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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대 첫날부터 밀어붙인 巨野

    22대 첫날부터 밀어붙인 巨野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의 내용을 더 강화해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하는 등 쟁점 법안을 무더기로 내놓았다. 조국혁신당도 ‘한동훈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보여 여야 간 대치 국면이 무한정 반복될 우려가 커졌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각각 개혁·민생 당론 1호 법안으로 채택해 발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개원 즉시 몽골 기병과 같은 자세로 민생 입법과 개혁 입법 속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화된 채 상병 특검법은 특검 선정에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이 개입할 근거를 마련했고 수사 대상도 크게 넓혔다. 폐기된 특검법은 야당 교섭단체(민주당)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변호사 4명을 특검 후보로 추천받아 2명의 후보자를 윤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했지만, 새 법안은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했다. 사실상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1명씩의 특검 후보자를 선정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임명토록 한 것이다. 대통령이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를 특검으로 임명한다는 조항도 추가해 대통령이 고의로 특검 출범을 지연시킬 가능성을 막았다. 수사 범위도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외압 행사 의혹을 규명하는 것에서 특검 등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 국가인권위원회의 은폐·회유·직무유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과 관련한 불법행위 등으로 확대했다. 민생 1호 법안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25만~3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민생회복지원금으로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전날 이 대표가 “보편 지원이 어렵다면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고 말한 것을 반영했다. 이 외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폐기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도 재추진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3법 재추진을 위해 언론개혁 태스크포스(TF)가 당내에 구성된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 시 비위 의혹과 자녀 논문 대필 등 가족의 비위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한동훈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검사와 법무부 장관 시절 있었던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윤 대통령 징계 취소 소송 항소심 고의 패소 의혹, 한 전 위원장의 ‘딸 논문 대필 의혹’ 등이 수사 대상이다. 특검 후보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명의 특검을 추천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하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달리 한동훈 특검법의 동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인다. 조국 대표의 사적 보복이라는 비판 여론이 나올 수 있고, 전선을 늘릴 경우 우선순위인 ‘채 상병 특검법’의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는 결국 사법리스크가 있는 (야권 인사들을) 어떻게든 살려 보겠다는 압박의 일환이고, 한동훈 특검법은 입법권을 정치 보복의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전형적인 나쁜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밑도 끝도 없이 안 가리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 22대 첫날부터 밀어붙인 巨野…민주·조국당, 채상병·한동훈 특검법 발의

    22대 첫날부터 밀어붙인 巨野…민주·조국당, 채상병·한동훈 특검법 발의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의 내용을 더 강화해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하는 등 쟁점 법안을 무더기로 내놓았다. 조국혁신당도 ‘한동훈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여, 여야 간 대치 국면이 무한정 반복될 우려가 커졌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각각 개혁·민생 당론 1호 법안으로 채택 및 발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개원 즉시 몽골 기병과 같은 자세로 민생 입법과 개혁 입법 속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채 상병 특검법은 특검 선정에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이 개입할 근거를 마련했고, 수사 대상도 크게 넓혔다. 폐기된 특검법은 야당 교섭단체(민주당)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변호사 4명을 특검 후보로 추천받아 2명의 후보자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했지만, 새 법안은 비교섭단체에도 특검 추천권을 부여했다. 사실상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의 특검 후보자를 선정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임명토록 했다. 대통령이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연장자를 특검으로 임명한다는 조항도 추가해, 대통령이 고의로 특검 출범을 지연시킬 가능성을 막았다. 수사 범위도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외압 행사 의혹을 규명하는 것에서 특검 등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 국가인권위원회의 은폐·회유·직무유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과 관련한 불법행위 등으로 늘렸다. 민생 1호 당론 법안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25만~3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민생회복지원금으로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전날 이 대표가 “보편 지원이 어렵다면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고 말한 것을 반영했다. 이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폐기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도 재추진한다. 공영 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 3법 재추진을 위해 언론개혁 태스크포스(TF)가 당내에 구성된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날 “1호 법안으로 노란봉투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 시 비위 의혹 및 자녀 논문대필 등 가족의 비위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한동훈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검사와 법무부 장관 시절 있었던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윤 대통령 징계취소 소송 항소심 고의 패소 의혹, 한 전 위원장의 ‘딸 논문 대필 의혹’ 등이 수사 대상이다. 특검 후보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명의 특검을 추천해 대통령이 이중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하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달리 한동훈 특검법의 동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인다. 조국 대표의 사적 보복이라는 비판 여론이 나올 수 있고, 전선을 늘릴 경우 우선순위인 ‘채 상병 특검법’의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는 결국 사법리스크가 있는 (야권 인사들을)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압박의 일환이고, 한동훈 특검법은 입법권을 정치 보복의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전형적인 나쁜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밑도 끝도 없이 안 가리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서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주까지 왔다고? 공연 하나를 보러.” 지난 24~25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로비는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온 공연계 인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중에는 서울에서 온 공연 관계자, 무용인들이 꽤 많았다. 광주시립발레단이 올린 ‘디바인’(DIVINE)을 보기 위해서였다. 꼭 봐야 하는 작품이라면 해외 원정 관람도 불사하는 전문가들이지만, 행사성 축제도 아닌 발레 작품 한 편을 보러 그 많은 사람이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디바인’은 지난해 초연작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기리기 위해 재미 안무가 주재만을 초대해 제작했다. ‘거룩한, 성스러운’이라는 뜻의 작품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통과 희생의 아픈 역사를 정제된 몸짓으로 승화시켜 많은 찬사를 받은 덕에 올해 재연 무대를 올리게 됐다. ‘자유’, ‘어둠을 벗어나’, ‘신성한 사람들’ 등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줄거리 나열이 아니라 쇼팽, 말러, 드뷔시 등의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채우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1, 2장의 배경은 암막벽과 검은 벽체가 어두운 공간을 만들고 검은 재가 바닥을 가득 덮어 슬픔의 역사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이를 배경으로 공기 중에 떠 있는 흰 구름이나 무대 정면을 메꾼 거대한 치마가 한순간 바닥으로 떨어지며 만들어 내는 검은 물결은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보는 듯하다. 반면에 흰색 배경의 마지막 3장에선 하늘에 떠 있는 흰 종이배가 펼쳐져 창문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희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놀라운 이미지들을 관통하는 장관은 50여명의 무용수가 보여 준 탄탄한 실력과 뛰어난 표현력 때문에 가능했다. 안무가 주재만은 광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5·18의 비극을 현장에서 체감했기에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이미지만으로도 주제를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27년간 미국 컨템퍼러리발레단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동시대적 글로벌 감각의 안무를 완성했다. ‘디바인’의 성공 덕에 오는 8월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의 안무까지 맡게 됐으니 초연을 놓친 공연 관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광주까지 대거 출동한 것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76년 창단 이래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안무가 선정부터 총연출을 맡아 제작을 지휘한 박경숙 예술감독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박경숙의 고향도 광주다. 고향에 대한 애착으로 2대 감독에 이어 2022년 7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발레단에 길이 남을 광주를 소재로 한 명작을 만들 것을 결심했다. 결심이 흐트러질까 봐 14년 동안 몸담았던 대학에 사직서도 냈다. 직접 안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최고의 안무가를 수소문해 골랐다. 그리고 국립발레단에 비하면 10분의1에 불과한 소박한 1년 예산 중 3분의1을 과감하게 투자해 무대와 의상 제작에 최선을 다했다. 광주의 아픔을 인류의 보편적 의식으로 표현한 시대의 명작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역에서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문화 강국의 모습이 드러난 점도 의미가 크다. 남은 숙제는 어떻게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것인가다. 지금 열정 그대로, 국내 주요 도시는 물론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이재명 “25만원 차등 지원도 수용” 한발 후퇴… 與는 제안 거절

    이재명 “25만원 차등 지원도 수용” 한발 후퇴… 與는 제안 거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정부·여당에 “민생회복지원금의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 공약에 정부가 재정 문제로 맞서자 ‘처분적 법률’까지 거론하며 거세게 압박했는데 갑자기 차등 지원 수용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는 첨예한 정쟁 중에 ‘협치 카드’를 꺼낸 것이어서 여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불통 이미지를 부추기는 동시에 민생 실종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정치적 술수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급적이면 보편적으로 동일한 지원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굳이 정부에서 그 방식이 어렵다고 한다면 반드시 똑같이 지급하라는 주장을 더이상 하지 않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일정 소득 이하는 정부가 100% 지원하되 일정 소득 이상에 대해선 정부가 80%를 지원하고 본인이 매칭해서 20% 부담하게 한다든지, 본인이 30% 부담하고 (정부가) 70%만 지원한다든지 차등을 둘 수 있다”고 했다. 또 정부·여당, 윤 대통령을 향해 “구체적인 내용은 신속하게 만나서 협의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 국정운영 기조 전환을 요구하면서 민생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지원금 관련 입장은) 저희들이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다. 그걸로 대신하겠다”며 일축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새로운 제안이 대통령 거부권 정국 속에서 정부·여당에 ‘민생 문제도 무조건 거부한다’는 식의 이미지를 씌우려는 노림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공약을 내걸었지만 정부·여당은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으며 재정 문제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불가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으로 나라의 미래를 망친다”고 한 바 있다.
  • 잇단 정책 혼선 바라보는 관가의 ‘동상삼몽’

    잇단 정책 혼선 바라보는 관가의 ‘동상삼몽’

    최근 정부가 설익은 정책을 불쑥 발표했다가 혼쭐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서다. 세종 관가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정책 결정권자나 그 ‘윗선’으로 문제점을 개진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문제인데 책임질 사람들은 뒤로 빠진 채 힘없는 공무원만 십자포화를 맞는다는 것이다. 반면 세종에 고립된 공무원들이 사회와 단절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일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14개 정부기관으로 구성된 해외직구 종합대책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6일 “유모차 완구 등 어린이 제품을 포함한 80개 품목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이 없는 경우 해외직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흘 뒤 나온 해명은 딴판이었다. “80개 품목의 위해성을 집중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위해성이 없는 제품의 직구를 막을 이유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고 했다. 말을 뒤집었는데도 ‘오해’라고 했다. 국민들 독해력 탓만 했다. ‘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은 차별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고령자’를 ‘고위험자’로 단어만 바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론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정책들도 같은 과정을 밟았다. 2022년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내리는 학제 개편안은 돌봄 현실을 모른다는 지적을 받고 박순애 당시 교육부 장관이 사임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부족했다고만 했을 뿐 정책 실패를 인정하진 않았다. 지난해 흐지부지된 ‘주 69시간 근로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주 52시간제 틀을 유지하되 근로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자는 것인데 설명이 부족해 오해가 생겼다”는 해명만 내놓고 사과하진 않았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윗선에서 정한 방향을 따랐을 뿐인데 비판은 실무자를 향한다는 점에서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정책 결정권자에게 우려를 전달해도 수용되지 않을 때가 많다”며 상향식 소통이 막힌 폐쇄적인 관료 문화를 정책 혼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소통 부족을 인정하고 반성문을 쓰는 공무원이 없진 않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해외직구가 이렇게 일상화됐는지 처음 알았다. 안전성을 소비자 스스로 검증했기 때문에 KC 미인증 제품 반입 금지에 반발했다는 걸 이제 이해했다”고 말했다. 세종시로 넘어오면서 대민 소통이 부족해졌다는 지적에는 찬반이 엇갈렸다. “인터넷 시대에 물리적 거리가 소통에 걸림돌이 되진 않는다”는 의견과 “대면 소통은 온라인 소통과 질적으로 차이가 크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세종에 산다고 물정 모르고 소통을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지만 다른 과장급 공무원은 “인터넷에서 마구 쏟아지는 목소리보다 오프라인에서 대면 소통으로 파악하는 여론의 신뢰도가 더 높다”고 인정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앞으로 정책 발표 전 협의를 요청한 것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한 공무원은 “모든 국민이 동의하는 정책이 있을 수 없는데 잘못되기만 하면 공무원 탓을 하고 정책 발표 전에 검사 맡으라고 하니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정치적 결정을, 정부 부처는 정책적 결정을 내리는 곳”이라면서 “대통령실은 국민이 반발하면 사과할 수 있지만 부처는 사과하는 순간 다른 정책 신뢰도에도 줄줄이 영향을 줄 수 있어 논란이 있더라도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상당수 공무원들은 논란이 됐던 두 정책에 대해 여전히 확신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 안전을 위한 정책인 만큼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직구 TF에 참여한 공무원은 “해외직구가 차단되는 것에 불만이 크겠지만 중금속이 다량 함유된 제품을 규제하는 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고령자의 운전면허를 제한하는 정책에 대해 한 국장급 공무원은 “나이가 들수록 신체·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건 보편적 상식”이라면서 “미국, 일본에선 이미 고령자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비록 여론은 반발했지만 관료들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 이재명 “민생지원금 차등 지원 수용”…與는 제안 거절

    이재명 “민생지원금 차등 지원 수용”…與는 제안 거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정부·여당에 “민생회복지원금의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 공약에 정부가 재정 문제로 맞서자 ‘처분적 법률’까지 거론하며 거세게 압박했는데, 갑자기 차등 지원 수용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는 첨예한 정쟁 중에 ‘협치 카드’를 꺼낸 것이어서 여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불통 이미지를 부추기는 동시에 민생 실종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정치적 술수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급적이면 보편적으로 동일한 지원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굳이 정부에서 그 방식이 어렵다고 한다면 반드시 똑같이 지급하라는 주장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일정 소득 이하는 정부가 100% 지원하되 일정 소득 이상에 대해선 정부가 80%를 지원하고 본인이 매칭해서 20% 부담하게 한다든지, 본인이 30% 부담하고 (정부가) 70%만 지원한다든지 차등을 둘 수 있다”고 했다. 또 정부·여당,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구체적인 내용은 신속하게 만나서 협의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 국정운영 기조 전환을 요구하면서 민생 부분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지원금 관련 입장은) 저희들이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다. 그걸로 대신하겠다”며 일축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새로운 제안이 대통령 거부권 정국 속에서 정부·여당에 ‘민생 문제도 무조건 거부한다’는 식의 이미지를 씌우려는 노림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공약을 내걸었지만 정부·여당은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으며 재정 문제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불가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으로 나라의 미래를 망친다”고 한 바 있다.
  • 7월부터 춘천서 ‘현금 없는 시내버스’

    7월부터 춘천서 ‘현금 없는 시내버스’

    강원 춘천시는 오는 7월부터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시범 운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시범 운행 노선은 16번과 16-1번이다. 이들 노선은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를 시·종점으로 하고, 춘천역과 남춘천역, 명동, 중앙시장, 시외버스터미널, 중도선착장, 삼악산호수케이블카, 송암스포츠타운 등을 경유한다. 탑승 시 교통카드로 요금을 지불해야 하고, 미소지할 경우 계좌이체와 QR코드로도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거스름돈 환전으로 인한 운행 시간 지연과 안전사고를 막는 효과를 기대한다”며 “현금 대체 수단을 마련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현금 승차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금 지불을 없애기로 했다. 최근 3년간 현금 승차 비율은 2022년 3.1%, 2023년 1.8%, 2024년(4월 기준) 1.4%이다. 노년층 사이에서 교통카드 사용이 보편화해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도입해도 큰 불편은 없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매월 20회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인 봄내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정해용 시 교통과장은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시범 운행을 통해 도출된 문제점을 분석한 뒤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 이재명 “민생회복지원금 소득별 차등 지원 수용”

    이재명 “민생회복지원금 소득별 차등 지원 수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고집하지 않고 소득에 따른 차등 지원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요 부족으로 골목 상권과 지방·지역 경제가 다 망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 진작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민생회복지원금을 반드시 똑같이 지급하라는 주장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가 보편 지원에 있어 가급적 보편·동일 지원을 요구했지만, 이게 어렵다면 차등 지원이라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소득 이하는 정부가 100% 지원하되 일정 소득 이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80% 지급하고, 본인이 매칭해서 20% 부담하게 한다든지 등의 차등을 둘 수 있다”면서 “그런 점을 우리가 받아들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생회복지원금의 차등 지원을 수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안 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라면서 “우리가 양보할테니 경기도 살리고 민생도 보살피는 이 정책을 수용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신속하게 만나서 협의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다수결을 최선으로 토론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되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로 결정하는 게 민주주의 원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신라시대 화백 제도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냐”라면서 “이는 명백한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다. 대의민주주의, 현대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왜 국회가 최후에는 다수결에 의해서 의사결정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봐달라”고 촉구했다.
  • 화순군, 운주사 석불·석탑군 세계유산 등재 잰걸음

    화순군, 운주사 석불·석탑군 세계유산 등재 잰걸음

    ‘천불천탑의 신비’를 간직한 화순 운주사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 화순 운주사의 석불석탑군의 세계유산 가치를 규명하기 위한 학술대회가 오는 31일 오전 9시30분 화순문화원에서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운주사 석불·석탑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연구용역팀이 지난해부터 운주사 석불·석탑군을 대상으로 연구한 성과를 발표하고 이를 통해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도출해 내는 학술대회다. 화순군은 지난해 9월부터 천불천탑의 신비, 운주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종합학술용역을 진행해 왔다. 한국문화유산보존연구원이 주최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허권 전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사무총장의 주제 발표로 문을 연다. 허 전 사무총장은 ‘최근 세계유산 등재 사례 및 운주사 유선성격 분석’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어 이계표 전남 문화유산위원, 오호석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학예연구사, 이경화·이숙희 국가유산청 문화유산감정위원, 이동식 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관리센터장이 차례로 발표한다. 오후에는 박경식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이 좌장을 맡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종합 토론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 도출된 의견을 수렴해 향후 세계유산 등재 사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화순 운주사지는 국가유산 사적으로 지정돼 있으며 운주사 석불·석탑군은 지난 201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됐다. 화순 운주사는 조계종 제21교구 송광사의 말사로, 석불 91구와 석탑 21기가 산재해 있다. 대표적 유물로는 석조불감(보물 제797호)·9층석탑(보물 제796호)·원형다층석탑(보물 제798호)·와불 등이 있다.
  • 유명세도 나락도 한순간… ‘모두의 꿈’이 된 니컬러스 케이지 [영화 리뷰]

    유명세도 나락도 한순간… ‘모두의 꿈’이 된 니컬러스 케이지 [영화 리뷰]

    무기력한 삶 살던 생물학 교수 폴갑자기 온 세상 사람 꿈속에 등장코미디와 호러 사이 께름칙함 남아 ‘만인의 꿈’이 되는 일은 황홀할까, 아니면 끔찍할까. 29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 시나리오’는 ‘꿈’이라는 단어로 함축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에 관한 우화다. 평단의 주목을 받는 노르웨이 출신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보글리(39)의 작품으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A24가 제작사로 참여했다. 한때는 철철 넘치는 남성미를 과시했던 배우 니컬러스 케이지(60)가 머리가 벗겨진 무기력한 생물학 교수 폴을 연기한다. 폴은 소심하기 그지없는 인물이지만 내심 사람들의 관심을 열망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딸의 꿈에 나타난다. 딸뿐만이 아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꿈에서 폴을 봤다고 아우성을 친다. 당황스럽지만 이런 관심이 왜인지 싫지만은 않다. 그렇게 폴은 인터넷에서 일약 유명 스타가 된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폴이 등장하는 꿈이 삽시간에 악몽으로 변해 버려서다. 꿈속에서 잔악무도한 짓을 저지르는 폴에게 충격받은 사람들은 현실의 그를 보며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폴은 황당하다. 꿈은 꿈일 뿐 실제의 자신이 잘못한 건 아니지 않은가. 심지어 그들의 꿈에 나오고 싶었던 것도 아닌데…. 어쨌든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폴의 삶은 점점 몰락한다. 학창 시절 비디오 가게에서 일했던 보글리 감독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리고 한참 뒤 여러 사람이 비슷한 꿈을 꾸는 현상을 설명한 기사를 읽으면서 그는 ‘집단 무의식’ 개념을 떠올리게 된다. 스위스의 분석심리학자 칼 융(1875~1961)이 주창한 개념으로 인류 전체에 공통으로 존재한다는 보편적인 무의식을 일컫는다. 이 용어는 영화 속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장르는 호러와 코미디라는데 영화는 무섭지도, 웃기지도 않다. 다만 보고 난 뒤 께름칙함이 오래 남는다. 뭇 시네필들은 이 영화를 보고 비평의 욕구가 샘솟을지도 모르겠다. 무작위 대중의 근거 없는 관심을 좇는 현대 디지털 세계를 향한 명징한 풍자로도 읽힌다. 특별한 이유 없이 추앙받더니 어느 날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른바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이들의 명성에는 실체가 있는가. 이들을 떠받들었던 존재는 누구이며 또 끌어내린 존재는 누구인가. 손에 잡히지 않는 세계에서 유명세란 과연 무엇인지 영화는 묻고 있다.
  • 존재의 근원 파고든 ‘자화상’ 혁신가적 면모 ‘절규’… 놓치지 마세요 [뭉크展 하이라이트 작품]

    존재의 근원 파고든 ‘자화상’ 혁신가적 면모 ‘절규’… 놓치지 마세요 [뭉크展 하이라이트 작품]

    노르웨이 국민화가이자 표현주의의 선구자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개인의 내면을 보편의 감정으로 승화시키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녔던 화가다. 그래서 그의 작품 중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되는 주제가 바로 ‘자화상’이다. 자신을 열심히 그린 건 뭉크도 여느 화가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불안, 고독 등 인간 존재의 근원까지 적나라하게 파고들어 포착한 화가는 뭉크만 한 사람이 없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해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전 세계에 흩어진 소장처에서 작품 140점을 공수하며 이번 전시를 기획한 디터 부흐하르트(53) 큐레이터가 직접 꼽은 중요한 그림 15점을 소개한다.오스트리아 빈 쿤스트할레 크렘스미술관 디렉터 등을 역임한 부흐하르트는 뭉크를 비롯해 장미셸 바스키아, 파블로 피카소, 에곤 실레 등 19~20세기에 활동했던 세계적인 화가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미술사학자다. 140점의 방대한 작품 중에서도 이 그림들만큼은 꼭 오랜 시간을 들여 꼼꼼히 감상하시길. 자신에게 몰두한 화가전시의 처음과 끝 장식한 ‘자화상’젊은 시절 초기 작품 중에 손꼽혀 노인이 된 모습, 절대적 고독 표상조각으로 표현한 신체는 죽음 은유 부흐하르트가 “뭉크만큼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는 화가는 찾기 어렵다”고 했을 만큼 뭉크는 다양한 ‘자화상’을 남겼다. 유화 70점, 판화 20점, 드로잉·수채화 100점 이상으로 확인되는 뭉크의 자화상은 그가 얼마나 자신을 이해하고 규정하는 일에 몰입했는지 알려 주고 있다. 이번 전시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것도 그래서 ‘자화상’이다. 뭉크의 젊은 시절을 화폭에 담은 ‘자화상’ (1882~1883·섹션1)은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뭉크의 초기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는 게 미술사가들의 평가다. 젊은 뭉크와 마주했던 관람객은 그의 예술세계를 탐미하다가 전시 마지막에 노인이 된 뭉크를 만난다. 뭉크가 생의 끝자락에서 그린 ‘자화상’(1940~1943·섹션14)은 늙어감과 거기에서 오는 인간의 절대적인 고독을 표상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뭉크는 신체를 여러 조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인간이라는 한 존재가 작은 원자로 해체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죽음을 은유한 것이다. 절망을 넘어선 관능강렬한 여성 이미지 앞세운 작품기존 이미지에 새 이미지 덧입힌‘목욕하는 여인들’ 실험정신 빛나‘키스’ 1892년과 1921년작을 추천 불안과 고독의 화가로만 알려진 뭉크에게 중요했던 주제 중 하나가 ‘관능’이었다는 점은 새롭게 다가온다. 강렬한 여성 이미지를 앞세운 ‘목욕하는 여인들’(1917·섹션3), ‘재’(1896·섹션5)나 사랑의 환희와 고통을 한 그림 안에서 포착한 ‘뱀파이어’(1895·섹션5)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특히 ‘목욕하는 여인들’의 경우 뭉크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게 부흐하르트의 평가다.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 위에 독립적인 이미지를 투명하게 덧입히면서 마치 이중으로 노출된 사진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입맞춤으로 하나가 된 남녀를 표현한 ‘키스’는 뭉크가 죽기 전까지 반복적으로 그렸던 그림이다. 뭉크가 그린 ‘키스’는 판화로는 10점, 회화로는 12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다양한 ‘키스’가 소개되고 있는데 부흐하르트는 1892년작(섹션2)과 1921년작(섹션12)을 추천했다. 1892년작은 뭉크의 연작 기획인 ‘생의 프리즈’에서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사랑에 빠진 커플을 마치 하나의 몸처럼 그리고 있으며 창문을 통해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이 작품과 비교했을 때 1921년작은 더욱 과감해진 붓질과 두꺼운 선을 통해 키스하는 커플과 배경을 분리하고 있다고 부흐하르트는 짚었다. 그는 “창문 대신 달빛이 반짝이는 밤바다 부근 숲속에 커플을 배치하면서 그들의 감정을 우리의 감정으로 승화하고 있다”고 평했다. 독창적인 매체 미학‘절규’ ‘카를요한 거리의 저녁’판화에 회화적 요소 적극 도입‘카바레’ 무용수의 현란한 다리동작 분해해 보여준 방식 시초 부흐하르트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절규’(1895·섹션4) 채색판화와 ‘카를요한 거리의 저녁’(1896~1897·섹션4)을 통해 “판화에 회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뭉크의 혁신가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성영화에 심취했던 뭉크가 그림에 영화적인 기법을 도입한 것처럼 보이는 ‘벌목지’(1912·섹션6)와 빛 반사 등 사진의 요소를 그림에 활용한 ‘화분이 놓인 창가의 남녀’(1911·섹션12), 서로 다른 그림이지만 종이 양면에 그려져 한 작품으로 치는 섹션3의 ‘난간 옆의 여인’(1891)과 ‘목소리’(1891)에서 그의 독창적인 매체 미학이 엿보이기도 한다.이와 함께 ‘카바레’(1895·섹션1)는 무용수의 현란한 다리 움직임을 조합해서 하나의 화면 속에 포착하고 있다. 이것은 당대 굉장히 혁신적인 기법으로 현대 미술에서 동작을 분해해 보여 주는 표현 방식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한 인물을 여러 기법으로 그리면서 그의 다양한 성격을 나타내고자 했던 기획의 일환인 초상화 ‘잉에르 바르트’(1921·섹션11)도 눈여겨볼 만하다. 뭉크를 상징하는 감정인 절망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 ‘생클루의 밤’(1893·섹션2)도 걸작이다. 전시는 오는 9월 19일까지 이어진다.
  •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뭉크, 살아남은 자의 속죄와 치유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뭉크, 살아남은 자의 속죄와 치유

    노르웨이의 거장 에드바르 뭉크는 어릴 적부터 가족들의 잇따른 질병과 죽음으로 인해 깊은 슬픔과 상실감을 경험했다. 이는 “공포, 슬픔, 죽음의 천사들은 내가 태어난 날부터 내 곁에 있었다.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내내 질병은 나를 따라다녔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이 차례로 죽었다”라는 그의 글에서도 나타난다. 뭉크의 어머니는 1868년 결핵을 앓다가 30세로 세상을 떠났고 뭉크가 가장 좋아했던 누나 소피도 결핵에 걸려 1877년 15세로 사망했다. 뭉크의 남동생 안드레아스는 1895년 29세에 폐렴으로 죽었고 뭉크 자신도 어렸을 때 결핵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뭉크는 결핵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에서 살아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흔히 ‘생존자증후군’이라 불리는 심적 고통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런 어두운 감정은 뭉크의 삶과 예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의 작품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죽음, 불안, 절망 등의 주제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뭉크가 가장 의지하고 따랐던 누나 소피가 결핵으로 죽어가는 마지막 순간을 담은 ‘병든 아이’ 연작은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상실감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뭉크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런 순간이었던 누나의 임종 장면을 직접 목격하며 겪은 고통과 속죄의식을 예술을 통해 치유하고자 했다. 1885년부터 1926년까지 40여년 동안 유화, 석판화, 목판화,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와 기법을 사용해 같은 주제를 반복적으로 탐구하고 해석하며 수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병든 아이’는 뭉크의 예술적 성장을 보여 주는 중요한 작품이며, 그의 예술의 핵심을 담고 있다. 뭉크는 “‘병든 아이’와 함께 나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것은 내 예술의 돌파구였다. 나의 작품 대부분이 이 이미지에서 탄생했다”라고 썼다. ‘병든 아이’ 연작 중 하나인 이 그림은 소피가 임종 순간에 겪었던 죽음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개를 떨군 채 두 손으로 조카의 손을 꼭 잡고 오열하는 이모 카렌의 모습은 인간적인 절망감과 무력감을 보여 준다. 뭉크에게 누나의 죽음을 그리는 작업은 상실의 아픔을 직면하고 치유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병든 아이’ 연작을 통해 개인적인 비극을 보편적인 인간 경험으로 승화시켰다. 이는 그의 예술적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 한일중 공동선언 “3국 정상회의 정례 개최”(전문)

    한일중 공동선언 “3국 정상회의 정례 개최”(전문)

    한일중 정상은 27일 서울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3국 정상은 3국의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3국 정상회의와 장관급 회의를 정례 개최할 것을 재확인했다. 또 경제 분야에서는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향후 10년간 3국의 지식재산 협력 비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2030년까지 3국 간 인적 교류를 4000만명까지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기후변화와 인공지능(AI) 신종 감염병, 저출산·고령화 등 3국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국이 ‘한반도 비핵화’, 중국이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각자의 입장을 내놓고 이를 선언문에 언급하는 선에서 매듭지어졌다. 다음은 선언문 비공식 번역본 전문. ●제9차 한일중 3국 정상회의 공동선언 1.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국 총리, 그리고 리창 중화인민공화국 총리는 제9차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2024년 5월 27일 대한민국 서울에서 회동하였다. 2. 우리는 올해가 3국 협력 25주년이라는 점을 상기하면서, 2008년 이래 그간 8차례 개최된 3국 정상회의와 2011년 설립된 3국협력사무국(이하 TCS)이 3국 협력 제도화의 견고한 토대가 되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우리는 제8차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향후 10년 3국 협력 비전’을 이행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하였다. 우리는 3국 협력이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심화되어 3국 및 각국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역내 협력에 의미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였음을 평가하였다. 3. 우리는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 및 법치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국가들이 국제법과 국가 간 협정상 약속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였다. 4. 우리는 제9차 3국 정상회의가 3국 협력을 재활성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 일본과 중국은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일본 및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3국 협력의 복원을 위해 기울인 노력에 사의를 표명하였다. 5. 우리는 한국, 일본, 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큰 협력의 잠재력을 지닌, 항구적 역사와 무한한 미래를 공유하는 이웃 국가임을 인식하면서, 특히 다음 세 가지 3국 협력 발전의 방향에 견해를 같이하였다. 6. 첫째, 우리는 3국 정상회의와 장관급 회의의 정례적 개최를 통해 3국 협력의 제도화 노력을 경주하고, TCS의 역량 강화를 계속해서 촉진해 나갈 것이다. 7. 둘째, 우리는 3국 국민들의 지지가 3국 협력 심화의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3국 국민들이 3국 협력의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8. 이를 위해 우리는 인적교류, 기후변화 대응 등을 통한 지속가능 발전, 경제통상, 보건 고령화,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재난 구호 안전 등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6대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호혜적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이행할 것이다. 우리는 특히, 미래세대 간 교류가 3국 협력의 장기적 토대를 굳건히 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미래세대 간 교류 분야에서 협력의 유대관계 심화를 모색할 것이다. 9. 셋째, 우리는 3국 협력의 혜택이 다른 국가로 확장해 나가도록 ‘한일중+X 협력’을 촉진하여 3국이 다른 지역과 함께 번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10. 이러한 점에 유념하면서, 우리는 아래와 같이 결정하였다. 11. 우리는 제1차 3국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3국 동반자 관계를 위한 공동성명’에서 3국 정상회의의 정례 개최를 결정하였고, 제6차 3국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동북아 평화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에서 이를 재확인하였던 점을 상기하면서, 3국 협력이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 3국 정상회의 및 3국 외교장관회의가 중단 없이 정례적으로 개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3국 협력의 제도화 촉진이 3국 간의 각 양자관계를 증진하고, 동북아 지역의 평화, 안정과 번영을 촉진하며, 크고 작은 모든 국가들이 보편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세계를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재강조한다. 12. 아울러, 우리는 교육문화관광·스포츠·통상·보건·농업 등 분야에서 고위급·장관급 회의와 같은 정부 간 협의체를 통해 3국 간 실질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3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3국 협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하였다. 13. (인적 교류) 우리는 상호 이해 및 신뢰 증진을 위하여 인적 교류를 재활성화해 나갈 필요성에 주목하면서, 각계각층의 인적교류, 특히 미래세대 간 교류를 촉진하여 친선과 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이를 통해 미래 3국 협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가는 길을 닦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견해를 같이한다. 또한, 우리는 2030년까지 문화, 관광, 교육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촉진하여 3국 간 인적 교류를 4천만 명까지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14. 우리는 미래세대 간 교류 촉진에 있어 교육 분야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2011년 시작된 대학 간 교류 프로그램인 캠퍼스 아시아가 아세안 회원국 대학으로 협력 범위를 확장하는 등 모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평가한다. 우리는 그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 수가 1만 5천 명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2030년 말까지 참여 학생 수 3만 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이 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15. 우리는 3국의 청소년·청년 간 교류와 우호 관계 증진이 3국 협력의 보다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한일중 어린이 동화교류대회, 주니어종합경기대회, 대학생 외교 캠프, 청년 공무원 교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류사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TCS가 청년 모의 정상회의, 청년 대사 프로그램, 청년 농업인 교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청년 간 교류사업을 실시하는 데 노력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한다. 16. 우리는 문화가 3국 국민들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면서, 동아시아 문화도시, 한일중 예술제, 한일중 문화콘텐츠산업 포럼 등 이니셔티브를 통해 3국 국민들이 공감대를 증진하고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또한 2025∼2026년을 3국 간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할 것이다. 17. 우리는 TCS가 3국의 저명한 인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한일중 비전 그룹을 출범시킨 것을 환영하면서, 동 그룹이 3국 프로세스를 더욱 개선시키기 위한 건설적인 작업과 제안을 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3국 협력 싱크탱크 네트워크가 3국 협력과의 관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리는 또한 공공외교가 3국 국민 간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우호 관계를 심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같이한다. 18. (기후변화 대응 등을 통한 지속가능 발전) 우리는 2030 지속가능 발전 의제를 달성하고자 하는 약속과, 인류와 지구가 조화롭게 공존하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구축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의 넷 제로와 탄소 중립, 녹색경제와 사회로 전환해 나가는 데에 있어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한다. 우리는 2023년 11월 개최된 제24차 3국 환경장관회의에서 공동합의문을 채택한 것을 환영하면서, 8대 우선 협력 분야에서 우리의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또한 2024년 5월에 개최된 제4차 3국 수자원 장관회의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기후 탄력적 물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하여 3국 간 물 분야 협력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을 환영한다. 19. 우리는 결정적 10년 동안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파리협정의 온도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관련 노력을 지원할 것이며, 첫 전 지구적 이행점검의 결과를 반영하여, 야심 찬 차기 국가별 감축목표를 마련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깨끗하고 지속 가능하며 저렴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지구적 노력에 기여할 것이다. 20. 우리는 동아시아 황사 저감과 관련하여 ‘한일중+X 협력’의 틀을 통해 몽골과 협력할 것이다. 우리는 미래세대를 위한 해양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 해양 환경 보전에 대한 협력을 촉진할 것이다.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 마련을 위해 2024년 11월 한국 부산에서 개최될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의 작업이 완성되는 것을 목표로 함께 노력할 것이다. 21. 해양생물자원의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에 있어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인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우리의 약속을 인식하면서, 우리는 다양한 수단을 통하여 IUU 어업을 예방, 억지하고 근절하기 위한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다. 우리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를 신속하고 완전하게, 효과적으로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 22. (경제통상) 우리는 경제통상 분야에서 3국 간 공동의 노력이 역내 및 세계 경제의 번영과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우리는 역내 발전 격차를 줄이고 공동의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3.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이고 비차별적이며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 우리는 2024년까지 완전하고 원활하게 작동하는 분쟁 해결제도 마련을 포함한 WTO의 모든 기능을 개혁하고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투자 원활화 협정에 관한 공동선언 이니셔티브가 법적 체계 내 편입되도록 모든 WTO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하고, 또한 전자상거래에 관한 공동선언 이니셔티브에 관한 협상이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4. 우리는 3국 자유무역협정의 기초로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투명하고 원활하며 효과적인 이행 보장의 중요성을 확인하면서, 고유의 가치를 지닌, 자유롭고 공정하며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상호 호혜적인 FTA 실현을 목표로 하는 3국 FTA의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논의를 지속할 것이다. RCEP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지역 협력임을 재확인하면서, 우리는 RCEP 공동위원회가 신규회원의 RCEP 가입 절차 논의를 가속화할 것을 독려한다. 25.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공정하고 비차별적이며 투명하고 포용적이며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공평한 글로벌 경쟁 기회를 보장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또한 시장의 개방성을 유지하고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며 공급망 교란을 피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수출통제 분야에서 소통을 지속할 필요성에 공감한다. 우리는 2024년에 개최되는 3국 기업가 포럼을 환영한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환황해경제기술교류회의를 포함한 협력 플랫폼을 발전시키고 지역 단위 협력을 계속 독려할 것이다. 26. 우리는 역내 금융 협력 증진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루어진 진전을 환영하고, 특히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하에 적격 자유 교환성 통화를 가용통화로 하는 신속 금융 프로그램 설립이 승인된 것을 환영한다. 또한, 우리는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 기구,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방안, 재해 위험 금융과 관련된 진전을 환영한다. 우리는 역내 금융 안전망으로서 CMIM의 실효성을 증진하기 위한 우리의 의지와 지원을 재확인하며,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더욱 견고한 재원 구조를 모색하고 3국은 물론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다양한 재원 구조 방식들에 대해 적극 논의하도록 한다. 27. 우리는 한일중 3국과 아세안 회원국의 스타트업들을 위한 정보교류 심포지엄 개최 등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아세안+3 협력기금을 활용할 것이다. 우리는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관한 아세안+3 정상 성명 이행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28. 우리는 한국 특허청, 일본 특허청, 중국 국가지식산권국 간 제23차 3국 특허청장 회의에서 3국이 신기술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한일중+X 지식재산 협력’을 추구하여 우리의 협력을 확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하였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3국 지식재산 협력 10년 비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다. 29. (보건·고령화) 우리는 신종 재발 감염병 대응 협력을 포함한 보건 분야에서 3국 협력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면서, 이번 정상회의 계기 ‘미래 팬데믹 예방 대비 및 대응을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다. 우리는 2023년 12월에 개최된 제16차 3국 보건장관 회의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한일중 감염병 예방관리포럼 및 공동심포지엄 등을 통해 감염병을 포함한 보건 비상사태 관리를 위한 3국의 질병 통제 담당 공공보건기관 간 협력을 증진하기로 한다. 30. 아울러 우리는 3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다. 보편적 의료 보장의 실현·지속을 위하여 3국 정부 및 전문가 간 교류를 통해, 우리는 기술개발, 인력 교육, 의료 및 장기 요양 보호와 소득 보장 등에 관한 경험 공유를 포함하여, 고령인구의 건강한 노년을 위한 정책 전문성을 공유하기로 한다. 31. (과학기술 디지털전환) 우리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과학기술 협력이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3국 과학기술 장관회의 및 정보통신 장관회의를 재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32. 우리는 AI가 인류의 일상생활에 초래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신속히 대응해야 할 필요성과 AI 관련 상호 소통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2024년 5월 AI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안전하고, 보안이 보장되며, 신뢰할 수 있고, 혁신적이며, 포용적이고, 책임 있는 AI를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정립에 기여하고 있는데 주목한다. 33. 우리는 연구 역량 및 산업기술 분야에서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과학·혁신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3국 연구자 간 학문적 교류 및 녹색·저탄소 사회 등 분야 공동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34. (재난구호 안전) 우리는 3국 재난관리 기관장 회의와 대테러 협의회를 적절한 시기에 재개하여 3국 국민들을 위한 보다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재난 대응 및 피해경감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아세안 회원국과의 대화를 포함해 여성 평화 안보 의제 관련 3국 협력을 증진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사기, 마약 관련 범죄를 포함한 초 국경 범죄를 예방하고 단속하기 위하여 3국 경찰 협력 회의를 통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35.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우리의 공동 이익이자 공동 책임이라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하였다.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을 지속하기로 한다. 36. 우리는 3국 협력이 아세안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발전해온 점을 인식하면서, 3국이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 아세안 프레임워크의 맥락에서 3국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필요성에 동의한다. 우리는 또한 아세안 중심성과 단결성에 대한 우리의 강한 지지를 표명한다. 우리는 2024년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인민민주공화국의 노력을 평가한다. 37. 우리는 3국이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책임 있는 중요한 국가로서, 2024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함께 활동 중인 만큼, 3국 협력 체제 내에서뿐만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다자 간 협력 체제에서도 긴밀히 소통할 것임을 재확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2025년 한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일본의 2025 오사카 간사이 세계박람회, 중국의 2025 제9차 하얼빈 동계아시아경기대회 개최를 지지한다. 38. 우리는 차기 일본 의장직 수임하 제10차 회의 개최를 기대한다.
  • “실패 두려워”… 스스로 골방에 갇힌 MZ

    “실패 두려워”… 스스로 골방에 갇힌 MZ

    “직장 생활을 하던 27세 때 ‘넌 일을 못한다’, ‘넌 실수를 많이 한다’ 등 주위에서 부정적 의견을 계속 듣자 저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어요. 갈수록 우울해졌고 자신감도 사라졌죠. 결국 방 안에 틀어박혔습니다. 가족을 만나는 것도 부끄러워 한밤중에 부엌으로 몰래 나와 밥을 먹거나 화장실을 갔어요. 다른 사람들은 다 잘사는 거 같은데….” 한국의 ‘히키코모리’ 성모(32)씨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고통스럽던 과거를 이렇게 회상했다. 현재 그는 같은 처지의 젊은이들이 모여 사는 셰어하우스에서 감정을 공유하며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히키코모리는 ‘틀어박히다’는 뜻의 일본어로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고 살아가는 ‘은둔형 외톨이’를 말한다. 매체는 25일(현지시간) ‘움츠러드는 삶’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왜 한국과 일본, 홍콩의 젊은이들이 세상과 스스로를 분리해 은둔하는 삶을 사는지 집중 조명했다. CNN은 성과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이들 국가의 사회 분위기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이들)의 완벽주의 성향, 핵가족화 등을 원인으로 짚었다. 우선 CNN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를 인용해 한국의 고립·은둔 청년 규모를 24만여명(19~34세·2022년 기준)으로 추산했다. 히키코모리의 원조인 일본에 150만명, 홍콩에도 5만명 정도가 있다고 봤다. 일본만의 현상으로 여겼던 은둔형 외톨이가 우리 사회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회가 공통적으로 학업이나 경제적 성과 등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실패에 관대하지 않아 젊은이들에게 ‘완벽주의적 공포’를 심어 줬다고 지적한다. 허지원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MZ세대의 많은 이들이 (사회적 압박으로) 비판에 민감하고 지나치게 자기비판적이며 실패를 두려워한다”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매우 낙담하고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가족 단위가 3~4인으로 소규모화된 것도 사람들과 관계를 맺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기 어렵게 만들어 외톨이 양산에 한몫한다고 했다. 홍콩의 히키코모리 찰리는 ‘나쁜’ 학생들을 질책하고 모욕하며 ‘좋은 대학을 가라’는 압박감만 주는 홍콩의 교육 시스템을 은둔 이유로 들었다. 일본에서는 연령대가 다양했는데, 다수 성인 히키코모리는 직장을 잃거나 경제적 능력을 상실해 은둔하는 사례가 많았다. 일본의 임금 수준 정체 같은 거시경제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현상은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스페인, 프랑스 등으로 퍼지고 있다. 미 예일대는 인터넷 보편화로 인한 대면 상호작용 감소가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CNN은 “많은 국가가 인구 노령화와 노동력 감소, 출산율 저하, 청소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은둔형 외톨이 문제도 시급한 사안이 되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 2024년 칸영화제 주인공 션 베이커 감독 누구? [시네마랑]

    2024년 칸영화제 주인공 션 베이커 감독 누구? [시네마랑]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Anora)가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칸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7회 칸영화제 폐막식이 개최됐다. 무대에 오른 심사위원장 그레타 거윅은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으로 션 베이커 감독의 영화 ‘아노라’를 호명했다. 션 베이커 감독이 칸에 진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로 제70회 감독 주간에, ‘레드 로켓’(2021)으로 제74회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수상의 쾌거를 이룬 건 ‘아노라’가 처음이다. 션 베이커 감독은 “이 상을 받는 것이 지난 30년간 내 목표였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제77회 칸의 주인공 ‘아노라’는 어떤 영화? ‘아노라’는 프리미어 상영 직후 쏟아지는 호평을 받으며 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에서 4점 만점에 최고점에 가까운 3.3점을 기록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22편 중 2번째로 높은 점수다. 최고점은 3.4점을 받은 모하메드 라술로프 감독의 ‘신성한 나무의 씨앗’. ‘아노라’는 성매매 여성 노동자가 러시아 갑부의 아들과 결혼하며 시댁과 갈등을 겪는 코미디 영화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는 23살 여성 애니(마이키 매디슨)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집안 남성 이반(마르크 에이델스테인)과 불장난 같은 사랑에 빠지고 충동적으로 결혼한다. 그러나 아들이 성매매 업소 여성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부모는 하수인 3명을 보내 결혼을 무효화시키려 한다. 애니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이런 혼란을 목격한 이반은 회피하듯 집을 떠나버린다. 사라진 이반을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협력하게 된 애니와 하수인은 어색한 여정에 나서게 된다. 애니는 이반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조건으로 하수인들로부터 1만 달러를 약속받지만 사실 그녀의 진짜 계획은 따로 있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그녀의 은밀한 계획은 무엇일까. 또 일시적 협력 관계가 된 이들은 사라진 이반을 무사히 찾을 수 있을까. 현대 사회의 초상을 유머러스하게 그리는 션 베이커 감독 ‘아노라’에 악인은 없다. 위협적인 것처럼 보이는 하수인들 역시 사회의 하위 계층에 속하는 인물로 사실상 애니와 다를 바 없다. 토로스(캐런 캐러글리안), 이고르(유리 보리소프), 가닉(바체 토브마샨) 모두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이반의 아버지에게 고용됐을 뿐이다.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이반, 그의 부모와 대조적으로 애니와 하수인들은 치열한 생존 싸움을 벌인다. 노동자들이 서로 경쟁하며 고군분투하는 동안 권력자들은 계속해서 선두에 오르며 더 고고한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이는 우리 세상에 뿌리내린 계급 사회의 초상이다. ‘아노라’는 차갑고 잔인한 현실을 신랄한 코미디로 그려냈다. 비극적인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것은 션 베이커 감독 특유의 호흡이다. 션 베이커 감독의 첫 번째 화제작 ‘탠저린’(2015)은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성전환 여성들의 이야기다. 이어 나온 작품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에는 디즈니월드 건너편 허름한 모텔에 사는 여섯 살 아이가 바라본 잔혹한 현실이 담겼다. 가장 최신작인 ‘레드 로켓’(2021)은 고향으로 돌아온 전직 포르노 배우가 주인공이다. 최신작 ‘아노라’(2024)에는 성매매 여성 노동자가 등장한다. 네 편의 작품 모두 소외계층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코미디는 멈추지 않는다. 무겁고 우울하기보단 가볍고 유쾌하게 느껴진다. 감독은 “사회가 찍은 낙인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감한 소재를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에 녹여 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것들을 명쾌하게 폭로하겠다는 것. 션 베이커 감독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성 노동자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며 제77회 칸영화제를 마무리했다. 션 베이커 감독이 그 어떤 작품보다 가장 코미디에 관심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알려진 ‘아노라’를 국내 극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특고 등 확대 적용 놓고 ‘폭풍전야’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특고 등 확대 적용 놓고 ‘폭풍전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심의에 착수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저임금 최초 시급 1만원 돌파와 업종별 구분(차등) 적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노동계가 배달 라이더 등 특수형태근로(특고)와 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요구하면서 험난한 심의가 예고되고 있다. 26일 최임위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1차 전원회의에서 특고·플랫폼 종사자에 대해 별도 최저임금을 설정하는 방안을 다음 달 4일 열리는 2차 회의에서 재논의할 예정이다. 최임위는 최저임금액 결정 단위, 업종별 구분, 최저임금 수준을 순차 심의한다. 노동계 요구에 대해 경영계가 이견을 보이면서 안건 상정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수용된다면 결정 단위 의제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의 최저임금 적용은 지난해 최임위에서도 논의 테이블에는 올랐지만 최저임금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대상이라는 경영계의 반대로 의제로 채택되지는 못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21일 “최저임금 제도 사각지대에 있는 플랫폼 및 프리랜서, 특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제도가 적정 임금 보장을 위한 최소 수준의 안전장치로 기능하며, 최저임금이 국가의 보편적인 사회 안전망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택배기사·보험설계사 등 특고·플랫폼 종사자는 전통적 근로계약이 아닌 개별 사업자로 계약을 맺어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최저임금법 5조 3항은 임금이 통상적으로 도급제나 그 밖에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정해진 경우 ‘시간·일·주·월 단위로 정하는 최저임금’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계는 이 규정에 따라 도급제 근로자들의 비용을 고려한 별도의 최저임금 적용을 주장한다. 배달 노동자의 경우 화물 운수 종사자의 최소 운임을 적용했던 안전운임제, 웹툰 작가에겐 컷당 임금 등 형태로 적정 임금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최임위 관계자는 “도급제 근로자 가운데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종사자가 대상으로, 시급 적용이 어렵기에 적용 단위를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최저임금 적용 확대 및 구분 적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특고·플랫폼 종사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과 맞물려 경영계가 업종별 구분 적용 확대를 주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을 앞두고 돌봄서비스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을 낮게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부결된 편의점과 택시운송업, 숙박·음식점업 등 지급 능력이 떨어지는 업종들이 재소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쟁점이 첨예하면서 심의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각 안건은 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지난 14일 출범한 13대 최임위는 배려와 타협을 바탕으로 한 ‘합의’를 강조했지만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지금도 ‘보편적 지급×’, 서산시의회 공공지원 건의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지금도 ‘보편적 지급×’, 서산시의회 공공지원 건의

    “여성청소년이 월경 용품을 신청하면 지원한다는 법이 있으나 보편적 지급이 안 되고 있습니다.” 오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앞두고 충남 서산시의회가 24일 제294회 임시회에서 월경 용품 공공지원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가선숙 서산시의원은 이날 건의안 발표에 앞서 “2016년 ‘생리대 살 돈 없어 신발 깔창과 휴지로 버텨내는 소녀들의 눈물’이란 보도는 여성 건강과 월경에 대한 정책 공백을 일깨우는 큰 사회적 충격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월경 용품 지원정책을 벌였고, 2021년 4월 청소년복지 지원법이 만들어졌다”며 “이처럼 여성청소년이 생리용품을 신청하면 지원하도록 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나 여전히 보편적 지급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이를 의무화하고 학교와 공공시설 등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지급 방식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 의원에 따르면 연간 15만원 안팎의 생리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전국 저소득층 여학생은 10만명에 이른다. 게다가 지난 3월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통계청)는 2016년 1월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가 의원은 “생리대는 40년 넘게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월경은 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없는 일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월경 기간을 보내는 것은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권이자 건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월경권은 모든 월경하는 여성들이 겪는 공통의 이슈로 이를 사회적 차원에서 지지하고 해결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시의회는 이날 가 의원의 주장에 공감하고 건의안을 통해 ▲월경 용품 무상지원을 위한 적극적 예산 수립과 조속한 시행 ▲모든 공공건물, 학교, 대학교에 무료 월경 용품 제공 ▲월경 정책에 각 개인의 독특한 정체성과 사회문화적 조건을 담아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세계 월경의 날은 2013년 독일 비영리단체인 ‘워시 유나이티드(WASH United)’가 지정한 기념일로 매년 5월 28일이다.
  • GS25, ‘한끼 혁명’ 프로젝트로 간편식 패러다임 바꾼다

    GS25, ‘한끼 혁명’ 프로젝트로 간편식 패러다임 바꾼다

    편의점 먹거리가 새로운 진화에 나선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먹거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한끼 혁명’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한끼 혁명은 올해 GS25의 간편식 운영 전략이자 먹거리 대표 슬로건이다.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고,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그동안의 보편화한 편의점 상품의 통념을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락, 김밥, 주먹밥, 햄버거, 샌드위치 등의 프레시푸드부터 국, 탕, 찌개 등의 가정간편식(HMR)까지 먹거리 전반에 걸친 카테고리에서 재료, 메뉴, 패키지, 디자인 등 다양하고 차별화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GS25는 한끼 혁명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로 리뉴얼된 김밥을 선보인다. 김밥 변화의 포인트로 재료의 맛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메인 토핑 양을 완제품 대비 40% 수준까지 늘렸다. 늘린 토핑 양에 맞춰 김밥이 터지지 않고 모양을 제대로 유지하도록 김 중량도 늘렸다. 또한 김 굽기 최적화 및 참기름을 발라 바삭한 식감과 고소함을 더했으며, 밥은 사골과 다시마 농축액을 활용해 감칠맛을 높였다. GS25는 김밥의 기본 속재료 리뉴얼과 함께 원물감 있는 식재를 통으로 토핑한 ‘통’ 시리즈 김밥을 통해 비주얼 및 식감을 차별화한 상품 라인업도 확대했다. 지난달 ‘빅소시지김밥’과 ‘한돈카츠김밥’ 2종을 출시했으며 계란말이, 어묵 등의 식재를 통째로 활용한 김밥들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홍성준 GS리테일 간편MD부문장(상무)은 “생활 편의 공간인 편의점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한 끼 식사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맛과 품질 등을 새롭게 변화하는 먹거리 혁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며 “기대를 넘어 생각하지 못한 혁신적인 상품들로 소비자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 81세 황석영의 다음 장은 여전히 설렌다

    81세 황석영의 다음 장은 여전히 설렌다

    황 “국내 독자들 속상해하실 거 같아”영국서 넘어져 지팡이 짚고 나타나“상 받으려나 봐” 농담에 박수갈채“앞으로 쓸 소설이 세 권이나 남아 노벨문학상도 받고 싶어” 계획 밝혀부커상 獨 에르펜베크의 ‘카이로스’ 숨죽여 기다렸지만 기대했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21일 밤(현지시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린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시상식. 부커상 심사위원장인 캐나다 작가 엘리너 와크텔은 올해 최종 수상작으로 동독 출신 작가 예니 에르펜베크의 ‘카이로스’를 호명했다. 1980년대 동베를린을 배경으로 젊은 여성과 나이 든 남성 사이의 파괴적인 사랑을 다룬 소설이다. ‘철도원 삼대’(영문판 Mater 2-10)로 최종 후보에 올랐던 황석영(81)은 안타깝게 고배를 마셨다. 2016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한국에서는 최초로 이 상의 수상작이 됐고, 2018년엔 그의 다른 소설 ‘흰’도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22년 정보라 ‘저주토끼’, 2023년 천명관 ‘고래’도 최종 후보에 올랐다. ‘철도원 삼대’는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다섯 번째 한국 작품이다. 황석영은 시상식 직후 한국 취재진에게 “(국내 독자들이) 속상해하실 것 같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더 열심히 쓰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더 열심히 쓰겠다’는 황석영의 약속은 절대 빈말이 아니다. 여든을 넘긴 노작가는 일찍이 “앞으로 쓸 소설이 세 권이나 남았다”며 구체적인 집필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600년 된 나무 이야기를 다룬 ‘할매’와 노인이 된 독립운동가 홍범도의 삶 그리고 ‘최보따리’라고도 불렸던 동학 2대 교주 최시형의 행적을 따라간 소설까지 총 셋이다. 특히 ‘할매’로는 부커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노벨문학상을 받고 싶다는 솔직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도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지난 17일 영국 현지에서 열린 최종 후보 낭독회에서 황석영은 지팡이를 짚은 모습으로 등장해 좌중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며 다리를 다쳤다. 뼈에 금까지 갔다고 한다. 그러나 황석영은 오히려 “아마 상을 받으려나 보다. 나쁜 일이 있으면 상을 줘야 하거든”이라며 여유 넘치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낭독회 참석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고 한다. ‘철도원 삼대’는 황석영이 1989년 방북 당시 만났던 한 노인에게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방북 이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는 등 질곡의 세월을 보내면서도 작가가 끝끝내 품었던 이 이야기는 31년 만인 2020년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백만·이일철·이지산으로 이어지는 철도 노동자 삼대와 이백만의 증손자이자 발전소 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이진오의 이야기다. 황석영은 출간 당시 작가의 말에서 “우리 근현대문학을 섭렵하면서 몇몇 빠진 부분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중에서도 근대 산업노동자들의 삶을 반영한 소설은 드물었다”며 소설을 쓴 배경을 짚었다. 소설은 이처럼 한국 현대사 속 ‘잃어버린 고리’인 노동운동의 궤적을 오롯한 서사로 복원한 동시대의 고전이다. 분단이라는 민족의 비극 앞에서 ‘빨갱이’라는 말로 매도됐던 노동자들의 삶을 그리는 것은 “근대를 극복코자 했던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던 황석영의 말과도 연결된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지극히 한국적인 이야기가 세계적인 보편에 가닿았다는 것은 한국 현대소설의 역사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문학평론가인 우찬제 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앞서 여성적 시각에서 독특한 상상력을 펼쳤던 한강, 김혜순 등과 달리 정통적인 리얼리즘으로 한국의 역사와 현실을 복원한 황석영이 주목받은 것은 한국문학의 또 다른 면모를 세계에 알린 계기”라고 평가했다.
  • 김일성 옆에 김정일 옆에 김정은…北, 우상화 박차

    김일성 옆에 김정일 옆에 김정은…北, 우상화 박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상화가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와 나란히 걸린 것이 북한 매체에서 처음으로 포착됐다.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금수산지구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소식과 함께 다수의 사진을 내보냈다. 교내 혁명사적관 외벽을 찍은 사진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상화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와 나란히 배치된 모습이 포착됐다. 학교 교실 칠판 위에도 김씨 일가 3명의 초상화가 줄줄이 배치됐다. 김 위원장의 초상화만 별도로 포착된 적은 많았지만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와 같은 반열로 내걸린 게 파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에도 김정은의 중앙간부학교 완공 현장 방문을 보도하며 다수의 사진을 송고했는데 이때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만 포착됐을 뿐 김정은의 초상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씨 일가 3대의 모자이크 벽화가 나란히 설치된 적은 있었다. 지난해 9월 조선중앙TV의 남포 ‘금성트렉터공장’ 소개 보도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 각각 트랙터와 함께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벽화가 등장한 바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에 걸린 초상화는 더 보편적이고 공식적이라는 점에서 모자이크 벽화와는 격이 다르다.이를 두고 2012년 집권한 김정은이 체제 출범 10년을 넘기면서 선대 최고지도자들과 같은 반열에 올랐음을 알리고자 ‘초상화 정치’로 우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도 김씨 3대 사진이 나란히 게재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선대 수령과 동등한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초상화로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당 중앙간부학교에서의 사례가 다른 곳으로도 보편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혁명사적관 맞은편 건물에는 사회주의 이론의 근간을 세운 사상가인 카를 마르크스와 블라디미르 레닌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마르크스·레닌 초상화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초상화가 마주 보고 있는 구도로 북한이 마르크스 레닌을 계승 발전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구상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 중앙간부학교에는 김정은의 연설 모습을 형상화한 단독 모자이크 벽화도 들어섰다. 모자이크 벽화는 북한의 우상화 도구다. 김정은 모자이크 벽화는 2022년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 준공식 보도에서 최초로 포착된 이후 곳곳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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