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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독한 지방작가의 화려한 上京잔치”현대미술 중심의 이동전”

    지방에서 고군분투하는 유망 작가들의 수작들이 패기있게 서울 미술가에 진군했다. ‘한국 현대미술 중심의 이동전’이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23일까지 열리고 있다.문진원은 지역의 우수 신진작가들을 발굴 조명하여 지역미술의 활성화 및 국제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역작가 선정초대전을 펼쳐왔다.지난해에 ‘지역작가들의 제언전’으로 열렸던 이 연례 전시회는 주최측이 기대하고 있듯이 지역작가에 대한 문진원의 시혜성 단일 이벤트나 지역작가들만의 ‘고독한’ 집안잔치 행사 수준을 벗어나 서울 미술팬들의 호응을받고 있다.이와 함께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이 진정으로 ‘이동’되어 지역과중앙은 물론 학연과 지연, 조직 및 장 르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이번 전시를 주도한 김혜경 문진원 큐레이터는 “모든 문화의 흐름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지역작가들은 그동안 지역성,지역적 정체성만을 암암리에 강요받아온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정보사회의 발전과더불어 중심과 주변의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지역 정체성과 더불어 국제적 보편성을 갖춘 작가들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한다. 전국을 중부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에서 5명의 작가들을 선정,총 2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작가 선정은 각 지역의 협력큐레이터(김혜경 박정구 조인호 이영준)가 추천해 전체회의에서 결정했으며회화,조각,설치,매체 등 30여점이 출품됐다. 수원 인근의 공장용 건물에서 작업하는 박근용은 ‘얼음은 녹는다’는 제하의 비디오 프로젝션을 선보이고 있다.문화간,종족간 반목과 증오의 종식을지향하는 이 작품은 얼음을 녹이기 위해 여성의 유방을 활용한다.원주에 거주하는 이명세는 들꽃이 만발한 들판의 이미지와 한국 근현대사의 이미지들을 병치시킨 평면 회화작업을 통해 자신이 현재 영위하는 삶과 역사적 인식사이의 틈을 극복하고자 한다. 충청권의 권종환은 주변의 사물을 솜으로 감아 제시함으써 전혀 뜻밖의 세계를 만들어 놓는다.신예작가인 박영선은 매우 표현적이고 거칠며 원색이 뚜렷한 화면을 통해 컬러티브이 세대가 가진 색채의 발랄함과 즉흥적인 감수성을 드러내 주고 있다. 호남권의 나명규는 전시공간 내에서 관람객이 직접 점토작업을 하여 작가와소통하는 즐거움을 갖도록 유도한다. 조병철은 모든 생의 뿌리인 자연 및 농촌의 삶 등 농촌을 소재로 한 사실주의 작품을 발표해 왔다. 영남권의 손승렬은 비명횡사한 사람과 동물의 자료를 전시하거나 자살한 예술가의 이력 등을 나열하는 독특한 개념 작업을 펼치고 있다.이진이의 작품은 스틸작품 같은 인상을 주면서 일상적인 주제를 차분히 소화한다. 이밖에 박용국 안상준 이소영 사은실 유동조 이승희 신창운 주홍 채우승 김은주 차웅규 허양구 등 출품.(02)760-4602. 김재영기자 kjykjy@
  • [대한광장] 스산한 늦가을에

    늦가을이다.지난밤 바람이 스친다 싶더니 마당에 감나무 잎이 수북이 떨어져 있다.바람이 없어도 매일 아침 낙엽의 숫자가 늘고 있어 당연한 자연의통과과정으로 무심했는데 스치는 바람 정도에 저렇듯 무리져 삶을 마감하는가 싶으니 새삼 심상(心傷)해진다. 주황색 잎사귀가 떨어지자 감은 알몸을 드러내며 조금은 수줍은 듯 움츠리는 것 같다.그러나 지난 여름 폭우며 광풍에도 살아남은 자신의 의지를 뽐내듯 쏟아지는 햇살 속으로 싱그러운 윤기를 더한다.마치 자기 삶의 절정을 만끽하듯 우주를 향해 가슴을 활짝 열고 환호성을 터뜨리는 듯도 하다. 문득 인간 삶의 절정은 어느 시기쯤인가 떠올려본다.자기만족의 순간을 절정(絶頂)으로 꼽는다면 개개인마다 그 시기가 다를 수 있겠지만,하나의 목적을 두고 꾸준히 탑을 쌓아올린 삶이라면 탑의 꼭지점이 얹혀지는 바로 그 순간이 정점일 수 있겠고,사업이 번창할 때와 가정의 화목과 건강이 유지되면서 사회적 지위와 명예·부(富)가 최고조로 상승할 때를 자기 인생의 절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나름대로 가진 욕망에 따라 절정의 경험은 타인의 보편적인인식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성취욕이 남달리 강하여 미진한 채로 넘어간 지난 세월의 그 어느 때가 바로 자기 인생의 절정이었음을 고희 줄에 이르러서야 깨달았다는 선배와,하루가 온통 절정의 순간이라며 매일매일 살아 있음의 환희를 열정적으로 표현하는 동료와,주어진 인생 이럭저럭 아프지 않고 살다 가면 되지 무슨 그런 유별한 순간을 탐욕하고 즐기려 드느냐는 낙천적인친구가 있듯이 절정의 경험 형태와 그것의 가치(존재)판단 등은 각각일 수있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인생의 절정기를 분류해 본다면 광풍에 후두둑 떨어져 살아 남지 못한 감꽃이며 풋감들이지 않고 제 힘으로 우뚝 서 기어이 선홍색 결실로 빛나는 저 감들의 모습처럼 인생의 절정기도 결국 주어진 제 연륜을 낙오하지 않고 살아낸 노년의 시기가 아닌가 헤아려졌다. 결혼한 지 한 달도 안된 아들부부가 감잎투성이의 뜰로 나서고 있었다.아들이 기다란 바지랑대로 홍시가 된 감을 골라 따서 제 신부에게 건네주었다.신부가 감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너무 아름답다고 탄성을 발하더니 한입 가득 깨물었다. 서재의 창에서 몸을 비껴섰다.그들이 혹여 뜰을 내다보고 서 있는 필자를발견하면 무안해질까 싶어서였다.장대가 다시 감나무 속으로 솟구친다 싶더니 아들이 감 한 개를 누런 감잎에 얹어들고 들어왔다.“연시예요! 드세요. ” 아들이 그것을 책상 위에 놓아주고 돌아섰다.“고맙다….네 색시도 좀 따주렴.” 아들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예”하곤 방을 나갔다. 사나흘 전인가는 아들이 퇴근길에 따끈한 군밤을 사왔던 모양이었다.무심코 그들 방 앞을 지나면서 들었다.“맛있지? 어서 먹어.어머니도 군밤을 참 좋아하시거든.이거 갖다드리고 올게.” 필자는 놀라서 아들이 방문을 열기 전에 서둘러 몸을 피했다. 당연한 대자연의 섭리로 주체(主體)의 자리(순위)바뀜이 참으로 자연스럽게 미동됨을 감지했다.초조감 비슷한 감정의 회오리가 일면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은 부정적 심리반응에 스스로 당황했다.머리로만 준비하던 ‘물러섬’의 여유가 어찌할 수 없는현실에 닿으면서 본성적으로 머뭇거려졌던 것이다. 아들은 다시 바지랑대를 높여 홍시를 고르기 시작하고 장대의 자극에 감잎들이 우수수 내리면서 부딪는 소리들을 냈다.정원수보다 유실수가 좋아서 좁은 마당가로 버찌·앵두·살구·모과·석류·대추·감나무를 심어놓고 이른봄 움이 터서 꽃을 피우고 결실에 이르는,생성에서 마감까지의 과정을 거의철마다 경험하면서도 이즈음만큼 실감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늦가을,자연의 섭리대로 어김없이 굴러가는 뜰을 마주하고 서서 어설픈 웃음을 띤 채 주춤대며 서성거린다. 그냥 가슴이 시려서다.기진할 만큼 저릿하고 흡족한 자기만족의 가사(假死)상태,그런 최고의 인생 포만상태는 흔치 않을 것이라 자위하면서도 또한 정점의 순간은 바로 결실을 맺어 주체의 자리가 양도되는 이때려니 긍정하면서도,가슴을 심상케 하는 스산한 기분을 털어내지 못한다. 金 芝 娟 작가
  • [대한 광장] 세계 야당의 보편적 성격

    요즈음 우리 사회는 정치경제 운영기술 측면에서 커다란 난관에 직면해 있다.다시말하면 문명국 구성원으로서 생존에너지 생산·분배능력과 평화와 질서유지 능력을 시험받고 있는 것이다.이웃 대국들의 통치사상과 물리적 지배력에 의존,종속적 성격의 평화와 질서유지에 길들여져온 탓인지 모르겠으나개인도 민족도 공동체적 중심을 잃고 제각기 부르짖으며 허둥대는 모습이 미래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 사회에 사는 모두가 공동체 공동으로 갖추어야 할 사회복지적 생활조건들은 무엇이고,누구나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할 책무는 무엇이며,대립하는 상대방의 사고와 행동에 권장할 만한 장점은 무엇이고 나의 욕망과 행동에 고쳐가야할 단점은 무엇인지 하는 등 협동적 이성능력이나 인내와 실천노력은없이 저마다 상대방 꺾기에만 필생의 자존심을 걸고 진흙밭의 개싸움 하듯하고 있는 모습이 우리사회 정치·경제판의 현실이다. 개인과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는 과거에 의해,과거를 통해서 결정된다.개인과 공동체가 겪고 습득하게 되는 일체의 경험과지식이 모두 지나간 역사 속에서 활동한 개인과 집단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그 경험과 지식에 의해 앞으로 지향하는 바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의지를 세워 기획하고 생산·창조·실천해 나가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회집단을 관리·경영해가는 정치사상이나 정책 입안기술 및 운영방법 역시 적어도 최근 수백년 동안의 인류사회 경험에서 모방의 근거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경우 중세 천년의 사상적 암흑시대를 벗어나 인간중심 사상의 회복기였던 르네상스시기나 종교개혁의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대립,충돌하는 인간들끼리 용서·화해와 통솔관리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것이 정치사상의연구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후 정치·경제사상의 본질적 탐구노력은,인간 집단간 충돌의 원인을 단순히 신앙이나 사상의 대립에만 두지않고 그 신앙과 사상을 다르게 품도록 만든 물질경제적 수탈과 피탈이라는 지배욕과 자주성의 대립에 있음을 알아냈고 이런 사실을 알아내는 순간부터 각성된 세력과 수구세력 간의 싸움은 더욱더 치열해졌다. 아무튼 사상·신앙의 싸움이었든,물질경제적 욕망의 다툼이었든 인간끼리의 싸움에는 다행스럽게도 차츰 경기규칙이 만들어져서 보다 이성적으로 욕구의 경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이렇게 정치의 경쟁수단으로 찾아낸 귀중한발명품의 하나가 바로 ‘정당’이라는 존재였다.물론 정당이라는 소집단 존재는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 정당성을 얻기도 하고 미처 얻지 못하기도 하며,여론의 찬양을 받거나 또는 구박을 받고 지배세력의 탄압을 받아 강제로 소멸되기도 하는 흥망성쇠의 운명을 지닌 생명체이다. 정당과 정당정치는 이제 주권재민과 여론정치를 주창하는 모든 인간사회에서 참된 자주·평등·민주주의를 실현시키고 질서와 평화를 지향하는 어느개인이나 집단들도 활용·지원하는 정치생활의 가장 요긴한 수단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정당이라는 정치수단은 칼과 같아서 용도에 따라서는 엄청난 차이가 생겨난다.한 사회의 민주적 구성원의 대다수인 서민 근로대중의 복리증진과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힘쓰는 유용한 정당이 될 수도 있고 서민대중을 수탈해 괴롭히는 소유계층의 편에서 계속 불평등한 상태나 관계를 유지토록 노력하는 반민주적 방해정당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수백년간의 정당의 역사를 보면 이기적인 통치배들은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대로 정당을 조종하여 서민대중을 피탈의 고통 속에서 헤매게 하였지만 억강부약의 이성적 원칙과 판단에 따른 정당운영자들은 서민대중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려고 노력한 것으로 드러났다.절대왕정을 타도하고 이러한 해방노력에 성공한 경우든 아니든,민주개혁에 성공했든 못했든,다소 보수적이면서 집권 경험이 있었든 없었든,만년 야당에만 머물러 있었든 아니든 간에 근로서민대중의 자주성과 평등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지배세력의 부당성에 맞서온 것이 인류사회 야당의 대체적인 속성이었던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朴智東 광주대교수·언론학]
  • 모든 의원 노트북PC 지급

    서울시의회(의장 金箕英)는 5일 사이버 의회 구축을 위해 모든 의원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공급하기로 했다. 시의회는 이에 따라 노트북 컴퓨터 104대를 구입하기 위해 2억5,000만원을내년도 예산에 편성했다. 시의원들에게 보급되는 노트북 컴퓨터는 시의회 사무처 재산으로 관리되고,의원직을 그만 둘 때는 반납함은 물론 평소 훼손했거나 분실했을 때도 변상해야 한다. 시의회가 의원들에게 노트북 컴퓨터를 보급하기로 한 것은 컴퓨터 사용이보편화됨에 따라 민원 상담이나 현장 방문 때 컴퓨터를 적극 활용하고 민원도 전자우편으로 받도록 하는 등 점차 사이버의회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시의회는 이에 따라 8일부터 17일까지 시의원들의 정보화능력을 키우기 위해 전체 의원을 3개조로 나눠 시의회 별관 열린의회교실에서 전산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41)‘민중교육’지 사건

    1985년 8월 5일-당정 회합에서 학원 안정법을 제정,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목적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며 공청회 등 여론형성을 고조시켜 나가기 시작했다.바로 여름 방학 기간이었다.텔리비전은 ‘민중교육,당신의 자녀를 노린다’란 제목으로 이 무크지가 용공 계급투쟁 시각으로 교육을 분석하며,88올림픽 개최를 비방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한다고 몰아세웠다. 집권층의 각본대로 였다면 이내 학원안정법은 국회에 통과되고 ‘민중교육’은 사라져야 했을텐데 역사는 그 반대로 학원안정법은 강력한 반발로 8월17일 유보조처 되었고,이 교육 민주화 운동은 전교조 운동으로 이어져 민중교육의 시대를 열어 주었다. ‘민중교육’지 사건 초기의 지나친 정부 개입과 모략 선전은 도리어 다수국민들로 하여금 반감을 유도하는 결과를 낳아 야당과 학계·문화예술계 등은 물론이고 대한교육연합회까지도 당국의 조처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학원안정법의 유보와는 상관없이 ‘민중교육’지 관련 교사들에 대한 탄압은 강화되어 시인 김진경은 구속,1년형을,시인 윤재철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고광헌·심성보·이철국(여의도 고교)·이순권(경기기계공고)·홍선웅(미림여고)·심임섭(중랑중)·박경현(월계중)·유도혁과 강병철(논산 쎈뽈 여고)·송대헌(영풍 부석고)·김종만(시흥 도창국교)·민변순(충북 영동중 교장) 등은 모두 해직 당했다. 주로 문학인이 주축이 되었던 이 사건의 또 다른 한 희생자는 작가 송기원(실천문학 주간)이었다.이미 1980년 5월 광주항쟁 사건에 연루되어 투옥 경력이 있던 송기원은 성내운 교수의 무명산악회에 따라 강원도 홍천에 갔다가 8월12일 귀가한 즉시 낯선 사람들의 방문을 받았다.통상 당하던 일이라 그는기관원들임을 직감하고는 아내를 향해 “여보,부엌에서 칼 좀 가져와.이놈들,불법으로 주거 침입한 강도들이야.모두 찔러 죽여버리겠어”라고 오기를 부리자,일행 중 하나가 무표정하게 “송선생.식구들 있는데서 망신 당하고 싶소?”라고 점잖게 응대해 왔다.다혈질에다 기관원 방문에는 이골이 난 그는“어어,인제 공갈까지 치고 있어?”라고 다그쳤으나 상대는 이미 영장까지제시하는 치밀성을 보여 결국 연행에 응했다고 ‘이 땅의 교육 현실에 대한고발’이란 글에서 밝히고 있다. 뒤집어 씌우기 수사에도 이골이 난 작가 송기원은 바로 ‘민중교육’지의 기획부터 제목까지가 자신이 주관했다고 우겨 교사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했으나 결과는 그 반대였다. 발행인인 그에게 수사기관은 김진경·윤재철 등의 글이 ‘북괴’의 선전 선동 활동에 동조하여 이를 이롭게 할 목적임을 사전에 알았다고 시인하라는것이었다. 대체 ‘민중교육’의 주장은 무엇이었을까.“1946년 조선교육 심의회는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채택하였다.백낙준은 뒤에 이 말을 영어로 Maximum Service to Humanity(인류에 대한 최상의 봉사)라 번역한 바 있는데,이것은 민족이 분단될 위기에 놓인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식 보편주의의 표현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 김진경은 우리교육의 기본이념을 비판하면서 ‘국민교육헌장’ 심의위원 명단을 밝히는 등 시사적인 쟁점까지 구체적으로분석해 주었다.윤재철은 초중등 교사가최고 호봉에 오르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1982년 기준으로 30년(중등)과 35년(초등)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10∼13년(미국),14년(영국),25년(대만)등 주요 국가는 평균 15∼20년임을 밝히면서 국내 다른 업종보다 훨씬 긴 시간을 요구한다는 교사의 권익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의료문화 바꿔봅시다] 의보대상 스케일링 ‘바가지’

    치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진료중의 하나가 스케일링이다.치아에 붙어 굳어진 치석을 제거해 치주염 등을 치료 또는 예방하기 위한 것. 이런 이유로 치료를 목적으로하는 스케일링은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의료보험이 적용된다.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고, 치과 병·의원에서는 이점을 악용해 고수익을 챙기는게 현실이다. 치주염이 심해 강남 압구정동에 있는 H치과의원을 찾았던 이모씨.그는 미국 하버드대치대를 나왔다는 치과의사 정모씨의 지시대로 스케일링을 하고 5만 원을 지불했다.간호사는 “6만원인데 깎아서 5만원만 내라”며 생색까지 냈 다.하지만 나중에 치료목적의 스케일링은 보험이 적용돼 1만원 안팎만 부담 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 결국 바가지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 .치과개원의 김모씨는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치주질환 환자에게도 5만원 안팎의 관행수가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는다.한 대학병원 관계자도 “스케 일링은 대부분 비보험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스케일링이 보험적용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환자입장에서 이를 따지기는 어렵다. 쉽게 수긍하고 보험을 적용하는 의사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환자 로서 의사와의 갈등을 감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의료보험연합회를 통 해 환불을 요구하는 것도 쉽지가 않아 대부분 그냥 포기하기 일쑤다. 이씨도 “나중에 의사에게 항의하자 ‘보험적용을 하면 보험심사에서 대부분 삭감돼 어쩔수 없다’란 답변만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의료보험연합 회에서 심사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치과질환은 보험심사에서 삭감률 이 1% 정도에 불과하다”며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오늘의 눈] 정보통신 품질평가제 딜레마

    정보통신부가 말도 많은 ‘정보통신서비스 품질평가’를 한 차례 실시한 뒤 올 하반기에는 보류하겠다고 밝혔다.가입자와 업계 모두가 받아들이지 않는 평가를 무리하게 실시하느니 차라리 ‘슬쩍’ 지나가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통신수단이 된 이동전화의 통화품질을 높이자는 품질평가제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제도운용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통부의 정책이 일관성이없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정통부는 첫 평가결과가 지난 9월에야 나왔고 불과 한달여 만에 다시 품질평가를 할 경우 사업자들의 품질개선 노력을 유도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평가의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보류’ 이유를 밝혔다.통신사업자들이 충분한시간적 여유를 갖고 품질개선에 노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일응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통화 품질’은 차치하고 통신업계조차 이를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정통부의 서비스품질평가는 산업자원부가 현대자동차와 대우·기아자동차의 품질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겠다는 것과 같은 발상”이라며 “소비자의선택이 아닌 정부가 통신품질을 평가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고 반발한다. 오히려 통신업계의 투자를 왜곡시켜 결과적으로 고른 통화품질을 저해한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평가가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 위주로 이뤄지다보니산골지역 등 정작 무선전화 이용이 필요한 지역은 사업자들이 시설투자를 소홀히 한다는 주장이다.‘점수따기’에 유리한 지역에 투자하는 투자 왜곡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첫 평가때 평가정보를 입수한 일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평가시행 지역 주변에 이동기지국을 운용해 서비스품질을 조작(?)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실제 첫 평가 결과 대부분 업체가 95점 이상으로 나와 ‘하나마나한 조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우리는 고속도로에서 1위다’‘시내에서는 우리가 최고다’ 등등 사업자마다 평가결과를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해석,소비자 우롱행위가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많다.차제에 이를 공정한평가능력이 있는 소비자단체에 맡기는 것이 어떨까. 조명환 경제과학팀차장river@
  • 신사회공동선운동聯 창립5돌 세미나

    사단법인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은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홀에서 창립 5주년 기념세미나를 가졌다.서영훈(徐英勳)상임대표의 기조강연‘세계화·정보화시대의 공동선 운동의 방향과 과제’를 요약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부정부패와 몰가치적 행태는 모두 인간의 기본적인 도의와 가치,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잃어버린 맹목적 질주의 결과다.20세기의 수많은 사상가들이 인간적 가치의 황폐화를 경고해 왔다.특히 새로운세기를 목전에 둔 지금은 삶의 질과 인간적 가치의 회복을 부르짖는 암묵적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아래서 우리는 인간 고유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범인류적인 자각과 지혜의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이런 지혜의 문화정착을 위해서는 도덕적 자각과 자율의 확산을 위한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교육의 역할이 특별히 중요하다. 그런데 오늘날 정서·문화환경은 어떤가.대중문화는 예술을 빙자한 장사,이윤추구의 상업문화로 전락해 버렸다.끊임없는 판로개척과 유행창조를 위해인간의 저급한욕망을 자극하는 문화가 됐다.영화·대중음악·잡지·오락할것 없이 섹스와 폭력을 주내용으로 삼는 일회성 욕망 충족의 문화인 것이다. 일찍이 공자는 교육에서 음악과 시(詩)의 역할을 중요시했다.플라톤도 음악을 정신순화의 중요한 단계로 간주했다.훌륭한 음악과 예술은 인간에게 감동을 주고 정신을 성숙하게 한다.이러한 점에서 새로운 정서의 문화를 확산해나가는 운동이 지혜의 문화운동과 더불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972년 로마클럽은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내 인류의 보편적 과제를제시했다. 인구·공업화·환경오염·식량생산 및 천연자원 이용이 현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지구의 성장은 100년 이내에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이다.이것 말고도 무절제하고 무자비한 낭비와 자연파괴가 계속된다면 새로운 야만상태가 도래할 것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수없이 많다. 이제 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오래전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슈마허는‘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추구해온 경제적 삶의문제를 단적으로 지적했다.양적 팽창과 큰 것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를 당연시해온 경제행태를 이제는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삶을 추구해야 하고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절약,재활용,불필요한 생산과 과소비 억제 같은 노력을 통해 작은 욕망이지만 질적인 삶의 수준을 높이고 환경친화적인 삶으로의 의식전환을 해야 할 때인 것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마지막 창작오페라 ‘산불’/국립오폐라단

    국립오페라단이 창작오페라 ‘산불’의 초연을 준비하는 분위기는 자못 숙연하다.앞으로 창작오페라에서 손을 떼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기 때문이다.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오페라단이 속해 있는 국립극장은 기관장에 권한을 주되,경영에 책임을 묻는 책임운영기관((Agency)이 됐다. 지난 21일까지 지원서를 받아 곧 임명될 새 극장장은 자리를 걸고 경영개선작업에 나설 것이다.그렇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드는 창작오페라 공연이 감축1순위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오페라단쪽의 위기의식이다. 자칫 국립오페라단의 마지막 창작오페라가 될지도 모르는 정회갑 작곡 ‘산불’은 차범석 원작으로 연극무대에서 명성을 날렸던 바로 그 작품이다.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평일 오후 7시30분,토·일요일 오후 4시) 이 작품은 6·25를 전후한 소백산맥의 산촌을 배경으로 국군 및 빨치산 치하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주민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 한다.그러나연출을 맡은 박수길단장은 배경을 ‘6·25’와 ‘소백산’으로 구체화시키지 않고 어느 시대,어느 나라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로 보편시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작품은 배역이 여성위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작품속 마을의남자들은 대부분 상대편을 피해 ‘산’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특히 주인공점례의 비중이 다른 오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점례역에 소프라노 정은숙과 박경신,사월역에 메조소프라노 김학남과 장현주,귀복역에 테너 임정근과 이현 등이 나선다.박은성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와 국립합창단,새노래합창단,품바,국립창극단이 출연한다. 미묘한 시기에 올려지는 ‘산불’은 출연진에게는 어려우나,관객에게는 볼만한 오페라가 될 것 같다.연극으로,영화로,뮤지컬로 이미 관객들의 검증을받은 줄거리가 강점이다.게다가 원작에 없이 각설이와 엿장사가 장타령과 엿타령을 하는 등 흥을 돋운다. 한 관계자는 “창작오페라를 해서는 흑자를 낼 수 없고,그래서 민간오페라단이 하지않는 일을 우리가 했던 것”이라면서 “만일 새 극장장이 공연수입에만 관심을 가져 창작오페라를 외면한다면 국립극장은 존재의의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우울해했다.자신이 오페라애호가라고 생각한다면 ‘산불’을 공연하는 나흘 동안 국립극장을 찾음으로서,새 극장장이 창작오페라를 포기하지 못하도록 ‘무언의 압력’이 한번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02)2274-1151∼8서동철기자 dcsuh@
  • 약·생활용품 구매 한곳서 해결한다

    약국과 생활용품점을 결합한 ‘원스톱쇼핑점’이 등장한다. 제일제당은 25일 국내 최초로 매장 옆에 약국을 유치한 선진국형 종합생활용품 유통사업을 시작키로 하고 시범점포를 이달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개점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일본 등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보편화된 ‘드러그 스토어’와같은 생활편의형 유통업태다. ‘올리브 영’이라고 이름지어진 이 점포는 100평 규모로 30평에는 약국을유치,전문약사가 약국을 개설·운영토록 하고 나머지 공간은 생활용품과 건강식품,화장품 등 1만여종이 망라된 종합생활용품 매장으로 꾸며진다. 약을 사기 위해 약국을 찾은 소비자가 약사의 처방을 기다리는 10∼15분 동안 필요한 생활용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국세청도 TV광고

    국세청이 개청 이래 처음으로 TV광고를 하게 될 전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25일 “현재 TV 공익광고 방송을 위해 한국방송공사(KBS)와 협의중”이라며 “지난 국정감사 업무보고 때 처음 이같은 사실을 외부에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예산상의 어려움 때문에 유료광고가 아닌,무료광고를 추진하고 있다.공익광고가 그것이다. 따라서 국세청은 현재 ‘성실 납세’와 ‘신용카드 활성화’ 같은 모든 시청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주제들을 골라 검토하고 있다. 국세청이 TV광고를 할 수 있을지 여부는 KBS의 내년도 공익광고 편성이 끝나는 12월말쯤 결정된다. 추승호기자 chu@
  • 아태민주지도자회의 이모저모

    아·태민주지도자회의(FDL-AP) 국제회의 및 3차총회 개막식이 열린 25일 서울 신라호텔은 모처럼 아시아 민주화를 주제로 한 토론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60여명의 토론자를 포함,25개국에서 500여명의 국내외 인사가 이 자리에 참석했다.세계 각국 지도자의 축하 메시지도 잇따랐다. ?메시지를 보낸 민주지도자들은 아웅산 수지 미얀마 지도자와 분데비크 노르웨이총리,코라손 아키노 전필리핀대통령,바츨라프 하벨 체코대통령,레흐바웬사 전폴란드대통령,소냐 간디 인도 국민회의당 당수 등이었다.수지여사와 분데비크 총리는 비디오로 축하의 말을 전해왔다. ?수지여사는 “미얀마 민주화에 힘을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해온 아·태민주지도자회의의 노고를 치하했다.분데비크 총리는 “세계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공로는 새천년을 앞두고 아시아 평화와 인간발전에 희망을 주었다”고 극찬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미래 미얀마 민주화를 비롯,세계 공동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하벨 체코대통령은 메시지에서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아시아적 가치’를 언급,눈길을 끌었다.그는 “모든 문화에 접속돼 있는 공통적인 윤리가 있다”면서 아시아에서도 보편적 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세계의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서울에서 오간 많은 말들을 절대 흘려듣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회의는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됐다.1부는 카말호세인 전 방글라데시 외무장관의 사회로 ‘민주주의와 인권,과거·현재·미래’라는 주제를 놓고 토론이 이뤄졌다.2·3부는 각각 ‘민주적 통치·사회적 불평등·생산적 복지’,‘지구적 평화로 가는 길’이란 주제로 6명씩 주제발표와 토론을 했다.동티모르 특별토론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 오르타 동티모르 독립지도자와 이미경(李美卿)의원 등이 참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은 회의개최 12일 전까지만 해도 참석해 특별연설을 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일정을 갑자기 취소했다.한 관계자는 “만델라 전대통령측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참석과 불참을 번복해 애를 먹었다”며 그의 불참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지운기자 jj@
  • [박정희 전대통령 서거 20주년](상) 집권 18년의 功·過

    역사적 인물의 평가는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특히 시간이 지나도 영향력이 줄지 않는 지도자 일수록 평가의 스펙트럼은 폭넓고 다양하다.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도 현재진행형이다.객관적이고 엄정한 공(功)·과(過)의 분석 토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26일 박 전대통령 서거 20주기를 맞아 역사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을 상·하로 나눠 살펴본다. 【 功 】 ‘박정희(朴正熙) 시대’가 우리 현대사에 남긴 긍정적 의미는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으로 유례없는 경제성장의 업적을 이룩했다는 평가다.초고속 성장의 잔영으로 사회 곳곳에 부작용을 남겼다는 지적도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에 기여한 통치자라는 사실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각은 드물다.일부 ‘박정희 옹호론자’는 “위로부터의 경제개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대한민국의운명을 바꿔 놓은,존경받아 마땅한 통치자”라고 찬사를 보낸다.이른바 ‘개발독재 불가피론’이다.박 전 대통령의 독재적 리더십은 경제 근대화의 동력(動力)을 제공한 ‘필요악’이었다는 시각이다. 특히 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전후(戰後) 복구에 치중한 50년대를 극복하고 60년대 성장의 물꼬를 튼 경제개발 모델로 기록된다.이는 가난과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미래의 희망과 도약의 의지를 심어준 계기였다.국가가 주도한 수출위주 공업화 정책은 이후 여러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발전 모델로 ‘차용’됐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우리 사회에 ‘박정희 붐’이 일고 있는 현상도 ‘박정희 시대’의 ‘경제 신화(神話)’에 기대려는 향수 때문이다. ‘박정희 시대’의 결집된 국가적 에너지는 70년대 새마을운동이란 이름으로 더욱 고조됐다.대중동원식 개발 프로그램은 일제 치하의 1930년대 조선농촌진흥운동이나 일본의 농촌경제갱생운동 등을 비롯,2차세계대전을 전후해사회주의나 자본주의 진영 곳곳에서 전개됐지만 ‘박정희 시대’의 새마을운동이 보기 드문 성공사례로 꼽힌다. 남북관계에서 ‘박정희 시대’는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3대원칙에 합의한 72년의 ‘7·4남북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만든 것으로 기억된다.‘7·4남북공동성명’은 유신체제를 유도하기 위한 정치 수단으로 활용되는 한계를 드러냈지만 6·25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간 공식대화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분단 이후 통일운동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건이다. 【 過 】 ‘박정희(朴正熙)정권’이 우리 사회에 드리운 암영(暗影)은 그의 공적(功績)을 무색케 할 정도로 짙고 투박하다.민주주의와 인권,분배 정의 등의 가치를 부정한 폐해가 ‘보릿고개의 극복’과 ‘초가지붕의 개량’이라는 ‘박정희 옹호론’을 일축하는 근거로 제시된다.박 전 대통령과 무원칙한 화해를 시도하면 자칫 민주주의의 가치와 역사의식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헌법을 무시한 쿠데타로 막을 올린 박정권은 영구집권을 위한 3선개헌과 유신체제,연고주의와 지역감정을 조장한 지역패권주의 등으로 우리 정치사에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겼다.경제성장 지상주의로 인한 물질만능 풍토와 정경유착 등 왜곡된경제구조도 박정권이 후세에 남긴 부채(負債)로 꼽힌다. 이를 두고 일부 ‘박정희 비판론자’는 “쿠데타로라도 정권만 잡으면 되고,돈이면 다 되는 관행을 만든 장본인이 박정희”라면서 박정권의 민중억압성과 냉전적 권위주의,비합리적 정치행태 등을 비판한다.최근 ‘박정희기념관건립과 국고지원’문제와 관련,강만길(姜萬吉)고려대·조동걸(趙東杰)국민대 명예교수 등 일부 역사학자가 토론회와 각종 모임을 통해 부당성을 강조하는 등 ‘박정희 비판론’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박정권의 국가중심 발전지상주의적 산업화가 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선단식 경영 위주의 재벌경제를기본축으로 하는 ‘박정희식(式)’ 권위주의 발전모델이 역사적 한계를 보이면서 한보부도,기아부도 등 IMF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새마을운동도 ‘박정희 비판론자’에게는 비난의 대상이다.농민운동가나 비판적 지식인들은 새마을운동을 전시행정이라고 폄하한다.이들은 “박정권이장기집권체제를꾀하면서 사회적 저항을 희석시키기 위해 새마을운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한다.유신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정적(政敵)을 무자비하게 처형하거나 의문의 주검으로 몰아 넣은 대목에서는 ‘자연인 박정희’를 옹호하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는다는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朴정권 탄압사 ‘제3공화국’은 오랜 통치기간 만큼이나 많은 반체제인사를 만들어냈다.현대사의 한획을 그을 만한 굵직굵직한 ‘사건’과 ‘파동’,‘의혹’이 잇따랐고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박해와 탄압을 받았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그 대표적인 표본이다.71년 7대 국회의원 선거를앞두고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했고,73년 납치사건을 겪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를 넘겼다. 잡지 ‘사상계’를 이끌면서 정권비판에 앞장선 장준하(張俊河)선생도 마찬가지다.한·일회담과 월남파병문제 등 계속되는 비판으로 정권의 미움을 샀다.이로 인해 여러차례 구속됐고 세무사찰로 생활고를 겪어야 했다.75년 장선생은 결국 의문의 추락사로 생을 마감했다.최종길 서울대교수도 비슷한 경우다.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도 ‘유신체제의 위험인물’로 꼽히면서 수난을 겪었다. 72년 유신체제 등장은 이른바 ‘민주인사’를 대량으로 양산하는 계기가 됐다.정계 뿐 아니라 학계,종교계,언론계,문인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반민주·반독재 항거가 일어났다.74년 ‘긴급조치1호’는 이에 대한 탄압의 신호탄이었다.장준하·백기완씨를 시작으로 함석헌·안병무·문동환·계훈제씨 등수백여명의 재야인사와 교수들이 기소됐다.그해 ‘긴급조치4호’를 발동시킨 ‘민청학련사건’으로는 253명의 민주인사,학생들이 구속됐다.이철,유인태씨 등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대부분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배후조종자로 김동길교수,박형규목사,지학순주교,김지하시인 등이 기소됐다.75년 긴급조치9호가 선포되기까지 구속자는 수천명이나 됐다. 정치인들은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혹독한 고문에 시달렸다.이세규·조윤형·조연하·이종남·강근호·최형우·김상현씨 등이 대표적인 피해자들이다. 이지운기자 jj@. [특별기고] 朴正熙 리더십의‘이중성’정치인의 행위나 업적을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시대적 상황에대한 인식이 다를 수 있고 나타난 결과의 중요성을 보는 각도도 다를 수 있는 까닭이다.특히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통치를 경험했던 우리 세대는지극히 주관적·감정적으로 그를 평가할 개연성이 높다. 개인을 상황과 연계시켜 구분해볼 때 정치 리더십은 이상주의자,현실주의자,그리고 창조적 지도자로 나누어진다.현실주의 리더십은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미사여구로 그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를 제시할지언정실제 행동은 다분히 이에 부합하지 않는 형을 지칭한다. 반대로 이상주의 리더십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경우에 따라서는 불가능한 이념에 집착하여 추구하는 목표에 근접하지도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보통이다.창조적 리더십은 역사의 흐름에 부합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성취해 가는 유형이다. 이러한 리더십 유형에 비추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현실주의 지도자였음이분명하나 창조적 리더십의 특성도 부분적으로 갖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가 내걸었던 국정목표는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로 상징화된 조국 근대화였다.경제성장 지상주의 정책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계기를마련했고 경제의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물론 ‘선(先)성장 후(後)분배’정책에서 나타난 심각한 경제불평등과 재벌에 집중된 자본,그리고 다원화되어 가는 시민사회의 강압적 통제는 문제로지적할 수 있다. 60년대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관 주도의 경제정책과 선성장 후분배정책이최선의 것이었는가는 먼 훗날 역사가 평가할 몫이다. 그의 ‘근대화’정책이 가진 본질적 문제는 정치영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다원적인 사회로 이행되고 좀더 제한적·분권적권력구조가 성립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체제로 역행했기 때문이다. 3선개헌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오만의 상징이다.공작정치는 야권을 회유하거나 분열시켜 정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자행되었다.시민사회의 자율성 신장에 관한 요구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제도적으로,그리고 실질적으로 억압되었다. 권위주의의 제도화를 기도했던 유신체제는 결국 권력 엘리트들의 균열로 비극적 종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거대한 민주화의 흐름이 70년대 중반 포르투갈을 시발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자유민주주의가 시대의 보편적 흐름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그의 정치행보는 잘못된 것이었다.분명히 그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정권의 유지와 재창출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현실주의자였다. 그러나 ‘조국근대화’를 경제적 측면에서 국한시켜 볼 때 그는 어느 정도창조적 역할을 했었다.여기서 박정희 리더십의 이중적 성격을 찾아볼 수 있다.나는 그가 만일 3선개헌으로 정권을 연장하고 유신을 통해 권력의 영속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아마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았을 것으로 본다. 사회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정치도 변해야 하고 역사 흐름에 부응한 현실의변화도 아울러 추구해야 정치가 안정적으로 발전한다는 점을 우리는 박정희통치가 남긴 역사적 교훈으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柳勝男 국민대교수·정치학]
  • [대한시론] 여의도에서 들리는 ‘언론개혁’ 목소리

    ‘언론개혁’의 목소리가 마침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터져 나왔다.국회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장에서 길승흠 의원과 박종웅 의원 등이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구체적 개혁방안까지 제시하고 이를 계기로상임위 의원들이 활발한 토론을 전개했다고 한다. 사회 각 분야의 민주화와 개혁입법을 주장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언론의개혁 없이는 민주화와 개혁과제가 제도화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한 지 오래다.그러나 그동안 ‘언론개혁 없이 사회개혁 없다’는 시민·사회단체들의목소리는 국회의사당에만 가면 메아리조차 없이 소멸됐다. 길승흠 의원이 밝히고 있듯이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의원들조차 그 개개인들은 어느 특정언론사 한 군데에서라도 ‘미운털’로 낙인 찍히면 정치적 생명이 위태롭다는 공포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렇게 주눅들어 있는 정치인들로 하여 그동안 한국의 거대 독과점 언론들은 ‘또 하나의 권력’이 됐고,각종 법률적 규제로부터 ‘열외’에 서 있기일쑤였다. 이같은 측면에서만 볼 때 홍석현 사장 구속사태에서 보인 중앙일보 사원들의 정서는 이유(?)가 전혀없는 것은 아니었다.‘열외’와 ‘예외’를 없애는것은 민주적 법치국가가 취해야 할 보편적 규범이지만,다른 ‘열외자’는 그냥 두고 유독 한 언론사만 그 ‘열외’에서 제외시키는 것이라면,자기 집단만의 파멸 또는 몰락을 예감할 수밖에 없는 해당 언론사는 ‘법치’에 순응하기보다 그동안 그들이 향유하고 있던 ‘언론권력’을 행사하는 쪽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이같은 숨바꼭질 또는 서로가 상대방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히든카드’를 숨긴 채 벌여온 신경전은 결국 부정과 부패·비리가 독버섯처럼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됐고 그 독들이 활개치는사회 속에서 살아야 하는 국민들이 취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면역성’을 끊임없이 길러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가 90년대초 수없이 들었던 세계화,한국사회·경제의 선진국 진입 등장미빛 구호들이 어느 날 하루아침에 IMF체제라는 참담한 국가위기로 전락하는 현실을 목격한 것도 이같이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이 부도덕한 ‘공생관계’를 맺으면서 자기 발밑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은 보지 못하고 무지개빛 하늘만 쳐다보았기 때문 아니겠는가? 현 김대중 정권은 그 빚더미 국가경제를 떠맡아 당면한 난국을 헤쳐나가지않으면 안되게 됐지만,만약 시급히 청산돼야 할 언론권력과 정치권력의 낡은구조를 적당히 계속 유지한다면 또 우리사회의 어느 분야가 허물어질지 모를일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제기된 ‘언론개혁’의 목소리를 정치권 변화의 새로운 징조로 받아들이고 싶다.그것은 최근의 중앙일보사태를 둘러싸고 여·야간 정쟁이 당장 파국 국면으로까지 치달을 것 같았는데,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보니,여당과 야당이 함께 중앙일보 사태를둘러싼 쟁점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구체제적 권력과 언론관계에 대한 자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언론개혁’의 과제가 우리의 시대적 요청임에 우리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음은 그동안 언론권력의 눈치를 보고 언론권력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정치인들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리라. 그 타협에 대한 유혹을 애써 떨치려 노력하면서 ‘언론개혁’에 대한 최초의 목소리를 낸 정치인들이 그 용기를 잃지 않기를, 그리고 이 목소리가 더욱 확산돼 마침내 민주적 언론의 제도화로 연결되기를 희망한다. [成裕普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 [독자의 소리] 인터넷 통한 수시채용 소수에만 혜택 소지

    최근 인터넷을 이용한 대기업의 채용이 일반화되고 있다.보통 인터넷에 수시 채용 광고를 내고 신청을 받고 있는데,인터넷을 사용할 줄 알고 자기회사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주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뽑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하지만 이는 문제가 있다. 신문 등 기존의 일반화된 매체를 외면하고 인터넷만 이용하는 것은 오히려훌륭한 인재가 관심을 소홀히 했다가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날마다 인터넷에 접속해 꼭 그 회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따라서 지원자의 운에 많이 의존하는 인터넷 수시 채용의 단점을 기업들은 인식해야 한다. 정식 채용공고를 낸 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인력을 뽑는 게 기업이나 취업희망자들에게나 좋은 결과가 될 것이다.IMF 이후,인터넷이 보편화된 이후 기업의 수시채용이 늘고 있는데 인터넷이 아닌 정기채용도 좋은 점이 있음을기업들은 잊지 말기 바란다. 한우진[포항공대생·ianhan@hanmail.net]
  • 金대통령·리콴유前총리 청와대 초청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문을 통해 ‘아시아적 가치’ 논쟁을 벌였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리콴유(李光耀)전싱가포르 총리가 오는 22일 청와대에서 만난다.아시아 국가들의 IMF위기 이후 김 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등을 통해 여러차례 리 전총리와의 논쟁을 소개한 적은 있다.그러나 직접 대면은 처음이다.두 사람이펼칠 아시아발전 방법론에 대한 ‘설전’이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면담은 김 대통령이 지난 6월 고촉통(吳作棟)싱가포르 총리의 방한때 리 전 총리를 한번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데 따른 것이다.김 대통령이 리 전 총리를 만나고 싶어하는 심경은 22일 일정에서도 확인된다.김 대통령은 다음날까지 열리는 전경련 국제자문단회의 참석차 내한한 미야자와 전 일본 총리,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등 해외 저명인사 10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리 전 총리도 포함돼 있다.그러나 3시간 뒤 별도로 리 전 총리를 불러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김 대통령과 리 전 총리가 당시 벌인 논쟁의 개요는 이러하다.리 전 총리가 먼저 94년 3,4월호 포린 어페어스에 ‘문화는 숙명이다’는 제하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자신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다른 사회에 무분별하게 강요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며 ‘아시아적 가치’를 내세웠다.그러자 김 대통령은 같은해 11,12월호에 맹자와 동학의 인내천(人乃天)사상을 인용한 ‘문화는 숙명인가’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리 전 수상의 주장을 반박했다.아·태평화재단이사장 자격으로 게재했다.“아시아에도 민주주의 가치는 내재한다.민주가치가 보편적으로 적용돼야 진정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 양승현기자
  • 중앙일보 언론중재신청 내용 및 본지 반박 내용

    언론중재위원회는 최근 중앙일보가 홍석현(洪錫炫) 사장의 구속과 관련,대한매일에 실린 기사 7건에 대해 정정보도를 청구한데 따라 지난 18일 1차 중재회의를 열고 대한매일과 중앙일보의 입장을 청취했다.대한매일(본보 19일자 22면 보도)과 중앙일보의 주장을 정리한다. ● 중앙일보 입장 대한매일은 10월 2일자 ‘언론의 자유와 횡포’라는 칼럼에서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이 보광그룹 회장을 겸하고 있다고 했으나 홍사장은 보광그룹의 대주주일뿐 회장은 아니다.같은 칼럼에서 “중앙일보가 보광그룹 수사를 ‘언론탄압’으로 비방하는 것은 국가를 능멸하며 언론의 자유를 오용해온 재벌언론의 ‘횡포’의 진면목”이라고 했으나 중앙일보는 국가를 능멸하며 언론의 자유를 오용해온 재벌언론이 아니다. 5일자 ‘중앙일보 주장에 관한 정부 반박’이란 기사에서 “중앙일보측은당초 홍사장의 탈세혐의에 대해 인정했다”고 했으나 중앙일보는 홍사장의탈세혐의를 인정한 사실이 없으며 홍사장의 법적 책임이 있다면 의연하게 책임질 것을 밝혔다. 6일자 ‘중앙일보 97 대선보도 불법선거운동죄 해당’이란 기사에서 “대선 한달전 중앙일보 등은 교묘한 편집기술을 써가며 이후보를 지지했고 이후보가 패하자 특정지역 출신 기자를 상대로 문건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인사조치를 강행했다”고 했으나 중앙일보는 특정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고 특정지역 출신 기자를 상대로 인사조치를 강행하지 않았다.동일자 7면 ‘언론자유를말할 수 있는 입’이란 칼럼에서 “그동안 중앙일보가 의식적이었든 무의식적이었든 ‘재벌의 이익’을 대변해왔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했으나 중앙일보는 재벌의 이익만을 대변해오지 않았으며 중산층과 서민을 포함한모든 계층을 대변해왔다. 동일자 15면 ‘사주로부터 편집권 독립못한 단적 사례’라는 기사에서 중앙일보를 “재벌소유의 언론사”라고 표현했으나 중앙일보는 지난 98년 4월 삼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독립언론’이다.같은 기사에서 “중앙일보와 기자들이 홍사장의 ‘보호’에 앞장서고 있고,이는 일부 기자들이 내일을 보장받기 위해 사주의 옹호세력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했으나 중앙일보는국민의 공기(公器)로서 ‘중앙일보’의 언론자유 보호에 앞장선 것이다. 8일자 1면 ‘언론개혁 기폭제 삼아야’란 기사에서 중앙일보가 지면을 사주의 개인적 병기(兵器)로 활용해왔다고 했으나 사주의 개인적 병기로 악용된적이 없으며 중앙일보의 지면은 중앙일보 독자와 국민의 것이다.동일자 9면‘중앙일보 사태 언론개혁 계기로’란 기사에서 “개인이 주식 또는 지분이90% 이상을 차지하고 신문이라는 공기업을 사유물처럼 지배했다”고 했으나홍사장의 주식지분은 36.8%이다. ● 대한매일 입장 10월 2일자 칼럼과 관련,중앙일보 사장 홍석현씨는 보광그룹 대주주일뿐 회장이 아닌데도 허위사실을 썼다는 주장에 대해 보광그룹 대주주가 ‘회장’의 직함을 쓰든 안쓰든 회장이라는 보통명사가 실제적 그룹 통제권자를 가리키는 의미로 쓰여지는 것이 관례이므로 보광그룹의 대주주이고 실제 통치권자를 ‘회장’이라고 칭하는 것은 허위사실이 아니다. 5일자 기사와 관련,‘중앙일보는 홍사장의 탈세혐의 인정한 사실 없다’는주장에 대해 중앙일보는 10월 1일자 사설에서 ‘홍사장이 수사받는 것에 대해 독자와 국민께 송구스러움을 금하지 못한다’고 밝혔다.또한 중앙일보는지난 1,2일 국세청 발표가 과장됐다고 강조했지만 혐의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6일자 관련 기사에서 ‘중앙일보는 특정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고 특정지역 출신 기자를 상대로 인사조치를 강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지난 97년 대선때 중앙일보의 보도태도를 취재하면서 이같은 피해를 당했던 중앙일보 전직 기자를 통해 당시 이회창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했고,문건 유출 의혹을 받은 기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음을 확인했다.동일자 7면 칼럼에서 ‘중앙일보가 ‘재벌의 이익’만을 대변해오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대한매일은 중앙일보가 재벌의 이익‘만’을 대변해왔다고 쓰지 않았으며,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일반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객관화했다.재벌관련 중앙일보의 보도태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재위가 제3자(여론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동일자 15면 기사와 관련,중앙일보는 ‘재벌언론’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우선 해당 문장에서 중앙일보가 재벌언론이라고 적시하지 않았고,홍사장이대주주로 있는 보광그룹이 인척관계인 삼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8일자 1면 기사와 관련,‘중앙일보가 지면을 사주의 개인적 병기(兵器)로활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중앙일보는 지난 2일자부터 5회에 걸쳐 정부의 ‘언론탄압’ 실상을 보도했다.이는 일반적인 신문제작 행태로 볼때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서 기사를 보도하는 게 당연한 것인데도 1년여가 지났고추가된 사실도 없는 상황에서 ‘폭로’시리즈를 실었다.이런 점으로 미뤄볼때 지면을 통해 홍사장을 보호하고 나섰다고 볼 수 있다. 동일자 9면 기사에서 “홍사장은 중앙일보 주식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않다’는 주장에 대해 90%라는 말은 한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사장’의 권한에 대해 일반론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재벌언론’을 총칭한 것이다.칼럼 및 해설기사에서 가치판단과 주장은 당연한 것이며 거기에 보편성과 공익성,논리성을 띤 것이라면 더욱 타당하다.그것이 혹 틀린 판단과 주장이라 할지라도 매체를 통해 논박하면 될 것이며,이는 건전한토론문화를 활성화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 김미경기자 chaplin7@
  • [보완의학교실] 심신의학(중)

    싱싱한 레몬 조각을 꼭 눌러 새콤한 레몬즙이 터져 나오는 장면을 상상해보라.이것 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 속에 침이 고이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상상은 맥박이나 혈압,호흡,뇌파,혈액순환,위장운동,성적 흥분,각종 호르몬 분비 등과 같은 넓은 범위의 생리적 변화를 가져온다. 암전문의인 칼 시몬튼과 심리학자 스테파니 시몬튼은 폐암환자에게 상상치료법을 사용했다.조용히 눈을 감고 폐 속에서 암세포와 면역체가 치열한 전투을 벌이는 장면을 상상하게 했다.기관지를 통해 맑은 공기와 혈액,조직속의면역체가 연합군이 되어 암세포를 섬멸하는 장면을 상상하도록 지도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암에 대한 두려움이 감소되고 투병생활에 자신감을 갖게됐으며,암에 대한 면역력도 높아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천식환자도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하여 고속도로로 접어드는 상상을 하면 힘들었던 호흡이 훨씬 가벼워지고 편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상상의 종류에는 시각,청각,촉각이 있다.연구가들이 실제로 뇌에 양자방출단층촬영(PET)을 한 결과 시각 상상을 했을 때 대뇌피질의 시각부위가 활성화됐다고 한다.청각상상에서는 대뇌피질의 메시지를 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센터에 내려보내고 거기서 다시 내분비 기관이나 자율신경에 전달해 혈압,맥박,땀을 포함하는 여러 신체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시각적인 상상이 가장 보편적이고 쉽다.하지만 태양의 따스함,바닷바람의 신선함,좋아하는 음악,맛있는 커피 향,갓 구운 빵 맛 등 여러가지를 상상할 수 있다. 임상보고들에 의하면 상상요법은 만성통증,알레르기,고혈압,부정맥,자가면역질병,스트레스와 관계된 위장질환,생식기능 및 배뇨 곤란 등,광범위한 질환치료에 도움이 된다. 최윤근 포천중문의대 교수·분당차병원 통증센터 소장
  • [굿모닝새천년 기초부터 다지자](12)기부문화

    “부(富)는 거름과 같아서 쌓아두면 썩는 냄새를 풍기지만 뿌려주면 많은것을 자라게 한다.”(미국의 실업가 케네스 랑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금언(金言)이다.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한국에선 매우 적다. 자식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재산을 어떻게 물려줄까를생각하는 것이 우리 부자들의 세태이다.100원짜리 동전도 만져보지 않은 갓난 아기가 몇억,몇십억원이나 되는 돈을 물려받아 나자마자 거부(巨富)가 되기도 한다.지난해 10월 증권거래소가 조사한 결과 미성년자 253명이 432억원어치나 되는 주식을 갖고 있었다. 모 제약회사 사장의 중고생 두아들은 18억원대,심지어 한살바기 젖먹이도 3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졌다.그래도 타인에게는 몇푼도 주기 아까워하는 게 우리의 현주소다.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상속은 자식들의 재능과 에너지를 망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부의 사회환원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도 했다.카네기는 1919년 사망할 때까지 전재산 4억9,200만 달러를 털어 도서관 3,000개를 세웠고 오르간 8,000대를기증했다.자식에게는 단 한푼도 물려주지 않았다.스탠퍼드·코넬·밴더빌트·존스홉킨스 등의 미국 대학 이름은 죽기전 전재산을 털어 헌납한 기부자를 기려 붙인 것이다. 학자들은 선·후진국,상·하류층을 가늠하는 잣대로 기부문화 수준을 꼽는다.돈을 거머쥐고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만하는 사람은 ‘돈많은 하류층’일뿐이다.GNP규모가 아무리 커도 기부문화가 성숙되지 않았다면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아니다. 우리의 기부문화 수준은 세계적으로 바닥권이다.584억달러(한화 약 70조원)의 재산을 보유,세계 최고의 거부가 된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43).하루에 3,000만 달러를 버는 그는 평소 “딸에게 1,000만 달러를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해왔다.올초 그는 자선재단에 33억4,500만달러(한화 약 4조원)를 기부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미국민들의 기부금액은 한해 평균 1,500억달러(180조원)가 넘는다.우리 기업의 연간 사회 기부액도 2조원대에 이른다.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는 규모다.그러나 엄밀하게 따지면 사재를 터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우리나라의 지난해 연말연시 이웃돕기 모금액은 200억원에도 못미쳤다.미국은 한해 평균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모은다.우리의 200배가 넘는다.미국의 경제규모가 우리의 20배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부에 인색한 우리 문화를 잘말해준다. 학자들은 뿌리박힌 혈족 중시 관념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다.가족주의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지적이다.빈부 대립도 심하다.빈자(貧者)들은 부자를 좋게 보지 않고 부자들은 빈자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서울대 최성재(崔聖載·사회복지학)교수는 “자발적 사회공헌 정신을 키워주는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공익광고를 통한 기부 유도 활동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기부와 관련된 법과 제도의 뒷받침도 긴요하다.국내에서도 사회복지 공동모금법이 지난 4월부터 시행중이지만 기금 관련 제도와 단체는 아직 전문성이떨어지고 조직력이 미약하다는 평가다.상속세율도 낮은 편이다.독일은 최고세율이 무려 75%,일본은 70%다.우리는 최근에야 30억원 이상에 45%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서울대 김진균(金晋均·사회학) 교수는 “사회환원을 강조하기 전에 세금을 더 잘 걷는 것이 정당하고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대 이장영(李長映·사회학) 교수는 “상속 증여 관련 법과 제도가 많이바뀌어야 한다”면서 “돈은 가진 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유재산이지만죽고나면 결국 사회공동의 재산이라는 의식 교육을 어릴 때부터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도 본받을 사람들은 있다.“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 자립해서 살아가거라”는 말을 남기고 71년 타계한 유한양행 창업주 고 유일한(柳一韓)씨는 주식 14만여주를 모두 복지 재단에 넘겼다.이한빈(李漢彬)·이영덕(李榮德) 전 총리와 손봉호(孫鳳鎬) 서울대교수 등이 펼치고 있는 ‘유산안남기기 운동’도 있다.이런 사람들이 늘어날 때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 [밀레니엄 탐방] 의료봉사 단체 ‘글로벌 케어' 국내 1,200여개 시민단체 가운데 순수하게 회원과 시민의 기부금 만으로 운영되는 곳은 열 손가락으로꼽을 정도다.그 중에서도 의료봉사 단체인 ‘글로벌케어’(Global Care·이사장 金炳洙 연세대 총장)가 모범적이다. 서울 양천구 목1동 405번지 다세대 주택 3층의 25평 남짓한 이 단체의 사무실은 각종 의학 자료 등으로 비좁지만 하는 일은 깜짝 놀랄 정도로 많다. 글로벌케어의 전국 122개 회원 병원 의료진은 정기적으로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저소득 실직 가정들을 찾아가 진료 봉사를 한다.서울역 주변 노숙자들을 돌보면서 10여명의 암환자를 찾아내 무료로 치료하기도 했다. 해외 봉사활동도 활발하다.베트남에서 200여명의 구순열·구개열(언청이)어린이 환자를 수술했고 코소보 내전 지역과 터키 지진 현장에도 ‘사랑의의술’을 전했다. 북한에는 정기적으로 결핵약과 간단한 의료기기 등을 보내고 있다.올 상반기에 쓴 돈은 3억원.사업 규모에 비해 예산이 적어 회원들은 온 몸을 던져야했다. 글로벌케어는 97년 2월 뜻있는 의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판 ‘국경없는 의사들’을 표방하며 설립됐다. 현재 75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은 달마다 2만원∼30만원씩 자유롭게 기부금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케어가 기부금 운영을 고집하는 데에는 “시민 단체는 그야말로 시민들이 푼 돈을 모아 참여할 때 성장할 수 있다”는 양용희(梁龍熙·43) 사무총장의 ‘고집’때문이었다. 양 총장은 기부 문화와 관련,“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두레 등 아름다운 풍속이 있었으나 반강제성 모금의 많아지면서 국민들이 외면하기 시작했다”고지적하고 “시민단체 스스로 기부금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한편 다양한 모금마케팅을 개발해야 선진국형 기부문화가 꽃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美國의 기부문화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 중소도시 어디를 가든 ‘트리프트(Thrift)숍’이란 상점이 있다. 이곳은 가정에서 쓰는 물건이면 무엇이든 취급하는 편리한 가게이다. 그러나 이 상점은 여느 상점과는 다르다.판매하는 물건이 모두 쓰던 것들이며 더욱이 판매품 모두가 일반인들로부터 기부받은 것들이다. 누구나 쓰지 않는 괜찮은 물건들을 기부할 수 있으며 기부자들은 중고가격에 따른 세금혜택도 받게 된다.상점의 이익금은 모두 자선단체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비슷한 상점은 구세군도 운영한다.바로 미국인들의 생활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부문화의 한 단면이다. 최근에는 미국내에서의 필수품이랄 자동차의 기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사용하던 차량 중 크게 파손되지 않았지만 헐값에 처분하기는 아까와 그냥 세워놨던 차량들이 기부단체에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년말이 되면 미국에서는 각 언론사들이 미 국세청의 소득감면을 근거로 거액기부자 순위를 발표하는 것이 보편화돼있다. 최근 수년동안 눈에 자주 띠는 거액기부단체는 포드재단,켈로그 재단,애틀랜틱재단 등이다. 언제나 명단에는 이익을 낸 미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거의 다 망라돼있다.지난 96년의 경우 포드재단은 무려 3억5,000만달러를 기부했고 켈로그재단은 2억5,300만달러를 희사했다. 최근 재판을 치르며 곤욕을 겪고 있는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는 모교인 하버드에 2,500만달러를 쾌척한 것이 뉴스가 된 적이 있다. 그는 이외에도 에이즈방역단체에 1억달러를 기부한 예도있는 등 미국내 제2의 록펠러가 될 공산이다. 이같이 많이 번 사람은 그만큼 많은 기부금을 조용히 내는 미국사회의 분위기는 한두번 기부하면서 요란하게 언론에 떠들어대는 우리의 분위기 하고는판이하다. ‘얼굴없는 천사’찰스 피니씨의 경우는 잘 알려진 미담 가운데 하나. 버뮤다공항 면세점 운영자로 거부인 피니씨는 15년동안 수십억달러를 이름없이 기부,선행을 베풀다 언론에 노출돼 화제가 됐었다.그는 “분에 넘치는돈은 부족한 사람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의 생활화된 이같은 기부문화는 ‘함께 사는 사회’라는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자신의 주변에 다소 여유가 생길 때 모자라는 사람을생각하는 마음이다. hay@
  • [21세기 여성시대] (3)사회운동

    ‘세계 NGO(비정부기구)와 사회운동은 이제 여성의 몫’ 15일 폐막되는 ‘99 서울 NGO 세계대회’가 전 세계에 띄운 메시지중 하나다.루이스 프레쳇 유엔 사무부총장,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라롱위 아프리카 여성개발협회(FEMNET)의장,클라렌스 디아스 국제법개발센터의장 같은 ‘거물’이 참석해서만이 아니다. 공동대회장 3인중 아파브 마푸즈 유엔경제사회 이사회 NGO협의회의장,일레인 발도프 유엔공보처 NGO집행위원회 의장이 여성이고 대회에 참가했던 크고작은 NGO의 일꾼들 상당수도 여성이었다. 새 밀레니엄에 인권, 여성,제3세계의 빈곤과 기아,환경 등 산적한 지구촌의 과제를 풀어나갈 주역으로 여성이전면에 등장했음을 실감케 한 대회였다. 여성의 몫과 역할이 커진 것은 유엔 인권위원회 의장을 지낸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즈벨트(1884∼1962)처럼 징검다리 역할을 한 여성 운동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미국 산아제한운동의 주창자 마거릿생어(1879∼1966),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 에멀린 팬크허스트(1858∼1928·영국)도 손꼽을 만한 전세대 사회운동가였다. 여성의 진출이 크게 늘면서 활동분야도 활짝 열렸다. 여성과 환경운동을 접목시킨 에코-페미니즘의 저명한 이론가인 마리아 미즈(68·독일).그녀는 80년대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여성들의 미사일 설치 반대시위,인도·아프리카 여성들의 자연파괴 저지운동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했다. 인도 출신의 반다나 쉬바도 미즈 여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학자이자 환경운동가다. 90년대 중반 세계 YMCA 의장을 지낸 라지아 슬탄 이즈마일(56·인도)은“세계인류의 보편적인 문제가 바로 여성의 문제”라는 시각으로 여성과 사회운동을 접목시켰다. 필리핀에서 도시빈민운동을 주도하며 ‘아시아 여성주거연대’를 구성한 피데스 바가사오(46·필리핀),여성환경개발기구(WEDO) 의장인 벨라 압죽(79·미국)도 여성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의 지평을 넓혔다. 유엔을 무대로 활약하는 여성도 크게 늘었다. 9년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을 지내고 있는 오카타 사다코(72·일본)는 코소보 사태 때 ‘50만 코소보 난민의어머니’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그녀는서울 NGO대회때 내한한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인 메리 로빈슨과 유엔에서 ‘여성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유력 정치가 부인들도 사회운동을 주도하거나 남편의 영향력을 업고 현장운동가들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여사,캐나다 총리 부인 알랭 크레티앵 여사 등 아메리카 대륙 퍼스트 레이디의 모임인 ‘아메리카 영부인 회의’는 지난 9월 회의를 갖고 아동조기교육과 보건강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앨 고어 미 부통령의부인 메리 엘리자베스 에이친슨 고어(48)도 무주택 및 의료개혁 분야의 사회운동가다.이밖에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의 부인 제한 사다트(66),미국의 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부인 로잘린(72),부시 전대통령의 부인 바바라 부시(74)도 퍼스트 레이디 이전부터 착실히 사회운동을 펴왔다. 여성의 부단한 사회운동은 97년 ‘지뢰없는 세상만들기 운동’을 펴온 미국의 조디 윌리엄스(49)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결실을 봤다. ‘인간이 존중되고 인간이 중심에 서는 인간적인 인간사회,문화적인 복지사회,보편적인 민주사회를 구현해내는’ 서울 NGO 대회의 이념대로 여성의 활동영역은 새 밀레니엄에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성기기자 marry01@ * '피임 합법화 투쟁' 美운동가 '마거릿 생어' ‘피임,즉 성생활과 산아제한의 자유야 말로 여성해방과 인류발전에 필수조건이다’ 마거릿 생어(1879∼1966).반세기 이상을 여성의 신체해방을 위한 길고 긴투쟁에 나섰던 미국의 운동가. 산아제한을 최초로 주창한 그녀는 나아가 인구폭발이라는 재앙의 문턱에서세계를 일치감치 구해낸 구원자라해도 과언이 아니다.인구 60억 시대를 돌파한 지금.그녀의 공로가 단순히 여성해방운동차원을 벗어나 인류 공동 발전에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피임법이나 성이란 말을 언급하는 자체가 음란죄에 해당했던 1900년대 초반. 간호사였던 그녀는 뉴욕 빈민굴의 한 병원에서 계속된 임신으로 지치고 허약해진 젊은 산모들을 지켜보면서 피임의 자유가 여성운동의 가장 핵심이라고판단,적극적인 피임 정보보급및 합법화운동에 나선다. 당시는 의사조차도 산아제한에 관한 언급이 불가능했던 시절.그녀는 ‘여성의 반란’이란 월간지를 출판했다. 이 잡지를 비롯한 그녀의 팸플릿과 잡지는 우송 불가물로 판정돼 강제폐간됐으며 수차례의 구속과 기소,재판을 되풀이했다.1916년 뉴욕 브루클린에 미국 최초의 산아제한 클리닉을 열어 여성들에게 피임상담을 함으로써 미국과유럽대륙까지 시끄럽게 만들었다. 후에 미연방 가족계획국의 토대가 된 ‘미국 산아제한 연맹’을 21년 설립했다.23년 최초로 의사가 진료하는 ‘산아제한 연구 클리닉’을 뉴욕에 열었고 이후 300여개의 클리닉이 전국에 세워졌다.미 의학협회가 의과대학에서피임에 관한 강의를 하도록 허락한 것은 1937년이었다. 그녀는 계속 인구증가율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종교단체 등에 의해 묵살됐다.결국 2차대전후 인구폭발의 위험성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뒤늦게 그녀의 주장과 공로가 인정받기 시작했다. 52년 세계가족계획연맹의 초대회장이 된 그녀는 여성이 스스로 조절할 수있는 안전한 피임법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주도했으며 마침내 60년 처음으로피임약이 개발됐다.그녀가 죽기 1년전인 65년 미 정부는 1개주에 남아있던피임약사용금지법을 폐지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여성의 성생활과 임신에 대한 자유.그 역사는 이처럼 1세기도 되지 않은 짧은 것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인터뷰]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서울 NGO세계대회 참석차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메리 로빈슨(54) 유엔인권고등 판무관은 13일 탈북자 문제와 관련,“강제 송환이 이뤄지고 있다면심각한 인권침해”라며 “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뒤 유엔에 돌아가 대책을 상의하겠다”고 밝혔다.90년부터 7년동안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대통령,인권대통령으로서 명망을 얻은 그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다음은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방문 소감은 NGO 대회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세계적인 인권 수호자로 알려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법무장관 등을 만나 한국 인권문제와 보안법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겠다. ■동티모르의 학살극과 관련,위란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전범으로 기소될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 우선 한국의 동티모르 파병에 감사한다. 동티모르 학살극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연루됐는지에 관해서는 동티모르 사태조사담당 위원회의 결론을 기다리겠다.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어떤 편견도,판단도 내리지 않겠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평화적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어떤부분에서 우수하다는 견해보다는 ‘균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여성은 문제에 대해 실용적인 접근을 하고 보호받아야 될 집단을 보살필 능력이있다.여성이 책임감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중요하다. ■중국 등지의 탈북자에 대한 지원방안은 없는가 이번 한국 방문중에 탈북자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기를 바란다. 강제송환이 이뤄지고 있다면 중대한 인권침해다.정치적 보복이나 박해 등의 가능성이 있는데도 강제송환이이뤄질 경우 기본적 난민협약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다.오가타 유엔난민 고등판무관과이 문제를 논의하겠다. ■미군의 노근리양민 학살사건에 대한 견해는 미국 언론들이 인권침해와 유린에 대한 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하지만 노근리사건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 간에 긴밀한 협조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엔활동에 관심을 두게된 개인적인 계기는 어렸을때부터 인권문제,사회정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변호사로서 아일랜드는 물론 유럽과 국제사회의 인권문제에 주목해왔다.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생각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유엔은 베이징(北京)세계여성대회의 행동강령 이행상황에 관한 결과 보고서를 내년에 발표한다.세계 여성의 현실을 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아일랜드 대통령 지낸 인권파수꾼 '로빈슨 판무관' 아일랜드 명문 트리니티대학을 수석입학,졸업하고 25세에 최연소 상원의원이 됐고 20여년 동안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보수적인 가톨릭사회,내각책임제하에서도 대통령 당선 직후 북아일랜드를 방문,내전치유에 나서고 이혼합법화,동성애자 차별금지 등의 조치를 이끌어내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로빈슨은 97년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유엔의 인권관련 활동을 총괄하는 인권고등판무관으로 자리를 옮겨 ‘세계인권의 파수꾼’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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