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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키니 진’ ‘스타킹’에 푹 빠진 20대女…왜?

    ‘스키니 진’ ‘스타킹’에 푹 빠진 20대女…왜?

    약속이라도 한 것일까. 대학가에서부터 도심 유흥가에 이르기까지 20대 여성들의 옷차림이 짜 맞춘 듯 닮은꼴이다. 특히 ‘스키니 진(jean)’과 ‘스타킹’(또는 레깅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유행은 색깔로 이어져 스키니 진의 경우 진청색이, 스타킹의 경우 검정색이 대세다. 지난 10일 오후 1~2시까지 부산 D대학에서 실시한 현장조사 결과는 여성들의 선호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인문과학대학 1층을 오가는 여대생 200명의 옷차림을 조사 및 분석한 결과, 스키니 진과 스타킹 차림의 비율이 전체의 80%에 달했다. 여성들의 옷차림을 ▲스키니 진 ▲스타킹(또는 레깅스) ▲기타 등 총 3가지로 분류해 실시한 이 날 조사에서 스키니 진은 총 87명(44%)을 기록해 조사대상의 절반에 육박했다. 뒤를 이은 스타킹은 총 70명으로 35%, 면바지 등이 포함된 기타의 경우 21%를 차지해 꼴찌에 머물렀다. 또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스키니 진과 스타킹에는 검정색이 다수 포함됐다. 스키니 진의 경우 일부 회색 계열을 제외하고는 진청색과 검정색이 절대 우위를 점했다. 스타킹은 총 70명 중 63명이 검정색을 착용해 회색, 청색 등을 압도했다. 수치만 놓고 보자면 가히 ‘열광’ 또는 ‘집착’ 수준. 그렇다면 여대생들이 직접 밝히는 스키니 진, 스타킹의 인기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약 10여 명의 여대생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크게 세 가지 요인으로 압축됐다. “요즘 나오는 여성용 청바지는 죄다 스키니 진이에요. 달리 도리가 없죠.”(A양/ 교육학 3) “레깅스요? 추워서 신어요. 웬만한 바지보다 레깅스가 더 따뜻하거든요.”(B양/ 문예창작 4) “검정색 스타킹을 신으면 다리가 날씬해 보이고 길어 보여서 자주 신어요.”(C양/ 영문학 4) 여대생들의 말에 의하면 스키니 진에 대한 선호는 불가피한 선택에 가깝다. 청바지 전문 브랜드가 출시하는 상품 대부분이 스키니 진인 까닭에 청바지를 입자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 날씬한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키니 진이 보편화된 데에도 이러한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펑퍼짐한 옷차림 보다는 몸매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의상을 선호하는 20대 여성들의 성향도 스키니 진의 인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레깅스의 보온성은 대다수 남성들의 편견을 깨뜨린다. 흔히 남성들은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치마나 핫팬츠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주연인 치마와 핫팬츠의 약점, 즉 추위를 조연인 레깅스가 충분히 보완해준다는 것이 여성들의 설명이다. 또한 외관상의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스키니 진을 비롯 스타킹과 레깅스는 두꺼운 허벅지, 장딴지 등 체형상의 결함을 일부 보완해준다. 특히 검정색의 경우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 각선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여대생들은 ‘링’이 달린 레깅스를 신으면 효과가 배가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일각에서는 연예인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5인조 걸그룹 포미닛(4minute)이 대표적인 예. 포미닛은 데뷔곡 ‘Hot issue’로 활동하며 찢어진 레깅스를 선보여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10일 현장조사에서는 찢어진 레깅스 차림의 여성이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는 조사장소가 대학이었던 만큼 일상생활에서 지나치게 튀어 보이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 사진=서울신문NTN 대학생 인턴기자 장기영 jky6478@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치적 강요… 엘리트들의 파워게임… GMO는 그렇게 확산된다

    인기 미국 드라마 ‘CSI 마이애미’ 8시즌 5번째 에피소드에서 젊은 두 남녀가 돌연사한다. 호레이시오 반장이 이끄는 과학수사팀은 이들이 음식 때문에 사망했다는 단서를 잡고 재료의 유통 경로를 역추적한다. 대형 유기농 식품 회사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수사팀은 이 회사가 사람이 소화하기 쉽게 특정 박테리아와 결합시킨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만들었는데 이 옥수수가 간간이 치명적인 독성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그런 독성이 나올 확률은 1%보다 낮은 확률”이라면서 “비행기 사고가 나면 항공사가 모든 책임을 지느냐.”고 반문한다. 또 “고객들은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싶어하지 않고 음식만 원할 뿐”이라면서 “한 명의 죽음으로 500명을 먹일 수 있다면 그 가능성을 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고발성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상업적인 드라마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GMO)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것이 이채롭다. 그만큼 GMO에 대한 논란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석유 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에서 영국과 미국이 석유를 통해 세계지배전략을 수행했다고 주장한 윌리엄 엥달이 이번에는 ‘파괴의 씨앗 GMO’(김홍옥 옮김, 길 펴냄)에서 GMO를 겨냥한다. 지은이는 생명공학계와 애그리비즈니스 업계를 적극적으로 싸고돌며 ‘GMO 혁명’의 시동을 건 레이건, 부시 행정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특히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92년 GMO가 겉보기에서도, 맛과 영양적 가치 면에서도 보통 식물과 실질적으로 같다는 행정적인 판정을 내렸다. 위험성에 대해 구체적인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몬산토나 듀폰, 다우케미컬 등 생명공학 기업들은 보통 식물과 다름 없다는 GMO를 가지고 특허를 따내 막대한 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GMO는 농업효율성, 환경 친화, 기아 문제 타개 같은 포장지에 둘러싸여 전 세계로 퍼져 나갔지만 식물의 다양성이 파괴되고 내성을 가진 벌레와 슈퍼잡초들이 등장해 제초·살충제의 사용량이 증가하는 한편, 일반 작물과의 교배로 종자 오염 등의 부작용이 심각해졌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지은이는 “이 책은 명목상으로는 유전자 조작 생물체라는 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무슨 수를 써서든 세계를 자기들 손아귀에 넣으려는 엘리트들의 권력 키우기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한다. GMO 자체 보다는 정치적인 강요, 정부의 압박, 사기, 거짓말 등을 통해 GMO가 보급되고 확산되는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는 것. 전 세계적으로 식량 안보를 틀어쥐어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려는 전략은 193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전쟁과 석유 덕분에 엄청난 부를 거머쥔 록펠러 가문이 선두주자다. 록펠러 가문은 그들이 키워준 여러 기관장과 고문들을 통해 영향력을 여러 분야로 확장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들이 에너지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석유화학비료와 석유 제품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고 개발도상국에 돈을 대주며 농업부문의 녹색 혁명을 일으켰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10년에서 20년 정도면 아무도 못 말리는 GMO 프로젝트의 막후 실세들이 세계의 식량수급을 모조리 장악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1만 8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생태 대안공동체 직접 가보니

    가끔은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만난다. 바쁘고 살기 힘들어 찌푸리며 살아가는 요즘 세상에 이런 사람들은 한여름 수박같이 시원하다. 이들이 행복해하는 비결은 뭘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마을에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구도완 지음, 창비 펴냄)은 이처럼 평범하지만 쉬 풀기 어려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책이다. 지은이는 그 방법으로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우애가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사람들과 만나 인터뷰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가정책이나 사회제도의 변화 등 거시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생활 현장에서 시민들의 생생한 육성을 듣고 그들의 경험과 문화적 정서, 생활의 지혜 등을 고스란히 담아내겠다는 뜻이다. 지은이는 서울 성미산마을과 부산 물만골공동체 등 마을에 살면서 세계를 바꾸려고 애쓰는 사람들, 사회적 호혜와 협동 등을 우선시하며 대안경제를 실험하는 이들을 만났다. 또 자원을 낭비하는 도시에서의 삶을 버리고 농사를 지으며 대안사회를 만드는 사람들과 한국 교육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대안 교육을 실천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들었다. 물론 생활 속의 자율적 대안 운동이 ‘생활’을 넘어 생태적이고 평화적인 연대라는 보편적 운동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칫 은둔주의와 고립주의에 빠질 위험도 있다. 그러나 마을 안에서 세상을 바꿀 사람들이 생겨나고, 하나 둘 연대를 확장하다 보면 마을뿐 아니라 지역과 중앙정부까지 바꿀 수 있다고 저자는 확신한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北인권 개선 촉구” 유엔 결의안 채택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유엔 총회의 대북 인권결의안이 19일(현지시간) 인권문제를 다루는 제3위원회에서 채택됐다. 결의안은 찬성 96, 반대 19, 기권 65표로 가결됐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이 주도한 이번 대북 인권결의안에는 53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나섰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에 이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이날 통과된 북한 인권 결의는 다음 달 총회 본회의에서 최종 채택될 예정이다. 유엔은 지난 2005년 이후 매년 대북 인권결의를 채택해왔다. 이번 북한 인권 결의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표명 및 즉각적인 중단 촉구, 탈북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가혹한 처벌에 대한 우려 표명, 탈북자 강제 송환을 금지하는 원칙 존중 촉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이므로 다른 사안과 분리해 인권문제 그 자체로 다뤄야 한다.’는 북한인권 문제에 관한 기본입장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엔 총회의 대북 인권결의안 제출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면서 “찬성 투표했다.”고 밝혔다.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누비아 원숭이/김성호 논설위원

    삼국유사 무왕조의 향가 서동요. 이 노래엔 서동, 그러니까 백제무왕 즉위 전 신라 진평왕의 셋째딸 선화공주와의 인연설화가 담겼다. 예쁜 선화공주를 얻기 위해 신라도성 곳곳서 마(薯)를 뿌리며 아이들이 서동요를 부르게 했는데. 선화공주가 밤마다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요즘 말로 ‘작업’성 노래였다. 결국 서동은 진평왕에게 쫓겨난 공주를 얻어 무왕이 됐다 한다. 멸망한 백제 승려들이 미륵사를 구하려 지었다는 연기설화라지만 서동요는 선화공주와의 인연설화로 더 유명한 게 사실이다. 사기 항우 본기에 남아 고립무원의 외톨이 상태를 비유할 때 쓰이는 사면초가. 초나라 항우가 한나라 유방에게 포위됐을 때 사방의 한 군영에서 초나라 노래가 퍼져 나오자 이미 한에 초가 무너졌음을 알고 탄식했다는데. 한 고조가 적을 교란하기 위해 꾸며낸 작전의 노래로 더 유명하다. 서동요와 사면초가 이야기는 고대의 흥미로운 단편쯤으로 회자될 터. 하지만 대중의 노래는 민심을 움직이는 큰 수단임을 보여준 도드라진 예일 것이다. 대중들이 즐겨 부르는 가요며 유행 노래엔 서민의 보편적인 정서며 민심이 담기게 마련. 이런 노래들엔 당대의 문화코드가 실리고, 돌출성 표현과 언어들도 사용된다. 그런가 하면 고도의 의도된 상징들이 심어지기도 한다. 최근 아랍 최고의 인기 스타라는 레바논 여가수 하이파 와흐비가 신곡 탓에 곤욕을 치르고 있단다. 이집트의 흑인 누비아족을 비하한 노랫말 ‘누비아 원숭이’가 말썽이다. 누비아족들이 가수와 작사가를 고소하고 새 앨범 판매,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심상치 않다. 누비아족의 분개는 사람을 동물에 비유한 노랫말에 대한 불쾌감 탓이 클 것이다. 대중 속으로 급속히 확산될 인기가수의 노래를 서둘러 차단하려는 집단행동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따져 보면 노래를 부른 가수와 노래를 만든 작사가의 의도가 어떤 것이든 논란의 중심엔 특정 문화에 대한 모욕이 깔려 있다. 단일국 정체성을 우선 강요해온 이집트의 소수집단 따돌림에 대한 설움과 반발일 것이다. 다문화 사회로 가파르게 치닫는 이 땅의 대중음악인들도 가벼이 볼 수만은 없는 사건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포브스 “비, 국제 영화시장에 적합”

    포브스 “비, 국제 영화시장에 적합”

    경제지 포브스가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의 주연배우 비(본명 정지훈)를 미래 영화 산업에 적합한 스타로 지목하고 자세히 조명했다. 포브스는 ‘미래의 스타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19일자 기사로 비가 국제 영화시장에서 가지는 가치를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의 넓은 팬층과 비교적 낮은 출연료에 주목했다. 비를 “아시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 중 하나”라고 설명한 포브스는 이어 “영화 수익은 단순히 미국 내 흥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현재 상황과 관련지으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의 흥행 실패 사례를 들고 “닌자 어쌔신은 영화들의 나아갈 길이 될 수 있다. 출연료가 높은 배우들이 영화를 흥행시켜 주지 않는다.”며 ‘투자 대비 효용’ 측면에서 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포브스는 닌자 어쌔신이 액션 중심으로 구성된 점을 언급하며 “이 영화는 기획 단계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했다. 액션은 선세계 젊은이들에게 보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어 “비는 카리스마가 있고, 춤으로 훈련돼 있어 액션도 잘 소화해 냈다.”는 제작자 조엘 실버의 말을 인용해 비가 적합한 인물임을 설명했다. 포브스는 “비의 수백만 아시아 팬들이 그가 싸우는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할 것”이라며 비의 티켓파워를 기대하기도 했다. 이 기사에 인용된 인터뷰에서 조엘 실버는 “이소룡이나 스티븐 시걸과 같은 스타를 만들 방법을 찾고 있었다. 비는 우리의 기대를 채워줬다.”면서 “영화 산업이 국제화 되고, 또 국제적인 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에 비와 같은 인물을 찾은 것은 행운”이라고 ‘국제배우’ 비를 치켜세웠다. 한편 비의 닌자 액션 연기로 기대를 모은 닌자 어쌔신은 오는 11월 26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개봉한다. 사진=포브스 인터넷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바마 첫 방한] 글로벌 이슈 협력관계 형성… 민주주의·인권 지적엔 소홀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과 미국이 마침내 대등한 관계에서 21세기를 열어가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직후 중국 언론들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전 지구적 이슈를 의논하는 대등한 관계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4일간의 첫 방중은 자신이 원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 차례 “중국의 굴기(우뚝 일어섬)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지 않겠다.”며 이번 방중의 목적을 명확히 했다. 전 세계적인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G2로 부상한 중국의 적극적 동참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제 17일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통상마찰 등 양국간 현안뿐 아니라 기후변화·환경·에너지, 글로벌 경제, 지역안보, 핵 비확산 등 글로벌 이슈가 모두 테이블 위에 올랐다. 홍콩의 성도일보는 18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성과와 관련, “최대의 성과는 중국과 미국이 양국 관계는 물론 글로벌 이슈에 대한 협력관계를 형성했다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중기간 중 비록 제한적이긴 했지만 중국의 인권실태와 인터넷 통제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전통적인 미국의 관심사를 전파하려고도 했다. 첫 방문지인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인권의 보편적 가치와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등을 역설한 데 이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얘기를 반복했다. 티베트 문제를 중국 측에 양보하는 등 일부 현안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해서는 미국 언론들로부터 ‘민주주의’ 메시지 전달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중국은 최대의 예우를 갖춤으로써 중·미관계의 재정립을 위해 애썼다. 이례적으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직접 공항으로 영접을 나간 데 이어 후 주석은 16일에 이어 17일까지 연이틀 만찬을 주재했다. 17일 만찬에는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6명이 참석했다. stinger@seoul.co.kr
  • 오바마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 선언

    오바마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 선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양국 간 협력에 합의했다. 회담은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까지 예정시간을 40분이나 초과해 2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G2(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에 걸맞게 의제는 글로벌 이슈를 총망라했다.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와 관련,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합의했다. 후 주석은 정상회담 후 내외신 합동기자회견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미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중·미 양국은 유관 당사국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은 하나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며 “도발을 계속한다면 고립을 가속화할 뿐이며 핵무기 폐기 의무를 이행해야 국민들에게 더 좋은 생활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도쿄 발언을 재확인했다. 이란 핵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핵 프로그램의 평화성과 투명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엄중한 후과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후 주석은 “이란 핵 문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다. 중국 인권 및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선 ‘기브앤드테이크’식 화법이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뒷받침해 주는 대신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선언한 뒤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 측과의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갈등을 해결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며 “미국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핵 비확산과 군사적 투명성을 약속하는 대가로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 독립을 반대한다.’고 공식 언급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대신 “인권은 전 세계 보편적인 권리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인권은 모든 인류와 민족, 종교 등의 소수세력 역시 반드시 향유해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 중국의 인권실태에 대한 지적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양국은 내년 2월 인권대화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또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 문제 등에 대한 협력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 중·미 청정에너지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통상문제와 관련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됐다. 무역마찰 해소에 노력하는 한편 모든 종류의 무역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데 두 정상이 합의했지만 방점은 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장개방 노력 등을 강조한 데 반해 후 주석은 보호무역 억제에 주안점을 뒀다. 위안화 환율 절상 문제와 관련, 중국 외교부의 허야페이(何亞非) 부부장은 정상회담 뒤 설명회에서 “미국이 환율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 당분간 위안화 환율을 절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양국은 글로벌 이슈 및 양자관계에 대한 협력 강화를 위해 내년 여름에 베이징에서 제2차 전략경제대화를 열기로 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 중국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대등한 관계에서 21세기를 열어가기 시작했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양국은 정상회담후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stinger@seoul.co.kr
  • 오바마 “美·中 관계는 온고지신”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미국에는 역사와 문화가 다른 여러 나라들을 존중하는 외교정책이 있나?” “다양한 역사, 문화는 존중돼야 하지만 아동이나 여성 문제 등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가치관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갖춰야 한다.”관심이 집중됐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중국 대학생들의 ‘타운홀 미팅’이 16일 중국 상하이(上海)의 상하이과학기술관에서 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400여명의 중국 젊은이들을 상대로 언론 및 종교의 자유, 참정권, 평등권의 중요성 등을 조심스럽게 거론했고, 일부 대학생들은 미국의 내정간섭과 타이완에 대한 무기판매 시도 등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이날 대화는 푸단(復旦)대 양위량(楊玉良) 총장의 사회로 1시간10여분간 진행됐다.오바마 대통령은 모두 강연에서 중국의 고사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옛것을 익혀 새것을 앎)을 거론하며 “중·미 관계는 30년 동안 많은 좌절과 도전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영원한 적수는 없다.”며 “양국간 협력을 통해 서로 더욱 번영할 수 있다.”고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기본권을 갖고 있으며 정부는 국민들의 뜻을 반영해야 하고, 통상은 개방돼야 하는 한편 정보는 자유롭게 흘러야 하고, 법률은 만인에 공평해야 한다.”며 “이 원칙은 아주 간단한 나의 희망”이라고 중국의 인권 실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상하이 퉁지(同濟)대학생 황리허(黃立赫)는 질의응답을 통해 “세계에는 역사와 문화가 다른 국가들이 많은데 미국은 이런 국가들을 존중하는 외교정책이 있느냐.”고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시 문제가 많고, 완벽한 국가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아동이나 여성문제 등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가치관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갖춰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미국 측은 중국 내 블로거의 질문을 통해 중국의 인터넷 통제를 간접 비난하기도 했다. 미 대사관을 통해 접수했다는 중국 블로거의 질문은 중국의 방화벽과 트위터 사용 제한에 관한 내용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넷에 제한이 없는 것은 미국이 갖고 있는 힘의 원천”이라며 인터넷 개방과 검열불가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기판매 시도에 대해 많은 중국인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한 학생의 설명과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며 비켜나갔고, 상하이엑스포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기꺼이 참가할 의향이 있다.”며 참가를 기정사실화했다. 티베트 문제나 위안화 절상 등 민감한 이슈는 제기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참석한 대학생들이 대부분 당국에 의해 선발된 ‘공산당원’이었다고 보도했다.이날 대화는 중국 측의 거부로 중국 내에서 전국 방송으로는 생중계되지 않았고, 신화통신 인터넷망을 통해 문자로만 실시간 중계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화를 마친 뒤 베이징으로 이동,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는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이례적으로 직접 오바마 대통령을 영접, 중국 측의 배려를 내비쳤다.stinger@seoul.co.kr
  • [글로벌 시대]한식 세계화 제대로 하려면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한식 세계화 제대로 하려면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최근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여러 제안과 노력이 진행 중이다. 한식이 세계인의 밥상에 오르게 되면 우리나라의 브랜드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식문화계와 더불어 정부도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홍보와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청와대와 해외공관이 솔선수범, 우수한 한식을 외빈에게 대접하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식의 세계화는 간단치 않다. 200개가 넘는 국가 가운데 자국음식이 세계화된 경우는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일본, 인도, 태국 음식이 뒤를 잇고 있으나 아직 보편적 세계화 음식의 반열에 들었다고 평가하기는 미진하다. 세계화에 가장 성공한 음식이라면 단연코 중국요리다. 중국요리가 다양한 식재료와 맛을 기반으로 한다 하나 세계화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중국요리의 성공비결은 현지화와 포용성에 있다. 자장면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중국요리인 것처럼 중국인은 현지인 구미에 맞는 요리를 개발해 낸다. 또한 중국인은 어느 나라의 요리라도 맛이 있거나 인기가 있다면 중국요리화한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중국식당에서 일본의 ‘사시미’나 한국의 LA갈비가 중국요리와 함께 나오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와 밀접히 결부된 경우라면 프랑스 요리가 그 전형이다. 프랑스 귀족사회의 산물인 프랑스요리는 중세 이래 유럽에서 누린 프랑스의 지도적 문화위상에 힘입어 유럽사회에 널리 전파되었다. 따라서 프랑스요리는 전통 기법과 맛을 고수하며 현지화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탈리아요리는 여러 면에서 프랑스요리와 대조적이다. 이탈리아요리는 평민적 성격이 농후하다. 프랑스요리가 서구 상류사회에서 즐기는 전통 고급 요리라면 이탈리아요리는 19세기 이래 미국, 중남미 등에 이민 간 가난한 이탈리아인들에 의해 저렴한 요리로 소개되었다. 프랑스요리가 달팽이 등 특이한 재료를 사용하고 까다로운 조리법을 고집한다면 이탈리아요리는 스파게티나 피자와 같이 누구라도 만들 수 있을 만큼 평범하다. 결과적으로 현지화를 외면하고 전통에 집착하는 프랑스요리는 오늘날 점차 열기가 식는 반면 이탈리아요리는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일본요리는 메이지유신 전까지만 해도 덜 발달된 일본인만의 음식에 머물렀다. 식재료도 생선과 채소 위주이고 쇠고기 등 네발동물의 육류는 기피하였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서구문화를 받아들이는 가운데 식문화도 부단히 개선하여 세계화된 일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일식이 국제사회에서 유행하게 된 데는 웰빙문화의 보급에도 힘입은 바 크다. 불과 십수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일식당의 주 고객은 해외여행을 하는 일본인들이었다. 최근 국제적으로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육식보다 생선을 찾는 층이 늘면서 일식이 국제적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세계화된 음식이 우리 한식의 세계화에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식의 맛과 전통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세계인의 구미에 맞도록 현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만들기 쉽고 맛도 좋으면서 비싸지 않은 식단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지나치게 조리법이 까다롭고 고급화된 음식은 세계화에 불리하다. 셋째, 한식만의 특화된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 일식이라면 사시미, 이탈리아요리라면 스파게티가 연상되듯 우리 한식도 웰빙의 비빔밥이나 채식, 맛을 자랑하는 불고기, 갈비 등을 한식의 대표주자로 키워나가야 한다. 넷째, 우리 주위에서 국제적으로 지탄을 받는 혐오음식을 줄여나가야 한다. 아무리 한식이 우수하더라도 혐오음식이 있다면 한식뿐 아니라 한국 전반에 대한 국제인식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섯째, 세계화를 위한 한식과 국내 한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 한식문화의 질적 향상을 바탕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 [씨줄날줄] 길잠꾼/김성호 논설위원

    집 없는 부랑자를 부르는 미국말 홈리스(homeless). 뜻대로라면 집 없는 사람쯤이겠지만 현실 위상은 훨씬 더 밑바닥으로 향한다. 돈이 있어도 무주택인 자발적 홈리스야 일말의 낭만도 있을 터. 하지만 사람들이 바라보는 홈리스야 어디 그런가. 영락없이 도태된 하류 계층과 인생의 낙인이다. 재정적자 다음으로 미국이 해결할 최고 과제가 홈리스라는 조사만 봐도 보편적 사회의 문제로 홈리스는 자리잡은 것 같다. 이 땅에서도 홈리스는 낯설지 않은 명제. 그리 오래지 않은 시절 ‘동가숙 서가식’ ‘집없는 천사’ 식의 듣기 좋은 뜨내기살이도 있었지만 지금 홈리스, 노숙자는 오갈 곳 없는 붙박이의 부랑인이다. 한기와 뙤약볕, 눈비를 가릴 만한 곳이면 어디서든 대할 수 있는 가까운 존재들인 것이다. ‘소외된 이웃을 배려하고 함께 나눈다.’는 종교계의 알량한 이타보시 말고도 사회의 많은 시선은 노숙자에게로 깊숙이 향한다.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종합한 부랑인·노숙자 수만 해도 지난해 말 현재 1만 5000명. 3년간 줄어들던 부랑인 노숙자가 다시 늘고 있단다. 거리를 배회하는 노숙인은 급증하고. 부랑인만 해도 지난해 말 기준 9492명. 이들 중 94%는 장애인, 정신질환자, 신체질환자, 노인성질환자이다. 구석으로 젖혀졌지만 엄연한 우리 구성원인 이들에의 배려와 구제는 함께 풀어야 할 큰 과제가 된 셈이다. 서울대가 노숙인 80명의 생활을 수집·정리해 노숙인 생애사(史) 기록관을 세운다는 소식도 들린다. 노숙인이 갖는 가장 불행하고 위험한 상태가 ‘의지의 소멸’임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꼽는다. 삶의 무게와 현실의 고통에 치인 정신의 죽음이다. 그런 바에야 삶의 의지를 도닥거리는 한마디의 거듦도 큰 보탬일 것이다. 요즘 노숙자의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홈리스’를 공식 명칭으로 고집하는 보건복지부와 법제처며 한글단체 간 알력이다. 누리꾼들은 길잠꾼이며 햇살민, 민집인, 한둔인의 이름들을 적극 추천한다는데. 이름이 대수일까. 어차피 한뎃잠을 자는 노숙자이고 부랑인인 것을. 이름 싸움 말고 손 한번이라도 더 내밀어 잡아주는 십시일반의 거듦과 보탬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공연예술과 공주/김동언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교수

    [문화마당] 공연예술과 공주/김동언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교수

    공주에 관한 에피소드는 공연예술에서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아온 소재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누구나 소중한 존재로 대접받기를 바라고, 예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여자들이 스스로 매우 아름답고 고귀하다고 착각하는 증상을 두고 공주병이라고 한다. 그것은 자신이 공주만큼 소중하게 여겨지기를 원하는 본능에서 출발한 것인데, 그만큼 자기 자신이 사회에서 소중한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고 오히려 점점 늘어나는 사회적 현상이 되고 있다. 한편, 오랜 남성 중심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나약해진 남자들이 공주의 미모와 후광을 얻으려 노력하는 현상을 발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주를 둘러싼 다종다양한 사회적·심리적 현상은 인간의 보편적 본능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주가 극적인 소재로 흥미를 끄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정확한 수치에 근거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이런 추측이 크게 빗나가지 않음을 실제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오페라의 나라 이탈리아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리아는 푸치니의 ‘투란도트’에 나오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라고 한다. ‘투란도트’는 타타르의 왕자 칼라프와 중국의 공주 투란도트에 관한 이야기다. 동양적인 정서와 선율로 가득한 이 작품은 푸치니의 오페라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로린 마젤이 이끄는 스칼라 오페라단이 선보였던 ‘투란도트’와, 장이머우 감독의 연출로 2003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상연되었던 ‘투란도트’가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하나, 세계 어느 곳에서 상연되든 흥행이 보장되는 베르디의 ‘아이다’ 역시 소재가 공주이다. 이집트의 무장(武將) 라다메스와 포로 신분인 에티오피아의 공주 아이다,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의 비극적인 삼각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장중하고 화려한 음악과 호화로운 무대장치 등으로 오페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힐 만큼 유명한 대작이다.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설화는 비극적인 사랑 때문에 공연예술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공주 이야기이다. 이번 달에도 국수호의 춤극 ‘낙랑 공주’와 국립발레단의 창작 발레 ‘왕자 호동’이 무대에 올려진다.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 역시 인기 있는 소재다. 하얀 눈처럼 희고 아름다운 공주가 계모의 계교로 독약이 든 사과를 먹고 죽어서 유리관 속에 들어갔지만, 왕자가 나타나 공주를 되살리고 계모는 벌을 받는다는 백설 공주 이야기는 공주를 소재로 한 공연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 중 하나이다. 1937년 월트 디즈니가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라는 제목으로 각색한 장편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이 이야기를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13일에는 현대 과학 문명의 첨단을 대표하는 로봇이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선다. 세계 최초로 인간을 닮은 지능형 로봇 ‘에버’가 ‘로봇 공주와 일곱 난쟁이’에서 백설 공주 역할을 맡았다. 공주라는 소재는 신분과 현실의 벽을 넘어서려는 인간의 꿈과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예술의 본질을 가장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완벽한 극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영원한 꿈과 상상의 산물인 로봇과 공주와의 만남은 첨단 과학과 예술의 새로운 극적 만남이 될 것이다. 김동언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교수
  • 佛 첫 이혼박람회 성황

    파리 이혼 박람회 성황… 사르코지 효과?프랑스 파리 외곽 회의센터에서 8~9일(현지시간) 첫 이혼박람회가 열려 4000명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름의 박람회 고객 대부분은 여성이었고 헤어스타일과 몸매관리 등을 조언하는 건강관리와 이혼 관련 법률 자문 코너가 가장 인기를 끌었다. 또 박람회 기간 중에 ‘이미지 재창조를 위한 성형수술의 역할’, ‘상대방을 다시 유혹하는 방법’, ‘웹(Web)에서의 만남’, ‘이혼:변호사의 역할’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열렸다. 이외에 자립을 위한 심리 상담, 미래 운세를 보기 위한 타로점 등의 이벤트에 60여업체가 참여했다. 박람회를 조직한 브리지트 고메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고메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2007년 취임한 지 몇달 만에 두 번째 아내와 이혼할 정도로 이혼이 보편적이고, 매년 많은 결혼박람회가 열리는데 왜 이혼박람회는 안 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국립인구학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에서는 결혼한 두 쌍 가운데 한 쌍꼴로 이혼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여성 대상 ‘핑크영화제’ 性대담회 가보니…

    여성 대상 ‘핑크영화제’ 性대담회 가보니…

    “남자들은 시작하면 ‘질주본능’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직 젊은 남자들과 연애하시나 봐요? 나이 들면 그렇게 못합니다.” 극장에서 한바탕 야한 얘기가 오갔다. 젊은 여성이 대부분인 관객들은 대화를 주도한 남녀 칼럼니스트, 김태훈과 박훈희의 말에 웃고 짜증내고 공감했다. 여성을 대상으로 일본 핑크영화를 상영하는 ‘핑크영화제’의 특별 순서 중 하나인 ‘핑크 브런치’ 대담회가 지난 8일 열렸다. 자유롭고 건강하게 성(性)에 대한 담론을 나누면서 남녀의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순서다. 영화제 상영작 ‘야리망’(や∙り∙ま∙ん)을 함께 본 뒤 바로 이어진 이 자리에는 연애 카운슬링으로 유명한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과 섹스 칼럼니스트 박훈희가 대담자로 나섰다. 핑크영화제는 여성 관객들만 입장이 가능하지만 이 날은 특별히 남성 관객의 입장이 허용돼 남녀가 함께 참석한 커플들이 많았다. 대담회 전 상영된 영화 ‘야리망’이 바람을 피우는 남성과 그를 이해해가는 여성의 이야기인 만큼 시작부터 “남자들은 다 그래?” “여자들은 달라?”라는 수근거림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여성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남성대표’ 김태훈을 향해 발칙한 질문들이 쏟아졌다.“잠자리에서 짜증나는 여성 유형이 있나요?” “남자들은 속옷을 신경 써서 입어도 왜 몰라주죠?” 등이 그나마 기사에 쓸 수 있는 수준의 질문들이다. 여성 대담자 박훈희도 “남자들의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은 거지, 공부하러 온 게 아니다.”라며 철학적인 표현으로 에두르는 김태훈을 몰아세웠다. 여성들의 공격(?)에 김태훈은 “섭외를 잘못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수없이 강연을 해봤지만 이렇게 땀을 흘려보긴 처음”이라고 난처해하면서도 특유의 달변으로 맞받아쳤다. 남성을 자신에 맞춰 일반화하는 것이라는 지적에는 “이 자리에 부른 이유가 남성을 대표하라는 것”이라며 “여성분들이 남자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저는 그들과 술을 마시고 목욕탕을 다녔다. 남자에 대해선 더 잘 안다.”고 농담을 섞어 반박했다. 자체 심의기준과 보편적인 인식에 비추어 허용 가능한 수준의 발언 일부를 소개한다. “남자들의 바람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요? 사회적으로 결혼이란 제도나 ‘간통법’이라는 법 등 여러 제약들이 있다는 건, 의지적으로 그걸 지켜내기 어렵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이란 성악설에 기초하는 거잖아요. 여러 제도가 있다는 건 그만큼 힘들다는 거죠.” (김태훈)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것처럼 여자들도 피우고 싶죠. 사회적 시선이나 의리로 안 그러는 거고… 최소한의 예의가 있잖아요.”(박훈희) “‘원나잇스탠드’라고 하죠? 가장 솔직해질 수 있지만, 가장 배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는 것 같아요. 배려는 없고 그 행위에만 집중하니까.”(박훈희) “성적으로 적극적일수록 남자들은 의처증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남자들이 구속하려는 행동을 보이면 불안해졌다는 거예요. 이게 딜레마죠. 나한테는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게 영 불안하단 말이죠.”(김태훈) “이런 걸 ‘남자들이 이렇다.’라고 생각하지만 말고, 여자들도 좀 즐겼으면 좋겠어요. 무언가 했을 때, 어디를 만졌을 때 그런 것의 반응을 보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어요.”(박훈희)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잠실에서 동대문운동장을 가는 동안 남성들이 얼마나 많이 ‘그 생각’을 하는지 알면 여자들이 절대 우리와 같이 살지 않을 겁니다.”(김태훈) 글·사진·동영상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 핑크영화제 ‘핑크 영화’는 일본의 독자적인 영화 시스템이다. 제작비 300만엔, 촬영기간 3~4일, 35mm 필름촬영, 베드신 4~5회, 러닝타임 60분이라는 기준이 적용된다. 50여 년간 일본 영화의 실험 정신을 유지해왔으며 연간 80편 이상이 제작돼 일본 영화 총 제작편수의 1/3을 차지한다. 지난 5일 개막한 ‘핑크영화제’는 올해로 3년째다. 여성들만의 축제를 표방해 개막일인 5일과 첫 주말인 8일을 제외한 영화제 기간에는 남성 관객의 입장을 금지한다. 오는 11일까지 서울 씨너스 이수에서 진행된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회적 이견에 귀 기울여라

    사람들은 법치(法治)를 ‘인간이 아니라 법에 의한 통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과 달리 어떤 경우에도 통치가 법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법 자체가 사람에 의해 운용되며, 법 해석도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를 보자. 모두가 같은 법복을 입고 있지만 어느 정당에서 누가 임명했느냐에 따라 이들의 판결은 크게 달라진다. 당연히 판사 조직에서도 결정의 쏠림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쏠림현상이 집단편향성을 낳고, 이는 사회적 공포의 과장이나 극단적인 견해의 대립으로 이어진다. 이런 사회가 다른 의견을 긍정적인 가치로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처럼 사회적 이견(異見)에 주목한 새 책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카스 R 선스타인 지음, 박지수·송호창 옮김)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는 국가든, 사회든 아니면 기업이나 투자조직 혹은 가정 등 사람의 조직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견의 가치에 주목한다. 이견을 말하고, 강요를 거부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이런 이견의 관점에서 그는 동조, 다른 사람 따라하기, 복종과 불복종, 무리짓기, 이웃의 생각과 언론의 자유 등 민주주의에서 발현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재조명한다. 그렇다고 그가 동조나 (법적 판결에 대한)복종의 가치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다. 책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한국사회를 지배해 온 전체주의적 가치 때문이다. ‘총화단결’, ‘국론통일’이 그렇고 ‘모난 놈 정 맞는다.’는 의식이 그렇다. 중요한 것은 이견 없는 사회나 갈등 없는 조직을 만들려 하기보다 이견과 갈등을 좋은 사회, 좋은 조직의 제도적 원리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지금 누구도 안데르센의 동화에서, 보는 대로 말하는 한 소년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외침을 가당찮은 이견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처음엔 그 외침이 이견이었고 이단이었지만 이제 그 소리는 진리다. 이렇듯 이견이 항상 ‘턱없는 생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1만 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구조주의 대가 레비 스트로스 타계

    서구인의 눈에 비친 브라질 원주민은 그저 야만인이었고 길들여야 할 대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슬픈 열대’ 이후 그들은 비로소 인격체로 인식됐다. ‘슬픈 열대’로 서구인의 사상체계를 흔들었던 세계적 석학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가 지난 1일(현지시간) 타계했다고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100세. 고인에 이어 콜레주 드 프랑스 인류학 연구소장에 부임한 필리프 데콜라는 “2년 전 대퇴골이 부서진 뒤 만성피로에 시달리다 노환으로 사망했다.”면서 “장례식은 리녜롤의 코트도르에서 이미 치렀다.”고 말했다. ●대퇴골 골절이후 만성피로 시달려 세계 지성사에 큰 자취를 남긴 고인의 별세 소식은 오는 28일 101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어서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특히 프랑스는 충격에 빠진 듯 추모사가 잇따르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인본주의자였고 그 덕분에 우리는 브라질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고 애도했다. 프레데릭 미테랑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그는 예술가였고 과학자였고 지식인이었다.”고 조의를 표했다. 1908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난 고인은 프랑스 파리로 건너와 1927~32년 대학에서 철학과 법학을 전공했다. 이후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장 폴 사르트르 등과 지적인 만남을 이어 갔다. 그러다 1934년 브라질 상파울루대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문적 전환기를 맞았다. 브라질 원주민의 생활상을 현장조사한 뒤 본격적으로 인류학에 뛰어든 그는 뉴욕 시의 사회연구학교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의 저작을 접하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구조주의를 인류학에 적용, 문화체계와 관련된 엄청난 양의 정보를 핵심 요소들 사이의 형식적 관계들로 환원시키는 방법론을 제창했다. 이를 바탕으로 1949년 최초의 저서 ‘친족의 기본구조’를 출간하면서 구조주의 인류학의 탄생을 알렸다. ●사르코지 “지칠 줄 모르는 인본주의자” 특히 1955년에 대표작 ‘슬픈 열대’로 세계 지성사에 널리 알려졌다. ‘슬픈 열대’는 브라질 오지탐험을 토대로 문화와 인간의 보편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다. 그는 이 저작으로 원주민들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을 통해 서구인들의 선입관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1년 방한한 바 있는 그는 이후 왕성한 학문 활동을 하면서 ‘구조인류학’ ‘야만적 사고’ ‘토테미즘’ 등 다수의 저서를 발표했다. 특히 ‘날것과 요리된 것’ 등 4권으로 집대성한 대작 ‘신화’를 출간하면서 인류학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최근까지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최고령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대타요원’ 이승엽…하라 감독은 왜?

    ‘대타요원’ 이승엽…하라 감독은 왜?

    이젠 다시 원점이다. 니혼햄이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요미우리를 8-4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기록했다. 4차전에서 이승엽은 니혼햄 좌완투수 야기 토모야가 등판하는 바람에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7회말 대타로 나왔지만 병살타를 기록하며 의미없는 한타석을 소화했다. 1-6으로 요미우리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수타석때 대타로 출전한게 아쉬운 대목이다. 시즌때부터 ‘신주단지’ 모시듯 적용됐던 하라의 ‘플래툰 시스템’은 일본시리즈 들어 더욱 심해진듯 하다. 물론 선수기용은 누구도 침범할수 없는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하지만 그 권한이 보편적인 상식선을 벗어나면 비판의 목소리는 감독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날 4차전 이승엽의 대타기용이 특히 그랬다. 7회말 1사 1루때 다음 타자는 9번 카네토 노리히토. 카네토는 올시즌 단 5이닝만을 던진 패전처리용 투수나 다름없는 선수다. 이미 승패가 기운 상황에서 당연히 대타가 나와야할 시점. 이순간 하라는 이승엽을 선택했는데 문제는 상대 투수다. 이날 경기 선발투수가 좌완 야기라는 이유로 이승엽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 시켰던 하라는 상대투수가 좌완 미야니시 나오키였음에도 이승엽을 대타로 기용한 것이다. 그동안 이승엽에게 좌완투수란 곧 타석제외를 의미했다. 도대체 하라 감독이 어느 곳에 중심을 잡고 있는지 도무지 알수 없는 선수기용이었다. 또한 전날 3차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타자를 다음날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은 점도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상대 선발이 좌완이기에 자신의 신앙과도 같은 그 믿음을 나무라 할수는 없다. 하지만 타격이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공존한다. 이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지금 이승엽은 타격상승세인 상태다. 정규시즌때의 기록은 이렇게 큰 경기에선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의 컨디션이 단기전 승패와 직결되기에 이점을 첫번째 기준으로 해서 선수기용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이것 역시 이승엽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올해 이승엽은 시즌중반 허리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2군에 머물러 있다 지난 10월 8일 1군훈련에 합류했었다. 당시 요미우리는 3년연속 리그우승을 확정한 상황이었으며 남은 정규시즌 경기는 단 2경기. 하지만 하라 감독은 이미 승패와 상관없는 남은 2경기동안 이승엽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야구선수에겐 1군 감각이란 것이 있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감독이 이런 결정을 했다는게 이해할수 없었다. 낮경기가 많은 2군과 저녁경기가 대부분인 1군은 타자가 공을 보면서 판단하는 감각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결국엔 일본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던 이승엽을 감안하면 더더욱 이해할수 없는 선수기용이다. 이런식으로 이승엽을 배재해 놓고 일본시리즈 엔트리 등록은 왜 했는지 모르겠다. 이승엽을 1군으로 불러들인 이유가 일본시리즈를 대비해 1군 감각을 회복하라는 배려차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본시리즈 4차전까지 오는동안 이승엽이 선발로 출전했던 1,3차전은 요미우리가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이승엽은 이 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쳐냈다. 한가지 우려할만 것은 하라 감독을 제외한 일본의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이승엽의 존재를 두려워 하고 있다는 점이다. 1차전 해설을 맡았던 노무라 카츠야나 왕년의 인기스타인 신조 츠요시, 그리고 키요하라 카즈히로는 중계중에 이승엽이 타석에 서면 지금 타격컨디션이 아주 좋다고 칭찬을 했다. 안에서 보는 이승엽과 밖에서 보는 이승엽은 큰 차이가 있는 듯 하다. 금일 5차전 니혼햄 선발은 1차전에 등판했던 좌완 타케다 마사루가 될 가능성이 높다. 4차전에 이어 5차전 역시 이승엽이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심이 들면 쓰지말고 썼으면 믿어라’ 라는 격언이 지금 하라에겐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옴부즈맨 칼럼] ‘뉴스다큐시선’이 보여준 가능성/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4년

    [옴부즈맨 칼럼] ‘뉴스다큐시선’이 보여준 가능성/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4년

    옴부즈맨 칼럼을 맡게 되면서 변화된 것이 있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서울신문 기사를 접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 모자란 지식과 밑천을 총동원해 잣대를 대어 보고, 수업시간에 배우거나 책에 나열된 기준들을 이리저리 견주어 본다. 그 과정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일도 많지만, 오히려 칼럼을 쓰면서 그 과정 자체가 스스로에게 배움의 기회가 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듯 매번 기사를 읽으면서 칼럼의 주제를 생각해 내고, 필요에 따라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나 참고서적을 찾아봤다면, 이번에는 정반대의 경험을 했다. 책을 읽다가 불현듯 읽었던 기사들이 생각났다. 며칠 전,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다시 읽었다.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저서 ‘불안’에서 속물근성을 이야기하다가 사회에서 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은 신문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른바 속물들은 독립적 판단을 할 능력이 없는 데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갈망하기 때문에, 언론의 분위기가 그들의 사고를 결정해 버리고, 그 수준은 위험할 정도”라고 경고한다. 또한 윌리엄 새커리가 1848년 쓴 책을 인용해 영국인이 높은 지위와 귀족계급에 매달리는 원인은 매일 작위가 있는 사람과 유명한 사람이 존엄한 존재라고 역설하는 신문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름 있는 자들의 부각이 결국 작위가 없는 보통 사람들은 시시하다고 역설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160여년 전의 새커리가 특히 걱정했던 것은 신문의 ‘궁정란’으로, 여기에는 이른바 상류사회 사람들의 파티, 휴가, 죽음을 주로 다루었다고 한다. 알랭 드 보통은 새커리의 우려에 동조하며 “신문들이 유명 인사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버리고 대신 보통 사람들의 삶의 의미에 조금이라도 더 초점을 맞추어만 준다면 지위에 대한 불만 또한 얼마나 많이 줄어들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언론의 보도경향이 개개인의 의식 활동이 사회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보편적 상관관계인 것이다. 책 속에서 크게 길지도 않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서울신문의 ‘뉴스다큐, 시선’ 기사들을 떠올렸다. ‘뉴스다큐, 시선’은 지면 속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시도된 편집과 함께 그 주인공 또한 진부한 유명인사가 아니라 우리네 이웃들의 친근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지난달에는 지면을 통해 사라져 가는 청계6가와 이태원의 헌책방을 지키는 아저씨들의 추억과 남다른 자부심(10월7일자)을 엿볼 수 있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수능 준비에 한창인 고3 수험생들의 초조하고 힘들어도 멈출 수 없는 희망가(10월21일자)를 들을 수도 있었다. 활자로 접한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은 상상력과 결합돼 비디오로 접한 다큐멘터리 한 편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 줬다. 함께 게재되는 동영상 기사 역시 흥미로웠다. 3분여 길이의 동영상은 기사를 읽으며 상상했던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현재의 미디어 시장은 이미 한 가지 소재와 정보를 가공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내보내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욕심을 내서, 지금의 단순한 인터뷰 형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한층 깊이 있는 취재와 다양한 촬영, 편집 기법을 동원한다면, 동영상 기사 그 하나만으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함을 이끌어 내는 또 하나의 가치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바깥의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아침마다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도 바깥바람을 머금어 제법 싸늘한 온도로 내 손에 들어온다. 이러한 신문 지면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은 바로 그 안에 담긴 우리네 이웃들의 평범하지만 또 누구보다 특별한 ‘세상사는 이야기’다. 이번 주말에는 시간을 내서 지면 속 청계6가, 이태원의 헌 책방에 한 번 들러볼 생각이다. 변선영 이화여대 중어중문과 4년
  • “원불교는 정보사회 걸맞은 애니콜사상”

    “원불교는 정보사회 걸맞은 애니콜사상”

    “원불교는 세계 보편원리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겁니다.” 원불교의 중앙 행정수반인 이성택(66) 교정원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새달 9일로 3년 임기를 마치고 원광학원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이 원장은 지난 26일 교단이 운영하는 실버타운인 서울 용산 하이윈빌리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불교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생활불교 표방… 시간 장소 구애 안받아 그는 “한국 사회는 불교·유교·기독교 등 각 문화의 핵심을 정착시켜 이를 바탕으로 보편윤리를 만들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 중 앞으로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원불교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원불교는 충돌 가능성을 내재한 교조 신앙이 아니라 진리 자체를 모시기에 문화간 화합이 쉽다는 설명이었다. 원불교는 1916년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창종한 민족종교. 여기서는 교조나 부처를 모시는 게 아니라 우주의 근본원리를 도상화한 ‘일원상’(一圓相·○모양)을 신앙과 수행의 표본으로 삼고 있다. 또 원불교는 ‘생활불교’를 표방해 수행에도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는다. 이를 두고 이 원장은 “원불교는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애니콜(Anycall)’ 사상”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을 말하는 원불교는 언제·어디서든 수행이 가능합니다. 또 모든 것이 부처라는 생각에서 나온 상생(相生) 이념은 물질만 윤택해지고 정신이 아둔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그는 이 애니콜의 콜(call)을 “사람을 부르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러면서 “모든 부처 중 제일은 사람 이며, 지식정보사회에서도 인간 존중의 사상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는 이 원장은 원불교의 미래도 바로 사람에 달렸다고 한다. 그는 “원불교는 100년이란 짧은 역사에서 아직 초창기에 있는 종교지만, 이념적 바탕은 불교·유교·기독교를 나란히 할 만큼 단단히 자리 잡았다.”면서 “이제는 사람을 키워야 할 때”라고 했다. ●새달 9일 원광학교 이사장으로 자리 옮겨 그가 교정원을 떠나 새로 맡게 될 원광학원 이사장이 바로 그런 자리. 그는 아직 아무런 업무 파악이 안 된 상태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법들을 여러 가지로 고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며 이 원장은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꺼냈다. 그는 “정권교체 이후 특히 남북 분위기 변화가 가장 아쉽다.”면서 “최근 물밑 접촉 등으로 이 정부도 새로운 방향을 잡아 가는 것 같다.”고 남북화해 무드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그러면서 원불교도 10여년 전부터 평양에 국수공장을 세우고 밀가루를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절대 감사가 우리사회 위한 상생 실천 오래전부터 ‘절대 감사’를 좌우명으로 살고 있는 이 원장. ‘절대 감사’가 우리 사회를 위한 ‘상생의 실천’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잘해 주면 감사하는 게 당연하지요.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마음을 비운 뒤에 찾아오는 그런 감사가 바로 상생을 실천하는 길입니다.” 한편 이 원장의 후임 교정원장으로는 중앙종도훈련원 김주원 원장으로 결정됐다. 원불교 교정원장은 교단 최고 지도자인 종법사가 지명하고 의회 격인 수위단회(首位團會)에서 이를 추대해 결정한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황우석 유죄, 생명공학 발전의 이정표 되길

    3년4개월을 끌어온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의혹 사건’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어제 1심 공판에서 줄기세포 논문조작 및 지원금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황 전 교수에게 “논문 중 일부가 조작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기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황 전 교수는 2004년 ‘사이언스’지에 기고한 가짜 논문을 이용해 농협과 SK로부터 20억원의 연구비를 받았고 민간 후원금 중 6억 4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8월 결심공판에서 징역 4년을 구형 받았다.‘황우석 사건’은 워낙 쟁점이 복잡하고 전문지식이 필요한 생명공학 분야라 그동안 43차례의 공판이 열렸고 검찰의 수사 기록만 2만여쪽에 이를 정도로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은 학자로서의 연구 윤리와 생명 윤리의 소중함을 일깨웠고 ‘과학의 생명은 진실성’에 있다는 보편 타당한 진리에 손을 들어준 의미가 크다. 다만 향후 생명공학과 미래 의학의 판도를 좌우할 배아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에 미국 등 선진국들에게 따라잡힌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헌정 사상 최대 규모인 110만여명이 줄기세포 분야의 독보적 권위자인 황 전 교수를 위해 탄원서에 서명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럼에도 황우석 사건을 통해 국내외 안팎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아픔도 있었지만 엄정한 생명공학의 잣대가 돼 세계 속으로 뻗어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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