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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저승신’ 명왕성과 주위를 지키는 사신들의 비밀

    [아하! 우주] ‘저승신’ 명왕성과 주위를 지키는 사신들의 비밀

    지난 2006년 행성을 지위를 잃고 '계급'이 강등된 비운의 천체가 있다. 바로 우리 태양계 끝자락에 위치한 '저승신' 명왕성이다. 최근 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팀이 명왕성 주위를 도는 달들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내놔 관심을 끌고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포착한 이 달들은 길쭉하고 울퉁불퉁한 모양새로 마치 굴러 넘어지는 것처럼 희한하게 움직인다. 그러나 이같은 무질서한 움직임 속에서도 각 위성들이 명왕성 주위를 안정적으로 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지금은 ‘134340 플루토’(134340 Pluto) 라는 정식 이름을 가진 명왕성은 총 5개의 달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이름은 카론(Charon), 케르베로스(Kerberos), 스틱스(Styx), 닉스(Nix), 히드라(Hydra)로 모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저승과 관련있다. 이중 명왕성의 '물귀신'이 된 위성이 바로 죽은 자를 저승으로 건네준다는 뱃사공 카론이다. 애초 명왕성의 위성이라고 생각됐던 카론이 서로 맞돌고 있는 사실이 확인돼 명왕성이 행성에서 퇴출되는데 결정적인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서로 맞돌고 있는 명왕성과 카론의 주위를 각 4개의 위성이 안정적으로 돌고있으며 이중 닉스, 스틱스, 히드라는 사이좋게 궤도 공명(공전하는 천체가 서로에게 규칙적이고 주기적인 중력을 미치는 것)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더글라스 해밀턴 교수는 "공명 덕에 3개의 위성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궤도를 돈다" 면서 "이같은 이유 때문에 작은 크기의 명왕성(우리 달의 3분 2 크기)이 많은 달을 거느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명왕성의 위성 중 케르베로스는 숯처럼 어두운 반면 나머지 위성들은 하얀 모래처럼 밝다" 면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운석 충돌의 영향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30년 처음 발견된 이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지난 2006년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격하됐다. 그 이유는 지난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 분류 정의를 변경했기 때문인데 크게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sphere·球)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그 지역의 가장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 문제는 2000년대 들어 카론 등 새로운 천체가 발견돼 명왕성의 지배적인 위치가 흔들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유럽 천문학자들을 중심으로 투표를 통해 명왕성 행성 퇴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명왕성을 발견하고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까지 보낸 미국 천문학자들은 지금도 이에 반발하고 있으며 이후 툭하면 명왕성의 복권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월 발사된 뉴호라이즌스는 오는 7월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바로 이곳 '저승'에 도착한다.  <뉴호라이즌스의 여정> * 2006년 1월 발사 * 2011년 3월 18일/천왕성 궤도를 지나다 * 2014년 8월 1일/ 해왕성 궤도를 지나다 *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1시 47분 명왕성 접근 통과(명왕성에서 13,695km 거리, 초속 13.78km) * 2015년 7월 14일/국제 표준시(UTC) 기준 12시 01분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 접근 통과(카론에서 29,473km 거리, 초속 13.87km) * 2016년~2020년/카이퍼 띠 천체들 접근 통과 * 2029년 - 태양계를 떠남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1억원 복권’ 위 선글라스만 훔쳐간 멍청한 도둑

    ‘11억원 복권’ 위 선글라스만 훔쳐간 멍청한 도둑

    11억 원 상당에 해당하는 100만 달러 당첨된 복권을 하마터면 도난당할 뻔한 미국 당첨자 부부의 사연이 소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한 부부는 지난 2월 11일에 진행된 워싱턴 복권 당첨 행사에서 미화 100만 달러에 당첨됐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자신의 차량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5월 14일에서야 당첨 사실을 알아차리고 말았다. 이들 부부는 얼마 전 세워둔 차량에 도둑이 들었고 이 도둑은 복권 위에 놓여 있던 선글라스만 훔쳐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이 복권을 다시 확인한 이들 부부는 이 복권이 100만 달러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도둑이 선글라스를 훔쳐가는 바람에 다시 눈에 띈 이 복권으로 이들 부부는 횡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관해 이들 부부는 "정말 대박을 터뜨렸다"며 "잘못하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날아갈 뻔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묘사했다. 이들 부부는 이 당첨금으로 프랑스 파리 등을 여행하고 나머지는 집수리비 등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오히려 선글라스를 훔쳐간 도둑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며 이들 부부의 횡재를 축하하는 댓글들을 올렸다. 사진= 당첨금 100만달러의 복권과 당시 도둑의 절도 장면을 묘사한 현지 방송 (현지 방, KIRO7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134억 복권 당첨 英 공장 노동자…다음날 사표 내고 집 사

    134억 복권 당첨 英 공장 노동자…다음날 사표 내고 집 사

    영국에서 한 남성이 우리 돈으로 134억 원이 넘는 거액 복권에 당첨됐다. 이 남성이 자신이 복권에 담청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국립복권 측이 최근 상금 786만 4529파운드(약 134억원)짜리 1등 복권에 당첨된 필립 더닝(44)의 전화통화 기록을 공개했다. 스코틀랜드 폴커크주(州) 보네스에 살며 식품가공업 공장의 노동자인 필립 더닝은 전화상담원과의 통화를 통해 자신의 당첨 사실을 확인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더닝은 “음, 지난 밤 복권 추첨에서 내 복권이 당첨된 것 같다”며 “지금 벌벌 떨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원이 그가 786만 4529파운드짜리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확인시켜주자 그는 “고맙다”(러블리)고만 답했다. 이어 그는 “사실대로 말하면 말문이 막혔다. 실제로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꿈 같다”며 “모든 게 꿈 같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기쁜 듯 웃음을 터뜨렸고 전화를 끊기 전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더닝이 처음 복권 당첨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내 지나 메이클(45)의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 덕분이다. 항상 이들 부부의 복권 번호를 대신 확인해주던 상드라 이스턴은 전화로 “TV를 켜라. 네가 복권에 당첨됐다”고 알려줬다. 더닝은 복권 당첨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다음날 오전 4시 공장에 출근해 업무를 마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11년째 함께 살며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아내 역시 퇴사했다. 더닝은 “지갑 안에 당첨 복권을 넣어놨었다”며 “근무시간 내내 복권이 잘 있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더닝과 메이클은 복권 당첨 이후 새 집을 장만하고 차를 애스턴 마틴으로 바꿨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친딸이 10억원 복권 당첨금 훔쳐” 美 여성 소송 제기

    “친딸이 10억원 복권 당첨금 훔쳐” 美 여성 소송 제기

    미국에 사는 한 여성이 무려 10억 원에 달하는 즉석 복권 당첨금을 자신의 딸이 대신 수령해 훔쳐갔다며 소송을 제기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바바라 퀠레스는 최근 자신의 딸인 린자 포드(21)가 10억 원에 달하는 즉석 복권 당첨금을 대신 수령한 후 이를 주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2월 바바라는 자신이 구입한 즉석식 복권이 10억 원(미화 100만 달러)에 당첨이 되었지만, 자신의 병환으로 인해 이를 딸 린자에게 맡겼고 딸이 대신 수령하도록 했다. 당시 복권 당첨금은 매년 약 5000만 원씩 20년에 걸쳐 수령하기로 딸과 합의했었다고 바바라는 소장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바바라는 그해 해당 금액인 5000만원을 찾으려 딸과 공동으로 약속한 은행 계좌에서 출금을 시도했으나, 거부되고 말았다. 이후 딸 린자는 이 돈을 혼자서 찾은 다음 바바라의 브루클린 집을 떠났고 지난 23일에는 자신도 모르게 다른 남성과 결혼했다고 바바라는 소장에서 주장했다. 바바라는 소장에서 "딸이 약속을 어기고 불법적으로 내 돈을 훔쳤다"며 "나를 버리고 멀리 외국으로 도망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바바라는 특히, 뒤늦게 린자가 당첨금을 수령할 당시의 언론 인터뷰를 보게 되었는데, 딸은 복권을 전해 준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고 아버지만 언급한 것을 알았다며 "딸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당첨금을 훔치려고 미리 마음먹고 있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사진=친딸에게 당첨금 소송을 제기한 바바라(작은 사진)와 복권 수령 당시의 딸(린자) 사진 (뉴욕데일리뉴스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英서 134억 복권 당첨…사표 내고 집 사고 차 바꿔

    영국에서 한 남성이 우리 돈으로 134억 원이 넘는 거액 복권에 당첨됐다. 이 남성이 자신이 복권에 담청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국립복권 측이 최근 상금 786만 4529파운드(약 134억원)짜리 1등 복권에 당첨된 필립 더닝(44)의 전화통화 기록을 공개했다. 스코틀랜드 폴커크주(州) 보네스에 살며 식품가공업 공장의 노동자인 필립 더닝은 전화상담원과의 통화를 통해 자신의 당첨 사실을 확인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더닝은 “음, 지난 밤 복권 추첨에서 내 복권이 당첨된 것 같다”며 “지금 벌벌 떨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원이 그가 786만 4529파운드짜리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확인시켜주자 그는 “고맙다”(러블리)고만 답했다. 이어 그는 “사실대로 말하면 말문이 막혔다. 실제로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꿈 같다”며 “모든 게 꿈 같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기쁜 듯 웃음을 터뜨렸고 전화를 끊기 전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더닝이 처음 복권 당첨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내 지나 메이클(45)의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걸려온 전화 덕분이다. 항상 이들 부부의 복권 번호를 대신 확인해주던 상드라 이스턴은 전화로 “TV를 켜라. 네가 복권에 당첨됐다”고 알려줬다. 더닝은 복권 당첨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다음날 오전 4시 공장에 출근해 업무를 마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11년째 함께 살며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아내 역시 퇴사했다. 더닝은 “지갑 안에 당첨 복권을 넣어놨었다”며 “근무시간 내내 복권이 잘 있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더닝과 메이클은 복권 당첨 이후 새 집을 장만하고 차를 애스턴 마틴으로 바꿨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명단공개’ 강하늘, 30kg 감량 전후사진보니 “긁지 않은 복권”

    ‘명단공개’ 강하늘, 30kg 감량 전후사진보니 “긁지 않은 복권”

    ’명단공개’ 강하늘, 30kg 빼게 된 사연 “친구 쪽지에 충격 받아서…” 명단공개 강하늘 ’명단공개’ 강하늘이 다이어트를 통해 30kg 가량 감량하게 된 사연이 공개됐다. 18일 방송된 tvN ‘명단공개 2015’에서는 독한 다이어트로 명품 몸매를 갖게 된 스타들의 순위가 공개됐따. 이날 7위에 선정된 강하늘은 현재의 날렵한 모습과는 다르게 중학교 시절 체중이 100kg까지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강하늘은 중학교에 진학한 후부터 살이 찌기 시작해 100kg까지 나가게 됐고, 살이 찌면서 의기소침해지고 대인기피증까지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어느 날 강하늘은 학교에서 도시락을 먹으려는 순간 ‘살찌니까 내가 대신 먹어준 거다’라는 친구의 쪽지를 보고 충격을 받아 다이어트를 결심해 30kg을 감량하게 됐다. 강하늘은 오이와 토마토 등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어 노폐물을 자주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 강하늘은 다이어트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무에타이를 배우며 7kg을 감량, 탄탄한 몸매까지 얻었다. 강하늘은 ‘미생’ 출연 당시 인터뷰에서 “원래 엄청 뚱뚱했다가 빠진 살이라, 1~2kg 찌는 게 민감하다. 그래서 저녁 6시 이후로 안 먹는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풍호’ 충북 제천 ‘내륙의 바다’

    ‘청풍호’ 충북 제천 ‘내륙의 바다’

    충북 제천은 산악도시라 부를 만하다. 시 경계를 따라 월악산 등 20여개 산들이 험준한 자태로 서 있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고, 계곡을 따라 흐른 물은 강으로 이어진다. 물길이 막힌 자리엔 호수도 생긴다. ‘내륙의 바다’ 청풍호(충주호)도 그중 하나다. 제천은 물론 단양과 충주까지 넓게 자락을 펼쳤다. 산군의 중심부에 고인 호수이니만큼 주변에 빼어난 경승지들도 잔뜩 매달고 있다. 새 명소로 떠오른 청풍호 전망대에서 굽어본 풍경은 장쾌하고, 용담폭포의 옹골찬 모습도 인상적이다. 벚꽃이 진 요즘엔 신록이 꽃 보다 더 예쁜 풍경을 펼쳐 내는 중이다. 청풍호 주변엔 짙푸른 초원지대 망덕봉 초입엔 옹골찬 용담폭포 박달재엔 못다 이룬 사랑의 전설이 청풍호 일대는 요즘 초록이 지천이다. 대한민국에 이만한 초원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너른 초원지대가 곳곳에 펼쳐져 있다. 이 풍경, 아무때나 볼 수 없다. 초봄, 꼭 이맘때만 드러나는 ‘희귀 아이템’이다. 대부분의 호수들은 봄철 농경을 위해 물을 뺀다. 여름 장마철을 앞두고 저수용량을 높이려는 뜻도 있다. 이때를 놓칠세라 잡초들이 왕성하게 자라 호숫가 전체에 짙푸른 초원을 펼쳐 낸다. 올해는 극심한 봄 가뭄이 더해졌다. 그 ‘덕’에 초원의 폭이 조금 더 넓어졌고, 깊이 또한 깊어졌다. 따지고 보면 생명력 넘치는 듯한 초원은 사실 극에 달한 물 부족이 빚어낸 역설의 풍경인 셈이다. 여기서 짚고 갈 게 있다. 제천을 처음 찾는 이들은 꼭 묻는다. 왜 공식 명칭인 ‘충주호’가 아니고 ‘청풍호’냐고. 충남 부여 앞을 지나는 강을 금강이라 부르는 이는 없다. 대개는 백마강이라 부른다. 경기 여주를 지나는 강을 한강이 아닌 여강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이치다. 굳이 제천시 측에서 내세우는 공식 논리를 들먹일 것 없이 ‘청풍호’가 지역의 특징과 자존심을 살린 이름이라 이해하면 될 듯하다. 청풍호 일대에서 요즘 주목받고 있는 곳이 청풍호 전망대다. 제천시에서 조성한 ‘자드락길’ 제7구간인 ‘괴곡성벽길’의 중간쯤에 있는 고갯마루에 조성된 쉼터다. 원래 괴곡성벽길은 옥순봉쉼터에서 출발해 괴곡리, 다불암을 거쳐 고수골에 이르는 9.9㎞ 길이의 난코스다. 소요 시간도 4시간을 훌쩍 넘긴다. 하지만 일반 관광객의 경우 들머리에서 청풍호 전망대까지 한 시간가량 오른 뒤 하산하는 게 보통이다. 옥순봉쉼터에 차를 두고 걸어서 옥순대교를 건너 5분쯤 걸으면 오른쪽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이 들머리다. 전망대까지는 제법 품이 드는 편. 40분 남짓 땀깨나 쏟아야 한다. 전망대에 서면 나무 솟대 너머로 옥순대교와 옥순봉, 말목이산 등 청풍호 북쪽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청풍호 전망대에서 위로 100여m 떨어진 곳에 백봉전망대가 새로 조성됐다. 여기 서면 청풍호 주변 풍경을 360도 돌아가며 감상할 수 있다. 하산 길에 산마루주막에 들러 막걸리로 목을 축여도 좋겠다. 갈림길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다. 수산면 상천리 망덕봉 초입의 용담폭포는 한여름 물맞이 폭포로 유명하다. 옛날 중국의 주나라 왕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폭포를 보고 신하들에게 찾아오라고 명령했다는 바로 그 폭포다. 폭포수가 3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이 승천하는 용을 닮았다고 해서 용담폭포라 불린다. 폭포의 묘미는 주변의 바위들이다. 선 굵은 암릉이 폭포 좌우를 굳건하게 에워싸고 있다. 폭포 위는 선녀탕이다. 물이 오랜 세월 바위를 파 만든 세 개의 작은 소를 일컫는다. 물줄기는 ‘선녀의 요강’을 닮은 세 개의 소를 돌아 30m 아래 소(沼)로 떨어져 내린다. 용담폭포와 선녀탕을 한눈에 조망하려면 폭포 맞은 편의 바위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암릉은 급경사 구간이라 곳곳에 철계단과 로프가 설치돼 있다. 암벽 등반하듯 10분 정도 기어올라 바위전망대에 서면 장엄한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자태를 드러낸다. 눈을 돌리면 청풍호 뒤로 월악산 영봉의 날카로운 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제천 남쪽의 박달재는 꼭 들르길 권한다. 1948년 발표된 유행가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세를 얻은 곳이다. 얼마 전까지도 38번 국도가 지나던 곳이었으나, 재 아래로 터널이 뚫리면서 지금은 고개로서의 역할을 잃었다. 정상 부근에 휴게소만 달랑 있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조각공원과 휴양림이 조성되는 등 볼거리가 제법 많아졌다. 특히 박달과 금봉의 조각상이 풍경의 ‘갑’이다. 낭패한 표정으로 금봉을 잡으려는 박달과 그의 손이 닿긴 했으되 속은 뻥 뚫린 모습의 금봉이 세워져 있다. 한 편의 신파극을 보는 듯해 얼핏 실웃음도 터져 나오지만, 얽힌 내용을 곱씹어 보면 그리 웃을 일만은 아니지 싶다. 둘의 사연은 사실 뻔하다.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경상도 선비 박달이 고개 아랫마을에 살던 금봉과 사랑에 빠졌고, 과거에 낙방한 박달을 기다리다 금봉이 세상을 뜨자 뒤늦게 제천을 다시 찾은 박달도 시름시름 앓다 금봉의 뒤를 따랐다는 게 얼개다. 러브 스토리만큼이나 조각상에 담긴 뜻도 뻔해 뵈지만, 박달이 가졌을 허망함과 회한을 곱씹어 보면 몸 전체에 구멍이 뚫린 금봉의 조각상이 더할 수 없이 애잔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제천 여행 팁 하나. ‘관광 마일리지’는 꼭 챙기시라. 제천시가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관광안내소에서 마일리지 카드와 가이드북을 받아 제천 여행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한 뒤 제천의 관광지나 체험 여행지에 있는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증하거나 스탬프를 찍으면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제도다. QR 코드 인증 시 최소 500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 복권 방식으로 마일리지를 적립받을 수 있다. 스탬프 북에 스탬프를 찍으면 5000원에서 1만원까지 현금 기프트카드를 지급받는다. 적립한 마일리지는 제천 시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제천역, 박달재, 청풍호 전망대 등 주요 관광지 18곳과 체험 여행지 28곳에 QR 인증코드 안내판과 스탬프가 설치돼 있다.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45개다. 제천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tour.okjc.net) 참조. 글 사진 제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약선 떡갈비에 매운탕 한 그룻, 유기농 야채 우렁쌈밥까지…먹는 재미도 쏠쏠 →가는 길:제천의 명소들은 대부분 시내 남쪽, 그러니까 청풍호와 인접한 지역에 몰려 있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좋다. 여기서 82번 지방도로 갈아탄 뒤 금성면 소재지를 지나 청풍대교 삼거리에서 왼쪽 20번 지방도로 바꿔 타고 금수산 입구 삼거리까지 간 다음 왼쪽 도로로 접어들면 상천리 금수산 주차장이다. 단양 나들목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단성면 소재지→36번 국도 충주 방향→원대삼거리→옥순대교→금수산 입구 삼거리→우회전→주차장 순으로 간다. 어느 길을 택하든 늦봄의 정취 가득한 청풍호를 차창에 매달고 달릴 수 있다. 제천의 대표 아이콘인 의림지를 먼저 보겠다면 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의림지와 ‘울고 넘는’ 박달재, 배론성지 등을 묶어 둘러본 뒤 남제천 방향으로 내려가는 게 순서다. 국도 나들이를 즐긴다면 38번 국도를 타고 경기 이천에서 장호원, 감곡 방향으로 가다 박달재를 넘어 597번 지방도를 타면 청풍호까지 갈 수 있다. 주말에는 38번 국도도 막히는 경우가 있지만 영동고속도로보다는 덜한 편이다. 청풍호리조트 인근의 청풍힐호텔 한방 사우나는 산행 뒤 피로를 풀기 좋은 곳이다. →맛집:청풍호 주변에 이름난 집들이 많다. 황금가든(647-6303)은 건강식 떡갈비로 근동에서 대단한 명성을 날리는 집이다. 울금으로 맛을 내는 게 독특하다. 교리가든(648-0077)은 민물 매운탕이 맛있는 집이다. 닭볶음탕 등도 끓여 내지만 주메뉴는 역시 청풍호에서 잡은 빠가사리 등 잡고기로 만든 매운탕이다. 두 집 모두 청풍리조트 인근에 있다. 꽃피는산골은 토속적인 향이 물씬 풍기는 된장국과 보리밥이 맛있는 집이다. 수산면 능강리 솟대문화공간 인근에 있다. 산아래(646-3233)는 유기농 야채를 곁들인 우렁쌈밥을 내는 집이다. 봉양읍에 있다. 외진 곳인데도 점심 시간엔 제법 붐빈다. 제천 시내에선 명가 박달재(070-8825-1501)가 약선 떡갈비로 이름난 집이다. 천연 재료로 만든 조미료만 써 맛이 담백하다. 화사한 맛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에겐 다소 텁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장락동에 있다. 간식거리로는 ‘빨간 오뎅’이 이름났다. 매콤한 고추 양념에 어묵 꼬치를 적셔 낸다. 화산동에 있다. →잘 곳:제천 주변에 이름난 리조트가 많다. 박달재 인근엔 리솜 포레스트 리조트가 있다. 깊은 숲 속에서 우아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청풍리조트(640-7000)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곳. 객실창 너머로 물안개 핀 청풍호와 월악산 영봉이 넘실댄다. 한국관광공사의 호텔 체인 ‘베니키아’ 가입 업체로 식사와 사우나 등 부대업장의 가격도 저렴하다. 충주 쪽에선 수안보 한화리조트를 추천할 만하다. 제천 수산면과 가깝다. 단양 쪽에선 대명 리조트가 첫손에 꼽힌다. 단양 한복판에 있어 단양 8경 등과의 연계 관광이 수월하다. 제천 시내에선 서울관광호텔(651-8000)이 비교적 깔끔한 편이다.
  • 어린이날 84년 발자취 한눈에…국가기록원, 1950~1970년대 기록물 34건 공개

    어린이날 84년 발자취 한눈에…국가기록원, 1950~1970년대 기록물 34건 공개

    정부 출범 이후 첫 어린이날을 맞은 1949년에는 기념행사가 비 때문에 사흘 뒤인 5월 8일 열렸다. 이날 덕수궁에선 아이들에게 복권을 나눠줘 당첨되면 연필이나 공책을 선물로 나눠줬다. 정부는 그해 처음으로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 16만명에게 과자 1봉지씩을 선물했다. 앞서 미군정 때인 1946년에는 어린이날 기념식을 10년 만에 치를 수 있었다. 일제가 1937년부터 금지했기 때문이다. 수만명이 창경궁에 모여 태극기를 흔드는 가운데 여전히 뜨거운 독립의 기쁨을 외쳤다. ●1949년, 정부 출범 후 첫 기념행사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제93회 어린이날을 맞아 1950~1970년대 관련 기록물 34건을 3일 공개했다. 동영상 10건, 사진 22건, 문서 2건이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라는 말을 창시한 방정환(1899~1931) 선생이 주도한 색동회 주축으로 1923년 5월 1일 기념행사를 열면서 시작됐다. 당시 기념행사에서 배포된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의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럽게 하여 주시오”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독립된 인격체로서 어린이에 대한 존중의 의미가 담겼다. ●1946년 당시 5월 5일로 굳어져 원래 우리나라 어린이날 행사는 국제연합 ‘아동 권리헌장’이 탄생하기도 전인 1922년부터 열렸다. 하지만 일제 탄압으로 1928년엔 5월 첫째 주 일요일로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기념행사로 치면 올해 84번째인 셈이다. 어린이날은 1946년에 5월 5일로 굳어졌다. 1948년엔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로 시작하는 어린이날 노래가 탄생했다. 윤석중(1911~2003) 작사, 윤극영(1903~1988) 작곡이다. 1957년엔 어린이 육성의 기본정신을 밝힌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이 공포됐다. 전문과 9개의 본문으로 구성된 헌장에는 ‘인간으로서 존중해야 하고, 참된 애정으로 교육해야 하며, 위험한 때에 맨 먼저 구출해야 한다’고 적었다. 1975년엔 법정 공휴일로 선언했다.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자라나는 새싹들을 위한 행사가 전국에서 쏟아졌다. 1950년대에는 주로 서울운동장, 창경원(창경궁) 등에서 운동회·우량아 선발대회가 열렸다. 창경원에서는 6·25전쟁 탓에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위한 운동회도 열렸다. 1960~1970년대에는 가장행렬, 오토바이 곡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보였고 남산 어린이회관, 능동 어린이대공원이 문을 열어 더욱 풍성한 축제의 한마당을 마련했다. 아울러 1972년부터 매년 5~6월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이라는 구호 아래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려 온 나라를 들뜨게 만들었다. 특히 1회 대회에서는 전교생이 60여명에 불과한 전남 신안군 외딴 섬의 사치분교 농구부가 준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선수들은 청와대로 초청돼 가방 등의 푸짐한 선물을 받기도 했다. 소년체육대회는 수영의 최윤희, 역도의 전병관 등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며 스포츠 꿈나무의 산실로 자리잡게 됐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역사인 듯 역사 아닌 팩션 사극

    역사인 듯 역사 아닌 팩션 사극

    선조의 막내딸이자 유일한 적녀(嫡女)인 정명공주(1603~1685)는 계축옥사(癸丑獄事) 때 이복 오라버니 광해군의 손에 동생 영창대군을 잃는다. 궁녀 김개시의 계략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했다 가까스로 모면한 그는 왜국(일본)으로 도망친다. 유황광산에서 일하며 갖은 고생을 다 한 그는 조선에 들어와 광해군이 만든 화기도감(火器都監)에 신분을 숨긴 채 입성한다. 지난달 13일 첫 전파를 탄 MBC 사극 ‘화정’(華政)이 재구성한 정명공주의 삶은 실제 역사의 기록에 허구를 가미한 것이다. 정명공주는 16세 때 서인으로 강등되고 인목대비와 함께 서궁에 유폐돼 숨어 살았다. 인조반정을 거치며 공주로 복권된 이후에는 인조에게 받은 집에서 가사와 바느질에만 매진하며 살다 83세에 눈을 감았다. 드라마는 정명공주의 일대기에 실제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수난과 고행을 덧대 굴곡진 삶으로 재탄생시켰다. 시청률은 10%대로 순조롭지만 일부 시청자로부터 “역사를 마음대로 바꿔 놓았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처럼 실제 역사에 상상력을 더해 만든 ‘팩션(faction) 사극’은 ‘역사 왜곡’이라는 논란의 도마 위에 놓이곤 한다. 정통 사극 못지않게 깊이 있는 메시지를 던져 주는 드라마가 있는 한편 ‘기황후’처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는 드라마도 등장했다. 이 때문에 팩션 사극에서 허용되는 상상력이 어디까지인지는 방송가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뜨거운 감자다. ‘화정’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정명공주를 “권력투쟁의 한복판에서 죽은 듯 살아간 여인”으로 되살려 낸다. 최근 6화까지 방송된 내용에 따르면 정명공주는 “불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 태어나 김개시 등 광해군 일파에게 탄압받는다. 인조반정 이후에는 백성과 조정이 정명을 따르자 이에 열등감을 느낀 인조로 인해 위기에 몰리는 내용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실제 역사와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조선공주실록’(역사의아침 펴냄)의 저자인 신명호 부경대 교수는 “정명공주는 어린 시절 겪었던 비극을 예술과 종교, 유교 윤리로 승화한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정명공주는 광해군과 그 일파에게 정치적 위협이 되는 존재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인조는 자신이 병에 걸리자 정명공주가 자신을 저주했다고 의심했지만, 이 역시 정치적 차원의 탄압은 아니었다. 신 교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료에 따르면 정명공주는 정치적 영향력으로 광해군과 인조에 맞서지 않았으며, 예술적 감각과 어진 인품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적 풍파를 피해 조용히 살았던 정명공주에게 드라마가 얼마나 능동적,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할지에 시선이 모인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왜 정명공주의 비극적인 삶을 지금 한국 사회에 소환하는지 그 의도를 짚어 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드라마는 역사교육의 수단이 아닌 만큼 사극이 보여 주는 역사 속 인물이 현재 한국 사회와의 동시대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드라마 연구가들은 팩션 사극이 실제 역사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여부를 떠나 현재에 가져다주는 의미와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국문학자들이 모여 결성한 ‘텔레비전드라마연구회’가 지난해 발간한 ‘텔레비전 드라마, 역사를 전유하다’(소명출판 펴냄)는 ‘선덕여왕’, ‘추노’, ‘뿌리 깊은 나무’ 등의 사극이 어떻게 과거와 현재의 접점을 만들어 내는지 분석한다. 가령 ‘뿌리 깊은 나무’는 세종대왕을 나약한 인간 ‘이도’로 재조명해 새로운 영웅을 향한 대중의 판타지를 투영하며, ‘추노’는 실존 여부가 불분명한 추노꾼을 내세워 평등한 사회에 대한 고민을 던져 준다는 것이다. 저자 중 한 명인 박노현 동국대 국문과 교수는 “사극은 과거를 지금 왜 소환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며 “과거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 의미 있는 말을 걸고 있는지가 팩션 사극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꼼꼼한 당신 알뜰한 5월

    꼼꼼한 당신 알뜰한 5월

    5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등 각종 기념일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에 맞춰 각 놀이공원과 리조트 등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꼼꼼히 챙기면 각종 기념일을 보다 알뜰하게 보낼 수 있다. [놀이공원] ●에버랜드 군악대 공연 보고 전통장신구 만들고 3일과 5일 인근 55사단 군악대와 모둠북 공연, 특공무술 등의 특별공연을 연다. 2일과 8일, 9일에는 25인조 여성밴드인 ‘로즈 마칭밴드’의 퍼레이드를 하루 2회 진행한다. 장미원에서는 2~9일 ‘플라워 전통공예체험’이 열린다. 전통공예 장인과 함께 천연 염색·유리·단청·한지 공예 등 우리의 전통 장신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야간개장도 시작됐다. 평일, 주말 모두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캐릭터 체험관 ‘캐릭토리엄’도 본격 운영된다. 평소 영상으로만 접하던 국내 인기캐릭터 10종과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에듀테인먼트 공간이다. 스크린 앞에서 몸을 움직이면 또봇이 동작을 인식해 따라 하는 ‘또봇 체험관’, 뽀로로와 직접 전화통화하는 ‘뽀로로 TV체험관’, 조종기로 미니축구를 즐기는 ‘로봇축구 체험존’ 등으로 구성됐다. 대자연을 3D 영상으로 탐험하거나 타요 버스를 운전하면서 자연스레 교통안전문화를 배우는 에듀테인먼트 섹션도 마련됐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화려한 마술쇼 ‘매직 페스티벌’ ‘매직 페스티벌’을 5월 내내 연다. ‘마법’을 키워드로 파크 곳곳에서 카드마술, 동전마술, 심리마술 등 각종 마술쇼를 펼친다. 마술팀 ‘이스케이프’의 ‘매직콘서트’는 2일과 16일, 23일 오후 6시에, 마술사 이은결의 ‘매직 V쇼’는 9일 오후에 각각 열린다. 5일 어린이날 당일에는 ‘뚝딱이 아빠’ 개그맨 김종석의 사회로 화려한 마술쇼가 펼쳐진다. 신개념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변신 마법사’도 있다. 마법사처럼 주문을 외우면 초대형 LED 화면에서 불꽃이 나온다. 어린이 대상의 ‘매직스쿨’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매직 아일랜드 사랑의 자물쇠 존에서 열린다. 신청은 롯데월드 어드벤처 홈페이지나 소셜네트위크서비스(SNS)를 통해 받는다. 아울러 5일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생태 체험관인 ‘환상의 숲’을 무료로 개방한다. 레오파드 육지 거북, 곤충 전시관 등 보다 풍성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서울랜드 오전 8시 개장… TV 속 캐릭터 만나러 가자 5일 오전 8시에 개장한다. 평소보다 1시간 30분 빠른 시간이다. 캐릭터 타운은 라바, 티키톡, 구름빵 등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캐릭터들로 만들어진 기차, 범퍼카 등 10여종의 놀이시설도 있다. 또 TV 속 인기캐릭터 20여종의 퍼레이드와 다양한 공연도 낮부터 밤까지 이어진다. 삼천리동산에는 캐릭터 전시장과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방송·체육·요리·미술교실과 탐구활동, 6개 테마의 10가지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캐릭터 퍼레이드는 하루 1회 펼쳐진다. 애벌레 캐릭터 라바 모양의 퍼레이드차가 아이들을 반긴다. 강아지 기차 포포티에는 탑승할 수도 있다. 서울랜드 홈페이지에 미리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이다. ●원마운트 ‘코코몽’이 내 눈앞에~ 퍼레이드까지 ‘코코몽! 원마운트 대소동 페스티벌’을 5월 내내 연다. 축제기간에 원마운트 전역을 코코몽·아로미 등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꾸민다. 원마운트·코코몽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퍼레이드는 1일 2회 진행된다. 특히 ‘2015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기간인 10일까지는 일산 호수공원부터 원마운트까지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 기간에는 워터파크와 스노파크,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선물도 준다. 경기 일산의 원마운트는 워터파크, 스노파크, 스포츠클럽을 한곳에 모아놓은 수도권 북서부 최대 놀이문화시설이다. ●쁘띠프랑스 인형극 ‘피노키오’ 등 유럽동화나라로~ 오는 6월 28일까지 ‘제4회 유럽동화나라축제’를 연다. 피노키오, 백설공주, 파브르 곤충기 등 동화책 속 주인공을 인형극과 조형물, 체험을 통해 만나는 축제다. 인형극 ‘피노키오’가 인상적이다. 줄 인형인 마리오네트를 이용해 유럽 동화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해 풀어낸다. 산책로인 ‘뽕뜨파브르’도 새롭게 선보인다. 나비공원과 전망대를 연결하는 130m짜리 다리다. 쁘띠프랑스 전경과 청평호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3, 4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 개장한다. 연장시간에는 오르골 시연과 마리오네트 댄스를 1회 더 공연한다. [리조트 호텔] ●비발디파크 말 먹이도 주고 야외 통기타 콘서트 구경하고 어린이날인 5일 어린이체험 한마당을 꾸민다. 전통놀이, 탁본체험, 말 먹이주기 등 체험행사와 놀이시설을 운영한다. 9일 오후 7시 선큰무대에서는 대명리조트 홍보대사 공연을 연다. 박학기, 유리상자 이세준이 토크콘서트 형식의 무대를 마련하고, 연휴와 주말에는 가든비어에서 야외 통기타 라이브 콘서트를 개최한다. 16, 17일 진행하는 오션월드배 전국실용무용대전에는 전국 밸리댄스 동호인 등 200여팀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갖는다. 29일에는 비발디파크 녹색사생대회도 마련한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엔 리조트 뒤편 두릉산 자연휴양림에서 ‘가스리 트레킹’이 진행된다. 오션월드 워터파크의 야외 물놀이 시설은 1일 완전 개장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드림카 경품 나도 참여해 볼까 아쿠아플라넷(일산·여수·제주)은 5일 ‘얘들아 달려! 드림카 경품 대잔치’를 벌인다. 오프로드 자동차 ‘헤네스 브룬 T870’ 다섯 대, 아쿠아플라넷 통합 이용권 등이 경품으로 준비됐다. 이벤트는 1일부터 매표소에서 소인티켓을 구매하면 응모할 수 있다. 경품이 모두 나가면 이벤트는 자동 마감된다. 당첨 확인은 스크래치 복권을 긁기만 하면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꽃박람회 패키지’도 판매한다. 아쿠아플라넷 일산과 고양국제꽃박람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패키지다. ●서브원 곤지암리조트 비눗방울 한가득 ‘버블콘서트’ 5일까지 ‘곤지암 어린이날 패밀리 페스티벌’을 연다. 2일에는 마술쇼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매직콘서트’, 4일에는 비눗방울이 밤하늘을 수놓는 ‘버블콘서트’를 준비했다. 기간 중 ‘피에로 아저씨의 마술풍선 이벤트’와 ‘피리 부는 소년K의 게릴라 콘서트’는 매일 열린다. ‘화담숲 체험 이벤트’는 비밀의 정원 같은 화담숲을 돌아보고 체험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봄꽃으로 액자를 만든 압화(누름꽃)체험, 아로마테라피 체험, 목공예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5일까지 오전 10시~오후 6시 운영된다. 참가비는 1만~1만 5000원. ‘화담숲 주중 패키지’는 주중(일~목요일)에 이용할 수 있다. 곤지암 화담숲 입장권(2장), 프라임 객실 1박 등이 포함됐다. 15만원부터. ●휘닉스파크 태양열차 만들고 물로켓 쏘고 동심 쑥쑥 2~4일 태양열 자동차 만들기 체험과 아빠와 함께 물 로켓 쏘기 체험 행사를 연다.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어린이 축구교실과 캐치볼 체험, 연 만들기 교실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매주 토, 일요일엔 웰니스 치유의 숲 체험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블루캐니언 야외존은 2일 오픈한다. ‘5월 5일은 5만원’이벤트도 진행한다. 5~7일 콘도 스탠더드, 호텔 디럭스룸을 5만~5만 5000원에 선착순 판매한다. ●오크밸리 텐트 안에서 신나는 소풍을~ ‘키즈피크닉’ 5일 오후 1~6시 키즈피크닉을 운영한다. 텐트 안에서 그림도 그리고 동화책도 읽으며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입장료 1만원. 떡꼬치, 소시지꼬치, 음료 등 간단한 간식과 벌레퇴치 팔찌가 제공된다. 향초, 비누, 한지 등 다양한 소품 만들기 체험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즉석 피자 만들기 프로그램도 5일까지 운영된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아이와 함께 ‘스프링 어웨이 패키지’ 5월 내내 자녀와 함께 이용하기 좋은 ‘스프링 어웨이’ 패키지를 선보인다. 스탠더드 객실(1박)과 어린이 테마파크 ‘제주 코코몽 에코파크’ 입장권(2매), 라운지카페 ‘이디’ 조식권(2인) 등으로 구성됐다. 2~5일 케이크 만들기, 쿠마인형 만들기, 비눗방울놀이, 연날리기 등 이벤트도 열린다. 뷔페 레스토랑 ‘섬모라’는 어린이날을 맞아 5일 하루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춘 메뉴로 브런치 뷔페를 운영한다. ‘효 패키지’도 준비했다. 스탠더드 객실(2박)과 ‘섬모라’ 조식, 호텔 야외 활동 전문가 익스플로러와 곶자왈 에코트레킹 및 숲길 이야기 투어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리솜스파캐슬 4인이상 가족, 다둥이, 신혼부부 50% 할인 5월 내내 4인 이상 가족, 다둥이, 5월에 결혼하는 신혼부부, 캠퍼스 커플에게 50% 할인 혜택을 준다. 가정의 달을 맞아 고향을 찾은 지역주민(충남, 대전, 세종시)은 50%, 동반인은 2인까지 40% 할인받는다. 4일 저녁 6시부터는 리솜스파캐슬 테마동 쥬니퍼 홀에서 재미있는 국악뮤지컬 ‘신나는 빨간모자와 친구들’ 공연이 펼쳐진다. 특선 뷔페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어른 5만원, 어린이 3만원. ●라카이 샌드파인 마술공연에 뷔페까지 행복한 ‘1박2일’ 마술공연과 뷔페가 포함된 객실 이용 패키지를 4일 단 하루 선보인다. 5일 어린이날 오전 10시 30분~오후 2시 30분 라카이볼룸에서 마술사 최영두의 ‘The Magic’ 공연이 열린다. 뷔페 포함 2만 5000~5만 5000원. 8일 어버이날에는 ‘孝 뷔페’를 준비했다. 고객에겐 카네이션 화분(테이블당 1개)을 선물한다. 어른 5만원, 초등생 3만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 12주 만에 59kg 감량 ‘상상초월’ 어떤 변화?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 12주 만에 59kg 감량 ‘상상초월’ 어떤 변화?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 ‘개그콘서트’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이 12주 만에 59kg를 감량했다. 26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 코너 ‘라스트 헬스보이’에 출연 중인 김수영은 전 주 112.3kg에서 108.85kg으로 감량된 체중을 공개했다. 트레이너 이승윤은 “김수영이 위험했던 혈압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이다”고 밝혔다. 이승윤은 “12주 차에 접어들면서 수영이가 지쳐있는 상태다. 뚱뚱한 사람은 긁지않은 복권이라고 하잖아. 미진이를 봐”라고 말했다. 김수영은 “요요 왔을 걸요?”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헬스보이’로 최초 다이어트에 성공했던 개그우먼 권미진이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헬스걸 권미진입니다. 수영오빠 힘내요. 살 빼면 생활이 편해져요. 지금도 편하게 개콘 쉬고 있잖아요. 이젠 뭘 해도 안 웃네. 선배 살 빼면 방송 더 할 수 있다며?”라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남겼다. 한편 김수영과 함께 출연중인 이창호는 61kg을 기록해 지난주보다 약 1kg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윤은 “창호는 처음으로 정상 체중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정말 대단하다”,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얼마나 독하게 운동했으면”,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멋있네요”,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앞으로 파이팅”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개콘 라스트 헬스보이’ 김수영)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도박 끊고 희망 잇고… 봉사하는 삶에 ‘올인’

    도박 끊고 희망 잇고… 봉사하는 삶에 ‘올인’

    “지긋지긋한 수렁에서 도저히 못 나올 줄 알았는데, 이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어요.” 올해 41세인 A씨는 지난 반평생을 도박에 빠져 살았다. 고교 시절 동전으로 하는 이른바 ‘짤짤이’로 도박의 맛을 안 A씨는 이후 경마, 경륜, 스포츠복권 등에 차례로 뛰어들었다. 그의 청년기 인생을 결정적으로 난도질한 것은 대학(서울지역 사립대) 재학 중 호기심에 시작한 포커였다. 간혹 돈을 딸 때도 있었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런데도 항상 머릿속에는 포커패가 들어 있었다. 아들이 도박으로 사고를 치면 부모가 빚을 갚아 주기도 했지만 매번 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집에서는 내놓은 자식이 됐고 늘 빚쟁이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동안 도박으로 날린 돈이 5억원은 넘을 거예요.” 서른 살 목전에 경마로 2000만원을 날린 뒤 무작정 집을 나왔다. 그때부터 10여년, 그는 ‘실패한 인생’을 살아야 했다. 그러던 그가 올해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섰다. 1년 전 상담을 위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찾은 게 계기가 됐다. 도박을 끊기 위한 피나는 노력. 결국 A씨는 지난 2월 꿈에 그리던 대학 졸업장을 갖게 됐다. “변변한 스펙 하나 없이 나이만 들어 취직은 꿈도 못 꿨는데 상담 선생님이 대학부터 졸업해 보자고 권유했어요. 한참 전에 제적 처리가 됐지만 학교에 통사정을 한 끝에 학점을 채워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복지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A씨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산하 영등포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도박중독에 관해 공부해 상담사가 되고 싶다”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박의 나락에서 건져 주면 그것보다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재보선 앞두고 ‘성완종 사면’ 무차별 폭로전

    재보선 앞두고 ‘성완종 사면’ 무차별 폭로전

    2007년 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두 번째 특별사면에 관한 의혹이 무차별적 폭로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특히 실체 없이 각종 ‘설’만 난무하면서 성완종 파문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럼에도 4·29 재·보궐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 선거 막바지까지 여야 간 ‘핑퐁 게임’ 식의 실체 불분명한 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참여정부 권한 vs 여권 전·현직 실세 개입 24일 일부 언론에서 여권 전·현직 실세들이 특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당사자들은 극구 부인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야당은 언론에 오르내린 당사자들을 정조준하고 나섰고, 여당은 “당시 사면권은 참여정부의 권한”이라며 응수했다. 현재 언론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여권 인사들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다. 성 전 회장의 이명박 정부 인수위 합류 과정에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성수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은 전날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은 이명박·이상득 두 분에게 물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하며 이 전 국회부의장의 특사 개입설을 증폭시켰다. ●박영준 전 차관, 成 인수위 합류 개입 의혹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법무행정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정동기 전 법무부 차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좀 있으면 (MB가 대통령에 취임해서) 사면권을 가질 수 있게 되는데 왜 무리해서 (인수위가) 청탁까지 했겠느냐”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명약관화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 전 차관은 “(야당 측은) 지금 말도 안 되는 소설 같은 거짓말을 해서 재·보선을 일단 넘기려 하고 있다”며 “성 전 회장 특별사면은 MB정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MB 측에 확인한 결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이 전 부의장 측에서는 성 전 회장에 관한 사면 부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특사 과정에서 자신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당시 대선 경선 때 이명박 후보와 경쟁한 박근혜 후보 캠프의 부위원장을 지냈다”면서 “이명박 당선인 측을 통해 (성 전 회장을) 사면·복권시킬 입장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실장이 성 전 회장과 각별한 관계였다는 정황은 언론 인터뷰와 두 사람의 전화 착발신 내역이 140차례에 이른다는 사실에서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며 압박했다. ●野, 강신성일·이기택 사면 요청자도 조사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의 사면에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개입했다는 점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양 전 서울시 부시장의 사면에 관여했다는 보도를 기정사실화하며 성 전 회장의 사면과 비슷한 케이스라는 점을 부각했다. 참여정부 인사들은 양 전 부시장뿐 아니라 강신성일·이기택 전 의원 등 여권 인사의 사면을 누가 요청했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성 전 의원이 인수위에 참여하는데 박 전 차관 등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도전인가 꼼수인가

    도전인가 꼼수인가

    불혹인 격투가의 순수한 도전일까, 아니면 술책일까. 종합격투기 대회 UFC의 전 미들급 챔피언에서 ‘약물 파이터’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앤더슨 실바(40·브라질)가 23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에 출전하기 위해 대표팀 선발전에 참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년기에 태권도를 수련한 실바는 “태권도에서 얻은 것들을 돌려주고 싶다”면서 “올림픽은 모든 선수가 출전하고 싶어 하는 세계 최고의 이벤트다. 꿈을 포기할 수 없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금지 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실바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을 언급할 자격이 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월 진행한 약물 검사에서 실바가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바는 이를 극구 부인했지만, UFC는 선수 자격을 일시적으로 박탈했다. 다음달 열리는 청문회에서 실바의 처벌 수위가 결정된다. 경우에 따라 올림픽 출전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 태권도를 향한 그의 진정성 여부를 떠나, 실바에게 이번 선발전은 일종의 돌파구다. ‘약쟁이’로 낙인찍힌 채 대중에게 잊히는 대신 ‘불굴의 파이터’로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바를 바라보는 브라질 태권도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브라질태권도협회 회장은 “(마케팅 효과를 놓고 봤을 때) 실바의 도전은 우리에게는 복권이나 마찬가지”라고 반겼다. 반면 브라질 태권도 대표팀 선수들은 “그가 끼어들어 평생 태권도를 한 누군가는 올림픽에 나설 자격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며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성완종 리스트 파문] 비자금 250억 용처 추적… 정치권 ‘사정 태풍’ 몰아친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비자금 250억 용처 추적… 정치권 ‘사정 태풍’ 몰아친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 특별수사팀이 공식 출범하면서 어떤 의혹이 우선 규명 대상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대전지검장인 문무일 검사장과 구본선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김석우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특수3부 소속 검사 6명과 특수1부 소속 검사 1명 등 모두 10명의 검사와 10여명의 수사관으로 꾸려졌다. 수사팀 공식 명칭은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으로 정했다. 특별수사팀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에서 나온 메모와 성 전 회장의 자살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내용, 각 의혹에 적용할 수 있는 법리와 공소시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 범위와 대상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 팀장은 나오는 대로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전면적인 불법 자금 의혹으로 수사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수사팀은 현재까지 파악된 경남기업 비자금 250억원의 용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2007년 1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경남기업 법인계좌에서 매월 수백만~수천만원씩 용처가 불분명한 자금 32억원이 인출된 사실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15억원은 총선과 대선을 앞둔 2011~12년에 집중적으로 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 속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8명에게 제공했다는 금액이 16억원에 불과해, 비자금 용처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수사 대상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수사팀 관계자는 “메모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 순서는 물론 공소시효가 끝난 부분에 대한 수사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11월 행담도 개발 사업에 연루돼 유죄가 확정됐으나 한 달 뒤인 12월 특별사면으로 복권 조치된 점도 논란이다. 한 정권에서 두 차례나 특별사면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실세를 상대로 로비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남기업에 대한 표적 수사와 별건 수사, 성 전 회장 회유 의혹과 관련, 검찰 관계자는 “사기 대출 및 광범위한 횡령 혐의가 포착돼 우선 수사 대상으로 선정했고, 통상적인 기업 범죄에서 나타나는 각종 유형의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인물에 대한 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옛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은 이날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준표 경남지사,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남 지역위원장 8명도 홍 지사를 고발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졸업과 새 학기 ‘청소년 보호법’위반 208개 업소 적발

    여성가족부는 졸업시기 및 새 학기를 맞이해 2, 3월 중 전국 44개 시·군·구에서 경찰관서, 지자체와 청소년 유해업소 점검·단속을 실시한 결과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한 208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담배 판매 47건, 불법 옥외 광고·간판 설치 15건, 유해전단지 배포 2건, 청소년 출입시간 위반 2건 등 총 66건은 관할경찰서에 수사의뢰 조치하고, ‘19세미만 출입·고용금지업소’ 표시 위반 142건은 관할 지자체가 시정명령 하도록 통보했다. 신분증 확인 없이 청소년에게 담배를 판매한 업소는 슈퍼·편의점 40곳, 가판대 3곳, 복권판매소, 떡집, 페인트상점, 음식점 각 1곳으로 13개 시·도에서 적발됐다. 서울과 지방 5개 지역의 전화방 14곳과 귀청소방 1곳은 예약 전화번호가 적힌 불법 광고·간판을 게시하고 영업을 하다가 적발됐고, 지방 3개 지역에서는 출장 성매매를 암시하는 유해전단지 배포 2건과 22:00이후 청소년 출입을 묵인한 PC방 2곳이 적발됐다. ‘19세 미만 청소년출입·고용금지업소’ 표시를 부착하지 않은 업소는 유흥·단란주점 36곳, 멀티방·DVD방 27곳, 휴게텔·마사지방 24곳, 노래방 16곳, 성인용품점 12곳, 성인게임장 17곳, 키스방 9곳, 성인콜라텍 1곳 등 16개 시·도에서 모두 적발됐다. 정은혜 여가부 청소년보호중앙점검단장은 “특히 졸업시기와 새 학기에는 청소년들이 흡연, 음주 등 유해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학교에서의 꾸준한 선도 교육이 필수적이며, 가정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이 청소년 유해환경에 접촉되지 않도록 각종 유해업소에 대한 점검·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업주들의 청소년 보호 인식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이슈&논쟁] 사행산업 전자카드 도입

    [이슈&논쟁] 사행산업 전자카드 도입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서 추진을 서두르는 사행산업 전자카드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사감위는 도박 중독 유병률을 줄이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자카드제 도입이 절실하다며 최근 ‘사행산업 전자카드제 시행 기본 방향 및 2015년 확대 시행 권고안’을 의결했다. 경마, 경륜, 경정은 전자카드제를 종전 10% 수준에서 20%까지 확대하고 내국인 카지노장도 전자테이블 비중 확대와 테이블게임 대상 전자카드제 단계적 도입을 권고했다. 2018년부터는 전면 실시할 기본 방향까지 세워 놓았다. 하지만 내국인 카지노장이 있는 강원랜드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폐광 지역 생존권을 위협하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라며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전자카드제 도입 찬반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본다. [贊] 박민수 인제대학원대 보건경영학 교수 “한국 도박 중독 폐해 최소화해야” 전자카드 사용 국가에서 전자카드는 합법적 도박(특히 온라인)의 필수 도구다. 전자카드는 사용 한도 설정, 도박과 관련된 위험의 평가, 도박 중지 기간 설정, 현재까지의 도박 활동 기록 확인, 현재 하는 도박 활동 기록 확인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이러한 전자카드의 사용과 관련된 이슈들은 전자카드 사용을 필수적으로 하게 할 것인지, 자발적으로 하게 할 것인지,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전자카드를 공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는 문제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카드 도입과 관련된 경제적 비용과 사행산업 사업자들이 전자카드를 채택하도록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등이 제기되고 다뤄지고 있다. 전자카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합법적 사행산업을 허가한 이유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다. 도박, 윤락, 술은 인간이 존재하는 곳에 늘 있었다. 이러한 것의 선악이나 손익과는 관계없이 인구 집단의 일정 비율은 항상 이것들을 이용한다. 많은 국가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폐해도 경험했다. 도박, 윤락, 술을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없앨 수 없고, 금지하는 방법으로는 폐해를 감소시킬 수 없으므로 정부가 이러한 서비스를 허가하고 관리하는 게 폐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렇게 합법화해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폐해를 감소시키려는 전략을 ‘폐해 최소화 전략’이라 한다. 형법으로 금지한 도박을 국가가 사행산업으로 허가한 이유는 이러한 폐해 최소화 전략에 의해서다. 즉 합법적인 사행산업의 존립 이유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서다. 일부 국민이 도박을 하더라도 안전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도박으로 인한 폐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 정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여러 도박 중독 조사 방법으로 측정해도 다른 나라보다 2~3배 높다. 이는 현재 이용하는 서비스가 안전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은 이용자를 보호하는 게 매우 시급한 과제임을 입증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용자 보호의 보편성도 이유 중 하나다. 보호 요인과 위험 요인에 의해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누구든지 도박을 지나치게 하면 도박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부 사람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모든 이용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앞으로 도박과 관련한 폐해의 매우 큰 부분은 온라인 도박에 의해 발생하고 심각해질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이미 도박 중독의 정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온라인 도박을 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도박과 관련한 폐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자카드제는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 사용되고 있고 실증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러 연구 결과들도 보고됐다. 캐나다 노바스코샤 등의 지역에서 전자카드를 사용한 결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회기당 지출이 상당히 감소했다. 전자카드를 사용한 사람들의 65%는 다음 도박 회기에서도 다시 사용했다고 보고된다. 개인정보 수집, 해킹의 우려, 중복 발급 문제 등 정보 보호와 관련된 문제는 전자카드를 시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 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될 수 없다. 정보 보호를 핑계로 전자카드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용자 보호보다 수익에 더 관심을 둔 것이다. 이는 합법적인 사행산업이 존재할 필요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사행산업 사업자들은 정보 보호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합당한 자세다. [反]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사생활 노출… 불법 도박 늘 것” 현대사회는 마치 투명한 어항 속과 같다. 우리의 삶은 어항 속 물고기처럼 내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훤히 비친다. 마트에서 신용카드로 물건을 결제하거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하이패스를 찍기만 해도 내가 며칟날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낱낱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디지털 문명사회는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개인의 사생활’이 너무나도 쉽게 노출되는 부작용을 초래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는 인간의 기본권에 해당한다. 그런데 최근 개인의 오락·레저 문화생활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겠다는 제도가 논의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서 사행성을 대폭 낮추기 위해 검토하는 ‘전자카드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사감위에 따르면 경마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생체 정보인 지정맥을 등록하고 전자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카드에는 이용자의 구매 금액과 횟수가 일일이 기록된다. 사감위는 올해 하반기 전체 장외 발매소의 20% 도입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모든 장외 발매소에서 전자카드제도를 실시해 현금 구매를 전면 금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전자카드가 스포츠토토, 복권에까지 도입되는 등 모든 사행산업에 도입될 것이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현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전자카드를 도입하는 것이 도박 중독 유병률을 낮추고 불법 도박의 폐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카드 시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개인마다 고유한 생체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전자금융 거래 시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사감위는 사전 연구나 효과 검증도 없이 오히려 개인정보를 수집해 활용하는 제도를 시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생체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니 이것이야말로 인권 보호에 역주행하는 꼴이 아니겠는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전자카드제도의 인권 침해적 소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복 발급을 막는다는 이유로 개인의 생체 정보를 카드에 담는 것은 합법적으로 사행산업 사업장을 이용하는 일반 국민을 잠재적 도박 중독자로 취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용자의 구매 금액과 횟수가 일일이 기록된 전자카드를 소지하는 것 자체가 마치 범법자로 낙인찍힌 듯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게다가 건전한 오락, 레저로 즐기던 소액 이용자들은 개인정보 입력을 꺼려 구매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정부가 개인의 일상 속 즐거움마저 박탈하는 셈이 된다. 이에 따라 발생되는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국행정연구원의 ‘투표권 전자카드 도입 효과 연구 용역’에 따르면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불법 도박 사이트를 대신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무려 40%에 육박했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 중 51%가 전자카드제도가 불법 도박을 근절하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고 했다. 아무래도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전자카드보다는 접근이 쉽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불법 도박의 유혹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 때문에 합법적 이용자들까지 불법 도박 시장으로 이탈시키는 풍선효과를 심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이처럼 전자카드제도 도입이 득보다 더 많은 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사감위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심산이 아니라면 제도 도입에 앞서 예방 효과에 대한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연구와 함께 광범위한 경험적 조사 연구를 선행해야 한다. 국민의 공감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제도를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사감위라는 기관 자체의 존립을 강화하기 위한 지름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프로농구] 모비스 매직 넘버 -1

    [프로농구] 모비스 매직 넘버 -1

    모비스가 사상 첫 플레이오프 3연패 달성에 한 걸음만 남겼다. 모비스는 2일 강원 원주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동부와의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양동근(23득점)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0득점 10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80-72로 이겼다. 1~3차전을 싹쓸이한 모비스는 남은 네 경기에서 1승만 더 챙기면 대망의 챔피언 트로피를 품에 안는다. 역대 챔프전에서 1~3차전을 내리 이긴 팀은 2005~06시즌 삼성과 2012~13시즌 모비스가 있었으며 두 팀 모두 4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전반을 40-29로 크게 앞선 모비스는 3쿼터 들어 동부의 거센 반격을 받았다. 데이비드 사이먼과 김주성의 높이를 앞세운 공격을 막지 못해 순식간에 점수 차가 좁혀졌다. 3쿼터 종료 직전 허웅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1점 차까지 쫓겼다. 그러나 모비스에는 해결사 양동근이 있었다. 양동근은 승부처인 4쿼터에서만 13점을 집중해 동부의 추격을 뿌리쳤고, 승리는 모비스에 돌아갔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이 넣은 슛 중에는 운이 좋은 것이 있었다. 함지훈의 의미 없는 파울, 이대성의 턴오버 등은 아쉬웠다. 정규리그 꼴찌를 하더라도 선수들이 그런 플레이를 하면 안 된다”며 승리의 기쁨에 젖지 않았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가드를 3명 써서 분위기를 바꿔 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선수들이 리바운드를 잡더라도 이후 멈춰 버려 속공이 나오지 않았다. 복권을 사야 당첨이 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더 물러설 곳이 없는 4차전에 대해서는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3쿼터 종료 3분여 전 전광판과 버저를 담당하는 직원이 유 감독의 거센 항의를 받자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리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 직원은 1분여 뒤 돌아왔지만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정규리그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촌극이 챔프전에서 발생한 것이다. 프로농구연맹(KBL)이 평일 열린 2차전 경기 시간을 오후 7시에서 5시로 앞당겨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데 이어 또 한번 축제가 얼룩졌다. 원주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대학생 20명중 1명 “학비·빚 때문에 성매매” -英 조사

    대학생 20명중 1명 “학비·빚 때문에 성매매” -英 조사

    영국 대학생 20명 중 1명이 대학 학자금 마련 등을 위한 성매매에 몸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 더타임즈 등 현지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영국 복권기금(BIG·Big Lottery Fund)의 후원으로 스완지대학교 연구진이 대학생 6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학생의 5%, 여학생의 3.5%가 현재 성(性)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조사대상의 22%가 “성매매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성 산업에 종사하는 학생 대부분은 페이스북과 트위트 등 SNS를 성 매매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 복권기금 측은 이번 통계를 통해 영국 전역에서 10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성 산업에 발을 들인 것으로 보이며, 이들은 매춘, 음란 전화, 스트립 댄스나 화상채팅 등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전했다. 성 산업에 종사하는 이유로는 학비나 생활비 마련, 채무 상환 등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일부는 이를 즐기거나 호기심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스완지대학교의 트레이시 사가 박사는 “성매매가 여성들에게 국한돼 있는 직업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남성(남학생) 역시 성 산업에 다수 종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성매매 종사 학생들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것을 두려워 해 이를 비밀에 부친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의 일이 안전하다고 여기지만,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여기는 성매매 학생도 존재했으며, 우리 역시 이들이 안전하지 않다고 여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학생들에게 성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며, 이러한 학생들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닌 복지와 안녕을 지킬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광고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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