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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016년과 이듬해 납부 소득세가 88만원씩” 충격

    “트럼프 2016년과 이듬해 납부 소득세가 88만원씩” 충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과 취임 첫 해인 이듬해 낸 연방소득세가 모두 1500달러(약 176만원)에 그치고 10년 동안은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냈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27일(이하 현지시간) 폭로했다. 당연히 당사자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29일 오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텔레비전 대선 1차 토론을 앞두고 대단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NYT는 1997년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20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소득세 환급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그가 2016년과 2017년 연방소득세를 각각 750달러(약 88만원)씩만 납부했다고 27일 폭로했다. 하지만 두 해 동안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 있는 골프클럽 등 해외 사업체에서 송금 받은 돈은 7300만달러(약 857억원)에 이르렀다. 2017년 인도와 필리핀에 각각 14만 5400달러(약 1억 7000만원)와 15만 6824달러(약 1억 8400만원)를 세금으로 내 미국에서 750달러를 납부한 것과 대비를 이뤘다고 NYT는 꼬집었다. 또 앞쪽의 15년(1997~2012년) 중에 10년은 수입보다 나간 돈이 많다고 신고해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운영하는 기업들이 적자를 신고해 그가 셀러브리티로서 벌어들인 수백만 달러에 대한 과세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했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와 각종 라이센싱·홍보 계약으로 2018년까지 4억 2740만달러(약 5022억원)를 벌었다. 또 두 채의 건물에 투자해 1억 7650만달러(약 2074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 정도 수익과 미국에서 재산 상위 1%에 적용되는 세율만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1억달러(약 1175억원)의 소득세를 내야 했다는 것이 신문의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 초반 사업 실패로 약 10억달러(약 1조 1750억원)의 손실을 봤는데 이것을 2005년까지 세금을 공제받는 데 써먹었다. NYT는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센스·홍보계약으로 1억 2000만달러(약 1409억원) 순이익을 거뒀고, 이에 부과되는 세금을 상쇄할 이전 시기 손실이 없어서 생애 처음 총 710만달러(약 823억원)의 연방소득세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 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냈던 연방소득세에 273만달러(약 32억원)가량의 이자까지 쳐서 돌려달라고 지난 1월 국세청(IRS)에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NYT는 2008년과 2009년 트럼프 대통령 소유 기업에서 총 14억달러(약 1조 643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신고한 것을 근거로 삼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과 전용기, 머리 손질 등에 사용한 개인 비용을 사업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줄였다고도 지적했다.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는 동안 머리 손질에 7만여달러(약 8천211만원)를 쓴 것으로 처리돼 있었다는 것이다. 또 딸 이방카의 미용에 지출한 것으로 기록된 금액은 최소 9만 5464달러(약 1억 1198만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 설명 없이 “세금을 냈다”면서 관련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 측도 NYT 보도와 관련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사실이 부정확해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여년간 연방정부에 개인세금 수천만 달러를 납부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NYT는 트럼프 그룹이 ‘개인세금’이란 용어를 쓴 점에 주목하며 “개인세금에는 소득세와 함께 사회보장연금·건강보험금 등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평범한 직장인보다 뉴욕의 트럼프 타워 등을 소유한 트럼프 대통령이 더 적은 세금을 납부했다는 것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750달러씩의 세금을 냈을 때 나는 바텐더로서 연간 수천 달러의 세금을 냈다”며 “그는 웨이트리스와 불법 이민자보다 덜 (미국 사회에) 기여했다”고 비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자전거 사고로 실명됐어요” 이미 6년 전 시력 잃어

    “자전거 사고로 실명됐어요” 이미 6년 전 시력 잃어

    보험 가입 6년 전 이미 시력 잃어보험사기 70대 항소 기각 자전거 사고로 실명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내려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70대에 대해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27일 광주지법 제3형사부(항소부·재판장 장용기 부장판사)는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7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2011년 5월 분쇄기 날에 안구를 맞는 산업재해 사고로 후유증을 앓다 오른쪽 눈이 실명에 이르렀다. 장애 1급 판정으로 장해 급여 4600여만 원도 지급 받았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보험 가입 일주일 만인 2017년 4월 3일 전남 한 지역서 자전거를 끌다 넘어져 손잡이에 눈 부위를 맞아 시력을 잃었다고 속여 보험사로부터 1750만원을 타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병원 진료 기록상 A씨의 오른쪽 눈은 이미 보이지 않는 상태였고, 수술을 필요로 했다. A씨는 보험 계약 체결 과정에 ‘눈에 장애가 없다’고 답변했다”며 “장애를 숨기고 보험에 가입한 다음, 마치 새로운 사고로 눈을 다친 것처럼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기 범행은 사회적 해악이 큰 만큼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결혼식 두달 전…흔적조차 사라진 변호사

    ‘그것이 알고싶다’ 결혼식 두달 전…흔적조차 사라진 변호사

    지난 2004년 7월 29일, 이종운 변호사는 휴가를 이틀 앞두고 사라졌다. 평소와 다름없이 사무실에 출근한 그였으나 퇴근 후부터 지금까지 실종상태로 남아있다. 결혼을 두 달 앞둔 예비신랑이었다. 얼마 후 이 변호사의 약혼녀 최 씨에게는 ‘다른 여자가 생겼다. 집 나간 것 중언부언하지 말고 헤어지자’는 내용의 전화와 자필의 팩스가 도착했다. 이에 해당 사건은 단순 가출로 내사 종결됐다. 27일 ‘이종운 변호사 실종사건’이 재조명됐다. 앞서 26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6년 전 이종운 변호사 실종사건을 파헤쳤다. 약혼녀 최 씨 역시 이 변호사가 무리하게 혼수를 요구해 갈등을 빚었고 자신과의 결혼을 회피해왔다며 실종이 아닌 가출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최 씨의 주장과는 반대로 이종운 변호사가 약혼녀 측에게 약 1억 2천만 원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신혼집으로 살 집 역시 최 씨에게 소유권 이전돼있었다. 이 변호사는 약혼녀와 첫 연애를 한 후 호화로운 약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결혼식 날짜를 잡았으나 결혼 전 건강검진 결과 종양 발견으로 한 차례 미뤘다. 이 변호사의 형수는 “‘(최 씨가) 사랑해서 결혼하는 줄 알았더니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럼 헤어지라고 했더니 ‘근데 혼인신고가 돼있다’고 했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두 달 앞두고 이미 법적으로 부부였다. 이 변호사는 두 차례 연기된 결혼식을 두 달 앞두고 사라져버렸다. 실종 전 돈 찾은 사람, 이 변호사가 아니었다 지문 감식 결과 이 변호사 계좌에 돈을 찾은 사람은 새로운 인물 오 씨로 밝혀졌다. 오 씨는 “2009년 일자리를 찾는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고 이력서를 올렸는데 역할 대행으로 연락이 왔다. (최 씨가) 남편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남편이 지금 병원에 있는데 돈이 좀 필요하니까 남편 대행을 해달라’ 그런 말을 울면서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알고 보니 최 씨는 오 씨를 대행해 이 변호사 보험수익자를 자신으로 변경하고 돈을 인출하는가 하면, 은행에서 7000만 원을 대출받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치 이 변호사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안다는 듯한 수상한 행적이었다. 당시 형사는 “최 씨가 이 변호사 실종 이틀 후 과도하게 돈을 썼다.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800만원 가량의 명품백을 사고 이 변호사의 차도 팔았다. 보험은 이 변호사 앞으로 들어놓고 수익자는 최 씨였다. 그게 수사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보험금을 받게 될 경우, 총 수령액은 무려 1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헤어지자” 자필 팩스, 알고보니 최 씨 자작극 경찰은 최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던 중 뜻밖의 단서를 발견했다. 이 변호사가 실종 후 보냈다는 자필 팩스는 알고 보니 최 씨의 자작극이었다. 이 변호사 수첩 속 글자를 조합해 팩스를 보낸 것. 당시 최 씨는 경찰조사에서 “(이 변호사가) 나타나지 않아 가족들을 골탕 먹이고 싶었다. 다시 돌아오더라도 결혼은 힘들것 같아 위자료라도 받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이 변호사의 신분증, 여권, 차 키를 갖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집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혼인신고서에 적힌 연락처도 이 변호사의 것이 아니었다. 이 변호사가 실종된 후 답답한 마음에 이 변호사의 오피스텔을 찾아간 가족. 하지만 오피스텔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새로운 거주자는 “최 씨 남편을 며칠 전에도 봤다”며 이 변호사 사진을 보여주자 “이렇게 안 생겼다. 덩치도 크고 키도 컸다”고 말했다. 최 씨가 다른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혼인신고서에 적힌 연락처는 최 씨의 동거인 김 씨였다.수상한 부분은 또 있었다. 실종 10개월 후, 이 변호사 가족들은 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남산1호터널 요금소 CCTV를 찾아냈다. CCTV 속에는 이 변호사로 추정되는 남자가 조수석에 앉아있고 인물을 특정할 수 없는 한 여성이 타고 있었다. CCTV에 찍힌 차량 역시 최 씨의 동거인 김 씨 소유였다. 김 씨는 “이 변호사를 전혀 알지 못한다. (해당 사건을) 더 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다.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사진 분석 전문가는 “재킷, 와이셔츠의 형태를 비교했을 때 (이 변호사와 CCTV 속 남성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CCTV 사진 속 운전자는 최 씨와 키가 비슷하다고 추측했다. 범죄심리전문가 표창원은 “실종 시점 인근 가까운 곳에서 CCTV가 찍혔다고 하면 명백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김 씨) 차량에 동승한 이후 실종이 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보험사기 논란/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보험사기 논란/전경하 논설위원

    전라남도 여수시 남면의 한 섬은 그 모양이 자라 모양 같아 ‘금오도’(金鰲島)라고 부른다. ‘금빛 자라’라는 뜻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이 섬은 2012년 육지와의 연결을 거부한다고 결정했다. 당시 여수시가 여수세계박람회에 맞춰 관광산업 개발, 교통여건 개선 등을 위해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19개의 ‘다리 박물관’ 사업을 했는데 금오도는 섬으로 남기로 했다. 대신 남쪽의 섬 안도와 다리를 놓았다. 이 결정이 관광지로서 금오도의 매력을 더욱 높였다. 육지와의 연결점은 섬 북쪽에 위치한 두 개의 선착장이다. 이 선착장이 요즘 불미스러운 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여수 금오도 사건’이다. 2018년의 마지막 날 혼인신고를 한 지 한 달도 안 된 중년의 재혼 부부가 새해 해돋이를 보러 갔는데 아내가 선착장 근처에서 익사했다. 선착장에서 후진하던 남편이 난간을 들이받고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기어를 중립에 놓고 내린 사이 차가 바다로 추락했다. 사고 직전 아내 명의로 보험금 17억원 상당의 보험이 가입됐고 수익자가 아내에서 남편으로 바뀐 점 등을 들어 해경과 검찰은 ‘자동차 추락 사고로 위장했다’고 판단했고, 지난해 7월 1심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은 현장 검증 당시 지면이 기울어져 있어 기어가 중립인 상태에서도 차 내부 움직임에 차가 바다 쪽으로 움직인 점 등을 들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어제 “고의적 범행으로 보기에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고 고의적 범행이 아닐 여지를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면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며 보험사기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이 무죄로 선고한 보험사기 의혹 중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 사건’이다. 50대 남성이 2014년 8월 새벽에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근처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있던 캄보디아 출신 임신 7개월의 24세 아내가 아이와 함께 숨졌다. 아내 앞으로 90억원 상당의 보험금이 가입돼 있는 점, 아내 혈흔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부검하지 않고 서둘러 화장한 점 등으로 보험사기로 의심됐지만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였다. 2017년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뒤 지난 8월 10일 대전고법에서 교통사고특례법의 치사죄만 적용돼 금고 2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달 재상고했고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대법원 재심에서 공정한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죄가 맞다면 배우자가 죽었는데도 보험사기 의혹으로 수사와 재판까지 고난을 겪은 것이다. 그렇다고 의혹을 덮고 갈 수는 없는 일. 대법의 판결이 옳았기를 바랄 뿐이다.
  • 대법 “의심 가지만… 명백한 증거 없어” 17억 보험금 걸린 ‘금오도 사건’ 무죄

    대법 “의심 가지만… 명백한 증거 없어” 17억 보험금 걸린 ‘금오도 사건’ 무죄

    사고위장 아내 살인 의혹… 최종 판결“여기 차가 가라앉아요, 문도 안 열려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물이) 목까지 올라왔어요…아, 저 잠겨요.” 2018년 12월 31일 밤 10시 56분. 전남 여수 지역의 119에 다급한 목소리의 구조 요청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의 목소리는 4분여 만에 끊겼고, 결국 여수 금오도 선착장 인근 바다에서 침수된 차량과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여수해경은 단순 차량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숨진 A(당시 47세)씨의 남편 B(50)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 등은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B씨가 단골식당에서 알게 된 종업원 A씨와 가까워진 뒤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봤다. 당시 B씨는 1억원이 넘는 빚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한 데다 전처와 낳은 세 자녀에게 매달 200만원 가까운 생활비를 보내야 했다. B씨는 유부녀인 A씨가 남편과 별거하려는 사실을 알고 원룸 보증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A씨는 12월 초 이혼신고를 마치고 4일 뒤 B씨와 혼인신고를 하면서 부부가 됐다. B씨는 A씨와 교제를 시작한 직후 A씨 명의로 5건의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사망 시 최대 12억 50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혼인신고 이튿날에는 자신의 자동차보험에 최대 5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손해보장 확대 특약 등까지 가입했다. 앞서 가입한 아내 명의 보험의 수익자는 자신 명의로 변경했다. B씨의 차량 사고로 아내가 사망하면 최대 17억 5000만원을 B씨가 수령하는 셈이다. 이런 조건을 완성한 B씨는 31일 오후 “해돋이를 보러 가자”며 아내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금오도의 선착장으로 향했다. 날이 저물자 선착장 경사로에서 후진하던 B씨는 난간을 들이받고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다. B씨는 차량 변속기를 중립(N)에 놓고 차량에서 빠져나왔고, 경사로에 있던 차량은 A씨를 태운 채 바다로 굴러 내려갔다.1심은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 맞다고 보고 남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과 달리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으로 판단하고 금고 3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24일 원심을 확정했다. 아내가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까지의 정황이 남편의 살인으로 의심되더라도,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무죄로 봐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엄격한 원칙에 따른 결과였다. 대법원은 9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으로 관심을 끌었던 ‘캄보디아 만삭 아내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범행 동기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2017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A씨가 사건 2개월 전 남편의 권유로 보험 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사고 당시 기어가 중립 상태에 있었다는 점 등 의심스러운 사정은 있다”면서도 “남편이 승용차를 뒤에서 밀어 바다로 추락시켰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직접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금오도 아내 사망사건’ 17억 보험금, 남편이 수령할까

    ‘금오도 아내 사망사건’ 17억 보험금, 남편이 수령할까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탄 차를 바다에 빠지게 만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이 무죄를 확정받았지만 문제의 보험금은 곧바로 지급되지 않을 전망이다.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사건’처럼 보험금 지급 여부는 민사재판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자동차매몰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A(52)씨의 상고심에서 살인 혐의는 무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는 금고 3년을 선고한 원심을 24일 확정했다. 법원 “의심스러운 사정 있지만 무죄 가능성 배제 못해” 일명 ‘금오도 아내 사망사건’으로 불리는 사고는 지난해 2018년 12월의 마지막 날 밤에 발생했다. 오후 10시쯤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A씨는 아내 B(사망 당시 47세)씨와 함께 타고 있던 제네시스 승용차를 후진하다가 추락방지용 난간을 들이받았다.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A씨는 차량변속기를 중립(N)에 놓고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고, 경사로에 있던 차량은 아내를 태운 상태로 바다에 빠졌다. 검찰은 A씨가 일부러 변속기를 중립에 넣고 차에서 내린 뒤 차를 밀어 바다에 빠뜨렸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1심에서는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2심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만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다. 금고는 교도소에 감금은 하지만 노역을 하지 않는 형벌로 양심수나 과실범에게 주로 선고된다. 아내 B씨는 사고 직전 자신의 명의로 수령금 12억원 상당의 보험 6건을 가입했다. 그 중에는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사망보험금을 높인 새로운 보험이 포함됐다. 피해자 사망 시에 지급될 보험금이 종전 3억 7000만원에서 12억 50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또 혼인신고 이후에는 보험금 수익자 명의가 A씨로 변경됐다. 특히 A씨는 3개 보험사 중 계약 보험금이 가장 큰 곳에서 보험설계사로 근무한 이력도 있었다. 이 때문에 검찰은 거액의 보험금을 남편의 범행 동기로 봤지만 재판부는 살인의 직접적인 동기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도 거액의 보험 계약이 사고 직전 대폭 늘어나고 수령자가 모두 남편으로 변경된 점 등에 대해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다”고 봤지만, 아내의 사망이 남편의 고의적 범행으로 인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무죄 판단을 내렸다. 아내의 사망으로 A씨가 받게 될 보험금은 3개 손해보험사를 합쳐 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재판서 ‘무죄’여도 민사재판서 보험계약 무효 가능 그러나 A씨가 형사재판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험금을 수령할 권리가 생긴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도 사건과 연관된 보험금 지급 민사소송에서는 보험 계약을 무효로 하거나 부분적으로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형사재판에서 엄격한 증거주의에 따라 무죄 판결을 내렸더라도 민사재판에서는 계약 경위와 사건 전개를 두루 살펴 보험금을 노린 부정가입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때문이다. 2012년 발생한 ‘의자매 독초 자살 방조 사건’에서 피고 오모씨는 의자매 장모씨를 사망 3주 전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시키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보험사기, 자살방조 등)로 기소됐다. 그러나 2014년 무죄 판결(서울고법)을 받았고, 장씨의 자살이 입증되지도 않았다. 반면 민사재판(서울고법)에서는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오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인’(推認·미루어 인정함)하면서 장씨가 사망 3주 전 가입한 종신보험 계약을 무효로 인정했다. 아내 B씨가 계약한 보험사들은 판결문을 충분히 검토한 뒤 남편 A씨의 향후 행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A씨는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아직 제기하지는 않은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7억 보험금 걸린 ‘금오도 추락사’…대법 “살인 아닌 운전 과실”

    17억 보험금 걸린 ‘금오도 추락사’…대법 “살인 아닌 운전 과실”

    “여기 차가 가라앉아요, 문도 안 열려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물이) 목까지 올라왔어요…아, 저 잠겨요.” 2018년 12월 31일 밤 10시 56분. 전남 여수 지역의 119에 다급한 목소리의 구조 요청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의 목소리는 4분여 만에 끊겼고, 결국 여수 금오도 선착장 인근 바다에서 침수된 차량과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여수해경은 단순 차량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숨진 A(당시 47세)씨의 남편 B(50)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검찰 등은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B씨가 단골식당에서 알게 된 종업원 A씨와 가까워진 뒤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봤다. 당시 B씨는 1억원이 넘는 빚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한 데다 전처와 낳은 세 자녀에게 매달 200만원 가까운 생활비를 보내야 했다. B씨는 유부녀인 A씨가 남편과 별거하려는 사실을 알고 원룸 보증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A씨는 12월 초 이혼신고를 마치고 4일 뒤 B씨와 혼인신고를 하면서 부부가 됐다. B씨는 A씨와 교제를 시작한 직후 A씨 명의로 5건의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사망 시 최대 12억 50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혼인신고 이튿날에는 자신의 자동차보험에 최대 5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손해보장 확대 특약 등까지 가입했다. 앞서 가입한 아내 명의 보험의 수익자는 자신 명의로 변경했다. B씨의 차량 사고로 아내가 사망하면 최대 17억 5000만원을 B씨가 수령하는 셈이다. 이런 조건을 완성한 B씨는 31일 오후 “해돋이를 보러 가자”며 아내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금오도의 선착장으로 향했다. 날이 저물자 선착장 경사로에서 후진하던 B씨는 난간을 들이받고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다. B씨는 차량 변속기를 중립(N)에 놓고 차량에서 빠져나왔고, 경사로에 있던 차량은 A씨를 태운 채 바다로 굴러 내려갔다.1심은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 맞다고 보고 남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과 달리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으로 판단하고 금고 3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24일 원심을 확정했다. 아내가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까지의 정황이 남편의 살인으로 의심되더라도,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무죄로 봐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엄격한 원칙에 따른 결과였다. 대법원은 9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으로 관심을 끌었던 ‘캄보디아 만삭 아내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범행 동기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2017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A씨가 사건 2개월 전 남편의 권유로 보험 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사고 당시 기어가 중립 상태에 있었다는 점 등 의심스러운 사정은 있다”면서도 “남편이 승용차를 뒤에서 밀어 바다로 추락시켰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직접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아내 17억 보험’ 금오도 사건…남편, 살인 혐의 벗었다(종합)

    ‘아내 17억 보험’ 금오도 사건…남편, 살인 혐의 벗었다(종합)

    사망보험금 타내려 ‘차량사고사’ 위장 의혹대법 “경사 있어 밀지 않아도 굴러갔을 것”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살인을 저지른 뒤 자동차 추락사로 위장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금오도 사건’. 박모(52)씨는 지난 2018년 12월31일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아내 A씨가 탄 승용차를 밀어 바다에 추락시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4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자동차매몰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아내 A씨가 사건 전에 박씨의 권유로 사망 시 지급될 보험금이 종전보다 대폭 늘어난 점, 수익자가 모두 박씨로 변경된 점, 승용차 변속기가 중립에 있었고 사이드 브레이크가 잠기지 않았던 점 등 의심스러운 사정은 있다”면서도 “박씨가 A씨만 탑승하고 있던 승용차를 뒤에서 밀어 추락시켰음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사건 현장은 경사가 있는 곳이 있어 차량을 밀지 않아도 굴러 내려갈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즉 박씨가 기어를 중립에 두거나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아도 차량이 굴러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씨가 이 같은 지점을 미리 알고 차량을 그곳에 세운 것으로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추락방지용 난간 등에서 발견된 충격 흔적을 보면 박씨가 당황해서 기어 조작을 실수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했다. 또 박씨와 A씨의 대화 내용을 봤을 때 A씨가 보험수익자의 변경을 요구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박씨가 기어를 중립 상태에 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아 사고를 방지하지 않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 금고 3년형을 확정했다.앞서 박씨는 지난 2018년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A씨가 탄 승용차를 밀어 바다에 추락시켜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혼 뒤 양육비 부담에 시달리던 박씨는 단골식당 종업원 A씨에게 보험 상품을 가입시킨 뒤 사망 보험금을 타내려고 한 것으로 의심을 받았다. 박씨는 지난 2018년 9월쯤부터 A씨에게 원룸 보증금을 주는 등 환심을 사 교제를 시작한 뒤, A씨의 명의로 총 사망보험금 11억5000만원 내지 12억5000만원이 지급되는 보험 상품을 가입시켰다는 게 검찰의 공소 사실이다. 검찰은 A씨가 남편과 이혼을 하자 박씨는 혼인신고를 한 뒤 사망 시 최대 5억원을 지급하는 자동차보험 상품도 추가로 가입시켰으며, 보험금의 수령자를 자신과 자신의 동생으로 설정한 것으로 파악했다. 범행 당일 박씨는 해돋이를 보러가자며 A씨와 함께 선착장으로 향했으며, 고의로 차량을 후진시켜 추락 방지용 난간에 부딪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박씨는 사고 상황을 살펴보겠다며 사이드 브레이크를 잠그지 않은 채 혼자 내렸고, 차량을 밀어 방파제 아래로 추락시켜 A씨를 질식사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 “사고 우연히 발생” 살해 혐의 부인 1심은 “박씨의 경제적 어려움은 이 사건 범행의 강력한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혼인신고 직후 가족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한 시기에 각종 보험의 수익자를 변경하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박씨는 탁 걸리는 느낌이 들어 주차(P) 기어가 된 줄 알고 내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998년부터 각종 운전 업무에 종사해왔던 박씨가 주차(P)와 중립(N) 기어를 혼동한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며 “여러 번 실험을 해본 결과 이 사건 승용차가 충격한 난간 바로 앞에서는 차량이 움직이지 않았고 난간으로부터 1미터가량 전진한 지점에서 차량이 움직였다. 박씨가 뒤에서 미는 것 이외에 차량이 바다에 빠질 가능성이 없다”고 얘기했다. 이어 1심은 “박씨는 자신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A씨에게 접근해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조치한 후 사고를 위장해 A씨를 살해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박씨가 고의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은 “박씨에게는 고정적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수입이 있었다.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타개책을 모색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실험 차량을 난간으로부터 1.5m 떨어진 곳에서 중립(N) 기어 상태로 세워뒀을 때 운전자가 페달을 떼자마자 차량이 경사면을 따라 내려갔다. 1~1.2m 떨어진 곳에서는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이 1회 상체를 들어 올리는 움직임을 취했을 때 차량이 경사면을 따라 내려가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면 승용차가 바다에 빠졌을 때 탈출 가능성이 있는지, 바닷물이 충분히 깊은지 등에 관해 검토해뒀어야 할 것”이라며 “박씨가 사전에 범행을 준비하거나 검토한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며 자동차매몰 혐의만을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돈 때문에”…구급차 막은 택시기사에 징역 7년 구형

    “돈 때문에”…구급차 막은 택시기사에 징역 7년 구형

    위급한 환자를 이송 중이던 구급차를 가로막아서 환자를 사망케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택시기사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 심리로 열린 최모(31)씨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의 반성 없는 태도와 재범 위험성, 범행 수법 등을 고려해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어 “피고인은 최초 조사 당시 ‘환자를 먼저 119로 후송했다’는 등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조사가 계속되자 자백했다”며 “법정에 와서도 일부 범행에 본인의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씨가 2017년에도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접촉사고를 낸 전력을 거론하며 “당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더라면 이번 사건과 같은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당시 구급차에는 79세 폐암 4기 환자가 타고 있었으며 최씨가 낸 사고로 인해 음압격리병실에 입원할 기회를 놓쳐 상태가 악화됐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이 사건은 사망한 환자의 아들이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최씨는 해당 사건뿐만 아니라 2017년 한 사설 구급차를 고의로 들이받은 뒤 “응급환자도 없는데 사이렌을 켜고 운행했으니 50만원을 주지 않으면 민원을 넣겠다”고 협박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또 2015년에서 2019년 사이 전세버스와 법인택시, 트럭 등 여러 운전 업무에 종사하면서 접촉사고를 빌미로 2000여만원의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씨에게 특수폭행과 특수재물손괴, 업무방해, 사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공갈미수 등 6가지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14일 재판에 넘겼다. 최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양보하지 않고 사고를 일으키고, 보험금을 불법 편취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사회로 나가면 다시는 운전업에 종사하지 않고 반성하며 정직하게 살겠다”고 선처를 구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고수익 보장 보험”이라고 속여 1000억원 가로챈 업자, 구속송치

    “고수익 보장 보험”이라고 속여 1000억원 가로챈 업자, 구속송치

    고수익 보장 보험이라고 사람들을 속여 수년간 총 1000억원 상당을 가로챈 보험 대리점 운영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송파경찰서는 지난달 보험업 종사자 오 모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해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오씨는 지난 2010년부터 보험 대리점을 가장한 유사수신업체를 운영하며 사람들을 속여 받아낸 보험금을 ‘돌려막기’하는 방식으로 약 1000명으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오씨는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에 일단 가입한 후 해지하면 대리점이 받은 판매 수당 일부를 위약금으로 제공해주겠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씨와 함께 불법 유사수신행위를 벌인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화생명, AI가 실손보험금심사

    한화생명은 자체 개발한 보험금 인공지능(AI) 자동심사 시스템으로 특허청에서 2건의 기술특허를 획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특허를 받은 시스템은 ‘실손보험금 자동지급심사 시스템 및 그 방법’, ‘새플리 값을 이용한 실손보험금 자동지급심사 시스템 및 그 방법’이다. 한화생명은 알파고의 핵심 딥러닝 기법이자 인간의 시신경 구조를 모방해 만든 알고리즘인 ‘CNN 신경망 알고리즘’을 이번 시스템 개발에 활용했다. 2017~2019년 3년 동안 보험금 청구 데이터 1100만여건을 3만 5000번의 학습 과정을 통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손보험, 정액보험에 대해 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한화생명은 현재 25%인 자동심사율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교보생명, 사망보험금·생활자금 보증하는 종신보험

    교보생명, 사망보험금·생활자금 보증하는 종신보험

    교보생명에서 보험 안정성을 높이고 다양한 혜택까지 더한 ‘(무)교보플러스하이브리드변액종신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보험료 일부를 펀드(주식·채권)에 투자하는 변액종신보험(만 15~70세 가입)으로, 펀드 운용 성과가 좋으면 사망보험금이나 적립금이 늘어나고 운용 성과가 저조하더라도 사망보험금과 생활자금을 가입금액만큼 최소 보증해 준다. 경제활동기에는 사망보험금으로 보장받고 은퇴 이후에는 안정된 노후를 위해 가입 금액의 90%까지 최대 30년간 생활 자금으로 받을 수 있다. 생활 자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45~90세이고 기간은 10년부터 30년까지 5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은퇴 시점에 일반종신보험으로도 전환해 피보험자를 자녀나 배우자로 변경할 수 있다. 보장금액이 동일한 ‘기본형’과 보장금액이 늘어나는 ‘150% 체증형’, ‘200% 체증형’이 있다. 보험료는 기본형(가입금액 1억원) 기준에 20년 납입하면 30세 남성은 월 20만 6000원이고 여성은 월 18만 4000원이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 페이코 앱에서도 시작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 페이코 앱에서도 시작

    지앤넷은 NHN페이코 앱에서도 출력물 없이 실손보험 청구를 할 수 있는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 페이코 이용자들도 페이코 앱 내 ‘보험금 청구’ 메뉴를 통해 실손보험을 포함한 다양한 보험의 빠른 청구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앤넷 김동헌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의 확산 및 장기화로 비대면 환자 앱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에 맞춰 많은 환자가 쉽게 보험금청구를 할 수 있도록 NHN페이코와 제휴 서비스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손보험 빠른청구 이용 시 제휴병원과의 데이터연동을 통해 청구가 이뤄질 뿐 아니라 일반병원을 다녀온 경우에는 AI 기술을 통해 보험청구 서류 이미지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보험사로 전송할 수 있다. 지앤넷의 이 ‘구디AI’ 기술로 전국의 모든 병·의원, 치과, 약국에서 빠른 청구와 보상 지원이 가능하다. 현재 ‘실손보험 빠른청구’에서 지원하는 의료기관 수만 약 5만 2000개에 이르며 약 1만 8400개의 전국 치과도 청구 서비스가 가능하다. 신한은행, 삼성전자, 롯데정보통신, 카카오톡, 인카금융서비스, 하이웹넷 등의 제휴사 앱에서도 지앤넷의 출력물 없는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9개 보험사와 협약을 맺고 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자율주행차가 사고내면 보험 적용될까

    자율주행차가 사고내면 보험 적용될까

    12개 손보사, 업무용 자율주행차 특약 판매먼 미래의 얘기인듯 했던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훌쩍 다가왔다. 탑승자가 운전에 전혀 개입하지 않거나 최소한만 개입하는 자동차가 사고를 내면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일단 보험사가 보상해준 뒤 차량 오류 탓에 난 사고라면 자동차 제조사에 구상을 청구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12개 손해보험사가 업무용 자율주행차 전용 특약을 이달 말부터 판매한다고 17일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자율주행차 안전기준 제정 및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개정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부분 자율주행차(레벨3) 상용화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 레벨3 자율주행차는 고속도로 등 특정 조건에서 자율주행을 하는 차로 시스템이 개입을 요청하면 운전자가 제어하게 된다. 금융위는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에 부응하고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보상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험상품은 오는 10월 8일 시행되는 자동차손해배상법 개정을 반영한 업무용 자율주행차(상용차) 특약상품부터 도입된다. 개인용 자율주행차 보험은 개인용 자율주행차 출시 동향 등을 감안해 내년 개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모드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선 보상해준 뒤 자동차 제조사에 구상을 청구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명시했다. ▲자율주행시스템 결함으로 자동차 본래 기능과 다르게 작동한 경우 ▲자율주행시스템 등에 원격으로 접근·침입하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 ▲자율주행 모드 사고에 대해 판결 등으로 법률상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게 인정된 경우 등에 한해 보장 받을 수 있다. 보험료는 시스템 결함, 해킹 등 새로운 위험이 추가된 점을 감안해 현행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보다 3.7% 높은 수준으로 운영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는 100여대 수준이다. 대부분 법인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소유로 특정 도로나 구간들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한 양해모 대표에 벌금형 구형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한 양해모 대표에 벌금형 구형

    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가 고소당해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 대표가 법정에서 무죄 선고를 호소했다. 1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유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양육비 해결 모임’(양해모)의 강민서 대표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강 대표는 2018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정보 등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 ‘배드페어런츠’ 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지난해 6월 남성 A씨가 20여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며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강 대표가 사이트에 적시한 내용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했다. 검찰이 강 대표를 약식기소해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지만, 강 대표는 이에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강 대표 측 변호인은 “고소인 측 진술에 따르면 사이트에 기재된 내용은 어느 정도 사실이고, 일부 미심쩍다는 부분도 고소인 측의 일방적인 진술”이라며 “피고인도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했고 실제 사실이라고 알고 있었던 점을 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혐의 자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지, 개인 이익이나 명예훼손을 위한 목적은 아니”라면서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씨는 최후진술에서 “양육비 문제를 해결해 (이혼 가정)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아빠, 엄마를 찾아주고 싶어서 양해모 활동을 했던 것”이라며 “국가가 (양육비가 지급되게) 해주어야 함에도 개인이 도와줄 수밖에 없어 절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A씨는 전처 B씨와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자녀 2명에 대한 양육비 지급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내가 죽으면 사망보험금이 많이 나올 거다”라면서 양육비를 2000만원만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강 대표는 ‘파렴치한’ 등의 표현을 쓰며 A씨의 직업 등 신상정보를 기재한 글을 배드페어런츠 사이트에 올렸다. A씨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강 대표를 고소했다. 김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9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서울 응봉교서 고공시위 벌인 40대 9시간 만에 내려와(종합)

    서울 응봉교서 고공시위 벌인 40대 9시간 만에 내려와(종합)

    14일 서울 성동구 인근 다리인 응봉교 위에 올라가 고공 시위를 벌이던 남성이 9시간 만에 내려왔다. 이날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8시30분부터 보험사의 사고 보상을 요구하며 성동구 응봉교 아치 위에 올라간 A씨(40대)가 오후 5시25분쯤 구조됐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남성은 오토바이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보험사에 보험금을 추가 지급하라며 시위했다. A씨가 들고 올라간 현수막에는 보험사의 이름과 함께 “없는 과실도 만들고 온갖 핑계를 대며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은 보험사의 이름과 보상 요구 등이 쓰인 현수막을 응봉교에 내걸었다. 경찰은 사고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한 남성이 타원형 모양의 응봉교 아치를 기어서 올라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보험사는 이미 남성에게 보험금 4000만원을 가지급한 상태로 시위 소식을 듣고 추가지급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경찰과 소방은 현장에 에어 매트를 설치하고 고산자로 2개 차로를 통제하는 등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이로 인해 현장에는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A씨를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3년 전 구급차 사고로 보상금 타내려던 기사 택시가 10분 막아서 응급실 2시간 늦게 들어가‘죽으면 책임진다’는 말 평생 안고 살게 돼 73만명 청원 동의하자 미온적 경찰 태도 바뀌어돌아가시고도 ‘피해자’ 되지 못한 어머니 재판서 혐의 대부분 인정했지만 반성 없는 기사 “어머니가 쇠약해지긴 했어도 분명히 그날은 돌아가실 날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쭉 지켜봤거든요.” 지난 7월 초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을 올렸던 김민호(46)씨는 “경찰이 엄정하게 수사를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수사가 길어지는 데에 대해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같은 달 말 “어머니의 사망 원인인 위장관 출혈이 고의적인 이송 방해로 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택시기사 A씨를 살인, 살인미수, 과실치사·치상, 특수폭행치사·치상, 일반교통방해치사·치상 등 9개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에서 결론을 못 내리는 사이, A씨의 재판은 시작됐다. 현재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폭행, 업무방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이다. A씨는 “(환자가) 죽으면 책임질게”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고인은 ‘피해자’가 아니라고 한다. 한순간에 어머니를 떠나 보낸 김씨가 억울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씨는 13일 “그렇게 험한 꼴을 보시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경찰이) 과실치사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따져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 편히 모시려고 부른 사설 응급차 지난 6월 8일 그 사건은 아직도 김씨에게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가 병원에 가시는 날은 항상 차로 모셔다 드렸던 김씨는 그날 처음으로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 기력이 약해져 식사도 못 하시는 걸 보고 병원 가는 길이라도 편히 누워 가실 수 있게 구급차를 부른 것이다. 구급차에 아버지와 아내를 먼저 태워 보내고 김씨도 입원 준비 물품을 챙겨 막 출발하려고 할 즈음, 아내한테 전화가 걸려 왔다. ‘택시와 사고가 났는데 구급차를 보내 주질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사람이 다쳤어? 구급차를 안 보내 주는 사람이 어딨어?” 김씨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날이 더워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올라왔다. 구급차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차들은 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막 도착한 119구급차에 어머니를 태워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만 해도 5시간 뒤 어머니가 돌아가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김씨는 지금도 “(택시가) 막아서는 일만 없었더라면 순조롭게 됐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다. 그날 김씨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40분쯤. 간호사는 “방금 전 음압병상이 다 찼다”면서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구급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던 어머니는 오후 5시 30분쯤에야 응급실에 들어갔다. 얼마 후 아내가 “어머니가 하혈을 한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의사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그 상황에서도 “어머니가 고통스러우실 텐데 수면 내시경을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으나 “수면으로 하면 의식이 안 돌아올 수 있어 위험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검사가 진행됐지만 어머니는 과다출혈로 그날을 넘기지 못했다.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진 거죠.” ●사고 조사 더뎌 묻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청와대 청원 올려 사고 현장 블랙박스 영상을 본 건 장례를 치르고 한참 뒤였다. 그때부터 김씨의 머릿속에서는 “죽으면 책임진다”는 택시기사의 말이 떠나질 않았다. 술을 마시며 억울하고 분통한 마음을 달래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김씨는 “평생 ‘그 말’(죽으면 책임진다)을 안고 살게 됐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아내와 함께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A4 용지 4쪽 분량의 진정서도 제출했다. 괴로운 마음을 꾹꾹 눌러 가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6월 말쯤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조사를 하셨나요.”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김씨의 기대에 못 미쳤다. A씨에 대한 1차 조사만 진행된 상태였다. 사 건이 묻힐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진정서 내용을 축약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로 했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옆에서 도왔다.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공감에 언론에서 다루자 수사 급속도 청원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가 청원 글이 올라온 지난 7월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청원 글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달 뒤 73만명 넘는 인원이 청원에 동의했다. 김씨는 “부모가 아프면 사설 구급차나 119를 불러 병원에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국민들이 분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원 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경찰도 바빠졌다. 강력팀이 추가로 투입됐다. 이용표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청원 후 사흘 만에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는 (택시기사가)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이 돼 있지만 추가적인 형사법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지난 7월 24일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열렸다. 김씨는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만큼 A씨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A씨가 법정에 들어가면서 취재진 질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밀치는 듯한 모습을 보고 김씨는 다시 한번 실망했다. 그는 “(A씨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정말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면 그래도 ‘반성하고 있구나’란 생각에 화도 덜 냈을 텐데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A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3년 전에도 구급차와 사고를 낸 뒤 돈을 타내려 했고, 가벼운 접촉사고를 빌미로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긴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시켰다. 김씨는 공소장 내용을 접한 뒤 “기가 막힌다”면서 “보험금을 탈 생각이었으면 구급차를 보내 주고 처리해도 다 받을 텐데 왜 10분 넘게 붙잡아 놓고 어머니 사진을 찍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취임 1호 답변… “긴급차, 고의 운전방해 범칙금 상향” 김씨 측은 A씨를 상대로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소장에는 “고의적인 환자 이송방해 행위로 응급실 이송이 지연되면서 환자는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A씨가 환자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A씨의 인적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고 회신을 기다리는 상태다. A씨에 대한 형사 재판은 지난 4일 시작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 측은 “일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를 제외하고는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재판을 참관하진 않았다. 김씨는 “굳이 (A씨를) 보려면 보겠지만 사과 전화도 안 왔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김씨가 올린 청원 글에 직접 답변했다. 김 청장 취임 후 ‘1호 답변’이다. 김 청장은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떠나 보낸 김씨와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이어 “(구급차, 소방차 등) 긴급 자동차의 운행을 고의로 방해하면 형법 등 관련 법령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법처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운전자 경각심 제고와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긴급자동차 진로 양보를 불이행하면 범칙금 수준을 크게 상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양보 안 한 운전자에게 범칙금 수준을 높이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구급차나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게 차들이 일제히 좌우로 길을 비켜 주는 ‘모세의 기적’을 보면 누구나 감동을 받고, 반대로 길을 가로막고 있으면 화가 난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모세의 기적이 상식이 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집 하나뿐” 이상직 입장문에… 노조 “누가 믿겠나”

    “집 하나뿐” 이상직 입장문에… 노조 “누가 믿겠나”

    고통분담 회피에 책임론 연일 불거져보험 체납에 직원들 지원금도 못 받아최근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명이 정리해고를 당하면서 창업주이자 실질적인 오너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스타항공을 지배해 온 ‘진짜 오너’인 이 의원이 사재 출연 등을 통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자 “32평 아파트가 재산의 전부”라며 시종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직원 1600명에 항공기 22대를 운영하던 항공사의 오너가 지금 강남에 집 한 채 있고 그마저도 담보로 잡혀 재산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이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이 의원이 입장문을 통해 자신이 수백억원대의 자산가라는 지적에 “해당 기업의 주식 외에는 서울 반포 32평 아파트가 사실상 전부”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 아파트 역시 세금 납부를 위해 담보로 제공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이 의원은 지난 7월 자신의 반포 아파트에 40억원 상당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설정금액으로 미뤄 볼 때 100억원 이상의 거래를 했단 얘기다. 그런데도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이 아파트 한 채뿐이라고 말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따졌다. 특히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밀린 임금과 회사의 일방적인 휴직에도 정부가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회사가 고용보험금 5억여원을 체납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이 의원 자녀들은 미성년자일 때 사모펀드에서 80억원을 빌려줘서 이스타홀딩스 주식을 취득했다. 그렇게 80억원을 빌려올 수 있는 분이 고용보험 5억원을 해결하지 못해서 직원들은 고용유지지원금조차 받지 못한 채 생활고를 겪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 의원은 돈이 없다면서) 현재 미국 골프유학 중인 아들의 한 학기 학비만 6000만원이 넘는데 이 또한 어떻게 조달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사가 이 지경이 된 데 대해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회사 대표이사부터 주요 임원들 대부분이 그의 가족들이나 지인이라고 덧붙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보험금 노려 왼손 잘라낸 20대 여성, 비극적 결말

    보험금 노려 왼손 잘라낸 20대 여성, 비극적 결말

    보험금을 노려 자기 손을 흉기로 잘라낸 슬로베니아의 20대 여성에게 사기 혐의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줄리야 아들레시치(22)는 지난해 왼손 손목 위를 잘라내는 사고로 병원에 옮겨졌는데 병원 측의 신고로 당국에 검거됐다. 그녀와 30세 남자친구는 일년 전 다섯 군데 보험사와 계약을 맺어 38만 유로(약 5억 3500만원)의 일시 보험금과 평생 매월 3000 유로가 지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이처럼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두 사람은 서둘러 잘려나간 부위를 수습해 병원으로 달려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병원측이 재빨리 수습해 늦지 않은 시간에 봉합 수술을 해 어느 정도 원상을 회복했다. 남자친구는 영구 장애 판정을 받으면 보험금이 100만 유로(약 14억원)까지 뛸 수 있다며 여자친구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 병원 측은 이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수도 류블랴나 법원은 아들레시치와 남자친구에게 유죄를 인정해 각각 징역 2년형과 3년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BBC가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남자친구에게 더 무거운 형량이 내려진 것은 그만큼 죄질이 더 나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남자친구는 사고 며칠 전에 인터넷을 검색해 의수 등을 알아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유력한 증거로 제시했다. 남자친구 아버지도 둘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아들레시치는 재판 내내 “세상 어느 누구가 장애를 얻길 바라겠느냐”며 의도적으로 손을 잘랐다는 혐의를 부인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동유럽 국가 중에도 가장 가난한 나라로 손꼽히는 슬로베니아 국민의 월평균 순소득은 1000유로(약 140만원)에 불과하다. 38만 유로든 100만 유로든 엄청난 돈임에 틀림없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딸처럼 내 재산도”… 부녀의 유산 기부 DNA

    “딸처럼 내 재산도”… 부녀의 유산 기부 DNA

    4억원이 넘는 재산을 어린이 지원단체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난 외동딸의 선행에 이어 80대 부친이 사후 유산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강준원(84)씨가 유산기부자 모임인 그린레거시클럽에 가입했다고 10일 밝혔다. 요양원에서 지내는 강씨는 최근 기력이 쇠약해지면서 딸의 뜻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사후 남은 예금을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강씨의 외동딸인 고 강성윤씨는 지병을 앓다가 지난해 9월 4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 생전에 소외 아동에 대한 관심이 컸던 성윤씨는 휴대전화 메모장에 ‘재산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 유일한 가족이자 상속자인 아버지는 지난해 12월 딸의 뜻에 따라 사망보험금과 증권, 예금 일부 등 총 4억 4000여만원을 재단 측에 기부했다. 고인은 갑작스레 찾아온 병마와 싸우면서도 ‘제가 죽으면 어린이를 위해 재산을 써달라’는 말을 주변인에게 입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성윤씨의 기부금은 생전에 거주했던 수원 지역 아이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 후원금 중 1억 500만원은 지역아동센터 6곳과 공동생활가정 1곳의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는 데 사용됐다. 1억 1000여만원은 취약계층의 위기 아동 주거비, 자립지원비, 의료비, 보육비로 지급됐다. 남은 후원금은 환경개선사업이 필요한 어린이 시설과 가정 등에 지원될 예정이다. 어린이재단은 유산기부자를 기리고 나눔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지난해 10월 그린레거시클럽을 만들고 대한변호사협회, 법무법인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 하나은행, 케이옥션 등과 업무협약을 맺어 유산기부를 장려하고 있다. 강씨는 이 클럽의 28번째 회원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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