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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정부 ‘先보상·後협상’으로 깔끔한 해결

    스페인 정부 ‘先보상·後협상’으로 깔끔한 해결

    대형 기름유출 사건의 피해 규모는 대체로 선주보험사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보상한도를 넘는다. 스페인 프레스티지호·프랑스 에리카호·일본 나홋카호 사고가 그랬고,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추정 피해액도 마찬가지다. 한도액을 웃도는 손실을 제대로 보상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국영 보험사가 감정… 주민 요구 모두 수용 “정부가 모든 일을 처리했다.” 스페인 서북부 갈리시아 해안의 지방신문 기자 파블로 곤살레스는 프레스티지호 사고의 피해 보상 때 “정부는 훌륭했다.”고 평했다. 2002년 11월13일 7만 7000t의 기름을 싣고 가던 프레스티지호가 갈리시아 해안 인근에서 침몰했다. 이 지역 해안 400㎞가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다. 유럽 최대의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프랑스 에리카호 기름유출 사고 등을 취재했던 곤살레스 기자는 이 사고 취재에 뛰어들었다. 그는 피해 보상이 험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스페인·프랑스·포르투갈 등 3개국 주민 수백만명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힌 사건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스페인 정부가 ‘혁명적인’ 보상 특별법을 내놓았기 때문이다.2003년 6월과 2004년 7월에 스페인 정부는 프레스티지호 사고와 관련해 특별법 2개를 제정했다.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피해 주민에게 먼저 보상금을 지급하고 IOPC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주민으로부터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주민들이 직접 IOPC에 보상금을 청구해야 한다. 경험이 적은 주민들이 국제기구인 IOPC와 개별적으로 협상하다 보면 보상금 액수도 적고 지급시기도 늦춰진다. 하지만 스페인은 ‘IOPC 협상은 정부가 맡는다.’고 선언했다.2003년 10월 정부는 추정 피해액 3억 8370만유로(약 6152억원)를 IOPC에 청구했다.IOPC 보상한도액인 1억 7152만유로(약 2739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었다.IOPC는 난색을 표했다. 대신 IOPC가 산정한 ‘피해 평가액’의 30%만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그러면 ‘피해 청구액’의 30%를 지급해 달라.”고 역제안했다. 실제 피해액이 청구액보다 적으면 보상금을 되돌려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국책은행 담보까지 제공했다. 협상 끝에 스페인 정부는 ‘피해 청구액’의 30%인 1억 1500만유로(1844억원)를 ‘주민 보상금’으로 선지급받는 데 성공했다. 스페인은 IOPC 선지급과 정부 예산을 토대로 1년7개월만에 주민 보상을 95% 마무리했다. 스페인 대통령부 재난지휘센터 푸리피카시온 카레이라 국장은 “우리 정부의 목표는 ‘국민 고통 최소화’였다.”고 말했다. 같은 사고로 피해를 입은 프랑스·포르투갈 주민들이 아직도 IOPC와 ‘개별’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특히 스페인 정부는 피해액을 ‘깐깐한’ IOPC 감정사가 아니라 ‘너그러운’ 스페인의 국영 보험사가 결정하도록 했다. 덕분에 피해 주민들이 주장하는 손실 청구액이 대부분 수용됐다.IOPC에서 따낸 1억 1500만유로의 ‘주민 보상금’에 정부가 지출한 방제비, 피해 지원금 등을 포함, 실제 주민들이 보상받은 규모는 9억유로(약 1조 4375억원)에 이른다. 기름유출 사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보상 규모다. ●佛, 전문법률가 무료 지원 전액 보상받아 굴·홍합으로 유명한 프랑스 서북부 브르타뉴 해안은 99년 에리카호 사고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지방자치단체 모르비앙은 20만유로(약 3억 1500만원)를 부담해 피해보상 전문가를 고용했다.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명과 서류 작성을 돕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주민들은 청구액을 모두 IOPC에서 보상받았다. 조지프 케르게리 모르비앙 도지사는 “지자체의 역할은 어민들이 피해 보상을 받고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또 어민·관광업자들이 IOPC에서 피해액 100%를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출한 방제비 1억 7900만유로(약 2800억원)를 IOPC에 따로 청구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태안지원특별법’을 제정,IOPC 보상한도액(3216억원)을 초과하는 피해액을 국가가 지급하기로 했다. 피해 사정은 IOPC가 맡지만, 무허가 어업 등을 이유로 IOPC에서 보상받지 못하는 피해 주민은 국가가 특별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피해 주민을 위한 법률적 지원이나 피해 규모 산정 작업 등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의 사례를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특별취재반
  •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마지막 희망은 법원

    유조선이 부서졌다. 검은 기름이 푸른 바다를 뒤덮고 해안가까지 밀려온다. 기름을 닦아내려고 수십만명이 몰려든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완전 보상을 요구한다. 피해 보상을 맡은 국제기구나 유조선 보험사는 손사래친다. 합의는 실패하고, 주민들에게는 법원이 ‘마지막 희망’으로 남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원은 때로는 가해자보다도 모질었다. 1995년 유조선 씨프린스호가 전남 여수시 소리도 앞바다에서 좌초됐다. 조업이 전면 중단돼 여수 수협의 수산물 위탁판매도 확 줄었다. 판매액의 3.5%를 수수료로 받던 여수 수협은 14억 2500만원을 손해봤다. 어업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감정인을 선임하고, 장비를 빌리는 데도 꽤 많은 비용을 썼다. 기름유출 사고 피해 보상을 전담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에 16억여원을 청구했다.IOPC는 1억원만 인정했다. 여수 수협은 IOPC를 상대로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소송을 냈다. 법원은 “기름유출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여수 수협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IOPC 보상청구 매뉴얼에는 수협의 수수료 감소나 전문가 조사 비용이 원칙적으로 보상 가능한 손해라고 적혀 있다. 해상법 전문가인 문광명 변호사는 “씨프린스호 사건은 우리나라가 IOPC에 가입한 직후에 일어난 대형 기름유출 사고”라면서 “법원이 IOPC 보상기준에 생소했던 상황이라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피해자보다 사려 깊은 법원 판결을 찾을 수 있다. 2000년 7월 그리스 피레우스 항구에서 슬롭호가 폭발했다. 슬롭호는 94년 석유를 운반하는 배로 제조됐지만, 이듬해부터는 항구에서 기름찌꺼기를 저장하는 용도로 쓰이게 됐다. 폭발 사고가 일어날 때도 슬롭호는 항구에 닻을 내리고 있었다. 폭발로 산산조각난 슬롭호에서 흘러내린 기름은 항구를 뒤덮었다. 방제회사가 153만여유로(약 24억원)를 들여 기름을 치웠다. 그러나 IOPC는 방제비 지급을 거부했다.IOPC는 배의 기름유출 피해를 보상하는 국제기구인데 슬롭호를 ‘배’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방제회사는 IOPC를 상대로 그리스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방제회사가, 항소심에서는 IOPC가 이겼다. 대법원은 다수의견(17대5)으로 슬롭호를 ‘배’라고 판단,IOPC에 방제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름을 실을 수 있다면 운항하지 못한다 해도 ‘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IOPC는 “피해보상과 관련해 각국 법원의 판결은 무조건 수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각국 법원의 판단이 IOPC 결정보다 우위라는 얘기다. 프랑스에서도 ‘보상혁명’이 일어났다.99년 12월 프랑스 남부 브르타뉴 해안에서 발생한 에리카호 사고와 관련해 파리 형사법원은 지난 1월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손해를 인정하는 첫 판결을 내놓았다. 환경손해란 해양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하거나 자연경관이 회복 불가능할 만큼 훼손된 것을 말한다.‘피해자’는 폐사한 수만 마리의 새가 된다. 새를 대신해 지자체가 파리법원에 소송을 냈다. 지자체는 환경세의 일종인 ‘자연보호지구 지방세’를 징수하기 때문에 환경손해 배상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손해배상액으로 피해 지역의 2년간 지방세 101만유로(약 16억원)를 청구했다. 법원은 환경손해를 인정, 에리카호를 빌려 사용한 토탈 등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자체를 대리한 코린 르파주 변호사는 “IOPC가 보상하지 않은 환경손해를 유류오염 책임자에게 물어 배상받은 것”이라면서 “법원이 환경손해의 심각성과 손해배상의 필요성을 인정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서는 현재 대전지법 서산지원과 홍성지원에서 형사·민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형사재판은 사고 당시 유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민사재판에서는 피해 규모와 보상 여부를 판단한다. 우리나라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특별취재반> 파리·도쿄·런던·마드리드 정은주 오이석특파원 ejung@seoul.co.kr
  • [1급 재산공개] 경제부처 역시 ‘포트폴리오 재테크’

    [1급 재산공개] 경제부처 역시 ‘포트폴리오 재테크’

    경제 부처 고위공직자 및 방송통신위원들은 재산증식을 위해 부동산뿐만 아니라 은행·증권·보험사의 예금, 주식·채권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7일 발표한 경제부처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성구 공정거래위원회 규제개혁단장이 62억 5093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과 배우자, 어머니 명의로 부동산 16건을 갖고 있었으며, 각종 금융기관 예금도 37종목이었으며, 상장주식에 직접 투자한 종목도 51개였다. 34억 93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전 18억 6300만원에 달하는 주식을 본인, 배우자, 장녀, 차녀 명의로 보유했다. 금감원은 “원장 취임과 함께 보유주식을 모두 팔아 지금은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갖고 있던 주식 중 유가증권상장사 디피씨가 36만 1800주, 코스닥상장사 르네코가 20만 4500주로 다소 물량이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디피씨와 르네코 보유 물량이 많지만 전체 보유 주식 중에서 개별 주식이 차지하는 가격은 2억∼3억원가량으로 자산배분상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72억 4897만원을 신고했다. 아들 소유의 부동산 등이 빠지면서 지난 3월 인사청문회 때 신고했던 78억 6000여만원보다 6억여원이 줄었다. 인사청문회 때 위장전입 논란을 일으켰던 경기도 분당과, 충남 아산 등의 토지에 대해 최 위원장은 “농지는 주말농장과 노후 대비용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취득한 것”이라고 했다. 송도균 방통위 부위원장은 25억 9900만원을 신고했다. 서울 방배동 아파트(5억 5000만원)와 예금(19억 9000만원)이 차지했다. 송 부위원장측은 “언론사 사장 재임 6년 등 35년간 언론인으로 생활하면서 벌어들인 급여로 마련한 것으로 고가 아파트나 토지는 없다.”고 밝혔다. 정병춘 국세청 차장은 아파트와 예금 등을 합해 11억 8900만원으로 신고했으며, 토지와 유가증권 투자는 없다고 밝혔다. 전경하 김효섭기자 lark3@seoul.co.kr
  • 현대해상, 中서 자동차보험 시판

    현대해상화재보험은 5일부터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현대재산보험중국유한공사가 중국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다고 밝혔다. 베이징 지역은 자체 보상서비스 조직이 담당하며 이외 지역은 제휴관계를 맺은 중국 2위 손보사 핑안보험의 보상서비스망을 이용한다. 중국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서비스하는 콜서비스, 현대·기아차전용보험 등으로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다. 기존 중국 자동차보험이 최고 5가지의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7가지의 긴급출동서비스를 지원, 교민들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현대재산보험 박인수 총재는 “외자계 보험사 처음으로 중국에서 자동차보험 영업을 시작했다.”며 “중국 자동차보험시장은 포화된 국내시장을 대체할 제2의 내수시장으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 소득자료 부족-정부 뒷짐에 ‘제 몫’ 못챙겨

    [태안피해 보상 제대로 받자] 소득자료 부족-정부 뒷짐에 ‘제 몫’ 못챙겨

    기름 유출에 따른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식이 아니라, 제대로 내고 제대로 보상받는 노하우를 외국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서울신문은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스페인·일본의 보상 사례를 현지 취재를 통해 짚어 보고,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런던 본사도 방문했다. #어민 이야기1. 직접 피해는 74% 보상받아 프랑스 뫼스케르에서 25년간 굴 양식업을 해 온 필립 알래르(56)는 해마다 홍합 60t과 굴 50t을 생산해 왔다. 지난 1999년 에리카호 침몰사고로 양식장이 폐쇄됐다.6개월간 생산된 굴과 홍합도 팔 수 없었다. 유출 기름이 암을 유발한다는 헛소문 때문이었다. 그는 굴양식 조합을 통해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에 제출할 보상 서류를 준비했다. 양식장의 홍합 생산량을 보여주는 소득 자료를 첨부했더니 청구액의 74%가 나왔다. #어민 이야기2. 청구액의 4%에 한숨짓다. IOPC 합의서를 받아든 김인수(61·가명)씨는 눈을 감았다.8년간의 싸움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김씨는 95년 7월 23일 씨프린스호가 태풍 ‘페이’를 피하려다 좌초돼 전남 여수시 소리도 앞바다가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을 때 ‘최악의 순간’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기름제거 과정과 피해액 감정으로 이어지는 지루한 줄다리기는 몇 년간 지속됐다. 양식하던 우럭·광어마저 유(油)처리제 영향으로 폐사했다. 김씨는 피해액 2299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감정기관과 법원을 거치면서 보상금은 93만원으로 줄었다. 자료가 부족해 양식업 생산량을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나마 씨프린스호 사고에서는 평균 보상률이 27%는 됐다.93년 제5금동호 기름유출 사고 때는 청구액 916억 7400만원 가운데 11.6%인 106억 3000만원만 나왔다.IOPC에는 연간 15만t 이상의 기름을 수송하는 전 세계의 석유회사가 해상수송량에 따라 분담금을 납부하고 있다.2006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연간 1억 1711만t을 수송, 총 수송량의 8.32%를 차지했다.IOPC 회원국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나라가 전체 피해보상액의 8.32%를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1위 일본은 18.27%로 수송량이 압도적으로 많고,2위 이탈리아(9.81%)부터 6위 프랑스(7.17%)까지는 엇비슷하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대표 에너지로 쓰는 터라 97년부터 꾸준히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분담금은 많이 내는데 보상금은 턱없이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객관적인 소득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어업 피해는 과거 생산량을 기초로 계산되는데 수산물을 사적으로 매매하는 우리 어민들은 공식 기록을 갖고 있지 않다. 수산업협동조합에 위탁판매하는 것보다 사적으로 매매하는 것이 평소엔 이윤이 많이 남지만, 사고만 터지면 땅을 치며 후회한다. 김석기 한국해사검정 대표는 “평소에 피해액 조사의 기초 자료가 될 만한 자료를 보관하면 신속하고 적정한 보상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우리 정부의 뒷짐 행정도 문제다. 정부는 기름유출 사건이 가해자가 존재하는 ‘민사책임’이라는 이유로 피해 주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태안 특별법’이 유일하다. 반면 프랑스 정부는 에리카호 사고에서 피해 주민이 IOPC에서 제대로 보상받도록 방제비 1억 7900만 유로(약 2800억원)를 포기했다. 덕분에 2003년 4월까지 피해자들은 사정 보상금 100%를 지급받았다. 나홋카호 사고에서 일본 법원은 ‘빅딜’을 성공시켰다. 보상한도를 웃도는 청구액을 두고 정부와 IOPC, 보험사는 얽히고 설킨 법정다툼을 벌였다.2002년 5월 도쿄 지방법원은 당사자들이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보험사가 한도액을 넘는 금액 중 30억엔(약 289억원)만 정부에 지급하라고 조정안을 내놓았다. 지루한 싸움에 지쳤던 보험사도 여기에 합의했다. 또 다른 이유는 피해자 쪽 감정인이 IOPC에서 외면받는다는 것이다. 김인현 부산대 교수는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가해자 쪽은 변호사와 감정인이 조직적·효율적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쪽은 경험이 부족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인정에 끌려 피해액을 한껏 높이기도 한다. 씨프린스호 사고 때 가해자 쪽은 피해액을 170억원으로 사정했지만, 피해자 쪽은 700억원으로 감정했다.IOPC도, 법원도 가해자 쪽 감정을 신뢰했다. 송해연 법무법인 세창 변호사는 “주먹구구식으로 피해를 산정하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 피해보상 성공 사례 국제협상력 높여야 ‘숨은 돈’ 찾는다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피해보상을 제대로 챙기려면 국제 협상력이 중요하다. 보상액을 결정하는 선주상호보험(P&I)과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피해액을 조사하는 국제유조선선주오염조사기구(ITOPF) 모두 국제기구이기 때문이다. 협상력이 뛰어나면 그만큼 피해 보상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한국 허베이 스피리트호 초기 지급률 60% 지난 3월12일 모나코에서 열린 제40회 IOPC 집행이사회 회의장. 월럼 오스터빈 사무국장이 태안 사고의 피해보상 초기 지급률을 60%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독일·영국·캐나다·노르웨이 대표단이 “지나치게 높은 지급률”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대형 사고에서 보상한도가 피해 평가액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IOPC의 관행이다. 스페인 프레지스트호 사고에서는 추정 피해의 15%로, 프랑스 에리카호 사고에서는 50%로 정했다. 때문에 오스터빈 국장의 제안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한국 대표단까지 정부의 방제비용을 맨 마지막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60% 지급률이 결정됐다. 숨은 공로자는 자원봉사자였다. 임기택 주영대사관 해무관(국토해양부 파견)은 태안 사고 직후 오스터빈 국장에게 사고현장 방문을 제안했다.17세 아들이 갑상선암으로 수술받은 상황이었지만 그는 기름유출 피해가 심각하다는 설명에 태안을 방문하기로 했다. 한국을 다녀온 오스터빈 국장은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검은 기름과 싸우는 자원봉사자들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솔라1호 소득자료 없어도 혜택 2006년 8월11일 필리핀 중부 기마라스 섬 남쪽에서 유조선 솔라1호가 기상 악화로 침몰하면서 기름 2000t이 바다로 쏟아졌다. 기마라스 섬 등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고 영세어민 2만여명이 생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문제는 소득을 증명할 자료가 없다는 것. 맨손으로 수산물을 채취해 먹을거리로 쓰거나 가까운 시장에 내다 팔며 살아온 탓이다. IOPC는 어업분야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해 수산물 종류와 월별 평균 어획량 등을 조사했다. 개인별 소득을 확인할 수 없지만 지역별 소득에는 상당히 접근했다. 이를 토대로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파악, 보상금을 배분했다. 피해를 신고한 2만 3774명 가운데 2만 2288명이 1억 7489만 3300페소(약 41억 8200만원)를 보상받았다. 소득 증명이 없는 영세 어민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성공적인 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나홋카호 자원봉사 보상금 지급 “유조선과 보험사,IOPC는 기름유출 사고의 방제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일본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이 감사합니다.” 일본 나홋카호 기름유출 사고 후 유조선 보험사 등은 2003년 3월 이같은 성명서를 일간신문과 잡지에 게재했다. 자원봉사단체가 사무실 임대료 등 300만엔(약 2895만원)을 보험사로부터 보상받으면서 보험사가 ‘감사의 글’을 발표하도록 합의했기 때문이다. 일본환경법률가연맹 가고하시 다카아키 변호사는 “보험사는 20만명의 자원봉사 관련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단언했지만 민사소송까지 내니까 마침내 화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수협중앙회는 사고 이후 어패류 판매가 부진하자 “친환경적인 방제로 어패류가 안전하다.”며 대대적인 광고활동을 벌였다. 중앙회의 연간 광고비 1100만엔(약 1억 615만원)을 훨씬 웃도는 4484만 5750엔(약 4억 3270만원)을 지출했고 IOPC는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합리적 조치라고 판단, 보상금을 지급했다.
  • 어린이 보험금 지급 1위는 질병 입원

    어린이보험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받는 가장 큰 사유는 질병에 따른 입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2006회계연도에 어린이보험금 지급 건수가 가장 많았던 보장 내역은 질병으로 인한 입원으로, 전체 보험사고 75만 1494건 가운데 39.6%인 29만 7732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상해의료비 18만 4179건(24.5%), 골절진단비 6만 2536건(8.3%), 화상진단비 1만 670건(1.4%), 타인의 신체·재물에 손해를 입힌 배상책임 1만 653건(1.4%), 식중독 입원비 9422건(1.3%) 등의 순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질병이 59.9%로, 상해 40.1%보다 많았다. 보상 방법별로는 실제 지급된 치료비만큼 보험금을 주는 실손형(58.4%)이 미리 정해진 액수만큼만 보험금을 주는 정액형(41.6%)보다 많았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과거 어린이보험이 골절이나 화상치료비 등을 보장했다면 최근에는 배상책임이나 유괴, 납치 위로금 등으로 다양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자동차 보험료 구형차↑ 신형차↓

    출고된 지 오래된 차는 자기차량 손해에 대한 보상이나 긴급출동 관련 보험료가 오른다. 차값이 1억원 이상인 고급차는 특별요율이 적용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해보험, 제일화재, 롯데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가 이날부터 보험료 체계를 조정한다. 연식에 따라 보험료가 내리기도 하는 만큼 보험에 들 때는 여러 보험사 견적을 비교해 봐야 한다. 보험개발원이 올해 새로 만든 차량 모델별 위험등급(총 11등급)도 5∼6월 반영된다. 롯데손보는 자기 차가 망가졌을 때 보상해 주는 자차 보험료를 연식 2년 이하 차는 평균 3.5% 내리고 9년 이상 차는 그만큼 올린다. 중간에 해당하는 차량은 이보다 적은 비율로 조정되며 연식 6∼7년 차량은 변동이 없다. 제일화재도 6월부터 3년 이하 차는 내리고 8년 이상 된 차는 올린다. LIG손보는 2006년 1월 이후 출시된 차는 보험료를 낮췄지만 그 이전에 나온 차는 모두 높였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중순부터 2년 이하 차는 1∼2% 내리고 7년 이상 된 차는 그만큼 올려받고 있다. 메리츠화재도 3년 이하 차는 낮추고 8년 이상 차는 올렸다. 배터리 충전이나 잠금 해제, 비상 급유, 긴급 견인 등을 해주는 긴급출동 서비스 보험료도 마찬가지다. 롯데손보는 5년 이하 차는 2% 내리고 그보다 노후된 차는 1.5∼2% 올린다. 제일화재도 5년이 넘은 차는 4월부터 올렸다. 일부 보험사는 1억원 이상 외제차 등 고가 차량에 대해 자차 보험료를 올려받는 특별요율을 신설했다. 값비싼 외제차 사고로 인한 보험금을 모든 가입자들이 분담하는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롯데손보는 1억원 이상 승용차 자차 보험료를 4% 올리고 차값이 비싸질수록 특별요율도 상승,10억원이 넘는 차는 100%가량 더 내게 된다. 제일화재도 1억원 이상 승용차,2억원 이상 승합차 등에 대해 특별요율을 도입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고객 개인정보 장사’ 파문] 경찰의 ‘불법’ 지적 무시

    업계 2위 유선통신업체인 하나로텔레콤의 고객 정보 불법이용 사건은 피해자 1081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옥션보다는 적은 600만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보 유출이 대부분 실수나 부주의, 대리점의 과욕으로 빚어졌지만 하나로텔레콤의 경우는 고의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회사차원 고의 개입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불구속 입건한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박병무(47) 전 대표이사와 전·현직 지사장 등 22명이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8500만여건이고, 이를 받은 텔레마케팅 업체는 1000여개지만 실제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텔레마케팅 업체에 개인정보를 배포하는 가설사설망(VPN)까지 구축하고 고객의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마구 활용했다. 본사와 지사, 계열사, 위탁업체 등 전국에 위치한 텔레마케팅 업체들은 본사로부터 제공받은 고객 개인정보를 이용해 고객들에게 하나로 인터넷, 하나TV, 하나폰,PC가이드 등의 가입을 권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23일 “하나로텔레콤의 계열사가 위탁한 텔레마케팅 업체는 파악이 가능하지만 위탁을 통해 구축되는 전략유통망 수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런 행위가 명백한 불법이라는 점을 하나로텔레콤에 설명했으나 회사 쪽은 정보 제공행위를 계속해 왔다고 전했다. 하나로텔레콤은 고객정보를 삭제하지 않고 활용했으며, 이 바람에 하나로텔레콤의 옛 고객들은 재가입 또는 신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스팸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통신위 직원들 ‘단속´ 미리 흘려 경찰은 또 다른 유명 통신업체도 가입자 정보를 카드회사나 보험사 등이 텔레마케팅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를 감독해야 할 옛 정보통신부와 통신위원회 직원들이 단속 정보를 미리 흘려준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한편 조신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마음은 매우 무겁지만 교훈으로 삼고 싶다.”면서 “검찰과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가면 억울한 부분에 대해 소명하고 수사에 협조하되 법적인 판단이 명확해지면 이에 따라 해당 고객에 대한 보상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건희 회장 떠난 삼성] 고강도 쇄신안, 양형 결정엔 큰 영향 없을 듯

    [이건희 회장 떠난 삼성] 고강도 쇄신안, 양형 결정엔 큰 영향 없을 듯

    ■ 삼성 전격 발표 3색 반응 (1) 충격 휩싸인 재계-경영 차질 생길까 우려 22일 발표된 삼성의 ‘경영쇄신안’에 대해 재계는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퇴진은 지금까지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공식논평을 통해 “삼성그룹의 쇄신안이 국민정서를 고려한 고뇌의 결단이라고 생각하며 (그 강도에 대해서는)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일사불란한 조직문화와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있어 ‘관리의 삼성’으로 불리던 삼성의 관리책임자(이 회장)가 사라진 이후 의사결정과 경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삼성이 국민으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기업의 투명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한 단계 진전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남아 있는 잘못된 관행과 의식을 바로잡는 중요한 전기(轉機)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삼성의 용단에 공감하며 앞으로 삼성이 대·중소기업간 동반자적 상생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으로서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시켜 국가경제 발전에 공헌한 이건희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대해 우려와 아픔을 같이 한다.”고 했다. SK 관계자는 “삼성의 쇄신책이 생각보다 강력하고 범위도 포괄적이다.”면서 “이번 조치가 삼성에 대한 국민의 염려, 반(反)삼성 정서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태균 김효섭기자 windsea@seoul.co.kr (2) 의견 갈린 정치권-결단 높게 평가 vs 눈가리고 아웅 정치권은 2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퇴진 등 삼성그룹의 경영쇄신안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삼성의 쇄신의지를 높이 평가한 반면, 자유선진당·민노당 등은 “일시적 눈가림”이라고 폄하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삼성이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며 “세계 초일류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더 큰 변화와 혁신으로 국민과 국가경제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만시지탄이지만 경영쇄신 의지를 확인한다.”며 “경영권 승계나 불법 로비의혹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여전히 남은 만큼 진정성 있고 실질적인 자기 쇄신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대변인은 “자칫 삼성에 쏠린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벗어나기 위한 일시적 기피 수단이거나 이미 기소된 삼성 가족들의 면피용 제스처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혹평했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번 쇄신안에는 암암리에 황제식 경영권 세습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공동상임대표는 서면브리핑에서 “이재용 전무는 백의종군(白衣從軍)이 아니라 백의퇴군(白衣退軍)해야 하며 삼성 비자금 사태의 재발을 막는 길은 삼성재벌 해체뿐”이라고 주장했다. 창조한국당 김지혜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그릇된 재벌문화가 성숙한 공동체문화로 거듭나고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건강한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종락 구동회기자 jrlee@seoul.co.kr (3) 향후 행보 주목하는 외신 “충격적… 대주주 영향력 여전할 것” |도쿄 박홍기특파원·서울 송한수기자|22일 발표된 삼성의 혁신안에 대해, 외신들은 특히 이건희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을 “충격적”이라며 중점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회장의 사임을 국제 뉴스로 자세히 다루면서 이 회장이 떠난 삼성에 관심을 보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회장에 대해 “1987년 취임,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카리스마적인 존재였다.”며 가족사까지 다뤄 눈길을 끌었다. 교도통신은 “불투명한 경영체질로 비판을 산 삼성이 경영체제 쇄신을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세금 스캔들에 대해 사과하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특히 재계의 말을 빌려 이 회장 등 최일선 경영진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의 영향력은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은 이른바 재벌로 불리는 한국의 거대기업은 나라를 전쟁의 잿더미에서 아시아 네번째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었으나, 최고 경영진을 둘러싼 온갖 의혹 속에서도 수년간 변화가 없다는 비난이 국민들 사이에 드셌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이 회장과 이재용 상무의 사임은 놀라운 결정이라고 전했다.AFP도 이 회장의 사퇴발표 기자회견이 드라마틱하게 이뤄졌다고 보도했다.BBC는 “이번 사태는 세계 초일류 기업인 삼성이 거듭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kpark@seoul.co.kr ■ ‘재벌 봐주기’ 꺼릴 가능성 높아 ●법원 판결에 변수될까 22일 삼성그룹이 발표한 경영쇄신안은 이건희 회장 퇴진 등의 내용을 담은 ‘고강도 대책’으로 평가되지만, 법원의 판단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법원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에게 건강상의 사유, 사회공헌기금 출연 등을 이유로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당연히 ‘재벌 봐주기’,‘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이 따랐다. 하지만 대법원이 지난 11일 정 회장에 대해 항소심이 선고한 사회봉사명령을 파기환송한 사례에서 보듯 최근에는 화이트칼라 범죄에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삼성 역시 쇄신안 발표로 면죄부를 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경(在京)지법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날 “삼성의 쇄신안 발표가 물론 양형에 유리한 인자로 작용하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양형에서는 범죄 성격이나 그 자체의 중대성이 관건”이라면서 “범죄를 저지른 뒤 반성한다고 봐주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배임액이나 조세포탈액 규모를 볼 때 아무리 죄를 뉘우친다고 해도 판단 본류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법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재판에 임하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의 빛을 보이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반성이 이 회장 등이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을 넘어설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판사는 “이번 쇄신안을 어떻게 평가할지, 판결에 반영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해당 재판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면서 “당장 내가 재판을 맡게 된다고 하더라도 판단이 쉽지 않을 만큼 어려운 문제”라며 섣부른 해석을 경계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은행진출 안하면 증권·보험으로 실질 금융업무 가능 ‘삼성은행’은 없다. 삼성그룹은 22일 발표한 그룹 쇄신안에서 이렇게 발표했다. 삼성으로서는 금융규제 완화로 제기됐던 우려를 감수하며 은행에 진출할 이유가 없게 된 셈이다.‘삼성은행’을 만들지 않겠다는 얘기다. 내년 시행될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삼성증권에서 소액지급결제가 가능하다. 삼성증권에 계좌가 있는 고객은 송금, 공과금 납부, 지로이체 등 은행에서 보던 업무를 증권사에서 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수년 동안 매매중개보다는 고객자산관리에 집중해왔다. 소액지급결제 허용으로 고객이 느끼는 편리함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클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고객예탁자산 기준으로 업계 1위다. 보험업계는 형평성 차원에서 보험사에도 소액지급결제를 허용해 달라는 입장이다. 올해 보험업법 개정도 예정돼 있고 소액지급결제는 검토과제로 올라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업계 1위이며 2위와의 격차도 크다. 경제개혁연대는 “비록 은행업에 진출하지 않는다 해도 실질적 은행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 계열사의 주요 주주다.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은 지난해 말 현재 27.59%다.36.87%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36.87%)에 이어 2대 주주다. 삼성화재 지분은 10.36%, 삼성증권 지분은 11.38%씩 소유해 각각 최대 주주다. 삼성전자 보유지분도 7.26%로 삼성계열사와 이건희 회장 일가를 통틀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보험지주사 설립 가능성을 점쳐왔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보유지분이 문제가 됐다. 금산분리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 5%를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됐다. 그러나 금융위는 비은행지주사가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제조업체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비은행자회사에 대해서 금융위는 현장검사 등을 통해 중요 내부거래를 통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삼성 특검’ 이후… 전문가 입장

    [경제현장 읽기] ‘삼성 특검’ 이후… 전문가 입장

    삼성의 불법 경영승계 등에 대한 특별검사팀(특검)의 발표를 계기로 삼성의 금융지주사 추진 여부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특검 발표에 따르면 삼성의 불법 경영승계 과정에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은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하는 등 금융사의 도덕적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정부의 금융·산업자본 분리 완화 방침으로 삼성이 금융계열사를 고리로 제조업체 등을 한데 묶는 금융(보험)지주사를 설립할 수는 있지만, 이번 특검 발표에서 적잖은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내부통제 강화는 물론 금융당국의 보다 철저한 감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삼성의 금융계열사를 그룹에서 분리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삼성의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투신운용 등이며, 삼성생명은 상장사인 삼성화재·카드·증권의 대주주다. 반면 삼성카드는 삼성 지배구조의 핵인 에버랜드 지분 25.64%를 소유,1대주주다. ●병주고 약준 특검 특검팀은 삼성화재가 계약자에게 줄 미지급보험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접대성 경비로 썼다는 입장이다. 미지급보험금이란 교통사고 피해자들에게 줄 차량 렌트 비용이나 사고로 차값이 떨어진 것을 보상하는 돈이며, 건당 3만∼5만원가량 된다. 특검이 밝힌 비자금 규모는 9억 8000만원이다.‘재무책임자가 부하들을 시켜 미지급보험금을 지점에 내려준 것처럼 장부를 조작했다.’는 발표는 보험사로서 삼성화재가 기본적 의무를 위반했음을 의미한다. 특검은 또 이건희 회장이 전·현직 임원 명의로 삼성생명 주식 16.2%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기존 보유지분 4.54%와 합치면 20.74%로 이 회장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이 상장되면 지분 19.34%를 가진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로 되는데 걸림돌이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 ●내부통제·금융감독당국은 어디 있었나 삼성화재 비자금 조성은 1999년부터였다. 당시 최고경영자는 이 회장과 친인척에 관계에 있는 이종기 대표이사 부회장이었고, 감사는 이석진 전 감사원 국장과 내부 출신의 석진홍씨 두명이었다. 이번에 기소된 황태선 현 사장은 당시 경영지원실장이었다. 당시 지배구조로 볼 때 황 사장의 단독 결정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2006년 손해보험사들에 대한 검사를 통해 2003년까지 미지급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했었다. 따라서 이번 특검 발표는 삼성화재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밝혀진 차명계좌 대부분은 삼성증권에서 개설됐다. 삼성증권도 내부통제나 금융당국의 감독이 소홀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사의 준법감시인은 “삼성화재나 삼성증권의 내부통제 담당 임직원들이 해당 사항을 몰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몰랐다면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고 알았다면 범법을 눈감아 준 셈이다. ●결국 경영진 의지가 중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현재 소유구조에서 각종 규제 장치를 마련한다고 해도 실제 작동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결국 제조와 금융을 분리하거나 제조업에 대한 이 회장 일가 소유 지분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노년기 재테크 이렇게

    노년기 재테크 이렇게

    나이가 들수록 돈 관리가 중요하다. 그런데 정보력이나 판단력은 뒤진다. 노년기의 재테크도 미리미리 점검해두자. ●남자 60세, 여자 55세면 ‘금융 노인’ 해당 연령이 넘으면 1인당 3000만원까지 ‘생계형 저축’을 들 수 있다. 이자소득세(세율 15.4%)가 전액 비과세다. 특별한 상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회사에서 상품에 가입할 때 생계형저축으로 해달라고 요구하면 된다. 모든 금융기관에 걸쳐 3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자녀로부터 생계비를 받는 계좌라면 이 계좌를 생계형저축으로 해두는 것도 좋다. 생계형저축의 장점은 다른 세금우대 상품과 달리 중도해지나 1년 미만 가입 시 세금을 뱉어낼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이율이 높으면서도 수시로 돈을 찾아쓰는 금융상품을 생계형 저축으로 들어두는 것이 좋다. 주식형 펀드는 주식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이미 적용되기 때문에 생계형 저축으로 해도 얻는 혜택은 미미하다. 생계형저축 한도가 다 찼다면 세금우대에 눈을 돌려보자. 세금우대는 1인당 2000만원이지만 해당 연령이 지난 노인에 한해서는 6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세율은 9.5%다. 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이 경우 1년 이상 가입을 해야 비과세 요건에 해당한다. ●연금상품 가입·역모기지로 생활비 확보 노후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다. 젊어서 연금 상품에 가입, 은퇴 이후 받는 방법과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역모기지를 이용해 생활비를 받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역모기지는 부부가 모두 65세가 넘어야 하고 1가구 1주택이며 집값이 6억원 미만이어야만 한다. 이전에는 대출금이 있으면 역모기지를 받을 수 없었으나 지난 3월부터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일시금을 받아 대출금을 상환한 뒤 나머지 돈으로 다달이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바뀌었다. 대신 대출금을 받았기 때문에 매달 받을 수 있는 돈은 줄어든다. 연금은 돈을 낼 때 소득공제를 받고 연금을 받을 때 연금소득세 5.5%를 내는 세제적격연금,10년 이상 가입한 뒤 연금을 받을 때 연금소득세를 면제받는 세제비적격연금 두 가지가 있다. 은행의 연금저축 또는 증권사의 연금신탁은 적격연금으로 매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10년간 납입해야 하고 5년 이상 연금형태로 받아야 한다. 수령시기도 만 55세 이후여야 한다. 중도 해지하면 기타소득세로 간주돼 세율 22%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내야 한다.5년,10년 등 정해진 기간에 한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사의 세제비적격연금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55세 이후로 확정되지는 않는다. 연금가입요건을 채우면 그 이전에도 가능하다. ●개인정보 보호에 신경을 요즘 들어 기승을 부리는 전화금융사기의 주 피해자가 노인층이다. 금융지식이 부족하거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대응이 다소 늦은 점을 악용한 것이다.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상책이다. 주거래은행을 정하고 쓰는 신용카드는 1∼2개로 줄이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이나 계좌이체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신청해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연스럽게 고객센터 번호와 친숙해지고 이상한 거래를 감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용카드사, 경찰 등이라며 사람이 바뀌면서 계속 전화가 오거나 쓰지도 않은 신용카드가 결제됐다거나 신청하지도 않은 신용카드가 신청됐다며 전화가 오면 일단 의심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가까운 은행이 어디냐며 현금지급결제기로 가라고 하면 100% 사기로 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계좌번호, 신용카드번호, 주민번호 등 금융거래에 필요한 정보는 누구에게도 넘겨줘서는 안 된다.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해당 금융사에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책꽂이]

    ●배꼽(문인수 지음, 창비 펴냄) 1985년 불혹을 넘긴 나이로 등단한 시인이 2년만에 내놓은 시집. 평범한 일상 소재를 모티프로 삼아 삶의 내면을 포착해냈다. 표제작 ‘배꼽’과 미당문학상을 수상한 ‘식당의자’ 등 모두 59편의 시가 실렸다.6000원.●보이지 않는 도시(에밀리 로살레스 지음, 정동섭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18세기 스페인 계몽군주인 카를로스 3세의 신도시 계획을 현재와 연결시켜 살핀 역사 소설.2005년 산 조르디문학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18세기 베니스·마드리드 등 유럽의 도시 건축물과 회화 속에 숨겨진 정치적 음모와 모험, 러브스토리를 생생하게 그려냈다.1만원.●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신달자 지음, 민음사 펴냄) 결혼생활에서 겪은 아픔과 절망 속에서 건져낸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산문집. 결혼 9년만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이 정신적ㆍ신체적으로 불편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들려준다.9500원.●공포의 제국(전2권,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김진준 옮김, 김영사 펴냄) ‘쥐라기 공원’‘스피어’ 등으로 유명한 작가의 신작 테크노 스릴러. 지구 온난화 위기의 허구를 파헤쳤다.‘환경’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무리들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한다.9800원.●스타일(백영옥 지음, 예담 펴냄) 2006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장편.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서른한 살 여기자를 주인공으로 패션잡지 제작자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펼친다.1만원.●의사 생태도감(이노우에 히로노부 지음, 오근영 옮김, 대교베텔스만 펴냄) 병원 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복잡미묘한 사건들을 다룬 장편소설. 보험사원 출신인 작가는 ‘부정입학’ 등 4편의 얘기를 통해 `가짜 환자´를 만드는 의사 등 의사들의 빗나간 사생활을 엿본다.9000원.●사랑을 막을 수는 없다(클레르 카스티용 지음, 윤미연 옮김, 문학동네 펴냄) 도발적 작품 성향으로 ‘악의 꽃’이라고 불리는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 표제작을 비롯해 ‘고공비행’‘쥐약’ 등 23편의 단편이 실렸다. 결코 낭만적이지 않은 현실 속의 사랑, 지극히 이기적이고 치졸한 사랑을 건조하고도 위트 있게 묘사했다.9500원.
  • [와이드 인터뷰] “건보공단 쪼개 분란 일으킬 생각 없다”

    [와이드 인터뷰] “건보공단 쪼개 분란 일으킬 생각 없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감명깊게 봤다. 장애가 있으면서도 계속 달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되고 싶다고 했다.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첫 국무위원이란 아픔을 겪었지만, 새 정부 첫 복지부 장관으로서 보건·복지·가족을 아우르는 화합형 정책을 꿈꾸고 있다.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등 뜨거운 감자를 떠안은 그는 “떠날 때만큼은 나눔문화를 확산시키고 기쁘게 가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사랑’‘이해’‘가족’ 등이 많이 오르내렸다. ●보건·복지·가족 아우르는 ‘화합´ 노려 ▶건강보험 개혁안은 언제쯤 구체화되나. -기존의 시스템을 유지하겠다. 건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절감을 꾀할 것이다. 의료정책은 의료산업화쪽에 집중할 것이다. 장애인·노인을 위한 의료기구 개발, 생명과학기술단지 조성, 연구개발(R&D)강화, 의료관광 활성화 등이다. ▶지역별로 건보를 분할하나. -절대 아니다. 쪼개서 분란을 일으킬 생각이 없다. 지금 시스템으로 가되,(지역별로) 성과 평가시스템을 만들겠다. 분리개념은 아니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시는데 안심해도 좋다. ▶민영의보가 활성화되면 보험사에 건보가입자 개인자료를 그대로 넘길 것이란 지적도 있다. -개별 자료는 절대로 내줄 수 없다. ▶기획재정부와 합의했나. -같은 공직자라도 일하는 자리에 따라 시각의 차이가 날 수 있다. 국민건강에 중심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부처간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대통령과 핫라인은 있나. -물리적인 해석보다 (장관의)소신과 열성을 봐달라. ●소외층 일자리 찾아주는 ‘능동 복지´ 꿈꿔 ▶김근태, 유시민 등 정치인 출신 장관은 이전 복지부의 좋은 바람막이가 됐다.(대통령과의 관계가) 돈독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은 합리적으로 일하는 분이다. 내게 거는 기대도 ‘소신껏 일하라.’는 것이다.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보다는 어떤 일을 제대로 수행해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다른 부처에서 국민연금을 활용한 신용불량자 구제나 민영의보 활성화 등 다소 정제가 덜된 정책을 발표해 혼선을 빚었는데. -보건복지 정책만큼은 주도적으로 펴나간다. 민영의보 연구는 다양한 기관에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현재 복지부 내에도 건보의 재정안정화, 국민건강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일하고 있다. 대통령은 “소신을 갖고 집행하라.”고 하셨다.(건보정책)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민영의보 활성화나 의료 양극화는 없다고 봐도 되나. -TF에서 연구하는 팀이 따로 있다.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과거와 앞으로의 행정 차이는 ‘투명성’이다. 어떤 정책이든 국민참여가 우선 보장될 것이다. ▶복지부TF에 대해 설명해 달라. -목적이 모두 다르다. 주요 정책·공약 수행을 TF가 주도한다. 앞으로 부처간 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대통령도 “장관이기 이전에 국무위원”이라고 하셨다. ▶새 정부의 ‘능동적 복지’는 장관 작품인가. -입안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소외된 국민도 가족구성원이란 생각을 갖고 도와야 한다. 책임지고 보호하되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겐 일자리를 줘야 한다. 단순한 소득보장이 아닌 자아실현의 문제다. ●복지예산 OECD의 3분의1 수준…대폭 늘려야 ▶새 정부는 과거 10년을 좌파정권으로 규정지었다. 복지정책에서 차별성이 있다면. -과거 정책보다 ‘업그레이드’한다고 이해해 달라. 이전 ‘보편적 복지’에 ‘일하는 복지’를 더했다.1998년 복지부 예산이 3조원이었는데 지난해 12조원으로 4배나 늘었다. 과연 국민의 만족도도 4배로 커졌는지 의문이다. 내실을 갖자는 것이다. ▶예산문제 탓인지 대선·인수위·업무보고를 거치며 새 정부 복지정책이 달라지고 있다. -근본 취지는 달라진 게 없다. 다만 각 부처에 분산된 복지예산을 통합하고 전달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겠다. ▶적정한 복지예산은. -학자로서 ‘적정선’이란 개념은 통용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가야 한다. 지금 우리는 OECD의 3분의1 수준이다. ▶최근 산하공단 이사장이 나가면서 독설을 내뱉었다. 앞으로 공단인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산하단체는 나름의 사명을 갖고 있어 전문가가 맡는 것이 옳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가 산하단체의 장으로 내려온다면. -난 정치는 잘 모른다. 소신대로 행동하겠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금융산업 발전방향 금융위서 결정할것”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2일 “금융산업 발전 방향의 주도권은 금융위가 갖는다.”면서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메가뱅크안은 아이디어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 상견례를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메가뱅크 안을 포함해서 이달 중 다양한 안을 검토해서 최종 결과를 결정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가 결정한 안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CEO 간담회에서는 “산업은행 민영화에 대한 정부의 기본 방향은 금융공기업 민영화를 빨리 추진하는 것”이라고 언급, 금융위의 기존 개별 은행 매각 방안이 유력함을 시사했다. 이어 “일부 의견이 있지만 산업은행 민영화는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우리금융, 산은·기은·대우증권 인수? 왜 그런 얘길 했는지…”

    “우리금융, 산은·기은·대우증권 인수? 왜 그런 얘길 했는지…”

    2일 이른 아침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험사 최고경영자들과의 상견례에 참석한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행사가 끝난 뒤 취재차 온 기자들에게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했다. 우리금융지주, 산업·기업은행을 합쳐서 메가뱅크를 만드는 안에 대한 언론 보도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러나 몇번의 망설임과 주위의 만류로 자리를 떠났다.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전 위원장을 동행해 기자는 몇가지를 물어봤다. ‘메가뱅크’에 대한 질문에 전 위원장은 금융정책 입안의 중심은 금융위라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메가뱅크 안을 두고 기획재정부와 헤게모니 싸움이네 하지만 금융산업 발전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금융위이며 그것이 현재의 금융위를 만든 까닭”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재정부의 메가뱅크 안이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나와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그 자리에서 다른 부처에서 혹시 다른 안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는 열린 자세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부는 공공기관 민영화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한 것이고 산은 민영화에 대해서는 다른 부처도 의견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강 장관이 재정부 입장에서 발언을 할 수밖에 없다며 위원장의 양해를 구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이 산업·기업은행과 대우증권을 인수해 키우는 방안을 정부에 제의했다는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이어 “매킨지의 컨설팅을 받았다고 하는데 재정부도 매킨지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메가뱅크 안보다, 그런 보고서를 여기저기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기삿거리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메가뱅크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은 언론이 있는데 그 언론이 감을 잘 잡은 것”이라며 메가뱅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다시 강조했다. 관료들과의 협조 여부에 대해서 “나도 공무원, 관료”라고 응수했다. 이어 “그러나 (예전의 관료 스타일에) 물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갑·을 관계가 바뀌니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갑·을 관계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고 나는 그 용어에 매우 부정적”이라면서 “갑·을은 없고 우리만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공무원을 장악 대상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공공의 목적을 향해 함께 뛰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장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카리스마는 주어진 제도에서 찾는 것이 아니고 지향하는 바가 앞서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취임 이후 한달이 조금 안 됐지만 몸무게가 2㎏ 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식구(금융위 직원)들이 열심해 해서 크게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데스크시각] 의료관광, 언제까지 잠만 잘 건가/손원천 미래생활부 차장

    [데스크시각] 의료관광, 언제까지 잠만 잘 건가/손원천 미래생활부 차장

    생소한 관광분야인 의료관광이 요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외국은 의료와 관광이 합쳐져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최고의 의료진을 갖고 있으면서도 잘 안되고 있다.”고 지적한 이후부터다. 의료관광은 의료 서비스와 휴양 등 관광활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관광산업이다. 관광객의 체류기간이 길고 체류비용 또한 높아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하나로 꼽힌다. 환자와 가족이 함께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항공이나 호텔, 쇼핑 등 관광산업 여러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 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의료관광에 일찍 눈을 뜬 싱가포르의 경우 2005년 5억 4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같은 해 태국은 8억 9000만달러를 챙겼다. 해마다 적자행진을 거듭하는 우리 관광산업 입장에서 보자면 ‘블루오션’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의료관광의 현황은 어떤가. 동남아 의료관광의 허브를 자처하고 있는 태국, 싱가포르 등은 우리를 ‘잠자는 용’이라 부른다고 한다. 세계적 수준의 의료시설과 의료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료비 등 성장잠재력은 충분하나,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여러 원인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의료법 조항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은다. 의료분야에 관광산업이 끼어들 소지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 아래에서는 해외환자에 대해 병원이 어떤 식으로든 유치활동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법 개정이 이루어지면 국내 병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외국인 환자를 끌어들여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낡은 법령을 서둘러 손질할 이유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해 이 조항에 대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제대로 논의도 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될 처지다. 복지부에서 하반기 통과를 목표로 해외 환자에게 예외 규정을 두는 특별법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국내 유수한 병원들의 해외환자 수용태세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의 병원인증기관인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인증서의 경우가 단적인 예. 의료관광객들이 병원에 대한 신뢰의 척도로 여기는 이 인증서를 받은 병원이 국내엔 세브란스 병원밖에 없다. 태국의 8∼9개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다. 인증서를 못 받았다기보다 받을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보건산업진흥원의 이영호 해외마케팅 지원팀장은 “이윤이 높은 해외 환자들의 유치뿐 아니라, 국내 병원들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도 JCI인증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미국 주요 의료보험 가입 환자들이 외국병원에서 보험혜택을 받으며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미국 환자들의 해외 의료관광이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미국 보험사들이 해외 병원과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주요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것이 JCI인증서이고 보면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인증서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밖에 외국 환자를 상대로 의료관광을 실제 진행할 코디네이터 등 우수 인력 양성도 시급한 과제다. 마침 11월에 국제의료관광콘퍼런스(IMTC)가 서울에서 열린다. 대표적인 의료관광 관련 국제행사로 한국의 우수한 의료서비스 수준을 해외에 알릴 좋은 기회다. 이번 행사를 유치한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관광공사는 물론, 관련 기관들이 합심해 경쟁력 우위 확보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좋은 여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잠만 자는 용’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손원천 미래생활부 차장
  • 화재보험 상습수령자 통합관리

    국보 1호 숭례문 화재참사 50일을 맞아 소방당국이 대대적인 ‘방화 단속’에 나선다. 최근 들어 숭례문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사회 불만에 대한 ‘묻지마식’ 방화는 물론 보험금을 노린 ‘사기형’ 방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31일 화재보험 상습수령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인 방화 예방대책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발생한 방화 건수는 연평균 3065건. 매년 5.5%씩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만 3월 말까지 1205건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2.7%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갈수록 지능화되는 화재보험 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소방·금융감독원·보험사 등과 중앙특별조사반을 구성하고, 지역별 소방·보험 등 방화조사 전문인력풀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연쇄 방화 등 방화다발지역은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금감원과 협의해 화재보험 상습수령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합·관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상습수령자에 대한 자료가 보험사 등과 연계되지 않아 예방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화재 원인의 단서를 초기에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화재를 노리는 상습 화재범들은 가족들의 보험을 이용해 타보험사에 가입하기도 한다.”면서 “민간 전문인력과 협조체제를 갖춰 유사시 현장으로 기동팀을 보내는 등 화재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달 중 문화재 전문가와 소방기술위원 등 전문가 합동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문화재별 ‘맞춤형’ 화재대응 매뉴얼을 개발하고, 소방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문화재 화재 건수는 6건. 반면 올해 들어서는 3개월 만에 벌써 3건이나 발생해 소방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이밖에 시·도 합동토론회를 개최해 석유감지기 등 전문장비를 활용하는 화재진압 기법을 공유하고, 설계도면 등을 활용한 현장훈련 등도 실시할 예정이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새달 보험료 얼마나 싸질까

    ‘보험료 인하 여부, 꼼꼼히 따져보세요.´ 다음달 1일부터 상당수 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올리기로 하면서 장기보장성 보험의 보험료가 소폭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의 보험료로 채권 등에 투자하는데 따른 기대 수익이다. 보험료가 이를 반영해 책정되기 때문에 예정이율이 올라가면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싸진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대한·교보생명 등 이른바 생명보험업계 ‘빅3’가 예정이율을 올리기로 한데 이어 일부 보험사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4월부터 1년간 적용될 예정이율을 3.75%에서 0.25%포인트 올려 4.0%로 결정했다. 대한·교보생명은 4.0%에서 4.25%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오르면 종신보험의 보험료는 5∼10% 떨어진다. 금호생명은 ‘스탠바이 유니버설 CI보험’과 ‘베스트 유니버설 종신보험’ 등 2개 상품의 예정이율을 3.75%에서 4.0%로 올리면서 해당 보험료가 4∼8% 떨어질 예정이다. 동양생명도 ‘수호천사 프리스타일 종신보험’,‘수호천사 프리스타일 CI보험’ 2개 상품의 예정이율을 똑같이 조정해 보험료를 4∼8% 인하할 예정이다. 녹십자생명도 ‘유니버설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3.75%에서 4.0%로 올려 보험료가 3∼5% 싸진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업계도 예정이율을 올리고 있다.LIG손해보험과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이 예정이율을 0.25%포인트씩 올리기로 했고, 그린화재는 15년 이하 상품은 예정이율을 4.25%로 유지하되 15년 초과 상품은 3.75%에서 4.0%로 올리기로 했다. 보험료가 낮아지는 대상은 종신보험과 치명적질병(CI)보험 등 장기보장성 보험 상품이다. 그러나 암 관련 보험은 보장 범위가 넓어지면서 보험료가 오를 수 있고, 위험률(질병, 상해 등의 발생 확률)도 함께 조정되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 여부는 상품별 또는 보장 내역별로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美 의료보험을 까발리다

    美 의료보험을 까발리다

    약지와 중지가 잘려나갔다. 중지를 붙이는 데 6만달러, 약지를 붙이는 데 1만 2000달러가 든다. 당신의 선택은 뭔가. 릭은 약지를 택했다. 왜냐. 그게 더 싸게 먹히니까. 릭의 아내는 울먹이고야 만다.“사람의 몸에 돈을 매기다니요….” 마이클 무어(54) 감독의 신작 ‘식코’(Sicko·새달 3일 개봉)는 이렇게 시작한다.‘볼링 포 콜럼바인’에서는 교내 총기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까발리고,‘화씨 9/11’에서는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에 화살을 날린 감독의 전적(?)을 보면 이번 영화도 만만치 않을 거란 짐작이 든다. 이번에 마이클 무어가 저승사자를 자처한 주제는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체계다. 감독은 자신의 홈페이지(MICHAEALMOORE.COM)에서 의료보험의 피해를 입은 사람의 메일을 공개적으로 받았다. 메일은 무서운 속도로 답지했다.24시간만에 3700건, 일주일만에 2만 5000건의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왔다. 감독은 일갈한다.“안 아프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 매년 1만 8000명의 미국인은 죽을 테니까.” 실제로 연간 의료보험 지출이 2조달러인 미국에서 보험이 없어 1만 8000명이 죽어나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맘대로 되나. 엄마는 딸을 눈앞에서 잃고, 아내는 남편의 죽음을 속수무책으로 맞는다. 병원비를 못 내는 환자들은 쓰레기처럼 길가에 버려진다. 보험에 가입된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배후에는 ‘목숨 놓고 돈 먹기’에 바쁜 민간 보험사들이 있다. 이들의 뒤를 닦아주며 자기 배 채우기 바쁜 의회도 있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면 바로 ‘빨갱이’ 취급받는 곳이 바로 아, 그 이름도 찬란한 민주주의의 나라 아메리카다. 그런데 이 감독, 그 와중에도 웃기는 재주 있다. 장엄한 ‘스타워스’ 배경음악과 함께 A부터 Z까지 보험 부적격 질환을 나열하는가 하면, 영부인 시절 전국민 의료보험제를 외치던 힐러리를 ‘섹시∼’하다며 추앙한다. 킬킬거리다가도 ‘제도’ 때문에 삶이 산산조각난 사람들을 내세워 웃음기를 싹 가시게 하는 재주도 있다. 내부 고발자들은 평범한 미국인들의 눈물에 확신을 더한다. 보험 판매원은 말한다.“부적격 통보할 때마다 마음이 아파 일부러 전화를 못되게 받아요.” 보험사의 의학 심사위원인 리나 피노는 내부 고발로 양심 선언을 했다.“환자를 죽이고 불구로 만드는 더러운 제도를 고발합니다.” 환자도 모르는 병력을 찾아내는 기업해결사는 말한다.“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거죠. 모든 것은 이윤 극대화 때문이에요.” 그들은 하나같이 ‘참 못할 짓’이었다고 토로한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쿠바까지 쫓아다닌 감독. 끈덕진 취재로 사례만 200여개를 채집한. 그의 말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답은 요원하다.“환자를 대하는 더 좋은 제도가 있고 서로에게 더 잘할 수 있는데, 우리는 뭐가 잘못 돼서 그렇게 못하는 걸까.” 그리고 이건 이제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그래서 ‘식코’의 예고편은 ‘will be soon’(곧 개봉)이라고 말하지 않는다.‘get well soon’(곧 쾌차하시길)이라고 말한다. 정말이지 모두들 더 좋은 제도 아래에서 쾌차하시기를.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DMC 산업센터 입주기관 모집

    서울시는 다음달 2일까지 마포구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 단지에 만들어지는 DMC첨단산업센터에 입주할 지원시설·기관을 모집한다고 26일 밝혔다. 모집 대상은 세무·회계사무소, 특허·법률사무소, 경영컨설팅사, 무역컨설팅사, 보험사, 증권사, 벤처캐피탈사 등 중소·벤처기업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과 정부투자·재투자·출연기관 및 비영리법인 등이다. 시 관계자는 “DMC단지 내에는 대학과 기업 연구소, 언론사, 전문유통사 등이 다양하게 입주돼 있어 연구개발·생산·공급유통 등에서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6호선 수색역과 연결돼 있고, 앞으로 인천국제공항과 2호선 홍대입구역 등 시내 주요 전철노선들과 이어질 예정이라 최상의 입지여건을 갖출 전망이다. DMC산학협력연구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127-270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택지개발지구 E3-2 산학협력연구센터 첨단산업센터운영팀)으로 접수하면 된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 홈페이지(sba.seoul.kr)에서 신청 접수할 수 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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