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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려깊은 TV프로그램(사설)

    비틀거리는 브라운관,바람난 TV 때문에 시청자들은 불만이 많다. 불만이라도 토로하는 사람들은 약간의 방어능력이라도 있는 셈이지만 눈만 뜨면 TV를 켜고 안방에서 동서하는 많은 시민들은 자각증세도 없이 서서히 오염되어 가고 있다. 중금속이나 화학물질같은 공해물질이 정신에 쌓이고 있지만 감지할 감수성조차 개발되지 못했거나 마비된 채 병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TV드라마의 경우 기혼자의 외도가 너무 많이 등장하고 너무 자주,그리고 미화되어 묘사된다. 그러잖아도 질낮은 여성지들이 부추겨 『40대 가정주부 중 몇 퍼센트는 애인이 있다더라』 따위의 루머를 만들어내고 있는 풍토에 현대 생활의 살아있는 교본노릇을 맡고 있는 TV가 가정있는 남녀의 외도를 이렇게 예사롭게 빈번히 묘사하면 죄의식에는 불감증이 생기고 호기심을 자극해서 막연한 동경심까지 품게 될지도 모른다. 영화나 소설책과 달라서 TV라는 매체는 보편타당한 자격을 시민에게서 인정받게 마련이어서 의외의 영향력이 확산된다. 더구나 선택해서 접근하는 매체로서보다는 일방적으로 흘러들어오는 그 기능 때문에 온 세대가 함께 하는 거실과 안방을 지배한다. 젊고 교양있는 신혼기의 부인이 남편을 향해 모멸에 찬 욕설을 퍼붓기도 하고 젊은 남녀가 후딱하면 따귀를 갈기는 모습은 전율을 느끼게 한다. 각종 술집장면이 다반사로 등장하고 술집 여성들의 「권위」가 필요이상 상승되어 있다. 전업주부가 아주 익숙한 솜씨로 술을 마시고 그것이 「해결의 수단」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모든 장면은 얼핏보면 현실에도 얼마든지 있는 일이므로 사실묘사의 불가피성처럼 설명된다. 그러나 실제보다 훨씬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처리된다는 심증을 갖게 하는 일들이다. 사실에 보다 가까운 일이라 하더라도 그 역기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쪽이 더욱 바람직할 것을 오히려 거꾸로 하고 있다. 드라마만 그런 것은 아니다. 쇼나 개그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외설적 말놀이나 천박한 어투,유행어들은 오물 묻은 걸레처럼 가정으로 던져진다. 요즘와서 부쩍 대담해진 것은 「노름용어」이기도 하다. 전체를 놓고 보면 과오는 처벌받고 정의롭지 않은 일은 응징되며 사회악이나 부도덕은 고발당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그러나 「연속」 되었으면서도 한매듭 한매듭이 독립되어 중간완성의 과정을 겪는 것이 TV프로그램이다. 도마뱀의 꼬리같은 교훈은 잘라버리고 퇴폐나 환락만을 흡수해 버리는 작용을 막을 수가 없다. 거의 공영으로서의 신뢰와 경배를 받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 전파매체다. 거기다가 작가와 연기자 스태프들의 솜씨가 눈부시게 세련되어 어떤 작품이건 상당한 수준의 기법들이 발휘되고 있다. 너무 재미있고 너무 날씬하게 환락과 부도덕 불의를 그리고 있다. 현란하고 말초신경을 만족시키는 장식으로 만든 부정식품이 우리 입맛의 감수성을 마비시키는 것과 같은 효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회의 비판 여론에 대해 프로그램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불평은 외화에 대해서는 시청자나 심의하는 사람들이 좀더 관대하면서 정작 우리 스스로에게는 더욱 가혹하다는 불평도 있는 모양이지만 그것에 있어서도 유의되어야 할 일이 있다. 일일극의 한 조역배우가매일 내뱉는 유행어 한마디가 전국민의 입곁에서 맴돌고 10대의 우상이 된 브라운관 출신 신인이 생기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를 모방하려는 십대들이 넘친다. 이같은 TV의 엄청난 위력을 생각해서 사려깊은 결단이 이뤄지기를 당부한다.
  • “소,한국유엔가입 지지/로가초프 「KAL기격추 조종사 진술」조사”

    ◎한·소 외무차관회담 유종하 외무부 차관과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은 4일 하오 정부종합청사에서 공식회담을 갖고 KAL기 피격사건을 비롯,한국의 유엔가입,양국 경제협력문제 등을 협의했다. 유 차관은 이 자리에서 KAL기 피격사건에 대한 소련측의 조속한 진상규명을 강력히 촉구하고 최근 KAL기 격추 소 조종사가 일본 TV와의 인터뷰에서 격추과정을 진술한 녹화필름도 참고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에 대해 『새로운 물증이나 정보를 찾지 못했으나 TV필름을 관계기관에 전달,조사를 재촉하겠다』고 말했다고 배석했던 권영민 구주국장이 전했다. ◎KAL기 추모제 추진 로가초프 차관은 『오는 9월1일 KAL기 피격 8주기를 맞아 사할린 해상에서 공동추모제를 갖겠다는 유가족의 제의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유 차관은 이날 우리의 유엔 가입 정책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소련측의 이해와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으며 로가초프 차관은 『남북한의 협의를 통한 해결이 바람직하지만 기본적으로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따라 자격이 있는 모든 나라가 유엔에 가입돼야 한다』고 말해 우리의 유엔 가입을 사실상 지지했다. ◎고르비 연내 방한 못해 로가초프 차관은 이어 『오는 16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게 되는데 소련 국내사정 등으로 인해 이번에 일본 이외의 다른 나라는 방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에 앞서 ESCAP총회가 열리고 있는 롯데호텔에서 이상옥 외무장관을 예방,1시간여 동안 개별 면담을 가졌다. 로가초프 차관은 이어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련은 대북한 무기제공을 위한 새로운 협정 등은 체결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최근 소중 외무장관회담에서도 남북한이 대화를 갖고 유엔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 개운찮은 양김 회동/한종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1일 대구 단독회동은 우리 정치현실과 지금까지 양인의 과거행적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많은 것을 생각케 해준다. 양김씨가 이날 합의,발표한 5개항은 일견 대의명분상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으며 또한 이를 계기로 그 동안 실추되고 위축된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회복시켜 대권구도의 우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정치적 의미에서 나온 것이란 점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양김씨의 이번 회동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우선 「내각제개헌불가 및 소선거구제유지」 합의 부분에 있어서 김 대표가 범한 절차상의 우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각제 개헌여부는 향후 정국구도의 기본축이라 할 만큼 중요사안임에도 불구,김 대표는 당총재인 노태우 대통령과 한마디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 당헌상 규정돼 있는 「두 최고위원과의 협의」과정도 아예 무시해 버린 채 김 총재와 덥석 손을 잡은 것이다. 소선거구제유지도 현재 민자당내에서 선거법개정소위까지 만들어 여러방안의 장단점을 연구하고 있는 마당에 자기 「소신」을 마치 당론인 양 불쑥 야당 총재와 합의해 버렸다는 점에서 일부 소속 의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리고 「공안통치는 있을 수 없다」고 한 대목에서 공안통치도 김 대표측이 뒤늦게 공안정치라는 문구로 정정했지만 표현이야 어떻든 간에 그 내용에는 여당 2인자가 소속당 총재의 통치스타일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청와대측과 민자당내 민정·공화계의 강한 반발을 유발시켜 모처럼 맞이한 정치적 안정을 깨뜨릴 수도 있음을 김 대표는 간과하고 있다. 아울러 그같이 큰 합의를 하려면 떳떳하게 공개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마땅한 데도 사전에 전혀 기미도 없이 시치미를 떼다가 지방에서 열린 한 종교행사 뒤끝에 회동,합의한 것은 정치적인 극적 효과를 노린 것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그간 누누이 자신들의 소신이라고 밝혀진 정치적인 주장을 일순간에 뒤바꾸는 모습을 경험해온 국민들로서는 이번 「합의」가 어떻게 실천돼 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이제는자신들의 전유물인 양 내세웠던 당내의 민주적 절차와 국가적 대의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양김씨가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전격회동→합의를 양산하는 과거 「정치투쟁시대」의 정치지도자가 아니라 우리 정치에 보편성과 정도를 확립시켜야 할 「역사적 책임」을 진 정치가이기 때문이다.
  • 「팍스 아메리카나」의 환상/임춘웅 북한부장(데스크시각)

    걸프전쟁이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면서 미국이 온통 들떠 있는가 하면 「미국 주도하의 세계질서」라는 하나의 인식이 자연스럽게 세계에 보편화되고 있다. 걸프전은 확실히 이 같은 효과를 불러오기에 충분한 몇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걸프전은 TV화면을 통해 실제 전장의 모습을 모두가 함께 지켜볼 수 있었던 최초의 전쟁이었다. 전 인류는 생중계된 전쟁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라크는 미 적수 못 돼 그리고 이번 전쟁은 동구의 와해와 함께 소련이 주저앉고 만 상황에서 앞으로의 세계질서가 어떻게 형성될지 아무도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때에 터졌다. 걸프전은 미국만이 여전히 강자라는 인상을 극적으로 남기기에 충분했다. 지금 미국에서는 팍스 아메리카나 논쟁이 한창이다. 워싱턴 포스트지의 칼럼니스트 찰스 크라우트해머 같은 사람은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일극체제시대」를 당당한 목소리고 예고하고 있다. 그는 미국이 다음시대를 일방적으로 리드 하기엔 「필요하고도 충분한조건」을 다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는 회의론자들에 대해 『무엇이 두려운가 분명히 일극체제인 세계에서 그것을 즐기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고 반문하고 있다. 걸프전은 강대국이 방대한 군사력유지와 그 군사력을 통한 세계문제에의 꾸준한 개입으로 종국에 가서는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의 「강대국의 흥망」이 미국내외에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던 때에 있었다는 점에서도 그 승리는 더욱 극적인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바로 그 방대한 군사력과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통해 미국의 쇠퇴 아닌 미국의 승리를 이끌어 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환호와 미국민의 도취에는 몇 가지 의문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이라크란 나라가 과연 미국이 군사적 적수인가 하는 점이다. 이라크가 이란과 10년 전쟁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하나 그때의 상대는 미국이 아닌 이란이었다. 이란은 한때 미국의 최신병기로 무장했던 중동의 군사강국이었으나 회교혁명을 거치면서 미국과의 외교단절로 미국의 지원이 중단돼 미국의 병기들은 거의 쓸모가 없이된 상태에서 이라크와 전쟁을 해야 했다. 반면 이라크는 회교혁명을 두려워한 거의 모든 중동국가와 세계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걸프전 당시 이라크는 70년대의 소련제 낡은 무기로 무장돼 있었고 그나마 소련의 군수보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다시 말하면 이라크는 호랑이가 아니라 고양이였던 것이다. 거대한 미국이 한 마리의 고양이를 잡아 놓고 흥분하는 것은 아무래도 격에 맞지 않다. 둘째로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전 세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쿠바정도를 제외하며 모든 나라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응징하고 나섰다. 사담 후세인도 명백한 침략자였고 독재자였기 때문이다. 일사불란했던 유엔의 8개 결의가 보여주듯 세계가 유엔의 이름 아래 대후세인 전열에 섰던 것이다. ○걸프전,전세계의 승리 이런 상황은 석유자원의 공동확보라는 보다 냉엄한 국제적 이해관계가 작용했음은 물론이지만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완벽한 도덕적 기반을 확보하고 있었다. 침략자에 대한 응징,독재자에의 견제라는 데 세계여론의 일치된 지원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 앞으로 개입하게 될지 모를 또 다른 분쟁에서도 이번과 같은 국제적 지원을 받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 점에 관해서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도 『걸프전에서 범세계적인 반이라크연합전선이 형성된 것은 미래에는 되풀이 될 수 없는 상황들이 결합돼서 이루어진 우연일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셋째,걸프전은 전비를 낸 나라와 전쟁을 직접 한 나라가 서로 다른 독특한 전쟁이다. 전비와 전투가 분리된 전쟁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남의 돈을 빌려 이긴 전쟁의 승리를 어떻게 평가해야 되는가. 현대전을 과학전이라고 한다. 과학이 현대전에서 얼마나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가는 이번 전쟁을 지켜본 모든 사람이 절감했을 것이다. 외신들은 미국이 이번에 사용한 참단병기의 극히 예민한 부분에 일본제 부품이 상당부분 사용된 것으로 전하고 있다. 걸프전은 그런 뜻에서 미국의 승리라기보다 세계의 승리란 표현이 보다 더 적절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국가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초 강대국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여전히 강대국이다. 세계 최대의 채무국이지만 미국의 경제는 아직도 어느 나라보다 막강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많은 학자들은 미국이 금세기 뿐 아니라 21세기에도 역시 가장 강력한 국가로 계속 남아 있으리라는 전망를 하고 있다. 미국의 힘은 경쟁예상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 독일 소련 중국 등의 보다 많은 상대적 약점 때문에 여전히 강할 수 있다. ○다원화는 역사적 추세 그러나 팍스 아메리카나에의 미련은 다분히 과장된 환상이다. 미국의 힘이 절정에 있었던 20세기에도 미국이 세계를 일방적으로 지배한 일이 없다. 역사는 이미 하나의 절대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힘은 분산되고 가치는 다원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미국이 걸프전의 자기도취에서 깨어나 베트남에서의 패배를 다시 한 번 되새길 때다. 자기의 한게를 스스로 아는 강자만이 참으로 강할 수 있다.
  • “남북한 유엔가입,아태평화에 기여”/노 대통령 개회사

    ◎에스캅 서울총회 개막 유엔 아태경제사회이사회(ESCAP)의 제47차 연례총회가 1일 상오 서울 롯데호텔에서 우리나라를 비롯,미·일·소·중·인도 등 48개 회원국 및 70여 개 국제기구의 대표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흘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노태우 대통령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북한의 관계개선이 아태지역의 안정 및 협력증진의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한반도에 통일이 실현될 때까지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하는 것은 한반도는 물론 아태지역 안정과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인구 4천3백만명,연간 교역량이 1천3백억달러가 넘는 세계 12위의 무역국가인 한국이 비회원국으로 남아 있는 것은 유엔의 보편성원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하고 『한국이 유엔가입을 추진하려는 것도 아시아·태평양과 세계에 대한 응분의 책임과 기여를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북한이 끝내 가입을 거부할 경우 우리가 연내에 선 가입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선발개발도상국으로서 선진과 개도국을 연결하는 한편 시장경제와 사회주의경제간 조화를 갖춘 협력을 실현하고 교량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총회는 이어 이상옥 외무장관을 만장일치로 의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중국측 수석대표인 유화추 외교부 부부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정부를 대표해 제48차총회를 중국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오는 92년 제48차 ESCAP 총회의 북경유치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 푸른 싹을 보인 지자제(사설)

    기초단위 지방의회의원선거가 끝남으로써 제도·형식면에서는 이미 전국 각 시·군·구별로 지방의회가 구성됐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25일안에 임시회의가 열리면 의장단을 구성하는 등 본격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30여년만에 드디어 지방자치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 것이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평균 55%로 나타나 예상보다 낮은 참여도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지방자치제도 자체에 대한 찬반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40여년 정치·사회에 있어 지방자치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국민적 합의의 토대는 이미 확고하기 때문이다. 지자제가 활발하게 정착돼 있는 구미제국의 예를 보더라도 투표율은 대개 50% 선으로 고정돼 있고 저조한 때는 20%선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지방자치는 오랜 전통위에서 모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전체적으로는 평온한 분위기속에서 공명정대하게 이뤄졌다는 점에 크게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표밭이 오염되고 혼탁했던 사례가 없지는 않았다. 종반에 들어서서는 일부 지역에서 금품거래,매수흥정사례와 이른바 억지후보단일화 같은 무리한 사태도 빚어진 바 있다. 선거일공고후 선거사범으로서 3백86명이 불구속,62명이 구속입건됐다는 사실은 공명선거에 대한 당초의 각오와 결의에 흠집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대체로 법을 지키는 선위에서 진행됐다고 보아 틀리지 않는다. 현수막·벽보 홍보물이 낭비되지 않았고 그토록 염려되던 경제적 영향이 최소화되는 선에서 그쳤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물론 유권자와 후보자,선거관리당국 등 선거주체들의 일치된 노력이 주효했겠으나 무엇보다도 선거문화수준 향상에 대한 모든 국민의 일치된 인식이 작용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것은 다시말해 우리 국민들의 전반적인 정치의식의 향상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종래의 선거풍토의 개혁없이는 민주화발전을 위한 모든 정치일정과 사회풍토 개선작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자각과 인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음을 알려주는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선거기간중 때로는 지나친 무관심이 염려되었고 부분적인 혼탁현상에 대한 심각한 우려도 없진 않았다. 지방자치선거의 제도·운영면에서도 적잖은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예컨대 지나친 공명성 강조에 따른 위축감,후보자 소개 기회의 제한,담합·흥정의 여지 등이 그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미 이같은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보완의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광역의회 및 자치단체장선거에 반영되리라고 본다. 주민이 참여하는 지방자치제의 가장 큰 효과는 무엇보다도 주민자신들에 대한 민주주의의 훈련이다. 지역출신 국회의원을 통한 제한적인 수준의 국정참여에서 생활주변의 일선행정에까지 주민이 참여함으로써 민주적 의식과 행위를 보편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지방자치의 참뜻이기도 한 만큼 그 의미와 제도를 소중히 다져가야 하는 것이다.
  • 평화방송/불교방송/교통방송/방송위,3사 청취자 조사결과

    ◎채널특성화는 “OK”/선교·교통길잡이역에 대부분 만족/기존방송사 모방·단순한 구성이 흠 청취자들의 기대속에 출범한 평화방송(PBC) 불교방송(BBS) 교통방송(TBS) 등 3개 FM방송국이 개국 1주년(PBC 4월15일·BBS 5월1일·TBS 6월11일)을 맞게된다. 3개 방송국은 그동안 각기 채널특성화를 살리는데 주력,청취자 확보에 괄목할만한 성공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방송들은 아직까지 보편적 인식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그 역기능에 대한 일반인들의 우려 또한 적지않아 정착단계에 이르기까지에는 더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 방송위원회가 3개 방송 청취자 1백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이들 특수방송의 현주소를 잘 지적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각 방송의 청취자 50명씩을 표본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종교방송의 선·포교활동과 교통방송의 교통상황정보 제공에 있어서는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나 청취자 대부분이 주파수 조차 모르고 있으며 만족정도도 절반에 그쳐 개선의 여지가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평화방송과 불교방송의 「선교 기여정도」에 대해서 응답자 1백명중 과반수가 넘는 55명이 「크게 기여했다」고 답한 반면 「그저 그렇다 가 35명,무응답이 10명으로 나타나 평화방송과 불교방송이 선교측면에서는 제몫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교통방송의 경우도 「교통상황정보의 차량운행 기여도」에 대해 50명중 38명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응답한 반면 「별로 도움이 안됐다」는 응답자는 9명뿐이어서 역시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같은 선호경향에 비해 이들 특수 방송국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도와 만족정도는 크게 뒤떨어지고 있으며 목적성 상실에 대한 우려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전체응답자 1백50명 가운데 주파수를 알고 있는 사람이 평화방송의 경우 34명,불교방송이 48명,교통방송이 58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된 것은 이들 방송에 대한 인식도가 여전히 낮다는 것을 입증하는 좋은 결과이다. 만족정도에 대해서도 평화방송은 20명,불교방송은 25명,교통방송은 33명이 「반정도 만족」하는 것으로 답한 반면 「만족」과 「그저 그렇다」는 응답자는 각각 20%에 그쳐 역시 청취자들이 당초 가졌던 기대감엔 크게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또 평화·불교방송 청취자에 대한 「신앙생활의 도움정도」 질문에서 「도움이 됐다」가 42명,「그저 그렇거나 별로 도움이 안됐다」가 58명으로 나타난 점과,운전자가 교통방송에서 얻는 정보율이 30%(16명),50%·70%(각 13명),90%(8명) 순으로 밝혀진 점은 특수 방송들에 대한 청취자들의 「목적성 상실」에 대한 우려가 높음을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책으로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 특성화의 확대와 사회문제 해결기능의 강조를 우선적으로 꼽고있다. 즉 「기존 라디오방송 프로그램모방」 「단조로운 포맷」 「프로그램의 대응편성」 등에 따라 『새로운 맛이 전혀 없다』는 청취자들의 인식을 개선하지 않는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견해다. 이와함께 전문가들은 변두리지역에서의 교통정보 사각현상과 음향상태의 열악함,진행자의 방송언어 등도 시급히해결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 「정보혁명시대」의 지자제 선거/김용운 한양대 대학원장(서울시론)

    ◎타락선거 못막으면 중우정치 전락 오랫동안 중단되어 왔던 지방자치제가 근 30년만에 부활된다. 민주화와 더불어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요인은 범인류·세계사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 현상」에 있다고 하겠다. 인류사에는 정보와 혁명이 이전에도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맞고 있는 것은 두번째 정보혁명이다. 첫번째 정보혁명은 구텐베르크의 활자의 발명이었다. 이로 인한 인쇄술의 발달로 성서가 보급됨으로써 신에 대한 정보를 독점한 사제계급을 무력화 시켰고 마침내 종교혁명을 야기하여 봉건제도의 기반을 흔들어 놓았다. ○“부정근절” 의지 확산중요 두번째 정보혁명은 현대의 「C & C」(Computer and Communication)이다. 하나의 정보가 순식간에 전 세계를 돌아 곧바로 다시 새로운 정보로 증폭,보다 높은 차원의 충격이 계속 생산되어 나온다. 첫번째 정보혁명으로 사제귀족이 보통사람이 되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제는 누구나가 귀족이고 보통사람인 것이다. 정보전달 수단의 발달은 또한교육의 보편화를 가져왔다. TV·라디오를 통한 방송대학은 더욱 더 앞으로 발전해 간다. 그리하여 누구라도 교육을 받게 된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철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보화는 긍정적인 면만큼 많은 약점도 있다. 가령 최근 세인을 놀라게 한 수서사건은 정보화시대가 아니었으면 그 충격은 도저히 그 처럼 크게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정보화 시대이기에 나쁜 것,좋은 것이 함께 순식간에 전달된다. 선거에서의 부정에 관한 정보도 단숨에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타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고, 그 반대로 국민 각자가 자각하면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여 부정한 분위기를 없앨 수도 있다. 정보가 쉽게 일반인에게 전달됨으로써 누구나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노동조합·학생·시민까지 모든 활동이 정치성을 띠게 된다. 각자의 높은 목소리가 정치의 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다. 이는 우리가 갈구했던 민주화가 아닌,일찍이 인류가 체험한 바 없는 대중사회의 출현이라 할 수 있다. 자칫 중우적인 경향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민의 체험에는 도시적인 생활이 없었음을 주목해야 한다. 2백50개 정도밖에 안되는 성씨,균질적인 마을이 수천개 있고 중간의 완충지대에 해당하는 건전한 도시가 없이 바로 서울에 이어지는 사회제도를 오래도록 경험해야 왔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지방자치 제도가 쉽게 성숙해질 수도,또는 같은 이유에서 오히려 좌절될 수도 있다. 정보화가 가속화되면 대중화가 무질서로 이어질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그것을 막는 일이 곧 윤리성이 높은 지방문화의 창달이다. 「정보」란 일의 진행에 있어서 그 선택의 폭을 넓히고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정보 사회의 특성은 그 선택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정보의 범람에 따른 문화현상의 당양화와 가치관의 다극화에 있다. 이에 맞게 지방차지도 획일화된 도시화 보다는 개성이 강한 지방문화의 창출해 기여해야 마땅하다. ○정치혼란 가중시킬 우려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맞추어 생각할 때 비슷한 지방의회가 각처에 생기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지방의회는 소위 정치만은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의원들의 진출로 지방마다 개성있는 의회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세계가 국제화되는 일은 모든 문화·인종 등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일이 아니가,국가와 민족마다 스스로의 개성을 살려나가면서 서로 조화되도록 하는 일인 것이다. 데모크라시란 본랜 「대중(데모스)을 지배(크라티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질서를 유지하고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을때에만 그 존재의의를 갖는다. 데모크라시의 좌절은 결국 중우의 늪으로 빠지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본 고장인 희랍의 철학자 플라톤은 중우정치를 경계하여 철인 정치를 주정했다. 바보들의 발언권이 커짐으로써 질서를 유지 못하는 경우보다는 철학자들의 정치,청렴하고 투철한 이성을 지닌 사람이 엄하게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국가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서는 악마도 이용할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플라톤의 철인정치를 오용한 수많은 독재자가 나왔다. 스탈린,히틀러,최근의 이라크의 후세인도 예외가 아니다. 어찌되었든 우리에게는 단군이래의 풍요로움을 기반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지침이 요청된다. 예전의 윤리나 행동강령은 이에 어울리도록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가치는 돈이 아니라 보람이다. 우리가 선거에 돈이 풀리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타락선거라는 상식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이 사회 전체의 문화를 억압하는 폭력적 분위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권력을 위한 것,즉 중앙 정치권에 대한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방문화의 윤리성이 중앙권력의 가장 큰 제동력이 될 것을 믿고 우리의 희망을 그것에 걸어보는 것이다. 요즘 우리는 정치인의 무력함·무능함을 익히 통감했다. 나라의 미래를 그들에게만 맡길 수는 없으며 오직 건전한 시민정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지방지치를 통해서도 이 같은 시민 정신이 구현될 것이다. ○참신한 지방문화 창출을 따라서 지방선거의 성격이 중요하며 내일의 국가적 양상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 틀림없다. 새로운 시대에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윤리관이 요청된다. 정보화 시대이기에 민주주의가 될 수밖에없고 따라서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는 지방자치가 실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늘 그래온 거처럼 중우정치에 빠지고 돈에 흐를 유혹이 있다. 지난날의 고식적인 사고로 그대로 미래를 추진시킬 수는 결코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우리 모두가 민족사적인 사명감으로 일찍이 체험한 바 없는 의식 개혁 속에서 종교혁명을 성취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을 바란다.
  • 지방의회 구성·권한(지자제백과)

    ◎조례제정·재정운용등 자치권 지녀 지방자치제가 30년만에 부활됐다. 오는 26일엔 시·군·구 기초지방의회 선거가 실시돼 전국에서 모두 4천3백4명의 「지역일꾼」을 뽑는다. 지방자치제는 무엇이며 지방의회란 무엇을 하는 곳일까? 또한 선거는 어떻게 치러지고 유권자는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지자제 실시에 따른 「지자제 백과」를 시리즈로 엮는다. 지방자치제도는 「일정한 지역을 기초로 하는 자치단체가 그 지역의 일을 주민의 의사와 책임 그리고 재정부담 아래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민주적인 행정제도」이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인구가 크게 늘고 생활이 바빠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보다는 주민들이 직접 뽑은 의회의원과 단체장을 통해서 지방행정을 수행토록 하는 것이 각국에서 보편화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관할구역의 크기에 따라 서울특별시,직할시,도의 광역 지방자치단체와 시·군·구(특별시 및 직할시의 구만 해당)의 기초 지방자치단체로 구분된다. 따라서 주민은 기초자치단체의 주민이자 광역자치단체의 주민이라는 이중적인 지위를 갖게 되며 주된 권리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산과 공공시설을 이용하고 균등하게 행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민들은 의회의원 및 자치단체장 선거에 참여할 권리와 청원권을 갖는 반면 지방자치단체 운영에 필요한 각종 재정적인 부담의무를 갖게 된다. 또한 자치권이란 「자치입법권」 「자치조직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치입법권」은 국가법령의 범위안에서 자치사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조례나 규칙을 제정하는 권한이며 「자치조직권」은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조직을 정하는 권한이고,「자치행정권」은 자치단체가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의 고유사무를 자주적으로 처리하는 권한이다. 다만 자치단체는 고유의 자치사무외에 법령에 근거를 둔 일정한 국가사무를 위임받아 처리할 수 있다. 「자치재정권」은 자치단체가 교유사무를 수행하기 위해 주민세 등을 부과,자주적으로 그 재원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를(사설)

    우리의 40여년 정치·사회가 드디어 지방자치 시대에 들어서게 됐다. 지자제는 정치 및 경제 사회구조의 분권화체계와 다원화체제로서 민주정치와 산업자본주의 체제의 원리에 가장 근접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그 지방자치제도 가운데서도 맨 밑바탕이 되고 있는 기초자치 즉 시·군·구 의회의원 선거는 그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 이념의 기초로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전국적으로 4천3백4명의 지방의회의원을 뽑는 이번 기초의회선거는 그런 점에서 우리 헌정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뿐 아니라 정치풍토 쇄신을 통한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되리라고 본다. 지자제 실시는 또 한마디로 중앙집권 시대에서 지방분권 시대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지자제가 중단됐던 지난 30년 동안 실적위주의 근대화로 상징되는 권위주의적 관위주의 행정은 다양한 지역주민들의 의사나 요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의 대부분이 중앙에 집중됨으로써 수도권의 비만 체증을 가져왔다. 지방분권화에 따라 행정은 획일화에서 다양화로,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변화될 것이다. 이제 꽃피는 봄과 더불어 상수도 하수도 쓰레기처리 교육 노인문제 등 지역주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지방살림살이가 주민들의 손으로 가꿔질 것이며 또 그들과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시·군·구 의회에서 공개적이고도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처리될 것이다. 지방자치 과정에서 얻는 것도 무척 많다. 무엇보다 주민들 각자에 대한 민주주의 훈련은 지자제의 가장 큰 효과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주권자인 국민이 국회의원을 통해,그나마 제한적인 범위와 수준으로 국정에 참여하던 데서 나아가 일상생활주변의 사소한 문제와 일선행정에까지 참여하게 됨으로써 민주주의의 안목과 발전의지는 물론 적극적인 자치능력을 보편화시킬 것이다. 지방자치제도 그 자체로서의 기여보다 주민의식수준의 향상이라는 정신적 측면이야말로 지자제가 갖는 가장 큰 보람이며 가치이기도 하다. 그동안 이 「기초」선거와 한단계 위인 「광역」선거를 놓고 분리실시냐 동시실시냐로 해서 많은 논의가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민의 직접적인 참여로 지역발전을 극대화하고 중앙권력을 지방에 분산함으로써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룩하고자 한다는 지자제 원리에 입각한다면 분리냐 동시냐는 원칙적으로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두차례 지방선거는 우리정치사상 최대규모의 선거이다. 깨끗한 선거,돈안쓰는 선거로 치러진다하더라도 기본적인 규모의 자금이 소요되게 마련이고 거기에 자칫 막대한 선거자금이 살포된다면 정치 사회의 혼탁은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 뻔하다. 또한 현행 선거법으로 동시선거를 할 경우 방만한 규모에 맞는 효과적인 선거사무집행에 막대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특히 우리 정치권의 여야는 이미 오랜 협상끝에 「광역」은 정당참여를 허용하되 「기초」는 정당참여를 배제하는 선거법구조를 갖는데 합의한 바 있다. 지방자치의 밑바탕에 정당이 개입할 경우,권위주의적이고 지역성을 토대로 하고 있는 우리의 정당현실을 감안할 때 중앙정치의 폐해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할뿐 아니라 선거과열과 지역사회의 대립갈등 현상을 우려해서였다. 또 앞으로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 등 거의 해마다 선거를 치러야하는 마당에 기초의회부터 조용히 치른후 그 경험과 선례를 바탕으로 올바른 정치풍토와 선거문화를 정착해나가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따라서 기초의회선거가 시작되는 마당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와 관심은 선거의 공명성 여부에 집중돼야 한다. 지방자치를 시작하는 첫 선거를 돈안쓰는 모범적인 선거로 치러 정치풍토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도 모든 노력과 관심을 여기에 쏟아야 할 것이다. 강조하건대 돈을 쓰고 불법행위를 해서라도 지방의회에 진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주민의 이익을 절대로 대변할 수 없다. 특히 지방의회가 특정인의 이권이나 부정 비리를 막는 주민의 대표기관이 되려면 돈으로써 표를 사고 돈으로써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부터 설자리가 없도록 차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 스스로가 금품과 선심을 거부하는데서,더 나아가 불법 부정행위의 감시자가 되고 고발자가 되어야 한다. 이제 선거행사가 사실상 시작됐다. 그것도 민주정치 발전에 가장 기초가 되는 지방의회선거이다. 무엇보다 정부 여당부터 돈을 쓰지 않는 문제에서부터 행정·관권선거를 생각않는 일에 모든 것을 걸고 나서야 할것이고 야당도 섣부른 바람 일으키기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위 등 구태의연한 자세에서 탈피해야 할것이다. 현재로서 지자제 기초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러야겠다는 정부·여당의 결의는 무척 단단해 보인다. 노태우대통령이 밝힌 대국민담화내용에도 그 단호한 의지가 담겨 있다. 즉 이번 선거를 돈안쓰는 선거,질서있는 선거,공명한 선거로 치르느냐의 여부에 따라 민주발전과 우리 경제의 앞날이 걸려 있다는 「비상한 인식」이 그것이고,폭력과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그 누구를 막론하고 법대로 단호하게 다스릴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그것이다. 지방자치는 더이상 미뤄질 수 없는 국민적 합의였다. 일찍이 국민적 요구를 수렴한 6·29선언의 이행이기도 한 것이다. 모든 주체가 공명선거의 의지를 다지며 거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 “김정일 방일 가능할것/김용순서기 회견/일·북한 연내 수교희망”

    【도쿄=강수웅특파원】 일본을 방문중인 북한의 조선노동당 김용순서기는 24일 도쿄(동경)시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과 북한간의 국교정상화 교섭이 연내에 타결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 『일­북한간 교섭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내 타결을 위해 상호 정부차원에서 노력했으면 한다』며 타결시기에 구체적인 희망을 나타냈다. 그는 또 김일성주석의 후계자인 김정일서기의 방일문제에도 언급,『일­북한양국의 국교가 정상화되어 각 분야의 교류가 확대된다면 그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국교정상화후 수반급의 왕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북한의 핵사찰 수용문제에 대해서는 『남북이 동시에 받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고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며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 검찰,떠도는 「의혹」에 이례적 해명/「수서수사」발표 이모저모

    ◎발표문 작성에 관련기관 의식한 흔적/막판 「양심선언」 터지자 수사진 당황/“「의혹의 시선」 다소 씻었다” 서울시 안도 ○…지난 7일부터 수서지구 택지 특별분양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18일 대검찰청 8층 회의실에서 최명부 중앙수사부장이 「수서지구 택지 특별공급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12일만에 수사를 종결. 이날 발표장에는 그동안 수사를 맡았던 중앙수사부의 제갈융우 1과장을 비롯,한부환 2과장·김대웅 3과장·정홍원 4과장 등 수사검사들이 배석했으며 최중수부장이 23쪽 분량의 발표문을 읽는동안 대체로 차분한 모습. 최중수부장은 약 30분동안의 수사종결 발표문을 낭독한 뒤 자리를 대검 9층 중수부장실로 옮겨 내외신기자 80여명과 일문일답을 갖고 사실상 수사종결을 선언. ○정총장,새벽에 퇴근 ○…「이철희·장영자사건」과 「5공비리」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의 수사종결 발표때는 검찰총장이 직접 발표하던 것과는 달리 이날 「수서사건」 발표때에는 최명부 중수부장이 발표. 수사종결 발표를 누가할 것인가를 놓고 사건의 규모나 비중으로 봐 『정구영 검찰총장이 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비쳤던 검찰은 막상 정총장이 사건 당시 청와대 비서진으로 있었던 점을 놓고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발표 전날인 17일 하오 이종남 법무장관이 90년 8월17일 수서문제 당정회의에 참석했던 일과 관련,검찰이 이장관의 자필 경위서를 제출받은 사실도 알려지면서 발표자가 최부장으로 바뀌었다는 후문. 최부장은 발표문의 준비를 위해 17일 상오부터 기자들의 출입이 통제된 15층 조사실에서 내용을 검토한 뒤 정총장에게 보고했으며,이 과정에서 정총장도 18일 새벽1시에야 퇴근. ○…이날 일문일답 자리에서는 주로 청와대 비서실의 관련자범위와 이원배의원이 받아 평민당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 2억원의 행방에 대한 질문이 주종. 이에 대해 17일 밤 홍성철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권노갑 평민당 총재특보의 소환·조사를 끝낸 최중수부장은 『통상 민원 차원에서 청와대 비서실에 접수된 수서민원이 장병조 전 비서관에 맡겨졌을뿐 그 이상의 관련자가 없다』고 답변하고 『권의원에 전해졌던 2억원에 대한 정확한 사실규명과 법률확인조사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만 설명. ○…검찰은 이날 발표문에 이례적으로 「몇가지 의혹사실에 관한 진상」의 항목을 넣어 이 부분에 대해 적지않게 고심했음을 반증. 「진상」 내용은 ▲장병조·한보와의 유착관계 ▲국회의원만 집중조사했다는 주장 ▲장 전비서관외에 고위공직자 관련유무 ▲정태수의 2일간 잠적행적 ▲2회에 걸친 당정회의 개최이유 ▲검찰수사 착수지연 사유와 소극 대응의문 ▲이의원 당비 2억원 수수사실 늑장공개 ▲이의원 「양심선언」 진상 등 8개항. 이처럼 검찰이 자체수사에 대한 의문점을 두고 해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수사에 대한 여론의 의혹이 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스스로 반성해 보인 자세』로 평가. ○…이번 사건을 지휘한 최명부 중수부장은 수사과정에서 느닷없이 『누가 얼마를 받았다』 『누가 누구를 만났다』 『누가 구속될 것이다』는 등의 수사진행·예측이 청와대쪽에서 흘러나온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 최부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수사진행 사항이 청와대에서 흘러나온 사실에 비춰볼 때 검찰이 수사상황을 보고해왔느냐』는 질문에 『절대로 그런일이 없었다』고 정색. 최부장은 이날 이종남 법무장관으로부터 받은 자필 경위서를 직접 꺼내보이는 가 하면 정구영 검찰총장에 대한 주변조사 내용을 소상히 공개하는 등 해명에 총력. ○…수서사건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한보철강 아산만매립 허가과정」을 빌미 삼아 뇌물을 받은 김동주의원이 구속된 것과 함께 5명의 의원이 모두 당내 계파를 달리한다는 사실을 놓고 검찰주변에서는 『우연이냐 필연이냐』에 대한 평가가 무성. 이날 중앙수사부장실에서의 질문에서도 『과연 수서와 관련성이 적은 김의원이 구속된 의미는 무엇인가』란 정치적 질문이 나왔으나 최부장은 이같은 질문이 사건을 담당한 검찰에 제기되는 것이 못마땅한 표정. 최부장은 『대형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문제의 본질과 동떨어진 인물의 혐의사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김의원이든 누구든 법을 어긴 사람은 법의 공평성·보편성에 입각,검찰은 즉각 기소하는 것』이라고 답변. ○3차례나 해명나서 ○…이번 사건수사에서 「뇌물」과 「외압부분」에 중점을 두고 수사해온 검찰은 이 부분의 수사가 어렵다는 당초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5명과 장 전비서관의 혐의를 밝혀내 만족한 입장이었으나 이원배의원의 「양심선언」이 공개되면서 곤혹스런 모습이 역력. 지난 16일 이 내용이 공개되고 17일에도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나가자 이전까지 수사진행 과정을 밝히지 않던 검찰은 기자실을 3차례나 찾아와 해명(?)하느라 분주. 지난 17일 하오10시30분쯤에도 최부장은 대검 6층 기자실로 찾아와 이의원의 영장내용에 2억원이 빠진 이유와 앞으로의 수사방향을 해명하면서 얼굴을 붉히기도. ○“수사 실마리는 고씨” ○…이번 사건수사 해결의 실마리는 제일 먼저 구속된 26개 연합주택조합 간사 고진석씨(38·농협 인력개발부 서기)로부터 풀려 나왔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들의 전언. 검찰관계자는 수사초기 정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사실이 풀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있다 주택조합 비리를 담당한 중앙수사부 3과가 고씨를 불러 참고인조사를 마친뒤 귀가시키기 직전,한 수사관이 지나가는 말로 『정회장으로부터 얼마를 받았느냐』고 묻자 무심결에 『1억원… 』하며 어물거리더라는 것. ○…서울시는 18일 검찰의 수서사건 수사결과 시 간부들이 한사람도 사법처리 대상에 들지 않자 시장경질 등 뒤숭숭한 와중에서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 특히 대부분의 직원들은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듯 서울시가 그동안 외부압력을 뿌리치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썼는가 가 입증된 셈』이라면서 『그동안 서울시에 쏠렸던 의혹의 시선을 다소나마 씻게돼 다행』이라고 촌평. ○…건설부 직원들은 수사결과 건설부가 특별히 잘못한 점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장관과 차관이 경질되자 씁쓰레한 반응을 보이면서 일부에서는 예상치도 않은 이규황 국토계획국장의 구속에 대해 이국장이 희생양이 된 것 같다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이상희장관은 문제가 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의 해석과 관련,『지금 생각해봐도 아무런문제가 없는 데 어떻게해서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며 푸념했고 주택국 관계자들도 법리해석에 대한 건설부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주장.
  • 외언내언

    수서의혹과 관련돼 지금 관심의 초점은 한보의 로비규모. 로비의 귀재라고까지 전해지는 정태수 회장이 그동안 사용한 로비금액,사용처,자금조성 방법 등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수사도 이부문에 집중되고 있을 것이나 조사결과는 기업의 비자금을 둘러싼 구조적인 부패의 정도까지를 알게해 줄 정도까지를 알게해 줄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는 것. ◆정경유착의 표본격인 일본기업의 경우 기밀비(접대비) 규모는 엄청나다. 88년 한햇동안 4조5천5백억엔으로 하루에 1백25억엔을 접대비로쓴 셈. 90년의 방위예산(4조1천5백억엔)보다 많은 액수다. 크레디트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같은 규모가 미국회사보다 3배,영국보다는 무려 14배나 더 많다고 비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비용은 대체로 공개되고 접대비에도 세금을 부과하고 있어 부정의 소지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기업들의 접대비는 매년 증가 추세. 89년 한햇동안 4백60개 회사의 접대비는 모두 1천3백61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15.7%나 늘어났다. 이는 매출액 증가율 9.9%를 크게 웃도는 것이고 경상이익에 차지하는 비중도 1년전의 2.9%에서 4%로 증가한 것. ◆그러나 이같이 접대비는 급증하고 있어도 접대비가 「필요악」이라는데에는 각국이 같은 의견. 고객이나 관계자들을 접대하는 어려움이 큰 것 이상으로 로비활동을 인한 효과는 상상을 넘어 엄청난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 얼마전부터 우리도 골프초청이 보편화되고 보통때에도 선물러시를 이루는 것이 모두 이같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접대비의 자금조성이 부정과 편법에 의하고 이 자금이 흑막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 매년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걱정이다. 얼마전의 범양사건이 대표적인 예. 해외에서의 선박수리비 등에 리베이트를 불려 신고하는 수법으로 1백억원의 비자금을 마련했다가 말썽을 빚은 것이 그것. 한보의 경우도 그래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외언내언

    고등학교 졸업식철이 되었다. 덩지는 옛날 그 또래에 비하면 훨씬 커진 18살 이상의 청년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옛날보다 훨씬 미숙해 보이는 수십만명이 졸업식을 치르게 된다. 지나간 12년을 입시공부에 몽땅 바치고도,실패의 암담한 경험을 지닌 사람이 더 많은,엄청난 집단이다. ◆졸업식을 전후해서 해방감을 주체하지 못할 그들이 벌일 행동이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밀가루 뒤집어쓰기 모자찢기 같은 행동은 교복제도가 바뀐 뒤에는 좀 뜸해진 듯 하지만,술을 폭음하고 일탈행위를 벌이는 일은 여전하다. 술에 취해 비행 충동을 자극받아 일을 저지르는 청소년이 양산되는 것도 이 무렵이다. 「초범」의 기회와 만난 계기가 졸업식 때문이었던 청소년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마다 거듭되는 이런 불상사를 보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다른나라,특히 미국같은 나라들에서는 고교졸업식이 아름답고 엄숙하다. 사각모와 가운을 차려입고 교장선생님의 격려를 받으며 교문을 나선다. 이런 관습과 제도는 좋은 내림인 것 같다. 어떤 뜻에서는 다 자란 어른이 다니는 대학의 졸업식보다는 고교졸업식이 더 중요하다. 대학동창은 시차가 심하게 생기지만 고교동창은 그렇지가 않다. ◆고교 졸업식을 「성인식」 차원에서 제대로 거행하는 노력을 교육부,교총 등이 관심을 갖고 지원하여 해보는 것이 어떨까. 고교를 졸업하는 나이야말로 성인이 되는 시기다. 법적인 미성년기를 끝내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생은 성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도 된다. ◆교육적으로 보아도 고교까지가 시민을 양성하는 보편적인 기간이다. 고교만 졸업하면 한사람의 직업인이나 독립된 시민의 교양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고 이상이다. 특히 직업교육으로 진로를 열어주는 미진학 고교생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오늘의 실정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너희들은 이제 어른되기에 모자람이 없게 갖춰졌다. 독립된 시민으로 책임도 느끼고 권한도 가지라. 앞날을 축복한다』는 의지를 전달해주는 의식을 고교졸업식을 통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소 사회위기 “위험 수위”/공산당 경고

    ◎발트국 탈소 계속땐 대혼란 【모스크바 UPI 연합】 소련 공산당은 3일 소련사회의 위기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으며 이 단계를 넘어서면 사회적 대소요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산당은 지난달 31일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채택돼 3일 발표된 한 성명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미 일부지역은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서는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일부 공화국 지도자들을 『개인과 시민의 권리가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세계보다 민족권리의 허구적인 우위를 주장하는 전체주의적 독립주의자』라고 비난했다.
  • 중동전과 「미국식 정의」/김호준 워싱턴특파원(오늘의 눈)

    지난주 미 오클라호마시의 KTOK라는 라디오 방송국은 청취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미국은 중성자탄을 사용해 사담 후세인을 공격해야 하는가?」 중성자탄이란 방사능을 폭발시켜 사람만을 살상하고 건물은 파괴하지 않는 원자무기다. 그런데 놀랍게도,이 가공할 중성자탄 사용을 5백명이 지지한 반면 반대한 사람은 1백7명에 불과했다. 이 방송국의 토크 쇼 진행자는 『내 짐작으론 찬 1·반 3의 반응이 나올줄 았았는데 정말 겁나는 결과가 나왔다』며 미국인들의 호전성에 혀를 내둘렀다. 그에 의하면 한 남성 청취자는 「미국은 핵무기를 써서 이라크인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몽땅 죽여야 한다. 그래도 살아남은 이라크 여성은 임신을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왜 중동에서 전쟁을 하는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주 연두교서를 통해 『단지 쿠웨이트 해방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부시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인류의 보편적 열망인 평화와 안보,자유,그리고 법의 지배를 성취하려는 대의」라고 달콤하게 정의했다. 부시의 이 얘기에 니카라과 사람들은 아마 냉소를 금치 못했을 것이다. 1986년 국제사법재판소는 미 CIA(중앙정보국)가 국제법을 위반하고 니카라과 항구에 기뢰를 부설했기 때문에 미국은 니카라과에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재판소에는 사법권이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이건 진행중인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가 다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은 안보리에서 어떤 결의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재판소의 판결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유엔 안보리를 통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에는 함정이 많다. 미국은 미군의 그라나다 침공,파나마 침공,리비아 폭격 등 근년의 군사모험을 모두 『국제법 테두리 안에서 취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예컨대 파나마 침공은 유엔 헌장 제51조에 의한 「자위」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엔헌장은 엄연히 타국에 대한 무력 침략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오만한 행적을 기억하는 세계는 부시의 새로운 세계질서 추구가 공허한 소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인의 호전성이 부시를 왜곡시켜서도 안되겠지만 부시도 새로운 세계 질서와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혼동해선 안될 것이다. 미국의 군사력에 의해 유지되는 평화,즉 팍스 아메리카나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미 제국주의로 인식되고 있음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
  • 외언내언

    양의 해라고 해서 양처럼 평화스러운 한해이기를 기대했었다. 기대는 실망으로 끝나고 새해벽두부터 전쟁의 폭음이 세계를 진동하고 있다. 1월 한달이 다가고 벌써 2월인데 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전쟁은 2주를 넘겼으며 다국적군의 압도적인 폭탄세례에 저항다운 저항 한번 못해본 후세인이 건만 조금도 꺾이지 않고 있다. 28일 미 CNN TV와의 회견에선 『전쟁에서 승리할 것을 1백만분의 1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기세를 올렸다. 이에 뒤질세라 30일 연두교서를 발표한 부시대통령은 『다국적군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인류의 보편적 염원인 자유·평화·법의 지배를 위해 불법적인 침략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며 이라크의 철군을 거듭 촉구했다. ◆전쟁만큼이나 말의 전쟁도 치열한 것 같다. 지난 9일의 미·이라크 외무회담은 가장 중요한 화전의 고비. 『국운을 걸고 파병한 28개국에 이라크를 쫓아낼 힘과 의지가 없을 것으로 착각해선 안될 것이다』(베이커 미국무) 『정의와 공평의 원칙에는 이론이 없다. 우리는 지난 수십년동안 그원칙이 우리 지역에서 존중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것을 존중하지 않았다』(아지즈 아라크외무) 회담결렬의 변이다. ◆13일 마지막 조정에 나섰던 데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은 『낙관도 비관도 않는다. 신만이 알 일이다』며 돌아갔다. 그리고 16일 부시대통령은 『바로 2시간전 우리는 공격을 시작했다. 후세인이 5개월전에 시작한 전쟁에 오늘밤 우리가 뛰어들었다』고 선언했으며 그 2시간반후 후세인은 『근원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신의 가호로 정의가 이길 것』이라고 응수했다 ◆걸프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는 「융단폭격」 「인간 방패」 「스커드미사일」 「화·생·방전」 「유전폭파」 「검은 비」 「환경테러」 「전범재판」 등의 말들이 전쟁소식과 함께 난무했다. 이제 「지구가 후세인 환경전의 인질」이란 말과 함께 「지상전」이란 용어가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체니 미국방은 지상전이 2월을 안 넘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말이지 걸프전 자체가 2월을 안넘겼으면 좋겠다.
  • 「기부금 입학」 적극 검토할 때/김용운(서울시론)

    ◎과외비·「뇌물」로 쓰는 돈 교육투자 유도를 어떤 면에 있어서도 장점은 항상 단점을 내재하고 있으며 거꾸로 어떤 단점일지라도 때로는 장점일 수 있다. 그러므로 불행한 일을 범했다하여 스스로에게 자학적인 매질을 가하는 일은 금물이다. 한국인의 국민성에도 장단점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는데,대체로 다음과 같이 우리의 특성을 제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1) 강한 생명력으로,그속에는 끈질긴 집요함이 내재되어 있다. 이 강한 생명력은 세계적인 경제성장력을 과시하여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아래 불과 30년만에 GNP를 80배나 성장시켰다. (2) 철저한 평등정신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보편사상도 여기에서 나왔다.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로 일컬어지고 있는 영국에서도 귀족과 평민 사이에는 엄연한 구분이 있다. 심지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계급에 따라 다르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음식점의 출입문까지 다를 정도였었으니 귀족학교와 평민학교의 구별이 있는 것은 당연했었다. 한국인의 철저한 평등의식은 마침내 한국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균질적인 사회로 만들어 낸것이다. 7천만이 넘는 인구인데도 성씨의 개수는 겨우 2백60개 정도이며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김,이,박씨로 임금의 성씨를 사용하고 있다. 서양인의 성씨에 스미스(Smith 대장장이),위버(Weaver 직인),스튜어드(Steward 집사)와 같은 직종의 성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것과 일본이 무목이니 견총과 같은 하찮은 이름을 성씨로 삼는 것과 크게 다르다. 한국인의 교육관은 오늘날에도 지난달 과거시험용의 학문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 우리에게 있어서의 교육은 오직 출세와 가문의 성장에 있으며,서울대에 일등으로 입학하면 마치 조선시대의 장원급제와 같은 일로 여겨 신문,TV 등이 온통 떠들썩하다. 평등의식이 강하기에 누구나가 대학에 가야하며,강한 생명력이 있기에 출세욕이 왕성하며 대학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교육열을 자아낸 것이다. 해방이후 6·25라는 민족적 수난을 당하면서도 한국이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활력의 원천은 교육열 때문이었다. 농사일에 빼놓을수 없는 소까지도 팔아서 공부를 시킨다하여 상아탑이 아니라 우골탑이라는 부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산업화사회로 돌입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히 높은 교육열과 억척스럽게 일하는 자세는 한국인의 장점이다. 그 자체만을 생각한다면 아무도 그 사실을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지나치자 엉뚱한 부작용을 나타냄으로써 오늘날 사회악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과도한 입시경쟁은 수험사업이라는 기현상을 낳았다. 80만 대학수험생만을 대상으로 해도 이들이 개인당 1년간 소비하는 수업비용(과외비·학원비 등)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비싼 과외일수록 효과가 있다는 미신도 있어 과외비는 더욱 높아진다. 돈만 쓰면 합격이 가능하다는 풍조는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의 상식이 되어 갔다. 그간 「잘 살아보세」의 구호에 도취해온 국민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생긴 돈을 어딘가에 써야만 했다. 잘 사는 것이 목적이기에 잘 사는 것을 남에게 보여야만 한다. 이것이 한쪽에서는 과소비현상으로 나타나고 또한 고액 과외를 상식화하게 했다. 돈이 많아 그 돈으로 입학할일이 있다면 누가 그 유혹을 물리칠 수 있을까? 요즘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부정입학사건도 이러한 사회적인 구조에서 잉태한 병폐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적발된 부정입학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여론이 많다. 근본적인 병인이 엄존하는 만큼 실제로 그럴 수도 있다. 지금까지 으레 문제가 제기되면 일벌백계주의로 몇사람 노출된 자만을 엄벌하고 병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었던 것이 상례였다. 때문에 걸린 자는 재수가 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당한 자는 권력·금력의 부족함을 한탄할 뿐이다(나보다 더한 일을 한 사람도 많은데 오로지 「백」이 없어서 적발당했다는 넋두리를 한다). 그리하여 마치 자리가 일시적으로 목을 움츠리는 분위기만 생길 뿐 근본적인 대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특히 염려스러운 일은 모처럼 학원의 자율화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여 입시정책이 보다 경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 부정입학은 평등의식이 강한 국민감정을 충분히 자극하여 감정적인 여론이 대두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학원과 입시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싼 과외는 과소비와 같은 차원의 것이다. 돈은 많은데 그 돈을 적절하게 쓸 줄 모르는 데에서 나온 현상이다. 수험공부란 아무리해도 톱밥에 톱질하는 비생산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과외비용은 세계제일인데 비해 각종 교육부문에 정식으로 투입되는 액수는 매우 적다. 실제로 한국의 대학에 투자되는 금액은 후진국 수준이고 학교의 지적분위기도 매우 낮다. 신학기에는 으레 「등록금 인상」시비가 학원의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등록금 인하하여 부모님께 효도하자」라는 웃지못할 구호는 있어도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들고 나오는 예는 별로 없다. 레슨이나 과외와 부정입학에 투자되는 금액은 세계제일의 수준인데 학교에 투자되는 돈은 그에 반비례한다는 사실은 바로 한국민의 경직화된 형식주의의 소산인 것이다. 요컨대 오늘날 우리가 앓고 있는 학원문제는 한국적 원형을 교육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승화시키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교육에 투자하는 돈은 아무리 고액일지라도 정당하게 쓰이기만 하면 결코 과소비는 아닐 것이다. 생명력이 강하여 향상심이 교육에 결부되어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돈으로 간판을 사고 형식적으로 하는 교육에 있다. 눈 가리고 아옹 식의 일시적 대응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부정입학의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부금 입학제도 또는 예·체능계의 특별학교 창설과 같은 제도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입학이 곧 졸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어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 “「시집가기비용」 평균 1천17만원”

    ◎대도시 신혼남녀 1천2백명 조사/신랑측은 예물비등 7백52만원선/41.7%가 “혼수때문에 갈등 겪어” 대도시 여성들의 결혼비용은 집값을 빼고도 평균 1천17만원이며 남성의 평균 결혼비는 7백5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과소비·호화혼수에 비판적이면서도 자신의 결혼비용은 예상외로 많이 들었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사실은 저축추진 중앙위원회가 서울과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5대 도시에 사는 결혼 1년 미만의 신혼 남녀 1천2백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혼비용 실태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결혼비용 가운데 신혼살림 마련비용이 전체 29.1%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배우자예물,배우자 가족예물,결혼식비,약혼식비,신혼여행비,신부함값의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비용은 대부분 저축으로 충당했으나 돈을 꾸어서 한 경우도 18.4%나 됐다. 약혼식은 절반정도(45.9%)가 치렀고 배우자예물을 제외한 약혼식 비용은 남자가 64만원,여자 70만원으로 나타나 여자가 주로 부담하던 관행에서 남녀가 공동부담하는 추세로 변화해가는 것으로조사됐다. 또 배우자에 대한 예물예단 비용은 남자 2백15만원,여자 2백3만원,배우자가족에 대한 예물·예단비용은 남자 1백15만원,여자 1백82만원로 각각 나타나 남자가 배우자 가족에게 예물이나 예단을 해주는 풍조도 보편화 돼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혼여행비는 남자 63만원,여자 52만원으로 대체로 남녀 공동부담이었으며 함값은 평균 22만원이었으나 50만∼1백만원이나 되는 경우도 6%나 됐다. 또 응답자들의 45.3%가 실제 결혼에 들어간 비용이 당초 예상했던 비용을 초과했다고 했고 40·8%가 결혼비용 때문에 가계에 부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92.7%가 결혼비용은 경제능력에 맞게 간소화해야 하며 최근의 혼수풍토에 대해서는 과다하다(87.9%)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응답부부의 41.7%가 결혼전 혼수때문에 갈등을 겪은 적이 있었고 배우자가 주택·자동차·지참금 등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고 대답했다. 한편 조사대상의 과반수가 넘는 부부들이 연애결혼(58.4%) 했으며 연애와 중매혼합결혼 20.5%,중매결혼 21.1%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결혼 평균 연령은 남자 28.6세,여자 26.0세였다.
  • 왜 「성전」인가/아랍의 시각/반이스라엘단체 간부 LA타임스 기고

    ◎“이스라엘 건국 이래의 분쟁이 전쟁 초래/미가 이기겠지만 중동혼란은 가중” 대표적인 팔레스타인 지식인인 사리 누세이베는 21일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에 실린 기고문에서 걸프전쟁에 관해 서방세계와 아랍권은 근본적인 시각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이스라엘 저항운동인 「인티파다」(봉기)를 주도하고 있기도 한 누세이베의 기고문을 요약한다. 걸프전쟁에 관한 「서방시각」과 「아랍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두개의 시각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서방시각과 팔레스타인인들의 주장을 대변하는 아랍관점을 근본적으로 다르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걸프전쟁을 정치적 노력에 이은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으로 보고 있는 반면 팔레스타인인 등 일부 아랍세계는 외교의 실패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서방세계는 유엔헌장과 국제적 합법정부에 대한 침략행위는 1990년 8월2일에 일어났으며 이번 분쟁은 지리적으로 아라비아만에 국한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랍시각은 다르다. 아랍의 관점은 중동분쟁은 적어도 1948년 이스라엘 국가창설과 이에 따른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주로부터 잉태되었으며 지리적으로도 중동의 다른 지역들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걸프전쟁과 팔레스타인 및 레바논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랍인들은 중동문제는 지리·역사·종교·문화적으로 깊은 함수관계가 있다가 보고 있다. 미국은 중동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쟁은 피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랍세계는 미국이 포괄적인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평화 회의를 거부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28개국의 다국적군이 합동으로 「사막의 폭풍」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미구은 이스라엘과는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다국적군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랍의 관점은 그러나 미국이 이번 전쟁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사막의 폭풍」 작전의 주요 파트너라는 것이다. 서방세계는 걸프전쟁을 유엔 결의안의 정당화와 인류의 보편적 가치 및 원리를 보호하기 위한 「도덕전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아랍관점은 걸프전쟁은 유엔 결의안의 선택적 실행이며 비도덕적 전쟁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쟁에는 기술적으로 고도의 정글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방세계는 중동문제의 「외과적 수술」을 통해 중동 및 새 국제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승리는 더 많은 분쟁을 촉발시켜 중동은 앞으로도 불안·혼란·폭력이 난무하는 위험지역으로 남게될 것이다. 미국은 걸프전쟁이 끝난후 팔레스타인 문제를 재조명하고 아랍·이스라엘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부 아랍권은 미국이 이번 전쟁으로 중동의 평화중재자로서의 신임에 커다란 손상을 입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많은 아랍인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지난 1967년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로부터 철수하라는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방세계와 아랍권은 이같이 많은 시각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 불신과 반목이 존재한다는 것은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서방과 아랍세계는 중동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언어가 존재한다. 같은 말을 사용하더라도 그 정치적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걸프전쟁이 계속되면서 인명피해가 늘어나면 같은 말에 대한 정치적 해석의 차이는 더욱 증대될 것이며 그만큼 상호화해는 멀어질 것이다. 논리상으로 새 국제질서에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강점에 대한 국제적 제재조치와 마찬가지로 리투아니아공화국의 독립투쟁에 대한 크렘린의 탄압에 대해서도 같은 국제적 제재조치가 취해져야 할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참다운 새 국제질서의 정착을 위해 즉각적인 협상과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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