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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싱가포르는 중국의 미래인가?/ 이석우 국제부차장

    ‘싱가포르는 중국인 깡패 항구도시(rogue Chinese port)?’ 에드워드 휘틀럼 전 호주 총리가 최근 싱가포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2일 베트남계 호주 청년 응웬 투옹 반(25)의 교수형을 강행하려는 싱가포르 정부에 대한 반감을 표시한 것이다. 휘틀럼은 앞서 “응웬의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탄원을 싱가포르 정부에 전했지만 “법은 지켜져야 한다.”는 낙담스러운 답변을 들어야 했다. 존 하워드 총리,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등의 탄원에도 답변은 마찬가지였다. 헤로인 396g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경력없는 20대 외국청년을 목매단다는 것을 서구인들은 ‘깡패국가’나 할 수 있는 ‘야만행위’라며 이해할 수 없어 한다. 응웬은 2002년 12월 헤로인 소지 혐의로 싱가포르 공항에서 체포됐었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당당하고 결연하다.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서만 질서를 지킬 수 있다는 태도다. 지난 93년 국제적 비난 속에도 마이클 페이란 15세의 미국인 소년을 도로표지판을 훼손하고 승용차 20여대에 스프레이를 뿌렸다는 이유로 엉덩이를 까고 곤장을 치는 태형에 처한 유명한 사건도 같은 논리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뒤 개인소득 2만달러의 경제적 번영을 이뤄낸 싱가포르는 아시아적 상황과 문화적 특성을 강조하면서 나름의 법집행 논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서구적 인권과 민주주의가 모든 곳에 다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리콴유(李光耀)전 총리의 30년 장기집권, 인민행동당의 1당 지배, 강력한 행정력, 사형제도가 범죄예방에 효율적이란 발상, 인구당 세계 최고의 사형 건수…. 그러면서도 깨끗하고 효율적인 정부와 반석 위의 경제. 권위주의 체제의 성취에 자신만만한 이같은 논리는 인권과 민주주의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압력을 막아내는 수단으로 일부국가들에 ‘애용’돼 왔다. 지난달 20일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치·종교 자유의 확대 요구에 후진타오 주석은 “나름의 문화·전통과 국가 상황이 있다.”고 응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공산당 1당 통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란 어색한 ‘동거’속에서 그간의 성취만큼 거대한 후유증과 도전에 직면한 중국 지도부는 싱가포르식 모델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모습이다.‘서구식 민주주의’에 의존치 않더라도 법제도의 확립을 통해 1당 통치의 번영과 안정을 구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중국 지도부가 장쩌민 집권 말기부터 ‘법치국가 건설’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구 435만명의 제주도 절반 크기만한 도시국가가 13억 대국의 발전 모델이 되고있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중국의 관심과 열정은 상상외로 높다. 경제특구 등 경제개혁의 아이디어를 홍콩에서 얻어왔다면 정치·사회 운영은 싱가포르에서 배워오겠다는 태도처럼 보인다. 효율적인 정부와 경제적 번영, 그러한 모든 것을 감독하고 지도하는 강력한 1당 체제…. 중국 공산당에게는 매력적인 유혹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거대한 중국의 복잡한 문제들을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식으로 명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지난주 헤이룽장성 쑹화강의 오염사건은 감시받지 못한 권력의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행정 미숙이라기보다는 권력에 대한 감시·통제의 공백상태에서 사고는 터져나왔다. 고의적인 은폐와 보도 통제, 정부 발표에 대한 만연된 회의…. 독점된 권력에 대한 불신의 깊이를 확인하는 계기였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있는 ‘중국위협론’에는 중국의 지향점과 의도에 대한 일부 국가들의 불신과 회의가 짙게 깔려있다. 인류 보편가치에 대한 존중보다 ‘국가적 특수성’을 앞세운다면 이런 불신과 회의를 불식시키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지도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선 특수성보다는 보편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국내문제에서도 그렇지만 탈북자 처리, 고구려사 문제, 무역마찰 등 주변국과의 현안처리에서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한 축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이 21세기를 새로운 발상으로 열어 나갔으면 한다. 이석우 국제부차장 jun88@seoul.co.kr
  • 나이보다 젊게 살기

    나이보다 젊게 살기

    벌써 12월입니다. 해놓은 일도 없는데 또 한해가 갑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이렇게 늙어가는 인생이라고 포기하려니 서글퍼집니다. 더욱이 우리는 평균수명 80세 시대를 살고 있는데, 정작 30∼40대부터 늙음을 인정해야 한다니 걱정스럽습니다. 늙지 않을 수는 없을까요. 그럴 수 없다면 젊게 사는 비결은 없을까요. 그래서 ‘안티 에이징’(Anti-aging·노화방지)이란 새로운 화두에 마음이 갑니다. 안티 에이징이란 좋은 화장품으로 피부관리를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생체나이를 늦춰가는 비결은 마음과 생활습관에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젊음을 지키려는 의지만 있다면 늙음은 쉬 찾아들지 못한다지요? 안티 에이징으로 젊게 살자고요! 조현석·최여경기자 hyun68@seoul.co.kr ■ 잠~ 꾸러기는 젊다 안티 에이징 중에서도 첫번째 키워드는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입니다. 잠은 뇌와 몸이 휴식을 취하는 최고의 방법으로, 세포들이 빨리 노화되지 않도록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 넣습니다. 또한 숙면은 질병을 막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것은 물론 피부를 싱싱하고 탄력있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의 휴식이 저해되고, 세포 재생이 억제돼 정신적·육체적 노화와 함께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밤이 긴 겨울철 불면증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전문병원 ‘서울수면센터’가 문을 열어 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편안한 꿈나라에서 늙지않는 비결을 찾아봅니다. #‘깊은 잠’은 노화를 막는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잠이 보약만큼 건강에 좋다는 뜻으로 숙면을 취해야 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돼 낮 시간동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화된 세포가 새것으로 교체되는 일도 잠을 잘때 이뤄진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는 것은 몸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며, 이는 몸에 또다른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수면은 건강은 물론 노화방지와도 직결된다. 결국 안티에이징의 핵심은 바로 건강한 잠인 셈이다. 잠을 깊게 자면 노화가 지연된다는 것은 이미 국내외 의학계에서도 여러차례 검증됐다. 노화와 직결된 호르몬은 ‘성장호르몬’(Growth hormon). 노화방지를 위해 일부러 성장호르몬을 맞기도 하는데 이는 숙면 중 자연적으로 몸에서 분비된다. 다시말하면 숙면만 취해도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돼 노화가 방지된다는 설명이다. 성장호르몬은 주로 깊은 수면중 분비되며, 성장호르몬이 결핍되면 살이찌고 근육이 감소돼 노화가 촉진된다. 수면은 평온한 수면인 비렘수면과 꿈을 꾸는 단계인 렘수면으로 나뉜다. 비렘수면부터 시작돼 하룻밤에 두종류의 수면이 여러차례 반복된다. 전체 수면중 비렘수면이 75%, 렘수면이 25%를 차지한다. 비렘수면은 1∼2단계의 ‘얕은 수면’과 3∼4단계의 ‘깊은 수면’으로 나뉘는데 ‘누가 업어가도 모르는’ 3∼4단계의 수면을 해야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깊은 수면을 통해 뇌의 휴식, 세포재생, 불필요한 기억의 정리와 감정조절 등이 이뤄진다. 잠이 얕아지면서 아침무렵 램수면이 나타나는데 이때 체내에 혈액공급이 왕성해져 젊고 건강한 남자들은 발기를 하게 된다. 깊은 잠은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분비돼 잠을 오게 만드는 멜라토닌도 노화를 억제한다. #수면 장애에는 원인있다 수면 장애의 원인은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질병. 따라서 자도 자도 피곤한 얕은 잠과 불면증은 환경적인 요인과 내면적인 병에 의해 나타나게 된다. 불면증은 ▲잠을 자는데 30분 이상 걸리고,▲자는데 2번 이상 깨며,▲이 같은 일이 일주일에 4번이상 반복되며,▲잠이 낮생활에 지장을 줄때다. 불면증은 병이 아니라 증세이며, 반드시 질병 등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불면증은 무엇보다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불면증의 주요 원인은 환경적인 요인(소음, 기온, 채광)도 있지만 밤에만 다리가 저리는 하지불안증후군과 우울증, 뇌의 장애, 고혈압 등 질병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 건강한 잠을 잘 자려면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생체 시계를 혼란에 빠뜨려 숙면을 방해한다. 잠은 아침에 일어나서 첫 해를 본 후 15시간이 지나면 잠을 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뇌에서 분비돼 잠이 오게 된다.”면서 “때문에 밤을 일찍, 조용히 맞이하는 것이 잠을 잘자는 첫번째 지름길이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잠은 소아의 경우 12시간, 청소년은 9시간, 어른은 7시간 30분 이상 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 햇빛과 친해져야 한다. 낮동안 충분한 햇빛을 봐야 마음이 밝아지고 밤에 많은 양의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낮동안 충분히 움직이되 야간 운동은 금물이다. 본인이 자려는 시간 5∼6시간 전에 운동을 해야 하며, 걷는 운동이 좋다. 무엇보다 억지로 잠을 자려고 하면 오히려 잠 자기 힘들다. 불을 켜고 지루한 책 읽기를 하거나 다른 무언가를 시도해보다가 다시 졸리면 들어가 눕도록 해본다. 잠자리에 눕는 것은 잠잘 때만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 잠이 찾아들기 쉬운 몸을 만들어야 한다. 잠을 자기 2시간 전에 족욕이나 반신욕은 도움이 되며, 알코올은 2∼3시간 입면에는 도움을 줄지 몰라도 깊은 잠을 방해한다. 담배는 신경을 긴장시키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 # 국내 첫 수면센터 개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5일 문을 수면장애 치료 전문병원인 ‘서울수면센터’(www.sleepclinic.co.kr)가 문을 열었다. 미국에 6000여개, 일본 도쿄에 60개가 넘을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수면의학이 보편화됐지만 국내에 도입된 것은 처음이다. 수면의학 연구도 선진국에 비해 10∼15년 정도 뒤진 상태다. 수면센터의 특징은 아시아권에서 10명, 국내에 4명에 불과한 미국 수면전문의 자격증 소지자 2명이 함께 만들었다는 것. 한진규 원장은 신경과에서는 최초로, 홍일희 원장은 이비인후과에서 최초로 각각 미국수면 전문의 자격증을 땄다. 아시아권에서는 드물게 정신과, 이비인후과, 신경과 전문의 3명이 함께 만들어 아시아 수면의학의 허브를 꿈꾸고 있다. 수면 센터는 진단, 치료, 교육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가 들어오면 먼저 원인을 진단해 불면증 환자로 판단되면 치료를 통해 어느정도 수면을 취할 수 있게 한 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의 질을 판단한다. 수면실은 병원에 마련된 8개의 침상에서 밤 9∼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병원에서 잠을 자며 과학적으로 환자 수면장애상태를 진단한다. 불면 원인에 따라 6∼8주 정도의 치료를 받게 된다. 문의 서울수면센터 (080)353-0075. ●한진규 원장 고려대 의과대학을 거쳐 신경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수면 전임의를 지냈다. 국내 최초로 미국 수면의 자격증(신경과)을 땄으며, 싱가포르 수면학과 강사와 고려대 신경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수면학회 이사와 서울수면센터 소장을 맡고있다. ■ 리권, 老펀치 老터치 ‘하면 즐겁고, 하고 나면 행복한 운동’, 리권(리듬+태권도)의 컨셉트다. 태권도 동작을 기본으로 복싱, 댄스, 여러 가지 무술의 동작을 결합해 음악과 함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자세를 바로잡고 주먹을 불끈 쥐며 팔을 쭉 펴는 잽과 훅, 다리를 번쩍 번쩍 차올리는 발차기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체지방을 연소하기 위해서는 20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 도움말 대한리권협회 박중현 협회장 ■ 주름~ 韓方 으로 날린다 피부가 좋으면 몇살은 어려 보인다. 특히 잔주름이 없으면 적어도 세 살을 빼고 나이를 말해도 된다. 피부를 가꿔야 세월을 모르는 건강미를 자랑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의 명기 황진이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 것은 인삼물로 가꾼 피부였고, 중국의 양귀비가 당나라 현종의 마음을 뺏은 것도 뽀얀 피부였다. 서태후와 측천무후는 70∼80세의 나이에도 건강한 피부를 자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산한의원 한승섭 박사는 “고대의 미인은 한방 재료를 가지고 몸 속을 다스리면서 피부관리를 해왔다.”며 “자신의 체질을 알고, 그에 맞는 한방재로 어렵지 않게 맑고 깨끗한 피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체질로 보는 피부 태양인은 지방질이 적은 해물이나 채소류가 피부를 윤기있게 만든다. 냉수를 마시거나 목욕하면 피부에 탄력이 생긴다. 영지차 솔잎차 감잎차 포도주스가 좋다. 태음인은 체구가 크고 위장기능이 좋은 편이지만 피부가 거칠어 세심한 피부관리가 필요하다. 영지차 둥글레차 칡차 등을 수시로 마신다. 마늘 당근 더덕 연근 현미 땅콩 율무 두부 호박 호두 등이 피부에 좋은 약재다. 포도주 담배 검은콩 흰설탕 갈치 고등어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냉수보다는 따뜻한 물과 온욕(溫浴)을 권한다. 소양인은 신장과 하체가 약하고, 위장이 강하다. 위와 췌장 등 내장 부위에 열이 많아 찬 음식과 해물류가 좋다. 마시는 물은 차게, 목욕은 뜨거운 물로 하는 게 피부에 도움이 된다. 영지차 녹차 구기자차 결명자차 보리 녹두 깨 콩 등이 좋다. 닭고기 후추 겨자 계피 참기름 인삼 등은 멀리한다. 소음인은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고, 환절기마다 피부 트러블이 많다. 담백하고 따뜻한 음식을 섭취해야 뾰루지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열을 만드는 인삼을 비롯해 전통차가 피부에 좋다. # 피부노화 예방하기 한방에서 피부노화는 건강에 좌우된다고 본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부족, 스트레스, 환경오염, 강한 자외선 등으로 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돼 피부노화가 빨리 온다. 가급적 자외선 노출을 피하고, 피부에 맞는 화장품과 약재를 선택해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20대는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로 탄력을 유지한다. 율무 연근 모시조개 등과 신선한 야채, 과일로 수분과 비타민을 제공한다. 주름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30대는 노화된 각질로 피부의 신진대사가 저하될 수 있으므로 각질관리를 기본으로 피부관리를 한다.40대는 주름이 선명하게 부각되는 나이다. 피부신진대사가 원활한 밤에 고기능성 링클케어 제품을 바르고 주 1∼2회는 리프팅 효과를 주는 팩으로 피부에 탄력을 준다. # 한약재를 이용한 피부 관리 흔히 찾을 수 있는 약초로 젊은 피부를 위한 보약재를 만들어 보자. 밤 가루를 물에 개어 자기 전 바르고 아침에 씻는다. 얼굴에 윤이 나고 주름이 없어진다. 모공을 수축시키고 피부를 하얗게 가꾼다. 호박은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좋은 약재다. 독한 술과 물을 1.5대 1로 섞은 물에 얇게 썬 호박 껍질을 넣어 삶아 꼭 짜서 고약처럼 만든다. 이것을 병에 담아 저녁에 바르고 자면 살결이 부드러워진다. 은행가루를 달걀흰자와 섞어 저녁에 손과 얼굴에 바르고 자면 주름을 예방할 수 있다. 잔주름을 예방하는 팩으로 ‘다시마 곡물 클렌저’가 좋다. 다시마가루와 국물가루를 같은 비율로 섞어 우유와 함께 걸쭉하게 반죽한다. 이것을 세안할 때 살살 어루만지듯이 쓰면 모공을 수축하고 각질과 잔주름을 관리할 수 있다. 브로콜리와 샐러리, 깨끗한 물을 같은 분량으로 갈아 즙을 낸 ‘브로콜리 화장수’를 스킨 대용으로 사용하면 피부에 보습을 주고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 냉장고에 보관한다. ■ 도움말 한승섭 박사 (몸속부터 고쳐야 피부미인이 된다제공: 랜덤하우스중앙) 피부 마사지는 혈액 순환과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 노화를 방지한다. 피부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 피지 각질 등을 없애 피부 전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한다. 근육을 움직여 느슨해진 탄력섬유를 잡아 탱탱한 피부를 만들기도 한다. 주 1∼2회 마사지로 젊은 피부를 유지해보자. (1)준비:깨끗하게 세안하고 스킨으로 피부결을 정돈한 뒤 앵두 2알 정도의 크림을 볼, 이마, 턱에 바른다. 체온과 비슷할 때까지 가볍게 문질러 준다.Tip:마사지 크림 대신 영양 크림과 퍼밍 에센스를 1대 1로 섞어 마사지하면 피부에 영양도 주고 긴장감도 주는 이중 효과를 볼 수 있다.(2)이마:양쪽 손을 이용하여 이미 중앙에서부터 양쪽 관자놀이 방향으로 아래에서 위로 밀어 올리는 기분으로 나선을 그리듯 문지른다.(3)눈:중지와 약지를 이용해 살짝 닿을 정도로 부드럽게 눈앞머리를 눌러준 후 눈 주위를 시계방향, 반대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마사지한다.(4)입:인중에서 턱을 향해 부드럽게 반원을 그리며 가벼운 마사지로 입주위 팔자 주름을 예방한다.(5)볼:턱에서 관자놀이에 이르는 볼의 넓은 부분을 가로로 3등분해 고르게 마사지한다. 한번은 가볍게 아래에서 위쪽을 향해 끌어올려 주며 한번은 나선을 그리듯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마사지한다.(6)목:목전용 크림을 바르고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듯이 교대로 쓸어준다.Tip:마사지를 끝내고 비닐랩이나 스팀타월로 10분 정도 감싸주면 크림의 흡수를 도와 처짐을 방지한다.(7)마무리:부드럽게 크림을 닦아낸 후 스킨으로 피부결을 정리한다. 피부 상태에 따라 에센스, 로션, 크림을 바르거나, 팩을 해 피부 상태를 최적화한다. ■ 도움말 고운세상 피부과 ●생생바이오텍(www.diet.co.kr)에서 ‘바이오젠 허브티’를 출시했다. 바이오젠 시리즈는 인삼과 향유, 속단, 오미자, 감초, 황기 등 12가지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설사 등으로 다이어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좋다. 판매 수익금의 10%는 참여성노동복지센터에 기증할 예정이다. ●더페이스샵은 얼굴뿐만 아니라 목 피부까지 케어해 주는 ‘오버올 마스크시트’를 내놓았다. 대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콜라겐 성분이 제품으로, 화장수로 피부를 정돈한 뒤 마스크 시트를 얼굴과 목 전체에 밀착시켜 성분이 잘 흡수되도록 정리하면 된다.1매 2000원. ●IPKN 화장품은 클렌징 단계에서 피부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피부에 활력을 주는 ‘이뮤&바이탈 클렌징 3종’을 출시했다. 해양심층수의 정제된 영양수로 독소를 배출하고 유해 환경에 대응해 피부 세포를 지키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클렌징 크림·오일·폼 1만 8000∼2만 5000원선. ■ 패션…老티 안나고 맵시나게 # 20대-모피 장식 조끼로 귀엽게 비련과 행복의 삼각관계를 만들고 있는 SBS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의 이세은은 20대의 화려한 직장여성 스타일이다. 약간은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는 직장인의 스타일을 세련되게 표현했다. 화사한 빨강 벨벳 재킷과 레이스 블라우스, 러시안 풍의 조끼로 멋스럽게 연출한다. 자칫 밋밋하기 쉬운 가슴은 앤티크한 브로치로 포인트를 주고, 짧은 크롭트 바지와 니렝스 스타킹, 웨스턴 힐 부츠로 패션 감각을 높였다. 모피로 트리밍한 조끼·부츠는 보다 활동적이고 귀여운 이미지를 준다. # 30대-짧은 코트로 도시적인 스타일 30대 패션리더의 대표주자 변정수는 KBS 일일시트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로 섹시하게, 귀엽게, 또는 도시적으로 변신하면서 패션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스웨이드 소재의 짧은 트렌치 코트, 가슴과 소매에 레이스 처리가 된 블라우스, 여기에 귀여운 벨보텀 바지로 발랄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앤티크한 느낌의 초커 목걸이로 포인트를 주며 동그란 퍼가 귀여운 느낌을 주는 스웨이드 슈즈로 좀 더 어려보이는 코디를 연출한다. 바이올렛 터틀넥 니트와 올리브 그린 색상의 바지, 같은 계열의 재킷으로 센스있는 색감의 코디를 완성한다. 깃이 넓은 복고 스타일의 더블 버튼 코트로 맵시를 더한다. # 40대-트위드와 모피를 젊은 감각으로 MBC 일일드라마 ‘맨발의 청춘’의 하유미는 과감한 원색으로 화려하고 밝은 이미지를 표현한다. 너무 젊은 세대 패션을 따라가려고 볼썽 사나운 코디를 만들지 않는다. 유행에 적응하면서 너무 과하지 않은, 절제된 코디로 세련되면서 고급스럽게 연출한다. 가슴과 소매를 레이스로 처리한 블라우스와 이번 시즌의 유행 아이템인 보헤미안 조끼 위에 활동적인 트위드 재킷을 입는다. 일자의 크롭트 바지로 활동성을 가미한다. 재킷과 같은 소재의 브로치와 구두, 큰 가방을 포인트로 사용해 젊은 느낌을 준다. 깃을 모피로 장식한 보라색 코트로 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인어라인 스커트로 하체 비만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해결한다. 길고 화려한 목걸이로 세련미를 더한다. ■ 한식으로 콩콩튀게 절식으로 소박하게 안티에이징(노화방지)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과 균형 있는 식단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인들은 아침식사를 거르기 일쑤인데다 잦은 회식과 술자리, 불규칙한 식사, 과식, 인스턴트 음식과 청량음료 등으로 필수 영양소들을 균형있게 섭취하기 힘들다. 때문에 노화방지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생활과 과식, 폭식을 자제하고 자신의 건강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노화방지 클리닉인 ‘라 끄리닉 드 파리’ 그랜드 힐튼의 이진(37) 원장으로부터 노화 예방과 건강을 위한 음식에 대해 들어봤다. 이 원장은 의사로는 드물게 임상영양학 석사를 취득한 가정의학 전문의다. 그는 조만간 노화예방 수칙을 담은 전문서적인 ‘노(老)테크-보다 젊게, 더 윤택하게, 더 행복하게’를 출간할 예정이다. # 노화 예방과 건강을 위한 음식 이 원장은 “노화 원인 중 하나가 신체의 산화라고 한다면 안티에이징은 항산화(抗酸化) 물질을 섭취해 노화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하다. 항산화 물질은 우리 몸속의 세포를 공격해 노화와 암, 당뇨, 동맥경화, 치매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유해산소)의 독작용을 제거하여 생체를 보호하는 물질을 말한다. 대표적인 항산화식품은 마늘, 양배추, 브로콜리 등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다. 항산화 식사를 위해서 이 원장은 9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가공 과정에서 많은 영양소의 파괴가 일어나기 때문에 가급적 가공식품을 피할 것을 권했다. 지방이 적고 고단백의 육류나 생선을 통해 질좋은 단백질을 섭취하고, 요리를 고온에 굽거나 기름에 튀기는 것은 발암, 노화촉진 물질을 만들어내는 만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어 식품보관에 주의하고, 요리시 조미료 사용을 줄이며, 식사량을 조절하고, 식사하는 방법을 바꾸고, 식사시간을 지키도록 권했다. 특히 물을 하루 8잔 이상 마실 것을 주문한다. 물은 체내 대사와 배설을 원활하게 해주고 에너지 과잉 섭취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소박한 식탁에 해답이 있다 활성산소를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은 절식(칼로리 제한)이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절식한 쥐는 최고 44개월까지 살았는데 이는 인간으로 치면 132세에 해당하는 나이다. 또 절식이 자유식에 비해 유방암은 20배, 폐암은 2배, 백혈병은 6.5배, 간압은 6배 정도 억제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무조건 양을 줄이는 것보다는 칼로리가 적은 소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절식의 올바른 방법으로 세계 장수인들은 모두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 최고의 건강식은 한국음식 한국 음식은 세계에서도 이미 주목한 웰빙 음식. 채식위주의 식단과 마늘과 콩, 발효 음식인 김치와 된장이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마늘은 알리신이라는 물질이 포함돼 있어 피를 맑게 해주며,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를 개선시켜 혈당작용에 이롭다. 마늘은 체내에 축적된 노폐물과 독소의 해독을 촉진하며, 중금속과 결합해 이를 몸밖으로 유도해 낸다. 또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며,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노화를 억제한다. 콩은 이소플라본 성분이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항암효과가 있다. 또 사포닌과 비타민 E가 풍부해 피부노화를 방지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한국인에게 권하는 식단으로는 아침의 경우 식전에 냉수 한잔을 마신 뒤 삶은 계란 흰자 1개로 식사를 시작한 뒤 3분의 2 공기의 잡곡밥, 콩나물국 또는 시금치 장국, 물김치, 나물류, 계란찜이나 생선 익힌 것으로 식사를 마친 뒤 우롱차나 녹차를 마실 것을 주문했다. 점심에는 현미밥과 콩비지 혹은 된장찌개, 김치, 버섯볶음이나 나물류, 생선구이, 저녁에는 익힌 연어 혹은 닭안심구이 등 지방이 적은 단백질 음식과 브로컬리, 양배추, 버섯익힌 것, 올리브 오일에 식초를 넣어 먹을 것을 권했다. 미국 영양의학의 권위자인 스티븐 프랫 박사는 식생활과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면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를 늦추며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슈퍼 푸드’(super foods)라는 이름의 14가지 식품 목록을 만들었다. 슈퍼푸드는 세계 장수하는 나라와 지역의 식단에서 중복돼 섭취되는 최고의 음식을 뽑아 만든 것으로 고영양 저칼로리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 (5)대두(soy): 콩의 한 종류인 대두를 독립시킬 만큼 대두의 효과는 강조되고 있다. 양질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으며 체내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사포닌 등 항암 효능도 가지고 있다. (6)블루베리: 작지만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이 풍부한 대표적인 노화방지 식품. 청보라색을 내는 안토시안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영양소는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한다. (8)시금치: 비타민 A와 B군,C,E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심장과 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호모 시스테인을 낮출 수 있다.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11)귀리: 통곡식 섭취로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식이섬유는 장내 대변의 양을 늘려 독소를 희석시키며 배변을 원활하게 해준다. 흡연자의 흡연욕구를 줄여주고, 고혈압이나 중풍, 당뇨에 효과가 있다. ●이진 원장 이화여대 의과대학을 거쳐 미국 콜럼비아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임상강사를 지냈다. 포천 중문의대 분당 차병원 가정의학과 임상교수와 이화여대 부속병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의사로서는 드물게 임상영양학 석사를 받았다. 현재는 세계적인 노화방지 클리닉인 ‘라끄리닉드 파리’ 그랜드 힐튼의 원장을 맡고 있다.
  • 강원대 이병천 교수 새개념 ‘개발자본주의론’ 2일 학술대회

    강원대 이병천 교수 새개념 ‘개발자본주의론’ 2일 학술대회

    ‘따라잡기와 벗어나기를 넘어서자.’ 자본주의에 대한 후진국의 태도는 두 가지였다. 어떻게든 열심히 노력해 선진국을 따라잡든지 아니면 선진국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 벗어나든지. 좌파는 이탈을 택했다. 그러나 이 선택은 실패였다. 박정희 개발독재의 모순 때문에 망할 것이라던 한국은 80년대 외려 고도성장을 이어 나갔다. 곧 현실사회주의권 국가들도 줄줄이 무너졌다. 좌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현실사회주의는 진정한 사회주의가 아니었다며 여전히 자본주의의 몰락을 기원(?)하는 종말론자로 남아야 하나. 솔직히 현실적 대안이라 보기 어렵다. 아니면 좌파였던 과거를 회개하고 전향할 것이냐. 이는 성장과정의 갖은 희생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이런 좌파의 딜레마를 풀기 위해 강원대 이병천 교수가 ‘개발자본주의론’을 들고 나왔다. 지난해 아이디어를 낸 뒤 1년여 작업 끝에 대략의 틀을 잡아 2일 성공회대에서 열리는 사회경제학계 공동학술대회에서 ‘개발자본주의 개념구성 시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사회과학연구소·한국사회경제학회·한국산업노동학회·대안연대 합동 주최로 열리는 고 박현채 선생 10주기 추모대회다. ●“산업화가 이미 갈등이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산업화를 자본주의 체제 이행의 관점에서만 설명하는 것에 반대한다.“체제 이행 논의로만 보면 자칫 현재의 결과로 과거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정당화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 기준만 적용한다면 왜 유신이 탄생했고, 박정희는 비극적으로 죽었고, 광주사태는 왜 일어났습니까.” 체제이행적 관점은 자본주의를 ‘가야 할 길’로 전제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갈등은 무시해 버린다는 비판이다. 그래서 이 교수는 그냥 산업화라 하지 않고 ‘쟁투적’ 산업화라 부른다.“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산업화 과정 안에 갈등 지점들이 이미 들어가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겁니다.” ●“단선적 발전론을 버려라” 그래서 이 교수는 ‘개발국가론’의 폐기를 주장한다. 개발국가론은 한국 등 동아시아의 성장을 ‘국가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설명하는 이론. 그러나 국가의 힘 역시 그것을 받아들이는 문화와 그때그때 권력관계에 의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그래서 산업화를 볼 때 국가의 능력뿐 아니라 이에 대응하는 시민정신까지 함께 보자고 제안한다. 이 교수는 이 두 잣대로 산업화 과정의 유형화를 시도한다(표 참조). 예컨대 프랑스는 강력한 혁명적 전통으로 인해 합의에 의한 산업화가 진행된 반면, 자이르 같은 곳은 이런 조건들이 전혀 없어 아예 산업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국가의 강력한 주도가 있었으나 사회적 합의는 부족한 개발자본주의 유형이다. 이 교수는 이런 논리를 통해 산업화와 근대화를 일직선상에 놓고 설명하는 모든 종류의 발전단계론을 폐기하자고 주장한다.“발전단계론을 놓고 각국을 보면 보편성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보입니다.”그렇기에 이 교수는 자신의 유형화 작업조차도 ‘제한적 일반화’라 불렀다. ●다이내믹한 이론 구성을 위해 개발자본주의론은 이 교수가 오랫동안 몸 담아왔던 제도경제연구회 멤버들과 의견을 교환한 끝에 내놓은 주장이다.“산업화의 성공이나 성장만 보는 게 아니라 그것이 품고 있는 긴장과 모순까지 드러내는 역동적인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제도경제학의 성과와 우파·좌파의 논리까지 모두 수용한 것입니다.”그러나 무척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다.“꼭 옳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만든 개념인 만큼 학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론] 한·일관계 새 출구 찾아야/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한·일관계 새 출구 찾아야/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지금 한·일관계는 외교적 차원에서만 보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확산된 우호친선의 분위기는 올봄부터 급격히 냉각되었고 올 6월의 정상회담과 11월 부산에서의 정상간 만남에서도 냉랭한 분위기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때 아닌 독도영유권 분쟁으로 촉발된 양국간 대립은 역사교과서와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심화되어 왔다.12월에 예정된 한·일 정상간 셔틀 회담은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이처럼 한·일관계가 악화된 데는 일차적으로는 일본 측 책임이 크다고밖에 할 수 없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집권 이후 일본사회의 보수화 색채는 한층더 선명해졌고 이것이 한·일 외교마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일본의 일부 지도자들은 헌법문제, 자위대문제, 대북정책 등을 계기로 심화되고 있는 보수적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과거사 갈등을 부채질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였다. 평화헌법 개정론은 대세로 자리잡았으며 자위대의 보통 군대화 움직임도 추세가 됐다. 고이즈미 총리, 아베신조(安部晋三)관방장관, 아소다로(麻生太郞)외상 등 일본 지도부는 미·일동맹 중심의 강성 외교안보 정책의 추진에 치중하면서 아시아 외교를 지나치게 경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과의 독도, 역사교과서, 야스쿠니 문제 등을 둘러싼 과거사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라기보다 줄곧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쟁점이다. 시마네현의 독도 도발이나 총리의 거듭된 야스쿠니 참배가 지닌 폭발성을 인정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처에는 한·일관계 전반에 관한 균형 잡힌 전략적 고려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이고 치밀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현재 일본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단기적 조치나 정책으로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선책으로 역사마찰의 빈도를 줄이고 역사마찰이 초래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과거사 갈등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 지도자간의 암묵적인 합의와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 문제는 배타적인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국가의 논리로 해결되기보다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논리에 의해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국경을 넘어선 시민사회간의 연대는 문제해결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준다. 우익교과서가 일본의 학교 현장에서 최소한의 채택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일본사회 내에서 일정한 자정 기능이 존재한다는 증거이자 국경을 넘어서 시민연대의 성과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마찰의 격화로 인해 FTA 체결 문제나 북핵 해결을 위한 양국간 공조문제가 중심 현안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은 심각히 우려된다. 냉정하게 보면 이 두 가지 이슈야말로 과거사 문제 못지않게 한·일관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국익이 걸려있는 중대한 현안이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일간 공조협력 체제의 구축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에 직결된다고 할 수 있으며 또한 한·일간 FTA 체결 문제는 동아시아 시장단일화를 추구하는 제1보임은 물론 동아시아 지역통합의 향방을 좌우하는 사안이다. 이러한 핵심 의제가 과거사에 가려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양국의 국익에도 저해되는 일일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 최근 격화되고 있는 역사마찰로 인해 양국 지도자간의 대화가 중단되거나 풀뿌리 차원의 민간교류가 위축되는 사태는 한·일관계의 미래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해두고 싶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스포츠중계 ‘보편적 접근권’ 논란 가열

    지상파 방송사들이 철옹성을 구축했던 국내 스포츠 중계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보편적 접근권(Universal Access)’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보편적 접근권이란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질 만한 스포츠 경기 중계는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 최근 스포츠마케팅 업체인 IB스포츠가 막강한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을 제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및 올림픽·월드컵 축구 예선 등에 대한 중계권을 거액에 사들이면서 이같은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다시 논란에 불을 댕긴 것은 최근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 민주당 손봉숙 의원이 보편적 접근권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하면서부터다. 이들은 국민들의 접근권 보장에 더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스포츠 중계권료를 제어하기 위해서도 보편적 접근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송매체 환경이 지상파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보편적 접근권 주장은 지상파의 독과점을 유지하려는 몸부림이라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사들은 보이지 않는 ‘공조체제’를 갖추고 IB스포츠의 중계 재판매를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 또 자본주의 원칙 위배, 불공정 담합 등에 따른 위헌적 요소도 많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여기에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기업 홍보를 위한 ‘중계효과’에 기대어 스포츠팀을 운영해왔던 스포츠 구단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보편적 접근권 논란은 당분간 방송 스포츠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33) 박성표 한국주택보증 사장

    [혁신 공기업탐방] (33) 박성표 한국주택보증 사장

    대한주택보증이 종합 부동산 금융서비스 회사를 선언했다. 주력 상품인 분양·하자보수 보증 외에 새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산운용관리,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리스트럭션도 병행하고 있다. 주택보증회사의 1차 고객은 건설업체다. 그래서인지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이 회사의 궁극적인 설립 목적은 소비자의 안전한 주거생활을 목적으로 한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라면 모두 이 회사의 보증서를 갖고 있다. 박성표(53) 사장은 “다양한 상품을 내놓아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개발·제공해 명실상부한 부동산 종합 금융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소비자들은 대한주택보증이라는 회사를 잘 모른다. 뭣하는 회사인지. -선(先)분양제도에서는 아파트를 분양받고 입주하기까지 대개 3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만약 입주 전에 건설사가 쓰러지면 계약금과 중도금은 날아가고 내집마련의 꿈도 산산조각 나고 만다. 아파트를 분양받아 안전하게 입주할 수 있도록 보증해 주는 기관이 필요해 설립된 회사다. 입주 후에도 하자가 발생할 경우 일정 기간 책임지고 하자 보수를 해주는 보증도 취급하고 있다.93년 설립돼 지난달 말까지 분양·하자 보증을 서준 아파트가 무려 491만 가구, 분양보증 금액으로 치면 289조원에 이른다. 분양계약자에게는 안전한 입주를, 주택사업자에게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보장해주는 주택전문 금융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외환위기때 주택업체들의 연쇄 부도로 입주 예정자들의 재산이 날아가는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입주를 마칠 수 있도록 해준 기관이 바로 대한주택보증이다. ●분양계약자 안전한 입주도와 분양·하자 보증은 분양 아파트에만 있는 것 아닌가. 임대 아파트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은 없는가. -그동안 임대아파트 건설업체들이 쓰러지면 보증금을 떼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제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다음 달부터는 임대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현재 임대아파트가 300만가구에 이른다. 해마다 4만∼5만 가구가 새로 입주한다. 새로 입주하는 임대아파트는 다음 달 14일부터, 기존 임대아파트는 내년 8월부터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보증이 실시된다. 임대 아파트 보증을 실시하는데 위험이 따르지 않는지. -임대 아파트를 공급하는 업체들 가운데 영세 사업자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손실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걱정된다. 수익률은 거의 없다. 오히려 손해보는 상품일지도 모른다. 적정 보증료율의 산정이 필요한데, 그러나 보증료율을 올리면 결국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 그래서 고민이다. 정책적 필요에 따라 수행하는 상품인 만큼 임차인 보호와 안정적인 보증책임 이행을 위해 임대주택을 주택보증이 신탁·인수하는 방안 등이 강구돼야 한다. ●대출심사권 주택보증에 맡겨야 또 임대아파트 사업을 벌인다는 빌미로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은 뒤 고의 부도내는 업체도 더러 있다. 국민임대주택기금 대출 때부터 사업성 검토를 철저히 해야 한다. 위험성이 큰 사업장은 대출에 제약을 줘야 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이 독점하고 있는 국민주택기금 관리권을 임대 아파트 사업만이라도 기금 대출 심사권을 주택보증에 맡기는 방안이 절실히 필요하다. 앞으로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일감이 줄어들지 않나. 주택보증시장 개방압력도 거세지고 있는데. -지금까지 주택보증의 주 수익원은 주택분양 보증료였다. 그러나 3∼5년 뒤에는 주택분양 보증기관이 일반 보증보험사, 손해보험사, 은행 등으로 확대된다. 그런데 주택보증은 단순 보증 상품과 달리 사회보장적 성격을 띠고 있다. 외환위기때 주택보증의 기능과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지 않은가. 당시 보증은 엄청난 손해를 보면서 부도난 사업장의 수십만 가구를 무사히 입주시켰다. 일반 보증보험사로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했다. 주택보증시장 개방은 과당 경쟁으로 인한 동반 부실, 선택적 보증취급으로 인한 주택공급 차질, 사회적 비용 증가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개방을 반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다양한 상품으로 부동산금융 업그레이드 새 상품 출시 반응은 어떤지. 앞으로 출시할 상품은 무엇이 있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등을 도입했고, 주택건설사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 중이다.PF 보증은 아직은 미미하다. 후분양제 도입으로 역할과 필요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주택성능 등급 표시제가 도입되는 것을 계기로 주택품질보증 상품도 준비 중이다. 주택완공 보증, 분양주택판매 보증, 상가 보증 등을 검토 중이다. 회사 역할을 종합 부동산 보증 상품을 개발·판매하는 회사로 키울 것이다. 다양한 상품 개발로 부동산 금융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착공 단계부터 공사 진행, 입주, 하자, 품질 보증 등 주택산업 전반에 걸쳐 파수꾼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다양한 상품 개발에는 금융 전문가뿐만 아니라 부동산 전문가를 확보해야 하지 않는가. -주택 관련 어느 기관보다 부동산 전문가를 많이 확보했다고 자부한다. 시중 금융기관과 비교, 주택개발 사업성 검토는 우리 보증회사가 최고 수준이다. 어느 금융사든지 보증서를 떼어주기 전에 금융기관 신용과 자체 신용평가를 거치는 시스템을 갖췄다. 문제는 부동산쪽이다. 사업 성공을 담보하는 객관적인 잣대도 없다. 철저한 사업성 검토만이 손실을 줄이는 길이다. 사업 타당성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했다가는 보증의 손실은 물론 이를 믿고 청약·투자한 사람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많은 직원을 디벨로퍼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하고 있다. 여전히 3조 5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다. 경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외환위기 때 주택업체들의 연쇄 부도로 보증이 휘청거렸다. 존폐 위기에 처해 정부가 출자전환을 하고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지금까지 1조 4000억원의 채권을 회수했다. 연간 2000억∼300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내고 있다.5∼6년 뒤에는 정부 출자금을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회수하지 못한 채권도 많다. 이를 받아내기 위해 특수채권추신팀을 설치하는 등 조직을 정비했다. 보증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글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임대보증금 보증 새달 14일 시행 임대주택 세입자들은 다음 달 14일부터 보증금 떼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대한주택보증이 임대 사업자가 공급하는 주택에 대해 임대기간이 끝난 뒤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주도록 하는 ‘임대보증금 보증’ 상품을 내놓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임대보증금 보증에 가입해야 된다. 보증금이 4000만원 정도인 세입자는 월 5000원 정도의 보증 수수료만 내면 임차기간에 안전하게 보증금을 지킬 수 있다. 세입자가 임차 기간을 채우지 않고 중간에 나올 경우 보증금 대위변제도 가능하다. 임대보증 가입이 의무화되는 다음 달 14일부터 임대사업자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임대주택 소재를 관할하는 시·군·구에 보증서 사본을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민간 임대아파트는 모두 임대보증 가입 대상이지만 이미 공급된 임대 아파트는 1년간 유예기간을 주었다. 보증대상 보증금은 임대 보증금 전액을 기준으로 하며, 보증 기간은 임대 기간이다. 보증 수수료는 시행자의 신용 등급, 기존 임대사업 여부, 보증 금액에 따라 정해진다. 임대 보증금이 4000만원일 경우 월 1만원 정도로 책정된다. 보증 수수료는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이 각각 50%씩 부담하면 되므로 임차인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월 5000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수수료를 임대료에 포함해 징수하고 임대료 고지서에 내역을 명시해야 한다. 임대 보증금 보증 가입이 의무화되면 임차인의 권리가 강화되는 동시에 임대 사업자의 신뢰도가 높아져 임대주택사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정통관료출신 박성표 사장은 건설교통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주택·건설 전문가다. 보편 타당한 합리성을 최우선적으로 따지고 복잡하고 어려운 일일수록 원칙에 따라 간결·신속하게 처리하는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주택보증 CEO가 된 뒤에는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기 살리기에 앞장 섰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져야 기업·고객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그런지 박 사장 취임 이후 심심찮게 발생해 보증기관의 이미지를 먹칠했던 직원들의 금융사고가 사라졌다.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으로 개선하고 보증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데 관심을 쏟는다. 업무 혁신에 앞장서는 직원에게는 인사 인센티브를 주지만 투명 경영, 윤리성을 해치는 직원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퇴출시킬 정도로 엄격하다.52년 경남 밀양 출신. ▲70년 경남고▲74년 서울대 지리학과▲75년 17회 행시 합격▲79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85년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 대학원 졸업(이학석사)▲99년 토지국장▲00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03년 건설경제국장, 기획관리실장▲05년 3월 대한주택보증 사장 취임
  • [스포츠중계 보편적 접근권 입법 논란] “지상파방송 독과점적 위력 여전”

    #장면 1. 지난 1월 신생 스포츠마케팅사 IB스포츠는 4년간 4800만달러에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따냈다.IB스포츠는 재판매를 원했지만, 지상파가 등을 돌리자 Xports를 급조했다. 한국 선수의 맹활약으로 뉴스 가치는 솟았으나 지상파는 뉴스용 화면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토막 소식’으로 홀대했다. #장면 2. IB스포츠는 2006년부터 7년 동안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올림픽 및 월드컵 아시아예선 전 경기 독점권을 2500만달러(추정액)에 사들였다. 지상파는 “그동안 외화 낭비를 막기 위해 3사가 구성한 풀단을 깨기 위해 AFC가 IB스포츠에 판 것”이라며 성토했다. #장면 3.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2003년 수준(40억원)으로 환원”을 원한 한국농구연맹(KBL)과 “34억원 동결”을 내세운 지상파의 협상은 평행선을 그었다. 결국 중계권은 50억원을 베팅한 IB스포츠에 넘어갔다. 방송 3사는 이번에도 “재구입 불가”를 천명한 동시에 계열 케이블(KBSSKY,MBC ESPN,SBSSPORTS) 중계마저 막아버렸다. 지상파가 철옹성을 구축했던 국내 스포츠중계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IB스포츠와 올해 들어 세 차례나 대립각을 세우며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 외국에선 스포츠에이전시가 중계권을 구매한 뒤 방송사에 재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내 현실은 이와 동떨어져 있었다. 주요 스포츠 중계권 시장은 ‘생산자’인 연맹보단 ‘구매자’인 지상파가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기형 구조였다. 프로팀들이 매해 수십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며 구단을 운영하는 것은 홍보 효과 때문. 방송을 얼마나 많이 탈 수 있느냐는 ‘존재의 이유’와 직결된다. 따라서 ‘콘텐츠’란 무기를 가지고도 지상파에 휘둘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스포츠마케팅사가 등장하며 지상파의 ‘독과점적 지위’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각 연맹들은 프로농구 중계권 파동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현 상황을 내심 흐뭇해하며 관망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총대’를 멘 KBL은 괴로움을 겪고 있다.05∼06시즌 중계권을 IB스포츠에 넘기며 지난해보다 16억원이 늘어난 50억원을 챙겼다. 하지만 파장은 일파만파. 더 이상 밀리면 걷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지상파는 ‘공조 체제’를 형성, 재판매 경로 및 중계차를 비롯한 생중계 설비 임대까지 틀어막았다. 고수웅 KBL 홍보이사는 “IB스포츠에선 지난해보다 싼 값에 재판매를 하겠다고 했는데 공중파가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면서 “현재 공중파의 행태는 사실상 ‘담합’이자 ‘불공정행위’다.”고 호소했다. 아직 지상파의 견제를 의식해 협상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IB스포츠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의 하나인 프로야구 중계권 협상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90억원에서 올해 80억원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마다할 리 없다.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IB스포츠와 지상파 모두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협상의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면서 “돈은 둘째 문제이며, 다만 IB스포츠가 중계권을 따내려고 한다면, 많은 채널을 확보해 전 경기를 중계할 역량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기고] “보편적 접근권 법제화 지상파편향은 탈피를”

    보편적 시청권은 스포츠에 한정된 것은 아니고, 시청자들이 국민적 관심사를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처음 입법화되었던 영국에서는 여왕의 대관식, 황태자의 결혼식, 이탈리아에서는 산레모 가요제 같은 국민적 이벤트를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개 보편적 접근권이 법제화된 곳은 유럽과 같은 공영방송 중심제도와 스포츠가 국민적 일상화가 된 곳이다. 반대로 미국과 일본 같은 시장중심의 방송제도에서는 보편적 시청권이 방송사업자의 표현의 자유와 자연스러운 시장거래를 막는다는 측면에서 법제화되지 않았거나 위헌판결을 받았다. 우리와 같이 지상파독과점 상황에서는 보편적 시청권이 어젠다로 부각될 필요가 없었다. 손봉숙 의원이 발의한 주요 내용은 (1)국민적 관심사인 체육경기에 대해 무료인 지상파가 우선적인 중계권을 가지고 (2)국민적 관심사를 정하기 위해 방송위원회에 보편적 시청권 보장위원회를 두고 (3)지상파가 비인기종목도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박형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방송사업자간 스포츠중계권을 공정거래하도록 명시하고, 이를 방송위원회가 감시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지상파 위주의 편파적인 법안으로 판단된다. 최근 지상파가 미국 메이저리그야구, 아시아축구연맹의 축구, 국내프로농구 등의 중계권을 상실한 것은 자업자득인 측면이 강하다. 지상파 독과점인 상태에서 스포츠연맹들을 너무나 홀대하였고, 중계권을 독점해 놓고도 인기있는 경기만 골라서 방송하고 가격도 매우 낮게 책정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우선방송사 선정도 지상파로 한정하였는데, 무료 또는 저렴한 시청요금이라면 1300만 가구로 73%가 보급된 케이블TV도 포함되어야 한다. 케이블요금은 평균 5000∼60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법안에서는 비인기종목에 배려를 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원론적으로 보편적 접근권과는 거리가 먼 조항이다. 법적 규제를 국민적 인기 스포츠에 한정하는 것은 외국의 입법례이다. 박형준 의원의 법안은 특정매체 편파성이나 시장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의 추상성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의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폭등하는 스포츠중계권의 가격안정과 지나친 외화유출 등을 막기 위해 법제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지상파와 뉴미디어가 포함된 중립적 입장에서 신중한 사회적 공론을 통하여 법제화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프리미어 리그가 인기가 있어도 이는 시장흐름에 맡기고 있다. 이는 우선방송사 선정과 스포츠 종목지정에서 시장흐름을 존중하면서 최소규제에 그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스포츠중계 보편적 접근권 입법 논란] “조속 법제화를” “시장에 맡겨야”

    [스포츠중계 보편적 접근권 입법 논란] “조속 법제화를” “시장에 맡겨야”

    ●보편적 접근권 빨리 도입해야 ‘보편적 접근권’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특정 스포츠 중계가 시청률이 높다는 이유로 무조건 ‘보편적 접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국가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거나, 특히 국민 통합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이를 한정한다. 예를 들어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 경기 같은 경우와 미국 메이저리그, 영국 프리미어리그 같은 경우는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월드컵 경기라 해도, 한국이 출전하는 경기로 한정할 것인지 아닌지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국내의 문화·사회적 상황을 고려하며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뒤 영국처럼 종목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 접근권’의 대전제다. 또 ‘보편적 접근권’에 해당하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지상파에서만’ 방송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상파 방송을 ‘충분 조건’으로 케이블 등 여타 매체도 해당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보편적 접근권’이 반드시 지상파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보편적 접근권’을 지지하는 중요한 논거 가운데 하나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포츠 중계권료를 제어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포츠 독점 중계권을 따내 이를 재판매하는 다국적 스포츠 에이전시 또는 마케팅사가 늘어나며 자고 일어나면 중계권료가 뛰어오르는 상황이 됐다.‘보편적 접근권’을 국내법으로 보장해 놓으면 이에 해당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중계권료 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는 논리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하윤금 박사는 “국익 차원에서 보면 ‘보편적 접근권’에 대한 논의가 늦은 감이 있다.”면서 “최근 발의된 개정안도 고쳐야 할 부분이 많지만, 법안이 통과된다면 방송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시급하게 도입해야 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스포츠 중계, 시장논리에 맡겨야 반대 의견의 핵심은 ‘보편적 접근권’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이나 독일 등 공영방송의 전통이 강한 몇몇 나라에서 도입하고 있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시장 논리에 의해 거부되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한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방송 매체 환경이 지상파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케이블 방송도 국내 인구의 70% 가량이 접할 수 있는 보편적인 매체가 됐다는 것. 여기에 덧붙여 케이블, 위성, 인터넷,DMB 등 다양한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중계되는 방식이 매체간 균형 발전은 물론, 지상파에 한정된 방송보다 오히려 보편적인 시청권을 시청자들에게 보장해 준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시청률이 높은 인기 종목에 집중했고, 제한된 중계 시간의 한계를 노출했던 지상파 스포츠 중계의 행태에 견줘 ‘보편적 접근권’ 도입은 방송시장에서 지상파의 독과점을 유지하려는 몸부림이라는 의견도 많다. 게다가 방송법 개정안이 지상파에 등 떠밀려 졸속으로 마련돼, 위헌적인 요소도 많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지상파가 IB스포츠나 케이블 채널과 협력 관계를 형성해야 시장 논리를 거스르지 않고 스포츠 중계권료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지적도 있다.NHK와 지역 민방이 컨소시엄을 이뤄 월드컵중계권을 따냈던 일본의 경우처럼 저렴한 가격에 함께 구입, 분업적으로 방송하는 것이 최상의 해법이라는 것이다. KBI 윤호진 박사는 “최근 논란은 지상파가 시장에서 경쟁 사업자를 무시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서 비롯됐다.”면서 “법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상식과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본지 ‘인권선진국’ 가톨릭 매스컴상

    서울신문 특별기획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특별취재팀이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제정한 ‘2005년 제15회 한국가톨릭매스컴상’ 신문부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최덕기 주교)는 21일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제작한 박광현(36) 감독을 올해(제15회) 한국가톨릭매스컴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하는 등 대상 및 부문상, 특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신문부문에서는 서울신문 특별기획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의 특별취재팀이, 방송부문에서는 EBS ‘효도우미 0700’을 제작한 안재권 PD가, 영화부문은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출판부문은 무료병원 요셉의원을 돕는 잡지 ‘착한 이웃’의 이동진 대표가 각각 선정됐다. 특별상은 KBS 제1라디오 장애인의 날 특별기획 ‘우리는 친구! 우리는 희망입니다’의 이정연 PD가 수상하게 됐으며, 올해 신설된 인터넷부문상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대상에는 300만원, 각 부문상에는 100만원씩 상금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후 6시30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다.1987년 ‘자유언론상’으로 출발한 가톨릭매스컴상은 신문, 방송, 출판, 영화 등 매스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정의와 평화, 사랑 등 보편적 가치를 드높인 매스컴 종사자들을 찾아 시상하는 상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음악을 사랑하는 그녀 - 5분 데이트 (28)

    음악을 사랑하는 그녀 - 5분 데이트 (28)

    옴팍한 눈과 뚜렷한 입술의 얼굴이 여간 새침스럽지 않겠다 싶던 첫 인상이「드라이브」하는 동안에 다 씻어졌다. 눈으로 함빡 웃음을 담고 하는 얘기에는 어디 하나 막힘이 없다. 그렇게 자연스럽다. 국회사무처 총무과 연현숙양. 「클래식」에서 시끄럽지 않은「라이트·뮤직」까지 음악이라면 듣기, 부르기, 하기를 가리지 않고 즐긴다. 중학생 때는「첼로」를, 요즘은「피아노」를. 부르기 좋아하는 곡은 우리 가곡『그네』. 좋아하는 음악을 전공 삼지 않았던 것은「생활의 범위가 좁아질까봐」. 같은 이유에서 배우자 역시 예술인은 싫다고 했다. 3남 3녀의 맏이. 시집은 늦게 갈 작정이란다.「늦게」의「데드라인」을 캐물었더니 부모에게 천덕꾼이 되기 직전, 밑으로 나란한 동생들이「교통방해」라 들쑤석 거리기 직전까지. 그러니까 구제 못할「하이·미스」에 이르기 직전이라는 얘기다. 늦게 가는 이유는 좀더 많은 경험을 하고 그래서 안목, 식견이 활짝 넓어진 뒤에「결혼 같은 것」하고 싶어서다. 올해 만 22세. 신광여고를 졸업했고 국회사무처 총무과에서 우리말 타자를 쳐온 지 지난 4월 1일로 1년이 됐단다. 이제는 슬슬 쳐도 1분에 1백 60자를 쳐대는 실력도 붙었고, 좀처럼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안 일만큼「내 직장」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싫은 것을 억지로 한다』는 얼굴의 직업여성적인 면은 전혀 보이지 안았다. 하루에 쌓여진 피로를, 좋아하는 음악으로 풀어나가는 생활 속에서 얻어진 건강함인 듯. 가리지 않는 식성으로 특히 즐기는 것이라면 통닭. 158cm, 47kg. ※ 뽑히기까지 국회사무처로부터 추천을 해왔고「카메라·테스트」과정까지에 망설이는 사람 하나 없이「패스」. 그만큼 보편성 있는 미인이었다. 뽑히고 나서 며칠 만에 크지 않은 자동차 사고로 코 위에 난 조그만 상처가 가실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팔 한쪽은 여전히 부자유스러울 때 수고해 주었다. [ 선데이서울 69년 4/13 특대호 제2권 15호 통권 제29호 ]
  • [CEO칼럼] 환경, 새로운 무역장벽/오세철 금호타이어 사장

    [CEO칼럼] 환경, 새로운 무역장벽/오세철 금호타이어 사장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적 대응방안이 구체화되면서 환경문제가 새로운 무역장벽의 수단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법규는 현재 EU를 중심으로 제품 환경문제를 시장과 연계하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같은 정책은 역내 회원국뿐 아니라 역외 국가에도 적용되고 있다. 실례로 일본의 한 가전업체가 자사의 게임기를 네덜란드에 수출하려다 부품 중 일부에서 카드뮴이라는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해서 반입이 거부된 적이 있었다. 수출을 하지 못하는 물질적 손실뿐 아니라 환경을 중시하는 유럽국가에서의 반환경적 기업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 더 큰 손실이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환경정책의 규제 핵심동향은 사업장 규제에서 제품 중심의 환경규제로 전환되고 있다. 또 제품의 유해성과 환경성 정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주주와 이해관계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의 환경 무역 장벽은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에 또 다른 경쟁력을 요구하고 있고, 세계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문제에 관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대처하는 자세가 절실해졌다.21세기 인류문명의 가장 큰 과제이자 인류의 보편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환경보호’를 위해 환경경영의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과 시스템 양자 모든 면에서 환경친화경영을 지향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일회적인 구호성 행사로 끝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전사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원료의 투입에서 제품 출하, 소비 후 폐기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산 활동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고려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환경 경영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환경안전을 바탕으로 한 경영활동과 환경친화적인 제품 개발, 자원·에너지의 효율적 사용, 사원들을 위한 쾌적하고 안전한 사업장 구현, 그리고 고객 및 지역사회와의 공존공영 기반 구축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타이어 산업에서 예를 들어보면 원유값 상승세와 석유자원 고갈방지를 위해 자동차 연비향상이 매우 중요해지면서 타이어 업체들은 앞다퉈 저연비 타이어를 개발하고 있다. 또 수출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타이어 산업에서는 환경 선진기법인 ‘전과정평가 (LCA:Life Cycle Assessment)를 구축, 북유럽 환경라벨(Nordic Swan Label) 인증과 같은 환경경영 시스템의 요소들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국내의 모든 기업들은 기업의 친환경활동 내용을 담은 ‘환경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해야 한다. 환경보고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임과 동시에 날로 높아져 가는 환경 무역장벽을 넘는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제품을 구매하는 해외 바이어들은 과거의 경영실적을 반영한 영업보고서와 미래의 회사가치를 가늠해 줄 수 있는 보고서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보고서 중 하나가 환경보고서다. 주기적인 환경보고서 발간과 더불어 친환경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생태계를 지키면서 발전을 꾀하는 기업활동을 강화해 고객과 사원, 주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이 안은 과제인 것 같다. 오세철 금호타이어 사장
  • [儒林 속 한자이야기] 白往黑歸(백왕흑귀)

    儒林(452)에는 ‘白往黑歸’(흰 백/갈 왕/검을 흑/돌아올 귀)가 나오는데,‘나갈 때는 희었는데, 돌아올 때는 검다’는 뜻으로,‘겉모양은 쉼 없이 變化(변화)하지만 그 本質(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內包(내포)하고 있다. ‘白’의 원래 뜻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다.‘사람의 머리’를 정면에서 본 모양,‘쌀알’의 상형,‘햇빛’의 상형,‘촛불’의 상형,‘엄지손가락’의 상형,‘도토리’의 상형 등이 그것이다.‘머리’가 본뜻이며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희다’는 假借(가차)된 뜻이다.用例(용례)로는 ‘白骨難忘(백골난망:죽어서 백골이 되어도 잊을 수 없다는 뜻으로, 남에게 큰 은덕을 입었을 때 고마움의 뜻으로 이르는 말),白面書生(백면서생:한갓 글만 읽고 세상일에는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白日夢(백일몽:대낮에 꿈을 꾼다는 뜻으로,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공상을 이르는 말)’등이 있다. ‘往’자는 원래 ‘가다’는 뜻을 위해서 의미요소인 ‘止’(발 지)와 발음요소인 ‘王’(임금 왕)으로 구성된 것이었다.‘往復(왕복:갔다가 돌아옴),往生極樂(왕생극락:죽어서 극락세계에 다시 태어남),旣往(기왕:이미 지나간 이전)’ 따위에 쓰인다. ‘黑’자는 ‘검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연기에 얼굴이 검게 그을린 사람의 모습을 본뜬 것이었다. 후에 ‘캄캄하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하였다.用例로 ‘黑白(흑백:검은색과 흰색을 아울러 이르는 말, 옳고 그름),黑心(흑심:음흉하고 부정한 욕심이 많은 마음),黑衣宰相(흑의재상:정치에 참여하여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을 이르는 말)’ 등을 들 수 있겠다. ‘歸’자는 원래 ‘흙더미’와 ‘아내’로 구성된 글자였으나 후대로 오면서 ‘발’의 움직임을 의미한 ‘止’가 합쳐진 ‘歸’는 ‘시집가다’라는 뜻이되었다.用例에는 ‘歸納(귀납: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원리로부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명제 및 법칙을 유도해 내는 일),歸結(귀결:어떤 결말이나 결과에 이름),歸省(귀성:부모를 뵙기 위하여 객지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 등이 있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末期(말기) 韓(한)나라의 公子(공자) 韓非(한비)는 法治主義(법치주의)를 主唱(주창)하였다. 그의 論著(논저)인 韓非子(한비자) 說林(설림)편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楊朱(양주)에게는 楊布(양포)라는 동생이 있었다. 어느 날 양포는 아침에 집을 나설 때 흰옷을 입고 外出(외출)하였다. 집에 돌아올 무렵, 비가 내리자 흰옷이 더럽혀질 것을 念慮(염려)하여 검정 옷(緇衣(치의))으로 갈아입었다. 집에 이르자 기르던 개가 양포를 알아보지 못하고 마구 짖었다. 몹시 화가나 그 개를 두들기려 하자 양주는 이렇게 타일렀다. “개를 두들길 필요가 없네. 자네도 마찬가지야. 만약 저 개가 조금 전에는 흰색이었는데, 시커멓게 해 가지고 돌아온다면 자네 또한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겉모양이 달라졌다 하여 속까지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楊布之狗’(양포지구:겉이 달라졌다고 해서 속까지 달라진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을 가리킴) 또한 여기서 유래하였다.社會的(사회적) 地位(지위)가 바뀌었다고 일순간 態度(태도)가 突變(돌변)하는 사람이 많다. 높은 地位에 걸맞은 素養(소양)을 갖추지 못하면 非難(비난)이 따를 뿐이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사설] 北 인권, 실질적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

    유엔총회가 엊그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제 북한의 인권문제는 피할 수 없는 지구촌의 화두가 된 것이다.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볼 때 결의안은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 또한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정부가 결의안에 동참하지 못하고 기권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다만 정부도 밝혔듯 남북한의 정치적 현실을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하겠다. 우리는 북한 인권의 문제를 접근하는데 있어서 요체는 점진적이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전략이라고 본다. 사실 북한의 인권 개선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압박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특히 북핵 해결이라는 우선과제를 놓아둔 상황에서 섣불리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남북관계 경색과 북·미 관계 악화라는 부작용만 초래할 뿐이다. 더구나 북핵과 인권을 연계하려는 발상은 삼가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6자회담에 ‘북한인권실무회의’를 설치하려 한다는 보도도 있으나 이래서는 곤란하다. 모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잡은 북핵 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어 나가면서, 북한 인권을 개선할 국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가 유엔 결의안에 기권한 것은 역설적으로 북한 인권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과제가 막중하다는 뜻일 것이다. 북한을 설득하고, 국제사회와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는 역할을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북한 인권 로드맵을 마련, 순차적으로 접근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당장 지원식량 배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할 만하다. 야당과 보수진영도 정부에 대한 정쟁적 공세는 자제하기를 바란다. 대안 없는 공세로 남남갈등만 부추겨서는 안 될 것이다.
  • [데스크시각] 아테네-스파르타 vs 남북/구본영 정치부장

    한국 정치는 ‘소용돌이 정치’라고 갈파한 서방 학자가 있었다.“6·25는 통일전쟁이었다.”는 강정구 교수의 발언이 정국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면서 그의 어록이 새삼 떠올랐다.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서신 파문이 국가 정체성 공방으로 번지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역설적이지만 강 교수의 주장은 그가 의도했든 않았든 또 다른 효과를 낳았다.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는’ 이 땅의 보통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케 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최근 몇년간 남북통일이 쉬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국민적 인식은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역설이다. 올해 서울신문 창간 101주년 여론조사 결과가 그랬다.‘10년 이내에 통일이 될 것’이란 응답 비율은 19.2%에 불과해 ‘10년이상 20년 이내’(34.8%),‘20년 이상’(25.1%)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아예 ‘통일이 안될 것’이란 비관적인 응답자의 비율도 13.2%에 달했다. 이는 한반도에서 냉전은 끝나가고 확실한 평화정착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당국자들의 홍보와는 엄청난 괴리다. 굳이 여론조사 수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남북 대결이 종식되고 양쪽 주민이 서로 오가는 ‘사실상의 통일’이 이뤄질 것이란 믿음을 갖기엔 현실은 아직 엄혹하다. 얼마전 끝난 12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보자.1000만 이산가족 중 불과 몇백명의 혈육이 반세기만에 3박4일간의 짧은 재회를 끝내고 또다시 기약없는 긴 이별로 이어지지 않았는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남북간)체제경쟁은 이미 끝났다.”고 선언했다.“북한과 1인당 국민소득, 수출규모 등에서 수백배가 차이 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북측은 정 장관이 공짜로 전기를 지원하겠다는 ‘중대 제안’을 했음에도 선뜻 받지 않고 있는 것은 웬일일까. 남쪽에 무작정 경제적 의존을 하는 것은 체제유지에는 독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때문에 아직은 온전히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기자는 최근 지금으로부터 2400여년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쟁패를 다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다시 읽었다. 같은 언어를 쓰고, 동일한 신을 믿었던 그리스의 두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25년간 싸움을 다룬 투키디데스의 역사서다. 결론부터 말해 경제력은 물론 민주주의의 성숙도나 문화 등 소프트파워에서도 앞섰던 아테네는 스파르타와 싸움에서 무참히 패배한다. 스파르타가 이겼다고 하지만 아테네와의 전쟁에서 힘을 소진한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알렉산더 대왕 부자의 신흥세력 마케도니아의 말발굽 아래 짓밟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물론 아테네가 꽃피운 그리스 문화는 나중에 로마문화로 전승된다. 반면 오로지 강력한 군사력만으로 패권을 추구했던 스파르타가 인류 문명사에 남긴 긍정적 유산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선군(先軍)정치’ 깃발과 고대 스파르타의 상무(尙武)주의를 똑같다고는 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민이 배를 곯든 말든 ‘우리식 대로’하는 북한식 사회주의가 통일 코리아의 미래상이 될 순 없지 않겠는가. 통일이 빨리 되는 것도 중요하나, 세계사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통일은 재앙이다. 남측이 북한 주민의 배고픔을 덜어주기 위해 인도적 손길을 내미는 데 인색해선 안 될 것이다. 굶주리는 동족을 위한 식량지원에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군사비로의 전용 가능성이 있는 현금 지원에는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통독 전의 서독도 동독에 대해 아낌없이 경제 지원을 했지만, 항상 동독의 인권이나 양독간 교류 확대와 사실상 연계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세계사의 흐름과는 다른 퇴행적인 길을 걷게 할 수도 있는 ‘묻지마’식 현금 지원은 곤란하다. 이는 통일을 앞당기는 게 아니라 분단 고착화를 자초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유럽의 인권선진국들이 제출한 유엔북한인권결의안에 지금까지 기권해 온 것이 온당한 일인지도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강 교수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수많은 보통 북한 주민들의 일상적인 인권 유린을 아랑곳하지 않는대서야…. 이중잣대로는 정부의 정책이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울 듯싶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플라이트 플랜 장르/등급 스릴러/12세 감독/배우 로베르트 슈벤트케/조디 포스터 줄거리 비행기 안에서 딸아이를 잃어버리고 외롭게 싸워나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 20자평 스토리 얼개는 촘촘하지만, 반전은 밋밋. ● 엘리자베스 타운(18일 개봉)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카메론 크로우/올란도 블룸·커스틴 던스트 줄거리 성공가도만 달리던 젊은이, 실패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기. 20자평 요철없이 밋밋한 드라마가 지루할 수도. 삶의 지혜를 주는 사려깊은 할리우드 드라마. ● 이터널 선샤인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미셸 공드리/짐 캐리·케이트 윈즐릿 줄거리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컴퓨터로 삭제하는 과정에서 찾는 참사랑의 의미. 20자평 갖가지 에피소드 나열 없이도 보편적인 사랑의 의미를 관객이 충분히 공감. ● 무영검(18일 개봉) 장르/등급 무협액션/12세 감독/배우 김영준/윤소이·이서진·이기용·신현준 줄거리 발해의 마지막 왕과 그를 지켜낸 여자 무사의 이야기. 20자평 ‘국산 최고지만 한국 냄새 빠진´ 무협물. 매끈히 다듬어진 화면. 그러나 빈약한 서사. ● 그림 형제(17일 개봉) 장르/등급 팬터지/15세 감독/배우 테리 길리암/맷 대이먼·모니카 벨루치 줄거리 악귀를 물리쳐준다며 돈벌이를 하는 ‘사기꾼 퇴마사´ 형제 윌 그림과 제이크 그림. 20자평 참신한 발상과 빵빵한 감독, 배우 등 재료는 좋은데, 결과는 글쎄? ● 용서받지 못한 자(18일 개봉)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윤종빈/하정우·서장원·윤종빈·임현성 줄거리 고참과 졸병으로 만난 두 친구를 통해 바라본 폭력적이고 위압적인 조직, 군대. 20자평 군대라는 수직·수평질서가 낳는 인간관계의 파국을 조명한 웰메이드 독립영화. ● 천국의 아이들2(17일 개봉) 장르/등급 드라마/전체 감독/배우 골람 레자 라메자니/가잘리 파사파 줄거리 중학교 입학 시험을 둘러싼 소녀 하야트와 남동생의 이야기. 20자평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눈망울과 가난한 이란 마을의 정겨운 풍경은 전편에 이어 여전.
  • [열린세상] ‘면접 공포’ 어떻게 치료할까/표진인 정신과 전문의

    A씨는 입사면접만 26번을 본 사람이다. 아무리 청년실업이 심각하고 경기가 안좋다고는 하지만 괜찮은 대학에서 괜찮은 학점을 받고 신체 건강한 사람이 이렇게 계속해서 낙방한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더욱이 당하는 사람은 몹시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다.A씨는 실제로 여기저기 입사원서를 내면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에는 매번 어렵지 않게 합격을 하지만, 꼭 최종면접에 가서 탈락하는 불운이 아닌 불운을 겪고 있었다. 여기까지만 읽고도 눈치가 빠른 독자께서는 A씨가 혹시 외모나 언변에 눈에 띄는 결함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A씨는 인상도, 말투도 아주 듬직한 보통 청년일 뿐이다. 이렇게 낙방이 계속되자 본인과 가족은 물론 친구나 주변사람들까지도 이상하다며 안타까워했지만, 이럴수록 A씨의 답답함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그런데 A씨와 결혼을 앞둔 오래된 여자친구는 면접을 갔다온 A씨가 “면접장에 들어가면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어 버린다.”는 말이 기억나 고민끝에 필자의 진료실을 찾아왔다. 위에서의 얘기대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필요 이상의 긴장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일시적으로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약물을 처방,A씨는 이 약물을 다음 면접때 복용하였고 결국 당당하게 대기업에 합격을 했다. 요즘이 바로 매년 늦가을에서 겨울까지 이어지는 입시, 입사 면접철이다. 그래서 많은 수험생과 구직자들이 면접관앞에 서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본능적으로 낯선 것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고, 또 누군가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는 부담감 때문에 어떤 누구도 면접을 할 때에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는 타고나기를 긴장도가 높게 타고난 사람도 있고,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이런 상황을 훨씬 힘들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면접은 고문에 가깝다. 하지만 이런 강한 긴장과 불안은 스스로가 극복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나빠지곤 한다. 아마 A씨도 그랬을 것이다. 잘 해보려고 마음을 다지면 다질수록 긴장은 심해져서 결국 면접을 망쳤을 것이고 그 결과 낙방으로 이어지면 좌절감은 더 심해질 것이다. 그래서 다음번엔 더 각오를 다지지만 결국 좌절감만 더 키우는 악순환의 결과를 낳고 만다. 이 정도가 되면 A씨처럼 이제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정신과에서 쓰는 약물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있겠지만, 이런 긴장과 불안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약물은 아주 안전한 약물이다. 실제로 음악대학앞에 있는 약국에서는 이 약물의 판매량이 상당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음악대학에는 실기시험이 있어서 무대공포가 있는 많은 음대생들이 실기시험 직전에 약물의 도움을 얻어 시험을 치른다고 한다. 음대생이라고 해서 매일같이 실기시험을 보는 것은 아니니까 허구한 날 약을 먹는 것도 아니고, 같은 과 동기나 선배가 도움을 받고 나서는 소문이 퍼져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늘어나 보편적으로 복용하게 됐을 것이다. 특히 긴장을 하면 목소리가 떨려서 지장을 크게 받는 성악과 학생들이 많이 복용한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약물을 복용하고 아주 이상할 정도로 편한 마음으로 면접관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그리고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보이고 왔으며, 좋은 기업의 신입사원이 되었다. 평소 갈고 닦은 실력 그대로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상당히 억울한 일이다. 하지만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평가해야 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도 이런 제도의 희생자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위기에서부터 정신의학이 여러분을 구해줄 도움의 손을 내밀고 있다. 이제 여러분은 그 손을 잡기만 하면 된다. 표진인 정신과 전문의
  • 행시 2차합격자 일반행정직 59%가 여성

    행시 2차합격자 일반행정직 59%가 여성

    행정고시의 대표 직렬인 일반행정직에서 여성이 절반을 넘어섰다.2차 필기시험까지의 전형결과 일반행정직의 여성합격자 비율은 무려 60%를 육박한다. 소수직렬이 아닌 일반행정직에서 여성이 절반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 행시에서도 여성파워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 49회 행정고시 제2차시험 합격자명단 바로가기 ☞ 49회 행정고시 제2차 합격자 유의사항 및 면접 일시·장소 공고 바로가기 중앙인사위는 지난 15일 행시 2차 합격자 명단을 공개했다. 올해 행시에는 총 8123명이 응시해 그 가운데 354명이 1·2차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지역모집을 포함해 행정공안직이 266명, 기술직이 88명이다. 여성의 약진은 행정공안직에서 두드러진다. 필기합격자 266명 가운데 여성합격자는 113명으로 무려 42.5%에 달한다. 또 지역모집을 제외하고 전국모집을 기준으로 하면 여성합격자 수는 절반에 가깝다. 이 같은 여성합격자의 비율은 지난해 2차 필기 합격자의 여성비율보다도 무려 5.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지난해 행정공안직 필기시험에서는 여성합격자가 227명 중 84명으로 37% 정도였다. ●기술직선 여전히 남성 강세 직렬별로 살펴보면, 선발인원이 가장 많은 일반행정직의 경우 이미 여성합격자 수가 절반을 넘어섰다. 일반행정직의 필기합격자는 모두 97명으로 이 중 58.5%에 달하는 57명이 여성이다. 전통적으로 여성이 강세를 보였던 국제통상직이나 교육행정직이 아닌 일반행정직에서 여성 필기합격자가 절반을 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반면 기술직에서는 여전히 남성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필기합격자 88명 가운데 여성합격자는 17명으로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기술직 중 전산직렬의 경우, 양성채용목표제가 적용돼 여성 1명이 추가로 합격했다. 인사위에서 공채 선발시 성비불균형 해소를 위해 어느 한쪽 성의 비율이 70%를 넘지 않도록 양성채용목표제를 운영하고 있는데,8명 선발예정인 전산직의 경우 필기합격자 9명 중 여성이 1명에 불과해 여성 1명을 추가로 합격시킨 것이다. 또 기술직 지역모집에서는 인천의 경우 1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과락으로 필기합격자를 내지 못했다. ●다음달 7일부터 면접… 290여명 최종선발 인사위는 필기합격자 354명 가운데 최종 면접을 치러 290여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면접은 다음달 7일부터 12일까지 통일교육원에서 실시된다. 한편, 올해 행시 2차시험에서 불거진 유사문제출제 시비에 대해서 인사위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사위측은 “재정학 과목의 문제가 모 대학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재정학에서 보편적으로 다뤄지는 일반적인 내용이라는 판단을 내려 정상적으로 채점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시론] 교원평가, 좋은 제도로 가꾸자/이종재 서울대 교육학 교수

    [시론] 교원평가, 좋은 제도로 가꾸자/이종재 서울대 교육학 교수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원평가 시범운영 방안’에 대하여 교직단체, 학부모단체간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시범적 운영계획을 발표하게 되었다. 교직단체들은 이에 반발하여 ‘연가투쟁’과 ‘부총리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러다 연가투쟁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로 유보한다고 한발 물러서긴 했다. 교원평가에 대한 교직단체들의 불편한 마음은 이해가 된다.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 평가는 불편하다. 교직에서 교사들의 활동과 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타당한 평가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평가의 결과를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선생님의 권위가 크게 훼손당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을 시범운영 과정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하여 보다 좋은 평가방법을 구안할 수 있다. 처음에는 문제도 있고 어색한 점도 있을 수 있으나 제도를 발전시켜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선생님의 하는 일과 학교가 하는 일에 대하여 깊은 이해를 하고, 그 가치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게 될 것이다. 평가과정을 통하여 신뢰와 존경의 기초를 세워갈 수 있다. 또한 학생의 학업을 위하여 헌신하는 우수한 선생님을 발굴할 수도 있다. 이들을 학교의 지도급 교사로 세워 학교 교육을 혁신하는 토대를 만들 수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원평가의 시범적 시행방안을 놓고 투쟁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고, 또한 그래야 할 때도 아니다. 대학에서 교수평가와 연구실적 평가를 처음 시행할 때도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연구실적의 평가가 정착이 되어 대학에서의 연구분위기가 일신되었고 정부의 지원과 함께 우수한 연구실적이 나오고 있다. 요즘에는 학생이 하는 ‘강의평가’가 오히려 시들해졌다. 교수들의 강의가 충실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개강 첫날 1교시에 강의가 시작된다. 강의계획서는 학생과 교수간의 계약이 되고 있고 충실한 강의를 위하여 교수들은 많은 노력을 한다. 대학들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우수한 연구사업단을 구성하고, 특색있는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하여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대학이 여러 가지 형식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평가는 사회 각 부분에서 보편화되어 있다. 평가를 안 받는 데가 어디 있는가? 시장의 평가가 어려운 공공부문에서는 행정적 지도와 감독이 책임을 보장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타율적인 지도와 감독의 부작용 때문에 이제는 폭넓게 ‘자율성’을 부여하되 그 실적에 대해서는 평가를 받고 책임을 지도록 하는 운영방식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교원평가도 학교운영의 자율화 맥락에서 학교교육의 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좋은 학업성취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교원평가도 해야 하고 학교평가도 해야 한다. 학교와 교사의 ‘존재의 이유’는 바로 학생의 교육적 성장이기 때문이다. “나의 가르침이 학생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 우리 학교교육이 학생의 학업에 어떤 도움을 주었을까?”하고 되돌아보고 살피는 마음으로 이 문제를 보면 답이 보인다. 회광반조(回光返照)의 되돌아봄,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책임과 약간의 부끄러움(염치)으로 좋은 제도로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도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좋은 명품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종재 서울대 교육학 교수
  • [여연스님의 茶이야기] 세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으니…

    [여연스님의 茶이야기] 세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으니…

    겨울을 부르는 바람이 제법 차다. 일지암 뒤란은 지금 매우 풍성하다. 두륜산 곳곳에 버려진 고사목을 지게에 지어다가 장작으로 사용하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놨기 때문이다. 일지암 초당도 마찬가지다. 일지암 초당은 매년 한 차례씩 삭발을 하듯 지붕을 초가로 이어야 한다. 인근 동네 사람들이며 남천다회 식구들과 함께 작업할 튼실하고 예쁜 볏짚단을 잔뜩 쌓아놨기 때문이다. 하얀 차꽃을 보며 겨울을 맞이하는 이맘때가 되면 괜히 설레는 것은 바로 이같은 풍성한 살림살이 때문이다. 차를 가꾸며 일상을 노동으로 가꾸는 그런 삶속에는 세속의 거친 욕망이 숨쉴 곳이 없기 때문이다. 차란 그런 점에서 바로 우리의 삶덩어리 같은 것이다. 음다, 즉 마신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육지음’에서는 새는 날고 짐승은 달리고 사람은 입을 벌려 말한다. 이 셋은 함께 하늘과 땅 사이에 태어나 먹고 마시면서 살아간다. 마신다는 것은 의미가 참으로 깊고 멀다. 목이 마르면 장을 마시고, 근심과 번뇌를 벗어버리려면 술을 마시고,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깨려면 차를 마시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당나라 유효작은 차 마시는 것이 마치 잘된 쌀밥을 먹는 것과 한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유효작은 ‘진안왕으로부터 군량미등을 받고 사례를 올리는 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조서를 전하는 이맹손이 교지를 선포하고 쌀 술 오이 죽순 김치 말린고기 식초 차 등 여덟 가지를 내려주었습니다. 술의 향기가 신성의 것보다 향기롭고, 운송의 것보다 맛있습니다. 물가에서 마디를 뽑은 죽순은 창포와 마름의 진미보다 뛰어납니다. 보내주신 차를 마시면 쌀밥을 먹는 것과 같이 몸에 이롭습니다.” 차의 살림살이는 바로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쌀밥처럼 중요한 것중 하나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한국 중국 일본의 다도는 비슷하다. 일본의 선승으로 불리는 센가이기본은 ‘다도극의’에서 “다도는 마음에 달린 것이지 기술에 달린 것이 아니며, 기술에 달리는 것이 마음에 달린 것이 아니다. 마음과 기술이 함께 행해지는 곳에는 언제나 일미(一味)가 드러난다.”고 했다. 중국의 차문화는 매우 광범위하다. 문화혁명의 거친 숙청의 바람 속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수천년을 이어온 차문화가 중국인들의 유전자 속에 뿌리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차인들은 차의 ‘마음’보다는 ‘기술’을 강조했다. 찻물을 20등급으로 나눈 점(장우신의 전다수기), 차 중에 용원승설을 최고로 치는데 그 값이 무려 1만전이나 되는 것도 있다(조여려의 북원별록). 장사에서 생산되는 다구는 정교하기가 천하의 으뜸이어서 한 세트에 백금 200 내지 500성이 들었다(주밀의 계신잡식), 명나라 세종 가정 연간에 경덕진에서 생산된 성화투채배는 그가격이 무려 10만전에 달했다(제경경물략)고 적고 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중국에서 다법은 주로 기술과 외형의 완성에 치우진 형식주의가 대세를 이룬 것 같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차도는 종교적 영역과 결합하면 새로운 꽃을 피웠다. 물질적인 존재인 차가 종교라는 순수한 정신적인 영역과 교감하며 비로소 하나의 문화로 변화된 것이다. 중국 차도의 핵심도 역시 ‘다선일미’다. 그런 점에서 선은 차의 날개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차의 본성이 고요하고 사색적이고 이지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년 사계절을 윤회하는 차의 변화 자체가 바로 진정한 선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중국의 차문화가 하나의 차문화로 격상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원오극근선사가 언급한 ‘다선일미’에서부터 비롯된다. 다선일미는 그후 차는 단순한 음료의 한계를 벗어나 인간의 마음과 문명을 담아내는 우주적인 그릇으로 확대재편된 것이다. 한 잔의 차는 삶과 죽음의 문제, 심(心)과 색(色)의 문제, 사유와 존재 등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생리적 필요에 의한 음료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조주 스님의 유명한 공안인 ‘끽다거’는 그같은 변화를 너무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중국의 선문에서 차의 발전은 수행에 도움을 주는 특수한 효능에서부터 시작해 손님 접대까지 하나의 완전하고 엄숙한 다례의식으로 발전했다. 선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관념의 일치성, 즉 차와 선의 본체와 하나라는 사실을 인지했고 그것을 선과 결합시켜냈다는 점이다. 교연 스님은 “세 사발 마시면 득도할 수 있거니 왜 하필 마음썩이며 번뇌를 깨닫는가.”라고 하고 있다. 교연 스님의 말은 조주 스님의 ‘끽다거’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조주 스님은 끽다를 일상생활에서 자기를 초월하는 깨달음으로 이끌어냈다.‘차선동일미’에서 밝히고 있듯이 “차는 곧 선이다. 선의 맛을 모르면 차의 맛도 모른다.”는 말과 동의어인 것이다. 다선일미는 그런 점에서 바로 지혜의 경계다. 지혜가 없으면 일상에서, 수행에서 그 어떤 해답도 얻을 수 없다. 다선일미 곧 중국 차문화를 넘어 중국문명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중국 선종 차문화의 물적 토대를 한 단계 격상시킨 스님은 바로 저 유명한 마조도일 선사다. 마조도일 선사는 8세기 중엽 중국 강서성 봉신현 백장산에서 ‘백장청규’를 제정했다. 백장청규의 핵심은 바로 노동과 함께 어우러진 선수행에 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는 백장청규는 ‘농선병중’의 사상을 담고 있다. 농선병중사상에 입각한 선문의 생활방식은 자급자족으로 전환시켰다. 당시 사원경제의 핵심은 바로 차 농사였다. 그때부터 스님들은 수행을 하며 직접 차를 재배해 사원경제의 생산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이다. 지금까지 내려오는 중국의 명차 대부분이 사원차인 것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기인한다. 탄탄한 경제적 토대를 바탕으로 중국 선문의 차문화도 미학적 승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불가에서 행하는 행다의식과 다구들이 독자적으로 등장했고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직책도 정해졌다. 그런 차문화 속에서 성장한 선사들은 대대로 다사(茶事)와 다례(茶禮)에 정통했다. 불교의 선문에서는 사찰의 차예절이 하나의 다도로 정립돼 계승되었기 때문이다. 다도로 정립된 사찰의 다도는 순서와 안배가 매우 정밀하고 상세했다. 차 예절 전문 담당자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엄격한 등급과 절차를 두어 서로 다른 규모로 행해져 왔다는 점을 볼 때 수준 높은 차문화를 영위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선차록’의 기록은 이같은 사실을 잘 입증한다. ‘차는 곧 깨달음의 극치’라고 설파한 남종선 선승들의 청규였던 ‘근수백창청규’에는 “총림에서 능한 사람을 참두로 삼는다. 참두는 대중을 인솔하여 객사로 가서 위의를 갖추고 문의 오른편에 줄서서 잠시 인사드리겠다고 말한다. 그러면 지객은 즉시 안으로 사람들을 맞는다. 참두가 말한다.‘오늘 선사들의 참 모습을 뵈오니 매우 복이 많습니다.’ 지객이 말하길 ‘이렇게 먼길 와주시니 저희 산문에서 매우 다행스럽게 여깁니다.’ 차를 마시면서 사찰의 내력을 묻는다. 이윽고 곧 일어나서 차대접에 대해 감사인사를 하고 돌아온다.”고 적고 있다. 선종에서 형성된 다례와 다연은 엄숙하면서도 담백해 그 끝을 알 수 없는 미학적 의미와 예술적 정신적 경계를 지니면서 중국의 차문화를 이끌어냈다. 다례 다의 다연에서는 점차 투차 분차를 통해 미(美)의 형식을 보고 선의 정신을 깨닫고 결국에는 다선일미의 지혜까지 증득하는 것이다. 중국 차도의 핵심이랄 수 있는 ‘다선일미’는 중국의 차문화가 지닌 정신적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즉 차가 선종의 의미를 충분히 담고 선의(禪意)를 깨닫는 지혜의 경지에 이르게 하여 차와 선이 진정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차는 바로 평상심의 적용이며 체현이다. 너무도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워 그 어떠한 신비감도 없는 것이다. 차가 있음으로써 날마다 좋은 날이요, 날마다 평화스러운 날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는 바로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대한민국 차품평회를 다녀와서 한국의 차가 백가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차 산업의 활성화로 여러 곳에서 차 생산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차의 종류는 얼추 수백 가지나 될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최고의 장인이 만든 최고급차인 명차가 아닌 일반 대중들이 손쉽게 구하고 음다(飮茶)할 수 있는 차에 대한 기준을 갖지 못하고 있다. 차품평회란 바로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마실 수 있는 차의 기준을 만드는 대회인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느낄 수 있는 차의 색(色), 향(香), 미(味), 기미(氣味)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매우 많은 노력과 협조가 필요한 작업이다. 제2회 대한민국차품평대회가 얼마전 차의 본향이랄 수 있는 경남 하동군에서 열렸다. 그 품평대회에는 한국차를 이끌고 있는 200여 생산농가와 차문화를 이끌고 있는 명원문화재단, 한국차문화협회, 한국다도협회, 한국명선차인회, 일지암초의차문화연구회 등이 참여했다. 그런점에서 대한민국차품평대회는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차 품평대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60년 전, 일본에서는 20여년 전부터 품평회가 시작됐다. 그같은 차 품평의 역사 때문에 그 나라들의 차의 수준은 급속히 안착돼 갔을 뿐만 아니라 일반차 명차 등 차의 등급을 매길 수 있는 기준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현재 우리 차는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 차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묻지마 차”라고 말하고 싶다. 사족을 달자면 차산업이 급속하게 확장되면서 어떤 차를 만들어도 소비자들에게 소비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차 생산자들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번 품평대회는 그같은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품평대회에는 250여종의 차가 출품됐다. 그중 본심사에 올라온 것은 20여종이었다. 그중 최고의 차를 평가하는 데 그 편차가 최상위차와 0.3,0.4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차 생산자들의 차 제조 수준이 평준화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우리의 차도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있음이 증명된 셈이다. 그럼에도 좋은 차를 지키고 생산해야 하는 지킴이로서의 품평대회는 그 역사와 연륜을 쌓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차 품평대회는 차 제품의 가격대비 품질 경쟁력, 안전한 먹거리로서의 좋은 차, 소비자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차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출발했다.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많은 양의 외국산 차들이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일부 차, 즉 보이차 같은 수입차의 위해성은 많은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기도 하다. 내부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현대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적 욕구 증대, 웰빙 라이프의 추구 등 차 제품의 소비환경이 성숙되고 있음에도 객관적이고 신뢰성 높은 차의 기준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이 한국차계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차품평대회는 그런 점에서 한국차 산업의 안정성과 산업적 잠재력을 확대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차를 만드는 것은 한국차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과 같은 동의어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좋은 차를 통해 아름답고 건강한 차 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차인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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