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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수교 20주년 한·중 새로운 모색이 절실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부터 사흘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한반도 정세가 어느 때보다 긴박한 가운데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만난다. 특히 자국 어선들의 서해 불법조업을 묵인하는 등 중국의 대국주의가 고개를 들면서 한·중 관계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올해 수교 20주년을 맞은 한·중이 새로운 20년을 내다보며 양국 관계의 ‘큰 틀’을 다시 짜야 할 시점이다. 한·중 관계는 성년을 맞아 덩치는 커졌지만, 신체충실지수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양상이다. 한·중 경제협력 수준은 괄목상대할 만하다. 교역량이 20년 사이 30배 늘어 우리 입장에선 미국·일본과의 무역규모 합산액보다 더 커졌다. 상호 방문자 수도 연간 600만명으로, 양국 간 경제의존도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정치·외교적으로는 여전히 ‘동상이몽’(同床異夢)의 관계에 머물고 있는 인상이다. 북핵과 서해 불법어로 등 외교 현안에 대한 중국의 일방통행적 접근 자세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수사의 내실을 채워야 할 이유다. 우리는 삐걱거리는 한·중 관계의 일차적 귀책사유가 중국 측에 있다고 본다.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을 중국 정부가 묵인하다시피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며칠 전 중국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중국 어민들에게 무기를 쓰지 말라.”고 요구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 EEZ 안에서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우리 해경이 숨진 사실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보편적 외교 잣대와 동떨어진 고압적 자세다. 물론 한·미 외교에 편중돼 한·중 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은 옳다. 그런 점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의 단합된 힘이 전제되지 않은, 줏대 없는 대중 외교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반만년 역사를 통해 겪을 만큼 겪었지 않은가. 까닭에 중국 정부에 보편적 국제규범에서 벗어나 우리의 해양주권을 위협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음을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 나아가 개혁·개방 등 북한체제의 연착륙을 돕는 일과는 별개로, 중국 측에 북한정권의 퇴행을 조장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지키라고 당당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 자유주의… ‘진보’ 더하거나 빼거나

    자유주의… ‘진보’ 더하거나 빼거나

    요즘 한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는 자유주의다. 뜨거운 이유는 이론적 격렬함도 있지만 1980년대 비판적 지지론과 비슷하게 현실 정치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자유주의는 바로 진보 진영의 화약고랄 수 있는 ‘반MB연합의 정체성’ 문제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해서 자유주의자들이 의회를 통해 점진적이고 제도적인 개혁을 얘기하는 순간 불판 자체를 갈아 버리자는 진보 쪽에서는 ‘너희가 대체 보수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최태욱 엮음, 폴리테이아 펴냄)는 그런 진보 진영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아니, 질문이지만 몰라서 묻는 게 아니라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충분히 진보적이고도 남음이 있다는 결론이다. 진보적 자유주의라면 진보주의자들이 이상향으로 내거는 사회민주주의와 내용상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내친김에 한 걸음 더 뻗어 보자면 사회민주주의를 내세우는 것보다 자유주의를 내걸었을 때 색깔론 공세로부터 진보의 가치를 더 잘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학자 8명이 참가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에서’와 고세훈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의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라는 두 글이다. 글 제목에서 드러나듯 최 교수는 자유주의에 대한 옹호론에, 고 교수는 비판론에 서 있다. 최 교수는 보수 진영이 말하는 자유주의는 간단히 기각한다. “슬로건·구호로는 말하면서 이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서 최 교수는 자유주의에 대한 진보 진영의 폄훼를 겨냥한다. 그가 보기에 현실 정치를 보는 시각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윤리학’으로, 다른 하나는 ‘실천이성’으로 보는 시각이다. 최 교수는 여기서 실천이성을 택한다. “정치현상, 정치행위라는 것은 역사적 성격을 갖는 것이어서 영속적인 문제들을 추구하는 규범적 이론에 관심을 두기보다 정치를 현실 속에서 가능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 또는 기예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 여부가 아니라 ‘그래서 이뤄낸 것이 대체 무엇이냐’라는 질문이다. 이는 “진보적 엘리트들의 정서적 급진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불완전성이라는 본원적 한계를 무시한 채 “진보적이고 올바른 이론과 기획에 의해 이상적 공동체가 일거에 성취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신 현실 정치는 “다양한 특수 이익과 사적 이익들이 특정 시점에서 만나 힘의 균형을 이뤄 만들어 낸 구성적 산물”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정치는 고귀한 성전이 아니라 질퍽한 뻘밭에서 벌이는 싸움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그 조건 아래서 무엇을 성취해 낼 것인가라고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유주의가 이 대목에서 유용하게 쓰일 때, 한국의 진보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다. 고 교수도 최 교수의 진단에 일정 정도 동의를 표한다. 냉전의 반공 이데올로기 때문에 너무나 왜곡된 자유주의에 제자리를 찾아 줘야 하고, 좌파라고 하면 일단 빨간색부터 연상하는 분위기를 감안할 때 자유주의가 인기를 끌 만도 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현재 한국의 진보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도 지적한다. “오늘날 진보 진영의 정책 가게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이 없다.”거나 “진보의 내용보다 진보라는 깃발 자체를 더 중시하면 진보 자체가 단기적 권력투쟁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 쉽다.”고 비판한다. 진보인가, 아닌가를 두고 싸우는 것보다 진보의 내용을 어떻게 채우고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고민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고 교수는 자유주의를 끄집어내기는 싫다는 입장이다. “자본주의하에서 민주주의는 노동의 대항 권력이 항시적으로 제도화되는 것을 제1원리”로 삼기 때문이다. 노동이 사회적 권력을 키워 밑에서부터 올라온 개혁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이상 진보는 진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파이를 나누는 방법에 합의하지 않고 파이를 키우자는 전략에 동조하는 것은 기만적”이고 “대체 파이가 얼마나 더 커져야 하는가를 정하는 일도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에서만 실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해서 진보 진영이 해야 할 일은 진보를 위해 자유주의를 끌어들이는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고통스럽더라도 계급정치적 관점을 되살리는 것이 진보에 걸맞다고 본다.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가 쓴 ‘진보적 자유주의와 한국 자본주의’도 눈길을 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한 이 교수는 시민운동 진영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가 ‘상생적’ 자유주의를 화두로 삼았을 때 보수적인 입장이 아니겠느냐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인다. 보편복지와 선별복지 논란에 대해 “둘 다 필요한데 엉뚱한 논란만 일고 있다.”고 밝히는가 하면 “진보적 자유주의에 입각한 합리적 복지국가”를 한국 사회의 미래상으로 제시한다. “기회주의로 권력에 편승했던 사람들은 자손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려온 역사” 때문에 우리 사회에 천민 윤리가 만연하게 됐다는, 자유를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이 땅의 보수주의자들을 격노케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연상케 하는 주장도 눈에 띈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보수’ 빼고 ‘경제정의’로 쇄신… 당내 이념논쟁 예고

    ‘보수’ 빼고 ‘경제정의’로 쇄신… 당내 이념논쟁 예고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의 정강·정책을 상당 부분 수정하기로 하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정책 쇄신에 불이 댕겨졌다. 특히 비대위가 정강에서 ‘보수’ 용어를 삭제할 방침이어서 신자유주의 기조의 ‘MB 정책’과 사실상 선 긋기에 나섰다. 당내에선 이념 논쟁으로 번질 기미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비대위 산하 정책쇄신분과위는 5일 전체회의를 열고 2006년 개정된 정강·정책을 6년 만에 수정키로 의견을 모았다. 분과위원인 권영진 의원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이 기존에 추구했던 자유, 인권, 법치 등의 가치는 계승·발전시켜 나가되 시대 변화에 맞게 국민의 정치 참여, 소통, 가족의 안전·행복 등의 가치를 새롭게 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자유주의의 폐해인 양극화 해소를 위해 공정경쟁, 경제정의도 강조하기로 했다.”면서 “안보를 강조하되 통일시대에 대비해 유연한 대북정책 기조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용어 삭제는 계속 논의키로 했지만 다음 주초 마련될 정강·정책 초안에는 빠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명박 정부를 대변해 온 ‘큰 시장 작은 정부’ 신자유주의 기조의 대폭 수정을 의미한다. 현 정부의 금과옥조였던 ‘747 공약’(연평균 7% 성장, 소득 4만 달러 달성, 선진 7개국 진입) 역시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위원장의 정책 쇄신은 경제 분야에선 공정경쟁과 대·중소기업 상생, 사회 분야에선 양극화 해소,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로 요약된다. 특히 ‘보편적 복지 대 선별적 복지’의 이분법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권 의원은 “보육·교육 문제는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 복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의 존립 기반을 뿌리째 흔들 수도 있는 ‘보수’ 용어 삭제를 놓고선 비대위원, 당 소속 의원들 간 논쟁이 벌어졌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김종인 비대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정당을 지향하는 정당이 어느 한 이데올로기를 지향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가치는 민주주의, 평화, 자유 속에서 국민 생활이 향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 의원들 사이에선 ‘쇄신이 급한 시점에 이념 논쟁 타령이냐.’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단어에 집착하기보다 새로운 국민적 가치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보수라는 용어를 굳이 뺄 필요 없이 민생 안정·양극화 해소에 중점을 두는 쇄신 정책을 내놓으면 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박 위원장 역시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이날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국민들의 삶이 힘든 만큼 실질적인 삶에 관한 정책이 먼저 나오고 정강·정책도 고쳐야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비대위원도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먼저 정강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정책이 개발돼야 하는데 지금은 비상시국이라 함께 가야 한다.”고 인정했다. 재창당론자인 원희룡 의원은 보수 표현 삭제에 대해 “굉장히 과감한 문제 제기”라면서 “시대가 바뀌면 보수의 내용도 바뀐다. 보수라는 단어를 정강·정책에 못 박아 두는 게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며 수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정책통인 이한구 의원은 “‘보수’ 용어를 빼면 보수신당을 만드는 명분만 제공해주게 된다.”고 경계했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부패한 보수가 문제지 참보수는 문제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친이(친이명박)계인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에 “중도보수 가치마저 표에 판다니 이제 민주당원인가 민노당원인가.”라고 하소연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족의 탁월한 문명이 블랙홀처럼 이민족을 빨아들였다…

    한족의 탁월한 문명이 블랙홀처럼 이민족을 빨아들였다…

    중국 동북공정이 화제였다. 우리 역사를 통째로 삼키려 든다는 분노가 대단했다. 근거는 한화(漢化)다. 중국의 옛 역사를 돌이켜보니 한(漢)족의 탁월한 문명이 블랙홀처럼 다른 이민족들을 빨아들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족을 정복해 군림한 왕조들마저 한화를 피하지 못하고 그 속에 녹아들었으니 한족의 문화적 저력이 엄청나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틀을 부정하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청사(新淸史)다. 논문이나 저서가 산발적으로 나오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청사라는 이름 아래 묶이게 된 흐름이다. 이를 개괄해 볼 수 있는 김선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교수의 논문 ‘신청사의 등장과 분기-미국의 청대사 연구동향’이 계간지 ‘내일을 여는 역사’ 겨울 호에 실렸다. 김 교수가 신청사에서 흥미롭게 보는 대목은 중국사를 한화의 역사로 보는 시각 자체가 “20세기 초 중국 민족주의 역사학의 산물”이라 지적하는 부분이다. 탈민족주의자들이 ‘단군 이래 반만년 단일민족 신화’를 비판하면서 항일운동 시기에 한국의 민족주의가 지나치게 신화화됐다고 주장하듯 중국의 ‘한화’ 개념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신청사는 최근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번역, 소개되고 있다. 연초에 나온 이블린 로스키의 ‘최후의 황제들-청 황실의 사회사’, 마크 엘리엇의 ‘건륭제’ 같은 책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화에 대한 부정이다. 한자 자료뿐 아니라 만주어, 몽골어, 티베트어 문헌 분석을 통해 만주족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그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남달리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례는 많다. 가령 러시아와의 국경 협상에 대해 청나라는 한문 자료를 남기지 않았다. 북방 문제는 남쪽에 사는 한족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 여긴 탓이다. 또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볼 수 있듯 여름이면 청 황제는 열하로 갔다. 문제는 왜 그랬을까다. 한화의 시각에서 황제의 여름철 열하 체류는 북방 이민족에 대한 견제구로 읽히지만 신청사의 시각에서는 만주의 전통과 자존심을 잊지 않겠다는 황제의 선언으로 읽힌다. 한걸음 더 나아가 김 교수가 눈여겨보는 대목은 팔기(八旗)에 대한 해석이다. 팔기는 청나라만의 독특한 군사·행정조직이다. 팔기에 속한 이들은 기인(旗人)이라 불렸는데, 처음엔 만주족으로 구성됐으나 청나라 팽창과 더불어 몽골·조선·여진·한족 등 다양한 민족이 발탁됐다. 그럼에도 팔기는 곧 만주족으로 간주됐다. 김 교수는 “정치, 세금, 예산 등과 관련 있던 기인이 단일민족 집단처럼 여겨진 것은 19세기 후반 반청혁명 운동의 흐름에서 나타난 근대적 현상”으로 “한족 중심 공화혁명 과정에서 중국을 지켜내지 못한 무능한 집단으로 만주족을 묘사”하기 위해 ‘기인=만주족’이란 선입관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청나라는 한화된 국가가 아니었을뿐더러 그렇다고 오로지 만주족만의 국가였다고 말하기도 어려워진다. 이 점은 청 황제가 ‘유학자’이자 ‘문수보살’이자 ‘대칸’임을 자임한 데서 잘 드러난다. 한족을 상대할 때는 유학자임을, 티베트를 상대할 때는 문수보살임을, 몽골 등 유목민족을 상대할 때는 대칸임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제국을 총괄하는 보편 황제의 지위였던 셈이다. 보편이란 언제나 그렇듯 텅 빈 기호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생각해봐야 할 화두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일본통신] ‘야구계의 이단아’ 신조 츠요시

    [일본통신] ‘야구계의 이단아’ 신조 츠요시

    2009년 일본시리즈 2차전. 니혼햄 홈인 삿포로돔에 전 일본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돼 있었다. 당시 일본시리즈에서 격돌한 팀은 센트럴리그 우승팀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퍼시픽리그 우승팀인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대결이었다. 1차전을 요미우리에게 내준 니혼햄은 당시 부상 등의 이유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에이스 다르빗슈 유(25)를 2차전 선발로 내세우는 배수진을 쳤다. 이에 요미우리는 좌완 우츠미 테츠야를 선발로 내정하며 니혼햄의 기를 꺾을 기세였다. 하지만 이날 2차전은 다르빗슈의 출전 유무와는 별개로 팬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이 다분했다. 해설을 맡은 인물들이 보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후지TV는 ‘카리스마의 대명사’인 기요하라 카즈히로(전 세이부)와 ‘야구계의 노홍철’ 신조 츠요시(전 한신)에게 경기 해설을 맡겼다. 당시 요미우리 소속의 이승엽은 스타팅 멤버로 8번 타순에 배치됐다. 3회초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자 신조는 “이승엽이 8번타순에 들어선 것은 놀랍다. 그만큼 요미우리 타선의 강함을 엿볼수 있다.” 며 “이승엽의 프리배팅은 돈을 내고서라도 보고 싶다. 그의 프리배팅은 엄청나다.”며 이승엽을 극찬했다. 이 타석에서 이승엽이 다르빗슈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려내자 또다시 신조는 “이승엽의 프리배팅을 보노라면 배리 본즈인지 이승엽인지...” 라는 멘트와 함께 중계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신조 츠요시는 야구계의 이단아다. 현역 시절 그가 보여준 엽기적인 카리스마(?)는 아직도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가슴속엔 웃음꽃을 먼저 피우게 한다. 흔히 일본야구의 ‘3대 돌아이’를 가리켜 신조와 더불어 모리모토 히쵸리(히쵸리는 ‘희철’ 즉 모리모토는 한국계 선수다) 이가와 케이(뉴욕 양키스)를 일컫는데 모리모토가 독특하고도 엽기스런 퍼포먼스로 유명하다면 신조의 야구는 그 자체가 개그의 미학을 담고 있다. 외야수인 신조는 평범한 플라이도 점프캐치로 잡으며 일명 ‘신조캐치’로 명명된 플레이를 보여줬던 선수다. 1989년 전체 드래프트 5위로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한 신조는 훗날 메이저리그 진출과 마지막 니혼햄에서의 선수 생활을 끝으로 은퇴했다. 현역시절 타격은 내세울게 없는 평범한(일본 통산 타율 .254)이었지만 수비력만큼은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야구팬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야구 명언중 ‘타격이 좋은 선수는 팬들이 좋아하지만 수비가 뛰어난 선수는 감독이 좋아 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신조의 수비만큼은 오히려 팬들이 더 열광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타격에서 워낙 내세울게 없다는 점에서 신조의 가치는 일본야구계에서도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 하지만 현역 시절 보여준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만큼은 아직도 그를 그리워 해야 할 이유가 충분할만큼 매력적인 선수임엔 틀림없다. 신조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걸 극도로 혐오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시구때 초등학생이 던진 초구도 대형타구로 만들어낸 적이 있다. 그의 엽기 행각은 이뿐만이 아니라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2004년에 신조는 일본의 모 퀴즈프로그램에 출현해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당시 우승 상금은 한화로 약 1억원. 웃긴 사실은 연필을 굴려서 퀴즈 정답을 맞췄는데 당시 우승상금의 사용처는 홈구장에 있는 자신의 광고판을 만드는데 사용했다. 외야석 100석을 자신의 돈으로 사들렸는데 그 자리를 야구 꿈나무들을 위해 무료로 초대했고 그 좌석은 일명 ‘신조 시트’가 됐다. 니혼햄 시절 신조는 어느날 갑자기 파워레인저 복면을 쓰고 경기장에 등장하는가 하면(팀원들에게 까지 복면을 착용하게 하는) 한신 시절이던 1992년 시즌 말미에 히어로 인터뷰에서 ‘우승입니다’를 외쳤지만 한신은 우승에 실패했고,1999년 요미우리와의 경기(6월 12일)에선 상대의 고의사구 작전을 좌전 적시타로 연결하기도 했다. 이러한 신조의 엽기행각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도 그치지 않았다. 신조는 한신이 제시한 12억엔이란 거액의 계약을 뿌리친 후 일본돈으로 약 2,200만엔을 받고 뉴욕 메츠에 입단한다. 이후 샌프란스시코를 거쳐 메이저리그 마지막 해였던 2003년 다시 뉴욕 메츠로 돌아온 신조는 스프링캠프에서 빅리그 진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던 마이너리그 선수를 보고 “나 대신 저 사람에게 개막전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구단에 찍혔고 공교롭게도 그해를 마지막으로 다시 일본으로 유턴하게 된다. 일본 복귀 후 모 언론과의 인터뷰중 영어에 관한 질문을 받자 “나는 미국시절 영어를 하나도 못배웠다. 하지만 그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다.”고 말하는 등 끊임없는 개그 본능과 보편적 정서를 파괴하는 말과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신조는 자신을 야구선수로 불리는 걸 싫어했지만 일본의 야구팬들은 이러한 신조를 사랑했다. 어느 순간에 괴짜와 같은 모습을 보여줄지 예측할수 없었고 이러한 신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은 승패와 상관없이 웃는 얼굴로 야구장을 떠날수 있었을 정도로 야구팬들에게 신조가 끼친 영향력은 이루 다 말할수가 없을 정도였다. 2006년 신조는 당시 소속팀이었던 니혼햄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당시 니혼햄은 에이스 다르빗슈 유를 앞세워 44년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이란 감격을 맛봤지만 한편으론 신조의 마지막이란 사실에 팬들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을 정도였다. 마지막 타석에 등장한 신조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3구 삼진을 당했는데 주니치 포수 타니시게는 “울지마라. 모두 직구만 던지게 할거야.”라는 말에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던 것으로 훗날 전해지고 있다. 신조는 야구의 본질성, 즉 온전히 야구에만 미쳐있던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팬들을 사랑했고, 자신의 기량을 스스로 인정했으며 팬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실천한 선수다. 아직도 신조 츠요시 하면 ‘괴짜’ 이미지가 뿌리깊이 박혀 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스포엔터테인먼트를 최초로 보여준 선수가 아니였나 싶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생각나눔 NEWS] 교원성비 인위적 조절 논란

    ‘교사 여초(女超)현상’을 인위적으로 깨 남녀 교사 비율을 조절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교원 선발 과정에서 성별 목표치를 정하고 미달할 경우 초과 합격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객관적인 성적으로 당락을 가리는 시험 결과를 주관적으로 조정하는 조치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여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은 교원의 남녀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임용시험 때 단계별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일정한 비율에 맞출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3일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공무원임용에 적용되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교직에도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 의원은 “학교 폭력 예방지도나 선생님 비하 현상 등이 심화되고 있는 데에는 남성 교원이 급감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라면서 “자녀들의 성역할과 정체성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교 女교원 75.1%… 증가 지속 ‘2010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여성 교원은 1997년 남성 교원 수를 초월한 이후 2008년 74%, 2009년 74.6%, 2010년 75.1%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서울 지역의 초등학교 가운데 남성 교원이 단 1명인 학교는 2009년 1곳에서 지난해 8곳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의 남녀 성비 불균형 탓에 성장단계별 생활 및 수업 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자녀의 정서, 사회성 함양 교육 등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주부 성미라(38)씨는 “또래 아이들이 한창 말썽을 피울 나이다 보니 아이들을 잘 통제할 수 있는 남자 선생님의 역할이 아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육대 입시에서 남학생 쿼터제가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남성 지원자에 대한 이중 혜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대 등에서는 수시모집 선발자의 남학생 비중이 20% 미만이 되면 정시모집에서 여학생의 비중이 전체의 80%를 넘지 않도록 강제하고 있다. ●女 “성적 좋은데 낙방 땐 역차별” 수도권의 한 교대에 재학 중인 한모(23·여)씨는 “여성 지원자의 수가 월등히 많고 성적도 더 좋기 때문에 많이 뽑히는 것일 뿐 억지로 남성 교사의 수를 늘리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또 교사 성비 불균형은 다른 나라에도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것 역시 반박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200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초등학교 여교사 비율은 헝가리 95.9%를 비롯해 영국 88.6%, 독일 82.9%, 미국 81.5% 등 우리나라 평균보다 높지만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움직임은 없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일각에서 인위적인 조율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여성 채용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양성평등채용목표제의 도입 취지를 교원 채용에 적용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그분과 나는…” 김근태 마케팅

    [여의도 블로그] “그분과 나는…” 김근태 마케팅

    ‘민주화의 대부’로 불린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영결식이 3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1500여 추모객들의 눈물 속에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고등학교와 대학교(경기고·서울대) 친구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원혜영 민주통합당 대표, 유시민·이정희·심상정 통합진보당 대표, 고인과 같이 수학했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등 주요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 ‘리틀 GT’(‘근태’ 영문 약칭)로 통하는 이인영 후보, 한명숙·박영선·김부겸·이학영·박용진 후보 등 민주당 당권 주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김 상임고문의 조문 기간 동안 야권 안팎에서는 묘한 기운이 감지됐다. 여기저기서 김 상임고문과의 친밀도를 강조하는 얘기들이다. 김 상임고문과 자신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에 있었고, 민주화 운동 당시 자신은 어떻게 활동했는지 등등이다. 김 상임고문의 삶에 자신을 투영시켜 ‘이미지 메이킹’을 하려는 움직임이다. 군부 독재에 고문을 당하며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김 상임고문은 그 자체로 민주화의 ‘브랜드 네임’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4·11 총선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례 기간 중 장례위원회 추산 3만 5000여명의 조문객이 찾았다. 국민참여 경선과 시민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당권 주자들과 총선 출마자들로서는 허투루 흘려보낼 ‘표밭’이 아니었던 셈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모른 체할 때는 언제고 이럴 때만 얼굴 내비치며 친한 척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 상임고문 사후 일부 당권 주자들은 인터뷰 등을 통해 김 상임고문이 지향했던 진보 야당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통합과 보편적 복지, 경제 민주화의 기치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거듭 설파했다. 한편에서는 김 상임고문과 특정한 관계에 있다고 여겨지는 후보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한 척한다 해도 유권자들은 그 사람의 족적과 행보를 보고 판단할 만큼 성숙했다.”고 설명했다. 김 상임고문과의 연대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낳을지, 잔꾀로 비쳐져 퇴락될지 시민들이 결정해 준다는 뜻이다. ‘김근태 마케팅’. 비주류의 선하고 소신 있는 이미지를 가진 김 상임고문은 개인의 당권 행보나 차기 총선에서 야권의 정체성을 부각하는 데 더없이 좋은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그가 남긴 민주화의 족적은 그를 따르는 지지자들이나 시민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그러나 단순히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위해 고인을 상품화해 이해관계에 따라 활용하기보다 그의 죽음이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뜻을 한 번 더 새기고 실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소수자·사회적 약자 권리 보호”

    김용덕(55·사법연수원 12기)·박보영(51·사법연수원 16기) 신임 대법관이 3일 나란히 취임해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이들은 취임사를 통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법관은 오전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 각자가 자유롭게 살며 자연스럽게 균형과 조화를 이뤄 사회 전체의 질서와 행복이 이뤄질 수 있는 바른 제도를 갖추는 것이 법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은 분쟁을 해결하고 나아가 사회에 적용될 정의로운 보편적 규범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규범은 사람과 사회에 대한 따뜻한 애정에서 출발해야 하고, 그 안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형평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법관도 취임사에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다수의 그늘에 묻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법부의 사명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법정 안팎에서 만난 사회적 약자, 소수자, 여성, 가족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법적 해결책을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처음 법관이 됐을 때의 경건함과 겸손함을 다시 몸과 마음에 새기겠다.”고도 했다. 박 대법관은 김영란(56·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 전수안(60·사법연수원 8기) 대법관에 이은 세 번째 여성 대법관이다. 김·박 대법관의 임명동의안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처리돼 대법관 공석사태는 42일 만에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대법관 전원합의체 선고 등 대법원 재판 일정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게 됐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10만원짜리 태블릿PC’ 아이패드 아성 도전

    ‘10만원짜리 태블릿PC’ 아이패드 아성 도전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경쟁은 새해에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주인의 음성을 알아듣는 똑똑한 IT 기기가 대거 출시되고 10만원 안팎의 저렴한 태블릿PC도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온라인 의존증이 심화되면서 IT 보안 위협은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IT 업계를 휩쓸 트렌드를 예측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① 100달러 이하 태블릿PC 등장 불황에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면 값이 싸야 한다. 특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태블릿 PC 시장에는 올해 저가 제품들이 쏟아질 듯하다. 아마존 사는 지난해 태블릿 PC인 ‘킨들 파이어’를 199달러(약 23만원)에 출시해 가격파괴 바람을 일으켰다. WP는 “올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태블릿PC가 100달러(약 12만원) 이하로 출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안드로이드 태블릿PC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32%였다. 저가 공세로 애플 아이패드(점유율 62%)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② 음성 인식 기능의 보편화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4S에 음성명령체계인 ‘시리’를 탑재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업데이트될 때마다 한층 나은 모습을 드러냈던 시리는 올해에도 개선된 기능을 선보일 전망이다. 애플은 이 기술을 올해 출시될 애플TV와 아이패드 등의 새 버전에 탑재할 예정이다. 애플에서 시작한 ‘음성인식 혁명’이 업계로 퍼지면서 공상과학영화에서만 보던 가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③ SNS 가치 하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산업은 이미 레드오션(포화시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이스북 등 인기 SNS를 모방한 ‘미투 제품’(경쟁사 제품을 따라 해 인기에 편승한 제품)이 쏟아졌고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위치 기반 애플리케이션 등도 일반적인 기능이 됐다. IT 투자자와 신생 기업을 위한 파티가 끝났다는 얘기로, 이제 다른 IT에 눈을 돌릴 때다. ④ 계속되는 핵티비즘 지난해 디지털 안보를 위협했던 ‘핵티비즘’(정치·사회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정부나 기업·단체 등을 해킹하는 행위)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인터넷 보안업체 맥아피 등이 예상했다. 휴대전화와 위성항법장치(GPS), 의료기기 등을 겨냥한 악성 소프트웨어도 널리 퍼질 가능성이 있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데이터를 인터넷상 서버에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불러내는 서비스)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보안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예비 고1 겨울방학 국어·문학 정복법

    예비 고등학생들에게 겨울방학은 고등학교 성적의 첫걸음을 내딛는 선행 학습의 중요한 시기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영어, 수학에 많은 비중을 두게 마련이다. 반면 국어와 문학은 학교 성적에서의 중요성에 비해 소홀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국어·문학에 대한 홀대는 최근 수능 언어영역과 관련이 있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조차 ‘교과서에 있는 작품 위주’로 수능이 출제되면서 공부해야 할 문학작품의 절대적인 수가 적어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는 16종, 문학 교과서는 14종에 이른다. 특히 문학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소양을 기르는 학문으로, 단기간에 많은 작품을 보고 외운다고 해서 실력이 늘지는 않는다. 비교적 시간이 많은 겨울방학 때 충분히 학습해 둘 필요가 있다. 예비 고1 학생을 위한 국어·문학 과목 학습법을 정리했다. 고등학교 국어를 암기 위주로 공부한다면 내신 성적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능 대비책은 되지 않는다. 평소 한정된 시험 범위를 단순 암기하는 것이 아닌, 언어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공부를 염두에 둬야 한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독서로 배경 지식을 넓혀야 한다. 언어영역은 지문 독해 능력이 관건인데 해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다. 한 권을 읽더라도 목적에 맞게 정확히 읽는 것이 효과적인 책 읽기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책은 각 교육청이나 대학 등에서 추천한 도서 중에서 고르는 것이 좋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는 개념을 접하면 사전을 찾아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개념어를 제대로 이해하면 글을 읽는 속도를 높일 수 있고, 논술 문제나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학작품을 감상한다는 생각으로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품에 대한 접근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감상 원리를 익히는 학습법은 사고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처음 보는 현대시를 읽더라도 스스로 작품을 감상하고 해석하려는 시도를 한 후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해석과 비교해 봐야 한다. 이 경우 둘 사이에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살피면서 다시 작품을 감상한다. 한 번 길러진 ‘감상의 힘’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낯선 작품, 다른 장르의 문학을 만나도 힘을 발휘한다. 수능 언어영역은 30여권의 국어·문학 교과서 가운데서 출제된다. 여러 교과서의 문학작품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범주별로 한눈에 볼 수 있는 교재가 좋다. 시의 경우에는 시·소설·고전시가 등 범주별로 작품을 모아둔 교재를 택하면 된다. 미래엔 교육사업본부 국어팀 박정희 차장은 “예비 고1 학생들의 경우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 때처럼 1권의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과 배운 내용만 공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수능 국어는 문학작품이 워낙 방대해 출제 문제를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있을 때 많은 작품을 접해 깊이 있는 감상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자치구 새해 키워드는 효율·복지·소통

    구로구는 새로운 행정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구는 조직개편을 통해 5국, 1단, 1실, 30과, 120팀 체제로 변경했다고 2일 밝혔다. ●구로구-조직개편 단행 구는 외국인지원팀과 도서관팀, 유시티관제팀, 친절감동팀, 체육시설관리팀, 자원센터추진반 등 7개팀을 신설했다. 반면 녹색주차팀과 마케팅팀 등 5개팀을 폐지하고, 일부 팀을 통합했다. 외국인지원팀은 각 부서에 나눠져 있던 외국인 관련 업무를 통합했다. 도서관팀은 도서관 확충을, 유시티관제팀은 600여곳의 폐쇄회로(CC)TV 통합관리를 책임진다. 또 신설된 도시발전기획단은 구로동 철도차량기지 이전과 가리봉동 재개발, 고척동 교정시설 이적지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한다. 양천구는 올해 추진하는 주요 사업 가운데 주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달라지는 제도나 시책, 신규 사업 등을 각 분야별로 모은 책자를 발간했다. 이 책은 구청 홈페이지(www.yangcheon.go.k)의 전자책 서비스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 ●양천구-주요사업 설명책자 발간 책에는 올 들어 실시되는 100세 이상 어르신 부양가족 효도수당(연 20만원)과 입양축하금 지원(아동 1명당 100만원), 어린이 영어캠프운영, 청년인턴제 운영, 전통시장 배송센터 확대, 테마별 생태순환길 조성, 안양천 자전거도로 신설, 공공장소 무선인터넷 구축, 안양천 운동장 예약시스템 구축 등 5개 분야 52개 사업 내용과 함께 서울시와 중앙부처의 변경된 사업내용을 담았다. ●성동구-복지·교육예산 56억 증액 성동구는 올해 ‘희망 복지도시’, ‘으뜸 교육도시’ 건설에 역량을 집중한다. 2일 구에 따르면 올해 전체예산 2807억원 가운데 46.3%인 1298억원을 복지·교육 예산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6억원 증액된 것으로 민선5기 중점 추진 목표인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누구나 소외되는 이 없이 보편적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구는 예산 확보를 위해 전시성, 행사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했고, 업무추진비와 기본경비를 지난해보다 10%가량 절감 편성했다. 구는 예산 편성을 앞두고 지난해 9월 실시한 주민 설문조사 결과, 주민 17.3%가 교육 분야, 15.4%가 사회복지분야에 역점을 두고 추진해 달라고 답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총선 및 대선 국운 가른다] 2030에 어필하라 숨은 인재 영입하라

    4월 19대 총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인재 영입’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이른 만큼 국민적 신뢰를 받는 새로운 인물을 누가 더 많이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표심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 “젊은 피 수혈 못 하면 총선은 해보나 마나” 한나라당은 특히 더 인재 영입에 공을 들여야 한다. 집권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화됐고, ‘부자 정당’, ‘수구 정당’ 이미지도 여전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지 않으면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관심의 초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당의 구심점인 그가 참신한 인재를 끌어모을 유일한 인물이다. 한나라당은 서울 강남 및 영남권 등 전략지역의 경우에는 국민 배심원이 참여하는 ‘나가수’(나는 가수다)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발하고, 경합지역에서는 완전개방형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당에서 영입 대상 1순위로 거론되는 사람은 나승연 전 평창 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서울대 김난도(소비자학과) 교수 등이다. 나 전 대변인은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호소력 있는 프레젠테이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나 전 대변인은 최근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했다. 김 교수는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로, 특히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인물이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데려올 필요가 있다.”며 김 교수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청춘들의 순수한 멘토로 남고 싶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막노동을 하며 1996년 서울대 법대에 수석 합격했던 장승수(40) 변호사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끈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등 2030세대에 어필하는 인사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당이 일신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다 파격적인 영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데다 박 위원장 역시 좀더 큰 틀의 인선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거물급 인사들의 참여가 주목된다. ●야권, 개방형 국민 경선으로 승부수 야권은 완전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 노동계 및 시민사회 세력이 함께 어우러진 거대 야권 통합정당으로 변모한 야권은 전방위적으로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의 표심을 확실히 다지고, ‘호남당’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대중적 인지도와 평판이 좋은 인사들을 물색하고 있다. 야권의 영입대상 0순위 후보는 단연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지율 5%의 박원순 서울시장을 당선시키는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안 원장이 한나라당을 “역사를 거스르는 세력”이라며 비판한 만큼 야권은 ‘안철수=필승 카드’로 보고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통합야당에 들어오면 더 바랄 게 없다. 대표직도 내줄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도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당시 유세를 하며 박 시장을 지지했던 신경민 전 MBC 앵커는 그동안 꾸준히 영입 권유를 받았지만 매번 거절했다. 정부·여당의 언론정책에 각을 세웠다가 해직된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균형감 있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등도 영입 대상으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박 시장의 멘토단 출신인 조국 서울대 교수, 민주당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노무현재단 상임위원이면서 민주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장인 김용익 서울대 교수, 4대강 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박창근 관동대 교수도 거론된다. 노동계에서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상임위원장 출신인 백태웅 미국 하와이대 로스쿨 객원교수 등이 검토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영화 ‘오아시스’를 만든 이창동 감독,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물망에 올랐다. 이 감독의 동생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문성근 시민통합당 상임대표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었다. 그 밖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딴지일보 대표, 영화 ‘도가니’ 원작자 공지영씨, 배우 김여진씨, 방송인 김제동씨도 입에 오르내린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신년사설] 격동의 임진년 대한민국 새 좌표를 세우자

    2012년 임진년 새 아침이 밝았다. 해가 바뀌면 으레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더욱 각별하다. 나라 안팎으로 격동의 해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들어선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 또한 권력 교체기를 맞았다.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고 양대 선거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한 해다. 그러나 날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와 세대 갈등은 여전히 분열과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는 끝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 만만찮은 도전과 시련의 시기를 우리는 하나가 되어 넘어서야 한다.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소통과 화합, 변화와 혁신의 좌표를 새로 세우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 올해 대한민국호(號)가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격랑을 잘 헤쳐 나가려면 온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독립한 140여개 신생국 중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무이한 나라다. 평화적 정권교체와 언론자유, 그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등이 그 징표다. 정보화와 K팝 열풍에서 보듯 일부 문화지표에선 선진국을 앞선 단계다. 그러나 개발독재와 권위주의의 그늘 속에 십수년째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지역 및 계층 간 갈등에다 이 정부 들어 세대 간 갈등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는 ‘분노의 도가니’로 변한 느낌이다. 그것도 모자라 온·오프라인에서 진보와 보수가 사사건건 편을 갈라 삿대질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무상급식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놓고 벌인 여야의 타협 없는 드잡이는 목불인견이었다. 이제 국력과 국격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과 소통 역량을 키워 임기 말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야도 ‘안철수 바람’을 교훈 삼아 당리당략에 함몰되지 말고 대화와 절충으로 ‘숙의 민주주의’를 꽃피움으로써 정당정치의 유용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시대는 사분오열된 우리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양대 선거는 그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인물을 뽑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여야의 무한 정쟁 대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한민국을 선진복지국가로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 자신감을 갖고 남북대화와 교류를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고 북한 체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인권 신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면서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는 등 국제사회 기여도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발언권도 커져,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지키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하다. 설비투자의 격감 속에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3.7%로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에는 28만명으로, 수출 증가율은 19.2%에서 7.4%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한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자칫 기업의 투자 위축-소득 감소-소비 위축-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중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재정위기, 20여년 만의 양대 선거, 북한 리스크 등 ‘3중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 시대로 몰고 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경우 2~4월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채권 8300억 달러 중 3300억 달러가 만기 도래한다. 유로존 채권국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국채 매입으로 금리를 통제하지 못하면 재정위기 심화, 실업률 급등, 성장률 둔화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양대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표(票)퓰리즘’ 경쟁에 나서게 되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은 고사하고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재정건전성이 돌이키기 힘든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 정착 과정에서 불안이 야기되면 한반도 리스크 증가로 금융 불안과 외국인 자본 이탈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대처하려면 체력을 비축하는 길밖에 없다. 무엇보다 엄격한 재정 규율을 통해 나라 곳간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추경 편성과 복지 확충 등 정치권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결사 항전’의 자세로 맞서야 한다. 위기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지출 비중을 늘리는 등 탄력적인 재정 운용도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정책적 배려에도 결코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갈등 조정 기능이 미약하고 남에 대한 배려 등 공동체 정신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도 올해는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사회 안전판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돼 사회 통합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에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은 사회 통합이라고 지적한 것은 뼈아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최하위라는 조사도 절망감을 안겨 준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나만이 옳다는 독선적, 편향적 자세에서 벗어나 남의 권리와 주장도 수용하는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공생하는 문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소외와 단절의 골은 메워질 수 없다. 정부의 갈등 조정 및 중재 기능도 확립해야 한다. 소통을 통한 주민의견 수렴, 이에 바탕을 둔 정책 등으로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중재자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확실히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 양대 선거를 틈탄 이익단체들의 ‘떼법’은 법과 원칙으로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미래를 짊어질 신세대들이 ‘성공’이라는 단선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약자를 보듬고 살아가는 공동체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사회적 신분 상승의 통로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학생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대학에 못 다니는 일이 없도록 등록금 실질 인하 등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난해 확산된 고졸채용 정책을 착근시키고, 학력 간 임금격차를 해소해 묻지마 식 대학 진학에 따른 학력 낭비도 진정시켜야 한다. 대한민국호가 격랑을 헤치고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향해 순항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커버스토리] 복지바람 거셌던 2011… 새해도 복지전쟁 예고되지만

    [커버스토리] 복지바람 거셌던 2011… 새해도 복지전쟁 예고되지만

    올 한해는 ‘복지바람’이 거셌다. 사회 전반에 걸쳐 복지가 화두였다. 무상급식과 반값 등록금 논쟁은 복지 전쟁을 부추겼다. 보편적 복지니, 선별적 복지니 하는 개념도 상당부분 사회 저변에 똬리를 틀고 있다. 때문에 2012년 임진년은 총선과 대선이 맞물린 탓에 ‘복지바람’이 훨씬 세차게 불 수밖에 없다. 태풍 수준 이상일 수도 있다. 돌변할 낌새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여야 모두 “내년 예산의 핵심은 민생복지”라고 공언할 정도다.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도 아랑곳없다. ‘복지국가 건설’은 한국의 미래다. 복지담론은 화려하다. 그러나 복지현장은 침침하다. 어두운 곳도 적잖다. 복지의 첨병으로 현장을 뛰는 사회복지사들의 눈에 비친 한국 복지의 현주소는 “아직 갈 길이 멀다.”이다. 낙제점이다. 송인석 서울 강서구 등촌4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기초생활수급자나 독거노인, 장애인은 서류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관리가 필요한데 실제로는 단 한번 인사만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내밀 손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사 10명이 800가구를 관리하고 있다. 그렇기에 의료서비스나 정서적인 지원, 경제문제 상담 등의 집중관리는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복지 서비스 정보조차 알리기도 벅차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의 경우, 일자리 제공과 더불어 심도 있는 보살핌이 절실하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3명이 400가구를 담당하는 사례도 있다. 사회복지사 1명이 20~25가구를 담당하는 선진국과는 판이한 것이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안부를 묻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한 사회복지사는 “복지 예산을 확대하지 않고 단순히 안부만 전하는 복지전달체계가 굴러가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떻게 자립할 수 있겠으며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겠나.”라면서 “복지 공무원뿐만 아니라 정치인들도 현장을 살펴 실상을 깨우쳐야 한다.”고 흥분했다. 아동 복지의 질도 낮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의 사업이 중복돼 있는 탓에 아동을 유치하려는 쟁탈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아동 30명당 2명의 인력을 배당, 월 200만~250만원의 인건비와 11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때문에 임대료를 내지 못해 인건비를 전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마저도 사회복지사가 수시로 바뀌어 관리도 허술하다. 임채휘 돈보스꼬아동복지센터 팀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복지 확대를 외치고 있지만 올해도 명목상의 보육 예산만 늘어났을 뿐 생활반경이나 복지환경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는 소홀했다.”고 토로했다. 우하영 대전 유성노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은 “하루 300명이 복지관을 이용하는데 직원이 11명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그나마 사회복지사는 6명밖에 안 되는데다 4명은 관리직이어서 남은 2명이 대부분의 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복지 예산증액으로 전담 공무원은 늘고 있지만 사회복지사 같은 실무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정현용·이영준기자 junghy77@seoul.co.kr
  • ‘퇴마록’ 이우혁 “교수가 나를 부담스러워해…”

    ‘퇴마록’ 이우혁 “교수가 나를 부담스러워해…”

    모든 창작자는 신의 영역에 접근한다. ‘퇴마록’의 이우혁(46)은 괴팍하지만 절대적인 제우스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그는 “작가는 신을 창조해서 부려야 한다. 소설가는 한 인간으로 남아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20년 전 컴퓨터통신 하이텔에 처음으로 연재됐던 ‘퇴마록’은 출간 후 지금까지 1000만부에 이르는 경이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판매량으로는 단행본 출간사상 이문열의 ‘삼국지’ 다음가는 기록이다. 1994년 1권이 나와 이미 2001년 7월 완간된 ‘퇴마록’ 시리즈는 지난 9월 ‘국내편’에 이어 최근 ‘세계편’(엘릭시르 펴냄)이 소장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작업실 근처에서 만난 작가는 “옛날 ‘퇴마록’을 읽을 때와 똑같은 기분이 든다는 독자가 많다.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지만 문체 등은 많이 고쳤다. 처음 나온 ‘퇴마록’이 잘 쓴 글은 아니란 걸 나도 인정한다. 20년 전 ‘퇴마록’을 낼 때 처음으로 글을 썼고 문학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서울대 공대 기계설계학과와 석사과정을 졸업한 작가는 박사 과정에 진학하려 했지만 교수가 그를 부담스러워해 잘랐다고 말했다. 작가라는 운명은 스스로 찾은 게 아니라 살다 보니 떨어졌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쓰게끔 사람들로부터 강요당했다고 덧붙였다. 악을 쫓는 퇴마사들의 활약을 그린 퇴마록 ‘국내편’은 1998년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세계편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이집트 고대 석실 발굴의 비밀, 아서 왕의 전설, 드라큘라와 흡혈귀 전설 등 배경도 세계적이고 주인공도 한국인만이 아니다. 영국, 프랑스, 루마니아, 미국 등 세계를 무대로 블랙서클이란 악의 무리와 대적하는 다양한 개성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난 더는 판타지 소설을 쓰지 않아요. 우리 문화의 특수성 안에 전 세계 사람에게 호소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집어넣고 있어요. 1990년대 유행했던 판타지 소설이 요즘 거의 사라진 것은 ‘퇴마록’에서는 이야기가 인간의 본성을 깨우치는 수단이었지만 다른 소설은 괴담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요즘 몰두하는 것은 영미권에서 ‘퇴마록’을 번역, 출간하는 일이다. 중국에서도 오래전 ‘퇴마록’이 나와 서점에서 쌓아두고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인세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타이완에서는 책 한 권을 번역하는 데 4~5년이 걸린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어를 영어로 “제대로” 번역하는 인재가 없는 점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자신의 작품이 흔히 판타지 소설, 장르 소설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현한 이 작가는 “소설과 문학이 대중한테서 멀어지는 건 필연적이다. 소설은 한번 보고 책꽂이에 꽂아두면 자기 책인 줄 안다. 지식을 인터넷으로 공유하면서 인류는 스스로 멍청이가 되어가는 걸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작가들이 트위터에서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리는 것에 대해 “작가들이 나팔수나 확성기가 되어 조종당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작가로 성장한 이씨는 인터넷을 적극적인 자료 조사 도구이자 의견 표현 창구로 활용했다. 60~70개의 익명 아이디를 가지고 악플러들과 싸우기도 했지만 결론은 “예수님도 악플러는 감화시키지 못한다.”로 마무리됐다. 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현재 그는 독자적인 서버 업체에 개인 홈페이지를 맡겨 광고 없이 운영 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수억원을 버는 경험은 이미 해봤습니다. 목표는 내 작품이 대중 문학, 장르 문학을 떠나서 영원히 읽히는 고전이 되는 것입니다. 문학적 잣대는 신경 쓰지 않아요. 작품성으로만 평가할 게 아니라 보편적 인간성을 뽑아내 독자들을 느끼게 한 걸 봐야 합니다.” 최근 KBS에서 방영된 아동 애니메이션 ‘부루와 숲 속 친구들’ 시나리오 작업을 끝낸 이 작가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10%는 내 아이디어였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내가 아니면 못 쓸 이야기를 준비 중이라는 그는 악플러와 싸우는 퇴마사이자 지적 재산을 훔치는 도둑들에게 선전포고를 내리는 전사처럼 보였다.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석궁사건의 불편한 진실, 유쾌하게 풀었다”

    “석궁사건의 불편한 진실, 유쾌하게 풀었다”

    5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석궁 테러 사건’.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전직 대학교수가 재판장의 집에 찾아가 석궁을 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교수는 화살을 쏘지 않았다면서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 살인 미수 혐의로 4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숱한 의문을 남긴 이 사건이 영화를 통해 되살아났다. ‘남부군’ ‘하얀 전쟁’으로 유명한 정지영(65) 감독의 신작 ‘부러진 화살’(1월 19일 개봉) 이야기다. 13년 만에 새 영화를 내놓은 정 감독을 지난 27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배우 문성근에게서 르포소설 ‘부러진 화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정 감독은 책을 읽자마자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판 기록이 무척 흥미로웠단다. “그동안 (재임용에 불만을 품은) 교수가 판사에게 활을 쏴서 4년 실형을 받은 사건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석궁 사건이 아니더라구요. 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많겠다고 생각해 (영화화를) 결심했죠.” 법정에서 죄수복을 입은 교수가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하기 싫죠?”라며 재판장을 공격하는 등 상상 밖의 장면이 펼쳐져 놀랐다는 정 감독. 일부 이야기만 허구를 가미했다는 그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묻자 “원작을 보면 다 안다.”고 말했다. 극 중 캐릭터는 모두 실제 인물이 모델이다. 주인공인 김경호(안성기) 교수는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다. 대학 입시 시험에 출제된 수학 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재임용에서 탈락하자 부당함을 집요하게 주장하는 인물이다. 정 감독은 복역 중인 김 전 교수를 만나 캐릭터를 완성해 나갔다. “(김 전 교수가) 올 초 출소했는데 평범한 사람은 아니예요. 4년 복역하고 나왔으면 그동안 고생한 가족들을 먹여 살릴 고민을 할텐데 아직도 복직 투쟁을 하고 있으니…. 영화에서 굉장히 깐깐하게 나오는데 실제 모습도 비슷해요. 독특한 성격이지만 착한 사람인 것 같고. 그리고 굉장히 재미있어요.” 영화는 석궁으로 위협만 했을 뿐, 화살을 쏘지 않았다는 김 교수 측과 피 묻은 옷을 증거로 내밀며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부장판사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된다. 정 감독은 김 교수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손을 내젓는다. “난 객관적인 사실을 정지영의 시각으로 그리려고 한 것이지, 누구 편을 들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그건 자기도 모르게 영화 속 인물에 감정이입이 된 사람들이 하는 얘기죠. 나는 영화를 통해 부당한 권력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주눅 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라도 북돋아 주고 싶었어요.” 김 교수와 함께 사법부에 맞서는 박준(박원상) 변호사도 실제 인물이다. 노동 사건 전문 변호사로 빚에 쫓기다시피 사건을 수임한 박 변호사는 비상식적으로 진행되는 재판을 목격한 뒤 김 교수의 조력자가 된다. “법대로 하자.”는 깐깐한 원칙주의자인 김 교수와 “법은 쓰레기”라는 다혈질의 박 변호사가 티격태격하며 힘을 합치는 모습은 때론 진지하고, 때론 코믹하다. 정 감독은 이 둘의 관계 속에 영화의 화두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사회가 합의한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 보수라면, 판사들이 법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김 교수는 보수입니다. 그에 반해 법을 부정하고 모순투성이라고 주장하는 박 변호사는 진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취재하면서 이렇게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 같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즉, 보수와 진보가 만나서 사라져버린 보수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거지요.” 실화의 이면을 다뤘고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개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도가니’ 열풍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 정 감독은 “‘도가니’가 어두운 내용의 영화이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흥행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겉으로 표시는 안 해도 불만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차별점은 ‘도가니’는 불편하지만 ‘부러진 화살’은 유쾌하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정 감독은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도 참여했다. “같이 더불어 사는 사회인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애써 숨길 필요가 뭐가 있나요. 요즘 한국 사회 잣대로 따지면 (내가) 진보적인 성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예술가는 어떤 사물을 옆에서 보고 뒤집어 보기도 하면서 보편적인 이데올로기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에도 나왔지만, 난 보수의 가치를 인정합니다. 다만 진정한 보수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나쁜 보수에 눌려 목소리를 잃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죠.” 원래 낙천적인 성격이라는 정 감독은 사법부가 반발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사법부는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법부가 다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사건을 자신들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한 인간만 희생하면 된다고 안이하게 판단하다가 스스로 족쇄를 채웠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성기(작은 사진)와의 호흡은 세 번째. 20년 만에 만났는데도 눈빛만 봐도 통했다는 정 감독은 “안성기가 저예산 영화에 출연료도 못 받으면서 출연한 것은 평생 가도 만나기 어려운 캐릭터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날카로운 시선과 영화적인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을 물었다. “마음이 젊으면 다 젊어져요. 난 남보다 철이 20년은 늦게 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영화에 힘이 되더라구.”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공감의 복지/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공감의 복지/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2011년이 저물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거리에 울리던 흥겨운 캐럴도, 연말의 반짝 특수도 사라졌다 한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세밑 한파와 더불어 또 한해가 간다는 무겁고 착잡한 정적이 감돌고 있는 듯하다. 얼마 전 지하철 역 전동차에 방화를 시도하다 붙잡힌 한 노숙인이 노숙생활을 전전하다 너무 춥고 배고파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고 싶어 일을 저질렀다는 뉴스는 씁쓸한 역설의 현실을 느끼게 해준다. ‘크리스마스 선물’ ‘마지막 잎새’와 같이 물질적으로 빈곤하고 소외된 이들의 삶의 파토스를 잘 표현한 오 헨리의 단편소설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나온다. 뉴욕의 노숙인 소피는 겨울이 다가오자 갖은 범법행위를 통해 교도소에서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자 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의 찬송가를 듣고 자신의 절망적인 삶에 회환을 느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되는 순간 경찰관에게 잡혀간다. 소피의 마음을 바꾸게 한 찬송가는 고단한 삶을 달래준 ‘위로’의 곡조가 아니었을까? 어긋나기만 하는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다소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오 헨리의 단편은 시대가 변해도 공감하게 되는 그 무엇이 있다. 올해 서점가를 휩쓴 베스트셀러의 공통된 키워드는 ‘공감’과 ‘위로’, 그리고 ‘정치’라고 한다. 실업, 집값, 교육, 노후… 예전과 달리 젊어서부터 고된 짐을 지고 가는 ‘2040’ 세대의 애환과 불안을 잘 읽어주고 달래주는 주제의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체감 실업률이 20%에 육박하고 있다는 청년층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잘 집어내는 ‘공감’ 도서들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혹자들은 하반기부터 번진 ‘안철수 현상’은 ‘2040’ 세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력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복지’와 ‘정치’ 또한 2011년을 뜨겁게 달군 화두였다.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복지 논쟁은 서울시장을 바꾸어 놓고 다가올 총선과 대선의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무상급식에서 비롯된 무상 시리즈에, 보편주의냐 선별주의냐를 판가름하자는 원초적인 복지 이데올로기 편가르기에 이르기까지 복지에 관한 공방과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사실 무상복지를 주장하는 측이나 이에 대한 재원 조달을 걱정하는 측이나 지금의 복지 지출보다 더 큰 규모의 복지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동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지출의 절반도 되지 않는 우리의 복지 시스템을 두고 본다면 어쨌거나 반가운 소리이다. 문제는 체감이다. 그 많은 혈세를 거두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복지 수준의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무분별한 지출의 확대에 앞서 살기 힘들어 죽겠다는 국민의 고된 삶을 위로하고 그들의 욕구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복지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닐는지. 필자는 지금 재직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부임할 때 장애인을 위한 고용과 복지행정이 3E를 갖추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공감(Empathy), 역량화(Enabilng), 책임(Ensuring)이 그것이다. 장애인이 느끼는 현실적인 고통을 공감하고, 일방적인 원조가 아니라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끝까지 책임지는 무한책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아예 이러한 3E를 기관의 핵심가치로 내걸고 직원들의 의식 속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필경 이것이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연말이 가기 전 앞다투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저서에도 예전과는 달리 더 낮은 곳으로의 지향, 배려, 상생, 존중과 같은 성찰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의 가치가 현실에서도 그대로 실현되길 바란다. 복지가 정치로 변질되어 정치인들의 전략이 되고 무감각한 규모의 숫자로만 남아 있지 않길 바란다. 소외된 이들의 짐을 덜어주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사회 발전 시스템이 되길 바란다. 임진년 용의 해가 밝아온다. 생동력을 상징하는 용의 해에 우리 사회도 새로운 희망을 걸어보자. 새해는 분명 희망이다.
  • CJ헬로비전 “내년 가입자 30만 목표”

    CJ헬로비전 “내년 가입자 30만 목표”

    새해부터 통신재판매(MVNO) 사업자로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는 CJ헬로비전이 CJ그룹의 콘텐츠와 연계해 30만 가입자를 목표로 내세웠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28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내 네번째 탄생한 이동통신사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차별화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내년 1월 1일부터 KT의 망을 임대해 이동통신 서비스인 ‘헬로모바일’을 시작한다. 변 대표는 “2008년부터 이동통신 사업을 검토했고 CJ헬로비전이 보유한 345만 케이블 방송 가입자를 모바일로 확대해 방송과 통신이 결합된 플랫폼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의 경쟁력은 ‘콘텐츠’. CJ그룹이 가진 음악(Mnet), 영화(CGV), 쇼핑(오쇼핑), N스크린(티빙) 등을 앞세워 엠넷폰, 쇼핑폰 등 라이프스타일에 기여하는 다양한 특화 단말기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변 대표는 “초반에는 저가 이동통신을 원하는 계층을 위한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겠지만, 최저 가격 경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각종 콘텐츠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목표 가입자는 내년 30만명이며, 2014년 90만명, 2015년 110만명으로 잡았다. 그러나 변 대표는 “MVNO가 국내에서 활성화되려면 망 도매 제공 대가가 현실화되고 3세대망에 국한된 서비스도 4세대 LTE로 확대해야 하며, 기존 이통사 계열사의 MVNO 진출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헬로비전은 자사 및 KT 망을 통해 와이파이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대한통운 등과 연계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는 복지다/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문화는 복지다/박양우 중앙대 예술경영학과 교수

    올해는 무상급식을 비롯하여 복지논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한 한 해였다.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어떻게 실시할 것이냐를 놓고 서울시장이 주민투표를 제안했다가 사퇴하고 보궐선거까지 치르는 홍역을 겪기도 했다. 이렇게 정치권에서 복지가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문화가 위축되는 현상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문화는 배부른 사람, 가진 사람들의 사치품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러나 문화는 인간의 창의력을 부추기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삶의 필수 자양분이다. 복지를 사전적으로 정의한다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물질적·문화적 조건을 충족한 상태 정도가 무방할 것 같다. 그런데 정책담당자, 특히 정치권에서는 복지를 으레 사회복지로 국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 보니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공적 부조(扶助)를 포함해 소외계층에 대한 금전 급부와 서비스라는 인상이 아직까지도 짙게 남아 있다. 최근 보편적 복지 논쟁이 가열되면서 복지의 대상이 국민 전반으로 확대된 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아직도 집행 수단은 기존의 사회보장·사회복지적 관점에서 맴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상당수의 문화활동이나 사업들은 복지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 나아가 소모적이고 전시적이며 부유층 일부를 위한 사업 정도로 폄하될 수도 있다.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노들섬에 추진 중이던 한강예술섬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되었다. 사업비가 적잖이 소요되기는 하지만 민자 유치 등 다양한 재원 조달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었는데 안타깝다.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야 어떻든 간에 문화를 비복지로 정의한 전형적 정책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대규모 문화사업은 혹 그렇다고 해도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 지원 사업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 같지도 않다. 이렇게 문화는 과거에는 경제라는 괴물에 차이더니 최근에는 복지라는 꽃마차에 차인다. 그러나 문화와 복지는 대립적이라기보다는 보완적인 관계다. 아니 상생관계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흔히 문화정책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는 국민의 문화 창조력을 함양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국민이 문화를 골고루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셋째는 문화예술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게 하는 것이다.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모두 복지와 연계되어 있다.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문화정책은 문화를 통한 복지정책, 곧 문화복지정책과 다름없다. 무상급식을 비롯해 가난한 이웃에게 구호적인 복지를 베푸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인간은 빵만으론 살 수 없다. 어렸을 때부터 문화적 자양분을 공급받아 창의력을 키우고 감수성을 배양하는 일은 빵 못지않게 중요하다. 소외된 미취학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상 음악교육을 제공하는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의 성공사례가 이를 말해준다. 성인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해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이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동작구와 함께 소외된 지역주민을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민들이 직접 공연무대에 출연한 적이 있다. 필자는 당시 책임교수로서 그들이 자신감과 삶의 의욕을 찾았노라고 감동적으로 얘기한 순간들을 잊을 수가 없다. 문화를 창조하고 향유할 권리인 이른바 문화권은 인간의 기본권이라 할 수 있다. 국가는 문화를 진흥하고 국민에게 문화를 골고루 공급해야 할 의무, 곧 문화복지를 추진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문화복지는 단순히 국가의 의무 차원 문제가 아니다. 문화복지를 통한 문화적 상상력과 창조력의 제고는 문화산업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을 배가시켜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원동력이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분열과 갈등을 치유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에도 수월찮게 기여할 수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또다시 복지 논쟁으로 날을 지새울 것이다. 이제는 무상급식 수준을 넘어 한 차원 높은 생산적 복지로 눈을 돌리면 좋겠다. 문화야말로 진정한 복지다.
  • 車주인 엉덩이 식별하는 ‘엉덩이 車시트’ 개발

    車주인 엉덩이 식별하는 ‘엉덩이 車시트’ 개발

    자동차 문을 열때 지문을 통해 차주를 인식하는 기술이 보편화된 현실에서 일본에서 다소 엽기(?)적인 발명품이 나왔다. 자동차가 차주의 지문이 아닌 엉덩이 모양을 인식해 운전할 수 있는 ‘엉덩이 시트’가 개발된 것. 일본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최근 “차주의 엉덩이 모양과 압력(무게)을 정확히 인식하는 자동차 시트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동차 시트에는 360개의 센서가 달려있으며 현재까지 약 98%의 정확성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엉덩이 시트에 다른 사람이 앉으면 운전이 불가해 도난방지 효과가 높다.” 며 “향후 2-3년 내에 실용화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엉덩이 시트같은 새로운 도난 방지 기술을 장착하고 싶은 일본 자동차 기업과의 협업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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