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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학년 대입 수능] 논술·면접·구술 학교별 출제 경향 파악

    [2007학년 대입 수능] 논술·면접·구술 학교별 출제 경향 파악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건국대(서울)와 고려대(서울), 서울대, 연세대(서울) 등 20곳에 이른다. 대부분 인문계 모집단위에 한해 실시한다. 논술 반영 비율은 일반적으로 3∼10% 수준으로, 학생부와 수능에 비해 낮다. 그러나 같은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비슷하기 때문에 논술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지난해 정시모집에서 논술 때문에 당락이 바뀐 비율은 서울대가 24.8%, 연세대 1.49%, 한양대 37%에 이른다. 논술의 형태는 동서고금의 보편적인 문제 의식이 담긴 글의 일부를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현실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자료 제시형’이 일반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논제는 평이한 편이었다. 이런 유형은 같은 내용의 답안이라고 하더라도 자료의 분석이나 해석 및 논리 전개 방법 등에 따라 수험생의 사고의 깊이가 분명히 드러난다. 때문에 자신의 관점과 견해를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얼마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정당화하느냐가 중요하다.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은 기출문제와 시사다. 대학별로 논술 유형이나 특징을 갖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수준과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사회적 쟁점이 됐던 사안도 고전과 연계해 출제하는 예가 많기 때문에 최근의 시사 현안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면접·구술고사는 11개 교육대를 비롯해 서울대와 경북대 등 48개 대학에서 치른다. 인성이나 가치관 등을 묻는 기본소양 평가와 전공의 수학능력이나 적성을 알아보는 전공적성 평가로 나뉜다. 전공적성 평가는 지원동기와 학업계획, 전공 교과 지식을 묻는 등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비하려면 지망하려는 대학 모집단위의 출제 경향부터 파악해야 한다. 면접의 유형과 단골 질문, 영어 제시문 출제 여부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자연계라면 수학과 과학의 교과지식을 얼마나 깊은 수준으로 측정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전공지식과 관련된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 가운데 지원하려는 전공과 관련된 것은 따로 정리해 둬야 한다. 시사적인 질문에 대비해 윤리와 사회문화, 정치, 역사 등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시사와 연결해 정리하고 자신의 관점을 분명히 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사설] 유엔 北인권 결의 찬성 옳은 방향이다

    정부가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에 찬성한 것은 옳은 결정이라고 본다. 한국이 더이상 북한의 인권실상에 침묵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을 게 틀림없다. 인권탄압에 눈을 감고서는 지구촌의 선도국가가 될 수 없다. 인권은 인류가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인권보호에 관심을 갖도록 촉구하는 동시에 이번 일로 남북관계나 북핵 대화가 경색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올 들어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괄목할 성과를 일궈냈다. 반기문 전 외교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고, 유엔 인권이사회의 초대 이사국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인권신장은 유엔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설립된 것도 그를 반영한다. 유엔 수장을 배출하고, 인권이사회 이사국에 오른 나라가 세계 대다수가 걱정하는 북한 인권상황을 외면해선 안 된다. 유엔 총회와 인권위원회에서 기권·불참으로 이 문제를 피해가던 한국으로서도 이제는 결단을 내릴 시점이었다. 북한은 한국의 고심어린 결정을 분란으로 연결시키지 말아야 한다. 곧 재개될 예정인 6자회담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가 “대북 화해협력정책 기조를 견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남북 교류협력을 흔드는 행동 역시 자제하는 게 옳다. 평양 당국은 한국이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할 수밖에 없는 국제상황을 순리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핵을 포기하고 주민들의 인권수준을 높이는 것이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6자회담을 통한 핵폐기와 함께 인권분야에서 국제사회와의 대화에 호응하길 바란다. 북한 정권의 인권 태도가 바뀐다면 인도적 지원이 크게 늘어남은 물론 핵폐기로 얻게 될 대가도 커질 것이다.
  • 정부, 유엔 北인권결의 첫 ‘찬성’

    정부가 17일 새벽(한국시간) 유엔총회에서 열릴 대북 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하고 16일 공식 발표했다. 2003년 북한 인권문제가 유엔 차원에서 거론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파장을 의식한 듯 “지금까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 기조를 견지한다.”면서 “식량권 등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아울러 강조했다. 북한의 반발이 뻔한 상황에서 중단된 식량·비료 지원을 ‘인권적’ 관점에서 곧 재개할 수 있다는 대북 무마용 메시지로 보인다. ●더 이상 ‘회피’ 국제사회에서 곤란 정부가 그동안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무릅쓰고 유엔무대에서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해 불참(1차례)·기권(3차례) 입장을 취해온 논리는 ‘북한 인권은 우려하지만, 살얼음판에 있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 핵실험이란 상황변수가 생겼다. 주민들의 노동을 착취해 생긴 돈, 기아해결에 쓰여야 할 돈이 핵실험 도발에 쓰였다는 의혹이 국제사회에 광범위해졌고, 따라서 정부도 이번에는 회피할 수만은 없게 된 셈이다. 더욱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정식 참여’를 유보한 상황에서 북한 인권문제마저 또다시 외면한다면 그야말로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인식도 한몫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선출과 우리 정부의 초대 유엔인권이사국 선출, 강경화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의 유엔 인권 부고등판무관 진출 등으로 한국 정부의 국제사회 인권신장을 위한 책무가 더 커진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변수였다. 국내외적 압력도 상당했다. 정부내 유엔인권 결의안 최종 조율은 지난주 말 고위당정 협의에서 PSI 문제를 논의할 때 같이 이뤄졌다. 소식통은 “통일부와 당 인사 몇 명이 유보 또는 반대입장을 피력했지만, 유엔 사무총장을 낸 나라에서 보편적 인류의 가치 문제를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다루면 안 된다는 판단이 대세였다.”고 말했다. 통일부 한 당국자는 “핵실험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태풍이 오면 온갖 쓰레기들이 한꺼번에 다 쓸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적 불쾌감 표시 있겠지만…” 통일부의 다른 당국자는 “평양에서도 남쪽 정부의 고민을 알 것”이라면서 “결의안이 북한체제나 리더십에 대한 직접적 내용은 없으니, 일시적인 불쾌감은 표현하겠지만 큰 틀에서 남북관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제기를 북한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대응해온 것에 비추어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다. 정부 발표문에 포함된 ‘식량권’ 대목도 통일부측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인도적 측면의 식량지원을 언급한 내용이다. 정부 당국자는 “쌀·비료는 미사일 발사 이후 유보되고 있고, 원인이 해소되면 지원될 수 있는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부시는 佛 전제군주 닮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를 싫어한다. 이라크 전쟁에 트집이나 잡고 발뒤축을 건다고 여긴다. 오죽하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빗대 ‘잭애스(Jackass)’라고 조롱한다는 유머가 나돌았을까. 아무튼 부시 행정부는 프랑스인의 사고방식이라면 약아빠졌고 남자답지 못하며 반자본주의적이라 치부해 버린다. 그런데 이런 부시 대통령이 나폴레옹,‘태양왕’ 루이14세, 샤를 드골 등 프랑스인의 조상과 많은 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재미있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칼럼니스트 존 손힐은 16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다른 이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고 일단 전쟁부터 저지르는 습관은 미국적이지도, 공화당답지도 않다.”며 “이런 호전적인 성향은 무엇보다도 프랑스인들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글의 요지. 1816년부터 1880년까지 프랑스가 벌인 22번의 전쟁 가운데 7번은 프랑스의 선공(先攻)으로 시작됐다. 이 기간에 영국은 19차례, 미국은 8차례 전쟁을 치렀다. 부시가 선제공격론을 내놓기 한참 전에 프랑스인들은 이미 아프리카에서 유엔 결의 같은 것을 기다리지도 않고 식민지 침략에 열중했다. 또 부시 대통령의 선민국가론은 조국의 존엄을 지키고 그것의 가치를 보편화해야 한다는 드골의 신념을 빼닮았다. 물론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도 조국을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로 믿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부시 대통령처럼 필요하면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외국에 확산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갖고 덤빈 이는 없었다. ‘정권 변형’을 추구하는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은 1790년대 중부유럽의 전제군주들을 쓰러뜨리려고 무력을 동원, 프랑스 혁명의 가치관을 전파하려 했던 나폴레옹과 놀랍게도 닮은 모습이다. 의회보다 행정부의 권위를 앞세우고 테러를 예방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민간인을 대상으로 불법도청을 일삼는 부시 대통령은 “짐이 곧 국가”라고 떠벌였던 루이14세와 비슷하다. 실제로 그는 올해 초 “내가 결정한다. 그리고 가장 나은 것을 택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다수 유럽인은 백악관에 거주하는 ‘프랑스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미국 대통령이,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제도들을 활용하고 나직한 목소리지만 제대로 먹히는 채찍을 휘두르길 갈망하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6) 지성에서 본성에로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6) 지성에서 본성에로

    맹자는 철학적으로 매우 주목할 만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세상의 도(道)를 두가지로 분류하여, 요·순(堯舜)의 도와 탕·무(湯武)의 도를 구분했다. 요순은 중국역사의 새벽에 있었던 전설같은 성군을 가리키고, 탕왕은 무도한 하(夏)나라의 걸(桀)왕을 징벌하여 은(殷)나라를 세운 임금이고, 무왕은 역시 무도한 은나라의 주(紂)왕을 토벌하여 주(周)나라를 건설한 성군을 말한다. 요순의 도는 생이지지(生而知之)로써 요순의 마음이 바로 그 자연의 도와 일치하여 백성이 유순한 풀처럼 그 도의 덕화에 감응되었다는 것이다. 맹자는 그 요순의 덕을 성자(性者=마음의 본성 자체)나 성지(性之=본성이 그대로 작용함)라고 읊었다. 그 반면에 탕무의 도는 학이지지(學而知之)로써 탕무가 후천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노력하고 배워서 세상을 후덕한 성선(性善)으로 다스렸다는 것이다. 이런 탕무의 도를 맹자는 반지(反之=본성을 돌이켜 되찾음)나 신지(身之=몸으로 본성을 닦으려 노력함)라고 말했다. 맹자의 저 분류는 성인의 세계를 두 가지로 분류한 것인데, 저 분류가 철학적으로 대단한 의미를 띠고 있다고 여겨진다. 요순의 도는 무위적(無爲的) 성선의 도를 뜻하고, 탕무는 능위적(能爲的) 성선의 도를 말하는 셈이겠다. 무위적 성선의 도는 자연의 자발성으로 나타나는 성선의 도를 말하고, 능위적 성선의 도는 사회의 인위적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성선의 도를 가리킨다고 봐도 좋겠다. 그런데 탕무는 후천적 노력으로 요행히 요순의 경지에 이르렀겠지만, 모든 인간이 저렇게 해서 곧 자연적 본성인 성선을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증거로는 유가의 역사에서 중국 고대의 준 신화적 성현들을 제외하고 저 본성을 되찾은 화신들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주자(朱子)도 특출한 대학자이지 성인으로 추대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주자학에서 성학(聖學)을 공부한 그 많은 학자들도 성인이 못되고, 다만 지성인의 수준으로 끝난 이유가 무엇인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맹자가 모든 인간은 다 요순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쳤는데, 실제로 요순이 된 사람이 현실적으로 얼마인가? 공자를 제외하고 요순과 유사한 위치에 오른 분이 있는가? 유가적 성인공부의 후천적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탕무의 공부는 요순처럼 자연적이고 자발적인 인간 본성의 발로가 아니고, 이미 사회적인 문명의 구도 안에서 일어난 본성의 회복 공부다. 자연적 무위와 사회적 능위는 다르다. 자연적 무위는 자연의 본래적 존재방식을 말한다.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루소는 본래적 자연의 상태를 ‘좋은 야생’(le bon sauvage)이라고 읊었다. 주위에 경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기에 남들과 생존 경쟁심에 불타서 질투에 어린 소유욕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떤 이웃이 도움을 요청하면 자기 일처럼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마음의 성향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하겠다. 그런 자연상태에서 마음은 늘 여유가 있고 고요해서, 성선의 본성을 그냥 그대로 발양할 수 있었겠다. 루소나 하이데거가 잘 묘사했듯이, 거기에 인간은 ‘놀이하는 아이’처럼 그렇게 즐기면서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연을 순수 낭만으로 보려는 것은 아니다. 자연도 생존하기 위하여 타자의 생명을 빼앗는다. 처절하다. 그러나 그 생존법칙은 생물학적 본능에 충실할 뿐이지 그 이상의 악의가 없다. 자연에서 생존의 상극적 본능과 존재의 상생적 관계가 다르지 않다. 동식물은 서로 먹고 먹히면서 동시에 서로 존재하도록 도와준다. 생사일여(生死一如)와 같다 하겠다. 존재의 상생관계는 자연에서 타자가 존재하도록 도와주는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작용을 가리킨다. 자연은 본능적 상극과 본성적 상생의 두 가지 법칙이 천 짜기처럼 오가는 이중성의 모습을 지닌다. 그런 인간이 사회생활을 형성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은 인간이 자연생활을 떠난 문명을 만들기 시작했음을 말한다. 문명은 인간이 만들어가야 하는 능위적 세계를 말한다. 자연이 보시해 주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인간이 주인이 되어서 자연을 종속시키는 행위를 시작했다. 자연의 주인이 되고 인간이 사회의 지배자가 되기 위한 무기는 지성(지능)과 의지다. 높은 지성과 강한 의지를 가진 인간이 그 동안 역사와 사회의 주인이 되어왔다. 지성과 의지가 그간 인류의 역사를 설명하는 원동력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지성과 의지의 철학은 인간이란 주체와 세상이란 객체를 둘로 나누는 이분법을 논리적 원칙으로 여겨왔다. 그래서 지성(지능)은 과학을 불렀고, 의지는 도덕을 만들었다. 앞에서 거론한 탕무의 도는 지성과 의지의 노력으로 다시 요순의 도를 복원시킨 인물로 맹자에 의하여 기술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역사의 실상에서 탕무와 같은 능위적 도가 인간을 요순의 본성에로 되돌린 성공의 사례가 너무나 희박하다. 여기서 나는 지성과 의지의 노력으로 과연 본성의 성선이 회복될 것인가 하는 데에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지성과 의지가 인간으로 하여금 본성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성은 주체적 인간의 활동에 방해가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을 낳았고, 의지는 인간사회에서 마음의 탐욕을 해소시킬 수 있는 당위적 도덕규칙을 가까이 했다. 지성은 주체가 늘 문제로써의 객체를 공략하는 전투적 공격성을 버린 적이 없고, 의지는 선의 세상을 만들고 악을 제거하기 위한 선의지의 전투정신을 선양하는 데 모든 정력을 쏟아 왔다. 이것이 서양의 정신과 그 철학의 기본정신이라 하겠다. 그래서 서양철학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했고, 서양도덕은 자기 것이 아닌 것을 악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개종시키든지 아니면 항복시키든지 하는 전략을 성전의 사명이라고 역설해 왔다. 이런 서양사상의 자기중심주의를 철학적으로 반성하는 운동이 최근에 일어났다. 데리다와 같은 프랑스의 철학자는 그런 서양중심주의를 ‘백색신화’(white mythology)라고 풍자했고, 독일의 하이데거는 서양의 지성과 의지의 철학을 만듦의 철학으로 규정하면서 그 만듦의 사상이 결국 세상을 서양중심으로 집단심문(Ge-stell)하는 의도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인간중심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백인 중심주의적 사상을 보편성이 있는 양 알리기 위한 수사학적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중심주의는 곧 백인중심의 자아주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서양이 만든 지성의 과학이 지금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데거는 ‘과학은 사유하지 않는다.’라고 그의 저서인 ‘무엇이 사유라고 불려지는가?’에서 언명했다.‘과학이 사유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충격적이겠다. 왜냐하면 과학은 지성적 사고의 정상인데, 그런 과학이 사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이데거가 말한 사유는 ‘내가 생각한다.’는 그런 자아의 문제해결식 사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성의 사유를 일컫는다. 그 동안 지성이 모든 사고를 전담함으로써 오히려 본성이 사유하는 기회를 잃게 되었다는 것이 하이데거의 지론이다. 지성적 사고는 인간주체가 객체를 문제로써 설정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객관적 사고가 전부다. 주체가 바깥의 문제를 과학기술적으로 해결하면, 문제가 자동적으로 다 해소된다고 주체로서의 인간은 착각해 왔다. 그리고 하이데거는 그의 사상에서 도덕을 말하지 않았다. 그가 비도덕적이라서 도덕을 그의 사유에서 제외시켰는가? 아니다. 세상의 악과 불의를 선의지로 극복하겠다는 도덕주의적 구원론적 생각을 그는 허망한 짓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악과 불의는 선의지의 주체 앞에 선 객체로서의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마음이 어떤 미망(errancy)으로 생긴 집착(insistence)의 결과에 다름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이데거는 과학도 본성의 사유가 아니고, 도덕도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기약하는 결의로 봐서도 안 된다고 본다. 그는 ‘진리의 본질’(the essence of truth)을 ‘본성의 진리’(the truth of essence)와 유사한 의미로 읽어야 함을 그의 논문 ‘진리의 본질에 관하여’에서 강조한다. 이제 진리의 본질을 과학적이거나 도덕적이라고 여기지 말고, 본성의 진리로 깨달을 것을 종용한다. 무엇이 본성인가? 그가 말한 본성은 인간본성만을 지칭하지 않고, 이 우주의 자연성과 일치하는 그런 차원을 뜻한다. 그 본성은 마치 마명(馬鳴)대사나 원효대사가 말하는 일심(一心)과 유사한 의미로 읽혀진다. 일심은 우주자연의 모든 삼라만상이 다 한 마음으로 일체적 상응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요순의 마음은 이 일심의 마음처럼 일체 자연과 다 상응하는 그런 형제애를 말한다. 이 요순의 마음은 부처의 마음과 그리스도의 마음과 다르지 않겠다. 이것이 본성이다. 앞으로 인류의 사유는 인간의 마음속에 이미 와 있는 이 본성의 마음이 스스로 사유하고 활동하도록 돕는 데 있다 하겠다. 이것이 미래 종교와 철학의 역할이겠다. 하이데거는 이 본성의 마음을 허공의 무(無)를 닮은 자유(무애)의 마음이라 불렀다. 무를 닮은 마음은 인간의 지성적 의지적 소유욕을 버린 마음이다. 무를 닮은 마음은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일체존재를 한없이 아끼고 보살피는 너그러움에 다름 아니다. 그 마음은 자아가 조금이라도 거기에 작용하면 일체존재가 깨어지고 자아중심으로 세상의 존재가 다 산산조각으로 박살난다는 것을 안다. 도덕적 선에의 자의식으로 무장된 결의의 도덕적 인간에게 그런 무를 닮은 본성의 마음이 나타나지 않는다. 결의에 찬 인간의 마음은 물이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유연하지 않고, 고체처럼 얼음처럼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본성은 자아에 의하여 만들어지지 않고, 자아가 사라지는 곳에 돌연히 등장하는 지혜고 자비다. 나는 그 본성이 베르그송이 말한 ‘공평무사한 본능’(disinterested instinct)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에서 본능과 본성은 일치한다. 자연성으로서의 본성은 사욕이 전혀 없는 공평무사한 본능과 다를 바가 없겠다. 본능이기에 그것은 좋은 것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힘을 지녔고, 공평무사하기에 그 본능은 이기적인 짓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펑무사한 본능’은 자리이타적(自利利他的)인 사유를 결행한다. 그것이 본성의 사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기고] ‘미터법’ 단속은 모기 보고 칼빼든 격/김장중 정보와 컨설팅 대표 정책컨설턴트·행정학박사

    지난달 22일 산업자원부는 내년 7월부터 ‘평’이나 ‘돈’ ‘근’ 등 비(非)법정 계량단위의 사용단속과 처벌 방침을 밝혔다. 1961년 ‘계량법’을 제정해 시행했지만 아직도 미터법이 정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계량 오차로 인한 피해와 거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도량형을 통일하려는 정부의 의지에 공감한다. 하지만 내년부터 모든 분야에 법정 계량단위 사용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돼 익숙한 전통적 계량단위가 하루아침에 폐지될 때 발생할 혼란과 불편을 벌써부터 우려한다. 가장 큰 문제는 ‘평’과 ‘돈’이다. 예를 들어 109.09㎡형 아파트가 어느 정도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3.3058로 나누는 복잡한 계산과정을 거치거나 33평형이라는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백일이나 돌반지 반(半)돈짜리를 살 때도 1.875g을 달라고 말해야 할 판이다. 산자부도 밝혔듯이 부동산 중개업자 88%가 ‘평’을, 귀금속 판매업자 71%가 ‘돈’을 사용하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산업계에서는 현장에 미칠 파장과 추가비용(손실)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인치’는 TV나 타이어의 규격 표기와 옷의 허리 사이즈 등에 널리 쓰이며, 에어컨의 냉방 능력은 ㎾ 외에 ‘평형’으로 표시해왔다. 특히 수출상품은 미터법을 무리하게 적용하면 해외시장에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달거나 재는 도량형은 인류의 발명품이자 사회적 약속이다. 역사 이래 국가체제 확립의 핵심은 율령(律令) 반포와 도량형 통일이었으며, 이를 어기거나 함부로 쓰는 것을 엄히 다스려 왔다. 세종대왕의 큰 업적 중 하나도 황종관(黃鐘管)을 기준한 도량형 확립이었고, 중국 진시황과 미국 워싱턴대통령도 도량형 통일에 주력했다. 더구나 요즘 같은 세계화 시대에 국제적으로 통용되지도 않는 ‘우리만의 단위’를 계속 고집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계량 1% 오차는 소비자 피해 2조 7000억원”이라거나 “계량단위 착오로 미국의 화성 기후탐사선이 폭발했다”는 산자부의 경고(?)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마’와 ‘마장’(거리) ‘마지기’와 ‘정보’(넓이) ‘홉’과 ‘석’(부피) ‘냥’(무게) 등 전통적 계량단위는 사용 빈도가 드물고 젊은 세대가 아예 몰라서 곧 소멸될 처지다. 무게는 ‘근’과 ‘관’에서 g이나 ㎏으로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으며,‘리’라는 거리는 ㎞로 통용되고 있다. 법정단위인 미터법이 그만큼 정착됐다는 증거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번에는 범부처가 협조하여 법정계량단위를 반드시 정착시키겠다.”는 정부의 강행과 처벌불사 방침은 ‘모기를 보고 칼을 빼는(見蚊拔劍)’격이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5리나 10리 같은 거리는 이제 시골 어르신들만 쓰거나 문학작품에 겨우 나올 정도다.‘리’가 ‘㎞’ 또는 ‘몇 분 거리’로 급속히 대치된 것은 정부의 노력과 교육 효과도 크지만, 자동차의 증가와 여행문화가 한몫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누가 강제하지 않아도 자주 쓰고 편리한 것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전통이나 관행처럼 익숙한 것들과 결별을 위해서는 정부가 자연스러운 진화를 유도하고 변화를 장려해야 한다. 특히 ‘평’과 ‘돈’처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연상되어 오랫동안 쓰인 계량단위는 우리 문화의 일부인데, 이것을 억지로 막는 것은 큰 불편과 저항을 자초한다. 계량정책은 국민의 편의를 도모하고 산업계의 애로를 덜어주는 방향으로 지혜롭게 추진돼야 한다. 시민과 기업이 적응할 수 있도록 10년 정도 유예기간을 두어 정부안처럼 법정단위의 정수 표시를 원칙으로 하되, 통용되는 단위를 부기하는 게 현실성이 있다. 가령 아파트 면적은 80㎡형(24.2평형)이나 145㎡형(43.9평형)처럼 5㎡단위로 표기하고, 귀금속은 2g(0.53돈) 또는 4g(1.02돈) 등으로 나타내게 한다. 음식점에서는 100g(0.5인분)이나 200g(1인분)과 같이 사용하면 될 것이다. 아울러 산자부는 자(尺)와 저울을 속이는 반칙행위를 더 철저히 감시하고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 김장중 정보와 컨설팅 대표 정책컨설턴트·행정학박사
  • [사설] 인권 실종된 베트남 여성 결혼 중개

    한·베트남 남녀의 ‘묻지마 결혼’ 중개의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처녀에게 1대1 맞선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의 국적조차 알려주지 않고 5일만에 합방시키는 사례도 확인됐다. 그야말로 속전속결 짝짓기다. 중개업자의 잇속 챙기기에 밀려 결혼 당사자의 인격과 인권은 뒷전이라는 것이다. 어제 공개된 대통령자문빈부격차차별시정위의 보고서는 다수의 국민이 공범자가 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중개업자의 베트남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는 날로 심각해지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무감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도 국제결혼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동남아 출신 처녀를 신부로 맞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명절때가 되면 동남아 출신 신부를 둔 화목한 가정이 단골 메뉴로 언론에 소개되고, 너나없이 흐뭇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도 결혼중개업자의 동남아 처녀에 대한 인권 침해는 도를 더해 간다니, 이런 반문명이 없다. ‘묻지마 짝짓기’는 약자에게 강요되는 비열한 인권침해다. 베트남 등 현지에서도 여러차례 문제가 제기됐다. 동남아출신 신부를 맞는 우리의 농어촌 총각도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정부나 공적기관에서 제대로 된 처방전을 내 놓은 적이 없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야 한다. 동남아 국가들과 합동으로 악덕 중개업자를 단속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경제형편이 조금 낫다고 동남아 처녀를 함부로 수입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더 이상 심어 줘선 안 될 것이다.
  • 민원발급 ‘티머니 결제’ 큰 인기

    민원발급 ‘티머니 결제’ 큰 인기

    “구청 민원서류 발급 수수료를 교통카드 티머니(T-money)로 결제합니다.” 관악구(구청장 김효겸) 민원봉사과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등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때 잔돈을 낼 필요가 없다. 티머니 카드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티머니 카드란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된 스마트카드로 버스·지하철 이용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초 관악구 민원봉사과 직원들은 토론회를 열어 민원인의 불편사항을 논의했다. 많은 직원들이 새로운 민원서류 발급 수수료 결제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각종 세금이나 과태료는 카드결제·지로용지·전자납부 등으로 납부수단이 편리하게 바뀌고 있지만, 민원서류 발급 수수료는 현금 징수만 고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통카드·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동전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줄어 구청 직원들이 잔액을 거슬러 주기도 힘들었다. 토론 결과 지하철·버스처럼 발급 수수료를 교통카드로 받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관악구는 지난해 7월 ‘민원서류 발급 티머니 결제 시스템’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예산 305만원을 들여 시스템을 개발하고 단말기 6대를 민원봉사과와 지적과에 설치했다. 호적등·초본, 주민등록등·초본, 토지(임야)대장, 개별공시지가 확인서 등 민원서류 발급수수료 350∼1000원을 티머니 카드로 결제받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주민 김인자(33)씨는 “수수료 몇 백원에 1만원짜리를 낼 때면 난감했다. 교통카드를 이용하니까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는 티머니 결제 시스템을 행정혁신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서울시, 부산시, 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겠다고 자료를 요청했다. 부산시는 부산진구·남구를 시범운영기관으로 선정해 올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직원의 작은 아이디어 덕분에 지방행정이 한걸음 발전했다.”면서 “더 많은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전 민원부서와 동사무소로 티머니 결제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공시설도 티머니 결제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법원(등기소)무인민원발급기·서울역사박물관·지하철역 환승주차장·서울시티투어버스 등을 이용할 때도 티머니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티머니를 발급하는 한국스마트카드는 서울대공원과 월드컵경기장,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로 등 서울시 유료 시설 등으로 티머니 결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위상 높아진 한국 “올해는…”

    유엔이 다음주 말 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표결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은 두번째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2003년부터 3년 내리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고, 우리 정부는 기권하거나 불참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에 침묵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우리 정부에 가하고 있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을 뿐더러 강경화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이 유엔 인권부고등판무관에 진출했다.게다가 우리나라는 지난 5월 유엔의 초대 인권이사국으로 선출됐다.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책임도 커졌다는 얘기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이임사에서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세계 속의 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유엔이 추구하는 원칙이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맞춰 나가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면서 “우리에게 숙명적으로 북한과의 대치관계라는 한계가 있어 행동과 사고를 제약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국익창출에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고민과 선택 방향을 함축하는 발언이다.정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논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다음주 초 다시 회의를 열어 정부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국회 올해도 ‘민생 유기’ 혐의

    국회 올해도 ‘민생 유기’ 혐의

    “민생법안을 집중적으로 처리하겠습니다.” 지난 9월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각당 대표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약속은 점점 빈말이 되어가고 있다. 처리가 시급한 민생법안은 비정규직 법안, 국민연금 개혁법, 사법개혁관련법, 조세제한특례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 등이다. 모두가 중요한 현안이지만 사학법 처리 등과 맞물려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많은 국민들이 “제발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중요한 법안 처리를 미루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못마땅해하고 있다. ●여야 견해차로 오락가락하는 연금개혁법안 등 국회 보건복지위는 최근 잇따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연금 개혁법 처리 문제를 논의했으나 각 당의 이해가 엇갈려 난항을 겪고 있다. 소위는 15일 여야 절충을 시도할 예정이나 합의 전망은 밝지 않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기초연금제 수용 여부가 최대 걸림돌이다. 일부에서는 한나라당이 기초연금제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할 것이며, 그 경우 회기내 처리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기에서 연금개혁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대선 등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상당 기간 이 문제에 다시 손대기가 쉽지 않으며, 고갈 우려에 직면한 국민연금 제도 자체가 수습이 어려운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년째 표류중인 비정규직보호법안 상정 후 2년째 표류중인 기간제 근로자 보호법, 파견근로자 보호법, 노동위원회법 등 비정규직 3법 비정규 보호법안은 정쟁의 최대 희생물로 꼽힌다. 이 법안을 보는 시각은 4당4색이다. 정치상황에 따라 법안의 운명도 시시각각 변했다. 이 법안은 지난 2월27일 국회에 온 지 15개월여 만에 입법화 1차 관문인 환경노동위원회를 우여곡절 끝에 통과했으나 다른 법안과 달리 법사위에서 또다시 9개월째 발목이 잡혀 있다. 지난 7일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비정규 보호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한 후 법사위가 열렸지만 같은 당 의원들의 반대로 비정규 법안은 논의조차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빚어졌다. 이를 두고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본회의 처리를 놓고 민노당과 정치적 ‘딜’을 시도하겠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스스로 당리 당략에 의해 표류하고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민생법안 수개월에서 수년째 표류하기도 법제처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할 법안이 모두 190건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시급한 것만 최소 수십건에 이른다. 사법개혁 관련 법으로는 법학전문 대학원(로스쿨)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전관예우를 없애기 위한 변호사법 개정안, 인권확대 및 공판중심주의 도입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이 있다. 특히 로스쿨 관련 법안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정치권에서는 이번 정부에선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또 노사관계 선진화 관련 법안과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사행산업 통합감독위원회법 제정안, 치매중풍노인 보호 및 노인수발 가정의 부담을 경감하는 노인수발보험법 제정안도 표류 중이다.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열리고 있지만 법안처리에 관한 한 사실상 불임국회”라고 말했다. ●“민생법안 조속히 통과돼야” 참여연대 권오재 간사는 “표에 민감한 의원들이 지역구 현안과 관련된 법안은 적극적으로 처리하는 반면 보편적이고 일반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법안은 소홀하게 다룬다.”고 지적했다. 의정감시센터 이지현 팀장은 “힘겨루기 등 외적인 이유로 의사 진행을 중단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의사 규칙을 제정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시민단체마저도 좌우로 나뉘어서 민생을 외면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꼭 통과되어야 하는 민생 법안을 가려내 알리는 한편 조속히 통과되도록 상임위·법사위 등으로 대국회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 이동구 서재희기자 jeshim@seoul.co.kr
  • 괴테, 순수한 동방을 노래했다

    “북쪽, 서쪽, 남쪽이 산산조각 나고/왕좌들은 부서져 왕국마다 떨고 있으니/달아나라 그대여, 순수한 동방에서/옛 족장들의 숨결을 맛보아라/사랑과 술과 노래 더불어/키저의 샘물이 그대를 젊게 하리니.”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헤지르’라는 시의 한 대목이다. 헤지르는 마호메트가 기원 622년 고향 메카로부터 메디나로 이주해 이슬람의 기원을 세운 사건을 가리키는 아랍어 ‘헤지라’를 프랑스어로 옮긴 것. 괴테는 아랍 문화가 프랑스를 통해 유입됐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프랑스어 번역을 택했다. 괴테는 일찍이 ‘세계문학’을 주창했다. 문학이란 모름지기 각 민족이 지닌 개별성을 존중하는 한편 인류의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세계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괴테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글을 썼다.‘서동(西東) 시집’(안문영 등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은 괴테의 그런 문학관이 그대로 녹아 있는 세계문학의 모델이 될 만한 작품이다. 괴테는 근대 유럽이 마지막으로 낳은 ‘보편적 천재’, 근대 최고의 교양인으로 불린다. 시·소설·희곡 등 문학 장르에서 뿐만 아니라 해부학·광학·식물학·광물학 등 자연과학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게르만적이고 현학적인 자만에서 벗어나 세계시민으로서의 시각을 얻기 위해 괴테는 이슬람 세계와 중국은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을 기울였다. ‘서동 시집’은 괴테가 중세 페르시아의 시인 하피스의 시들을 읽고 감흥받아 지은 연작시 형태의 시집이다.239편의 시가 12개의 시편으로 나뉘어 묶였다.‘서동’은 유럽과 동양의 세계를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말. 괴테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국수적인 민족주의로 인해 유럽이 극심한 분열에 빠진 데 대해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 때 읽은 하피스의 순결한 시들은 괴테로 하여금 내면의 원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할 만큼 충분히 감동적인 것이었다. 노시인의 눈에 비친 동방 세계는 신과 족장의 권위를 경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시인의 노래를 사랑할 줄 아는 순수의 땅 그 자체였다.‘서동 시집’은 그처럼 젊고 순수한 동방에 대한 찬가다. “존경하는 마음으로/그대의 질문에 답하노라/내가 복 받은 기억력 덕분에/‘코란’이 명한 유언을/고스란히 간직하고/경건한 자세를 지녀/평범한 일상의 해악이/나뿐만 아니라/선지자들의 말씀과 그 씨앗을/소중히 여기는 자들을 건드리지 못하므로/내게 그런 이름을 주었노라.”(‘하피스’중에서) 아랍어로 하피스는 ‘코란’을 완전히 외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새롭고 낯선 문화를 받아들여 내적인 조화를 이룩하고 민족간의 이해를 도모하려는 드넓은 포용의 정신이 전편에 넘쳐 흐른다. 괴테는 동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마르코 폴로를 비롯해 하피스의 시를 번역한 폰 하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왜곡된’ 동방수용사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괴테의 이 같은 깨어 있는 의식은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1998년 유대 출신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가 유대·아랍 민족간의 화합을 위해 만든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서동 시집 오케스트라’라고 지은 것도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책에는 괴테가 ‘서동 시집’에 실린 시들의 내용과 문체가 당시 독자들에게 낯설게 비칠 것을 염려해 지은 ‘서동 시집의 더 나은 이해를 위한 메모와 논고’도 함께 실려 있어 관심을 모은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비라바드라아사나 III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비라바드라아사나 III

    이 자세는 비라바드라아사나I의 연속으로 균형감각을 길러준다. 1. 타다아사나로 선다. 숨을 들이마시며, 껑충 뛰어 두 다리를 120∼135cm 벌린다. 양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손바닥을 위로 쭉 뻗어 합장한다. 숨을 내쉬며, 몸통을 오른쪽으로 돌린다. 동시에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90도, 왼발은 오른쪽으로 70도 정도 돌린다(사진1). 2. 숨을 내쉬며, 몸통을 앞으로 구부리고, 가슴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둔다. 팔을 쭉 뻗어 손바닥을 합장한다. 이 자세를 유지하고 두 번 숨을 쉰다(사진2). 3. 숨을 내쉬며 동시에 몸을 약간 앞으로 굽히면서 왼쪽 다리를 들어 올리고, 오른쪽 다리를 막대기처럼 꼿꼿이 쭉 편다. 왼쪽 다리를 안으로 틀어 다리의 앞면이 마루와 평행이 되도록 한다. 고른 호흡으로 이 자세를 20∼30초간 유지한다(사진3). 4. 균형을 잡는 동안에 몸 전체(오른쪽 다리는 제외)는 마루와 평행을 유지해야 한다. 완전히 쭉 뻗어 있고, 곧게 편 오른쪽 다리는 마루와 수직을 이루어야 한다. 오른쪽 넓적다리의 뒷부분을 당기며 팔과 왼쪽 다리는 사람이 양쪽 끝에서 당기는 것처럼 뻗는다. 5. 숨을 내쉬며, 위의 1번 자세로 돌아간다. 왼쪽도 이 자세를 되풀이한다. 6. 초보자를 위한 단계: 벽면이나 싱크대 혹은 양손을 걸칠 수 있는 곳에 두 손을 얹고 두 발을 모으고 몸통은 바닥과 수평하게, 두 다리는 몸통과 직각으로 하고 두 팔을 쭉 뻗는다. 숨을 내쉬며, 왼쪽 다리를 들어올려 발목 부위를 의자 등받이 윗부분에 걸치며 자세를 유지한다. 머리는 정면을 향하며 고르게 호흡한다(사진4). # 효과: 복부 기관을 수축시켜 좋은 상태가 되게 하며, 다리의 근육을 더 아름답고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또한 발바닥으로 확실히 서는 것을 배우게 되며, 복부의 근육을 안으로 넣고 심신에 힘과 민첩성을 가져다 준다. 이 아사나의 수행으로 조화, 균형, 평형, 힘을 느끼게 되며 더불어 몸가짐의 자세를 좋게 해 준다. 이는 균형적인 성장과 척추의 탄력성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 요가교실:야마(Yama, 전 인류에 공통되는 보편적 도덕률)와 니야마(Niyama, 계행에 의한 자기 정화)에 이어 요가(Yoga)의 세 번째 단계는 아사나(Asana), 즉 요가 자세이다. 아사나는 안정감, 건강, 수족을 가볍게 해 준다. 균형 있고, 기분 좋은 자세는 정신적인 평정을 가져다 주고, 마음의 변덕스러움을 자제하게 해 준다. 아사나는 단순한 체조가 아닌 요가 자세이다. 요기(Yogi)는 그의 육체를 경시하지 않으며, 단순히 완벽한 육체만이 아니라 감각, 마음, 지성과 정신의 완벽함을 함께 추구한다. 요기는 아사나의 수행으로 육체를 정복하여, 정신 수행에 적합한 수단이 되도록 한다. 그는 육체는 정신을 위한 필요한 도구임을 안다. *요가 보조 기구(큰 베개, 벨트, 목침 등)는 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자료제공: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 053)753-1737 www.iyengar.co.kr 아사나:김교영
  • 다이옥신 사건 어떤게 있나

    다이옥신은 인류에게 ‘공포의 대명사’다.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000배나 높아 “다이옥신 1g으로 몸무게 50㎏의 성인 2만명을 살해할 수 있을 정도”(인하대 임종한 교수)다. 이런 다이옥신이 문제아로 본격 등장한 것은 불과 50여년 전이다.1965년 베트남 전쟁때 살포된 고엽제(Agent Orange)가 대표적이다. 베트남 주민과 당시 참전군인들에게 선천성 기형과 사산·유산 같은 깊은 후유증을 남겼다. 일본의 ‘가네미 유증(油症) 사건’도 유명하다.1968년 가네미 회사가 생산한 미강유가 다이옥신에 오염돼 피부와 손톱·치주가 검게 변하고 전신 발진과 손발이 저리는 병이 인근 주민에게 공통적으로 발생했다. 사건 이듬해 피해자가 낳은 13명의 아기 가운데 2명이 사산했고, 나머지 11명 중 10명은 전신피부 갈색증 같은 병에 시달려야 했다. 후유증은 이보다 훨씬 더 지속됐다. 사건 발생 23년이 지난 뒤에 다시 조사한 결과, 남성 피해자의 발암 사망률이 정상집단보다 1.55배 높았고, 특히 간장암 사망률은 3.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벨기에의 다이옥신 오염 동물사료도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불렀다.700만 마리의 닭과 6만여마리의 돼지가 도살됐다.2001년엔 거듭 문제가 발생해 우리나라에서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2004년 우크라이나의 당시 대통령후보였던 유셴코의 얼굴을 망가뜨린 것도 바로 다이옥신 종류 가운데 하나인 TCDD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우리나라에선 수년 전 산모의 젖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돼 한바탕 소란이 일었지만 사실 보편적인 현상이 뒤늦게 일반에 알려졌을 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모유에 다이옥신이 들어있어도 이로 인한 실보다는 득이 많다.”는 이유로 모유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다이옥신은 소각장이나 철강·화학공장 등 산업시설에서 대부분 배출되는데, 농촌에서의 비닐·플라스틱류 불법소각 등도 다이옥신을 대량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문학으로 전한 유물론 철학

    백과전서파 계몽철학자인 프랑스의 드니 디드로(1713∼1784)는 철학 저서 외에 소설, 희곡론 등 다방면의 글을 남긴 문필가로도 유명하다. 디드로는 스스로를 철학자로 생각했고, 문인으로 보이기를 좋아했다.‘달랑베르의 꿈’(김계영 옮김, 한길사 펴냄)은 디드로의 철학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인 동시에 철학을 문학의 형태로 기술한 역작으로 꼽힌다. ‘달랑베르의 꿈’은 디드로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대화 형식으로 구성된다. 대화는 세 갈래다. 먼저 두 철학자가 토론한다. 한명은 유물론자이고 다른 한명은 상대방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한다. 유물론자는 물질이야말로 유일한 하나의 실체며, 물질은 보편적 감성을 갖는다는 전제아래 생명의 기원과 감각과 사고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두번째 대화는 유물론자와 대화를 나눴던 철학자가 꿈을 꾸면서 중얼거리는 말을 그의 연인이 기록해두었다가 의사와 나누는 이야기다. 첫번째 대화에서 다루어진 모든 주제에 주석이 붙고, 실제 사례들이 덧붙여진다. 세번째 대화는 의사와 철학자의 연인이 성(性)과 관련된 과학적·도덕적 문제들에 관해 나누는 대화로, 성의 해방과 이종교배에 관한 환상을 정당화한다. 대화의 주인공은 모두 실존 인물이다. 첫번째 대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디드로 자신과 당시 수학자·기하학자로 명성을 떨쳤던 달랑베르다. 달랑베르는 디드로와 함께 ‘백과사전’의 공동편찬자로 출발했다가 중도에 그만뒀다. 두번째 대화에서 달랑베르의 말을 옮긴 이는 달랑베르의 실제 연인이었던 레스피나스이고, 달랑베르의 말을 해석하는 의사는 오늘날 내분비학의 개척자로 알려진 보르되다. ‘달랑베르의 꿈’은 과학과 철학의 부정확한 용어들과 확실치 않은 가설들에 대한 직관을 은유로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철학과 문학이 훌륭하게 결합한 예로 평가받는다. 문학적인 기교와 더불어 형이상학적 사유, 그리고 물리학·화학·생물학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을 두루 갖춘 디드로의 탁월한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책에는 과거의 학설들과 당시의 학설들이 뒤섞여 있고, 여기에 아직 정립되지 않은 미래의 학설까지 제시돼 있다. 논리정연함보다는 유추로 가득 찬 글은 생동감이 넘치지만 그만큼 까다롭다.1769년 여름에 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오랫동안 발표되지 못하다가 1782년이 되어서야 소수의 한정된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다.2만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희망잃은 美중산층

    희망잃은 美중산층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홍보회사에 다니는 잭 드레이크(42)는 기업의 재무 정보를 투자자나 애널리스트에게 발송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거의 매일 기업 최고경영자로부터 자기네 사업이 얼마나 번창하는지 떠드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표적인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연봉 4만 7000달러는 5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는 “건강보험료는 오르고 기름값도 뛰는데 수입은 늘 그대로”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드레이크와 같은 중산층이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생산성 향상과 견실한 경제성장의 과실을 가장 적게 따먹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 지적했다. 신문은 ‘걱정 많은 중산층’이란 제목을 붙였다. 왜 이렇게 됐을까. #소득분배구조 왜곡돼 근로자 제 몫 못챙겨 복지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보편적인 지표는 중간소득(median income). 지난해 미국의 중간소득은 4만 6300달러(약 4350만원)를 기록,1999년 4만 7700달러를 정점으로 계속 곤두박질치던 것을 처음 돌려놓긴 했지만 여전히 2000년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런데 부시 집권 뒤 지난해까지 실질 생산성은 12%, 기업의 시간당 생산성은 17%나 뛰어올랐다. 하지만 시간당 중간임금은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할 때 3%밖에 오르지 않았다. 이전 5년간 시간당 중간임금이 1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임금 수준은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꿈쩍도 안했다는 얘기가 된다. 클린턴 정부 시절 관료였으며 현재 경제정책연구소(EPI)에 근무하는 하레드 베른슈타인은 “생산성과 중간임금의 격차는 오늘날 가장 심각한 난제”라며 “근로자들은 파이를 키우는 데 훨씬 많은 기여를 했는데도 아주 적은 몫을 챙겼을 뿐”이라고 개탄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취임하자마자 중간임금 적체가 문제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견실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인들이 그 과실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7월 상원 청문회에서 “불평등은 미국 경제의 잠재적인 걱정거리이며 소득과 부가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걱정했다.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소득분배 시스템은 일관되게 부자들에게 부를 몰아주는 경향을 보여 왔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토머스 피키티 파리 과학경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에서 상위 100대 부호의 소득 비중은 1980년에 8%였지만 2004년에는 곱절로 늘었다고 전했다. #상위 100대 부호 소득비중 20년새 곱절로 티모시 스미딩 시라큐즈 대학 교수는 1980년대 영국 사회가 미국과 마찬가지로 부의 불평등을 부추기는 경향을 보이다가 노동당 집권 전인 90년대 초 이를 상당히 시정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미국에선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이런 모습은 부의 편중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러시아·멕시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사에즈 버클리 대학 교수는 1963년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인 1000명 가운데 2%씩이 부호였다면 90년대에는 각각 6%,3%,2%가 됐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드레이크는 7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역시 “민주당도 뾰족한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게 임금이 적체된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이 잠자코 있는 것은 “아웃소싱이나 해고될 염려는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정부가 기금을 조성해 교육기회를 늘려야 불평등 구조를 혁파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또 민주당쪽 경제학자들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 재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 역시 이 문제로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중간소득 소득이 가장 적은 사람부터 많은 사람까지 한줄로 세웠을 때 가운데 서있는 사람의 소득을 의미한다. 상위 2%가 전체 소득의 80%를 점유하고 있다면 평균소득은 현실을 올바르게 반영할 수 없다. 미국에는 ‘빌 게이츠가 바(Bar) 안에 들어오면 평균소득은 100만달러가 되지만 중간소득은 그대로’라는 비유가 있다.
  • 체크카드 신상품 경쟁

    체크카드 신상품 경쟁

    체크카드 시장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처럼 전국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이용하되, 은행 계좌의 잔액 내에서만 결제가 이뤄지는 카드를 말한다. 고객 계좌에서 사용 즉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 수표(Check) 발급과 비슷하다고 해서 ‘체크카드’란 이름이 붙었으며,2003년 비자카드가 국내에 도입한 후 3년 만에 전체 발행카드 중 20%를 웃도는 수준에 이르렀다.11개 은행계 카드의 연합체인 비씨카드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비씨 체크카드의 이용실적은 5조 4330억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1%(3조 1820억원)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 12월부터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이 총급여의 15%를 초과하는 금액의 15%에서 20%로 확대되면서 은행 및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시장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용카드의 소득공제율은 급여 15% 초과액의 15%로 유지된다. 은행 및 카드사들은 체크카드의 포인트 적립 및 할인 등 부대 서비스를 신용카드 수준만큼 올리고 있으며,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신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체크카드, 너는 누구냐 신용카드가 사용 후 특정 결제일에 돈을 갚아야 하는 ‘외상거래’라면 체크카드는 계좌 잔액 범위 내에서 사용 즉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씀씀이를 줄일 수 있고, 신용불량이 발생할 염려가 없다. 대부분 만 14세 이상부터 발급이 가능해 잘 활용하면 청소년의 경제교육에도 유용한 수단이 된다. 또 신용 한도가 주어지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생 카드 연회비가 없다. 비슷한 방식의 직불카드가 가맹점이 적고 은행 영업시간에만 쓸 수 있다면 체크카드는 모든 가맹점에서 24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체크카드가 전체 카드 중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나 가구, 대형가전제품 등 큰 씀씀이는 신용카드의 리볼빙 제도를 이용하고, 일상적인 소비는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있는 것이다. 체크카드는 결제 내역은 물론 통장에 잔액이 얼마 남았는지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주기도 한다. 사용자들이 굳이 번거롭게 은행 자동화기기 앞에서 잔액을 조회하는 불편이 사라진 셈이다. 과거에는 대학생들이 주요 사용자였지만 요즘은 군부대 내에서도 사용이 보편화될 정도다. ●불편한 점도 있다 그러나 불편한 점도 있다. 체크카드는 현금서비스나 할부구매 기능이 없다. 은행 계좌가 없으면 발급받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환불시스템도 신용카드에 비해 불편하다. 체크카드는 고객이 결제하는 즉시 가맹점으로 대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영세한 가맹점의 경우 고객이 환불을 원할 경우 가맹점 직원이 직접 은행을 찾아가 대금을 입금시켜야 한다. 일부 가맹점은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떼고 입금시켜 줘 종종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용카드와 맞먹는 부가 서비스 은행과 카드사가 발급하는 체크카드는 이용액의 0.3∼0.5%가 포인트로 적립되거나 캐시백된다. 주유시 할인, 영화 관람권 할인,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할인 등 신용카드의 부대 서비스가 대부분 제공된다. 은행계 체크카드는 이용액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우대하거나 환전할 때 수수료를 깎아주기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인 부가서비스는 신용카드보다 여전히 조금 적다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체크카드 고객 확보는 계좌를 보유한 은행이 전업계 카드사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전업계 카드사들은 은행에 계좌 사용 수수료를 내야 하는 등 불리한 점이 많지만,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제휴 은행을 계속 확대해 가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은한 비누향 같은 인권위로”

    “저 맷집 좋습니다. 건강한 비판은 충고로 받아들이면서 책임있게 직책을 수행하겠습니다. 어려울 때 일하는 게 더 빛난다고 생각합니다.”●“맷집 좋아… 건강한 비판 환영” 안경환(58) 서울대 법대 교수가 30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국가인권위원회 제4대 위원장에 취임했다. 안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인권위가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하되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에 합당한지 되짚어봐야 한다.”면서 “인권의 기치를 높이 세우되, 국가와 사회의 보편적 관념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 연조가 깊은 국가기관들의 경험에 경의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세영의 시 ‘사랑의 묘약’을 인용, 자신의 존재는 점점 작아져 냄새만 남는 비누처럼 겸손한 자세로 봉사하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하며 “인권위는 국민의 일상적 체취 속에 은은히 풍기는 비누냄새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권위는 위원장 한 사람이 단독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면서 “인권위원들의 의견들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적인 생각을 펼치는 것은 나중의 일”이라며 화합을 강조했다. 북한 인권 관련 입장에 대해서는 “인권위 구성원들과 심도있게 토의해 우선순위를 따져보겠다. 논의 자체를 막을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에 봉사할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면서 “학기 중에 임명을 받았기 때문에 서울대 강의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좀 더 협의를 해봐야 겠다.”고 말했다.●참여연대등 시민단체서도 활동 서울대 법과대학 학장 출신인 안 위원장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한국헌법학회 회장,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 회장 등을 지내면서 가급적 ‘만장일치’를 의사결정의 원칙으로 삼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안 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조직을 안정시키면서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인권보호 강화 등 당면 현안을 원만히 추진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발언대] 범죄자 사회복귀에 관심과 지원을/윤애현 법무부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장

    안전한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희망은 인류의 보편적 욕구다. 이 욕구가 실현되도록 국가와 사회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기악화로 인한 실업자와 빈곤층이 줄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기활성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실직자, 사업실패자들의 생계형 범죄발생 사실이 자주 보도되고 있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실효성있는 사회적 지원과 관심은 가까이 있지 않는 듯하다. 우리 속담에 ‘사흘을 굶으면 남의 집 담도 넘는다.’는 말이 있다. 심각한 빈부 격차는 빈자의 사회에 대한 불만과 공격성을 증폭시켜 결국 사회 안전망이 무너져 구성원 모두에게 손해가 가는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범죄 전력이 있을 경우 직장을 구하고 재활하기가 너무 힘든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우리들 대다수는 사회로 복귀한 범죄자를 공동체 일원으로 맞아주기보다는 가급적 멀리해 나와 관계없도록 하는 게 상책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이들은 더욱 소외되어 기반을 잃고 재범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여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이는 우리 중 누군가에게 신체적·재산적으로 손해를 끼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된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사회 내에서 감독하고 지도하여 재범하지 못하도록 관리·감독하는 국가 행정기관이 보호관찰소이다. 최근 외출제한 명령이 시행되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재범위험성이 높은 경우 집중적인 현장감독으로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봉사명령 대상자에게는 사회 빈곤 소외계층에 대한 도배·장판 시공 등의 봉사활동을 경험하게 해 스스로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소외된 이웃이나 범죄자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아직도 깊어가는 가을저녁 바람처럼 스산하고, 왠지 차갑게 느껴진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다. 올 가을, 겨울에는 범죄자 모두가 재범의 고리에서 벗어나 건전한 이웃으로 거듭나도록 우리 모두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윤애현 법무부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장
  • [29일 TV 하이라이트]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지속적인 해외 원조에도 불구하고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라 볼리비아. 정부와 세계은행이 경제를 살리고 빈곤층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나섰다. 그 전략은 포괄적 개발을 위한 기본 틀 즉,CDF. 정부는 이 개발 모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민들의 교육 수준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디어 바로보기(EBS 오후 8시) 차기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앉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에 대한 국내외의 언론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과연 반 총장이 앞으로 북핵문제 등의 중요한 사안에서 국제사회의 여론은 물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대변할 수 있을지 박흥순 선문대 국제유엔학과 교수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본다. ●도전! 1000곡(SBS 오전 8시30분) 2집 앨범을 발표하며 팬들에게 돌아온 그룹 파란의 리더 라이언. 그가 코미디계의 대부이자 성대모사의 달인인 남보원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파란과 같이 출연한 남보원은 성대모사의 대가. 이승만 전 대통령, 가수 루이 암스트롱 등 유명 인사들의 성대모사를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한다. ●환상의 커플(MBC 오후 9시40분) 추수를 끝낸 덕구네는 동네 주민들과 막걸리 파티를 한다. 입에 안 맞는 건 못 마신다던 안나는 마실수록 당긴다며 막걸리를 거푸 들이켠다. 철수에게 예전의 사이가 어땠는지 기억이 없어 모르겠다고 말하는 안나. 그러면서 지금은 자신이 좋아서 데리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안다고 말한다. ●가치대발견 보물찾기(KBS2 오전 9시45분) 자연의 울림이 좋아 10년 동안 동굴 음악회를 열어왔다는 현행복 교수. 실내 음악홀과 동굴에서 악기를 연주하면 어느 정도의 소리 차이가 날까? 1년에 단 한번만 열리는 동굴음악회의 입장료는 과연 얼마일까? 설렁탕의 현재 가격은 보통 5500원 정도. 그렇다면 이전의 가격은 얼마였을까? ●일요다큐 산(KBS1 밤 12시) 눈이 막 녹기 시작하는 7월의 스팬틱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죽음의 지대다. 벼랑 끝에 눈과 얼음이 얼어붙어 생긴 불안정한 커니스(눈처마)지형. 거대한 눈사태는 한 순간 모든 것을 휩쓸어 가버리기도 한다.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C1,C2로 향하는 대원들을 험하게 가로막는데….
  • 공무원 시간제 근무 일반직에 확대 적용

    일반직 공무원들도 주 15∼35시간의 파트타임 근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계약직에게만 적용됐으나 일반직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중앙인사위원회는 현재 계약직 공무원과 육아휴직 대상자에게만 적용하고 있는 ‘시간제 근무제도’를 정무직 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에 확대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공무원임용령 등 관련법령을 개정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키로 했다. 시간제 근무제도는 현행 ‘주 40시간,1일 8시간’의 전일제 근무시간보다 짧게 근무하는 것이다. 육아 등 개인생활과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고, 조직 차원에서는 불필요한 근무시간을 줄임으로써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목적이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주당 15시간 이상 35시간 이하의 범위에서 시간제근무를 신청할 수 있다. 기관장은 해당기관의 인력수급 사정, 시간제 근무의 적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특정시간대나 격일제, 요일별 근무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를 선택할 수 있지만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가급적 오전과 오후 단위로,1일 최소 3시간 이상 근무해야 한다. 격주제나 격월제 근무는 할 수 없다. 시간제 근무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최소 1개월 이상 최대 3년까지로 제한된다. 중앙인사위는 전일제 근무자와 형평성을 고려해 시간제 근무 공무원의 보수나 휴가, 경력 등은 실제 근무시간에 비례해 산정하기로 했다. 시간제 근무가 확대되면 감축된 인건비 예산으로 여성, 고령자, 장애인 등 유휴 고급인력을 대체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앙인사위는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근무가 용이하고 비교적 정형화된 업무, 전일근무가 요구되지 않은 업무분야에 시간제 근무를 적극 활용토록 권장하기로 했다. 중앙인사위 김명식 인사정책국장은 “시간제 근무제도는 이미 선진국에 보편화됐다.”면서 “공무원의 근무형태를 다양화하여 직원 개개인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일 잘하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조직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 기본취지”라고 밝혔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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