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편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30
  • [특파원 칼럼] 일본 고려촌에서 새해를 맞다/이종락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 고려촌에서 새해를 맞다/이종락 도쿄특파원

    도쿄에서 전철을 타고 북서쪽으로 한 시간 남짓 가면 사이타마현 히다카시에 있는 고려촌(고마노사토)을 만날 수 있다. 668년에 고구려가 망하자 사절단으로 일본에 와 있던 왕족 약광(若光)왕이 고구려인을 이끌고 정착한 곳이다. 고구려 유민이 이주할 당시에는 한민족의 옛 민족명인 ‘고마’라는 이름이 일본열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됐다. 약광왕은 도쿄 인근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고구려 유민 1799명을 모아 한반도의 농업기술을 전수하며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후손들은 약광왕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절 성천원(쇼덴인)과 고려신사를 세웠고, 지금까지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0년 거제 출신의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성천원에 단군, 광개토대왕, 무열왕, 왕인박사, 정몽주, 신사임당의 석상을 세웠다. 조국을 그리는 동포들이 정신적 위안을 받는 장소가 됐다. 신묘년 새해를 앞두고 고려촌을 찾은 발길에는 모국을 잃고 이국에서 떠돌이 신세가 된 약광왕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보고픈 생각이 담겨 있었다. 무려 1343년이 지난 지금의 한반도 정세도 그때와 별반 다를 바 없어 착잡한 마음을 가누려는 뜻도 한몫 했다. 신라가 당나라와 연합해 고구려와 백제를 치던 정세가 남북한이 미국, 중국, 일본의 세력다툼에 휩싸여 있는 지금의 형세를 꼭 닮았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중국과 일본이 보인 행태에 부아가 치밀어 오른 터라 이런 혼란한 마음을 가다듬지 않고는 산뜻한 새해를 맞이할 수 없을 듯했다. 미국과 양대 강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최근에 보인 오만함에 지금도 기분이 개운치 않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사설에서 “중국은 한국을 손봐줄 지렛대가 많아 그중에 하나만 사용해도 짧은 시간 안에 한국 사회를 뒤흔들 수 있다.”는 등의 표현들은 거칠고 무례하기 이를 데 없다. 중국 어선이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단속하는 우리 해경 경비정을 들이받다 전복한 사고에 대해서도 중국은 안하무인이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마치 한국이 잘못을 여러 차례 시인해 수용했다는 식의 입장을 나타냈다. 일본 정부가 최근 보인 모습도 중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달 “유사시 일본인 납북 피해자 등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 측과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간 총리의 발언은 한·일 양국 정부에 의해 즉각 부인됐지만 단순한 실수로만 여길 일이 아니다. 한반도의 사태를 바라보는 일본의 속내를 무심코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최근 들어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한·일 군사협력의 의도도 유사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노림수로 보인다. 일본의 군국주의 정권이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킨 뒤 합방을 추진했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간 총리의 발언을 쉽게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부터 중국과 북한을 감시할 수 있는 미국제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도입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정찰기는 공해상에서 고성능 센서와 레이더로 최대 반경 550㎞를 정찰 감시할 수 있다. 적외선 탐지기 등으로 지상의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중국과 한반도를 속속들이 볼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의 군사시설 또한 고스란히 촬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미·일 3국의 전략적 소통과 공동대응태세가 급속히 추진되고 있지만 일본을 아군으로만 보기에는 뼈아픈 과거사가 있지 않은가. 한반도의 위기가 되풀이될 때마다 미국과 일본·중국 등 주변 강대국에 상처를 입었던 지난 역사가 곱씹어지는 요즘이다. 새해에는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원년(元年)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jrlee@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집행부·의회 갈등 해소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집행부·의회 갈등 해소

    민선 5기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은 접입가경이다. 단체장과 다수당의 정당이 다른 지자체에서는 지자체 역점사업을 놓고 양보 없는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만 터진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한 지 오래다. 주민 복지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빠져 있는 의회도 꼴불견이다. 서울시의회는 새해 예산 법적 처리기일을 넘겼다. 집행부와 의회 다수를 점한 민주당과의 갈등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를 ‘부자급식이자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시의회 민주당이 조례안을 의결하자 시정질문에 출석하지 않는 등 시의회와의 시정 협의를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의 정당한 견제와 감시 권한이 훼손됐다.”고 주장한다. 성남시에서는 시의회가 이재명 시장의 핵심공약과 시 산하기관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고 복지예산인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을 깎자 이 시장이 절차와 규정에 없는 의회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과천시는 의회가 의원발의로 개정한 ‘과천시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안’이 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며 재의 요청을 검토하는 등 반발했다. 화성시의회는 예산심의를 하면서 교육 관련 예산을 줄줄이 삭감했다. 학교 지원 예산은 도교육청의 예산과 직결되기 때문에 해당 학교 입장에선 손해가 막심했다. 신입생 학부모는 “건물만 덩그러니 짓고 학생들만 뽑았다고 해서 명문학교가 되겠느냐. 이런 여건 속에 과연 21세기를 이끌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와 도의회도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도 공무원들은 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계수조정을 통해 400억원을 삭감하자 “도를 무장해제시키는 것과 같다. 이 정도의 예산 칼질은 처음 본다.”고 혀를 찼다. 도와 도의회는 친환경급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도는 무상급식이 아닌 친환경급식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친환경급식 등 지원’에 4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물론 삭감된 예산의 상당부분도 살려냈다. 양쪽 모두 명분을 찾으면서 ‘윈윈’하는 길로 합의를 본 것이다. 유연채 도 정무부지사는 “집행부와 의회 모두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여당 집행부와 야당 도의회가 원만한 타결을 통해 새해 예산을 통과시킨 것은 새로운 정치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의원 모럴해저드 점입가경 외유성 해외연수·폭행에 성추행 추태까지 민선5기 지자체 출범 6개월이 지났는데도 지방의회 의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점입가경이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 성남시 의원들은 수천만원을 들여 외유성 출장을 나섰다가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자체의 사업성 경비는 깎으면서도 별 소득 없는 해외 출장은 빼먹지 않고 다녀오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꼴불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 존폐론까지 나올 정도다. 그래도 ‘숲’을 보자며 지방의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가 많지만 지방의회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비난의 강도를 낮추지 않는다. 해외연수는 특히 지적의 대상이다. 말이 연수지 대부분 외유다. 상당수 지방의회가 남은 예산을 쓰기 위해 해외연수를 급조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임기 말에는 노골적인 외유성 출장이 극에 이른다. 성남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시가 지불유예를 선언한 지난해 10월 10박12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프로그램은 고작 워싱턴·뉴욕시내 관광, 나이애가라 폭포 관광, 캐나다 토론토·오타와 문화탐방 등에 그쳤다. 평택시의회도 두 달 넘게 파행을 겪다가 원 구성을 마치자마자 해외연수를 추진해 논란을 빚었다. 충북도의회 모 상임위원회는 해외연수 경비가 남자 해외연수를 급조, 3박4일간 중국으로 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기 과천시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해외연수계획서는 물론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하는 등 개선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 괴산군의회는 새해 예산안 가운데 의원 해외연수비 전액을 삭감하기도 했다. 폭행사건도 꼬리를 물었다. 경기 시흥시의회 A의원은 송년회 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여 상대방이 입원하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대구시 중구의회 의원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공무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대구시의회는 의원간담회 자리에서 의원들끼리 통장 심사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이다 찻잔을 집어던지는 사건을 일으켰다. 경기 고양시의회 모 의원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지방의회의 병폐를 개선해야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연수기획을 여행사가 아닌 정책전문기관이나 시민단체, 학계에서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현우 경기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의원들의 국외여행은 사후관리 결과보고서 작성만 의무화하고 있을 뿐 체계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본래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절차적으로 사전 심의제도와 사후관리제도를 강화하고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종합·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주민행복 ‘3安(안전·안심·안정)’서 나온다 강북구 ‘아토피 안심학교’ 운영 수원시 24시간 민원상황실 인기 경기 안양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 서예은(12)양. 서양은 지난해 말 가정 붕괴와 우울증으로 등교까지 거부하는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가 안양시의 도움으로 겨우 행복을 되찾았다. 서양의 부모가 건강이 좋지 않아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데다 100일 된 동생을 사고로 잃었다. 치료비는 그만두고 생계비조차 벅찼다. 가정 불화는 아이의 우울증으로 번져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이때 희망을 준 곳이 바로 안양시였다. 시는 서양과 부모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낡은 집도 고쳐줬다. 붕괴 일보 직전의 가정을 다시 세워주면서 서양은 웃음을 되찾았다. 민선5기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지방자치단체는 한결같이 ‘서민 속으로’를 외치며 현장 행정에 뛰어들었다. 특히 보편적 복지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며 재난관리 중심으로 형성됐던 지자체의 사회안전망이 폭을 넓혀 개인의 생활과 밀접한 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또 정부-광역지자체-기초자치단체-민간으로 이어지는 통합시스템 구축은 해당 지자체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안전(安全)·안심(安心)·안정(安定)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민들의 행복이 3安에서 나온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원·의정부시 등은 24시간 문을 여는 민원 상황실을 운영, 잠들지 않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 도로파손 복구, 단수 지역 비상급수, 지하철공사로 인한 야간소음민원 현장출동, 가출여성청소년 여성전문쉼터 입소조치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주민 욕구가 새벽시간에도 해결된다. 안산시는 보건소까지 24시간 운영돼 새벽시간 생명과 직결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민 안정을 위한 쉴 새 없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 생활주변 145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노인과 청소년지도협의회 회원 400여명이 학교 주변 순찰에 나서 부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강북구는 아토피 질환의 예방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아토피 안심학교를 지정·운영하는 등 특정 질병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으로 단순한 취약계층 구제정책에서 벗어나 좀 더 촘촘하고 개인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민선 5기 지자체들이 향후 추구하는 주민 행복정책 방향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잠룡들의 대선전망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잠룡들의 대선전망

    2011년은 정치권의 부침(浮沈)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4년차에 접어드는 데다 총선과 대선이 모두 1년 앞으로 다가오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여야 잠룡들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활동에 나설 것이고, 각 정당은 총선 승리 및 정권 창출을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2012년 각 정당과 차기 주자들 앞에 놓일 호재와 악재를 짚어 봤다. ●與 박근혜 절대우위 굳히기 오세훈·김문수 대항마로 2011년은 여야 ‘잠룡’들이 대권 준비에 ‘올인’하는 해이다. 잠재적 후보들이 수년 동안 쌓아온 내공과 정국에 대처하는 감각,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 악재를 호재로 돌려 놓는 돌파력, 대중을 이끄는 동원력 등 모든 정치력이 총동원되는 무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여권의 대권구도는 ‘박근혜 VS 비(非)박근혜’ 구도로 짜여졌다. 1952년생으로 용띠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012년 용띠 해에 권좌에 오르기 위해 2011년 토끼의 해를 분주하게 보낼 예정이다. 30%를 웃도는 견고한 지지율이 바탕인 ‘대세론’은 박 전 대표에게 확실한 호재다. 만약 2012년 상반기까지도 ‘절대 우위 구도’가 유지된다면 2012년 승부는 사실상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지지율이 보여주고 있는 높은 응집력이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갑자기 이완될 것도 아니고, 2002년의 노무현처럼 들불과 같이 번져갈 휘발성을 갖춘 새로운 후보를 또 다시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젠 정책에서도 응용 문제를 능수능란하게 풀 정도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꿈꿨던 나라가 바로 복지국가”라며 복지담론을 바탕으로 대선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성장을 중시한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고, 진보진영의 공세에 맞대응하려는 전략이다. ●박 前대표, MB와 차별화·진보진영 공세 맞대응 전략 그렇다고 앞길이 마냥 탄탄대로인 것은 아니다. ‘여성대통령 불가론’, ‘독재자의 딸은 안 된다는 당위론적 불가론’, ‘베일에 싸인 박근혜가 검증과정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적 불가론’에다 ‘계파에 갇힌 권위적 리더십 불가론’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친지들에 대한 선물로 계영배(戒盈杯·넘침을 경계하는 잔)를 애호한다고 한다. 이제 자신을 위해 계영배를 마련해야 한다. 여권 내 박근혜 대항마로는 우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꼽힌다. 오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명숙 전 총리를 내세운 야당의 총공세 속에서 어렵게 살아 남았다. 특히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등 야권의 차세대 주자들이 떠오르면서 1961년생인 오 시장이 여권의 새 희망이 됐다. 오 시장의 경쟁력은 개혁 이미지와 서울시정의 성과들이다. 정치 입문 전 활발한 언론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개혁 이미지는 17대 국회를 거치면서 ‘오세훈 브랜드’로 굳어졌다. 오세훈의 개혁 이미지와 서울시장 경력은 부동층이 다수인 수도권 중간층을 흡수해낼 수 있는 요소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의원들 대다수가 2012년 총선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오 시장을 간판으로 내세워 난국을 타계하려 할지도 모른다. 다만 서울시 의회가 여소야대여서 오 시장의 정책이 번번이 막히는 것은 악재다. 야권의 대표 정책인 ‘무상급식’을 막는 모습에서 그의 한계가 나타나기도 한다. 오 시장의 한 핵심 참모는 “2011년은 서울시정의 원숙기로 오 시장의 능력이 제대로 드러날 것”이라면서 “다만 원칙을 지키며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 가장 일찍 대권 행보를 시작한 이는 김문수 경기지사다. 51년생으로 토끼띠인 김 지사는 올해 다양한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그는 때로 청와대와의 정면충돌도 마다하지 않았고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사태 등 안보정국에서는 보수우파의 목소리를 강력하게 대변했다. 반면 지난 연말에는 무상급식 예산을 둘러싼 경기도의회와의 갈등 속에서 400억원에 달하는 친환경급식 예산 편성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는 유연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선판도 뒤집을 힘 가진 이재오장관 또 다른 변수 김 지사는 새해 초 지지자모임인 광교포럼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조직이었던 안국포럼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대선전략은 물론 조직, 정책 등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의 최대 강점은 현장을 누비는 단체장 특유의 감각과 당당하게 할 말은 하는 배포이다. 중앙정치에서 한발 물러 서 있는 것과 보수층이 여전히 그의 사상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은 넘어야 할 장벽이다. 여권 대선 경쟁에서 또 다른 변수는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킹’보다는 ‘킹 메이커’ 이미지가 강하지만 대선 판도를 뒤집을 힘을 가졌다. 친이계를 규합해 대선 후보를 고르고 교체하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고,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등을 계속 던질 힘이 있기 때문에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野 ‘反 MB’ 프레임 확산 전망 손대표 ‘정치력’ 위상 결정 대선 1년 전은 항상 여권의 이완을 불러왔다. 2006년만 해도 5·31 지방선거 이후 참여정부 국정지지도가 10%대까지 떨어졌다. 이 경험칙에 2011년을 대입해 본다면 ‘반(反) 이명박’ 프레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잠룡들에겐 기회의 공간이 열린다. 대선주자의 위상을 인정받는 신뢰회복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2011년은 4대강 사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여권의 핵심 정책들이 현실화되는 시기다. 국민적 평가가 집중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야권 대선주자들은 어느 때보다 경쟁력을 요구받게 된다. ●여권 핵심정책들 현실화 시기… 야권 연대 강조 배경으로 여권 잠룡들과 달리 호재와 악재가 맞물려 있는 측면이 상대적으로 크다. 대선 구도가 ‘박근혜’ 1인 지형으로 굳어진 여권에 견줘 아직은 다자 구도로 짜여져 있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더한다. 야권 연대가 유난히 강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야권이 맞게 될 호재와 악재, 어느 경우라도 책임성 측면에서 선두에 있다. 정치력과 대안 제시력에 따라 위상이 달라진다. 당 대표 임기도 1년이다. 2011년은 마지막 승부처다. 이전 야권 잠룡들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도권 후보다.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콘텐츠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대선 구도가 유·무능 프레임으로 형성되면 비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대변하는 후보’(정체성)에서 ‘승산 있는 후보’(경쟁력)로 기준이 옮겨간다면 야권 연대 과정에서도 승산이 있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약하다. 당내 지도체제 경쟁이 식지 않고 야권 내부 경쟁이 순탄치 않게 진행된다면 누구보다 치명타를 입게 된다. 지지층의 확장성은 높지만 충성도는 낮다. 진보개혁 진영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요구받는 이유다. ●유시민·정동영·정세균도 승부수 던질 듯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손 대표와 반대 요소가 많다.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다. 정치 활동이 없었을 때도 꾸준히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후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열성적 지지층만큼 비토층도 만만찮다. 역대 대선을 관통했던 화두는 ‘경제’였다. 18대 대선은 복지와 인권 등 ‘가치’ 중심의 화두가 강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과 다수의 집필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유 원장은 “2011년은 전국 선거가 없는 해라 정책 연구와 저서 집필에 차분히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을 자신했다. 그러나 ‘당과 대선 주자’ 관계는 다른 후보와 차이가 있다. 민주당 후보들은 당의 구심력에 편승할 수 있지만 유 원장은 국민참여당을 이끌고 가야 한다. 야권 연대가 ‘세 대결’로 흐르면 유리하지 않다. 요즘 각종 강의와 집회 참석 등 대외 활동이 많은데도 몸무게가 불고 있어 걱정이라고 한다. 민주당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은 야권의 적통성이 강한 후보다. 야권은 차세대 주자층이 여권보다 두껍다. 특히 민주당은 더욱 그렇다. 세대교체 바람이 불게 되면 가장 흔들릴 수 있는 후보라는 뜻도 된다. 민주당 내에서 손 대표의 정치력에 따라 상수가 될지, 변수에 그칠지 판가름 날 수 있는 현실적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둘다 호남 후보다. 승부처인 수도권의 확산성이 부족하다. 때문에 두 후보 모두 ‘플러스 알파’에 주력하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보편적 복지’, ‘부유세’, ‘담대한 진보’ 등을 주장하며 진보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장관을 지낸 터라 한반도 문제와 외교안보 분야에 해박하다. 2011년의 남북관계가 정권 안보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 안보 차원으로 번질 경우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그러나 18대 총선 당시 탈당 등 정치적 신뢰 회복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당내 만만치 않은 지분을 갖고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야권 연대의 틀을 짤 때 유리하다. 실물 경제에 능통한 기업인 출신에다 산업자원부 장관, 정책위 의장 등의 경력에서 드러나듯 경제 정책 전문가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때부터 수차례 당의 ‘구원투수’로 뛰었음에도 국정의 ‘구원투수’로는 각인되지 못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국가공무원 내년 2347명 공채

    국가공무원 내년 2347명 공채

    내년도 9급 국가공무원 채용규모가 1529명으로 올해(1719명)보다 190명 줄어들고, 5급 공채 외교통상직 선택과목에 아랍어가 추가된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이런 내용의 2011년도 국가공무원임용시험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채용인원은 총 2347명으로 5급 행정분야는 올해와 같은 327명이다. 5급 외무분야는 30명, 7급 461명, 9급 1529명 등이다. ●5급행정 327명 뽑아 7급 선발 인원은 올해보다 15명 늘어나지만 9급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6급 이하 정년연장의 영향으로 올해 대비 190명이 줄어든다. 서필언 행안부 인사실장은 “6급 이하 정년이 2013년까지 기존 58세에서 60세로 단계적으로 연장됨에 따라 2008년 784명이었던 퇴직인원이 지난해 269명으로 515명이나 줄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채규모는 2008년 4868명, 지난해 3291명, 올해 2527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해 35명을 뽑았던 5등급 외무분야는 5명 줄어든 30명을 선발한다. 특수지역 외교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영어능통자(2명) 외에 러시아어·아랍어 능통자도 1명씩 내년에 처음 선발한다. ●7·9급 장애인 108명 선발 7·9급 장애인 모집 인원은 공안직을 제외한 선발인원(1620명)의 6.7%인 108명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저소득층 구분모집 인원은 9급 공채 선발인원(1529명)의 1%인 16명이다. 지역구분 모집 인원은 332명으로 지자체에서 근무할 5급 40명과 정부통합전산센터 등 국가의 지방 현업기관에서 일할 9급 292명이다. 한편 내년부터 행정고등고시와 외무고등고시의 명칭이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으로 바뀐다. 5급 공채 외교통상직은 2차 시험 선택과목에 아랍어가 추가된다. 9급 공채 검찰사무·마약수사직 시험과목 중 ‘형법총론’과 ‘형사소송법개론’은 각각 ‘형법’과 ‘형사소송법’으로 바뀐다. ●7급 일부 자격증 가산점 폐지 또 정보화자격증이 보편화됨에 따라 예고됐던 대로 관련 자격증 가산점 비율이 최대 3%에서 최대 1%로 낮아진다. 예컨대 7급 공채에서 정보관리기술사, 정보처리기사, 전자계산조직응용기술사, 전자계산기조직응용기사 자격증은 가산점 비율이 3%에서 1%로 줄어든다. 워드프로세서 2·3급, 컴퓨터활용능력 3급 등 일부 자격증의 가산점은 폐지된다. 행안부는 실무직 공무원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내년부터 7·9급 공채 최종 합격자에게도 합격증서를 발급해줄 계획이다. 내년에 가장 먼저 시행되는 공무원 선발 시험은 5급 공채 시험으로 1월 17일부터 원서를 접수하고 2월 26일 1차 시험을 치른다. 응시예정자들은 사이버국가고시센터의 보안조치 강화에 따라 사전에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2011년도 국가공무원 임용시험계획은 1월 1일 관보와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kr)에 공고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시의회와 충돌…오세훈 시장 인터뷰 “미래 걸린 일 절대 타협 안해”

    시의회와 충돌…오세훈 시장 인터뷰 “미래 걸린 일 절대 타협 안해”

    “앞으로 남은 임기가 3년 반인데 시의회에 결코 끌려다닐 수는 없다. 서울, 대한민국 미래를 건 문제를 놓고 타협은 절대 하지 않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단단히 화났다. 시의회가 30일 새벽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단독 증액 편성해 처리한 데 따른 반응이다. 기준 없는 퍼주기식(무상급식) 복지는 단호히 거절하고 대신 소신대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서울형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쨌든 2011년 예산안이 통과됐다. 시정 운영방향과 핵심정책을 설명해 달라. -일자리 창출과 도시경쟁력 강화,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애쓰겠다. 그런데 4년 넘도록 다진 사업을 보복으로 깎아내렸다. 서민을 위한 시프트(장기전세주택)를 앞으로 4년간 2만 5000가구 공급한다. 보육·복지에는 과거에 견줘 더 투자한다. 서울형 어린이집도 3000개까지 늘린다. 복지 혜택을 주기 위해 지금까지 정책을 가다듬었다면, 새해엔 복지전달체계에 열쇠를 쥔 전담인력(동사무소 사회복지사) 인건비를 8% 올려 공무원 수준에 맞출 계획이다. 박봉에 시달리며 열정적으로 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사기 진작 차원이다. →무상급식은 어떻게 되나. -서울형 복지 시스템이 정착단계를 맞았는데, 전면 무상급식 조례안이라는 덫에 걸리고 말았다. 시의회 민주당 측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은 포장만 했을 뿐이다. 돌출적인 복지는 전체 복지 정책을 깨뜨리는 행위다. 중앙정부가 주지 않은 혜택을 론칭해서 저소득층 삶의 의욕을 북돋는 방향으로 체계화시켰는데, 다른 가치를 강요당하고 있는 꼴이다. 서울시 그물망 복지가 갑자기 된 게 아니다. 오늘 단행한 간부 인사도 1기 때 출발한 저소득, 아동청소년,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복지분야 5개 영역의 사업을 다듬자는 뜻이다. →대권 주자들이 앞다퉈 복지정책을 내놓고 있다. 바람직한 복지정책의 방향은. -복지에 출산과 양육까지 넣겠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복지관은 진일보해 눈에 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시행할 것이냐에 대한 구상은 빠졌다. 총론수준에 머물러 있다. 진정한 복지는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자립형 복지, 보편적 복지, 참여형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서울형 그물망 복지를 뛰어넘는 청사진을 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야당이 주장하는 ‘퍼주기’식 복지엔 도덕적 해이가 따른다. 반드시 증세 문제와 연결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자립형 복지는 자립의지가 강한 만큼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다. 가난한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표적인 게 희망플러스통장이다. 보편적 복지는 시프트라든가 교육복지 형태로 시작한 학교폭력·학습준비물·사교육비 없는 ‘3무 학교’와 서울형어린이집 등이다. 녹지 확충과 공기질 개선 등 건강복지, 무료나 저가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촘촘하게 영역별로 만들어 놓겠다. 참여형 복지는 세금만으로 복지정책을 펴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 내실을 다져 많은 혜택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디딤돌사업이 그것이다. →국방을 앞세우는 대권주자도 있다.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울 분야가 있는지. -‘품격’이라고 하겠다. 21세기엔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 중국·일본과 경쟁해 이기려면 어떤 가치가 필요하고,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품격 넘치는 나라로 가꾸기 위해 경제도 발전하고, 안보에도 신경을 쓰고, 문화나 디자인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청렴과 창의력 위에 제대로 된 문화자본을 증진시킬 때 진정한 선진국으로 우뚝 서 국제사회 리더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국운 상승의 여건이 되는 기간과 그렇지 않은 기간이 있다. 중요한 것은 생산가능 인구와 소비가능 인구가 최정점에 있다가 10년 뒤부터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 달러로 치고 올라갈 기회는 10년 정도이다. 그러나 위기상황에 놓여 안타깝다. 강한 경종을 울리지 않으면 고통만 맞이할 것이다. 그런 얘기를 계속하겠다. →의회에 초강경으로 맞서는 게 (조기 사퇴의 빌미로) 대통령 선거를 향한 행보라는 주장도 있다. -전혀 사실 무근이다. 그래서 더욱 시의회 예산항목 신설에 동의할 수 없다. 대선 행보를 하려면 무상급식이 주는 따뜻한 느낌을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되레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시의회가 굵직한 사업 예산을 3000억원 넘게 깎았는데 사업을 1년쯤 늦추는 것보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작금의 사태를 계기로 복지 포퓰리즘의 위험을 알리는 게 우선이다. →지나친 갈등으로 시민생활과 직결된 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적잖다.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에 앉았지만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게 더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의회와 공존 기간이 3년 6개월이나 남았다. 이 기간에 보다 더 효율적인 시정을 펼치기 위한 분수령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 지금대로라면 시의회와의 효율적인 시정 협의가 불가능해진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다시 시의회에 경고한다. 시민들께는 정말 죄송하다. 역량을 발휘해 시의회를 설득했어야 했는데, 예산이 현안으로 떠오르다 보니 평행선을 달리게 됐다. 제 능력의 한계라고 본다. 이런 일이 줄어들도록 힘쓰겠다. 송한수·문소영·장세훈기자 onekor@seoul.co.kr
  • 갑상선암 ‘쑥’ 간암 ‘뚝’

    최근 10년간의 암종별 증감 추이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고령화 등 한국인의 달라진 삶을 반영하고 있다. 또 암 진단 기술의 발달과 조기검진의 증가도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최근 발표한 국가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10만명당 암 발생자는 219.9명이었던 1999년과 비교해 2008년은 286.8명으로 해마다 평균 3.3%씩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주요 암종 가운데 위암의 연간 변화율이 -0.5%로 나타나는 등 간암(-2.0%), 폐암(-0.7%) 등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갑상선암은 연평균 증가율이 25.3%나 됐고 전립선암(13.5%), 대장암(6.9%) 등도 큰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의 경우에는 갑상선암(25.7%), 유방암(6.5%), 대장암(5.2%) 등이 증가했고 위암(-0.5%), 자궁경부암(-4.4%) 등은 감소했다. 이들 갑상선암과 전립선암, 유방암 등이 전체적인 암 발생률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갑상선암은 초음파검사가 보편화되면서 환자가 급증했다. 그만큼 암을 잘 찾아낸다는 뜻이다. 대장암도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라 남녀 모두에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암 발생률 3위에 올랐다. 반면 국내에서 빈발하던 간암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사업과 B형 만성간염 치료제 공급에 따라 감소세로 돌아섰고, 자궁경부암은 19 99년 관련 검진사업 실시 후 감소세로 바뀌었다. 한편 중앙암등록본부는 암 생존자가 앞으로 꾸준히 증가, 2012년에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시론] 근초고왕과 한성백제박물관/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한국고대사 교수

    [시론] 근초고왕과 한성백제박물관/이도학 한국전통문화학교 한국고대사 교수

    백제 역사에는 가려지거나 왜곡된 부분이 적지 않지만 한성백제의 경우는 더욱 심한 편이다. 한성백제는 지금의 서울 송파구에 소재한 한성에 도읍했던 약 500년(BC 18~AD 475)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시간상 백제사의 70%를 점유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고려나 조선과 같은 무려 1개 왕조의 존속 기간에 비견되는 장구한 역사였다. 그럼에도 한성백제의 인지도는 낮다. 웅진백제는 처녀분인 왕릉 발굴과 연계된 무령왕, 사비백제는 허구의 산물인 삼천궁녀와 엮어진 의자왕이라도 연상시킨다. 그러나 한성백제 하면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선뜻 연상되는 왕이 없었다. 물론 이러한 지적은 일반인들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이해도가 기실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최근 KBS 1TV에서 야심작으로 방영하고 있는 대하사극 ‘근초고왕’을 통해 한성백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필요성을 체감하게 된다. 사실 백제 역사상 걸출한 군주인 성왕이 닮고자 했던 이가 근초고왕이었다. 그러니 근초고왕은 한성백제는 물론이고 백제 역사상 웅위한 업적을 기록한 대표적인 군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근초고왕은 남으로는 마한의 잔여 세력을, 동남으로는 낙동강 유역에 진출하여 가야 세력을 제압했다. 근초고왕은 북으로는 고구려를 꺾고, 그 웅자(雄姿)를 찬연하게 드러냈다. 흔히 일반인들의 인식에서 고구려는 강한 나라이지만 백제는 군사적 열세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러나 근초고왕은 고구려를 연속 격파하던 중 결국 고구려 고국원왕의 목을 베기까지 했다. 동북아시아의 강국인 고구려를 꺾었을 정도로 이때의 백제는 군사적으로도 고구려를 압도하였다. 약소국의 대명사처럼 알려졌던 백제에 대한 인식의 일대 전환을 가져오게 한 이가 근초고왕이었다. 흔히들 정복군주 하면 연상하는 고구려 광개토왕이 등장하기 불과 반세기 전에 지축을 흔드는 요란한 말발굽 소리로 한반도를 진동시켰고, 중국대륙과 일본열도를 잇는 거대한 교역망을 구축했던 이가 근초고왕이었다. 700년 백제사의 거의 중간 시점에 등장한 근초고왕은 나머지 절반의 백제사 진행이 가능하도록 국가 조직의 거대한 틀을 완성하였다. 그는 백제 역사의 반환점에 등장하여 백제라는 열차가 왔던 거리만큼 달릴 수 있도록 대대적인 성능 정비와 시설 개선을 하였다. 게다가 새로운 레일도 깔아 미답(未踏)의 세계로도 질주할 수 있게 했다. 그러한 근초고왕의 업적은 진취성과 역동성을 기반으로 한 통일성의 확립이라는 빛나는 성취에서 찾을 수 있다. 때마침 서울시에서는 한성백제박물관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한성백제 유물을 전시하는 특화된 문화 공간이다. 그러한 한성백제박물관에 과연 전시할 만한 유물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지 않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있는데도 굳이 한성백제박물관을 건립하는 일은 중복 투자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모두 기우일 수 있다. 조선왕조에 버금가는 무려 500년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야 할 한성백제박물관이 맡아야 할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일단 동일한 부여 계통으로서 고구려와 경쟁했던 백제의 역사적 위상을 온전히 전달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백제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교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장차 건립될 한성백제박물관은 진폭이 큰 글로벌 군주 근초고왕의 궤적을 온전히 담아내는 것만 해도 벅찬 일일 것이며, 또 그것을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하사극 시청자들에게서 촉발된 대중들의 한성백제, 근초고왕에 대한 1차적 관심을 그것의 역사와 문화유적 등에 대한 2차적, 지속적 관심으로 전이시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러니 한성백제박물관 추진단은 배전의 노력 정도가 아니라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좌고우면하지 않고 박물관 건립 사업을 소신 있게 밀어준 서울시 당국인 만큼, 그 노고가 헛되지 않을 것으로 믿어 본다.
  • “박근혜式 복지는 신자유주의 탈피…선택적 복지 한계 극복에 방점”

    “박근혜式 복지는 신자유주의 탈피…선택적 복지 한계 극복에 방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0일 공청회에서 내놓은 ‘한국형 복지국가’ 담론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신문은 23일 박 전 대표의 핵심 브레인으로 이번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을 설계한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박근혜식 복지’의 개념과 전문가 그룹에 대해 물었다. 2005년부터 박 전 대표와 스터디를 해온 안 교수는 “박 전 대표의 시야가 무척 넓고 깊어졌다.”면서 “요즘은 오히려 내가 배우는 게 많다.”고 운을 뗐다. 또 “전문가 그룹이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 정도로 다양해졌다.”고 소개했다. 안 교수는 이번에 제안한 한국형 복지국가를 ▲전 국민의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 ▲복지 패러다임 및 전달 체계 변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개입으로 정리했다. 안 교수는 특히 “한국형 복지를 야당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나 가난한 사람을 골라내 현금을 지원하는 기존의 선택(잔여)적 복지 중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면서도 “선택적 복지의 한계를 극복하자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또 “박 전 대표가 신자유주의처럼 시장만 중시했다면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를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자주유주의 극복에도 무게를 뒀다. 현 정부가 강조해온 대기업 성장을 통한 ‘낙수(水·트리클 다운) 효과’와의 관계를 묻자 “다르지만, 그것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고용, 복지재정, 주택, 교육 등 핵심 문제들이 빠졌다는 비판에 대해 안 교수는 “사회서비스의 확대 및 공적영역의 강화가 비정규직 문제를 푸는 열쇠”라면서 “기본법은 밑그림만 그린 것이고, 향후 개별법 개정을 통해 세부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핵심 브레인으로 자신 이외에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김광두 서강대 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를 꼽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공시족이 뽑은 2010년 분야별 주요 뉴스

    공시족이 뽑은 2010년 분야별 주요 뉴스

    2010년 한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 수험가는 행정고시 폐지 논란에서부터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촉발된 군 가산점 도입 논란까지 유난히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서울신문은 에듀스파와 함께 공무원 수험생 2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공시족이 뽑은 2010년 분야별 주요 뉴스와 2011년 듣고 싶은 ‘희망 뉴스’를 선정했다. ●정보화 자격증 가산점 축소·폐지 설문조사에 답한 공시족들 중 47%(복수응답)가 올해 수험가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뉴스로 ‘행정고시 폐지 논란’과 정보화 자격증 가산점 폐지 및 축소를 꼽았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행정고시라는 명칭을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으로 변경하고 5급 신규 채용의 30%(100명가량)를 분야별 전문가로 채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무원 채용 시험 개편안을 발표했다. 행안부는 민간 전문가들의 공직 진출 확대를 위해 2015년까지 5급 공채와 5급 전문가 채용 비율을 각각 절반 수준으로 맞출 방침이었지만 이는 행시 정원 축소와 특채 정원 확대로 읽히면서 ‘공시족’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시험을 통한 공개 선발 방식이 아닌 특별 채용으로 인해 비리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채 비리가 터지면서 정부는 행시 개편안도 전면 폐기해야 했다. 행안부는 기존 행시 공채 비율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5급 민간 경력자를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내년 공채부터 가산점이 축소 및 폐지되는 정보화 자격증 소식도 행시 폐지 논란과 동률을 기록, 수험생들이 가산점 변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행안부는 7, 9급 공무원 합격자 90% 이상이 정보화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관련 자격증이 보편화되자 정보관리기술사 등 관련 자격증 가산점 3%를 1%로 줄이고 워드프로세서 2~3급, 컴퓨터활용능력 3급에는 가산점을 주지 않기로 했다. ●연평도 사태에 해묵은 군 가산점 도입 논란 공시족들이 뽑은 사회 뉴스 1위인 ‘북한의 연평도 포격’(40%)은 수험가 뉴스 3위에 오른 ‘군 가산점 도입 논란’(39%)으로 이어졌다. 천안함 침몰(사회 뉴스 3위)에 이어 지난달 23일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대통령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는 지난 6일 국방력 강화안으로 군 복무 기간을 24개월로 환원하고 군 복무 가산점제를 재도입할 것을 건의했다(이후 정부는 군 복무 기간을 21개월로 확정). 이 같은 방안이 알려지자 수험가와 온라인 공무원 수험생 카페에서는 해묵은 군 가산점 찬반 논쟁이 재발했다. 수험생들은 유 전 외교부 장관 딸 특채 비리 등 잇단 외교부 특채 비리 파문(27%)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2011년 공무원 채용 새달 1일 공고 정치·경제 뉴스에서는 응답자의 36%가 ‘시름 깊어진 서민경제’를 선택해 정부는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수험생들은 서민경제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판단했다. 수험생들이 내년에 가장 듣고 싶은 ‘희망 뉴스’로는 ‘공채 인원 확대’가 76%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수험생들은 행안부가 내년 견습 공무원 선발 인원을 10명 더 늘리기로 결정하자 7급 공채 정원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하지만 정부는 지속적으로 공무원 수를 줄일 계획이어서 수험생들의 희망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내년 1월 1일 국가공무원 채용 인원을 공고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박근혜식 복지’ 입법공청회 대선 출정식 방불

    ‘박근혜식 복지’ 입법공청회 대선 출정식 방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한국형 복지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히 최저소득을 보장하는 차원을 넘어 생애단계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급여로 제공해 수요자 중심의 효율적 복지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내용이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바람직한 복지는 소외계층에게 단순히 돈을 나눠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꿈을 이루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바로 개인의 행복이고 국가의 발전이자 최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식 복지’에 대해 “선제적·예방적이며 지속가능하고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통합복지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요즘 선별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에 대한 논쟁이 많은데 저는 이분법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둘이 함께 가야 하고 전 국민에게 각자 평생 단계마다 꼭 필요한 것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한나라당 최고의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무상급식 등 복지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던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공청회는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말을 아껴온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정책 행보’의 첫걸음을 내디딘 날인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열기로 박 전 대표 위력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박 전 대표의 지지자 400여명과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을 비롯해 홍사덕 의원, 이성헌·한선교·이혜훈·구상찬·이정현 의원 등 70여명의 현역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나경원 최고위원, 원희룡 사무총장과 고승덕·김소남·손숙미·원희목·나성린 의원 등 친이계 의원 10여명도 참석해 박 전 대표와 악수를 나눴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화환을 보냈다.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이용섭 의원도 참석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와 함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다. 이른바 ‘감세논쟁’이 벌어졌을 당시에도 소득세 개정을 두고 같은 태도를 취했었다. 박 전 대표는 시작 시간보다 15분 정도 앞서 도착해 참석한 인사들 모두와 인사를 나눴다. 300석의 자리가 마련된 대강당이 꽉 차 많은 의원들이 서서 공청회를 지켜봤고, 2층까지 인파들로 채워졌다. 박 전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동안에는 말이 멈춰질 때마다 지지자들이 박수를 쳤다. 축사를 한 박희태 국회의장은 “복지대국이 되는 것은 피치 못할 우리의 운명”이라면서 “이런 역사적 흐름 속에서 유력한 미래 권력인 박 전 대표께서 오늘 한국형 복지의 기수로 취임하는 날”이라고 말해 지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별세 직전까지 이윤기가 매달린 번역작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고(故) 이윤기가 마지막으로 번역한 ‘천로역정’(섬앤섬 펴냄)이 출간됐다. 모범적인 번역으로 ‘번역문학계의 개척자’로 불리는 고인은 지난 8월 별세하기 직전까지 이 작품에 매달렸다. ‘천로역정’은 영국의 작가이자 목사였던 존 버니언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우화소설이다. 기독교도로서 거듭나기 위한 투쟁, 세속적인 삶과의 갈등을 이겨내기 위한 기독교인의 일생을 그린 ‘영적인 자서전’으로 불린다. 청교도혁명 당시 국교인 성공회에 반대하며 청교도 의용군으로 싸우기도 했던 버니언은 청교도주의 복음 전파를 금지하는 법을 어겨 감옥살이를 하고 이 책을 펴냈다. 이윤기는 책의 제목에 대해 “원래 제목 그대로 번역하면 ‘순례자의 여정’에 가깝지만, ‘천로역정’으로 굳어진 것은 순례자의 궁극적인 목적지가 내세의 하늘나라(천국)라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하늘나라 가는 길’이라는 제목이 우리 시대에 걸맞게 쉽고, 또 그 제목의 의미와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 데 요긴하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1678년 펴낸 1부는 주인공 ‘기독자’가 안락한 생활을 뿌리치고 온갖 모험과 시련을 헤치고 ‘거룩한 성’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1부를 쓰고 나서 6년 뒤인 1684년 별개의 작품으로 쓴 2부는 남편 기독자가 거룩한 성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안 아내가 네 아들을 데리고 떠난 순례의 여정을 담았다. 이윤기는 보편적인 신앙의 편력을 다룬 서사 종교소설인 1권과 달리 2권에서는 저자의 시선이 종파 간의 통혼 문제, 교인들 사이의 응집력 등으로 옮겨간다고 지적했다. 두권의 시선이 이렇게 다른 것은 버니언이 2권을 쓸 당시 비교적 안정된 삶을 누리면서 사회의 정의와 죄악의 속성에 눈을 댈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천로역정’은 삶의 문제를 성서로 풀어낸 작품이지만, 종교나 지역 장벽을 넘어 읽히는 고전이다. 이윤기는 “수많은 인용구와 관용구, 평범한 구어체 문장을 예술적으로 완성한 버니언의 문학은 후세의 문학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고 해설했다. 이어 “같은 신을 섬기면서도 의견이 조금이라도 다른 교인이 있으면 불기둥에 매다는 것까지 망설이지 않던 시대에 버니언은 명백히 독단적인 자신의 의견을 우화로 빚어낸 용감하기 짝이 없는 기독교도였고, 사람들이 말세의 불길한 예감에 시달리던 시대, 교조적인 교리와 경직된 논리가 문필가의 혀끝과 붓끝을 지배하던 그 시대에 그는 피가 통하는 인간의 무리를 통하여 자신의 열정을 창조적으로 드러낸, 분명히 위대한 서사 시인이었다.”고 평가했다. 1만 4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새해 업무보고] 유료방송·지상파 엇갈린 반응

    지상파의 다채널방송서비스(MMS) 도입과 중간광고 허용 등 광고 규제 완화 움직임에 지상파와 유료방송 업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지상파가 시청 점유율이나 광고 시장 점유율에 있어서 여전히 독과점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MMS가 도입되면 유료방송 사업자는 고사 위기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내년에는 스마트 TV라는 또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무료 MMS까지 생긴다는 것은 산업적인 논리로 봐서도 말이 안 된다. 지상파의 독과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유료 방송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갖고 있던 기득권을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춰 계속 유지하려는 것”이라면서 “수많은 시행 착오 끝에 이제 겨우 유료방송이 안착하려고 하는데 또다시 지상파 중심으로 간다면 유료방송 업계는 붕괴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지난 16일 각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자 서비스 강화 공동사업 추진’ 협약을 맺고 무료 다채널 서비스 추진을 위한 공조 체제 강화에 나선 KBS, MBC, SBS, EBS는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상파는 MMS가 디지털 방송 시대를 맞아 무료 보편적인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관계자는 “시청자 입장에서 디지털 방송은 화질 개선과 다채널 시청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면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지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는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윤섭 MBC 뉴미디어기획 부장은 “사회적인 책무를 갖고 있는 지상파는 디지털 환경에서 빈부 격차에 따른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MMS 활용 등)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통신업계는 디지털 방송 전환 이후 지상파로부터 회수될 주파수 대역 활용 방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회수될 주파수를 이동통신에 활용할 경우 데이터 트래픽 폭증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신진호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중국은 北 연평도발 꾸짖는 러시아를 보라

    러시아가 북한의 잇단 탈선 행위에 확실하게 선을 긋고 나왔다.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그제 북·러 외교장관 회담에서 강한 어조로 북의 연평도 포격을 비판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북의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에도 쐐기를 박았다. 우리는 국제외교의 보편적 잣대를 들이댄 러시아의 선택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한의 후견국 지위에만 매달리고 있는 중국의 태도 변화를 주시하고자 한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은 장관회담에서 연평도 포격은 남한의 선제공격 탓이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 그러나 “남한 영토에 대한 포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러시아 측의 싸늘한 반응을 접해야 했다. 러시아로선 흑백을 분명히 가린 셈이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연평도 사태의 해법으로 6자회동을 고장난 축음기처럼 되뇌고 있다. 장위 대변인은 “북한도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 동의했다.”고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방북 성과를 자랑했다. 서울에서 피해자인 남과 가해자인 북을 동렬에 놓고 상호 자제와 6자회동 참여를 요구했던 황당한 태도 그대로였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국제 도의에도 어긋나지만 긴 눈으로 볼 때 동북아의 안정을 해치는 일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중재안으로 내놓은 6자회담 카드는 발상이나 시기 모두 문제다. 당장 6자회담이 열려 북핵문제 대신 연평도 도발을 놓고 남북이 입씨름을 벌이는 경우를 상정해 보라. 민간인까지 살상한 북한의 엄청난 만행의 초점만 흐리는 꼴 아니겠는가. 더욱이 북측은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이어 풍계리와 영변에서 갱도 공사로 추가 핵실험 가능성까지 시위하고 있다. 핵 포기가 아니라 단지 6자회담 참여 그 자체를 생색내며 식량과 에너지 원조를 챙기고 회담 테이블 뒤에서 핵 개발을 계속하는 북의 전술에 무한정 놀아날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중국 지도부의 입장에선 순망치한 격인 북한정권의 곤경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의 군사 도발이나 핵 개발까지 모른 체해서야 될 말인가. 이는 소수민족 분쟁과 일당지배 등 숱한 내부문제를 안고 덩치만 키우는 중국에 대한 주변국의 경계심을 키우는 일일 게다. 중국은 패권경쟁의 시각으로 북한의 불량한 행태를 두둔하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스스로의 입지를 좁히는 일임을 깨닫기 바란다.
  • [사설] 용두사미로 끝난 제약사 리베이트 근절책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간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 시행규칙을 놓고 말들이 많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업체와 받은 의·약사를 모두 처벌한다는 쌍벌제의 처벌조항이 흐지부지된 탓이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시행규칙에 경조사비며 명절선물, 강연료, 자문료의 허용기준을 제시했지만 최종 심의과정에서 모두 빠졌단다. 규칙대로라면 원칙적으로 리베이트는 금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적발될 경우만 보편적 관행인지, 판촉차원의 리베이트인지를 조사키로 했다니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식 단속이 될 게 뻔하다. 정부가 호언한 리베이트 근절책이 고작 이정도라니 허탈할 뿐이다. 이번 시행규칙은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리베이트 쌍벌제의 하위법이다. 리베이트 수수 당사자를 함께 처벌할 구체적 근거가 없는 만큼 단속의 실효성이라도 갖추자는 고육책인 셈이다. 복지부가 시행규칙안을 마련할 때부터 모든 의·약사를 잠재 범죄자 취급한다느니, 리베이트의 음성화를 더 부추길 것이라느니 따위의 지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최소한의 관행적 인정범위를 정해 환부를 도려내려던 처벌규정마저 삭제됐으니 단속 차원에선 별반 나아질 게 없어 보인다. 규제개혁위원회 등은 리베이트 허용기준 적시가 오히려 리베이트를 양성화할 것이라 우려했다지만 현실을 외면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복제 신약값의 20∼30%가 리베이트이고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연간 2조원을 웃돈다는 공정거래위의 발표도 있고 보면 잠꼬대로만 들릴 뿐이다. 병을 고치려면 근저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리베이트의 원인을 방치하면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다. 국내 제약업체의 판매관리비가 제조업체의 3배를 넘는 반면,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3.6%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 대신 음성적 마케팅과 거래로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단절하지 않으면 국민피해는 물론 건보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음성적 거래를 막을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약사들이 신약 및 연구개발에 주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리베이트 근절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 [사설] 종교계 ‘정치적 갈등’ 자성과 지혜로 풀어라

    종교계의 내우외환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불교계는 현 정부에 등을 돌리며 여권 인사의 입산을 거부하는 산문(山門) 폐쇄로 초강수를 던지고 나섰다. 가톨릭계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찬반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최고 어른인 추기경마저 공격하는 ‘자해식 논란’을 벌이고 있다. 종교계가 안팎으로 빚는 갈등 양상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최악의 상황이다. 현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제자리를 잡아야 할 때다. 여권은 불교계와 소원해진 관계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을 여러 차례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를 챙기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현 정부 들어 불교계가 홀대 받는 것으로 인식할 만큼 갖가지 일들이 벌어졌고, 템플스테이 예산문제가 이를 폭발시킨 것이다. 불교계가 단지 돈 몇푼에 이처럼 등을 돌리게 된 것만은 아니다. 불교계의 이반을 가져온 원인은 정부·여당에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정진석 추기경이 4대강 사업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원로사제와 정의구현사제단으로부터 호되게 당하고 있다. 사제단은 ‘추기경의 궤변’이라며 거칠게 대들고, 원로사제들은 ‘추기경의 과오’라며 서울대교구장직 용퇴를 요구한다. 이 모든 게 정치와 종교의 경계선이 모호해진 데서 출발한다. 현 사태의 심각성은 이같은 갈등이 종교를 넘어 정치적 갈등으로 확산된다는 점에 있다. 무엇보다 여권이 종교계 표심을 의식해 정치적으로 접근하면서 화근을 키웠다는 점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종교계가 편향 시비를 제기할 만큼 적지 않은 실수를 저지른 과오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종교계 역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보편적 가치로 보기 어려운 세속적 이슈에 지나치게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 과연 이 시대 종교의 본분인지를 되돌아 볼 일이다. 정치권의 자성과 종교계의 지혜가 절실하다.
  • 정추기경 4대강 발언 책임 서울대교구장직 사퇴 촉구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개발 관련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천주교 젊은 사제들에 이어 원로 사제들까지 가세해 정 추기경이 겸임하고 있는 서울대교구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함세웅, 김병상 몬시뇰, 문정현 신부 등 천주교 원로 사제 25명은 13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추기경의 말씀에 부끄럽고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추기경이 주교회의의 구체적 결론에 위배되는 해석으로 사회적 혼란과 교회 분열을 일으킨 것은 분명히 책임져야 할 문제인 만큼 추기경은 용퇴의 결단으로 그 진정을 보여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생명과 평화라는 보편 가치에 위배되는 발언이며 주교회의 결정을 왜곡했다.”고 추기경의 발언을 반박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디지털시대 종이 X-마스 카드 ‘부활’

    디지털시대 종이 X-마스 카드 ‘부활’

    “스탬프를 찍으시고 장식을 하면 됩니다. 어렵지 않죠?” 지난 11일 서울 홍익대 인근 공방. 22세부터 35세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인터넷 카페 회원 8명이 크리스마스카드 만들기에 한창이다. 김희선(30·여)씨는 동료들에게 카드에 잉크로 도장 모양을 새겨 넣는 ‘스탬프 아트’를 가르쳐 주고 있었다. 김씨는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카드보다는 나만의 정성이 듬뿍 담긴 종이 카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들에게 보낼 카드를 만든 이모(28)씨는 “내가 만든 카드를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붙여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잊혀져 가던 ‘종이’ 크리스마스카드가 부활하고 있다. 요즘은 이메일이나 모바일 문자메시지로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는 것이 보편화된 게 사실. 하지만 오랜 추억을 되살리듯 손수 쓴 크리스마스카드를 빨간 우체통에 넣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아예 직접 카드를 만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크리스마스카드의 부활은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충일 옥션 문구산업용품 팀장은 “올해의 경우 종이 카드류 판매가 지난해에 견줘 3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종이 카드의 부활은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 사회가 디지털화될수록 아날로그에 대한 감성이 커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메일 등을 대신한 손글씨나 필름 카메라가 인기를 끄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남자 친구에게 우편으로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낼 예정이라는 박모(29)씨도 “이메일 카드가 차가운 느낌이라면 종이로 된 카드는 따뜻한 느낌”이라면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롭지만 그만큼 더 진한 감동과 사랑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30~40대 중장년 세대의 관심이 높다. 회사원 이모(39)씨는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도 사람 향기를 담은 건 종이 카드”라면서 “학창 시절 문방구에서 스티커와 반짝이풀을 사고 또박또박 안부를 적어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던 향수가 떠올라 종이 카드를 다시 찾게 된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아날로그적인 종이 카드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실용적인 의사전달과 상징적인 전달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이메일이 보다 편리하겠지만 크리스마스카드 같은 오프라인 매체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손으로 쓴 글자가 주는 훈훈함과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종이 카드는 이메일 등으로 보낸 카드가 주는 이미지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오후 10시 25분) 빼곡한 주택가 가운데 자리 잡은 우리나라 최초의 통합 어린이집, ‘곡교 어린이집’. 이곳 아이들은 언제나 친구들의 손을 꼭 잡고 다닌다. 계단을 올라갈 때, 바깥으로 외출할 때 자연스럽게 먼저 손을 내미는 아이들.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기보단 자신의 친구이기 때문이다. ●KBS 스페셜(KBS1 일요일 오후 8시) 세계는 ‘디지털 전환’ 진행 중. 2012년, OECD 30개 국가 중 26개 국가가 디지털 TV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선진국의 공영방송들이 앞다퉈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 정보 격차를 최소화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보편적 컨텐츠를 구현하기 위한 공영방송 KBS의 역할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결혼해주세요(KBS2 토요일 오후 7시 55분) 이혼이 소문난 것을 알게 된 종대는 노발대발하고, 순옥은 힘든 태호를 위로한다. 태호는 폭력 사건이 문제가 되어 정직 처분을 받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정임은 마치 자신의 성공이 태호를 짓밟고 이룬 것 같아 괴롭기만 하다. 한편 종남과 인표는 술을 마시다 우발적인 사고를 저지르고 마는데…. ●욕망의 불꽃(MBC 일요일 오후 9시 50분) 정숙을 만나고 돌아온 영준은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애리를 발견한다. 서울로 돌아가서 태진에게 빌자는 말에 영준은 정색을 하고, 애리는 영준이 좋아하는 여자가 누군지 수소문한다. 민재는 이야기 도중 쓰러진 인숙을 병원으로 옮기고,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토요일 오후 11시 10분) 지난 11월 23일 일어난 연평도 도발은 휴전 이후 처음 일어난 북한의 직접적인 포격 사건이었다. 2명의 군인과 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불안을 안겨주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막기 위한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점검하고, 한반도 긴장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OBS초대석(OBS 토요일 오전 6시 55분) 경기도 의정부시 안병용 시장을 초대해 의정부시의 최근 중점 현안인 호원 IC 개설 및 경전철 도입, GTX 등 교통관련 문제에 대해 들려준다. 특히 취임 이후 경전철과 관련, 도입에 있어서의 문제점과 향후 계획, 그리고 미군부대 반환 공여지 계획과 교육 정책 등 다양한 정책과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SBS 토요일 오후 6시 30분) 전 국민의 밥숟가락을 손가락 하나로 휘게 만든 마술사 최현우가 더욱 놀라운 ‘초마술’로 두 번째 무대를 갖는다. 맹물 안에서 얼음 조각을 꺼내는 것을 시작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 채로 카라의 규리가 마신 음료수의 맛을 알아맞히는 등 신기에 가까운 마술이 이어진다.
  • [오세훈 서울시장 단독인터뷰] “전국 첫 도입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유지·강화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 단독인터뷰] “전국 첫 도입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유지·강화할 것”

    서울광장 조례에 이어 무상급식 조례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시의회와의 시정협의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다. 물론 시의회도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인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예상된 갈등이다. 시민들은 오 시장과 민주당 중심의 서울시의회 간 갈등이 생산적인 시정 운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9일 오전 시장 집무실에서 오 시장을 만나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듣는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 발표에서 서울시가 지자체 1위라는 낭보를 접한 오 시장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유지·강화할 것이다. 학교 무상급식과 관련해 곽노현 시 교육감에게 TV 토론을 제안한 것은 정말 시민들 자녀 교육에 불요불급한 게 과연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따져 보자는 취지”라는 등 시정 현안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직후 상황을 ‘사면야가’, ‘악전고투’로 줄여 표현했다. 지금은 어떤 말로 대변할 수 있나. -‘건곤일척’을 겨루는 장수(將帥)의 심정이랄까. 지난 6개월을 시의회와 공존을 모색한 시기로 정의한다면, 인내심을 가지고 시각차를 좁히기 위해 애썼다. 거리 차를 줄인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참 대화로 안 되는 것도 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다. 결국 합의 처리가 아닌 일방 처리로 끝난 것을 보면서 지금까지 기울인 노력이…. →무상급식 조례안을 ‘망국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하고 저지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말씀해 달라. -정책이란 게 어렵고 복잡하다. 호도해서 인기영합적 정책을 펼치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하지 않나. 0.3% 가지고 집행부가 인색하게 군다. 이런 식이다. 첫째, 10년이면 5조원 들어가는 정책을 시범사업 한번 하지 않고 하자는 것은 상식 밖이다. 내년 초등 2500억원, 중학교 1500억원 등 최소한 4000억원 들어가는데 급식시설이 제대로 돼 있나, 조리시설이 제대로 돼 있나. 엉망 아니냐. 또 배식 도우미 등 인적 자원도 천차만별이다. 평균적으로 맞추려면 또 1000억원 들어간다. 이런 것을 갑자기 하자는 것이다. 한 해 5000억원 들어가는 것을 시범사업도 없이 하루아침에 말이다. 일해 본 사람은 다 아는 것이다. →무상급식 조례 여파로 시의회 시정 질의에 불참하는 등 너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대화를 제안했더니 그럴 생각이 있으면 시의회 와서 하라고 한다. 겉보기엔 맞는 얘기다. 시정질의하는 장면을 봤을 것이다. 10~20분 질의하고 1분 내로 답하라고 하거나 40분 중 35분 일방적으로 발언하고 5분 내로 대답하라고 한다. 그래 놓고 억울한 것 있으면 오라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그런 시정질의 형태를 교육감이 모르겠나. 같이 앉아서 봤지 않나. 그런 대화가 오가는 것을 개탄했을 것이다. 그분도 3개 학년 전원 무상급식안을 마련했으면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나. 교육청 예산으로 안 되니 시에 요청한 것 아닌가. 그럼, 토론장에 나와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나까지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다수 의석에 숨어 그렇게 처신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TV 토론 제안도 시정을 책임진 시장으로서 교육철학을 얘기하자는 뜻이다. →끝내 토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아울러 시가 추진하려는 교육지원 정책은 무엇인지 소개해 달라. -토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명회를 열고 편지 보내기, 현장대화 등을 통해 시민들을 직접 설득하는 데 나서겠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을 늘리려고 한다. 현재 초·중·고교생의 11%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자녀 14만 3232명에게 급식비를 지원하는데 내년 16%, 2012년 21%, 2013년 26%, 2014년엔 30%로 하겠다. 시는 학급 전체에 무상급식을 하더라도 우선 내년 1개 학년부터 실시한 뒤 2012년 2개 학년을, 2013년 3개 학년을 늘리는 방식으로 하자는 단계별 ‘1+2+3 시스템’도 시의회 등으로 이뤄진 협의체에 제안한 바 있다. 또 학교급식 지원을 위해 올 3월부터 강서구 외발산동에 친환경 유통센터를 운영해 초등 및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우수 농·축산물을 공급, 식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예산은 지난해 59개교에 14억원, 올해 468개교에 69억원을 지원했다. 내년 2월엔 바로 옆에 제2유통센터를 건립해 모두 700여 개교에 혜택이 돌아간다. 2013년 이후 전체 1305개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가 지원을 받는다. 이런데도 마치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처럼 비쳐 속상하다. →폭력·사교육비·학습준비물 없는 ‘3무(無) 학교’는 어떻게 되고 있나. -내년 527억원, 2012년 915억원, 2013년 1057억원, 2014년 1239억원 등 모두 3738억원을 투입하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무폭력을 위해 학교보안관을 배치한다. 내년에 143억 7100만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또 전문 심리상담사 양성에 20억 9000만원을 새로 배정했다. 초등학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확대를 위해 올해 58억 3500만원, 내년에 7억원을 투입한다.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크게 9개 분야로 나뉜다. 먼저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예산을 올해 50억원에서 67억 5500만원으로 늘린다.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는 기존 60개 학교 95명에서 내년엔 155명으로 60명 늘린다. 방과후 학교 행정보조 인력 지원과 우수운영 주체에 대한 지원, 중·고교 자기주도 학습여건 조성 등 7개 분야를 합쳐 307억 5900만원을 투자한다. 올 예산은 211억 8800만원이었다. 또 학습준비물 지원에 예산 52억 4000만원을 새로 짰다. 시민들과 현장에서 만나 자녀들을 위해서는 바로 이런 것들을 바란다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시 나름대로 파악해 가장 급하다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미 몸에 맞지 않는 책걸상과 화장실을 바꾸는 사업 등에 4년간 2500억원 넘게 투입했다. 공교육 콘텐츠 강화는 물론 보편적 복지라는 게 이런 데 애쓰는 것 아니냐. 소득을 따지지 않고 급식비를 모두 지원하자는 주장은 이와는 다른 ‘무차별 복지’다. →무상급식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이 있다. 또 핀란드나 스웨덴 같은 나라에서는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데. -앞서 밝힌 대로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내년에 278억원을 급식비 지원에 쓰는 예산안을 짰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별도 무상급식 항목으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모순이다. 이런 이유를 들어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실제 직원들이 업무를 처리할 수 없을뿐더러 실제를 봐도 내년엔 새로 어떤 사업도 펼칠 엄두를 도저히 못 낸다. 미국에서도 연방 빈곤지표 130% 미만 저소득자에게 무상급식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까지 얘기하는데 상황이 딴판이다. 핀란드나 스웨덴은 국민총생산(GDP) 대비 국가 재정지출이 50%대인 반면 우리나라는 21%다. 시 예산 중 깎을 게 없다. 도로 막히니까 보수하는 것이고, 내년엔 뭘 깎아서 전면 무상급식 예산을 짤 것인가.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사업도 시범시행을 거치는 법인데, 초대형 사업을 당장 하자는 제안은 1000만명이 사는 거대도시의 종합행정 원리에 맞지 않다. →화제를 바꾸자.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다시 1위를 한 비결이 뭔가.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2010년 16개 광역 시·도 청렴도 평가 결과 시는 2008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1위를 탈환했다. 공무원이 합심해 내부 청렴도 9위까지 밀려났던 아픔을 회복해 의미가 남다르다. ‘청렴 서울’ 브랜드가 ‘글로벌 톱5’ 도시 도약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청렴도가 하락했던 지난해 초 직원 정례조례를 통해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 나가겠다. →청렴한 서울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듣고 싶다. -시민과 함께하는 청렴 도시, 직원이 신나는 청렴 도시, 세계와 경쟁하는 청렴 도시를 목표로 설정해 추진하겠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원스트라크 아웃 제도(업무 관련해 100만원 이상 받은 직원은 곧바로 해임 이상 징계)도 발전시키겠다. 청렴도 1위는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다. 내 리더십 덕분은 더더욱 아니다. 물론 민선 4기 이후 각고의 노력을 했다. 시험만 봐서 승진하던 제도가 완전히 없어졌다. 과거에는 채워야 하던 연수를 채우지 않더라도 능력만 있으면 승진할 수 있다. 역대 시장들도 업무 스타일에 많은 변화를 주고, 직원들 스스로도 애쓴 게 켜켜이 쌓여 맺은 열매다. 송한수·김지훈기자 onekor@seoul.co.kr
  • “내년 최소 3개학년 무상급식”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지원조례 의결에 반발해 시정협의를 중단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압박했다. 곽 교육감은 “서울교육청은 서울시의 협조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부터 최소한 3개 학년에 대해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며 무상급식 강행의지를 재확인했다. 곽 교육감은 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보편적 교육복지의 참뜻이 일부 정치권에서 망국적 포퓰리즘으로 참담하게 폄훼당하는 상황을 더는 지켜보기 어려웠다.”며 ‘무상급식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한 오 시장을 치받았다. 곽 교육감은 “의무교육은 서울시민 다수가 지지해 이미 시민적 합의가 이뤄진 사항”이라면서 “부모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수업료를 면제하고 건강검진을 시행하는 것도 의무교육에 필요한 보편적 복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 시장의 선거 공약인 학습준비물 지원 역시 보편적 교육복지의 일환”이라며 “친환경 무상급식과 학습준비물 간에 이중 잣대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곽 교육감은 오 시장이 제안한 무상급식 TV토론에 대해 “아이들 밥 먹이는 무상급식에 대해 이념적 편 가르기나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경계한다.”며 거부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