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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1300만 관중의 꿈, 열쇠는 롯데·한화 ‘뒷심’

    프로야구 1300만 관중의 꿈, 열쇠는 롯데·한화 ‘뒷심’

    프로야구가 3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역대 최다 관중(1231만 2519명)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보다 관중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관심은 역대 최다 관중 기록 경신 여부보다 1300만 관중을 돌파하느냐에 쏠린다. 올해 이 기록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향후 몇 년간은 당분간 대기록에 도전할 기회조차 사라진다. 올 시즌이 끝나면 서울 잠실구장이 철거되고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개축한 임시 대체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잠실구장은 현재 2만 3750석 규모로 운영되고 있지만 대체 구장은 1만 8000석 규모로 조성된다. 경기당 최대 5750명의 관중이 줄어든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82만 8000명에 달한다. 지금과 같은 대흥행의 시기가 계속 이어지더라도 1300만 관중을 넘어서기는 어렵다. 폭염 브레이크로 프로야구 일정이 멈춰 선 지난 4일까지 KBO리그는 꼬박 500경기를 치렀고 898만 2231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당 평균 1만 7964명꼴이다. 이 속도라면 시즌 최종일에는 1293만 4080명으로 1300만 관중의 턱밑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 올해는 LG와 삼성 라이온즈가 최다 관중 1, 2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쌍끌이했다. LG가 118만 3556명, 삼성이 114만 4271명이다. 두산도 104만 5121명으로 일찌감치 100만 관중을 넘어섰다. 최하위인 키움 히어로즈 역시 평균 1만 3133명의 관중이 들어차 지난해 평균 1만 2311명보다 늘어났다. 9위까지 추락한 SSG 랜더스도 관중은 소폭 증가했다. SSG는 지난해 총관중 128만 1093명으로 경기당 1만 7549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홈에서 벌어진 50경기를 90만 933명이 지켜봐 평균 관중 수는 1만 8016명이다. 지난해에 비해 관중이 줄어든 팀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다. 거꾸로 보면 이들이 남은 홈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관중을 더 끌어당기느냐에 1300만 관중 돌파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롯데의 올 시즌 홈 관중은 총 97만 9127명으로 경기당 1만 9982명이다. 지난해엔 150만 7704명의 관중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경기당 2만 653명꼴이었다. 평균 671명 정도가 줄었다. 지난해엔 홈에서 73경기를 치렀지만 올해는 홈경기가 71경기라 평균 관중으로 추산하면 시즌 종료 시점에는 141만 8722명의 관중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에 비해 9만 명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한화는 올해 85만 3303명의 관중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 1만 6731명으로 지난해 1만 6874명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종료 시점까지 선두를 다퉜고 새로 건설된 한화생명볼파크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져 무려 99.3%의 관중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 시즌 관중석 점유율도 98.4%에 달해 극적으로 관중 수를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한화는 여전히 가을야구를 사정권에 두고 있고,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완전체 타선을 구축한 만큼 반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 [기고] ‘역대 최대’ 기준중위소득 인상… 기본 삶 두텁게

    [기고] ‘역대 최대’ 기준중위소득 인상… 기본 삶 두텁게

    주변 사람들의 형편은 점점 나아지는 것 같은데, 정작 자신의 살림은 갈수록 빠듯해진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지만 식비와 공공요금 등 생활비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빈곤과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지표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단순한 우려를 넘어 국민이 일상에서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상대 빈곤율은 2023년 14.9%에서 2024년 15.3%로 증가하였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배율도 같은 기간 5.72배에서 5.78배로 커졌다. 저소득층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소득계층 간 격차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장 어려운 분들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이러한 국민의 생활 여건을 무겁게 살펴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6.7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맞춤형 급여체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소득층의 기본생활을 보다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의지를 이번 결정에 담았다. 기준 중위소득 인상 결정이 단순히 ‘역대 최대’라는 수치적 기록을 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생활 격차가 더더욱 커지는 K자형 양극화에 대응하고, 가장 어려운 분들의 기본생활이 사회 전체의 변화에서 더 뒤처지지 않도록 국가의 보호 수준을 높였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생계급여를 받는 가구에는 이번 인상의 효과가 소득 증가로 직접 이어진다. 생계급여는 선정기준이 곧 최대 지급액이기 때문이다. 기준 중위소득이 오르면 생계급여의 보장 수준도 함께 높아져 생활이 어려운 가구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난다. 소득인정액이 없는 1인 가구의 생계급여 최대액은 월 82만 1000원에서 87만 6000원으로 오른다. 매달 약 5만 5000원을 더 받게 된다. 4인 가구는 월 207만 8000원에서 221만 8000원으로 올라 매달 약 14만원이 늘어난다. 매달 5만 5000원과 14만원의 증가는 숫자로만 보면 적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빠듯한 살림을 꾸리는 가구에는 식비와 공공요금, 꼭 필요한 생필품을 마련하는 데 적지 않은 금액이다. 물론 기준 중위소득을 한 번 크게 올리는 것만으로 빈곤과 양극화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제도의 보호가 필요한 국민을 보다 세심하게 살피고, 현재의 지원이 실제 생활을 충분히 뒷받침하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 사회와 경제가 발전할 때 그 온기가 더 많은 국민에게 고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국가 역할이다. 이번 역대 최대 인상이 어려운 분들의 기본생활을 지키고 국민의 삶을 한층 더 든든하게 만드는 힘이 되도록 책임 있게 살펴 나가겠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 여자농구 박지현 “손흥민 덕분에 각성… 자부심 갖고 뛰겠다”

    여자농구 박지현 “손흥민 덕분에 각성… 자부심 갖고 뛰겠다”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현(26·로스앤젤레스 스파크스)이 소속팀 일정 탓에 9월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불참한다. 대신 이에 앞서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농구 월드컵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박지현은 11일 국내 취재진과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시즌 막바지와 겹쳐서 아시안게임에는 참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월드컵에 대한 책임감이 더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이 본선에 오른 월드컵은 9월 4일부터 1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며, WNBA는 이 기간 각 팀 선수의 대표팀 차출에 따라 휴식기에 들어간다. 다만 같은 달 19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리그가 재개돼 박지현은 월드컵까지만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에서 뛴 박지현은 2023~24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해외 무대를 두드렸다. 호주 리그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스페인을 거쳐 지난 4월 LA 스파크스와 계약하며 WNBA에 입성했다. 5월 시즌 개막전부터 올 시즌 26경기에 출전했다. 박지현은 “경기에 나설 때면 항상 ‘내가 빅리그에 있구나’ 실감한다. 스케일이 워낙 크다”며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나 경기 전 스카우트 미팅 등 정말 체계적이고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고 만족해했다. 같은 LA를 연고로 둔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서 뛰는 손흥민의 경기 관전기도 전했다. 박지현은 “현지에서 많은 팬의 응원과 함성을 들으며 뛰는 모습을 보며 감명 깊었다. 저도 자부심을 갖고 코트에서 뛰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각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올 시즌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좋은 오퍼(제안)들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지만, 정해진 건 없다. 일단은 WNBA가 메인 시즌이기에 가능한 한 오래 뛰면서 좋은 커리어를 가져가고 싶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 기댈 곳 없는 한국인들

    [씨줄날줄] 기댈 곳 없는 한국인들

    웰빙, 웰다잉, 워라밸, 소확행, 욜로, 파이어족…. 이런 신조어들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간절히 행복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다. 심신의 건강이든 사랑이든 돈과 명예, 권력이든 행복해지려고 무엇인가 찾기 바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그제 밝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BLI)에는 각국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엿볼 수 있는 지표가 있다. 한국의 BLI는 38개국 가운데 중간인 19위. 주관적 웰빙(35위), 노동(36위), 사회적 연결(37위) 영역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 성별 임금 격차(38위), 사회적 지지 부족(38위)은 꼴찌를 기록했다. 삶의 만족도(36위), 장시간 유급노동 비율(34위), 절망사 사망률(31위) 등도 하위권이었다. 사회적 지지가 부족하다고 답한 사람은 20.64%. 다시 말해 사회적 관계 단절로 곤경에 처했을 때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한국인이 5명 중 1명꼴이다. 사회적 고립은 ‘외로움 병’이 되어 고독사로 이어질 수 있다. OECD가 새로 도입한 BLI 지표인 절망사 사망률은 한국인 10만명당 27.97명. 자살·알코올·약물 과다 등으로 인한 사망이 이 정도라면 방관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자살 고위험군을 미리 찾아내 지원하는 ‘고립·위기가구 자살 예방 대책’을 어제 발표했다. 생애 주기별 고립 예방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간병 자살·살인 등 사회 문제로 떠오른 노노(老老)간병과 장애인 가족 돌봄 부담을 줄이는 예방 대책도 강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높은 자살률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이런 망신도 없다”며 대책을 주문한 결과다. 고립, 가난, 질병, 장애, 빚 때문에 세상을 등지는 사회 구성원들을 방치해서는 행복을 말할 수 없다. 이런 정책은 아무리 많이 나와도 부족하다.
  • 한은 부총재 “특별한 충격 없으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높다”

    한은 부총재 “특별한 충격 없으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높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특별한 충격이나 특별한 요인이 없으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11일 밝혔다. 경기와 물가 흐름이 크게 꺾이지 않는다면 8월에라도 추가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유 부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이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7월 물가도 근원물가 중심으로 끈적한 모습(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을 보이고 있다”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달 금리를 올린 뒤 새로 나온 경기와 물가 지표도 추가 인상에 힘을 싣고 있다. 2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국민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소득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GDP보다 더 크게 늘었다. 반도체 수출 가격이 오르면서 같은 양을 수출해도 벌어들이는 돈이 많아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초에는 7월에 금리를 올린 만큼 8월에는 쉬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유 부총재의 이날 발언으로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실제 채권시장은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약세로 마감했다. 유 부총재는 특히 이번 금리 인상기가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올해 1~6월 경상수지는 191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규모의 1.6배에 달했다. 그는 “수출 가격이 교역 조건 변화를 견인한 시기에는 소비가 유의하게 증가하고 투자가 초기부터 즉각 확대된다”며 “명목소득이 굉장히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내수로 파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등 수출로 번 돈이 기업과 가계의 소득을 늘리고, 이 돈이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면서 경기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가 좋아지는 만큼 물가가 다시 자극받을 가능성도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고 전월세 가격과 가계부채도 불안한 만큼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이유가 늘고 있다는 게 유 부총재의 판단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과거처럼 연 3.5%까지 올라갈 가능성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 부총재는 “유가 충격보다는 경기 회복세가 물가를 밀어올릴 것”이라며 “물가 오름 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지속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갑자기 크게 뛰기보다는 경기 회복과 함께 높은 물가가 오래 이어질 가능성을 더 경계하고 있다는 뜻이다.
  • 서류더미 이고지고 다니란건가… ‘스크레이핑’ 제한에 금융권 부글

    서류더미 이고지고 다니란건가… ‘스크레이핑’ 제한에 금융권 부글

    소득 등 정보 긁어오던 방식 제동보유기관과 건건이 협의해서 사용대출·카드개설 등 고객 불편 우려 지금은 은행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서 동의 버튼만 누르면 금융사가 국세청에서 소득정보를, 건강보험공단에서 재직정보를 알아서 가져온다. 가족관계를 확인해야 할 때도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불러온다. 고객이 서류를 하나하나 발급해 은행에 내야 하는 수고를 금융사가 대신해온 것이다. 오는 20일부터는 이런 ‘스크레이핑’(데이터 자동 추출)이 일부 제한된다. 금융사가 정보 보유기관과 협의하지 않고 고객 정보를 자동으로 가져올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본인전송요구권’을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스크레이핑 대신 앞으로 필요한 정보만 정해진 전산망을 통해 전달받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스크레이핑이 택배기사에게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방식이라면, API는 무인 택배함에 필요한 물건만 넣어두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새 통로가 마련되기 전에 기존 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카드·보험·증권·핀테크는 계좌 개설과 대출부터 우대상품 가입까지 광범위하게 스크레이핑을 활용한다. API 시스템이 없거나 정보 보유기관이 스크레이핑을 허용하지 않으면 금융사가 자동으로 처리하던 일을 고객이 직접 해야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클릭 몇 번이면 끝났던 일을 다시 고객에게 시키면 쏟아지는 민원은 누가 감당하느냐”고 말했다. 금융권이 특히 걱정하는 곳은 법원이다. 대출이나 금융상품 가입 과정에서 가족관계증명서나 혼인관계증명서 등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법원은 스크레이핑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 개인정보위와 금융당국, 법원행정처가 만나 추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핀테크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새 규제로 고객 정보를 보관·활용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어 기존 서비스를 손봐야 할 가능성이 있다. 개인정보위는 금융권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스크레이핑을 일시에 막는 것이 아니라 대체 시스템이 마련될 때까지 신청 기업과 정보 보유기관의 사전협의를 지원해 기존 방식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오는 31일까지 사전협의 지원을 위한 3차 신청을 받는다. 맞춤형 서비스 역시 고객의 추가 동의를 받으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한화 ‘오스탈 USA’ 1.7조원에 인수 추진… 美함정시장 정조준

    한화 ‘오스탈 USA’ 1.7조원에 인수 추진… 美함정시장 정조준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미국 내 두 번째 조선 생산 거점 확보로 미 함정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함과 동시에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스탈은 한화의 미국 계열사인 한화디펜스USA로부터 미국 사업부 오스탈USA 사업 및 운영 조직 인수를 위한 비구속적 제안을 받았다고 11일 공시했다. 이번 제안은 오스탈USA 관련 지주사 지분 100%에 대한 인수이며, 호주·필리핀·베트남 사업 등은 제외다. 한화는 오스탈USA 기업가치로 10억 5000만~12억 달러(약 1조 5000억~1조 7000억원)를 제시했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실사와 최종 계약 등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비구속적 제안은 본계약 체결 여부 결정에 앞서 거래 조건 등 협의를 위한 사전 제안이다. 한화가 오스탈USA를 인수하면 미국 동부의 필리조선소에 이어 남부 앨라배마주 조선소까지 확보하게 된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 군함·잠수함 공급망에 직접 진입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탈USA는 미 앨라배마주 모빌에 본사와 조선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연안전투함 19척과 신속기동수송함 15척을 건조해 미 해군에 인도했으며, 연안경비함과 상륙용주정, 예인·구조·인양함 등도 생산 중이다. 미 핵잠수함 건조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와는 2024년 미 핵 추진 잠수함 모듈 생산시설 구축 계약도 체결했다. 미국의 민감한 해군 프로그램을 비롯한 주요 국방 계약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거란 평가도 나온다. 이번 제안은 한화가 기존 오스탈 본사에서 오스탈 미국 사업부로 인수 대상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한화는 2024년 오스탈 본사 인수를 시도했다 오스탈 경영진과 이견 등으로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까지 오스탈 지분을 19.9%까지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필리조선소와 오스탈USA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에 도움이 됨과 동시에 미 존슨법 적용을 받는 다수의 상선·함정 수주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공시 내용에 따라 오스탈USA가 미 국방부와 맺은 기존 계약에서 올해 예상되는 약 1억 7500만달러의 비현금성 영업손실은 한화가 향후 떠안을 재무 리스크로 평가된다. 인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방첩보안국(DCSA) 승인, 기업결합 심사(HSR) 등 관련 규제를 거쳐야 최종 성사된다.
  • 구글 앱, 국내서 첫 네이버 추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이 국내 모바일 검색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AI를 무기 삼은 글로벌 ‘테크공룡’의 점유율 확대에 국내 토종 포털과의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11일 AI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 모바일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702만 2854명으로, 네이버 앱 MAU(4684만 5017명)를 17만 7837명 앞질렀다. 구글이 네이버를 월간 이용자 수 기준으로 앞선 것은 모바일인덱스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구글 앱 MAU는 지난해 5월 처음 40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5월 46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6월 네이버와의 격차를 24만 5836명까지 좁힌 뒤 한 달 만에 순위를 뒤집었다. 네이버 앱 MAU는 2023년 1월 이후 지난달까지 4300만~4600만명 수준에서 소폭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가 대중화하면서 AI 이용자가 포털 검색으로 유입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가 기존의 포털 검색을 대체하기보다 오히려 교차검증, 추가 검색 등을 위해 포털 검색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달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은 한국 소비자의 AI 쇼핑 형태에 대해 “소비자들은 AI 챗봇의 답변을 최종 결정이 아닌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고, 검증을 위해 기존 검색 엔진으로 되돌아오는 ‘끊임없는 검증 루프’를 만든다”고 말했다. 국내 포털로의 연결이 제한적인 챗GPT 등 해외 AI의 확산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챗GPT MAU는 지난해 3월 500만명에서 지난달 1645만 6151명으로 급증했다. 다만 이번 집계가 월간 기준이고 모바일에 한정돼 있어 포털 지형의 변화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미나이를 앞세운 구글의 성장세가 매섭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네이버는 블로그와 카페 등 국내 이용자에 최적화된 콘텐츠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며 “유효 클릭, 서비스 창출 등 다양한 지표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말했다.
  • [김상연 칼럼] 22년 전에 본 유시민

    [김상연 칼럼] 22년 전에 본 유시민

    2004년의 어느 날로 기억한다. 총선에서 압승해 기세등등하던 열린우리당의 의원총회가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렸다. 시작 전 국민의례를 위해 의원들이 모두 기립했다. 그런데 음향장치에 잠시 문제가 생겼는지 애국가 반주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다들 하릴없이 서있는데 누군가 “그냥, 부르지 맙시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유시민 의원이었다. 웃으면서 농담조로 한 말이었지만, ‘저런 민감한 얘기를 거침없이 하는 정치인이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 후 강산이 두 번이나 변했지만, 유시민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그의 거침없음은 22년 전보다 더 거침이 없어졌다. 얼마 전 그는 “욕 먹을 일은 밑에 사람을 시키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기가 하는 마키아벨리식으로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난했다. 제3자가 들어도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원색적이다. 유시민이 왜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대통령을 비판하는지가 요즘 ‘정치 호사가’들의 대화 주제다. 조국 전 장관을 차기 대선주자로 미는 포석이라거나 친문의 부활을 노린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딱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현실 정치인이 아닌 유시민에게 돌아올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반박이 불가능한 분석은,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유시민은 옳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내뱉어야 하는 유형이다. 그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내가 대통령이면 하야한다”고 극언을 했다. 그의 거침없음은 일관성이 있다. 이런 스타일은 마키아벨리식 교언영색이 난무하는 정치판에 맞지 않는다. 모름지기 정치인은 때로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하고, 마음에 없는 말도 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시민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당부한 진의도 그의 부족한 ‘다테마에’를 간파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혼네’를 감추지 못하는 유시민은 결국 이른 나이인 50대 중반에 정계은퇴를 선언한다. 그리고 현재 그는 스스로를 비평가라고 부른다. 말하고 싶은 걸 기어이 말해야 하는 그의 기질과 딱 맞는 직업을 마침내 찾은 것이다. 지금 그의 비평은 아주 날카로워서 땅에 던지면 쇳소리가 날 정도다. 유시민은 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포기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까지 말했다. 친명에게는 아픈 말이다. 야당 인사 중에는 유시민발 더불어민주당 내전을 부러워하는 기색도 있다. 자기들은 맨날 찬탄이니 반탄이니 하며 고루한 노선 다툼에 허우적대는데, 민주당은 ABC론, 증축·재건축론, 마키아벨리 군주론 등으로 싸우니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유시민식 비평이 정쟁의 품격을 조금이라도 높였다고 할 수도 있다. 유시민은 도덕적으로 구설에 오른 적도 거의 없다. 그는 현역 의원 시절 첫 해외 출장을 갈 때 인터넷에 ‘출장 신고’ 글을 올릴 만큼 결벽증을 보였다. 과거 김홍신 전 의원은 “남을 비판하는 저격수는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날 만큼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비평가로서 존경을 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유시민은 2018년 비트코인에 대해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그 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현물 ETF의 상장을 승인하는 등 비트코인은 제도권에 진입했다. 그런데도 그는 “더 많은 사람이 도박을 한다고 해서 도박이 훌륭한 일이라는 증거는 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의 말을 믿고 비트코인을 사지 않아 재산 증식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그런 변명을 들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라고 했던 유시민식 화법을 빌리자면, 비평가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비평가는 남을 비판하는 운명 때문에 갈수록 적을 많이 만들게 된다. 그걸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도 추상같이 비평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군이 속절없이 줄어든다. 어떤 영상을 보니, 유시민이 낚시터에서 찻잔을 들고 먼 산을 바라보며 “좋다~”라고 탄성을 터뜨린다. 그런데 어딘가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호남의 중심 고창, 전력·드론·철도 ‘3대 성장축’ 띄워 대도약

    호남의 중심 고창, 전력·드론·철도 ‘3대 성장축’ 띄워 대도약

    #전력에너지 클러스터 구상전력시험센터에 기업 노크 잇따라전력에너지 제조기업도 속속 둥지고용 창출·세수 증대 등 경제 활성화#자동화 물류센터·드론산업 육성삼성전자 첨단 물류거점 내년 완공드론통합지원센터 산업 기반 확충터미널 혁신 복합문화시설 재탄생#호남서해안선 철도망 반영 총력서해안권은 전국 유일 철도 불모지연내 5차 구축계획에 포함 기대감예타 등 후속 절차 적극 대응 방침전북 고창군이 호남권 중심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3대 성장축(전력에너지, 첨단물류드론, 서해안철도망)으로 대도약을 꿈꾸고 있다. 농업생산 위주의 1차 산업에서 벗어나 거시적 안목으로 미래 유망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조용했던 농촌도시 고창에 사람과 기업, 돈이 몰리고 있다. ●“세계적 전력 실증시험장 완비” 11일 고창군에 따르면 상하면 해송 숲에는 ‘한전 전력연구원 고창전력시험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40만㎡ 규모의 고창전력시험센터는 국내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초고압 설비와 HVDC(초고압직류송전), 재생에너지 연계 실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애초 이곳은 메케한 화약 연기가 날리며 훼손되었던 공군 사격장이었다. 영광원자력발전소 건설로 사격장이 이전하면서 부지가 비었고, 1980년대 당시 매년 10% 이상 급증하던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창전력시험센터가 만들어졌다. 이후 세월이 흘러 기술이 발전하고 최근 글로벌 전력시장이 고효율 직류(DC)송전에 주목하면서 고창전력시험센터에서 검증을 받으려는 기업들의 문의와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올해 2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전북타운홀미팅에서 “고창전력시험센터를 확대·개방해 민간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이 센터에서 검증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전력에너지 분야 제조기업도 고창에 둥지를 틀고 있다. 최근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디에스시동탄은 고창신활력산업단지에 총 951억원을 투자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공장을 짓기로 하고 7월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군은 이번 투자가 지역 내 건설·장비·자재 수요 발생은 물론 78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지방세수 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창군은 장기적으로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와 같은 전력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고창 앞바다에는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가 조성 중이고, 넓은 부지와 저렴한 땅값 등을 장점으로 전력 에너지기업들을 집적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물류허브·드론산업 메카로 날갯짓 고창신활력산단에서는 삼성전자의 첨단물류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허브단지는 고창신활력산단 18만 1625㎡(축구장 25개 규모) 부지에 조성되는 첨단 물류거점으로, 자동화 기술과 친환경 설비가 결합된 첨단물류센터로 조성된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완공 후에는 500여 명의 직·간접 고용과 전북 서남권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현재 동부건설 현장 관계자와 공사인력 다수가 고창을 오가고 있어 음식점과 숙박업소, 주유소, 편의점, 전통시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기대되고 있다. 동시에 인근에선 호남권 드론통합지원센터(비행시험·드론자격·드론교육)와 활주로 및 실기시험장 등의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고창군에서 2024년 12월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착공하여 현재 1차분을 준공했으며, 국토교통부에서 2025년 11월 건축공사를 착공하여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교육인원 1000여명과 자격시험 인원 1만 5000여명이 센터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돼 호남권 드론산업 기반 확충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구 5만 농촌도시의 중심 시가지를 재편하는 터미널 도시재생 국가혁신지구 사업도 올 하반기 본격화한다. 현재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존 터미널은 혁신적인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한다. 최근 완성된 터미널 조감도를 보면 1층에는 버스승강장과 대합실이, 2층에는 판매시설과 각종 식당들이 자리하고, 3층에는 청년문화공간과 기업체들의 회의실, 4층에는 소규모 컨벤션 시설이, 5층과 옥상에는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군은 청년과 기업이 협력하는 시설을 통해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며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맞은편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1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한다. 공급면적도 36㎡(16평), 46㎡(20평), 55㎡(23평), 84㎡(32평) 등으로 다양화해서 신혼부부와 청년들의 주거안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해안 철도 시대 열어 균형발전 ‘초석’ 인근 정읍에서 서울까지 고속열차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시대지만, 고창에는 현재 기차역이 없다. 때문에 고창에선 집이나 직장에서 정읍역까지 오가는 품이 훨씬 많이 든다. 서울 큰 병원에 가기 위해 동트기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선 어르신, 버스 탔다가 면접에 늦어 낭패를 봤다는 청년, 타 지역 기차역을 이용하면서 정보가 샐까 봐 마음 졸였다는 기업유치 담당 공무원의 하소연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해안 철도 국가계획 반영 촉구’의 핵심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서해안 지역은 전국 유일의 철도 불모지다. 동해선과 남해선, 서해선, 평택선 등 전국 곳곳에 철도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돼 ‘해안선 철도 신(新)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지만 이곳만은 여전히 철도 사각지대다. 일방적인 차별 속 호남 서해안은 서해안고속도로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망이다. 그마저도 개통 27년째를 맞은 현재 통행량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제한속도 110㎞가 무색할 정도로 지·정체를 반복하고 있다. 열악한 철도 인프라 탓에 주민들의 이동권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물론 관광 및 물류 체계의 비효율로 지역 발전의 근본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남 서해안권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한 관광 거점이자 첨단산업이 집적화된 경제 요충지다. 특히 최근 호남 서해안이 국책사업인 새만금을 비롯해, 반도체, 조선, 원자력, 해상풍력, 전기차, 드론 등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산업의 중추로 뜨면서 서해안철도망은 국가기간산업 성장의 필수 사회기반시설(SOC)로 강조되고 있다. 국토부가 당초 올해 상반기로 예고했던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했지만 올해 안에는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번엔 계획 반영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고창군 관계자는 “계획 반영에 그치지 않고 사업이 실제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등 후속 절차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AI·문학 품은 클래식… ‘여기 그리고 지금’ 오늘을 듣다

    AI·문학 품은 클래식… ‘여기 그리고 지금’ 오늘을 듣다

    고전과 이 시대의 음악 현장 결합카프카 일기·편지, AI영상과 선봬보스트리지, 말러 실내악으로 편성버넷 남매, 윤이상 ‘투게더’ 등 연주 현악오케스트라 세종솔로이스츠의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힉엣눙크!)이 오는 25일 아홉 번째 막을 올린다. 2017년 도심형 여름 음악 축제로 시작한 ‘힉엣눙크!’는 라틴어 ‘여기 그리고 지금’을 뜻하는 이름대로 동시대 음악 현장을 짚어 왔다. 이번 페스티벌은 기술과 창작의 결합을 보여주는 비주얼 아티스트 데이비드 사우더의 ‘AI(인공지능) 살롱’으로 개막해 9월 3일까지 아티스트 44명이 다양한 형식의 공연을 펼친다.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와 세종솔로이스츠가 2023년 국내 투어 이후 3년 만에 다시 함께 무대에 선다. 구스타프 말러의 ‘소년의 이상한 뿔피리’와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실내악 편성으로 부른다. ‘소년의 이상한 뿔피리’를 가장 사랑하는 곡으로 꼽는 그는 2018년 음반 ‘레퀴엠: 전쟁의 연민’에서 뿔피리 연작의 군대 가곡을 파고든 이력이 있다. 그의 목소리와 해석에 집중할 수 있는 현악 앙상블 버전 앞뒤에 말러가 편곡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 ‘세리오소’와 로베르트 슈만 현악 사중주 1번이 감싼다. 이날 공연은 지휘자 윤한결이 맡는다. 올해 100세를 맞은 헝가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죄르지 쿠르탁의 ‘카프카-프라그멘테’를 융복합 공연으로 풀어낸다. 프란츠 카프카의 일기와 편지에서 추린 단문 40개를 짧은 악장으로 구성했다. 소프라노와 바이올린만으로 60분간 지탱하는 이 곡은 1987년 독일 비텐 초연 이래 극한의 기교로 이름나 있다. 이번 공연은 소프라노 서예리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나드 푸의 연주에 사우더의 AI 영상과 안무가 캐롤 아미티지의 연출을 덧댔다. 27일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9월 1일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열리는 ‘젊은 비르투오소’는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버넷과 더블베이시스트 니나 버넷이 꾸미는 듀오 리사이틀이다. 한국인 어머니와 폴란드인 아버지를 둔 남매 연주자로, 데이비드는 포르모사 콰르텟 단원으로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약하고, 미국의 클래식 상인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한 니나는 현재 스토니브룩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남매 연주자는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를 위한 곡인 윤이상의 ‘투게더’,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콘체르탄테, 조반니 보테시니의 그랑 듀오 콘체르탄테 등 클래식에서는 드문 바이올린-더블베이스 곡을 연주한다. 이 외에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인벤션 2·8·13번, 로베르트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작품번호 70 등 다채롭게 구성했다. 9월 2일에는 미국 줄리아드 음대 교수인 피아니스트 이소연이 클로드 드뷔시의 ‘비노의 문’, 로베르트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 작품번호 16번,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연주한다. 2024년 세계 초연했던 파올라 프레스티니 ‘어머니 달의 노래’를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공연한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살롱 음악회에서 영감을 받은 살롱콘서트(8월 30일), 영유아 콘서트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노래’(9월 2일)는 매진됐다. 두 차례에 걸친 사회공헌 프로그램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하는 ‘힉엣눙크!’는 3일 이소연의 마스터클래스로 축제를 닫는다.
  • [이광호의 어찌보면] 귀향과 환대는 가능한가… ‘오디세이아’의 현재성

    [이광호의 어찌보면] 귀향과 환대는 가능한가… ‘오디세이아’의 현재성

    서구의 문학적 자산은 지중해의 파도에서 시작됐다. 오디세우스의 항해는 끊임없이 귀환하는 깊은 기억의 서사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의 한 사람인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적 야심이 ‘오디세이’에 이르렀다는 것은 필연이다. 이 이야기는 끝없이 다시 쓰는 일종의 거대한 ‘매트릭스’이며 놀런의 영화는 그 현재적인 응답이며 질문이다. 광대한 신화적 서사를 따라가는 놀런의 영화는 특유의 ‘비선형적 서사구조’를 연출한다. 영화적 시간은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기 직전 고향 이타카를 현재점으로 하여, 승리와 고난의 기억, 그리고 귀향 이후의 ‘자기 증명’의 싸움을 전개한다. 초자연적 장면에서 컴퓨터그래픽(CG)의 판타지적인 재현을 억제하고 사실주의적 매체 기법을 동원한다.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에 실물 세트와 실제 항해 등의 연출 방식은 신화적 ‘숭고’를 영화적 스펙터클의 ‘실감’으로 대체한다. 250만 달러의 거대 자본이 투여된 ‘아이맥스 서사시’로서 가능한 결과물이다. 서구 문화사에서 귀향은 부재하는 혹은 변질된 고향과 현존하는 자아 사이의 간극 때문에 생기는 병리적 갈망의 문제였다. ‘귀향 불가능성’은 유럽 지성사의 반복되는 정서이다. 귀향 과정에서의 오랜 부재와 시련, 변장한 귀환, 자기 증명과 폭력적 재통합 등의 서사적 요소들은 패턴화되어 있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신들의 저주를 극복하는 초인적인 영웅이 아니라, 전쟁의 책임과 속죄를 떠안은 문제적 개인으로 묘사한다. 오디세우스의 실존적 붕괴는, 놀런의 영화에서 반복되는 죄의식과 트라우마, 기억의 상실과 회복, 정신적 감금 같은 요소들을 통해 드러난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환대의 윤리를 배반하고 ‘폐허’를 마주한 자의 자기 처벌에 가깝다. 칼립소가 주는 망각의 약초를 먹으며 보낸 7년은 그 죄의식과 정체성으로부터의 회피와 망각의 시간이다. 제우스의 법인 ‘크세니아’, 즉 환대는 그리스에서는 여행자와 상인의 안전한 여행을 위한 장치였다. 환대의 법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손님을 향한 주권자인 주인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자크 데리다가 말한 ‘조건적 환대’에 해당한다. 그런데 주인 혹은 손님이 이 환대의 약속을 저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낯선 손님에 대한 주인의 선의는 때로 배반과 죽음으로 돌아온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의 사건에서 트로이 목마의 속임수와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는 자들의 행패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서사에서 환대는 배신과 파괴의 통로가 된다. 환대의 윤리가 사라진 세계는, 승리를 위한 속임수와 야만적인 폭력과 문명의 붕괴가 있을 뿐이다. 오디세우스는 전쟁의 승리를 위해 환대의 윤리적 파탄을 자초한 인물이며, 한 세계의 종말을 먼저 알아챈 인물이다. 아내를 압박해 온 ‘나쁜 손님들’인 구혼자들을 처단하는 것은 환대의 법을 회복하는 시도일 수 있다. 오디세우스는 환대의 법을 배반한 자이면서 그것의 피해자이며, 또한 환대의 규범을 회복하기 위해 투쟁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폭력만으로 그것이 가능할 때, 환대의 윤리는 온전하게 복구되지 않는다. 남편이 없는 20여년 동안 이타카를 지킨 페넬로페는 누구인가? 그녀는 여자는 왕이 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수의 짜기’라는 시간의 지연을 통해서만 오로지 ‘기다리는 자’로 그려진다. 페넬로페는 ‘호스티스’로서의 ‘여성-환대자’로서의 역할을 떠안았으면서도, 환대의 주체적인 지위에서 배제된다. 전쟁의 승리자인 남성 영웅은 그 지혜로움과 도덕적 딜레마 때문에 외로운 존재다. 그는 세이렌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자기 몸을 묶는 도착적인 자기 억압을 통해서만 ‘귀향하는 주체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미국적 억양을 가진 백인 참전 군인의 신체를 통해서 그 보편적 주체를 재현할 때, 주인공의 트라우마는 미국적 주체의 알레고리로만 제한될 수 있다. 놀런은 오디세우스를 다시 떠나는 자로 만들어 길고 긴 ‘귀향담’을 ‘디아스포라의 서사’로 다시 쓴다. 오디세우스는 불가능한 귀환을 통해서 창조적 떠돎(노마디즘)과 망명을 다시 시작한다. 망명이 집과 자아 사이의 구조적으로 ‘치유될 수 없는 균열’을 의미한다면, 이상적인 단 하나의 고향은 더이상 가능한 목적지가 아니다. 영화 마지막 불타는 트로이 목마 이미지는 전쟁의 지혜와 승리의 상징이 아니라 환대의 법이 사라진 세계의 종말을 보여준다. 지금 환대의 윤리는 전 지구적으로 파국을 맞고 있다. 자국 중심주의와 극우 이데올로기로 인해 이방인들은 추방되고, 이질적인 것과 공존하려는 노력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그리고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의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귀환할 자신의 국가가 있는 오디세우스의 영웅적 귀향과는 다른 차원에서, 고향 자체가 지워진 ‘난민’들의 이산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환대의 윤리가 붕괴된 세계의 파국은 진행형이다. ‘나’는 그 사람을 진정으로 맞이했을까. 신화는 이토록 서늘한 방식으로 귀환한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은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는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최광숙 대기자
  • 중수청 임용설명회, 검사는 ‘썰렁’ 수사관은 ‘북적’

    중수청 임용설명회, 검사는 ‘썰렁’ 수사관은 ‘북적’

    “이것저것 좀 들어보려고 왔죠. 아직 정해진 게 하나도 없어서” 11일 오전 10시, 서울고검 15층 강의실에 검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이날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 대검찰청에서 임용설명회를 열었다. 검사 대상 설명회에는 참석자가 30여명에 그친 반면, 수사관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500여명이 몰리며 좌석이 부족할 정도였다. 검사 중에는 부장검사급 이상 중견·고참급 검사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평검사는 적었다. 일부 검사들은 설명회가 끝난 뒤 취재진을 피해 별도 통로로 빠져 나갔고, “중수청에 가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와 봤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준비단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17개 고·지검에서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총 3070여명 참석자 중 검사는 260여명이었다고 밝혔다. 10%에 못 미치는 수치다. 검사들은 ‘유인책이 없다’는 의견이 다수인 반면, 수사관들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임용 직급에 대한 문의가 많았고, 관사·순환근무 등에 대한 질문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도상 연차에 따라 어떤 직급을 받고 어떤 보직으로 갈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중수청은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은 3급, 나머지는 4급 수사관으로 임용되는데 통상 평검사가 3급인 것에 비해 낮아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준비단은 ‘평검사가 4급 과장을 맡아서 사실상 부장검사 업무를 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내년부터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도 배정받아 지급할 계획이며 현재 받는 본봉과 각종 수당, 명예퇴직금 등은 그대로 보장한다고 밝혔다. 준비단은 20일까지 임용희망신청서를 받는다. 설명회 관심도를 반영하듯 검사들은 신청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마약 등 일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검사들은 중수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마약 수사만 전문적으로 해온 검사는 공소청에 남아있기 어려운 구조”라며 “나머지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 우리의 현존은, 무한한 복제와 영원한 과거의 반복일지도[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우리의 현존은, 무한한 복제와 영원한 과거의 반복일지도[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그대로 베낀삐에르 메나르 글은 같은 작품일까인스타 무단 캡처해 모아서 인쇄한프린스의 차용은 단순한 궤변일까창조는 베끼기로부터 시작된 허상맥락이 달라지면 다른 무한성 얻어“세르반테스의 텍스트와 삐에르 메나르의 텍스트는 언어상으로는 단 한 자도 다른 게 없이 똑같다. 그러나 삐에르 메나르의 것은 전자보다 거의 무한정할 정도로 풍요롭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중에서) 원본과 복제품 사이에 무한한 거리가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원본에 ‘고유성’이 있다고 보고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그러나 원본과 복제품은 무엇으로 구분되는가? 둘 사이에 어떠한 질적 차이도 없다면 혹은 복제품이 원본보다 더 뛰어나다면, 우리는 어느 것을 더 우선해야 하는가? 원작자의 손으로 ‘직접’ 완성된 작품인가? 만약 작가가 똑같은 작품을 두 번 만들어 냈다면 어떠한가? 복제의 기술이 갈수록 탁월해지고 있는 오늘날, 원본만이 지닌 것으로 생각됐던 고유성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이러한 속성을 일찍이 간파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로처럼 얽힌 복잡한 구조로 ‘현대성’의 본질을 따지고 드는 그의 걸작 ‘픽션들’에는 ‘삐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라는 제목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삐에르 메나르는 소설 ‘돈키호테’의 저자다. 많이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분명 ‘돈키호테’의 저자가 누군지 알고 있다. ‘돈키호테’는 스페인의 대문호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창조했다. 삐에르 메나르는 세르반테스의 텍스트를 그대로 베낀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가 ‘돈키호테’의 저자라니. 잘 쳐봐야 ‘필사’에 불과한 행위를 창조라고 해도 되는 것일까. 세르반테스가 이를 알았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영감을 받아 재창조한 것도, 이야기의 구조를 비튼 것도 아니다. 삐에르 메나르의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한 자도 다른 게 없이” 똑같다. 삐에르 메나르의 손에서 태어난 것을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삐에르 메나르의 것은 전자보다 거의 무한정할 정도로 풍요롭다”고 말하며 독자를 기만하는, 보르헤스의 말을 믿어도 되는 걸까. “아이폰은 나의 붓이자 나의 스튜디오다.”(리처드 프린스 측이 법원에 제출한 약식 판결 신청서에서) 동시대 개념미술 작가 리처드 프린스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은 ‘차용’이다. 프린스는 기존의 사진을 ‘다시’ 찍는다. 그리고 ‘새로운’ 맥락 속에 배치한다. 그렇게 작품이 새로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프린스는 2014년 ‘새로운 초상화’ 시리즈로 예술계에 뜨거운 화두를 던졌다. 37명의 얼굴 사진을 2m 높이 캔버스에 인쇄해 미국의 한 미술관에 전시했다. 그중에는 1억원 넘는 가격에 팔린 작품도 있었다. 사진들은 프린스가 직접 찍은 게 아니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임의로 캡처하고 잘라낸 것이었다. 초상의 모델은 일반인부터 유명인까지 다채로웠다. 사진의 주인이나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 원본에서 무언가 더해진 게 있다면 그것은 프린스가 게시물에 단 댓글 정도였다. 프린스는 거액의 소송에 휘말렸고 결국 2024년 법원으로부터 65만 달러(약 9억 2000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법적으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미학적으로는 여전히 질문이 남는다. ‘새로운 초상화’는 과연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사진과 완전히 같은 것일까. 프린스의 댓글이 달리기 전과 후, 사진을 둘러싼 맥락이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일까. 프린스가 캡처하기 전과 후, 사진은 과연 감상자에게 똑같은 느낌을 주는가. 사진을 커다란 캔버스에 인쇄해 근사한 미술관에 전시했을 때는 또 어떤가. 사진이 갖는 아우라는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존재할 때보다 프린스의 손을 거친 다음에 더 커졌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이폰이 나의 붓”이라는 프린스의 주장을 마냥 궤변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이념은 ‘생산’이다.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온갖 상품을 무수히 ‘찍어내지’ 않으면 세계는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생산이란, 필연적으로 ‘재생산’일 수밖에 없다. 인간은 대개 비슷한 것을 욕망하니까. 자크 라캉의 말마따나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는 존재이니까. 달라지는 것은 오직 ‘맥락’이다. 인간이라는 종(種) 안에서 우리는 서로 비슷하지만, 서로 달리 처한 역사와 위치 때문에 ‘나’와 ‘너’는 비로소 구별되기 시작한다. 다시 보르헤스로 돌아가 보자. 세르반테스가 처음 ‘돈키호테’를 썼을 때. 그리고 그것을 삐에르 메나르가 다시 썼을 때. 둘 사이에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차이가 존재한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두 돈키호테’가 서로 다른 작품이 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서 있는 세르반테스와 삐에르 메나르 두 사람의 ‘돈키호테’는 영원히 같아질 수 없다. 삐에르 메나르의 ‘돈키호테’는 무수한 차이 속에서 무수히 많은 맥락과 관계하며, 세르반테스의 그것과는 다른 무한성을 획득한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창세기 1장 27절) ‘최초의 창조’ 역시 그랬듯 모든 창조는 ‘베끼기’에서 시작된다. 그리하여 세계의 역사는 원본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역사가 된다. 이쯤에서 슬슬 의심되기 시작한다. 애초에 원본이란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창조는 허상이고, 미래와 진보라고 부르는 것도 어쩌면 과거가 영원히 반복되는 것에 불과한 게 아닐까. 그렇다면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현존은 무수한 과거의 연속 가운데서만 찾을 수 있을 뿐이다.
  • [길섶에서] 거꾸로, 거꾸로

    [길섶에서] 거꾸로, 거꾸로

    ‘고교 평교사 3명 중 2명이 여성인데 교장은 남성이 78%’라는 기사를 봤다. 아휴, 지긋지긋한 유리천장 현상에 혀를 차며 댓글을 보다 멍해졌다. “평교사 3명 중 2명이 여성인 게 문제 아닌가.” 그렇다. 한쪽 성별이 압도적으로 많은 교실이 바람직하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유럽연합(EU)은 3월부터 남성의 교육·보건 분야 진출을 장려하는 ‘보이스 인 힐’(Boys in HEAL) 정책을 가동 중이다. 여성의 이공계 진출을 지원하는 ‘걸스 고 스템’(Girls Go STEM)과 거꾸로 균형을 맞춘 정책이다. 오래된 문제에 화석처럼 매여 있으면 문제의 새로운 양상을 놓친다. 매사 거꾸로 읽기로 하고 며칠 안 돼 눈에 밟히는 일이 또 나왔다. ‘10억 번 근로자는 세금 절반, 100억 번 부동산은 몇 억.’ 글쎄, 고소득의 절반이 세금인 게 공정한가. 한국의 소득세 누진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위, 근로의욕을 걱정할 만큼 높은 한계세율이다. 사방에 해묵은 문제들이 많다 보니 덮어 두고 해법을 말해야 똑똑해 보이는 시대다. 하지만 해묵는 동안 문제가 바뀌었다면, 처방보다 진단이 더 중할 수도 있겠다.
  • 육영수 여사 서거 지켜본 美… “박정희, 온건해지지 않을 것”

    육영수 여사 서거 지켜본 美… “박정희, 온건해지지 않을 것”

    긴급조치 1·2호는 발표 직전 통보DJ 기소·민청학련 사형 구형 등유신체제 반대 세력 전방위 압박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온건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1974년 8월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서 총성이 울렸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저격이었지만 부인 육영수 여사가 서거했다. 닷새 뒤 주한미국대사관은 박 대통령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한 내용의 문서를 작성했다. 주미대사관의 최종 판단은 “온건해지지 않을 것”이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수집한 1974년도 주미대사관 생산 비밀 중앙 주제 문서철(Classified Central Subject Files) 51개, 1236건을 전자사료관 홈페이지(archive.history.go.kr)에 최초로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오랜 시간 기밀로 분류돼 비공개 상태였다가 최근 비밀 해제된 것들이다. 자료는 1974년 주한미국대사관이 본국 국무부에 타전한 외교전문과 보고서, 비망록 등으로 그해의 핵심 현안들을 주제별로 담고 있다. 이 중에는 긴급조치 1·2호 선포 당일 미국이 “발표 몇 시간 전에야 통보받았다”는 기록이 들어 있다. 또 봄철 개강을 앞두고 대학·기독교계·언론·야당에 가해진 전방위 압박을 정리한 종합보고서, 김대중 기소를 그의 참정권 박탈과 정치생명 봉쇄를 노린 조치로 읽은 한·일 미국대사관 간 면담 회의록, 민청학련 관련자 7명에 대한 사형 구형을 “반대세력을 억압하겠다는 한국 정부 결의의 신호”로 규정한 전문 등이 포함됐다.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1970년대는 유신체제하 긴급조치와 같은 극단적 통제로 당대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자료가 부족해 관련 역사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번 신규 자료 발굴과 공개가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동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이 문서들은 유신체제의 한복판에서 지켜본 주한미국대사관이 관찰자 시점에서 남긴 동시대의 기록”이라며 “우리 측 사료와 나란히 놓고 교차 검증할 때 비로소 1974년이라는 한 해의 실상에 한층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심덕섭 고창군수 “기본소득, 햇빛·바람 연금… 서해안 시대 거점 도시로 간다”

    심덕섭 고창군수 “기본소득, 햇빛·바람 연금… 서해안 시대 거점 도시로 간다”

    “서해안 시대 거점 도시로 반드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4년 ‘민자 유치(1조 6000억원 상당)’와 ‘관광산업(1000만 관광도시 개막)’ 성과 등을 인정받아 재선에 성공한 심덕섭(63) 고창군수. 심 군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변화와 성장에 대한 높은 기대와 열망으로 재선 군수를 만들어 주셨다”며 “천금 같은 기회를 다시 한번 주신 만큼 고창군의 대도약을 실현하는 데 분골쇄신하겠다”고 재선 소감을 밝혔다. 민선 9기 군정 슬로건은 ‘함께 여는 미래, 도약하는 고창’이다. 군민들의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고창을 혁신하고 주민과 행정이 함께 가겠다는 실천 의지를 담았다. 최근에는 군정소통위원회 운영, 타운홀 미팅 등도 열고 여론 수렴에 나섰다. 특히 심 군수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농어촌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고창군은 2028년 정부의 농어촌기본소득 본 사업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심 군수는 “‘인구 5만 고창군의 기본소득 시행’은 ‘농촌 경제 활성화·유입 인구 확대’를 위한 기본소득 제도의 본격화와 사업 확대를 위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돈은 고창 안에서 돌고, 사람은 고창에 머물며, 안정적인 생활 서비스가 유지될 수 있도록 재원 마련과 사업 시행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 군수는 “고창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의 보물 7개를 보유하고, 명품 농산물 생산과 해상풍력·첨단물류·드론 등을 육성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아주 보기 드문 도시”라며 “역사·문화와 첨단산업이 공존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만들어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 “우리 동네 멋져요”… 숏폼으로 송파 알린 키즈 크리에이터[현장 행정]

    “우리 동네 멋져요”… 숏폼으로 송파 알린 키즈 크리에이터[현장 행정]

    22명 SNS·디지털 윤리 등 배우고석촌호수·롯데월드서 영상 제작“창의력 키울 프로그램 계속 확대” “평소에 영상 편집에 관심이 많아 유튜브를 보면서 편집해 봤었는데 정식으로 배울 수 있어 제 꿈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됐어요.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방슬기·12)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 배웁니다. 저희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찾아서 아이들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송파 아이들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습니다.”(서강석 송파구청장)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KT송파빌딩 송파아카데미에 22명의 초등학생이 모였다. 숏폼 영상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함께 공유하는 ‘송파 키즈 크리에이터 스쿨 수료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크리에이터 스쿨은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생들에게 영상 제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을 2개 기수로 나눠 7월 28~31일 진행했다. 첫날 콘텐츠 기획과 스마트폰 촬영의 기초, 저작권과 초상권의 기본 개념, 올바른 소셜미디어(SNS) 활용법 등 디지털 윤리교육을 실시했다. 둘째 날에는 석촌호수와 롯데월드몰 등 송파의 대표 명소를 찾아 숏폼 영상을 제작했다. 수료식 참가자들은 아이들이 만든 2~3분 내외의 송파구 홍보 영상 8편을 함께 감상했다. 아이들이 출연해 K팝 춤을 추거나 눈에서 빛이 나오는 특수 효과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영상이 나오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영상을 제작한 아이들이 디지털 윤리 실천 선서를 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다른 사람의 얼굴과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함부로 올리지 않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을 퍼뜨리지 않겠다는 다짐이 들어갔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직접 영상을 만들어 보며 영상 제작 윤리를 함께 배울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수료식에서는 서강석 구청장과 아이들이 영상을 함께 감상한 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서 구청장은 “어린이 여러분이 제작한 영상을 보니 송파가 더 멋져진 것 같다”면서 “송파 키즈 크리에이터 스쿨 처럼 어린이들이 평소에 하기 어려운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창의력과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오세훈 “정비사업으로 가구수 안 는다는 건 잘못된 말씀”

    오세훈 “정비사업으로 가구수 안 는다는 건 잘못된 말씀”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용산구 서계·청파동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효과를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재개발·재건축은 가구 수가 늘지 않거나 오히려 줄어든다”며 밝힌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이날 청파2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연 주민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잘못 알고 재개발·재건축에서 물량이 느는 게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와보면 극명하게 잘못된 말씀이라는 걸 알게 된다”며 “1700호 가까운 신규주택이 순증 물량이다. 없던 주택이 청파·서계동에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비사업에 대해 오해가 있다. ‘집 가진 사람이 더 크고 좋은 집을 가지는데 왜 정부에서 도와야 하나’란 선입견과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대통령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은연중 국토교통부 입장으로 반영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은 절대로 적대시할 대상이 아니다. 서울은 사실상 그것으로 90% 정도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인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계·청파동 일대는 1960년대 산업·도시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찾아 이주한 주민들이 서울역 인근에 정착하며 형성된 저층 주거지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민간정비사업이 7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세대수가 확정되지 않은 청파3구역을 제외한 6곳만 해도 기존 6393가구에서 8088가구로 1695가구가 ‘순증’한다. 시 전역에서도 정비사업의 순증 효과는 있다는 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에서 주택 수는 기존보다 약 2만호 증가했다. 또한 2031년까지 착공을 추진하는 253개 정비사업을 통해 총 31만호가 건설될 예정이며, 멸실분을 반영해도 약 8만 7000호가 순증한다. 오 시장은 “서울에서 정비사업은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공급 해법”이라며 “신축이 공급돼야 주택 공급의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주택공급 논란에 대해서는 “어렵게 확보된 녹지 면적을 종자 씨 먹어 치우듯 활용한다면 후손들이 굉장히 원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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