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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사회적 자본의 버팀목은 신뢰와 배려/김경중 한국윤리전략연구원장

    [기고] 사회적 자본의 버팀목은 신뢰와 배려/김경중 한국윤리전략연구원장

    얼마 전 법무부의 위탁을 받아 교도소와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소속 지방관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렴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었다. 교육을 통해 알게 된 K교도관의 말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는 “수용시설에 있는 분 중에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보호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고, 냉대와 질시의 대상으로만 살다가 수용시설에 오는 경우가 많다.”는 어느 사형수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국가와 사회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내가 일부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봉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교육 전에 가지고 있던 해당 공직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편협된 생각임을 느꼈다.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잘못 판단하거나 왜곡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에서 오는 편협된 사고가 대부분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갈등은 남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독선과 불신 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유연성·신뢰 등이 필요하며, 이 중 신뢰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란 일반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협력과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일체의 신뢰, 사회규범, 네트워크 사회구조 등을 의미하며 경제발전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으로서 이익이 공유되는 특성이 있다. 사회적 신뢰는 개인이나 집단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그의 존립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으로서 성장을 이끄는 엔진으로 작용하며, 신뢰를 토대로 하고 있는 사회적 자본이 현대사회의 기본적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그의 저서 ‘신뢰’(Trust)에서 무형의 사회적 자원으로서의 신뢰는 21세기 선진사회의 필수 조건이며 사회·정치적 발전과 안정은 물론 경제 발전의 절대적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사회적 자본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2위이며 그중 신뢰지수는 5.21로 24위라고 한다. 이러한 저신뢰의 심화는 사회 균열로 이어져 국가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경제 성장 못지않게 사회제도와 구성원들의 의식 및 태도의 선진화가 절실히 요구되는데, 개인별 소득수준이 아무리 높아져도 구성원들의 행태·사고 등이 전근대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다. 공자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을 ‘서’(恕)라고 하였다. 서는 같을 여(如)와 마음 심(心)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남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일을 처리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의 정신은 사회에서 인간의 도리를 세우는 기본원칙이며 보편 윤리에 가장 가까운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 자본의 핵심적 요소 중에 신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배려’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모순과 갈등도 이러한 서 정신 결핍에서 초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자신이나 조직이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면 우선 상대방을 인정하고 이해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더불어 사회적 자본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배려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국가차원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원자바오/최용규 논설위원

    13억 중국 인민 사이에 ‘서민 총리’라는 애칭을 달고 사는 원자바오(溫家寶·69) 중국 총리. 서민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풍모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그다. 대중적 스타다. 2006년 춘제(春節) 아침, 그 유명한 ‘11년된 점퍼’ 사건은 인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고 했고, 추앙의 대상이 됐다. 한 칠순 노인이 “우리가 이런 총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조국과 인민에 희망이 있다.”고 눈물을 훔쳤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 원자바오가 권부로부터 ‘왕따’당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2009년 7월 17일 자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원자바오는 경제 문제부터 정치·국방에 이르기까지 ‘적’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를 비롯해 권력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쑹핑(宋平)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 등과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배경은 뭘까. 원자바오는 2008년 9월 유엔 연설에서 ‘보편적 가치’를 언급했다. 해외순방 때는 ‘서구 정치모델’을 수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강경론자와 보수 공산주의자들로부터 공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터. 원자바오의 그 같은 개혁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의 정치 궤적을 더듬어보자. 톈진 출신인 원자바오는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 전 총리의 모교인 톈진 난카이 중학교를 다니면서 그를 우상으로 삼아 공부했다. 저우언라이를 닮았다는 평가와 무관치 않다. 베이징에선 서기처 농업담당 서기로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당시 총서기를 보좌했다. 자오쯔양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해석도 무리는 아니다. 학자들은 원자바오 왕따를 두 가지로 해석한다. 개혁적 성향 외에 국민들에게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 개방 위주로 30년 이상 경제를 발전시킨 만큼 이젠 정치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복선이 깔려 있다.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이 이끌어 가는 집단지도체제다. 돌출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9명이 모여 국가 대사에 의견을 모은 뒤 대외적으로 발표한다. 그런데 원자바오가 여러 차례 도발을 감행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읽었다는 얘기다. 기실 중국의 정치개혁은 시기와 방향성이 문제다. 그래서 원자바오의 발언은 유효하다. 서민 총리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도입만큼 소통방식 중요”

    “도입만큼 소통방식 중요”

    “진정한 주민 참여는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해진 시민 요구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하느냐가 성공을 좌우합니다.” 이석우(63) 경기 남양주시장은 오는 9일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지방재정법 시행에 앞서 자치단체 예산은 물론 각종 정책에도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5일 강조했다. 지방재정법이 시행되면 우선 내년 예산 책정 과정에서부터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이 의무화되는 것에 대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이 시장은 “일부에서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모델만 적용해 공청회와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획일적인 의견 반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시장은 “어느 공연장이든지 가보면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소통하면서 이야기를 같이 즐긴다.”면서 “행정에서도 민·관이 공동 목표를 찾아내고 상호 존중하면서 함께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시민들의 요구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각양각색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진정한 주민 참여는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시장은 현재 남양주시에 새로운 추진 동력이 되는 시민 참여 워킹그룹을 126개 분야에 걸쳐 운영하고 있다. 워킹그룹은 전문가, 기업인, 대학생 등이 정기모임과 카페, 트위터 등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풍부한 의견을 내 시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다. 관 주도의 행정에서 탈피해 보자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 시장은 “참여하는 시민이 늘어나다 보면 시정 추진에 큰 힘이 된다.”며 “느리지만 제대로 된 시민 참여의 숙성 기간을 거쳐 바람직한 주민 참여를 실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민 참여 행정이 보편화되면 예산과 인력의 효율적 운영도 가능하지만 시민들의 불만이나 불편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이 시장은 “시민의 행정 참여는 꼭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자신이 사는 시·군을 명품 지역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 ‘열린 소통’으로 公衆을 홀려라”

    [이제는 공공외교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 ‘열린 소통’으로 公衆을 홀려라”

    2007년 11월 26일 당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 연설에서 국방 분야가 아니라 국무부의 예산증액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군사적 성공은 승리의 충분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알카에다가 온라인에서 자신들의 메시지를 미국보다 더 잘 전달한다는 것은 당혹스런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 원인으로 “근시안적 조치” 때문에 소프트파워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게이츠 장관이 지적한 것처럼 국제 시민사회의 ‘이해와 공감’을 얻으려는 국가 활동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방적 선전인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쌍방향 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공공외교는 특히 강대국에 둘러싸여 틈새외교가 절실한 한국에게 절실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 좌담을 통해 공공외교의 중요성과 바람직한 방향을 짚어봤다. 김동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지난달 16일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진행된 좌담에는 신낙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 김상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태환 한국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사업부장이 참석했다.   김동률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2007년 캔사스 주립대에서 연설하면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군사적 성공은 승리의 충분 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에서 보듯 세계는 ‘스마트파워’에 주목하고 있다. 상대국 시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것을 추구하는 공공외교는 그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공공외교에 대한 토론이 활발해지고 있다. 먼저 왜 지금 이 시점에서 공공외교를 얘기해야 하는지 토론해보자.   김성해 한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거론하고 싶다.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단행한 정치·경제적 개방 조치로 한국은 국제금융자본과 국제여론에 아무런 보호막 없이 노출됐다. 한국 혼자 잘해서는 한국의 국익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 월가의 동향과 미국 신용평가회사의 평가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이 출렁이는게 단적인 예다. 두번째로, 국가이익 자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냉전시대만 해도 튼튼한 안보 우방만 확보하면 됐지만 지금은 국제관계가 대단히 복합적이다. 세번째로,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아랍 민주화에서 보듯 국제사회에서도 개별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연결망(네트워크)을 만들며 영향력을 키우는 공중(公衆)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변화 때문에 한국이 공공외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신낙균 세계가 좁아지고 있다. 이름도 잘 모르는 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외교 환경도 바뀌고 있다. 버락 오마바 미국 행정부가 스마트파워를 천명하고 중국이 공자학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 모두 군사력 뿐 아니라 연성권력(소프트파워)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공공외교를 토론하는 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외환위기 직후 문화관광부 장관을 할 당시 프랑스 문화평론가 기 소르망과 얘길 나눈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이 그동안 가격경쟁은 했지만 문화를 중시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문화다’란 말을 하는데 굉장히 공감을 했다. 한류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있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공공외교에 나서야 한다. 이명박 정부도 그걸 인식해서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성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개인적으론 공공외교보다 문화외교란 말을 즐겨 쓰곤 하는데, 현재 정부에서는 용어 정리조차 못하고 있다. 김상배 왜 지금 공공외교가 필요한가. 세상이 지금 그렇게 변하고 있다. 나는 국제정치학을 전공하는데 학문은 세상 변화를 반영한다. 1970년대 국제정치학은 전쟁과 평화의 문제였다. 외환위기 이후엔 경제문제가 국제정치학의 중심이 됐다. 1990년대 후반에 외국으로 유학간 국제정치학도 가운데 3분의 2가 국제금융을 전공했다. 21세기 되서는 전반적으로 소프트파워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소프트파워는 미국이 세계를 운영하는 관심을 반영한 개념이다. 그럴듯하면서도 별 것 없어 보이기도 하고 심오해 보이기도 한다. 굉장히 매력있는 개념이다. 미국은 9·11 이후 ‘반테러’를 명분으로 전쟁을 수행하면서 힘으로 다 되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통해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게 국제정치에서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런 연속선에서, 한국이 네트워크나 정보혁명 시각에서 국제정치를 바라봐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학과 특성상 외무고시에 합격하는 학생이 많다. 예전엔 단연코 북미국이 인기 최고였다. 지금은 1지망으로 문화외교 공공외교 국제개발협력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전엔 한직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통적인 부국강병, 즉 ‘하드파워’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세계에선 10위권일지 몰라도 직접 영향을 주고 받는 동북아시아에선 북한을 예외로 치면 꼴찌를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소프트파워를 기준으로 한 국제정치 무대에선 막연하게라도 희망이 보인다. 최근 한류 확산이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런 것들이 한국에서 공공외교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밑바탕이 되지 않나 싶다. 김태환 본격적으로 공공외교란 개념이 등장한 건 20세기 후반이지만 21세기 들어 공공외교 패러다임이 발전하고 있다. 이를 신(新)공공외교로 부른다. 9·11사태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을 통해 초강대국인 미국조차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 ‘하드파워’ 말고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거기서 공공외교의 필요성이 나온다. 비약적인 기술발전을 통해 소통의 양상이 달라졌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제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일방적인 홍보나 캠페인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결국 열린 소통이 필요하고, 그것이 바로 ‘새로운 공공외교’를 요구한다고 본다.   ●21세기 공공외교 어떻게 할 것인가   김동률 참가자 모두 공공외교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공공외교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김태환 전통적 외교와 20세기 공공외교, 21세기 신공공외교 세 차원을 봐야 한다. 전통외교는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한다. 20세기 공공외교는 정부가 주체, 객체는 상대국 시민이다. 신공공외교는 여기에 더해 대칭적이고 개방적인 소통방식을 강조한다. 자연자원이나 영토, 인적자원 등을 원자재로 보고 원자재를 가공한 결과물을 소프트파워라고 생각해보자. 가령 한국과 중국은 원자재만 놓고 보면 상대가 안되지만 원자재를 가공해서 외국 대중에게 내놓는 상품은 충분히 해볼만하다. 그것이 공공외교를 전개하는 핵심이라고 본다. 김성해 공공외교에서 ‘공공’(公共)의 맞은 편에는 국가 혹은 사적 영역이 있다. 공공이란 말 자체는 민주주의를 책임지는 구성원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공중(公衆)을 대상으로 하고 그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하는 모든 것을 공공외교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전략커뮤니케이션, 오픈(open)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용어도 가능하지만 굳이 외교란 용어를 쓰는 건 여전히 국가와 국가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개입해야 할 영역,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공적인 목적으로, 장기적 국가이익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틈새가 있다. 김상배 공공외교는 ‘Public Diplomacy’를 번역한 용어이지만 한 글자 한 글자가 의미심장하다. 첫 글자 공(公)은 공공성을 표현한 것이다. 공공외교를 시장에게 맡겨놓으면 사익추구밖에 안된다. 거기서 중심을 잡아주는 건 공공성이다. 공공성은 또한 공개성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전통적으로 외교는 베일에 가린 비밀 영역이었다. 외교를 비밀 공간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 꺼내놓고 공개적으로 한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 두번째 ‘함께 공’(共)은 외교부 뿐 아니라 다양한 민간 영역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 공공외교라는 점을 함축한다. 공공외교에서 외교부가 많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현재 외교부는 정무외교와 통상외교가 양대 축이다. 문화외교국에선 공공외교도 한 축이 돼야 한다고 하는데 공공외교가 정무·통상과 어깨를 겨누겠다고 하면 계속 뒤쳐질 수밖에 없다. 공공외교는 외교의 새로운 모습을 가리키는 전체 상이다. 최근 반년 가량 외무부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 공공외교를 전체적인 외교의 바탕에 깔고 그 위에서 정무와 통상 혹은 좁은 의미의 문화외교가 필요하다. 그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야 공공외교가 꽃 필 수 있다. 신낙균 공공외교는 정부 대 정부에서 정부와 민간 모두 주체가 될 수 있고 대상도 일반국민으로 확대할 수 있다. 그래서 외교부에서 문화외교를 정무·통상과 함께 3대 축이라고 말한다.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 해외 문화행사 하는 게 전부다. 그 점을 문제제기하니까 국제교류재단에 공공외교포럼을 만들더라. 하지만 포럼 자체는 아무런 집행력이 없다. 이 문제는 아무래도 국가 차원에서 논의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국 공공외교 무엇이 문제인가   김상배 문제점과 방법론이 연결돼 있다. 먼저, 공공외교한다고 할때 예쁜 척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브랜드도 그렇고 본바탕은 신경 안쓰고 화장 잘하는 법만 얘기한다.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건 보이지 않는 영역인 문화를 자꾸 보이는 잣대로 재단하려 한다. 연기나 노래에 등수를 매기려 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소프트파워 지수까지 나왔다. 공공외교는 그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세번째로, 단일한 주체나 조직이 아니더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공공외교를 전체적으로 조율하기 위한 틀이 필요하다. 김성해 국제사회에서 한 국가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고, 국제사회의 이해를 얻고 호감을 얻을 수 있을까. 그건 사회생활과 비슷하다고 본다. 최소한 욕먹지 않고 살아야 한다. 자기가 힘들 때 도와줄 친구가 있어야 한다. 단기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하고 단기적 목표만 생각하면 장기적으론 신뢰를 잃는다. 공공외교도 마찬가지다. 존중받고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한국 정부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매력과 국익 등을 실천하기 위한 전략을 택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입장과 고민에 대해 공감하고, 국제여론에서 한국이 수세에 몰렸을 때 한국을 대변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공공외교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아쉬운 게 많다. 단적으로 한민족의 우수성을 많이 얘기하는데 그게 국제사회에 대한 몰이해와 주변 민족에 대한 멸시로 나타난다. 최근 일본 등에서 나타나는 역풍은 필연적으로 예견돼 있었다. 국가브랜드를 강조하는 접근법도 국제사회 성숙한 동반자로서 존중받고 같이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주려고 노력하는게 아니라 우리 장점만 강조하고, 더 많은 물건을 팔 궁리만 하니까 수입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장사치라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김태환 한때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표어가 있었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보편적인 가치, 한국을 넘어서는 가치 안에 한국적인 걸 숨기듯이 담아서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너무 한국적인 걸 내세우는 건 편협한 민족주의로 비칠 수 있다. 신낙균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용광로에 집어넣는 방식으로만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강조하는 것 보다는 개체가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모자이크 식으로 가야 좋지 않을까 싶다.   ●해외사례 뿐 아니라 우리 모델을 찾자   김동률 공공외교 발전을 위해서 본받을 만한, 혹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해외사례는 어떤 게 있나. 김태환 특정 국가 사례를 본받고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사례를 분류해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기준을 추출해야 한다. 먼저 비교우위와 경쟁우위 가운데 무엇에 입각한 공공외교를 할 것인가. 그건 답이 명확하다. 천연자원을 비롯한 각종 자원이 많은 미국이나 중국의 공공외교는 우리가 따라야 할 경로가 아니다. 그 다음으로 중앙집권적인 방식과 분산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김상배 우리에게는 벤치마킹 컴플렉스가 있다. 정부용역 보고서에서도 항상 해외사례와 시사점이 나온다. 김대중 정부 당시 수백만 달러를 들여 엘빈 토플러에게 연구용역을 준 적이 있는데 정작 토플러는 결론에서 ‘한국은 이제 배울 모델이 없다. 스스로 만들어라’라고 했다. 우리는 여러 나라 여러 경우를 조합하는 걸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남의 답안지를 베끼지 말고 우리 답안을 스스로 만들자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신낙균 여러 해외 사례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는 건 가치가 있다고 본다. 가령 중국은 공자학원에 예산을 엄청나게 쓰고 있는데 공자의 가치와 현대 중국의 가치에서 부조화가 발생한다. 또 너무 정부 주도로 공공외교가 이뤄지는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김성해 우리가 배울 모델, 혹은 100% 베낄 모델이 없다는 건 동의한다. 다른 한 편으로 보면 우리는 거대한 청사진 속에서 전략을 구사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그걸 잘 하는 사례는 최대한 발굴해서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공공외교 전략을 위한 실천전략   김동률 왜 공공외교를 해야 하고 걸림돌이 무엇인지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공공외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김상배 공공외교 전략을 짤 때 집중과 분산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IT 강국 코리아’라고들 했는데 어느 순간 그 말이 쏙 들어갔다. 정보통신부라는 컨트롤타워 혹은 코디네이션타워가 없어진 게 원인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많다. 그렇다고 다시 예전처럼 정통부라는 집중 시스템으로 돌아갈 것인가. 그건 물론 아니다. 여기서 집중과 분산의 조율이 필요하다. 공공외교는 단순히 특정 분야에 한정된 좁은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을 네트워크하는게 아닌가 싶다. 신낙균 공공외교 추진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공외교 수행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중이다. 지금은 외교부·문화부·지자체가 각자 따로 하니까 부처간 갈등만 생기고 효율성은 떨어진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공공외교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고 체계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주변 4대 강국만 집중하다 놓치는 게 너무 많다. 거기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김태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 공공외교를 협력해서 추진할 수 있는 시민단체가 얼마나 되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게 정부 현실이다. 외교부 문화외교국에 등록된 민간외교단체가 500여개인데 문화부와 자치단체에 등록된 곳까지 합하면 수천 곳은 될텐데 백서조차 없다. 현재 국제교류재단이 정부와 함께 공공외교와 관련있는 단체를 연결하는 웹커뮤니티를 10월에 개통하려 준비중이다. 영역별·쟁점별로 데이터베이스도 축적하고 서로 정보교류만 해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김성해 미디어를 활용한 공공외교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뉴미디어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뉴미디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공공외교를 위해서는 좀 더 질서정연하게 조직화될 필요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국가차원에서 지원하는 24시간 영어채널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다매체 시대에 역행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많은 정보에도 불구하고 원자료는 전통 미디어에서 나온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언론이 위기라는 한국조차도 많은 정보의 출처는 여전히 전통적 매체다. 국제사회에 한국의 의견을 정확하고 품격있게 전달할 수 있는 가칭 ‘코리아24’같은 수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행 아리랑국제방송과 KBS월드를 창조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신낙균 외교관 충원제도가 외무고시에서 외교 아카데미로 바뀌게 된다. 공공외교에 대한 커리큘럼을 꼭 넣으라고 요구했다. 공공외교 발전을 위해서는 외교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는 외교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김동률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공공외교를 좌지우지하는 건 반대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가 지나친 조급증과 강박감에서 벗어나라는 고언을 해주고 싶다.   정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제는 공공외교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 ‘열린 소통’으로 公衆을 홀려라”

    [이제는 공공외교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 ‘열린 소통’으로 公衆을 홀려라”

    2007년 11월 26일 당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 연설에서 국방 분야가 아니라 국무부의 예산증액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군사적 성공은 승리의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알카에다가 온라인에서 자신들의 메시지를 미국보다 더 잘 전달한다는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 원인으로 “근시안적 조치” 때문에 소프트파워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게이츠 장관이 지적한 것처럼 국제 시민사회의 ‘이해와 공감’을 얻으려는 국가 활동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방적 선전인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쌍방향 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공공외교는 특히 강대국에 둘러싸여 틈새외교가 절실한 한국에게 절실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 좌담을 통해 공공외교의 중요성과 바람직한 방향을 짚어 봤다. 김동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지난달 16일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진행된 좌담에는 신낙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 김상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태환 한국국제교류재단 공공외교사업부장이 참석했다. 김동률 최근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공공외교에 대한 토론이 활발해지고 있다. 먼저 왜 지금 시점에서 공공외교를 얘기해야 하는지 토론해 보자. ●왜 공공외교인가 김성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한 정치·경제적 개방을 통해 한국은 국제금융자본과 국제여론에 그대로 노출됐다. 한국 혼자만 잘해서는 국익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 국가이익 자체도 다양해지고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아랍 민주화에서 보듯 개별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연결망(네트워크)을 만들며 영향력을 키우는 공중(公衆)의 마음을 얻는 외교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공공외교다. 신낙균 세계가 좁아지고 있다. 이름도 잘 모르는 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외교 환경도 바뀌고 있다. 버락 오마바 미국 행정부가 스마트파워를 천명하고 중국이 공자학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 모두 군사력뿐 아니라 연성권력(소프트파워)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일할 당시 프랑스 문화평론가 기 소르망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이 그동안 가격경쟁을 했지만 문화를 중시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문화다.”라고 강조했다. 굉장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한류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있다. 이명박 정부도 이 점을 인식해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회의적이다. 김상배 왜 지금 공공외교인가. 세상이 그렇게 변하고 있다. 1970년대 국제정치학은 전쟁과 평화의 문제였다. 외환위기 이후엔 경제 문제가 국제정치학의 중심이 됐다. 요즘엔 소프트파워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소프트파워는 세계를 운영하려는 미국의 관심을 반영한 개념이다. 그럴듯하면서도 별 것 없어 보이기도 하고 심오해 보이기도 한다. 굉장히 매력 있는 개념이다. 예전엔 외무고시 합격자들 사이에 북미국이 최고 인기 분야였고, 문화외교·공공외교·국제개발협력 분야는 한직으로 통했다. 요즘은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 전통적인 부국강병, 즉 하드파워 기준으로 동북아시아를 본다면 한국은 북한과 함께 꼴찌를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소프트파워를 기준으로 한 국제정치 무대에선 막연하게라도 희망이 보인다. 최근의 한류 확산이 가능성을 보여 준다. 그런 것들이 한국에서 공공외교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밑바탕이 되지 않나 싶다. 김태환 9·11 사태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을 통해 초강대국인 미국조차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 하드파워 말고 무엇을 주목해야 할까. 비약적인 기술발전을 통해 소통의 양상이 달라지면서 이제는 일방적인 홍보나 캠페인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결국 열린 소통을 필요로 하는 시대의 흐름이 ‘새로운 공공외교’를 요구하고 있다. ●21세기 공공외교 어떻게 김동률 참가자 모두 공공외교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공공외교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김태환 전통적 외교는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했다. 20세기 공공외교는 상대국 시민을 직접 대상으로 한다. 21세기 신(新)공공외교는 여기에 더해 대칭적이고 개방적인 소통 방식을 강조한다. 자연자원이나 광대한 영토, 인적자원 등을 원자재로 보고 원자재를 가공한 결과물을 소프트파워라고 생각해 보자. 가령 한국과 중국은 원자재만 놓고 보면 상대가 안 되지만 원자재를 가공해서 외국 대중에게 내놓는 상품으로 경쟁한다면 한국이 충분히 해볼만하다. 그것이 공공외교를 전개하는 핵심이라고 본다. 김성해 공공외교에서 ‘공공’(公共)의 맞은 편에는 국가 혹은 사적 영역이 있다. 공공이란 말 자체는 민주주의를 책임지는 구성원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공중(公衆)을 대상으로 하고 그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하는 모든 것을 공공외교라고 할 수 있다. 전략커뮤니케이션, 오픈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지만 굳이 외교란 용어를 쓰는 건 여전히 국제사회가 국가끼리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개입해야 할 영역,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김상배 공공외교는 한 글자 한 글자가 의미심장하다. 첫 글자 ‘공’(公)은 공공성을 표현한 것이다. 공공외교를 시장에게 맡겨 놓으면 사익추구밖에 안 된다. 거기서 중심을 잡아 주는 게 바로 공공성이다. 전통적으로 베일에 가린 비밀 영역이었던 외교를 공적 영역으로 꺼내 놓고 공개적으로 한다는 속뜻도 담고 있다. 두 번째 ‘함께 공(共)’은 외교부뿐 아니라 다양한 민간 영역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 공공외교라는 점을 함축한다. 공공외교에서 외교부가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외교부에서는 정무외교와 통상외교가 양대 축이다. 문화외교국에선 공공외교도 한 축이 돼야 한다고 하는데 공공외교가 정무·통상과 어깨를 겨누겠다고 하면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다. 어떤 면에서 공공외교는 외교의 새로운 모습을 가리키는 전체 상(像)이다. 공공외교를 전체적인 외교의 바탕에 깔고 그 위에서 구체적으로 정무와 통상 혹은 좁은 의미의 문화외교가 필요하다. 그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낙균 공공외교에서는 정부와 민간 모두 주체가 될 수 있고 대상도 일반 국민으로 확대할 수 있다. 때문에 외교부에서 문화외교를 정무·통상과 함께 3대 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알맹이는 하나도 없다. 해외 문화행사를 주선하는 게 전부다. 그런 문제점을 제기하니까 국제교류재단에 공공외교포럼을 만들더라. 하지만 포럼 자체는 아무런 집행력이 없다. 김상배 문제점은 방법론과 연결돼 있다. 무엇보다 예쁜 척 좀 그만해야 한다. 현 정부는 국가브랜드도 그렇고 본바탕은 신경 안 쓰고 화장 잘하는 법만 얘기한다.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건 보이지 않는 영역인 문화를 자꾸 보이는 잣대로 재단하려 한다는 점이다. 연기나 노래에 등수를 매기려 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소프트파워 지수까지 나왔다. 세 번째로 꼭 단일한 주체나 조직이 아니더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공공외교를 전체적으로 조율하기 위한 틀이 필요하다. 김성해 국제사회에서 한 국가가 어떻게 하면 잘 살아남고, 외국인의 이해와 호감을 얻을 수 있을까. 사회생활을 예로 들면 단기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만 하려 들면 장기적으론 신뢰를 잃는다. 공공외교도 마찬가지다. 존중받고 덕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한국 정부도 장기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한국의 매력과 국익을 추구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아쉬운 게 많다. 한민족의 우수성을 열심히 설파하는데 이것이 자칫 국제사회에 대한 몰이해와 주변 민족에 대한 멸시로 나타난다. 최근 일본 등에서 나타나는 역풍은 필연적으로 예견돼 있었다. 국가브랜드를 강조하면서도 결국 수출을 많이 해서 달러를 많이 벌려고만 하니까 ‘천박한 장사치’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다. 김태환 한때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표어가 있었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보편적인 가치, 한국을 넘어서는 가치 안에 한국적인 걸 숨기듯이 담아 나가는 일이 시급하다. 너무 한국적인 걸 내세우는 건 편협한 민족주의로 비칠 수 있다. 신낙균 세계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용광로에 집어넣는 방식으로만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강조하는 것보다 개체가 전체와 조화를 이루는 모자이크식으로 가야 좋지 않을까 싶다. ●공공외교 실천 전략은 김동률 공공외교를 위해 생각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사견으로는 정부가 공공외교를 좌지우지하는 건 반대한다. 아울러 현 정부가 지나친 조급증과 강박감에서 벗어나라는 고언을 해 주고 싶다. 신낙균 공공외교 추진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외교부와 문화부, 지방자치단체가 각자 따로 하니까 부처 간 갈등만 생기고 효과는 떨어진다.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특히 공공외교에서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고 체계성과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김태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한다. 공공외교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시민단체가 얼마나 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는 게 우리 정부의 현실이다. 국제교류재단은 공공외교와 관련 있는 시민단체를 연결하는 웹커뮤니티를 10월에 개통하려고 한다. 영역별·쟁점별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상호 간 정보교류만 해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김성해 미디어를 활용한 공공외교를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뉴미디어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나 중국, 러시아 등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24시간 영어채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에 역행하는 듯 보이지만 정보량이 많아질수록 맥락을 제대로 짚어 줄 수 있는 믿을 만한 매체가 중요해진다. 언론이 위기라는 한국에서조차 많은 정보의 출처는 여전히 전통적 매체다. 국제 사회에 한국의 의견을 정확하고 품격 있게 전달할 수 있는 가칭 ‘코리아24’ 같은 수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행 아리랑국제방송과 KBS월드를 창조적으로 통합해야 한다. 신낙균 외교관 충원 제도가 외무고시에서 외교 아카데미로 바뀌게 된다. 공공외교에 대한 커리큘럼을 꼭 넣으라고 요구했다. 공공외교 발전을 위해서는 외교부가 중요한 구실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는 외교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정리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관상동맥우회술

    [Weekly Health Issue] 관상동맥우회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 치명적인 심질환을 오로지 심장의 문제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이런 질환이 심장의 문제인 것은 맞지만 심장의 문제를 초래한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요인을 간과하고 있어서다. 바로 관상동맥의 문제다. 심장은 이 혈관을 통해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공급받는데, 만약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우려하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심장 근육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이 괴사해 종국에는 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상동맥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한 의료적 해결책인 관상동맥우회술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송현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관상동맥이란 어떤 혈관인가. 온몸의 혈액 순환은 심장의 펌프질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혈액 순환을 담당하고 있는 심장 자체도 피를 공급받아야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 이런 심장의 근육에 피를 공급해주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冠狀動脈)으로, 혈관 모양이 마치 왕관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관상동맥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가. 심장의 근육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심한 경우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듯 흉통 때문에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급사 및 돌연사가 있는가 하면 좀 덜 심한 경우로 심장에 피가 잘 공급되지 않아 심장근육의 괴사가 진행되는 상태인 심근경색, 경미한 경우에는 가슴이 조이는 듯한 흉통(협심증)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 관상동맥 질환인 협심증의 원인과 발생 경위를 짚어 달라. 고혈압·당뇨·흡연·과체중·고지혈증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다 원인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원인들이 작용해 혈관 벽에 죽전이 형성되고, 이 때문에 혈관이 좁아져 혈류의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심장 근육에 공급해야 할 산소의 절대량이 부족하게 된다. 이처럼 산소가 부족하면 심장 근육이 점차 괴사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협심증의 증상은 어떤 양상을 보이는가. 모든 관상동맥질환의 증상이 관상동맥의 막힌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평소에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주로 운동할 때나 계단 또는 산을 오를 때 가슴 통증, 즉 흉통이 나타난다. 따라서 운동할 때 가슴이 조이는 듯한 흉통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관상동맥질환으로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검사는 운동을 하면서 운동부하 심전도를 측정하는 트레드밀테스트와 핵의학검사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해상도가 좋은 CT로 진단을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확진을 하게 된다. ●협심증을 중증도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해 달라. 협심증은 일단 환자가 느끼는 상태에 따라 분류한다.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캐나다의 협심증 분류기준에 따르면 1.협심증 없음(0) 2.심한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흉통(1) 3.2층 정도의 계단을 올라갈 때 생기는 흉통(2) 4.1층 정도의 계단을 올라갈 때에도 생기는 흉통(3) 5.약간의 운동만으로도 발생하는 흉통(4) 등 5단계로 구분한다. 그러나 당뇨 환자는 소위 ‘무증상 허혈’, 즉 관상동맥에 심각한 협착이 있음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증상과 질환의 중증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협심증은 중증도별로 어떤 치료법을 적용하나. 병이 심하지 않을 때는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의 협착증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아스피린이나 니트로글리세린 계통의 심혈관 확장제 등을 복용하도록 한다. 이보다 상태가 더 심한 경우에는 좁아진 부위를 풍선으로 넓힌 뒤 도관 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해 혈류의 통로를 확보해주게 된다. 그러나 상태가 심한 경우, 예컨대 병변이 여러 곳에 있거나 심장근육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 또 좌측 관상동맥이 막힌 경우에는 스텐트를 넣어도 재발 위험이 높아 급사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상동맥우회술을 적용하게 된다. ●협심증이 심하면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 상태를 상세히 설명해 달라.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약물치료나 스텐트 삽입 대신 반드시 외과적으로 수술해야 하는 경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좌측 관상동맥의 입구가 막힌 경우(좌주 관상동맥 협착증),중요한 세 혈관이 모두 막혔으면서 심실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 스텐트 삽입술에 실패했거나 심근경색의 합병증으로 심근 파열 및 심실중격 결손이 발생한 경우, 심한 부정맥이 동반된 경우에도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어떤 수술이며, 치료 효과는 어떤가. 관상동맥의 막힌 곳을 우회해 새 혈관을 만들어주는 방법이다. 우회술에는 자신의 내흉동맥(내유동맥)·요골동맥·대복재정맥 등을 떼어내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관상동맥은 혈관의 직경이 1.5∼2㎜로 매우 작기 때문에 수술자의 숙련도와 정확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관상동맥우회술은 예후가 매우 좋아 한번 수술을 받으면 평생 같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회술에 사용되는 대체 혈관 중 내흉동맥은 조직학적으로 내탄성층이 발달해 지방이 잘 안 끼는 체내 유일한 혈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만 잘된다면 10년 개통률이 95%를 넘고, 재발률도 매우 낮다. 물론 심장수술은 환자의 생명이 달린 큰 수술이지만, 최근에는 각종 환자 감시체계가 발달해 수술 사망률도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1% 이하로 매우 안전한 편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짚어 달라. 수술 후 합병증은 다른 수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인 상처 감염이나 폐렴 등 각종 감염, 수술 부위에서 떨어져나간 혈전이 유발하는 뇌경색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뇌혈류 및 마취 심도를 모니터링하면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그 빈도는 1%도 되지 않는다. 따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스텐트 삽입술보다 긴 역사… 심폐 바이패스 없이 수술

    관상동맥우회술의 역사는 스텐트 삽입술보다 훨씬 이르다. 관상동맥의 협착이 흉통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학설이 공인된 이후 1878년에는 관상동맥 폐쇄와 심근경색의 인과성이 입증되면서 관상동맥우회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다 1910년에는 개를 대상으로 최초의 관상동맥우회술이 시도됐다. 이어 현대적 의미의 관상동맥우회술은 1960년대 들어 미국 클레브랜드 클리닉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1977년 취리히의 그룬트지그가 인간에게 풍선확장술을 시행해 관상동맥 협착에 대한 치료법이 관상동맥우회술과 풍선확장술로 다양화되는 전환점이 됐다. 1990년대 들어 수술 방법은 물론 기구의 변화도 빠르게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수술할 때 절개 부위를 줄이려는 의료계의 노력은 크게 두 방향에서 발전했다. 한 방향에서는 절개 위치를 바꾸거나 크기를 줄여 흉골 절개에 따른 합병증을 피하려는 것이었고, 다른 방향에서는 기계적으로 심장의 기능을 대신하는 심폐 바이패스를 사용하지 않고 수술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여기에다 다양한 종류의 심장 고정기가 상품화되면서 흉골절개를 통해 심폐 바이패스 없이 시행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이 빠르게 발전해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30%의 수술이 이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또 절개 부위를 줄이려는 노력은 기존의 심폐 바이패스 및 심정지 상태에서 수술하는 방법은 유지하되 삽관 위치를 대퇴동맥과 정맥, 경정맥 등으로 바꾸고, 늑간 절개를 통해 심장에 접근하는 ‘하트포트술’(heartport technique)로 발전했다. 이후 관상동맥우회술이 보편화되면서 이 방법은 상대적으로 위축되었지만 판막수술, 로봇을 이용한 심장 수술에서는 아직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절개를 최소화면서도 기존 흉강경 수술에 비해 더 정교하고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판막수술과 달리 관상동맥 수술에서는 수술 시간이 훨씬 길다는 문제가 있고, 심장 박동 상태에서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與연찬회 서울시장 경선 ‘파열음’

    2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1박 2일로 진행된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의 양대 화두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복지 당론이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복지 당론을 정하는 게 당초 연찬회의 목표였지만 전날 밤 터져나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무소속 출마설로 인해 장외 논의의 핵심은 시장 경선 방식에 쏠렸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비공개 분임토의 보고 중간에 나와 안 원장 출마설을 언급하며 시장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당헌을 보면 전략공천을 해도 되고 경선을 해도 된다. 이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를 생각해야 한다.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경선보다 외부 인사 영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뜻하는 말로 풀이된다. 친박(친박근혜)계도 같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상찬 의원은 “누구든 될 수 있는 사람을 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친이(친이명박)계가 대부분인 서울 지역 의원들은 시장 후보 유력 주자인 나경원 최고위원의 대중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서울 지역 의원들이 연찬회 후 별도 모임을 갖고 시장 후보 경선 방침을 굳힌 것과 관련해 친박계를 위주로 파열음도 나온다. 경선이 외부 인재 영입을 막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반발이다. 최경환 의원은 “당내 경선을 해 놓고 바깥에서 다른 사람이 들어오라고 하면 그게 되겠는가.”라면서 “인재가 들어올 수 있는 룸(room)을 조성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출마가 임박한 권영진 의원도 “지더라도 의미 있는 선거로 가야 한다. 판 자체가 어려운데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 논쟁과 관련해서는 ‘서민복지’를 새로운 키워드로 꺼내들었다. 기존의 ‘선별적 복지’라는 용어가 민주당이 주창하고 있는 ‘보편적 복지’와 비교해 차별적 요소를 담은 것처럼 비친다는 지적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맞춤형 복지를 골간으로 하되 사안별로 서민 혜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런 바탕에는 10·26 재·보궐선거를 무상급식 2라운드로 치르면 필패(必敗)라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오늘 토론에서‘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 ‘낙동강 전투’ 같은 자극적인 용어도 없었고 선별적·보편적 복지 논쟁도 없었다.”며 복지정책 기조에서 대체적인 공감대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김기현 대변인도 연찬회 뒤 브리핑에서 “복지와 관련해 큰 줄기가 잡혔다. 의원총회를 거쳐 조속히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영리병원 보완책 고려” 임채민 복지 후보자 밝혀

    “영리병원 보완책 고려” 임채민 복지 후보자 밝혀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영리병원 문제를 이분법적으로만 보지 말고 영리병원 추진 병원에 대해 사회공헌을 하도록 한다거나 반대로 서민들에 대한 의료 혜택을 확대하는 식으로 보완 방법을 찾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총리실장(장관급)직 사표를 제출한 임 후보자는 퇴임 인사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리병원과 관련, “(복지부에 가서) 열린 귀로, 열린 마음으로 관련된 이야기를 모두 들어 보겠다.”고 말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임 후보자를 “MB정부가 영리병원을 추진하기 위해 임용한 불도저”라며 임용 철회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과거 제주 지역만 놓고 볼 때는 영리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말한 것인데 그게 앞뒤 이야기 다 잘리고 마치 무조건 도입하겠다는 것처럼 (기사가)나오면서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이슈로 떠오른 복지 철학 문제에 대해서는 “일을 해보지도 않고 (보편적 복지든 선택적 복지든) 무조건 옳다 그르다 이야기할 수 없고, (보건복지부에) 가서 이야기를 잘 들어 보고 저도 다시 출발해 봐야 안다.”며 즉답을 피했다. 임 후보자는 오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임시 사무실을 배정받아 청문회 준비에 몰입할 예정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달진문학상 수상자

    김달진문학상 수상자

    제2회 창원KC국제시문학상 수상자로 클로드 무샤르 프랑스 파리8대학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국제시문학상은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김달진문학상이 또 한번의 변화를 위해 지난해 새로 도입한 수상 부문이다. 첫 회 수상자는 중국의 망명 시인 베이다오(北島). 올해는 ‘보편성’에 무게를 두고 무샤르 교수를 뽑았다. 그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나오는 시를 공동 번역한 주인공이다. 프랑스 칸 영화제 출품을 위해 영화 서평을 쓰기도 했으며 이상·기형도·김혜순 시인의 시도 번역한 지한파다. 수상을 위해 내한한 무샤르 교수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시가 사라져버리는 순간에 우리 인간들이 숨 쉬는 공기는 부족해지고 위협당할 것”이라며 “수상의 기쁨은 한국 시가 갖는 예외적인 생명력에 대한 나의 찬사에서 오는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인간의 언어로 된 시는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건너가기 위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시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번역되기 위해 있으며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모든 국경을 뛰어넘을 것을 요구한다.”며 앞으로 한국 시를 열심히 번역, 소개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제7회 김달진창원문학상의 수상자는 ‘말할 수 없는 애인’의 김이듬씨, 제6회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은 ‘눈의 심장을 받았네’의 길상호씨, 젊은평론가상 수상자는 ‘수런거리는 시, 분기하는 비평들’의 김문주씨로 결정됐다. 지난 6월 먼저 발표된 제22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는 ‘지독한 서정시인’ 오세영(69) 서울대 명예교수였다. 오 교수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시의 영원성과 감동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가치관에 물든 오늘의 사람들은 우리 시대의 시에 무슨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느냐고 비웃는 것 같다.”며 “순진하고 미련하고 낡은 시인일지 모르지만, 언제인가 잃어버린 문학의 그 영원성과 감동이 다시 돌아오는 날이 있으리라고 우직하게 믿는다.”고 말했다. 평론 부문에는 최현식 경상대 국문과 교수가 선정됐다. 심사를 맡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씨의 평론집 ‘시는 매일매일’에 대해 “제법실상(모든 존재의 참다운 모습)에 빠져들지 않을 만큼 지적 견제력이 발휘되었다.”고 평했다. 이숭원 서울여대 교수는 “최현식은 시를 논하기 이전에 시를 즐기고 사랑한다.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논리적인 언술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비평의 고민거리”라며 “좋은 비평이 거쳐야 할 즐거운 난관인 그 소슬한 외나무다리를 건너 신경지를 개척하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시상은 김달진 시인의 생가가 있는 경남 창원과 인근 도시 진해에서 3~4일 열리는 김달진 문학제에서 이뤄진다. 3일 진해구민회관에서는 ‘음유시인’ 윤형주의 무료 공연도 열린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용어 클릭] ●김달진문학상 시인이며 한학자인 월하(月下) 김달진(1907∼1989)을 기리고자 1990년에 제정된 상이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회장 최동호 고려대 교수)가 주최하고 창원시와 서울신문사가 후원한다. 인간의 고유한 얼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둔 정신주의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시인과 평론가 등에게 주어진다.
  • [커버스토리] 기부때 세제혜택 늘린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범현대가의 기부를 계기로 정치권이 기부 문화 촉진을 위한 법·제도 마련에 분주하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국가 재정 부담을 민간이 나눠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선뜻 기부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세제 혜택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 처리를 목표로 개인이 현금이 아닌 주식 등으로 기부를 할때 내야 하는 증여세 세율을 조정하고 현금 기부에 대한 소득공제 비율과 범위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행법은 공익법인이 회사 주식의 5%(성실공익법인의 경우 10%)를 초과해서 출연받거나 취득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 최대 60%의 증여세를 부과·징수하고 있다. 정 회장이 주식을 나눠서 해비치재단에 기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은 성실공익법인에 한해 초과 과세 기준을 10%에서 20%로 올리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 6월 발의했다. 또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학 기부금은 제도적으로 100% 장학금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화도 추진된다. 한나라당은 김영선 의원이 지난 1일 발의한 명예기부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이번 정기국회 중점처리 법안으로 정했다. ‘김장훈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총 30억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기부한 사람을 ‘명예기부자’로 등록·관리해 기부 이후 생활 보장 등 안전망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상헌·조윤선 의원의 경우 이와 별도로 문화 활동 지원을 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메세나법 제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대한 당론은 정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용섭 대변인은 “적정한 수준의 감면은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기부도 세금을 내고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공제 비율이 너무 높으면 결국 그만큼 정부가 기부금을 내는 건데 그걸 진정한 기부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광삼·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맞춤형” “보편적”… 與 복지논쟁

    “맞춤형” “보편적”… 與 복지논쟁

    한나라당이 1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충남 천안시 지식경제부 공무원연수원에서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연찬회는 당초 18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맞아 당내 정책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발등의 불’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최대 이슈가 될 복지 문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전날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 지원과 관련해 “복지 문제에 대한 당론부터 먼저 정해야 한다.”고 말해 논쟁은 한층 더 뜨거웠다. 현재 한나라당 지도부는 ‘선택적·맞춤형 복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집권 여당으로서 재정 여건 고려도 중요하나 복지 분야 지원 확대는 불가피한 시대적 과제라는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보편적 복지’를 일부 수용하자는 것이다. ●홍준표 “우리는 서민 복지” 이날 연찬회는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이 대담자로 나서 ‘재정건전성과 올바른 복지정책’에 대한 대담 및 토론을 벌였다. 의원들은 토론을 경청하는 한편 중간에 바깥으로 나와 의견을 나누는 등 당내 화두가 된 복지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홍준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선별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가 아니라 서민복지다.”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복지 기조 공방’이 벌어졌다. 수도권 출신 친이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주민투표도 비판하고 또 선거지원에 앞서 복지당론 확정이 우선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당론이 정해지고 후보도 선정돼야 재·보선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 구상찬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오세훈 아바타’는 안 된다.”면서 “재정건전성 범위에서 맞춤형 복지를 확대하든, 교육제도로 승부를 내든 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오 시장과 함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적극적이었던 신지호 의원은 “보편적·선별적이라는 용어 대신 한나라당의 서민복지 대 민주당의 부자복지 대결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지호 “맞춤형 복지로 정면돌파” 그는 “이번 선거는 원하든 원치 않든 복지정책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기존의 복지 노선을 유지·강화하면 충분히 정면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쇄신그룹인 ‘새로운 한나라’의 홍정욱 의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드러난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가 뭔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또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경직된 후보보다 겸허한 후보를 모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찬회 대담에서 현오석 KDI 원장은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예산이 제약된 상황에서 복지 지출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복지사업을 통폐합해야 한다.”며 정부 복지기조를 역설했다. 김용하 보건사회연구원장은 ‘지속 가능한 한국적 복지모델’ 구축과 단계적인 복지 확대를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 일각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추대론이 흘러 나오기도 했다. 맹 장관이 안정된 이미지에 연륜과 행정경험을 갖춰 검토할 만한 카드라는 주장이다. 당내에선 박 전 대표의 ‘박심’(朴心)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친박계에선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연찬회장에 나온 맹 장관은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나는 아직 그럴 마음이 없다. 아무런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역 의원들은 연찬회 뒤 별도모임을 갖고 내부인사든 외부인사 영입이든 반드시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데 합의하고 당 지도부에 이런 입장을 전달키로 했다. 천안 장세훈·이재연 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는 하나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는 하나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자본주의의 출발점은 경쟁이다. 경쟁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고, 창출된 이윤이 재투자되어 사회도 함께 부강해지는 경로를 따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쟁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며, 공정한 경쟁에 위기가 닥치면 이를 완화하거나 제거할 의무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복지는 분배를 의미하지만, 그 목적은 분배만이 아니다. 복지는 자본주의의 자체모순으로 초래되는 경쟁의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 자체모순이란 경쟁이 계속되면 특정인이나 그룹이 계속해서 경쟁에서 이기고, 경쟁에서 밀려난 자는 경쟁 여력을 상실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부가 한쪽으로 쏠리게 마련이다. 적당히 쏠리면 대부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기 노력을 강화한다. 그래도 부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 정부는 복지라는 정책수단으로 이를 완화하고, 경쟁을 유지해야 한다. 이 경우 복지는 경쟁 유지 수단이지 시장경제의 걸림돌은 아니다. 한국 사회에는 공정 경쟁이 보장되는 자본주의 사회인가를 의심하게 하는 요소가 많다. 첫째, 재벌기업의 경제력 집중도가 그 하나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위 50대 기업의 경제력 집중도는 심각하다. 2003년 35.1%였으나 5년 후인 2008년에는 44.7%로 치솟았다. 삼성그룹의 2010년 매출액은 260조원으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2%를 차지할 정도이다. 재벌에 경제력 집중이 지나치면 기술로 홀로 서려는 중소기업은 설 땅을 잃는다. 공정경쟁의 틀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분배, 즉 집중력 완화 장치가 필수적이다. 중소기업도 수익모델이 있으면 성장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줘야 한다. 그래야 경쟁이 유지되고 중소기업이 산다. 장기적으로 재벌기업도 함께 사는 길이다. 이것은 일종의 보편주의 복지정책이다. 둘째, 소득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소득 10분위별 가구주 월평균 소득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상위 10%의 소득을 하위 10%의 소득으로 나누어 계산하는 10분위율을 보면 2003년에는 13.9배, 2006년에는 14.4배였다. 그리고 2008년에는 하위 10%의 월평균 소득이 54만 2586원, 상위 10%가 874만 9440원으로 16.1배로 늘어났다. 이 10분위 배율이 1990년대에는 10배가 넘지 않았다. 오래 전부터 이를 양극화 현상이라고 지적해 왔다. 양극화 상황에서 복지라는 정책수단 활용을 게을리하면 경쟁은 치명상을 입는다. 경쟁에서 뒤진 자 중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되는 길은 요원하다며 포기하는 자가 속출한다. 이 단계에서 복지는 저소득층에게 경쟁에 뛰어들 희망을 준다. 그래서 복지가 경제를 살린다. 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빈부격차가 심각한데도 자본주의 유지를 위한 정부의 경쟁관리에는 문제가 있다. 복지비 지출은 GDP 대비 7.6%, 국가예산 대비 26.4%로서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연금급여 지출은 GDP의 1.7%로 OECD 국가 중 멕시코보다 한 단계 높은 33위이다. 한국의 빈곤율은 15%로 OECD 국가 중 28위이다. 빈곤율은 15%인데 기초생활수급자가 3.5%이면 나머지 11.5%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공공기관 3%, 민간 2%이지만 이 목표가 지켜지지 않는다. 양육비, 교육비, 아동수당, 양육휴가비 등을 포함하는 가족지원금은 GDP의 0.66%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칠레는 0.81%, 멕시코는 1% 수준이다. 자본주의 유지를 위한 최소 분배의무를 게을리한 결과이다. 그런데 일부에서 복지는 경제의 걸림돌이라는 논리를 편다. 중산층이 두꺼운 사회에서는 그렇지만, 중산층이 얕은 사회에서는 그 반대이다. 복지 지출을 늘려 중산층 이하의 구매력을 높여 경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이들에게 분배를 하면 구매력이 향상되고, 이 구매력에 의존해서 사업을 하는 소기업이 먼저 살고, 다음은 중소기업이 산다. 마지막으로 대기업이 산다. 복지가 경제를 살린다는 논리는 진보 논리가 아니다. 양극화 사회에서 건강한 자본주의 관리를 위한 정책 논리이다. 그래서 복지와 경제는 하나다.
  • [사설] 증세 없이 복지 확대 가능하다는 건 기만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정치권의 복지 확대 정책이 도를 넘어서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증세 없는 복지 확대를 바라는 민심이 확인됐다며 너도나도 보편적 복지에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그제 2012년 대선을 통해 집권할 경우 2013년부터 5년간 새로운 세금 신설이나 국채 발행 없이 부자 감세 철회 및 세출입 구조조정 등으로 연평균 33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 등 ‘3+1’이라는 보편적 복지 정책에 쓰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다음 달 1~2일 열리는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복지의 전향적인 확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한다. 주택·의료와 같이 예측이 불가능하거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해당하는 보육·교육·노인대책은 보편적 복지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참으로 걱정스럽다. 증세 없이 복지를 확대한다는 건 기만에 불과하다. 세금을 걷지 않고 복지에 돈을 부으려면 다른 곳을 삭감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풍선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우리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5.1%인 반면 미국은 99.9%, 유로존(평균) 87.3%, 일본 229% 등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통계는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부채 등이 빠져 있어 실제로는 생각보다 위험하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노동력이 저하되며 저축률이 떨어져 투자가 위축되고 생산적 자본 축적이 감소돼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내년 총선·대선이 예정돼 있어 복지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점이다. 보편적 복지로 돌아서면 장기적으로 중산층·서민의 부담이 가중된다. 최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것도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서 촉발됐다는 점을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1990년 고령자 인구가 1970년의 두배로 늘면서 복지비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일본이 골탕을 먹고 있다. 우리나라도 복지 확대에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 [지방시대] 새 도로명 주소 분쟁 해소하려면/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새 도로명 주소 분쟁 해소하려면/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현재 사용되는 지번과 새 도로명 주소의 병행사용 기간이 2013년 말까지로 2년 연장됐다. 지난 7월 29일에 확정 고시된 도로 명칭 역시 금년 말까지 변경할 수 있게 됐다. 국민 편의를 위해 정부가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 최근 일각에서는 새 도로명이 종교적으로 편향되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훼손한다며 새 주소 사업의 백지화까지 주장하고 있다. 마치 ‘님비분쟁’을 보는 듯하다. 많은 비선호시설 사업이 님비분쟁 때문에 결과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새 주소 사업이 왜 이렇게 꼬일까. 15년에 걸쳐 3000억원이 넘는 예산과 엄청난 인력을 투입하여 전국의 도로표지판과 건물번호판까지 다 달았는데 이런 많은 백지화 주장까지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사실, 새 주소 사업에 대한 비판은 많이 있어 왔다. 예를 들면,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지번으로 길 찾는 데 문제가 없고, 따라서 물류비용 절약과 같은 경제적 효과도 예상치보다 훨씬 적으며, 택배업계처럼 새 시스템에 대한 적응 문제가 만만치 않은 경우 2014년 이후에도 혼란이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주장들이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 추진하는 도로명 주소가 지번체계보다 식별력이 우수한 것은 분명하다. 또 새 주소 사업을 백지화하면 그 엄청난 매몰비용은 어찌할 것인가. 새 주소 사업이 성공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점을 고쳐야 한다. 도로명 분쟁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는 새 주소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출발점이자 중요한 요소다. 물론, 전국의 수많은 도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명칭에 대하여 소소할망정 이의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업추진을 가로막을 만큼 심각한 도로명 분쟁이 자꾸 발생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새 주소 사업의 원칙을 분명히 정하고, 도로 명칭의 정답과 오답노트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정답과 오답의 기준은 새 주소 사업의 목적, 즉 도로명을 정할 때는 한마디로 길을 찾기 쉽게 하자는 취지를 시종일관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지자체에서 이 원칙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길을 찾기 쉽게 하려면 가능한 한 기존 도로명이나 동네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 지역 주민뿐 아니라 많은 국민에게 익숙해 있거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기존 도로명을 하루아침에 바꾸고 빨리 숙지하라고 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고 안 바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식별력이 좋은 이름이 있다면 기존 명칭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정답이다. ‘시청로’처럼 말이다. 도로명 부여의 오답은 새 주소 사업이 마치 새 도로 작명 사업인 듯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떤 지역에서는 크리스탈이니 사파이어니 하는 느닷없는 이름이 나오고, 또 어떤 지역에서는 새 도로명에 온통 옛 이름을 갖다 붙여 마치 새 주소 사업이 옛 이름 찾기 사업처럼 된 곳도 있다. 부디 연장된 명칭 변경 기간 동안에 도로명 분쟁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를 해소해서 그동안 새 주소 사업에 투입된 자원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구멍난 곳은 없는지, 혹 새는 곳은 없는지, 새 술을 담을 새 부대를 차근차근 살필 일이다.
  • 2013년 국가빚 2%P 낮춘다

    정부가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 포인트 이상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균형재정 시기를 2013년으로 한해 앞당기는 것은 물론 지난해 GDP 대비 33.4%였던 국가채무 비율도 2013년 전후로 31% 선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현 정부가 출범할 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0.7%로 31% 언저리였는데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게 되면 이 비율도 31% 정도까지 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다음 달 말 발표할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담기로 했다. 재정부는 지난해 2012년과 2013년 국가채무를 각각 35.1%, 33.8%로 전망했다. 따라서 2013년까지 2% 포인트 이상 채무를 줄여야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 투표 이후 보편적 복지로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27일 “개표를 안 했기 때문에 민심의 향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복지를 늘려 달라는 요구가 확인됐고 다른 한편에서는 재정건전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상당하다는 것이 분위기상 감지됐다.”면서 “두 요구를 잘 수렴해서 솔로몬의 해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처럼 재정 건전성과 복지 간의 균형을 맞추고 수정 목표치 달성을 위해 재정 준칙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 4월 발족한 재정위험관리위원회 기능을 강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철저히 검증키로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회공헌 비용은 영업이익의 0.5~1% 적당”

    국내 최고경영자(CEO)들은 영업이익의 0.5∼1.0%를 사회공헌에 쓰는 게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CEO 4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8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공헌활동에 영업이익의 몇 %를 쓰는 것이 가장 적당하냐.’는 질문에 CEO의 38.5%가 0.5∼1.0%라고 답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사회공헌활동 비용 수준이 영업이익의 1%임을 감안,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수준에서 사회공헌활동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어 1.0∼2.0%가 적당하다는 답변은 22.9%였고 ▲0.5% 미만 19.8% ▲2.0% 이상 15.7% 등의 순이었다. 사회가 기업에 가장 기대하는 사회공헌 분야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43.3%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라고 답했다. 지역사회 지원(개발)은 26.7%, 장학사업은 11.9%, 환경보전은 10.0%, 문화예술 지원은 6.4%, 재난구호는 1.2%를 차지했다. 회사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으로는 35.2%가 사내 사회공헌 전담팀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회공헌이 기업 경영활동의 일부이고, 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인식하는 경영자가 많은 결과로 해석된다. 재단을 설립(22.4%)하거나 정부 기관과 협력한다(22.1%)는 응답도 있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세제구조 개편” “증세” 손학규·정동영 장내 복지전쟁

    “세제구조 개편” “증세” 손학규·정동영 장내 복지전쟁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예비주자인 손학규(사진 위) 대표와 정동영(아래) 최고위원의 대립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당의 복지정책 재원대책을 둘러싼 대립이지만, 바탕에는 서로에 대한 견제심리가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최고위원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보편적복지특위 회의에 참석, 부유세 등 증세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특위가 마련한 ‘증세 없는 복지대책’ 발표를 즉각 보류하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번에 재원대책을 발표하면 민주당의 복지정책으로 굳어지는데 미리 우리 입장을 좁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정 최고위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오는 29일 이 방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손 대표는 이날 잠깐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떴다. 특위 기획단장인 이용섭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안은 최종안이며 이견이 없으면 당론이 될 수 있다.”면서 “증세 없는 복지가 아니라 새로운 세금 신설을 하지 않고 부자 감세와 토목공사비 축소 등 세제구조를 전환하면 된다.”고 못 박았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부딪히지 않았지만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 최고위원은 “보편적 복지 청사진이 야권 통합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고 손 대표를 압박했다. 한 측근은 “전문가 검토까지 받았는데 이게 손 대표가 단독으로 결정한 거냐. 개인의 정치노선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정 싸움을 하는 건 방법론이 틀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치권 복지전쟁 2라운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격 사퇴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의 복지 논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한나라당은 ‘선택적 복지’를,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를 각각 외치면서 내년 총선, 대선의 화두로 떠오른 복지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1승을 거뒀다고 자평하는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2라운드에서도 승리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장 오는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번 무상급식 논쟁으로 촉발된 만큼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진다고 판단, 절대 질 수 없다며 복지정책 점검과 홍보강화 대책에 착수했다. 기선제압을 위한 힘겨루기는 벌써부터 치열하다. 여야는 오 시장이 사퇴하기 무섭게 상대방의 복지 정책의 허점을 찔러대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나라당은 무상 급식·보육·의료 및 반값 등록금을 핵심으로 하는 민주당의 ‘3+1’ 무상복지 시리즈를 대대적으로 공격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6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는 무모한 얘기로 국가재정은 마르지 않는 샘이 아니다.”라면서 “무상복지에 투입하는 돈은 30~40대의 노후자금으로, 30~40대는 분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택, 의료와 같이 예측 불가능하고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분야는 선택적 복지로, 저출산고령화대책에 해당하는 보육·교육·노인대책은 보편적 복지로 해야 한다.”며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선택적 복지를 비판하며 보편적 복지가 대세임을 거듭 강조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주민투표에서 민생이 이념공세를 이기고, 복지가 토건주의를 이겼다.”면서 “보편적 복지는 이미 시대의 흐름이 됐고, 민주당은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 전략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회의에 앞서 당내 보편적복지특위 회의에도 참석해 격려하기도 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진보 대 보수, 복지 대 반복지라는 선명한 대결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면서 “이는 총선과 대선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포스트 오세훈’ 누가 뛸까

    ‘포스트 오세훈’ 누가 뛸까

    오세훈 서울시장의 ‘조기 사퇴’ 분위기가 짙어지자 정국이 10월 보궐선거 체제로 급박하게 빨려드는 양상이다. 주민투표 후폭풍 첫날인 25일 여야의 관심은 온통 ‘포스트 오세훈’에 쏠렸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역대 어느 보궐선거와도 견줄 수 없는 ‘빅 매치’다. 그 자체의 의미도 크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속사정은 사뭇 다르다. 보궐선거를 둘러싼 환경과 처지가 달라서다. 주민투표 결과로만 보면 민주당이 유리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선거 유불리를 예단할 수도 없는 처지다. 보수층의 강한 결집이 예상되는 데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처럼 인물 경쟁력이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높다. 오 시장이 이번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이렇다 할 움직임도 없다. 여권이 동반 위기에 빠진 상태에서 후보 문제를 서둘러 거론할 경우 또 다른 역풍을 맞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의 유력 예비주자들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차기 시장 후보로 첫손에 꼽히는 나경원 최고위원조차 출마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상황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인촌 대통령 문화특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지인) 카자흐스탄에 와 있다. 정신없이 바쁘다. 내일 들어가서 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당내 소장·쇄신파를 이끌고 있는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아예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경선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정욱 의원도 “시장직 수행을 위한 철학과 소신부터 정립해야 출마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인지도만 믿고 선거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 발 물러섰다. 반면 민주당은 분주하다. 벌써부터 후보군이 속속 수면 위로 등장하고 있다. 판세로 보면 불리할 게 없다고 판단한다. 보궐선거 자체를 오 시장의 귀책사유라고 몰아세우면서 사실상 현 정권에서 치러지는 마지막 ‘반이명박’ 선거로 준비하는 분위기다. 현역 의원, 중진급 인사, 원외 후보군 등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계파별 세력싸움 양상도 보인다. 3선 의원이자 당 지도부인 천정배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주민투표의 승리는 서울시민의 승리이자 진보가치의 승리”라면서 “야권이 수권 세력임을 보여주고 통합을 이끌어 낼 후보가 필요해 나서게 됐다.”며 출마 선언의 배경을 밝혔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도 기자 오찬 간담회를 갖고 “2012년 총선·대선 승리에 기여하기 위한 내 역할을 고민할 때가 왔다.”면서 “이번 보궐선거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출마해야 한다는 원칙 속에서 (나도) 그 저울 위에 올라가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역 의원 시절 각종 선거의 기획통으로 불렸다. 이슈(복지) 주도력과 대중적 인지도 면에선 박영선 정책위의장이 1순위다. 보편적 복지 전략을 세웠던 전병헌 전 정책위의장도 거론된다. 야권 통합 국면을 고려하면 이인영 최고위원과 원혜영 의원도 적임자로 꼽힌다. 구혜영·장세훈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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