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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정책경쟁 “여심 흔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3일 반값등록금과 무상보육, 여성 일자리 등 여성정책 대안을 제시하며 정책 행보에 주력했다. ‘정책’ 경쟁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차별화하겠다는 시도로 여겨진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온라인 여성모임 회원 30여명과 ‘문재인과의 가을 데이트 여심(女心)’이라는 제목의 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이 되면)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고, 1인 가구 여성을 위해 ‘공공원룸텔’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후보는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이 겪는 문제는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강조하며 여성고용률 신장, 무상보육 확대 등 여성 관련 정책을 강조했다. ●“내년 곧바로 국공립대부터 반값등록금” 문 후보는 한 지방 출신 여대생에게 “집권하면 2013년 곧바로 국공립대부터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고 이후 사립대는 학교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차차 반값등록금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등록금 전체를 반값으로 하는 데 5조 몇천억원이 든다. 4대강에 22조원을 쏟아부은 것에 비하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무상보육 논란과 관련, “0~2세뿐 아니라 전 연령대 아동을 무상보육해도 7조 5000억원 정도로 감당된다. 보편적 무상보육은 확대해야지 정부가 한다 했다가 거둬들이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부담인데, 보육료 관련 예산 전액을 중앙정부가 부담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무현·유정아 시민캠프 공동대변인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작곡가 김형석(46)씨와 동네빵집 사장으로 유명한 고재영(42)씨, 문성근(59) 전 민주당 대표권한대행 등 15명을 선대위 산하 시민캠프 공동대표로 임명했다. 서울신문 편집국 화백 출신인 백무현(48)씨와 KBS 아나운서 출신 유정아(44) 중앙대 객원교수가 시민캠프 공동대변인 자리를 맡았다. 19세 때부터 제빵회사, 호텔 등에서 제빵사로 일해 오다 6년 전 ‘고재영빵집’을 연 고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마케팅과 전국 배달 서비스를 통해 유명해졌다. 작곡가 김씨는 가수 신승훈, 김건모, 박진영, 박정현 등의 노래를 작곡·제작하며 스타 반열에 올려 놓은 가요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2003년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작곡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무상복지 선정 기준/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무상복지 선정 기준/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무상복지를 한꺼번에 할 수는 없으며 우선순위를 잘 조절해야 한다.” 국무총리의 지적이다. 무상복지는 보편적 복지의 다른 표현으로서, 모든 국민에게 차별 없는 서비스 제공을 지향한다. 저소득층 복지에 집중하자는 선별적 복지와 구별된다. 장기적으로는 무상복지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나 증세 없는 무상복지 전면 도입은 재정에 부담일뿐더러 저소득층에게 불리하다. (8월 24일자 본 지면의 졸고) 그렇다면 증세를 전제로 무상보육, 무상급식,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을 어떤 순서와 형태로 시행할 것인가. 수혜자가 많은 서비스부터? 필요성이 높은 것부터? 지출 규모가 큰 것부터? 다 일리는 있으나 정답은 아니다. 세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의식주인데 우리는 이를 선별적 복지로 해결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법이 저소득층의 의식주만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주를 보편적 복지로 보장하는 극단적 형태가 과거 북한의 배급제다. 각자 의식주를 해결하고 저소득층을 선별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배급제보다 낫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지원해야 할 서비스는 무엇일까? 경제학은 외부효과가 기준이라고 가르친다. 외부효과란 예컨대 개인의 보육시설 이용이 사회 전체에 주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말한다. 무상복지는 긍정적 외부효과 창출을 목표로 설계해야 한다. 0~2세 영아에 대한 무상보육의 외부효과는 소득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보육의 외부효과는 아이들의 정서와 지능 발달, 여성의 출산 및 경제활동 참여 촉진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3세 이상 유아에 비해 0~2세 영아에게는 시설보육보다는 가정양육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무상보육의 외부효과가 부정적인 셈이다. 반면 보육비 경감이 출산과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는 저소득층에서 크게 나타날 것이다. 결국 고소득층에서는 외부효과가 대체로 부정적이나 저소득층에서는 긍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0~2세 무상보육은 저소득 계층에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나 3세 이상에 대한 무상보육은 긍정적 외부효과만 있으니 지속하는 것이 맞다. 내년 초 두 명의 사립대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인지라 반값 등록금 공약은 반갑다. 그러나 아쉽게도 반값 등록금은 부정적 외부효과가 더 큰 것 같다. 반값 등록금으로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 인적자본 총량 증가, 계층 간 이동확대 등 긍정적 외부효과와 대졸 실업 가중 등 부정적 외부효과가 동시 발생한다. 그러나 등록자 기준 72.5%에 이르는 우리의 대학 진학률과 신규 대졸 실업률 38%를 감안하면 아무래도 부정적 외부효과가 더 큰 것 같다. 취업이 돼야 계층이동을 할 것이 아닌가. 프랑스와 독일의 대학 등록금이 거의 무상인 이유는 40% 내외에 불과한 대학 진학률 하락을 막기 위함이다. 향후 대학 진학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전까지는 보편적인 반값 등록금보다는 국가장학금 확충이 옳다.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에 대한 인재 공급을 위해 지방 소재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을 더 낮추는 것도 좋겠다. 무상의료는 균형재정 유지가 중요하다. 다른 분야와 달리 사회보험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의료 서비스는 경증 질환과 암 같은 중증 질환을 구분해야 한다. 중증 질환은 가족을 빈곤으로 몰아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중증 질환자의 개인 부담이 경감되면 긍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경증 질환의 경우 개인 부담이 낮아져 의료 소비가 늘면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는 부정적 외부효과가 커진다. 중증 질환자의 부담률은 낮추되 경증 질환자의 부담률은 높이는 것이 맞다. 끝으로 급식은 무상이 돼도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다. 외부효과 측면에서 중립적이다. 이 경우 저소득층 아동의 자존심 보호, 공동체 정신함양 등 무상복지의 장점이 오롯이 남는다. 결론적으로 무상급식은 우선적으로 전면시행해도 좋겠다. 그러나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은 부분적·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무상복지 선정 기준은 많은 국민이 필요로 하느냐보다는 긍정적 외부효과의 크기가 돼야 한다.
  • [씨줄날줄] 빌보드 차트 조작설/노주석 논설위원

    7080세대에게 빌보드는 일종의 ‘캘리포니아 드림’이었다. TV보다 라디오가 더 보편적이던 시절 FM 전파를 통해 흘러나오던 팝송은 청춘의 분출구였다. 이제는 전설이 된 두 팝 DJ 김기덕과 김광한의 해석이 곧 지침이었다. 김기덕은 MBC 라디오에서 ‘2시의 데이트’를 36년간 진행했고, 김광한은 KBS 라디오 ‘골든 팝스’ 등을 45년 동안 진행했다. 대부분 두 명의 팝 전도사 덕분에 빌보드를 접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빌보드 차트가 DJ들의 밥줄이었다. 차트 순위가 모든 것을 좌우했기 때문이다. 빌보드 차트는 당시 이 나라 청춘들의 심장을 지배했다. 빌보드 차트는 1894년 미국 뉴욕에서 창간된 음악주간지 빌보드지가 발표하는 대중음악 인기 순위표를 말한다. 할리우드, 디즈니랜드와 함께 미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3대 아이콘으로 꼽힌다. 1940년부터 차트를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1958년부터 장르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 있는 100곡을 선정해 싣는 ‘빌보드 핫100’을 발표해 왔다. 앨범 판매량에 따른 앨범순위인 ‘빌보드 200’과 비교해 ‘핫100’을 싱글차트 혹은 메인차트라고 부른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올랐다. 싸이는 지난 13일 64위로 차트에 처음 진입한 이후 20일 11위를 거쳐 3주 만인 27일 2위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빌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1위 곡인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와의 종합점수 차이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어 다음 주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6일 1위는 ‘떼어 놓은 당상’으로 보인다. 싸이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면 유튜브, 아이튠스에 이어 세계 3대 팝차트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비영어권 노래로는 사상 7번째이며, 아시아권에서는 1963년 일본의 엔카가수 사카모토 큐에 이어 두 번째 정상등극이다. 일부 일본 네티즌이 빌보드 순위 조작설을 유포해 ‘배 아픈 이웃’의 심보를 드러냈다. 빌보드 차트는 50년 넘게 최고의 권위와 흠집 없는 공신력을 자랑한다. 순위는 싱글판매량,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 1000여개 방송사 방송횟수의 조합을 통해 정한다. 순위를 정하는 3가지 요인의 비율은 발표하지 않는다. 1990년대 말 머라이어 캐리 등 대형 가수의 기획사들이 매스컴 조작을 통해 1위 데뷔 곡을 만들어내 물의를 빚으면서 집계방식을 바꿨다. 일본은 동아시아 침략과정에서 한국 독도와 중국 댜오위다오를 강제 편입해 자기 영토라고 강변한다. 외려 조작은 일본의 주특기 아닌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곽노현 ‘운명의 날’

    곽노현 ‘운명의 날’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운명이 27일 오전에 결정된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곽 교육감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한다. ●곽노현 “나를 처벌하는 건 정치적 처벌” 곽 교육감은 2010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를 매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0만원,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이 곽 교육감의 상고를 기각하면 곽 교육감은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 구속 수감된다. 반면 대법원이 상고를 받아들여 사건을 하급심으로 파기·환송하면 곽 교육감은 확정 판결 전까지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곽 교육감이 교육감 직을 잃으면 이대영 서울시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하며 오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일에 교육감 재선거가 치러진다. 곽 교육감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대선 판도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 이유다. 곽 교육감은 선고 1시간 전인 오전 9시 시교육청에 정상 출근한다.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면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한 뒤 1층 로비에서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곽 교육감은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계약법적으로나 합의에 따른 의무로나 형사처벌을 모면하기 위한 이유로나 당시 내가 박명기 교수에게 돈을 줄 이유 또는 의무가 전혀 없었다.”면서 “나를 법이 처벌하는 것은 정치적 처벌이고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이 순수하게 법리를 따르지 않고 법적인 처벌 대상으로 보면 정책처벌이라 생각하고 역풍이 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보수단체 “이미 징역형… 교육계 수장 비적합” 진보성향 원로교수와 교사들의 모임인 원로교육자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후매수죄는 매수를 했는데 선거 이후에 했다는 뜻으로 그 자체가 형용 모순”이라면서 “세계 보편적 법률도 아닌 사문화된 조항을 들춰내 처벌을 강요하는 것은 법리를 넘어선 정치적 문제”라고 했다. 보수성향의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회원들은 대법원 앞에서 곽 교육감의 실형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곽 교육감은 고등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상태”라면서 “이런 신분으로 교육계 수장으로서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타당치 않고 방송출연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국·윤샘이나기자 psk@seoul.co.kr
  • 朴·文·安, 무상보육 폐기 반발 한목소리

    무상 보육 정책이 ‘미래 권력’과 ‘현 정권’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25일 정부의 0~2세 전면 무상 보육 폐기 방침에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정책 실시 7개월 만에 포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이며 국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시 다루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오전 강원 양구군 육군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에서 이번 사안을 보고받은 뒤 문자 답변을 통해 “이 문제는 당이 총선에서 약속한 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당은 이 문제를 두고 정부와 오랫동안 논의하며 관철시키고자 노력해 왔지만 전체가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공동대변인이 전했다. 이정현 공보단장도 오후 브리핑에서 박 후보가 “0~2세가 아니라 0~5세 무상 보육이 꼭 필요하고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여당 대선 후보가 정부의 무상 보육 정책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드러낸 데다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당·정·청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무책임한 국정 운영의 극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 후보는 “보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포기한 것이자 보편적 무상 보육을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외면한 것”이라면서 “이 정부가 국민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환심을 사기 위한 선심성 정책의 말로”라고 지적하며 “폐기된 무상 보육안은 즉각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도 이날 “(정부의 폐기 방침에) 이래서 정치가 불신을 받고 국민들께서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 하는 착잡한 심정”이라면서 “복지가 얼마나 현실적이고 정교한 계획이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복지 정책이) 현실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복지 분야만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조세까지 통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두·이영준기자 golders@seoul.co.kr
  •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싸이가 한류인가, 아니면 한류가 싸이를 만들었나. ‘강남스타일’이 한국 스타일인가 혹은 싸이식 ‘B급스타일’일 뿐인가. 싸이 현상을 진단하는 별별 분석이 다 나온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대체 왜 싸이이고, ‘강남스타일’인가. 서울신문이 최종판을 준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이성규 뮤즈어라이브 대표,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에게 질문을 던지고 조합해 토론 형식으로 꾸몄다. 싸이 현상 지상토론, ‘강남스타일’처럼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보자.” →사람들은 왜 싸이에 열광할까. 어떤 숨은 코드가 있는 것인가. -설동훈 전북대 교수(이하 훈) 싸이가 뜬 게 아니라 ‘강남스타일’이 떴다. ‘겨울연가’로 배용준, 최지우가 인기를 끈 것과 같다. 코믹함만이 이유가 아니다. 인류의 공통 정서에 호소하는 음악성, 중독성 있는 춤, 공감을 끌어내는 장면 등이 절묘하게 결합됐다. 대중이 보편적 정서인 ‘재미’(fun)에 중독된 것이다. -이동연 소장(이하 연)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결합된 강한 비트와 단순한 후크 멜로디가 인기비결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런 사운드에 익숙하다. 또 카우보이식 춤과 말춤의 원형은 글로벌한 공감대를 갖는다. 사회병리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물신주의, 속물적 인간관계, 자극적 쾌락이 지배하는 저속한 사회의 병리를 수면 위로 들춰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년 전 대마초 사건과 병역 문제로 지탄 받던 싸이는 사라져 버리고 애국자 싸이, 국민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이성규 대표(이하 규) 사실 싸이가 이전에 내놓은 곡들도 유머러스하면서 섹시한 코드와 강렬한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그런데 ‘강남스타일’만 떴다. 불황기에 섹시·유머 코드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지는 데다, 복고에 대한 향수가 중첩되는 것도 요인이 된 셈이다.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이하 섭) 요즘 사람들은 특정 유형의 메시지에 열광한다. 감동적이거나 극사실주의 같은 세밀한 작업, 기괴하고 망측하지만 예전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음악·영화, 원형과 패러디의 선순환 콘텐츠, 진지함과 코믹함의 결합 등이다. ‘강남스타일’의 경우 마지막 두 가지에 해당한다. 타이밍과 콘텐츠, 유머 코드라는 삼박자도 맞아 들어갔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 있는데. -훈 유튜브는 뮤직비디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유행을 이끌어 낸 핵심은 재미와 감동이다. 사회학자들은 유행을 집합행동으로 파악하는데 ‘강남스타일’ 집합행동을 끌어낸 동력도 그것이다. -규 유튜브만의 위력이 아니라,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의 복합적 위력이라는 설명이 정확하다. 상호작용성에는 디지털 팬덤 현상이 포함됐다. 기존 팬덤 현상과 달리 소비자는 적극적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다. 예컨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 확산 과정에는 팬 라이팅(Fan Writing)으로 불리는 리액션이나 패러디 영상이 역할을 했다. 유튜브 영상 가운데 수천만건을 돌파한 영상의 공통점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평범한 인물 ▲결함 있는 남성성 ▲유머 ▲단순성 ▲반복성 ▲기발하고 엉뚱한 콘텐츠 등이다. ‘강남스타일’은 이 여섯 가지 디지털 문법을 담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전략적으로 대처한 상품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섭 (전략상품은) 아니라고 본다. 싸이는 10년 전부터 자신의 콘셉트에 일관성을 지녀 왔다. 다만 우리는 싸이의 음악적 프로덕션라인이 지난해 MBC ‘무한도전’ 출연 이후 변화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꾸준함과 노력 등도 어필의 요소가 됐다. 싸이의 음악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는 아니었지만 유튜브 공개 뒤 반응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빠르게 대처한 것이 눈에 띈다. -훈 언뜻 보면 ‘강남스타일’은 아마추어의 엉성한 모방 복제품에 불과한 ‘키치’(kitsch·저속한 작품) 또는 B급 문화 상품처럼 여겨지지만 실상 전문가가 공들여 만든, 고도의 음악성과 안무를 갖춘 독창적 문화상품이다. →그렇다면 ‘B급 문화’가 아니라는 것인가. -훈 둘 다 B급처럼 보이지만 B급이 아니다. 아무리 봐도 연예인 같지 않은 싸이의 외모를 기준으로 보면 B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웃음). 그 외모로 ‘강남스타일’을 외치니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 싸이 스스로 캐릭터를 ‘양아치’로 잡았는데 그것을 B급이라고 할 수 있나. -연 B급이 맞다. 싸이의 출신성분이 부유하지만 천성은 ‘키치’한 저속한 B급 문화의 전도사다. B급 문화가 하층계급의 것이라거나 A급보다 수준이 낮다는 생각은 낡았다. B급 문화는 우리 안의 비밀스러운 욕망을, 속으로 하고 싶은 일탈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한 것을 말한다. 또 ‘강남스타일’은 패러디가 갖는 풍자정신을 갖고 있지 않다. 그저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사나이의 물오른 쾌락만 전해질 뿐이다. 자본주의의 속물 감정을 찬양하는 노래로 단정할 수 없는 건 은유적 공간인 강남을 무대로 벌이는 ‘풀어헤쳐진 감정’ 때문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한류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 것이 적절할까. -섭 ‘강남스타일’은 한국인의 힘으로 한국 노래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는 면에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한류가 통했다고 묶는 것은 현 정부의 성과주의적 망상과 비슷하다. 싸이 신드롬은 한류와 K팝이 동남아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던 결과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이 공개된 뒤 전 세계의 검색어 유입률과 추이를 보면 말레이시아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지역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후 호주·유럽·미국에서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대중이 찾을 때까지 한류와 K팝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은 뒤에는 싸이의 콘텐츠 자체가 가진 매력과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규 ‘강남스타일’은 K팝의 이전 확산 경로에 의존하지 않았다. 동남아를 제외한 지역에선 ‘강남스타일=K팝’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K팝은 영미권에서 마니아만 소비하는 다양한 음악 장르 중 하나일 뿐 보편적이지 않았다 ‘강남스타일’은 이미 구축된 K팝 팬의 도움을 얻긴 했지만 신드롬까지 이어질 때는 K팝의 위력이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도 궁금한데. -연 일회성에 그치는 유행가지만 올해까지는 갈 것이다. 올 11월 MTV어워즈와 내년 2월 그래미상 시상식이 분기점이다. 싸이스러운 스타일은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스타로 크려면 미국 주류 팝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YG는 글로벌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섭 K팝은 성공을 백업해 줄 콘텐츠가 부족하다. 싸이 또한 브랜드를 지속시키려면 해외 뮤지션과 협업을 통해 입지를 굳혀 가야 한다. 정리 최여경·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각각의 수많은 자아가 인간의 마음 움직인다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한쪽 손으로 단추를 채우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단추를 푸는 것처럼, 자기가 제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순의 현상을 말한다. 인간의 행동은 철저하게 하나의 마음으로 통제되어 나타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외계인 손 증후군’처럼 대개 일관성이 없다. 밤참을 먹고 싶어 하면서 건강을 생각해 거부하거나, 개인의 자유를 지지한다면서 낙태에 결사반대하고 나서는 행위가 그런 것들이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왜 모든 사람은 나만 빼고 위선자인가’(로버트 커즈번 지음, 한은경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는 바로 그 모순과 위선의 원인을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파고든 책이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인간의 마음은 각각의 기능을 가진 수많은 자아로 이루어졌다.’는 모듈 이론이다. 이른바 ‘마음의 모듈성’이랄까. 이 이론은 뇌 속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어 감정을 통제, 생각, 판단해 행동하게끔 지시한다는 보편적인 착각을 철저하게 깨부순다. 저자가 이해를 돕기 위해 든 예는 이렇다. 아이폰에 게임 앱, 검색 앱, 메신저 앱, 날씨 앱 등이 각각 특화된 기능을 수행하듯 인간 ‘마음 모듈’도 따로따로 기능을 담당한다. 문제는 각 모듈이 서로 소통하면서 정보를 처리하기도 하지만 독자적 판단을 내리고 움직여 모순적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마음 모듈’을 알고 나면 획일적이고 통제된 자아(self)나, 나에 대한 뿌리 깊은 개념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 알게 된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면 이렇게 분화되고 특화된 ‘마음의 모듈’은 어떻게 모순과 위선의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저자는 그 실체를 ‘언론 담당관 모듈’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부 대변인이나 언론 담당관은 설사 나쁜 일이라 하더라도 국가를 위해 좋게 각색해 말하는 습성을 갖는다. 인간의 마음에도 정부 대변인처럼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거짓말하는 모듈이 있다는 것이다. 겉모습만으로 다른 사람의 성격이며 지성을 판단할 수밖에 없어서 자신을 과대포장하거나 실제 모습보다 더 멋지고 좋은 사람으로 착각함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를 조작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어떤 인상을 받을지에 영향을 미치는 언어와 행동을 야기하는 모듈은 우리의 속성과 능력을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도덕성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섹스나 약물, 낙태, 장기 매매와 같은 불법 거래에서도 자신은 부도덕해 보이는 행동을 저지르고 싶고, 심지어 저지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행동을 비난할 수 있게 된다. 독특한 이론을 따라 고리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읽는 재미’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는 결국 “마음의 모듈을 이해하고 나면 제 자신의 착각과 오만, 그리고 다른 사람의 위선과 모순이 전혀 특별하거나 수수께끼 같은 게 아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1만 6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커버스토리] ‘뭘 좀 아는 놈’ 한국의 X세대, 인종·성·나이의 벽 허물다

    [커버스토리] ‘뭘 좀 아는 놈’ 한국의 X세대, 인종·성·나이의 벽 허물다

    뮤직비디오 조회 수 2억건을 돌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제는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인기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강남스타일’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사회문화적인 배경은 무엇일까. ‘강남스타일’ 신드롬의 핵심에는 바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자신이 자리한다. 이 곡의 작사·작곡을 직접 한 싸이는 1977년생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인 1990년대에 사춘기를 보낸 대표적인 X세대다. 경제적인 풍요 속에 자라난 그들은 팝과 가요를 마음껏 듣고 나이트클럽에서 ‘마카레나’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세대다. 대학가에 개인주의가 유행하고 해외 문화에 익숙하며 공부를 잘하는 것만큼 잘 노는 것이 각광받던 때다. 강남을 중심으로 압구정 오렌지족처럼 세련되고 ‘잘 노는 오빠’들이 등장했다. 싸이는 이러한 문화적인 배경의 핵심에 있다. 강남 8학군에서 자란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1990년대 대중문화를 향유하면서 자랐고, 제대로 놀 줄 아는 ‘뭘 좀 아는 놈’(‘강남스타일’ 가사 중)이었다.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하며 외국어와 해외 팝에도 익숙했던 싸이는 미국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X세대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말춤은 1990년대 국내에서 유행한 춤을 안무에 접목시킨 것이다. ●경제적 풍요·해외문화 익숙·당당한 X세대 하지만 싸이가 데뷔 때부터 국내 가요계에서 주류를 차지했던 것은 아니다. 펑키한 음악과 코믹한 댄스로 ‘엽기 가수’로 주목을 받은 그는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장한 기존의 남성 솔로 가수들의 통념을 깼다. 그의 음악은 물론 가수로서의 행보 자체가 가요계에서는 ‘B급 문화’(키치 문화)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싸이는 부유한 강남 출신이지만 고급스러움보다는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비주류의 키치 문화를 내세우면서도 저급하지 않은 아티스트로서의 경계를 영리하게 잘 타고 있다.”면서 “주류와 금기에 반기를 드는 B급 문화는 국가를 막론하고 경계심을 풀어주는 보편적인 정서이며 인종과 성별, 나이를 넘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끄는 문화 코드로 작용한 것 같다.”고 싸이 열풍을 풀이했다. 싸이의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 잘 노는 이미지가 국내외에서 각광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싸이는 데뷔곡 ‘새’와 ‘연예인’, ‘챔피온’ 등 대중적인 히트곡을 발표한 뒤에도 방송형이 아닌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는 공연형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의 음악적 개성과 창의성을 살린 ‘싸이표’ 음악을 계속 발표해 왔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아이돌 그룹들이 가요계는 물론 방송,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계의 주류로 급부상했지만 싸이는 공연형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았다. 결국에는 그의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음악이 팝시장에서 빛을 본 셈이다. 마치 찍어낸 듯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가 아닌 자생적 아티스트로서 그는 전략도 남달랐다. 그는 방송 의존도가 절대적인 아이돌이 런던올림픽을 피해 컴백을 미룬 지난 7월 중순, 6집 앨범을 발표하고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 마침 아이돌 가수의 홍수에 지친 가요계에 공백이 생겼고, 싸이는 이런 대중들의 음악적 갈증을 해소했다. 싸이는 K팝의 미국 진출에 있어서도 기존의 형식을 파괴했다. 그동안 국내 가요계의 가수, 제작자들은 한결같이 미국 진출을 숙원사업으로 꼽았고, 국내에서 성공한 수많은 가수들이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기존의 국내 아이돌 가수들은 현지 전문가와 손잡고 미국 팝 팬들의 입맛에 맞춘 음악과 춤, 의상 등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접근했다. 신인 가수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 등 현지의 미디어 출연과 콘서트의 게스트로 노출을 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들이 팝시장의 위에서부터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싸이는 유튜브를 통해 아래로부터 자생적으로 확산되는 형태로 미국 시장에 접근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미국에 신인 가수로 진출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들은 팝스타들과 차별화에 실패해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오히려 싸이는 한국적인 색깔을 강조했고 한국어로 된 가사와 독창적인 춤 등에 글로벌한 감각을 보태 개성적인 콘텐츠로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수익 100억대… K팝시장 파급효과 1조원대 물론 그가 코믹한 콘셉트만으로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강남스타일’은 코믹 댄스뿐만 아니라 중독성 있는 팝적인 요소와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쉽고 대중성 있는 음악을 표방한다. 여기에 한국 문화를 잘 아는 유능한 프로모터가 싸이의 미국 진출에 날개를 달아 줬다. 본래 ‘강남스타일’의 판권만 구입하려고 했던 미국의 유명 프로모터 스쿠터 브라운은 한국의 장동건, 전지현 등을 할리우드에 진출시킨 이규창(미국명 큐 리)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는 싸이를 상당히 재미있는 가수라며 협업할 것을 권유했다. 이씨와 싸이 사이에는 가수 윤도현이 다리 역할을 했다. 한 아이돌 가수의 홍보 담당자는 “싸이의 미국 열풍은 저스틴 비버를 키워 낸 프로모터인 스쿠터 브라운의 방송 장악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기존의 기획사들도 미국의 거물급 방송 제작자들에게 공을 수년째 들였지만, 싸이는 단번에 해결한 셈”이라고 말했다. 포미닛, 비스트 등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대표는 “‘강남스타일’ 열풍은 싸이의 독창적인 콘텐츠에도 있겠지만, 뉴미디어의 영향력과 높아진 K팝의 수준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10~20년 전부터 국내 음반 제작자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거둔 경험이 밑거름이 됐고 현지 관계자들과 교류하면서 쌓아 놓은 K팝의 영향력이 작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의 몸값(1년 전속모델료)은 현재 4억~5억원선으로 앞으로 더 치솟을 전망이다. ‘강남스타일’로 싸이가 벌어들인 수익은 현재까지 1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보다 광고 단가가 큰 글로벌 광고와 음반사업까지 진행될 경우 싸이의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 이어 아이튠스까지 석권하면서 싸이에게 돌아갈 수익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의 경우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의 조회수가 1000건이 되면 0.5달러를 받는 수준인데, YG는 이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싸이 개인이 아닌 ‘강남스타일’이 K팝 시장 전체에 끼칠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강남스타일’의 경제적 가치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동양의 자연관 담긴 건물 지어야”

    “동양의 자연관 담긴 건물 지어야”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변방 느낌이 나지만 모두 즐길 수 있는 보편성이 있습니다. 건축에도 그런 미(美)가 필요하죠.”(건축가 승효상) 한국·중국·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들이 20일 서양 중심의 건축사에서 비주류 취급받는 동양 건축의 아름다움을 말하려고 이화여대에 모였다. 중국의 왕슈(49), 일본의 니시자와 류(46), 한국의 승효상(60)씨가 함께한 이날 강연의 제목은 ‘건축의 지역성을 다시 생각한다’였다. 승씨는 “서양 건축양식의 껍데기만 베껴 동양 지역에 옮겨 세우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동양 특유의 자연관이 담긴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 스타일’ 열풍을 예로 들며 “싸이가 전 세계에서 통한 이유는 한국적인 매력에 보편성을 겸비했기 때문”이라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은 틀린 것이며 특별함과 보편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진짜 지역성 있는 건축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개인의 건물을 자기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용권이 있을 뿐 소유권은 사회와 시민이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옆집의 모양새가 주변 건물의 높이는 물론 건축양식까지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적인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이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 작가인 승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집인 서울의 ‘수졸당’ 등을 설계했다. 올해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왕슈는 “중국에선 최근 10년간 1000개 이상의 캠퍼스를 새로 건설했는데 대부분 정문에 들어서면 쭉 뻗은 대로가 있고 그 중앙에 대형 분수대, 헤아릴 수 없는 계단을 거쳐 중앙도서관에 이르는 구조”라면서 아파트처럼 획일화되고 있는 서양식 캠퍼스 양식을 꼬집었다. 그는 “내가 설계한 항저우의 대학 캠퍼스 안에는 50m 높이의 구릉이 있었지만 훼손하지 않았다.”면서 “당시는 유행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지금은 중국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했었다는 그는 “서울도 과거 굉장히 아름다웠을 텐데 지금은 고층 건물이 너무 많아 아름다움을 잃었다.”면서 “한 번 풍경이 망가지면 건축을 통해 재건하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했다. 행사장에 지각 도착한 니시자와도 “지역성과 문화를 건축에 반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주변 환경을 통해 건축물의 콘셉트를 잡고 이를 건축물 속에 넣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시자와는 왕슈에 2년 앞서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대선 후보들, 국가채무 경고 허투루 듣지 마라

    그리스·스페인 등의 남유럽 재정위기는 나라 살림을 잘못하면 국가와 국민 모두 쪽박 찰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남유럽 국가들과 달리 나랏빚이 적어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이례적으로 상향조정될 정도로 우리나라는 재정 모범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조세연구원은 그제 내놓은 보고서에서 우리도 순식간에 남유럽 국가 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2050년이면 국가채무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165%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은 듣기만 해도 섬뜩하다. 2010년 말 국가채무비율 33.4%보다 5배 많고, 남유럽 국가 평균치 12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은 정치권의 4·11총선 공약 이행과 2040년 통일을 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여기다 토지주택공사 손실 보전에 재정이 투입되는 경우도 감안됐다. 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한 공기업의 부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상업성이 강한 공기업 부채가 국가채무로 곧바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국가 재정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는 잠재성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다. 새누리당 총선 공약을 그대로 이행하면 2050년 국가채무비율은 102.6%로, 민주통합당 공약을 반영하면 114.8%로 급증한다. 여기다 앞으로 쏟아져 나올 대선 공약은 국가채무 악화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국가부채를 줄이려면 세금을 늘리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쉽겠지만, 지금 경제상황은 세금 늘리기가 녹록지 않다.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증세는 기업과 서민의 생활을 더욱 짓누를 소지를 안고 있다. 글로벌 경제상황은 어떤가. 세계 각국은 중장기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등에 모아진다. 대선 후보들의 경제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하지 않은가. 대선 후보들이 선심성 복지공약만 남발하다가는 우리도 남유럽 국가처럼 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 후보들은 국가채무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를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 공약 하나를 내놓는 데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우리도 호주·뉴질랜드처럼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에는 선거 전 재정보고서를 발간해 선거 공약 남발을 줄이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할 때다.
  • 장하준 교수, 삼성 사장단 특강

    장하준 교수, 삼성 사장단 특강

    진보 경제학자로 통하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삼성을 방문, 사장단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요구가 뜨거운 시기라 그의 강연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삼성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장 교수는 1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회의에 강사로 초청돼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장 교수가 삼성을 방문한 것은 처음. 장 교수는 강연에서 사장단에게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요구가 나온 배경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교수는 주주자본주의에 입각한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의 본질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 기업들도 라면에서 미사일까지 다 만든다. 사업다각화, 왜곡된 소유구조 등은 재벌개혁의 초점이 아니다.”라며 “핵심역량만 강조해 사업을 해야 한다면 삼성은 아직도 양복지, 설탕만 만들고 있고 현대는 길만 트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의 순환출자, 사업다각화를 비판하는 것은 역사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재벌의 사업다각화는 기업의 성장 의지 외에도 정부에 의해 떠맡겨진 측면이 있다.”면서 “과거에는 지주회사 설립, 교차 소유 등이 금지됐기 때문에 사업다각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순환출자밖에 없었다. 이제 와서 이를 바꾸라고 하는 것은 역사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들은 국민적 지원 위에서 컸다. 현재 경제민주화 논의는 대기업도 혼자 큰 것이 아니라는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며 대기업들이 이런 문제를 고민해 ‘사회적 대타협’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장 교수는 재벌개혁의 방법으로 해체가 아닌, 한국 재벌들의 지배구조와 그 효용성을 인정하면서 재벌의 사회적 책임과 공헌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에 따르면 경제민주화는 ‘시민권에 기초한 보편적 복지국가’ 실현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우리 사회도 이민자를 적극 수용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며 “사람을 수입하는 것은 기름을 수입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시민권에 기초한 보편적 복지국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길섶에서] 염장/노주석 논설위원

    지난여름 K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슈퍼 피시’ 5부작을 보면서 역사를 새로 배웠다. 인간이 물고기를 낚는 단순한 장면 뒤에는 수천년 동안 물고기를 잡아 저장해온 인류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방송을 보기 전 생선에 소금을 뿌려 저장하는 염장(鹽藏)은 한국 고유의 요리법인 줄 알았다. 콜럼버스나 바이킹이 배를 타고 오랫동안 바다를 누비면서 정복과 탐험활동에 나설 수 있었던 이유가 대구를 소금에 절인 ‘염장 대구’ 덕분이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선원들의 먹는 문제를 소금에 절인 대구가 해결해 준 것이다. 책이나 여행을 통해서는 배울 수 없는 산지식이었다. 소금 절임이 세계의 보편적인 요리법임을 잊고 있다. 우리는 소금에 절이는 ‘염장’을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염장 지른다’는 우리 속담도 심장을 때려 아프게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해상왕 장보고를 암살한 자객 염장(閻長)의 이름도 그렇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와 정치/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열린세상] 복지와 정치/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대선 후보를 확정했고, 민주당도 곧 후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의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는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대선 출마 여부를 곧 공표할 예정이라 한다. 이제 날도 제법 선선해진 가을로 접어들었건만 지금부터 12월 선거일까지는 우리 역사상 가장 뜨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우려가 앞선다. 이번 대선의 화두는 뭐니뭐니 해도 복지라 할 수 있다. 한 일간지에서 복지공약이 대선 후보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복지 공약이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대선에서의 복지 공약은 왜 영향력이 큰 것일까? 최근 ‘시대정신과 지식인’이란 책을 펴낸 김호기 교수는 올해의 시대정신은 복지와 통합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올해 대선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결산하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잇는 시대정신이 바로 복지라고 보는 것이다. 다른 나라처럼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경로를 우리가 밟고 있는 것으로, 통합 역시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며 쌓인 그늘과 사회갈등 해소를 아우르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필자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흔히 가장 이상적인 복지국가로 일컫는 스웨덴은 처음부터 완벽한 복지시스템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50년에 걸쳐 이루어진 스웨덴 복지는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 아니라 정치적 상생에서 시작됐다. 1930년대 후반 이미 경제성장과 분배의 정의를 동시에 일궈내는 좌우 연정, 노사 협의라는 대타협이 이루어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물론 노조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하는 국가적 통합과 합의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스웨덴의 복지정책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정책도 1980년대부터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일찍 퇴직하고 일을 적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1990년대 초부터 경제위기로 재정이 악화되자 고부담-고혜택의 복지제도를 감당하는 데 무리가 생긴 것이다. 1994년 스웨덴 정부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 건전화와 복지제도 개혁을 추진한다. 중앙정부에 재정준칙을 도입해 지출 삭감을 벌여 나가는 한편 지방정부도 균형재정 달성을 의무로 설정해 이를 위반할 경우 일반 보조금을 감축하는 제재를 가한다. 한편 복지제도의 개혁도 이루어졌는데 연금의 경우 ‘필요한 만큼 지급’하던 방식에서 ‘기여한 만큼 지급’하는 제도로 바꿨다. 수급자격도 강화하고 급여수준도 축소하였다. 이처럼 재정과 복지개혁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간 결과, 스웨덴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었다. 복지 포퓰리즘으로 깡통을 차게 된 남유럽 국가들과 차별적인 궤적을 밟았다고나 할까? 스웨덴의 한 대학에서 복지국가를 연구하고 있는 한국 출신의 모 교수는 우리 국민들이 ‘스웨덴 복지는 다 공짜’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모두에게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의 비율은 오히려 상당히 낮다. 아동수당, 기초노령연금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선별적 복지라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웨덴 복지의 성공은 ‘공짜’냐 아니냐, 보편이냐 선별이냐를 따지기에 앞서 국민적 합의를 일궈낸 정치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없는 한 복지는 존재할 수 없다. 이는 곧 세금 부담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스웨덴과 같이 세금이 투명하게 국민에게 복지 혜택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의 부패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고수준이라는 점은 우리에게 반면교사로 다가온다. 스웨덴 관서의 벽과 칸막이는 대부분 유리로 되어 있다고 한다. 스스로 일하는 공직자의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스웨덴 정치의 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진정한 복지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을 꿈꾼다면 투명한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모든 측면에서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한국형 복지의 로드맵이 이번 대선에서 제시되었으면 한다.
  • 청사 주변 음식점들 매출 줄까 ‘속앓이’

    청사 주변 음식점들 매출 줄까 ‘속앓이’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임박하면서 정부과천청사 주변 음식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공사로 기관 입주 시기 늦어져 외상값 정산 문제와 함께 이전 후 들어올 기관들의 입주 시기가 늦춰진다는 소식 때문이다. 부처가 이전한 뒤 다른 기관 입주가 미뤄진다면 공무원 수가 감소해 음식점 매출이 줄어들 게 뻔하다. 이사를 떠난 건물은 리모델링 작업을 거친 후 새로운 부처(기관)가 들어올 계획이어서 한동안 입주가 미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리모델링 기간이 1년도 넘게 걸릴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대책을 마련하라는 현수막도 내걸렸다. ●공무원 외상값 정산도 고민 경기 과천시와 외식업중앙회 과천지부에 따르면 청사 주변 관내 외식업소는 500여곳으로 이 가운데 470곳이 일반 음식점이다. 특히 청사와 가까운 음식점의 경우 대부분의 손님들이 중앙부처 과천청사와 시청 공무원들이다. 그러다 보니 국·과별로 외상 장부를 마련한 뒤 한꺼번에 돈이 생길 때 갚는 방법이 보편화돼 있다. 청사 주변 한 음식점 주인은 부처 공무원들 외상장부만 80개에 이른다며 서랍을 열어보였다. 그는 “뜨내기 손님도 아니고 공무원들이라 믿고 외상 거래를 하다 보니 장부가 많아졌다.”면서 “외상값만 3000만원이 넘는다.”고 귀띔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음식점들은 이전 부처 공무원들이 외상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상값을 깔끔히 정리하라는 청와대의 지시가 내려진 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신 이사 후 공백기간 동안 매출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과천 외식업중앙회 박수철 지부장은 “청사 리모델링 기간에 청사 내 식당 운영을 최소화하고 작업 인부들(300~400명)도 밖에 있는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서울광장] 고통의 기억, 치유의 정치/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고통의 기억, 치유의 정치/김종면 수석논설위원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단연 국민통합이다.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화합과 상생의 대동사회를 열어가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쟁도 결국은 양극화에 찌든 우리 사회를 하나로 보듬으려는 몸부림이다. 그러나 인간은 배고픈 소크라테스로만 살 수 없듯 배부른 돼지로만도 살 수 없다. 사실 진정한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밥 문제에 앞서 정신의 허기부터 해결하는 게 순서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과거와의 화해’ 행보는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박 후보는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지난 악연을 뒤로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해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전태일재단 방문은 쌍용차 노동자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산업화시대 노동 탄압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불쑥 간 것 자체가 어쩌면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든 일이었는지 모른다. ‘유신’으로 상징되는 현대사의 상처는 피해자들에게는 영원한 트라우마다. 국민통합이 시시포스의 바위 굴리기만큼이나 고달픈 일이라 해도 멈춰서는 안 된다. 문제는 다시 역사인식이다. 박 후보는 그제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유신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기존 입장 그대로다. 새누리당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조차 유신과 관련,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대법관 시절에 ‘긴급조치가 위헌이다’는 판결을 한 바가 있다는 것”이라고 공언한 마당이다. 그럼에도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은 요지부동이니 보편적 상식을 지닌 국민으로서는 그가 내미는 손을 선뜻 잡기 어렵다. 유신은 40년이 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만만찮은 후과를 수습해야 하는 현안이다. 지난 역사의 얼룩으로 말미암아 통합의 사각지대가 생긴다면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박 후보 주변에 진을 치고 있는 ‘역사 청맹과니’들부터 좀 정리했으면 좋겠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다. 국민은 측근에게서 후보를 본다. 심심찮게 구설에 오르는 홍사덕 전 의원의 말이 가관이다. 그는 유신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력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전태일재단 방문이 무산된 바로 다음 날, 그렇잖아도 박 후보의 파격적인 통합 발걸음이 진정성을 의심받는 판에 그게 할 소리인가. 유신은 국가를 사유화하고 권력을 인격화했다. 그 결과 헌정이 결딴났다. 아무리 과를 떠나 공을 인정한다 해도 결코 미화의 대상은 될 수 없다. 박 후보 둥지에는 ‘침묵의 나선’이 흐르나 보다. 쓴소리도 곧은 소리도 듣기 힘들다.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며 때로는 그보다 더 강경하게 ‘충성 처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정치판의 생리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염우염치는 있어야 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무개념’ 발언에 ‘그 입 다물라.’고 한마디만 했어도 박 후보의 박제된 이미지는 사뭇 달라졌을 것이다. 유신 저항의 상징인 김지하 시인까지 ‘접촉 대상’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국민통합을 무슨 기획상품 찍어내는 것쯤으로 여긴다면 그건 코미디다. 억지춘향식 파격의 연출은 감동이 아니라 진정성을 갉아먹는 바이러스다. 다급할수록 평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역사의 과오에 대한 반성 없는 ‘100% 대한민국’ 구호는 공허하다. 가짜 희망이다. 그런 정신적 인프라로 통합행보에 나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차라리 통합의 좌판을 거두는 편이 낫다. 역사에 비약은 없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역사라고 해서 건너뛸 수 없다. 유신의 망령을 빨리 털어내야 한다. 더 이상 우리 이웃이 철지난 ‘유신병’을 앓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유신을 버려야 박 후보도 살고 국민도 산다. 박 후보가 대통령의 딸이 아니어도 유신에 대해 똑같은 평가를 내릴까. 박 전 대통령을 오로지 전직 대통령으로서만 대상화해 보면 된다. 망각에도 윤리가 있다. 피어린 고통의 역사를 기억하라. 더 낮은 곳에서 더 열린 자세로 미래를 위한 치유의 정치를 펴나가기 바란다. jmkim@seoul.co.kr
  • “과거사 진정한 반성이 유럽 통합 이끌어”

    “과거사 진정한 반성이 유럽 통합 이끌어”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올바른 역사 의식,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야말로 평화의 기초이자 오늘날 유럽을 하나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노르웨이의 오슬로대학교에서 ‘코리아 루트의 새 지평’이란 주제로 한 특별연설에서 “역사에 대해 어떤 인식과 성찰이 공유돼야 하는지,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위해 무엇이 선결돼야 하는지 되짚어 보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日에 진정한 사과 우회적 촉구 이 대통령은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정치·경제적 상황이 달라도 평화를 향한 인류 보편의 윤리와 도덕은 다르지 않으리라 믿고 있다.”면서 “우리 동북아에도 이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하는 것만이 동북아 평화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르웨이와 북극 항로 개척 협의 이 대통령은 또 호콘 망누스 왕세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총리와 잇따라 회담을 갖고 해양 북극 항로 개척과 자원 개발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노르웨이는 미국, 러시아, 캐나다와 함께 북극이사회 소속 국가이며, 서유럽 최대의 산유국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극 항로가 열리게 되면 기존 항로를 이용할 때보다 운항 거리가 40%, 운항 일수는 10일가량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2차 재정지원 강화 대책] “가전제품 개소세 인하는 생색내기용”

    “마른 수건을 짜니까 안 나와서 여러 가지 모아서 수건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부의 고충이 묻어나지만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그래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우회 지원’인 감세의 한계상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에서다. 김홍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변경은 실제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만큼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외솔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내년에 줄 돈을 미리 준다는 것은 내년 소비진작 효과는 포기하겠다는 것인데 왜 내년 상반기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는 건지 정부의 의도를 알 수 없다.”면서 “대선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근로소득 원천징수세액 인하를 통해 올해 근로자의 소득은 늘어나는 반면 향후 소득은 변하지 않는 만큼, 일부에서의 ‘조삼모사’라는 비판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가전제품 개별소비세 인하도 전형적인 생색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용량 가전제품 가운데 개소세가 부과되는 제품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가전제품은 용량이 얼마 안 돼 개소세 혜택을 받기 어렵고, 기업들이 쓰는 제품은 전력 효율성이 좋아 이미 대부분 면세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개소세 인하로 가격이 내려가는 제품은 별로 많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자동차 세금을 인하한 것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휘발유 판매량이 두 달 연속 떨어지는 등 지금은 ‘있는 차’도 몰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마당에 감세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문 교수도 “2009년 노후차 교체 세금 감면과 달리 이번 조치는 (모든 차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감세라 2009년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자동차 구매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도 내심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대기업과 특정업종 특혜라는 지적도 내놓는다. 취득세 감면은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회의론도 있지만 중소형 구입을 노리는 실수요자 등에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좀 더 우세하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정책실장은 “지난해 이번과 똑같은 취득세 감면으로 주택 거래량이 22.6% 늘어났다.”면서 “오는 20일 시행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 등과 맞물리면 시장 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감면 시한이 올 연말까지로 석 달여에 불과한 데다 미분양 아파트의 대부분이 중대형이어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취득세와 양도세를 모두 감면받을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수도권에만 3만 가구가 있다. 이 가운데 84%가 중대형이다. 지방세인 취득세의 경우 자치단체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설득 작업도 관건이다. 류찬희 선임기자·김동현·김양진기자 chani@seoul.co.kr
  • [시론] 한·일관계 복원의 실마리/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시론] 한·일관계 복원의 실마리/이원덕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

    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친 뒤 한·일 두 정상은 짧은 만남을 통해 한·일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을 만나 영토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이 온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로써 지난달 10일 이후 독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날 선 공방을 펼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되었던 양국 관계는 고비를 넘겨 숨 고르기 국면으로 들어간 듯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본 측의 강한 반발로 촉발된 갈등과 마찰은 양국 국민감정을 상당히 손상시켰고 그 과정에서 양국의 국익은 적지 않게 훼손되었다. 이번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대립으로 치닫게 된 데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 반발이 워낙 컸다는 점도 있지만 혼미 속에서 요동치고 있는 일본 국내정치 상황이 큰 몫을 했다. 민주당 대표 선거와 자민당 총재 선거가 9월에 겹쳐 있는 데다 조기총선을 코 앞에 두고 정권을 차지하려는 정파 간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때마침 불거진 영토, 역사 문제를 두고 정치인들의 과격한 발언이 여과 없이 표출됨으로써 사태가 악화되었다. 한·일외교 갈등과 동시진행된 중·일 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이번 사태를 악화시키는 또 하나의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의 강성 행보와 미국의 동아시아로의 회귀는 동북아시아 세력균형의 유동성을 높이고 있다. 이 속에서 상대적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일본이 전에 없는 초조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잃어 버린 20년으로 일컬어지는 장기불황에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을 엄습한 3·11 대지진에 따른 사회심리적인 동요는 일부 지도자들의 무분별한 언행을 부채질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독도 영유권 갈등으로 표면화된 양국 간 충돌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작년 8월 헌법재판소의 부작위 위헌 판결과 일본 대사관 앞 1000회 수요 집회, 위안부문제 해결을 촉구한 교토 정상회담 등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위안부 문제는 한·일 외교 현안이기 이전에 국제사회의 인류 보편적 이슈임과 동시에 전시 여성의 인권 문제로 봐야 함에도 마치 양국의 외교 갈등 사안으로 다뤄지는 것은 유감이다. 영토 주권과 연관된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는 차원을 달리하는 별개의 사안으로, 이 두 주제는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마땅하다. 독도, 과거사 문제는 한·일관계의 최대 장애물인 동시에 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격한 감정 충돌을 불러일으키는 휘발성이 높은 쟁점이다. 양국이 합의할 수 있는 속시원한 해법이나 묘안이 당장 나오기도 어렵다. 이번 경우처럼 역사문제에서 초래된 갈등이 문화교류나 금융협력 및 다자외교 영역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차제에 일본은 2010년 센카쿠 갈등 시 중국의 희토류 대일 금수조치가 초래했던 충격을 상기하여 역사 마찰이 불필요하게 다른 영역으로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한·일 우호협력 관계의 확립은 양국의 국익증진에 부합할 뿐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추구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근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동아시아 국제정치는 아시아로의 전략적 복귀를 추구하는 미국과, 경제성장과 국력신장을 바탕으로 점차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미·중 양강 구도’로 점차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속에서 한·일 양국은 하루빨리 역사 화해를 통한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하여 정치, 안보, 경제는 물론이고 점차 그 중요성을 더해가는 문화, 지식정보, 기술, 생태환경의 각 분야에서도 전면적 협력 체제를 공고하게 구축하는 방향으로 신시대의 미래 비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 “작가, 소수의 교만을 언어로 극복해야”

    “작가, 소수의 교만을 언어로 극복해야”

    ‘문학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78차 국제펜(PEN) 대회가 10일 경북 경주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나이리지아의 월레 소잉카(78)와 프랑스의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2)는 개회식 후 기자회견을 갖고 ‘언어의 자유’와 인터넷 시대의 소통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1986년 아프리카 작가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잉카는 “국가의 힘으로 저지른 테러나 종교의 힘으로 저지른 테러나 모두 테러”라며 “국민의 한 사람인 작가도 (테러의 피해로부터) 비켜 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무기인 언어를 이용해 소수의 교만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잉카는 하지만 자신은 최고의 무기인 언어를 현실정치에 투영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소잉카는 2010년 나이지리아에서 인민민주전선동맹(DFPF)의 당대표로 실험정치에 뛰어들었으나 설득을 앞세운 계도정치는 좌절됐다. ●“글쓸 자유·읽을 자유 있어야” 소잉카는 자신의 삶을 가리켜 “권력은 구속을 좋아하지만 창조는 끊임없이 영역을 개방하면서 안일함에 도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억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인류는 동일하고 보편적인 생활방식을 갖고 있는데 이를 지역과 고정관념에 따라 규정짓는다면 억압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여성의 성년식을 예로 들면서 “여성이 전통에 따라 가슴을 드러내놓고 춤을 춰도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면 야만적이 아니지만 특정국가의 상원의원처럼 7세 여아와 성매매를 갖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면 이것이 야만”이라고 강조했다. 수년 전 북한에 가 북한 작가들과 합동으로 문학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는 경험담도 털어놨다. 소잉카는 “국제펜대회든 아니든 이런 단체는 일종의 부족이고, 이 부족에 소속된 이들의 임무는 한가지, 글쓰는 것”이라면서 “글을 쓰려면 자유가 있어야 하고, 쓴 글을 읽을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도 “소잉카 교수의 어린 시절, 나도 비슷한 시기에 나이지리아에 머물렀는데 내게 아프리카는 인간보다 자연의 비중이 더 컸다. 이는 식민 지배자의 관점이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르 클레지오는 이어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대한 질문에 “커뮤니케이션을 규제할 때 신중하지 않으면 검열을 떠올리게 된다.”고 경계했다. ●르 클레지오 “소통 규제 경솔하면 검열” 한편 존 롤스톤 소울 국제펜 회장은 “신문지면에선 허용될 수 없는 비방과 인격파괴가 디지털(온라인) 세상에선 범람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일종의 권리장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주선언’으로 불릴 이 선언은 오는 14일 총회에서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오는 15일까지 진행될 이번 대회에선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고은 시인과 함께 ‘나의 삶 나의 문학’을 주제로 문학포럼을 열고 시낭송회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또 탈북 문인 25명으로 구성된 ‘망명북한작가PEN센터’가 회원으로 가입한다. 이번 경주 대회에는 해외 문인 250여명과 국내 문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경주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시 첫 ‘혁신교육지구’ 구로·금천에 130억 투입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내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구로구와 금천구를 ‘혁신교육지구’로 지정해 각종 인프라를 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내년에만 두 지역에 모두 130여억원을 투입한다. 시교육청은 9일 “내년에 시작하는 혁신교육지구 사업 지역을 물색한 결과 구로구와 금천구의 인적·물적 교육 여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혁신교육지구는 곽노현 교육감이 임기 후반의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다. 사업 첫해인 내년에는 130억원의 예산으로 시작해 2014년부터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구로구, 금천구 내 학교에 정규 수업을 지원하는 수업 보조교사를 단계적으로 배치하고 3년 내에 학급당 평균 학생 수를 25명 이하로 줄일 방침이다. 이 지역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체험학습, 준비물 등의 비용을 지원하는 보편적 교육 복지 사업도 진행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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