이 있죠.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그릴지, 드라마에서만이라도 스트레스를 풀지 조금만 기대해 주세요. MBC에 외압이 들어오지만 않는다면 드라마 안에서라도 현 세태에 붙어 볼 만합니다.” 최민수는 독특한 언행이 만들어 낸 ‘기행’의 이미지와 더불어 2008년 노인 폭행 사건 논란으로 이미지가 곤두박질쳤다. 무혐의 처분에도 그렇게 실추된 이미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산속으로 들어가 칩거 생활까지 했다. 이후 크고 작은 배역을 거쳐 6년 만에 완벽하게 ‘복권’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나 드라마의 선전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대신 “지금은 드라마의 중간 브리핑”이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하나하나 짚어 갔다. “감나무 묘목을 심어 감이 열릴 때까지는 오롯이 민생안정팀으로 지금의 체온 속에서 살고 싶습니다. 촬영 일정이 급박하지만 오히려 잘됐다고 배우들에게 이야기해요. 대본이 주어지면 본능적으로 연기에 임하면서 사건과 상황에 즉흥적으로 대처하는 검사의 삶을 살 수 있게 되니까요.” 1990년대 안방극장을 주름잡은 ‘터프가이’였던 그도 어느덧 오십줄을 넘어섰다. 청춘배우들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주고는 있지만 “나는 내 연기의 주인공”이라며 여전히 당당한 모습이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면 그뿐,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내 배역은 나에게 주어진 운명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쑥스러움은 또 다른 이름의 열정과 도전, 패기입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33억원 짜리 즉석복권 당첨된 성범죄자 화제

    33억원 짜리 즉석복권 당첨된 성범죄자 화제

    평소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행운'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성범죄자 출신의 한 남자가 무려 300만 달러(약 33억원) 짜리 복권에 당첨돼 화제에 올랐다. 순식간에 백만장자 대열에 올라 선 행운의 남자는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티모시 폴. 현재 모친이 운영하는 택시 회사의 배차원으로 일하는 그는 지난주 편의점에서 산 '스크래치 복권'(긁는 복권)이 1등에 당첨되면서 팔자를 고쳤다. 미 현지에서 더 큰 화제가 된 것은 이 남자의 전과 때문이다. 폴은 지난 1999년 9살 소년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 이후 검사와의 플리바겐(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경감해주는 것)을 통해 13개월 후 교도소 밖을 나왔다. 그러나 성범죄자로서 10년 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그는 지난 2003년 성범죄자 카운셀링 세션에 4번 빠졌다는 이유로 다시 체포돼 3년 간 수감됐다. 폴의 친구인 플로이드 신더는 "복권 당첨 소식에 내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였다" 면서 "평소 긍정적이고 친절한 행동을 하는 티모시의 당첨은 당연하다" 며 친구를 두둔했다. 이어 "친구는 여전히 문제의 사건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면서 "지난 2006년 출소 이후 한번도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 복권위원회 측은 주 법무부에 성범죄자에게 당첨금을 줘도 되는지 문의까지 한 후 지난 8일(현지시간) 일시금으로 폴에게 지급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주원, 빈스빈스 첫 광고모델로 발탁 “딸기가 어울리는 순수남”

    주원, 빈스빈스 첫 광고모델로 발탁 “딸기가 어울리는 순수남”

    배우 주원이 와플&커피 전문점 <빈스빈스>의 첫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빈스앤로스터리 코리아는 삼청동에서 와플을 처음 선보인 순수 국내 커피 브랜드로 현재 5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와플과 스페셜티 커피로 매니아층에게 사랑받는 커피 브랜드다. <빈스빈스> 측은 “배우 주원의 순수하면서도 깨끗한 이미지와 차별화된 제품 원료부터 매장 서비스까지 고객에게 진실된 서비스로 다가간다는 <빈스빈스>의 브랜드 스토리가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하여 모델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 주원은 올 겨울 출시되는 신제품 스트로베리 에디션을 홍보하는 영상광고와 온라인, 오프라인 프로모션 행사 등을 통해 <빈스빈스>의 모델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스빈스 스트로베리 에디션은 “생딸기”를 사용하여 만든 시즌 한정메뉴다. 스트로베리와플, 치즈스트로베리와플, 생딸기망고와플,스트로베리빙수, 해피딸기, 스트로베리 아이스볼 총 6종이다. 11월 말부터 내년 4월까지 가장 당도가 높을때만 판매하여 빈스빈스 컨셉인 프리미엄&웰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원 모델 기용 및 신메뉴 출시 기념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즌 와플에 “골드딸기복권”을 꽂아 홍콩 금까기 3박 4일 여행권, 딸기 한정판 머그, 에디션 메뉴 무료이용권 등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며 내일투어&홍콩 관광청과 함께 스트로베리 홍콩 원정대 1기도 모집한다. 총 10인을 선발하여 홍콩에서 재미있는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기타 시즌 럭키백 판매, 공식 페이스북에서 푸짐한 경품 이벤트도 진행된다. 배우 주원은 최근 영화 <패션왕>과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에 출연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재자’ 무바라크 끝내 무죄… 짓밟힌 ‘이집트의 봄’

    ‘독재자’ 무바라크 끝내 무죄… 짓밟힌 ‘이집트의 봄’

    “학살자가 무죄라면 내 아들이 자살했다는 말입니까?” 이집트 카이로에 사는 무스타파 무르시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아들이 총알을 맞고 쓰러졌던 ‘민주화의 성지’ 타흐리르광장에 나왔다. 무르시처럼 2011년 초 ‘아랍의 봄’ 당시 군경의 살인 진압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시위대의 맨 앞에 섰다. 시위대 규모는 순식간에 2000여명으로 불어났으나 군경이 쏜 최루탄과 물대포에 곧바로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2011년 봄날처럼 ‘정권 퇴진’을 외쳤지만 재집권한 군부는 이미 철옹성으로 변해 있었다. 카이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것은 이날 오전에 있었던 법원의 판결 때문이다. 카이로 형사법원은 ‘아랍의 봄’ 당시 권좌에서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86)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시위대 8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혈 진압의 책임을 물어 1심에서 종신형이 선고됐던 독재자를 2심 법원이 사면한 것이다. 담당 판사는 “무바라크가 시위대 사망과 연관이 있다는 혐의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무바라크는 이날 두 아들과 함께 기소된 부정부패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치안 최고 책임자 5명도 무죄가 됐다. 무죄는 예고된 것이었다. 민주항쟁의 산물로 탄생했던 무슬림형제단 중심의 민선정부가 지난해 7월 군부 쿠데타로 전복되면서 이집트는 ‘아랍의 봄’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쿠데타에 항거한 시위대 529명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지기도 했다. 반면 시민혁명 도중 시위대 살해 혐의로 기소됐던 경찰관 170여명은 대부분 풀려났다. 쿠데타를 주도한 압둘팟타흐 시시 전 국방장관이 군복을 벗고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 6월부터는 옛 군사정권 인사들의 복권이 노골화됐다. 시시 정권에 우호적인 판사들로 물갈이된 법원은 이번에 무바라크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옛 군부 세력과 손을 잡으려는 ‘신군부’의 정치적 계획을 완성해 줬다. 무바라크는 재판 직후 이집트 엘발라드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전혀 잘못한 게 없다. 2012년 1심 선고를 들었을 때 ‘하’ 하고 웃어 버렸다”면서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고 말했다. 무바라크는 이번 판결과는 별개의 소송인 공금횡령 사건으로 3년형을 받았지만 교도소 대신 현재 카이로 시내의 한 군 병원에 연금 상태로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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