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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으로 버거운 조선의 ‘빅데이터’/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으로 버거운 조선의 ‘빅데이터’/안동환 문화부 차장

    작가 한강이 출간한 지 9년이나 된 작품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첫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번역의 힘’이 컸다. 지난해까지 작가에게만 상을 주던 맨부커 수상위원회가 올해부터 번역자 데버러 스미스에게도 공동으로 상을 준 것은 번역을 ‘또 다른 창작’으로 인정하기 때문일 게다. 작가와 번역자는 ‘문명의 장벽을 허무는 동반자’다. 어느 시대고 한 문명의 발전은 저절로 오지 않았다. 8세기에서 12세기까지 세계 최고의 문명을 자랑했던 이슬람은 830년 바그다드에 세운 번역원 ‘바이트 알히크마’(지혜의 전당)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어 서적을 아랍어로 번역한 게 출발점이었다. 이들의 정확하고 빠른 번역 덕분에 당시 카이로 중앙도서관은 100만권이 넘는 책을 소장할 수 있었다. ‘유럽의 과학 르네상스’로 불리는 12세기 문명의 발흥도 그리스어에서 아랍어로 옮겨진 고전들을 다시 라틴어로 재번역한 덕분이다. 서양 고전 번역보다 유독 홀대받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게 우리 고전(古典)의 우리말 번역이다. 조선시대 임금의 비서실인 승정원이 288년간(인조 원년~순종 4년) 국왕의 일상을 마치 다큐멘터리 찍듯 정밀하게 기록한 ‘승정원일기’(2억 2600만자)는 1994년 시작된 후 22년이 지나도록 번역률이 19.1%에 그치고 있다. 직역과 오역으로 2011년 재번역에 착수한 ‘조선왕조실록’(4800만자)이 10.6%, 임금이 쓴 국정일기인 ‘일성록’(4800만자)이 겨우 절반 가까운 40%에 도달했다. 셋 다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은 ‘빅데이터’인데도 이 정도다. 디지털 작업을 하면 뭐하는가. 정작 제 나라 국민은 읽을 수도 없는 ‘까막눈 기록’들인데….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승정원일기는 완역까지 앞으로 45년, 일성록은 20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구한말 망국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전후 복구로 먹고살기도 힘들었다고 해도 1945년 나라를 되찾은 후 70년이 흘러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우리말로 옮기지 못한 고전이 무더기로 존재하는 것 자체가 우리 기록문화유산의 수준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정부가 지원하는 한 해 번역 예산은 강남의 ‘아파트 한 채 값’에 불과하다. 올해 승정원일기 번역 예산이 12억 9000만원, 조선왕조실록 재번역 예산은 6억 6800만원, 일성록 4억 5000만원이다. 이 돈으로 번역자들에게 장당 1만 6000원의 원고료를 준다. 번역자 1명당 1년간 평균 1800장을 번역하니 연봉으로 치면 2880만원. 처우조차 나빠 고전 번역을 꿈꾸던 이들 10명 중 2명은 중도 포기한다. 번역 인재 양성 시스템도 비효율적인 ‘이중고’를 안긴다. 한학의 맥이 끊긴 국내에서 고전 역자 1명을 키우는 데 드는 세월은 현 시스템으로는 ‘10년’.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한 후 고전번역교육원에서 5~7년(연수과정 3년, 전문과정 1·2 각 2년)간 별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 번역 과정을 마쳐도 학위를 주지 않아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학위를 다시 따야 한다. 국내 고전 학술 번역자로 진입하는 연령이 ‘평균 40세’인 이유다. 오래전부터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교육원을 대학원대학교로 바꾸자고 거론됐지만 예산 타령을 넘지 못하고 수수방관돼 왔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우리 고전을 정확하고 속도감 있게 모국어로 옮기는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할 때다. ipsofacto@seoul.co.kr
  • [프로야구] KBO에 부는 ‘부전자전’ 바람···스타들의 2세 프로行 늘어

    [프로야구] KBO에 부는 ‘부전자전’ 바람···스타들의 2세 프로行 늘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7일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2017년 신인 1차 지명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 안에는 선수 시절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선보이며 ‘바람의 아들’로 불린 이종범(46) 전 선수(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도 포함돼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1990년대 ‘왕년의 스타’들의 2세들이 프로야구 무대에 많이 진출하는 양상이다. 이 위원의 아들 이정후(18·휘문고)는 넥센 히어로즈 2017년 1차 지명 선수로 뽑혔다. 이로써 KBO리그 사상 ‘최초의 부자(父子) 1차 지명’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 위원도 1993년 1차 지명으로 해태 타이거즈(현 KIA) 유니폼을 입었다. 내야수인 이정후의 포지션은 이 위원이 전성기 시절 지켰던 유격수다. 또한 빠른 걸음으로 도루에 능하다. 만일 이정후가 1군 선수로 도약한다면 ‘부자 도루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이 위원의 선수 시절을 기억하는 야구팬들이라면 이정후의 성장을 지켜보며 애틋한 감정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과 이정후의 사례 전에도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프로 구단에 입단하는 일은 많았다. 윤동균-윤준호 부자를 시작으로 한국프로야구 출신 아버지를 둔 아들이 프로 구단에 입단하는 일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해창-이준, 김호인-김용우 부자 등이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프로야구 무대에서 확실한 1군 선수로 자리매김한 사례는 유승안 경찰청 감독과 유원상(LG 트윈스)이었다. 유승안 감독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빙그레 이글스(한화 전신)의 공격형 포수로 활약했다. 2003년과 2004년에는 한화 사령탑에 오르기도 했다. 아들 유원상은 2006년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현재는 LG에서 활약 중이다. 여기에 차남 유민상도 두산 베어스를 거쳐 케이티 위즈로 이적하면서 1군 선수로 도약했다.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우승의 주역 유두열 전 코치의 아들 유재신(넥센 히어로즈)도 유명한 ‘야구 부자’다. 1985년부터 1998년까지 현역으로 뛰며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활약한 이순철 전 LG 감독의 아들 이성곤(경찰청에서 군 복구, 두산 베어스)은 아직 아버지의 명성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2014년 퓨처스(2군)리그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시간이 흘러 1990년에 주로 활약하며 2000년대에도 현역으로 뛴 스타 플레이어의 아들이 프로 무대를 밟는다. 1989년 빙그레에 입단해 2009년까지 현역으로 뛴 송진우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장남 송우석은 2013년 한화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차남 송우현은 지난해 신인지명 회의에서 넥센에 입단했다. 사상 최초의 부자 프로야구 선수 탄생을 꿈꾸는 이도 있다. KIA에서 활약하는 우완 최영필(42)의 아들 최종현은 경희대에서 투수로 뛰고 있다. 최종현은 고교를 졸업할 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대학에서 기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최영필도 아들이 프로에 입단할 때까지 현역으로 뛰고 싶어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도, 대규모 개발사업에 갑질한 진주시장 경고

    경남도는 27일 대규모 지역개발사업과 관련해 ‘갑질 행정’을 했다며 진주시장에게 기관장 경고 처분을 했다. 도는 대규모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과도하거나 비현실적인 규제를 혁파하기 위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진주·사천·김해·양산시를 대상으로 복합민원처리 분야 특정감사를 했다고 밝혔다. 도는 감사결과 진주시가 혁신도시 공동주택 건축심의 신청을 지연 처리하는 등 갑질 행정을 한 것으로 드러나 진주시장을 경고 처분하고 관련 공무원 3명에 대해 경징계 요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도에 따르면 건축허가권자인 시장은 건축심의 신청 민원이 접수되면 신속하게 건축위원회에 상정해 민원인이 건축허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진주시장은 혁신도시 5개 블록 공동주택 건축심의 신청에 대해 과도한 보완 요구로 민원서류를 반려하거나 자진 취하하게 하는 등 갑질 행정의 정도가 심각했다고 도는 밝혔다. 특히 한 주택업체가 2011년 6월에 신청한 공동주택 건축허가 신청은 반려와 자진취하 등을 3차례나 거듭하다가 지난 2월에서야 경남도 건축위원회에 상정해 4년 6개월쯤 처리를 지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도는 진주시의 신(新)진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과 혁신도시클러스터 지식산업센터 기숙사 분양 과정에도 특혜 의혹 등이 지적돼 관련 공무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도에 따르면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추진해야 할 신진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 공동주택용지 매각을 추첨방식으로 변경하고, 추첨방식도 전자시스템이 아닌 시청사 사무실에서 응찰서를 추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사실을 적발했다. 도는 특히 입찰에 참가한 3개 업체 임원진 가운데 동일인이 다른 업체 이사를 겸임하고 공동주택용지를 사들인 주택사업자가 매매대금을 완납하지 않고 준공 전 사용승인도 얻지 않았는데도 주택사업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에 입주 자격이 있는 업체가 분양받을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 기숙사를 일반인에게 분양하고 분양 광고도 허위로 냈다고 밝혔다. 도는 이 같은 불법행위와 관련해 진주시 공무원 6명과 4곳 개발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사천시에 대해서는 축동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토석 채취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토석을 반출한 개발사업자를 고발하라고 사천시장에게 요구했다. 사천지역 와룡동 광산개발과 관련해 개발행위가 끝난 사업장을 중간복구하고 개발행위를 허가하도록 했으나 중간복구를 하지 않아 해당 업체와 공무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해지역에서는 주촌면 이노비즈밸리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토석을 무단으로 야적하거나 반출한 개발사업자에 대해 김해시장이 고발하도록 요구했다. 양산지역에서도 호계동 일반공업지역 개발행위를 하면서 자연녹지지역과 구분하는 펜스를 설치하지 않고 골재 선별과 파쇄작업을 한 개발사업자와 이를 관리하지 않은 공무원 2명을 적발했다. 도는 대규모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허가권자 재량권 남용과 과도한 조건 부과, 민원인과의 유착, 특혜·편의 제공 등 부패요인을 찾아 뿌리뽑는데 중점을 두고 감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홍덕수 도 감사관은 “이번 감사에서 27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하고 6개 개발사업자와 공무원 9명은 도가 직접 고발하고, 2개 개발사업자는 관할 시장이 고발하도록 조치했으며 공무원 54명은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홍 감사관은 “이번 감사가 인·허가권자의 권한남용과 개발사업자의 탈법행위, 공무원의 소극적인 행정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기업, ‘이미지를 파는 시대’…유한킴벌리 등 이미지 광고 선두주자

    기업, ‘이미지를 파는 시대’…유한킴벌리 등 이미지 광고 선두주자

    각 기업들이 대중들이 느끼는 자사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상품 광고가 아닌 이미지 광고에 심혈을 기울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브랜드를 팔아야하는 시대가 왔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그룹 이미지 광고에 공들이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춰 다양한 이미지 광고를 선보였던 유한킴벌리는 최근 새로운 광고를 내놓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 광고는 ‘작은 숲 모여 더 큰 숲으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취지”라면서 “항상 우리 곁에서 함께하는 숲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 작은 숲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의 비전을 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나무 5000만 그루를 심고 가꿔온 유한킴벌리는 ‘사람과 숲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한강과 남산을 비롯한 곳곳에서, 그리고 대전, 김천, 충주에서도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공존숲, 도시 숲을 만들고 있으며 북한 산림 복구를 위한 양묘장도 운영해 오고 있다. 기존처럼 산에서 이루어지는 조림 활동뿐만 아니라 우리 곁의 ‘작은숲’을 만들고 가꾸는 일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며 우리 곁에 더욱 가까워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준다. 이번 광고는 지난 2014년에 제시한 ‘사람과 숲의 공존’이라는 비전에 걸맞게 우리 곁의 작은 숲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담아 ‘위로’, ‘용기’, ‘감동’, ‘공존’의 네 가지 이야기로 제작됐다. 숲에서는 다른 이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내 속도대로 걸어도 되고(‘위로’편),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나무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다시금 힘을 얻을 수 있으며(‘용기’편), 때로 숲은 아이와 함께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감동’편), 무엇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열을 내려주는 해열제가 되어 준다.(‘공존’편) 특히 자연스러운 숲의 모습과 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데 가장 중점을 둔 이번 광고는 나무와 햇살, 풀잎, 물방울까지 마치 숲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영상과 새소리, 바람소리, 빗소리, 나뭇가지와 잎이 마주치는 소리를 담아 보는 이로 하여금 숲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함께 진행되고 있는 라디오광고 ‘울진 금강소나무숲 편’도 마찬가지로 숲의 소리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해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캠페인의 일관성과 진정성을 잘 보여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한강·낙동강 발원지 품은 ‘강원 태백 ’

    [新국토기행] 한강·낙동강 발원지 품은 ‘강원 태백 ’

    한강 발원지 ‘검룡소’와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을 간직한 강원 태백시는 해발 평균 700m의 고원관광도시다. 석탄산업의 쇠락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새로운 동력을 찾아 이제는 어엿한 체험관광도시로 자리잡았다. 백두대간 중심인 민족의 영산(靈山) 태백산과 고생대의 신비를 간직한 천연기념물 구문소, 용연동굴에는 사계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색 있는 먹거리도 많다. 고산지대에서 태백산 약초를 먹고 자란 태백산 한우, 광부들의 허기를 달래 줬던 태백 물 닭갈비, 태백 지역 고유의 감자 수제비 등 태백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가 길손들의 입맛을 돋운다. 올여름에는 모기 없는 서늘한 산소도시 태백으로 힐링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 볼거리 ●누구에게나 열린 민족의 영산 태백산 태백산은 험하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해마다 60만명 이상이 찾는 영산이다. 등산엔 왕복 3~4시간이 걸린다. 당골, 유일사, 백단사, 금천 등의 코스가 있다. 최고봉인 장군봉 부근에는 태백산 대표 수종으로 사계절 푸르름을 자랑하는 2800여 그루의 주목 군락지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시대 초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나라의 평온을 빌던 ‘천제단’은 높이 2.4m, 둘레 27.5m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제단이다. 지금도 제례의식이 전승돼 해마다 10월 3일 개천절에 천제를 지낸다. 특히 장군봉과 천제단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봄에는 철쭉으로 뒤덮이고, 겨울에는 온갖 종류의 설화(雪花)를 만날 수 있어 탐방객들을 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이 밖에 수만개의 바위가 쌓여 만들어진 ‘문수봉’, 단종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단종비각’, 단군의 영정을 모신 ‘단군성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 ‘용정’ 등 많은 볼거리가 있어 새해맞이 일출 산행을 곁들인 사계절 산행지로 으뜸이다. 1989년 강원도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나 올해 8월부터 태백산국립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해발 920m 전국 최고지대 용연동굴 해발 920m에 위치한 용연동굴은 우리나라 동굴 가운데 최고지대의 건식 동굴이다. 3억~1억 5000만년 전에 생성된 843m 길이의 순환식 동굴이다. 동굴 깊은 곳은 임진왜란 등 국가 변란 때마다 피난처로 이용되기도 했다. 주차장에서 동굴까지는 ‘낭만 용연열차’가 운행되고 있어 편리하게 경치를 감상하며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동굴 내부에 들어가면 대자연의 신비함을 경험하게 된다. 다양한 석순과 종유석, 석주, 동굴진주, 동굴산호, 석화 등 생성물들이 즐비하다. 특히 동굴 중앙에 있는 폭 50m, 길이 130m의 대형 광장과 리듬분수는 신비로움을 더한다. 동굴에는 관박쥐, 장님새우 등 38종이 서식하고 있다. 용연동굴에서 출발해 야생화의 천국 ‘금대봉’과 한강 발원지 검룡소를 잇는 3.1㎞의 백두대간 자연 생태 등산로도 갖춰져 가족 동반 힐링 걷기 코스로 제격이다. ●강물이 산을 넘는 구문소 고생대의 신비를 간직한 천연기념물 제417호인 태백 구문소는 황지에서 흘러나온 물이 동점동에 이르러 큰 산을 뚫고 지나가며 큰 석문(石門)을 만들고 깊은 소를 이루고 있어 ‘구문소’라 했다. 세종실록지리지 등 고문서에 ‘구멍 뚫린 하천’으로 기록될 만큼 국내 유일의 강물이 석회암 암벽을 깎아내린 자연현상으로, 보는 이에게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 주는 명소다. 특히 구문소는 4억 7000~4억 5000만년 전 2000만년 동안 쌓인 지층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어 우리나라 고생대 표준 층서를 보여 주는 지질시대별 암상을 비교·관찰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또 구문소 인근(약 500m 거리)에는 고생대 퇴적 지층 위에 건립된 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는 선캄브리아시대부터 신생대까지의 다양한 전시관과 체험 학습 공간이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다. ●3대강의 발원지 황지연못·검룡소·삼수봉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총연장 525㎞의 낙동강 출발점이 황지연못이다. 총길이 514㎞의 한강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아가는 생명의 젖줄 한강의 발원지는 이미 1억 5000만년 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검룡소다. 또 태백시 북쪽 천의봉을 분수령으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이 ‘오십천’의 발원이다. 다른 큰 강의 발원지와 달리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은 시내 중심에 있다. 이 연못에서 하루 5000t씩 솟아나는 물은 드넓은 영남평야로 흘러간다. 금대봉 기슭에 있는 한강 발원지 검룡소로 이어지는 길은 상쾌하다. 이곳에서는 1억 5000만년 전 백악기에 형성된 석회암반을 뚫고 하루 2000t 이상의 지하수가 솟아 나와 한강 물줄기를 시작한다. 근처 삼수동 피재 정상에는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분수령인 삼수령 조형물과 삼수정이라는 정자각이 있다. 이곳에 떨어지는 빗물이 북쪽으로 흐르면 한강을 따라 황해로, 동쪽으로 흐르면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남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재난안전체험장 365세이프타운 우리나라 첫 안전체험장인 365세이프타운은 직접 체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안전 체험 테마파크다. 폐광 지역의 특성을 살려 조성된 태백 365세이프타운은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장성지구), 강원도소방학교(철암지구), 챌린저월드(중앙지구)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안전을 주제로 각종 재난·재해를 가상 체험하며 안전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재난·재해가 실제로 왔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시설이다. 풍수해, 산불, 설해, 지진, 대테러 등 체험 대부분은 입체영상과 움직이는 좌석으로 구성돼 헬기를 타고 산불을 끄며 5도 이상의 지진을 몸소 체험하는 등 실감나는 경험을 통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 준다. 안전은 학습이 아니라 체험이라는 슬로건으로 자연재해를 직접 경험하고 예방·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태양의 후예’ 송송커플 로맨스의 현장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이었던 가상국가 우르크는 해외가 아닌 태백의 옛 탄광 터였다. 통동에 위치한 한보탄광은 한때 1100여명의 광부가 연간 50만t의 석탄을 생산하던 곳이었지만 2008년 폐광 이후 인적이 드문 산 중턱에 폐허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16년 ‘태양의 후예’에서 우르크 태백부대와 메디큐브 등의 배경이 되면서 관광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로 뜨고 있다. 산림 복구 사업으로 인해 철거됐던 세트장이 다음달 지진 현장, 포토존, 편의·부대시설 등을 갖추고 더 견고하고 안전한 세트장으로 복원된다. 피서철, 가족 및 연인들과 가상의 나라 우르크가 있는 태백에서 제2의 송중기, 송혜교가 돼 보는 것도 좋겠다. 태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먹거리 ●태백산 약초 먹인 한우 고산지대 태백에서 기르는 한우는 태백산 고원 준령 초원에서 태백산 약초를 먹고 자라 육질이 뛰어나고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하다. 잘 달구어진 연탄불에 석쇠를 깔고 지글지글 구워 먹는 태백산 한우는 맛이 담백하고 고기가 연해 관광객들이 제일 먼저 찾는 태백의 먹거리다. 푸짐한 양에 한 번, 부드러운 육즙에 또 한 번, 입을 즐겁게 해 주는 맛에 한 번 더 매료된다. 명이나물, 곰취, 부추 등 다양한 나물을 곁들이면 각각 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광부들의 허기 달래 주던 물 닭갈비 일반적인 닭갈비는 볶거나 굽는 방식이지만 태백에는 끓여 먹는 물 닭갈비가 있다. 광부들의 허기를 달래 주던 물 닭갈비는 3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태백의 유명한 먹거리로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며 가격 부담도 적다. 넓은 쇠판 위에 양념한 닭갈비를 올리고 태백산을 연상시키듯 풍성한 나물과 각종 야채(냉이, 쑥갓, 대파, 양배추, 깻잎, 부추 등), 그리고 떡과 고구마 사리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 먹는 음식이다. 고기와 야채를 다 먹고 난 후 볶아 먹는 밥은 단연 일품이다. ●얇아서 더 쫄깃한 감자 수제비 태백에서 오래전부터 먹던 소박한 별미인 감자 수제비는 태백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자가루를 밀가루와 섞어 반죽한 뒤 김, 깨, 계란 등을 고명으로 얹어 먹는 태백 고유 음식이다. 맛의 비결인 수제비는 숟가락이 보일 정도로 얇아 쫄깃하고 고소하다. 식감이 좋아 먹는 동안 말을 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극 없는 맛으로 가족 단위 여행객의 먹거리로 좋다. ●해발 700~1000m서 자란 태백 곰취 태백 곰취는 태백산 고원지대 해발 700~1000m 이상에서 자연 그대로 길러지며 오염되지 않은 삼수 발원지의 자연수와 깨끗한 산소를 먹고 자란다. 비타민C와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항암 및 노화 방지 효과가 있고 풍부한 섬유소로 변비를 예방해 주며 감기, 고혈압 등에 좋다. ●알싸한 태백산 나물밥 태백산에서 신선한 공기를 먹고 자란 나물밥은 양념장에 비벼 곰취나 당귀 잎에 싸 먹으면 알싸한 봄나물 향기에 입안이 행복해진다. 갓 지은 나물밥은 그 자체만으로도 맛이 있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바쁜 일상에 지쳐 건강에 소홀한 현대인들에게 나물밥은 최고의 자연 영양제이자 최선의 자연 치료제라 할 수 있다. 태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국립산림과학원·유한킴벌리 ‘숲 체험 여름학교-그린캠프’ 참가자 모집

    국립산림과학원·유한킴벌리 ‘숲 체험 여름학교-그린캠프’ 참가자 모집

    국립산림과학원과 유한킴벌리가 올 여름방학에 ‘숲 체험 여름학교-그린캠프’를 개최한다. 유한킴벌리는 오는 7월 27일~8월 4일 중 8일 동안 3박 4일씩 2회에 걸쳐 경기 양평 국립산음자연휴양림에서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 주최로 그린캠프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그린캠프에는 여고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을 원하는 여고생은 7월 14일가지 우푸푸 블로그에서 신청하면 된다. 유한킴벌리는 내부 평가를 거쳐 같은 달 19일에 우푸푸 블로그에서 최종 참가자를 발표한다. 그린캠프는 참가비는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공익기금에서 전액 지원한다. 캠프 생활을 도와줄 여대생 자원봉사자도 함께 모집한다. 자원봉사자는 7월 8일까지 참가 지원이 가능하다. 올해로 29년째를 맞은 그린캠프는 환경부 ‘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과 산림청 ‘산림교육프로그램’으로 인증 받은 교육 프로그램이다. ‘숲에서 길을 찾다’라는 테마로 각 분야의 롤모델이 된 여성 리더들이 여고생들의 멘토로 참가해 함께 꿈을 나누는 여성리더십 세션이 진행된다. 여고생들이 학교와 가정, 교우 관계 등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살펴보고 갈등을 해소하는 치유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대학교수,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교사 등 각 분야 전문가 30여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1988년 국내 최초로 필드 스터디 개념을 도입한 그린캠프는 지난해까지 4000명이 넘는 환경 리더를 배출했고, 다시 대학생이 돼 여고생들의 멘토로 돌아오는 일명 ‘연어캠프’로 자리잡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그린캠프에서의 숲체험이 여고생들의 숲과 환경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정서적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등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유한킴벌리는 그동안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유림 나무심기, 시민참여 나무심기, 학교숲 만들기, 동북아사막화 방지, 북한 산림황폐지 복구, 여성환경리더양성 등을 통해 숲과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데 기여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상된 헤어, ‘맞춤형 복구펌’으로 해결…내 머리는 소중하니까!

    손상된 헤어, ‘맞춤형 복구펌’으로 해결…내 머리는 소중하니까!

    헤어스타일은 상대방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하지만 잘못된 관리나 무리한 헤어 시술로 머릿결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잦은 염색과 펌시술, 매일 지속되는 드라이 열은 모발의 유, 수분 밸런스가 깨뜨려 단백질의 유실이 많아지게 만든다. 이렇게 손상된 손상모에 펌시술을 하게 될 경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복구가 어려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미용업계에서는 손상된 모발에 단백질을 투입하는 방식이 개발되며 이와 같은 복구 관련 시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복구펌 전문 미용실 디자이너에 따르면 복구펌은 전문기기를 이용해 손상모에 모발과 가장 흡사한 고품질 특수 트리트먼트와 단백질을 투입해 모발을 건강하게 만드는 원리로 진행된다. 이후 건강한 모발에 펌시술을 진행할 경우 완성도 높고 오래 유지 가능한 헤어스타일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손상도에 따라 복구펌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손상도가 염려되는 모발과 손상이 진행돼 시술이 어려운 모발, 일반 시술로는 불가능한 심한 손상모발 등으로 구분해 맞춤형 시술이 이뤄진다. 건대미용실 헤어벨리시마 관계자는 “모발이 얇거나 숱이 없어 스타일 연출이 어려운 모발에는 볼륨감을 살려줄 수 있는 펌을 권유한다”며 "뿌리펌은 모발 끝이 아닌 모근 쪽에서 시작되는 뿌리볼륨 전문 시술이며 자연스러운 볼륨감으로 동안 이미지 연출이 기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긴머리 바디펌이나 셋팅펌 시술 시 모발의 무게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머리 윗부분과 옆머리가 가라 앉지만 뿌리 볼륨과 옆머리 볼륨 시술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헤어벨리시마는 현재 모량과 모질에 따라 뿌리아이롱, 뿌리루트펌, 스파볼륨펌 등 다양한 뿌리펌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 향상을 위해 주기적으로 직원들이 외부 CS강의를 듣고 있으며 전문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해 자체 스터디와 외부강사 초빙 강의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고객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헤어벨리시마의 디자이너들이 직접 모델을 섭외, 시술 후 완성된 헤어스타일을 촬영해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차별화된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고양시, 특정 단체에 시유지 무단 사용 묵인 특혜

    정식 구장 조성 위탁 계획까지 市 뒤늦게 사용 중지·복구 요구 경기 고양시가 특정 체육단체의 시유지 사용을 묵인하는 등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고양시야구협회는 2010년쯤부터 일산동구 장항동 660의 55 일대 1만 3000여㎡의 시유지를 무단 점용해 야구장으로 만들어 6년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고양시의 묵인이 있었던 것으로 서울신문이 16일 확인했다. 국공유지를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사용하려면 해당 자치단체와 토지사용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맺은 후 일반적으로 공시지가의 5%를 매년 사용료로 내야 한다. 그러나 고양시 체육진흥과는 고양시야구협회가 시유지를 무단점유해 사용하는 줄 알았음에도 지난 6년간 토지 임대차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 덕분에 고양시야구협회는 2011년도에는 48개 사회인 야구팀으로부터 180만원씩 총 8640만원을 받고 GBA리그를 운영해 왔다. 이듬해부터는 72개 팀으로부터 200만~220만원씩 최근 6년 동안 총 10억원에 가까운 가입비 등 수익을 올렸다. 고양시는 고양시야구협회가 리그 운영을 통한 수익사업을 하는 줄 몰랐다고 변명했다. 최근 6년간 해당 토지의 ㎡당 개별공시지가는 2012년 6만 1000원이 최고가였고, 올해 1월 현재 4만 6200원으로 하락했다. 고양시가 정식 임대차계약을 맺었다면 야구협회로부터 매년 3000만~4000만원씩 임대료를 받아야 했다. 지난 6년간 고양시는 업무소홀로 2억원대의 세외수입을 포기한 것이다. 세외수입을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고양시는 이 토지에 식사지구 체육시설 조성사업비 18억 3000만원을 포함해 총 24억 7000만원 등 시민의 세금을 들여 정식 야구장을 조성하고 문제의 고양시야구협회에 위탁 운영시킬 계획까지 세워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양시는 서울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최근 부랴부랴 고양시야구협회에 토지사용 중지 및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고양시야구협회 관계자는 무료사용 및 무단사용에 대해 “과거 우리가 사용하던 대화동 종합운동장 부근 체육시설 용지를 김성근 감독이 이끌던 원더스야구단이 사용하면서 고양시가 현 시유지 사용을 허용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양시 체육진흥과는 고양시야구협회에 대해 대장천교 야구연습장을 2012년부터 시작된 3년 위탁관리 기한이 종료됐지만 연장하고 있지 않다가 서울신문이 취재에 나서자 지난 13일 ‘지각 재계약’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비즈 in 비즈] 삼성重 인원 감축 전 수주 노력부터

    [비즈 in 비즈] 삼성重 인원 감축 전 수주 노력부터

    이달 초 삼성중공업 2차 협력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직원 64명이 직장을 잃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협력업체가 희망자 58명의 고용을 승계했습니다. 올 들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서는 협력업체가 줄도산하는데 삼성중공업은 되레 협력사 수가 늘었다고 합니다. 옆집(대우조선)에 근무했던 협력업체 직원이 무더기로 삼성중공업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3000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 하네요. 그랬던 삼성중공업도 결국 손을 들었습니다. 향후 3년간 수주액이 평균 50억 달러 선으로 반 토막 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자 선제적으로 인력을 줄이기로 한 것입니다. 2018년까지 최대 5400명을 내보내면 전체 인력은 8500명대로 줄어듭니다. 2005년 수준(8581명)으로 회귀하는 것이죠. 삼성중공업은 왜 11년 전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일까요. 지난 11년간 삼성중공업의 성장사(史)를 돌이켜보면 세 차례 위기가 있었습니다.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수주난, 2016년 조선업 구조조정 등입니다. 기름 유출 사건 당시 조선 업계에서는 막대한 복구 비용 및 배상금 등으로 삼성중공업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123만명의 자원봉사자가 인간 띠를 이루며 시커먼 기름을 제거해 줬습니다. 1년 만에 ‘죽음의 바다’가 다시 숨을 쉬게 된 비결이죠. 이듬해 삼성중공업은 사상 첫 10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기사회생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금융위기가 찾아왔고 극심한 수주난이 이어졌습니다. 2009년 1월 이후 10개월 동안 배 한 척도 수주를 못 한 겁니다. 그해 수주 실적(14억 달러)은 전년도의 9%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해양 부문을 앞세워 1년 만에 예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째 수주가 없자 또다시 위기론이 불거졌습니다. 그러자 경영진은 인력 감축안을 꺼내 들었습니다. 두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맷집이 생겼을 법도 한데 “저가 수주는 안 하겠다”며 직원부터 내보내는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우리 회사는 웬만하면 안고 가는 분위기”라며 자랑스럽게 말하던 직원이 순간 떠오릅니다. 인원을 줄이기 전에 수주 노력부터 더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태안의 기적이 재현될 수도 있습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생태계 교란’ 외래생물 45종 위해우려종 추가

    ‘생태계 교란’ 외래생물 45종 위해우려종 추가

    포식성이 뛰어나고 토착종과 교잡 가능성이 높은 연못개구리, 생태적 습성이 뉴트리아와 비슷한 유럽비버 등이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14일 국내에 유입될 경우 자연생태계 등에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높은 외래생물 45종을 위해우려종으로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위해우려종을 수입하거나 반입하려면 사전에 반입 목적과 관리시설 적격 여부 등에 대해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추가 지정된 위해우려종에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붉은귀거북과 특성이 유사한 가짜지도거북,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등과 교잡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웃는개구리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국내 위해우려종은 모두 98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국립생태원 조사 결과 위해우려종인 갯줄풀과 영국갯끈풀은 국내 유입이 확인돼 생태계교란종으로 변경, 고시됐다. 국내에 유입돼 확산된 생태계교란종은 모두 20종이 지정돼 있다. 갯줄풀은 전남 진도에서, 영국갯끈풀은 인천 강화도 해역에서 지난해 각각 발견됐다. 중국에서 해류를 따라 자연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갯벌과 습지에 번식할 경우 자생식물 서식지를 축소시키는 등 피해를 일으킨다. 천적이 없고 번식력이 뛰어나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리는 ‘침입외래생물’은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경제적인 피해를 일으키고 복구·복원 작업에 많은 비용이 들어 국내 유입을 차단하고 조기에 퇴치해야 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롯데 해도 너무한 증거인멸…검찰 뿔났다

    롯데 해도 너무한 증거인멸…검찰 뿔났다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롯데그룹의 증거인멸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검찰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 “그동안 수많은 대기업이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검찰은 증거인멸 관련자들을 엄벌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태세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14일 롯데그룹 10개 주요 계열사들을 상대로 벌인 압수수색에서 다수의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롯데건설과 롯데상사의 증거인멸 행위가 두드러졌다. 롯데건설은 검찰 수사인력이 들어오기 직전 차량을 동원해 관련 서류와 문서를 모조리 빼돌렸다고 한다. 이른바 ‘차떼기 증거인멸’이다. 일부 직원은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칠 때 황급히 서류 뭉치를 들고나오다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기업 수사에서 차량을 동원해 증거인멸을 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디가우징’과 유사한 전문 삭제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 하드디스크 내 전자문서들을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삭제했다. 중요 문서는 복사를 떠 직원 집이나 물류창고에 보관하다 들통이 났다. 감사실과 주요 임원실 등 검찰이 수색할 만한 장소의 책상은 서랍 속까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고 한다. 롯데상사도 마찬가지였다. 사장실을 포함해 거의 모든 사무실의 책상 서랍과 캐비넷,회사 금고가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검찰은 지난 10일 1차 압수수색 때도 일부 계열사에서 다수의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한 바 있다.검찰 관계자는 “1∼2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5∼6개 계열사의 증거인멸 정황이 두드러진다”며 “혐의가 확인되는 관련자를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대동맥 역할→민영화 추진…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으로… 관피아·모피아 놀이터 불명예도

    경제 대동맥 역할→민영화 추진…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으로… 관피아·모피아 놀이터 불명예도

    1954년 설립된 산업은행은 한국 경제 근대화 과정에서의 ‘대동맥’ 역할을 해 왔다. 전쟁 직후 파괴된 산업시설의 복구와 전력, 석탄 등 기반산업의 시설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 1960~70년대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맞춰 석탄 등 기초 에너지 산업과 철강, 조선 등 중화학공업에 자금을 융통해 줬다. ●1960~70년대 중화학공업 자금줄 하지만 시장경제가 정착돼 가면서 ‘산은 무용론’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때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국책은행이 아직은 필요하다는 반론에 부딪혀 유야무야됐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구조조정의 1차 책임을 맡았지만 정리해야 할 기업에 돈을 쏟아부으며 연명시켜 ‘부실기업 하치장’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시장경제 정착되며 무용론 제기 결국 이명박(MB) 정부는 2008년 ‘산은 민영화’를 밀어붙였다. 주역은 당시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골드만삭스·JP모건 등과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이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는 당위론이 힘을 얻어갔다. 정책금융은 정책금융공사를 따로 떼내 맡기자는 구상이었다. 2009년 10월 산은에서 떨어져 나온 정책금융공사가 출범한 배경이다. MB 정부 실세였던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1년 산은 회장으로 옮겨 가면서 산은 민영화는 더욱 속도를 냈다. ●외환위기때 부실기업 하치장 오명 박근혜 정부 들어 ‘도로 산은’이 된 이유다.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다시 원래대로 합쳐지면서 2015년 1월 통합 산은이 출범했다. 도돌이표에 따른 손실은 단순히 ‘5년’이라는 시간만은 아니었다. 전산망 구축, 인건비, 용역비, 지점 설립비 등으로 최소 2500억원이 날아갔다. 여기에는 산은이 관피아(관료+마피아), 모피아(옛 재무부 영문명인 모프+마피아)의 ‘놀이터’가 된 탓도 크다. 개발시대 산은의 이면에는 관치금융과 정권의 입김이 늘 함께했다. ●DJ 정권 대북송금사건 연루 곤욕 지금까지 산은 총재를 거쳐간 사람은 30여명. 이 중 민간 출신은 손가락으로 꼽는다. 이러다 보니 정부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대표적인 예가 김대중 정권 시절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이다. 당시 산은 관계자들은 사법처리됐다. 산은의 굴곡진 역사 중 하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14~16일 IOC 위원장 리우 방문, 17일 러시아육상 출전 여부 결정

    14~16일 IOC 위원장 리우 방문, 17일 러시아육상 출전 여부 결정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관련해 이번 주 두 가지 중요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우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리우올림픽 준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1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현지를 찾는다. 13일 올림픽 전문매체 ‘어라운드 더 링스(ATR)’는 바흐 위원장이 14일과 15일 다른 IOC 위원들과 함께 경기장 준비 실태를 둘러보고 지카 바이러스나 수질 오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심의와 관련한 권력 투쟁 등 대회를 둘러싼 제반 문제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16일에는 수도 브라질리아를 찾아 미첼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을 예방한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상원에 의해 권한이 6개월 동안 정지돼 테메르 부통령에게 권한을 넘겨줬다. IOC는 브라질이 직면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는 대회 조직위원회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한편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오는 1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러시아 육상선수들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린다. IAAF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러시아선수총연맹(ARAF)과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제출한 소명 자료를 검토해 결정을 내리게 된다. IAAF 집행위는 우선 러시아의 반도핑 시스템 개선 노력을 조사해온 독립적인 태스크포스 팀의 의견을 청취하는데 비탈리 뭇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이 제안한 내용 등 적어도 세 갈래의 개선 방안이 포함돼 있다. 만약 IAAF가 권한이 정지된 ARAF의 올림픽 참가를 막는다면 IOC도 그 결정을 뒷받침해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대회 참여를 금지하게 된다. 지난 3월의 IAAF 집행위 회의는 러시아를 원상 복구시키려면 “중요한 일들”이 더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네팔 여행기 4·끝] 다시 카트만두와 에필로그-네팔 그 지독한 혼돈

    [네팔 여행기 4·끝] 다시 카트만두와 에필로그-네팔 그 지독한 혼돈

    5월 27일 다시 카트만두 첫날 간밤에 적어도 세 차례는 깨어났다가 잠들었다가 반복한 듯 몸이 좋지 않음 조깅할까 했다가 타멜 거리의 엄청난 먼지를 생각해 그만 두고 오전 5시 옥상에 올라가 카트만두의 아침 즐김 오전 7시 조금 못돼 밥이나 먹자며 호텔 나서려는데 벨보이가 쿠폰 주며 요앞 카페에서 챙겨 먹으라고 함. 웬걸, 밥도 주네 하며 자리에 앉으니 열대여섯도 안 돼 보이는 녀석이 지분거리며 주문하라고 함 뷔페식이 아니니 제법 성의를 다한 브랙퍼스트였고 특이하게도 생과일 주스를 하나 더 시키란다. 좋은 과일을 쓰고 설탕을 가미하지 않아 제법 맛있었다. 다만 호밀 토스트는 딱딱해 좀 그랬음 밥을 먹고 어딜 가지, 조금 고민했다. 처음 카트만두에 도착했을 때 너무 많은 곳을 숨가쁘게 돌아다녀 더 이상 갈 데가 없다는 느낌 택시를 흥정해 320루피에 가자고 했으나 웬일로 딸이 기사가 불쌍하다며 350루피 계산 파슈파티나트, 입장권 1000루피씩 2000루피. 삶과 죽음이 이처럼 극적으로 교차하는 장소를 관광자원으로 발굴한 것이 놀랍기만 한 곳이다.(사실 에베레스트나 안나푸르나 갈 때 두 번 모두 이곳을 건성으로 보고 갔다) 약간 다리를 저는 듯한(쇼인지 진실인지 알 도리도 없는) 40대 중후반 남자가 다가와 자신을 연구자라고 소개하며 이 유적의 유래나 얽힌 얘기를 들려준다. 우리가 거절할 틈새를 주지 않기 위해 대사를 치고 들이미는데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거의 프로급 설이어서 5분 만에 우리는 그냥 몇푼 쥐어주고 말지, 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그의 설명을 들으며 40~50분 걸었을까, 이윽고 자기도 할일을 다했다며 1000루피를 연구기금으로 쾌척하라고 해 그건 안되겠다며 500루피만 줬다. 그는 너네 입장권 소용없지 않느냐며 달라고 해서 그것도 안되겠다, 우리도 기념으로 간직하겠다고 했더니 홱 돌아섬 그 친구가 가르쳐준대로, 또 주민들에게 두어 차례 물어 보우더나트를 찾았다. 250루피씩 500루피. 지진 참사 때 허물어진 곳들을 지난해 가을에야 복구하기 시작했다며 한창 분주하다. 예전에 찾았을 때는 500~1000루피였던 것 같은데 복구 중이라 조금 인하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들이 늘 그렇듯 일을 하는 둥 마는 둥하는 가운데 기계음만 요란했다. 전망 좋아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물 한 벙과 코크 시켰더니 애 표정이 좋지 않다. 마수걸이인데 잡쳤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200루피씩에 수수료까지 440루피. 부처의 뜻을 돌아보는 곳에서 이런 일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택시가 즐비한 곳에 뛰어가 타멜에 간다고 했더니 600루피를 내란다. 말도 안된다며 버텼더니 얼마면 되겠느냐고 해 300루피라고 했더니 세 번째 차를 타라고 한다. 우리로 치면 마티즈 낡은 것에 좁다란 의자를 단, 그야말로 특수 택시다. 세상 참 별걸 다 타본다고 딸은 찬탄인지 탄식인지 모를 말을 남긴다. 근데 이런 차가 생각보다 잘 달리고, 우리같으면 싼값에 간다고 아무데서나 내려주고 휑 가버릴 것 같은데 그렇게 차량 많고 복잡해도 군소리 한 마디 없이 타멜 입구까지 데려다 줬다. 또 현금이 바닥 나 1만루피에 수수료 400루피(수수료가 포카라보다 쌌던 게 이례적이었음) 현금서비스 받음 근처이고 하니 한 번 가보자고 해 가든 오브 드림스를 행여나 하는 마음에 들렀는데 입장료는 일인당 200루피씩 400루피. 타멜 한 복판에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늑하고 힐링하는 느낌을 줘서 깜짝 놀랐다.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는 생각, 바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거지들이 구걸을 하고 있고 티베트 아주머니가 매대에 머리를 박고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판국에 정말 영국 귀족이나 누릴 만한 호사를 누리고 있네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음 들어오는 길에 매니저 만나 나가르준이나 카카니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를 들었으나 날씨 등 여러 요인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함 어찌됐든 밥이나 먹자 싶어 파이어앤 아이스 두 번째 방문 가게 이름과 똑같은 피자를 들었고 딸은 라자냐를 들었는데 역시 훌륭하다고 했다. 피자는 전날 것보다 그리 맛이 뛰어나지 않았다. 에베레스트 맥주까지 해 2250루피 계산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대충 챙기고 잠이 들었다. 배가 불러서인지 몰려오는 잠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날의 지출. 5만 8400원 누적 지출. 284만 320원 5월 28일 다시 카트만두 둘쨋날 지난밤도 전날과 마친가지로 계속 시끄러워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가를 반복했다. 새벽에 술 먹고 들어온 이들이 키득해 화가 솟구친 것도 똑같았다. 전날과 거의 같은 시간에 아침 먹고 커피 한잔 추가했더니 90루피 내라고 해 100루피 내고 킵더체인지스 했음 비도 오고 해서 카카니와 나가르 준 여행 계획 모두 취소하고 호텔 방에서 11시 45분까지 짐 싸며 개기다 체크아웃 이틀 숙박에 6394루피(7만 1200원) 카드로 결제 계속 현금서비스 받기도 뭐해 우리 돈 4만원을 3505루피로 환전(타멜에서도 한국 돈 환전하는 곳은 많지 않은 듯. 대체로 다섯 집 중 한 집인 것 같음), 청년이 우리가 부녀 사이란 것을 알면서도 페이스북 주소를 달라는 등 딸에게 들이댐 정말 할 일이 없어 개기작거려야 할 것 같아 전날 들렀던 가든 오브 드림에 또다시 일인당 200씩 400루피 내고 들어가 바에서 아메리카노 200루피와 라시 250루피에 마시며 여행기 등 정리하고 아내에게 엽서 쓰고 소일 휴일이라 그런지 엄청 많은 네팔리들이 입장했으나 바에 앉아 즐기는 인간은 극소수, 일인당 200루피도 쓰기 힘든 그네들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짠해짐 잘파(jalpa) 커피 100g에 400루피, 50g짜리 205루피씩 20봉지 4100루피, 3개들이 립밤 10루피 등 4510루피 현금 결제, (캐셔가 중국인이란 사실에 적잖이 놀람) 티셔츠 두 벌 600루피씩 1200루피 딸이 여행갈 때마다 사모으는 스노볼을 1200루피 부른 것을 850루피에 구입 물 두 병에 20루피씩 40루피와 초콜릿 150루피 3시쯤 가든 오브 드림스 나와 딸이 헤나 한다고 해서 들렀더니 헤나에 800, 머리 샴푸에 500, 나 스팀 배스에 600 등 도합 1900루피 지출 파이어 앤드 아이스 다시 들르니 오후 5시쯤 돼 피자 두 판에 맥주 한 병, 티라미슈까지 알뜰히 챙겨 먹으니 2673루피(2만 9761원) 카드로 결제 잠시 호텔 주변 어슬렁 거리다 짐 찾고 택시 잡아 타 노련히 흥정해 505루피에 가기로 함(갖고 있는 루피가 모두 이것밖에 안 된다고 했는데 사실은 100루피가 더 있었는데 공항에서 물 사먹어야 한다는 이유로 딸이 거짓말한 것이었음. 나중에 공항 면세 구역 통과한 뒤 보니 딸의 수중에 50루피 정도가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남. 이럴 바에는 호텔 팁을 남기거나 운전기사에게 인심이나 쓸 걸 그랬음) 정말 개구리 왕눈이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캐릭터의 한국 여성이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웃음을 참느라 혼나며 발권 마치고 어찌어찌 해 예정시간보다 훨씬 일찍 출발해 남방항공의 장점 실감 늘 여행하며 느끼는 것이지만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행하면 훨씬 피로도 적고 비행시간이 짧아지는 듯 광저우공항 환승 대기하는데 졸리기도 해 108번 게이트 맞은 편 카페에 들어감 호객하는 곳이라 거부감이 들었지만 잠에 취해 얼떨결에 크로와상과 커피가 함께 나누는 메뉴를 신청했더니 이제 안한단다, 그래서 커피를 달라고 하고 카드를 건넸더니 98위안을 찍었단다. 커피를 마시고 나중에 충전해 놓은 휴대폰으로 검색했더니 무려 1만 7800원 나와 경악(여종업원에게 달러로 얼마냐고 물었는데 모른다고 했음. 이건 거의 사기에 가까움. 크로와상과 커피 나오는 메뉴가 98위안이니 그 정도 커피 먹으라고 했는지 모르겠으나 네팔 호텔에서 줬던 공짜 커피만 못했음. 딸은 아빠 혼자 바가지 쓴 것을 그나마 위안거리로 삼으라고 함) 이날의 지출. 21만 2720원 누적 지출. 305만 5040원 (환율 착시에 의한 약간의 계산 착오가 있을 것이다. 딸의 입원이나 자동차 렌트, 패러글라이딩 등은 약간의 사치스러운 비용이었다. 하지만 대략 이 정도면 네팔 3개 관광지를 10박11일 동안 돌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으면 한다.) 나가며 네팔을 한마디로 규정하자면 지독한 혼돈, 그 곳에 깃든 묘한 매력이다. 딸은 한국에 돌아가면 우리가 얼마나 편안하고 안전하며 문명스러운지 새삼 느끼게 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나와 달리 딸은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 방문이 처음이다. 뭐 이런 곳이 있나 싶었을 것이다. 유럽의 변방도 돌아보긴 했지만 네팔이나 아프리카 나라에 견주기 어려울 것이다. 난 기회 있을 때마다 네팔이 1959년 중국의 티베트 무력 점령으로 인해 남하한 난민들을 모두 받아들인, 20세기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관용의 나라라고 역설했다. 타멜 거리만 해도 그렇다. 그렇게 관광객이 많고 인파가 북적대니 차량이나 오토바이 통제 등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도 다 같이 나눠 먹고 살아야 한다는, 그들 특유의 종교관이나 내세관에서 비롯된 것이라 본다. 개나 소나 길거리에 널부러져 잠을 자도, 길이 막힌다고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운전기사가 잠을 자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는 차량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타멜에서 이발할 때 정말 평생 씻지도 않은 것 같은 가위를 가지고 날 정성스럽게 빗질하던 그이,소년인지 청년인지 정말 헷갈리게 만드는 그는 값을 묻자 세상에나, 알아서 달라고 했다. 힘도 하나 없이 앙상한 몸매의 그 아이는 제딴에 있는 힘을 다해 바디 마사지를 열심히 했지만 솔직히 성에 차지 않았다. 우리는 머뭇거리다 500루피를 불렀고 그이는 멋쩍게 웃었다. 난 적은가 보다 하고 네가 더 원하면 기탄 없이 얘기하라고 했고 그이는 괜찮다고 했다. 딸이 100루피를 더 넘기자 그는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지었는데 그 웃음은 날 며칠이고 계속 괴롭혔다. 떠나는 날 그 가게를 일부러 흘깃거렸으나 마침 휴일(네팔의 휴일은 토요일)이어서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 가게는 건물과 건물 사이를 활용한 가게로 비좁기 이를 데 없었고, 많은 그의 친구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난 처음에 손님이 이렇게나 많나? 했지만 그들은 주인네 눈짓 하나에 순식간에 자리를 비웠다. 이건 치트원의 병원에서도, 포카라의 패러글라이딩 클럽에서도, 카트만두의 스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그냥 모여 앉아 하등의 중요할 것 없는 얘기를 놓고 엄청 진지하고도 다툴 듯이 얘기한다. 패러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근무 경험이 있는 네팔리는 별 얘기가 아니니 신경 쓸 게 없다고 했지만 난 그 가게에 있는 동안 그들이 다투는 줄로만 알았다. 자잘하고 소소한, 하등의 중요하지 않은 얘기를 그렇게도 열정적으로 나누고 공유하는 이들, 뭣 찢어지게 가난했던 우리네 시절에 대한 향수나 원형을 불러일으킨다면 그래서 네팔의 매력에 한국인들이 빠져든다는 가설은 여전히 무섭도록 치명적이다. 한발 나아가 이런 전근대적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 도로를 깔고 터널을 뚫고 위생을 강화하고 등등의 그 흔한 캠페인을 펼치거나 아니면 군부와 같은 막강한 리더십의 구축이 미개하고 후진적인 나라들을 위해 약이 된다는 지극히 위험한 결론에 도달할까봐 머리끝이 쭈뼛 서곤 한다. 딸은 한국이 너무 선진국이란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았다고 했지만 난, 네팔이 빨리 우리나라처럼 될까 싶어 걱정됐다. 물론 지금과 같은 열악한 경제 사정은 시급히 극복되어야 하겠지만 사람 사는 정에 관한 한 그들의 빛나는 면모는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방문이지만, 그리고 그 전 두 차례 여행보다 훨씬 더 그네들 삶의 편린을 들여다본 것 같지만 여전히 난 네팔이란 나라에 대해 혼돈 그 자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사소한 일로 불안감 느낀다면…6가지 해소 방법

    [건강을 부탁해] 사소한 일로 불안감 느낀다면…6가지 해소 방법

    혹시 사소한 일로 불안을 느끼나요?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기도 어렵나요? 이때 손바닥이 축축하거나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혹은 현기증이 나지는 않았나요? 이런 증상은 일반적으로 불안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지만, 이는 분명히 잦은 스트레스와 구분됩니다. 스트레스는 한 상황에서 위협을 보이는 것에 대한 반응이며, 불안은 그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 영국 공인 영양학자 쇼나 윌킨슨은 “불안은 짜증과 집중 저하, 무력감, 과민성, 긴장감, 초조로 특징지어진다”면서 “이는 살면서 때때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너무 자주 일어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 심한 증상으로는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구강 건조, 피로, 발한,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다음 6가지를 소개했습니다. 1. 카페인을 끊어라 카페인은 체내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더 느끼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또한 중독성까지 있어 차와 커피는 약물처럼 작용한다. 이에 대해 저명한 영양학자 메릴린 그렌빌 박사는 “카페인 효과가 사라지면서 또 다른 카페인을 원하게 되고 이후 혈당 변화가 심해져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면서 “차나 커피에 설탕을 넣으면 이 롤러코스터의 변화는 더 심해져 심지어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카페인은 약물처럼 작용하므로 갑자기 중단하면 두통과 메스꺼움, 피로, 근육경련, 우울감 등 매우 극단적인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갑자기 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단 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카페인을 점차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건강 음료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해 그렌빌 박사는 “몇 주 동안 천천히 줄이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즉 하루에 먹던 커피 총량의 절반을 우선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고나서 이후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다. 박사는 “이후 허브차와 원두커피 등 다른 음료로 천천히 바꿔라”면서 “디카페인 커피 역시 테오브로민이나 테오필린과 같은 성분이 남아있으니 이상적으로는 커피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2. 중요한 일부터 하라 스트레스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배워라. 지금 당장 당신의 삶에서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그렌빌 박사는 강조했다. 박사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느껴지면 거절하는 법을 배워라. 확신에 차 있는 것은 상쾌하며 힘을 실어준다”면서 “또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가장 먼저 할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살면서 삶에 관한 자제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 현미와 통밀빵, 아몬드를 먹어라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수치를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약간 변화를 준 식사를 통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그렌빌 박사는 말했다. 박사는 “인체는 유제품과 생선, 바나나, 말린 대추, 콩, 아몬드, 땅콩 등 식품에 들어있는 트립토판에서 세로토닌을 생성한다. 세로토닌 생성에는 얼마나 많은 트립토판이 뇌에서 변화를 일으키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앞서 언급한 음식과 현미와 통밀빵, 귀리 등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을 결합하면 뇌에서 트립토판 흡수를 돕는 인슐린이 인체에서 분비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좋은 방법은 아침으로 달걀과 통밀 토스트를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4. 당수치를 유지하라 스트레스와 싸우는데 필요한 것은 혈당 수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갑자기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먹거나 오래 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슈거 크래쉬’라는 무력감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그렌빌 박사는 “이는 당신이 위급 상황에서 도망치는 것을 돕긴 하지만,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되는 포도당을 동원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다시 혈류로 보낸다”면서 “혈당이 급락하면 초초함과 짜증이 더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고 말했다. 또한 박사는 2~3시간마다 단백질을 포함한 소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완숙으로 삶은 계란 한 알과 아몬드 10~12개, 작은 참치 캔, 현미와 같은 것이다. 그렌빌 박사는 “이는 롤러코스터의 급변과 단 음식에 관한 갈망을 멈출 수 있다. 혈당 저하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몸은 더는 빠른 복구에 필요한 요구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면서 “혈당을 유지해 감소된 아드레날린 수치는 자연히 더 행복을 느끼게 하고 심정을 차분하게 하며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5. 생선 섭취량을 늘려라 우리 뇌의 약 60%는 지방으로 구성돼 있다고 영양학자 카산드라 번스는 설명한다. 이 중 거의 절반의 지방은 생선에서 다량 발견되는 DHA 오메가3 지방산이다. 이런 이유로 생선은 종종 ‘뇌 음식’의 훌륭한 원천으로 여겨진다. 번스는 “오메가3 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만들지 못해 생선 기름이나 보충제 등으로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 영양소다. 난 오메가6 지방산을 함께 제공하는 보충제를 추천한다”면서 “이런 필수 지방은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켜 행복감을 높이고 불안감을 해소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6. 숙면하라 많은 사람이 압박감과 긴장감, 초조함을 경험한다. 특히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는 날 이런 감정은 이후 취침 시간에 더 눈에 띄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면은 건강한 생활 방식으로 사는데 중요한 부분이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불안은 모두 연관돼 있다고 영양학자 마르티나 델라 베도바는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충분한 못자면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 수 있으며 우리가 스트레스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때 숙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마그네슘은 천연 진정제’로 알려져 있으며 근육과 신경을 이완해 우리가 편히 자는 것을 도우니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불안감을 해소하는 간단한 방법 6가지

    불안감을 해소하는 간단한 방법 6가지

    혹시 사소한 일로 불안을 느끼나요?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기도 어렵나요? 이때 손바닥이 축축하거나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혹은 현기증이 나지는 않았나요? 이런 증상은 일반적으로 불안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지만, 이는 분명히 잦은 스트레스와 구분됩니다. 스트레스는 한 상황에서 위협을 보이는 것에 대한 반응이며, 불안은 그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 영국 공인 영양학자 쇼나 윌킨슨은 “불안은 짜증과 집중 저하, 무력감, 과민성, 긴장감, 초조로 특징지어진다”면서 “이는 살면서 때때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너무 자주 일어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 심한 증상으로는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구강 건조, 피로, 발한,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다음 6가지를 소개했습니다. 1. 카페인을 끊어라 카페인은 체내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도록 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더 느끼게 하는 자극제가 된다. 또한 중독성까지 있어 차와 커피는 약물처럼 작용한다. 이에 대해 저명한 영양학자 메릴린 그렌빌 박사는 “카페인 효과가 사라지면서 또 다른 카페인을 원하게 되고 이후 혈당 변화가 심해져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면서 “차나 커피에 설탕을 넣으면 이 롤러코스터의 변화는 더 심해져 심지어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카페인은 약물처럼 작용하므로 갑자기 중단하면 두통과 메스꺼움, 피로, 근육경련, 우울감 등 매우 극단적인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갑자기 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단 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카페인을 점차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건강 음료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해 그렌빌 박사는 “몇 주 동안 천천히 줄이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즉 하루에 먹던 커피 총량의 절반을 우선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고나서 이후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다. 박사는 “이후 허브차와 원두커피 등 다른 음료로 천천히 바꿔라”면서 “디카페인 커피 역시 테오브로민이나 테오필린과 같은 성분이 남아있으니 이상적으로는 커피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2. 중요한 일부터 하라 스트레스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배워라. 지금 당장 당신의 삶에서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그렌빌 박사는 강조했다. 박사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느껴지면 거절하는 법을 배워라. 확신에 차 있는 것은 상쾌하며 힘을 실어준다”면서 “또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가장 먼저 할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살면서 삶에 관한 자제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 현미와 통밀빵, 아몬드를 먹어라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수치를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약간 변화를 준 식사를 통해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그렌빌 박사는 말했다. 박사는 “인체는 유제품과 생선, 바나나, 말린 대추, 콩, 아몬드, 땅콩 등 식품에 들어있는 트립토판에서 세로토닌을 생성한다. 세로토닌 생성에는 얼마나 많은 트립토판이 뇌에서 변화를 일으키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앞서 언급한 음식과 현미와 통밀빵, 귀리 등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을 결합하면 뇌에서 트립토판 흡수를 돕는 인슐린이 인체에서 분비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좋은 방법은 아침으로 달걀과 통밀 토스트를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4. 당수치를 유지하라 스트레스와 싸우는데 필요한 것은 혈당 수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갑자기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먹거나 오래 동안 음식을 먹지 않으면 ‘슈거 크래쉬’라는 무력감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이다. 그렌빌 박사는 “이는 당신이 위급 상황에서 도망치는 것을 돕긴 하지만,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되는 포도당을 동원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다시 혈류로 보낸다”면서 “혈당이 급락하면 초초함과 짜증이 더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고 말했다. 또한 박사는 2~3시간마다 단백질을 포함한 소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완숙으로 삶은 계란 한 알과 아몬드 10~12개, 작은 참치 캔, 현미와 같은 것이다. 그렌빌 박사는 “이는 롤러코스터의 급변과 단 음식에 관한 갈망을 멈출 수 있다. 혈당 저하를 허용하지 않으므로, 몸은 더는 빠른 복구에 필요한 요구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면서 “혈당을 유지해 감소된 아드레날린 수치는 자연히 더 행복을 느끼게 하고 심정을 차분하게 하며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5. 생선 섭취량을 늘려라 우리 뇌의 약 60%는 지방으로 구성돼 있다고 영양학자 카산드라 번스는 설명한다. 이 중 거의 절반의 지방은 생선에서 다량 발견되는 DHA 오메가3 지방산이다. 이런 이유로 생선은 종종 ‘뇌 음식’의 훌륭한 원천으로 여겨진다. 번스는 “오메가3 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만들지 못해 생선 기름이나 보충제 등으로 섭취해야만 하는 필수 영양소다. 난 오메가6 지방산을 함께 제공하는 보충제를 추천한다”면서 “이런 필수 지방은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켜 행복감을 높이고 불안감을 해소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6. 숙면하라 많은 사람이 압박감과 긴장감, 초조함을 경험한다. 특히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는 날 이런 감정은 이후 취침 시간에 더 눈에 띄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면은 건강한 생활 방식으로 사는데 중요한 부분이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불안은 모두 연관돼 있다고 영양학자 마르티나 델라 베도바는 말했다. 그녀는 “우리는 충분한 못자면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 수 있으며 우리가 스트레스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때 숙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마그네슘은 천연 진정제’로 알려져 있으며 근육과 신경을 이완해 우리가 편히 자는 것을 도우니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상훈의원 “서울시, 스크린도어 하청업체에 슈퍼갑질”

    서울시의회 김상훈의원 “서울시, 스크린도어 하청업체에 슈퍼갑질”

    서울시의회 김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마포1)은 6월 3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구의역 열린 구의역 사고 관련 특별 업무보고에서 서울메트로가 주도한 과업지시서의 부당계약 항목 등을 지적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김상훈 의원이 지적한 과업지시서는 서울 지하철 1∼4호선 구간을 맡은 서울메트로가 은성PSD라는 업체에 PSD(플랫폼 스크린도어)의 유지·보수 업무를 맡기며 작성한 용역계약서로 승강장 안전문에 대하여 계약기간동안 이용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고장 등으로 인한 이용자의 불편이 발생되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과업지시서의 원래의 목적과 달리 서울메트로가 원청의 지위를 이용해 ‘PSD유지보수 과업지시서’에 부당한 조항들을 계약을 한 사실이 들어났다. 서울메트로가 원청의 지위를 이용해 하청업체에 슈퍼 갑질을 한 것이다. 다음은 해당 조문들이다. 제7조(점검, 보수 등) ⑦ “계약상대자”가 계약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아 승강장 안전문의 고 장 및 사고 등이 발생한 경우 “계약상대자”는 원상복구 및 손해발생 등 에 대한 민, 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 라고 명시되어있다. 또 제14조(책임) ① “계약상대자”는 다음사항과 같은 고장,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이로 인한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1. 점검보수 중 발생한 모든 고장, 사고 2. 점검소홀, 정비 불량 등에 의해 발생된 모든 고장, 사고 3. “발주기관”의 지시에 불응하여 “계약상대자”가 임의로 원상 복구하여 책임소재가 불명확한 사고 등에 대해 모두 하청업체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문구들이 대다수 이다. 김상훈 의원은 “서울메트로와 은성PSD가 맺은 과업지시서를 보면 승강장 안전문 고장 사고 발생 시 원상복구와 손해배상에 대한 모든 민형사상 책임은 하청에 떠넘기고 있다며, 애초에 서울메트로는 사고가 나면 빠져 나갈 궁리만 한 것 같다”며 관계자들을 질타했다. 또한 과업지시서 제18조(고장처리) 항목에서는 ② “계약상대자”는 고장 및 모든 장애시 신고 접수 후 1시간 이내에 출동 완료하여 즉시 처리할 수 있는 경우 즉시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에도 최대 24시간 이내에 처리가 완료되도록 하여야 한다. ③ 출동 후 즉시 처리가 완료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승객의 안전 및 열차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한 후 해당 역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라는 조항들을 만들어 작업자의 안전보다는 신속한 유지보수만 강조하여 실질적으로 2인 1조 근무를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김상훈 의원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는 서울메트로의 수퍼 갑질에 의한 부당한 계약서와 실제 유지보수 업무의 현실과 동떨어진 촉박한 시간제한을 규정해 놓음으로써 위험한 작업환경을 만든 것이 원인”이라고 말하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과업지시서의 전면 수정과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고 서울메트로 및 관계자들의 문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서울역 길모퉁이서 바라본 ‘도시의 살풍경’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서울역 길모퉁이서 바라본 ‘도시의 살풍경’

    전쟁의 상처…서울의 관문…재건의 망치소리…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축으로 평가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이 끝났다. 이미 그 전부터 폐허가 된 수도 서울로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었다. 개전 초기에 한 번 그리고 1·4 후퇴 때 한 번 수도를 빼앗긴 뒤 다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중공군의 춘계공세를 막아 낸 1951년 이후 전선은 주로 최전방에서의 국지전 양상으로 형성되었고 후방은 비교적 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원래 서울에 살았던 사람들, 이북에서 부산, 거제 등으로 피란왔다가 대한민국에서 정착할 곳을 구하던 사람들, 그리고 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찾던 사람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기차가 그들을 서울역에 토해 놓고 나면 아직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도시의 살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러던 1950년대 후반, 드넓은 역전 광장의 북쪽 길모퉁이에 재건의 망치 소리와 함께 4층 건물 하나가 올라가고 있었다. 훗날 관문빌딩으로 불리게 될 그리고 어떤 자료에 의하면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축으로도 평가될 건물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숭례문 앞 남지(南池)가 메꿔지지 않았다면 그 한구석에 모습이 살짝 비쳐졌을지도 모른다. ‘서울역 앞 상가주택’은 이렇게 전쟁의 폐허 속에서 태어났다. 개발시대의 기록문화는 참으로 어처구니없을 정도다. 도면을 구하는 것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다. 결국 직접 가서 부딪혀 봐야 한다. 건물 안에 식당이 있으면 뭐라도 시켜 먹으면서 슬슬 말을 붙여 본다. 부동산 사무소에 가서 양해를 구하고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이 건물의 답사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 건물명이 관문빌딩이라는 것도 이렇게 알게 되었다. 다만 현지의 증언을 절대적으로 믿는 것은 금물이다. 객관적 사실과 대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건물은 당혹스러운 경우였다. 왜냐하면 증언 중에 이 건물이 상가주택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 이 건물에서 사업을 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주거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 만약 그랬으면 상층부에 화장실 같은 것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 이 건물은 일본인들이 지었다고 알고 있다. - 작년에 서울시에서 지주들을 모아 재건축을 결정해 조만간 새로 지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만 들으면 완전히 헛다리를 짚은 것 같다. 그러나 여러 자료를 종합해 보면 그 내용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게다가 30년 전에 입주했다고 해도, 그 당시 이 건물은 이미 서른 살 가까운 나이였다. 그러니 지금의 입주자들이 이 건물의 옛날 모습을 정확히 알기란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 건물이 상가주택으로 지어졌다는 객관적 증거는 많다. 게다가 그것은 아주 큰 계획의 일부였다. 대강의 경과는 이렇다. 전후 복구 과정에서 당시 대통령 이승만의 지시로 남대문 일대를 우선적으로 재건하게 되었다. 수도 서울의 관문이라는 이유였다.(관문빌딩이라는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지금이야 이 일대를 수도의 관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없지만 철도 의존도가 높았던 시대였으니 이해가 된다.(한반도의 통일이나 이에 준하는 상황이 되면 다시 한 번 서울역과 함께 이 일대의 위상도 달라질 것이다.) 당시 각료들이 이에 대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남대문 일대를 포함한 서울시내 13곳의 간선도로변에 소위 ‘상가주택’을 짓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그 현장을 돌아보는 사진이 전해지기도 한다. 총력을 다해 사업을 진행한 결과 1964년 서울에 93동의 신축 상가주택이 들어섰다. 아직도 남아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이 서울역 앞 상가주택, 일명 ‘남대문로 5가 역전 시범상가주택’인 것이다. #시대를 앞선 개념 특이하게도 ‘상가주택 건설요강’을 지킨다는 전제하에 이 방대한 프로젝트의 건축비에 대한 융자를 제공했다. 그 요강은 지금도 참고할 만하다. 기술적인 내용이 많으나 그중 특기할 것은 다음과 같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4층 건물. -1, 2층은 점포, 3, 4층은 주택. -벽체는 벽돌이나 콘크리트, 혹은 블록. -바닥과 지붕은 콘크리트, 혹은 PSC(pre-stressed concrete) 들보. -도로변은 타일 이상의 외장재, 다른 방향은 모르타르 뿜기. -3, 4층은 양면 캔틸레버, 즉 외팔보(한쪽에 기둥 없이 벽에서 튀어나온 보). -변소는 수세식. -옥상에 난간 설치. 주거와 일반 도시 기능을 한 건물에 수직적으로 갖춘다는 무지개떡 건축의 기본적인 조건 대부분이 이 안에 들어가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3, 4층의 양면 캔틸레버 규정이다. 1, 2층의 점포 위로 주택을 튀어나오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비나 눈이 올 때도 별다른 불편 없이 점포 앞을 걸어 다닐 수 있다. 저층부의 후퇴된 부분에 간판이 달릴 것이므로 간판으로 인해 건물 전면이 혼잡스럽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점포의 소음이 주택으로 전달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간단한 규정인 것 같지만 도시 건축의 여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매우 좋은 방식이다. 싱가포르 구도심의 아케이드 지역이 바로 이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 안타깝지만 건물 저층부의 이런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는 경우는 요즘도 별로 없다. 심의에서 강제로 지적해야 마지못해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건물 입구에 차양 등이 덕지덕지 붙으면서 건물의 외관은 물론 전체 도시 경관을 망치는 일이 흔하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무려 50년도 넘은 이전에, 게다가 전쟁 복구 기간 중에, 이런 참신한 내용이 정부에 의해 공표되고 이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었다니. 희열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무지개떡 건축의 기본 개념이 이렇게 구체적인 문자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 희열이라면, 그 영향력이 도시 전체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이다. 기록 이야기는 이쯤 하고 현재의 모습을 좀더 충실히 들여다보기로 한다. 건물의 위치야 당시 그대로일 수밖에 없지만, 외관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건립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아니었으면 같은 건물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건물 양 끝부분에 원래의 외벽이 노출되어 있는데 자세히 보면 당초의 외벽 재료가 벽돌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가운데 부분이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덮여 있을 뿐 아니라 대형 입간판이 들어서 완전히 원래 모습을 잃어버렸다. 계단실은 모두 여섯 개가 있다. 그중 지하로만 내려가는 것이 네 개, 2층으로 올라만 가는 것이 하나, 지하와 상층부를 모두 연결하는 것이 두 개다. 결국 3, 4층까지 연결되는 계단은 단 두 개다. 후면에 편복도가 있지 않고서는 주거가 한 층당 겨우 4채만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전체 건물 규모로 보아 주거의 규모가 상당했을 것인데 그 사실 여부는 안타깝지만 원도면을 구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당시 사진을 자세히 보면 2, 3, 4층의 대형 유리창 뒤에 가벽 같은 것이 서 있는 게 보이는데 그 일부가 현재 상태에서도 발견된다. 남쪽에서 쏟아지는 햇살 혹은 거리의 소음을 막기 위한 조치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단열이 되지 않는 창호 프레임에 복층이 아닌 단판 유리가 끼워져 있었을 것이므로 소음이나 냉난방 등에 있어서 당시의 거주 환경이 그리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햇살이 밝게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 안의 실내 풍경은 상당히 근대적이지 않았을까. 현재 저층부에는 식당, 카페, 직업소개소, 마사지 업소 등이 있고 지하에는 맥줏집, 식당, 노래방 등이 있다. 특이한 것은 상층부인데 부동산, 문서감정원 등과 함께 고시원과 원룸텔 등이 있다. 사람이 잠을 자는 곳이라는 점에서 준주거시설이라고나 할 이 시설들이 원래 주거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건물 안에 들어가 보면 일단 계단실이 아주 좁다. 게다가 계단이 돌아가는 방향이 제각각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건물의 가운데 부분이 곡선이고 양쪽 부분은 직선인데 그 연결 부위에 계단실이 있기 때문에 묘하게 각을 이루는 공간들이 만들어진다. 건물은 4층인데 입구의 안내판을 보면 5층이 있다. 숨어 있는 층이 하나 더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건물에 4층이 없는 것과 같은 이유다. 즉 불길하다는 이유로 4층을 생략하고 5층으로 건너뛴 것이다. # 참신한 디자인 건립 당시의 사진은 지금 보아도 상당히 참신하다. 특히 2, 3, 4층의 창문을 서로 엇갈리게 배치한 것은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교통량이 많은 대로변 모서리의 건물이므로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한다. 보다 전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처럼 창이 엇갈리는 디자인은 이 외벽이 건물의 하중을 받는 내력벽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근대건축의 선구자인 르코르뷔지에가 말한 소위 ‘자유로운 입면’의 개념을 보여 주는 예다. 옥상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계단실과 연결된 옥탑이 있고 주변에 난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위에서 언급한 건설 요강을 충실히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관상 상가가 1층에만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은 요강과 다른 부분이다. 요강을 지키지 않은 또 다른 부분은 바로 주거 부분을 돌출시키라는, 즉 캔틸레버에 대한 규정이다. 1층과 나머지 층이 거의 같은 면으로 연속되어 있다 보니 햇살을 막고 비를 긋기 위해 1층 부분은 거의 예외 없이 차양이 설치되어 있다. 작은 디테일 하나가 얼마나 큰 차이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1950년대 말이면 서울역 앞에 고층빌딩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탁 트인 풍경 너머로 저 멀리 관악산까지 시원하게 보였을 것이다. 남쪽을 향해 시원하게 뚫린 저 커다란 창문 안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았으며, 또 어떤 삶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주거로서의 만족도는 어떠했을 것이며 사람들은 이 건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당시의 실내 사진이나 기록을 언젠가 접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조만간 재건축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증언이지만 이 귀중한 도시건축의 한 선례를 잘 복원하여 상가주택으로 다시 활용하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서울시립대 박철수 교수의 블로그인 ‘살구나무 아랫집’을 참조했습니다.)
  • 뇌졸중 치료길 열렸다…줄기세포로 뇌손상 복구 성공(美 연구)

    뇌졸중 치료길 열렸다…줄기세포로 뇌손상 복구 성공(美 연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졸중 환자들의 두뇌 손상을 복구하는 획기적인 시도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교 개리 스타인버그 박사 연구팀은 뇌졸중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두뇌 손상부위에 직접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치료법을 연구해왔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은 뒤 성인 기증자의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손상부위에 직접 주입했다. 일부 환자가 두통, 어지럼증, 구토 등을 호소하는 등 미미한 부작용을 보였으며 한 환자의 두뇌에선 뇌수가 차오르는 현상이 발생했지만 처치한 이후엔 특별히 추가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연구팀은 1, 6, 12개월이 지난 시점에 환자 각각의 두뇌 이미지를 스캔하고, 언어, 시각, 운동 능력을 포함한 일상적 두뇌기능들을 검사했다. 그 결과 총 7명의 환자들에게서 운동기능과 언어기능의 대폭적인 개선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계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뇌손상은 영구적이며, 회복불가하다’는 학계의 주된 믿음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번 참가자들은 뇌졸중 치료에 있어 중요한 치료시기인 발병 후 6개월을 넘긴 상태였다. 통상적으로 이 기간을 넘긴 뇌졸중 환자의 경우 손상된 두뇌회로가 완전히 죽고 회복 불능에 빠진 것으로 간주해 치료를 중단하게 된다. 이날 스타인버그 박사는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소규모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의 결과가 ‘과대포장’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총 7명이 상당 수준의 회복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매우 놀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이 보인 회복은 전신마비였던 환자가 엄지손가락을 움찔거리게 되는 수준의 미약한 것이 아니었다”며 “휠체어에 의지하던 한 71세 환자는 이제 다시 걸을 수 있게 됐고 결혼을 주저하던 39세 여인은 운동기능과 언어기능을 회복한 이후 결혼해 아이를 가진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가 직접 뉴런으로 분화할 수 있다는 기존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에 줄기세포가 두뇌의 자체 치유능력을 강화하는 일종의 생화학 현상을 촉발한 것으로 짐작된다. 스타인버그는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는) 성인의 뇌를 회복이 쉽게 일어나는 신생아의 뇌 상태로 돌려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실험은 18명이라는 비교적 소규모의 집단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에 연구팀은 이미 같은 치료법을 더 많은 환자들에게 시도하는 추가 연구를 시작한 상태다. 최종 목표는 총 156명의 환자를 상대로 2년 내에 연구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진=ⓒ포토리아(위),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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