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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묘지도 自然葬 가능

    국립묘지에서도 자연장(自然葬)이 가능해진다. 자연장은 시신을 화장한 유골을 나무와 화초, 잔디 등의 아래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사 방식으로, 환경을 보전하고 묘지를 공원화할 수 있어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국가보훈처는 22일 국립묘지 조성 근거와 시설·구조·설치 기준 등을 담은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묘지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립묘지에서 기당 1㎡를 초과할 수 없는 자연장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시설을 조성하도록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허남주칼럼] 진정한 장애인 복지를 생각한다

    [허남주칼럼] 진정한 장애인 복지를 생각한다

    서른한살인 시각장애 1급 문호씨가 피부미용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지난 주말 치른 필기시험 점수가 좋았다며 5월에 있을 실기시험을 준비 중이다. 현재 그의 고민은 눈썹다듬기. 실기 시험 중 눈썹다듬기 항목에서 감점당할까봐 걱정이란다. 멀쩡하게 눈 뜨고도 제 눈썹다듬기란 쉽지 않은데 시각장애인이 눈썹 정리라니…. 이 청년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연습을 할 수 있게 내 눈썹을 내줘야 하나. 갑자기 내 눈앞마저 막막해진다. 10여년 전 취재를 하다 만난 문호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뇌종양 수술을 받으면서 시신경을 잃었다. 그럼에도 친구들의 고민 상담까지 도맡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씩씩했다. 특수확대경과 보조기에 의존해 책을 눈앞에 바싹 들이대며 탐독한 끝에 한국사이버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수석입학했다.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도 땄다. 그렇게 문호씨의 소식은 늘 인간승리였고 감동이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지금 그는 ‘장애인용 직업’에 자신을 맞추는 중이다. “제가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려면 무슨 일이든 해야죠. 잠깐 꿈은 접더라도….” 그는 컴퓨터 관련 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가 그에게 원하는 일이 있다면 타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적장애 3급인 아들을 위해 수도권지역에서 무공해농장을 경영하며 공동체 생활을 꿈꾸는 권은수(56)씨의 아들 준영(32)씨는 10년째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대형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청소일을 맡아 한다. 권씨는 “어른이 되면 누구나 힘들어도 일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아들이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찾았다. 한동안 준영씨는 출퇴근에 4시간이나 걸리는 직장을 다녀야 했고 아직도 월급은 80여만원이다. 상용근로자 평균의 30% 남짓한 액수라는 게 답답하다. 그래서 아들과 또 다른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독립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권씨의 소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복지가 일자리라는 대통령의 지적은 장애인과 가족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 말일 것이다.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 사업체 2만 3249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장애인 고용률은 2.24%. 전년보다 0.07% 포인트 상승했고,지난 20년간 4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요즘 같은 불황에 멀쩡한 사람도 직장 구하기가 힘들다는데 괄목할 만한 성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느끼는 취업 체감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취업 장애인들은 단순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학력을 높여도 적성에 맞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을 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배울수록 직장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애써 배운 것을 모두 버리고 문호씨처럼 새 일을 찾아 나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장애인 복지비용을 통칭하는 장애급여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0.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2%에 크게 못 미친다. 장애인 가구 월 평균소득 역시 181만 9000원으로 전국가구 평균(337만원)의 54%에 불과하다. 그래서 장애인 가족들은 가장 시급한 서비스로 경제적 지원을 꼽는다. 장애인은 어떤 사람인가. 질병과 사고 등으로 인한 중도 장애가 70%라고 한다. 선천적 장애가 19.3%인 점을 감안하면 답은 금방 나온다. 정상인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등록 장애인은 251만여명. 등록되지 않은 숫자까지 합치면 5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올 들어 정치권에서 보편적 복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장애인 복지가 맨 앞줄을 차지해야 한다고 본다. 장애인의 취업이 ‘인간승리’로 미화되는 나라가 어찌 선진국인가. 장애인이 일자리를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진정 정의로운 사회다. hhj@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5) ‘북학의’ 박제가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5) ‘북학의’ 박제가

    박제가(그림·1750~1805)는 ‘서얼’로 태어났다. 조선시대 서얼은 신분상의 제약과 차별 때문에 실력을 갖추어도 기량과 경륜을 펼치기 어려웠다. “우리를 믿지 않고 소인이라 하니, 무한한 마음속 계책 누구에게 말해 볼까?”라는 고민은 박제가에겐 숙명적인 것이었다. 박제가는 양반이면서 양반이 아닌, 경계인으로서 그 ‘존재성’에 대해 자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박제가는 사회적 차별에 굴하지 않았다. “고독하고 고매한 사람만을 골라서 남달리 친하게 사귀고, 권세 많고 부유한 사람은 일부러 더 멀리하며”(정유각집 ‘소전’편) 차라리 가난하게 살았다. 그는 패기와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시대와 불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는 당대의 사람들이 지당하게 받아들이는 모든 인습에 저항했다. ‘아교로 붙이고 옻칠을 한 눈꺼풀’을 떼어내고 천하를 응시하여 ‘심지를 열고 이목을 넓히라.’고 외쳤다. ●이덕무 “답습한 시는 가짜 시다” 박제가는 출세에 연연하지 않았다. 대신 당대 최고의 지성들과 나누는 우정의 향연 속에서 학문을 배우고 시와 글씨와 그림을 연마했다. 박제가에게 친구는 ‘기운을 나누지 않은 동기요, 한 집에 살지 않는 부부’였다. ‘나와는 둘이면서 하나인’ 이덕무, 박지원, 홍대용, 유득공, 이서구, 서상수, 유금, 백동수와 같은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았고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 박제가는 세상의 시와는 다른 시를 거침없이 쓸 수 있었다. “세대마다 시가 있고 사람마다 시가 있는 법이어서 시는 서로 답습할 수 없다네. 답습한 것은 가짜 시라네.”라고 채찍질한 이덕무와 같은 친구가 그의 곁에 있었다. 1700수가 넘는 시 작품엔 박제가와 이 멘토들의 우정의 숨결이 함께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박제가는 고군분투했다. 틀에 박히고 고루하고 진부한 시와 문장을 혐오하며 나만의 글쓰기를 찾아 나섰다. 당시 선비들은 두보의 시를 최고로 여겨 배웠고, 다음은 당나라 시, 그 다음은 송나라·금나라·원나라·명나라 시를 배웠다. 박제가가 보기에 전범에 매달리는 글쓰기는 남이 한 말의 찌꺼기나 줍는 행태에 불과했다. 자기 시대의 현장을, 자기의 말로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시요 문장이었다. 역설적으로 나만의 글쓰기를 개척하는 것이 진정 고인의 글쓰기에 다가가는 길이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 있는 것이 모두 시다. 사계절의 변화와 온갖 만물의 웅성거리는 소리, 그 몸짓과 빛깔, 그리고 음절은 그들 나름대로 존재하고 있다.”(‘형암선생시집서’·炯菴先生詩集序) 지금-여기 살아 있는 만물 각각의 미묘한 움직임과 그 지극한 경지를 포착하는 것. 이것이 시의 출발이다. 사물에 대한 미세하고도 예리한 관찰은 시인에게는 절대적인 지상과제였다. 그랬기 때문에 당대의 문장을 순정한 문체로 되돌리겠다는 정조의 강력한 의지에 부응하여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자송문’(自訟文)에 어울리지 않게 반성은 하지 않고 항변에 열을 올렸다. “소금이 짜지 않고, 매실이 시지 않고, 겨자가 맵지 않고, 찻잎이 쓰지 않음을 책망하는 것은 정당합니다. 그런데 만약 소금, 매실, 겨자, 찻잎을 책망하여 너희들은 왜 기장이나 좁쌀과 같지 않으냐고 한다든지, 국과 포를 꾸짖어 너희는 왜 제사상 앞에 가지 않느냐고 한다면 그들이 뒤집어 쓴 죄는 실정을 모르는 것입니다.”(‘비옥희음송인’·比屋希音頌引)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은 다양한 맛의 문장! 이것은 박제가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글쓰기의 보루였다. 이는 당대의 복고, 혹은 의고문에 저항하는 방식이었으며, 더 나아가 만물의 보편 원리나 질서를 따르는 당대 성리학의 이념을 무용하게 만드는 길이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것을 동일하게 만드는, 오직 하나의 방식만을 강요하는 그 시대 ‘권력’에 맞서는 방법이었다. ●청나라 선진 문물 도입이 부국강병의 길 박제가는 29세 때인 1778년 사은사 채제공의 종사관 자격으로 중국에 가게 된다. 곳곳에서 맞닥뜨린 청나라의 문명은 실로 눈이 부실만큼 풍요롭고 세련되고 화려했다. 청나라는 더 이상 오랑캐의 나라가 아니었다. 게다가 기균·이조원·반정균·옹방강·나빙·이정원 등 청나라의 학술부흥운동을 주도한, 명망 있는 지식인들이 일개 조선의 선비와 흉금을 터놓고 학문을 논하자, 그들의 자유로움과 벽 없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박제가는 패러다임을 완벽하게 전환한다. 가난한 조선, 비문명국 조선의 갈 길은 북벌이 아니라 북학이라고. 진정한 오랑캐가 누구인지 먼저 분간하고 우리 안에 있는 진짜 오랑캐를 물리치기 위해 청나라를 힘써 배워야 한다고. 박제가는 ‘가난’을 싫어했다. 권력에 아부하기 싫어 ‘차라리’ 가난하게 산 것이지 가난을 편안하게 여긴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 장인 이관원이 검소하게 살라고 말하자 이렇게 대꾸했다. “침향목과 단목으로 저를 조각하고 색실로 저를 수놓아 열 겹으로 싸서 간직하여 길이 후세에 전해 사람마다 보게 하고 싶습니다. 오늘날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집에서 소쿠리 밥에 표주박 물을 마시며 해진 솜옷을 입고 살면서도 좋고 나쁜 것을 알지 못하는 듯 지내는 것이 어찌 본마음이겠습니까?” 박제가에게 ‘안빈낙도’는 자신을 속이는 말이었다. 명분에 매이지 않고 욕망에 솔직했던 박제가. 청나라에 다녀온 이후 그는 확신했다. 조선의 빈곤 타파와 갑갑한 습속의 개혁은 청나라의 선진 문물을 배워야만 가능함을. 이 때문에 연행을 다녀온 직후 ‘북학의’를 저술한다. 이 책에는 청나라의 수레, 기와, 벽돌, 수차, 화폐, 종이, 의복, 문화예술 등을 적극적으로 배워 조선을 부강한 문명국으로 이끌고 싶다는 박제가의 패기가 넘쳐난다. “꽃에서 자란 벌레는 그 날개나 더듬이조차도 향기가 나지만 똥구덩이에서 자란 벌레는 구물거리며 더러운 것이 많은 법이다. 사물도 본래가 이러하거니와 사람이야 당연히 그러하다. 빛나고 화려한 여건에서 성장한 사람은 먼지 구덕의 누추한 처지에서 헤어나지 못한 자들과는 반드시 다른 점이 있다. 내가 염려하는 것은 우리나라 백성의 더듬이와 날개에서 향기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북학의’) 가난하고, 학문은 고루하고, 견문은 좁고, 문화는 촌스럽기 짝이 없는 조선. 박제가는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조선이 풍요롭고 세련된 문명 세계가 되기를, 조선 백성의 더듬이와 날개에서 문화의 향기가 넘쳐나기를. 박제가가 바라는 이상적인 사회는 물질적으로도 풍요롭고, 문화적으로도 향기 나는 사회다. 재화의 유통이 활발하고, 사치가 가능하며, 문화적 수준도 상당한 사회. 박제가는 문화예술과 사치품에 관해 논할 때 도덕주의적 관념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예술의 아름다움과 사치스러움은 재화와 물품을 마르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순간 조선의 선비 박제가는 소박하고 질박한 생활을 표상했던 유학적 가치와 완전히 결별한다. 박제가는 더 나아간다. 조선이 빠르게 청나라에 맞서는 문명국이 되려면 언문이 일치되는 중국어(북경어)를 사용하잔다. 영어공용론에 맞먹는 상상력이다. 중국어를 제2의 국어로 사용하자는 제안은 실로 급진적이다. 그에게는 조선 땅이 너무 좁았으며 조선의 현실이 너무 답답했다. 문명세계를 향한 박제가의 욕망은 중국어공용론으로 거리낌 없이 내달린다. 이런 정황상 북벌을 절대 이념으로 수호했던 당대 선비들이 이 열혈 북학자에게 당괴(唐魁) 혹은 당벽(唐癖)이라는 비방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으리라. ●너무 조숙한 세계주의자… ‘나’를 둘러싼 사회와 세계는 늘 살아 움직이고 변화한다. 어떤 고정된 틀에 얽매여 변화를 보지 못하고 인습적 규범에 갇혀 있다면 그건 진흙 소상을 모방하는 일과 같을 것이다. 박제가는 그 단단한 습속의 벽과 온몸으로 맞서 싸웠다. 비겁하지 않게 직설과 독설로 맞섰다. 그러나 박제가는 지나치게 조숙한 문명주의자요, 세계주의자였다. 북학파 중에 가장 급진적이었고 가장 앞서 나아갔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고 문명세계를 향해 돌진했다. 어쩌면 조선의 ‘현재’와 ‘새로운’ 문명 사이를 조율할 수 있는 천리안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를 비호해주던 정조의 죽음 직후 박제가는 대비 김씨와 노론의 영수 심환지를 비방하는 벽서 사건에 연루되어 유배를 당한다. 그는 외롭게 고투했다. 그가 희망한 바, “1000년 뒤에도 1000만명의 사람들과 다른 한 사람”으로 존재하기 위해.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기고] 전기요금 체계가 녹색성장 저해한다/김수덕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부 교수

    [기고] 전기요금 체계가 녹색성장 저해한다/김수덕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부 교수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심각한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 정부는 통상적인 경제상황에 따른 에너지 수요 전망을 근거로, 온실가스를 2020년 전망치 대비 30% 저감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온실가스의 90% 이상은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하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지 않고는 저탄소 녹색성장은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 지난 1월 17일 낮 12시 최대전력수요가 7314만㎾로 공급능력 7718만㎾의 설비를 고려할 때, 공급능력 대비 예비전력의 규모를 나타내는 예비율이 5.5%를 기록한 바 있다. 1991년 5.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편의상 발전 자회사 분리를 통한 발전 경쟁이 시작된 2001년 4월과 최근의 전력요금, 물가, 원유가격을 비교해 보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전력요금은 15% 정도(2009년 기준으로는 13.1%) 상승한 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34.5%, 원유가는 지난 2월 2일 두바이유 기준으로 301% 증가했다. 즉, 전력요금은 실질가격이 약 1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에너지의 상호 대체소비가 관련 에너지의 상대가격 체계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력요금은 원유가 기준으로는 약 70% 상대가격이 하락한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전력은 LNG, 유연탄, 중유, 우라늄 등의 화석연료를 이용하여 생산된 고급에너지이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발전효율은 40% 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평균적으로 화석연료 2.5단위를 투입해야 1단위의 전력이 생산됨을 의미한다. 전기의 실질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고급에너지인 전기를 다시 열로 변환해서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전력요금체계는 1단위의 난방열을 얻기 위해 1단위의 화석연료를 연소시키는 대신 2.5단위의 화석연료를 소비하도록 소비자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에너지 소비패턴을 유도하는 현재의 전력요금체계를 그대로 두고 과연 녹색성장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물가 불안을 이유로 공공요금 동결을 논할 때마다 에너지가격 규제는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전력은 보편적 서비스의 대상으로 인식되어, 정치권에서는 요금 인상을 극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혹자는 요금 인상은 한전만 배를 불리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전력산업은 네트워크 산업으로 정부의 규제 하에 있기 때문에 초과이윤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이를 회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에 여러 가지 지원책을 동원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신재생에너지 전력의 생산단가 또한 전력요금과의 비교로 시장경쟁력이 결정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 되어버린 전력소비구조가 합당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적정한 전력요금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 김명룡 신임 우정사업본부장 “하루 2천만통 우편물에 감동 싣겠다”

    김명룡 신임 우정사업본부장 “하루 2천만통 우편물에 감동 싣겠다”

     “우편물에 감동을 실어 나르고, 우체국 보험에는 행복을 담아 드리겠습니다.”  김명룡(54) 신임 우정사업본부장은 12일 광화문 본부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감동이 있는 우편서비스, 행복한 생활금융을 구현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국가가 운영하는 우편과 금융은 사기업체보다 신뢰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공익적인 정부기업이 서비스하는 우체국 업무는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먼저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임 동안 우체국을 ‘정부기업’의 최고 모델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정부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과의 제휴를 확대, 우체국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보다 더 개방해 공동 이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도시 서민과 농어촌, 도서벽지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우정서비스’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전국 창구망과 배달망을 활용한 농어촌과 중소기업의 지원 방안을 찾고, 우체국을 녹색산업 육성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경영기획실장 재직때 ‘Green Post 2020 전략‘을 마련하면서 우체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시책을 진두지위했다.  김 본부장은 노조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본부 노조는 체신노조 2만1000명, 지경부 공무원노조 9000명 등 4만4000명의 직원 중 3만명이 노조원이다. 그는 “노사는 수레를 움직이는 두 바퀴여서 하나가 제몫을 못하면 넘어진다.”면서 “갈등의 원인이 있다면 능동적인 자세로 사전 파악에 나서 조직에 공동체란 인식이 물씬 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직원의 역량 강화와 핵심 사업 발굴에도 과감한 투자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문 인력을 더 많이 확보할 참이다. 객관적인 평가와 보상 문화를 정립하는데도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헌신과 땀이 있는 곳이면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인식을 심겠다는 뜻이다.  김 본부장은 서울 보성고와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석사(국외) 학위를 받았다. 26회 행정고시에 합격,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전파 부서를 두루 거쳤다.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하면서 13년 연속 흑자경영과 12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달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의견을 찬찬히 듣는 등 합리적인 성품이다. 사무관·서기관 때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많아 ‘꾀돌이’이란 별명을 가졌다. 의사 소통과 팀 워크를 가장 큰 덕목으로 삼고, 일에서는 원칙에 충실한다.  정기홍 기자 hong@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소돔 120일’ 사드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소돔 120일’ 사드

    “이 문이 닫히고 나면 실링이라는 뒤르세의 성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음에 계속되는 설명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저탄소를 지나자마자 그들은 성 베르나르 산만큼 높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산은 도보로밖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에 접근이 매우 어려웠다. 노새가 꼭대기까지 가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올라가는 길 사방이 낭떠러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노새를 이용하기에는 많은 위험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특별한 장비가 없는 한 새가 아닌 다음에는 산꼭대기까지 올라왔다 하더라도 산을 넘어갈 수가 없었다. 뒤르세는 천길 낭떠러지로 나뉘어져 있는 양쪽을 아주 튼튼한 나무다리로 연결시키고, 마지막 장비가 도착하고 나면 그것을 잘라버리기로 했다. 그 순간부터는 어느 누구도 실링 성으로 들어설 수가 없는 것이다.”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고자 하지 않았던 세계, 이것이 ‘소돔120일’의 세계이자 사드라는 인간의 내면 세계였다. 1. 色의 시대를 자극한 자 도나시앵 알퐁소 프랑수아 드 사드(1740~1814)는 23살부터 감옥을 드나들기 시작해서, 마지막 10년은 감옥과 다름없는 샤량통 정신병원에서 보낸 뒤 생을 마감했다. 반복된 수감과 석방을 거듭하며 그는 총 27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감옥에 있지 않을 때도 주로 거주지 제한이라는 굴레를 안고 살아야 했다. 죽을 때까지 사드를 따라다닌 죄목은 ‘끔찍한 변태성욕’이었다. 명문 귀족집안에서 태어나 결혼까지 한 사람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난삽한 연애를 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18세기 절대왕정 시대의 프랑스는 안정된 경제를 기반으로 사치와 향략의 궁정문화가 크게 유행했다. 도시의 학교나 뒷골목에서는 학생이나 신부들의 동성애, 폭력적 성행위도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었으며, 부유한 귀족과 시민들은 사드의 작품보다 더 ‘외설적인’ 작품들을 탐독했다. 하지만 왕과 귀족들이 증오한 것은 오직 그, 사드였다. 우선, 사드는 남색과 가학성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리고 자신의 침실에서 서슴없이 신을 모독했다. 상대방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때리면서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이름을 불경하게 외치는 것은 기본이었고, 성배와 성찬용 빵을 섹스의 도구로 삼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했다. 서민들은 사드의 난행에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귀족들의 무례함과 폭력성을 있는 그대로 보았으며, 귀족들은 사드가 공격적인 신성모독을 통해 교회 권력을 노골적으로 모욕하고 있다고 느꼈다. 사드는 양쪽 모두의 증오심을 충족시켜주는 괴물이었다. 사드의 과감한 행위가 절대왕정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 사법관들은 이 괴물을 좌시할 수 없었다. 사드는 왜 이런 변태적 행위를 멈추지 않았는가? 절대왕정의 막바지에 루소, 디드로, 달랑베르 등 수많은 계몽 철학가들은 인간 이성의 존엄성과 개인의 자유정신을 주장하면서 신성(神聖)에 기반한 체제를 비판했다. 사드는 이들의 저서를 읽으면서 성장했다. 그러나 사드가 보기에 이들 계몽철학가가 정의하는 ‘인간’은 너무나 추상적이고 도덕적이었다. 인간의 성, 인간의 폭력, 인간의 증오에 대해서 그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내부에 도사린 그런 ‘비인간성’을 건드리지 않고 어떻게 인간의 자유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사드는 자신의 육체를 하나의 도구로 삼아,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우아한 드레스와 고상한 신학(神學), 철학서로 치장한 인간이 아니라 오직 육체뿐인 인간을 봐야 한다!’ 이렇게 결심한 사드는 인간의 비인간성을 스스로 실험하기 시작한다. 그전까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섹스를 하면서, 그 순간을 흡사 냉정한 법관이나 수학자와 같은 태도로 지켜보았던 것이다. 사드는 인간성과 동물성이 만나는 지점에 서서 자신을 실험함으로써 인간성의 심연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2. 습속의 굴레가 진짜 감옥이다 사드는 절대왕정 시대의 감옥보다 자기 안에 깊이 체화되어 있는 각종 도덕과 상식을 더 무서운 감옥이라고 생각했다. 사드는 시간을 정해놓고, 점점 더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감옥 안에서 난행을 거듭했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가 반복된 매질과 가학적인 수음으로 찢기고 더러워지는 것을 보면서, 인간성을 둘러싼 상식들과 습속이 만든 삶의 윤리들이 갖는 한계가 드러나는 것을 기록했다. 그리고, 난행을 기록하는 와중에 글의 힘을 발견했다. 사드는 인간 육체와 성에 관한 통념이 무너지는 순간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인간의 생사·습속을 둘러싼 각종 한계들이 점점 더 명확해짐을 느꼈다. ‘글이야말로 자신과의 대화라는 형태로 자유를 생각하는 시간을 열어주는구나!’ 사드에게 글은 추상적 인간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살아있는 한 인간의 자유, 욕망, 한계가 드러나는 무대가 되었다. 마침내, 그가 있던 감옥은 그의 집필실이 되었다. 그는 아내에게 부탁해 수많은 책들을 감옥 안으로 들여왔고, 간수의 감시를 피해 종이를 아껴가며 글을 썼다. 사드는 폭 11㎝ 길이 120㎝나 되는 띠를 구해 날마다 그 앞뒤로 빽빽이 글을 써 나갔다. 바로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소돔120일’이다. 이 작품은 루이 14세 치하의 부패를 설명하면서 시작하며, 폐쇄된 성 안에서 난행을 거듭하는 인물들이 끝없는 엽색행각을 벌인다. 사드는 혁명의 함성이 울려 퍼지기 직전의 적막 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향락과 범죄를 언어화한 극한의 텍스트를 완성한다. 3. 바로 너 자신을 혁명하라 1789년, 사드는 감옥 안에서 혁명대의 함성을 듣게 된다. 자신이 그토록 꿈꾸었던 자유의 시대가 도래할 것인가? 혁명군은 사드가 절대왕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그를 석방했다. 사드는 하루아침에 ‘반귀족 세력’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그는 출감한 후 귀족 칭호도 떼어버리고 적극적으로 정치 팜플렛을 썼다. 동시에 감옥 안에서 집필했던 ‘미덕의 불운’과 ‘쥐스틴’을 출판했다. 그러나 혁명세력들은 사드의 작품에 동의할 만큼 혁명적이지 못했다. 결국 사드는 변태라는 죄목을 달고 다시 감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창밖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목이 잘려 나가는 것을 보았다. 절대왕정 시대보다 더한 횡포가 자유, 평등, 박애의 이름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그들은 종교나 왕의 말씀 대신에 이성과 합리로 덧칠한 법을 내세웠을 뿐이구나!’ 사드는 귀족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혁명가들에게도 절망했다. 사드는 혁명에 절망하면서 ‘규방철학’ 안에 정치 팜플렛을 담아서 출판한다. 절대왕정이 신봉했던 신성(神聖)과 혁명가들이 주장하는 법은 똑같이 “개별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보편자를 위해 만들어”(‘규방철학’ 중)졌다. 즉, 혁명군이 이성에 기반한 자유를 주장한다 해도, 그것은 여전히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유가 아니라 보편적 인간의 추상적 자유일 뿐이라는 것이 사드의 주장이다. 하지만 도대체, 그런 보편적 인간이 어디에 있는가? 사드는 혁명 이후의 대학살을 지켜보면서 각자가 자기 식으로 자유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한 혁명은 절대로 완수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혁명가들에게 이런 사드는 구시대의 망령일 뿐이었다. 결국 사드는 죽기 전 11년을 정신 병원에서 보내게 된다. 혁명 전에 범죄자였던 그가, 이제는 광인이 된 것이다. 4. 사드 이후의 사드 사드는 죽기 직전에는 경멸되었으며, 죽고 나서는 잊혀졌다. 그는 장례 절차 없이 매장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자신의 육체가 흙과 함께 흔적 없이 사라지기를 원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의 유언을 무시하고 종교적인 장례를 치렀다. 사드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19세기 말 크라프트 에빙과 프로이트에 의해 화려하게 부활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가학적 행위로부터 쾌락을 얻는 자를 지칭하기 위해 사드의 이름을 빌려왔다. 심지어 사디즘에서 죄의식을 발견하고자 했다. 이들은 그토록 철저히 신을 부정했던 사드를 오해하고 말았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직시하면서 자유를 노래하는 자들은 사드를 잊지 않았다. 보들레르는 자연 상태의 인간과 사드의 악을 연결시키면서 ‘악의 꽃’을 썼고,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자신을 ‘사드 유령에게 사로잡힌 지성’이라고 표현했다. 또 초현실주의자 폴 엘뤼아르는 “사드는 문명인에게 원시적 본능의 힘을 되돌려주고, 고착으로부터 사랑의 상상력을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사드는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인간성’의 한계이자, 자유의 심연을 본 자다. 오선민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하얀 거짓말은 괜찮을까…40일 정직 프로젝트

    당신은 거짓말쟁이인가, 정직한 사람인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한 시간에 12.5회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4.8분에 한번꼴이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기자 위르겐 슈미더는 40일 동안 ‘거짓말하지 않고 살아보기’란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고 그 기록을 책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장혜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 담았다. 거짓말하지 않기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슈미더는 매 순간 의식적으로 뇌와 입 사이의 필터를 없애고자 애썼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우선 대단히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자신의 실수에 일말의 사과도 하지 않는 철도청 직원에게 진심을 담아 욕설을 날렸다. 평소대로 억지 미소를 짓고 말 없이 표를 사는 대신 ‘싸가지’ ‘돌대가리’ 같은 단어를 섞어 직원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저자에게 술을 사 달라고 부탁한 10대 청소년들의 부탁을 쿨하게 거절하자 그에 상응하는 욕이 돌아왔다. 친한 친구의 비밀을 폭로하고 가슴에 주먹 한방을 얻어맞는다. 아내가 만든 음식에 대해 “맛없어, 토하겠다.” 같은 비판을 계속 던지다가 침대에서 소파로 쫓겨났다. 솔직하게 세금 신고를 하니 돌아오는 건 연봉 환급이 아니라 토해내야 할 돈 1700유로였다. 슈미더가 웹사이트에서 찾아본 ‘사람들이 자주 하는 거짓말’은 주로 사소한 것들이었다. “장모님이 오신다니 잘됐네.” “평생 딱 두 남자하고 자봤어.” “당연히 당신 말 듣고 있지.” “여자는 맘이 고와야지.” “알았어, 지금 간다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결국 불편한 일투성이였다. 결국 거짓말은 사회의 윤활유이며 필요악이라 결론 내고 그만 끝내고 싶어진다. 하지만 ‘정직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정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의 힘’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거짓과 위선이 난무하는 도박판에서 최고의 포커페이스는 바로 정직하게 자신의 패를 말하는 것이었다. 잘난 척하던 형에게, 본인들의 생각을 강요하던 부모에게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쏟아내니 30년 만에 진정한 가족애를 나눌 수 있었다. 직장에서 가식적인 칭찬과 생존을 위한 비굴함을 버리고 동료의 기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진심으로 충고하니 말이 먹혀들었다. 저자는 거짓말에 대해 옳다거나 나쁘다는 이분법적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직접 겪은 일들을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거짓말이 없으면 세상은 정말 난리가 나는지, 하얀 거짓말이 얼마나 비열한지, 사람들은 타인이 솔직하든 말든 관심이 없는지 등. 40일간의 정직 프로젝트 끝에 나온 것은 거짓말 가이드다. 이기적 거짓말, 거짓 아첨, 뻔뻔한 모욕 대신 공손하게 진실을 말하는 것. 그리고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를 철칙으로 삼는다. 거짓말은 필요악이지만 진정한 행복은 철저하게 정직할 때만 경험할 수 있다는 깨달음의 결과다. 앞으로 지킬 15개의 보편타당한 규칙은 갓 태어난 아들을 흉내 내어 만들었다. ‘누군가 미소를 짓거든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 줘라. 배가 고프면 배고프다고 말하라. 주변에 신경 쓰지 마라. 기분이 좋으면 웃고 기분이 나쁘면 모두에게 기분 나쁜 표시를 내라. 행복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 보들보들한 이불, 사랑하는 사람들, 약간의 음식이면 충분하다. 상대가 따분하거든 돌아앉아 더 재미있는 일을 하라. 따분한 인간에게 시간을 투자할 만큼 인생은 길지 않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모욕할 필요 없다. 그냥 관심 끄면 된다.’ 등이다. 정직 프로젝트가 끝나고서 슈미더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짓말도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자주 하지는 않는다. 한심한 거짓말쟁이였지만 절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저자는 삶의 규칙은 거짓이냐 진실이냐를 뛰어넘은 세상과의 소통이라고 답을 내린다. 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中종교연구의 바이블’ 마침내 한글로

    책은 이런 물음으로 시작한다. ‘중국의 사회 생활과 조직에서 종교는 어떠한 기능을 담당하였을까.’  ‘중국 사회 속의 종교’(중국명저독회 옮김, 글을읽다 펴냄)는 비록 ‘중국 종교 연구의 바이블’이라는 극찬까지 받고 있지만 무려 50년 전에 쓰여진 책이다. 숨가쁘게 급변하는 현대 중국 사회를 읽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게다가 저자 양칭쿤(楊慶堃·1911~1999)은 중국 베이징 옌징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광저우 링난대학에서 잠시 교편을 잡기도 한 중국인이지만, 피츠버그대학에서 정년을 맞고 명예교수로 활동하는 등 주요 학문 연구 활동은 미국에서 한 학자다.  책이 보여 주는 미덕 및 학문적 독창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보편적 시각으로 중국 사회와 사회 속 종교에 접근하면서도 중국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저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양 교수가 품었던 의문의 시작은 유럽과, 인도, 중국 등 주요 문명 체계 중에서 유독 중국은 종교의 지위가 모호하다는 사실이었다. 뚜렷한 제도 종교가 없다는 점에서 서구로부터는 종교가 없는 것으로 취급받거나 기존의 도교, 불교, 유교 등도 기복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신앙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사회주의 중국으로 탈바꿈한 뒤에는 종교 자체를 부정해 왔으니 외부에서 회의적 시각을 보내는 것도 수긍할 만하다.  20세기 초반 중국의 철학자 호적(胡適)은 중국을 종교 없는 국가로, 중국인을 종교에 현혹되지 않는 민족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양칭쿤은 “농촌, 도시를 불문하고 산재한 사묘와 신단은 중국 종교 신앙의 보편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불교와 도교는 독립적인 신학 체계와 교단을 갖춘 제도 종교이며, 민간 신앙 역시 종교적 기능과 가치를 지닌 분산형 종교”라고 말했다.  책의 생애 역시 저자의 인생 곡절을 따라 함께 움직였다. 1961년 영어로 먼저 쓰였다가 2005년에야 중국어로 번역됐고, 이번에 우리말로 다시 옮겨졌다. 중국어판에 빠져 있던 마지막장 ‘새로운 신앙, 공산주의’도 다시 복원했다.  책이 첫머리에서 던진 물음에 대한 답은 따로 있지 않다. 다만 책 전체에 걸쳐 중국인들이 대단히 종교적 인간임을, 또한 중국 사회 내부에 깊이 뿌리내린 종교적 관습은 이념도 사상도 훌쩍 뛰어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3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카이스트의 슬픈 봄] 세계 주요국 엘리트 교육

    ■미국 - 우수학생 삶의 기술 부족, 불만 해소 운동법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의 명문대에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 학생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고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도 클 수밖에 없다. 대학들은 학생들이 치열한 교육환경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의 수재들이 모이는 하버드 대학은 ‘진리추구’를 기치로 ‘학문 지상주의’를 지향한다. 하버드대에서는 학생의 리더십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특히 토론 중심의 세미나와 강의에서 지성인에게 필요한 설득력과 발표력을 기르도록 해 미국 사회에서의 핵심 리더를 배출해 내는 것이 학교의 목표다. 학점이 나쁘면 대학원이나 사회 진출시 불이익을 당하게 돼 있어 학생들은 학점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때문에 누구나 ‘하버드대의 공부벌레’가 되지 않을 수 없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한국 대학보다 훨씬 세다는 지적이다.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한 한국 학생에 따르면 “성적 때문에 중도 탈락하거나 전학을 가는 학생도 있다.”면서 “들어오기도 힘들지만 보통 실력과 체력으로는 버티기가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고등학교에서는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수재들이 명문대에 입학해서 자신보다 우수한 학생들과 접하면서 한계를 느낄 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하버드대 리처드 카디슨 박사(의학)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그만큼 삶의 기술과 상식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경쟁이 치열한 명문대일수록 자살률이 높은 편이다. 2001년 ‘글로벌 스터디’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들의 연간 자살률은 10만명당 20.6명으로, 같은 연령대(17~22세) 미국 전체 젊은이 평균(13.5명) 자살률의 2배에 육박한다. 그래도 대학 당국의 노력으로 미국 대학생의 자살률은 해마다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특히 자살이 단순한 스트레스로 인한 보편적 현상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질병이라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해 학생들의 심리상태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에는 주로 친구나 부모를 통해 고민을 해결하던 학생들이 갈수록 전문가의 체계적인 조언에 기대는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일리노이주립대의 경우 학생들에게 학기당 4차례 정신과 상담을 의무화한 이후 자살률이 40%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병적인 폭음 치료를 위해 익명으로 신청을 받은 뒤 교육 프로그램을 안내해주는 대학도 생겼다. 여러 겹의 조언자를 지정해 자살 징후를 촘촘하게 진단하는 미 공군식 자살방지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지도교수, 학교경찰, 전문의 등이 번갈아 가면서 학생들의 상황을 점검하고 상담해주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운동시설에 각별한 투자를 하는 것도 미국 대학들의 특징이다. 교외에 따로 떨어져 있는 대학일수록 학생들이 고립감과 우울함을 느끼기 쉽기 때문에 대학 당국은 미식축구, 야구, 소프트볼, 수영, 스쿼시, 배드민턴, 농구, 배구 등 온갖 스포츠를 두루 즐길 수 있는 대형 실내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일본 - 취업 보장된 경쟁 최소화 유토리 교육 일본도 학력경쟁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있지만 소득격차에 따라 양극화가 극심하고, ‘유토리 교육’의 영향으로 대학에서의 경쟁은 한국보다 치열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최근 몇년간 명문대생이 학업 때문에 고민하다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게 교육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우선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들이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상당히 제한돼 있다. 부유층 세대의 학생들의 경우에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자신의 진로가 사실상 결정된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다. 실제로 일본 대학의 부유층 조사에서는 연간소득이 3000만엔(약 3억 82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의 약 70%가 자녀를 사립학교로 진학시키고, 40%가 연간 300만엔(약 3820만원)을 학비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대 공학계 연구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장화선(27)씨는 “도쿄대에 입학한 이후부터 사실상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업보다는 클럽이나 사회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졸업 후 입사할 때도 성적증명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고 회사도 명문대생들에게는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도쿄대 코마바 캠퍼스에서 만난 대학생 타무라(21)도 “도쿄대생이라는 자체로 자부심이 강해 학업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학생이 있었다는 경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카이스트대 재학생들의 잇단 자살소식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일본의 유토리 교육의 영향으로 학업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점도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은 이유다. 유토리 교육은 ‘여유 있는 교육’이라는 뜻이다. 고도 경제성장기 때 입시 경쟁이 과열됐고 그에 대한 반성으로 도입됐다. 학생들의 교육 부담은 줄이고 창의력을 키우자는 목표로 2000년대 초반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일본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유토리 교육 때문에 저하됐다며 오히려 경쟁 교육방식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를 높일 정도다. 지난달 31일 발표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도 유토리 교육을 탈피한다는 취지의 교과서 내용이 무려 24%나 증가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프랑스 - 학비 공짜 월급도… 정부 관료로 특채 프랑스를 흔히 자유와 평등의 나라라고 하지만 프랑스만큼 철저하게 엘리트 주의를 유지하는 나라도 드물다.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교육받을 기회를 주되 개인의 ‘실력’에 따라 철저하게 다른 대우를 한다. 좋은 대우를 받는 엘리트 그룹에 진입하려면 피나는 노력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프랑스 고등교육의 핵심이자 가장 큰 특징은 ‘대학 위의 대학’이라고 하는 그랑제콜(Grandes Ecoles)을 중심으로 하는 엘리트교육시스템이다. 프랑스의 엘리트교육이 다른 나라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들을 국가고시(콩쿠르)를 통해 소수 정예로 선발해 국가가 가르치고 훈련시켜 등용한다는 점이다. 전국에 100여개에 이르는 국립 그랑제콜은 어려서부터 수재 소리를 들어야 입학할 수 있다.특히 이과 부문 최고의 영재들이 다니는 에콜폴리테크니크와 최고 프랑스 두뇌의 산실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에콜노르말 등 최상위의 그랑제콜에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에 해당한다. 프랑스의 고교 졸업생 80만명 중 바칼로레아(대학수학자격시험) 상위 4% 내에 드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뒤 2년 과정의 그랑제콜 준비학교(에콜 프레파라투아르)에 들어간다. 준비학교는 철저하게 그랑제콜 콩쿠르 준비만 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성적에 따라 희망하는 학교에 복수지원해 필기시험 1주일, 구두시험 1주일 등 2주일간의 테스트를 받는다. 이렇게 해서 최소 400대1의 경쟁을 뚫어야 국가가 인정하는 상위 그룹의 그랑제콜에 들어갈 수 있다. 어렵게 들어간 만큼 국가에서는 최고의 대우를 해주며 최고의 수준으로 키운다. 미래의 지도자가 될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베푼다. 학비는 물론 공짜다. 에콜폴리테크니크와 에콜노르말은 국가에서 학생들에게 월급까지 주며 공부를 시킨다. 졸업생들은 최고의 엘리트로 대접받으며 상상하기 어려운 특권을 누린다. 졸업과 동시에 주요 부처의 관료로 임명돼 주요 정책을 입안하거나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영 기업체나 글로벌 기업의 간부로 스카우트돼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수술 3000건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수술 3000건

    서울아산병원이 단일 병원으로는 국내 최초로 간이식 수술 3000건을 달성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이승규·가운데) 간이식팀은 지난 6일 급성 간부전으로 생명이 위독한 최모(25·여)씨에게 사촌 동생의 간을 이식함으로써 1992년 8월 첫 수술 이후 3000건의 이식수술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의 수술 사례가 주목받는 것은 이식수술 성공률이 무려 96%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수술 성공률 분석에는 1주일 이내에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는 중증환자 630명(21%)도 포함됐다. 우리나라보다 간이식 수술을 먼저 시작한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의 평균 성공률은 85% 수준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피츠버그대학이나 스탠퍼드대학도 평균 성공률이 92% 수준이다. 이 병원 간이식센터는 그동안 ▲1999년 1월 변형 우엽 간이식 성공 ▲2000년 3월 2대1 간이식 성공 ▲2003년 9월 교환 간이식 성공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수술의 보편화 등 숱한 세계기록을 내놨다. 이승규 교수는 “간이식은 수술에 평균 11시간이 걸리고, 50여명의 대규모 의료진이 동원된다.”면서 “96%라는 성공률에 안주하지 않고 잃어버린 4%의 환자를 생각하면서 더 많은 노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경기도 자연친화 장지 조성 잇따라

    경기도 자연친화 장지 조성 잇따라

    경기도 내 자연장지 조성이 잇따르고 있다. 5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도내에는 공설 자연장지 5개와 시설 자연장지 6개 등 모두 11개의 자연장지가 조성돼 있고, 3개 자연장지(공설 2·사설 1)가 추가로 만들어지고 있다. 산림청은 국내 처음으로 경기 양평군에 ‘하늘숲 추모원’을 2009년 5월 20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이어 의왕시가 오전동 일대 1만 6000여㎡ 부지에 6900기를 봉안할 수 있는 봉안당과 자연장(1746기), 수목장(1000기) 등을 갖춘 의왕하늘쉼터를 만들어 지난해 2월 개장했다. 광주시도 지난해 7월 광남동 중대공원과 신월리 신월공설묘지 안에 총 4200기를 안치할 수 있는 자연장지를 조성했다. 특히 혐오시설로 여겨온 중동공동묘지를 재개발해 공원으로 조성한 중대공원 자연장지는 경기도 장사 워크숍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되는 등 주목을 받았다. 또 수원시가 조성한 수원시연화장 안에도 3만구를 안치할 수 있는 자연장지가 조성돼 있다. 포천시 내촌면에 조성 중인 자연장지도 오는 7월 개장될 예정이고, 이천시도 부발읍에 11977㎡ 규모의 자연장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종교단체와 법인이 조성한 자연장지도 조성돼 운영 중이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 불교단체가 조성한 수목형 자연장지가 지난해 11월 조성된 것을 비롯해 용인시에 2곳, 안성시에 3곳, 광주시에 1곳의 자연장지가 지난해 조성됐다. 한 종교단체는 양평군 서종면에 수목형과 잔디형을 결합한 자연장지를 현재 조성하고 있다. 자연장은 시신을 화장한 유골을 나무, 화초, 잔디 등의 밑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사 방식으로, 환경을 보전할 뿐 아니라 공원화가 가능해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방식이다. 또 납골당에 안치하는 데 500만~2000만원까지 큰돈이 드는 것에 견줘 200만~300만원가량으로 비용이 대폭 낮아진 것도 자연장지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편 최근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장사제도 및 문화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서 국민의 79.3%가 화장을 원했고, 39.9%가 화장 후 유골을 자연장으로 처리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하는 등 장례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단 1명 근무해도 편의장비 지원 텔레워크의 장점 보여줘야 성공”

    “단 1명 근무해도 편의장비 지원 텔레워크의 장점 보여줘야 성공”

    “대중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하지만 우리는 원격근무를 위한 장비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혜택여부를 인원 수로 따지지 않는다. 단 1명이 원격근무를 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시설 등을 얼마나 지원하고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국방부의 CAP(Computer Accommodations Program) 책임자인 디나 코언의 발언이다. 우리나라처럼 미국에서도 원격근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으나 원격근무 정책의 성공여부를 양적인 측면에서 찾지 않는 점은 우리와 달랐다. 지난달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26회 ‘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 국제박람회(CSUN)’에서 만난 그녀는 내후년 정년퇴직을 앞뒀지만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방부 예산 매년 900만불 지출 →프로그램은 언제 시작됐으며 부처간 협조는 잘 이뤄지는가. -1990년 국방부 내 장애인 고용 지원에서 출발했다. 시작은 조그마했지만 각 부처, 공공기관별로 양해각서를 맺고 지원 대상을 늘려 나갔다. 예산은 국방부에서 현재 매년 900만 달러를 지출한다. →지금까지 CAP 프로그램의 수혜인원은. -우리는 인원 수로 따지지 않는다. 1명의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데 여러 개의 편의장비와 지원인원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약 10만여개(1명당 중복가능)의 편의장비가 근로자들에게 지원됐다. →추진과정에서 장애물도 많았을 텐데. -대중들의 인식이 가장 큰 문제였다. 또 한 가지는 기술이 계속 진화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원격근무 시스템에 접속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설계(UI)가 중요하다. 그러나 기술 진보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항상 ‘접근성의 갭(차이)’이 생긴다. 보조공학기술이 이를 보완해 장애인이나 상이군인, 노령자 등 누구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부가적으로 기업의 인식도 바뀌었는지. -우리가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보잉사 등 대기업 인사담당자 순회교육도 했다. 자연히 이 기업들의 상이군인, 장애인 고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우린 목표치를 따로 갖고 있거나 의무사항으로 규제하지 않는다. 다만 오바마 정부가 지난해 7월 26일 장애인법(ADA) 20주년 기념식에서 향후 5년간 10만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 ●정보유출 대비 USB 사용 금지 →해킹이나 정보유출에 대비한 보안문제 해결은 어떻게 하고 있나. -우리는 3중에 걸쳐 보안을 확인한다. 첫번째로 전화번호,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이용자가 단독으로 서버에 접속한다. 두 번째로 방화벽이 보호해 준다. 세 번째로는 개인의 컴퓨터 접속 카드를 따로 부여받는다.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USB도 쓰지 못한다. 또 공공기관별로 조금씩 다른 보안체계를 갖고 있는데 보안이 특히 중요한 국방부는 얼굴과 지문인식까지 동원한다. →한국의 스마트워크는 육아지원을 위한 유연근무제, 환경친화적 근무에 치우친 감이 있다. 취약계층의 근로 지원은 아직 미약한 편인데. -저출산 문제나 가족의 삶을 배려한 근무 배려도 매우 좋은 생각이자 출발점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사례(good example)’를 만드는 것이다. 텔레워크가 충분히 생산성이 있고 돈도 아낄 수 있고 무엇보다 성과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국방부의 카렌 사례가 대표적이다. 2년 전까지 요양원에 있었고 두 팔을 쓰지 못했지만 지금은 마우스 스틱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 역시 그런 성공사례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글 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박근혜·유시민 복지론’ 밑그림 제공 안상훈 서울대 교수 인터뷰

    ‘박근혜·유시민 복지론’ 밑그림 제공 안상훈 서울대 교수 인터뷰

    “오해의 결이 워낙 두껍게 쌓여 있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 안상훈(42)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2006년 6월 내놓은 대답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중한 인터뷰 거절이었다. 사정은 이랬다. 당시 스웨덴 집권 사회민주당(사민당)이 총선에서 참패했다. 멀리 북유럽 국가의 선거 결과를 두고 더 흥분한 것은 한국 언론들이었다. 보편적 복지국가의 모델로 손꼽히는 스웨덴에서마저 사민당이 패배한 사실을 들어 ‘어쭙잖은 좌파’ 노무현 정권을 향한 맹공이 쏟아졌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냉소했다. 그래서 스웨덴 모델에 대해 냉정하게 말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았다. 그래서 안 교수에게 인터뷰를 부탁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복지정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의 몇 안 되는 학자다. 하지만 “두터운 오해의 결”을 내세워 거절했다. “그때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 많이 받았지요. 지금도 입 떼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 28일 서울 신림동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안 교수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은 시쳇말로 ‘기업 팔을 비틀어대도’ 이념 공세에서는 자유로운 이명박 정권 아닌가.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현 국회의원)도 ‘사회복지보장기본법 개정안’을 내놓으며 자신만의 복지구상을 밝혔다. 이른바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출산에서 노후까지 생애 주기를 구분해 소득보다 생활을 보장하는 복지개념)다. 야당인 민주당도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묶어 3무(無) 정책으로 내놨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참여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아 ‘사회투자국가론’(복지 지출이 성장과 융합하기 위해 성과를 내는 투자 형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외치고 있다. 박근혜·유시민 두 사람의 복지 방안에는 안 교수의 주장이 상당 부분 녹아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내놓은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는 안 교수가 10년째 강단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판박이다. 이렇게 우호적인 분위기인데도 안 교수는 왜 입 떼기가 여전히 어려울까. 그가 최근 ‘현대 한국복지국가의 제도적 전환’(서울대출판문화원 펴냄)이라는 제목의 연구서를 낸 것을 명분 삼아 어렵사리 만났다. →스웨덴 모델이 다시 화두다. 소회가 남다를 듯싶은데. -2006년과는 또 다르게 답답하다. 지금 당장 한국에서 스웨덴 모델은 불가능하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수준이 스웨덴과 다르다. 비유하자면 초등학생이 대학생 옷을 입고 멋 내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한국은 초등학생이 유치원 옷을 입고 있는 격이다. 이런 마당에 작은 옷이 싫다고 갑자기 너무 큰 옷을 입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짚어 달라. -스웨덴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스웨덴을 다룬 대중서들이 참 많이 나왔다. 나도 가끔 보는데 결국 각자 보고 싶은 부분만 보고 나서 일방적으로 얘기한다. 스웨덴을 천국처럼 묘사하는 이들은 주로 1970년대, 그러니까 스웨덴 모델의 최전성기 때까지만 얘기한다. 1990년대 들어서 사민당마저 복지 다이어트에 나서면서 스웨덴 모델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세밀하게 접근하기보다 한때 유행했던 ‘일본은 없다’ ‘일본은 있다’ 식의 논쟁만 남았다. 글쓰기 내공이 더 쌓이면 스웨덴 모델에 대한 대중서를 내가 직접 쓰고 싶을 정도다. →그러면 (스웨덴에서) 어떤 부분을 배워야 하나. -가장 배워야 할 부분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복지 그 자체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속 가능한 복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점이다. →‘사회서비스’ 복지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무슨 얘기인가. -복지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현금을 주는 것과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금을 쥐여 주는 것은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지만 ‘근로 동기 침해’라는 문제점도 있다. 반면, 사회 서비스는 근로 동기 침해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예컨대 실업자에게 실업수당 명목으로 150만원을 준다면 일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보육비나 교육비로 150만원 지원하면 그 이유로 놀지는 않는다. 서구의 복지 선진국들은 사회 서비스 대 현금 서비스 비율이 1대2 정도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대4, 1대5 정도 된다. 사회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 서비스가 김대중 정권의 ‘생산적 복지’(워크페어=Work+Welfare)나 노무현 정권의 ‘참여형 복지’(사회투자국가론)와 어떤 차이가 있나. -이전 정권에서 거론한 사회 서비스 강화는 영국의 앤서니 기든스(‘제3의 길’ 저자)에게서 따온 것이다. 그런데 너무 부분만 얘기했다. 생산적 복지는 일하면 돈을 더 주겠다는 것, 즉 자활 개념이 들어가 있다. 복지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무슨 뜻인가. -복지를 자꾸 저소득층을 도와주는 개념으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식으로 복지를 받아들이면 결국 현금 중심 지원에 머물게 되고, 그 결과는 ‘복지병’에서 보듯 근로 의욕 상실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국가 재정 문제를 낳게 된다. 우리나라도 각종 연기금 문제에 대한 우려가 많지 않은가. →그래도 노무현 정권이나 유시민 대표의 사회투자국가론은 사회 서비스를 내세우지 않았나. -(김대중 정권의) 생산적 복지가 현금 지원에 자활을 합친 것이라면, (노무현 정권의) 사회투자론은 사회 서비스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한발 전진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최근 유 대표의 주장을 보면 여전히 복지를 (저소득층에 대한) 시혜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무상복지’ 시리즈를 내건 민주당과 마찰이 일어나는 것도 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내 생각에 정말 사회 서비스를 통한 보편적 복지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면, 이것저것 건드리지 말고 교육이면 교육, 보육이면 보육 딱 한 부분만 골라서 일단 시행해 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런 맥락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 시리즈는 어떤가. -조금 더 차근차근 제시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무상 대상으로) 급식, 의료, 교육을 내세웠는데 그 세 가지를 왜 고르고, 왜 정책적 우선순위를 뒀는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왜 무상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설명도 충분치 않다. 복지 정책의 정치적 기대치를 너무 높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와, 공짜다.” 하다가 “에이, 이게 뭐야.”로 가게 된다. 그런 실망감이 누적되면 다음 정책 추진 때 어려워진다. 정권만 잡으면 전부 다 해 줄 것처럼 얘기하지 말고 왜 이 항목을 골랐고 어떤 방식으로 실천해 나갈 것인지 좀 더 깊은 고민과 논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복지안은. -내가 보기엔 가장 진보적이다. 아무래도 박 전 대표는 아버지(고 박정희 대통령) 영향 때문인지 국가가 선도적으로 나서서 개량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이 있는 것 같다. 유시민 대표가 영미식 제한적 복지에 그쳤다면, 박 전 대표는 좀 더 전폭적이고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복지 정책을 연구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대목은 우리나라 복지 프로그램에 없는 건 없다는 거다. 있을 건 다 있는데 제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찔끔찔끔 백화점식으로 늘어만 놓지 말고 핵심을 정해 국민을 설득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래서 복지 제도에 대한 전면적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내 주장이었고 박 전 대표가 이를 많이 받아들였다. →학자로서 이론 전파에 일정 부분 성공한 셈인데 어떻게 (정치권과) 인연이 닿았나. -정치권과 직접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 강단에서 늘 해 왔던 주장들일 뿐이다. 노무현 정권 때 복지부 정책평가위원으로 일한 적은 있다. 이때 논의한 내용들이 유 대표에게 전달된 것 같다. 박 전 대표 경우는, 대학 은사(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께서 우리나라 복지 정책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며 (박 전 대표의 정책) 브레인으로 참여하셨는데 제자된 도리로 옆에서 조금 거들어 드렸다. →결국 복지 정책에 있어서 ‘빨갱이’ 취급을 당하기 쉬운 진보보다 공동체 복원을 내세운 보수가 더 유리한 셈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진보가 없으면 복지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도 없다. 진보의 역할이 크다. →진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최근 ‘강남 좌파’니 ‘분당 우파’니 하는 말들이 나온다. 어떻게 보나. -말 장난이다. 언론이나 정치계가 자꾸 그런 말을 만들어 내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책의 정교함이나 어느 게 국민에게 이로운가를 따져야지…. 언론은 그렇다 치고 대학 교수들까지 그런 말을 입에 올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말씀을 들어보니 강남에 안 사나 보다. -하하. 굳이 따지자면 강남에 전세 사는 중도파다. →박 전 대표의 보수적 색채 때문에 집권하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당장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그의 공약은(세금과 정부 규모는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풀’고, 법 질서를 ‘세’우자는) ‘줄푸세’였다. -박 전 대표의 구상 자체는 진보신당 대표를 지낸 노회찬 의원이나 참여정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용익 서울대 교수 등 반대 진영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니 남는 것은 진정성인데, 그건 학자인 내가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 학자로서 얘기하자면 가능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봐라. 이명박 정부가 잘해서 그 위기를 넘겼느냐, 그건 아니다. 1998년 이후 뒷정리를 잘 해둔 김대중 정부의 공덕이 크다. 복지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 치열하게 고민해서 세팅을 잘해야 한다. 어느 누구 하나의 공으로 될 일이 아니다. →다른 측면에서 스웨덴 모델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웨덴의 특수성, 예컨대 이웃 소련의 압박, 적은 인구, 유럽이라는 거대 단일 시장 등이 있었기에 (스웨덴 복지가) 가능했던 것 아닌가. -맞다. 스웨덴은 1·2차 세계대전 때 어디에도 끼어들지 않았다. 초토화된 유럽을 상대로 전후(戰後) 보급기지 역할을 맡았다. 인구도 1000만명이 채 안 된다. 스웨덴 사람들은 일본인들처럼 남에게 욕먹고는 못 산다. 스웨덴 모델이 안 된다는 사람들은 은근히 미국을 내세운다. 미국이 복지 후진국으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인종 문제(흑백 갈등)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인종 문제가 있나? 아니다. 심지어 평등 지향적 의식이 엄청 강하다. 그렇기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복지를 구상할 수 있고, 해낼 수도 있다. →그럼 무엇부터 손대야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빨리’다. 지금 안 바꾸면 나중에 큰 골칫덩이가 된다. 프랑스를 봐라. 연금 체계가 굳어버린 뒤 뒤늦게 손대려 하니까 총파업이 터져나오는 고통을 겪지 않나. 우리는 갖춰진 게 없다. 그나마 이 점이 다행이다. 정해진 틀이 없으니까 이제부터 잘하면 더 좋은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여겨보는 대목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스웨덴 모델 성립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노동운동, 즉 조직화된 노조의 힘이었다. 그러나 이건 산업화 시대의 모델이다. 지금 같은 탈산업시대에는 지식이나 교육 분야가 중요하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늘려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쉽게 말해 아이가 있는 젊은 여성과 그 여성에 연계된 젊은 남성의 표를 어떻게 유혹할 것인가, 하는 거다. 내 꿈은 한국이 이 과정을 잘 설계해서 스웨덴이 한국 모델을 배우기 위해 역방문하는 것이다. →이러다 나중에 복지부 장관이나 국무총리로 입각하는 것 아닌가. -하하. 나는 학자로서 복지국가 논의의 물길을 트는 데 관심 있다. 5년 단임정부에 들어가 일하는 것보다 차라리 100살까지 서울대 교수하면서 복지국가를 연구하고 싶다. 스웨덴은 학비가 공짜라 유학생을 잘 안 받아 준다. 그래서 스웨덴 모델에 관심 있는 학자들도 방문연구원 형식으로 몇 년 머무는 정도가 전부다. 내가 (스웨덴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아서였다. 1992년 사회복지학회 주최로 서울에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는데 그때 에스핑 앤더슨(복지국가유형론으로 유명한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복지정책학자) 등 유명 학자들의 ‘시중’을 들었다. 관련 논문도 번역해 주고 길 안내도 하고…. 그게 인연이 돼 공부의 길로 이어진 만큼 배우고 익힌 이론을 제대로 전달해 보고 싶다. →입각보다 100살까지 교수하는 게 더 어려운 것 아닌가. -하하하. 그건 쓰지 마라. 나 잘릴지도 모른다.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1969년 서울 출생 ▲1992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1996년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비교사회정책 석사 ▲2000년 스웨덴 웁살라대학 비교사회정책 박사 ▲2001년~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5~2007년 보건복지부 정책자문위원 ▲2006~2008년 대통령 자문 사람입국일자리위원회·정책기획위원회 위원 ▲2009년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장
  • “중간소설은 결코 소설이 될 수 없다”

    “중간소설은 결코 소설이 될 수 없다”

    현대문학사의 가까운 지점에 김홍신의 ‘인간시장’,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이 몸을 의탁하고 있는 공간이 있었다. 바깥으로 눈을 돌리면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존 로널드 로웰 톨킨의 ‘반지의 제왕’ 등도 마찬가지 영역에 머물러 있다. 대중소설, 혹은 상업소설이다. 역사, 추리, 판타지, 연애 등을 다루는 소설을 흔히 ‘장르 소설’이라 일컫는다. 본격소설(혹은 순소설)과 대비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중간소설’(middlebrow fiction)이란? 말 그대로 본격소설과 상업소설의 중간 즈음에 위치해 있다. 문학의 예술적 기능과 오락적 기능을 모두 품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현대문학이 판타지와 팩션(팩트+픽션), 칙릿(젊은 여성을 뜻하는 chick+literature의 조어) 등을 주 대상으로 삼는 풍조 속에서 중간소설이 대세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장르적 경계가 상당 부분 허물어진 상황에서 장르를 규정짓는 시도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움직임으로 비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현실을 딛고 나온 발언이 있다. “중간소설은 결코 소설이 될 수 없다.” 사뭇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문제 제기다. 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는 최근 내놓은 문학평론집 ‘언어의 그늘’(서정시학 펴냄)을 통해 중간소설이 품고 있는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는다. 문 교수는 “한 나라의 문학이 풍성해지기 위해서는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이 서로의 경계선을 확실히 유지하면서 상호 비판적으로 작용해야 한다.”면서 “중간소설이 자신에게 주어진 경계선 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 시비를 걸고 비판할 이유가 없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곧바로 “중간소설 옹호론자들이 본격소설의 본령과 존재 의의 자체를 부정할 때에는 이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며 논의의 장(場)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몇 년 전 거액의 고료를 걸고 제정된 뉴웨이브 문학상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기존의 중간소설 옹호론 핵심을 ▲중간소설은 세계문학의 큰 흐름이며 서사의 재미와 함께 문학의 품격도 겸비한 만큼 과거 대중문학에 비해 한 차원 높다 ▲기존의 본격소설 역시 중간소설의 다양한 자양분을 수용해야 그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최첨단 정보기술(IT) 수준에 맞춰 생산된 보편적 문화 콘텐츠로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를 가져 보자 등으로 정리했다. 문 교수는 ▲소설은 사회의 모순과 치열하게 대결하는 고독한 투쟁의 여행임에도 이를 외면하며 멀티미디어적 상상력만을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본격소설을 위축시키며 ▲세계화, 정보화의 흐름 속에서 자본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업화한 이미지들이 난무하는 만큼 민족적 특수성에 기반해 세계 인류가 공감하는 내용이 더욱 필요하고 ▲최첨단 IT 기술을 접목해 만드는 중간소설은 인간적 향기가 없는 문화 상품일 뿐이라고 조목조목 반박 논리를 곁들였다. 그는 “과거 현대문학의 흐름 속에서 이뤄진 실험과 파격이 문학사적 의미를 지니는 것은 시대의 모순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응전력이 그 속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문학은 지배 담론의 논리에 오염된 일상 언어를 비판하고 그 논리에 의해 추방된 그늘을 감싸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치 중간소설을 우리 문학의 미래인 양 표현하는 풍토가 만연하는 것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면서 “굳이 순문학이니 본격문학이니 하며 경계 짓지 않더라도 세상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문학이 지켜야 할 가치만큼은 엄연히 존재함을 주장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엘리트주의를 앞세워 문학의 성벽을 굳건히 높이고자 하는 문단 주류 연구자의 고루한 아집인지, 아니면 흥미로움과 경박함이 문학의 외피를 쓰고 범람하는 풍조에 대한 외로운 저항인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판단은 문학을 향유하는 독자의 몫이기도 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조목조목 짚어 본 통일 이후 ‘통합’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치사에서 평화통일 3단계와 통일세 구상을 주요 대북 메시지로 제시한 이후 각계에서 통일에 대한 논의가 터져나왔다. 또 얼마 전 ‘후계자’ 김정은의 급부상으로 촉발된 북한의 정정 불안 때문에 통일이 목전에라도 다가온 듯 철저한 준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활발하게 전개된 논의에 비해 통일 이전의 ‘통합’이나 이후의 구체적인 전개 방식 등에 대해서는 아직 체계적인 접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관념적 시각에서 통일 문제를 보거나, 정치·경제 중심의 좁은 잣대로만 논의가 전개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통일 이후 통일을 생각한다’(박명림 외 6명 지음, 푸른역사 펴냄)는 통일의 준비 과정과 통일 이후 발생될 문제들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책은 남북통일이 ‘결론’이 아닌 통일 문제의 ‘시작’이란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 정치·경제는 물론 교육과 언어, 음악, 문학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통일 이전과 통일, 그리고 그 이후를 대비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박명림 연세대 지역학 협동과정 교수는 “통일이 온전했던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닌 60여년간 독자적으로 생존해 온 두개의 한국을 단일국가로 새롭게 ‘건설’하는 과정”이라며 “남북이 ‘통합’에 대한 준비 없이 제도통일 과정에 돌입하면 극단적인 사회재분열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한의 경제 통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독일 등 외국의 경험을 원용해 살펴보고, 통일을 위해 필요한 비용과 구체적인 조달 방법 등에 대한 방안을 찾는다. 독일이 동·서독 간 화폐 교환비율을 1대1로 상정한 결과와 통일 이후 발생한 소유권 분쟁, 동독의 시장경제체제 전환 과정 등을 우리의 상황과 등치시켜 비교·검토한다. 임홍빈 서울대 명예교수는 남한의 ‘한글맞춤법’과 북한의 ‘조선어규범집’ 등 두 체제의 어문 규정을 통해 분단 이후 남북한 언어의 이질화 과정과 남북 언어의 현황을 점검한다. 아울러 통일 한국에서는 남한을 기준으로 어문 규정을 수립할 것을 제안한다. 김재용 원광대 국문학과 교수는 먼저 북한 문학계의 현실을 이해한 뒤, 이를 바탕으로 남북 문학 교류를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경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도 남북 음악계의 이질성이 향후 ‘문화전쟁’으로 비화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북한의 1-4-6-4의 기간학제와 남한의 6-3-3-4 기간학제 등 교육체계의 이질성도 문제다. 이종재 서울대 명예교수는 남과 북이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의 교육이 당성, 혁명성, 계급성을 구비한 사회주의식의 인재양성에서 벗어나 보편적 전인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만 75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나에게 맞는 봄옷 인터넷 쇼핑법

    나에게 맞는 봄옷 인터넷 쇼핑법

    형광 분홍, 주황색 등 강렬한 원색의 봄옷을 인터넷 쇼핑으로 장만했다가 사진으로 본 것과 달라 낭패를 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됐지만 직접 입어 볼 수 없다는 문제는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단점이다. 온라인쇼핑몰 스타일티바(www.styletiba.com)의 윤영희 실장이 성공적인 봄옷 쇼핑법을 소개한다. 먼저 자신의 피부 색깔과 맞는 옷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란빛이 나는 피부가 많은데 여기에는 초록이나 파랑 같은 중성적인 느낌의 색깔이 잘 어울린다. 피부가 하얀 편이라면 분홍·주황 등 따뜻해 보이는 붉은 계열의 색깔이 좋다. 인디언 핑크처럼 어두운 분홍색보다는 꽃분홍처럼 채도가 높은 색깔이 하얀 얼굴에 생기를 더해 준다. 반대로 까무잡잡한 얼굴색의 소유자라면 채도가 높은 옷은 얼굴빛을 탁하게 보이게 하므로 푸른빛의 색깔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옷의 무늬는 체형의 단점을 가릴 수 있는 최고의 무기다. 무늬가 클수록 부피감을 더해 주므로 입체적인 기하학 무늬나 화려하고 큰 꽃무늬를 입으면 왜소한 체형을 보완할 수 있다. 반대로 체격이 크고 통통하다면 호피 같은 강한 느낌의 무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작은 꽃무늬나 물방울과 같은 은은한 무늬가 체격이 작아 보이는 착시 효과를 낸다. 일교차가 큰 간절기인 봄날씨에도 어울리면서 지난해부터 꾸준히 인기 있는 유행 아이템은 야전 상의 스타일의 야상 점퍼다. 밀리터리 룩의 야상 점퍼는 세련되면서도 활동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봄 패션을 완성하는 트렌치코트는 올해 노랑, 분홍, 파랑 등 화사한 색깔에 물방울 등 귀여운 무늬가 들어간 것이 인기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인감 대신 서명하세요

    이용하기 불편했던 인감증명을 서명으로 대신하는 시대가 열린다. 행정안전부는 현행 인감증명제도를 대체·병용하는 ‘본인서명 사실확인제’ 도입을 위한 ‘본인서명 사실확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31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30일 밝혔다. 인감증명제도는 1914년 도입된 이후 공·사적 거래에서 계약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인감도장은 주소지 동사무소에서만 신고해 사용할 수 있는 등의 불편이 따랐고 서명에 의한 경제활동 보편화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새로 도입되는 본인서명 사실확인서는 현행 인감증명서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면서도 전국 모든 동사무소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민원인이 동사무소를 방문해 신분확인 후 전자패드에 서명한 뒤 확인서를 발급받아 인감증명서 대신 사용하는 방식이다. 행안부는 입법예고를 통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법률을 국회에 제출, 2012년부터 본인서명 사실확인제를 우선 시행한 뒤 전자본인 서명확인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부시 전 美대통령 海士 특강 “北이 한계점 넘지 않도록 경고선 그어야”

    부시 전 美대통령 海士 특강 “北이 한계점 넘지 않도록 경고선 그어야”

    미국 제 43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부시(George W. Bush) 전 대통령이 29일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대통령의 결정’(Decision of President)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한·미는 공동의 가치 구현하는 동맹국” 부시 전 대통령은 강연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평화의 소중함과 한·미동맹의 중요성 등을 역설했다.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재임 당시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해 단행했던 중요한 정책결정, 국제관계 등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을 생도들에게 들려줬다. 그는 “자유가 없다면 표현도, 행동의 자유도 없으며, 테러리스트는 자유를 위협하는 공동의 적으로 사관생도 여러분은 이러한 위협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지켜내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미 관계는 단순한 군사동맹이 아니며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군은 미군과 세계 곳곳에서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우고 있다.”면서 “두 나라는 공동의 가치를 구현하는 동맹국으로서 여러분들은 앞으로 이러한 한미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평화 앞장서는 국제 리더 되길” 부시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의 3대 세습은 국민들의 동의하에 권력을 이양한 것이 아니라 부자 간의 세습이다.”며 비판한 뒤 “북한이 일정 한계점을 넘지 않도록 경고선을 분명히 그어야 하며, 이를 위해 경제제재 등 국제 공조체제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생도 여러분들은 세계 평화에 앞장서는 국제 리더, 한국의 위대한 전통 계승의 일원이 되어 달라.”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강연에는 김성찬 해군참모총장과 원태호 해군사관학교장 등 주요 지휘관과 해군사관생도 등 110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에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자서전 ‘결정의 순간’(Decision of Points)을 사관생도들에게 전달 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민주당은 룰라 연설문 ‘열공’중

    정치권에 브라질 전 대통령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룰라) 열풍이 불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김부겸·김재윤 의원은 29일 룰라 전 대통령의 연설문 번역집을 출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치 철학을 배우자는 취지다. 소통과 통합, 성공한 진보정권, 양극화 해소. 이들이 룰라 전 대통령을 주목하는 까닭이다. 정치적 격변기를 앞둔 민주당의 과제로도 받아들여진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임기 8년 동안 브라질 인구 25%에 생활보조금을 지급했다. 빈민 2000만명이 중산층으로 도약했고 기업은 활기를 띠었다. 그 결과 브라질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그는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보편적 복지정책을 통해 사회 양극화 해소를 꾀하는 민주당의 기대와 연결된다. 브라질은 30여개의 정당이 난립된 국가다. 어떤 리더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 인사들을 요직에 중용했다. 야당 하원의원 엔히크 메이렐리스를 8년 임기 내내 중앙은행장으로 뒀다. 룰라식 화합·포용 정치는 상·하원 의석 20%밖에 안 되는 소수당을 이끌고도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됐다. 그는 “통합은 공통된 가치와 염원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제1 야당이지만 야권 통합도 이뤄내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 주소와 대비된다. 한·브라질 의원협회 회장인 원혜영 의원은 “정파 간 타협과 전임 정권에 대한 예우는 현 정권에도 요구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선반 노동자,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진보·민중적 정치인이 8년만에 국가 부채를 해결하고 경제대국을 만들었다. 진보정권의 실력을 보여줬다. 민주정부 10년을 계승·평가하려는 민주당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번역집은 취임사와 국제 회의석상 발언, 퇴임사 등으로 구성됐다. 여권에서도 올해 초 ‘룰라 벤치마킹’ 바람이 불었다. 한나라당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룰라 전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정권 재창출 과정을 검토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도 서울대 이성형 교수를 초청해 ‘브라질의 유산과 과제’라는 세미나를 열었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가 지금이라도 룰라 전 대통령의 화합과 포용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북한도 언젠가 자유의 무지개 뜰 것”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28일 자서전 ‘결정의 순간’의 국내 출간에 맞춰 방한,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에서 출간기념회를 했다. 그는 “자유는 누구나 원하는 보편적인 가치”라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은 궁극적으로 자유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 중 루마니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기념해 연설할 때 연단 맞은편으로 무지개가 떴던 일화를 소개하며 “누구도 예상 못 했던 나라들이 하나 둘 자유를 찾고 있고, 북한에서도 언젠가 자유의 무지개가 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의 세 대통령과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했다.”면서 용산 미군기지 이전 결정을 한국 정상과 합의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로 꼽았다. 한·미 정상회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묻자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의로 각국 정상들이 한복을 입었던 일을 소개하며 “그날 날씨가 매우 춥고 바람이 불어서 모두 풍선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출간 기념회에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을 비롯해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 이태식 전 주미대사, 이석채 KT 회장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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