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편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대법원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탄압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임명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실증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31
  • 盧 “내각제 수준 권력이양 용의”

    盧 “내각제 수준 권력이양 용의”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통령 권력을 내놓겠다.”면서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29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연정’(聯政) 구상에 대해 “연정은 세계적·보편적으로 승인된 합법적이고 정당한 정치행위”라면서 “한국에서도 공개적 또는 비공개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연정이라는 말 자체가 부도덕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수준으로 국민에게 인식되면 성공한 것이며, 그 이상 특별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기근절에 합법적 수단 모두 쓸것 노 대통령은 서울대의 본고사 논란에 대해 “몇몇 대학이 최고 학생을 뽑아가는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고교 공교육을 다 망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의지”라면서 “대학의 입장 때문에 우리나라 고등학교 공교육을 파괴하고 아이들 다 죽이는 학습열풍, 과외열풍이 되살아나서는 안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IMF(외환위기) 같은 것을 다시 맞을 수 있고, 일본의 10년 침체와 같은 경제위기 내지 파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경제 안정을 위해 반드시 이것은 막아야 한다.”면서 “쓸 수 있는 합법적인 수단을 다 쓰는 것이 정당하다.”며 투기 근절의지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부동산에 (정부가) 올인하고 매달리는 이유는 양극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라며 “투기 소득으로 인한 양극화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상실감이 큰 만큼 부동산 정책은 정말 전쟁하듯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대학 기득권 위해 공교육 망칠수 없어 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가능성이 있을 지를 끊임없이 모색해보겠지만 아직은 아무런 좋은 기미는 없다.”면서 성사되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은 핵을 선택할 수 없고 미국은 무력을 선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의 아르빌 유엔기구 청사 경비 등 유엔 활동 지원에 대해 “위험성 여부도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이지만, 그 활동이 어떤 성격이냐라는 것이 중요하다.”며 “파병군의 역할이 유엔 지원이라는 것은 파병명분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지금 光州에선] 2023년까지 2조원 투입… 드러나는 밑그림

    [지금 光州에선] 2023년까지 2조원 투입… 드러나는 밑그림

    광주가 아시아문화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최근 본격화된 ‘광주 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의 밑그림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전체적인 문화공간의 얼개도 짜여졌다. 처음엔 ‘문화도시’라는 개념 정리에도 상당한 논란이 일었다. 지금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라는 위상이 설정돼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사업도 순풍에 돛을 달았다. 자유, 민주, 평화 등 인류 보편적 가치의 씨앗이 ‘문화’라는 이름으로 뿌려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의 정신문화를 생산·보급하고, 세계를 향해 영향력을 넓혀 나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하드웨어 구축은 계획상 20년으로 잡혀 있다. 정부는 이 기간 동안 2조원을 투입, 각종 문화 인프라를 갖춘다. ●문화중심도시 조성 배경 광주는 예부터 무등산을 중심으로 시가(詩歌)문화가 꽃을 피웠던 곳이다. 판소리와 남종화(南宗)도 번성했다. 이런 문화적 역량이 세계적 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를 탄생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 ‘광주 문화수도 육성’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프로젝트는 2003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조성계획 보고회를 통해 참여정부의 국책사업으로 구체화됐다. 오는 2023년까지 2조원을 들여 광주를 아시아 문화예술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다.‘2004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선 ‘문화수도 원년’ 선포식이 열렸고, 대통령 직속으로 ‘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이어 문화부에는 ‘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이 생겼다. 이들 두 정부 기구가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으며, 광주시는 행정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이 사업은 현재 중점투자 및 육성분야 선정 등 밑그림을 그리는 ‘종합계획’수립 단계다. 이와 관련, 문화도시 기본구상과 운영, 문화전당 건립 등 모두 9개 용역이 발주됐다. 결과는 오는 10월쯤 나온다. 도시운영전략, 문화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이 주요 과제다.‘추진기획단’은 국제세미나와 관련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종합계획안을 마련한다. 핵심 내용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도시 리모델링 ▲문화산업 육성 등 3개 분야의 큰 틀로 짜여졌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도시’의 ‘얼굴’이나 다름없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나 영국 런던의 바비칸센터 등 유럽의 복합문화센터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다. 장소는 동구 광산동 전남도청 자리로 정해졌다. 도청이 오는 10월 남악신도시(전남 무안)로 옮겨가면 현 건물은 곧바로 헐리게 된다.‘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한 ‘재개발 개념’이 도입된 셈이다. 문화전당은 전체 3만 5000여평의 부지에 연면적 4만 3000평 규모다. 하나의 건물 안에 테마별 공간 구성이 이뤄질지, 건물이 몇개 군(群)으로 나뉘어 배치될지는 설계에 따라 달라진다. 이 사업에는 모두 7200여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12월 착공돼 2010년 완공된다.5·18민주화운동 30주년에 맞춰 개관된다. 전체 2605억원의 편입토지 보상액 중 올 예산에 반영된 866억원이 최근 거의 지급됐고, 내년 보상분에 대한 감정평가 작업도 끝났다. 또 최근 국제건축가연맹(UIA) 승인 아래 실시한 문화의 전당 건축설계 공모에 54개국 467명의 건축가가 응모했다. 당선작은 오는 12월2일 발표된다. 이곳에는 아시아문화교류센터, 아시아문화창조센터, 아시아문화원, 아시아아트플렉스, 어린이지식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중외공원·사직공원은 문화예술벨트로 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은 도시를 통째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문화의 전당을 중심으로 시외곽 5개 지역별 시설과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어린이 교육문화 파크(서구), 아시아 전승놀이 테마파크(남구), 미디어센터(북구), 농경문화 테마파크(광산구) 등이 각각 분산·배치된다. 또 비엔날레가 열리는 중외공원과 사직공원은 각각 문화예술벨트와 예술공원으로 조성된다. 이들 지역엔 보행전용 다리, 오색음악분수대, 황톳길 등이 들어선다. 문화전당과 이웃한 충장로는 특화거리로 바뀐다. 청소년 광장 조성 등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특성을 살려 새롭게 꾸며진다. 도심 곳곳에는 미술관, 야외 음악당 등 관련 시설들이 문화전당 개관에 앞서 연차적으로 설치·운영된다. ●문화산업 육성 광주시는 정책수립 초기 때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도심 외곽에 건립해 줄 것을 문화부에 요구했다. 문화전당과 문화산업 복합단지를 한 데 묶어 시너지 효과를 높이자고 제안했던 것. 그러나 예산난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 정부는 그 대신 도심권에 ‘문화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영상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문화콘텐츠 기반을 구축하는 데 목표를 뒀다. 이를 위해 영상예술센터, 영상문화관, 정보문화산업진흥원, 영상복합문화관 등을 설립한다. 컴퓨터 형성 이미지(CGI) 산업도 육성한다. 전문인력 양성, 해외인력 교류 및 유치, 교육프로그램 개발 운영 등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산업 집적화를 꾀하기로 했다. 이밖에 문화콘텐츠 특성화 브랜드 개발, 문화콘텐츠 테마타운 조성도 이뤄진다. 문화상품의 전시·홍보·체험·학습 등을 통해 투자유치, 마케팅 지원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창작·전시·공연 등 장르별 문화활동 지원을 위한 각종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문화부는 이와는 별도로 광주시가 건의한 ‘문화복합단지’ 조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산업시설과 관광 등 복합기능을 갖춘 80만∼100만평 규모의 ‘신도시 모델’을 생각 중이다. 접근성이 좋은 외곽에 복합단지를 조성해 ‘문화수도’를 선도할 핵심 전략기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국제문화교류 협력체계 구축 아시아문화와 세계문화 교류 사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다. 오는 12월 전남대에서 ‘아시아 문화예술단체 네트워크 구축 포럼’이 열린다.‘식민지의 극복에서부터 아시아문화 교류까지’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아시아 각국 문화교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세계문화 포럼’(2011년 예정)을 유치하기 위해 유치추진위원회 및 실무기획단을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2006년 광주비엔날레도 세계 문화교류의 장으로 활용된다. 이번 행사 때는 최우수작품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전시관 개보수·진출입로 확충 등도 이뤄진다. 주제 및 참여작가 등도 ‘광주 문화수도’ 이미지와 걸맞게 선정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관련 연구용역을 마치고 올 정기국회에 의원 입법 형식으로 법안 상정을 추진한다. 법 이름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가칭)이다. 이 법은 ▲생태적 도시 문화조성 ▲투자진흥지구 지정 ▲문화사업 투자조합 설립 ▲특별회계설치 등 이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과제와 전망 이 사업이 계획대로 완료됐을 경우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광주시 등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문화전당이 개관하는 2010년에는 초기 무대기술 전문인력 2500명, 큐레이터 100명 등 1만 2000여명의 고용이 창출된다. 또 1919억원의 부가가치와 987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사업이 완료되는 2023년까지는 2만 3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기고,2000여억원의 관광수입이 예상된다. 건설·교육산업 등 다른 분야까지 합하면 수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각종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우려도 많다. 참여정부가 끝나면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광주전남 문화연대’ 김지원(39) 사무국장은 “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는 종합계획이 수립된다 할지라도 20년 동안이나 이어져야 할 계속사업”이라며 “제도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특별법’ 등 후속조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문화전당이 문화연구와 교류 등 기능적 역할에 그칠 경우 이 지역 ‘문화발전소’로서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면서 “관광·산업분야 등으로 연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적 판단과 장기 플랜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박광태 광주시장 “문화 도시 건설에 모든 행정력 집중” “한마디로 ‘문화로 밥 먹고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습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광주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문화를 21세기 성장동력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국가적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라며 “‘문화’라는 상품은 반드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과 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영상·애니메이션·컴퓨터게임·콘텐츠개발·예술학교 등 전체 분야를 집적화한 ‘문화특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아시아문화전당과는 별도로 시외곽 그린벨트 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복합문화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될 경우 모든 문화계 인사들이 앞다퉈 광주에 ‘둥지’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시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시장 점유율은 미국·일본 등 일부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뒤진 1.5%에 불과하다.”면서 “광주가 문화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이들의 경쟁력을 기르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특히 “올 정기국회 때 ‘특별법’이 상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이 사업이 훨씬 원활히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데스크시각] IOC총회와 태권도/김민수 체육부 차장

    지구촌 스포츠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11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5일 싱가포르에서 개막됐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는 각국 스포츠의 희비를 극명하게 가를 굵직한 사안들이 상정돼 이해 당사국들은 막바지 외교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총회는 9일까지 나흘간 숨가쁘게 이어진다.6일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다음 대회인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고,7일에는 비리 IOC위원 제명 투표가 실시된다. 이어 8일에는 2012년 올림픽의 28개 종목이 확정된다. 우선 2012년 올림픽 유치전이 세계의 이목을 끈다. 프랑스의 파리와 영국의 런던, 미국의 뉴욕과 스페인의 마드리드, 러시아의 모스크바 등 5개 도시가 경합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도시들의 격돌이어서 세계 언론은 ‘별들의 전쟁’이라며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유치에 성공한 도시는 최고 도시로서의 자존심을 곧추세우는 것은 물론 향후 7년여간 개최국으로서의 지위를 한껏 누리게 된다. 무려 88년만에 올림픽 재유치에 나선 파리가 현재 선두 주자로 꼽힌다.IO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숙박과 교통시스템, 풍부한 재정 등에서 ‘올림픽을 치르기에 충분한 도시’로 높이 평가한 바 있다. 7일에는 비리 위원 퇴출이 투표로 가려진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제명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자진사퇴로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현재 불가리아의 이반 슬라프코프 위원이 도마에 올라있다. 슬라프코프 위원은 지난해 BBC방송의 함정 취재에 의해 ‘금품을 제공할 경우 특정 후보도시에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자격 정지를 받은 상태다. 따라서 국내 스포츠계의 시선은 8일 종목 퇴출 투표에 쏠려있다. 총회에서는 위원 116명 가운데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각 종목의 올림픽 퇴출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은 태권도뿐만 아니라 최강 양궁, 인기 종목 야구 등이 거론돼 긴장하고 있다. 자칫 이들 ‘효자종목’이 퇴출될 경우 세계 스포츠 10대 강국의 위상이 무너질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가장 큰 우려의 대상은 국기인 태권도다. 지난 시드니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이끈 김운용 전 부위원장이 더 이상 ‘버팀목’이 되지 못하는 데다 올림픽에서 잇단 판정 시비를 빚어 이미 IOC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게다가 일본의 가라테와 골프, 럭비 등이 끊임없이 진입을 시도하는 것도 악재다. 여기에 최근 IOC의 보고서도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회원국이 179개국이나 돼 보편성(universality)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대중성(popularity)과 이미지(image) 등에서는 매우 낮게 평가됐다.TV중계와 언론기사 빈도가 매우 낮고, 심판의 판정이 경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다 흥미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이들 문제점을 개선한 청사진을 IOC에 제시했고,IOC도 개선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낙관한다. 국내 태권도계에서도 여러 악조건을 감안해도 70표 정도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어서 막판 총력이 요구된다. 한국의 자존심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이번에 퇴출되면 이후 재진입이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IOC는 이번 종목 진퇴를 통해 21세기 국제 스포츠의 새판짜기를 꾀하고 있어 ‘서바이벌 게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한국처럼 특정 종목에 의존도가 큰 다른 국가들은 IOC의 종목 퇴출 투표에 크게 반발한다. 현 28개 종목의 연합체인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ASOIF)도 IOC의 퇴출 투표 방침에 보이콧으로 맞설 방침이었다. 올림픽 군살빼기를 선언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육상·수영 등 같은 종목내 유사 세부종목의 통폐합을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우리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어쨌든 태권도는 결과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국제스포츠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지는 기틀을 마련할지, 아니면 상당기간 변방 종목으로 서성일지, 중대 기로에 선 것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WTF 대표단의 막판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민수 체육부 차장 kimms@seoul.co.kr
  • [송두율칼럼] 추방된 자를 위한 변명

    [송두율칼럼] 추방된 자를 위한 변명

    필자가 꼭 아홉 달 동안 갇혀 있었던 서울 구치소를 찾은 두 아들이 면회시간에 나에게 독거감방의 구조며 하루의 생활일정에 대해서 종종 물었다. 독일에서 낳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의 생활풍습도 낯설기도 했지만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긴장된 시간을 특수한 공간 속에서 보내고 있는 아버지의 생활환경이 더욱 궁금했을 것이다. ‘감옥의 탄생’이라는 부제가 붙은 ‘감시와 처벌’이라는 저술을 통해 근대에 있어서 앎과 힘이 어떻게 결합되었는지를 파헤친 미셸 푸코(M Foucault)조차도 프랑스의 감옥 안을 직접 들여다볼 수 없었다.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그는 미국 인디애나주의 아티카시에 있는 감옥의 내부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었다. 사회학에서 이른바 ‘총체적 제도’라고 불리는 이러한 공간은 구치소나 교도소외에도 병원 특히 정신병원, 병영, 학교 등을 의미한다. 이 모든 제도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심각하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졌다. 법률위반행위나 그에 대한 혐의로 구속된 사람, 병자나 정신이상자, 군복무자, 학생들을 일반사회로부터 격리시켜 엄격한 규율을 통해서 통제하는 과정 중에는 인권유린사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는 내부로부터 또 다른 반항적인 폭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가끔 세간을 놀라게 하는 엄청난 사건도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남미처럼 재소자의 대대적인 폭동은 없지만 군대나 학교 또는 재활원 같은 곳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은 많다. 특히 규율과 통제는 기본적으로 몸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데 고문과 체벌은 그의 대표적 예이다. 군사정권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여러 가지로 재소자를 위한 조건들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구치소에는 아직도 징벌방이 따로 있다. 구치소내의 규정을 어기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재소자를 일정기간동안 이 방 속에 가두어 놓고 면회와 운동시간도 제한한다. 인적이나 물적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교도관이 너무나 많은 재소자를 상대하다 보니 재소자 매 개인이 안고 있는 사연에 관심을 갖고 대화라도 나눌 수 있는 여유는 전혀 없다. 사회로부터 일단 배제되고 또 격리된 집단을 배려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상황이 어렵다고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다. 범죄자와 정신병자는 대개 ‘비정상’이나 ‘비이성적’ 존재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람들이 사는 사회로부터 격리 수용되는 것은 정당하며, 때로는 이들을 영원히 추방시켜도 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렇게 정상과 비정상,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으로 나누어보는 이분법적 시각은 동성애자, 외국노동자 등에게도 적용된다. 특히 냉전적 사고구조 속에서 이른바 ‘빨갱이’를 죽여도 죄가 될 수 없다는 논리도 이러한 시각에서만 성립 가능하다. 이렇게 조건반사처럼 작동하는 선별과 배제의 논리는 주로 집단적 기억과 관습에 의존한다. 그러나 ‘정상’과 ‘비정상’을 구별하고 이를 학문적으로 뒷받침하는 법학이나 임상심리학과 같은 지식체계 없이는 그러한 배제의 구조도 견고하게 유지될 수 없다. 그러한 지식체계를 또 대중화시키는 정보매체가 지배하는 오늘날 그러한 배제에 대한 저항은 저항가요를 반복해서 부르는 식으로는 성공될 수 없다. 때로는 싸우는 대상이 하도 한심하기 때문에 싸우는 자신마저도 초라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전투적 자세를 취하지 않고서는 가령 감옥과 정신병원의 비인간적이며 폭력적인 구조와 싸울 수 없었다고 푸코는 술회한 적이 있다. 그는 또 진리라는 이름 밑에서 법이나 관습이 어떤 선을 그어 그 선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항상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또 우리를 처벌하지만 그의 진정한 의도는 기존의 권력체계 유지에 있다고 고발한다. 생산적인 것은 어느 한 곳에 정착한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유목민의 것이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 자신도 과거의 관습과 법이 정한 테두리 밖으로 나와 오늘의 세계가 필요로 하는 보편적인 사회적 약속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 모두 생각해야 한다.
  • 한국 최초로 누드·루크·쇼 마련하는「디자이너」

    한국 최초로 누드·루크·쇼 마련하는「디자이너」

    <말하는 분> 김비함(金毘含)씨 한국여성의 양장(洋裝)연령은 이제 겨우 20여년이다. 1년에 열 다섯 사람쯤의「디자이너」가 발표회를 갖는「패션」계의 실정은 그 어린 나이에 비하면 숙성한 걸까. 겨우 스무 살의 어린 나이지만 우리「패션」계에도 작품에「오리지널리티」를 주려는 몸부림은 있다. 12월초의 첫 발표를 앞두고「오리엔털·누드·루크」를 준비하는「디자이너」비함(毘含)여사의 변을 들어보자. “열등감 해소작전 펴겠다” 세 벌의 투명의상 만들어 혈색이 몹시 나쁘다. 며칠동안 의상제작과「보디·페인팅」의「패턴·디자인」에 몰두한 피로감 때문인가 보다. 세 벌의「누드·루크」의상 중 하나는「체인」이 6개 가슴에 매달려 안이 들여다 보이는「칵테일·드레스」, 또 하나는 앞은「타크」로 주름을 넣어 1cm폭의 투명 직선이「웨이스트」까지 내려오고 등은 완전한 투명인「롱·드레스」, 다른 하나는 전신에「보디·페인팅」을 하고「히프」이상을 완전히 투명하게 한「미니·드레스」. 모두 흑색(黑色). - 첫 번 발표회에 이처럼「쇼킹」한, 이를테면 벗기는 작품을 만드시는 특별한 이유라도…. 『내가「살롱」을 가지고 손님들의 옷을 만들기 시작한 지 벌써 2년 반이에요. 비록 장사이지만 이만큼 손님들의 몸을 소재로 하는 제작활동을 해왔으면 무슨 철학이든 나와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우리 여성들의 육체관을 이제 알아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나를 찾아 오는 손님,「모델」들 가운데 자기 몸에 대한「콤플렉스」를 갖지 않은 사람은 딱 2명 밖에는 못 보았습니다. 어떤 옷을 입고 어쩐지 어색해 보이는 사람. 그 사람은 반드시 그「디자인」의「키·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의식하고 또 거기「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에요.』 -「미니·스커트」를 입고 치맛자락을 잡아 당기는 사람은 다리「콤플렉스」이겠네요. 『그렇죠. 다리가 고운 사람이 입은「미니·스커트」, 아주 예쁘잖아요?「콤플렉스」가 심한 사람의 옷은 만들기도 힘들어요. 대담한 것은 못 입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이「콤플렉스」를 없앨 수 있을까 늘 궁리하고 있었어요. 더러는 설득도 하고. 그런데 지난 가을「파리·콜렉션」에서「누드·루크」의 의상을 입은「모델」들은 절대로 B·B나「소피아·로렌」같은「글래머」는 아니더군요. 다리가 밉든 곱든, 가슴이 크든 작든, 생긴대로의 자기가 누구든 그 자신으로서는 최선의 모습이라고 난 생각해요. 가슴에 딱딱한「패드」넣고「히프」에는「거들」입고 하는 것 얼마나 불편합니까? 아, 이런 의상을 이번 발표회에 내놓아서 육체의「콤플렉스」해소 작전을 펴볼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콤플렉스」가 있으면 입든 벗든 그 여성은 거북스럽고 추해요』 전신「페인팅」착상하고 전위미술인과 공동작업 - 그렇지만 살을 감추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 여성의 미덕이 아니겠어요? 『물론 그래요. 가리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디자인」이 얼마든지 있지요.「노·슬리브」,「미니·스커트」로 좀 노출하고 싶은데 그것을 멋있게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걱정인 거죠. 그렇다고 서양사람들처럼 완전투명은 발표가 불가능할 것 같고 우선「모델」이「콤플렉스」없이 입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보디·페인팅」입니다. 운이 좋아서 전위미술 동인인 정찬승(鄭燦昇)씨, 정강자(鄭江子)양을 만나게 됐죠』 -「페인팅」의「디자인」도 선생님이 하셨나요? 『전신에 칠한다는 착상은 제가 했어요.「디자인」은 셋이 같이 하고. 동양적으로 청결한「이미지」를 만들어 내려고 했던 것인데 그 점에서는 성공했어요』 「버스트」에는「데이지」모양의 은색, 녹색, 진달래색 꽃이 그려졌고 발에는 같은 꽃의「슬리퍼」를 그렸다. 그리고 하반신 전체에 녹색을 입혔는데 그처럼 식물적일 수가 없었다. 전혀「누드」의 느낌이 오지 않았다. 『발표된 것만 따진다면 몸 전체를 한 개의「모티브」로 다룬 전신「보디·페인팅」으로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림이 모두 눈, 입술, 이파리 따위로 매우 구체적인 것밖에는 본 기억이 없거든요』 한국「패션」계엔「노·코멘트」“묵묵히 자기 일만 하겠다” -「액세서리」「디자인」도 직접 하신다는 소문 정말이에요? 『제가 원래 이대 미술과 출신이에요. 자수가 제 전공이었죠. 이번「모델」들에게 입힐 옷에 맞추어「액세서리」를 전부「오리지널」로 장만했어요. 놋과 구슬을 많이 썼습니다.「모티브」는 한국의 가구장식에서 얻었죠』 1959년에는 한국 최초의 추상자수전시회, 62년에는「액세서리」전시회를 가진 일이 있다. 목각의 단추며「펜던트」「벨트」들이 호평을 받았었다. - 다시「누드·루크·드레스」얘기인데요. 그것을 입고 갈 장소와 때를 어떻게 권하십니까. 『「시폰」이라는 옷감 자체가 평상복으로 입힐 수 없는 것이에요. 그러니까「파티·드레스」로 마련한 의상입니다. 허물없고 탈속한 친구들이 모이는 동인회「파티」같은 곳에서는 입을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 발표회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옷이지 이런 옷이 보편화될 형편은 아닙니다. 소매만 투명한 동체에 안을 대서 입는 형식의 옷은 이미 입혀지고 있잖아요? 만일 안을 대고「파운데이션」을 벗어 버리는 것은「호스테스·드레스」로 가능하겠죠』 - 이「누드·루크」이외에 이번 발표회를 위해서 마련한 다른 작품의 얘기도 좀…. 『첫 발표회서만이 아니라「오리지널리티」가 없는 작품 발표회는 안하니만 못하다고 생각해요. 서양에도 동양에서「모티브」를 얻은 새「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헴·라인」을 누르지 않는 것은 우리의 진솔옷과 같거든요. 이런 조그만 부분에서라도「모티브」를 한국 것으로 잡고 싶어요.「포멀·드레스」는 한국의 건축이 갖는 곡선을 살리고 싶은데「아리랑·드레스」와「이미지」가 다른게 나올 것도 같아요』 한국「패션」계로 화제를 돌리려 하자「코멘트」를 거부. 그것이 동업자간의「에티케트」라고 했다. 묵묵히 각기의 작의(作意)에만 충실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다른「디자이너」에게는 그들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비함여사에게는 육체에 대한「콤플렉스」가 눈앞의 문제이다. 이번에 시도하는「오리엔털·누드·루크」가 여사의 문제를 풀어줄 수 있을까. 대담한「디자인」을 입어낼 숙녀가 느는 것은 즐거운 일일 수밖에 없으니 성공을 빌어야겠다. [ 선데이서울 68년 11/17 제1권 제9호 ]
  • [길섶에서] 귀향/양승현 경영기획실장

    귀향(歸鄕)을 보는 동·서양의 이미지가 조금은 다른 것 같다. 진짜 남편이냐, 아니냐는 인간 내면의 본질적 갈등을 영상화한 ‘마틴 기어의 귀향’이나 베트남전의 후유증을 그린 제인 폰다의 ‘귀향’이나, 우리네 탯자리의 정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우리에겐 수구초심(首丘初心)이 주는 의미가 더 살갑다. 대대로 한 곳에서 오순도순 살아온, 정착이 불가피한 농경문화 인자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도 귀향이 마음 한구석에만 살아있을 뿐, 조금씩 낯설어지고 있다. 어머니에 곧잘 비유되는 고향은 익숙함이다. 넉넉하고 편함이다. 학교를 졸업한 뒤 20년 넘게 기사를 쓰며 살아온 기자라는 직업도 어찌보면 내겐 고향이나 매한가지다. 업무 쪽으로 자리를 옮긴 지 1년4개월만에 다시 글을 써보면서 잠시 감회에 젖어 귀향을 떠올려본다. 하나,‘사오정’이 보편화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제2의 직업’이라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 요즈음이다. 어쩌다 우리는 안팎으로 고향을 지키고 살기도 힘든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인지…. 양승현 경영기획실장 yangbak@seoul.co.kr
  • “태권도 2012올림픽종목 유지에 총력”

    “태권도 2012올림픽종목 유지에 총력”

    ‘죽느냐, 사느냐.’ ‘국기’인 태권도의 사활 여부가 오는 8일 결정된다.5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117차 총회에서 2012년 하계올림픽 종목이 찬반 비밀 투표로 확정되기 때문이다. 현행 28개 종목별 퇴출 여부는 오는 8일 총 116명의 IOC위원 가운데 출석위원의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가려진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세계태권도연맹(WTF)은 태권도 올림픽 종목 ‘사수’를 위해 지난 2일 싱가포르로 향했다. 김정길 위원장을 비롯한 KOC 대표단은 이날부터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비롯한 국제 스포츠 인사와 활발한 접촉을 갖고 막판 득표 활동에 돌입했다. 앞서 1일 타이완으로 출국한 조정원 총재 등 WTF 대표단도 4일 싱가포르에 입성, 올림픽 종목 사수 외교에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육상·수영 등 기초종목의 올림픽 퇴출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 현실. 따라서 이들 종목을 제외한 대략 7∼8개 종목이 퇴출의 위기에 놓여 있다. 보편·대중성, 이미지·발전성 등을 잣대로 한국의 금맥인 양궁과 태권도, 근대5종·소프트볼·사이클에 심지어 인기 구기 종목인 야구 축구 배구까지 퇴출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태권도를 집중 공략하고 있는 가라테와 골프·럭비·스쿼시·인라인롤러 등 5개 종목이 올림픽 진입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태권도는 잔류 전망이 우세하지만,‘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상당히 위험하다.’는 관측도 있어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태권도계 내부에서는 30표 정도는 확실한 지지 입장이며, 여러 변수를 감안하다라도 70∼80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IOC의 평가보고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회원국이 179개국에 달해 보편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TV시청률 등 미디어 노출효과가 낮고 경기의 흥미도가 떨어지며 심판 판정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 낙관은 금물이다.WTF는 이들 문제점을 개선할 개혁 프로그램을 이미 제시했고 IOC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애써 강조하고 있다. 태권도가 과반을 넘지 못해도 2012년 올림픽 종목에서 빠질 뿐이지만, 한번 빠진 이후에는 재진입이 어려워 잔류에 끝까지 힘을 모아야 할 처지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재혼뒤 제2 반상인생 ‘토종바둑’ 서봉수 9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재혼뒤 제2 반상인생 ‘토종바둑’ 서봉수 9단

    삼라만상의 우주와 희로애락의 인간세계를 한곳에 축소시킨다면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가로·세로 42×45㎝에 불과한 나무판이 있다. 그 위에는 가로·세로 19×19줄이 교차되면서 361개의 점이 그어진다. 가운데 점은 천원(天元)이다. 지구 공전 주기가 365.25일이고 보면 절묘한 맞춤형이 바로 바둑판이다. # 1972년 최저단·최연소 명인전 타이틀 바둑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가장 보편적인 취미였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 성인 남성 5명 중 2명이 바둑을 즐긴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성동격서(聲東擊西)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소탐대실(小貪大失) 등 생존경쟁에서 보약처럼 응용되는 수많은 격언들을 만날 수 있는 것 또한 반상이다. 공자도 바둑을 좋아했던지라 ‘논어’에서 ‘바둑 두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어진 일이다(以奕爲爲之猶賢乎己).’라고 했다. 서봉수(53) 9단. 요즘에는 이세돌 이창호 최철한 등 젊은피에 한발 밀려나 있지만 ‘서봉수류(類)’는 여전히 바둑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왜일까. 야전사령관, 야생마, 매운 고추장, 토종바둑, 오뚝이 등으로 불려온 그는 순수 ‘국산품’이기 때문이다. 서 9단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한국 바둑계의 정상은 일본 ‘유학파’들의 차지였다. 그러던 어느날 순수 국내파인 서봉수가 혜성같이 등장하면서 매운 고추장 맛을 보여줬다. 특히 ‘조훈현 서봉수 백년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둑계를 주거니 받거니 평정했다. 특히 반상 위를 마구 헤집는 전투 지향적인 기풍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팬들에겐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 1972년 ‘명인’ 타이틀을 땄을 때 최저단(2단), 최연소(19세)라는 기록을 세웠다. 명인전을 주최한 신문사는 1면 머리기사로 다룰 정도였다. # 29살 연하 베트남 여성과 지난해 재혼 서 9단은 올해로 입신의 경지(9단)에 이른 지 20년째. 아울러 70년에 프로입문했으니 바둑인생 35년이 된다. 휴전협정이 한창이던 53년에 태어난 그는 개인적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난해 12월 29세 연하의 베트남 여인과 재혼해 새 삶을 살고 있다. 결혼 당시 일부에서는 곱지 않은 오해의 시선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극복하고 제2의 바둑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 자택 인근의 커피숍에서 서씨를 만났다. 먼저 근황을 물었더니 “프로기사가 달리 할 것이 뭐 있겠느냐.”면서 “6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3일은 서울 반포에 있는 ‘권갑용 바둑도장’엘 나간다.”고 했다. 권갑용씨는 프로 7단으로 이세돌과 최철한 등을 배출해 바둑 스타의 제조기로 알려져 있다. 서씨는 이 바둑도장에서 예비프로들과 대국을 하면서 장차 한국 바둑계를 이끌어갈 후배들을 지도해주고 있다. 아울러 잡지와 컴퓨터 바둑코너 등에 기보해설을 해주고 가끔 지방 초청강연을 다녀오기도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시합이 우선이기 때문에 하루종일 잠 자는 시간만 빼놓고 늘 바둑과 함께 지낸다. 바둑 외에 다른 취미는 없느냐고 하자 “학창시절 탁구 당구 등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을 무척 즐겼다.”면서 지금은 관전하는 정도로 멀어졌다고 대답했다. 다만 3년 전 골프를 배워 지인들이 불러주면 같이 라운드한다고 말했다. 부인의 안부를 물었다. 약간 주저하더니 “평범한 가정주부로 빨리 적응해 잘 살고 있다.”면서 “(부인은)사고방식이 건전하고 착하다. 명랑한 성격이지만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고 자랑했다. 어울러 “(베트남에서)고생을 하며 자라서 그런지 참을성이 많고 어려움도 잘 견딘다.”고 부연했다. # “먹고자는 시간 외엔 오로지 바둑만” 서로의 언어소통에 문제가 없느냐고 하자 “집을 나설 때 아내에게 ‘굿바이’ 하면서 손을 흔들고 집에 돌아오면 웃으며 손을 잡는다. 또 시장하면 ‘배고프다.’는 눈짓을 한다.”면서 “같이 지내다 보니 굳이 많은 얘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웃었다. 가끔 주말에 함께 나들이도 한다. 인근 관악산 주변을 산책하고 기분 내키면 산 중간까지 오른다. 늦은 밤 집앞 24시간 할인매장에서 시장을 같이 보는 것도 재미란다. 최근에는 부인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컴퓨터 한대를 사주었다고 귀띔했다. 서 9단의 각오가 사뭇 비장해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베트남 신부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겠다고 몇 차례 다짐했다. 아울러 재혼 이후 물욕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졌기 때문에 서로 의지해 사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평범한 진리도 깨달았단다. 서 9단이 베트남 신부를 맞게 된 것은 지난해 여름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고 몇 차례 베트남을 오고가면서였다. 결혼식 때에도 “신부는 비록 배운 건 없지만 순수하고 진실한 여자”이며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든 나는 그를 사랑하며,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씨의 성적은 37전 23승 14패로 여전히 부진한 편이다. 그러나 자신 하나를 믿고 머나먼 이국 땅에 온 신부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돈도 벌고 더욱 열심히 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 자신이 틀에 박힌 ‘기풍’이란 말을 쓰고 싶지 않아요. 이젠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져야 합니다. 또 공부하고 변하지 않으면 안 돼요. 요즘에는 승부가 너무 치열합니다.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강해져요. 이 때문에 보는 사람들은 더욱 재미가 있지요. 엣날에는 고수들끼리 타협도 가끔 했는데…. 제 인생에서 살아남는 길은 오직 바둑밖에 없어요, 밥먹고 자는 시간 외엔 오로지 바둑 공부만 하지요.” 세상살이가 아무리 치열하다고 해도 바둑처럼 극명한 인생살이는 없다고 했다. 프로기사들은 한미디로 피말리는 토너먼트라고 했다. 지면 인생에서 탈락이란다. 조치훈씨의 경우 울면서 밤길을 걷다가 몇번이고 자살 직전까지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친구들도 한번 패할 때마다 견디기 힘들 만큼 큰 충격 속에서 방황하고 헤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아픔을 이기는 방법은 그저 즐기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예를 들어 춘향이가 이도령 생각하듯이 늘 그리워하고 ‘올인’의 각오로 무장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대국에서 질 때마다 괴로워하다 보면 병이 생겨 인생끝장은 금방이란다. 또 바둑은 결국 체력싸움이라고 강조한다. 복서도 라운드가 계속될수록 펀치가 약해지듯이 바둑 고수도 초읽기에 몰리면 쉬운 수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 반상의 행마가 곧 인생이듯 늘 상대의 괴롭힘을 견뎌내야 하는 전쟁이라고 역설한다. “욕심없이 살아가려고 합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타이틀 하나 정도 따면 좋겠지요.” 서 9단은 오뚝이라는 별명답게 여전히 역동성을 간직하고 있다.80년대 후반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93년 제2회 응창기(應昌期)배 우승,97년 진로배에서 바둑사상 9연승 싹쓸이 신화,2000년 시즌 국내 최대 타이틀 LG정유배 우승 등 3∼4년 주기로 일을 내고 있다. # “나이 먹어도 새로운 바둑수는 생겨” 바둑계에서 50대는 분명 노장이다. 하지만 준비된 자의 미소는 늘 아름다운 법. 일본의 구토 9단은 나이 60에 천원전 타이틀을 차지했고, 후지사와는 66세에 왕좌전을 제패했다. 사카다는 80세에 은퇴했다. 또 얼마 전에 별세한 김수영 7단은 췌장암 판정을 받고서도 ‘아직 인생의 대마는 살아 있다.’며 공식대국을 7판이나 두었다. 원로 조남철씨는 60세에 9단 승단을 했고,82세에 ‘세번의 눈물’이라는 회고록을 펴내 바둑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무덤덤한 성격의 서 9단은 “바둑에서 똑같은 판은 하나도 없다.”면서 “승부란 늘 새로 시작하는 것이고 또 나이를 먹어서도 새로운 바둑 수는 생겨나는 법”이라고 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대전 출생 ▲71년 배문고 졸업 ▲70년 프로입단 ▲71년 명인전 우승 ▲74년 제1기 국기전 우승 ▲75년 제10기 왕위전 우승 ▲76년 명인전 우승 ▲80년 국기전, 왕위전, 최고위전 우승▲83년 바둑왕전, 제왕전, 명인전, 기왕전 우승 ▲86년 제30기 국수전 우승 ▲87년 명인전, 제왕전, 국수전 우승 ▲86년 9단 승단 ▲88년 국기전, 기왕전 우승 ▲91년 동양증권배 우승 ▲92년 국기전 우승 ▲93년 제2회 응창기배 우승 ▲95년 제1회 신사배 우승 ▲97년 제5기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 9연승 기록 ▲99년 LG정유배 프로기전 우승, 제1회 프로시니어기전 우승 ▲2003년 제3회 돌씨앗배 프로시니어기전 우승 ▲2005년 제6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4강. ■ 상훈 바둑문화상 수훈상 수상 4회(80,81,82,93년). 통산 1000승 달성(94년).
  • [신연숙칼럼] 반가운 코리아 임팩트

    [신연숙칼럼] 반가운 코리아 임팩트

    지난주 문화예술계는 세계적인 피나 바우슈 무용단의 한국소재 신작 초연행사로 술렁였다. 이미 1년여 전 제작이 시작돼 지난 4월 독일 현지의 시범 공연이 극찬을 받았던 터라 국내 관객들의 기대는 더욱 컸다. 휴식시간을 포함해 3시간이 소요된 거대한 스케일과 웅장한 암벽바위의 무대, 단원들의 열정적인 몸놀림은 ‘무용극’이란 장르의 개척자이자 대명사로도 불리는 무용단의 명성을 확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감상 소감은 엇갈렸지만 한국이란 소재의 익숙함과 다국적 무용수들의 낯선 시각이 빚어낸 울림은 색다른 맛으로 다가왔다. 드라마·영화의 한류 열풍과 함께 세계적 예술가에 의한 한국 소재 작품 제작은 최근 문화예술계의 주목할 만한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피나 바우슈의 경우에서 보듯, 한국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이거나 인상적인 데 머물고 있는 게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외국 예술가들의 탐구 대상이 되는 것은 여러가지로 반갑고, 그 의미와 효과가 작지 않은 일이다. 첫째, 한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코리아브랜드를 세계에 제고하는 효과가 크다. 지금까지 한국은 분단국가, 핵, 시위, 월드컵, 삼성·현대의 나라 정도로 알려졌지 문화에 대한 이미지는 거의 없었다. 특히 동아시아 3국 가운데 한국문화는 중국과 일본에 가려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국가브랜드의 상승과 함께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 여건도 좋아지고 있어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둘째, 국내 문화예술계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한국문화가 국내에만 머물러 있을 때는 특수성은 유지할 수 있지만 보편성을 획득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계적 예술가들의 뛰어난 상상력, 표현력과 결합해 새로 태어난 작품은 국제 무대에 보편적 호소력을 확보하면서 국내 문화예술계에는 새로운 동력으로 환원될 수 있다. 지난 5월 경기도 문화의 전당이 러시아의 세계적 연출가 빅토르 크라메르에 의뢰해 공연한 태권도 퍼포먼스 ‘더 문’이 한 사례가 된다. 태권도의 탄생과 발전과정을 주제로 한 작품은 기발한 상상력과 무대 아이디어가 국내 공연계에도 상당한 충격을 줬다는 평가다. 셋째, 한국문화 상품의 수출을 촉진하고 세계문화 발전에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 세계의 문화예술계는 소재의 고갈로 동양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은 일찍이 세계 예술사에 커다란 자취를 남겼다. 고흐, 세잔, 로트렉 등 인상파 화가들이 목판화 우키요에의 대담한 기법에 매혹돼 다투어 이를 모방했던 것이다. 이제 한국의 차례다. 독일의 재즈 연주단체 살타첼로의 작업도 작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밀양아리랑’ ‘강강술래’ ‘옹헤야’ 등 한국민요를 재즈화했다. 최근에는 ‘위대한 손기정’‘빨리빨리’ 등 한국을 소재로 한 창작곡을 만들어 유럽 등지에서 팔고 있다. 한국의 설화, 이야깃거리를 찾아오는 외국 작가, 영화관계자들도 늘고 있다. 외국 예술가들이 그리는 한국인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한번쯤 스스로를 낯선 눈으로 바라보게끔 한다. 김치, 태권도,‘빨리빨리’신드롬, 격정 같은 것들이 우선 그들의 관심 대상이다. 그러나 그것뿐일까? 사실 한국문화의 다양성은 무궁무진하다.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의 진수, 한국인의 실체를 보다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 피나 바우슈 무용단에는 LG아트센터가, 연출가 크라메르에게는 경기도 문화의 전당이 각각 10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했다. 국가나 지자체, 기업들의 이런 지원은 상찬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 외국 예술가들의 한국이해가 좀더 깊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제부터는 국내 예술가들과의 워크숍개최 등 깊이있는 한국알리기 방법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 진정한 코리아 임팩트를 위해서.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쉬어가기˙˙˙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가 야구규칙에서 금지한 ‘송진’을 바르는 것이 일상적인 행위라고 주장해 논란. 플로리다 말린스의 마무리 투수 토드 존스(37)는 24일 스포팅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송진을 글러브에 묻히는 행위는 보편화했으며 베테랑 투수들과 각 팀의 투수 코치들이 이런 방법을 가르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타자들도 일종의 뼛가루를 방망이에 바르거나 코르크를 삽입하는 행위로 배트를 보다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 [공연리뷰] 피나 바우슈의 ‘러프 컷’

    [공연리뷰] 피나 바우슈의 ‘러프 컷’

    세계적인 무용가 피나 바우슈가 한국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 제목은 ‘러프 컷(Rough Cut)’으로, 영화의 초벌 편집을 일컫는 말이다.‘러프 컷’은 지난달 독일 초연 당시에는 작품 제목도 정하지 않은 채 무대에 올랐고 공연 후 다양한 의견을 거쳐 결정되었다. 그리고 그 이름으로 첫 공연이 LG아트센터에서 22일부터 26일까지 공연되고 있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바우슈는 과연 한국을 어떻게 보았을까.’였다. 그리고 무엇을 보았고, 또 어떻게 작품에 반영시켰을까였다. 과연 외국인이라는 바깥 시선을 내부인이 다시 관찰하게 된다는 것은 독특한 경험임이 분명하다. 나를 돌이켜 볼 수 있고 우리를 좀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외국인의 시선에 담긴 한국이 아니다. 분명 그러한 면면은 작품 전체에 엄연히 존재했고 보는 이에게 새로운 경험임이 분명했지만 바우슈는 그 단순함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 체류 기간동안 얻은 인상과 정보들은 곧 각각의 장면이 된 동시에 철저히 바우슈의 언어가 되었다. 관찰의 결과에서 발견된 현상들은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소개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끊임없이 인간에 대한, 사랑에 대한, 삶에 대한 안무가의 견해가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는 한국적인 소재의 선택이 대견하고 이색적인 것이어서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안무가가 한국을 바라본 시선을 따라가다 어느새 발견한 바우슈의 견해에 동의하고 그 일깨움에 놀라웠기에 기꺼이 박수를 치는 것이다. 거기에는 대가다운 풍미와 작품 전개의 세련됨도 포함된다. 바우슈는 이번 작품을 위해 한국의 자연을 보았고, 사람들을 만났으며, 한국의 현실을 알기 위해 판문점도 방문했다. 그 결과 작품에서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찬사를 화려한 영상으로 대변했다. 김장과 같은 세시풍속을 재미있게 활용하기도 했다. 또 한국의 빠른 변화에 대한 인상도 담겨져 있었다. 이 작품은 한국을 함께 돌아본 단원들 각자가 받은 한국에 관한 인상을 나름대로 춤으로 표현하고, 이를 바우슈가 선택해 재구성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했다. 덕분에 독무가 많았고 연결의 자연스러움이 관건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의 일관된 시선은 분명 존재했지만 구성이나 전체 진행에 있어 어딘지 모르게 느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마도 안무가 역시 이점을 간과했나 보다. 제목이 ‘러프 컷’인 걸 보면 말이다. 미완성인 듯한 구성과, 뭔지 모르겠지만 2% 모자란 듯한 것이 ‘러프 컷’이란 한마디에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독일 평론가 아른트 베세만은 최근의 바우슈의 작품을 보고 “팝(Pop)과 같은 대중화된 춤”이라고 평했다. 바우슈가 대중적이라니? 우리에게는 아직도 어렵고 뭔지 모르겠는 전위의 춤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비유는 최근 13개의 세계 유명 도시 시리즈를 제작하며 전세계를 순회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그녀의 위력을 빗댄 것이다. 또한 그녀의 ‘탄츠 시어터’의 보편화에 대한 우회적 표현이었고, 이제는 젊은 전위에서 벗어나 거장의 반열에 든 고전에 대한 예우였다. 반면 더 이상 새로운 것, 모험을 건 전투적 자세의 묘연함에 대한 아쉬움도 포함된다. 그리고 이번에 공연된 ‘러프 컷’ 역시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다 박성혜(무용평론가)
  • 문학·지리학에 담긴 ‘삶의 숨결’

    문학과 지리학을 결합한 연구서 ‘문학지리·한국인의 심상공간’(논형)이 국내편 2권, 국외편 1권 등 전 3권으로 발간됐다. 문학지리학은 아직 학계에서 보편화된 영역은 아니지만 그 역사는 16세기 ‘동국여지승람’‘택리지’등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사람에게 고향이 있듯 문학에도 고향이 있고, 그 고향은 물리적 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민족의 정서와 문화와 사상이 살아 숨쉬는 심상공간까지 아우른다. 이 책은 동국대 명예교수인 김태준 박사의 정년퇴임에 맞춰 수세기동안 끊겨왔던 문학지리학적 접근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려는 노력으로 일궈낸 첫 결실이다.김태준 교수를 비롯해 조동일 계명대 석좌교수, 이혜순 이화여대 교수, 왕샤오핑 중국 톈진사범대 교수, 와타나베 나오키 일본 무사시대 교수 등 원로부터 중견 학자, 학부생까지 국내외 80여명이 필자로 참여했다. 때문에 책에는 조은 동국대 교수의 체험적 에세이 ‘기억으로 읽는 광주’부터 지리학자 오홍섭의 ‘한라산론’, 일본 문화인류학자 노자키 미쓰히코의 ‘한국의 유토피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의 글들이 실려 있다. 김태준 교수는 서문에서 “우리 국토와 해외의 땅에 수없이 각인된 사람들의 숨결은 더 나은 삶을 향한 간절한 염원을 이 땅에서 실현하고 문학에 염원을 담는다.”면서 “이러한 삶의 현장에서 자기의 숨결을 확인하는 일이야말로 참 문학이며, 실지(實地)의 학문”이라고 밝혔다. 각권 1만 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손창섭 소설 ‘유맹’-고은 산문집 ‘1950년대~’ 30년만에 재출간

    한국 전후세대 문학을 상징하는 대표작으로 꼽히는 2권의 책이 30여년 만에 나란히 재출간돼 눈길을 끈다.‘잉여인간’의 작가 손창섭의 장편소설 ‘유맹(流氓)’(실천문학사)과 고은 시인의 산문집 ‘1950년대-그 폐허의 문학과 인간’(향연)이 묵은 세월의 더께를 털어내고 햇빛 아래 다시 나왔다. ‘유맹’은 1976년1월부터 10월 말까지 한국일보에 연재된 2000장 분량의 장편소설. 지난 2월 출간된 ‘손창섭 단편 전집’(전 2권·가람기획)등에서 보듯 그에 관한 평단과 독자들의 관심이 주로 1950년대 단편들에 집중된 탓에 책으로 묶여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미지의 작가로 알려진 손창섭의 작품관과 세계관, 인생 행로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작품”이라며 “그가 쓴 모든 소설 가운데 가장 큰 문제작이자 대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훗카이도 징용 노동자 수난사 재구성 소설은 일제 말기에서 해방공간으로 이어지는 시대, 조선에서 일본으로 이주해간 최원복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홋카이도 징용 노동자들의 수난사를 재구성한다. 동시에 작가 자신의 분신격인 ‘나’의 이야기를 병치시켜 그 시대 재일 한국인들의 보편적인 운명을 밀도있게 다룬다.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난 손창섭은 일본에서 수학하고, 해방 이듬해 귀향했다가 1948년 월남했다.1952년 ‘공휴일’‘비오는 날’등의 단편소설로 문단에 데뷔한 뒤 ‘혈서’‘잉여인간’등의 문제작을 발표하며 전후 한국문단의 대표작가로 떠올랐으나 1973년 돌연 아내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가 자취를 감췄다. 이후 지금까지 한국 문단과 전혀 교류가 없는 상태다. 이번 출간과 관련된 협의도 작가의 위임장을 소지한 국내 저작권 대리인을 통해 이뤄졌다. 방 교수는 “일본으로 떠난 이후에는 자신의 작품이 출간되는 걸 꺼려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유맹’은 신문연재 당시에도 특별한 애착을 지녔던 작품인 만큼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폐허의 공간´ 작가들의 삶 그려 ‘유맹’이 대표적인 전후세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면 고은 시인의 ‘1950년대’는 당대 문인들을 둘러싼 온갖 활극과 고난의 풍경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문단 보고서다.1971년 ‘세대’지에 1년간 연재한 글을 모아 1973년 민음사에서 처음 출간됐고,1989년 청아출판사가 ‘고은 전집’의 하나로 펴낸 바 있다. 시인의 눈에 비친 1950년대는 ‘전쟁이 만들고 전쟁이 버린 고아의 시대’이자 ‘역사가 인간을 버리고, 예술 자체가 인간을 버린 유기의 시대’(24쪽)다. 이 폐허의 공간에서 시인은 날카로운 직관으로 전쟁과 인간, 문학과 작가의 본질을 꿰뚫는다. 책에는 사형을 받고 시체로 실려가던 중 기적적으로 살아난 김팔봉, 에덴 다방에서 시작된 오상순의 다방철학, 자기해체적 자학과 순정의 화가 이중섭, 방랑구걸 기인 천상병 등 1950년대 거의 모든 작가들의 삶의 행적이 실려 있다. 초판 서문에서 ‘비극 가운데서 더 많은 정신적 질료들을 찾아낼 의무로 책을 썼다.’고 적었던 시인은 32년이 지난 지금,‘이제 와서 이런 슬픈 풍경이 무슨 역할을 장담하겠는가.’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의 말마따나 다른 세대 사람들에겐 ‘기이한 동물들의 생태학’처럼 낯선 1950년대의 풍경을 이 책이 아니면 무슨 수로 어림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돈없으면 취업 못해? 쪽집게 과외 성행

    돈없으면 취업 못해? 쪽집게 과외 성행

    성균관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올 2월 졸업한 김모(25)씨는 아나운서 지망생이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유명 학원에 다니며 아나운서 기본기를 익히고 있다.3개월치 수강료는 120만원. 공중파는 물론 케이블 방송국 공채 때마다 40만∼50만원을 들여 카메라 테스트용 정장을 맞춰 입는다. 전문 헤어숍에 화장과 머리치장까지 맡기면 비용은 10만∼15만원 더 든다. 김씨는 “1년 내내 시험을 친다면 500만∼600만원쯤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이모(26)씨도 면접 과외를 받을 생각이다. 현재 강남의 한 벤처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이씨는 올해 대기업으로 옮겨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학 때 토익 점수와 자격증 등은 따두었지만 면접까지는 대비하지 못했다. 이씨는 면접 매너, 표정 관리와 옷 입는 법 등을 1대1로 가르쳐주는 압구정동 J이미지컨설턴트를 찾아갈 예정이다. 이곳은 3시간 강의에 30만원을 줘야 한다. 돈이 없으면 취업 준비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 청년 실업이 만성화되면서 대학을 나설 때도 대학에 들어갈 때 못지않은 막대한 사교육비를 지출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가 지난달 전국 대학생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를 위해 한해 161만원꼴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학생의 56.8%는 취업을 위한 사교육을 꾸준히 받고 있다고 답했다. ‘아나레슨 속성 과정’,‘민법 과외’,‘토익 고득점 보장’ 등과 같이 1대1 족집게 취업 과외도 성행한다. 중·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마치고 현재 경희대에 재학 중인 조기유학파 구모(26)씨는 ‘족집게 선생님’이다. 손수 다달이 치른 토익 시험을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대학생 4명에게 과외를 해주고 있다. 일주일에 2∼3차례씩 하는 과외에는 1인당 30만∼50만원씩 받는다. 구씨는 “토익 출제 유형만 완벽하게 익혀도 1∼2개월 내에 토익 점수를 100∼200점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시나 전문직 시험에서도 고액 족집게 과외가 빠질 수 없다. 대졸 여성들이 선호하는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대학생들 사이에는 ‘아나레슨’이라고 불리는 소그룹 또는 개인 과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아나운서 지망생은 “모 방송사의 아나운서 A씨에게 레슨을 받으려면 시간당 20만원이 들지만 현직 아나운서에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강생이 줄을 서 있다.”고 귀띔했다. 사법고시 준비생들의 개인과외도 이젠 보편적이다. 연세대 대학원 법학과에 재학 중인 P씨는 “6∼7년 전부터 사법연수원생들이 사시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개인 과외를 해주기 시작했다.”면서 “집안 형편이 나은 고시생들은 사법고시 출제위원급 교수들을 비밀리에 섭외해 한달에 500만원씩 주고 족집게 과외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잡코리아 정유민 상무는 “대학 교육이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되지만 그래도 직업 현장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취업 사교육비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2010년 110만고객 확보”

    “오는 2010년에 110만명의 고객을 확보, 보편적인 국민 통신서비스의 한축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주파수공용통신(TRS) 사업자인 KT파워텔의 홍용표 사장은 20일 서울 JW 메리어트호텔에서 5개년 미래전략을 발표,“적극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여 TRS가 영속적인 서비스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KT파워텔 가입자는 현재 30만명선이다. 그는 “국내에서 TR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이지만 한꺼번에 10만명이 통화할 수 있는 그룹통화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같은 TRS의 특성은 이동전화나 휴대인터넷(와이브로)처럼 국내 통신서비스의 한축이라고 생각하며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향후 시장을 긍정적으로 봤다. 홍 사장은 또 시장다변화 전략으로 “건설 부문을 비롯해 기업 부문과 호텔, 의료업 등 서비스 업종으로 고객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현재 800개인 기지국을 내년에 1600개로 늘리겠다.”고 말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盧대통령 고이즈미 - 한·일정상 ‘역사인식’ 발언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20일 청와대에서 역사인식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한 회담 결과와 두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내용을 토대로 정상회담 대화를 재구성했다. # 역사교과서 왜곡 노 대통령 2001년에도 교과서 문제가 매우 심각했는데 채택률이 낮아 그냥 넘어갔다. 올해는 여당인 자민당이 후소샤 교과서 채택을 지원하고 있지 않으냐는 언론 보도도 있어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초등·중등 교육에서 역사교육은 국가의 가치체계를 교육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중등교육에서 자유민주주의라든지 인권·평화·평등 등 국제사회에서 검증된 보편적 가치체계를 교육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본정부는 교과서 검인증 제도에 개입할 수 없고, 저자의 자유라고는 하지만 우리 국민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왜곡된)역사책을 읽고 자라나는 세대들이 어떤 관념과 가치관을 갖게 되는지에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정당한 이유가 있다든지, 큰 잘못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고이즈미 총리(기자회견에서)한국민의 심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이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그 위에서 미래를 위해 솔직하게 대화하는 게 양국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 야스쿠니 신사참배 고이즈미 총리 나의 야스쿠니 참배가 과거 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게 아니라 본의 아니게 전쟁에 참가한 많은 일본인을 추도하고 앞으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위한 것이다. 과거 전후 60년 동안 일본은 비핵화 원칙과 방위문제에서 주변국가들에서 위협을 준 적이 없다. 군사력을 억제하면서 경제발전을 추구해 왔다. 일본이 얼마나 평화지향적인 정책을 펴왔나. 노 대통령 야스쿠니 신사에 가보면 거기에는 과거의 전쟁을 자랑스러워하고 영광스러운 것처럼 전시해놓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과거의 전쟁과 전쟁영웅을 미화하고 이런 것을 배운 나라가 옆에 있고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고 있을 때, 여러번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이웃 나라 국민들은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노 대통령 진정한 평화를 달성하려면 제도적 평화의 틀을 만들고 평화를 지향하는 공동의 인식을 가져야 하며,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와 내가 자주 만나 사진도 찍고 양국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역사인식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고는 조그만 계기가 있어도 양국관계는 폭발하고 불신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고이즈미 총리 같은 결단력 있는 지도자가 계실 때 한국·중국·일본관계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우리의 마음 속에 대결전선이 있는 한 진정한 미래의 평화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결전선을 없애기 위해 역사의 찌꺼기를 없애야 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옛 노래 속의 낭만 연인/ 이민홍 편역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간의 사랑만큼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것이 있을까?그래서 서구에선 고대로부터 신화와 문학의 가장 중요한 테마가 사랑이었다. 이미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신은 풍요의 신인 아버지와 빈곤의 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도 또 만나고 싶은 것은 어머니의 빈곤의식을 닮았고, 만남의 장소를 화려하고 근사한 곳으로 택하고자 하는 속성은 아버지의 풍요로움을 닮았기 때문이라는 신화적 해석이 그럴 듯하다. 하지만 유가이념이 지배한 동아시아에서 상류층 사람들은 내심 뜨거운 사랑을 나누면서도 이를 말하거나 글로 표현하는데 인색했다. 도덕군자로 알려진 저명한 선인들 대부분이 열렬한 애정행각을 벌였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건만, 이들이 남긴 ‘사랑의 시’는 가뭄에 콩나듯 희귀하다. 삼국시대의 향가나 고려조의 몇몇 가곡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엄밀한 의미에서의 사랑노래는 아니다. 대부분은 남녀간의 애정에 의탁해 왕에 대한 충성심을 노래한 것이기 때문이다.“내 님이 그리워 우는 것은 산 두견새와 비슷하다.”는 피맺힌 노랫말을 남긴 ‘정과정’,“이 몸 생기실 때 님을 쫓아 생겼으니, 천생연분이 하늘 모를 일이런가.”의 ‘사미인곡’을 애절한 사랑노래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 이같은 이치에 있다. 그러나 작자를 알 수 없는 수많은 만횡청류(漫橫淸流), 이른 바 사설시조엔 애정과 애욕이 넘쳐 흐른다. 조선시대 풍류와 사랑의 ‘진정한 주인’이랄 수 있는 명기들의 사랑노래는 애틋하고 진솔해 지금 읽어도 그 절절함이 가슴을 적신다. 또 일부 지식인들도 솟구쳐 오르는 사랑의 마음을 시로 남겼다.‘낭만연인·浪漫戀人’(이민홍 편역, 국일미디어 펴냄)은 이처럼 우리 선조들이 남녀간 애정을 꾸밈없이 읊은 한시 108수를 뽑아 해설을 붙인 것이다. 편역자의 표현대로라면 ‘조선시대의 3년간 나눌 애정을 3일 동안에 탕진할 수 있는 요즘, 애틋한 중세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한 수 한 수 뽑아 해설을 붙인 책이다. 책은 사랑이 싹트기 전부터 시작해 이별과 죽음 이후의 감정까지, 마치 사랑의 일대기를 그리듯 9개의 테마속에시를 담았다. 이성에 대한 설렘, 불꽃 같은 사랑, 이별, 그리움, 외로움, 꿈속의 사랑과 기다림, 체념, 다음 생의 사랑 등등. “열 다섯 아리따운 아가씨(十五越溪女)/부끄러워 이별의 말도 못하고(羞人無語別)/중문까지 닫아걸고 들어가서는(歸來掩重門)/배꽃 사이 달 보며 눈물 흘리네.(泣向梨花月)” 이성에 대한 설렘과 부끄러움이 잘 드러난 이 시는 임제(1549∼1587)의 ‘규원’(閨怨)이라는 한시. 열 다섯이면 요즘 중학교 2학년. 시대가 바뀌어 사내아이보다 더 기운이 넘쳐 악을 쓰며 뛰어다니기도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고 말도 잘 못하는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편자는 기대를 가져 본다. 당대 최고의 실력자 남곤(1471∼1527)의 첩이었던 조운. 첩이었던 것이 못내 한스러웠는지 그녀는 “…초가집 한 칸이면 당신과 누울 수 있으니/가을바람 밝은 달과 오래도록 삽시다.”라며 사랑의 도피를 애원한다. 조선 영조 때 평양의 명기로 소문났던 계월은 누구를 그리 떠나보내기 괴로웠는지 “대동강 강가에서 정든 님 보내는데/천가지 버들로도 잡아매지 못하네….”(送人)라고 으며 애를 끓이고 있다. 파격의 지식인답게 다산 정약용도 ‘꿈속의 아내에게’(如夢令寄內)란 사랑시를 남겼다.“…언제나 침실에서 아름다운 인연 맺을까나/그리워 말자 그리워 말자/서글피 꿈속에서 본 그 얼굴을.”시국사건으로 전라도 강진에서 오랜 귀양살이를 하던 그는 언제나 보고 싶은 아내랑 한 방에서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괴로워하고, 결국은 “그리워하지 말자.”며 체념을 드러낸다. 근엄과 격식의 사회에서도 ‘꿀과 설탕’같은 사랑이 흘렀고, 많지 않은 한시를 통해 이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98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MD의 훈수-믹서] 칼날 강도·모터 파워가 ‘생명’

    [MD의 훈수-믹서] 칼날 강도·모터 파워가 ‘생명’

    주방가전에도 콤비 열풍이 불고 있다. 가격부담은 줄이고 2배의 기능을 즐길 수 있는 주방가전 제품들이 시장에 줄줄이 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웰빙 열풍에 맞춰 기능 다양화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음료수와 맛있는 빙수를 함께 만드는 믹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웰빙 열풍에 맞춰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믹서들이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믹서는 어느 가정에서나 한대씩 갖고 있는 보편적인 상품이다. 그러나 대체로 소형이기에 3년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 믹서를 새로 구매하거나 교체할 시기라면 다음 사항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대용량을 구입하라. 보통 믹서는 2000㏄ 이상일 경우 대용량으로 구분된다. 대용량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동시에 믹싱할 뿐 아니라 소량의 재료라도 위 아래가 잘 섞이기 때문이다. 모터가 강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모터가 강력할수록 믹서의 회전 속도가 높고 힘이 세다. 힘이 세야 마른 곡류, 고춧가루 등 강한 분쇄가 필요한 재료를 쉽게 가공할 수 있다. 또 동일한 재료를 갈더라도 강력해야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칼날이 견고한지도 중요하다. 믹서의 기능은 모터의 힘과 칼날의 견고함에 의해 좌우된다. 칼날이 견고하지 않을 경우 쉽게 무뎌져 오래 사용할 수 없다. 나중에 칼날 부분만 교체가 가능한지,AS는 확실한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상´ 발생시 ‘자동 정지´ 등 안전장치 중요 안전장치가 확실한지도 점검하자. 대부분의 믹서는 칼날이 분당 1만번 이상 회전하기 때문에 안전장치는 필수적이다. 안전에 필요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경우 작동이 되지 않거나, 회전 중에 덮개가 열렸을 때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 있는 믹서를 선택해야 한다. 세척이 편리한지도 점검해야 한다. 믹서는 어떤 내용물이든 가루로 분쇄하다 보니 쉽게 지저분해진다. 편리하게 사용하려면 칼날이 몸체에서 분리가 돼 세척이 쉽게 만들어진 것이 좋다. 믹서를 고장내지 않고 오랫동안 좋은 상태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믹서마다 정해진 표준용량과 표준시간을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사용 후에는 반드시 바로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 용기와 덮개는 주방용 세제로 깨끗이 세척한 후에 물기를 잘 닦아주고, 몸체는 마른 헝겊으로 손질해 주면 된다. 믹서는 크게 본체의 모터 위에 장착된 통에 내용물을 넣고 분쇄하는 스탠드형과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컵이나 그릇, 용기 등에 내용물을 넣고 직접 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핸드 블렌더형으로 구분된다. ●해피콜 주스믹은 몸체에 있는 주스용기를 믹서용기로 교체하면 대형 믹서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상품이다. 기존의 주스기능뿐만 아니라 분쇄, 반죽, 다지기, 빙수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해 출시 2개월 만에 40억여원어치가 팔리고 있다.9만 9000원. ●파워쿠켄은 대형 믹서의 장점을 모두 가지면서 다양한 칼날을 이용해 요리를 가능하게 하는 푸드프로세서다. 파워쿠켄의 최대 장점은 번잡스럽고 비위생적인 칼, 도마, 믹싱볼이 필요없어진다는 것. 파워쿠켄 하나면 갈기, 썰기, 절구, 주서, 믹서, 거품, 아이스크림, 반죽, 분쇄, 빙수 등 수백가지 요리를 다양한 칼날을 이용해 간편하게 할 수 있다.9만 9800원. ●필립스 파워믹서는 디자인이 최고 장점이다. 국내제품에서 보기 힘든, 슬림하고 아름다운 투톤 컬러의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일반적인 믹서 기능에 스무디와 아이스 기능이 있어 얼음을 잘게 쪼갤 필요 없이 통째로 넣어도 곱게 갈아준다.10만 9000원. ●하이믹서의 수식어는 ‘벽돌가는 믹서’다. 국내 최대 용량에 초강력 모터를 장착했다. 장시간 사용에 따른 모터과열 방지기능으로 안전하다. 칼날의 재질은 스테인리스로 벽돌까지 갈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분쇄력을 자랑한다. 분쇄기능은 일자형 칼날을 사용하고 믹서기능은 S자형 칼날을 이용하는 등 용도에 맞게 칼날을 선택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9만 8000원. ●파워도깨비 방망이는 홈쇼핑에서 대히트를 친 국내 대표 핸드블렌더. 카터, 분쇄, 주서, 믹스, 다지기, 거품요리 등이 가능하며 입구에 칼날만 들어가면 어떤 용기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기계작동시 발생되는 열이 음식물에 직접 전달되지 않아 영양분의 손실이 작긴 하지만 최대 사용용량은 300㏄로 적은 게 단점이다.4만 9800원. ●브라운 핸드블렌더+대형분쇄기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주부들이 선택한 핸드블렌더. 최대 600W의 힘을 내며 12단계의 속도조절이 가능하다. 잡기 편한 슬림한 디자인에 미끄럼방지 손잡이도 채택했다. 원터치 버튼으로 실수로 블렌더를 놓쳐도 안전하다.7만 9000원. GS홈쇼핑 임재진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동북아균형자론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동북아균형자론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지난달 31일 홍석현 주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동북아균형자론과 한·미동맹은 양립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동맹을 바꾸고 싶다면 언제든지 말하라. 하고 싶은 대로 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른바 ‘동북아균형자론’을 불만스럽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동북아균형자론이란 쉽게 말해 우리나라가 한반도 주변의 역학 관계 속에서 주도권을 잡고 능동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19세기말 이후 지정학적으로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의 틈바구니에 끼여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다. 균형자론은 미국이나 일본 등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주관적으로 일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균형자가 되려면 먼저 주변 국가에 충분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강대국다운 국력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균형자론을 제시한 것은 지난 2월 25일 취임 2주년 국정연설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동북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의 평화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지난 3월8일 공사 졸업식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은 국방 3원칙으로 ▲동북아 균형자로서의 군의 역할 ▲자주국방역량 강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들었다. 이어 “우리의 의지와 관계 없이 동북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3월22일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따질 것은 따지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주권국가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SC의 설명 개념 정의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공식 자료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전환기적 시대 상황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이 부족할 경우 역사는 언제나 우리에게 시련을 안겨주었다.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을 기초로 추진될 것이다. 무력이나 힘에 의존하지 않고, 과거 우리가 종속적 변수였던 상황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역할을 찾아 나가자는 것이다. 연성국력(soft power·교육 학문 예술 과학 기술 등 문화와 정치 외교 분야에서 나오는 국력)도 우리의 소중한 외교자산이다. 우리의 역사적·도덕적인 힘이 국경을 넘어 보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어서는 초강대국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과 협력하고,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균형자 역할을 할 기반이 된다.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비판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동북아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의 신뢰를 깨고 훼손시켰고 일본과의 공조도 어렵게 만들었으며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소외시켰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남북통일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때 과연 한국에 대해 안보공약을 지킬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도 “현실적으로 균형자를 할 힘이 없는데도 마치 힘이 있는 나라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독트린 형태로 균형자론을 주장했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현실성이 없는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미국 위주의 일방적 동맹 재편 시도에 대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낸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균형자라는 용어가 냉전적 발상이고, 한·미 동맹에 기초한 동북아균형자 역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삼각동맹 탈피 논란 동북아균형자론에서 등장하는 것이 ‘남방 3각’ ‘북방 3각’이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한·미·일의 남방 3각 동맹을 탈피해서 중·러·북의 북방 3각에 편입하겠다는 뜻이냐고 따지고 있다. 실제 노 대통령은 “한국이 남방 3각동맹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동북아 질서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던 것”이라면서 “우리가 언제까지 그 틀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의 옹호론과 청와대의 해명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은 동북아균형자론을 “열강의 이해관계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민족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냉전시대 공동의 적을 기초로 한 군사동맹의 성격인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는 불가피하다.”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인간의 기본권 실현 등을 위한 가치동맹적 지역평화 구축자, 조정자로서의 역할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동북아균형자론이 한ㆍ미 동맹과 배치된다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철저하게 한ㆍ미 동맹 토대 위에서 동북아균형자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이 지난 3월6일 ‘대원군 선택’을 논하면서 우리가 개방을 하든 쇄국을 하든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는 바로 우리 스스로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반성이었다.”고 했다. ●어떻게 봐야 하나 최근 동북아시아는 다시금 세력 각축장이 되고 있다. 중국은 거대 경제대국으로 팽창하고 있으며 일본은 역사왜곡과 독도 문제 등을 일으키며 군사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무기로 역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외교적 대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더 이상 강대국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않고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동북아균형자론의 요체다. 그러나 국제 관계는 힘은 약한데도 의지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경제력은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고 하지만 종합적인 국력은 강대국에 미치지 못함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여당도 밝히고 있듯이 한·미동맹은 깨기 어렵다. 그렇다면 한·미동맹과 동북아균형자론이 양립할 수 있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기본 기조는 유지하되 다시 한번 개념을 정리하거나 수정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실질적인 ‘통합의 독트린’이 되기 위해서는 ▲동북아 평화형성전략 공론화 ▲평화적 개입원칙 천명 ▲국가경계를 넘어선 지역 협력안보 강조 ▲동북아 균형자가 아닌 평화교량자 역할 표방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5)아주대학교

    [‘로스쿨’로 뛰는 대학들] (15)아주대학교

    아주대 법대가 로스쿨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이공계로 지명도가 높지만 인문사회계열, 특히 법대는 이렇다하게 내세울 만한 성과가 아직까지 없는 게 사실이다.1985년 법학과가 처음 개설돼 40명 정원으로 운영되다 1996년에야 학부로 개편됐다. 사법시험 합격자도 2001년부터 배출하기 시작, 이제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고 학교측은 호언한다. 우선 규모부터 달라졌다. 입학정원 60명의 법학부가 이달부터 단과대학으로 모양새를 갖췄다. 입학정원도 내년부터 120명으로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내용면에서도 다른 대학들과 차원을 달리했다. 학교측은 “개혁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며 “젊은 아주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법무 집중 특화 아주대 법대는 기업법무를 특화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황의록 기획처장은 “서울시내에는 대기업이 몰려 있지만 경기도에는 중소기업이 몰려 있다.”면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법률적 마인드와 여력이 부족해 법률소송에 휘말리면 사후처리에 급급해한다.”고 말했다. 학교 자체에서 파악한 바로는 경기도에 20만여개의 중소기업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처장은 “아주대에서 이들 중소기업의 법률적 애로사항을 적극 보완해주고 조언하는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라는 지역적 특성을 적극 활용해 로스쿨을 학교 차원이 아닌 지역 차원의 법률자문기관으로 키워보겠다는 복안이다. 학교측은 이를 위해 ‘기업법무센터’를 개설, 교육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법률서비스센터로 적극 나서겠다고 말한다. ●미 로스쿨 벤치마킹 이는 미국 로스쿨을 벤치마킹한 결과이기도 하다. 소병천 교수는 “미국 로스쿨들을 방문해 아주대와 비슷한 규모로 특성화가 잘 돼 있는 곳을 모델로 삼고 있다.”면서 “2개 학교 정도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물망에 놓고 검토 중”이라고 향후계획을 내비쳤다. 그 중 한 대학이 아메리칸 대학이다. 법률클리닉 프로그램에서 단연 돋보이는 대학이라는 것이 학교측의 평가다. 소 교수는 “아메리칸 대학은 클리닉 프로그램이 8개나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분야별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경험을 쌓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주대 역시 이같은 클리닉을 벤치마킹해 기업법무클리닉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소 교수는 “3학년 과정에서 교수와 함께 팀을 꾸려 중소기업에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학점에 반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실무 교육으로 혁신 아주대 로스쿨이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바로 이같은 현장 중심의 교육이다. 학교측은 아주대 로스쿨의 특성화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제일 먼저 법률서비스의 전문화다. 지금까지 법대에서 제공된 보편적 차원의 법률교육에서 탈피하겠다는 얘기다. 그리고 학교측은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그 동안 법학교육은 법률서비스를 공급하는 법조인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졌지만 시대변화에 맞춰 수요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마지막으로 실무교육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책만 파는 교육을 지양하고 법률수요자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주대 법대는 1,2학년 때는 기초과목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사례를 통해 이론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현장실무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후발핸디캡 ‘특성·지역화’로 극복가능 아주대는 사실 그 동안 공대 중심의 대학이었다. 법학과가 1985년도 설립된 것만 봐도 그렇다. 법학과에 대한 지원이 빈약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나를 비롯해 법학과 학생들이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법대생들을 상대로 한 고시설명회가 개최됐다. 선배로부터 공부방법이나 합격노하우를 전수받은 것도 그때쯤부터 본격화됐다. 이같은 노력은 결실로 이어져 불과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1차 합격생수가 최근 몇년 사이에는 10명 이상이 나오고 있다. 아주대가 전국 법대 가운데 후발 주자임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주대는 법학과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뿐만 아니라 다른 유명 법과대학에 비추어도 손색이 없는 교수진, 그리고 교수님들의 제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다. 예를 들어 종전까지는 사시 1차에 합격해도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정년퇴임하고 현재 아주대 법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계신 조미경 교수님께서 몸소 총장과 이사장, 이사들과 면담을 통한 설득에 의해 이뤄졌다. 또 이원희 학부장을 비롯, 조상제·김병기·장덕조 교수님 등이 바쁜 가운데도 사법시험반(양현재) 지도교수를 맡으며 학생들이 사법시험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아주대가 로스쿨을 유치할 경우 지정학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학교측에서 밝혔듯 기업법무 법학전문대학원으로 특성화해 인근 2만개 이상의 기업들에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다른 대학과 비교해 우위에 있는 공대와 경영대와 연계하여 기업들에 법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아주대 옆에 위치한 수원지방법원 및 지방검찰청과 연계하여 대학 내에서의 이론 강의뿐만 아니라 산 실무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수원지방변호사회와 연계하여 아주대 로스쿨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소를 운영도 가능하다고 본다. ■ 지역사회·기업·대학 ‘3자윈윈’ 보여줄 것 아주대 법대에 ‘기업법무센터’가 개설된다. 경기도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로펌인 셈이다. 이원희 법학부장은 12일 “기업법무센터는 경기도 중소기업들을 회원으로 필요할 때마다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회비를 받고 회원 기업들을 모집, 회원 기업에 한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중소기업들은 법률시비에 어떻게 대비할지 몰라 당황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법률고문을 두기도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에 지역 내 대학 로스쿨로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서비스를 받는다면 기업으로서도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세한 기업들은 계약서 작성에서부터 어려움을 호소하기 때문에 회원사 등에 계약서를 유형별로 제시하는 서비스 등이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학교측은 기업법무센터가 중소기업은 저렴하게 법률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고, 학교는 연회비를 받아 재정적으로 자립을 꾀할 수 있는 윈윈전략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부장은 “기업법무센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기업법무특수대학원도 개설할 계획”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지역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수요를 교육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같은 기업법무센터는 산학연계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는 실무를 익힐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로스쿨 교육의 내실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