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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단체장] 서울 새정치연 구청장 17명 재선 깃발… 與, 설욕은 없었다

    [기초단체장] 서울 새정치연 구청장 17명 재선 깃발… 與, 설욕은 없었다

    4년 전인 2010년 6·2 지방선거가 보편적 복지 논쟁으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치러졌던 ‘열전’이었다면 이번 6·4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해 선거운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요란하지 않게 치러진 데다 두드러진 쟁점 이슈도 없는 ‘냉전’에 가까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열전에서 냉전으로 변화했음에도 6·4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서울지역 구청장 선거 결과를 크게 보면 결국 ‘별다른 이변 없음’이다. 아니, 새누리당이 2002년 22곳에 이어 4년 뒤인 2006년 25곳의 구청장직을 모두 싹쓸이했다는 점, 지난 선거의 경우 보편적 복지 논쟁과 천안함 사태 등으로 인해 야권의 바람이 드셌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최소 몇 곳이라도 구청장직을 탈환했어야 하는데 판 자체를 크게 바꾸는 데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현직 구청장 대부분이 무난히 당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은퇴를 선언한 고재득 성동구청장과 중도 사퇴한 문충실 동작구청장 등을 제외하고 다시 공천장을 받아 든 새정치연합 소속 현직 구청장은 17명에 이른다. 이들은 모두 개표 초반부터 50%대를 넘나드는 지지세를 유지하면서 현직 수성에 바짝 다가섰다. 특히 이해식(강동), 유종필(관악), 김우영(은평), 박겸수(강북), 박홍섭(마포), 차성수(금천), 김영종(종로), 문석진(서대문) 후보 등은 개표 초반부터 새누리당 후보들과 10~20% 포인트 차이로 격차를 벌리며 앞서 나갔다. 문 구청장이 비켜 준 동작구에서도 새정치연합 이창우 후보가 무난히 앞섰다. 이 후보는 1970년생으로 서울 25명 중 가장 젊은 구청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판 전체를 좌우할 대형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세월호 사태로 야당 소속 현직 구청장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던 전망이 맞아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대신 무주공산으로 꼽히는 지역은 치열한 승부를 피할 수 없었다. 성동구청장의 경우 지역의 절대 강자로 불리던 고재득 구청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젊은 신인들이 출격해 관심을 모았다. 5일 오전 2시 기준 새정치연합 정원오 후보가 새누리당 장철환 후보를 49% 대 47%, 2% 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2002년 이후 잦은 구청장 선거로 인해 어수선한 구정이 어서 빨리 정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양천구청장 선거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교육 특구 목동이 끼어 있는 지역인 만큼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출신 오경훈 후보를 투입했으나 이제학 전 구청장의 부인으로 새정치연합 공천을 받아 낸 김수영 후보가 48% 대 47%, 1% 포인트 차이로 아슬하게 앞서나갔다. 가장 박빙의 승부처는 중랑이었다. 새누리당 소속 문병권 구청장이 3선에 성공했던 지역이다. 원래 야성이 강한 지역임에도 문 구청장이 활발한 지역개발 사업을 잇달아 성사시키면서 3선까지 내달렸다. 2010년 야당 바람에도 문 구청장이 당선돼 강남 3구와 견줄 만하다 해서 강남 4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강력한 지역개발의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나진구 후보를 공천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이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근종 후보는 3선 구의원으로 지역 사정을 꿰뚫는 토박이라는 점으로 어필했다. 나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조금씩 뒤처지더니 5일 오전 1시를 기점으로 0.6% 포인트 차이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개표 막판까지 가 봐야 당선자가 확정될 전망이다. 나 후보와 서울시 행정1·2부시장 시절을 함께 보냈던 새누리당의 최창식(중구) 후보는 51~52%의 득표율로 2위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려 대조를 이룬다. 강남 3구엔 큰 변동이 없다. 신연희(강남), 박춘희(송파) 두 후보는 현직 구청장에다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이라는 점을 등에 업고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은 모양새다. 서초구는 진익철 현 구청장이 탈당까지 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는데도 새누리당 조은희 후보가 5일 오전 1시 기준 47%대의 지지율을 꾸준히 보여 당선이 확실시된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야옹~ 우리 몸짓에 인간의 삶 투영하죠”

    “야옹~ 우리 몸짓에 인간의 삶 투영하죠”

    공연에 앞서 분장을 하는 데만 길게는 한 시간이 걸린다. 배우들이 직접 얼굴에 색색의 털과 고양이 수염을 그려넣고, 고양이 귀처럼 빳빳하게 위로 솟은 가발을 쓴다. 개성 있는 털이 달린 옷을 입고 고양이 꼬리를 달고 나면 배우들은 ‘고양이 분장을 한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무대가 아닌 곳에서도 고양이처럼 행동한다. 끊임없이 발등을 핥고, 얼굴을 긁으며, 서로를 비비는 ‘고양이 몸짓’은 분장실과 무대를 가리지 않는다. 무대 밖에서도 암컷들에게 인기 있는 수고양이 ‘럼 텀 터거’처럼 한껏 거들먹거리고, 한때 아름다웠지만 이제는 늙고 외로운 ‘그리자벨라’는 연습실과 분장실에서도 홀로 있다. 끝까지 배역의 섬세한 모습과 감정을 끌고 가기 위한 장치이자, 뮤지컬 ‘캣츠’(작은 사진)에 감탄하는 이유다.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만난 ‘캣츠’의 주역들과 상주 안무가는 “정말 힘들다”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안무가로서, 상황에 따라 스윙(대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에마 델메니코(32)는 “아침에 일어나면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 때가 있다. 그런데 무대에 오르면 모든 게 사라진다”면서 “‘캣츠’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영광”이라고 했다. ‘영광’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1977년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T S 엘리엇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1939)를 무대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가 가세하면서 1981년 5월 영국 런던에서 ‘캣츠’의 막이 올랐다. 이후 2002년 5월까지 21년 동안 8950회 공연됐고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1982~2000년 7485차례 무대에 올랐다. ‘캣츠’가 33년간 30여 개국에서 공연을 이어가는 동안 웨버와 매킨토시는 세계 뮤지컬의 거장이 됐다. ‘캣츠’가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에 대해 에린 코넬(28)은 “음악 자체의 힘”을 꼽았다. 코넬이 맡은 ‘그리자벨라’는 뮤지컬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노래 ‘메모리’를 부르는 고양이다. “웨버의 음악을 들으면 소름 끼칠 정도로 좋다”는 코넬을 거들며 에마는 “초연 당시 관객을 사로잡은 음악이 여전히 아름답다는 건 시대를 초월해 공감을 일으킨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매력 넘치는 고양이 럼 텀 터거를 연기하는 얼 그레고리(31)는 “언어와 나라의 장벽을 넘은 몸짓이야말로 작품의 강점”이라고 했다. ‘캣츠’에 나오는 고양이는 ‘30마리’다. 각자 사연과 역할이 있다. 소외된 노년(그리자벨라)과 부유한 삶(버스토퍼 존스)이 있고, 선지자(올드 듀터러노미)와 악(매캐버티)과 질서(스킴블샹스)가 존재한다. 고양이 세계에 투영된 인간의 보편적 삶인 셈이다. 전체 흐름은 그들의 대화를 이해해야 잡히지만, 각 캐릭터의 성격은 이들의 몸짓만으로도 분명히 드러난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체계적인 연습 과정을 거쳤다. “배우 중에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그레고리는 “평소에도 실제 고양이의 움직임을 보면서 따라하고, 거울을 보면서 내게 어떤 표정이 어울리는지 끊임없이 연습한다”고 소개했다. “연습을 시작한 지 2주가 지나면 연출가가 각 배우들에게 형용사 3개를 준다. 예를 들면 ‘게으르고, 에너지 넘치고, 폭력적인’이라는 걸 받으면 그걸 제대로 표현해 내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델메니코는 “어느 배우가 어떤 단어를 가졌는지 전혀 공유할 수 없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댔다. 이들이 만드는 개성 넘치는 고양이들은 오는 13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만날 수 있다. 6년 만에 올리는 이번 오리지널 공연에는 호주·남아공·영국에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배우들이 뭉쳤다. 8월 24일까지. 5만~14만원. 1577-3363.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교육감] 세월호 분노·단일화 효과 진보 초강세… 교육부와 갈등 불가피

    [교육감] 세월호 분노·단일화 효과 진보 초강세… 교육부와 갈등 불가피

    4일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후보들의 대거 당선을 이끈 요인은 ‘단일화 효과’였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명도에서 열세를 보인 교육감 후보들은 선거 공보물, 현수막, 포스터를 통해 ‘단일후보’임을 부각시키며 세월호 참사에 분노한 표심을 파고들었다. 실제 교육 경력이 미비한 정치인 출신들이 선거운동 초반 높은 지명도를 앞세워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주목받았지만, 선거 막판 검증 과정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는 상황이 연출됐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여론조사 선두를 유지하던 고승덕 후보는 막판 딸 희경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비판 글이 파문을 일으킨 뒤 수세에 몰리게 됐다. 반면 경쟁자였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아들 성훈씨가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지지 글에 힘입어 학부모들의 표심을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간 조희연은 사회적 약자를 어느 순간에나 생각하고, 지나칠 정도로 돈 욕심 없이 살았고, 누구보다 제 말을 경청해줬다”고 쓴 성훈씨의 글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며 호감을 얻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낙마한 조전혁 후보 역시 법을 어겨가며 전국교직원노조의 명단 공개를 강행하던 국회의원 시절의 ‘강성 이미지’가 오히려 행정가인 교육감직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로 분류됐다. 진보 진영과 다르게 보수 후보들은 17개 시·도 중 한 곳에서도 완벽한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보수 단체가 모인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 전국회의’에서 10명의 보수 단일후보를 발표했지만, 서울에서만 해도 고 후보가 또 다른 보수단체로부터 ‘좋은 교육감 후보’로 선정되는 등 분열상이 나타났다. 2010년 6명에서 17개 시·도교육감의 과반을 넘는 12~13명으로 ‘진보 교육감 벨트’가 확대되면서 보수 정권인 교육부와의 충돌은 더 빈번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이념 문제뿐 아니라 예산 배정과 집행 문제에서 양측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점쳐진다. 예를 들어 지난달 19일 진보 교육감 당선자들은 후보 시절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복지 확대 ▲혁신학교 확대 및 학교혁신의 보편화 ▲친일독재미화교과서 반대 및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3대 주요공약으로 발표했다. 교육복지 확대 공약에는 공립유치원 확충과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호봉제 실시 등이 포함된다. 공약별로 수십억~수천억원대 재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들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은 고교 무상교육 실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대입제도 단순화, 반값등록금 실현 등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공약 중 초등 무상 돌봄교실 확대, 만 3~5세 누리과정 지원 확대 등에 올해 예산을 우선 배정한 교육부와 이를 반대하는 진보 교육감들이 견해 차이를 어떻게 좁혀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진보 교육감들은 또한 재정과 정책집행을 위한 협상 대상을 확대하는 시도를 펴기로 했다.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공약 실현을 위해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위상을 강화해 국회, 대학교육협의회와 정례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기 진보 교육감들이 교육부의 각종 지시를 이행하는 것을 거부했다가 고발당하거나 교부금 지원을 삭감당한 전례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 간 이념 갈등 역시 당분간 수그러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당장 올해 하반기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볼 것인지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전교조와 가까운 진보 교육감 측과 교육부가 마찰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 벌써부터 전교조는 “오는 19일 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1심 판결에 따른 정부조치를 둘러싸고 교육감과의 의견 충돌이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민심이 반영된 교육감 선거를 통해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성찰하고 교육감과 협력적으로 국정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논평했다. 교육부가 미뤄 둔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처분 문제 역시 진보 교육감과 교육부의 갈등을 촉발시킬 뇌관으로 평가된다. 교육부는 지난달 13일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실명으로 올린 교사와 지난 15일 전교조의 시국선언 참여 교사 1만 5852명에 대한 징계방침을 밝히고 교육청별 명단 파악을 지시했다. 이미 강원·경기·광주·전남·전북 등 진보 교육감이 이끄는 교육청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교육부의 교사 명단 파악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이번에 확대된 ‘진보 교육감 벨트’에서 명단 파악을 집단적으로 거부하거나, 명단을 파악하더라도 징계권을 가진 교육감들이 잇따라 교사 징계를 거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투표시간까지 연장하며… 각본대로 권좌 오른 그들

    ■ 이집트 시시, 대통령 당선 확정… 최종 투표율 50%도 안 돼… 정당성 얻으려다 출발부터 ‘굴욕’ 압둘팟타흐 시시(60) 전 이집트 국방장관이 결국 새 대통령이 됐다. 선거일을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투표율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에 시작부터 ‘굴욕’을 겪었다. 3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28일 치러진 대선 개표 결과 시시가 득표율 96.9%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안와르 엘아시 선관위원장은 유권자 5400만명 중 시시가 2378만 표를 획득했으며 유일한 경쟁자인 함딘 삽바히는 3.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종 투표율은 47.4%에 불과했다. 2012년 대선 투표율 52%보다도 4% 포인트가량 낮다. 당초 시시는 대선 투표율이 74% 정도는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전 대통령을 몰아낸 그는 이번 투표율을 통해 전 정권 축출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국민의 지지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되레 정치적 타격만 입었다. 시시는 첫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제 이집트 재건을 위해 일해야 할 시간”이라며 자축했지만 당장 해결할 과제가 산더미다. 무르시 지지파는 ‘제3의 혁명’을 촉구하며 벌써부터 반발하고 있다. 빈약한 경제도 걱정이다. 낮은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 축소로 이집트는 수년간 빈곤 상태다. 아랍의 봄 이후 가계경제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못 느낀 이집트인들이 민주화보다 경제 부흥을 외친 시시를 선택한 만큼 경제난 타파가 시급하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 속에서 시시가 공포정치를 펼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미 이집트 내무부는 인터넷 감시를 확대하기로 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정치적으로 제약된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졌다는 주장이 나오는 만큼 대통령이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보호하는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시리아 알아사드 3선 연임 확실시… 투표자 많단 이유로 5시간 연장… 동·북부선 투표 못해 ‘반쪽 대선’ 3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16만명이 숨진 시리아에서 3일(현지시간) 대선이 실시됐다. 결과는 5일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바샤르 알아사드(48) 대통령의 3선 연임이 확실시된다. 어차피 이번 선거는 알아사드가 당선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반쪽짜리’ 선거이기 때문이다. 반군이 장악한 동·북부 지역에 투표함조차 설치되지 않아 수백만명의 표가 공중에 날아갔고, 상대 후보들은 인지도가 낮아 경쟁력조차 없었다. 투표는 당초 오후 7시 종료 예정이었지만 “투표 대기자가 너무 많아 시간을 연장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원칙 없는’ 발표에 밤 12시쯤 끝났다.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 등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유권자들이 전국 9601곳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앞으로 7년 동안 시리아를 통치할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내무부는 유권자가 1580만명이라고 밝혔지만 알레포를 비롯해 약 60%에 이르는 정부군 통제 밖의 지역에선 투표가 진행되지도 않았다. 난민 270만명 가운데 20만명만 투표권이 허용됐다. 이에 대해 CNN은 “역사상 가장 괴이한 민주주의의 패러디”라고 촌평했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번 대선에 대해 “불명예스러운 선거”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대선 후다. 알아사드가 또다시 당선되면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 이어 일가가 60년 동안 시리아를 통치하며 2대째 장기 독재를 이어가게 된다. 이미 알아사드 일가의 독재 정권 타도를 내걸고 2011년 3월부터 이어진 내전으로 시리아 국민 3분의1이 난민이 됐다. 특히 선거를 통해 명분을 쌓은 알아사드가 대대적인 반군 진압에 나설 것으로 예측돼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외국은 수학여행 인솔자 많고 보험사가 안전교육

    외국은 수학여행 인솔자 많고 보험사가 안전교육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됐던 수학여행이 이르면 2학기부터 재개된다. 교사와 학부모를 중심으로 이번 기회에 수학여행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창시절의 추억을 빼앗기게 됐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경제부처에서는 무더기 수학여행 취소로 인한 여행, 숙박, 운송 업계의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6월 중 수학여행의 안전성 담보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당초 학생 100명 안팎의 소규모 수학여행으로 개편하는 방향을 검토했다. 하지만 예산, 인력 등의 문제로 인해 당장 2학기부터 소규모 수학여행으로 개편하거나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일 해외 6개국의 수학여행 안전 대책을 연구, 발표했다. 프랑스, 캐나다,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미국 등이 대상국이다. 국가마다 수학여행의 형식과 프로그램에서는 차이가 있었지만, 안전 대책에서는 닮은꼴이 있었다. 안전을 책임질 인솔자를 많이 동원하고, 보험에 재원을 아끼지 않고, 보험사가 나서서 사전 안전교육을 철저히 실시한다는 점이다. 먼저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의 교외 활동으로 한국의 창의적 체험학습과 비슷한 단기 체험학습과 우리의 수학여행과 비슷한 1~5일짜리 장기 체험학습을 운영했다. 단기와 장기를 막론하고 프랑스에서는 모든 교외 활동에서 학생 15명당 2명의 교사 배정을 원칙으로 정했고, 장기 체험학습에 갈 때에는 응급처치와 안전교육이 가능한 요원을 추가로 동반시켰다. 참가 학생이 16명 이상이면 8명당 자원봉사자, 학부모, 다른 교사 등 인솔자를 1명 추가 배정하도록 되어 있다. 캐나다에서는 수학여행과 비슷한 교육활동을 ‘필드트립’(field trip)이라고 부른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졸업을 앞두고 졸업여행 형태로 실시된다. 필드트립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교육청별 규정이 다른데 온타리오주 요크시교육청에서는 성인 인솔자 1명당 학생 수를 유치원 5명, 1~3학년 8명, 4~6학년 10명, 7~9학년(한국의 중학교) 13명, 10~12학년(한국의 고등학교) 15명으로 제한했다. 필드트립이 5일 이상 이어지면, 고학년이더라도 인솔자 1명당 10명의 학생을 배정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캐나다 수학여행은 비싼데, 한 초등학교 8학년(한국의 중학교 2학년)의 3박 4일 버스여행 경비가 8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단 이 가운데 3분의 1은 여행보험료다. 독일에서는 초등 3~4학년부터 짧게는 1박 2일에서 길게는 2~3주 이어지는 ‘클라센파트’(Klassenfahrt)를 실시한다. 단순 여행 목적일 때도 있지만, 학교에서 가르치기 어려운 스키나 수상스포츠를 가르칠 때도 있어서 기간이 길다. 학부모들은 수학여행 일정을 짤 때뿐 아니라 위험요인 점검을 학교와 함께 하고 의사나 응급처치 관련 일을 하는 학부모가 여행을 함께 가기도 한다. 모든 독일 학생은 독일 법정 사고보험사(DGUV)에 가입하는데, DGUV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와 교육 업무도 담당한다. 사고가 나면 보험사 역시 손실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핀란드 학생들이 중학교 3학년 이후 중·남부 유럽 등지로 매년 가는 ‘수련학교’는 최대 9일 동안 진행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다. 여행을 가려면 지역교육청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 교통 수단은 모두 지역교육청이 선정한다. 여행의 모든 책임은 책임교사가 지고, 인솔을 원하지 않는 교사는 불참할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을 ‘스쿨라이스’(schoolreis)라고 한다. 고등학교 1~2학년이 되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으로 국외 수학여행을 간다. 학교는 여행을 떠나기 6개월 전부터 여행지, 숙박업소, 일정, 보험, 교통수단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가정마다 통지한다. 미국의 현장학습에는 ‘샤프론’이라고 부르는 학부모 인솔자 동행이 보편화되어 있다. 현장학습은 소규모로 진행되고, 주로 특별활동부가 수강과목 반별로 활동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원시인도 캠프파이어를? 선사시대 ‘야영지’ 발견

    원시인도 캠프파이어를? 선사시대 ‘야영지’ 발견

    구석기시대 원시인들도 현대인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구워먹거나 담소를 나누는 캠프파이어를 즐겼을까? 최근 영국 런던 도심 한복판에서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해줄 흥미로운 유적이 발견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NBC뉴스는 영국 런던 남부 복스 홀 지역 공사현장에서 구석기 시대 야영장 유적이 발견됐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영국 내 미국 대사관의 새 건물이 들어설 예정으로 한창 기초공사가 진행 중인 와중에 우연히 각종 유물이 출토됐다. 이 유물은 런던 고대유적 박물관(Museum of London Archaeology) 소속 고고학 연구진들에 의해 정밀 분석이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기원 전 70만년~1만년 사이 구석기시대 것으로 파악됐다. 출토된 유물은 12m에 달하는 물고기 덫, 낚싯대, 부싯돌 등으로 모닥불을 피운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잔재와 그을린 흙 공간에서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각종 동물, 물고기 뼈들도 함께 발견됐는데 이는 해당 장소가 구석기인 들이 각종 동물을 사냥한 뒤 불을 피워 구워먹던 일종의 야영장임을 짐작하게 한다. 해당 장소가 구석기 캠프장소라는 유력한 증거는 또 있다. 지질학적으로 해당 장소는 구석기시대에 모래와 자갈이 풍부했던 강가였다. 당시 이 지역의 토양은 비옥했고 날씨는 건조했으며 강과 인근에 물고기, 동물이 풍부했기에 선사시대 인들이 머물기에 안성맞춤이었다는 것이 연구진의 생각이다. 박물관 수석 고고학자 카시아 오코스카 박사는 “선사시대 인들은 아직 정착에 익숙하지 않아 임시로 야영지를 구축한 뒤 낚시와 사냥을 통해 생활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을 것”이라며 “해당 유물들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사 시대 템스 강 유역 구조를 짐작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어쩌면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고고학 증거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Museum of London Archaeology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北, 김정욱 선교사 무기교화형…정부 “국제사회 통해 석방 노력”

    정부는 북한에 억류중인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김씨의 조속한 석방과 송환을 북한에 촉구했다. 정부는 1일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형식적 재판 절차를 일방적으로 진행해 우리 국민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정부는 북측의 이번 조치가 국제규범은 물론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도주의 정신을 심히 위반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국제적십자위원회 등 기구나 북한과 외교 관계를 갖고 평양에 공관을 둔 외국과 협조해 김 선교사와 관련해 여러 협조를 요청했는데 북한의 반응이 없다”며 “앞으로도 국제사회를 통해 계속 석방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선교사가 국가전복음모죄, 간첩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비법(불법)국경출입죄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고 공개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北 인질 잡아놓고 인천 오겠다는 것인가

    북한이 우리 측 선교사 김정욱씨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우리 측과 국제사회는 여러 차례 김씨의 석방 및 송환을 요구했으나 북한 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형식적 재판 절차를 일방적으로 진행해 중형을 선고했다. 김씨가 지난해 10월 초 북한에 들어가 체포된 이후 8개월 가까이 하루속히 석방돼 집에 돌아오기만을 가슴 졸이며 기도했던 가족들로선 귀를 의심하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김씨가 재판에서 평양에 지하교회를 만들려고 입북한 사실 등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에 대한 중형 선고에 대해 “외세를 등에 업은 괴뢰 역적패당의 동족대결 책동에 동조하면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로지 종교적 목적 하나만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에 들어간 김씨에게 덧씌운 죄목은 너무도 무시무시하다. 국가전복음모죄, 간첩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불법 국경출입죄 등이 망라됐다. 하지만 김씨에 대한 북한의 중형 선고는 일단 그 절차부터가 잘못됐다. 가족은 물론 우리 측 변호인의 접견조차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채 재판이 진행되는 등 김씨 개인의 방어권은 철저하게 무시됐다. 국제규범은 물론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도주의 정신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이처럼 비인도적이고 야만적인 사법 절차를 만천하에 드러내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김정은 제1비서에게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씨 사건을 통해 북한은 또다시 국제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김 제1비서는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 그토록 강조하는 동족적 관점에서도 김씨는 조속히 석방돼야 한다. 과거 잘못을 인정도, 사죄도 않는 일본과 웃으며 손을 맞잡고 납북자 문제 재조사 등에 합의한 북한이 동족인 김씨에겐 그토록 가혹한 이유가 도대체 뭔가. 행여 김씨를 인질 삼아 우리 측에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이라면 더더욱 민족과 역사에 씻지 못할 죄를 짓는 일이다. 개인의 운명을 협상카드로 삼을 권리는 세상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더 나쁜 영향을 줄 뿐이다. 더욱이 북한은 얼마 전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았는가. 북한이 김씨를 장기억류하면서 대규모 선수단을 인천에 보내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지금이라도 인도적 견지에서 김씨를 조속히 석방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정부도 북한의 반응이 없다는 점만 탓하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김씨 송환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 박서원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장남, 콘돔 사업 진출 화제

    박서원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장남, 콘돔 사업 진출 화제

    박서원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장남 콘돔 사업 진출 화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36)씨가 이끄는 광고회사 빅앤트인터내셔널이 콘돔 사업에 뛰어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혼모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공헌사업으로 수익금은 공익적인 목적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빅앤트는 ‘바른생각’이라는 브랜드로 다음 달부터 콘돔 판매에 들어간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전국 GS25를 통해 판매를 시작해 차차 약국, 편의점 등으로 판매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콘돔은 국내 전문 제조업체에 위탁해 생산하며 초기 주문량은 50만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앤트는 TV 등 전통매체가 아닌 소셜미디어(SNS) 같은 온라인 기반 마케팅으로 젊은 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콘돔 판매 수익금은 성(性)과 관련한 사업 후원 기금으로 사용하고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콘텐츠 제작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바른생각’이라는 브랜드명에는 ‘부끄럽지 않게 사용해야 하는 바른제품’이라는 의미를 담았으며, 제품 외관 디자인은 콘돔을 구매할 때 느끼는 불편함을 덜 수 있게 단순하고 담백하게 처리했다. 박서원 빅앤트 대표는 “늘어나는 미혼모를 보면서 콘돔과 피임약 사용을 보편화하는 것이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콘돔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없애고 청소년들도 콘돔을 구입하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여기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취지”라고 말했다. 박서원 대표는 세계 광고인들의 등용문인 미국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 출신으로 2006년 빅앤트를 설립했다. 2009년 반전을 테마로 한 광고 작품을 통해 한국인 최초로 5개 주요 국제 광고제를 석권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박서원 대표는 지난해 2월에는 KBS2 ‘이야기쇼-두드림’에 출연해 자신이 살아온 과정과 아버지 박용만 회장 등에 대해 진솔한 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서울시 기초단체장] 서초구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서울시 기초단체장] 서초구

    2010년 6·2 지방선거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서초구 판세는 초박빙이었다. 진익철 후보가 33.2%, 곽세현 후보는 31.7%를 기록한 결과도 나왔다. 1.5% 포인트 차이란, 선거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사실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새누리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지역에서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보편적 복지 논쟁, 야권 단일화 등 야권의 호재가 쏟아진 덕분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결과는 진 후보 60.3%, 곽 후보 39.7%로 나타났다. 20% 포인트는 당시 강남 3구 가운데 가장 큰 지지율 격차였다. ‘역시나’일까, ‘혹시나’일까는 여기에서 갈린다. ‘역시나’ 쪽은 서초의 두꺼운 보수층을 앞세운다. 서초에는 땅 부자, 빌딩 부자가 많은 강남과 달리 대학교수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일정 수준 이상 교육을 받은 양식을 갖춘 보수층이 두껍다는 점을 자랑으로 내세운다. 바람 불어봤자 두꺼운 보수층의 계급투표 앞에선 무용지물이라고 본다. ‘혹시나’ 쪽은 변화의 바람이 한번에 판을 엎을 수는 없겠지만, 일단 시작된 이상 멈출 수 없다는 쪽에 건다. 더구나 이번에는 조은희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여성 전략공천에 반발, 현 구청장인 진 후보가 무소속으로 독자 출마를 강행했다. 새누리당 표를 두 후보가 나눠 가지는 셈이다. 지난 선거에 비춰 보면 20% 정도의 지지율만 가져가 버리면 야당이 승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선거엔 세월호 여파도 있다. 물론 기호 1번에 대한 절대적 충성이란 경험칙을 믿는 축도 있다. 서초 선거가 관심받는 이유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문재인-김영배, 성북 표심 공략

    문재인-김영배, 성북 표심 공략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8일 김영배 같은 당 서울 성북구청장 후보와 함께 성북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성북구가 여러 대학이 밀집한 곳이라 젊은 층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문 의원이 적극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성신여대 인근 돈암제일시장을 찾아간 문 의원은 상인들에게 “김영배 후보 잘 부탁드린다”라며 화끈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 또한 민원을 듣는 등 상인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후 고려대 안암캠퍼스 근처로 자리를 옮긴 두 사람은 젊은이들을 상대로 사전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학생들에게 “30일과 31일 신분증만 챙겨서 가까운 주민센터로 가면 된다”고 소개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6학번인 김 후보도 사전 투표의 필요성에 설명했다. 민선 5기 현직 성북구청장인 김 후보는 4년 임기 동안 참여와 소통, 보편적 복지와 기회균등의 가치를 우선으로 구정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방선거 대표 공약으로 ‘사회적 가치 기본법’을 내세운 가운데 문 의원과 더불어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뜨거운 논의를 벌이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사이비보다 더 나쁜/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사이비보다 더 나쁜/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최근 중동을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의 설전을 다룬 외신보도가 있었다. 예루살렘의 공식행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예수는 여기 이 땅에 있었으며 히브리어를 썼다”고 하자 교황이 불쑥 “예수는 아람어를 썼다”고 응수해 긴장감이 돌았다고 한다. 저명한 유대 역사학자의 아들로 알려진 이스라엘 총리와 12억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수장의 공방이 왠지 씁쓸하다. 예수가 무슨 언어를 썼는지를 놓고 벌였던 두 사람의 짧은 신경전은 해프닝쯤으로 치부할 수 있을 터. 하지만 국내 기독교에서 교리를 둘러싼 공방과 마찰은 훨씬 심각하다. 정통과 그 대척점, 이른바 이단·사이비의 극렬한 대립이다. 정통 쪽에서 볼 때 이단은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사탄’이며 사이비는 ‘빨리 없어져야 할 사악한 무리’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주류와 비주류의 대립’쯤으로 보는 정통과 이단·사이비를 가름하는 기준은 사실 애매하다. 실제로 이단으로 몰려 비주류에 비켜섰다가 정통으로 인정받아 개신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단이 적지 않다. 정통에는 권위와 신뢰가 따라붙는다. 응당 그 자리에서 할 만한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과 집단이라는 공유의 인식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권을 비롯해 학계, 언론계, 종교계에서 분출하는 막말을 보면 정통과 이단·사이비의 보편적 구분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민간 잠수사들이 시신 1구 수습 시 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한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람들이 엄청 죽을 것”, “유가족이 무슨 벼슬 딴 것처럼 생난리를 친다. 그래서 미개인이란 욕을 먹는다.” …. 그중에서도 특히 믿음·소망·사랑의 귀중한 가치를 실천해야 할 목회자들의 막말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경주 불국사로 수학여행을 가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나.”, “세월호 사고가 난 건 좌파, 종북자들만 좋아하더라. 추도식한다고 나와 막 기뻐 뛰고 난리야.” 정통 교단의 핵심 간부와 목회자의 말이라곤 믿을 수 없는 막말들. 편 가르기와 독선에 매몰된 그 언사들은 시정잡배, 이를테면 정통에서 말하는 이단·사이비의 것들과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그 말들엔 더 독한 반응 일색이다. “십자가에 매달아 손발에 쾅쾅 못 박아드리고 싶다.”“사탄도 저렇게 포악한 사탄은 없을 것.” …. ‘한 번의 말을 하기 위해 세 번을 생각해 보라’는 공자의 ‘삼사일언’(三思一言) 교훈을 들먹여봐야 이젠 생뚱맞을 것 같다. 아니 그보다는 입으로 지은 죄를 지은 사람이 죽어서 간다는 불교의 발설지옥(拔舌地獄)이 더 설득력이 있을까. 형틀에 매달려 입에서 혀를 뽑히고 혀를 몽둥이로 짓이겨 크게 부풀어지게 하는 고통의 지옥. 몹쓸 막말인 구업(口業)의 경계가 어디 불교의 발설지옥뿐일까. 그런데 우리는 그 막말들에 너무 관대하다. 그저 자리에서 물러나고 사과 정도의 뒤처리. 권위와 신뢰를 짓뭉개고 사람들의 영혼을 죽게 만드는 그 해악을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 사이비보다 더 나쁜, 그 정통의 사이비들 말이다. kimus@seoul.co.kr
  • [이슈&논쟁] 행정고시 축소

    [이슈&논쟁] 행정고시 축소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공직사회가 안고 있던 아킬레스건인 전문성 부족과 민관 유착 관행이 또다시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 잦은 순환보직의 영향으로 안전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해양 부처에서 퇴직한 관료들이 선박 안전을 책임지는 산하기관에 들어가 공직 인맥을 악용해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무력화시켰다.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간관리자급 채용 제도인 5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시험(5급 공채) 선발 규모 축소 계획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채용 제도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5급 공채 선발 인원을 줄이고 민간 전문가를 공직에 많이 데려오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5급 공채 존폐 여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다양한 공무원 인재를 선발하고 이익 집단화된 5급 공채 출신 공무원들의 카르텔 문화 극복을 위해 시험 전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5급 공채 폐지가 ‘관피아’ 척결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제2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퇴직 공무원들의 엄격한 취업 관리가 우선이라 맞서고 있다. [贊] 김재일 단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관피아 등장·‘사다리’ 역할 무색…민간 경력자 채용해 폐해 척결을 국민 대부분이 행정고시로 알고 있는 5급 공무원 공채시험은 1973년 전형에 학력 제한 조건이 폐지됨에 따라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인재 선발 방식’으로 인식돼 왔다. 가장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선발된 엘리트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은 부정부패와 같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요인으로 작동해 왔으며, 길고 어려운 고시 공부 기간 동안 국가행정에 대한 열정은 높은 충성심으로 연결됐다. 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나 국립외교원처럼 공적 또는 사적 교육비의 투입 없이 검증된 엘리트 계층의 인재를 확보해 공직사회에서 일정한 질적 수준의 확보도 가능하게 했다. 엘리트 집단 내 경쟁을 유도해 고시 합격 동기 및 선후배 간 건전한 경쟁체계를 형성, 국가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대한민국 인재의 산실 역할을 해온 고시 제도가 최근 공직윤리를 저버린 일부 관료를 일컫는 신종어인 ‘관피아’의 등장과 함께 ‘왜 폐지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관피아는 ‘관료+마피아’의 합성어로 관료라는 동질성을 바탕으로 형성돼 범죄집단 마피아와 유사한 행위를 저지르는 조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피아란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관리하는 특정 지역에서 상인들에게 ‘보호’라는 명목으로 갈취행위를 하는 집단이며, 구성원은 마치 가족처럼 유기적이다. 따라서 관피아는 자신들이 속한 관료 집단이 관리하는 유관 단체들을 보호해 주고 거기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그 실체가 확인되면서 고시 폐지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시 제도가 가지고 있었던 경제적 및 사회적 소외계층의 사다리 역할론은 최근 합격생들의 50% 정도가 특목고·자사고 및 강남 지역 고교 출신이라는 것만 봐도 그 취지가 퇴색했음을 알 수 있다. 또 근래에는 주거비, 생활비, 학원비 등 매월 수백만원이 투입돼야 합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여러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울러 공직 내 고시와 비(非)고시의 이분법적 분류를 통해 고시 출신 간 경쟁보다는 기수별 승진과 전보를 통한 공직 문화의 나눠먹기식 폐쇄성이 만연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시험만을 통해 합격해 외부와의 교류 부족으로 발생하는 환경과의 부적합성은 사회 변화에 대한 낮은 대응성을 야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시 제도 폐지 때 발생할 수 있는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를 지적하지만 민간 경력자 채용은 민관을 넘어 세계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효과성이 입증된 가장 보편적인 채용 방식이다. 또 국가 발전을 위해 엘리트 인재의 획일적 선발의 필요성은 정부와 관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경제개발 시대에는 적합한 제도였지만 지금처럼 다양성이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민관 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해 새로운 인재가 항상 영입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공직사회를 활성화시키고 관피아의 폐해를 막을 수 있을 길이다. 물론 모든 고시 출신 공무원이 관피아는 아니다. 하지만 한 방송 매체의 조사에서 보도됐듯이 전 공공기관 임원의 약 50%가 관료 출신이라는 것은 관피아 문제가 광범위하고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학연, 지연, 심지어는 ‘흡연’까지도 중요한 인맥으로 생각하는 우리의 관계중심적 사회(원칙보다는 상황적 요인이 핵심가치)에서 고시 출신이라는 동질성으로 종적(부처 내), 횡적(부처 간)으로 끈끈하게 연결된 ‘엘리트 카르텔’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지난 60여년간 유지돼 온 고시제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反] 진재구 한국인사행정학회장·청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세월호 참사 책임 돌리기에 불과…엄격한 퇴직 관리서 해법 찾아야 많은 언론이 세월호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이른바 ‘관피아’ 문제를 지적하면서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담화와 함께 관료사회 개혁을 위해 ‘고시’로 통용되는 5급 공무원 공채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 방안이 담고 있는 논리는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관료들의 전문성 결여와 민관 간 유착 문제가 5급 공채 방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즉 매년 일정 시기에 학력과 경력의 제한이 없이 누구나 응시할 수 있게 하는 5급 공채가 분야별 전문가의 공직 진입을 어렵게 하고, 공채 기수별 집단주의로 변질돼 이들이 고위직으로 갈수록 하나의 거대한 ‘관료 이익 집단’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진단과 해법은 결론부터 말하면 틀렸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틀렸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잉태하는 긁어부스럼식 해법이다. 우선 이 대안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고, 비난의 화살을 정치권으로부터 관료 사회로 향하게 하는 정치권의 ‘관료 때리기’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세월호 참사의 중심에는 행정규제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대기업이나 이익 집단의 이익에 충실한 법률과 정책 양산을 주도한 정치권이 있다.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엉뚱한 해법을 내놓은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너무나 논리가 박약한 해법을 들고 나온 셈이다. 설사 범위를 좁혀서 세월호 참사 발생 원인을 관료 집단의 책임으로 규정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드러난 민관 간 유착과 관료 부패 문제는 공무원 채용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엄격한 퇴직 관리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관피아 문제는 고위 관료들이 퇴직 후 과거 자신들이 감독하고 규제하던 민간 기업이나 협회에 재취업함으로써 정부 규제의 칼날을 무디게 하거나, 민간 기업과 협회에 유리한 법령과 정책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제도화되고 집단화된 관료 부패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일로 불거진 5급 공채 폐지론의 논리는 이런 관피아의 문제가 5급 공채에서 비롯된다는 것인데, 5급 공채 제도가 폐지되면 7급 공채 출신이나 민간 경력자 출신 관피아가 새로 형성될 것은 자명하다. 관피아나 민관 간 유착 관계가 생겨나는 것은 민간 기업이나 협회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부 규제를 없앰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관료 영입 전략과 퇴직 고위 관료들의 탐욕이 맞물려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5급 공채를 폐지하거나 대폭 줄이고 민간 경력자를 채용하면 이번 세월호 사태에서 나타난 관료의 비전문성과 무능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또한 근거가 박약한 낙관론일 뿐이다. 정부의 업무 중에는 오히려 민간 부문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전문가를 찾을 수 없는 분야가 더 많다는 점, 민간 경력자 채용 과정에 참여해 본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오랫동안 민간 기업에 근무한 경력자들은 학교를 갓 졸업한 5급 공채 신입 공무원에 비해 오히려 공익과 봉사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박약한 경우가 많다는 점, 과거에 민간 경력자 특채 제도가 정실 임용의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가 있어서 지금도 일반 국민의 불신이 매우 높다는 점 등은 민간 경력자 채용 제도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이다. 정부가 내놓은 5급 공채의 축소와 민간 경력자 채용 확대 방안은 공직의 충원 경로를 다양화하고 개방성과 경쟁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유의미한 것이지만, 이른바 관피아 문제의 척결을 위한 대안으로써는 틀린 해법이다.
  •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서울시 기초단체장] 강북구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서울시 기초단체장] 강북구

    리턴 매치다. 새누리당은 서울시의회 의장을 지낸 김기성 후보를 내놨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박겸수 현직 구청장이다. 2010년 선거 때 똑같이 두 후보가 격돌했다. 제법 큰 표 차이로 박 후보가 이겼다. 그런데도 김 후보는 아쉽다며 입맛을 다신다. 해볼 만한 한판 승부였는데 보편적 복지 논쟁이 불어닥치는 바람에 놓쳤다고 생각한다. 인물로 어필해 볼 기회를 잡기도 전에 바람에 휘말려 갔다는 것이다. 박 후보도 쓰라린 경험이 있다. 2002년 당내 경선에 패배한 후보가 경선에 불복, 출마를 강행함으로써 야권 표가 분열되는 바람에 2% 포인트 차이로 쓴맛을 봤다. 두 후보 모두 그때의 경험이 정치적으로 성숙해지는 데 아주 큰 교훈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경쟁은 더 치열하다. 아픔을 겪은 만큼 두 후보 모두 밑바닥에서부터 지지세를 탄탄히 쌓아 올리는 데 큰 비중을 뒀기 때문이다. “상대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리지만 자기가 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는 점에서는 두 후보가 똑같다. 강북구는 원래 야당 강세 지역이다. 역대 지역 국회의원도 거의 대부분 야당 출신들에게 돌아갔다. 김 후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오랜 야당 지역으로서 바닥에서부터 다진 끈끈한 틀이 만만찮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강력한 개혁 구호를 통해 이런 어려움을 뚫고 나간다는 복안을 세웠다. 박 후보는 강북 지역 시의원에다 구청장으로 일하며 쌓은 토대와 기반 덕분에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후보자 인터뷰] “무상보육 등 재정 해결 중앙정부와 협의”

    [후보자 인터뷰] “무상보육 등 재정 해결 중앙정부와 협의”

    “전화위복입니다. 궁금증이 최대치로 올라갔다가 막판까지 가서 제가 후보로 딱 결정되니 ‘역시 당신뿐이구나’라면서 저에 대한 평가가 오히려 더 좋아졌습니다.” 자존심 상하지 않았느냐, 섭섭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구청장으로 성실하게 4년을 보냈고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현역에게 경선을 거치도록 했으니 말이다. “후보가 됐으면 끝난 거지요”라며 박겸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웃어 넘겼다. 한 걸음 더 나가 “늦었지만 오히려 경선 덕분에 관심이 저에게로 쏠린 것 같아 더 좋다”고도 했다. 박 후보가 보기에 지난 선거의 보편적 복지 논쟁처럼 큰 이슈가 이번 선거에는 없다. 그렇다면 남은 건 현역 때 업적에 대한 구민들의 평가다. 박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해 아주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우선 청렴도가 큰 폭으로 올라갔습니다. 일단 뒤에서 딴짓을 하지 않는다,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데는 인정받은 겁니다. 그리고 공약 이행 평가에서 각 기관으로부터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약속하면 그 약속을 성실하게 지켜냈다는 겁니다.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에게 그 이상의 자산이 어딨습니까.” 실제 서울시는 물론 보건복지부와 안전행정부 등 중앙부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같은 시민단체 등에서 강북구는 여러 분야에 걸쳐 최우수구로 뽑혔다. 그럼 시즌2가 시작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1기에서 기본기를 다졌고 미래를 구상했다면, 2기 들어서서는 확실한 신뢰 위에서 구상한 미래를 하나씩 하나씩 착착 현실로 만들어 나가야죠.” 4·19문화제 등을 토대로 한 역사문화관광도시로서 강북구의 미래상을 제시했고, 미아사거리 상업지구 지정을 받았으며, 국립공원 북한산으로 인한 고도제한을 완화해 놓았으니 이제 2기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이야기다. “솔직히 2기에서 새롭게 내세울 만한 공약은 없습니다. 그러나 청렴과 공약이행으로 구민들의 신뢰, 구청 직원들의 헌신을 이끌어 낸 1기의 성과를 잘 봐주십시오. 2기가 바로 1기를 이어받아 자랑스런 강북을 만들 것입니다.” 가장 아쉽고 곤란했던 문제로는 역시 재정을 들었다. “당선되면 당장 서울시, 중앙정부와 협의에 들어가야 합니다. 각 자치구의 예산 문제가 심각합니다. 무상보육, 기초노령연금 문제가 아주 큽니다. 국가가 정책으로 풀겠다고 했지만, 그에 걸맞은 지원도 내놔야 하는 겁니다. 그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해결에 앞장서겠습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직장인들 허리통증 및 어깨통증…카이로프랙틱으로 자세교정 가능

    직장인들 허리통증 및 어깨통증…카이로프랙틱으로 자세교정 가능

    보통 직장인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처리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컴퓨터를 하다 보면 의자에 앉은 자세가 구부정해지거나 비뚤어질 수 있다. 혹은 거북이처럼 목을 빼고 앉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좋지 않은 자세로 앉아 일을 한다면 경추와 어깨근육이 긴장하게 된다. 이에 목이 뻐근해지거나 목덜미, 날갯죽지 등에 복합적으로 통증이 일어나는 어깨통증이 유발되기도 하고 허리의 근육 또는 인대의 긴장됨에 따라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허리통증은 허리관절에 과부하가 생기면 척추관절과 디스크, 근육에 무리를 주게 돼 발생되는데, 심해지면 허리가 끊어지는 듯하거나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의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심할 경우엔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어깨통증이나 허리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업무 중에도 틈틈이 쉬면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면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허리를 앞뒤로 수그리거나, 옆으로 상체를 기울어기나, 혹은 좌우로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방식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쉬운 방법이다. 또한 앞으로 목울 굽히거나 머리를 잡고 목을 살짝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양쪽 어깨를 올렸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뭉친 어깨와 목의 근육을 풀 수 있다.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서 가끔씩 자세를 고쳐 앉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컴퓨터 모니터가 눈높이보다 낮으면 등과 목이 수그리게 되기 때문에 눈높이에 맞게 놓고 글자 크기를 크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팔꿈치를 기대려고 책상에 팔을 올리고 마우스와 키보드는 멀리 두는데 이러면 어깨와 목이 앞으로 빠지게 되므로 몸에 가까이 붙이는 게 바람직하다. 한편 많은 사람들은 잘못된 자세로 인한 몸의 통증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이에 파스를 붙이거나 간단한 물리치료만 받곤 한다. 전문의들은 어깨나 허리 등 몸에 통증이 계속된다면 스트레칭이나 파스, 물리치료 외에도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카이로송의원에서는 몸에 통증이 있을 시 근육, 근막, 자세, 운동, 영양, 신경 등 다양한 접근의 치료와 검사를 병행해 개인의 맞는 치료법을 찾고 있다. 검사는 전척추기립방사선검사, 자세분석검사(자세, 체형검사), 족저압검사, 하지정렬검사, 3차원 골반계측검사, 등균형검사, 소뇌(안구)검사, 체신경검사 등을 시행하며, 치료법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카이로프랙틱, 롤핑, 특수척추교정치료, 자세교정 맞춤코칭, 소뇌 및 전정기관 기능향상 운동, 운동치료 등을 진행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 통증제어치료인 주사요법을 시도한다. 특히 카이로프랙틱은 손으로 물리적인 힘을 통해 비뚤어진 뼈를 교정하여 관절의 움직임을 정상화시키는 방식인데, 통증을 줄이고 신경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로, 통증치료 및 자세교정에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졌다. 카이로송의원 송준한 원장은 “미국에서 11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카이로프랙틱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인정한 의학으로 이미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 된 비수술 치료법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이는 통증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신경기능이상이나 내장의 이상을 회복시켜 환자의 근본적인 건강증진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NASA가 인정한 우주식량… 친환경 산업소재 가능성도

    미항공우주국(NASA)은 2002년 우주인의 식량 공급과 공기 정화를 위한 작물로 콩을 선택했다. 그리고 우주정거장에서 최초로 재배에 성공했다. 우주왕복선 엔데버호에 실려간 콩은 우주정거장에서 발아부터 성숙까지 97일간 한살이(싹이 트고 자라서 다시 꽃을 피고 씨와 열매를 맺어 한 세대를 끝내는 과정)를 마치고 83개의 종자가 수확된 뒤 귀환했다. 콩이 보유한 완전식품의 가치를 인식하고 미래 우주식량으로서 가장 적합한 작물로 선택된 것이다. 앞으로 식량위기를 극복할 핵심기술은 생명공학기술이다. 이 첨단기술로 개발된 것이 유전자변형(GM) 콩이다. 2013년 기준으로 전 세계 GM작물 재배면적은 1억 7400만ha인데 이 중 콩이 45%로 가장 많다. 또 제초제 저항성 GM콩이 세계 콩 재배면적의 74%를 차지한다. 재배 과정에서 잡초를 손쉽게 제거하기 위해 제초제에 견디는 유전자를 콩에 넣은 것이다. 2011년 GM 종자시장 규모는 132억 달러(약 13조 5000억원)로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제초제 저항성에 이어 건강 기능성이 향상된 2세대 GM콩의 상용화가 임박한 상태다. 콩이 산업 소재로 사용된 것은 1910년대 콩기름을 이용한 비누가 처음이다. 이후 콩 단백질을 원료로 한 접착제가 개발됐고, 플라스틱, 인쇄잉크, 바이오디젤, 윤활유, 콩섬유, 건축자재, 주방세제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석유화학제품이 대량 생산되면서 산업적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지만 최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콩을 이용한 친환경 산업 소재 산업은 다시 각광받고 있다. 콩기름은 미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바이오디젤 연료다. 또 석유화학 플라스틱보다 강도가 높은 바이오플라스틱과 콩 단백질 천연섬유가 개발되고 있다. 1933년 세계 최초로 콩 플라스틱으로 자동차를 만들었던 미국 포드사는 2008년 차체 일부와 좌석, 내장재를 콩 섬유로 제작해 자동차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콩 단백질로 만든 콩섬유는 친환경 천연 섬유로 실크와 비슷한 느낌을 주며, 화학섬유와 혼방도 가능하다. 콩은 세계인에게 건강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최근 식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식생활법, 즉 ‘매크로바이오틱 식이요법(Macrobiotic diet)’이다. 2008년 미국대두협회에서 조사한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미국인의 85%가 콩 식품을 건강식품으로 인식했다. 동물성인 고기, 우유, 치즈 대신 식물성인 콩, 두유, 두부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고 관련 전문점이 증가 추세다. 아시아 지역은 콩을 축복의 상징으로 여겨 관련 축제가 많다. 중국의 안후이성 화이난시(淮南市)는 2200년 전 두부가 처음 만들어진 곳으로 매년 두부문화축제를 연다. 우리나라의 파주 장단콩 축제, 순창 장류 축제를 비롯해 일본의 오야마 두부축제, 세쓰분 축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두부페스티벌 등도 있다.
  • 현명한 라식·라섹소비자일수록 선택은 신중하게

    현명한 라식·라섹소비자일수록 선택은 신중하게

    라식수술이 대중화되면서 소비자 스스로가 혹시 발생할지 모를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대비책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보편화된 것이 라식소비자단체에서 무료로 발급하는 라식보증서로, 소비자의 권익보호와 부작용 예방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수술 전후의 안전관리와 수술 후 부작용에 대한 배상체계 등을 법적으로 명시하여 소비자가 안전한 수술환경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라섹수술을 받은 안의규(가명, 31세) 씨는 라식소비자단체에서 발급하는 라식보증서를 통해 각막혼탁을 예방했던 케이스이다. 안 씨는 “라식보증서를 통해 수술을 받은 경우 라식부작용 사례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라식수술을 결심하자마자 바로 라식보증서를 발급 받았다”며 “약관을 꼼꼼히 읽어 보며 유사시 보증서에 의해 보호 받을 수 있는 점도 맘에 들었지만 라식소비자단체에 의해 관리되는 병원이라면 안전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씨는 렌즈를 10년 이상 착용한 탓에 그의 눈은 말그대로 지쳐있었다. 특히 왼쪽 눈은 안경을 써도 시력이 0.8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그의 눈 상태에 대해 라식보증서를 발급하지 않는 병원과 발급하는 병원의 진단은 달랐다. 보통 렌즈 착용을 1~2주 정도 중단하면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다른 병원과 달리 라식보증서 인증병원에서는 반드시 혼탁증상을 치료한 후 라식수술로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수술을 한다면 목표하는 시력이 나오기 어려울 수 있고 뿌옇게 보이거나 퍼져 보이는 등 시력이 질이 떨어질 수도 있기에 수개월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치료를 받고 수술을 하는 편이 좋다는 것이었다. 곧장 라식수술을 받을 수 없다는 진단에 안 씨는 다른 병원을 찾아갈까도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장 수술날짜를 잡아주는 타 병원과는 다르게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치료를 권유해주는 병원측의 태도에 더욱 믿음이 가 각막혼탁 치료를 받은 후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안 씨는 4개월 여의 치료 끝에 혼탁증상이 사라졌고, 덕분에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어 현재 양쪽 모두 1.2의 높은 시력을 유지하고 있다. 안 씨는 “보증서를 발급했던 덕분에 수술 전 안검사에서 꼼꼼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었고, 몰랐던 눈의 증상까지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보증서 약관을 보니, 부작용 발생시 의료진의 과실여부에 상관없이 최대 3억원을 배상하도록 하는 배상약관 등 의료진의 책임을 무겁게 만드는 약관들이 있던데 그런 부분들 덕분에 의료진들이 더욱 신경써서 수술과 치료에 임하는 것 같았다. 만약 보증서를 발급하지 않는 병원에서 바로 수술을 받았더라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라식보증서를 발급하는 병원에서 수술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원의 수술 전 안전대처 덕분에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목표시력을 달성하게 된 안 씨의 사례는 라식소비자의 신중한 태도가 부작용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안 씨와 같이 라식보증서를 통해서 수술안전을 보장받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라식보증서는 지난 10년간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라식부작용 피해사례를 바탕으로 실제 부작용 체험자 및 의료전문가들이 모여 소비자가 유사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보증서를 발급받은 3만 5천 여명의 발급자들 중에는 라식부작용 발생률이 0%를 기록하고 있어 그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라식소비자단체에서 발급하는 라식보증서는 오직 라식소비자단체 홈페이지(www.eyefree.co.kr)를 통해서만 발급받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너새니얼 호손 ‘주홍글씨’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너새니얼 호손 ‘주홍글씨’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희게 되리라.”(이사야 1장 18절) 17세기 미국의 어둡고 준엄한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죄지은 자의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 낸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씨’는 치밀한 묘사와 인간의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미국 문학의 걸작이다. 그의 작품 속에는 치욕의 상징인 주홍글씨가 알레고리로 등장한다. 성경에서 비롯된 주홍빛은 인류의 죄와 피를 의미한다. 주홍글씨란 어떤 죄나 잘못을 저지르면 평생 동안 죄를 지은 사람에게 따라다니는 불명예를 뜻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주홍글씨를 단순히 죄의 상징으로 낙인찍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작품이 죄를 짓는 과정이 아닌 그 후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먼저 작품 속 주인공을 만나 보자. 뉴잉글랜드 보스턴. 젊고 아름다운 헤스터 프린은 2년 전 미국에 건너와 사생아 펄을 낳고 간통을 의미하는 A(Adultery)를 평생 가슴에 달고 다니는 벌을 받게 된다. 때마침 행방불명됐던 헤스터의 남편이 나타나 처형대 위에 서 있는 헤스터를 목격한다. 그는 로저 칠링워스라는 이름의 의사로 정체를 숨긴 채 마을에 정착한다. 헤스터는 청교도주의적인 사회에서 불의의 남녀 관계로 냉혹한 제재를 받지만 사랑하는 상대를 지키기 위해 모든 비난을 인내한다. 그의 딸도 세상과는 유리된 채 밝고 자유분방하게 살아간다. 그녀가 사랑한 상대는 목사 딤스데일이었다. 그는 젊고 온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자였다. 자신의 지위와 신분을 모두 포기하고 죄를 드러낼 의지가 약했던 그는 심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로저 칠링워스는 그런 목사에게 접근해 마음을 할퀴고 상처를 줘 쇠약하게 만든다. 헤스터는 목사가 자책으로 괴로워하는 것을 알고 로저 칠링워스에게 복수를 그치라고 간청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리고 목사를 찾아가 영국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삶을 살자고 설득한다. 그러나 목사는 장관 취임식 날 자신의 죄를 만천하에 고백한 뒤 목숨을 끊는다. 이렇게 작가 호손은 죄를 지은 후 벌어지는 죄의식과 벌, 나아가 구원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헤스터가 가슴에 늘 새기고 다니던 낙인은 원래 쇠붙이로 만든 뒤 불에 달궈 찍는 도장으로, 가축이나 목재에서 유래했고 노예가 도망치지 못하게 할 때나 형벌의 수단으로 썼던 것이다. 흔히 ‘낙인을 찍는다’는 말은 씻기 어려운 불명예스러운 판정이나 평판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 사용된다. 주목할 점은 낙인의 기준이 시대와 종교, 사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번의 실수와 잘못으로 온갖 사람들에게 치욕을 당하고 평생 동안 낙인찍힌 채 손가락질을 감수해야 하는 건 옳은 일일까?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는 죄도 많다. 남의 마음에 심한 고통을 주거나 잘못된 가치관으로 사회를 변형시키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특히 그들이 권력자이거나 승리자였다면 그러한 잘못은 더욱 치장되고 미화돼 버린다. 마녀재판이라고 하는 잘못된 관습도 결국 그 사회의 약자요, 유리된 자들을 사회질서 유지의 희생양으로 사용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헤스터가 살았던 17세기 뉴잉글랜드는 종교의 자유를 찾아 영국을 떠난 청교도들이 새롭게 뿌리 내린 곳이었다. 그들은 굶주림과 고통 속에서 미국 사회를 건설했다. 금욕, 절제, 규율을 기본 윤리로 삼은 청교도 사상은 미국 사회를 일군 힘이 되기도 했지만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고 죄의식과 규율 속에 가두는 독선적인 경향도 강했다. 19세기를 살아가던 호손은 작품을 통해 17세기 청교도적 삶의 허구성을 비판했다. 헤스터는 주홍글씨를 단 채 사람들로부터 온갖 저주와 욕설을 들어야 했지만 타고난 위엄과 기품을 잃지 않는다. 그녀의 실수가 정당하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윤리적 규범으로 규정지어진 벌을 받겠다는 자세, 실수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자세 그리고 이제부터 제대로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연하고 일관된 의지가 있었다. 그녀는 세상의 규범이 자신의 명예와 사랑을 빼앗아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죄를 지은 뒤 보여준 가난한 사람에 대한 사랑과 병자들에 대한 헌신, 불평 없이 깨끗한 삶을 영위하는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주홍글씨의 A를 Able(유능함)로 인식하게 했다. 나아가 목사가 죽은 뒤에도 평생 주홍글씨를 달고 남을 위해 애쓰며 사려 깊고 헌신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이제 그녀는 Angel(천사)의 상징이 된다. 하늘나라의 기쁨을 전하고 가장 고상하고 순결한 여인으로 표적이 된 것이다. 한편 대조되는 인물이 있다. 목사는 성직자라는 위치에서 드러낼 수 없는 죄를 내면화해 자책하고 스스로에게 가혹한 벌을 내린다. 그리고 또 한 명, 끝까지 복수의 화신이 돼 목사를 괴롭혔던 로저 칠링워스는 인간이 가진 최소한의 양심도 이해심도 가지지 못했고 섬뜩한 복수의 칼날에 자신도 베어 버린 악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복수는 헤스터에 대한 사랑으로 볼 수 있다. 본문에서도 사랑과 증오는 근본이 하나이기 때문에 자비를 구하자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방법이 왜곡됐으며 결국 비극으로 끝나 버린다. 이렇게 호손은 세 사람을 통해 종교적 신념에 근거한 양심의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사회적 낙인을 끊임없는 헌신과 사랑으로 승화시킨 헤스터, 마음속 낙인으로 괴로워하고 영혼의 구원을 외치며 죽은 목사, 죽기 직전 자신의 전 재산을 펄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자신의 악행을 뉘우친 로저 칠링워스를 통해 도덕적 진실과 양심의 구원, 나아가 영혼의 자유를 밀도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본의 아니게 ‘주홍글씨’라는 크고 작은 치욕을 겪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똑같은 죄를 저지른 헤스터와 딤스데일. 한 명은 사회의 지탄과 멸시, 천대를 받았고 다른 한 명은 죄의 폭로를 두려워하며 끊임없이 자책했다.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중요한 것은 스스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는 자세다. 양심과 도덕적 판단이 그 어떤 규범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것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통해 마음속 깊숙이 숨겨 놓았던 인간의 본성과 규범, 죄와 벌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 좋겠다. ■너새니얼 호손은 너새니얼 호손(1804~1864)은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다. 장편 ‘주홍글씨’와 함께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의 작품으로는 흔히 ‘큰 바위 얼굴’로 축약돼 알려진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과 다른 흰 산 이야기’가 있다. 청교도 집안에서 자란 호손은 작품에서 원죄와 속죄, 법과 양심을 진지하게 탐구했다. 호손은 자신의 조상들이 17세기 퀘이커교도에게 태형을 가하거나 마녀재판에 참여한 일 등에 대해 죄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1825년 보든대학을 졸업한 호손은 24살에 소설 ‘판쇼’를 출판하지만 스스로 회수했다. 이후 보스턴 세관에서 일하다가 1842년 결혼한 뒤 콩코드에 살면서 집필한 단편들을 모아 ‘영 굿맨 브라운’이 담긴 단편집 ‘낡은 저택의 이끼’를 출간했다. 1850년 ‘주홍글씨’를 출간한 뒤 소설가로 명성을 얻었다. 세밀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주홍글씨’는 미국의 상징주의 소설에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팁:‘알레고리’는 어떤 한 주제 A를 말하기 위해 다른 주제 B를 사용해 그 유사성을 적절히 암시하면서 주제를 나타내는 수사법이다. 은유법이 하나의 단어나 문장 같은 작은 단위에서 구사되는 반면 알레고리는 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총체적인 은유법으로 관철돼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 [김병일 사람과 향기] 지식인의 책무를 다시 생각한다

    [김병일 사람과 향기] 지식인의 책무를 다시 생각한다

    세월호 사건의 여파가 우리 사회의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알면서든 모르면서든, 그동안 덮고 있던 상처가 곪을 대로 곪은 끝에 터진 것이 세월호 사건일 뿐이라는 진단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마디로 전혀 의외의 사건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예견되었던, 다만 그 시기만 미정인 상태로 잠복해 있던 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언론이 앞다투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심층보도로 옮겨 가고 있는 것도 이러한 문제인식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하이인리 법칙’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1930년대 미국의 한 보험회사 감독관인 하이인리라는 사람이 보험사고의 유형들을 조사하다 발견한 법칙으로, 한 건의 대형사고가 터질 때까지는 비슷한 29회의 경미한 사고들이 먼저 있고, 다시 그 이전에는 300회 이상의 아주 가벼운 징후들이 먼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하이인리 법칙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공동체가 공유하고 있던 역사적 경험의 산물이다. 달무리가 지면 다음 날 비가 오고 겨울에 남풍이 불면 큰 눈이 온다는 우리 격언도 짧지만 핵심을 찌르는 한국식 하이인리 법칙인 것이다. 동양의 대표적 고전인 ‘주역’에서는 이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주역에는 “서리를 밟으니 굳은 얼음이 이를 것이다”는 말이 나온다. 서리는 곧 얼음의 징후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그런 상태에 이르기 전에 미리미리 방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주역이 “신하가 임금을 죽이고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일은 하루 아침저녁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는 작은 것들이 조금씩 쌓인 결과이다”는 말로 이 구절의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부연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하이인리 법칙이나 주역의 깨우침처럼, 모든 일은 앞선 조짐, 즉 전조(前兆)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대형사고나 참사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전조를 미리 알아차리고 대비하는 것이다. 제도를 만들고 조직을 설치하고 의식을 다잡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게 공동체 속에서 누군가 그 전조를 알아차리고 구성원에게 경각심을 끊임없이 일깨우는 일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 역할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을까? 역시 지도층, 그중에서도 지식인이 아닐까? 전조를 알아차리고 이를 공동체를 향해 발신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문적 식견과 고도의 판단력, 그리고 깨어 있는 의식이 삼위일체가 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식인을 학식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국한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참된 지식인은 단순히 학식이 많은 사람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거기에 덧보태어 냉철한 판단력과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야 지식인이다. 굳이 남의 나라에서 사례를 찾을 필요도 없다. 우리 역사 속의 선비가 바로 그런 지식인의 전형적 모델이다. 선비는 전문적 학자이자 보편적 교양인이며, 동시에 자신이 공부한 것을 솔선하여 행동으로 옮긴 실천가였다. 퇴계가 그랬고, 남명이 그랬고, 율곡이 그랬고, 다산이 그랬음을 우리는 안다. 선비를 세상물정도 모르고 책만 읽는 가난한 ‘딸깍발이’로만 이해하는 것은 독립운동의 뿌리인 선비문화를 말살하려 했던 일제 식민사관이 고의적으로 심어놓은 편견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반복되는 대형 안전사고 등 어처구니없는 인재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조짐이 드러날 때 그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냉철하게 판단해 더불어 사는 사람들을 위해 경고음을 울리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이것이 시스템을 만들거나 제도를 보완하는 일보다 더 근본적이다. 옛 선비들이 그랬듯이, 건강한 사회는 지식인이 ‘탄광 속의 카나리아’ 역할을 하는 사회다. 환기장치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탄광에 메탄이나 일산화탄소가 많아지면 먼저 알아채고 울어서 광부들을 도피할 수 있게 했던 그 카나리아 말이다. 한국국학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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