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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를(사설)

    우리의 40여년 정치·사회가 드디어 지방자치 시대에 들어서게 됐다. 지자제는 정치 및 경제 사회구조의 분권화체계와 다원화체제로서 민주정치와 산업자본주의 체제의 원리에 가장 근접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그 지방자치제도 가운데서도 맨 밑바탕이 되고 있는 기초자치 즉 시·군·구 의회의원 선거는 그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 이념의 기초로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전국적으로 4천3백4명의 지방의회의원을 뽑는 이번 기초의회선거는 그런 점에서 우리 헌정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뿐 아니라 정치풍토 쇄신을 통한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되리라고 본다. 지자제 실시는 또 한마디로 중앙집권 시대에서 지방분권 시대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지자제가 중단됐던 지난 30년 동안 실적위주의 근대화로 상징되는 권위주의적 관위주의 행정은 다양한 지역주민들의 의사나 요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의 대부분이 중앙에 집중됨으로써 수도권의 비만 체증을 가져왔다. 지방분권화에 따라 행정은 획일화에서 다양화로,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변화될 것이다. 이제 꽃피는 봄과 더불어 상수도 하수도 쓰레기처리 교육 노인문제 등 지역주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지방살림살이가 주민들의 손으로 가꿔질 것이며 또 그들과 가장 근접한 위치에 있는 시·군·구 의회에서 공개적이고도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처리될 것이다. 지방자치 과정에서 얻는 것도 무척 많다. 무엇보다 주민들 각자에 대한 민주주의 훈련은 지자제의 가장 큰 효과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주권자인 국민이 국회의원을 통해,그나마 제한적인 범위와 수준으로 국정에 참여하던 데서 나아가 일상생활주변의 사소한 문제와 일선행정에까지 참여하게 됨으로써 민주주의의 안목과 발전의지는 물론 적극적인 자치능력을 보편화시킬 것이다. 지방자치제도 그 자체로서의 기여보다 주민의식수준의 향상이라는 정신적 측면이야말로 지자제가 갖는 가장 큰 보람이며 가치이기도 하다. 그동안 이 「기초」선거와 한단계 위인 「광역」선거를 놓고 분리실시냐 동시실시냐로 해서 많은 논의가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민의 직접적인 참여로 지역발전을 극대화하고 중앙권력을 지방에 분산함으로써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룩하고자 한다는 지자제 원리에 입각한다면 분리냐 동시냐는 원칙적으로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두차례 지방선거는 우리정치사상 최대규모의 선거이다. 깨끗한 선거,돈안쓰는 선거로 치러진다하더라도 기본적인 규모의 자금이 소요되게 마련이고 거기에 자칫 막대한 선거자금이 살포된다면 정치 사회의 혼탁은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 뻔하다. 또한 현행 선거법으로 동시선거를 할 경우 방만한 규모에 맞는 효과적인 선거사무집행에 막대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특히 우리 정치권의 여야는 이미 오랜 협상끝에 「광역」은 정당참여를 허용하되 「기초」는 정당참여를 배제하는 선거법구조를 갖는데 합의한 바 있다. 지방자치의 밑바탕에 정당이 개입할 경우,권위주의적이고 지역성을 토대로 하고 있는 우리의 정당현실을 감안할 때 중앙정치의 폐해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할뿐 아니라 선거과열과 지역사회의 대립갈등 현상을 우려해서였다. 또 앞으로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 등 거의 해마다 선거를 치러야하는 마당에 기초의회부터 조용히 치른후 그 경험과 선례를 바탕으로 올바른 정치풍토와 선거문화를 정착해나가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따라서 기초의회선거가 시작되는 마당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와 관심은 선거의 공명성 여부에 집중돼야 한다. 지방자치를 시작하는 첫 선거를 돈안쓰는 모범적인 선거로 치러 정치풍토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도 모든 노력과 관심을 여기에 쏟아야 할 것이다. 강조하건대 돈을 쓰고 불법행위를 해서라도 지방의회에 진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주민의 이익을 절대로 대변할 수 없다. 특히 지방의회가 특정인의 이권이나 부정 비리를 막는 주민의 대표기관이 되려면 돈으로써 표를 사고 돈으로써 자신을 과시하는 사람부터 설자리가 없도록 차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 스스로가 금품과 선심을 거부하는데서,더 나아가 불법 부정행위의 감시자가 되고 고발자가 되어야 한다. 이제 선거행사가 사실상 시작됐다. 그것도 민주정치 발전에 가장 기초가 되는 지방의회선거이다. 무엇보다 정부 여당부터 돈을 쓰지 않는 문제에서부터 행정·관권선거를 생각않는 일에 모든 것을 걸고 나서야 할것이고 야당도 섣부른 바람 일으키기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위 등 구태의연한 자세에서 탈피해야 할것이다. 현재로서 지자제 기초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러야겠다는 정부·여당의 결의는 무척 단단해 보인다. 노태우대통령이 밝힌 대국민담화내용에도 그 단호한 의지가 담겨 있다. 즉 이번 선거를 돈안쓰는 선거,질서있는 선거,공명한 선거로 치르느냐의 여부에 따라 민주발전과 우리 경제의 앞날이 걸려 있다는 「비상한 인식」이 그것이고,폭력과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그 누구를 막론하고 법대로 단호하게 다스릴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그것이다. 지방자치는 더이상 미뤄질 수 없는 국민적 합의였다. 일찍이 국민적 요구를 수렴한 6·29선언의 이행이기도 한 것이다. 모든 주체가 공명선거의 의지를 다지며 거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 “김정일 방일 가능할것/김용순서기 회견/일·북한 연내 수교희망”

    【도쿄=강수웅특파원】 일본을 방문중인 북한의 조선노동당 김용순서기는 24일 도쿄(동경)시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과 북한간의 국교정상화 교섭이 연내에 타결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 『일­북한간 교섭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내 타결을 위해 상호 정부차원에서 노력했으면 한다』며 타결시기에 구체적인 희망을 나타냈다. 그는 또 김일성주석의 후계자인 김정일서기의 방일문제에도 언급,『일­북한양국의 국교가 정상화되어 각 분야의 교류가 확대된다면 그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국교정상화후 수반급의 왕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보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북한의 핵사찰 수용문제에 대해서는 『남북이 동시에 받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고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며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 검찰,떠도는 「의혹」에 이례적 해명/「수서수사」발표 이모저모

    ◎발표문 작성에 관련기관 의식한 흔적/막판 「양심선언」 터지자 수사진 당황/“「의혹의 시선」 다소 씻었다” 서울시 안도 ○…지난 7일부터 수서지구 택지 특별분양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18일 대검찰청 8층 회의실에서 최명부 중앙수사부장이 「수서지구 택지 특별공급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12일만에 수사를 종결. 이날 발표장에는 그동안 수사를 맡았던 중앙수사부의 제갈융우 1과장을 비롯,한부환 2과장·김대웅 3과장·정홍원 4과장 등 수사검사들이 배석했으며 최중수부장이 23쪽 분량의 발표문을 읽는동안 대체로 차분한 모습. 최중수부장은 약 30분동안의 수사종결 발표문을 낭독한 뒤 자리를 대검 9층 중수부장실로 옮겨 내외신기자 80여명과 일문일답을 갖고 사실상 수사종결을 선언. ○정총장,새벽에 퇴근 ○…「이철희·장영자사건」과 「5공비리」 수사 등 굵직한 사건의 수사종결 발표때는 검찰총장이 직접 발표하던 것과는 달리 이날 「수서사건」 발표때에는 최명부 중수부장이 발표. 수사종결 발표를 누가할 것인가를 놓고 사건의 규모나 비중으로 봐 『정구영 검찰총장이 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비쳤던 검찰은 막상 정총장이 사건 당시 청와대 비서진으로 있었던 점을 놓고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발표 전날인 17일 하오 이종남 법무장관이 90년 8월17일 수서문제 당정회의에 참석했던 일과 관련,검찰이 이장관의 자필 경위서를 제출받은 사실도 알려지면서 발표자가 최부장으로 바뀌었다는 후문. 최부장은 발표문의 준비를 위해 17일 상오부터 기자들의 출입이 통제된 15층 조사실에서 내용을 검토한 뒤 정총장에게 보고했으며,이 과정에서 정총장도 18일 새벽1시에야 퇴근. ○…이날 일문일답 자리에서는 주로 청와대 비서실의 관련자범위와 이원배의원이 받아 평민당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 2억원의 행방에 대한 질문이 주종. 이에 대해 17일 밤 홍성철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권노갑 평민당 총재특보의 소환·조사를 끝낸 최중수부장은 『통상 민원 차원에서 청와대 비서실에 접수된 수서민원이 장병조 전 비서관에 맡겨졌을뿐 그 이상의 관련자가 없다』고 답변하고 『권의원에 전해졌던 2억원에 대한 정확한 사실규명과 법률확인조사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만 설명. ○…검찰은 이날 발표문에 이례적으로 「몇가지 의혹사실에 관한 진상」의 항목을 넣어 이 부분에 대해 적지않게 고심했음을 반증. 「진상」 내용은 ▲장병조·한보와의 유착관계 ▲국회의원만 집중조사했다는 주장 ▲장 전비서관외에 고위공직자 관련유무 ▲정태수의 2일간 잠적행적 ▲2회에 걸친 당정회의 개최이유 ▲검찰수사 착수지연 사유와 소극 대응의문 ▲이의원 당비 2억원 수수사실 늑장공개 ▲이의원 「양심선언」 진상 등 8개항. 이처럼 검찰이 자체수사에 대한 의문점을 두고 해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수사에 대한 여론의 의혹이 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스스로 반성해 보인 자세』로 평가. ○…이번 사건을 지휘한 최명부 중수부장은 수사과정에서 느닷없이 『누가 얼마를 받았다』 『누가 누구를 만났다』 『누가 구속될 것이다』는 등의 수사진행·예측이 청와대쪽에서 흘러나온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 최부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수사진행 사항이 청와대에서 흘러나온 사실에 비춰볼 때 검찰이 수사상황을 보고해왔느냐』는 질문에 『절대로 그런일이 없었다』고 정색. 최부장은 이날 이종남 법무장관으로부터 받은 자필 경위서를 직접 꺼내보이는 가 하면 정구영 검찰총장에 대한 주변조사 내용을 소상히 공개하는 등 해명에 총력. ○…수서사건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한보철강 아산만매립 허가과정」을 빌미 삼아 뇌물을 받은 김동주의원이 구속된 것과 함께 5명의 의원이 모두 당내 계파를 달리한다는 사실을 놓고 검찰주변에서는 『우연이냐 필연이냐』에 대한 평가가 무성. 이날 중앙수사부장실에서의 질문에서도 『과연 수서와 관련성이 적은 김의원이 구속된 의미는 무엇인가』란 정치적 질문이 나왔으나 최부장은 이같은 질문이 사건을 담당한 검찰에 제기되는 것이 못마땅한 표정. 최부장은 『대형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문제의 본질과 동떨어진 인물의 혐의사실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김의원이든 누구든 법을 어긴 사람은 법의 공평성·보편성에 입각,검찰은 즉각 기소하는 것』이라고 답변. ○3차례나 해명나서 ○…이번 사건수사에서 「뇌물」과 「외압부분」에 중점을 두고 수사해온 검찰은 이 부분의 수사가 어렵다는 당초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5명과 장 전비서관의 혐의를 밝혀내 만족한 입장이었으나 이원배의원의 「양심선언」이 공개되면서 곤혹스런 모습이 역력. 지난 16일 이 내용이 공개되고 17일에도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나가자 이전까지 수사진행 과정을 밝히지 않던 검찰은 기자실을 3차례나 찾아와 해명(?)하느라 분주. 지난 17일 하오10시30분쯤에도 최부장은 대검 6층 기자실로 찾아와 이의원의 영장내용에 2억원이 빠진 이유와 앞으로의 수사방향을 해명하면서 얼굴을 붉히기도. ○“수사 실마리는 고씨” ○…이번 사건수사 해결의 실마리는 제일 먼저 구속된 26개 연합주택조합 간사 고진석씨(38·농협 인력개발부 서기)로부터 풀려 나왔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들의 전언. 검찰관계자는 수사초기 정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사실이 풀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있다 주택조합 비리를 담당한 중앙수사부 3과가 고씨를 불러 참고인조사를 마친뒤 귀가시키기 직전,한 수사관이 지나가는 말로 『정회장으로부터 얼마를 받았느냐』고 묻자 무심결에 『1억원… 』하며 어물거리더라는 것. ○…서울시는 18일 검찰의 수서사건 수사결과 시 간부들이 한사람도 사법처리 대상에 들지 않자 시장경질 등 뒤숭숭한 와중에서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 특히 대부분의 직원들은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듯 서울시가 그동안 외부압력을 뿌리치고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썼는가 가 입증된 셈』이라면서 『그동안 서울시에 쏠렸던 의혹의 시선을 다소나마 씻게돼 다행』이라고 촌평. ○…건설부 직원들은 수사결과 건설부가 특별히 잘못한 점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는데도 장관과 차관이 경질되자 씁쓰레한 반응을 보이면서 일부에서는 예상치도 않은 이규황 국토계획국장의 구속에 대해 이국장이 희생양이 된 것 같다는 불만을 표시하기도. 이상희장관은 문제가 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의 해석과 관련,『지금 생각해봐도 아무런문제가 없는 데 어떻게해서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다』며 푸념했고 주택국 관계자들도 법리해석에 대한 건설부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주장.
  • 외언내언

    수서의혹과 관련돼 지금 관심의 초점은 한보의 로비규모. 로비의 귀재라고까지 전해지는 정태수 회장이 그동안 사용한 로비금액,사용처,자금조성 방법 등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수사도 이부문에 집중되고 있을 것이나 조사결과는 기업의 비자금을 둘러싼 구조적인 부패의 정도까지를 알게해 줄 정도까지를 알게해 줄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는 것. ◆정경유착의 표본격인 일본기업의 경우 기밀비(접대비) 규모는 엄청나다. 88년 한햇동안 4조5천5백억엔으로 하루에 1백25억엔을 접대비로쓴 셈. 90년의 방위예산(4조1천5백억엔)보다 많은 액수다. 크레디트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같은 규모가 미국회사보다 3배,영국보다는 무려 14배나 더 많다고 비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비용은 대체로 공개되고 접대비에도 세금을 부과하고 있어 부정의 소지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기업들의 접대비는 매년 증가 추세. 89년 한햇동안 4백60개 회사의 접대비는 모두 1천3백61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15.7%나 늘어났다. 이는 매출액 증가율 9.9%를 크게 웃도는 것이고 경상이익에 차지하는 비중도 1년전의 2.9%에서 4%로 증가한 것. ◆그러나 이같이 접대비는 급증하고 있어도 접대비가 「필요악」이라는데에는 각국이 같은 의견. 고객이나 관계자들을 접대하는 어려움이 큰 것 이상으로 로비활동을 인한 효과는 상상을 넘어 엄청난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 얼마전부터 우리도 골프초청이 보편화되고 보통때에도 선물러시를 이루는 것이 모두 이같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접대비의 자금조성이 부정과 편법에 의하고 이 자금이 흑막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 매년 사회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걱정이다. 얼마전의 범양사건이 대표적인 예. 해외에서의 선박수리비 등에 리베이트를 불려 신고하는 수법으로 1백억원의 비자금을 마련했다가 말썽을 빚은 것이 그것. 한보의 경우도 그래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외언내언

    고등학교 졸업식철이 되었다. 덩지는 옛날 그 또래에 비하면 훨씬 커진 18살 이상의 청년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옛날보다 훨씬 미숙해 보이는 수십만명이 졸업식을 치르게 된다. 지나간 12년을 입시공부에 몽땅 바치고도,실패의 암담한 경험을 지닌 사람이 더 많은,엄청난 집단이다. ◆졸업식을 전후해서 해방감을 주체하지 못할 그들이 벌일 행동이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밀가루 뒤집어쓰기 모자찢기 같은 행동은 교복제도가 바뀐 뒤에는 좀 뜸해진 듯 하지만,술을 폭음하고 일탈행위를 벌이는 일은 여전하다. 술에 취해 비행 충동을 자극받아 일을 저지르는 청소년이 양산되는 것도 이 무렵이다. 「초범」의 기회와 만난 계기가 졸업식 때문이었던 청소년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마다 거듭되는 이런 불상사를 보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다른나라,특히 미국같은 나라들에서는 고교졸업식이 아름답고 엄숙하다. 사각모와 가운을 차려입고 교장선생님의 격려를 받으며 교문을 나선다. 이런 관습과 제도는 좋은 내림인 것 같다. 어떤 뜻에서는 다 자란 어른이 다니는 대학의 졸업식보다는 고교졸업식이 더 중요하다. 대학동창은 시차가 심하게 생기지만 고교동창은 그렇지가 않다. ◆고교 졸업식을 「성인식」 차원에서 제대로 거행하는 노력을 교육부,교총 등이 관심을 갖고 지원하여 해보는 것이 어떨까. 고교를 졸업하는 나이야말로 성인이 되는 시기다. 법적인 미성년기를 끝내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생은 성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도 된다. ◆교육적으로 보아도 고교까지가 시민을 양성하는 보편적인 기간이다. 고교만 졸업하면 한사람의 직업인이나 독립된 시민의 교양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고 이상이다. 특히 직업교육으로 진로를 열어주는 미진학 고교생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오늘의 실정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너희들은 이제 어른되기에 모자람이 없게 갖춰졌다. 독립된 시민으로 책임도 느끼고 권한도 가지라. 앞날을 축복한다』는 의지를 전달해주는 의식을 고교졸업식을 통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소 사회위기 “위험 수위”/공산당 경고

    ◎발트국 탈소 계속땐 대혼란 【모스크바 UPI 연합】 소련 공산당은 3일 소련사회의 위기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으며 이 단계를 넘어서면 사회적 대소요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산당은 지난달 31일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채택돼 3일 발표된 한 성명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미 일부지역은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서는 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일부 공화국 지도자들을 『개인과 시민의 권리가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세계보다 민족권리의 허구적인 우위를 주장하는 전체주의적 독립주의자』라고 비난했다.
  • 중동전과 「미국식 정의」/김호준 워싱턴특파원(오늘의 눈)

    지난주 미 오클라호마시의 KTOK라는 라디오 방송국은 청취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미국은 중성자탄을 사용해 사담 후세인을 공격해야 하는가?」 중성자탄이란 방사능을 폭발시켜 사람만을 살상하고 건물은 파괴하지 않는 원자무기다. 그런데 놀랍게도,이 가공할 중성자탄 사용을 5백명이 지지한 반면 반대한 사람은 1백7명에 불과했다. 이 방송국의 토크 쇼 진행자는 『내 짐작으론 찬 1·반 3의 반응이 나올줄 았았는데 정말 겁나는 결과가 나왔다』며 미국인들의 호전성에 혀를 내둘렀다. 그에 의하면 한 남성 청취자는 「미국은 핵무기를 써서 이라크인이라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몽땅 죽여야 한다. 그래도 살아남은 이라크 여성은 임신을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극언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왜 중동에서 전쟁을 하는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주 연두교서를 통해 『단지 쿠웨이트 해방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부시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인류의 보편적 열망인 평화와 안보,자유,그리고 법의 지배를 성취하려는 대의」라고 달콤하게 정의했다. 부시의 이 얘기에 니카라과 사람들은 아마 냉소를 금치 못했을 것이다. 1986년 국제사법재판소는 미 CIA(중앙정보국)가 국제법을 위반하고 니카라과 항구에 기뢰를 부설했기 때문에 미국은 니카라과에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재판소에는 사법권이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이건 진행중인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가 다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은 안보리에서 어떤 결의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재판소의 판결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유엔 안보리를 통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에는 함정이 많다. 미국은 미군의 그라나다 침공,파나마 침공,리비아 폭격 등 근년의 군사모험을 모두 『국제법 테두리 안에서 취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예컨대 파나마 침공은 유엔 헌장 제51조에 의한 「자위」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엔헌장은 엄연히 타국에 대한 무력 침략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의 오만한 행적을 기억하는 세계는 부시의 새로운 세계질서 추구가 공허한 소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인의 호전성이 부시를 왜곡시켜서도 안되겠지만 부시도 새로운 세계 질서와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혼동해선 안될 것이다. 미국의 군사력에 의해 유지되는 평화,즉 팍스 아메리카나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미 제국주의로 인식되고 있음을 미국은 알아야 한다.
  • 외언내언

    양의 해라고 해서 양처럼 평화스러운 한해이기를 기대했었다. 기대는 실망으로 끝나고 새해벽두부터 전쟁의 폭음이 세계를 진동하고 있다. 1월 한달이 다가고 벌써 2월인데 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전쟁은 2주를 넘겼으며 다국적군의 압도적인 폭탄세례에 저항다운 저항 한번 못해본 후세인이 건만 조금도 꺾이지 않고 있다. 28일 미 CNN TV와의 회견에선 『전쟁에서 승리할 것을 1백만분의 1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기세를 올렸다. 이에 뒤질세라 30일 연두교서를 발표한 부시대통령은 『다국적군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인류의 보편적 염원인 자유·평화·법의 지배를 위해 불법적인 침략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며 이라크의 철군을 거듭 촉구했다. ◆전쟁만큼이나 말의 전쟁도 치열한 것 같다. 지난 9일의 미·이라크 외무회담은 가장 중요한 화전의 고비. 『국운을 걸고 파병한 28개국에 이라크를 쫓아낼 힘과 의지가 없을 것으로 착각해선 안될 것이다』(베이커 미국무) 『정의와 공평의 원칙에는 이론이 없다. 우리는 지난 수십년동안 그원칙이 우리 지역에서 존중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것을 존중하지 않았다』(아지즈 아라크외무) 회담결렬의 변이다. ◆13일 마지막 조정에 나섰던 데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은 『낙관도 비관도 않는다. 신만이 알 일이다』며 돌아갔다. 그리고 16일 부시대통령은 『바로 2시간전 우리는 공격을 시작했다. 후세인이 5개월전에 시작한 전쟁에 오늘밤 우리가 뛰어들었다』고 선언했으며 그 2시간반후 후세인은 『근원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신의 가호로 정의가 이길 것』이라고 응수했다 ◆걸프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는 「융단폭격」 「인간 방패」 「스커드미사일」 「화·생·방전」 「유전폭파」 「검은 비」 「환경테러」 「전범재판」 등의 말들이 전쟁소식과 함께 난무했다. 이제 「지구가 후세인 환경전의 인질」이란 말과 함께 「지상전」이란 용어가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체니 미국방은 지상전이 2월을 안 넘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말이지 걸프전 자체가 2월을 안넘겼으면 좋겠다.
  • 「기부금 입학」 적극 검토할 때/김용운(서울시론)

    ◎과외비·「뇌물」로 쓰는 돈 교육투자 유도를 어떤 면에 있어서도 장점은 항상 단점을 내재하고 있으며 거꾸로 어떤 단점일지라도 때로는 장점일 수 있다. 그러므로 불행한 일을 범했다하여 스스로에게 자학적인 매질을 가하는 일은 금물이다. 한국인의 국민성에도 장단점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는데,대체로 다음과 같이 우리의 특성을 제시해도 무방할 것이다. (1) 강한 생명력으로,그속에는 끈질긴 집요함이 내재되어 있다. 이 강한 생명력은 세계적인 경제성장력을 과시하여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아래 불과 30년만에 GNP를 80배나 성장시켰다. (2) 철저한 평등정신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보편사상도 여기에서 나왔다.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로 일컬어지고 있는 영국에서도 귀족과 평민 사이에는 엄연한 구분이 있다. 심지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계급에 따라 다르며 얼마전까지만 해도 음식점의 출입문까지 다를 정도였었으니 귀족학교와 평민학교의 구별이 있는 것은 당연했었다. 한국인의 철저한 평등의식은 마침내 한국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균질적인 사회로 만들어 낸것이다. 7천만이 넘는 인구인데도 성씨의 개수는 겨우 2백60개 정도이며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김,이,박씨로 임금의 성씨를 사용하고 있다. 서양인의 성씨에 스미스(Smith 대장장이),위버(Weaver 직인),스튜어드(Steward 집사)와 같은 직종의 성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것과 일본이 무목이니 견총과 같은 하찮은 이름을 성씨로 삼는 것과 크게 다르다. 한국인의 교육관은 오늘날에도 지난달 과거시험용의 학문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 우리에게 있어서의 교육은 오직 출세와 가문의 성장에 있으며,서울대에 일등으로 입학하면 마치 조선시대의 장원급제와 같은 일로 여겨 신문,TV 등이 온통 떠들썩하다. 평등의식이 강하기에 누구나가 대학에 가야하며,강한 생명력이 있기에 출세욕이 왕성하며 대학을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교육열을 자아낸 것이다. 해방이후 6·25라는 민족적 수난을 당하면서도 한국이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활력의 원천은 교육열 때문이었다. 농사일에 빼놓을수 없는 소까지도 팔아서 공부를 시킨다하여 상아탑이 아니라 우골탑이라는 부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산업화사회로 돌입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히 높은 교육열과 억척스럽게 일하는 자세는 한국인의 장점이다. 그 자체만을 생각한다면 아무도 그 사실을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지나치자 엉뚱한 부작용을 나타냄으로써 오늘날 사회악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과도한 입시경쟁은 수험사업이라는 기현상을 낳았다. 80만 대학수험생만을 대상으로 해도 이들이 개인당 1년간 소비하는 수업비용(과외비·학원비 등)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비싼 과외일수록 효과가 있다는 미신도 있어 과외비는 더욱 높아진다. 돈만 쓰면 합격이 가능하다는 풍조는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의 상식이 되어 갔다. 그간 「잘 살아보세」의 구호에 도취해온 국민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생긴 돈을 어딘가에 써야만 했다. 잘 사는 것이 목적이기에 잘 사는 것을 남에게 보여야만 한다. 이것이 한쪽에서는 과소비현상으로 나타나고 또한 고액 과외를 상식화하게 했다. 돈이 많아 그 돈으로 입학할일이 있다면 누가 그 유혹을 물리칠 수 있을까? 요즘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부정입학사건도 이러한 사회적인 구조에서 잉태한 병폐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적발된 부정입학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여론이 많다. 근본적인 병인이 엄존하는 만큼 실제로 그럴 수도 있다. 지금까지 으레 문제가 제기되면 일벌백계주의로 몇사람 노출된 자만을 엄벌하고 병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었던 것이 상례였다. 때문에 걸린 자는 재수가 없는 사람일 뿐이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당한 자는 권력·금력의 부족함을 한탄할 뿐이다(나보다 더한 일을 한 사람도 많은데 오로지 「백」이 없어서 적발당했다는 넋두리를 한다). 그리하여 마치 자리가 일시적으로 목을 움츠리는 분위기만 생길 뿐 근본적인 대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특히 염려스러운 일은 모처럼 학원의 자율화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여 입시정책이 보다 경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이 부정입학은 평등의식이 강한 국민감정을 충분히 자극하여 감정적인 여론이 대두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보다 적극적으로 학원과 입시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싼 과외는 과소비와 같은 차원의 것이다. 돈은 많은데 그 돈을 적절하게 쓸 줄 모르는 데에서 나온 현상이다. 수험공부란 아무리해도 톱밥에 톱질하는 비생산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과외비용은 세계제일인데 비해 각종 교육부문에 정식으로 투입되는 액수는 매우 적다. 실제로 한국의 대학에 투자되는 금액은 후진국 수준이고 학교의 지적분위기도 매우 낮다. 신학기에는 으레 「등록금 인상」시비가 학원의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등록금 인하하여 부모님께 효도하자」라는 웃지못할 구호는 있어도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들고 나오는 예는 별로 없다. 레슨이나 과외와 부정입학에 투자되는 금액은 세계제일의 수준인데 학교에 투자되는 돈은 그에 반비례한다는 사실은 바로 한국민의 경직화된 형식주의의 소산인 것이다. 요컨대 오늘날 우리가 앓고 있는 학원문제는 한국적 원형을 교육의 현실에 적극적으로 승화시키는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교육에 투자하는 돈은 아무리 고액일지라도 정당하게 쓰이기만 하면 결코 과소비는 아닐 것이다. 생명력이 강하여 향상심이 교육에 결부되어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문제는 돈으로 간판을 사고 형식적으로 하는 교육에 있다. 눈 가리고 아옹 식의 일시적 대응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부정입학의 문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때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부금 입학제도 또는 예·체능계의 특별학교 창설과 같은 제도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입학이 곧 졸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어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 “「시집가기비용」 평균 1천17만원”

    ◎대도시 신혼남녀 1천2백명 조사/신랑측은 예물비등 7백52만원선/41.7%가 “혼수때문에 갈등 겪어” 대도시 여성들의 결혼비용은 집값을 빼고도 평균 1천17만원이며 남성의 평균 결혼비는 7백5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과소비·호화혼수에 비판적이면서도 자신의 결혼비용은 예상외로 많이 들었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사실은 저축추진 중앙위원회가 서울과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5대 도시에 사는 결혼 1년 미만의 신혼 남녀 1천2백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혼비용 실태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결혼비용 가운데 신혼살림 마련비용이 전체 29.1%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배우자예물,배우자 가족예물,결혼식비,약혼식비,신혼여행비,신부함값의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비용은 대부분 저축으로 충당했으나 돈을 꾸어서 한 경우도 18.4%나 됐다. 약혼식은 절반정도(45.9%)가 치렀고 배우자예물을 제외한 약혼식 비용은 남자가 64만원,여자 70만원으로 나타나 여자가 주로 부담하던 관행에서 남녀가 공동부담하는 추세로 변화해가는 것으로조사됐다. 또 배우자에 대한 예물예단 비용은 남자 2백15만원,여자 2백3만원,배우자가족에 대한 예물·예단비용은 남자 1백15만원,여자 1백82만원로 각각 나타나 남자가 배우자 가족에게 예물이나 예단을 해주는 풍조도 보편화 돼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혼여행비는 남자 63만원,여자 52만원으로 대체로 남녀 공동부담이었으며 함값은 평균 22만원이었으나 50만∼1백만원이나 되는 경우도 6%나 됐다. 또 응답자들의 45.3%가 실제 결혼에 들어간 비용이 당초 예상했던 비용을 초과했다고 했고 40·8%가 결혼비용 때문에 가계에 부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92.7%가 결혼비용은 경제능력에 맞게 간소화해야 하며 최근의 혼수풍토에 대해서는 과다하다(87.9%)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응답부부의 41.7%가 결혼전 혼수때문에 갈등을 겪은 적이 있었고 배우자가 주택·자동차·지참금 등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고 대답했다. 한편 조사대상의 과반수가 넘는 부부들이 연애결혼(58.4%) 했으며 연애와 중매혼합결혼 20.5%,중매결혼 21.1%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결혼 평균 연령은 남자 28.6세,여자 26.0세였다.
  • 왜 「성전」인가/아랍의 시각/반이스라엘단체 간부 LA타임스 기고

    ◎“이스라엘 건국 이래의 분쟁이 전쟁 초래/미가 이기겠지만 중동혼란은 가중” 대표적인 팔레스타인 지식인인 사리 누세이베는 21일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에 실린 기고문에서 걸프전쟁에 관해 서방세계와 아랍권은 근본적인 시각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이스라엘 저항운동인 「인티파다」(봉기)를 주도하고 있기도 한 누세이베의 기고문을 요약한다. 걸프전쟁에 관한 「서방시각」과 「아랍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두개의 시각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서방시각과 팔레스타인인들의 주장을 대변하는 아랍관점을 근본적으로 다르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걸프전쟁을 정치적 노력에 이은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으로 보고 있는 반면 팔레스타인인 등 일부 아랍세계는 외교의 실패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서방세계는 유엔헌장과 국제적 합법정부에 대한 침략행위는 1990년 8월2일에 일어났으며 이번 분쟁은 지리적으로 아라비아만에 국한돼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랍시각은 다르다. 아랍의 관점은 중동분쟁은 적어도 1948년 이스라엘 국가창설과 이에 따른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주로부터 잉태되었으며 지리적으로도 중동의 다른 지역들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걸프전쟁과 팔레스타인 및 레바논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랍인들은 중동문제는 지리·역사·종교·문화적으로 깊은 함수관계가 있다가 보고 있다. 미국은 중동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전쟁은 피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랍세계는 미국이 포괄적인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평화 회의를 거부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28개국의 다국적군이 합동으로 「사막의 폭풍」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미구은 이스라엘과는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다국적군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랍의 관점은 그러나 미국이 이번 전쟁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사막의 폭풍」 작전의 주요 파트너라는 것이다. 서방세계는 걸프전쟁을 유엔 결의안의 정당화와 인류의 보편적 가치 및 원리를 보호하기 위한 「도덕전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아랍관점은 걸프전쟁은 유엔 결의안의 선택적 실행이며 비도덕적 전쟁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쟁에는 기술적으로 고도의 정글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방세계는 중동문제의 「외과적 수술」을 통해 중동 및 새 국제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승리는 더 많은 분쟁을 촉발시켜 중동은 앞으로도 불안·혼란·폭력이 난무하는 위험지역으로 남게될 것이다. 미국은 걸프전쟁이 끝난후 팔레스타인 문제를 재조명하고 아랍·이스라엘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을지 모른다. 그러나 일부 아랍권은 미국이 이번 전쟁으로 중동의 평화중재자로서의 신임에 커다란 손상을 입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많은 아랍인들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지난 1967년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로부터 철수하라는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방세계와 아랍권은 이같이 많은 시각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호 불신과 반목이 존재한다는 것은 하나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서방과 아랍세계는 중동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언어가 존재한다. 같은 말을 사용하더라도 그 정치적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걸프전쟁이 계속되면서 인명피해가 늘어나면 같은 말에 대한 정치적 해석의 차이는 더욱 증대될 것이며 그만큼 상호화해는 멀어질 것이다. 논리상으로 새 국제질서에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강점에 대한 국제적 제재조치와 마찬가지로 리투아니아공화국의 독립투쟁에 대한 크렘린의 탄압에 대해서도 같은 국제적 제재조치가 취해져야 할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참다운 새 국제질서의 정착을 위해 즉각적인 협상과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 「교육혁신과 국민정서함양」 합동보고 요지

    ◎과목축소등 「독학 학위취득제」 개선/사도장학금 마련·개방대 확충/교육/청소년수련원 각 시·도에 건립/체육/민간 주도 의식개혁운동 추진/공보 정부의 「교육혁신과 국민정서함양 방안」에 관한 관계부처 합동보고회가 21일 하오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 주재로 열렸다. 이날 보고회는 심대평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의 「우리교육·문화의 현실에 대한 진단 및 개선방향」보고에 이어 윤형섭 교육부장관이 「교육혁신」,이어령 문화부장관이 「문화예술을 통한 국민정서함양」,박철원 체육청소년부장관이 「청소년건전육성」,최창윤 공보처장관이 「민주시민 의식함양 홍보대책」을 각각 보고했다. 각 부처의 보고내용 요약은 다음과 같다. ▷교육부◁ ◇초·중등교육의 개혁=▲기본생활습관의 충실한 지도 ▲진로교육의 강화 ▲95년까지 실업계고교 학생 1백만명으로 확충 ▲일반계 고교 직업교육의 확대 ▲고교교육과정의 개정 ▲과외 욕구해소를 위한 교육방송의 확대. ◇교원양성 임용제도의 정착=▲사범계 대학의 교직적격자 선발 ▲사도장학금 60억원 지급 ▲교원 공개임용제의 도입 및 정착. ◇대입제도 개선=▲내신성적 40% 이상 반영 ▲대학별 본고사의 실시여부 및 반영비율과 적성시험 반영비율 과목결정 대학에 위임. ◇대학원중심대학 육성=▲교육여건 개선 및 연구비 집중지원 ▲대학원중심대학의 병역특례대상 포함추진 ▲대학평가인정제(1단계) 91년부터 학과평가 ▲국내·외 고급두뇌 1백명유치 활용(Brain P­ool제) ▲초빙교수제 및 연수교수제의 도입 ▲전문대의 육성. ◇사회교육체제의 개선=▲개방대학의 확충 및 내실화 ▲방송통신대의 교육활성화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제 개선(시험과목 축소 자격증소지자에 대한 면제과목 확대) ▲야간대학의 학과 확충 및 특별전형 입학문호 확대. ◇교사의 민주시민교육 지도력강화=▲전 교원의 연수 ▲지도지침서의 개발·보급. ◇학교교육을 통한 민주시민자질의 함양=▲인간존중 정신의 고취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의 배양 ▲지역실정에 맞는 교과단원설정 지도 ▲통일대비 교육방안 연구 ◇도덕성 함양교육=▲교직자의 도덕 실천수범 풍토조성 ▲예절,청결,공중도덕,근검,절약교육의 강화 ▲도덕,국민윤리교과의 평가방법 개선 ▲가정의 교육적기능 제고 ▲학교주변 유해환경의 정화 ▲건전 문화시설의 확충. ▷문화부◁ 올해를 「연극·영화의 해」로 정하고 종합촬영소 기공(90∼92년),무대예술연수회관 완공(90∼91년) 등 문화시설을 조성하는 한편,올해부터 청소년의 달에 「연극교실」 개설,「신극 80년사 우수작품」 공연,「91 서울꼭두극 큰잔치」 등 연극활성화를 위한 갖가지 행사를 개최한다. 또 각 기업,사회단체,사회지도층 인사 1만명을 연극문화가족으로 구성,연극종합관람권을 발행해 연극관객 확대작업도 병행키로 한다. 영화제작에 국민의 참여를 유도,그 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며 좋은 영화만들기 지원단을 구성,소련·중국 등 동구 10여개국과 합작 및 자본투자도 적극 펼쳐 나간다. 아울러 서울근교에 전통공방촌의 설립 운영,전국토의 문화공간화,전국 중·대도시의 문화거리조성,문화유적 복원 등 제반 문화시설의 확충에 힘써 나갈 방침이다. ▷체육청소년부◁ 올해는 청소년 건전육성에 역점을 두고 청소년시책의 기본을 ▲청소년 수련활동의 기반조성 ▲청소년단체와 지도자를 통한 활동 확대 ▲남북한 청소년들의 동질성 회복 등에 두고 현재 추진중인 청소년장기육성계획(호돌이계획)을 내년 하반기까지 매듭짓는다. 청소년들의 건전육성과 수련활동에 필요한 여건마련을 위해 연간 수련활동 시간을 국교생 7일,중·고생 11일로 잡고 교육부와 협의,각급 학교의 수련활동 시간을 확보한다. 청소년수련활동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94년까지 각 시도에 청소년수련원 1개씩을 건립한다. 또 올해 청소년 전문지도자 4천4백명을 양성,각 수련원 및 훈련원에 배치할 방침이다. 남북 청소년들의 동질성 확보를 위해 오는 8월 강원도 고성에서 열리는 세계잼버리대회와 9월 한민족축제 등에 북한 청소년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공보처◁ 새해 시정목표를 도덕성 회복과 사회기강 확립을 위한 민주시민 의식함양 홍보에 두고 ▲신문·방송의 여론선도역할 지원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위로부터의 실천운동」 ▲민간주도의 범국민적 의식개혁운동 확산 유도 등 시책을 적극 추진한다. 이를 위해 언론의 자발적 계도역할 지원을 위해 보도기사자료를 능동적으로 공급하고 국민정서를 저해하는 반윤리·퇴폐언론을 추방키 위한 강력한 사법적 행정적 규제를 펼친다. 또한 민간조직의 자발적 참여를 위해 「민간홍보이사협의회」 「사보편집장협의회」 등을 구성하고 각종 사회봉사단체와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이와함께 기업체 및 민간단체가 「1사1운동」을 적극 전개해나가도록 권장하고 효과적 홍보기법을 강화한다. 또 당면현안 홍보대책으로 ▲걸프사태 위기극복 ▲물가불안심리 해소 ▲지자제선거 의의홍보 ▲국민안보관 확립 ▲통상마찰 해소를 위한 대미홍보 강화 등을 펼칠 방침이다.
  • 경협촉구 역점 둔 「고르비친서」/첫 한·소 정책협의회 안팎

    ◎생필품 지원등 연불금융 요청/「KAL기 격추」 돌출사안 상당시간 토론 소련의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로가초프외무차관을 자신의 특사로 한국에 급파한 것은 한국측에 조속한 경제협력을 촉구하는 데 그 주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이유는 7일 상오 노태우대통령에게 전달된 고르비 친서의 내용에서 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로가초프차관이 이날 하오5시 김종인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방문,우선 3억∼5천달러어치의 소비재공급을 긴급 지원해주도록 요청한 사실 등에서도 알수 있다. 소련측은 물론 한국측에 조속한 경협을 요청하면서도 한국측이 북방정책의 궁극목표로 삼고 있는 남북통일의 국제적 여건조성에 최대한의 협력을 다하겠다는 「외교적 성의」도 표시하고는 있다. 그러나 소련의 입장에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격인 어려운 경제사정에 대한 한국의 협력을 노골적으로 표시하기보다는 한반도 문제해결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대외적으로 강조함으로써 대국의 명분을 살려야하는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날 상오 한글번역본과 함께 노대통령에게 전달된 고르비의 친서는 5개 부문으로 되어있다고 김종휘 대통령 외교안보 보좌관이 전언. 친서는 ①고르비의 노대통령에 대한 안부 ②모스크바 선언이 한소관계 발전은 물론 극동·아태지역의 평화,안정,협력의 초석이 되고 여기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 ③소련이 직면한 어려운 경제상활 설명 및 한국의 경제협력기대 표시 ④로가초프 특사의 파한은 1월말 한소 제2차 경제회담의 사전협의 ⑤방한시 양국관계 발전문제 논의 기대로 나눠져 있다. 어차피 1월말이면 마슬류코프 부총리와 김종인 경제수석을 단장으로 하는 제2차 한소 경제회담이 서울에서 열리게 되어 있는 마당에 굳이 고르비가 친서를 휴대시킨 특사까지 파견한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한 해답을 찾기가 어렵다. 김보좌관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한국측에 「협조」를 요청한 구체적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친서 전달과정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으며 로가초프차관이 한국측 실무자와 만날때 그런 얘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김보좌관은 「소련측이 새로운 협력을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이미 논의되어 온 대소경협의 범위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좌관은 로가초프차관의 북한방문 계획설에 대해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 그의 평양 방문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적어도 서울­북경에 이어 평양으로 가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부의 한 관계소식통은 『소련측은 그동안 한소간에 어느정도 의견접근을 본 15억달러 규모의 소비재상품 연불 금융지원을 앞당겨 이행해 주고 특히 심각한 소련 군내 생필품 부족상황을 감안,이 가운데서 우선 3억∼5억달러어치의 치약·치솔·의류 등 생필품을 긴급 지원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경협의 조기공여 요청이 로가초프특사의 파한목적이 아닌가 여겨진다. 다른 관계소식통은 아직까지 경협규모의 완전타결이 되지않고 있는 상황에서 소련측이 총 40억달러의 경협지원을 보장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해 우리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30억달러선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도 관측된다. 특히 우리측이 대소경협과 관련,현금차관을 고려하지 않거나 제공을 한다해도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는 입장인데 비해 소련측은 5억달러선의 현금차관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하오에 열린 제1차 한소 정책협의회에서는 로가초프차관과 유종하 외무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여분 동안 한반도 문제,유엔가입,고르바초프대통령의 방한,KAL기 격추사건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 먼저 발언에 나선 유차관은 남북대화에 관한 우리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소련이 남북문제에 기여할수 있는 길은 북한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도록 도와주는데 있다』고 강력한 희망을 표명. 로가초프차관은 이에 『남북대화의 지속을 위한 남북상호간의 인내심과 건설적인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 그는 또 한국의 유엔가입과 관련,『유엔의 보편성 원칙에 입각,유엔헌장을 존중하는 모든 국가들이 유엔에 가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남북간에 이 문제에 관해타협을 이루는 것』이라고 소련입장을 설명.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KAL기 격추당시 탑승객의 유해를 소련 군당국이 소각했다는 미지 및 소지의 보도가 예정에 없는 돌출성 이슈로 등장,양측은 이에 관해 상당시간을 할애하며 토론을 전개. 한편 그는 당초의 체한일정을 이틀 연장,8일 이봉서 상공장관을 만나고 9일 국내산업 시찰을 가진뒤 10일 하오 이한할 예정.
  • 박준규 국회의장(국회의장·대법원장·정당대표 신년사)

    ◎국민에 부끄럽지않은 의정 확립 새해에 우리 정치는 지방자치제 실시를 계기로 주권자인 국민의 생활주변의 일선행정까지 참여함으로써 의회를 통한 통치라는 책임있는 민주의식과 행위를 보편화시켜 「책임있는 정치는 국민이 하는 시대」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작금의 지자제실시를 둘러싼 과거역사와 현 정치상황을 볼때 정당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개연성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자제가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수준과 의식을 갖춘 국민임을 시험하고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통일한국을 위해서도 국민화합의 정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올해에는 참다운 기틀을 확고히 다지고 올바른 정치의 제모습을 찾아 국민 여러분에게 부끄러움이 없이 의정상을 정립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 노대통령 신년사 전문

    ◎“이제 진통의 전환기는 막내려 한차원 높은 민주화 꽃피울때” 1991년 새해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 여러분,모든 소원을 성취하시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1991년이 우리나라가 큰 발전을 이루는 한해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안팎으로 우리가 맞고 있는 도전의 바람은 그 어느때보다 거셉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키운 「희망의 나무」는 굳건한 뿌리를 대지속에 뻗어 이제 어떠한 바람도 이길수 있습니다. 저는 이 아침 전국의 방방곡곡,사회 각 분야에서 오늘의 자랑스런 나라를 이루기 위해 땀흘려 일해온 국민여러분 모두가 더 큰 희망으로 새해를 맞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국민들은 저 시베리아의 동토로부터 남극의 과학기지에 이르기까지 온 세계를 무대로 밤낮없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나라 밖에서 새해를 맞는 6백만 해외동포 여러분들께 따뜻한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지난 반세기 분단으로 갈라져 살아온 북한동포들께도 축복의 서광이 비추어 지기를 기원합니다. 21세기를눈앞에 두고 세계는 혁명적인 변혁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독일이 통일을 실현한 현실이나 제가 얼마전 소련의 국빈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현실,그것만으로도 이 세계의 변화가 얼마나 놀랍고 급속한 것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혁신은 산업과 사회구조,우리의 생활과 의식까지를 날로 새로운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세대동안 지난달 몇세기에 걸친 진보를 능가하는 엄청난 변화를 한꺼번에 겪고 있습니다. 어제의 새것이 오늘 낡은 것이되어 버리는 변혁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속에서 우리는 남을 뒤쫓아가는 나라가 아니라 이 세계의 진보를 이끄는 나라를 만들어 가려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은 새로운 의식으로 새로운 시대를 스스로 창조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이 피땀흘려 추구해온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평화와 번영은 이제 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나 이룬 성취는 이미 온 세계의 성공적인 표본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6천달러의 신흥산업국가,민주주의의 활력이 사회 모든 부문에 넘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이루려는 나라의 중간단계일뿐 우리 겨레의 소망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세기안에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민주주의의 나라,국민 모두가 복된 삶을 누리는 번영된 나라,7천만 민족이 한울타리 속에 사는 통일된 나라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기주의와 분열,공허한 외침만으로 우리가 이룰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보람찬 과업은 온 국민이 창조적인 역량을 결집할때 이룰수 있습니다. 새해는 온 국민이 슬기와 힘을 모아 「민주·번영·통일」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는 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올해는 새롭게 연 민주주의를 우리국민 모두가 한차원 더 높게 발전시키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권의주의적 통치나 정부의 권력으로 안정을 이루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민주주의를 여는 과정에서 겪었던 진통의 전화기도 끝났습니다. 국민의 참여와 자율에 바탕한 새로운 질서위의 민주적 안정,참다운 안정위의 발전,이것을이루는데 우리 국민의 뜻이 모아졌습니다. 새봄에 실시되는 지방의회선거는 우리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불법도,무질서도 거부하고 참다운 민주주의의 굳건한 바탕을 다져야 합니다. 올해는 물가,임금,노사관계의 안정위에서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절제와 근면없이 경제의 안정과 발전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모두가 안팎의 도전을 직시하고 성장의 저력에 다시 한번 불을 지펴야 합니다. 올해는 주변정세의 급속한 변화속에 남북한관계가 큰 전기를 맞는 해가 될 것입니다. 이 세계의 질서가 바뀌고 동유럽과 소련이 새로운 나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만이 변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스크바와 북경으로 가는 큰길이 열린 이제 평양으로 가는 길만이 닫혀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 큰 변화를 슬기롭게 이끌어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날을 앞당길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사회에 대한 믿음,나라의 앞날에 대한 희망을 갖고 힘차게 전진할 때입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건강하시고 기쁨과 보람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빕니다.
  • 노인대학 8학군/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대학교수인 ㄹ씨가 최근에 경험한 일이다. 처가쪽 노부모를 서울의 외곽도시에 모셔놓고 1주일에 한번씩 보살펴 드리던 ㄹ씨 부부는 심각해지는 교통체증 때문에 부득이 노인들을 서울로 모셔오게 되었다. 양재동에서 자가운전으로 30분이면 가뵐 수 있었던 초기의 사정과 달라 너무 불안했기 때문에 가까이 모셔오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터발도 있고 마당도 널찍하게 자리잡았던 외곽도시의 집을 처분하고 서울로 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13평짜리 아파트만 해도 시골집을 처분한 것의 6배는 요구하는데,먼젓집 규모에 비하면 몇십분의 일도 안되는 옹색하기 이를데 없는 것이었다. 그 엄청난 집값의 차이에 불평을 ㄹ교수가 했더니 복덕방 사람 대답이 개구일성. 『이거 왜 이러십니까. 노인대학에도 8학군 있는거 모르십니까?』하더라는 것이다. 고약하도록 순발력이 있는 복덕방 사람들의 입담에 질려 아무소리 못한 채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여 그 조그만 아파트를 장만하시게 하고 집손질을 시작했다. 노인들이시므로 구공탄구조를 바꿔 가스연료의난방으로 꾸미고 도배로 했다. 그러자 작지만 분통같이 뽀얗고 앙징스런 새살림 공간이 생겨났다. 이렇게 면모가 일신된 아파트를 이웃집 사람들이 오다가다 둘러보더니 한사람이 ㄹ씨에게 물었다. 『신혼부부가 오나 보죠?』 그래서 ㄹ씨는 『신혼은요,노인들께서 살림하실 집인데요』 하고 대답했더니 이웃사람은 냉큼 받아서, 『아하,노인대학에서 만난 분들이구나…』하는 것이었다. 이때야 비로소 ㄹ교수는 복덕방이 내세우던 「노인대학 8학군론」이 즉흥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세상은 벌써 그렇게 되었나 하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현실은 의식의 변화보다 눈부시게 앞장서서 가게 마련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절감했노라고 그는 말했다. 노인이 되면 전원생활을 하며 모든 욕심에서 초월하여 대범하고 체념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 경노사상을 고유의 미덕으로 삼은 우리가 마음속에 그리는 「좋은 노년」의 상징 그림도 대체로 그렇다. 그러나 실제로 노인들이 바라는 삶의 모습은 반드시 그런것도 아니다. 여류화가 C씨는 연만한 어머니를 최근까지 모시고 살았다. 그 노모께서 70대이실때에도 당신의 연세를 「만」으로 대곤 하셔서 C씨와 함께 우리는 화제로 삼은 적이 있다. 옛날식 할머니일 뿐이신 일흔살이 넘은 노인이 나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시려고 「만」으로 대신다는 사실이 노인의 응석같아서 우습고 귀여웠었다. 그런 섬세함이,빼어난 화가 따님을 두게 할 것인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왔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이 그러셨던 심경을 이해할 것같은 느낌이다. 젊을 때에는 자기 나이에 대범하고 후하다. 그러나 나이들수록 점점 인색해져서 달까지도 따져보고 싶게 되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는 「떡국」으로 나이를 먹는 우리풍속은,생일을 중심으로 개월수까지 따지는 서양에 비해 섬세하지 못하고 사람들 마음을 조금 억울하게 만드는 것같다. 게다가 설을 쇠면서 다같이 「1살」을 먹으니까 집단정서가 형성된다. 나이먹기에 관한한 우리는 전체주의적 방식인 셈이다. 그래서 세밑이 되면 공연히 더 서글프고 처량해진다. 「나이듦」의 허무함을 집단으로 경험하느라고 감정이 더 증폭되기 때문이다. 화가 C씨의 자당처럼 자기나이를 죽을때까지 만으로 따지는 일이 보편화하면 「집단서글픔증」이 조금은 희석될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우리사회는 경노사상이라고 하는 약간 위선적인 사상을 빙자하여 오히려 노인께 가혹한 사회인지도 모르겠다. 노인이 되어도 인간적인 욕구나 관심은 얼마든지 뜨겁게 남아 있다는 것을 거의 인정하지 않고 점잖아지기를 은근히 강요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최근 운전면허를 관장하는 한 관청에서는 운전면허를 가질 수 있는 연령의 상한을 80살에서 끊기로 하는 논의를 벌인적이 있었다. 그 소식을 신문에서 접한 60대 중반의 문필인 ㅈ씨에게서 항의전화가 있었다. 운전면허 같은 것은 일종의 종신성을 띤 것이어야지 그것에 상한선이 왜 필요한거냐고 따지는 말이었다. 그분 논리인즉 노인들은 스스로가 어떤 계기를 만나 운전을 안하게 될 것인즉,그때가 운전이 끝날 시기일 것이며 그것은 사람마다 조금씩 시차가 있을 터인데 상한선을 정해놓을 필요가 없다는것이다. 『내 스스로 80살이 되기전에 운전을 안할날이 올 것이 더 분명한 일이지만 그래도 늙었다는 이유로 운전면허를 뺏길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보는 일은 매우 두렵고 상실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92살먹은 노인이 면허를 취소당한 사실이 해외토픽으로 들어온 것은 그와 비슷한 시기였다. 그가 면허를 뺏긴 이유는 「92살」이라는 나이 때문이 아니고 「너무 늦게 달려서」 질서를 방해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보도되었다. 92살이라도 속력을 적응시켜 운전할 수 있으면 면허를 뺏기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것도 실질적인 「경노」다. 정년퇴직하고 부인을 앞세운 교장선생이 노년을 비관하고 고층아파트서 투신한 일이 얼마전에 있었다. 「점잖은 교육자」의 겉체면에서 자유로워져서 「8학군 노인대학」에라도 다니며 친교의 인생을 즐길 수 있었다면 비극은 모면했을지도 모른다. 떡국으로 나이를 먹는 설쇠기를 앞두고 자꾸만 쓸쓸해지는 이웃들을 위해 진정한 경노의 덕담을 나누고 싶다.
  • “평양길 열리는 것도 시간문제”

    ◎노대통령 귀국/한소협력의 무한한 가능성 확인 노태우 대통령은 3박4일간의 소련방문 일정을 끝내고 17일 상오 특별기편으로 귀국했다. 노 대통령은 서울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귀국인사를 통해 『모스크바로 가는 넓은 길이 열린 이제 평양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하고 『평화를 향해 통일을 향해 우리가 나아가는 길에 이 세계의 장애는 더 이상 없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소 양국의 정상은 평화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위에서 한반도의 냉전을 청산하고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데 다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면서 『한소 관계의 발전은 남북한간의 통일을 촉진할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평화와 협력을 증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모스크바 공동선언은 한소 양국이 모든 분야에 걸쳐 우호협력의 새로운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선언은 자랑스런 역사를 우리 스스로가 여는 새 시대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와 소련의 새로운 관계는 지난시대 우리의 반대편에 선 냉전의 한 종주국이 아니라 평화와 자유,인류보편의 가치를 추구하는 관계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이번 방문을 통해 두 나라의 공동의 번영과 상호 이익을 가져올 무한한 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두 나라가 가진 장점을 결합,서로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실질적인 관계를 진전시켜 나갈 것이며 이러한 관계가 한반도의 안보와 통일,아시아·태평양의 평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19)

    ◎사치품 수입 연 60억불… 「외제상가」가 과소비 부채질/해외레저 즐기는 졸부 전국에 40만/월급만원 오르면 외식등에 8천원 지출/블라우스 한벌 4백50만원 짜리도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속칭 「로데오 거리」. 대리석으로 잘 단장된 호화빌딩들이 길 양편에 늘어서 있다. 진열장마다 세계 각국의 유명 상표가 붙은 의류·핸드백·구두·시계류 등 값비싼 수입상품들이 홍수를 이뤄 외국의 어느 거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비쌀수록 잘 팔려 이 일대의 수입품 매장에서 판매되는 수입 의류나 핸드백·넥타이·구두 등은 모두 가격표시가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실제로 판매되는 가격은 서민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여성의류의 경우 니나리치 원피스가 1백40만∼1백80만원 정도이고 1벌에 4백50만원이나 되는 블라우스도 있다. 악어피 핸드백 70만원에서 1백만원에 거래되며 30만원 내지 50만원짜리 가죽구두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강남구 신사동 R호텔의 사우나는 국내 최고급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철저하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입장료가 8천8백원이다. 목욕도중 5천원짜리 차를 한잔 마시고 목욕후 1만2천∼1만5천원짜리 식사를 하고 나서 안마서비스를 받은후 사우나를 나올 경우 1인당 5만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점심시간대부터 손님들이 밀려들기 시작해 저녁 퇴근 무렵에는 운동장처럼 넓은 탕안이 손님들로 가득찬다. 평일 대낮부터 붐비기는 서울 주변의 20여개 골프장들도 마찬가지다. 점심무렵부터 클럽하우스에 모여들기 시작하는 골프 애호가들중에는 50∼60대의 노년층이 주류를 이루지만 30∼40대의 젊은층과 여성 애호가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골프장 상습출입자들 가운데는 수억원대의 내기골프를 즐기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알래스카서 낚시 소득이 늘어나고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해외관광의 행태도 고급화·사치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의 유명 관광지 순례의 단계를 넘어 최근에는 낚시 골프 스키 윈드서핑 수렵 등 고급 취미활동과 사교를 곁들인 사치성 레저관광이 각광을 받고있다.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호화사치성 레저관광의 유형을 보면 알래스카에서 연어낚시와 흑곰사냥을 즐기거나 스위스 스키여행,하와이·필리핀·태국 등지의 골프투어,괌·사이판 등지의 윈드서핑여행 등이 있다. 이같은 사치와 향락은 대부분의 서민들과는 무관한 일부계층의 극단적인 과소비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투기와 증권투자로 땀흘리지 않고 떼돈을 긁어모은 불로소득계층에 속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현재 이같은 불로소득자가 전국적으로 40만명 가까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극단적이고 퇴폐적인 과소비행태는 사회전체에 위화감을 조성할뿐 아니라 전국민적인 과소비풍조를 만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86년에서 89년까지 3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해외여행자수는 45만5천명에서 1백21만3천명으로 2.7배 늘어났다. 각종 소비재의 수입규모는 86년에 30억5천9백만달러에서 60억8천1백만달러로 2배가 증가했으며 승용차 보유대수는 66만4천대에서 1백55만9천대로 2.3배 증가했다. 이제는 전세집에 살더라도 자가용은 굴려야 한다는 인식이 근로자들 사이에 보편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봉급생활자인 중산층의 가계지출 가운데 오락비나 외식비 등의 소비성 지출이 최근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과소비풍조가 일부계층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계층으로 확산돼 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한 통계자료는 도시 근로자들의 과소비풍조를 엿볼수 있게 한다. 지난 87년 전국의 도시 근로자들은 평균적으로 월급이 1만원 오를 경우 6천6백원을 소비하고 3천4백원을 저축했다. 그러나 올 1.4분기(1∼3월)에 도시근로자들은 월급이 1만원 오르면 1천9백60원만 저축하고 8천40원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용어를 빌려 설명하면 도시근로자들의 한계 저축성향이 3년전 34%에서 올해에는 19.6%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돈이 생기면 아끼고 쪼개서 저축을 늘려가는 것보다는 우선 쓰고 보자는 풍조가 전국민적으로 확산돼 가고 있는 것이다. ○저축률 급격 하락 이같은 과소비풍조의 전국민적 확산을 배경으로 외제 승용차와 컬러TV·세탁기·가스레인지·오디오제품 등 외제 가전제품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외제 승용차 판매는 페르시아만사태 등에 따른 국산 중·대형 승용차의 신규수요 감소추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외제 승용차는 모두 2천30대로 지난해 전체 판매실적 1천4백10대를 이미 6백20대나 앞지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실적 7백22대에 비해 세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수입 차종별로도 1대에 1억∼1억5천만원인 벤츠·BMW 등 최고급 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세이블·캐딜락·볼보·아우디·사브 등 고급 차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의 외제 가전제품 수입실적을 보면 세탁기가 8백94만6천달러 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실적의 4.7배,컬러TV가 2천47만6천달러 어치로 2배,가스레인지가 6백90만6천달러 어치로 2배,비디오게임기가 8백98만6천달러 어치로 7.5배나 증가하고 있다.
  • 노대통령 귀국인사 요지

    저는 모스크바공항에 첫발을 내딛을 때부터 레닌그라드를 떠날 때까지 나흘 동안 엄청난 변화를 실감하였습니다. 저의 방소는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위치가 변했고 소련이 변하고 또 세계가 이처럼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증한 여정이었습니다. 저의 소련방문은 짧은 일정이었으나 새로운 역사를 여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도 마침내 평화와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귀국합니다. 저는 크렘린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포함하여 네 차례 만나 기탄없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냉전체제가 가져온 모든 것… 대결과 전쟁,반목과 갈등… 세계와 나라를 갈라온 분단의 장벽까지도 지나간 시대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공동의 신념을 확인했습니다. 우리 겨레에게 온갖 고난을 가져다준 지난날을 넘어 선린우호의 새로운 시대를 연 양국 관계는 우리와 새로운 소련과의 만남입니다. 우리와 소련과의 새로운 관계는 지난 시대 우리의 반대편에 선 냉전의 한 종주국이 아니라 평화와 자유,인류보편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소련과의 관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북방정책을 급속히 진전시켜 제가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제 우리는 21세기를 향한 원대한 비전을 갖고 그 구체적 결실을 이루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자주외교의 지평을 열었습니다. 소련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모든 국민과 우호협력하는 적극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날을 앞당길 것입니다. 이제 이 넓은 세계에서 우리 국민의 발길을 가로막는 장벽은 없습니다. 우리는 힘차게 세계로 나아가 우리의 밝은 앞날을 개척할 뿐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인류공동의 번영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 세계의 냉전질서를 바꾸고 유럽의 평화와 독일의 통일을 이루게 한 새로운 개방과 협력의 물결이 한반도와 동아시아에도 넘쳐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이끌어 냉전으로 얼어붙은 한반도에 화해의 봄이 오게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큰 희망과 신념을 갖고 전진해야 합니다.
  • “소,한반도 군축 검증 동의”/노대통령 기자간담

    ◎45년 냉전종식 큰 수확/경협규모 1월 실무협의때 결정/방소 3박4일 마치고 오늘 상오 귀국 【레닌그라드=이경형 특파원】 노태우 대통령은 16일 상오 8시(한국시간 하오 2시) 레닌그라드 영빈관에서 소련 방문 3박4일을 결산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한의 군사력이 상호 균형되게 하기 위해 지금까지 지원을 해주었던 나라들이 군비축소 문제도 관여해 합동으로 확인하는 장치를 만드는 등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그도 전적으로 동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한소정상회담에서 7·4공동성명 이후 북한이 약속을 깬 사실을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하나하나 설명했고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소련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문제와 관련,『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나의 한국 초청에 대해 빠른 시일안에 서울에 가겠다고 답변했다』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동맹국인북한을 의식하는 것 같았으나 그가 북한의 끈질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와 정상회담을 가졌고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또한 소련의 국익을 위해 무엇이 더 도움이 될 것인가는 이미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평양 동시 방문 가능성이 희박함을 강력히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방소 결산에 대해 『해방 이후 45년간 지속돼온 한반도 냉전체제의 해소가 가장 큰 성과이며 지금까지 냉전체제의 상대국 대표국가와 냉전체제의 종식을 합의하고 상호 협력체제를 갖추게 된 점과 통일의 기반을 조성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과도 관계를 정립한다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은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경협문제와 관련,『경협규모는 이번에 정하지 않았으며 내년 1월초 실무협의를 통해 결정키로 했다』면서 『소련이 현재 소비재가 급한만큼 소비재의 연불수출과 생필품 생산을 위한 군수산업의 민수산업 전환,합작투자·플랜트수출·도로·항만·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유엔 가입문제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분명한 논의가 있었으며 그는 유엔의 보편타당성의 원칙에 나와 의견을 같이했고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소 외무장관회담에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6·25전쟁과 KAL기 격추사건에 대한 언급을 소련 정부의 공식사과로 간주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정상회담에서도 과거문제에 대한 개괄적인 언급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소련 외무장관의 입장표명을 소련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북한체제와 북한 지도층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으나 인물 하나하나에 대해 좋다 나쁘다는 식의 논의는 없었다』면서 『북한도 결국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으며 시간이 가면 반드시 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귀국하면 김대중 평민당 총재와 청와대회담을 가질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런기회가 오리라고 본다』고 말해 청와대 여야 총재회담을 가질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 뒤 『현재 해외문제에 여러 가지 정리할 일이 있어 개각을 생각할 겨를이 없으나 정리를 다하고 겨를이 생기면 개각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닌그라드 출발 【레닌그라드=이경형 특파원】 노태우 대통령은 3박4일간의 소련 방문 일정을 모두 끝내고 16일 하오 6시(한국시간 17일 0시) 레닌그라드 폴코보공항을 출발,귀국길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17일 상오 서울공항에 도착,귀국인사를 통해 방소결과를 직접 밝힐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낮 소브차크 레닌그라드 시장이 영빈관에서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국의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 이 도시를 방문한 것은 냉전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실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가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을 세계에 밝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상오 10시 20분(한국시간 하오 4시20분) 레닌그라드시 승리의 광장에 있는 시 수호기념비에 헌화하고 이오페 물리기술연구소를 시찰했다. 노 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뒤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인 헤르미타지박물관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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