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편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송희순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 감소
    2026-04-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29
  • [열린세상] 또 꿈틀대는 ‘대동아전쟁’/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또 꿈틀대는 ‘대동아전쟁’/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언론정보대학원장

    착잡했다. 만감이 교차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사람의 복부를 사무라이 칼로 가르고 파헤쳐 내장을 드러나게 하는 천하의 무뢰배들. 난도질은 부녀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살육과 폭력의 조종으로 조선을 울린 흉포한 무뢰한들. 매화꽃을 찾아 떠난 길에 들른 목포의 ‘근대역사관’에서 목격한 일본군의 만행이었다. 식민지의 피와 땀을 착취하려고 1920년 6월에 설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목포지점 건물에 전시된 일제침략의 실증적 유적·역사 교육이 뒷전으로 밀려난 시대를 살면서 부끄럽게도 오랜만에 우리 역사를 자각했다. ‘임산부와 노약자 관람 주의’라는 권고문에 예상은 했다. 사람을 포박하여 땅바닥에 앉혀 놓았는데, 방금 잘린 목이 붙어 있던 부위에서는 검붉은 피가 솟구쳤고, 강제동원됐을 사람들은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항일조직 간부들은 무릎을 꿇리고 뒤에서 머리를 쏘아 사살했다. 짐승만도 못할 짓은 이뿐만이 아니다. 부모가 처형당하는 것을 보고 공포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우는 아기와 동생을 안간힘으로 안고 있는 어린 형. 그 시대와 사람들의 지옥 고통을 알려주는 자료들은 필설로 형언할 수 없이 처참했다. 천인공노할 짓거리를 사진으로 찍어 식민지 무단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인면수심의 범죄자들. 일제 침략자들의 후예는 오늘도 침탈을 대한민국 근대화로 견강부회한다. 동양척식의 서양식 건물은 앞선 세계건축양식을 조선에 도입했다는 식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의 자원을 수탈하려고 만든 신작로와 철도를 교통의 근대화라고 억지를 쓴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담은 사진촬영기는 문명사진술로 강변된다. 이러니 탈아입구(脫亞入歐)라는 민족과 문명에 대한 편견을 교묘하게 위장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제국주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존재하는 것이다. 더욱이 일본 총리 아베는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망언과 망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사참배와 관련하여) 생명을 바친 사람들을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고 총리의 책무다”(2005년 4월),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증명하는 증언이나 뒷받침하는 것은 없다”(2007년 3월), 2012년 12월 26일 총리 취임 이후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과하는 내용이 포함된)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 않겠다”(2013년 4월 22일),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2013년 4월 23일). 이쯤 되면 아베의 심신은 조선의 무고한 양민의 배를 가르고, 목을 자르고, 머리에 총을 쏘고, 어린 자식 앞에서 부모를 죽이던 ‘대동아전쟁’(태평양전쟁)의 하수인들과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12일 아베는 731이라는 번호가 붙은 자위대의 항공훈련기 조종석에 올라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731 세균부대’는 수많은 한국·중국·몽골·러시아인들을 마루타(통나무)로 취급하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함께 인류가 저지른 최악의 범죄행위이다. 정치적 인기를 위해서든, 영혼 없는 집단최면의 발로에서든 망언을 제조하고 있는 아베와 일본 정치인들은 제2의 태평양전쟁을 도발하고 있다.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 전쟁희생자 비석 앞에 무릎을 꿇고 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사죄한 브란트 전 독일 총리 같은 정치인이 일본 풍토에서 나오기는 불가능한가.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68년이 지나서도 93세의 나치 용의자를 찾아 기소하는 독일 국민의 반성을 일본 사회에서 기대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역사에 대한 건망증을 경계하며 자기반성을 상실한 일본과는 전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현재와 미래에 반영하는 사회, 동시에 지구촌 세계의 일원으로서 보편적 가치와 양식을 공유하는 국가로 가야 한다. 이는 자신의 야만을 부정하고 정당화하는 역사 왜곡은 물론이고 반인륜적·반문명적 저질행태를 지속하는 일본에 대한 지혜로운 대처이기도 할 것이다.
  • [문화마당] 시인의 몸은 곧 시(詩)다/백가흠 소설가

    [문화마당] 시인의 몸은 곧 시(詩)다/백가흠 소설가

    시인의 ‘몸’은 역사 안에서 시간성과 시대성을 안고 있다. 시인의 개인사는 개인 안에 머물지 않으며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역사의 실증이다. 시인의 ‘몸’은 그리하여 시대에 민감하게 사람들의 감성을 시로 기록한다. 시는 시인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언어의 비늘(鱗)’이 분명하지만, 시인의 ‘몸’을 만들어 내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다. 시인의 ‘몸’은 현재라는 시대와 시간을 영유하는 독자, 혹은 동시대인으로부터 기인한다. 이는 시인의 ‘몸’이 우주적 시간 안에서 시대성을 초월함과 동시에 역사 안에서 한 시절을 대변하는 ‘말’(語)을 습득한 유일한 몸, 위대한 소명인 것이다. 시인을 꿈꾼다는 것은 이러한 우주적 실체에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나, 시대의 말을 습득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시인의 몸이, 시인의 말이 아무 일이나 될 수 없는 이유이다. 우리는 이 땅에 있었고, 역사에서 사라진 수많은 시인을 기억하면서 이들이 부여받은 시간과 시대의 숙명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반대로 시대로부터 만들어지지 못한 시인의 ‘몸’이 실패한 ‘말’을 습득하는 것을 우리는 오랜 시간 지켜봐 왔다. 시대에 거슬러 실패한 말의 역사로 남은 시인들을 기억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의 실패한 말의 몸을 가진 시인들로 우리 문학사는 채워져 있고, 군부독재의 역사 안에서 시민들의 바람이나 열망과는 반대로 진행되는 말에 우리는 시의 역사를 빼앗겼다. 시인의 말이 현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시인의 현재와 시대는 우주적 시간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 대부분의 시인은 이 사실을 몸으로 알고 있으나, 일부의 시인들은 그런 것과는 상관없는 현재의 시간을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서정주라는 역사가 있다. 그는 유일하게 완성된 시인이다. 모자란 시적 감수성으로 그의 시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소년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시가 어떻게 변모되고 완성되어 가는지 보여주는 유일한 시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시는 위대한 것이 사실이지만, 말의 비늘이 떨어져 나온 ‘시인의 몸’이 위대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다. 시인의 ‘몸’이 없고 ‘말’만 있는 시인은 시인인가 아닌가. 시인의 몸이 가진 우주적 초월에는 실패한 것이 아닐는지. 최근에 한국시인협회에서 기획한 시집 ‘사람-시로 읽는 한국 근대인물사’(민음사)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시인이 되지 못하고, 부여받지 못한 숙명을 한탄하며 저잣거리 군상의 얘기나 다루는 소설가 나부랭이가 되어버린 필자의 감상이 뭐 대수로울까마는, 가슴 밑바닥까지 내려앉는 침울함이 크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논의의 대부분은 ‘누가, 누구’에게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그것은 중요한 논제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숙명은 ‘왜’인가 하는 것이다. 참여한 시인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이 시집이 ‘왜’ 만들어졌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시집 발간의 이유와 실체로 의심되는 사이의 괴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몇몇은 ‘왜’ 이러한 논쟁이 생길 것임을 예상했음에도 책을 발간해야만 했는지, ‘왜’ 시인이 시대적 소명을 모른 척하면서까지 논쟁의 중심에 서야만 했는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정반대로 시집 출간이 시대적 소명이라 여긴다면 그것마저 뚜렷하게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닐까.
  • [기고] 손주돌보미 제도 긍정적 검토 필요하다/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기고] 손주돌보미 제도 긍정적 검토 필요하다/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는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는 비율이 매우 높다. 육아휴직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기업의 비율이 낮고, 육아휴직제도가 도입되어 있는 직장에서도 현실적으로 육아휴직을 6개월 이상 사용하겠다고 신청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육아휴직기간은 7.9개월로 법정 보장기간인 1년에 못 미친다. 이 같은 기업 문화 속에서 아이를 출산하거나 어린 자녀가 있는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하는 부모들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나이가 될 때까지만이라도 믿을 만한 사람이 전담해서 아이를 키워주기를 바라고 그에 대한 일차적인 대안이 대다수 조부모이다. 2009년 전국보육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0세아의 26.3%와 만 1세아의 23.1%가 조부모에 의해 키워지고 있고, 특히 일하는 엄마를 가진 만 0세아의 57.0%는 조부모에 의해 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손주돌보미 제도를 통해 할머니에게 수당을 주겠다는 것을 반대할 취업모가 어디 있으랴? ‘손주돌보미’ 정책의 도입을 두고, 보육을 사회적 책임으로 보편화하는 과정에서 이 정책이 자칫 양육의 책임을 가족에게 다시 전가하는 정책이 될 우려, 가족 돌봄을 경제적으로 보상함으로써 가족 간의 공동 분담이라는 규범을 약화시킬 우려, 할아버지는 제외하고 할머니만 대상으로 함으로써 여성에게 돌봄의 책임을 전담시키는 이데올로기를 강화할 우려, 정책을 악용하여 도덕적 해이와 예산의 누수를 초래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들은 대부분 구체적인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여 대응할 수 있다. 이미 시범 도입하고 있는 서초구나 광주시의 사례를 분석하여 기존의 양육수당, 보육료 지원, 육아휴직과 같은 정책들과 충돌하지 않는 정책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정책이 육아휴직 확대를 방해하지 않도록 특별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가족의 돌봄은 노동과 애정적 유대가 버무려져 있다는 측면에서 특수성이 있다. 가사노동의 사례가 그렇듯이 가족원이 아닌 사람이 수행할 때는 시장가격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지만, 가족원이 수행할 때는 가치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족의 돌봄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는 그 관행으로 인해 가족구성원의 짐이 점점 더 무거워지며, 결국은 돌봄 공백이라는 위험이 초래된다는 점을 이제는 깨달을 때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손주를 돌봐주는 조부모에게 주는 비용도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가족이 서로 주고받는 도움, 특히 일상적인 도움을 넘어서는 돌봄에 대해서는 국가가 그 기여를 보상하는 것이 가족 간의 돌봄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길이다. 손주돌보미 정책은 그동안 정책 사각지대에 있었던, 육아휴직이 어려운 가족의 만 0세아를 가정에서 돌보는 조부모들에게 보상하는 첫 시도로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 마오타이酒 생존전략…서민들아, 날 마셔 다오

    중국 최고급 술의 대명사인 마오타이(茅台)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이저우(貴州) 마오타이그룹 위안런궈(袁仁國) 회장은 최근 열린 주총에서 “공무원 접대비 규제로 마오타이를 포함한 전체 백주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향후 마오타이 판매의 주요 타깃층을 공무원에서 민영 기업가와 일반 대중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고 반관영인 중국신문사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접대비로 소비되던 마오타이 판매액은 그간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고 털어놨다. 공직 사회가 마오타이의 주요 소비층이었다는 설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마오타이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시진핑(習近平) 정권 이후 반부패 청렴 운동이 시작되면서 공무원 접대비로 고가 술을 사지 못하도록 하는 기존 규제가 강력하게 시행되는 데다 백주의 주요 소비층인 군에 ‘금주령’까지 내려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만큼 판매처를 다변화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상무부 연구원 소비경제연구부도 보고서를 내고 “시 총서기가 지난해 12월 사치와 낭비 근절을 주문한 당의 ‘8개항 규정’과 ‘금주령’을 내린 뒤 백주 매출이 급감했으며, 정부 소비가 시장 선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민간 백주 시장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오타이는 시진핑 정권의 반부패 바람은 물론 발암물질인 가소제 함유 등 유해 성분 논란까지 더해져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보편적인 500㎖짜리 페이톈(飛天)마오타이 알코올 함량 53도 제품은 도매가 기준 895위안(약 16만원)으로 지난해 초보다 1000위안 이상 값이 떨어졌다. 구이저우 마오타이의 주가도 곤두박질쳐 지난 9개월간 무려 990억 위안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 우경화에 담긴 심리/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일본 우경화에 담긴 심리/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침략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는 아베 총리의 망언 이후 일본 정치권은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 미국이 나서 아베 총리의 망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함으로써 아베 정권은 한·일 관계의 악화가 미·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뭇매를 맞고도 최근 아베 정권의 핵심 간부가 식민지 지배와 주변국에 대한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서 ‘침략’이라는 표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이어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망언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미국의 여론조차 일본에 대한 비난을 거세게 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아베 정권의 행동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아 황당하기 그지없다. 올 초만 해도 아베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제일 먼저 특사를 보냈고, 자민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 행사로 주최하는 것을 연기하는 등 한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필요하다는 전략적인 판단 때문이었다. 최근 아베 총리가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작심을 한 듯이 망언을 쏟아내고, 일본 정치권도 일제히 이를 옹호하는 망언들을 이어 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는 현재 아베 정권의 행동을 7월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또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헌법 개정과 집단적인 자위권 해석 변경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과거사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을 먼저 제기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베 망언 이후 우익 신문인 산케이신문을 제외하고 대부분 일본 매스컴들이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을 질타하는 점을 상기하면 결코 망언이 지지 표를 확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일본 보수 세력의 망언을 허용하는 정치적인 상황과 우익이 갖고 있는 심리가 서로 상승작용하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면 일본의 전후 체제는 천황제가 지속되면서 제국주의 청산이 확실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현재 일본 정치권은 양심 세력이 없어지면서 전후 금기시됐던 우익적인 사상이 여과 없이 표출될 수 있는 정치적인 상황이 마련된 것이다. 문제는 일부 보수 세력들 사이에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이 아시아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직도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리에 아키라 교수의 지적처럼 전전(戰前)의 일본 외교는 보편적인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을 생각하기보다는 일본 국익의 차원에서 이루어졌기에 세계의 보편주의 사상과 철학은 통용되지 않았다. 즉 제국주의 당시 일본의 보수 세력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적인 측면에서 일본 국익을 위해 아시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지나쳐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고려는 도외시했던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현재까지 이어져 일부 보수 세력은 제국주의 전쟁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것에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아베 정권의 ‘전후 체제 탈각’ 노력에는 이런 심리가 근저에 깔려 있기에 주변 국가들과의 충돌은 필연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 우익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심리적 배경에는 한국은 무엇을 해 주어도 항상 불만이라는 것과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이 서로 결착을 보았음에도 한국은 다시 문제 제기를 한다는 오해가 광범위하게 펴져 있다. 이를 선거에서 악용하려는 것이 아베다. 아베는 선거에서 한국과 중국에 과거사에 대해 양보했음에도 돌아온 것은 ‘과도한 요구’뿐이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할 말은 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 결과 일본 정치권에는 동북아 국가들이 과거사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면 할수록 반성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정당성을 항변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상태가 형성된 것이다. 앞으로 일본의 건전한 시민 세력이 이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일본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유전적 암 위험군’ 배우 졸리 가슴 절제 국내 유방암 환자 느는데 따라해도 괜찮나

    ‘유전적 암 위험군’ 배우 졸리 가슴 절제 국내 유방암 환자 느는데 따라해도 괜찮나

    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가 최근 10년 동안 2배 가까이 급증한 가운데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의 유방절제술 소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유전자 검사에서 유방암 및 자궁암 발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절제술을 통해 발병 확률을 낮췄다는 것이 졸리 측의 설명이다. 졸리의 선택을 놓고 ‘용기 있는 결단’이라는 찬사가 나온다. 유명 스타의 행동이 유방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도한 대응’이라는 의견도 있다. 졸리의 선택은 과연 적절한 것이었고, 비슷한 위험성을 가진 여성들은 유방절제술을 통해 유방암 발병을 막을 수 있는 것일까. 15일 의학계와 생물학계에 따르면 어머니가 유방암 환자였던 졸리는 ‘유전적 암 위험군’에 속한다. 졸리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BRCA1 유전자 변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 유방암과 난소암은 사람의 17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BRCA1 유전자나 13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한다. 아직까지 이 유전자들이 정확히 어떻게 암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BRCA1과 BRCA2가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유전자 돌연변이로 암세포 억제 기능이 상실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BRCA1이나 BRCA2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는 여성의 87%는 난소암이나 유방암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암환자 중 유전적 환자가 15~20% 수준이라는 통계도 있다. 다른 유전자 변이가 동반될 경우 확률은 더 높아진다. 하지만 누구나 졸리처럼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BRCA1과 BRCA2 변이를 이용한 암 진단법은 미국 유전자연구소인 미리아드 제네틱스의 특허다. 검사 비용은 미국의 경우 4000달러(약 440만원) 수준이고, 한국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미국 연방대법원에서는 현재 미리아드 제네틱스의 특허에 대해 “사람의 유전자를 특정 회사의 특허로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한 특허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만약 연방대법원이 다음 달로 예정된 판결에서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검사 비용은 획기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전문가들은 유방 절제가 유전적 유방암 위험을 줄일 수는 있지만, 완벽한 예방을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동양인과 서양인은 유방암의 유전적 요인이 달라 BRCA1이나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만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에서 BRCA1이나 BRCA2 변이를 보유한 여성은 600명에 한 명꼴이지만, 동양에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 수는 2000년 5401명에서 2010년 1만 6398명으로 늘었다. 이들의 5년간 상대 생존율은 90.6%(2006~2009년)에 이르고 있다. 이수현 연세대 세브란스 암센터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졸리처럼 유방절제술을 받으면 보통 사람 수준으로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실제 그런지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한국 암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아 유전자만으로 암 발생을 예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젊을수록 “복지 위해 세금 더 내겠다”

    젊을수록 “복지 위해 세금 더 내겠다”

    국민 10명 중 6명은 복지 향상을 위해 세금을 더 많이 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현대경제연구원의 ‘복지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60.8%는 세금도 많이 내고, 복지 혜택도 많이 받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에 따라 복지에 대한 인식차가 커서 50대 이상의 57.8%는 국민 복지가 잘 갖춰졌다고 생각했지만, 20대는 34.1%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연구원이 지난달 10~16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얻은 결과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5.2%)은 우리 복지 수준이 경제 수준에 비해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81%는 국가로부터 충분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 추가적인 세금 지불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60.3%, 30대 65.3%, 40대 65.0% 50대 이상은 53.2%로, 젊을수록 ‘더 많은 세금과 더 많은 복지’를 원했다. 특히 대다수의 국민은 ‘보편적 복지’보다 ‘선택적 복지’를 선호했다. ‘사회적 약자가 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택적 복지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8.7%에 달했다. 복지와 성장에 대한 세대별 인식도 달라서 20대와 30대는 각각 51.6%와 55.0%가 성장보다는 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50대 이상은 27.4%만이 복지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향후 복지혜택의 감소에 대해서는 30대는 53.8%가 걱정했지만 50대 이상은 33.7%만 우려한다고 했다. 가장 필요한 복지 분야로는 ‘보건·의료 관련 복지’라는 답이 32%로 가장 많았고, 고용(22.9%), 교육(15.1%), 주거(13.3%), 보육(13.2%) 순이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복지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증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추가적인 세금을 통해 복지 수준 향상을 고려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지방시대] 데이터 경제 시대 선진국이 되는 길/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지방시대] 데이터 경제 시대 선진국이 되는 길/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 간의 소통, 오락, 쇼핑, 교육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최근 가수 싸이 열풍이 가능했던 것도 스마트폰을 통한 빠른 소식 전달과 유튜브 동영상 공유가 쉬웠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마트폰은 우리의 문화, 생활 그리고 경제 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데이터 경제’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란 데이터가 여러 경제 활동의 촉매 역할을 하고 서비스와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을 말한다. 기업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비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즉시 추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데이터 경제로 진입하면서 나타난 가장 특징적인 현상이 빅 데이터(Big Data)이다. 빅 데이터는 이미 우리 주변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물건을 사면 쿠폰을 주는데, 이 쿠폰이 이제는 사람마다 다르게 발행된다. 고객의 과거 구매 이력을 파악해서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쿠폰이 자동으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임의의 콜센터 직원과 연결되는 것은 예전 방식이다. 이제는 고객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그 고객을 가장 잘 응대할 수 있는 콜센터 직원을 연결해준다. 빅 데이터는 앞으로 모든 경제 활동에 적용될 것이며, 개인도 자기중심의 개인화된 빅 데이터를 구축하여 활용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런데 빅 데이터나 데이터 경제를 주도하는 선도 기업은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다. 이들이 보유한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 능력은 그 어떤 마케팅 회사나 국가가 따라갈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는 개인·기업 그리고 사회현상과 안보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데이터 경제의 특징은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취합하여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이를 개인과 기업 그리고 사회의 활동과 연결시키는 데 있다. 이렇게 점차 고도화하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우리 정부나 기업이 대응할 방법은 없는가? 우리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을 만들기는 어렵고 데이터를 모으기는 더욱 어렵다. 우리나라가 데이터 경제 시대에 선진국으로 앞서 나가려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데이터 공개를 확대하고 이의 활용 능력을 높여야 한다. 데이터 공유는 정부의 공공 데이터, 민간의 공익 데이터, 개인의 소셜 데이터 그리고 과학기술 데이터 등 모든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후 정보, 오·폐수 정보, 블로그 그리고 과학적인 분석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의 공유로 청소년문제, 교육문제, 건강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날씨와 토양 정보를 분석하여 올해 농작물의 수확량을 예측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개인의 창의력이 뛰어나다. 정부, 기업, 연구기관은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공개하여 새로운 창의적 서비스와 신산업이 창출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데이터 경제시대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시론] 창조과학과 창조경제/이창석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시론] 창조과학과 창조경제/이창석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박근혜 정부의 한 부처 명칭이기도 한 ‘창조과학’과 ‘창조경제’라는 용어를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정치권이 슬로건으로 내건 용어가 이해하기 어려운 적은 거의 없다. 국민의 보편적 눈높이에 맞추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나 논란이 되는 것은 의미를 보편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시각으로 해석하는 탓이다. 필자가 전공하는 생태학은 주어진 생태적 공간을 이루는 구성원들의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종합 학문이다. 생태학적 연구를 통해 구성원 간의 상호관계를 보면, 각 구성원이 발휘하는 기능에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내는 기능이 더해지면서 각 구성원 기능의 합 이상의 기능이 나타난다. 나무들이 흩어져 있으면 살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숲을 이루면 서로 도움을 주면서 강한 바람이나 건조함과 같은 환경스트레스를 견디며 살아남는다. 숲을 이루는 나무 각각이 발휘하는 기능의 합보다 숲의 기능이 더 크다는 얘기다. 생태학에서 일컫는 창발(創發) 기능, 즉 창조적 기능이다. 생태학도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다른 학문과 활발한 융합을 시도하는 요즘이다. 생태학은 오랫동안 생태학과는 아주 다른, 어떤 면에서 정반대의 길을 걸어 온 토목공학과 융합을 시도해 생태공학을 탄생시켰다. 생태공학은 오늘날 파괴된 각종 생태계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인간의 과도한 욕심으로 병든 지구환경을 되살리는 데 앞장서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문 간 융합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창조과학이 지구의 미래 환경을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예가 또 하나 있다. 생태학은 본래 박물학과 지리학이 결합한 학문이다. 그러나 생태학은 종적 깊이를 추구하고, 지리학은 횡적 확장에 주력했다. 한동안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그러다가 두 학문이 다시 만나 현대생태학의 또 다른 한 축을 차지하는 경관생태학을 이끌어냈다. 새로운 분야다. 경관생태학은 생태학의 시야를 넓혀 생태학자들에게 공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오늘날 환경의 건강관리를 책임지는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 이질적이고 다양한 융합 사례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필자의 연구 초점은 기후변화에 기인한 생태계 변화다. 그 변화를 진단하고 예측해 변화에 대한 적응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모든 연구에서 그렇듯이 진단을 위한 관찰은 연구의 중요한 출발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관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생물이 보이는 계절현상이 아주 중요하게 활용된다. 예컨대 꽃이 피고, 새 잎이 나오고, 곤충이 우화(羽化)하고, 개구리와 뱀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새들이 산란하는 시기 등의 계절현상은 생태계 차원에서 기후변화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부지불식간에, 그것도 관찰하기 힘든 공간에 숨어 진행되는 이러한 현상의 관찰을 눈에만 의존할 때 우리는 그 시기를 놓치거나 관찰한 반복 수가 모자라 질 높은 자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피해를 예상하면서도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적응전략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생태학자와 전자공학자, 정보통신 전문가가 힘을 합쳐 생물들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해낼 수 있는 연구가 가능해졌다. 환경부가 새로 추진하는 생태·혁신과제를 통해서다. 또 하나의 창조과학이 탄생,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혼란스러운 생태계 변화의 의문도 조만간 풀릴 전망이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온 학문이 만나 조화로운 융합을 이루어낼 때 그 조합은 그들의 합 이상의 어떤 것, 즉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다. 분명 새로운 것으로서 창조라는 말과 어울릴 수 있는 효과다. 따라서 융합된 학문에 따른 새로운 학문은 창조과학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과학과 경제도 그리 멀리 있지 않은 요즘 융합을 통한 창조경제도 충분히 가능하다.
  • SNS에 음식 사진만 올리면 ‘심리적 문제’ 올 수도…

    SNS에 음식 사진만 올리면 ‘심리적 문제’ 올 수도…

    언제부터인가 페이스북이나 트워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어디서 뭘 먹었다.’는 식의 글이 눈에 띄기 시작했으며, 이젠 이 같은 행동은 사회적인 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미슐랭 가이드’ 스타 셰프인 데이비드 불레이가 운영하는 미국 뉴욕의 레스토랑에서는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던 손님이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그 식당이 플래시나 셔터 소리 등으로 다른 손님에게 방해된다는 이유로 사진 촬영을 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SNS 등에 음식 사진을 올리는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최근 캐나다의 한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는 이 같은 행동이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대학 산하 여성대학병원의 발레리 테일러 정신과 교수는 지난주 토론토에서 개최된 비만회의에서 어김없이 자신이 뭘 먹었는지 올리는 사람은 (강박관념에) 짜증 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심리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음식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 보편화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만난 일부 환자는 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외식하려고 애쓰는 등의 집착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린 중요한 것을 사진으로 남기지만 그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음식 자체만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그 장소나 식당 등의 나머지 모든 것은 배경이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테일러 교수는 음식 사진만을 찍는 것이 음식에 관한 병적인 집착의 징후일 수 있으며 이는 섭식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위가 체중 증가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유명 TV 프로그램 ‘닥터 오즈 쇼’의 호스트 메흐멧 오즈 박사는 많은 사람이 음식을 욕망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는 ‘푸드 포르노’에 집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시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을 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과식한다는 결과를 보였다. 사진=플리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리스크/육철수 논설위원

    티베트는 중국의 서쪽에 있는 시장(西藏) 자치구다. 중국은 1949년 이곳을 무력으로 점령한 뒤 10년 동안 티베트인 600만명 중 100만명을 살해하고 100만명을 감금했다. 또 한족 1000만명을 이곳에 이주시켜 티베트인을 소수민족으로 만들었다. 중국에 편입되기 전 지도자였던 달라이 라마(법명:톈진 갸초)는 1959년 인도로 망명해 54년째 세계 각국을 돌면서 티베트의 ‘완전자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티베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 땅에 대해 ‘자고 이래 중국에 속한’, ‘분할할 수 없는 중국 영토’란 표현들을 동원한다.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는 ‘종교 지도자의 옷을 입고 국가 분열에 종사하는 망명 정객’으로 못 박아놨다. 그래서 “어떤 개인이나 나라든 달라이 라마를 만나 반중 행보에 편리를 봐주거나 지원하면 내정 간섭”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동안 달라이 라마를 불러들여 중국과 외교관계가 껄끄러워진 나라들이 적지 않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를 의식해 2011년 달라이 라마를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가 아닌 맵룸(접견실)에서 만났다. 그런데도 중국은 1조 달러가 넘는 미국채권을 갖고 있음을 암시하며 “똑바로 하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8년 달라이 라마를 만났는데,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데 2년이나 걸렸다. 2004년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던 멕시코의 정치인들은 중국 외교관으로부터 “무식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우리나라도 달라이 라마 때문에 여러 번 곤경에 빠질 뻔했다. 정부는 2007년 그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적이 있다. 국익을 위해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를 피하자는 게 이유였다. 그랬더니 중국 정부는 자국 언론을 통해 한국을 ‘적극 협력한 모범 사례’로 치켜세웠다. 씁쓸한 외교 현실이다. 영국의 캐머런 총리가 이런 중국의 ‘역린’을 건드렸다가 1년째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런던에서 ‘종교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을 받은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의 꽁한 심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당장 중국이 영국에 투자한 13조원이 어찌 될지 모르고, 영국의 연간 대중(對中) 수출 16조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단다. 게다가 경쟁국인 프랑스에선 항공기 60대를 사주면서 영국엔 모른 척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렇다고 ‘항복문서’를 들고 달려가기엔 자존심이 걸리고…. 중국도 이젠 인류 보편의 가치를 깨달을 법도 한데, 언제까지 이웃 나라들을 불편하게 할 건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韓·美 정상회담] 朴대통령, 한국전 참전 의원 거명하며 감사… 의원들 기립박수

    [韓·美 정상회담] 朴대통령, 한국전 참전 의원 거명하며 감사… 의원들 기립박수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 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 포토맥 강변의 한국전쟁 기념공원 참전기념비에 새겨진 이 비문을 인용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미 의사당에서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더불어 동맹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6·25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이면에 미국의 도움이 있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통령이 의사당에 입장할 때와 연설을 할 때 여러 차례에 걸쳐 상·하원 의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틀 전 찾은 한국전쟁 기념공원에서 읽은 비문을 인용하며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바친 참전용사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존 코니어스 의원 등 합동연설을 듣고 있던 상·하원 의원 중 참전용사 4명의 실명을 일일이 거명하며 거듭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될 때마다 상·하원 의원들은 모두 열띤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1953년 6·25전쟁의 총성이 멈추었을 당시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이제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무역규모 8위의 국가로 성장했다”며 “그런 성취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한국인들은 독일의 광산에서, 월남의 정글에서, 열사의 중동 사막에서 많은 땀을 흘려야 했고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존경스럽고 그 국민들의 대통령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운 좋은 친구들이 있었고 특히 미국은 가장 가깝고 좋은 친구였다. 미국의 우정에 깊이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의 60년을 웅변하는 한 가족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며 3대가 차례로 한국전쟁 참전과 주한미군 복무 등을 한 데이비드 모건 중령 일가를 소개하면서 “3대가 함께 한국의 안보를 지켜낸 모건 가족은 한·미 동맹 60년의 산증인”이라고 치하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취 장식이 된 은제 사진 액자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전통 나전칠기로 만든 반상기 세트와 한국 요리 책자를 선물했다. 워싱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민주 원내대표 경선 3파전

    민주 원내대표 경선 3파전

    5·4 전당대회에서 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한 민주당이 6일부터 본격적인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친노(친노무현)계와 호남 인사의 퇴조를 보여 준 이번 전당대회의 결과가 원내대표 경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8일까지 사흘간 후보 등록을 시작했다. 경선 후보자 합동 토론회를 거쳐 15일 의원총회에서 의원 127명의 투표로 임기 1년의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출마를 결심한 김동철(광주 광산갑), 우윤근(광양·구례) 의원도 7일 각각 후보 등록과 함께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제동을 거는 국회선진화법과 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의 ‘여야 6인협의체’ 가동으로 야당 원내대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3선 의원들의 3파전이 됐다. 대여 관계에서 김 의원과 우 의원은 온건파에, 전 의원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전 의원은 출마선언에서도 “존재감이 분명한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당 혁신과 대정부·여당 공세를 펼칠 강성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전 의원이 유리하다. 반면 ‘민주당의 텃밭’임에도 새 지도부에 호남 출신이 없다며 ‘호남 원내대표론’이 힘을 얻는다면 호남 출신인 김 의원과 우 의원이 유리해진다. 두 후보는 조만간 만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의 약진에 대해서는 당내 ‘쇄신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비주류로 분류되는 김 의원 측이 고무돼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29표를 얻어 박기춘·신계륜 의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우 의원은 18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여야정협의체가 합의한 개헌 논의에서 협상을 잘 이끌 수 있다는 점과 원내수석부대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전 의원은 정책위의장 시절 무상의료·무상보육·무상급식+반값등록금의 이른바 ‘3+1 보편적 복지’를 이슈화하는 등 정무적 기획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세계적인 의료인, 김용과 이종욱/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세계적인 의료인, 김용과 이종욱/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세계은행과 서울대의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이 이루어졌다. 지난해 가을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서울대 방문 이후 맺어진 이번 협약은 세계은행이 주관하는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와 복지 향상을 위한 활동에 서울대가 보건·의료·농업, 공공정책 분야에 시범사업을 벌이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1946년 창립된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가의 원조와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금융기관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3대 국제경제기구 중 하나로 꼽히는 세계은행은 지난해 188개 회원국과 1만 2000여명의 직원들이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가의 빈곤 퇴치와 경제 발전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세계은행 사상 첫 아시안계 총재로 한국인 김용 다트머스 대학교 총장을 임명했다. 60년 넘게 백인 수장이 이끌어 오던 세계은행 총재로 그를 임명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의외로 받아들였다. 백인도, 경제 전문가도 아닌 아시안계 의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후 평범한 의사의 길을 마다하고 저개발 국가의 보건의료 향상에 헌신하기 위해 예방의학 분야를 선택했다. 수백만명이 결핵이나 말라리아 등의 질병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헌신적인 노력을 했다. 이런 인류애의 실천을 경험삼아 베풂과 나눔의 철학을 가진 리더십으로 세계은행의 기존 가치를 더욱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김 총재보다 먼저 인간가치의 존중을 몸소 실천한 세계적인 한국인이 또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었던 고(故) 이종욱 박사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한국에서의 편안한 삶을 마다하고 저개발 국가의 질병 예방 및 퇴치를 위한 가시밭길을 걸어갔던 분이다. 이 박사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유엔산하기구의 수장이 됐다. WHO 예방백신사업국장과 세계아동백신운동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전 세계 소아마비 퇴치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기에 ‘백신의 황제’로 불리며 인류애를 몸소 실천했다. 특히 WHO 사무총장으로서 전 세계 위생·보건환경 개선에 크게 공헌했을 뿐 아니라 조직 개혁에도 이바지함으로써 역대 사무총장 중 가장 성공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속에서 당당한 한국인으로 우뚝 선 두 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먼저 인간가치에 대한 존중과 무한한 인간애다. 그 시작은 자신의 지식과 능력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자기 성찰에서부터 출발한다. 김 총재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내가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늘 생각하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가짐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어진 개개인의 능력들이 인류애에 접목되어 새로운 미래창조가치로 재창출된 것이다. 평범한 의사로서의 안정적인 삶을 뒤로하고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가치인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 일생을 바친 것이다. 두 번째는 헌신과 희생의 정신이다. 공익을 실천하며 살겠다는 큰 비전을 세웠다 할지라도 실제 몸으로 뛰면서 봉사와 희생을 실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공익에 헌신하기 위해 내려놓아야 할 안락함이 더욱 크기에 스스로의 결단과 열정 없이는 그 가치가 실현될 수 없다. 이 총장은 2006년 집무 도중 과로로 순직했지만, 그분이 평생을 노력하며 이루고자 했던 저개발 국가의 질병예방이라는 숭고한 가치는 현재 여러 곳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 의대의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서는 이 박사의 선구자적인 정신을 계승 발전시킴으로써 헌신과 희생에 기반한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 젊은 세대들이 이런 분들을 통해서 본받아야 될 점은 무엇일까?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인간답게 사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개발하고 더불어 사는 밝은 세상을 위해 결단하고 헌신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보다 많은 한국 의사들이 넓은 세계무대에서 인류를 위해 공헌하는 활약을 기대한다.
  • 식중독·층간소음 과학기술로 잡는다

    ‘식중독, 산사태 및 도심 침수, 층간 소음.’ 미래창조과학부가 올해 과학기술을 이용해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사회문제들이다. 미래부는 2일 “국민 제안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사회문제 후보군 50개 안팎을 선정한 뒤 3~5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10개 안팎의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우선 올해 100억원을 투입해 식중독, 산사태 및 도심 침수, 층간 소음 등 3개 사회문제에 대한 기술 시범 개발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기술 개발과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부처가 달라 사업이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 문제 파악부터 해결까지를 정부 전체 차원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단체급식이 보편화되면서 식중독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중독 통계에 따르면 2011년 7105명, 지난해 6058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현재의 식중독 대비 시스템은 유해물질 검출에만 3~5일이 걸려 음식물 섭취 전에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바이오·나노기술을 적용한 초고속 검출 센서를 개발해 조리 전 식재료 오염 여부를 1~2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식약처와 지자체는 유해물질 식품 기준과 검색키트 품질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2011년 일어났던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나 매년 반복되는 도심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재해 정보 시스템’ 구축과 빗물 순환 시스템이 도입된다. 칼부림과 살인 사건까지 부르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층간 소음 문제는 ‘층간 소음 저감 설계 기술’과 ‘충격 흡수 바닥재’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해결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천시 “타 지역 원생 지원 못해” 道교육청 “형평성 어긋”

    과천시 “타 지역 원생 지원 못해” 道교육청 “형평성 어긋”

    “지방자치단체에 모든 책임을 떠맡기는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경기 과천시).” “차등지원은 형평성 및 교육정신에 위배된다(경기도교육청).” 경기도교육청과 과천시가 사립유치원 원생 급식비 지원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과천시가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지역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서울, 안양 등 타 지역 거주 원생들의 급식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하자 도교육청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전체 사립유치원 원생들의 급식비 지원을 잠정 보류하는 등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9일 과천시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시와 도교육청은 57%와 43%씩 분담해 과천지역 4개 사립유치원 원생에게 무상급식을 지원하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지원 범위도 5세만 지원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3~5세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시의 올해 사립유치원 무상급식 예산은 1억 3797만 5000원이며 나머지 1억 557만원은 교육청이 부담한다. 전년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이다. 과천시는 올 초 사립유치원생의 소재지를 조사하다 예년에 비해 타 지역 거주자가 유난히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치원생들에 대한 무상급식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서울 서초구 거주 원생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Y유치원의 경우 109명 정원에 절반이 넘는 58명이 타 지역에 사는 원생이었다. 과천시의 사립유치원생은 지난달 4일 현재 459명이며 이 가운데 25%인 114명이 서울, 안양 등 다른 지역 거주자로 나타났다. 시는 다른 지역 원생들이 증가하자 “과천시 예산으로 관외 거주 유치원생들에게까지 급식비를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자체에 모든 것을 떠넘기는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며 이들의 급식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최근 도교육청에 통보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학교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소지’ 기준이 아닌 ‘소재지’ 기준을 적용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시에 급식비의 지원 재개를 요청했다. 도교육청은 시가 관외 원생들에 대한 급식비를 중단하자 최근 과천시 전체 사설유치원 원생들에 대한 급식비 지원을 잠정 보류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 교육청은 보편적 복지만 강요하며 지자체에 모든 책임을 떠맡기고 있다. 유치원은 의무교육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관외 원생에 대한 급식비 지원은 자치단체가 아닌 무상급식 정책의 주체인 교육청에서 맡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특정후보 밀어주기 이합집산? 민주당 대표 경선 계파대결 양상…친노, 이용섭 지지 여부 관심

    민주통합당의 5·4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경선이 김한길·이용섭 후보 간 맞대결로 재편된 가운데 계파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계파별로 특정 후보 지지를 위해 이합집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친노(친노무현)·주류 측이 이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김 후보는 29일 한 라디오에 출연, “그동안 당을 장악해 온 막강한 세력이 특정 후보를 뒤에서 밀고 있다”면서 “단일화가 민심과 당심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라디오에서 “판세가 완전히 뒤집어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단일화가 되면 이용섭이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며 ‘대세론’을 일축했다. 지난 28일 강기정 후보의 사퇴로 인한 단일화 효과 전망은 엇갈린다. 강 전 후보와 이 후보가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김 후보 측은 친노·주류가 결집해 세몰이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친노 핵심인 김태년 의원이 경기도당 위원장에 당선된 것을 친노·주류 세력 결집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친노 윤호중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당 선관위에서 단일화 대의원 대회를 불법으로 판정한 것은 유력 대표 후보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라면서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비주류 패권주의가 올까 우려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사퇴한 강 전 후보가 이 후보를 지원할지도 관심이다. 강 전 후보를 돕던 정세균 상임고문계의 물밑 지원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기 때문이다. 손학규 상임고문계 일부 인사들은 이미 계파색이 엷은 이 후보 지원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개최해 ‘우클릭’ 논란을 빚었던 당 강령·정강정책 개정안과 당헌·당규 개정안을 수정 의결, 5·4 전대에서 처리키로 했다. 수정안에서는 북한의 핵개발을 ‘한반도 평화의 위협’으로 명시하고, ‘북한민생인권’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보편적 복지’, ‘재벌개혁’, ‘통일’ 등의 표현은 그대로 살려뒀다. 한편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우남 의원을 임명했다. 원내대표 선거는 다음 달 15~16일쯤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저소득층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 논란

    정부가 저소득층에 비급여를 포함한 의료비를 지원하는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원 대상을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으로 한정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시행 초기인 만큼 4대 중증질환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얽매여 형평성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으로 300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건강보험료 하위 20%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4대 중증질환으로 인한 수술 또는 입원 진료비가 100만원 이상 나왔을 경우 이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1인당 최고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등 불가피하게 지출한 비급여 항목까지 지원한다. 복지부가 추진하는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3대 비급여’ 제도 개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탓에 저소득층의 과다한 의료비 부담이 가계 파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의 3년간 한시적 사업이다. 논란의 핵심은 지원 대상을 4대 중증질환으로 제한했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규 사업이라 구체적인 사업모델 확립과 규모 예측을 위해 기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부가 보장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4대 중증질환부터 시작하고, 제도 시행 후 효과가 있으면 다른 질환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추경예산안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비심사보고서는 “사업의 취지를 고려하면 질병의 종류가 지원 대상 여부를 결정짓는 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위 예산심사소위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고 신규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당초의 예산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이러한 형평성 논란은 정부가 박 대통령의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제기됐다. 정부는 연간 500만원 이상의 고액 진료비가 발생하는 상위 50대 질병의 총 진료비 중 4대 중증질환의 진료비가 61%를 차지한다는 2011년 통계를 내세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액 진료비 환자의 45%는 4대 중증질환이 아닌 다른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암구 우송대 간호학과 교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질환과 소득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게 맞다”면서도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 4대 중증질환부터라도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면 저소득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의료비가 아무리 많이 나와도 4대 중증질환이 아니어서 지원을 못 받는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정부가 공약에 얽매여 제도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가·시장의 시대 지나 시민의 시대 돼야”

    “국가·시장의 시대 지나 시민의 시대 돼야”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이 구청장 임기 1000일간의 경험과 고민을 담은 ‘동네 안에 국가 있다’(백산출판사)를 펴내고 29일 고려대 교우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2011년 첫 출간한 ‘작은 민주주의, 친환경 무상급식’(너울북)이 서울시에서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했던 경험을 풀어냈다면 이번 ‘동네 안에 국가 있다’는 평소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는 정치철학을 행정에 구현하는 과정과 성과를 되짚었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바로 생활정치와 시민정치를 통한 공공성 확보. 그는 “‘시장’이 과도하게 커지면서 ‘국가의 역할’이 축소되는 현실에 맞서기 위한, 구정을 포괄하는 핵심 정신이 바로 ‘동네 안에 국가 있다’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줄곧 마을공동체 되살리기와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활성화에 매진해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권력정치에서 생활정치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거구호로 내걸었던 김 구청장은 생활정치의 첫 작품으로 당선 직후인 그해 10월 시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보편적 복지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했으며 이는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투표와 시장 보궐선거까지 이어졌다. 동마다 복지협의체를 구성해 복지전달체계를 바꾸었고, 지방정부 중심의 방과후 돌봄체계를 구축해 관련법안 발의를 이끌어냈다. 사회적 경제를 통한 일자리창출을 위해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를 제안하여 현재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김 구청장은 “국가와 시장의 시대를 지나 시민의 시대가 되어야 하며, 생활공동체를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아래로부터의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우리 미술의 비밀… ‘靈氣’로 보면 보인다

    우리 미술의 비밀… ‘靈氣’로 보면 보인다

    이 책 읽은 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의 ‘금은보화전’을 보길 권한다. 제목 그대로 번쩍대는 걸 다 모아뒀는데, 그냥 휙 보고 나오면 삼성의 힘이겠거니 싶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가면 달라보인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국보 89호인 9.4㎝ 길이의 낙랑금제허리띠. 낙랑 최고의 유물이라는 평답게 화려하다. 금이기도 하거니와 자잘한 금 알갱이 수백, 수천 개를 붙여 용무늬를 만들어낸 정교한 누금(鏤金) 기법에 입이 쩍 벌어진다. 이쯤이면 18번 레퍼토리가 나온다. 최첨단 현대 기술로도 흉내 낼 수 없는 위대한 우리 조상님들의 탁월함. 식상한 이런 질문, 대답 말고 다른 질문 하나 해보자. 용 무늬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게다. 그런데 왜 하필 자잘한 구슬을 붙여 만드는 방식을 택했을까. 시간이 남아돌아서? 멋져 보일 거 같아서? 내 재주가 이 정도요 하고 자랑하려고? ‘수월관음의 탄생’(강우방 지음, 글항아리 펴냄)은 그 대답으로 ‘영기화생론’(靈氣化生論)을 내놓는 책이다. 국립경주박물관장, 이화여대 교수 등을 거치면서 불교미술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던 저자는 그림이든 조각이든 뭐든 우리 미술의 핵심엔 노장사상에 바탕을 둔 ‘영기’가 있다고 본다. 영기란 “우주에 충만한 생명력 혹은 정신이나 마음이며, 다른 말로는 도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처음 나오는 고사리의 싹이 C자 모양으로 둥글게 말려나오는 형태다. 그래서 식물 줄기의 덩굴, 바다 위 물결, 하늘 위 흘러가는 구름 같은 단순한 문양에서 용, 봉황처럼 복잡한 생물에 이르기까지 온갖 다양한 무늬들이 실은 영기의 변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영기화생론으로 동서양을 다 포괄해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세상엔 기운이 가득하고 그 기운을 하나의 생명으로 모아내는 신령스러운 그 무엇이 바로 물, 여성, 달이라는 관념은 일종의 신화로서 모든 문화권에 공통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월관음도를 보티첼리의 그림 ‘비너스의 탄생’에다 견준다. 수월관음은 이미 이름에서부터 물과 달을 끼고 있으며 지극히 여성적인 자태로 묘사된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거품에서 탄생해 조가비를 타고 나타나는 비너스도 같은 맥락에 서 있는 것이다. “그리스의 비너스, 이란의 달의 신 아나히타, 인도의 비슈누 등은 모두 물의 신”이다. 그래 영기화생론은 우리 “그림의 역사적 특수성에서 초역사적 보편성을 추구”하는 도구가 된다. 제목에서 보듯 저자의 주요 분석 대상은 일본 다이도쿠사에 소장되어 있는, 고려 불교미술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수월관음도다. 영기화생론의 관점에서 병이나 항아리, 접시 같은 도상을 만병(滿甁)이라 고쳐 부르고, 치마 뒤 육각형 무늬는 귀갑문이 아니라 육각수문(六角水文)이라 고쳐 부르는 등 영기화생론에 맞춰 자기가 고안한 개념을 쭉쭉 나열하는데 흥미진진하다. 가장 매력 포인트는 저자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도, 중국, 일본의 미술품에다 그리스정교의 마리아상까지 끌어들여 설명하고, 자신의 논지를 증명하기 위해 모든 작품들을 세부적으로 확대해서 꼼꼼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미술사 연구는 문헌 앞에서가 아니라 작품 앞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답게 이 세부사항들을 직접 그리고 칠하기도 했다. 그 설명 자료들이 고스란히 책에 다 담겼다. 이 책을 시작으로 탱화, 청자, 벽화, 불상, 기와 등을 다룬 시리즈물 10권을 낼 예정이라 한다. 꼭 챙겨볼 만한 시리즈가 될 것 같다. 3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