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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와 예술의 만남, 내일부터 갤러리 현대서 ‘미술로 보는 월드컵전’

    축구선수와 화가의 공통점은? 축구선수는 한 골을 넣는 것이고,화가도 한 점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축구선수나 화가는 직사각형의 틀 안에서 ‘일’한다.슛을 쏘고,그림을 그리는 일 말이다.축구는 중앙공격수인 센터포워드를 가졌고,미술은 예술전위대인 아방가르드를 가졌다.프랑스 미술평론가 앙리 프랑수아 드바이유의 주장이다. 이렇게 공통점이 많은 축구와 미술이 만나 일을 냈다.한·일 월드컵을 맞아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누보 레알리즘의 아르망을 비롯한 미술계 스타와 천재들이 모여 갤러리 현대에서 ‘미술로 보는 월드컵’전을 열기로 한 것이다.19개국 70명이 참여해 축구라는 단일한 주제 설치,조각,회화까지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은 월드컵을 맞아 급조한 것들이 아니다.멀게는 1994년부터 2002년 최신 작품까지 연도별로 다양하다.축구가 전세계인이 애호하는,스포츠 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언어’라는 점에 착안해 세계인들의 정열을 한데 묶어놓았다. 삶,사랑,전쟁,친교,스타일과 재능의 주장,기교라는 축구의 ‘창조적 행위’를 미술로 표현한 것이다. 백남준의 ‘무제 1998’은 비디오 아티스트답게 TV모니터와 원색으로 채색한 축구공 10개를 원형으로 설치한 작품이다.그가 “지구와 축구공은 인간의 머리 모양처럼 원형이다.”고 말했듯 작품의 큰 틀은 원형이다.프랑스 미술가 아르망은 루이비통 가죽으로 만든 공 15개로 만든 98년 작인 ‘사치,분노,쾌락’을 내놓았다.소비사회에 대한 비판이다. ‘물방울 작가’로 잘 알려진 김창열은 영롱한 물방울을 축구로 치환한 작품을 선보인다.중국작가 류 다홍은 2001년작 ‘혁명의 공’을 통해 캔버스를 가득 채운 축구공의 이미지에 혁명의 모습을 배치해 놓았다.축구공의 공기주입 구멍이 화면의중심에 놓여 혁명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뉴욕의 제프 쿤스는 85년작 ‘Zungul’을 출품했다.나이키 포스터를 프레임한 것.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자 위에 왕관을 쓰고 앉은 작가 자신을 그린 작품으로 축구공들이 신하들처럼 도열한 구도가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패션디자이너의 참가도 눈에 띈다.한국디자이너인 지해씨.2001년 1월 아시아인으로서는 두번째로 파리 오트퀴트르 협회 정회원이 된 그녀는 축구공의 5각형 무늬를 주제로 한 패션을 내놓았다. 2002년 파리 오트퀴트르(고급 맞춤복)봄·여름 컬렉션에 출품한 것이다.4∼16일 갤러리 현대(02)734-6111,조선일보 미술관.입장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씨줄날줄] ‘깽판’과 방해

    영국의 귀족들은 여간해서‘W.C(Water Closet)’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그들의 화장실이 ‘루(Loo)’이기 때문이다.이처럼 말에도 계급이 있어서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지배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쓰는 말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말이 다르다. 사회언어학에서는 이를 중심부 언어와 주변부 언어로 분류하는데 두 언어의 특징은 중심부 언어가 문어체에 가깝고 주변부 언어는 구어체가 많다.중심부 언어가 문어체에 가까운 것은 상류층이 글을 많이 읽은 영향인데 똑같이 남원에서 태어나 남원에서 자랐지만 향단이는 ‘사투리’를 쓰고 춘향이는 ‘표준말’을 쓰는 이치다.그러나 ‘춘향전’을 연출한 사람이 그것까지 계산에 넣었는지는 의문이고 같은 고향에서 자란 두 조폭이 ‘의리의 사나이’는 표준말을 쓰고 ‘배신자’는 사투리를 쓰는 ‘모래시계’의 경우처럼 표준말과 사투리가 갖는 이미지 때문에 의도적으로 차별을 둘 수도 있겠다. 두 언어의 또 다른 차이점은 전자는 은유·간접표현이 많고 후자는 사실·직설적표현이 많다.이를테면 ‘가난한사람’ 또는 ‘가난뱅이’와 ‘저소득층’의 차이다.이 경우 같은 말이라도 ‘저소득층’이라고 하면 ‘가난’이라는 현실이 둔화된다.미국의 어느 사회언어학자는 이를 “언어의 사기”라고 했는데 일왕이 일제 강점기에 대해 ‘통석의 염’ 운운한 것이나 정치인들이 즐겨 쓰는 ‘유감 표명’ 같은 것이 이에 속한다. 언어의 계급성은 평등이 보편화됨에 따라 자연히 경계가 모호해졌다.왕실·사대부 언어와 사당패의 은어가 완전히 소멸된 것은 물론이고 중심부 언어와 주변부 언어도 혼재한다.그래서 같은 사람이 정책설명·세미나·토론 등에서는 말에 무게가 실리는 중심부 언어를,대중연설·향우모임 같은 데서는 일체감을 확인하는 데 효과적인 주변부 언어(사투리)를 거침없이 쓴다.선거 유세에서 “목구멍에 풀칠도 어려운 사람에게 여행 자유화는 그림의 떡입니다.” 하지 않고 “극빈자에게는…”운운하면 썰렁해진다.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깽판친다.’느니‘서울시가 하꼬방이냐.’는 등의 언어를 구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만약 이 후보와 노 후보가 텔레비전에 나와 그런 언어를 구사하면 역시 썰렁할 것이다.이렇듯말하는 장소와 의도를 빼버리고 단어만 옮기면서 자질과 연결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깽판’치려는, 즉 방해하려는 의도밖에 안된다. 김재성 논설위원
  • 신문·통신노조, 김대중 조선일보편집인 퇴출 촉구

    지난 21일부터 ‘언론개혁과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 퇴출 촉구 서명운동’을 벌여온 신문-통신사 노동조합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1572명의 1차 서명자 명단을 공개한뒤 이를 김대중 편집인에게 우송했다. 서명운동 대표자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대중 조선일보 편집인은 최근국제언론인협회(IPI) 총회에서 한국의 언론상황을 왜곡하는 등 여론을 호도하고 있으므로 언론의 정도를 지키기 위해 퇴출운동을 전개한다.”고 주장했다.
  • [오늘의 눈] 정통부 또 ‘오락가락’

    “문제 있으니 처분하라.”(장관) “취득에는 문제 없다.”(차관) 정보통신부가 또다시 ‘엇박자’를 노출했다.SK텔레콤의KT 지분 보유를 놓고 정책 방향이 혼란스럽다.양승택(梁承澤) 장관 언급과 김태현(金泰賢) 차관 얘기가 엇갈린다.고질적인 ‘우왕좌왕병(病)’이 재발한 것 같다.하도 헷갈리니 다시 요약해보자. #1.양 장관=SK텔레콤은 KT의 2대 주주가 될 때까지 주식을 조속히 처분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정부 정책에 도전하는 것이다. #2.김 차관=SK텔레콤이 스스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고,KT 지분의 1.79%인 교환사채(EB)를 매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정부 지분을 (SK텔레콤 등에) 매각하는 데도 문제 없었다. 두 발언은 분명 오차가 난다.그런데도 정통부는 인정하지 않는다.담당 국장은 김 차관의 후속 답변이라며 이렇게정리했다.“KT 지분 매각은 정당한 방식으로 이뤄졌으므로 문제 없다.그러나 SK텔레콤이 산 지분을 계속 갖고 있으면 공정경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경영에 간여할 수있고,영향력을 행사할수도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정부가 SK텔레콤에KT 지분을 판 것은 문제 없다.그러나 SK텔레콤이 산 지분을 계속 갖는 것은 문제 있다.처분하라.” 정통부의 논리는 앞뒤가 엉켜 있다.마땅히 풀어야 한다.두가지 해결책이 있다.첫째,‘매각은 성공작’이라는 자평(自評)이 오류임을 시인하면 된다.‘일부 실패’를 인정한 뒤에 다시 교통정리하겠다는 논리는 늦게나마 설득력을회복할 수 있다. 둘째,그것도 싫다면 SK텔레콤의 KT 지분 유지를 인정해주면 된다.합법적으로 매각했고,그 성과는 성공적이라고 정통부는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통부의 정책 혼선은 한 둘이 아니다.KT의 보편적 서비스 사업자 지정,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연기 및 출연금 삭감,2·3세대 이동통신 법인 합병 등. 그러나 정통부는 과오를 인정한 적이 별로 없다.억지로끝단추만 꿰맞추는 인상을 주기만 했다.이번에도 마찬가지일 듯싶다.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번 더 기대를 걸어본다.잘못 꿴 단추는 풀고 다시 꿰야 한다. 박대출 산업팀차장dcpark@
  • 기초단체장 후보등록 명단-인천

    ■한나라당:한 ■민주당:민 ■자민련:자 ■민국당:국 ■한국미래연합:미 ■민주노동당:노 ■사회당:사 ■녹색평화당:녹 ■한국노년권익보호당:년 ■무소속:무 *28일 오후 3시 현재/*나이 소속 직업순/*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공천 후보를 이날 등록여부와 관계없이 포함. ◆ 인천 ■중구청장 한영환(52·한·전 시의원) 김홍섭(52·민·중구청장) ■동구청장 이화용(51·한·정당인) 김창수(59·민·동구청장) ■옹진군수 김종길(61·한·옹진군의회의원) 조건호(67·민·옹진군수) ■남구청장 박우섭(46·한·인천문화발전연구소이사) 이영환(62·민·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정명환(55·무·남구청장) ■연수구청장 정구운(58·한·전 국민일보편집국장) 고남석(45·민·인천시의원) 이경자(59·자·홍익개발대표) ■남동구청장 윤태진(54·한·남동구청장) 박규영(54·민·남동을지구당 부위원장) ■부평구청장 박윤배(50·한·정당인) 박수묵(61·민·부평구청장) 한상욱(41·노·정당인) ■계양구청장 박희룡(60·한·정당인) 이익진(62·민·계양구청장) 전병곤(48·무·정당인) ■서구청장 이학재(37·한·인천환경운동연합집행위원) 민우홍(47·민·인천시의원) 권중광(58·무·G.S코리아 대표) 박현양(62·무·서구청장) ■강화군수 유병호(64·한·전 인천시의회의원) 김선홍(66·민·강화군수)
  • [사설] 한국 영상미 떨친 임권택

    ‘국민 감독’ 임권택 감독이 조선 때 화가인 오원 장승업의 예술혼을 그린 영화 ‘취화선’으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참으로기쁜 소식이다.때마침 한국과 프랑스의 2002 한·일 월드컵 최종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팀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선전을 펼친 데 이어 날아온 것이어서 더욱 반갑다. 임 감독은 이로써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모두 공인받은 셈이 됐다.임 감독은 지난 1981년 영화 ‘만다라’로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첫 진출한 이후 19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움켜쥐었다.2년전 ‘춘향뎐’으로 칸 영화제의 문을 두드린 데 이어 마침내 수상하게 됐다.이번 수상은 임 감독 개인의 영예이기도 하지만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껏 높인 개가라는 의미도있다.임 감독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과 한국의 미를 동시에 표현하는 소재를 다뤄 일찍부터 해외에서 한국 영상예술의 대표성을 인정받아왔다.일본의 한 영화평론가는 “임 감독의 영화는 한국의 사상,정서,문화를 이해하는 실마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임 감독이 한국적 미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정일성 촬영감독과 이태원 태흥영화사 사장 등 끈끈한 우정을 맺은‘동료’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코미디나 폭력물이흥행시장을 주도할 때에도 ‘춘향뎐’‘취화선’을 찍는용기를 보인 이들 ‘3인방’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한국 영화는 이번 수상으로 세계에서 보편성을 인정받았다.따라서 앞으로 한국 영화인들은 국내의 양적 성공에 안주하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작품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일본 영화가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1983년 칸 황금종려상을 받은 다음 세계가 비좁다 할 정도로 급성장한 것처럼 한국 영화도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한다.임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멍에를 벗은 기분이며 해방감을 느낀다.”고 언급한 대목을 국내 영화인들이 깊게 새겨 주기 바란다.
  • 임권택 칸 감독상 수상 의미/ ‘동양적 신비감’ 벗고 세계화 길터

    [칸 손정숙특파원] 55년에 이르는 칸영화제 역사에서 임권택 감독이 한국 영화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본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영화계는 앞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것으로 기대된다.수상 소식이 더욱 반가운 까닭은 상을 받은 타이밍의 적절성 때문. 우리영화는 국내적인 흥행 돌풍에다,필름시장의 전세계적인 침체에도 아랑곳 없는 수출 신장세를 타고 있음이 칸마켓에서 이미 입증됐다.이처럼 국내외적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이제쯤 칸에서 수상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기대감이 고조되던 상황이었기에 영화 관계자들은 어느때보다도 수상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전양준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번 수상으로 ‘취화선’이 향후 일년간 필름시장에서 챙길 부가가치가 최소 200만달러에서 최대 1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취화선’은 이미 프랑스 최대의 배급사인 ‘파테’에 프랑스 국내 배급권을 14만유로에 팔아치운 바 있다. 사실 올해 칸에서 상을 타지 못했다면 한국영화는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 상황이었다.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금년은 한국영화에 호기이자 임감독의 영화가 트로피를 거머쥘 거의 마지막 기회였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세계 3대 영화제가 단골로 초빙하는 한국감독들은 대부분 향후 1∼2년간 작품을 내놓을 수없는 상태다.‘오아시스’의 개봉을 앞둔 이창동 감독은출품 타이밍을 이미 놓쳤고 이광모,허진호 감독 등은 내년에 신작 계획이 없으며 홍상수 감독은 올해 칸의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 초청을 거절했기 때문에 칸에 다시 오기까지는 상당한 견제가 뒤따르리라고 보인다.따라서 이번을 놓치면 한국영화는 칸영화제 재도전을 위해 3∼4년을 더기다려야 할 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임감독이 ‘취화선’으로 절묘한 시점에 칸영화제 본상을 안음에 따라 한국영화는 오랜 갈증을 해소한 것이다.동시에 임감독의 영화 역시 트레이드 마크인‘동양적 신비감’을 벗어던지고 보편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영화관계자들의 분석이다.박덕호 영화진흥위원회 국제교류팀장은 “이번 수상은 그간 양적 팽창에 치중해 온 한국영화에 스스로를 되돌아 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동남아 위주의 수출시장에서 벗어나 유럽으로 뻗어나갈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80년대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가케무샤’로 칸 그랑프리를 거머쥔 뒤 세계가 일본영화 열풍에 휩싸였듯이 ‘취화선’의 수상이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가져다줄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희망에 칸의 국내영화 관계자들은너나 없이 축제분위기에 빠져 있다. jssohn@
  • 다시 생각하는 민족주의/ ‘민족주의’ 과연 폐기대상인가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 ‘민족’‘민족주의’는 낡은담론으로 치부된다.나아가 단순히 낡았다는 것을 넘어 그폐해를 운위하는 논의들이 강력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한국 근·현대사에서 사상적 중심축을 이뤘던 민족주의가분명 중대한 곤경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보편적 세계시민주의라는 큰 틀 아래 민족주의는 과연 폐기 또는 해체의대상인가,아니면 새로운 개념의 민족공동체주의로 재구성돼야 하는 것인가.계간 황해문화 여름호가 ‘다시 생각하는 민족주의의 빛과 그림자’란 주제로 국제적인 지상토론을 마련했다.토론자는 홍윤기 동국대 교수와 윤건차 일본가나가와대 교수,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토종’인 홍교수가 재일교포 2세인 윤교수,귀화 한국인인 박교수에게 ‘이산과 집산의 민족 정체성:윤건차,박노자에게 묻는다’란 주제로 몇가지 쟁점에 대한 도전적 발제문을내고,두 교수가 이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지상토론이 이루어졌다. ■계간 '황해문화'지상토론 ◆ 쟁점 하나:한국적 민족 담론이 갖는 부정성에 대하여▲윤:인류 역사를 볼 때 민족주의는 진보와 보수의 두 얼굴을 한 채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지니고 있다.한국사회에서 민족주의는 해방후 오랜 기간 독재정권의 통치수단으로 이용돼왔으며,사람들의 일상 의식 차원에서도 타자를 억압하는 작용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 확산되는 민족주의 반대 분위기는전 세계를 휘젓고 다니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국가’‘민족’‘공동체’라는 범형(範型)을 낡은 것으로몰아붙이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중요한 것은 민족주의폐기,해체가 아니라 그동안 폐쇄적·독선적·배타적 경향을 띠어온 민족주의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이다. ▲박:진보적 민족주의가 연대감 재확인 등의 순기능을 해온 것은 인정한다.그러나 보편적 이웃사랑이란 관점에서 볼때 민족주의는 순기능보다 그 부작용이 강하다.아프간 침략을 지지한 미국인 90%의 태도,4000만명이 살상된 1차세계대전에서 보듯 세계역사는 수없이 많은 민족주의의 부작용으로 점철돼 왔다.‘민족’이라는 프로그램은 한번 설치된 이상 대체는커녕 업그레이드도 안된다.‘신성 불가침한 경계선’이란 ‘신(神=민족)’이 또다시 전세계 규모의대량 인신 제사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전혀 보이지않는다. ◆ 쟁점 둘:한국 민족주의의 현재적 요구-‘민족 정체성’요구와 ‘민족성’ 중심으로 ▲윤:재일동포인 내게 민족과 민족주의는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정체성 탐구와 불가분의 것으로 다가온다.나의아이덴티티는 물론 중층적·복합적이지만 그래도 나의 인생,사회적 위치를 가장 크게 규정하는 것은 역시 민족이며 국적(국가)이다.전세계엔 560만명의 한국동포가 살고 있고,이들은 1세는 물론 2·3세까지 생활문화 면에서 압도적으로 조국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일본을 비롯한 각국에서 ‘소수자’(minority) 또는 ‘경계인’(marginal man)으로서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민족정체성은 분명 긍정적 의미를 갖는다. ▲박:민족 또는 민족주의란 일종의 상징기제로서 그와 결부된 일체의 것,즉 국가·언어·문화·역사 등 그 모든 것이 ‘민족 만들기’의 인위적 산물이다.민족성이 결코 천부적이지 않은 것처럼 ‘우리’라는 각 분야의 테두리도 결코 자생적이지 않다.따라서 민족과 결부된 일체의 공동체의식은 그 자체가 허위의식이고 자작된 이데올로기란 결론이 나오며,특히 한국 민족주의는 실체적으로 국가주의,계급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 쟁점 셋:민족 담론의 향방-민족해체? 민족공동체? 세계시민? ▲윤:민족주의를 국가주의 및 파시즘과 동일시하고 민족주의가 지닌 긍정적·창조적 측면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전후보상획득운동,김대중 구출운동,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은 분명 건강하고 진보적인 의미의 민족주의의발로였다고 본다.세계화와 정보화가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면서 민족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민족주의는 중요한 이데올로기,이념으로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민족,민족주의론은 결코 ‘병’이 아니며,매일매일 새롭게 다듬어 나가야 할 존재인 것이다. ▲박:민족 담론의 향방은 민족 담론을 생산·보급하는 근대적 민족국가의 향방에 달려있다.그러나 미국·유럽연합과 같은 초대형 국가에 기대는 핵심부 자본에 의한 지구적·국제적 생존권 박탈과 환경파괴는 결국 역으로 반세계화시위들이 시사하듯 전(全)지구적,초(超)민족적 저항에 부딪치고 말 것이다. 물론 민족적 패러다임의 전체적 해체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그러나 최소한 ‘민족의 찬란한 과거’와 민족정신’‘민족의 지도자’를 찬양하는 19세기말 식의 전형적인 민족주의는 수명이 길지 않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인쇄업체 선거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선거관련 인쇄물 제작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나 정작 지역 인쇄업체는 선거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21일 인천지역 인쇄업계에 따르면 각 후보 캠프로부터 수주하는 지방선거용 홍보물이 기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선거관련 인쇄물은 선거전문기획사에서 일괄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수의 선거기획사가 홍보물 인쇄를 서울에서 하고 있다.지역 인쇄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서울업체에비해 기획력과 인쇄물의 질이 떨어지고 인쇄 단가에서도서울업체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천시 남구 주안동 K인쇄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5∼6건의 선거관련 홍보물을 수주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한건도 주문받지 못했다. 반면 서울 인쇄업체는 인천·경기 등 수도권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방에서도 주문을 상당수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충북의 한 단체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홍보물 제작을 맡은 기획사가 서울 인쇄업체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지역의 업체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청주의 한 업체에인쇄물을 발주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인천인쇄정보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방에서 선거홍보물제작을 시설과 단가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서울에 의뢰하는 경우가 보편화됐다.”면서 “지역봉사자를 뽑는 선거인 만큼 비용절감보다는 지역경제를 위해 되도록이면 홍보물 인쇄만큼은 지역업체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대선여론조사 진실과 허상/ 盧風 부침으로 본 판세

    ■노풍의 근원 3월부터 세차게 몰아치며 결코 꺾이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노풍(盧風)’이 5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주춤거리고 있다.4월15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60.5%)와 이회창(李會昌) 후보(32.6%)간에 약 28%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지지도가 지난 11∼12일의 YTN·문화일보·TN 소프레스의 공동조사에서는 노 후보(41.5%)와 이 후보(38.3%)의 지지도 격차가 3.2%포인트로 줄었다.오차범위내의 접전이다. 노풍이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치솟던 노풍의 위력이 왜 한 달만에 수그러들었는가?향후 노풍은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며 대선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것인가?노풍과 여론조사는 어떠한 관계를 갖고 있는가?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은 2002년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데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노풍의 원인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설명은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욕구가 노무현 후보의 참신성과 개혁성,그리고 민주당 국민경선제의 흥행성과 결합된 산물이라는 것이다.이회창 후보 고정지지층의 견고성 약화와 박근혜(朴槿惠) 의원을비롯한 제3세력의 대중성 약화도 노풍의 또 다른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2000년 총선이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나자 이른바 ‘이회창대세론’이 급물살을 탔다.그러나 언론은 이러한 결과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정치적 지도력에 대한 국민들의지지라기보다는 DJ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의 성격이강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바꿔 말하면 이 총재의 고정지지층이 약하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16대 총선 직후 실시한 면접조사 결과가 이를잘 보여준다.한나라당에 표를 던진 유권자 가운데 이 총재를 좋아하고 김대중 대통령을 싫어해서 한나라당 후보를 뽑은 고정지지층의 규모는 약 15%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회창 지지계층의 취약성은 노풍이 불어치던 4월 중순에 월간조선과 오픈소사이어티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의 대결시 이회창 후보를 찍겠다.’고 한 34.4% 중 무려 3분의1가량이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대결에서는 노 후보 쪽으로 지지 의사를 바꾸었다. 제3세력의 약화도 노풍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다.한국갤럽의 조사결과가 과학적인 방법으로 도출된 결과라고 가정한다면 노풍과 관련,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위의 그래프에서 보듯이 지난 2월28일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 의원의 지지율은 3월2일에 20.5%로 높은 지지를 보이다가 5월1일까지 계속해서 하락했다. 이 기간 노 후보의 지지율은 40%대의 고공비행을 계속,‘제3세력’인 박 의원의 지지율 하락과 노 후보의 지지율 상승간에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노풍 정체와 이회창 대세론 회복 노풍의 위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지지율상승에 도취된 노 후보의 미숙한 정치적 행보 ▲김대중 대통령 아들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노 후보의 미온적인 대처와이에 따른 민심 이반 등을 들 수 있다. 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과 더불어 바로 ‘신민주대연합’이라는 정계개편의 화두를 던지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방문했으나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의외로 차가웠다.YS의 비위나 맞추고 경남·부산의 지방선거에서 YS의 영향력과 지분을 인정하는 듯한 노 후보의 행보는 ‘3김 정치’와 지역주의를 다시 살리려는 모습으로 비쳤다. 노 후보 자신도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자신에 대한최근의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질문에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게 정치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것으로 비친 것 같다.” 고 답할 정도로 YS방문의 역풍은 상당히 컸다.한국갤럽이 노 후보의 YS 방문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국민들의 57.9%는 방문에 대해서 ‘좋지 않게 본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노풍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달 16일에 한국갤럽이 실시한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경남지역에서 노 후보(43.5%)와 이후보(44.5%)의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에 불과했다(왼쪽 상단 표 참조).대통령 아들 비리가 언론에서 가장 크게 다뤄진 지난 9∼12일 사이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두 후보간의 격차가 11.7%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이 후보는 5월 조사에서 이회창 대세론이 강한 탄력을 받았던2월의 60.4%라는 지지율에 육박하는 56.7%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반면이 지역에서 노 후보의 5월 지지도는 2월의 25.2%보다도 낮아졌다. ■노풍 향후 전망 이 후보의 지지율은 큰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노 후보의 지지율만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노 후보의 지지율은 어느 정도 하락하겠지만 일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한국갤럽의 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이회창·노무현양자대결시 노풍이 정점에 달했던 4월16일 이후 노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데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약 33%대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노풍이 최고에 달했을 때는 부동층의 규모가 작았지만 노풍이 위축되면서 이러한 부동층의 비율이 상승했다.이러한 사실은 노풍의 위력이 약화되면서 노 후보에서 이탈한 세력이 바로 이 후보의 지지로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부동층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이회창·노무현·박근혜 ‘3자구도’에서도확인할 수 있다.노풍 초기였던 지난 3월23일 이 후보의 지지율은 30.4%로 이회창대세론이 탄력을 받았던 2월보다는 약 10%가 하락한 뒤 큰 변화가 없다.한편 박 의원에 대한 지지는 지난 1일 8.5%에서 9일에는 10%로 약간 상승,이 노후보에서 이탈한 세력의 일부가 제3세력 지지자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6·13지방선거 결과 ▲지방선거와 월드컵 이후 제3세력의 결집 여부 ▲IJP(이인제-김종필) 연대 등 정치판의 변화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제3세력의 결집 여부다.한국 갤럽의 4월16일 조사에서 ‘무소속이나 신당 후보로 박근혜,정몽준 의원 가운데 누가 나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1%는 박근혜,30.8%는정몽준 의원을 선택했다.그러나,5월1일에는 동일한 질문에대해 정몽준 의원(36.2%)에 대한 선호도가 박근혜 의원(26.8%)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에 따라 정치권에 ‘정몽준 바람(鄭風)’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형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
  • 사이버주식투자 1대1 과외

    ‘사이버 주식투자가 잘 안된다고요?’ 1대 1 과외식 주식투자 훈련센터가 생겼다.증권관련 사설단체인 ‘싸이버스탁 투자연구소’는 사이버 주식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실전 주식투자 방법을 교육하는 ‘싸이버스탁 훈련센터’를 곧 개설한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단타’위주의 주식투자기법에 대한 강의는 많았으나 직업적 훈련코스는 처음이다.훈련센터 원장은 ‘나는초단타매매로 매일 40만원 번다.’의 저자인 최원철(崔元哲·41)씨. 훈련센터는 사이버 주식투자가 보편화됐지만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컴퓨터를 쉽게 다루지 못하거나 전문적 투자지식이 부족해 손실을 보고 있는데 착안해 개설됐다.직업적 투자를 위한 1대 1 과외식의 집중교육이 될 것이라고 센터측은 설명했다. 일정 기준에 의해 소수 인원만 선발,평생 회원제로 운영한다.교육기간은 3주일,수강료는 100만원.강사진은 최 원장을 포함해 4명이다.(031)399-8877,341-4677. 주병철기자
  • 월드컵/ 개막식 어떻게 펼쳐지나 “”축구로 하나되는 지구촌 형상화””

    ‘축구를 통하여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타전한다.’ 오는 31일 펼쳐질 2002월드컵 개막식은 ‘어울림과 상생’이라는 동양적 가치와 IMT-2000 등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된 무대가 될 전망이다. 개막식은 사전행사와 공식행사,문화행사로 나누어져 진행된다.사전행사에서 관중들은 세계 각국의 타악기가 두드려대는 서로 다른 리듬이 하나의 조화를 이루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직접 IMT-2000 기술로 자신의 말소리와 움직이는모습을 180개국 25억 인류의 안방으로 보내기도 한다. 공식행사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깃발과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국기가 입장하고 두 나라의 국가가 연주된다.정몽준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 위원장의 개회사와 FIFA 회장의 개회사,개막선언에 이어 본격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손진책 총감독(극단 미추 대표)은 “문화행사는 한국의문화적 전통을 뿌리로 했지만 전통의 단순한 재현이나 승계가 아니라 전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세계적 보편성을 얻을 수 있도록 현대화시켰다.”면서 “동양적 상생과 조화의 정신을 인류가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행사는 모두 4개 마당으로 짜여졌다.‘환영-소통-어울림-나눔’을 주제로 춤과 노래,조형물,그림,첨단 정보기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형상화한다. 첫째마당은 ‘환영’.지구촌 각지에서 찾아온 손님을 환영하는 개막식의 프롤로그로 400명의 축하무용단과 취타대의 공연으로 시작된다.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국가연주가 끝나면 환영사와 대회사,개막선언이 이어지고 무용단과 기원패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둘째마당은 ‘소통’.전 인류의 소통을 갈망하는 어린이들의 조각배 띄우기에 이어 열림패가 전쟁도 분단도 없는소리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시도한다.특별제작된 북과 세계 각국의 북들이 의사소통의 매개체로 등장한다.우리의 IMT-2000을 이용,관객이 직접 개막식의 진행 모습을 250여대의 LCD 모니터를 통해 비추게 된다. 셋째마당은 ‘어울림’.사방의 객석에서 어울림천이 관객의 손에 의해 그라운드로 옮겨지고 날줄과 씨줄이 되어 어울림의 바다를 만든다.한 가운데서 솟아오른 ‘평화의 종’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180개국에 퍼져간다. 넷째마당은 ‘나눔’.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세계 어린이들과 전 출연진,관람객이 하나가 되어 누구나 쉽게 부르도록 만들어진 ‘상암아리랑’을 합창한다.이어 아나스타샤가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부르고 한국의 박정현,일본의케미스트리 등 두 나라의 월드컵 가수들이 공연을 펼친다. 상암동 밤하늘의 화려한 불꽃놀이를 끝으로 문화행사가막을 내리고 프랑스-세네갈의 개막전 휘슬이 울리면 60억인류의 가슴을 한달 동안 뜨겁게 달굴 월드컵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사설] ‘지식 봉사’ 운동 값지다

    전문 분야에서 헌신해온 퇴직자들이 고급 정보와 삶의 지혜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 주겠다고 자원하고 나섰다.1200명의‘퇴직 두뇌’들이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별로 ‘금빛 평생교육봉사단’을 만들어 사회복지시설,자치단체의 문화센터 등을 통해 ‘지식 봉사’ 활동을 펴기로 했다는 것이다.대학 총장,전문의,고위 공직자,기업체 간부 그리고 얼마 전까지 교단에서 청소년들을 가르쳐온 교사 등 하나같이 사회의귀감이 될 만한 전문 인력들로 단순한 지식의 전수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체득한 삶의 지혜도 함께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퇴직 두뇌’의 봉사는 고급 인력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고효율 시스템이란 점에서 평가받아 마땅하다.지금까지 적잖은 고급 인력이 정년 퇴직과 함께 사장되어 왔기 때문이다.또 재물의 사회 환원에 이은 정신적 자산 나누기 운동으로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높여 줄 것이라는 점에서도 무척 값지다.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세대간,계층간에는 물질적 빈부차 못지 않게 전문 지식을 비롯한 지적 재산의편차도 심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터였다.‘퇴직 두뇌’의 봉사 활동은 나아가 대화 채널로 활용되면서 최근 벽이 두꺼워 지고 있는 세대간 상호 몰이해를 완화해 주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금빛 봉사단’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지식 봉사’ 활동을 보편적인 사회 활동으로 정착시켜 나가야한다.정보화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일상 생활에서 고급 정보와 일정 수준의 전문 지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평생 교육 시스템을갖추지 못하고 있다.‘퇴직 두뇌’의 활용은 대안이 되기에충분하다.우리 모두 그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그리고 제2,제3의 ‘금빛 봉사단’을 유도해야 한다.
  • ‘월드컵과 한국사회’심포지엄/ “월드컵은 보편적 세계주의 창출”

    ‘보편적 세계주의로의 전환’‘다양성과 상대성 체험’‘탈 근대적 신 유목사회의 시간으로 이동’…. 1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월드컵과 한국사회의 재도약’을 주제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논의된 키워드들이다.일견 월드컵의 스포츠외적 의미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이날 키워드를 풀어나가는 다양한 논의는 이러한 우려를 대체로 불식시켰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장집)가 주최한 이 심포지엄엔 28명의 각 분야 전문가가 발표·토론에 나섰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월드컵을 ‘보편적 세계주의로 전환하는 계기’로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최 교수는 오늘날의 세계를 시장 효율성만이 존재하는 신자유주의주도의 세계화 시대로 규정하고,이를 국가간 상호 공존과 균등 발전을 위한 보편적 세계주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여기서 월드컵은 보편적 세계주의가 주도하는 세계화를 꿈꾸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월드컵은 문화적 다양성이 갖는 역동성과 에너지,열정과 집단적 카타르시스의 분출을 가능케 함으로써 현실 정치가 실현하지 못하는 세계적 보편주의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오 계명대 교수는 ‘한국사회는 월드컵을 통해 한국·미국·일본·서구로 한정된 시각을 벗어나 세계의 다양함과상대성을 체험할 기회,즉 제1세계 일변도가 아닌 세계와의만남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시민적 관심과 참여 속에서 치르는 월드컵은 시민사회의활성화를 촉진하고,이는 다시 정치적 패배주의와 수구적 복고주의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있다고 주장했다. 월드컵이 ‘신 유목적 민주주의’란 개방적 정치질서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한국 정치를 연고와 폐쇄적 네트워크를 뿌리로 한 농경시대형‘정착정치’라고 규정하고,지금의 정치 패러다임을 경량화·유연화·개방화·포용화하려면 ‘신유목사회’로 전환이필요하다고 역설했다.여기서 월드컵은 ‘한국 정치의 시간’이 전근대적 농경사회에서 탈근대적 신유목사회로 이동하고있음을 알려주는 구실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지난 88년 서울 올림픽이 민주화운동을 통해 폐쇄형 사회를 개방형 사회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면,월드컵은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지금은 우리가 세계 시민공동체라는 세계적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때”라며 “월드컵을 경제적 담론보다는 문화적 담론으로 접근함으로써 타문화에 대한 포용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준성 전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연구원은 한국은 지금 마케팅이나 생활문화 ‘단속’으로 월드컵을 치르려고 한다며 이러한 방식으로는 진정한 축제로서의 월드컵을 치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프랑스의 경우 축구는 자유·평등·박애정신의 실현이자 생활신조로서 ‘사는 기쁨’(Joie de Vivre)인 축제”라며 “우리도 기초질서를 지키자는 각종 표어나 내걸 것이아니라 일정한 심사를 거쳐 경기장 주변에서 포장마차,역술인,사물놀이패 등 한국 특유의 놀이문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노무현 후보 “DJ 차별화 반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4일 공무원노조 인정과 관련,“보편적 권리이자 노사정위 합의사항이므로 인정해줘야 한다.”며 “단, 단체행동은 한국적 현실을 감안,유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해직자의 민주화운동 인정여부에 대해서는 “전교조는 돈 벌려고 한 게 아니라,민주화운동의 일환이었다.”며 인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견언론인 모임 관훈클럽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대통령 아들 비리의혹과 관련,“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고 굳이 여당후보가 나서지 않아도 별로 탈이 없겠다는 생각에서 말을 아끼고 있다.”며 당내 일각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차별화 주장이나 당명변경 등 ‘특단의 대책’에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는 “본질적 변화없이 깜짝쇼하듯 당명 바꾸고 신당창당하는 데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그러나 ‘대통령 아들 비리 의혹은 권력비리차원이며 최종 책임은 김 대통령이 져야 한다는 판단에 동의하느냐.’는 패널의질문에 “대체로 언론과 국민의 판단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의 지방선거 제휴및 합당 여부에 대해 “민주세력이 중심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연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합당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통일 후 체제와 관련,노 후보는 “남북간 어떤 타협을 하든 통일된 체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일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필연”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이 흡수통일의 불안을갖고 있으면 남북관계는 진전되기 어렵고,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돼야 한다는 말을 반복해 하는 것이 남북관계 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쓰는 연방의 개념에 단일헌법을 반드시 전제하고 있지 않는 부분이 들어있다면 이는 연합”이라고분석하고 “북한이 대남적화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현실에선 가능치 않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에 대해 그는 “(당초) 폐지라고 말했으나 표현이 조금 잘못됐으며 필요하다면 대체입법 하거나 형법에 소화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 이인화 첫 소설집 ‘하늘 꽃’

    소설가 이인화(36·이화여대 교수)가 첫 창작 소설집 ‘하늘 꽃’(동방미디어)을 냈다. 그가 책을 내기는 장편 ‘초원의 향기’ 이후 햇수로 5년 만이다.수록작 5편 가운데 장편인 표제작만이 신작이며‘려인’‘시인의 별’ 등 나머지는 이미 발표한 중단편들이다. 표제작은 13세기 몽골과 고려의 접경지역을 배경으로 나얀(단도선사)과 이성계의 서모(庶母)인 고려 여인 쏠마의애절한 사랑 이야기,이성계의 아버지(이자춘) 형제들이 벌이는 권력 싸움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인화는 “600년전 고문서인 ‘조선사찰자료 추보편’에서 발견된 한 줄의 사랑 고백을 단초로 쓴 ‘허무한 사랑이야기’로 읽어달라.”고 신작을 소개하면서도 “세계화시대에 우리의 삶을 말하고 싶었다.우리의 현실을 비춰보는 역사적 알레고리로 썼다.”는 말을 덧붙였다.8800원.
  • [마니아 칼럼] 경기장밖 축구문화

    경기장에서 ‘붉은악마’ 회원과 이야기를 나눴다. “2002월드컵의 한국경기 표를 샀나요.” “네.” “그럼 응원은 몇시간 정도 할 것 같아요.” “4시간 정도 하겠지요.” 이러길래 그 생각을 고쳐줬다.“천만에요,최소한 7시간은 해야 합니다.”그랬더니 옆에 있는 사람들도 놀라 눈이휘둥그레졌다.왜 그렇게 일찍부터 응원해야 한다는 거지. 월드컵엔 경기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경기의 시작은 사실상 며칠전,또는 경기 전날부터라 할 수 있다.경기전날 양팀의 팬들이 모여 도시 곳곳에서 자기편 응원가를부르고 즉석 연극을 펼치기도 한다.즉석 연극은 서로 주먹다짐을 흉내내다 결국 서로 얼싸안는다든가(경기의 격렬함과 경기가 끝난 뒤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아니면 서로의 응원용 레퍼토리를 대결 형식으로 펼친다든가 하는 게보통이다. 이러다가 자칫 잘못하면 주먹다짐이 벌어져 진짜 싸움으로 번지는 일도 가끔 생기긴 하지만,이런 축제분위기는 경기가 끝나고서도 계속된다.한마디로 경기만이 전부가 아니다.이런 것이 월드컵이나유럽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등의 모습이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치렀다고는 하지만,아직까지우리나라에는 이런 ‘경기장 밖의 문화’가 보편화되지 않았다.모르는 사람들은 이번 월드컵 기간중에 펼쳐질 이런‘놀이’에 문화적 충격을 받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즐겨보면 무척 재미 있다.흥겨운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어 보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끼리 서툰 영어로 “나 너희 팀 좋아해.”라든가 “우리가 최고야.”라는말을 나누면서 서로 악수도 하고 웃기도 하며 맥주잔을 부딪치는 즐거움이 바로 경기 전에 펼쳐지는 ‘경기장 밖의문화’다. 처음 겪으면 충격적일지 몰라도 ‘축구가 이런 즐거움도주는구나.’하는 사실을 새롭게 느낄 수 있다.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어쩌면 다시 못볼, 생판 모르는 사람들을만나게 하고 한순간이나마 즐거움을 함께 나누었다는 색다른 기억과 경험을 안겨주는 것이 바로 축구와 월드컵의 숨겨진,아니 진짜 재미다. 양원석 붉은악마 고문
  • ‘영미문학’誌 특집 ‘우리에게 영어는 무엇인가’

    ‘영어바람’이 거세다.초등학교에선 영어가 주요 과목으로 들어앉았고,부모들은 아이를 우리 말이 아닌 영어로 가르치는 유치원에 못보내 안달이다. 영어는 이제 한글도 못 깨우친 유아에서부터 정년을 앞둔 기업 간부들에 이르기까지 능력을 가늠하는 보편적 잣대로 군림한다.이것은 단순한 외국어 교육의 차원이 아닌 ‘영어광풍’이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영미문학 반년간(刊) 문예지인 ‘안과밖’의 올 상반기호는 우리의 ‘영어광풍’을 학술적으로 짚어보는 특집 ‘우리에게 영어는 무엇인가?’를마련했다.영어로부터 비롯되는 일상에서의 억압과 문화적정체성 문제,아프리카 작가 아체베와 응구기의 민족문학논쟁 등을 짚어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해본다. ◆억압으로 작용하는 영어=윤지관(尹志寬) 덕성여대 영문과 교수는 영어는 우리 일상에서 유용한 도구인 동시에 절대 다수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억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전제한다. 영어는 근대 이후 우리 삶에 끼치는 위력이 커가면서 의문의 여지없이 습득되어야 할 당위의 모습으로굳어져 왔다는 것.이렇게 영어의 권위가 사회내에 견고하게 자리잡으면서 개인은 그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끊임없는좌절을 겪었고,이는 심리적 결핍으로서의 억압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이경원(李慶援) 연세대 영문과 교수는 “한국에서 영어는 매체로서의 기능을 넘어 이미 ‘물신’(物神)이 돼버렸다.”고 주장한다.타자의 언어이면서도 언제나우리의 타자성을 상기시켜 주는,우리 스스로를 ‘결핍’과 ‘부재’로 규정짓고 일상을 불안과 강박으로 짓누르는영어야말로 한국인의 사회적 의식을 지배하는 ‘초월적 지표’라는 것이다. ◆정체성의 문제=윤 교수는 영어문제는 이제 문화적 정체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언어는 우리가 활용하는 수단으로서의 어떤 (정복의)‘대상’일 뿐만 아니라우리 속에 개입하고 우리를 형성하는 힘이기 때문이라는것이다. 이에 따라 영어라는 언어에 동반된 문화적 힘은 결국 한민족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정체성 문제를 일으키며,이미 영어의 제국주의적 성격은 세계화를 통한 미국적 대중문화의 전지구적 확산이라는 현상과 결합되어 나타나고있다는 설명. ◆아체베와 응구기 논쟁=이경원 교수는 70년대 아프리카에서 일었던 아체베와 응구기의 민족문학 논쟁을 통해 ‘영어제국주의’ 극복을 위한 해법을 찾고자 한다. 나이지리아 태생의 세계적 작가 아체베(Chinua Achebe)는 “아프리카 각 국가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부족을 대표하고,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그들을 하나의 ‘상상적 공동체’로 묶을 수 있는 것은 영어 뿐”이라며 따라서 “민족문학은 영어로 씌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폈다. 이에 대해 케냐의 대작가 응구기(Ngugiwa Thiong’o)는‘제국주의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숙명론적 논리’라며 반박한다.그는 영국 식민지 시절 영어는 아프리카를 정신적으로 정복했다며,이러한 영어의 이데올로기적 폭력으로서의 기능은 과거 식민지 시대나 이후의 ‘신식민지시대’나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한다.이 교수는 아체베와 응구기의 논쟁이 상호배타적 관계가 아닌 수단과 목적의 상호보완적 관계로 파악될 때 우리의 문제도 실마리를 풀 수있을 것으로 본다. ◆대응방안은 없는가=“문제는 한국사회가 영어의 정치성에 대해 너무 무감각하다는 것이나,설령 영어의 ‘초국적,신식민적 자본주의의 공모관계’를 인식한다 하더라도 마땅히 내세울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경원 교수의 안타까움 어린 말이다.이런 가운데 윤지관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영어에 실린 과잉부하를 막아내고 오도된 영어정책에 개입하는 실천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우선 현실적인 방안으로 “우선교육 현장에 있는 전문 연구자들의 기본적인 자세의 문제를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즉 영어교습 형태에 담긴 이념적 성격에 대한 인식을 좀더 의식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영어의 문제를 자기 삶과 우리 사회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인문적 시각이 자리잡을 때 영어교습 현장이 영어의 제국주의적 이념의 지배에맞서는 의미있고 주체적인 언어교육의 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대한광장] 그리움에 우표를 붙여보내며

    오늘 당신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구독신청하지 않은 잡지들,가입하지 않은 단체의 소식지,전화요금청구서,서명운동 권유문 틈에서 휘갈겨 쓴 당신의 이름을 발견하는 놀라움을 받아들었습니다.배달된 봉투야 매일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이지만,흰 종이 위에 펜으로 또박또박 써 내려간 종이만을 나는 편지라고 부릅니다.인터넷이 확산되고 이메일이 보편화되면서 편지를 받아보는 일이 부쩍 줄었습니다.요즘 젊은이들은 연인에게도 편지를 쓰지 않는다지요? 하기야 교정의 벤치에 둘이 나란히 앉아서 서로 휴대전화로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풍경을 보기도 했습니다.그들은지금의 내 마음을 모를 것입니다.봉투를 받아들었을 때 전해지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짜릿한 무게,봉투를 뜯을때의 그 설렘,비릿한 잉크냄새,세로획을 그을 때 끝이 약간 들리는 필체를 오랜만에 대하는 그리움을 당신은 내게주셨습니다. 편지의 유행은 인간이 이동하는 공간이 넓어지는 시기와함께 하고 있습니다.17세기 파리에서 유행한 서간문학은백년 후에는 좁은 살롱을벗어나 항해와 발견의 시대에 걸맞은 확산을 보여주었습니다.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는 평생 1만 통이 넘는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그는 30대의 최초 3년을 영국에서 망명생활로 보냈는데,그 곳에서 보고 들은 여러가지 사건과 사조(思潮)를 편지의 형태를 빌려 파리로 보냈습니다.그것이 1743년에 발행된 ‘철학서간집’(Lettres Philosophique)입니다.여기서 볼테르는 동시대 런던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던 퀘이커교도나 뉴튼의평판에 대해 알리는 등 외국의 문물을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만,실제로 그가 전하려 한 것은 진보사상이었으며,당시 프랑스를 좌지우지하며 권력을 독점하고 있던 수구세력에 대한 엄중한 비판이었습니다. 18세기의 작가들은 실로 많은 글을 서간문의 형식으로 썼습니다.루소의 ‘신 엘로이즈’나 몽테스키외의 ‘페르시아인의 편지’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철학적 사유는 나 홀로 외치는 독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상대방과 ‘대화’하는 가운데서 자라나고 있습니다.편지를 쓴다는 일은 독백과는 달리 상대방을 적시(摘示)하거나 상정(想定)하지않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그러므로 편지는 상대방이 없는 글이나 말과는 달리 어떤 모습으로건 독자를 ‘고려’하거나 ‘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살벌한 내용증명 편지에도 “귀사의 일익번창하심을 기원합니다.”라고 쓰는 것이 꼭 형식만은 아니지요. 그런데,몇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었던 일본영화 ‘러브레터’는 편지가 꼭 답장을 받아야만 완성되는 텍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그 영화의 주인공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는행운을 누렸지만,만약 답장이 오지 않았어도 편지를 쓰는일은 받는 사람과의 관계가 ‘현재진행형’임을 보내는 이에게 일깨워주는 구실을 하더군요. 영화의 줄거리를 반토막만 소개하겠습니다.애인이었던 이쓰키가 산행 중 사고로 죽은 지 2년이 지난 후,이쓰키의어머니는 아들의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그녀를 집으로 초대합니다.거기서 이쓰키의 중학교 졸업앨범을 보던 히로코는 그의 옛 주소를 발견하고손목에 받아 적습니다.아직도 이쓰키를 잊지 못하던 히로코는 죽은 이쓰키에게 “잘 있었니.나는 잘 있어.히로코”라고 쓴 편지를 보냅니다.며칠 후,그 주소로 배달된 편지를 받는 또 다른 ‘이쓰키’는그 편지에 답장을 씁니다.생각지도 않은 답장에 소스라치게 놀란 히로코이지만,그녀는 또다시 편지를 씁니다.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몰랐던 일들을 서서히 알게 됩니다. 나도 당신에게 편지를 부칩니다.우체통을 찾아 걸어가는길가에는 영산홍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습니다.한 손에봉투를 들고 이렇게 건들건들 걸어본 지가 대체 몇년 만인지요? 우체통에 편지를 넣은 뒤에 내가 느꼈던 이 설렘을온전히 받아주십시오.혼란의 계절,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온 몸을 감싸는 시대입니다.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지 않고,받을 대상이 없는 언어들이 거리를 배회하고있습니다.오늘 나는 당신에게 편지를 썼습니다.답장이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가 편지를 기다리는 내내 우리는 ‘현재진행형’입니다.안녕히.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 [데스크칼럼] 지방선거와 교수들의 몰지성

    교수들이 집단으로 특정후보 지지성명을 발표하는 것이적법한가.이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설혹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도덕적’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를 뽑는 민주당의 당내 경선이 과열되면서 대학교수들의 특정 후보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지난 2일 광주에서는 지역 유력인사 426명이 전남지사 후보로 특정인을 지지하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22개대학 교수 164명이 서명에 참여했고,호남대 김모 교수가발표했다.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전주에서 전북도내 11개 대학 교수 527명이 전북지사 후보로 특정인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선언을 주도한 교수들은 참가자 수를 늘리기 위해 동료 교수에게 서명을 강요하다시피 했으며 본인동의 없이 명단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대학 교수도 정치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상향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어느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사회 전체의 이익에 부합되는지를 판단할 권리도 있다.자신의 정치적 이상향과 사회 전체 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되는 인물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도 있다.이를 위해‘개인적으로’ 특정 정당에 가입하거나,특정후보의 선거캠프에 가담하거나,아니면 ‘독자적으로’ 신문에 기고하거나,방송에 출연하거나,대중강연을 하거나 모두 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이런 활동이 공익보다는 자신의 정치적영리활동일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문제될 게 없다.개인의 정치활동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한 그의 정치적자유를 막을 근거는 없다. 그러나 수백명의 교수들이 ‘집단적으로’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하는 것은 상황이 다르다.일반 유권자들에게 마치자신들이 교수사회를 대표한다는 인식을 줄 우려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지지선언에 참가한 교수들 스스로가 교수사회를 대표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유력인사들을 묶어 집단적 지지성명을 발표하도록 하는것은 후보자들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흔히 사용하는 수법 중 하나다.이들의 정치적 집단행동이유권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그런 ‘줄 세우기’의 활용가치가가장 높은 계층이 교수들이다.그들이우리 사회의 지성을 대표하고,여론을 주도하는 지식인 사회의 리더계층이며,항상 정파적 이익보다는 사회 전체 이익에 기여할 것이라는 사회적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교수들의 집단적 특정후보 지지선언은 그런 사회적 믿음을 저버리는 것이다. 교수의 본령은 학문의 세계다.객관성과 보편타당성,개인의 지적 자유 존중….학문의 세계가 추구하는 이런 가치들은 집단으로 특정후보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바람을 일으켜 유권자 개개인의 정치적 의사결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행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이는 교수의 권위를 악용하는 ‘몰(沒)지성적’ 행동이다.그런 명분 없는 일에 수백명의 교수들을 동원하는 것은 교수의 사회적 리더십을 남용하는 것이다.교수의 정치참여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교수라는 직분에 맞지 않는 방식을 비판하는 것이다.정치에 뜻이 있다면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참모가 되어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정책개발을 돕거나,혹은 스스로 후보자로 나서는 것이 훨씬 교수답지않겠는가. 염주영 공공뉴스 에디터 yeom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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