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편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직원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추모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2호선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세미나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31
  • MBC ‘미디어비평’ 1주년

    ‘동종 업계 비판금지’라는 언론계의 오랜 관습을 깨고 언론비판에 나섰던 MBC ‘미디어비평’(금 오후 11시15분)이 3일 방송 1주년을 맞는다. ‘미디어비평’은 ‘신문고시 보도의 진실’‘노무현 죽이기 논란’‘파렴치한 족벌언론 탈세’ 등 민감한 사안을 주제로 성역과도 같았던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2001년 시민이 뽑은 언론개혁 우수방송프로그램,안종필언론자유상,2001년 올해의 좋은 방송상 등을 수상하면서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자사 및 방송 비판에 약하고, 지나치게 조·중·동 3개 신문사의 보도·시각에 비판이 치중돼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실제로 조선일보는 ‘미디어비평’을 상대로 4건의 소송을 내 현재 진행 중이다.게다가 지난해 가을개편이후 방송시간이 금요일 오후 11시 15분에 편성돼 일반 시청자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프로그램 평가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김서중 성공회대교수는 “비싼 도자기를 깬 사람과 막사발을 깬 사람을 똑같이 문제삼을 수없는 것 아니냐.”면서 “절대 특정 언론을 표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는았다.”고 말했다. 최용익 미디어비평 팀장은 “처음엔 소재 부족으로 얼마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1년을 넘겼다는 것만으로도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면서 “외국처럼 상호비판과 토론이 보편화하기 위한 과도기적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미디어 비평’은 지난해 4월 28일 호주 ABC방송사의 미디어 비평과 한국의 미디어 비평 상황을 대비시키는 내용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손석희 아나운서가 6개월 동안 진행한 뒤 현재는 성경환 아나운서가 맡고 있다. 1주년을 맞는 3일에는 그동안 다루었던 주제들을 다시한번 짚어보고 언론의 변화를 알아본다.또 프랑스의 공영방송이 내보내는 신문비평과 방송비평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송하기자 songha@
  • 늘어나는 ‘가정위탁양육’ 현주소

    가정의 달을 맞았으나 사회 한 편에는 가정의 따뜻함을모른 채 불우하게 지내는 아이들이 여전히 많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결식아동은 30여만명,소년소녀가장은1만여명,해외입양 고아는 2000여명에 이른다.부모의 불화와 학대,미혼모 출산 등으로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못하는 아이들도 1만 2000여명이나 된다.이에 따라 각종 양육시설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가정에 데려와 일정기간 키우는 가정위탁양육 제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오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가정위탁양육의 실태를 알아본다. ◆위탁양육하는 엄마들=닥종이 인형작가 인명숙(44·여·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며칠전 고등학생인 딸로부터 “엄마가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인씨는한창 뒤집기를 시작하는 6개월 된 막내딸 나영이(가명)의재롱에 활기를 되찾았기 때문으로 스스로 풀이한다. 나영이는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아이.평소부터 아동복지와 미혼모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인씨는 한국수양부모협회의 주선으로 올 3월 나영이를 넉달간 키우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왔다. 부산에 사는 장순자(51·여·남구 대연동)씨는 “3년전처음 왔을 때만 해도 또래보다 유난히 작고 부산스러운 아이”였다고 지금 키우고 있는 혜정이(가명·9)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혜정이는 3살 때 알코올중독자 엄마가 이혼한 다음 한동안 기르다 양육시설에 맡겼던 아이다. 장씨는 “내가 안 데려왔으면 혜정이는 두번 버려진 아이가 될 뻔했다.”면서 “혜정이가 혼자 힘으로 살 수 있을때까지 잘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위탁양육 가정 급증=최근 인씨나 장씨처럼 친부모의 불화,미혼모 출산 등으로 버림받은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위탁 양육’(대안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가정위탁보호’제도가 처음 도입된 지난 2000년말에는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집이 1772가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말에는 4425가구로 갑절 이상 껑충 뛰어 올랐다. 가정위탁 양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설립된 한국수양부모협회 박영숙(47·여·주한 호주대사관 공보실장)회장은 “가정위탁양육은 가정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다시 친가정에게 돌아갈 때까지 일정기간 일반가정에서 보호하는 제도”라면서 “가정위탁 양육은 친부모가친권을 포기해야 하는 까다로운 입양제도와는 달리 아이가 친가정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인간적인’ 보육 형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가정이 해체될 때 아이들은 상처를 입고,그 상처는 따뜻한 가정에서만 치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탁양육의 걸림돌=보건복지부 아동보건복지과에 따르면 전혀 혈연관계가 없이 일반가정에서 자라는 위탁양육 아동들은 고작 350여명 정도이다. 현재 육아원이나 고아원 등 아동복지시설은 전국적으로 270여개에 달한다.이 곳에서 양육되는 아이들은 2만여명이다.따라서 가정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위탁가정 양육아동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이는 가정위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직접 자신의 문제가 됐을 땐 외면하는 우리나라사람들의 태도를 보여준다. 지난 1999년부터 민간 차원에서 가정위탁 사업을 벌여온한국복지재단복지사업국의 박은미(41) 국장은 “위탁을의뢰하는 아이들은 많은데 맡아줄 가정은 턱없이 모자란다.”고 털어 놓았다. 지난 27일 대구에서 창립된 대안가정운동본부의 은재식(38) 이사는 “가정위탁 제도가 자리를 잡으려면 우리 사회특유의 ‘핏줄’의식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정위탁이 활성화되려면 국가차원의 지원이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수양부모협회 오정희(40) 총무는“매월 위탁양육 가정에 지급되는 돈은 6만 5000원으로 가정위탁 양육이 보편화된 영국에 비해 10분의 1수준”이라면서 “여러가지 이유로 불우한 환경에 빠진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 ■'위탁가정'을 하려면 양육시설에 있는 아이를 집에 데려와 키워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행 가정위탁보호법과 한국수양부모협회의 규정 등을 통해 각종 조건 등을 알아본다. [가정위탁보호법] 우선 아이를 데려오려면 범죄,가정폭력,아동학대,알코올·약물중독 등의 전력이 없어야 한다.또 결혼하여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위탁아동을 포함해 집의 아이가 4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이런 전제조건에 맞으면 공립 아동상담소 또는 2인 이상 이웃주민의 추천을 받아 서류를 꾸며 구청에 내면 된다.구청은신청이 들어오면 위탁가정으로 적합한지 여부를 이웃 등을통해 확인한다.위탁가정으로 확정되면 한국수양부모협회나한국복지재단 등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다만 친인척은 사후에 교육을 받아도 된다. [한국수양부모협회] 가족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수양부모 중 1명은 온종일 일하는 직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부부중 1명은 60세 이하여야 하고,가정위탁보호법과 마찬가지로 아이가 위탁아동을 포함해 4명을 넘으면 안된다.1년에 4차례열리는 8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가족상담 및 가정조사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남아 가정에는 남아,여아 가정에는 여아를 우선적으로 키우게 된다.남자아이가 있는 집에는 나이 터울이 많은여자아이를 보낸다. 특히 편부 가정은 위탁이 불가능하고 수양모가 직장인일 경우 아동보호관리인이 있어야 한다.또 방이 3개(부모 방,여아 방,남아 방) 이상이어야 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적절한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구혜영기자
  • 민주화보상…경찰청장 “법적대응 검토”

    경찰청은 30일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 지난 89년 동의대사태 관련자 46명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 것과 관련,행정심판 청구나 소송제기 등 법적 대응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이팔호 경찰청장은 “감정적 대응을 할 생각은 없지만 이번 결정이 나오게 된 경위와 심의위의 결정이 효력이나 구속력이 있는지를 검토한 뒤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국가기관간 쟁송,해당 경찰관이나 유족의 행정심판 청구,경우회 등을 통한 소 제기 등 법률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또 심의위에 파견된 경찰관 5명을 철수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사학법인연합회도 이날 전교조 활동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결정의 철회와 재심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야당도 강력하게 반발했다.한나라당 정책위원회는 “동의대 사건은 법원의 유죄확정 판결이 났고 전교조 활동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위법으로 확정된 사건”이라면서 결정 재고를 요구했다.자민련 정진석 대변인도 “국민의 보편적시각에서 재심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홍기 조현석기자 hkpark@
  • 학술신간/ ‘우리시대’시리즈 58-62권

    ◆도서출판 책세상의 장기기획 시리즈 ‘책세상문고-우리시대’ 시리즈 58-62권이 나왔다. 종교학자 조현범 씨가 집필한 ‘문명과 야만-타자의 시선으로 본 19세기조선’(58권)은 19세기 중반 이후 개항까지 선교사들 눈에 비친 조선의 모습을 그렸다. 경남대 김용복 교수의 ‘엔블록과 동아시아 경제’(59권)는 세계화와 지역화란 외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동아시아 지역 협력의 가능성과 방안을 짚고 있다. 중국철학을 전공한 임형석씨의 ‘중국 간독시대,물질과사상이 만나다’(60권)는 종이 탄생 이전 죽간에 묵글씨를 쓰던 간독(簡牘)시대가 중국사에서 갖는 의미를 짚은 책이다. 61권 ‘매매춘과 페미니즘,새로운 담론을 위하여’(이성숙)는 서구 페미니스트 매매춘 반대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62권 ‘비전향 장기수-0.5평에 갇힌 한반도’(최정기)는 비전향 장기수가 다양한 감옥내 투쟁을 통해 감옥민주화 및 레드콤플렉스 약화 등에 미친 영향을 고찰하고 있다.각권 4900원. ◆‘루카치 미학’(전 4권·미술문화 펴냄)이 국내에서처음으로 완역 출간됐다.헝가리 태생의 세계적 미학자 게오르그 루카치(1885∼1971)가 1962년 완성한 ‘미학’은 후기 루카치의 역작이자 전 생애에 걸친 지적 탐구의 총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마르크시즘 미학을 최초로 체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생활’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하여 미적 태도의 발생과 분화를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루카치는 기존의 미학은 예술이 고도의 의식활동 중 과학이나 종교 등 다른 영역과의 차별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그 공통의 생성기반인 일상생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이 책은 미메시스(모방)의 문제,미학의 보편적 범주로서의 카타르시스,자연미의 문제,예술의 해방투쟁 등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번역작업은 지난 84년부터 89년까지 계속된 ‘서양고전미학강독회’ 멤버였던 이주영(홍익대·1권)·임홍배(서울대 2·3권)·반성완(한양대·4권) 교수가 맡았다.1·2·4권 각권 1만2000원,3권 1만원. 임창용기자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聖추행

    미국 작가 너새니얼 호손의 1850년작 ‘주홍글씨’는 17세기 미국의 준엄한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죄 지은 자의 고독한 심리’를 추적한,미국 문학의 걸작이다. 젊은 목사 딤즈데일과 간통한 주인공 헤스터 프린,그리고 그의 남편 칠링워스의 7년간에 걸친 죄의식과 심리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당시 호손을 ‘어느 누구도그를 능가할 수 없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주홍글씨’에서 젊은 목사 딤즈데일은 엄격한 청교도사회에서 죄의식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비극적 인물로 묘사되지만,종교적 순수성을 강요당하는 성직자상으로 남는다.많은 문학작품 속의 성직자들은 이처럼 어쩔 수 없는인간적 운명에 휘둘리면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어떤 초(超)범속의 표상이다. 실제로 많은 종교에서 성적 욕구와 관련해 성직자들에게초월의지를 강요한다.성욕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본능이고 욕망이지만 종교성을 위해 초극해야 한다는 것이다.이같은 금욕과 절제는 종교적인 삶이 보통의 세속적 인간 삶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데 바탕하고 있다. 신라의 승려 원효는 “수행자의 마음이 깨끗하면 하늘이칭찬하고 도인이 여색을 생각하면 선신(善神)들이 떠나가네.”라고 하여 수행자들이 성욕에 빠지는 것을 경계했다.고려의 승려 지눌도 일찍이 “여색의 화는 독사보다도 더무서우니 항상 멀리해야 한다.”고 하여 성욕의 해악을 강조했었다. 이같은 금욕과 독신은 가톨릭에서 유독 철저하다.사제(司祭)는 의례를 통해 사람들의 희원을 하늘에 전달하고 하늘의 신성한 능력을 회중에게 전달하는 성스러운 직책이기때문이다.사제는 성(性)적인 힘을 성(聖)스러운 힘의 적대자로 여겨야 한다.성욕은 성스러움을 오염시키는 금기물인 것이다. 이같은 가톨릭 교회를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미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있다. 종교적 순수함에 대한 파괴행위로서 세계인이 놀라고 있다.교황청은 이같은 미국 사제들의 파행과 일탈을 독신주의 교리의 부작용의 하나로 인정하기보단 개인적인 약점과 실패로 돌리고 있다.하지만 ‘자신을 채우고 사로잡는초월적 실재를 자신의 생활방식을 통해 증거해야 한다.’는 가톨릭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종교의 보편적인 진리마저 오염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성호기자kimus@
  • 부모姓 함께쓰기 남성에게 확산

    ‘이구경숙’,‘이노형범’,‘김박태식’,‘이유명호’,‘고은광순’….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姓)을 함께 쓰는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97년 호주제 등 봉건적 가부장제 타파를 취지로 일부 여성단체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최근들어 시민단체는물론,일반 시민에까지 파고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성에 어머니의 성을 새로 추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갓 태어난 자녀의 이름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함께 붙여 호적에 올리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호주제 폐지운동을 펼치고 있는 일부 여성단체 관계자들사이에서는 가부장제의 잔존인 기존의 성과 이름 대신 ‘별칭쓰기’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유림계 등은 “전통을 붕괴시키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모 성을 함께 사용하는 임정창선(33·회사원)씨는 지난 1월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임이시여’로지었다.그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씨인 아내의 성을 함께 쓰기로 했다.”면서 “아이가 남들의 주목을 받을 수있도록 이름도 다소 튀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상근간사인 김진중열(35)씨의 딸 이름은 김우하림(5).그는 “현행 호적법 때문에 성은 ‘김’으로,이름은 아내의 성을 덧붙여 ‘우하림’으로 호적에 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아이가 컸을 때에는 호적법의 폐지 등으로 부모의 성을 함께 쓰는 것이 보편화되거나 아버지의 성만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민우회 간사들은 모두 ‘공기’,‘맨발’,‘허브’,‘사자’ 등의 별칭을 명함에 박아 사용하고 있다.맨발(34·여)씨는 “여대생들 사이에서는 호주제 폐지를 위한 문화운동 차원에서 성 대신 별칭을 사용하는 운동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8년 발족 이후 회원이 4000여명으로 늘어난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회원 고은광순(47·여)씨는 “전 세계적으로 아버지의 성을 강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부모성 함께 쓰기 운동이 국민들 사이에서도 차츰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성균관 이상만 의례부장은 “호주제와 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것은 우리 민족의 근본”이라면서 “여성운동을빌미로 근본을 흔들게 아니라 호주제의 문제점을 단계적으로 고쳐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법학과 심명호 교수는 “자녀에게 어머니의 성까지 붙여주는것은 자녀의 정체성보다 부모의 욕심을 우선시하는 것”이라면서 “호주제가 남녀평등의 정신을 저해한다는 것도 논리적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충무로 산책] 관객 200만 돌파 ‘집으로‘ 성공비결

    유기농 무공해 영화 ‘집으로…’가 개봉 한달도 못돼 관객 200만을 돌파했다.이 소식을 반길 이들이 홍보사 직원만은 아닐 듯 하다.이유야 어찌됐든 흥행을 좇아 조폭에,코미디에 줄대기 바빴던 충무로,나아가 문화계 전반에 던지는 시사점이 녹록하지 않다. 첫째,무르녹아야 ‘작품’이 나온다.‘미술관옆 동물원’이후 쏟아져 들어왔을 수많은 러브콜을 나몰라라 하고 이정향 감독은 5년을 푹 쉬었다.세간의 북새통이 잦아들 무렵에야 한장한장 촬영일지를 넘겼지만 흥행 조바심은 어느 갈피에서도 찾기 어렵다.단지 가슴속 오래 쟁여둔 이야기를 둑터치듯 쏟아부은 게 오그라든 관객 가슴들을 활짝 펴준 것. 둘째 푹 삭일수록 쉬워진다.‘집으로…’는 누구나 가슴한자락에 품고 있을 큰 사랑에의 부채감에 젖줄을 대고 있다.낡을수록 버릴 수 없는 우리의 유년에다 말을 건네는영화는,7세부터 77세까지 누구의 가슴이든 조근조근 적신다.소월의 진달래가 국민적이듯 ‘집으로…’가 구사하는보편 언어는 난무하는 액션 틈을 뚫고 만인의 가슴으로 흘러간다. 이보다는 희미하지만 더 귀기울여 들어둬야 할 목소리도섞여 있다.‘집으로…’는 보편적인 게 결국 현대적이란걸 새삼 일깨워준다.이미 적잖은 평론가들이 이 평범한 영화에서 조용한 ‘여성주의’를 읽어내렸다.손자에서 어머니로,외할머니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 거대한 사랑의 수원(水源)이 큰소리 한번 내지름 없이 모계 혈통주의를 웅변한다. 그뿐 아니다.영화는 현대사회가 휘몰아치듯 잘라내버린 ‘통과의례’ 체험을 정중앙에 복원시켜 낸다.컴퓨터 게임판에 코박고,할머니가 얹어준 김치를 밀쳐내고 햄 통조림을숟가락 채 퍼먹는 상우는 ‘발효’를 모르는 아이다.그런상우가 친구네 다녀오는 길에 미친 소에 쫓겨 무릎이 까지면서 그 내면은 성큼 야물어진다.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사랑이 쏟아지는 인스턴트 지식과 인스턴트 간식이 아니라,어려움을 견뎌낸 성장체험임을 이만큼 낙낙한어조로 얘기한 화면이 있었던가. 그래서 결국은 되돌아온다.피와 살이 되는 보편성,그게 결국은 상업적인 것이라고.‘집으로…’는 잘 팔리는코드를 찾아 이리저리 밖을 헤매다니는 영화계에,제자리에 앉아제 속을 먼저 들여다보라고 일러주고 있다. 손정숙기자
  • [씨줄날줄] 師表 없는 세상

    사법연수원이 연수생 360여명을 상대로 가장 존경하는 국내 법조인이 누구인가를 조사해 보니 60%를 넘는 220여명이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응답자중 25명이 심재륜전 대구고검장을 적어내 그가 1위를 차지했고 2·3위는 변정수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박원순 변호사가 뒤이었다.심 전 고검장은 ‘대전 법조비리’ 사건과 관련해 인사조치를 받자 검찰 수뇌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소송 끝에 복직한 인물이다.연수원생들은 그의 모습에서 꼿꼿한 법조인 상을 느끼고 한 표를 던졌는지 모르겠다.그러나 한국 법조계의 사표(師表)로 흔히 꼽는 초대 대법원장 가인(街人) 김병로가 8표를 얻은 데 그친 점을 보면 ‘강직함’이 선택의 동기로 크게 작용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번 조사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예비 법조인들에게는 존경하는 선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굳이 법조계뿐이겠는가.지난해 5월 서울대 대학신문이 스승의 날을 맞아학부생들에게 의식조사를 한 결과를 보아도 대상자의 42.1%가 교내에서 존경하는 교수가 없다고 답했다.우리는 지금 존경하는 인생 선배,직업세계의 선배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어릴 때에는 누구나가 존경하는 인물을 한둘쯤 갖기 마련이다.그 사람은 아버지·할아버지 같은 집안내 어른이기도 하고 위인전에서 만난 영웅·호걸,TV에 자주 등장하는 연예인·운동선수이기도 하다.그래서 그들을 통해 이순신처럼 나라를 구하는 장군이 되겠다거나,나이팅게일 같은 간호사가 돼 병마에 신음하는 이들을 돌보겠다는 꿈을 아이들은 갖는다.미국의 한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로도 가슴에존경하는 인물을 품고 있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자존심이 높고 학업성적도 뛰어나다고 한다.결국 존경하는 대상이란 개인의 꿈을 구체화하고 인생의 갈 길을비춰 주는 등불 구실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요즘은 사회 구성원들에게서 일반적으로 존경받는 사표를 찾기 힘들어진 까닭은 무엇일까.아마 교과서적인 가치와 현실세계의 가치가 극단적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현실이 돈과 권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데 보편적 이상을 좇는 이들이 설 자리가 과연 있겠는가.사회가 깨끗해지지 않는 한 ‘존경 받는 인물’의 탄생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 이요원 논설위원 ywyi@
  • 집중취재/ 전자투표제 도입하자- 美 정당서 대학까지 ‘투표혁명’

    ■외국 사례 선거가 전자시스템으로 바뀌어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선거의 디지털·온라인화에 가장 앞서가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2000년 3월 애리조나주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선거를 인터넷으로 뽑았다.이어 8월 소수정당인 개혁당도대선후보 선출을 인터넷으로 치렀다. 당시 애리조나주는 인터넷 투표를 실시해 투표율과 선거에대한 관심도를 크게 높였다. 지난 96년 예비선거에서는 1만2800여명이 참가했지만 전자투표로 치러진 2000년에는 8만5970명이나 참가해 투표율이무려 7배나 늘었다. 미국에서는 이에 힘입어 정당 뿐만 아니라 대학,단체들도앞다퉈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인터넷 투표사이트들이 한해1만건 이상의 각종선거와 투표를 대행해주는 실정이다. 이밖에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나라는 브라질 벨기에 필리핀베네수엘라 등도 있다. 손가락 터치방식의 전자식과 기계식을 병행하거나,OMR방식으로 투표용지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기표한 다음 투표용지 판독기에 입력,전산망을 통해 집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전자기표봉이나 마그네틱 투표카드 등을 도입,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들이 다각도로 시도되고 있다. 브라질 전자투표의 경우 화면에 나타나는 후보자의 성명등을 확인후 확인버튼을 누르면 투표상황이 디스켓에 자동저장,결과기록지가 인쇄·출력돼 투표함에 투입되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 선관위에서 개발하려는 방식과 유사하다. 영국은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5월초 예정된 지방선거에 전자투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세인트앨번스구(區)내 20개 마을 가운데 2곳과 잉글랜드웨일스주(州)의 리버풀 등 29개 마을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독일도 오는 2010년 이전에 온라인으로 총선을 치른다는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 ■전문가 제언/ “인터넷투표 조기 도입을” 한국처럼 선거가 많은 곳도 드물다. 그럼에도 투표방식은수십년 동안 변화가 없다. 부재자 투표를 위한 투표함 수송이나 개표집계를 위해 전국적으로 10만명 이상의 인원을 동원하는 비효율, 비능률이계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전자 민주주의의 진행은 미국의 경우와는달리 기술적·사회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비디오 텍스 등한정적인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를 이용해 진행되고 있다. 전자투표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다.특히 온라인투표는 인터넷을 이용함으로써 신속하게 선거결과의 집계·전송이 가능하다.또한 투표참여율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대 젊은층의 참여가 기대되고 이익집단의 로비에 휘둘리는 정치행태를 변화시켜 ‘투명한 정치’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있다. 아울러 지체부자유자나 환자,부재자들의 참여를 확대할 수있다. 무엇보다도 선거비용의 절감과 효율성 증대는 상당하리라본다. 그러나 이런 예상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 등은 부정투표 소지와 사생활 침해,전문적 해커의 침입·교란,접속 불통 등의 문제점을 우려하며 조기실시에 미온적인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보안문제는 투표,인증,집계 과정에서 각단계별 전송시 암호화함으로써 보안·비밀보장을 해결할 수 있다. 이 경우도 기권표의 조작에 대해서는 원래 투표예정자가발견해 내지 않으면 그 조작여부를 발견해내기 곤란하다는문제점이 있지만 향후 기술로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고본다. 앞으로 인터넷이 더욱 보편화될 점망이다. 따라서 선거도인터넷을 통한 투·개표 방식으로 과감하게 그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주 서울대 교수
  • 그룹가수들 줄줄이 외도?

    ‘뭉쳐서는 노래를,헤쳐서는 개인기를!’ 핑클,클릭B,1TIM,신화,SES 등 최고 인기 그룹들이 본업아닌 분야에서 개별로 솜씨를 뽐내고 있다. 핑클 경우 옥주현은 MBC AM ‘별의 빛나는 밤에’ 진행자로, 이효리는 MBC의 다큐멘터리 재현 프로그램인 ‘타임머신’의 MC로 나섰다.또 성유리와 이진은 오는 5월부터 SBS 새 수목미니시리즈 ‘나쁜 여자들’과 MBC 시트콤 ‘뉴 논스탑’에 각각 출연해 연기자로 변신할 예정이다.가요 그룹으로 수렴됐던 멤버들의 방사선같은 개인별 발산이 확연해진다. 1TIM의 멤버 송백경 또한 이 달부터 MBC FM ‘송백경의 더블 임펙트’를 맡았다.클릭B의 김태식 유호성 둘은 SBS FM‘클릭B의 영스트리트’를 진행 중이다.NRG의 이성진은 MBC의 ‘목표달성 토요일’에서 ‘주접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이에 앞서 문희준,강타,전진,SES의 유진은 SBS의 ‘토요일의 온다’를 진행햇다. 예전에는 멤버의 개별 활동은 곧 팀의 해체를 뜻하는 것이었다.그러나 요즘에는 팀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전술적 방편으로 유지되고 있다.노래를 통해서 보여 줄 수 있는 이미지변신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또 그룹 중에 한 명만 대중적인 지지도를 얻어도 팀의 존속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이미 보편화된 일이다.10대에 아이돌 스타로 시작해 30이 넘는 나이에도 위치를 지키고 있는 일본의‘스마프’가 대표적인 예.각기 광고 모델,배우 등으로 스스로의 확고한 입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이같은 현상이 가수들의 다양한끼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기획사와 방송국의 얄팍한 상술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가수 활동 인기에 힘입어 다른 연예 자질이 없는 가수들을 무분별하게 진행자나 연기자로 이용한다는 것이다.송백경보다 앞서 더블 임팩트를 진행한 문희준의 경우에는 불과 여섯 달도 진행하지 못하고 도중 하차했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녹음이 많았을 뿐 아니라 진행도 매끄럽지 못해 청취자의 빈축을 샀다.또 SM기획사 소속의 종합 선물 세트처럼 강타,문희준,전진,유진 등을 MC로 내세웠던 ‘토요일이 온다’는 불과 5개월만에 MC를 대폭 물갈이하면서MC에 따라 코너도 모두 바꿨다. 방송국과 기획사의 얄팍한 상술이 없어져야 그룹 가수들의개별적인 연예인 끼가 제대로 개화할 것이다. 이송하기자
  • “알아야 더 받는다” 연봉사이트 각광

    “소신대로 제시할까? 눈치를 봐야 하나?” 처음 이력서를낼때 연봉수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답답해하는 구직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연봉정보 사이트들이 인기다. 월급공개사이트 ‘페이오픈'(www.payopen.co.kr),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www.incruit.com) 등에는 취업철을 맞아 자신의 몸값이 얼마나 되는지 상담하는 글들이 평소보다 10배 이상 폭주하고 있다. 또 각종 연봉통계정보를 이용해 구인·구직자들을 연결시켜주는 ‘파워잡'(www.powerjob.co.kr) 서비스를 이용하는 네티즌도 날로 늘고 있다. 우선 클릭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페이오픈'에서는총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을 통해 자신의 실력평가와 함께 연봉협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크루트'는 연봉협상 방법,연봉관련 제도 및 법률 등에 대한 무료상담을 이달말까지 갖는다. 또 ‘인커리어'(www.incareer.com)는 ‘나의 연봉 계산기'를이용해 평균 연봉을 직접 산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봉정보 사이트가 이처럼 인기를 누리는 것은 그동안 감춰진 연봉정보를공개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직원끼리 연봉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있는 데다 뚜렷한 연봉책정 기준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페이 오픈'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구직자의 76%가 “취업을 지원하는 회사가 연봉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답해 기업들의 임금 비공개가 보편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파워잡'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게재한 기업들도 67%만 구직자에게 연봉을 공개하고,33%의 기업은 구직자와 협의를 거쳐 연봉을 책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한 구직자는 “희망연봉을 낮춰 적으면 제시한 금액만큼만 받을까봐 걱정이고,높게 적으면 서류전형에서 떨어질까 걱정이다.”면서 “아예 연봉을 투명하게 공개해 그 월급을 받고도 다니겠다는 사람만 지원하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봉 정보 사이트들은 그간 숨겨진 연봉정보를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기 때문에 구직자에게는 연봉협상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기업에는 적정 연봉을 제시하도록 하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는 호평을 받고있다. 전효순 kdaily.com 기자 hsjeon@
  • 집중취재/ 전자투표제 도입하자- 전자민주주의 구현 ‘이정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을 계기로 투표용지 없이 치러지는전자투표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지방선거나 대통령선거 등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경우 밤새워투표결과를 지켜보던 종래의 선거문화가 크게 바뀔 것으로보인다. 투표종료가 개표종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해킹 등 보안상 문제로 전자투표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자투표가 일반투표에까지 적용돼 우리의 선거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이를 위해 풀어야 할숙제 등에 대해 알아본다. ■실상과 문제점 [전자투표 장·단점] 투표소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만 누르면 되는 이른바 ‘터치스크린’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화면에 후보자의 사진과 이름·기호·소속정당 등이 나타난다. 투표소별로 투표종료와 동시에 컴퓨터에 집계되기 때문에신속·정확하다. 투·개표 인력이 크게 줄어 장기적으론 예산도 절약된다.예컨대 지난 98년 시행된 제2대 지방선거의 경우 전체 선거관리비용 1114억원 가운데 350억여원이 투·개표 관리비용이었다.투표관리에 17만명,개표관리에 10만명이 투입됐다. 따라서 전자투표제가 시행되면 투·개표 관련예산과 인력대부분이 필요없게 된다.하지만 해킹 등 보안상의 문제로선거의 비밀주의가 훼손될 수 있고 재검표가 어렵다는 점,사업초기 과다한 예산이 드는 점 등이 단점이다. [전자투표 불신 걷히나.] 여야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전자투표를 시행한 것을 계기로 신뢰가 크게 높아졌다. 특히 전자투표의 ‘효능’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없어 전자투표 도입이 적기라는 지적이다.민주당의 전자투표 기획총괄을 맡은 허운나(許雲那)의원은 “전자투표를 실시한 결과 공정하고 신속성이 있는 것으로 검증됐다.”면서 “당장오는 12월 대선에 도입하는 데도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자투표야말로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투표방식”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분위기] 정치권에선 전자투표에 대해 원칙적으로찬성하면서도 이를 일반선거에까지 확대하는 데에는 주저하는 분위기이다.컴퓨터 오·작동이나 해킹 우려 등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것이다.여야 비슷하다.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 홍보위원장은 “궁극적으로 전자투표 도입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유권자들의 컴퓨터에대한 이해차이가 대단히 큰데다 보안문제에 대한 완벽한 수준의 답까지 도출하려면 적어도 2∼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법률적 해법] 지난 2000년 개정된 통합선거법에는 투표의용이성 확보와 비밀보장,정당이나 후보자의 참관보장 등을전제로 중앙선관위가 각정당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돼 있다. 정치권의 동의를 전제로 시행을 위한 기본적인 여건과 토대만 만들어진 셈이다.전자투표의 전면적 도입을 위해선 예상되는 각종 문제점에 대한 예방과 예산지원 근거마련을 위한 법률 개정이 불가피하다.무엇보다도 전자투표의 전면실시를 위해서는 해킹 등 보안상 문제를 해소할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또한 컴퓨터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계층에 대한 배려를 통해 전자투표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는 게 중요하다. [선거당국 입장] 중앙선관위는 전자투표 도입에 적극적이다.선관위는 지난 97년부터 개발에 착수,버튼식 전자투표기를만든데 이어 연초 터치스크린 방식의 전자투표기도 선보였다. 전국 1만 4000여 투표소에 각각 3∼4대씩 전자투표기를 설치할 경우 2000억원가량의 예산이 추가로 드는 게 문제다.하지만 선거를 한번 치를 때마다 투·개표에 수백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다 인력지원 등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5년안에 투자비용을 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전자투표 어떤게 있나 전자투표란 유권자가 컴퓨터 전산망이나 전화·휴대폰 등의 전자통신 장비나 전자투표 전용기기를 이용해 투표권을행사하는 것이다. 기존 투표소에 나가 신분확인을 거친 뒤 투표용지를 교부받아 기표하던 방식을 대신하는 것이다. 기기의 형태에 따라 키오스크 투표,인터넷 투표, 옵티컬스캔 투표,전화투표 등으로 분류된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 키오스크 투표다.정부기관이나 은행,백화점,전시장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단말기를이용해 투표하는 방식이다. 현재 여야 대선후보경선과 중앙선관위에서 시험운영을 마친 전자투표 시스템도 이 방식이다.모니터에 후보자의 사진과 함께 기호·소속정당 등이 표시되며 유권자가 손가락으로 누르기만 하면 투표가 완료된다.투표종료후 정정이 가능하고 개표·검표도 신속히 집계된다.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 기능과 점자 키패드 설치도 가능하다. 종이투표처럼 오프라인 경로를 거쳐 유권자 인증을 거치므로 보안상 위험이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투표는 유권자가 투표장소에 상관없이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를 통해 접속·인증과정을 거쳐 투표하는 방식이다.완전 개방된 네트워크 공간을 이용해 투표할 수 있지만 보안상 위험부담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미래형 투표방식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옵티컬 스캔투표는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식. 유권자가 전자펜으로 의사를 표시하면 광학장치를 이용해해독,집계하는 방식이다.기존 종이투표 방식과 유사한 점이많아 유권자가 친근하게 느끼나 투표소에 나가야 되고 무효표 발생률이 높은 단점이 있다. 유진상기자 jsr@ ■유권자 반응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초기에 ‘전자투표제는조작’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북과 제주 등에서 후보들에게 적절히 표가 분배된 점을 들며 이같이 주장했다.하지만 한나라당도 민주당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전자투표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전자투표제의 공정성을 확인시켜줬다.이처럼 전자투표제 실시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투표에 참가한 시민 대부분은 “절차가 별로 복잡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의 경우 경선에 참가한 모든 후보에 대해 자신이 선호하는 순서대로 모두 기표해야 하는 ‘선호투표제’를 실시했음에도 0.5%의 무효표만 나와 운용상 큰 문제가 없었다.민주당 사이버지원반 관계자는 “일반선거의 무효투표율이보통 10%를 넘는데 비하면 대단한 성과”라며 전자투표제의정확성을 강조했다. 실제 지난 21일 경선까지 2만 6652명이투표에 참가,무효표는 고작 140표에 불과했다. 그는 “투표결과가 담긴 CD 2개를 봉인해 중앙선관위와 중앙당에서 보관하게 된다.”면서 “선거장소에서 쓰는 네트워크를 이용했고 5단계의 암호화 작업을 거쳐 보안에는 아무런 문제가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민주당 광주지역 경선에 참가했던 최모(35·광주시 북구 오치동)씨는 “당시 1500여명의 참가자가 왔으나줄도 별로 밀리지 않았고 투표절차도 아주 간단했다.”면서“투표단말기 2대당 선거도우미 1명이 배치돼 화상운영에서투른 노인들도 대부분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고전했다.그는 “정보화시대에 맞는 아주 이상적인 투표방식”이라고 말했다.전자투표제 도입이 기술적·경제적으로 완벽한 것만은 아니다.민주당 관계자는 “누군가가 마음먹고전송된 결과를 침입하려고 한다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기술적으로 더욱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전자투표 기상도 ‘오는 20××년 선거의 해-국회의원선거,지방자치단체장선거,대선 등이 동시에 열린다.’ ‘안찍어(32·가명)씨’는 그동안 투표에 참가하지 않는것을 자랑으로 삼았다.싸움만일삼는 정치에 관심을 접고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유권자의 권리라는 주장이다.임시공휴일인 선거일이면 놀러갈 궁리에 바빴다. 안씨의 아버지 ‘안투표(67·가명)씨’는 지금까지 4번의대선과 9번의 총선에 한차례도 빠짐없이 참가했다.최근 4번열린 지방자치 선거에도 꼬박 개근했다. 그러나 안씨 부자는 이번 선거에는 나란히 참가했다.전자투표제가 도입됐기때문이다.안씨는 전자투표제가 직접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보고 기꺼이 참여했다.그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아버지에게도 전자투표 방법을 상세히 알려줬다. 두사람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투표소에 함께 갔다.신분을 확인하고 전자투표권을 받은 뒤 전자단말기에 이를 집어넣었다.화상에는 후보들의 얼굴과 이력·정책·공약·정당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 나타났다.안씨 부자는 지지하는후보에게 원터치로 투표했다.개표결과는 투표마감 시간인오후 6시로부터 채 1시간도 안돼 나왔다.투표용지 발급,프로그램 시작,투·개표 등의 과정에서 무려 10여차례의 암호화 작업을거친 보안시스템 덕분에 우려한 해킹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전자투표제 도입시의 시나리오.전자투표제가 실시되면 투표율,특히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층의 투표율이 이처럼급증하게 된다. 중·장년층도 ‘도우미’의 협조를 통해 무효표 비율을 극소화시킬 수 있다. 박록삼기자
  • ‘빛컨셉트’ 기능성 화장품 봇물

    여름시장을 겨냥한 기능성 화장품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빛을 받으면 얼굴이 투명해지는 ‘광(光)과학’ 화장품과주름방지 성분이 포함된 제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화사하게 빛난다] 빛을 받으면 피부가 투명하고 화사하게빛나는 ‘빛컨셉트’ 화장품이 나왔다.빛에 따라 피부 안팎의 산란광과 반사광을 조절,피부를 맑아 보이게 한다. 마리끌레르는 화장품에 ‘프리즘 파우더’ 성분을 넣은 ‘프리즘 베이스 메이크업’ 라인을 선보였다.프리즘 파우더는 빛의 반사광·산란광을 조절해 주는 성분이다.팩트·파운데이션·베이스 등 3종으로,기미·주근깨 등을 가려주고노화의 원인인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랑콤은 펄과 빛을 이용,반짝임 효과를 강조한 립스틱 ‘브리리앙 마네틱 울트라 샤인 립스’와 ‘쥬이시 튜브’를 내놓았다. 샤넬은 빛을 컨셉트로 한 아이섀도 ‘뤼미에르 폴리크롬’과 립스틱 ‘엥프라 루즈’를 새로 출시했다.뤼미에르 폴리크롬의 반짝이는 펄은 빛을 받으면 빛나는 무지개색을 띤다.태평양도 빛의 반사효과로 맑고 투명한 피부로 만들어주는‘아이오페 화이트젠 메이크업’ 라인을 선보였다. 마리끌레르 김경선 마케팅팀장은 “엷고 투명한 메이크업이 보편화되면서 여성들이 화장을 살짝해도 화려한 느낌이드는 화장법을 선호한다.”며 “빛에 따라 새로운 분위기를연출할 수 있는 제품들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성 제품 봇물] LG생활건강의 ‘라끄베르’는 피부 흡수력을 높이는 나노기술을 이용한 기초화장품 6종을 새롭게선보였다. 식물성 보습,영양성분이 나노캡슐을 통해 피부에빠르게 침투,끈적임을 없앤 게 특징. 풀무원테크는 레티놀을 함유한 주름방지용 기능성 화장품‘인솔브 레티놀 프로그램’을 출시했다,김정문알로에도 알로에·비타민 등 식물성 미용성분을 함유,눈 주위에 영양과수분을 주는 ‘타임리스 아이크림’을 내놨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기고] 고교 평준화 위헌론

    고교 평준화제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칠 전한 세미나에서는 위헌론까지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3월 몇몇 학부모들이 “이 제도는 헌법에 보장된 교육을 받을 권리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고교 평준화제도는 고교 입시열풍과 그에 따른 사회적 폐해를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중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꾀하고,소위 일류·삼류 고교 등의 위화감을 해소하기위한 제도라는 것이다. 지금도 소위 ‘비평준화지역'에서 평준화지역으로 전환할 땐 늘상 나오는 소리다.아울러 지역주민의 대략 70∼80%가 평준화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함께 공개된다.하지만 비평준화 지역에서 소위 명문고에입학하지 못하는 학생의 비율이 평준화 찬성 비율과 비슷하다는 사실은 교육당국이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는 여론조사결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평등이란 ‘다른 것을 다르게,같은 것을 같게' 다루는 것이지,같은 것이든 다른 것이든 모두 똑같이 다루는 것이 아니다.내 자식이 못 들어가는 명문고는 없어져야 한다거나,우열반 편성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우격다짐이 ‘평준화'라는 구실로 합당화될 수 없다. 고교 평준화는 당초 ‘학력'의 평준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실제로도 그렇게 시도하였을지 모르겠으나, 이것은 달성 불가능한 허구이다.그것은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지닌 인간을소위 ‘군대식'으로 획일화시킬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지만,그런 가정이 증명되리라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평준화된 고교 학생들의 상당수가 학교에 가기는가되, 공부를 하지 않는 현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심지어 선생님들조차 수업에 관심 있는 중간 정도 성적의일부(?) 학생들을 위해 우수한 학생은 적극적으로 수업으로부터 소외시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평준화'란 학력의 평준화가 아니라,선생님의 학생들에 대한 적극적 의미의 애정의 평준화를 의미한다.즉,학생에 대한 무관심의 보편화 내지 관심의 영(零)으로의 수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무한(無限)으로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다.이것이 가공한 초보적 전문지식을 돈을 받고 전달하는학원 강사와 학교 선생님의 본질적 차이이다. 그런데 이것은 선생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교육시스템의문제이다. 현재의 시스템 하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선생님들은 결코 신이 아니며,우리의 가까운 이웃이고 보통사람들이기 때문이다.대학의 문을 ‘입학은 쉽고 졸업은 어렵게'로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는 한,현재의 고교 평준화는허울좋은 가식일 뿐이며,교육 주체인 선생님과 학생 모두를각자로부터 소외시킬 뿐이다. 고교 평준화는 학교 밖에서 국외자들로 하여금 모든 학생들을 외견상 똑같게 다루게 하는 데는 성공하였을지 모르나,학교 내에서는 학생들과 선생님 모두를 서로 고립되게 하고 소외시키고 말았다.근본 대책은 대학입시제도를 바꾸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국내 대학에 입학생 선발의 자율권을주어 그 문호를 대폭 개방하게 하되,외국 유수 명문 대학의국내 대학 설치를 과감히 허용하여 그들과 치열하게 경쟁을시켜야 한다. 대입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고교 평준화제도의개선을 진지하게 모색할 때다. 민홍기 변호사
  • 두 학자의 日역사왜곡 차별화된 대응

    ‘한국의 역사교과서부터 개정해야 일본 교과서의 역사왜곡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일본 군국주의 청산과 올바른 역사인식의 걸림돌인 천황 및 천황제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일본 교과서의 역사왜곡 문제가 또다시 불거진 가운데 두 역사학자가 지금까지의 대응과는 차별화된 방안을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에서 역사문제연구소 주관·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화해와 반성을 위한 동아시아 역사인식’ 학술심포지엄에서 김성보 충북대 교수는 일본 교과서의 역사왜곡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을 먼저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역사왜곡 문제는 일본에서 채택률이 극히 낮은 일부 교과서의 문제”라며 “이는 한·일 양국간 역사의식의 상호이해가 전제돼야 풀릴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역사왜곡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례를 찾아내 시정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역사의식상의 상호이해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그보다는 두 나라 역사교과서를 비교하여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장단점을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의 평화와 인권,민주주의의 보편적 시각에서 양국 역사교과서가 다시 쓰여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를 위해 우리 역사교과서가 안고 있는 역사인식의 협소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도쿄서적·오사카서적·교육출판·일본서적등에서 출간된,비교적 채택률이 높은 4종의 교과서들은 국제적 맥락을 중시하는 서술체계를 갖추고 내셔널리즘을 자제하며 민주주의·평화·인권 등 보편적인 가치를 중시하고 있는 반면,우리 교과서는 주변국,특히 일본을 도외시한 일국사(一國史)적으로 한국사를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한국전쟁과 한·일국교정상화의 경우 일본은 전쟁과 협정의 국제적 배경과 파장,자국 경제와의 연관성 등에 주목한 반면,우리 교과서는 단순 사실 기술에 그치고 있는 점 등을 실례로 든다.김 교수는 “우리가일국사적 시각에서 벗어나 일본을 바라볼 때 일본의 쇼비니스트들도 우리와 눈높이를 맞추게 될 것”이라며 “비판도 중요하지만 역사인식의 상호이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때 교과서 왜곡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려나갈 것”이라고강조했다. 한편 하종문 한신대 교수는 교과서 왜곡 문제와 관련, 일본의 천황 및 천황제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하 교수는 일본의 전후 반세기 역사를 돌이켜볼 때군국주의 청산과 전후 보상의 실현,그리고 올바른 역사인식의 확립이 유야무야되고 뒤틀리게 된 데는 천황제 온존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일본은 입헌군주제,즉 천황이 정부나 군의 지도자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천황을 전쟁과 일제의 만행으로부터 철저히 보호해왔다.그러면서 1936년 군 반란 진압,1945년 종전에 대한 천황의 결단은 ‘성단’으로 미화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역사왜곡 뒤에는 ‘천황의 정치 이용 배제’라는 논리에 용해된 근대 이후 일본의 근본적 모순이 있다는 점에 천착해야 한다.”면서 “아시아의 진정한 ‘역사화해’를 위해서도 천황제와의 정면대결을 더 이상 회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모세의 기적

    사전적인 의미로 볼 때,기적(奇蹟)은 초자연적인 힘이나신의 힘이 있어서 작용했다고 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비상하고 놀라운 사건이다.동서양을 떠나 세상 어느 곳에든 기적적인 사건을 믿고 문화적으로 수용하려는 흔적이드러난다.이 믿음은 특히 모든 종교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기도 하다. 힌두교 요가 수행자가 보여주는 괴력이나,대승불교 전통에서 설명하는 석가모니 부처의 생애와 유물관련 기적 등이 대표적인 예다.이슬람교도 마호메트를 기적과 기적의힘을 부인한 유일한 종교 창시자로 여기면서도,후대에는그의 생애를 기적적인 일화들로 서술했다.이슬람교도들은기적을 행한 성인들의 무덤을 찾는 순례를 연례적으로 행한다. 기적과 종교의 연관성을 볼 때 그리스도교는 단연 압도적이다.구약성서 전체를 통해 기적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신약성서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병을 치료하거나 먹을 것을 나눠주는 등의 숱한 기적이 들어 있다.신약시대이후에도 기적은 그치지 않으며 가톨릭의 경우 성인(聖人)으로 추앙되려면 공인된기적이 반드시 필요하다.신이 선별했다는 백성인 이스라엘인들의 역사에는 자신들을 잡아간 이집트에 10가지 역병이 기적적으로 발생했다고 적혀있다. 그리스도교의 기적 가운데서도 ‘모세의 기적’은 신앙을 떠나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다.애굽의 압제를 피해 탈출한 히브리인들이 나일강 삼각주 지역에서 출발해 시나이 반도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홍해가 갈라졌다는 불가사의다.이 바다의 기적을 놓고 신학자들 사이에 많은 논란이 거듭했지만 그리스도교 내부에선 변함없이 ‘야훼 하나님이이스라엘 민족의 생존을 위해 일으키신 기적’으로 인정된다. 한국에서도 이맘때 쯤이면 여러 곳에서 ‘바다 갈림’ 현상이 일어나고 어김없이 이 현상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란 수식어가 붙는다.과학적으로 설명되는 자연현상으로 인식되면서도 ‘모세의 기적’이 운운되는 것은 과학을 넘어선 어떤 절대성에의 의지 본능이나 나약한 인간 본성의 표출이 아닐까. 얼마 전 세계의 이목이 베들레헴에 집중됐다.팔레스타인자살폭탄 테러범들이 피신한 예수탄생교회를이스라엘군이 탱크를 동원해 ‘농락한’ 희대의 사건 탓이다.아기 예수가 태어났다는 성경의 마굿간 기록을 따라 세웠다는 예수탄생교회다.종교적 기적들을 역사 그대로 주장하는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역사와 신앙의 모태를 허문 것은 아닌지.이스라엘에서 멀리 떨어진 우리 바다의 갈림 현상은 올해도변함없을 터이지만 이를 보고 ‘모세의 기적’보다는 이같은 기적을 오염시킨 이스라엘군의 교회난입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김성호기자
  • 말많은 FX ‘지상청문회’/ “차세대機 기술습득 디딤돌로”

    국가예산 5조 8000억원을 들여 첨단 전투기 40대를 도입하는 차기전투기(F-X)사업이 오는 19일 최종 기종선정을 앞두고 있다.미 보잉사의 F-15K와 프랑스 다소사의 라팔에대한 2차 평가작업이 마무리되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2005년부터 실전에 배치될 예정이다.그러나 F-X사업은 지난해부터 시민단체와 학계,군 내부에서 평가과정의 문제점,외압의혹이 제기되더니 최근 사업연기 주장마저 나오는 등 혼선과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게다가 문제제기는 있으나이에 대한 적절한 규명노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갈수록의혹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대한매일은 지난 12일 이 사업의 실무책임자인 최동진(崔東鎭) 국방부 획득실장과 김경민(金慶敏) 한양대 교수,차두현(車斗鉉) 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이태호(李泰鎬) 참여연대 정책실장등 4명을 본사로 초청,그동안 제기된 각종 문제점을 놓고지상 청문회를 가졌다.특히 최 획득실장은 그동안 시민단체의 해명 요구에 대해 “평가작업이 끝나지 않아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이날 대담에 참석,최근 F-X사업에 대한 감사청구권을 제출한 참여연대 실무자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다. ●최동진 획득실장= 차기전투기(F-X) 사업은 예정대로 이번 주에 2차 평가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2차 평가에는 21명의 전문가 평가단이 참여한다.‘정책적인 고려’가 판단기준이지만 난상토론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태호 정책실장= 1차 평가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점이 많은 상태에서 2차 평가를 강행하는 것은문제가 있다.평가과정의 공정성 논란,외압의혹 등을 국회차원에서 규명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김경민 교수= F-X사업의 성패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 있어 얼마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에달렸다.우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첨단 전투기를 공동 개발,생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치열한 경쟁으로 이왕 4개 기종간에 외교적 마찰까지 빚고 있는 마당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아울러 차차기 전투기에 대한 개발 계획이 전무한 것도 문제다.협상과정에서 “다음번에도당신들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식으로 장기계획을 요구한다면 보다 유리한 조건을 받아낼 수도 있다. ●최동진= 전투기는 전략무기다.일반 가전제품이 아니다.문제가 있다고 지금 그만둘 수는 없다.협상과정에서 우리가전투기를 사주는 대신에 판매국이 우리 물건을 되사주는절충교역 비율을 70%까지 높였다.더 좋은 조건에 대한 욕심이 난다고 F-X예산 5조여원 가운데 3조 5000억원 이상을 우리 물건으로 되사주는 파격적인 절충교역조건을 포기하란 말인가. ●차두현 선임연구원= 미 F-15K에 대해 국민 감정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국방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고 신형인 프랑스의 라팔을 제쳐두고 구형을 사려한다는 의식이팽배하다.그러나 이런 반미감정 때문에 국제적인 무기구입의 룰이 깨지면 안된다. ●이태호= 반미감정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과거 KF-16과F-18A를 고르는 과정에서도 각종 로비와 비리가 드러나지않았나.이번에도 평가방법에 대해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은데 어떻게 대충 넘어갈 수 있나. ●김경민= 분명한 것은 F-15K가 항간의 소문처럼 ‘썩은 전투기’는 아니라는 점이다.그러나 레이더와 스텔스 성능이 경쟁기종인 라팔에 비해 떨어진다.태평양전쟁에서 미드웨이 해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제독은 “우리가 일본보다레이더를 먼저 개발했기 때문에 이겼다.”고 말했다.그만큼 레이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라팔은 일본이 개발한 우수한 성능의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최동진= F-15E는 현존하는 최강의 검증된 전투기다.현재쓰이는 개량형은 지난 88년에 나온 것이다.4개 후보 기종은 공군에서 요구하는 ‘작전요구성능(ROC)’을 모두 만족시켰다.게다가 미국의 F-15E보다 적외선,레이더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F-15K다.F-15K는 평가 과정중의 하나인 ‘워게임’에서 러시아·중국의 차기 전투기인 Su-35와 일본의 F-2급 전투기보다 낫다고 평가됐다. ●이태호= 지금은 가장 우수할지 몰라도 앞으로 10∼20년뒤에는 처지는 것이 사실이 아니냐.미 공군도 2004년 10대를 새로 구입한 뒤 더 이상 F-15E를 사들이지 않는다고 한다.이렇듯 수년내 단종이 되면 부품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차두현= F-15K는 2030∼40년 이후에쓸 전투기가 아니다. 당장 2005년부터 들여와 2020년까지 주로 사용할 전투기다.라팔이 제공키로 한 ‘전자식 레이더’는 이미 개발된 게 아니라 2008년에 개발,장착하겠다는 것이다.지금은 보편화된 휴대폰의 CDMA방식이 초기에는 아날로그핸드폰보다성능이 못했던 점을 상기하면 반드시 전자식이 레이더가우수하다고 보기 어렵다. ●최동진= 레이더 문제를 따진다면 F-15K는 동시에 표적으로 적기 10개를 잡지만 라팔은 40∼50개를 잡는다.하지만동시에 교전할 수 있는 능력은 F-15K가 8개인 반면 라팔은 4개에 불과하다.라팔의 레이더 포착범위도 알려진 대로 360도가 아니고 수평 ±60도,수직 ±50도에 그친다.서로 장단점이 있다. ●이태호= 당초 4조원이던 사업 규모가 마무리 단계에 가면서 1조 8000억원이나 추가됐다.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이에 대한 국민적 사전동의 절차가 없었다는 것은 문제다. 게다가 납세자 입장에서 6조원에 가까운 세금을 들여 사온 F-15K를 20년 타고 버린다면 누가 동의하겠나. ●최동진= 미국은 이미 생산한 F-15시리즈 1500대분의 부속품을 보유하고 있다.전투기가 제대로 운용되려면 400∼500대 정도는 생산돼야 한다.이 점에서 라팔은 자국 프랑스에서 11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향후 도입계약도 67대에 불과하다.그래서 동남아시아 시장을 집중공략하고 있는 것이다.솔직히 부품의 단가가 오르거나 공급이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라팔이 더 크다. ●김경민= 최근 F-15K에 장착될 엔진을 놓고 프랫 앤드 휘트니(P&W)사와 제너럴 일렉트릭(GE)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이미 GE사의 엔진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들린다.전세계 1500대의 모든 F-15시리즈가 P&W사의 ‘F100-PW-229’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데 왜 F-15K만 GE사의 엔진을 장착한다는 말이 나오나. ●최동진= 전투기 기종을 확정하지도 않았는데 F-15K의 엔진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다만 GE사 엔진도 F-15K에 장착해 3000시간의 시험비행을 해보니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공군으로부터 받았다.우리가 보유한 200대의F-16 전투기는 두 개사의 엔진을 절반씩 나눠 장착했다. ●이태호= 차기전투기를 도입하면서 절충교역의 비중을 70%까지 끌어 올린 것은 잘한 일로 평가한다.그러나 다른 평가항목의 가중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1차 평가과정의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면 오해를 벗을 수 있는 것아니냐. ●최동진= 세계적으로 무기도입의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예가 없다.평가항목중 ‘군운용적합성’과 같이 전투기의 예민한 성능과 관련된 군사기밀이 많다.그리고 처음부터 비공개를 약속했기 때문에 공개는 불가능하다.기종평가는 전문가들이 기준을 만들어 공청회와 설문조사 등을 거쳤고,또 전문가들이 수백개의 세부항목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평가한 내용이다.믿어야 한다.일반에 대한 공개는 어렵지만 비공개 청문회나 형사상 필요하다면 언제든 제출할 각오가 돼 있다. ●차두현= 미국에 대한 국민 감정이 안 좋다는 것은 안다. 기술적인 문제는 눈치를 보지말고 꼼꼼히 따져 국익을 앞세워야 한다. ●이태호= 프랑스의 라팔은 파격적인 기술이전과 절충교역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중치(11.99%)를 낮게 설정해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최동진= 라팔이 주겠다고 한 기술의 95%는 현재 개발된기술이 아니다.계약조건의 한 예를 들면 첨단 항공기술을이전시켜 주기 위해 “국내 연구진을 자국 대학원에서 얼마간 교육시키도록 하겠다.”는 등이다.반면 F-15K는 기체 후미부에 대한 생산기술을 우리에게 이전,우리가 납품토록 하고,아울러 판매에 대한 독점권도 주겠다고 했다.기술이전 조건 등이 우리에게 얼마나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지를 따질 문제다. ●이태호= 공군의 평가 부단장이었던 조모 대령이 외압의혹을 제기했는데,왜 외압에 대해 수사하지 않나. ●최동진= 조 대령 문제는 법정에서 시비를 가려 줄 것이다.다만 조 대령이 모든 평가과정과 결과를 다 아는 것처럼말했는데 체계상 그럴 수가 없다.조 대령은 340여개 항목에 대해 평가하고 있는 46명의 전문가 중에 한사람일 뿐이다. ●이태호= 조 대령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믿는다.최근한 매체가 예비역 장성과 장교 2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조 대령의 행동을 ‘소신에 의한 순수한 행동’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43.2%나 됐다.‘국방부 결정에 대해 공군이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도 60.9%다. ●김경민= 차기 전투기는 국가방위를 위한 전술적 차원을넘어 주변국가를 상대로 우리의 전략적 위상을 높여줄 수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중요하다.이번 F-X사업뿐 아니라 차차기 도입사업에 대한 계획을 만들어 이를 국가외교적으로 활용한다면 그 가치가 클 것이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국방부 획득실장 최동진]▲육사25기(58·예비역소장)▲제30기계화보병사단장 ▲육군 전력기획참모부장 ▲조달본부장. [한양대 교수 김경민]▲미 미주리대 정치학박사(48) ▲국제정치학회 이사 ▲저서 ‘부활하는 군사대국 일본’. [국방硏 연구원 차두현] ▲연세대 정치학과 박사과정(40) ▲KIDA 안보전력연구부(대미군사분야). [참여연대 실장 이태호]▲서울대 서양사학과(34) ▲4·13총선 낙천·낙선운동 주도
  • [공무원 노조 이렇게 생각한다] (하)국민 축복속 출범했어야

    지난달에 두 개의 공무원노조가 출범함으로써 공무원노조는 법외노조이기는 하지만 복수노조로 탄생하게 됐다.그러나 국민의 지지와 축복 속에서 합법적으로 탄생하지 못하고 실정법이 금지하고 있는 불법 노조가 됐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더구나 정부차원에서 연내 입법을 추진하는 상황 아래 출범을 강행함으로써 정부와 공무원단체가 극한 대치하고 있는 광경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일말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근본적으로 정부 쪽에서 공무원노조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데에 원인이 있다고 보여진다. 국민의 정부 들어서면서 노사관계의 민주화를 위한 많은조치가 있었지만 공무원노조 조기허용 문제에 있어서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지난 2월에 연내 입법 의지를 천명하고 정부안을 제시한 점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필자는 공무원노조의 필요성을 오래 전부터 주장해 왔다. 오늘날 공무원의 단결권도 보장돼야 한다는 것은 보편적인 원칙이 됐으며 공무원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공무원의 권익보호를 위한 단체를 결성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 게 국제적 추세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공무원노조가 시기상조라고 반대하고있으나 공무원노조를 인정함으로써 공무원의 근무조건 향상,대민서비스 향상,공직윤리 확립 및 부정부패의 감소,쌍방적 의사소통기능으로 행정과정의 민주화 및 행정개혁의추진 등 많은 순기능이 발휘될 수 있다. 한편 노조추진 단체의 추진전략에도 문제가 있다.정부와공무원만이 공무원 노사관계의 당사자라는 단순사고에서벗어나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공무원노조가 얼마나 빨리 정착할 수 있느냐는 것은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법규 위반을 단속하고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이 불법행위를 계속하게 되면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켜 공무원노조 도입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또한 공무원노조는 기성 노동단체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오염되지 않은 공직 특유의노동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해야 한다. 각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공무원노사관계는 공무원의신분상 특수성이나 직무의 공공성 그리고 각국의 여건에 따라 일반 노사관계와 달리 제한된 범위에서 다양한 형태로규율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종래의 권위적이고 상하 계급구조의 행정문화 속에서 노사 대등한 지위를 요구하는 공무원 노사관계가 정착하기에는 상당한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는 우리 공직사회의 현실을 감안해볼 때 우리나라 공무원노조의 추진전략은 점진적이고 합법적인 게 돼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 확산이 문제이지,정부와 노조 추진단체 간에는 사실상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따라서 정부가 시행시기,명칭,협약체결권에서 양보하되 기성 연합단체 가입 금지안을 추가하여 노사정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대화를 추진한다면 국민적 합의도 쉽게 이뤄져 공무원노조는 국민적 지지와 축복을 받으면서 우리 사회에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김재기 대구대 행정학과 교수
  • [씨줄날줄] 정자 시장

    1970년대,예비군 훈련장에서 입심좋은 어느 연사의 반공강연 한 대목-.“북한 사회에서 김일성은 신적인 존재다.‘탁월하시고 위대하시고….’ 모든 좋은 말은 다 갖다 붙이는데 재미있는 것은 ‘어버이’라는 존칭이다.그런데 요즈음 신문에 나는 인공수정 기사를 보면 실제로 김일성이 어버이가되게 생겼다. 인공수정이 현실화되면 북한의 여인들은 너도나도 어버이 수령의 씨를 받고 싶어할 것이고 당이 강제로 시킬지도 모른다.그렇게 되면 김일성은 진짜 인민의 생부(生父)가 아닌가.”라는 요지였다.그 무렵 뜨문뜨문 신문에 등장하는 인공수정기사를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결합시켜 만든 그럴듯한 공상과학 얘기였다. 30년 전,그 반공연사가 인공수정을 북한체제와 관련지은 것은 초등학생들이 북한사람들을 머리에 뿔 달린 사람으로 생각하던 시절의 재담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인공수정의 보편화,즉 섹스 없이도 자기가 원하는 사람의 아이를 임신할 수 있는 시대의 도래에 대해서는 적중했다.인터넷에 ‘신장 170㎝,금발에 푸른 눈,아이큐 140의 난자’를 판다는 광고가 등장했으니 말이다.물론 이 광고는 아직 외국의 얘기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수능 점수가 높은 남학생이 정자를 팔아 용돈을 벌고,미모와 두뇌를 겸비한 여학생이 난자를 팔아 등록금을 마련하는 일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불임부부는 어림잡아 100만쌍,연간 1만쌍의 부부가 인공수정으로 임신을 하고 있으며 이 때 제공되는 정자는 10만∼20만원,난자는 300만∼400만원 선이다. 물론 제공자의 연령,용모,출신 학교에 따라 가격도 달라지고 원매자가 소설가 화가 등의 특수한 옵션을 걸 수도 있다.이쯤 되니 이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알선업자가 등장하고 유전병을 일으킬 수 있는 정자와 난자의 상거래도 생기게 마련이다.정부가 서둘러 실태를 파악하고 정·난자 거래의 법제화를 검토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우수한 품종을 선택적으로 얻으려는 수의사들의 노력에서 비롯된 인공수정이 불임부부에게 복음이 된 것까지는 좋다.그러나 역시 ‘인공’에는위험이 따른다.정·난자의 매매를 금지하고 있는 영국의 한병원 실험 결과,인공수정 아이가 정상 임신 아이보다 정신지체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는 것이다.더 위험한 것은 수능 성적순으로 가격이 매겨질 유전자 차별문제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새영화/ 대재앙 전엔 반드시 징조가… ‘모스맨’

    대재앙의 참사를 미리 알게 된다면 인간은 좀 더 행복해질까? 아니면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처럼 오히려참혹한 나락으로 빠져드는 것일까? 1967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오하이오강의 다리 붕괴,1926년 중국의 댐홍수,1951년 시카고 대지진,1986년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 폭발,1973년 독일 광산붕괴 때마다 그 일대에서 나방모양의 인간을 봤다는 증언들이 속출했다. 영화 ‘모스맨’(The Mothman Prophecies·19일 개봉)은 대재앙의 참사전에 등장한다는 나비형상을 한 인간에 대한 미스터리 스릴러물로 1967년 오하이오 강의 대참사를 다루고있다. 워싱턴 포스트의 능력있는 기자인 존 클라인(리처드기어)은 2년전 아내를 자동차 사고로 잃은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어느날 일 때문에 리치몬드로 가던 존은 길을 잃고 외딴 마을에 도착한다.게다가 차까지 고장나자 근처 농가에 가서 도움을 청한다.그러나 농장 주인은 며칠째 존이 자신을찾아와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총을 겨눈다.마을의 보안관 코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던 존은 마을 전체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결국 그는 만사를 제쳐두고 마을에 남아 특이한 현상을 조사하기로 한다.마을 사람들이 증언하는 이상한 형체의 괴물은 2년전 아내가 죽기전에 보았다는 것과 일치하기 때문. 재앙 전에는 반드시 그것을 예언하는 무엇인가가 나타난다고 믿는 것이 보편정서인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울 것도 없는내용이라는 점이 관객들에게는 흠으로 작용할 듯하다. 이송하기자 songha@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