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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륜경쟁」(외언내언)

    플로베르의 소설 「보바리부인」은 불륜의 고전으로 꼽힌다.의사인 남편과 함께 한결같이 되풀이되는 평범한 일상에 염증을 느낀 보바리부인은 젊고 신선한 레온을 사랑하지만 레온과의 사랑이 결렬되자 정열적인 로돌프와 사랑의 도피.로돌프에게 버림을 받자 다시 레온을 찾지만 남편이나 레온이나 결국 절대적인 사랑은 있을 수 없으며 그것은 단순한 범속의 연속일뿐이었다.그녀의 불륜은 가난과 가정파탄,사랑의 절망으로 인한 자살로 마감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부르주아생활에 대한 혐오감,꿈과 현실의 이율배반속에서 낭만을 추구하던 한 여인의 헛된 욕망이 어떤 비극적 결론을 맺게 되는가를 한눈에 보여준다. 건전한 남녀의 사랑은 드라마틱한 요소가 없기 때문에 아무런 재미도 제공하지 못한다.에릭 시걸의 「러브스토리」는 사랑을 위한 파란과 역경을 거쳐 어렵게 사랑을 성취하는 순간 여주인공이 죽게 된다는 결론 때문에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TV 아침드라마 시청률조사결과 드라마내용의 「불륜정도」에 따라 시청률 순위가 매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침시간대 주부들을 겨냥한 드라마일수록 사련·비련·불륜적 요소가 담겨야만 시청률이 높아진다.그러니 결국 「불륜경쟁」이 된다. 남편이 외도로 딴살림을 차리고 아내는 결혼생활에 회의를 느끼며 이혼을 원한다.또는 암선고를 받은 40대부인은 눈앞에 둔 죽음의 절박성이전에 그녀 남편을 둘러싼 삼각관계의 흥미로 조명된다. 물론 TV드라마는 공맹이나 도가의 윤리교과서는 아니다.유부남과 유부녀,유부남과 미혼녀등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무엇이든지 담을 수 있다.또 드라마의 소재선택은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도 있다.그러나 그 인물설정이 과연 보편타당하고 그 상황에 뚜렷한 명분이 있는가가 문제다.남편의 외도를 정당화하고 아내의 홀로서기를 은연중 부추긴다면 TV드라마는 건강한 가정에 조금도 유익하지 않다.
  • “4분에 1대” 독 차도둑 극성(특파원 코너)

    ◎국경개방으로 동구특수겹쳐 호황/올상반기 7만건… 방범장치 의무화 날로 늘어나는 자동차 절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독일은 모든 자동차에 도난방지를 위한 전자장비 설치의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멀지않아 이같은 내용의 법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스 고트프리트 베른라트 독일연방하원 내무위원장은 최근 빌트 암 존타크지와의 회견에서 『새 자동차에 도난방지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률 초안이 이미 제출돼 있으며 크리스마스 휴회 전에 이 법안이 처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른라트위원장에 따르면 이 법안이 발효될 경우 내년부터 새로 출고되는 자동차에 새 기준을 충족시키는 도난방지장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자동차보험에 들 수 없게 된다.독일에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자동차를 운행할 수 없음을 뜻한다.새 법은 우선 새로 출고되는 자동차에만 적용되지만 차츰 중고자동차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요즘 매4분마다 1대꼴로 자동차도난사건이 빈발하고 있다.지난 90년 6만여건에 머물렀던 자동차도난건수는 91년 8만7천여건으로 45% 증가한데 이어 92년에는 50.7% 늘어난 13만1천3백29건으로 뛰어 올랐다.올해에도 상반기에만 이미 7만여건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자동차절도가 극성을 부리는 것은 독일내에 자동차절도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조직이 판을 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범죄조직에 있어 자동차 절도는 마약취급과 함께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분야로 정평이 나있다.이탈리아를 거쳐 중동이나 북아프리카로 나가는 전통적인 밀매루트 외에 최근 동구와의 국경이 개방됨으로써 자동차 절도산업이 호황을 맞게 된 것이다.이에따라 범죄조직의 국제화까지 이뤄져 독일경찰은 자동차절도 방지를 위한 특별팀을 독일 전역에 걸쳐 구성,운영하고 있지만 거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자동차절도의 성행은 자동차보험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자동차보험업계는 자동차절도에 따른 배상액만도 연간 18억마르크에 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때문에 자동차보험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자동차업체들에 대해 도난방지장치의 설치의무화를 위한 압력을 강화해 왔다. 독일은 인구 1.6명당 1대꼴로 자동차가 보급돼있을 만큼 자동차가 보편화돼 있고 자동차문화도 매우 잘 발달돼 있지만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자동차절도 문제는 독일자동차문화의 또다른 단면을 엿보게 해준다.
  • 김영삼대통령의 정상외교 등정(사설)

    취임 9개월동안 국정개혁에 전념해온 김영삼대통령이 17일 첫 해외방문 정상외교에 나선다.15개국및 지역으로 구성되는 아시아태평양협력체(APEC) 각료회의가 개최되는 미국 시애틀및 워싱턴이 주무대다.8일간에 걸쳐 APEC 회원국 정상회담에 참석하는것은 물론 중국·호주·캐나다등의 정상들과도 개별회담을 갖는데이어 워싱턴을 방문,클린턴 미국대통령과 특별정상회담도 갖는다.김영삼대통령 다운 정력적인 「동시다발적 집중 정상외교」에의 도전이다. ○APEC회담의 과제와 기대 내정개혁의 정착에 성공하고있는 지금 김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다음 과제는 경제회복이요 발전이라 할수있다.그리고 한국경제의 활로는 누가 뭐래도 수출확대에 있다.때문에 우리의 국가적 경쟁력과 국제화가 강조되고있는 이즈음이다.김대통령의 이번 정상외교도 바로 그러한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는것이라 할수있다.각국정상의 경제·세일즈외교는 오늘의 세계적 보편현상이 되고있다.이번 해외방문은 김대통령도 바로 그러한 경제·세일즈외교의 진두지휘에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다는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탈냉전으로 태동하고 있는 신세계질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경제중시 내지는 제일주의라 할수있다.경제적 이해관계를 기준으로하는 이합집산의 새질서가 형성되고있는 것이다.유럽공동체(EC)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물론 동남아국가연합(ASEAN)등 경제블록화가 바로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다.「개방과 공영」을 표방하고 있으나 APEC도 예외는 아니다.세계적 블록화 추세야말로 대외의존도가 절대적이다시피한 우리경제가 극복해야할 가장 중요한 장벽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APEC는 바로 그러한 장벽극복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요 무기의 하나라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한다. ○아태지역 주도국으로의 정위 21세기는 아시아태평양시대가 될것으로 예고되고있다.아태지역은 지금 당장도 세계GNP의 60%,무역고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역동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있는 엄청난 잠재력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있다.너무 광범위하고 이질적인 요소도 많아 아직은 동상이몽의 평가도 있지만 미국이 추구하고우리도 찬성하는 「신태평양공동체」로의 발전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APEC는 바로 그러한 발전의 모태이기도 한것이다. 김대통령의 해외방문 정상외교가 그러한 APEC의 첫 정상회담 참석에서 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그것은 바람직스런 아태시대를 이끌 주도국으로서의 한국의 정상에 어울리는 시작이다.한국의 APEC중시를 상징하는 것이며 적극적 참여의 메시지이기도 한것이다.한국경제의 적극적인 국제화·세계화의 신호이며 아시아태평양 한국의 존재를 과시하는 의미도 큰것이라 할수있다. 특히 김대통령은 회의벽두의 개막연설이라 할수있는 첫 주제발표를 통해 「아태지역의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제시한다.경제기적과 정치민주화의 선진개발도상 한국과 그한국을 이끌며 개혁을 통한 「제2의 도약」을 다지는 지도자로서의 김영삼대통령이 갖는 국제적 이미지와 위상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활용할 중요한 기회도 될것이다. ○한미정상 두번째 만남의 의미 APEC정상회담과 캐나다·호주정상등과 갖는 개별회담의 관심이 주로 경제관계에 있는것이라면 미국및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선 경제뿐아닌 안보협력문제도 대단히 중요한 관심사다.특히 막다른 고비의 북한핵문제에 대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과 공동대응의 조율이 필요하며 대북 영향력이 절대적이랄수있는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 또한 절실한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강택민중국주석겸 총서기와는 첫만남이란 점에서 한중정상간의 우의와 친분을 쌓게되는 중요한 기회가 될것이다.북한핵문제에대한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다지는 기회도 될것이다.북한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문제는 미중간의 개별 정상회담에서도 깊이 논의될것이란 점에서 한·미·중국 3정상간의 북한핵문제 평화해결을 위한 공조체제의 기대도 갖게된다.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김대통령 해외방문 정상외교의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역시 클린턴과의 한미정상회담이 아닌가 생각한다.북한핵문제에 대한 공동대응 뿐아니라 통일이후까지를 내다보는 미래지향적 경제·안보면의 한미우호협력및 동맹관계를 다지게 될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영삼·클린턴 양대통령 취임이후 한미 양국관계는 그 어느때보다 순조로운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렇다할 현안이 없고 공히 민주주의 가치를 신봉하며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양대통령의 의기가 투합하고 있기때문이다.한국이 미국의 부담만되던 시절도 이제는 끝났으며 경제·안보등 많은 분야에서 이해가 일치되고 상호 필요로하는 보완관계의 상황이 조성되고있기 때문이기도 하다.한미양국은 명실상부하고 성숙된 동반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호기를 맞고있는 것이다.7월의 서울에 이은 이번 워싱턴 두번째 정상회담도 그것을 확인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중요한 기회가 될것이 틀림없다.
  • 세계 「정서표」 한자리에

    ◎애서가 클럽,오늘∼23일 영풍문고서 소개행사/21개국 740여점·국내작가 30여명 출품/그림·글자로 책 소유주 표시… 장서인은 동양풍습/15세기 「고슴도치」후 다양한 형태 발전 장서표는 글자와 그림으로 책의 소유주를 알려주는 종이표식이다.보통 판화로 찍어 속표지에 붙인다.누구의 책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장서인과 같은 역할을 한다.장서인이 동양의 풍습이라면 장서표는 유럽 문화권에서 주로 쓰였다. 한국애서가클럽은 이 생소한 장서표를 우리에게 소개하는 행사를 갖는다.16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영풍문고에서 여는 「제1회 세계의 장서표전시회」가 그것.장서표를 통해 그동안 소홀히 취급되어 온 책의 가치를 드높이고 책을 아름답게 가꾸어 책의 해에 책사랑운동을 널리 확산시키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이 전시회에는 세계 21개 나라의 장서표 7백40여점과 국내작가 30명의 장서표가 출품된다.또 한국작가들의 원화는 팔기도 한다. 우리는 과거부터 개인의 책이나 도서관의 장서에 누구누구의 책,어느 도서관의 책이라는 글자를 담은 장서인을써왔다.장서인을 찍은 장서인표를 붙이는 사람도 있었다.중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소형인이라고 하는 그림도장도 많이 쓰였다고 한다. 이에 비해 장서표는 글자와 그림을 함께 담아 글자로는 내용을 직접 전해주고 그림으로는 내용 이외에도 상징이나 비유의 뜻을 나타낸다.무엇보다 따로 만들어 붙임으로써 갖가지 색깔을 가한다든지,다채로운 형상으로 표현해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는 책을 아끼는 마음을 길러줄 수 있다. 장서인과 마찬가지로 장서표도 기본적으로 책값이 매우 비싸던 시절의 산물이었다.지금까지 전해 내려온 것으로 가장 오래됐다는 15세기 독일의 신부 한스 이글러의 장서표는 「고슴도치(이글러는 고슴도치의 독일말 발음과 비슷하다고 한다)가 당신에게 상처를 낼것이다」라고 새겨 함부로 보거나 가져가면 안된다는 내용을 담았다.귀중품에 붙여놓는 애교있는 경고문이었던 셈이다. 장서표는 독일 르네상스의 움직임 속에서 미술의 거장인 알브레히트나 크라나흐 같은 사람들에 의해 더욱 풍부하고 매력넘치는 형태로 발전했다.이후 19세기후반 책이 대량 생산되면서 개인장서가가 대거 출현해 절정기를 맞았고 유럽세력의 팽창과 함께 세계로 퍼져나갔다.일본의 경우는 19세기말 전래된뒤 지금까지 성행하고 있고 중국은 내전과 혁명의 와중에서 크게 성행하지 못하다가 80년대부터 장서표 붐이 일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 41년10월 서울의 백화점전시장에서 장서표전시회가 열려 3백여점이 선보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그러나 이제는 장서표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 자체도 잘 알려져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애서가클럽의 이양재 총무이사는 『우리조상들은 장서인이나 장서인표를 썼지만 앞으로는 장서표가 책의 소유주를 알리는 보편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면서 『비록 장서표가 서구에서 발전해 왔으나 장서인과 장서인표의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우리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테크노아트/“곧 주요예술로 등장”/과기진흥재단,「과학+예술」세미나

    ◎양쪽분야의 조화문제 집중 조명 『비디오아트등 과학기술과 예술이 만난 테크노아트도 진정한 예술의 범주로 묶을수 있는가』 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사무총장 윤영훈이 3년째 마련하는「과학+예술」세미나가 지난 11일 서울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렸다. 세미나에서 포항공대 박이문교수는 「하이테크아트는 정말 예술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과학과 예술의 관계에 세가지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첫째,날로 발전하는 과학지식과 과학기술을 어떻게 에술의 향상을 위해서 유용하게 사용할수 있을까하는 문제이며 다음은 보기에 상반되거나 아니면 이질적인 과학과 예술을 어떻게 문화적으로 조화시킬수 있느냐는 사회학적인 문제이며 예술과 과학이 개념적으로 양립하고 상호관계를 찾을 수 있을까하는 철학적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티와 테크놀로지아트」를 발표한 미술평론가 이종숭씨는『테크노아트가 아직까지 현대미술의 주변부 문화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 주변부 문화현상이 문화의 중심부로 부상한 것이 역사의 보편성이므로 테크노아트도 멀지않아 문화예술의 중심부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원광연교수는「컴퓨터혁명과 인공현실의 실현」이란 주제발표에서『사진·영화·TV등 신기술을 통해 새로운 매체가 생기면 대부분 예술과 오락으로 연결됐다』면서『컴퓨터를 이용,현실감을 만들어내는 인공현실(가상현실·Virtual Reality)감도 하나의 예술의 장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브라질:하/해외도피 8백억불 “회수 총력전”(세계의개혁현장:31)

    ◎화폐개혁에 이은 세제개편 통해 “유인” 리우 데 자네이루 공항에 내려 승용차 문을 열어젖히고 시내를 행해 조금 달리다 보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심한 악취 때문에 곧 창문을 닫게 된다. 해변에 맞닿은 하천에서 풍겨오는 악취는 체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약하기 이를데 없다.이 하천은 공항과 시내를 잇는 고속도로 오른쪽 언덕위의 빈민가에서 흘러내리는 것이다.길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그 빈민가의 모습은 목불인견,바로 그것이다. 깡통과 누더기·판자 등으로 지붕과 벽을 이은 2∼3평짜리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판자촌.거의 옷을 걸치지 않은 흑인 어린이와 아낙네들의 절망이 먼지처럼 쌓여있는 곳.문명의 이기를 얘기하기 전에 별도의 화장실과 하수도가 있을리 만무한 슬럼.수십년을 그렇게 흘러내렸을 하천에서 악취가 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70년대 인기영화 「007 문레이크」의 무대였던 해발 3백94m의 돌산(빠우 데 아수강)과 영화 「리오의 사나이」의 주무대이자 무게 1천1백45t,높이 38m의예수상이 있는 해발 7백9m 산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는 리우 데 자네이루는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는 도시다. 젊음이 넘치는 코파카바나해변을 거쳐 남쪽 바하다 티주카해변과 송콩하드해변,그 해변들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고급 아파트와 저택들은 리우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1백∼1백50평 되는 초대형 아파트와 5백평 안팎의 호화저택 주변에는 회원제 골프코스와 행글라이더장,20㎞가 넘는 해변이 이웃하고 있어 이곳 주민들의 생활이 얼마나 호화스러운 것인가를 짐작케 해준다. 1억6천만 인구의 1%가 국내총생산(GNP)의 15.7%를,인구의 14%가 전체 부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80% 이상의 국민은 월최저임금인 80달러도 벌지 못해 극빈생활을 하고 있는 사실이 말해주듯 브라질은 또한 부의 편중이 극심한 나라다. 전체 국민의 14%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 마이애미 비치에 호화별장을 갖고 있을 정도로 풍족한 생활을 하면서도 돈을 국내에 투자하거나 저축하지 않고 모두 해외에 도피시켜 놓고 있다. 이들 부유층이 해외에 도피시킨 돈은 모두 8백억달러.브라질 전체 외채는 1천3백40억달러이지만 해외도피자금을 상계할 경우 순부채는 5백40억달러 밖에 안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엔리케 재무장관이 이끄는 개혁팀은 해외로 빠져 나간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8월1일 금리인하를 겨냥한 화폐개혁을 단행한데 이어 탈세방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세제개혁을 준비하고 있다. ◎인구 14%가 국부위 70%를 독점/「부의 공정분배」 실현에 개혁초점 브라질의 개혁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상 파울루 주정부의 해외협력부 호세 에두아르도차관을 주정부청사인 반데이란치스궁으로 찾았다. ­브라질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가. ▲연방정부뿐 아니라 각 주정부를 비롯한 지방정부의 쓰임새가 너무 큰 것이다.이는 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 인원이 지나치게 많은데 따른 것이다.상 파울루시만 해도 적정 인원의 3배에 달하는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 국영기업은 더 말할 것도 없다.또 한가지는 조세제도의 허점으로 세수를 제대로 올리지못하고 있는 점이다.그동안의 탈세액수는 89년 1백10억달러,90년 86억달러,91년과 92년 각각 70억달러에 이어 올해도 70억달러 정도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나. ▲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지방정부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대폭 삭감,자율적인 감원 등을 통해 지출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와 함께 남미공동시장(Mercosul)결성을 주도하고 있다.역내 국가간의 교역은 활발해질지 모르지만 역외국가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앞으로의 전망은. ▲브라질의 상대는 남미가 아니라 전 세계다.전 세계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고 우리도 세계를 향해 진출할 것이다.관세의 대폭인하와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제도개선도 개혁정책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브라질병」의 병인을 꿰뚫고 있는 엔리케 재무장관의 세제개혁은 부의 공정한 분배를 목표로 하고 있다.따라서 개혁의 방향은 증세가 아니라 세금을 줄여 평등하게 내게 하는 쪽으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브라질에서 탈세가 극심한 것은결국 세금이 너무 많고 세금을 내면 기업을 경영할 수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큰 병인 하이퍼인플레의 원인도 방만한 정부와 국영기업의 운영,조세제도의 미비로 인한 탈세행위의 만연에서 찾아지고 있다. 이를 해결한다면 국민들도 정부를 신뢰하고 지지해줄 것이고 브라질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엔리케장관도 브라질의 개혁정책이 바로 이 점을 겨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 「조선조 사회…」출간/서울대 이상희교수(인터뷰)

    ◎“조선시대 사림의 개혁정신 높이 살 만” 『조선시대 사림의 개혁정신과 이율곡을 비롯한 사림의 언론현상에 대한 분석은 오늘날의 정치과정에 적용하더라도 조금도 손색이 없습니다.개혁이 국민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즈음 참고할 대목이 많다고 봅니다』 「조선조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현상연구」(나남간)를 펴낸 서울대 이상희교수(64·신문학과)는『전공인 커뮤니케이션 이론이라는 보편성을 가지고 한국적인 커뮤니케이션 현상이라는 특수성을 밝히려다 보니 사림의 개혁정신에 대한 연구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예술에서 부터 연구를 시작했지요.조선조 후기의 민중예술은 당시의 사회과정이나 정치과정에서 집단적 민의를 농도깊게 표현하고 하나의 잠재적인 여론을 현대화 시킨 것입니다.이 문제에 좀 더 깊이있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새삼스럽게 발견한 것이 조선시대에 있어서 사림의 역할이었습니다』 이교수에 따르면 백성이 잘 살아야 나라가 부강해진다는 성리학 이념을 신봉하고 있었던 사림은 기득권을 유지하려 애쓰던 훈구파와충돌할수 밖에 없었고 자신들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목숨을 건 직간을 했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개혁파인 사림과 훈구세력 사이의 갈등은 일종의 보혁대결이었다』면서 『사림의 언론활동 결과 타격을 입은 훈구세력의 반발이 바로 조선조를 피로 물들였던 사화』라고 말했다. 『모든 사회현상을 커뮤니케이션 이론으로 설명할수 있어야한다는 것이 이 책을 쓰게된 동기였습니다.심지어는 민란도 정신적인 의사표시 욕구가 관철되지 않은 결과라고 해석할수 있다는게 제 생각이니까요』 이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그런 목표의 달성과 함께『자신들이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회를 향한 조선시대 사림들의 끈질긴 노력에서 시대를 초월해서 참다운 지성인이라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발견할수 있었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이것을 발견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 직장유전(외언내언)

    우리나라의 인구이동률은 20%다.1년에 5명중 1명이 이사를 다니는 셈이다.일본은 20명에 한명,대만은 15명에 한명꼴이다. 사회학자들은 인구이동률을 사회의 역동성이나 안정성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기준에 의하면 인구이동률이 5% 전후가 되면 안정된 사회,10%미만은 역동적인 사회다.우리는 아무런 기준에도 속해있지 않다.그렇다고 불안정한 사회라고 지칭하지도 않는다. 통계청의 고용구조조사를 보면 주거에서만 대이동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1년내내 직장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92년 1년동안 1백23만9천명이 직장을 옮겼다.전체취업자의 7.1%다.직장을 아예 떠난 사람도 3.7%인 65만여명이다.10명중 1명이 전직하거나 이직했다. 이렇듯 전직이 잦다보니 한직장에 5년이상 근무한 사람은 45%에 불과하다.국내취업자가 한직장에서 평균근무한 햇수는 4년밖에 안된다는 노동부의 통계가 있다. 25년이상 근속자는 6%남짓이다.일본의 평균근무연수가 10년이고 25년이상 근속자가 73%인 것과 대조적이다.종신고용제가 보편화된 일본과 산업의 부침이 심한 우리와의 취업구조차이라고 간단히 넘길일이 아닐 것이다.오늘날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국제경쟁력과 전직률과의 상관관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일을 4년 한 사람과 10년 한 사람의 숙련도가 같을수 없다.숙련도는 노동의 질이자 상품의 질이다.우리수출상품의 불량률이 유별나게 높은 원인의 하나도 따지고보면 높은 전직률이 아닌가 싶다.잦은 전직이 보다 높은 임금이나 좋은 작업환경을 찾아 나서는 근로자들의 탓만은 아닌것 같다. 전직을 했거나 희망하고 있는 사람들의 60%가 상사에 대한 불만등 인간관계를 꼽고있는 것은 흥미롭다.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도 모든 직장에서 새로운 인간관계운동을 벌여봄직하다.
  • 21세기/기업경영·판매 완전자동화

    ◎학술원 주최 학술대회서 미래사회 진단/고화질 텔레비전/패션·인쇄분야까지 영향력 미쳐/정보관리 시스템/각공장들 지능생산시스템가속화/광대역 종합통신망/SW·정보처리전문사 산업주도 고화질 텔레비전(HDTV)과 정보관리시스템(IMS),광대역종합정보통신망(B­ISDN),각종 컴퓨터기술 등 첨단 정보산업이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를 지배하게 될 21세기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대한민국학술원(회장 권이혁)은 1일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시대조류에 부응키 위해 「정보산업이 미래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국내외 석학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학술행사에는 미하버드대 래리 호교수와 일본통신공사연구소의 도시하루 아오키(청목리청)박사를 비롯,서울대 이충웅교수,포항공대 박찬모교수 등 15명이 주제발표에 나서 미래사회의 변화상을 깊이 있게 진단했다. 참석자들은 21세기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컴퓨터의 보편화로 개인 및 국가간의 정보교류가 초고속화되고 기업경영·생산·판매의완전자동화,정보통신기기에 의한 문명의 혜택으로 개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전반의 활동이 정보산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혁명의 세계에 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교수는 「HDTV가 고도정보화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HDTV는 방송분야 뿐만 아니라 케이블TV·의료·훈련시뮬레이션·컴퓨터그래픽스·전자인쇄·패션·교육·영화제작 등 비방송분야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쳐 사회전반에 걸친 미디어구조의 대혁명을 몰고 올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특히 광대역종합정보통신망이라고 불리는 ISDN등과 접목되면 각종 데이터의 교류 및 호환성은 물론 그동안 경험치 못한 새로운 멀티미디어의 환경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호교수는 「IMS와 미래사회」라는 주제발표에서『과학적 미래를 점치는 일은 예언에서의 오해와 부정확성을 낳기 쉬우나 개념·지식의 통일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전제,『미래사회는 컴퓨터와 생산기술을 합쳐 기계를 자동화한 지능생산시스템이 더욱 진전될 것으로 보여 정보에 의한 통합생산체제가 가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S란 컴퓨터로 각종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일반적으로 기업이 생산활동을 위해 자료를 정보화하고 원재료를 가공해 최종제품으로 만드는 전 과정을 컴퓨터에 의해 자동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BISDN이 미래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 아오키박사는 『광케이블에 의한 초고속 정보처리를 가능케할 광대역서비스망이 상당 수준에 이르면 통신영역의 확대와 서비스향상은 물론 기업끼리의 새로운 연합구성과 특히 소프트웨어 및 정보처리전문회사들이 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컴퓨터기술발전 현황 및 전망」을 발표한 박교수는 『컴퓨터통신과 가전제품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에너지와 자원을 활용하던 산업구조가 정보를 활용하는 지식산업 또는 서비스산업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과학과 예술의 만남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컴퓨터의 보편화는 첨단 과학기술을 총집결시킴으로써 우리를 겪어보지 못한 또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끌고 컴퓨터를 통한 정보입수 여부가 개인 및 단체,사회·국가의 경쟁력을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창조능력·키우는 교육 필요”/「교육개혁 토론회」 주제발표 내용

    ◎19C방식 고수… 학력 상품화 초래/국가통제 보단 자율경쟁 강화를 창립40주년을 맞은 한국교육학회(회장 황정규·서울대교수)가 「21세기를 대비한 교육개혁의 방향」이란 주제로 2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인천 인하대 교수회의실에서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5백여명의 국내 교육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행 교육체제가 안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과 21세기에 대비,이 시점에서 시급히 마련해야할 교육정책·교육관등에 대해 종합토론을 벌인다. 참석자들은 우리교육의 체질변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들을 제시하고 특히 교육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문민정부가 현실적인 개혁정책을 빠른 시일내에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교육의 인간상,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교육체제·이대로 좋은가」 「미래교육,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교육,누구를 위한 것인가」등 4가지의 영역별 주제를 놓고 집중토론하며 11개 분과연구회별로 연구발표회도 갖는다. 이번 학술대회의 기조강연및 주제발표내용을 요약한다. ◇이돈희서울대교수 「21세기의 사회와 한국의 교육」=우리사회는 아직도 전근대적인 특징이 남아있는 가운데 근대적 요소와 초근대적 현상이 혼란스럽게 교차하고 있다.이제까지의 한국교육은 교육근대화를 이룬 관료주의·학력주의·효용주의등 3개 추진축이 교육의 양적 발전을 이룩하고 사회적 목표의 달성및 생산성에의 기여라는 긍정적 성과를 가져왔다. 반면에 부정적 측면도 많이 나타나 경직된 획일주의는 다양한 교육적 필요를 외면하여 거대한 소외집단을 발생시켰고 학력의 상품화는 과열된 경쟁의식을 생산하였으며 도구적 교육관은 교육의 본질을 희생시키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따라서 우리교육의 체질변화는 시급한 과제이지만 개혁은 점진적이어야 한다. 급격한 개혁은 경직된 관료주의의 절대적 힘을 다시 발휘하게해 독단적,폐쇄적 사고의 전횡을 초래할 수 있다. ◇이순형제주대교수 「21세기가 요구하는 인간상」=21세기에서 추구되어야 할 보편적인 인간상은 투철한 민주의식과 성숙한 도덕의식및 창조적 능력을 지닌 사람,심미적이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주체적인 사람,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등으로 규정할 수 있다. 교육은 사회적이며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과거를 해석하여 잘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미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미래지향적 의식이 있어야 무엇이 가치있는 것인가를 보다 잘 가르쳐준다. 우리는 미래형시제의 교육으로 옮겨가야 한다. ◇이종각강원대교수 「한국교육의 실상과 교육개혁의 방향」=정부나 교육개혁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교육개혁관 자체부터 개혁되어야 한다. 또 교육개혁은 국가에서 해야할 일과 민간부문의 자율규제에 맡겨야 할 일을 구분하되 후자를 강화해야 한다. 교육에 대한 국가관리주의에서 벗어나 민간부문의 상호경쟁및 견제와 균형의 메카니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교육개혁역량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유완영한양대교수 「정보화시대를 위한 교육」=정보화시대를 맞아 현대사회는 무서운 속도로 변모하고 있으나 학교만이 고집스럽게 전통적인 상태를 고수하며 21세기에 대비해야할 학교교육을 아직도 19세기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다.교육의 진로를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 김 태통령 방미… 양국 정상회담 의미

    ◎한·미,아·태시대 이끌 동반관계 구축/전통우호강화… 실질협력 확대 모색/북핵 등 한반도 안보정세 포괄점검/인권상 수상은 문민정부의 정통성·위상 반증 김영삼대통령의 첫 미국방문의 의의에 대해 정종욱외교안보수석은 「한미관계의 미래지향적 관계구축」이라고 풀이했다.다른 관계자는 「미래지향」의 구체적 의미와 관련해 『냉전시대 지원과 피지원의 관계로 맺어진 것이 한미관계였다.특히 우리측은 정통성보완이라는 부담을 안고 회의를 해야했다.그러나 지금은 양국모두 미래지향적 정권이 들어섰고 탈냉전시대에 맞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려한다』고 풀이했다. 김대통령의 이번 방미의 역사적 성격을 잘 요약하는 이벤트가 워싱턴 방문중에 계획돼 있다.김대통령이 미 민주당 인권상(NDI)을 수상하고 연설하는 일정이 이에 해당한다.김대통령은 수상에이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란 제목의 수상연설을 하게돼 있다. 건국이래 미국을 방문한 대부분의 대통령들이 정통성 부족을 미국의 지원에서 확인하려 했던 게 사실이다.정통성부족은 따지고 보면「반인권」이고,이는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에 반하는 것이었다.한국의 대통령이 반인권의 반열을 벗어나는데 그치지 않고,방미중 인권신장에 현저한 공이 있는 사람에게 주는 인권상을 수상하게 된다는 점은 한미정상회담의 성격이 건국후 처음으로,도덕적으로 「완전한 대등」관계에서 이루어지게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화의 내용도 정통성보완 같은 퇴행적 소재를 떠나 평화와 복지같은 「인류보편의 가치」증대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그위에서 양국 협력관계의 확대심화를 논의하는 질적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김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지난 7월 클린턴대통령의 방한에대한 답방형식을 띠면서,「국빈방문」(State Visit)에 준하는 「공식방문」(Official Visit)으로 결정됐다.미국은 클린턴대통령 취임이후 일하는 대통령상을 과시하기위해 국빈방문을 받지 않기로 한바 있다.그러나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해 미국은 국빈방문때 마련하는 백악관만찬을 김대통령에게 베풀기로 했다.공식방문이면서 미국이 베푸는 예우는 국빈방문급이라고 설명하게 되는 이유가 이런것에서 찾아진다. 김대통령의 정상회담 스타일은 구체적현안도 논의하지만 양국지도자의 인간적관계 구축에 보다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오랜 정치생활에서 나오는 자신감의 발로이면서,지도자간에 신의가 만들어지면 그다음 구체적 현안들은 실무선에서도 쉽게 풀린다는 연역적 회담운영방식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역시 두 정상의 인간적 우의를 보다 확고히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클린턴 대통령의 방한때 만들어진 우의를 더욱 심화,공고히 함으로써 미래지향적 한미관계의 기반을 완성한다는 것으로 회담목표가 설정돼 있다.때문에 우호협력관계를 심화발전시키기 위한 ▲한반도 상황에대한 인식의 일치작업 ▲기존안보협약의 준수재확인 ▲포괄적 경제동반자관계의 협력증대등 포괄적인 의제의 논의에 회담시간의 대부분이 할애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양국간에는 의견의 조율을 해야할 현안들이 많지 않은 상태다.북한 핵문제에대한 처리방안에대해서도 양국간 큰 입장차이를 발견하기 어렵고,통상현안도 화급한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측이 느끼는 북한핵문제에대한 위협성이 지난 7월정상회담때보다 한층 심화된점,러시아의 동해 핵폐기물 투기와 북한의 로동1호미사일 발사등으로 한반도가 다시 「가장 주목 받는 지역」(21일 김대통령 진급보직신고때 발언)으로 부상함에 따라 한반도 안보정세에 대한 포괄적인 재점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이같은 한반도상황의 재점검은 대북핵문제 해결방안등 대북정책협조와 미국의 대한안보공약준수의 구체적 재확인형태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은 워싱턴 방문전에 시애틀의 APEC(아태경제협력체)지도자 회의에 참석하고 이곳에서 중국·태국·인도네시아등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다.아무래도 이때의 정상회담은 실질논의보다 상견례에 더 의미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APEC지도자회의에서 사실상의 주제발표에 해당하는 「아태지역협력의 전망과 목표」에 관해 연설하도록 돼있다.미국이 주도할 수 밖에 없는 회의에서 김대통령에게 주제발표가 맡겨진 것은 클린턴이 김대통령을 아시아 태평양지역 협력의 중심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이러한 클린턴의 인식과,인권상수여로 상징되는 미국조야의 김대통령에대한 기대는 한미관계의 차원을 개혁적으로 전환시켜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인공치아 이식시대/최상묵 서울대 치과병원장(건강한 삶)

    『인공치아 이식시대 왔는가』필자가 대학을 다닐때 사람의 치아를 인공으로 만들어 빠진 치아대신에 심어 사용하면 좋을텐데 하면서 막연히 공상처럼 생각했던 일이 불과 십여년 사이에 눈앞에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 실체가 바로 요즈음 한창 회자되고 있는 「임플랜트」라고 불리는 인공치아 이식술이다. 특수하게 만들어진 쇠붙이(티타늄)를 입속의 턱뼈에 나사못 처럼 틀어박아 넣어 그것을 받침대로 해서 그 위에 특수인공치아를 만들어 금관을 씌우거나 의치를 만들어 끼우게 된다.이런 종류의 치료는 오래전부터 시도되긴 했지만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다.그러다 78년 하버드대학 심포지엄을 계기로 치의학 분야에 정식으로 임상에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보고가 있고부터 새로운 첨단치료술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으며 그 후에도 그 재질이나 형태의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거쳐 요즘에 와서 치과임상에서 비교적 보편화된 치료법으로 활용되고 있다.이제 우리는 치아가 하나도 없는 무치악(무치악)이 되어도 쇠붙이를 덕뼈에 박아 넣으면 되고 잇몸병으로 악골이 흡수된 부위에도 인조골을 넣어 보충하면 된다는 정말 편리하고 신바람나는 첨단의학의 시대에 살게 된 것. 그러나 과연 사람의 몸에 마구잡이 인공물질을 집어 넣어도 되는 것일까. 치아를 벽에 못을 치듯 마구 박을수는 없는 일이다.설령 박을 못이 있다하더라도 어떤 벽(사람)에 박을 것인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생리적 적합성이나 필요성에 대한 깊고 신중한 통찰력과 기술상의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사람의 조직은 자동차 부속품처럼 낡으면 새것으로 갈아끼워 사용할 수는 없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인공물체를 사람에게 끼우는 경우란 최후의 치료수단으로 선택하는 자구책일 뿐 평범하게 늘 받을수 있는 치료법이 되지는 못한다.우리들은 새롭게 개발되고 새로운 이론으로 무장된 것들을 「최첨단」이라 부르면서 분별없이 마구 수용하려는 경향이 없지도 않다.인공치아 이식도 그 예외는 아닐 것이다.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치(자연치)를 생각없이 마구 훼손시켜 놓고 그 어려운 인공치아를 심으면 될것이라는 착상은 잘못된 생각이다.인공치아를 앞세우는 치료보다 자연치를 더 소중히 생각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치료해주는 치료법이 보다 더 첨단의술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첨단 과학수사기법 체계화/대검 「과학수사편람」발간… 지능범죄 대처

    ◎DNA 이용… 오차 1억분의 1/유전자감식법/마약복용 4개월후도 추출 가능/모발이용법 갈수록 지능화돼가는 범죄에 대처하기위해 과학수사기법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전자 감식법,모발을 이용한 마약감식법,중성자방사화분석등 과학이론을 응용한 수사기법과 적외선야시경,레이저를 이용한 지문감식장비등 최신장비들이 새로 도입되고있다. 대검은 최근 이같은 과학수사기법을 체계화해 풀어쓰고 수사방향을 제시한 과학수사편람을 발간했다. 모발을 이용한 마약감식은 마약 검출기간이 종전의 방법보다 월등히 긴 첨단 감식기법이다. 지금까지 마약검출을 위해 주로 사용된 소변은 1주일이 지나면 마약성분이 나타나지않아 수사에 애를 먹었으나 모발에 포함된 마약성분은 3∼4개월까지도 추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 수사기법이 보편화되면 마약사범수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검은 일선 검찰의 감식의뢰가 있을 경우 수시간안에 감정결과를 통보해주는 긴급감식운영체제를 확립하는 한편 다음달부터 이 기법을 본격 도입키로했다. 유전자감식법은 알려진대로 인간의 유전물질인 DNA의 일정부분이 개인에 따라 다른 점을 이용한 감식기법이다. 이 방법은 오차가 최고 1억분의1 정도밖에 안될 만큼 신뢰성이 있어 지문감식에 버금가는 감식법으로 평가받고있고 수사에도 이미 활용돼 증거로 채택되고 있다. 서울에서 있었던 한 간통사건의 경우 경찰에서 혐의를 극구 부인한 피의자들을 송치받은 검찰은 여자의 속옷에 묻은 정액에 대해 유전자를 감식한 결과 남녀의 유전자형이 섞인 상태로 검출돼 이를 증거로 두사람을 구속기소했다. 법원에서도 유전자감식을 증거로 채택,피의자들에게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중성자방사화 분석법이란 연구용원자로의 핵연료에서 생성된 중성자를 대상물질에 충돌시켜 핵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원소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기법은 극히 적은 양의 총탄파편이나 화약가루·모발·페인트·유리등의 성분분석이 가능해 범죄수사의 이용률이 높아지고있다. 대검은 이같은 수사기법의 활용방안과 수사지침이 담긴 편람집 1천5백부를 찍어 일선검찰에배포해 수사에 적극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 “온 국민 농업당면과제에 관심갖자”/「…농업문제 90문90답」출간

    ◎교양문고 시리즈로 나와 눈길 끌어/UR·쌀시장 개방 압력 등 정밀진단 「누구나 알아야 할 농업문제 90문 90답」(창작과비평사간)이라는 작은 책이 주목받고 있다. 농업문제를 다룬 책은 그동안에도 적지않았던 것이 사실.그럼에도 이 책이 눈길을 끄는 것은 출판계 내부적으로는 드물게 문학작품 위주였던 문고본으로 농업문제를 다룬 책이 출간되었기 때문.사회적으로도 최근 일본의 쌀시장 개방으로 우리 농업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도 큰 이유가 된다. 이 책은 「창비교양문고」의 하나로 출간됐다.사실 「교양」이라는 단어가 갖는 일반적 의미의 폭은 매우 넓다.세상만사의 그럴듯한 것은 모두 포용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그럼에도 책에 관한한 이 「교양」이라는 단어는 매우 협소한 의미로 쓰여왔다. 이 교양문고 시리즈도 그랬다.28번째인 「누구나…」에 이르기 직전까지는 「생명과 우주의 이야기」(이상대·박시진 엮음)와 「아인쉬타인이 생각한 세계」(후미다카 지음 김부섭 옮김),「컴퓨터이야기」(조환규 지음)정도를 빼면 문학작품 일색이다. 그런데 지금 이시점에서 농업문제를 다룬 「누구나…」가 교양문고의 하나로 자리잡았다.이제 「농업문제를 안다」는 것이 교양있는 사람의 요소라는 반증일수도 있다. 이 책이 그동안 나온 농업문제 서적과 다른 것도 이점이다.그동안 사회과학의 측면에서 우리 농업문제를 다룬 책들은 대부분 수준높은 학술서적이거나 독자들이 어떤 의도된 관점을 갖기를 바라는 내용을 담고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권위주의 정권의 유지를 위해 우리농업이 희생됐다는 시각이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따라서 책을 읽는 보통사람,특히 농민이 흥분할지언정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누구나…」의 출간의미는 문민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상황에서 농업문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대책마련을 위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여 진다.우루과이라운드와 농산물수입개방,쌀시장개방압력등 당면과제는 전국민이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 왜 우리에겐 「간디」가 없었나/김재설(해시계)

    요즈음 일본에는 한국인의 나쁜 점만 들추고 심지어 그들의 식민정책까지 한국에 덕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책이 잘 팔리는 모양이다.한국인이 그 저자가 아니라 사실은 일본사람이 썼다는 설도 있다.한국인을 제대로 교육시킨 것이 일본이고 그래서 지금 그래도 밥술이나 뜨고 사니 일본 덕 아니냐는 논지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근대교육이 시작된 것은 그들이 지배한 시절이 아니라 대한제국 때임을 분명히 해야 하겠다.지금 유서 깊은 중·고등학교는 거의 고종황제때 개교된 학교들이다.그때 우리의 정부 지도자들과 달리 재야의 지도자들은 젊은이가 깨어야 우리도 생존할 수 있음을 알고 교육운동에 헌신했다.또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이 보편화 된 시절도 그들의 통치 기간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수립되고 난 뒤의 일이다.그들이 나라를 빼앗아 우리의 교육기관을 장악하고 그 소수에게나마 무슨 교육을 했나,철저한 우민교육이었다.사사건건 우리의 정신적·물질적 유산을 백안시하고 학생들에게 열등감을 주입하는 것도 교육인가.진정한 교육은 그 반대여야 한다.극소수 조선인(그때는 이렇게 불렀으니 그대로 쓰자)에게만 주어졌던 그 기회나마 충직한 식민지 신민을 만드는 것이 그 목적이었음은 다 아는 이야기다. 가장 절통한 것은 그 기간 우리에게 과학기술과의 접촉이 차단 되었었다는 사실이다.조선인은 의사나 변호사는 될 수 있었지만 엔지니어나 과학자가 될 기회는 거의 봉쇄 됐었다.예를 들어 1943년 첫 졸업생을 낸 소위 경성제국대학의 이공학부 응용화학과 졸업생 명단을 보자.해방될 때까지 배출된 총 23명의 졸업생 중 조선인은 단 7명.그때 인구비례로 이 땅의 유일한 종합대학이라는 이 학교만은 조선인이 압도적이어야 옳다.하기야 이 경성제국대학도 일본인이 세우고 싶어 세운 학교가 아니다.이 민족의 지도자들이 일으켰던 「민립대학 설립 운동」을 꺾기 위한 한 방편이었다.우리 스스로 대학을 세워 거기서 정말 민족의 장래를 위해 인재를 길렀다면 수많은 엔지니어와 과학자가 배출되고 이 땅에 공업을 일으켜 식민지에서나마 민족자본을 형성 했을 것이다.2차대전에 그들은 우리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끌어냈지만 모두 육군으로 몰아갔을 뿐 해군에는 입대시키지 않았다.육군에서는 총알받이로 쓸수 있지만 해군에서는 기술을 가르쳐야 했기 때문이다.기술로부터 조선인을 철저히 차단하던 그들에게 우리는 식민지를 영위하기에 너무나 옹졸한 지배자를 본다. 우리에게는 왜 최린·이광수·최남선은 있었지만 간디가 없었는가.그들의 정부가 비교적 민주적일 때 우리에게도 도쿄 한 복판에서 조선독립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일본인 기자들과 독립만세를 부른 지사가 있었다.그러나 군국주의자들의 집권은 우리 지사들의 국내활동을 전혀 불가능하게 했다.단순한 학술단체인 한글학회의 박멸에서 보듯,그들은 힘으로 지배하는 패도는 알았으되 덕으로 다스리는 왕도는 몰랐다.간디의 위대함은 역설적으로 영국의 양도다.또 우리에게 간디가 없었음은 바로 일본의 수치다.
  • 타사제품 함께 판매/복합의류매장 인기(업계 새경향)

    다른 회사 제품도 함께 파는 복합의류 전문매장(멀티 숍)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신원,대현,유림 등 숙녀복 전문업체들은 자사 브랜드 이외에 타사 상품도 최고 70%까지 파는 의류 코너를 매장안에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고객들에게 한자리에서 여러 상품을 볼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고 유통시장의 개방에 따라 외국 업체에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기 위한 판매전략이다. 「마르조」,「페페」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대현은 지난 9월 서울 명동에 자사 대 타사의 상품 비율을 3대7로 꾸민 복합의류매장을 신설했다.에스에스패션도 지난해 말 부산 남포동에 타사 상품을 30%정도 판매하는 「쌩쌍」매장을 연데 이어 올초 서울 명동에 제일모직 상품을 함께 파는 「에스에스 플러스 하티스트」를 설치했다. 「베스띠벨리」의 신원은 지난 90년 업계 처음으로 명동에 에벤에셀 패션몰 등 2개의 점포를 개설하면서 10%를 타사 제품으로 꾸몄다.「메르꼴레디」의 유림은 대부분의 대형 매장에 자사에서 생산하지 않은 란제리,스키복 등을 수입,판매중이다. 성도 어패럴도 일부 매장이지만 복합의류매장을 선보였으며 「조이너스」의 나산실업도 이 매장의 확대를 검토중이다.업계의 관계자들은 『일본,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복합매장이 보편화됐다』며 『다른 매장에 비해 매출실적이 높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아 국내 업체들도 점차 이 매장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 영화/체제유지 수단 못벗어(오늘의 북한)

    ◎상해영화제 출품작 수준을 보면/산골목장 책임자 딸 통해 혁명정신 일깨워/자신에게 물어보라/댐건설 중 실명한 인민군의 결혼과정 그려/고향마을의 처녀들/인간의 보편적 정서 결핍… 중국작품과도 큰 격차 북한의 영화는 어디쯤 와있는걸까.한마디로 아직 체제유지 또는 사회통합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제1회 상해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우리측 영화계 인사들의 평가다. 이는 북한이 이번 영화제에 출품한 3개의 작품내용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우리측의 「서편제」와 함께 본선에 오른 북한영화 「자신에게 물어보라」는 깊은 산속의 소목장에 파견된 소조책임자와 젊은 처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혁명정신을 일깨우는 내용이다.우리식대로 얘기하면 스스로 소목장일과 같은 힘들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고통의 분담과 살신성인의 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서 강조되는 다음과 같은 대사는 그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당신은 후세대들에게 무엇을 남겼는가,먼훗날 당신은 조국을 위해 무엇을 바쳤는가,자신에게 물어보라』 비경쟁부문에 출품한 「고향마을의 처녀들」에서는 댐 건설에 투입된 인민군 반장이 부하들의 폭파작업 잘못으로 두눈을 실명하고 약혼녀로부터 파혼당한다.그러자 또 다른 고향마을의 처녀가 자청해서 눈이 먼 반장과 결혼한다는 줄거리다. 또 비경쟁부문의 「어머니」 역시 생계가 막연해 남의 집 앞에 버려졌던 딸이 당의 도움으로 훌륭하게 성장한뒤 협동농장의 대표직에 올라 어머니와 극적으로 상봉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북한의 영화들이 체제유지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북한측 대표단들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자신에게 물어보라」에서 소조책임자로 출연한 인민배우 서경섭은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 영화가 여러분들의 정서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감정은 다 비슷하니까 좋게 봐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영화 또한 상당히 변모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북한의 영화를 본 우리측 관계자들은 『「꽃파는 처녀」와 같은 영화는 흑백논리,또는 이분법적으로 혁명아니면 반동,적 아니면 동지와 같은 개념으로 풀어나간데 비해 이번 영화들은 인간적 또는 감정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자신에게 물어보라」에서는 젊은 이들이 어렵고 궂은 일을 기피하는 마음과 고통의 분담 또는 혁명정신 사이에서 고뇌하는 것을 잘 그리고 있다.특히 소조책임자의 막내딸이 아버지의 마음을 읽고 소목장일을 하기위해 스스로 찾아가 상봉하는 마지막 장면은 북한의 관객들에게 눈시울을 붉히게 할 만 했다. 북한의 대표단 단장인 최정삼문화예술부 영화부 부국장은 『2년전에 이 영화를 만들어 TV로도 2∼3차례 방영,북한 사람들이라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본 성공작』이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유의 영화들이 국제영화제에서 입상하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점 또한 부인하기 힘들 것 같다.북한의 영화는 최근 우리나라 TV에서도 방영돼 잘 알려져 있듯이 이데올로기문제를 떠나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또는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동구권이나 중국의 영화와도 상당한차이가 있는 때문이다. 이들 영화는 영화제 기간동안 2∼3차례씩 상영됐지만 관객들 숫자는 대부분 1백명 미만이었다.입상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하다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번 영화제에 참석한 것은 내년 9월중순에 평양에서 열린 「제4회 평양 국제영화제」에 중국측의 참석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한측은 지난 88년부터 개발도상국들의 영화축제(격년제)를 갖고있다.
  • 한글날… 말과 글과 겨레를 생각한다(박갑천칼럼)

    일본의 대표적 문장가라고 말하여지는 작가 시가 나오야(지하직재:1883∼1971)는 패전직후 느닷없는 제의를 한다.일본말을 버리고 프랑스말을 쓰자는 주장이었다.『…일본국어만큼 불완전하고 불편한 것도 없다.이대로는 일본이 참다운 문화국으로 될수 없다』.글을 쓰는 작가의 말이었기에 충격파는 더 컸다고 할 것이다. 어쩌면 그는 프랑스의 언어학자 앙투안 메이에의 이른바 문명어론의 영향을 받았던 것인지도 모른다.메이에는 언어를 초월한 보편적 문명이 먼저 있는 것이지 언어가 문명을 창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언어는 문명의 수단으로 되는 종속물이라는 논리이다.『…그러므로 문명을 짊어질수 있는 언어는 세계에 하나나 둘만 있으면 족하다』.노르웨이의 언어학자 알프 솜메르펠트도 그런 견해를 갖는 학자이다.그는 언어와 그 언어를 쓰는 민족사이에 「신비스런 연결의 고리」를 인정하는 독일적인 사고방식을 나무란다.『…언어는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사회사상이 아니다.…언어와 인종은 별개이며…언어란 의사전달기능이상의 것일 수없다.…』 그같은 학자들의 견해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민족과 그 민족의 언어가「신비스런 연결의 고리」로 되고 있는 현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메이에의 조국 프랑스의 프랑스어에 대한 애정이 오늘날의 지구촌에서 가장 유별난 까닭도 거기에 있다.공산권이 붕괴되면서 독립을 요구하는 민족들이 하나같이 들고나오는 문제도 고유언어의 사용이었다.민족의 독립을 민족어의 독립과 동의어로 보는 것이 아니던가.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서 아멜선생이 하던말­『설사 민족이 노예로 된다고 해도 제나라 말을 지키고 있는 한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과 같다』를 새삼 되뇌어보게 하는 오늘의 현실이다. 한나라 안에 같은 핏줄의 사람들이 살면서 더구나 같은 말과 글을 쓴다는 것처럼 행복한 일도 없다.우리가 바로 그런나라의 겨레이다.여러 민족이 어울리고 언어가 다름으로 해서 분규가 끊이지 않는 나라들을 우리는 보아온다.말과 글이 다르면 그렇게 남이 된다.나라의 허리가 잘려있다고는 해도 그게 같은데 어찌 남일수가 있겠는가. 오늘 한글날을 맞으면서 말과 글과 겨레의 「신비스런 연결고리」를 생각한다.그러면서 투르게네프의 산문시 「러시아어」를 웅얼거려본다.『의문스러운 날이나 조국의 운명을 생각하여 고뇌하는 날에도­너만이 내 지팡이이며 받침대여라.오,위대하며 굳세고 진실하며 자유로운 러시아어여,네가 없다면 나라안에서 일어나는 모든걸 보면서 어찌 절망에 빠져들지 않겠는가.…』
  • 너무 어려운 PC사용법(컴퓨터생활)

    가까운 분들을 만날때 마다 듣는 이야기가 있다.컴퓨터를 사용하고 싶어도 배우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한두시간 배워서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는 질문이다.실제 우리가 쓰고 있는 대부분의 문명의 이기들은 이용법을 배우는데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지 않는다.TV·전화·오디오·비디오 등 그 사용법이 지극히 간단하고 구태여 전문가에게 배울 필요가 없다.심지어 자동차까지도 운전 그 자체를 하는데는 특별한 배움이 없이도 가능하다.그러나 유독 컴퓨터만 여러시간 아니 며칠씩을 배워야 하므로 문명의 이기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한다. 컴퓨터를 구입하면 사용자 지침서라는 것을 준다.그 종류도 5∼6가지가 함께 따라온다.무엇부터 어떻게 보아야 한다는 안내문도 없다.설치를 하러 온 사람도 혼자 열심히 설치하고는 몇가지 내용을 설명해 준다.그런데 설명하는 그 말 자체를 이해하기가 지극히 어렵다.쉬운말로 설명을 해 달라고 부탁해도 그 사람의 설명은 크게 달라지지 아니한다.책을 보면 되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설치요원이 가고책을 보면 내용의 이해는 고사하고 용어 조차 무슨 의미인지를 모를 것이 허다하다. 첫번째 좌절을 맛본 사람들은 전화로 문의를 하게 된다.자동응답 시스템을 통해서 답하거나 사람이 질문에 응해준다.그런데 모두다가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거나 사용자의 질문의 핵심을 파악지 않은 일률적인 대답들이다.물론 사용자가 구체적인 내용을 몰라 포괄적인 질문을 하는 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런 상황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많이 접했을 것이다.그러기에 대응 방법을 좀더 친절하고 핵심적인 것으로 유도할 수 있는 노력만 있으면 가능할 것이다.사용자 지침서의 한국화,비전문화의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 컴퓨터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전화·TV·오디오의 역할을 모두 해주는 컴퓨터를 꿈꾸고 있다.소위 멀티미디어라고 하는 컴퓨터는 95년 정도에는 보편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그런데 그때 지금의 컴퓨터보다 더 쓰기 어렵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말할 것도 없이 그런 컴퓨터는 대량 보급이 안될 것이다.그보다 중요한 것이 사용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의 연구가 아닐까.그리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체제의 확립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나아가서 누구나 쉽게 컴퓨터를 공부할 수 있는 사용자 지침서,컴퓨터 사용법 등이 만들어져 보편화돼야 할 것이다.컴퓨터를 생산·판매하는 사람들이 이런 조그마한 노력도 없이 판매촉진을 바란다면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 KDI,독일 경험으로 본 한반도통일 연구

    ◎남북한 통화 통합은 맨 나중에/대북 재정지원… 공공투자로 실업 방지 통독 3년을 맞은 독일의 현실은 분단상태의 우리에게는 귀중한 간접 경험이다.특히 현재 옛 동독지역의 경제회복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히는 생산성을 뛰어 넘는 급속한 임금상승은 한반도가 통일되면 똑같이 겪어야 할 「경제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 동·서독 두 지역의 경제가 아직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통합과정에서 경제적 논리에 기초한 충분한 검토가 없이 정책을 결정,통일 후유증이 심화됐기 때문이다.따라서 한반도의 통일과 관련해 예상되는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남북한간 각종 제도의 일원화 및 두 지역 정책의 조정등 경제통합의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일 발표한 「독일통일 3주년의 경제적 평가와 남북한 경제관계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옛 동독지역의 경제는 초기의 침체를 넘어서 92년 6.8%,올 상반기 5.1%의 성장을 기록했으나 아직까지 자생력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옛서독의 경제도 과다한 통일비용의 부담으로 물가와 국제수지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여기에 독일연방 은행의 고금리정책으로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있다.올해 전체 독일의 경제는 전후 최악의 수준인 마이너스 1.9%의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실업률도 줄지 않고 있다.공식적인 실업률은 15% 수준이다.그러나 정부의 각종 고용안정 대책이 없을 경우 실업률은 약 30%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이다.때문에 옛 동독지역의 주민생활 안정과 경제재건을 위해 통일 이후 10년간 약 2조마르크(1조2천3백억달러) 정도의 막대한 통일비용이 필요하다.이중 75%는 정부의 재정에서 지출돼야 하는 돈이다.이를 위해 연방정부는 세금을 더 걷거나 해외로부터의 자금을 차입하는등 출혈정책을 쓰고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KDI는 한반도의 바람직한 통일방안이 「선 북한지역 체제전환,후 점진적·단계적 통일방안」이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통일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경우 인구의 급격한 이동에 따른 혼란 및 북한지역 노동력의 공동화,남한에서의 주택·의료등의 사회문제,대량 실업,인플레 압력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진적인 통합을 이루더라도 먼저 통합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방안과 재원조달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금융제도의 통합을 위해서는 북한의 체제전환 과정에서 중앙은행과 기타 금융기관의 기능을 나누는 2원적 금융제도가 필요하다.사회주의 국가의 보편적인 기업보조금 제도도 없어져야 한다. 통화통합은 경제통합의 마지막 단계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남북한간 생산요소 및 상품의 완전한 이동이 허용되기 이전에는 북한 지역에 독자적인 화폐제도를 유지해 환율을 통한 충격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북한의 재정통합시 대북 재정지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따라서 소요재원의 최소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KDI는 체제 전환과정에서 예상되는 북한의 대규모 실업문제와 관련,초기 단계에서는 고용효과가 높은 공공투자를 통해 실업을 최대한 흡수하되 장기적으로는 북한지역의 산업육성 및 직업교육등 물적·인적 자본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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