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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아용 모바일 게임앱 ‘묻지마 결제’

    유아용 모바일 게임앱 ‘묻지마 결제’

    경기 성남시에 사는 주부 김모(27)씨는 최근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를 받아 보고 ‘악’ 소리를 냈다. 평소 3만원대 요금을 냈다는 김씨에게 20만원짜리 요금 폭탄이 날아왔기 때문이다. 7살배기 아들이 즐겨 하는 스마트폰 게임의 아이템 소액결제가 ‘범인’이었다. 아들에게 평소 유료 아이템 결제를 못 하게 해 왔다는 김씨는 26일 “결제 창이 뜨면 아이도 꼭 물어봤던 터라 더 놀랐다”면서 “아니나 다를까 직접 살펴보니 클릭 두 번에 아무 인증 절차 없이 결제가 됐다”고 황당해했다. 어린이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게임의 허술한 결제 방식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부모가 끊이지 않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개인정보 입력이 의무가 아닌 데다 안전장치를 사전에 해 두지 않으면 소액결제에 대한 인증 절차도 없다. 수년 전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업계와 정부 모두 이를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어린이용 앱 게임을 살펴본 결과 버튼만 2~3차례 누르면 인증 절차 없이 결제가 가능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이용한 A게임은 ‘상점 가기’와 ‘결제하기’ 버튼만 누르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었다. 환불 문의를 하기 위해 회사 전화번호로 문의를 시도했지만 사용이 정지된 번호였다. 업계 관계자는 “앱 게임은 중소기업이 개발하다 보니 대응과 관리 등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아이폰과 다르게 안드로이드는 구매 버튼만 누르면 쉽게 결제되는 단점이 있다”면서 “보호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5살짜리 아들이 게임을 하다가 30만원에 가까운 아이템을 구매해 환불 절차를 알아봤다는 회사원 한모(40)씨는 복잡한 절차에 환불받기를 포기했다. 게임 업체는 한씨에게 기기 명의자 증명 서류와 가족관계증명서, 명의자 신분증 등 여러 서류를 요구했다. 한씨는 “한두번도 아니고 여러번 결제가 된다면 분명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면서 “일부러 환불 절차를 까다롭게 해 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불만을 토해 냈다.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 8월까지 접수된 전체 분쟁 건수 8087건 가운데 미성년자 결제와 관련한 분쟁은 2994건(전체 37.0%)이었지만 이 가운데 환불 사례는 1765건(59.0%)에 그쳤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유아 대상 게임에서 비싼 아이템을 팔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모바일 게임에 인증 절차 등을 도입하는 규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6세이하 아동 무료 놀이·학습공간… 부모들에 육아법도 가르쳐

    6세이하 아동 무료 놀이·학습공간… 부모들에 육아법도 가르쳐

    “집이 좁아서 아이가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미안했는데 이곳은 넓고 특히 어린 아이에게 안전해서 마음에 들어요.” 지난달 31일 오전 타이완 타이베이시 쑹산(松山)구의 ‘쑹산 친자관(親子館)’. 신베이(新北)시에 사는 천이쥔(陳意?·34)은 한 살 난 딸아이가 초록색 매트 위에서 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다양한 공간을 체험해 보기 위해 여러 친자관을 방문해 봤다는 천은 “친자관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한 데다 또래의 다른 엄마들과 육아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고 덧붙였다. 타이베이시의 지역아동센터인 친자관은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놀이 및 학습 공간이다. 타이베이시는 2011년부터 시민들에게 다양한 육아 교육 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친자관 설립을 위한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타이베이 시정부의 지원하에 비영리단체인 아동복지협회가 위탁 운영한다. 타이완 내정부에 따르면 2007년 2만 1458명이었던 타이베이시의 신생아수는 2010년 1만 8677명까지 떨어졌다. 이에 하오룽빈(?龍斌) 타이베이 시장은 2011년 1월 신년 연설에서 저출산이 사회 발전에 미치는 심각성을 강조하며 향후 4년간 출산 장려 정책을 확대, 실시할 것을 천명했다. 특히 타이베이시는 출산 격려금이나 육아 보조금과 같은 경제적 유인책만으로는 출산율을 제고할 수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여성들이 자녀를 교육하는 환경과 복지에 주안점을 맞춘 정책을 고안하고 있다. 친자관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날 오전 방문한 쑹산 친자관은 안전매트가 깔린 바닥과 각종 장난감, 동화책, 퍼즐 등이 구비되어 있는 모습이 유치원과 흡사했다. 쑹산 친자관은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반(오전 9시 30분~낮 12시)과 오후반(오후 2~5시)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주말(토, 일요일) 운영시간은 오전 9시 30분~11시, 오후 1시~2시 30분, 오후 3시 30분~5시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친자관은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해 시간별로 25명의 아이와 아이 1명당 보호자 최대 2명으로 입장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쑹산 친자관의 관장인 우페이팡(吳?芳·36)은 “아이의 성별과 나이에 맞게 스트레칭, 독서, 미술, 게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친자관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기능을 하는 동시에 아이들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놀이 상대인 부모들을 교육하는 기능도 함께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빨간색의 조끼를 입은 두 명의 전문 교사가 친자관을 방문한 엄마들과 상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쑹산 친자관에서 부모 상담을 담당하고 있는 샤오민펀(蕭珉芬·50)은 “아이에게 어떻게 수유를 하는지, 아이의 화장실 훈련은 어떻게 시키는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 등 기본적인 육아법부터 아이들의 행동 양식 등에 대한 고민 상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쑹산 친자관을 방문한 적이 있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90%가 만족한다고 답변했을 만큼 호응도 좋은 편이다. 타이베이시 정부 사회국 산하 여성아동복지센터 소속 전문가 린밍쥔(林明君·48)은 “사실 엄마들이 2살 미만의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겠나. 고작 공원이나 백화점에 갈 뿐”이라면서 “친자관은 유아들을 안전하게 데리고 놀 수 있는 공간을 찾는 부모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쑹산구를 비롯해 중정(中正), 중산(中山), 베이터우(北投), 다퉁(大同), 원산(文山) 등 6개 구에 각 지역 특색에 따른 친자관이 설치돼 있으며, 타이베이 시정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약 29만명이 친자관을 다녀갔다. 타이베이시는 아이들의 인성 함양을 위한 놀이 공간을 제공하면서 부모들에게 양육에 대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향후 타이베이시 12개 구에 친자관을 확대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여성 정책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부녀신지식기금회’의 명예이사인 황창링(黃長玲) 국립타이완대 정치학과 부교수는 “유치원이나 보육 시설 등 아이들의 교육 문제의 경우 분명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 “정부의 주도하에 민간 단체와 학교, 부모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공공성을 강화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타이베이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10살 지적장애 의붓아들 성추행한 계모

    10살 지적장애 의붓아들 성추행한 계모

    의붓아들을 성추행한 계모가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상동)는 22일 의붓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51·여)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08년 인천시 계양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 안방에서 사실혼 관계의 남편이 데리고 온 B군(당시 10세)의 신체 주요부위를 만지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군은 지적장애 3급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들로서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피해자를 강제 추행했으며 그 정도가 가볍지 않고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 및 보호자와 합의한 점 등 모든 양형 조건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울산 재활산재병원 건립 잰걸음

    산업도시 울산의 숙원 사업인 ‘국립 산재모병원’ 설립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강길부 새누리당 의원은 산재모병원 설립안이 울산 건립을 전제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사업으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국립 산재모병원(재활산재병원) 건립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강 의원에 따르면 산재모병원은 연말 연구용역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사업 타당성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재모병원은 426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울산 울주군 언양읍 울산과학기술대학교(유니스트) 캠퍼스 내 10만 7000㎡에 500병상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시설은 병원 6만 6116㎡, 임상연구동 2만 4794㎡, 게스트하우스 8264㎡ 등이다. 게스트하우스는 환자 보호자 등을 위한 시설이다. 사업기간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이고, 사업비는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독감 예방주사 맞고 기면증에…법원 “장애보상금 지급해야”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기면증에 걸린 30대 남성이 장애보상금을 지급해달라며 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 법원은 예방접종과 기면증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은 물론, 유사 사건에서는 처음으로 법률상으로 장애보상금을 청구할 근거가 없더라도 관련 법의 목적과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해 보상금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기업 직원 이모(30)씨는 지난 2010년 11월 계절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후 낮에도 계속 졸음이 쏟아지는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이씨는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증세를 보이는가 하면 졸음운전으로 수차례 교통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씨는 2011년 7월 기면증 진단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졸음으로 일상생활에 제한이 있고 보호자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사유로 후유장해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씨는 예방접종으로 인해 기면증이 발병했다며 질병관리본부에 장애 일시보상금을 신청했다. 처음에는 ‘백신에 의한 발병가능성이 불명확하다’며 인과관계를 부인했던 질병관리본부는 이씨의 이의제기에 ‘백신에 의한 기면증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한발 물러나 그동안의 진료비와 간병비 68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장애보상금은 여전히 줄 수 없다고 했다. 감염병예방관리법 시행령 29조3호에 따르면 예방접종으로 장애인이 되면 장애인복지법에서 정한 장애등급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기면증의 경우 장애등급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이씨가 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낸 장애일시보상금 부지급결정 취소소송에서 “예방접종으로 장애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치매노인 묶어놓고 방치한 요양병원 조사

    광주 서부경찰서는 서구 농성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매 노인을 침상에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당 병원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고 17일 밝혔다.  광주시와 서구청도 지난 15일 해당 요양병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작해 19일까지 법규 위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 노인의 가족은 “보호자들 몰래 침대에 팔을 묶어 방치했다”고 주장하며 동영상 등을 증거 화면으로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노인이 병상 침대에 팔이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병원 측은 “피부 질환을 심각하게 앓아 자꾸 긁는 바람에 팔을 붕대나 헝겊으로 침대에 묶어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은 노인을 다른 병원으로 옮겼으나 지난 10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측은 “병원에서 가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수용된 노인들을 상습적으로 묶어 학대하고 있다”며 “관계자들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조카 유산 빼앗고 폭행한 외삼촌 부부

    어린 조카들이 받은 유산을 가로채고 폭행까지 일삼은 파렴치한 외삼촌이 4년 만에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2009년 A(46)씨의 누이 B(당시 44세)씨는 암으로 숨을 거뒀다. 시중 은행 과장이었던 B씨는 퇴직금과 보험금 등 현금 4억원과 시가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유산으로 남겼다. B씨의 남편은 10여년 전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이에 따라 당시 외국 유학 중이던 B씨의 두 딸(당시 17·14세)이 사실상 1순위 상속인이 됐다. 그러자 A씨 부부가 이들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유산을 관리해 주겠다고 나섰다. A씨 부부는 조카들 앞으로 모든 유산이 상속될 수 있도록 서울가정법원에 B씨 남편에 대한 실종선고 심판을 청구해 2010년 선고를 받아냈다. 실종선고는 가족 구성원의 실종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때 상속 등 법률관계 정리를 위해 법원이 법적 사망자로 판정하는 것이다. 가출한 아버지와 법률 관계가 정리될 때까지만 유산을 관리하겠다던 A씨 부부는 태도가 돌변했다. A씨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유산 중 2억 2000만원을, 그의 부인은 2011년 이후 3000만원 상당을 멋대로 썼다. A씨는 유산으로 받은 시계를 달라며 귀국한 조카들에게 손찌검도 일삼았다. 조카들의 고소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A씨는 잠적했다가 지난 12일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부장 방기태)는 횡령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死者 존엄성 훼손 vs 전염병 확산 방지… 필리핀 ‘시신 매장’ 논란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한 지 14일로 6일째를 맞은 가운데 국제사회의 구호 물품 및 기금 지원이 확대되고 있지만 재해지역에서는 희생자 시신이 마구잡이로 공동묘지에 매장되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 레이테 섬 타클로반시 당국은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은 희생자 시신들을 공동묘지에 매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한 교회 인근에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최소 150구의 시신이 집단 매장된 데 이어 이날은 30구가 외곽 공동묘지에 묻혔다. 이에 대해 사자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만 시 당국은 시신의 부패에 따른 악취와 전염병 확산 가능성 등을 막아야 한다면서 이런 조치를 취했다. 필리핀 방재당국은 이날 오전까지 공식 사망자 수가 2357명으로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실종자는 77명에 달하고 부상자도 3853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사회가 지원한 원조 물자는 밀려들고 있지만 정작 필리핀 지방정부의 행정 기능이 마비돼 구호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나마 식량을 전혀 구할 수 없었던 지난 며칠과는 달리 재해 지역에 가구당 쌀이 3㎏씩 배급되고 있다. 그러나 물, 전기 등의 공급은 여전히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에 파견된 국제 민간구호단체 전문가들은 식량 공급 외에 전염병 등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방역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자위대 해외 구호 사상 최대 규모인 1000명을 필리핀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번 대규모 자위대 파견은 집단 자위권을 둘러싼 논란 속에 적극적 평화주의를 간판 삼아 자위대의 활동 범위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아베 정권의 속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11일 필리핀에 10만 달러(약 1억 700만원)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국제사회로부터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중국은 이날 160만 달러(약 18억원)를 추가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두고 필리핀과 갈등을 빚어온 중국이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필리핀에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분석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필리핀 이재민을 위한 ‘다마얀(적시 지원) 작전’에 1000만 달러(약 107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병력도 현재보다 3배가량 늘어난 1000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레이테 섬 일대에서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19명은 여전히 소재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아베 ‘원전 제로’ 선언땐 반대자 없을 것”

    정치인으로서 고이즈미 준이치로(71) 전 일본 총리를 대표하는 수사는 ‘원 프레이즈’(One Phrase)다. 그는 단 한마디로 정국을 뒤흔들곤 했다. 총리 퇴임 후 7년이 지난 지금, 고이즈미 전 총리는 ‘탈원전’이라는 한 마디로 또다시 일본 정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아베 신조 현 총리의 정치적 스승이자 자민당의 거두였던 그가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원전 재가동’ 정책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고이즈미는 자민당의 같은 파벌 안에서 정치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던 아베의 보호자 역할을 맡았다. 2001년 총리가 되면서 아베를 관방부장관으로 발탁해 자민당 간사장, 관방장관에 임명했다.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도쿄 지요다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원전 제로’를 선언한다면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 시절을 연상케 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의 주장을 설파했다. 핀란드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방문한 일, 독일과 브라질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 현장을 둘러본 일화를 소개하며 “수년내 수소연료전기차가 현실화된다고 들었다. 이런 기술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또 “아베 총리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권력을 썼으면 좋겠다”면서 “원전에 대한 찬반 여론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판단하게 만드는 환경을 총리가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이런 모습은 자민당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인데다 후쿠시마현 지역 회복을 위해 아베 정권의 부흥담당 정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차남 신지로(32) 역시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국민 60% “고이즈미 원전 제로 지지”

    원전 문제에 관한 한 일본인들은 아베 신조 현 총리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신문이 9∼10일 전국 성인남녀 3416명(유효응답 1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고이즈미 전 총리의 ‘원전 제로’ 주장에 대해 60%가 ‘지지한다’고 답해 ‘지지하지 않는다(25%)’는 응답을 크게 웃돌았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최근 각종 강연과 기고 등을 통해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2006년 총리에서 물러나 2008년 정계 은퇴한 고이즈미는 아베를 정치적으로 키웠다. 자민당의 같은 파벌 안에서 정치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던 아베의 보호자 역할을 맡았다. 2001년 자신이 총리가 된 다음에는 아베를 관방부장관으로 발탁해 자민당 간사장, 관방장관에 임명했다. 또 ‘알 권리 침해’ 논란 속에 추진되고 있는 특정비밀보호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이 42%로 찬성(30%)보다 많았다. 일본외신기자클럽은 이날 일본 정부가 특정비밀보호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본적인 자유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면서 “자민당 입법자들이 취재의 자유를 제한해 취재 기자에 대한 잠재적인 구금이나 구속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56%)보다 3% 포인트 떨어진 53%를 기록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17개월 아기 무슨 죄? 주먹으로 때려 ‘반신불수’

    17개월 아기 무슨 죄? 주먹으로 때려 ‘반신불수’

    아기 돌보미가 17개월 된 아기를 마구 구타하는 바람에 반신불수가 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SBS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50대 여성이 아기가 구토를 한다면 119로 신고전화를 했다. 구급대원이 출동했지만 정작 신고한 보호자는 병원에 가지않겠다고 버텼다. 병원에 데려가 보니 아이의 뇌가 심하게 부어 있고, 피가 고여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돌보미는 “주먹으로 때렸다”고 실토했다. 수술하려고 깎은 아이 머리에서 멍 자국이 여러 개 발견됐다. 아이는 4시간 넘는 대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지만 몸의 반이 마비되고 한쪽 눈에 이상이 오는 장애를 입었다. 돌보미는 사건 석 달만인 지난주에야 검찰에 구속됐다. 또 아동학대 처벌이 성인에 비해 턱없이 낮아 문제로 지적된다고 SBS는 보도했다.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면 아동복지법으로 최고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데, 아이가 아닌 어른에게 장애를 입혔다면 중상해죄에 해당돼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동학대 어린이집 신고자 포상 추진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실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신고 포상금 지급 기준 마련과 함께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대한 제재 기준 등을 관련법령에 마련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고 7일 밝혔다. 권고안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의 특성상 적발이 어려워 대부분 신고를 통해 조사가 진행되지만, 현재로서는 신고를 유도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육사업 지침으로만 포상금 지급 규정을 언급했을 뿐 법령에는 전혀 없어 신고 유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영유아보육법 및 시행령 등에 신고 포상금 지급 근거를 명확하게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권익위는 또 아동학대가 일어난 어린이집을 제재할 수 있는 유형별 처분 기준을 만들고 어린이집에 불만을 제기한 보호자의 아동에 대한 일종의 블랙리스트가 공유되지 않도록 복지부가 어린이집 종사자들을 의무적으로 교육할 것을 권고안에 담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오늘의 눈] 공익보다 사익… 서울대병원노조 유감/김민석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공익보다 사익… 서울대병원노조 유감/김민석 사회부 기자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본관 농성장에서 기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한 여성 노동자의 눈물이었다. 그는 “값싼 주사기 때문에 약이 뒤로 새고, 장갑은 착용하자마자 찢어진다”, “부모들은 어린이병원의 환자 식사를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등의 분회장 발언을 들으며 흐느끼고 있었다. 농성장을 지나 영상의학과로 가보니 10여개의 침대가 줄지어 있었다. 각 침대 위에는 환자가 누워서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호자와 말을 할 수 있는 일부 환자는 “벌써 몇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노조 측은 “파업 중에도(환자들을 위해) 필수 유지 업무 수준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상은 법 테두리 내에서 병원 측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환자들을 볼모로 잡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가 거의 모든 진료과목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X선 촬영이나 채혈 등의 업무 인원을 집중적으로 파업에 참여시켜 업무 전반에 차질을 빚게 했다”고 지적했다. 3년차 레지던트는 “지난달 30일 급성 백혈병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의 골수검사를 진행하지 못해 치료가 늦어질 뻔했다”고 토로했다. 파업이 시작되기 전날인 22일에는 ‘서울대병원 침구에서 슈퍼박테리아 원인균이 검출됐다’는 외부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가 보도됐다. 그러잖아도 파업으로 진료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하는 환자에게 공포를 줄 만한 내용이 공교롭게도 겹쳤다. 파업 기간 중 노조의 언론 통제는 누구 못지않았다. 노조원들은 모두 입을 닫았고, 오직 의료연대 보도자료만이 파업 상황을 전했다. 병원의 폐쇄성을 지적했지만 노조 역시 병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 4일 병원 측과 협상을 타결하고 ‘노동조합은 앞으로도 환자의 편에 서는 서울대병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12일간의 파업으로 노조는 병원 측과 임금 정률 1.3%와 정액 1만 5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위험수당 3만원을 인상하고 월 7000~8000원의 가계보조수당도 받기로 했다. 노사는 임금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파업의 명분이었던 ‘의료 공공성 확보’는 두루뭉술했다. 노사는 어린이병원 환자 급식의 직영 여부를 2014년 내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고 적정 수의 외래환자 유지도 검토하기로 했다. 노조가 폐지를 부르짖었던 의사 성과급제 등 선택 진료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한다’고 합의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이번 파업의 전면에 환자와 공공의료를 내세웠다. 파업은 업무의 차질을 전제로 한 쟁의행위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불편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협상이 끝난 지금, 노조가 줄기차게 말했던 ‘뒤로 새는 주사기’, ‘찢어지는 장갑’은 온데간데없어졌다. 남은 것은 노조원의 임금 인상 소식과 환자들의 안도감뿐이다. 묻고 싶다. 노조는 이전에도, 앞으로도 진정 환자들의 편인가. shiho@seoul.co.kr
  • 에이즈 환자 요양사업 위탁병원, 환자 인권 유린 논란

    에이즈 환자 요양사업 위탁병원, 환자 인권 유린 논란

    “이 병원은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떠오르게 합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인권과는 거리가 멀죠. 의사와 간호사들은 에이즈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습니다. 기저귀를 갈고 나면 냄새가 난다고 병실을 외면합니다. 의사들은 환자와 눈도 마주치지 않습니다. 그저 허공에 대고 인사할 뿐이죠.” 에이즈 감염 간병인이었던 A씨의 목소리에는 울먹임과 탄식이 섞여 있었다. 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에이즈환자 장기 요양사업에 대한 증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A씨는 “지난 8월 큰 병원으로 옮기지 않아 사망했다는 에이즈 환자 B(35)씨의 얘기를 들었을 때도 이러한 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의 병원은 국가로부터 에이즈환자 장기 요양사업을 위탁 수행하는 수도권의 S요양병원. 김종훈 전 국가에이즈관리사업 모니터단 활동가에 따르면 지난 8월 해당 병원에 입원한 B씨는 건강 상태에 이상을 느끼고 큰 병원으로 보내 달라고 병원 측에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결국 B씨는 이 병원에 입원한 지 2주 만에 사망했고 김 활동가는 지난 10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사건을 진정했다. 김 활동가는 “B씨가 입원 기간 동안 수액 관리 등 적절한 의료 조치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활동가는 “환자 B씨가 큰 병원으로 옮기고 싶다고 요구했지만 환자 이송에 수십만원이 드는데 보호자가 경제적으로 협조하지 않아 어려웠다고 병원 관계자가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 활동가는 “국가예산으로 수행하는 에이즈 환자 장기 요양사업 도중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면서 “에이즈 환자의 인권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에이즈 환자 장기요양 사업도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언자로 참석한 이훈제 인하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3년 전 이 병원의 간병인으로부터 동료 간병인(남·HIV 감염자)이 병실에서 환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충격적인 제보도 받았다”면서 “환자는 60대 남성으로 거의 실명 상태에 의사소통도 자유롭지 않아 성폭행일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질병관리본부 측은 S요양병원의 자체 조사 결과만을 청취했다”고 지적했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플러스’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주최로 열린 이번 증언 대회에는 해당 병원에서 일했던 감염자 간병인을 포함해 11명이 참석했다. 이날 대회는 S요양병원 원장과 관계자, 주최측 간의 마찰로 30분 정도 지연됐다. S요양병원 관계자는 “B씨는 질병이 깊어 사망이 예견된 분이었으며 (증언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학폭 가해학생·학부모 특별교육 조치는 합헌”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특별교육을 받도록 한 학교폭력예방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김모(13)군과 그의 어머니가 낸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3일 밝혔다. 헌재는 “전학과 퇴학처럼 중한 조치에 대해서만 위원회에서 재심을 허용하는 것은 갈등을 신속히 해결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면서 “행정·민사소송을 통해 사법적 구제가 가능하므로 가해 학생에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특별교육을 받도록 한 것은 보호자 참여를 통해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과 수단이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헌재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부모 특별교육은 정당”

    충북 제천의 A중학교에 다니던 김모(13)군은 주변 학생들을 괴롭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됐다. 결국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돼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학생 10일, 학부모 5시간 이상), 출석정지 10일 등의 조치를 받았다. 학교폭력 가해자인 김군과 김군의 어머니는 자치위원회의 이같은 조치가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17조 9항과 11항, 17조의 2 제2항이 행복추구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며, 피해학생과 비교해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폭력예방법 17조 9항은 ‘자치위원회는 가해학생과 보호자가 함께 특별교육을 이수받도록 해야 한다’이며, 11항은 ‘이러한 조치를 거부하거나 기피할 경우 다른 조치를 학교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17조의 2 제2항은 ‘자치위원회의 조치(전학·퇴학은 제외)에 이의가 있는 학생 또는 보호자는 시·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그러나 김군과 어머니의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헌재는 학교폭력예방법 17조 2의 제2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6(합헌) 대 3(위헌)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 헌재는 “전학과 퇴학처럼 자치위원회의 중한 조치에 대해서만 재심을 허용하는 것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사이의 갈등을 신속히 종결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은 재심규정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면서도 적합한 수단이다”고 밝혔다. 헌재는 “재심이 제한되는 조치들에 대해서는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을 통해 사법적 구제를 받는 것이 가능하므로 가해학생측에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재심규정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가해학생과 보호자가 함께 특별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은 보호자 참여를 통해 학교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수단 역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정미, 김이수, 안창호 재판관은 “출석정지나 학교교체와 같은 조치도 사춘기 학생에게는 상당히 중대한 것으로 이에 대해 재심청구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학교폭력예방법 17조 9항과 11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각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방의료원 ‘응급·분만’ 중심 운영

    진주의료원 같은 전국의 지방의료원 기능이 응급 의료 및 분만 등 낮은 수익성으로 지역 내에 적절히 공급되지 않고 있는 필수 의료 분야 중심으로 개편되고, 민간과 겹치는 경쟁 영역은 축소된다. 또한 다문화가족 및 장애인, 노인 분야 진료가 특화되는 등 공익 성격이 확대·강화된다. 정부는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의료원 육성을 통한 공공의료 강화 방안’을 통과시켰다. 의료원 직원의 월급을 올리는 등 재정에 영향을 주는 결정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 승인을 거치도록 하고, 지자체와 지방의료원 원장 간에 성과 계약을 맺어 이행 여부 평가에 따라 인사 및 보수에 반영하는 등 지자체의 책임과 감독 권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학병원 의사를 지방의료원으로 파견할 때 중앙정부가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등 대학병원과의 인력 교류 등으로 의료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지방의료원을 단계적으로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 전환시켜 환자 간병 부담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한 해 1000만명이 죽음과 싸운다… 가장 치열한 전쟁터 ‘응급실 24시’

    한 해 1000만명이 죽음과 싸운다… 가장 치열한 전쟁터 ‘응급실 24시’

    한해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대도시 지역의 대형병원 응급실들은 환자 과포화 상태에 놓여 있고, 지방 병원의 응급실은 의료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농촌과 도서·산간 지역은 환자가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되기조차 힘든 의료 취약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증 응급환자가 적정 시간 내 병원에 도착할 확률은 2010년 기준 48.6%이며 ‘예방 가능한 사망률’은 2010년 기준 35.2%로 선진국의 20%선을 크게 웃돌고 있다. 31일 밤 10시 50분 KBS 1TV에서 첫 방송되는 ‘생명 최전선’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응급의료센터를 조명한다. 열악한 의료현실 속에서도 생명의 끈을 붙잡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는 전국 438개 응급실의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강원 원주시에 닥터헬기가 착륙했다. 앰뷸런스로 옮겨진 환자는 24세 청년 권오성씨. 군 입대를 한 달 앞두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7m 높이에서 추락했다. 추락 당시 받은 충격으로 장기가 파열되고 골반이 부서져 과다 출혈로 생명이 위독하다. 수술동의서를 작성하기 위해 보호자에게 연락해 보지만 서울에 있는 보호자가 원주까지 오기를 기다리기엔 환자의 목숨이 위태롭다.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는 김미순(56)씨가 괴로운 듯 소리를 지르며 실려왔다. 쓸개관에 생긴 담관염이 염증을 유발시켜 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한시라도 치료가 급하지만 주사 바늘만 찔러도 응급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 의료진은 진땀만 뺀다. 생후 1개월이 채 되지 않은 세쌍둥이도 병원을 찾았다. 그중 막내 시현이의 호흡기에 문제가 생겼다. 울지도 못한 채 축 늘어져 있던 시현이는 결국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첫째 시찬이마저 바이러스 감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부산대학교병원 응급실에는 김정일(69) 할아버지가 만삭 임산부보다 더 큰 배를 내밀고 누워 있다. 배에 가득 찬 복수를 빼내야 하는데 보호자가 보이지 않는다. 술을 좋아했던 김 할아버지는 술 때문에 건강도 가족도 잃었다. 날씨가 부쩍 서늘해진 밤, 기침을 얕잡아봤던 강윤배(54)씨는 호흡곤란 상태로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다는 후두개염을 앓고 있는데, 후두개가 부어오르면 기도를 막아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김씨의 목이 심하게 부어 있어 인공호흡기를 달기조차 어려운 상태인데, 김씨의 호흡은 점점 가빠지고 있다. 의료진은 김씨를 구해낼 수 있을까. ‘생명최전선’은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사투와 희망을 담아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피카소·마티스에 영감 준 아프리카 예술을 만나다

    피카소·마티스에 영감 준 아프리카 예술을 만나다

    피카소(1881~1973)의 대표작 ‘아비뇽의 처녀들’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기괴한 탈을 뒤집어쓴 듯하다. 도톰한 입술과 옆으로 퍼진 눈, 아치 모양의 눈썹이 그렇다. 유럽 화단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림은 원시 아프리카의 조각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는 넘치는 예술적 생동감으로 오히려 유럽 본토를 압도했다. 피카소를 비롯해 조르주 브라크, 앙리 마티스 등 당대의 예술가들은 아프리카의 원시적 조형미에서 영향을 받았다. 피카소의 큐비즘(입체파)과 마티스의 포비즘(야수파)이 대표적이다. 내년 1월 19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콩고강-중앙아프리카의 예술’은 현대미술에 영감을 불어넣은 아프리카 예술의 역동성을 소개하는 자리다. 전시에는 콩고강 유역 15개 부족의 유물 71점이 공개된다. 콩고강은 적도를 따라 대륙을 관통하는 4700㎞의 강이다. 3000여년 전 농경민인 반투족이 이곳 강변에 터전을 잡은 뒤 풍요로운 문화를 꽃피웠다. 전시품들은 대부분 조각상과 가면으로 채워졌다. 다양한 유물들을 엮어주는 연결고리는 심장 모양의 가면과 여인상, 그리고 조상 숭배의 풍속이다. 콩고강 일원에서 확인되는 심장 모양의 가면은 나무나 상아로 만들어졌다. 영양의 둥근 뿔을 형상화한 쿠엘레족의 가면은 제례용이다.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부족민들이 모여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부족들에게 가면을 쓰고 춤추는 행위는 유희가 아닌 공동체의 통합을 위한 의식이었다. 콩고강 유역의 사람들은 조상의 신비로운 힘이 자손들을 보살핀다고 믿었다. 선조의 뼈를 유골함에 보관하고 주위에는 장승을 세워 유골을 지키게 했다. 마을 입구에 세운 사람 모양의 나무조각인 ‘은키시 은콘디’는 일종의 보호자였다. 그런데 전시에 나온 유물은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것들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의 세계민속박물관인 케브랑리 소장품이다. 19~20세기 유럽의 식민지배 역사를 방증하는 것이다. 스테판 마텡 케브랑리 박물관장은 지난 21일 개막식에서 “세계 최고의 조각품은 아프리카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02)2077-900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암환자·가족 90% “암치료 결정 함께 원해”

    우리나라의 대다수 암환자와 가족들은 암 치료 결정과정에 환자뿐 아니라 가족도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박종혁 과장팀은 2011년 전국 암환자와 가족 990쌍을 대상으로 암 치료와 관련해 조사한 결과, 환자의 92.9%, 가족의 89.6%가 암 치료를 결정할 때 환자와 가족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환자 63.5%와 가족 51.4%가 ‘환자가 가족의 의견을 고려해 치료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으며, ‘가족이 환자의 의견을 고려해 치료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29.4%와 38.2%였다. ‘환자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1%와 7.0%, ‘가족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3.7%와 3.4%였다. 암 치료 결정에 가족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데는 환자와 가족이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누가 주도적으로 결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약 40%의 가정에서 의견 불일치가 있었던 셈이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환자와 가족을 한 가정으로 보았을 때, 25%의 가정에서 환자와 가족 모두 자신이 결정을 주도하기를 원했다. 또 17%의 가정에서 환자는 가족이, 가족은 환자가 암 치료 결정을 주도하기를 원했다. 이런 의견 불일치는 환자가 젊거나, 가족 보호자의 교육수준이 낮거나, 자녀가 환자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경우에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환자와 가족 보호자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수록 치료 결정 때 가족의 역할에 대한 의견이 다르게 나타났다. 신동욱 교수는 “암 치료 결정 시 가족의 역할에 대해 환자와 가족 간의 의견이 다른 경우 갈등이 생겨 서로 상처를 받을 수 있다”면서 “따라서 암 치료를 결정할 때는 환자와 가족이 충분히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며, 의료진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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