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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2
  • [2002 선거 대해부] 투표율 하락 원인과 영향

    6·13지방선거 투표율은 48.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전적 민주주의 이론가들은 50%를 밑도는 낮은 투표율은 민주정치의 근본인 시민참여 정신을 크게 훼손한다고 본다.즉 민주정치 체제의 위기라는 진단이다. ◇투표율 하락의 원인 왜 절반이 넘는 한국의 유권자들은 ‘기권’을 선택했을까? 첫째,월드컵 열기로 국민의 관심이 선거에 집중될 수 없었다.월드컵과 같은 국제 행사와 선거를 동시에 치러 선거 참여율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둘째,정치권이 지방선거를 마치 대선 전초전으로 활용,지방선거가 갖는 고유의 의미를 축소시켰다.지방선거는 ‘생활정치’영역임에도 중앙정치가 그 영역을 침범해 지방선거의 의미를 희석시켰다고 할 수 있다. 셋째,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만성적인 불신이 선거 참여율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투표율은 국민이 정치권에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이번에는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등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가 민주당 고정 지지층의 선거 참여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낮은 투표율 분석 한국 투표 참여율의 특징은 젊은층,고학력자,대도시거주자,고소득자들의 높은 기권율이다.중앙선관위가 선거 직전인 지난 3일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5.1%였다.특히 젊은 층일수록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현저하게 낮았다. 젊은 세대일수록 투표율이 낮은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젊은 계층은 기성세대에 비해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충분히 국가나 사회공동체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와 같은 공동체 행사에 참여해야 할 의무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한국에서는 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있고,개혁의 중심 지지 세력인 젊은 층의 대다수가 선거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현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고학력자들의 선거 참여율이 낮은 것은 사회에 만연된 정치적 냉소주의를 보여준다.이른바 ‘배운 사람들’은 정치 현실에 대한 비판은 많이 하지만 냉소적이기 때문에 정치 참여는 매우 제한적이다.서구 사회에서 고학력자일수록 선거나 정치과정에 많이 참여하는 경향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이 또한 한국적 아이러니이다. 투표율의 ‘도저촌고(都低村高)’ 현상도 여전하다.이는 개인이 거의 노출돼 있는 농촌 사회에서 ‘사회적 압력’에 의해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는 뜻이다. 반면에 도시는 생활 환경이 개인주의적이며,유권자들이 공동체로부터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적 압력에 의한 ‘동원 투표’현상이 나타나기 어렵다. ◇민주주의의 위기 이렇게 낮은 투표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우선 국민은 현재의 정치구도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지역주의,권력형 비리,‘3金’식 정치,제왕적 대통령제,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과 정당,무책임한 정치 지도자,후진적인 정치행태 등에 대해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과반수 이하의 유권자가 참여한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의 대표성은 과연 어느 정도 될까.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또 정치권의 정략적 행태는 지방선거의 본질을 크게 훼손시켰다.지방선거에서는 지역발전 정책이나 공약을 중심으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마치 대통령선거를 방불케 하듯 대선 후보와 정당들은 중앙 정치의 현안들을 선거 과정에서 쏟아냈다.지방선거 자체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었으며 유권자들의 지방선거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나 인지도도 낮을 수밖에 없었다. ‘배운 사람들’의 낮은 투표율은 정치 과정의 질을 저하시킨다.고전적 민주주의 이론가들은 시민 교육과 정치 참여를 똑같이 중요시했다.이른바 ‘세련된’민주주의 정치 과정은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에 의해 보장된다는 견해를 줄곧 유지해 왔다.한국의 지식인들은 이제 숙고해야 한다. 한국 정치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할 것인가? 아니면 냉소적 위치에서 비판만할 것인가? 한국의 민주정치는 ‘참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위기에 처해 있다.그러한 위기는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시민들의 정치 불신,냉소주의의 상호 작용에 의해 초래됐다.확실한 전망을 제시하는 정치,책임지는 정치가 정치 불신과 냉소주의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이다. 정치권의 각성과 반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직도 정치권은 지역,학교,혈연 등을 강조하는 연고주의라는 늪에 빠져 있다.그러한 정치적 관행이 시정되지 않는 한 당분간 시민들의 선거참여는 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김욱 배재대 교수
  • 에듀토피아/ 논술·면접 ‘독창성’이 합격 열쇠

    ■1학기 수시모집 대학별 전형방식 2003학년도 1학기 수시모집에 대한 66개 대학별 원서접수가 지난 15일 모두 마감됐다. 원서를 낸 수험생들은 이제 대학별로 다음달 15일부터 시작되는 논술 및 필답고사,면접·구술시험의 전형에 대비해야 한다.전형은 대학에 따라 짧게는 한달,길게는 두달 정도 남았다. 1학기 수시에서 논술과 면접시험의 성적은 합격·불합격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핵심 변수이다.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데다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은 이미 결정됐기 때문이다.따라서 수험생들은 대학별로 제시된 전형에 맞춰 논술과 면접에 대한 마무리 준비를 게을리 할 수 없다. 1학기 수시에서는 고려대·성균관대 등 10개교가 논술·필답고사를,연세대·이화여대 등 47개교가 면접을 치른다.특히 고려대·한양대·중앙대·한국외대는 수리문제를 칠판이나 답안지에 직접 푸는 등의 필답고사도 본다. 다음은 입학관리처(실)의 실무 책임자들이 밝힌 1학기 수시모집에 대한 구체적인 전형 요강이다. ●연세대= 2단계에서는 심층면접을 실시,30%(서류 15% 포함)를 반영한다.논술은 없다.면접에는 계열 및 비계열 전공 교수가 각각 2명과 1명 등 3명이 참여,수험생 1명에게 질문한다.시간은 10∼20분이다. 인문계는 오전,자연계는 오후에 치른다.면접의 요점은 지식의 측정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깊이있게 풀어가느냐이다. ●고려대= 논술과 면접의 반영률은 20%씩이다.논술은 국어와 영어가 함께 나오는 통합교과형이다.120분간에 1600자 안팎으로 써야 한다.인문계와 자연계의 논제가 다르다. 면접에서는 기본 소양과 고교 교과의 이해 정도를 10분 동안 묻는다.특히 자연계는 수리문제를 주고 칠판에 풀게하는 방법을 택한다.인문계도 영어 문장을 A·B로 나눠 주고 단순한 해석이 아닌 차이점을 구술토록 할 방침이다. ●성균관대= 통합교과형 논술시험을 치른다.비중이 무려 60%이다.인문계의 경우,국어·영어·사회교과를 섞은 논제가 제시된다.예컨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일부 발췌,영어 지문으로 내 정확한 독해 및 이해 여부,경제 개념,논리적 서술 등을 한꺼번에 평가할 수 있다.시간은 150분에 B4 크기에 줄이 쳐진 답안지를 준다.독창적이고 논리적이어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자연계는 수학과 과학의 개념을 복합한 문제가 출제된다. ●서강대= 심층면접만 치른다.반영률은 70%로 대학 중 가장 높다.시간도 수험생 한명에 40분이다.면접은 3가지 유형이다.첫째,인성·가치관을 따진다.둘째,영어 지문을 통해 독해력이 아닌 인식의 능력과 사고력·표현력을 본다.특히 어휘력 측정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올해 처음 사전의 사용을 허용한다.셋째,전공에 맞춰 인문계는 일반사회와 국사를 통합해,자연계는 수리Ⅰ·수리Ⅱ를 묶어 질문한다.전공면접 시작,10분전에 질문지를 준다. ●이화여대= 학생부 60%와 자기소개서 10%,서류 10%에 구술면접 20%가 가산된다.구술·면접은 두가지 유형이다.하나는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보는 기초적인 평가이다.다른 하나는 인문계와 자연계의 난이도 조절이 어려운 만큼 통합교과형으로 영어지문을 이용한다.영어지문은 대체로 시의성있는 내용보다는 보편적인 가치를 내포한 고전을 인용하는 편이 많다.면접 시간은 대기실에서 지문을 미리 줘 숙독케하는 10분,평가하는 10분 등 20분이다.면접위원 2명이다. ●한양대= 1단계에서 학생부에 관계없이 전공적성검사로만 모집 인원의 3배수를 뽑는다.2단계에서는 전공적성검사 40%,심층면접 40%를 합산한다.전공적성검사는 언어수리·사고공간·감성검사로 구성된다.언어수리는 국어·영어·수리검사로 세분,4지 선다형의 160문항에 120분이 주어진다.국어는 표현능력에,외국어는 독해력이 아닌 이해력 평가에 역점을 둔다.수학은 전체 수학에 대한 개념과 응용력을 본다.사고공간은 논리추리,평면과 공간의 관계,전체 상황에 대한 판단 등을 측정한다.20문항을 4분 동안 풀어야 한다.감성검사는 EQ테스트이다. 심층면접의 경우,자연계는 수학과 물리,수학과 화학을 복합한 문제를 출제,선택토록 한다.인문계는 영어지문을 주고 집단 토론식으로 운영한다. ●경희대= 2단계에서 30%를 반영하는 논술시험은 인문·자연계 구분없이 공통으로 출제된다.120분에 1300∼1400자로 써야 한다.면접은 ▲공통(30%) ▲지정(30%)▲자유질문(40%)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공통에서는 인성·경험 등 주관적인 요소를 측정한다.지정에서는 시사 및 상식 등 객관적인 질문을 다룬다.자유면접에서는 전공에 대한 소양이나 기초지식을 평가한다.면접위원 3명이 한개의 질문에 5∼10분을할애한다. ●아주대= 영상강의 30%와 그룹 면접 10%를 반영한다.영상 강의에서는 교수의 수업을 30분 동안 화면으로 보여준다.특히 강의 내용은 과외가 필요없도록 고교 과정에서 접할 수 없는 최신 또는 대학원 과정의 이론을 선보인다.하지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설명한다.이어 강의를 집중해 들었으면 쓸 수 있는 문제(70%)와 강의와 관련해 응용력과 창의력을 묻는 문제(30%)가 실린 질문지를 준다. 그룹 면접은 수험생 6명을 1개조로 구성해 찬반으로 나눠 진행된다.면접지는 ‘자장면은 한국 음식인가’ 등의 찬반양론이 가능한 내용을 담아 면접 10분전에 배포,생각할 시간을 배려한다. ●중앙대= 심층면접 30%와 학업적성평가 70%로 최종 선발한다.심층면접은 인성과 지성 등의 품성을 본다.교수 2명이 수험생 3∼4명을 40분 동안 실시한다.100점 만점으로 보면 기본점수로 70점을 준다. 하지만 학업적성평가는 다르다.언어,외국어(영어),수리(수학과 과학분야) 등 3개분야로 구분,주관식 서술형으로 치러진다.고교 과정 수준으로 나온다.어렵다는 게 중론이다.대학측이 예상하는 평균은 50점 가량이다.분야별로 큰 문제 3개에 작은 문항이 2∼4개씩 나온다. ●한국외대= 심층면접 40%를 반영한다.인문계의 경우,영어의 지문 5개를 주고 1개를 선택해 면접관앞에서 직접 소리내 읽고 요점을 정리하도록 한다.면접관은 발음 및 악센트도 평가한다.면접위원은 2명이며,평균 20분 정도 걸린다.자연계는 수리 능력을 보기 위해 답을 설명하게 하거나 칠판에서 직접 해결하게 한다.영어지문의 난이도는 고교 2년 수준이다. ●숙명여대= 계열별로 구분,심층면접을 한다.반영률은 60%이다.면접은 기초문항과 공통문항으로 구별한다.특히 공통문항에서는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영어지문을 활용한다.영어지문을 읽게 한 뒤 내용과 관련해 질문한다.이해력과 상황에대한 적응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다.기초문항에서는 적성·인성·전공 등에 대해 묻는다.수험생 1명에 교수 3명이 면접하며 20분쯤 걸린다. 박홍기기자 hkpark@ ■입시관계자 면접 조언 대학 입학관리 책임자들이 1학기 수시모집의 면접을 앞둔 수험생들을 위해 밝힌조언을 간추린다. ●연세대 백윤수 입학관리처 정책차장= 이웃집 아저씨를 만난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면접에 임했으면 한다.너무 긴장한 탓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안타깝다.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줬으면 한다.면접에는 똑 떨어지는 답이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따라서 학원에서 연습한 대로 답변을 하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환경문제를 던지면 천편일률적으로 대답하는 수험생들이 많다.독창성이없기 때문에 평균 점수밖에 얻지 못하는 것이다. ●서강대 김준원 입학처장=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면서 자신의 주장를 강하게 피력해야 한다.똑똑한데도 자기의 소신을 분명히 밝히지 못하는 수험생들을 대할 때에는안쓰럽다.또 당황해 질문을 잘못 들었다든가 이해가 잘 안되면 풀어서 쉽게 질문해 달라고 요구해도 된다.수험생의 이같은 태도에 면접관들도 호감을 갖는다. ●이화여대 강혜연 입학처장= 답변을 제대로 못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예비용 질문까지 준비한다.한마디도 못해 낭패를 보는 사례를 피하기 위해서다.답변하기 전에 잠깐이라도 생각을 정리한 뒤 자신의 주장을 밝혔으면 한다. 또 남은 기간 동안 사설이나 시의성있는 논제를 읽고 사고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편이 좋겠다.혼자서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토론을 통해 말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덧붙이자면 표현에 경어를 썼으면 한다. ●숙명여대 조항덕 교무처장= 또박또박 자기 표현을 해야 한다.면접실에 들어서면서 목례,가지런히 앉은 자세,답변때 면접관을 바라보는 등의 기본적인 예의도 필요하다.당황했을 때에는 면접관들이 부드럽게 유도 질문하는 만큼 최대한 빨리 긴장을풀었으면 한다. ●아주대 김형근 입시관리팀장= 그룹 토론에서는 다른 수험생의 의견을 존중하면서자신의 의견을 내세워야 한다.또 남의 의견을 듣고 메모하는 자세도 좋다.물론 질문의 초점에 맞추되 논리력과 사고력에다 독창성를 갖추면 한다. 박홍기기자
  • “남북학술교류의 주춧돌 역할 하겠다”

    다음달 1일.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의 대학교수 2명이 북한의 대학 강단에 선다.주인공은 한양대 오희국(吳熙國·41·전자컴퓨터 공학부) 차재혁(車宰赫·38·정보통신학부)교수.한양대(총장 金鍾亮)와 북한의 김책공업종합대(총장 홍서헌)가 최근 체결한 학술교류협정에 따라 조교 2명과 함께 두달간 평양에 체류하며 컴퓨터 및 정보구축 관련 강의를 하게 된다. “혹시나 우리가 북한에 안보와 관련된 고도의 정보 기술을 제공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우리가 하는 강의는 정보기술(IT)과 관련,인재양성을 위한 내용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희국 교수는 북측에 고도의 정보기술을 빼앗기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걱정말라.”고 재차 강조했다.정보기술을 배양할 수 있는 능력과 학습 바탕을 길러주는 보편화된 대학원용 학습 커리큘럼이라는 설명이다. “개인이 추진한 것이 아니고 학교가 나서서 이뤄낸 결실인 만큼 거창한 포부를 밝히는 게 쑥스럽다.”는 오 교수는 “남북 학술교류의 첫 돌을 놓는다는 심정에 하루하루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재혁 교수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통일의 그날까지 자연스럽게 꾸준히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충실하게 강의를 할 것인가만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오 교수와 차 교수가 각각 강의할 과목은 컴퓨터 운영체계 구현과 데이터베이스운용개발 및 시스템 구현.두 사람은 하루 3시간씩 1주일에 나흘간 강의를 맡는다.김책대학의 대학원생들이 이들의 첫 ‘제자’다.두팀이 1개월씩 강의를 듣는다. “남한의 중급 실력의 대학원생들이 1학기 동안 공부하는 내용을 한달 안에 소화하려 합니다.북측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북측 학생들이 어느 수준인지 아직 감이 안잡혀 현장에서 부딪히며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두사람은 사례를 곁들인 수업으로 최대한 수업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IT 용어들이 대부분 영어란 점도 유의해 북측 학생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할 겁니다.” 차 교수는 북측이 이번 교류를 받아들이는데 있어 큰마음을 먹었고 내부에서 반대하는 분위기도 있었을 것이라며 첫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두 교수와 조교 등 네명은 모두 평양시 보통강호텔에서 묵을 예정이며 일체 편의는 북측이 제공한다.두달 간의 강의가 끝나면 한양대 김 총장이 평양을 방문,김책공업종합대학 총장 공동명의로 수료증을 내줄 계획이다.한양대측은 앞으로 김책공대내에 남한측 교수동(棟)을 건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만화경] 신부의 고해성사

    ‘참회(懺悔)’와 ‘회개(悔改)’는 요즘 들어서 일반적으로 많이 쓰게 됐지만 원래는 종교적 의미가 강하게 담긴 말이다.불교에서 참회란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수행법을 일컫고,개신교에서 회개는 죄에서 벗어나 신에게 되돌아감을 뜻한다.어찌 됐건 이 말들은 세속과 종교의 구분을 떠나 자기반성을 통한 ‘선(善)에의복귀’를 의미하는 말로 통용된다. 인류는 역사 이래 자기반성과 선에의 회귀 의지를 담은 기록을 꾸준히 남겨왔고,이 기록들은 당대는 물론 후대에 교훈으로 작용한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참회록’으로 불리는 이같은 기록들이 이어지고 회자됨은 그 속에 담긴 철저한 자기성찰과 솔직한 고백 때문일 것이다.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기록과는 달리 한 개인의 잘못을 통한 공동선의 부활 가치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숱한 참회록 가운데서도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고백록’이 끊임없이 회자됨도 철저하면서 솔직한 자기고백의 기록이기 때문이다.‘고백록’은 고대 기독교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추앙받는 아우구스티누스가 젊은 날의 방황과 종교적 모색을 기록한 책이다.청년기 쾌락과 정욕의 노예가 된 뒤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기까지 자기고백을 이어가는 이 책에는 인간적인 통회의 눈물이 곳곳에 스며 있어 ‘영혼의 책’으로도 불린다. 불교의 참회,개신교의 회개와 같은 차원에서 천주교의 고해성사는 행해진다.참회와 회개가 개인적인 성찰이라면 고해성사는 신자가 죄를 사제에게 고백하고 용서를 받는 공개적인 의미를 갖는다.예수로부터 죄를 사하는 권한을 받은 12사도가 후계자인 사제들에게 계승한 의식으로,초대교회에서는 교회 안 어디에서건 행했지만 지금처럼 고해신부와 신자 사이를 가린 것은 16세기에 들어서였고 보편적으로 신자의 고백은 비밀이 보장된다. 가톨릭 서울대교구 알코올 사목상담소 소장으로 재직중인 허근 신부가 알코올 중독과 그로부터의 탈출을 위한 인고의 과정을 담은 수기를 평화신문에 연재해 관심을 끌고 있다.‘절대고독…난 알코올 중독자였다’라는 제목의 수기 첫회분에서 허 신부는 “한때 술을 먹으면 앉은 자리에서 소주 8명,맥주24병을 위에 쏟아부어 넣곤 했다.”고 고백했다.평화신문측으로부터 수기를 청탁받고 극구 사양하다가,자신의 고백이 알코올 중독자나 그 가족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펜을들었다는 고해성사도 곁들인다.알코올 중독,그것도 사제의 입장에서 벌인 일탈을 세상 밖으로 공개하기까지의 갈등과 용기는 진정한 참회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김성호기자kimus@
  • 문화광장/ 미술

    ●2002 국제현대 미술전-프랑스 살롱 그랑에존 세계 순회 서울전=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본관(02)399-1772,프랑스 운영위원회와 비평가들에 의해 선정된 26개국의 거장과 참신한 작가들의 100점.과거 ‘살롱 그랑에존’에 참여했던 서양화,한국화,조각분야의 신진 29명이 추가로 참가한 게 특징.유럽,아메리카,아시아,한국관으로 구분 전시. ●2002 당대 한중 대표작가 연합전= 14∼20일 수원대 고운미술관,14∼17일 세종미술관 신관(02)744-8053,월드컵및 한·중수교 10주년을 기념해 한국미술협회와 수원대가 주최.이대원 등 한국작가 27명과 중국 안정중 등 각 성 대표작가 22명이 각각 2점씩 98점 출품.중국의 극사실화인 공필화도 전시. ●일감전= 16일까지 서울갤러리 2전시실(02)2000-9738,제14회 건국대 교육대학원미술교육과 동문전.이용환 교수를 비롯해 30여명의 서양화·한국화 소개. ●그룹서울전-서울·도쿄 2002= 16일까지 서울갤러리 1전시실(02)2000-9737,한·일 월드컵을 기념한 한·일작가 35인의 작품전. ●터키 현대미술전·사진전= 12∼18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02)399-1777,한·일 월드컵을 기념한 문화행사.터키현대미술관이 소장한 20점과 하제테페대학 교수10명의 10점,사진작가 귤테킨 치즈겐의 ‘터키의 사계’ 69점 전시. ●이명순전 7월5일까지= 갤러리 에이엠(02)735-4354,‘마음이란 이름의 대지’를 주제로 한 개관 2주년 기념전.새싹,꽃,씨앗,잎새 등 식물을 모티브로 한 작품. ●The Present= 21일 갤러리 인(02)732-4677,화가 엄정순,건축가 양승무,평론가 정헌이 기획한 3인전.각기 다른 분야의 인물들이 만나 보편성과 내면의 정체성을 모색. ●오타사부로전= 16일까지 금산갤러리(02)735-6317,일본 야마가타현 출신 작가가 점차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소감을 우표형태로 드러낸 작품전.
  • “北 박근혜 예우는 내부통제用”

    북한당국의 ‘박근혜 키워주기’ 행보가 빨라지는 인상을 주고 있다. 오는 9월8일 남북한 국가대표팀 축구 경기를 열기로 합의하고 지난 2일 금강산 댐수위조절과 관련,사전통보를 해온 것 등 최근 북한이 긍정적 신호를 보인 굵직한 사안들이 모두 박근혜(朴槿惠) 미래연합 대표가 지난 14일 방북,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만나 합의한 사안들이다. 북한은 지난달 7일 예정돼 있던 남북경제협력추진위(경추위)를 무산시키는 등 당국간 교류를 중단시킨 시점에 이같은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점은 퍽 이례적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남한의 선거 때마다 어떤 행태로든 개입해온 북한의 박대표 예우는 다른 후보에 대한 것과 다른 차원이라고 분석한다.박 대표에 힘을 실어 줌으로써 ‘세습 집권’이 남한과 국제사회에도 보편적인 현상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설득하는 체제유지의 큰 틀로 보인다는 추론이다. 북한의 이같은 개입이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나라정책연구소 김광동(金光東)소장은“지난 6·15이후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에 관한한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독자의 소리/ 토익 시험장소 너무 적고 환경 열악

    토익시험은 영어실력을 평가하는 가장 보편적인 시험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토익 수험자의 수가 증가하는 반면 시험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단 시험을 치르는 지역이 너무 적다.한 예로 충청도에서 시험을 치르는 지역은 대전과 청주 두 곳뿐이다. 시험장소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한 시험 장소도 문제다.지방의 경우 대부분 중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응시자들 대부분이 성인이기 때문에 중학교 학생의 체격에 맞춰진 책걸상은 불편하다. 토익시험은 두시간 동안 치러지며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험이다.따라서 장시간의 이동과 불편한 자세로 시험을 치른다는 것은 수험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노지호[충남 아산시 둔포면]
  • [기고] 월드컵 관중 열정의 사회학

    월드컵 도전의 역사 48년 만에 우리는 본선 1승의 한을 풀었다.어디 그뿐인가.이제 16강,아니 8강까지 도모하고 있다. 4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의 한국 선수들은 기쁨에 젖어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모 방송 해설자는 눈물 범벅의 목소리를 토해 내며 격정을 토로했는가하면 경기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경기가 열린 부산은 물론 서울의 광화문 네거리를 비롯,골목길 주택가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하나됨’의 열정으로 뒤엉켜 승리의 희열을 만끽했다. 이번 승리의 주역은 선수들만이 아니었다.그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 자신들의 모든 ‘가치’를 투사한 전체 국민이 바로 승리자였다. 하지만 이렇게 국민대중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사회통합의 매체인 양 드러나는 시점에서 우리가 숙고해야 할 문제가 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은 국민들 간의 연대를 형성하는 ‘다중적 동일시’에 의해 이끌리기 마련이다.이런 동일시는 경기 그 자체에 대한 조증적(躁症的) 애착의 감정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대중을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뿐 아니라 민족공동체에 결합시키는 정신적 융합의 표상능력을 고양하기도 한다. 비판적 정신분석학자들에 의하면 열정은 사회갈등으로 인해 대중이 받은 심리적상처(주로 정치적 정체성의 혼돈)를 보상하는 것이라고 한다. 조증적 애착의 감정을 제한하고 정치적 정체성의 혼돈을 보상함으로써 열정이 민족공동체를 재정립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얘기해 이것은 우리 사회의 갈등으로부터 유래한 정체성 혼란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민족 또는 국가에 대한 이상화는 국민대중의 기억 속에서 ‘정당하고 필요한 임무’로 남겨지기 때문에,그들은 열정의 ‘나쁨’을 은폐하고 ‘좋음’을 영원한 것으로 보호함으로써 서로 무의식적으로 연대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축구는 현대세계의 보편적 ‘미학’으로 활용되고 있으며,또한 사회적 연대를 통해 공동의 인류성을 확인하는 매체로 이용되기도 한다.연대의 힘은 우리 팀에 대한 당파적 동일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축구를 관람함으로써 얻는 긍정적 경험,즉 참여의 기쁨으로부터도 기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축구에 대한 열정이 매개한 연대는 당파주의적 속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쾌락의 만남을 창조하고 유지하는 사회적 권위이기도 해 사회적 의사소통의 지름길을 닦는 기능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열정이 이미 정립된 사회통합의 ‘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좋은’ 사회라는 것은 실제 존재하는 사회질서로 경험되는 것이 아니다.반대로 그것은 여전히 각종(계급·지역·성·인종 등에 의한) 집단적 제약으로 경험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열정이 표상하는 ‘좋음’의 민족공동체를 당파주의적인 방식과 분명히 다르게 재정립할 수 있다면 그 열정이 타자들과의 화해 및 조정의 정신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포용’의 힘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만우/ 사회학박사, 국회도서관 입법정보연구관
  • 21일 개봉 ‘패닉 룸’-누군가 당신의 집에 침입했다면…

    어릴 적,지구가 망하지나 않을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그런 공포감이엄습할 때면 어떤 천재지변이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꿈꾸곤 했다.영화 ‘패닉 룸’(Panic Room·21일 개봉)은 비밀스럽고 안전한 은신처를 갈망하는 인간의 내밀한 욕망에 생채기를 내는 짓궂은 영화다. 멕(조디 포스터)은 남편과 이혼하고 딸 사라와 함께 새 고급주택으로 이사온다.그 집에는 외부와는 완벽하게 차단된 안전한 공간 패닉 룸이 있다.4개의 콘크리트와 강철로 만들어진 벽,8개의 감시카메라에 연결된 모니터,환기구,비상도구가 있는 곳.영화는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위험을 다룬다. 이사온 첫날.패닉 룸에 숨겨진 거액의 돈을 차지하기 위해 3명의 무단 침입자가들어온다.멕과 사라는 그들을 피해 패닉 룸으로 피신한다.강철문이 굳게 닫히는 순간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위험은 다른 곳에 도사리고 있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스릴러의 문법을 해체한다.보편적으로 영화속 ‘스릴’은 두가지 경우에 발생한다.관객은 곧 폭탄이 터질 것을 알지만 주인공은 아무 것도 모르고 있을 때,아니면 주인공이 가해자의 시선 아래 놓여 언제 어디서 위협이 가해질지 모르는 상황에 처했을 때.이 영화는 그 어느 쪽도 아니다.오히려 위험에 처한 멕은 패닉 룸에서 침입자 3명을 8개의 모니터로 감시한다.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이 역전된 것. 또 범인 2명은 망치로 벽을 깨며 패닉 룸으로 들어가려 하지만 그것이 무모한 시도임을 관객은 잘 안다.오직 패닉 룸을 설계한 버냄(포레스트 휘태커)만이 그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만,그는 사람을 죽일 위인은 못된다.그러다 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비명을 지르거나 심하게 가슴을 졸이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노리는 것은 뭘까.영화에는 관객의 시선을 압도하는 한 장면이 있다. 범인이 침입할 때 열쇠구멍을 통과한 카메라는 집의 구석구석을 단 하나의 컷 없이 롱쇼트로 5분여간 부드럽게 훑는다.범인의 시점쇼트도 아니어서 스릴러식 긴장을 주지는 않지만,왠지 모를 불안감이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이 알 수 없는 긴 시선은 공간을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게 하면서,영화의 주인공이‘공간’임을 밝힌다. 멕과 사라의 진정한 적은 외부의 침입자가 아니라 이 공간 안에 음습하게 스며들어 있다.가장 안전한 곳에 숨어있지만 타자와 소통하지 못하는 자의 처절한 고독만큼이나 고립 속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사라는 당뇨병 때문에 곧 주사를 맞지않으면 죽게 되지만 주사와,외부에 연결될 핸드폰은 모두 패닉 룸 바깥에 있다.그들의 싸움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안전한 공간에서 탈출하기 위한 것이다. 남부러울 것 하나 없는 전형적인 부르주아 계층인 멕을 지탱해온 신념은 위협 속에서 산산조각난다.멕은 초조함 속에서 욕설을 퍼붓는다.끊임없이 타자와 경계 짓고 자신만의 안전한 성을 쌓으려 하지만 쉽게 깨어지고 마는 중산층의 허약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더 나아가 언제나 잠재된 위협 속에 노출된 현대사회에 대한 은유로도 읽을 수 있다.연출은 ‘에이리언3’‘세븐’‘더 게임’‘파이트 클럽’에서 불안과 평안의 두 얼굴을 어둡고도 빛나는 영상으로 연출한 이시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데이비드 핀처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
  • 셰익스피어 비극 주인공들 한무대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재해석하고 패러디한 극단 창파의 ‘사물의 왕국’(채승훈 연출)이 6∼9일 무대에 오른다.햄릿,리어왕,맥베스,오셀로의 등장인물과 장면들이 서로 거울처럼 비추며 탐욕 비리 음모 부패가 반복되는 역사와 인간의 문제에 메스를 들이대는 문제작. 셰익스피어 전문극단에서 햄릿 역을 주로 맡던 하불립은 5년전 여배우 고진리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자들의 죄값을 묻고자 몇년만에 극장에 돌아온다. 햄릿처럼 미친 척을 하며 연극을 통해 그들의 속마음을 읽어내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의심 속에 갇혀 광기에 휩싸이게 된다. 자기가 믿는 진리만이 옳다고 밀고나가는 것은 타자에 대한 폭력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를 통해 과연 보편타당한 진리는 존재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제목 ‘사물의 왕국’은 의식마저 사물화해 버린 세상을 상징한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어본 관객이라면 어디서 어떤 장면이 무슨 의도로 쓰였는가를 찾으면서 본다면 흥미로울 듯.‘2002서울 공연예술제’공식참가작으로,연출을 맡은 채승훈씨는 수원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중인 베테랑 연출가.공연시간이 3시간으로 긴 편이다.오후 4시·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2274-1151. 김소연기자 purple@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만화경] 종교와 가정

    3년전 몰몬교의 본산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를 취재할 때였다.‘배타적인 일부다처제의 종교’운운 등 왜곡된 이미지로 인해 국내에선 인상이 썩 좋지 않은 종교인 만큼 취재 초기 열린 마음을 갖지 못한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그런데 취재기간 내내 동행하며 안내인 노릇을 한 50대 몰몬교도 부부의 모습은 선입견을 바꿔놓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부인은 다리를 약간 저는 상태였지만 그 부부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취재단의 일거수일투족을 거들며 단 한번도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취재를 마치고 그 부부와 인사를 나누며 불편한 몸에도 어떻게 그런 헌신적인 봉사가 가능한 것인지 슬쩍 물어보았다.두 사람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우리 두 사람은 종교에 앞서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미국 사회에서 정착하기까지 ‘이교도’란 질시를 받은 몰몬교도들은 숱한 죽임과 핍박을 감내해야 했다.많은 남자들이 죽거나 죽임을 당했고 그런 과정에서 일부다처제가 성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탈적인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몰몬교도들은현재 미국 정·관계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들은 어떤 자리에서든 가정의 평화를 무엇보다 강조한다. 많은 종교는 정착 과정에서 개인의 희생과 가정의 불행을 겪은 역사를 갖고 있다.신앙의 특성상 이같은 것들을 당연시하거나 심지어는 강요하기도 한다.토착종교의 위세가 강하던 한국에서도 외래종교가 정착하기까지 적지 않은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게 사실이다.지금도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불편한 관계 속에 살아가는 부부가 적지 않으며,고부간 혹은 형제간에도 이런 신앙의 차이로 인한 불협화음은 가정의 평화를 깨는 적잖은 요소로 작용한다. 개신교나 천주교에서는 ‘냉담자’,즉 본인의 뜻과는 달리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신도들이 늘고 있음을 크게 걱정한다.교계는 이같은 냉담자의 증가원인중 큰 부분을 가정내 종교의 차이로 보고 있다.얼마전 ‘개종’으로 인한 신변의 위협까지 받으며 한국인 성마리아와의 결혼을 관철하려 한 가톨릭 벨링고 주교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최근 자신의 종교를부인에게 강요하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일은 이혼사유에 해당한다며 부부의 이혼을 허용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종교적 확신에 앞서 개인의 인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실정법의 개입이다.종교와 인권,종교와 가정 중에서 우선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케 한다.마하트마 간디는 생전 “예수는 존경하지만 그리스도교는 싫어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종교 이전에 종교가 가진 보편적인 가치가 더 중요함을 직시한 말이 아닐지…. 김성호기자kimus@
  • 축구와 예술의 만남, 내일부터 갤러리 현대서 ‘미술로 보는 월드컵전’

    축구선수와 화가의 공통점은? 축구선수는 한 골을 넣는 것이고,화가도 한 점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축구선수나 화가는 직사각형의 틀 안에서 ‘일’한다.슛을 쏘고,그림을 그리는 일 말이다.축구는 중앙공격수인 센터포워드를 가졌고,미술은 예술전위대인 아방가르드를 가졌다.프랑스 미술평론가 앙리 프랑수아 드바이유의 주장이다. 이렇게 공통점이 많은 축구와 미술이 만나 일을 냈다.한·일 월드컵을 맞아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누보 레알리즘의 아르망을 비롯한 미술계 스타와 천재들이 모여 갤러리 현대에서 ‘미술로 보는 월드컵’전을 열기로 한 것이다.19개국 70명이 참여해 축구라는 단일한 주제 설치,조각,회화까지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월드컵을 맞아 급조한 것들이 아니다.멀게는 1994년부터 2002년 최신 작품까지 연도별로 다양하다.축구가 전세계인이 애호하는,스포츠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언어’라는 점에 착안해 세계인들의 정열을 한데 묶어놓았다. 삶,사랑,전쟁,친교,스타일과 재능의 주장,기교라는 축구의 ‘창조적 행위’를 미술로 표현한 것이다. 백남준의 ‘무제 1998’은 비디오 아티스트답게 TV모니터와 원색으로 채색한 축구공 10개를 원형으로 설치한 작품이다.그가 “지구와 축구공은 인간의 머리 모양처럼 원형이다.”고 말했듯 작품의 큰 틀은 원형이다.프랑스 미술가 아르망은 루이비통 가죽으로 만든 공 15개로 만든 98년 작인 ‘사치,분노,쾌락’을 내놓았다.소비사회에 대한 비판이다. ‘물방울 작가’로 잘 알려진 김창열은 영롱한 물방울을 축구로 치환한 작품을 선보인다.중국작가 류 다홍은 2001년작 ‘혁명의 공’을 통해 캔버스를 가득 채운 축구공의 이미지에 혁명의 모습을 배치해 놓았다.축구공의 공기주입 구멍이 화면의중심에 놓여 혁명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뉴욕의 제프 쿤스는 85년작 ‘Zungul’을 출품했다.나이키 포스터를 프레임한 것.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자 위에 왕관을 쓰고 앉은 작가 자신을 그린 작품으로 축구공들이 신하들처럼 도열한 구도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패션디자이너의 참가도 눈에 띈다.한국디자이너인 지해씨.2001년 1월 아시아인으로서는 두번째로 파리 오트퀴트르 협회 정회원이 된 그녀는 축구공의 5각형 무늬를 주제로 한 패션을 내놓았다. 2002년 파리 오트퀴트르(고급 맞춤복)봄·여름 컬렉션에 출품한 것이다.4∼16일 갤러리 현대(02)734-6111,조선일보 미술관.입장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씨줄날줄] ‘깽판’과 방해

    영국의 귀족들은 여간해서‘W.C(Water Closet)’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그들의 화장실이 ‘루(Loo)’이기 때문이다.이처럼 말에도 계급이 있어서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지배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쓰는 말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말이 다르다. 사회언어학에서는 이를 중심부 언어와 주변부 언어로 분류하는데 두 언어의 특징은 중심부 언어가 문어체에 가깝고 주변부 언어는 구어체가 많다.중심부 언어가 문어체에 가까운 것은 상류층이 글을 많이 읽은 영향인데 똑같이 남원에서 태어나 남원에서 자랐지만 향단이는 ‘사투리’를 쓰고 춘향이는 ‘표준말’을 쓰는 이치다.그러나 ‘춘향전’을 연출한 사람이 그것까지 계산에 넣었는지는 의문이고 같은 고향에서 자란 두 조폭이 ‘의리의 사나이’는 표준말을 쓰고 ‘배신자’는 사투리를 쓰는 ‘모래시계’의 경우처럼 표준말과 사투리가 갖는 이미지 때문에 의도적으로 차별을 둘 수도 있겠다. 두 언어의 또 다른 차이점은 전자는 은유·간접표현이 많고 후자는 사실·직설적표현이 많다.이를테면 ‘가난한사람’ 또는 ‘가난뱅이’와 ‘저소득층’의 차이다.이 경우 같은 말이라도 ‘저소득층’이라고 하면 ‘가난’이라는 현실이 둔화된다.미국의 어느 사회언어학자는 이를 “언어의 사기”라고 했는데 일왕이 일제 강점기에 대해 ‘통석의 염’ 운운한 것이나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유감 표명’ 같은 것이 이에 속한다. 언어의 계급성은 평등이 보편화됨에 따라 자연히 경계가 모호해졌다.왕실·사대부 언어와 사당패의 은어가 완전히 소멸된 것은 물론이고 중심부 언어와 주변부 언어도 혼재한다.그래서 같은 사람이 정책설명·세미나·토론 등에서는 말에 무게가 실리는 중심부 언어를,대중연설·향우모임 같은 데서는 일체감을 확인하는 데 효과적인 주변부 언어(사투리)를 거침없이 쓴다.선거 유세에서 “목구멍에 풀칠도 어려운 사람에게 여행 자유화는 그림의 떡입니다.” 하지 않고 “극빈자에게는…”운운하면 썰렁해진다.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깽판친다.’느니‘서울시가 하꼬방이냐.’는 등의 언어를 구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만약 이 후보와 노 후보가 텔레비전에 나와 그런 언어를 구사하면 역시 썰렁할 것이다.이렇듯말하는 장소와 의도를 빼버리고 단어만 옮기면서 자질과 연결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깽판’치려는, 즉 방해하려는 의도밖에 안된다. 김재성 논설위원
  • [오늘의 눈] 정통부 또 ‘오락가락’

    “문제 있으니 처분하라.”(장관) “취득에는 문제 없다.”(차관) 정보통신부가 또다시 ‘엇박자’를 노출했다.SK텔레콤의KT 지분 보유를 놓고 정책 방향이 혼란스럽다.양승택(梁承澤) 장관 언급과 김태현(金泰賢) 차관 얘기가 엇갈린다.고질적인 ‘우왕좌왕병(病)’이 재발한 것 같다.하도 헷갈리니 다시 요약해보자. #1.양 장관=SK텔레콤은 KT의 2대 주주가 될 때까지 주식을 조속히 처분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정부 정책에 도전하는 것이다. #2.김 차관=SK텔레콤이 스스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고,KT 지분의 1.79%인 교환사채(EB)를 매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정부 지분을 (SK텔레콤 등에) 매각하는 데도 문제 없었다. 두 발언은 분명 오차가 난다.그런데도 정통부는 인정하지 않는다.담당 국장은 김 차관의 후속 답변이라며 이렇게정리했다.“KT 지분 매각은 정당한 방식으로 이뤄졌으므로 문제 없다.그러나 SK텔레콤이 산 지분을 계속 갖고 있으면 공정경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경영에 간여할 수있고,영향력을 행사할수도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정부가 SK텔레콤에KT 지분을 판 것은 문제 없다.그러나 SK텔레콤이 산 지분을 계속 갖는 것은 문제 있다.처분하라.” 정통부의 논리는 앞뒤가 엉켜 있다.마땅히 풀어야 한다.두가지 해결책이 있다.첫째,‘매각은 성공작’이라는 자평(自評)이 오류임을 시인하면 된다.‘일부 실패’를 인정한 뒤에 다시 교통정리하겠다는 논리는 늦게나마 설득력을회복할 수 있다. 둘째,그것도 싫다면 SK텔레콤의 KT 지분 유지를 인정해주면 된다.합법적으로 매각했고,그 성과는 성공적이라고 정통부는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통부의 정책 혼선은 한 둘이 아니다.KT의 보편적 서비스 사업자 지정,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연기 및 출연금 삭감,2·3세대 이동통신 법인 합병 등. 그러나 정통부는 과오를 인정한 적이 별로 없다.억지로끝단추만 꿰맞추는 인상을 주기만 했다.이번에도 마찬가지일 듯싶다.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번 더 기대를 걸어본다.잘못 꿴 단추는 풀고 다시 꿰야 한다. 박대출 산업팀차장dcpark@
  • 신문·통신노조, 김대중 조선일보편집인 퇴출 촉구

    지난 21일부터 ‘언론개혁과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 퇴출 촉구 서명운동’을 벌여온 신문-통신사 노동조합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1572명의 1차 서명자 명단을 공개한뒤 이를 김대중 편집인에게 우송했다. 서명운동 대표자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은 최근국제언론인협회(IPI) 총회에서 한국의 언론상황을 왜곡하는 등 여론을 호도하고 있으므로 언론의 정도를 지키기 위해 퇴출운동을 전개한다.”고 주장했다.
  • 기초단체장 후보등록 명단-인천

    ■한나라당:한 ■민주당:민 ■자민련:자 ■민국당:국 ■한국미래연합:미 ■민주노동당:노 ■사회당:사 ■녹색평화당:녹 ■한국노년권익보호당:년 ■무소속:무 *28일 오후 3시 현재/*나이 소속 직업순/*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공천 후보를 이날 등록여부와 관계없이 포함. ◆ 인천 ■중구청장 한영환(52·한·전 시의원) 김홍섭(52·민·중구청장) ■동구청장 이화용(51·한·정당인) 김창수(59·민·동구청장) ■옹진군수 김종길(61·한·옹진군의회의원) 조건호(67·민·옹진군수) ■남구청장 박우섭(46·한·인천문화발전연구소이사) 이영환(62·민·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정명환(55·무·남구청장) ■연수구청장 정구운(58·한·전 국민일보편집국장) 고남석(45·민·인천시의원) 이경자(59·자·홍익개발대표) ■남동구청장 윤태진(54·한·남동구청장) 박규영(54·민·남동을지구당 부위원장) ■부평구청장 박윤배(50·한·정당인) 박수묵(61·민·부평구청장) 한상욱(41·노·정당인) ■계양구청장 박희룡(60·한·정당인) 이익진(62·민·계양구청장) 전병곤(48·무·정당인) ■서구청장 이학재(37·한·인천환경운동연합집행위원) 민우홍(47·민·인천시의원) 권중광(58·무·G.S코리아 대표) 박현양(62·무·서구청장) ■강화군수 유병호(64·한·전 인천시의회의원) 김선홍(66·민·강화군수)
  • 임권택 칸 감독상 수상 의미/ ‘동양적 신비감’ 벗고 세계화 길터

    [칸 손정숙특파원] 55년에 이르는 칸영화제 역사에서 임권택 감독이 한국 영화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본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영화계는 앞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것으로 기대된다.수상 소식이 더욱 반가운 까닭은 상을 받은 타이밍의 적절성 때문. 우리영화는 국내적인 흥행 돌풍에다,필름시장의 전세계적인 침체에도 아랑곳 없는 수출 신장세를 타고 있음이 칸마켓에서 이미 입증됐다.이처럼 국내외적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이제쯤 칸에서 수상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기대감이 고조되던 상황이었기에 영화 관계자들은 어느때보다도 수상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전양준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번 수상으로 ‘취화선’이 향후 일년간 필름시장에서 챙길 부가가치가 최소 200만달러에서 최대 1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취화선’은 이미 프랑스 최대의 배급사인 ‘파테’에 프랑스 국내 배급권을 14만유로에 팔아치운 바 있다. 사실 올해 칸에서 상을 타지 못했다면 한국영화는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 상황이었다.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금년은 한국영화에 호기이자 임감독의 영화가 트로피를 거머쥘 거의 마지막 기회였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세계 3대 영화제가 단골로 초빙하는 한국감독들은 대부분 향후 1∼2년간 작품을 내놓을 수없는 상태다.‘오아시스’의 개봉을 앞둔 이창동 감독은출품 타이밍을 이미 놓쳤고 이광모,허진호 감독 등은 내년에 신작 계획이 없으며 홍상수 감독은 올해 칸의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 초청을 거절했기 때문에 칸에 다시 오기까지는 상당한 견제가 뒤따르리라고 보인다.따라서 이번을 놓치면 한국영화는 칸영화제 재도전을 위해 3∼4년을 더기다려야 할 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임감독이 ‘취화선’으로 절묘한 시점에 칸영화제 본상을 안음에 따라 한국영화는 오랜 갈증을 해소한 것이다.동시에 임감독의 영화 역시 트레이드 마크인‘동양적 신비감’을 벗어던지고 보편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영화관계자들의 분석이다.박덕호 영화진흥위원회 국제교류팀장은 “이번 수상은 그간 양적 팽창에 치중해 온 한국영화에 스스로를 되돌아 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동남아 위주의 수출시장에서 벗어나 유럽으로 뻗어나갈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80년대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가케무샤’로 칸 그랑프리를 거머쥔 뒤 세계가 일본영화 열풍에 휩싸였듯이 ‘취화선’의 수상이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가져다줄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희망에 칸의 국내영화 관계자들은너나 없이 축제분위기에 빠져 있다. jssohn@
  • [사설] 한국 영상미 떨친 임권택

    ‘국민 감독’ 임권택 감독이 조선 때 화가인 오원 장승업의 예술혼을 그린 영화 ‘취화선’으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참으로기쁜 소식이다.때마침 한국과 프랑스의 2002 한·일 월드컵 최종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팀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선전을 펼친 데 이어 날아온 것이어서 더욱 반갑다. 임 감독은 이로써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모두 공인받은 셈이 됐다.임 감독은 지난 1981년 영화 ‘만다라’로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첫 진출한 이후 19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움켜쥐었다.2년전 ‘춘향뎐’으로 칸 영화제의 문을 두드린 데 이어 마침내 수상하게 됐다.이번 수상은 임 감독 개인의 영예이기도 하지만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껏 높인 개가라는 의미도있다.임 감독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과 한국의 미를 동시에 표현하는 소재를 다뤄 일찍부터 해외에서 한국 영상예술의 대표성을 인정받아왔다.일본의 한 영화평론가는 “임 감독의 영화는 한국의 사상,정서,문화를 이해하는 실마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임 감독이 한국적 미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정일성 촬영감독과 이태원 태흥영화사 사장 등 끈끈한 우정을 맺은‘동료’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코미디나 폭력물이흥행시장을 주도할 때에도 ‘춘향뎐’‘취화선’을 찍는용기를 보인 이들 ‘3인방’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한국 영화는 이번 수상으로 세계에서 보편성을 인정받았다.따라서 앞으로 한국 영화인들은 국내의 양적 성공에 안주하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작품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일본 영화가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1983년 칸 황금종려상을 받은 다음 세계가 비좁다 할 정도로 급성장한 것처럼 한국 영화도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한다.임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멍에를 벗은 기분이며 해방감을 느낀다.”고 언급한 대목을 국내 영화인들이 깊게 새겨 주기 바란다.
  • 다시 생각하는 민족주의/ ‘민족주의’ 과연 폐기대상인가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민족’‘민족주의’는 낡은담론으로 치부된다.나아가 단순히 낡았다는 것을 넘어 그폐해를 운위하는 논의들이 강력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한국 근·현대사에서 사상적 중심축을 이뤘던 민족주의가분명 중대한 곤경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보편적 세계시민주의라는 큰 틀 아래 민족주의는 과연 폐기 또는 해체의대상인가,아니면 새로운 개념의 민족공동체주의로 재구성돼야 하는 것인가.계간 황해문화 여름호가 ‘다시 생각하는 민족주의의 빛과 그림자’란 주제로 국제적인 지상토론을 마련했다.토론자는 홍윤기 동국대 교수와 윤건차 일본가나가와대 교수,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토종’인 홍교수가 재일교포 2세인 윤교수,귀화 한국인인 박교수에게 ‘이산과 집산의 민족 정체성:윤건차,박노자에게 묻는다’란 주제로 몇가지 쟁점에 대한 도전적 발제문을내고,두 교수가 이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지상토론이 이루어졌다. ■계간 '황해문화'지상토론 ◆ 쟁점 하나:한국적 민족 담론이 갖는 부정성에 대하여▲윤:인류 역사를 볼 때 민족주의는 진보와 보수의 두 얼굴을 한 채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지니고 있다.한국사회에서 민족주의는 해방후 오랜 기간 독재정권의 통치수단으로 이용돼왔으며,사람들의 일상 의식 차원에서도 타자를 억압하는 작용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확산되는 민족주의 반대 분위기는전 세계를 휘젓고 다니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국가’‘민족’‘공동체’라는 범형(範型)을 낡은 것으로몰아붙이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중요한 것은 민족주의폐기,해체가 아니라 그동안 폐쇄적·독선적·배타적 경향을 띠어온 민족주의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이다. ▲박:진보적 민족주의가 연대감 재확인 등의 순기능을 해온 것은 인정한다.그러나 보편적 이웃사랑이란 관점에서 볼때 민족주의는 순기능보다 그 부작용이 강하다.아프간 침략을 지지한 미국인 90%의 태도,4000만명이 살상된 1차세계대전에서 보듯 세계역사는 수없이 많은 민족주의의 부작용으로 점철돼 왔다.‘민족’이라는 프로그램은 한번 설치된 이상 대체는커녕 업그레이드도 안된다.‘신성 불가침한 경계선’이란 ‘신(神=민족)’이 또다시 전세계 규모의대량 인신 제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전혀 보이지않는다. ◆ 쟁점 둘:한국 민족주의의 현재적 요구-‘민족 정체성’요구와 ‘민족성’ 중심으로 ▲윤:재일동포인 내게 민족과 민족주의는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정체성 탐구와 불가분의 것으로 다가온다.나의아이덴티티는 물론 중층적·복합적이지만 그래도 나의 인생,사회적 위치를 가장 크게 규정하는 것은 역시 민족이며 국적(국가)이다.전세계엔 560만명의 한국동포가 살고 있고,이들은 1세는 물론 2·3세까지 생활문화 면에서 압도적으로 조국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일본을 비롯한 각국에서 ‘소수자’(minority) 또는 ‘경계인’(marginal man)으로서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민족정체성은 분명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박:민족 또는 민족주의란 일종의 상징기제로서 그와 결부된 일체의 것,즉 국가·언어·문화·역사 등 그 모든 것이 ‘민족 만들기’의 인위적 산물이다.민족성이 결코 천부적이지 않은 것처럼 ‘우리’라는 각 분야의 테두리도 결코 자생적이지 않다.따라서 민족과 결부된 일체의 공동체의식은 그 자체가 허위의식이고 자작된 이데올로기란 결론이 나오며,특히 한국 민족주의는 실체적으로 국가주의,계급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 쟁점 셋:민족 담론의 향방-민족해체? 민족공동체? 세계시민? ▲윤:민족주의를 국가주의 및 파시즘과 동일시하고 민족주의가 지닌 긍정적·창조적 측면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전후보상획득운동,김대중 구출운동,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은 분명 건강하고 진보적인 의미의 민족주의의발로였다고 본다.세계화와 정보화가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면서 민족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민족주의는 중요한 이데올로기,이념으로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민족,민족주의론은 결코 ‘병’이 아니며,매일매일 새롭게 다듬어 나가야 할 존재인 것이다. ▲박:민족 담론의 향방은 민족 담론을 생산·보급하는 근대적 민족국가의 향방에 달려있다.그러나 미국·유럽연합과 같은 초대형 국가에 기대는 핵심부 자본에 의한 지구적·국제적 생존권 박탈과 환경파괴는 결국 역으로 반세계화시위들이 시사하듯 전(全)지구적,초(超)민족적 저항에 부딪치고 말 것이다. 물론 민족적 패러다임의 전체적 해체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그러나 최소한 ‘민족의 찬란한 과거’와 민족정신’‘민족의 지도자’를 찬양하는 19세기말 식의 전형적인 민족주의는 수명이 길지 않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인쇄업체 선거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선거관련 인쇄물 제작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정작 지역 인쇄업체는 선거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21일 인천지역 인쇄업계에 따르면 각 후보 캠프로부터 수주하는 지방선거용 홍보물이 기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선거관련 인쇄물은 선거전문기획사에서 일괄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수의 선거기획사가 홍보물 인쇄를 서울에서 하고 있다.지역 인쇄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서울업체에비해 기획력과 인쇄물의 질이 떨어지고 인쇄 단가에서도서울업체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천시 남구 주안동 K인쇄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5∼6건의 선거관련 홍보물을 수주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한건도 주문받지 못했다. 반면 서울 인쇄업체는 인천·경기 등 수도권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주문을 상당수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충북의 한 단체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홍보물 제작을 맡은 기획사가 서울 인쇄업체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지역의 업체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청주의 한 업체에인쇄물을 발주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인천인쇄정보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방에서 선거홍보물제작을 시설과 단가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서울에 의뢰하는 경우가 보편화됐다.”면서 “지역봉사자를 뽑는 선거인 만큼 비용절감보다는 지역경제를 위해 되도록이면 홍보물 인쇄만큼은 지역업체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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