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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퍼트 美대사, 퀴어문화축제 언급 “반갑고 영광스러워”

    리퍼트 美대사, 퀴어문화축제 언급 “반갑고 영광스러워”

    ‘리퍼트 美대사’ 리퍼트 美대사가 퀴어문화축제 참가에 대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29일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지난 주말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참가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자 문재인 대표는 지난 주말 서울에서 열린 성소수자축제인 ‘퀴어문화축제’를 화두로 꺼냈다. 문재인 대표는 “역시 한국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는 그런 축제에 익숙하지 못하다”며 “반대자들도 많고, 정치인들은 그에 대한 비난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석해보니 어떠셨는지 궁금하다”고 소감을 물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행사에 참석해서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인 인권을 지지하고 표명하는 게 반갑고 영광스러웠다. 저 뿐만 아니라 유럽 등 많은 외교관들도 한국서 열리는 중요한 행사에 지지 표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행사장) 부스에 있는 분들과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고 굉장히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의 행사 참석은 앞서 오바마 대통령 등 미국의 주요 정치계 인사들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 결혼이 합헌이라고 내린 결정에 “미국의 승리”라며 공식적으로 환영의사를 발표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읽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재억기자의 헬스토리-6] 커피는 정말 몸에 좋을까

    [심재억기자의 헬스토리-6] 커피는 정말 몸에 좋을까

     가히 ‘커피공화국’ 다운 소비량입니다. 지금의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이 세계 30위권 정도 되는 모양입니다. 연간 국민 한 사람 당 마시는 커피도 적게는 240잔에서 많게는 480잔 정도로 통계가 나오더군요.  이처럼 통계에 편차가 있는 것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게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 각각 조사해 발표한 것이어서 그럴 겁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점은 최근 들어 국내에서 커피를 마시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통계로 잡고 보니 더 대단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저의 경우, 아침 출근 전에 집에서 한 잔, 점심 후 또 한 잔 하는 게 루틴한 ‘커피타임’이고, 혹시 사람들을 만나거나, 돌연 커피가 생각나 돌발적으로 또 한 잔씩 마시는 정도이니 이를 연단위로 환산하면 800∼900잔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마시는 커피가 얼마나 우리의 생활 깊숙히 들어왔는지를 이해하려면 밥을 먹는 횟수와 견줘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출근할 때나 공휴일에도 아침에는 거의 밥을 먹지 않고 요거트와 샐러드 등 다른 음식으로 대체합니다. 그러니 1일 2식이 기본이어서 연간 700여 식, 조찬 모임 등이 있을 때 먹는 등 예외적인 경우가 50∼80식 정도라고 치면 커피를 마시는 횟수와 거의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셈을 하고 보니 ‘커피, 참 대단하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국가별 연간 커피 소비량에서도 우리나라는 11만 2000톤으로 일본과 러시아를 앞질렀고, 프랑스나 이태리와 견줘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은 미국과 브라질이 70만톤 내외를 소비하지만, 단순한 소비량만으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인구가 3억을 넘으니 말이지요.  1896년 아관파천 이후 러시아 공사관에 잠시 의탁하던 고종 황제가 당시 러시아 공사였던 베베르의 권유로 ‘가배’라 불리던 커피를 처음 마셨다니, 그로부터 100여년 만에 지배적인 커피공화국으로 변모해 온 나라가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커피의 마성에 빠진 것이지요.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아랍,유럽,그리고 세계로  알고 보면 커피의 역사는 그다지 오래지 않습니다. 6세기를 전후해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처음 식용했다는데, 그 때는 지금처럼 볶은 원두를 분쇄해 액상 커피를 추출해 마시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원두를 씹는 수준이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이런 커피가 아랍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본격적인 음료로 개발됐답니다. 아랍에서 처음 커피를 기호식품으로 활용한 부류는 신비주의적 이슬람 종파인 수피교도들이었는데, 이들은 밤을 세워 기도를 하면서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를 우려 마셨다고 전해집니다. 커피 세계화의 기반이 이 때 마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겠지만, 당시의 아랍은 세계 교역의 중심이었으니까요. 우리가 잘 아는 실크로드 역시 중국 등 아시아와 아랍, 유럽을 잇는 교역통로였지요.  유럽의 귀족사회는 향락적이었습니다. 항상,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중세의 유럽 귀족들은 부와 권력을 장악해 거의 모두가 향락적인 삶을 살았고, 그러기를 갈망했습니다. 확실히 당시의 유럽은 세계의 중심이었고, 그래서 세계의 모든 물산이 유럽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래도 특정 물산이 부족해 성에 차지 않자 땅으로, 바다로 나서 새로운 교역로를 확장하고, 세계 곳곳에 새로운 식민지를 건설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하멜표류기의 그 하멜이 바로 우리에게 남겨진 ‘세계적 유럽’의 한 증거이지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종교적 권위와 이해가 충돌한 것으로 알려진 십자군 전쟁도 해를 거듭할수록 문명의 교류와 교역의 특성을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커피가 그 증거입니다. 유럽의 십자군과, 십자군의 보급을 통해 부를 축적하려는 거상들이 아랍에서 찾아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커피였습니다.  당시 르네상스라는 거센 변혁기를 맞은 유럽사회는 왕과 귀족이 지배적 지위를 독점했던 이전의 세상과는 달랐습니다. 바로 자본과 자본가가 르네상스 변혁의 중심에 선 것입니다. 이들의 특징은 세상 끝까지 가서라도 돈이 되는 것들을 찾아내려는 욕망으로 똘똘 뭉쳐져 있었습니다. 동양의 향신료가 돈이 되자 그들은 군함과 상선을 보내 모든 향신료를 가차없이 약탈, 유럽 귀족의 기호욕을 충족시켜주고 엄청난 부를 축적했는데, 커피의 유럽 전파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를 해야겠지요. 실제로, 르네상스시대 유럽의 귀족과 지식인, 부호들은 커피의 맛과 향기, 그리고 각성효과에 홀딱 반했다는 기록이 많습니다. 중세의 십자군 전쟁과 세계 교역이 커피의 부흥을 이끈 셈이지요.    누구나 커피에 관한 추억은 있다  필자도 커피에 관한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중학교를 다니던 무렵으로 기억됩니다. 동네 장정 하나가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제대하고 귀향을 했지요. 김추자의 노랫말에도 있듯이 그가 제대해 돌아오던 날, 온 마을이 잔칫집 분위기였고, 새까맣게 탄 얼굴로 집에 들어선 그에게서 제가 얻은 선물이 바로 C-레이션 깡통에 든 봉지커피였습니다.  누룽지 끓인 숭늉만 마시던 촌놈이 커피를 알 턱이 없었지요. 동무들 앞에서 자랑 삼아 봉지를 뜯고 까만 커피가루를 조금 입에 털어 넣었는데, 그 순간의 황당함이라니요. 마치 테라마이신 가루처럼 된통 쓰기만 한 맛에 전율하다 못해 얼른 그걸 다시 뱉아내고는 입까지 헹궜으니까요. 그러고는 봉지 주둥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어뒀는데, 나중에야 그걸 물에 타서 마신다는 걸 알았습니다. 적당히 설탕을 넣어서요. 그걸 알고 봉지를 열어보니 몇날을 주머니에 넣어둔 탓에 진득하게 엉겨붙어 물에 풀어 녹이기도 어려웠던, 그런 기억이 새롭습니다.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원두커피를 마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법 격조 있는 커피점이나 돈 좀 드는 음악감상실 정도라야 사이폰으로 내린 원두커피를 마실 수 있었고, 흔한 다방에서는 죄다 인스턴트 커피를 타서 냈지요. ‘설탕 하나 프림 둘’은 ‘파 송송 계란 톡’처럼 인스탄트 커피의 일상화를 웅변하는 레시피이자 구호였으니까요.  대학 새내기 시절, 미팅이랍시고 학교 앞 ‘다방’에 짝지어 앉은 선남선녀들이 발그레 상기된 얼굴로 키득거리며 마시던 커피 맛이 어쨌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그 무렵, 그러니까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들어갈 즈음이 커피문화에 빠지는 시기였고, 그러니 그 찬란한 청춘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커피와 연쇄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장사 잘 되는 집 이유가 있듯이  이처럼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 오랫동안 커피가 없어서는 안될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궁금합니다. 최근 들어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커피가 소비되는 것은 많은 커피 애호가들이 커피를 통해 뭔가를 얻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상식적인데, 이런 점에서 최근 국내 한 취업포털이 실시한 커피 관련 설문 중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끕니다. 직장인들에게 ‘커피를 왜 마시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25.7%가 ‘습관’을 들었더군요. 또 18.3%는 ‘기분 전환을 위해’, 16.9%는 ‘잠을 깨기 위해’, 12.9%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라는 응답을 내놨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커피를 마시는 이유로 ‘건강’을 꼽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커피의 선호 이유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건강에 좋으니까’와 같이 구체적 이득에 해당하는 항목을 들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커피가 보편적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는 믿음을 넘어 커피가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오늘날의 ‘커피 트렌드’ 이면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기호라도 커피를 이렇게 많이 소비할 수는 없을테니 말이지요.  실제로 국내외에서 이뤄진 많은 연구에서는 커피의 긍적적인 효능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커피가 잠을 쫓아준다’는 단편적인 효능은 이제 상식이고, 보다 실체적으로 ‘커피 건강학’이 사회 전반에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이지요. 마치 ‘장사가 잘 되는 집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듯이’ 커피가 폭발적으로 소비되는 배경에도 그럴만 한 이유가 있을 것인데, 그 이유를 건강에 대한 이로움에서 찾자는 분위기라고 볼 수 있지요.    커피가 건강에 좋은 점 세 가지  물론, 저도 일상적으로 커피를 마시지만, 이제부터 말하는 ‘커피 건강론’이 저의 체험 결과는 아니고, 학계에서 정리된 커피 관련 연구 중에서 신빙성이 있는 부분을 소개하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커피를 통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성분은 카페인입니다. 이 카페인 성분은 졸음을 쫓아 정신이 또렷해지게 하는 각성 효과를 가졌는데, “난 커피 마시면 잠을 못 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카페인에 민감한 탓입니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는 피곤한 신경을 쉬게 하는 아데노신의 작용을 방해해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럼 왜 원두에는 카페인 성분이 많이 들어있을까요? 커피 뿐만이 아니라 홍차, 녹차, 보이차 등 대부분의 차에 다 들어 있는 카페인은 식물의 자기방어 기제에 활용되는 물질입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식물이 수많은 포식자나 곰팡이, 세균 등으로부터 씨앗을 지키기 위해 카페인을 다량 생성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을 섭취한 거미는 거미줄을 엉성하게 치기 때문에 모기를 거의 잡지 못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해충들이 커피 열매를 탐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겠지요. 편백나무에서 방출하는 피톤치드가 사실은 해충을 물리치기 위해 내뿜는 자기방어 물질인 것과 흡사한 원리지요. 이처럼 커피가 대표적인 기호식품이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먼저, 커피와 만성질환의 상관성을 살펴보지요. 일본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대규모 코호트 조사 결과, 하루에 커피를 3∼4잔 정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고 40%까지 낮았으며, 연구 결과를 따로 다룬 메타분석에서도 하루에 6잔을 마시면 33%까지 당뇨병 발병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더군요.  이런 연구 결과는 커피가 가진 지방 분해효과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시된 연구에 따르면, 커피가 지방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도록 도와 인체의 활동에너지를 보강하는데, 이 때문에 필요한 양의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인체의 에너지 대사량을 10% 정도 높일 수 있답니다. 커피가 당뇨 발병을 억제하고,고혈압 예방 및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가설은 이같은 논거에 따른 것입니다. 또다른 사람들은 커피의 이뇨작용을 들어 콩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더군요.  또다른 이점은 커피에 함유된 항산화물질입니다. 사실, 인체의 산화는 정도의 문제일 뿐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호흡을 통해 산소를 끌여들여 대사작용을 하는 한 말입니다. 이 인체 산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는 호흡을 통해 빨아들인 산소가 쓰이고 남은 것인데, 누군들 숨을 안 쉴 수 없으니 그로 인한 산화 역시 피할 수 없는 노릇이지요. 이렇게 말하면, 건강염려증을 가진 분들은 혹여 숨쉬기조차 꺼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안정된 상태의 호흡으로는 생성되는 활성산소가 많지 않아 그런 정도는 감당하도록 인체가 만들어져 있으니까요. 그러나 숨을 헐떡거릴 정도로 격렬한 운동을 자주 하는 경우라면 여기에 대응하는 항산화물질의 보완을 고민할 필요가 있겠지요. 요즘에는 항산화 기능을 강화한 영양보충제도 많이 나와있지만, 바람직하기로는 자연스러운 섭생으로 섭취하는 게 가장 좋을텐데, 여기에 도움이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커피라는 말입니다.  학계에서는 세포의 변이에 작용해 암을 유발하는 많은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산화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고, 노화의 주범이 활성산소라는 논거는 너무도 많아 기정 사실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여왕벌의 먹이로 알려진 로얄젤리도 프로폴리스라는 강력한 항염·항산화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커피가 암을 예방한다는 믿음의 근거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커피 다이어트도 실질적인 효능 여부를 떠나 논리적으로는 근거가 없지 않습니다. 앞서 말한 커피의 에너지 소비 촉진은 장운동과도 연관이 있어 배변을 촉진하는데, 이런 효능이 다이어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오로지 좋기만 한 것은 없다  그렇다고 커피를 ‘만병에 좋다’거나, 특정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활용해도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아무리 커피라도 효능이라는 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반드시 따르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효능에 매우 부정적이었던 이탈리아 의사 시니발디는 “커피는 신경쇠약과 위장장애를 유발하고, 사지가 떨리는 경련과 중풍을 일으킨다”고 주장했지요. 카페인의 폐해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인체에 해로운데, 커피에는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으니까요. 사실, 카페인의 과다 문제는 모든 의학자들이 동의하는 문제이지만, 일상적으로 즐기는 커피 정도라면 카페인이 따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것도 의학자들의 견해입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격언은 커피 기호에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아예 텀블러에 커피를 담거나 커피잔을 들고 출근하는 것은 당연하고, 점심시간에 커피하우스에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선 모습은 이제 익숙한 도시 풍경입니다. 이런 문화를 두고 “5000원짜리 점심 먹고 5500원짜리 커피 마시는 세태’라고 냉소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고, 또 지금의 커피 문화가 ‘소비를 부추기는 상술이 만든 폐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문화는 다양한 시각으로 조감되는 현상입니다. 그런 냉소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으며, 이런 추이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고 보면, 지금의 세상에서 커피를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접근이라는 생각할 수밖에 없지요.  이 글의 논지는 이렇습니다. ‘적당하게 마시는 양질의 원두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특정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이나 치료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면 사람들은 물을 것입니다. “양질의 커피는 어떤 커피이며, 적당한 양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가”라고.  필자가 말한 양질의 커피란, 사향고양이를 가둬놓고 커피콩을 억지로 먹여서 얻는 비싼 루왁커피 따위가 아니라, 풍부한 햇볕을 받고 자란 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서, 곰팡이가 슬거나 쥐나 벌레가 접근하지 못하게 잘 관리했다가 내려 마시는 모든 커피를 말합니다. 단, 요새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가면서 광고해대는 인스탄트 커피는 제가 말한 양질의 커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둡니다.  ‘적당량’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사람에 따라 커피를 잘 받는 경우도 있고,아예 한 잔도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걸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냥 마셔서 속이 불편하지 않은 정도, 밤에 잠드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정도, 문득 당겨서 기분 좋게 마시는 정도가 바로 개개인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한 적당량 아니겠습니까. 꼭 커피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라도 스스로 좋으면 그게 최고입니다. 여기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차세대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 개발 서둘러야/윤영균 국민대 특임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장

    [열린세상] 차세대 산림바이오매스 에너지 개발 서둘러야/윤영균 국민대 특임교수·전 국립산림과학원장

    우리나라는 현재 쓰고 있는 에너지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체 수입액의 25%를 에너지 수입에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어느 정유회사 광고 카피를 보니 ‘석유를 수출하는 기업’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석유 에너지의 100%를 수입하는 나라인데 석유를 수출한다고 하니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알고 보니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와 고급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만들어 내수용으로 공급하고 나머지를 수출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미래에 유망한 성장산업으로 바이오, 기후, 나노 등 세 가지를 선정하고 바이오 미래전략, 기후변화 대응전략, 나노기술 산업화 전략을 마련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응한 바이오에너지 산업 육성이다. 바이오 에너지 산업은 사실 오래전부터 미국, 일본, 캐나다, 브라질과 같은 국가에서 집중 연구하고 투자해 왔다. 유럽연합(EU) 등 유럽 국가들도 1970년대 석유위기를 겪은 후부터 태양광발전, 풍력, 조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왔는데 그중 가장 보편화되고 많이 사용하는 것이 산림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에너지 산업이다. 산림바이오매스란 벌채나 숲가꾸기 작업에서 생산되는 잔가지 등 산림부산물과 폐목재 등을 말한다. 산림바이오매스의 장점은 첫째 국내 산림자원을 이용, 석유를 대체함으로써 에너지 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숲가꾸기 사업을 통해 농·산촌 지역의 고용과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셋째 많이 사용할수록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탄소배출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4%가 산림이지만 아직 경제적 자원으로서의 가치는 낮다. 총 목재 수요의 83%를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산림기업들은 1970∼80년대 인도네시아, 베트남, 솔로몬 등 해외에 진출해서 원목을 들여와 목재산업을 일으켰다. 합판, 파티클보드(PB), 중밀도 섬유판(MDF) 등으로 1차 가공한 후 수출에 역점을 둔 것이다. 또한 2000년대 들어 이들 기업은 대규모 해외 조림사업을 추진해 많은 기술과 경험도 갖게 되었다. 국내적으로도 성공적인 치산녹화사업의 결과 숲이 많이 울창해져 본격적인 숲가꾸기 작업이 실행되고 있으며, 여기서 생산되는 부산물을 수집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면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산림바이오매스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산림바이오매스는 나뭇조각(Wood chip)이나 목재 펠릿(Wood pellet)으로 이미 개발되었고, 이를 사용하는 전용 보일러와 난로도 보급되어 있다. 벌써 목재 펠릿은 경제성이나 편리성이 뛰어나 충분히 석유와 대응할 정도가 됐다. 원래 인간은 오래전부터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했는데 이제는 열효율이 높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해서 쓰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다. 앞으로는 보다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산림바이오매스를 전기, 가스, 수송용 연료 등 현대적인 에너지로 사용해야 한다. 이것이 바이오연료의 대표인 것이다. 그동안 바이오연료 산업은 옥수수, 콩, 감자와 같은 식량자원(1세대 바이오매스)을 사용함으로써 많은 논란을 야기시켰다. 하지만 산림바이오매스는 비식용 자원일 뿐 아니라, 국내에서나 해외에서 조림사업을 통해 많은 양의 원료를 확보할 수 있다. 즉, 1세대 부작용을 완화시키고 차세대 바이오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산림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전용발전소나 열병합발전소(Combined Heat and Power)뿐만 아니라 바이오 부탄올, 에탄올, 디젤까지 생산하는 기술 개발이 시급히 요구된다. 물론 아직 이 분야의 우리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이달 초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친환경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GS칼텍스에서 폐목재와 같은 산림바이오매스 자원을 활용해 바이오 부탄올을 개발하고, 전남 여수에 500억원을 투자해 상업화를 위한 실증 플랜트를 건설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루빨리 성공하여 바이오 에너지도 수출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계속 전망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계속 전망

    ‘미국 동성결혼 합헌’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미국 전역이 무지개색 물결로 뒤덮였다. 그러나 공화당 등 보수 일각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행정 수도인 워싱턴D.C.에 자리한 연방대법원 청사 주변과 세계 동성애자의 수도 격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기뻐하는 동성애자와 성적 소수자 지지자의 환호성으로 크게 진동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즉각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그간 동성결혼 허가증을 발급하지 않은 미국 14개 주에 거주하던 동성 연인들은 당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둘러 행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 일부와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정치인 등 보수파들은 ‘전통적인 결혼의 의미가 정치적인 판결로 퇴색했다’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강력히 반발해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진보, 보수 간의 논란이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우고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반색했다. 아울러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평했다. 길게는 50년 가까이, 짧게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군 동성결혼에 대해 ‘최후의 보루’인 연방대법원이 대법관 5-4 판결로 합헌 결정을 내리자 성적 소수자의 자유와 인권, 평등을 위해 싸워온 이들은 누구랄 것 없이 뜨겁게 포옹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판결 전 미국 국가를 부르며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역사적인 대법원의 판결을 기념하고자 청사를 배경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지자들은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고 기쁨의 행진을 벌였고, 지나가던 시민은 경적을 울리며 축하를 건넸다. CNN 방송으로 생중계된 전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이자 이번 재판의 원고인 짐 오버게펠에게 “당신의 지도력이 미국을 바꿨다”고 축하와 경의를 동시에 표했고, 오버게펠은 “감격스러운 순간으로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등 공공건물과 역사적인 동성애자 밀집 지역인 카스트로 구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걸렸다. 또 시청 앞에 자발적으로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트위터에서 “이제 사랑하는 동성 커플 모두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됐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히고 ‘사랑이 승리하다’는 뜻의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샌프란시스코 시 청사와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공건물은 리 시장의 지시에 따라 전날 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갯빛 조명이 환하게 켜고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기대했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스톤월 인’에도 많은 동성애자가 모여들어 새 역사의 개막을 만끽했다. 게이바인 이곳에 1969년 경찰이 급습해 동성애자들을 범죄자 취급하자, 이에 맞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뒤 스톤월 인은 게이 해방 운동의 출발지로 자리매김했다. ’스톤월 인’을 운영하는 스테이시 렌츠는 “동성결혼은 결혼이 아닌 평등의 문제”라며 “뉴욕의 LGBT와 세계의 성적 소수자가 거둔 승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신자와 이번 결정에 반대한 대법관,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 등 보수파 인사들은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전날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의 합헌 판결을 이끌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승리를 안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은 ‘보수 본색’으로 돌아와 “결혼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본 보편적인 정의는 역사적인 우연이 아닌 자연적인 필연에 의해 나온 것”이라면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도 동성결혼에 대한 민주적인 토론을 법리적인 의견이 빠진 상태로 대법원이 끝냈다면서 이번 결정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인도계 후손으로 공화당 차기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대법원의 판결은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여론 조사 결과에 편의적으로 편승한 대법원의 결정은 수정헌법 10조에 명시된 주(州)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맹공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사법 독재에 맞서 싸우자”면서 미국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대법원을 비난했다. 공화당의 유력 경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 당의 신경외과 의사 출신 경선 주자 벤 카슨은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제부터 미국의 법”이라는 말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미 언론은 공화당 잠룡 가운데 카슨의 반응이 가장 대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잠룡들이 일제히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대선 이슈로까지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찌감치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이어지나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이어지나

    ‘미국 동성결혼 합헌’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미국 전역이 무지개색 물결로 뒤덮였다. 그러나 공화당 등 보수 일각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행정 수도인 워싱턴D.C.에 자리한 연방대법원 청사 주변과 세계 동성애자의 수도 격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기뻐하는 동성애자와 성적 소수자 지지자의 환호성으로 크게 진동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즉각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그간 동성결혼 허가증을 발급하지 않은 미국 14개 주에 거주하던 동성 연인들은 당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둘러 행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 일부와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정치인 등 보수파들은 ‘전통적인 결혼의 의미가 정치적인 판결로 퇴색했다’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강력히 반발해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진보, 보수 간의 논란이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우고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반색했다. 아울러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평했다. 길게는 50년 가까이, 짧게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군 동성결혼에 대해 ‘최후의 보루’인 연방대법원이 대법관 5-4 판결로 합헌 결정을 내리자 성적 소수자의 자유와 인권, 평등을 위해 싸워온 이들은 누구랄 것 없이 뜨겁게 포옹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판결 전 미국 국가를 부르며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역사적인 대법원의 판결을 기념하고자 청사를 배경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지자들은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고 기쁨의 행진을 벌였고, 지나가던 시민은 경적을 울리며 축하를 건넸다. CNN 방송으로 생중계된 전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이자 이번 재판의 원고인 짐 오버게펠에게 “당신의 지도력이 미국을 바꿨다”고 축하와 경의를 동시에 표했고, 오버게펠은 “감격스러운 순간으로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등 공공건물과 역사적인 동성애자 밀집 지역인 카스트로 구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걸렸다. 또 시청 앞에 자발적으로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트위터에서 “이제 사랑하는 동성 커플 모두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됐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히고 ‘사랑이 승리하다’는 뜻의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샌프란시스코 시 청사와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공건물은 리 시장의 지시에 따라 전날 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갯빛 조명이 환하게 켜고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기대했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스톤월 인’에도 많은 동성애자가 모여들어 새 역사의 개막을 만끽했다. 게이바인 이곳에 1969년 경찰이 급습해 동성애자들을 범죄자 취급하자, 이에 맞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뒤 스톤월 인은 게이 해방 운동의 출발지로 자리매김했다. ’스톤월 인’을 운영하는 스테이시 렌츠는 “동성결혼은 결혼이 아닌 평등의 문제”라며 “뉴욕의 LGBT와 세계의 성적 소수자가 거둔 승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신자와 이번 결정에 반대한 대법관,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 등 보수파 인사들은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전날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의 합헌 판결을 이끌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승리를 안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은 ‘보수 본색’으로 돌아와 “결혼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본 보편적인 정의는 역사적인 우연이 아닌 자연적인 필연에 의해 나온 것”이라면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도 동성결혼에 대한 민주적인 토론을 법리적인 의견이 빠진 상태로 대법원이 끝냈다면서 이번 결정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인도계 후손으로 공화당 차기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대법원의 판결은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여론 조사 결과에 편의적으로 편승한 대법원의 결정은 수정헌법 10조에 명시된 주(州)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맹공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사법 독재에 맞서 싸우자”면서 미국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대법원을 비난했다. 공화당의 유력 경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 당의 신경외과 의사 출신 경선 주자 벤 카슨은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제부터 미국의 법”이라는 말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미 언론은 공화당 잠룡 가운데 카슨의 반응이 가장 대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잠룡들이 일제히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대선 이슈로까지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찌감치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계속될 듯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계속될 듯

    ‘미국 동성결혼 합헌’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미국 전역이 무지개색 물결로 뒤덮였다. 그러나 공화당 등 보수 일각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행정 수도인 워싱턴D.C.에 자리한 연방대법원 청사 주변과 세계 동성애자의 수도 격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기뻐하는 동성애자와 성적 소수자 지지자의 환호성으로 크게 진동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즉각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그간 동성결혼 허가증을 발급하지 않은 미국 14개 주에 거주하던 동성 연인들은 당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둘러 행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 일부와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정치인 등 보수파들은 ‘전통적인 결혼의 의미가 정치적인 판결로 퇴색했다’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강력히 반발해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진보, 보수 간의 논란이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우고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반색했다. 아울러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평했다. 길게는 50년 가까이, 짧게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군 동성결혼에 대해 ‘최후의 보루’인 연방대법원이 대법관 5-4 판결로 합헌 결정을 내리자 성적 소수자의 자유와 인권, 평등을 위해 싸워온 이들은 누구랄 것 없이 뜨겁게 포옹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판결 전 미국 국가를 부르며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역사적인 대법원의 판결을 기념하고자 청사를 배경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지자들은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고 기쁨의 행진을 벌였고, 지나가던 시민은 경적을 울리며 축하를 건넸다. CNN 방송으로 생중계된 전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이자 이번 재판의 원고인 짐 오버게펠에게 “당신의 지도력이 미국을 바꿨다”고 축하와 경의를 동시에 표했고, 오버게펠은 “감격스러운 순간으로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등 공공건물과 역사적인 동성애자 밀집 지역인 카스트로 구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걸렸다. 또 시청 앞에 자발적으로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트위터에서 “이제 사랑하는 동성 커플 모두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됐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히고 ‘사랑이 승리하다’는 뜻의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샌프란시스코 시 청사와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공건물은 리 시장의 지시에 따라 전날 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갯빛 조명이 환하게 켜고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기대했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스톤월 인’에도 많은 동성애자가 모여들어 새 역사의 개막을 만끽했다. 게이바인 이곳에 1969년 경찰이 급습해 동성애자들을 범죄자 취급하자, 이에 맞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뒤 스톤월 인은 게이 해방 운동의 출발지로 자리매김했다. ’스톤월 인’을 운영하는 스테이시 렌츠는 “동성결혼은 결혼이 아닌 평등의 문제”라며 “뉴욕의 LGBT와 세계의 성적 소수자가 거둔 승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신자와 이번 결정에 반대한 대법관,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 등 보수파 인사들은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전날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의 합헌 판결을 이끌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승리를 안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은 ‘보수 본색’으로 돌아와 “결혼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본 보편적인 정의는 역사적인 우연이 아닌 자연적인 필연에 의해 나온 것”이라면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도 동성결혼에 대한 민주적인 토론을 법리적인 의견이 빠진 상태로 대법원이 끝냈다면서 이번 결정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인도계 후손으로 공화당 차기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대법원의 판결은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여론 조사 결과에 편의적으로 편승한 대법원의 결정은 수정헌법 10조에 명시된 주(州)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맹공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사법 독재에 맞서 싸우자”면서 미국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대법원을 비난했다. 공화당의 유력 경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 당의 신경외과 의사 출신 경선 주자 벤 카슨은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제부터 미국의 법”이라는 말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미 언론은 공화당 잠룡 가운데 카슨의 반응이 가장 대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잠룡들이 일제히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대선 이슈로까지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찌감치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이어질 듯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이어질 듯

    ‘미국 동성결혼 합헌’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미국 전역이 무지개색 물결로 뒤덮였다. 그러나 공화당 등 보수 일각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행정 수도인 워싱턴D.C.에 자리한 연방대법원 청사 주변과 세계 동성애자의 수도 격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기뻐하는 동성애자와 성적 소수자 지지자의 환호성으로 크게 진동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즉각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그간 동성결혼 허가증을 발급하지 않은 미국 14개 주에 거주하던 동성 연인들은 당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둘러 행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 일부와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정치인 등 보수파들은 ‘전통적인 결혼의 의미가 정치적인 판결로 퇴색했다’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강력히 반발해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진보, 보수 간의 논란이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우고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반색했다. 아울러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평했다. 길게는 50년 가까이, 짧게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군 동성결혼에 대해 ‘최후의 보루’인 연방대법원이 대법관 5-4 판결로 합헌 결정을 내리자 성적 소수자의 자유와 인권, 평등을 위해 싸워온 이들은 누구랄 것 없이 뜨겁게 포옹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판결 전 미국 국가를 부르며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역사적인 대법원의 판결을 기념하고자 청사를 배경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지자들은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고 기쁨의 행진을 벌였고, 지나가던 시민은 경적을 울리며 축하를 건넸다. CNN 방송으로 생중계된 전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이자 이번 재판의 원고인 짐 오버게펠에게 “당신의 지도력이 미국을 바꿨다”고 축하와 경의를 동시에 표했고, 오버게펠은 “감격스러운 순간으로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등 공공건물과 역사적인 동성애자 밀집 지역인 카스트로 구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걸렸다. 또 시청 앞에 자발적으로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트위터에서 “이제 사랑하는 동성 커플 모두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됐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히고 ‘사랑이 승리하다’는 뜻의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샌프란시스코 시 청사와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공건물은 리 시장의 지시에 따라 전날 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갯빛 조명이 환하게 켜고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기대했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스톤월 인’에도 많은 동성애자가 모여들어 새 역사의 개막을 만끽했다. 게이바인 이곳에 1969년 경찰이 급습해 동성애자들을 범죄자 취급하자, 이에 맞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뒤 스톤월 인은 게이 해방 운동의 출발지로 자리매김했다. ’스톤월 인’을 운영하는 스테이시 렌츠는 “동성결혼은 결혼이 아닌 평등의 문제”라며 “뉴욕의 LGBT와 세계의 성적 소수자가 거둔 승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신자와 이번 결정에 반대한 대법관,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 등 보수파 인사들은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전날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의 합헌 판결을 이끌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승리를 안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은 ‘보수 본색’으로 돌아와 “결혼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본 보편적인 정의는 역사적인 우연이 아닌 자연적인 필연에 의해 나온 것”이라면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도 동성결혼에 대한 민주적인 토론을 법리적인 의견이 빠진 상태로 대법원이 끝냈다면서 이번 결정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인도계 후손으로 공화당 차기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대법원의 판결은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여론 조사 결과에 편의적으로 편승한 대법원의 결정은 수정헌법 10조에 명시된 주(州)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맹공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사법 독재에 맞서 싸우자”면서 미국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대법원을 비난했다. 공화당의 유력 경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 당의 신경외과 의사 출신 경선 주자 벤 카슨은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제부터 미국의 법”이라는 말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미 언론은 공화당 잠룡 가운데 카슨의 반응이 가장 대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잠룡들이 일제히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대선 이슈로까지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찌감치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 “당선 뒤 배신의 정치, 국민이 심판해야”… 국회에 직격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가 자구를 수정한 중재안을 내놓은 직후부터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굳힌 듯 보인다. “위헌 논란이 있는 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의 문제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문제였다”는 게 25일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결정은 근본적으로는 ‘위헌 논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임기의 절반을 남겨둔 대통령의 권능에 대한 문제도 포함돼 있다. 청와대에는 “개정안이 실행되면 남은 임기 동안 정부의 정책 추진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이 결정은 ‘원칙’을 지키면서 국정 장악력에서도 손실을 보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국정 장악력 측면에서 박 대통령은 도리어 더욱 적극적인 선택을 했다. 국회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다면 이를 국정에 ‘생산적’으로 활용하려 한 듯 보인다.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에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의 심각하고도 강력하며 구체적인 표현을 동원한 배경으로 여겨진다. 특히 박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선거 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부 발언에서는 박 대통령의 목소리 크기가 평소보다 세 배 정도는 커진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국무위원들도 예상 밖으로 계속 이어지는 박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놓은 대정치권 발언만 12분으로 4100여자 분량이었다. 박 대통령은 1차적으로 국회의 책임 방기를 부각시켰다. “기가 막힌 사유들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을 열거하는 것이 어느덧 국무회의의 주요 의제가 돼 버린 현실 정치가 난감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제출한 일자리·경제살리기 법안이 3년째 국회에 발이 묶인 현실을 거론하며 “내년 총선까지도 통과시켜 주지 않고 가짜 민생법안이라는 껍질을 씌워 끌고 갈 것인지 묻고 싶다. 한번 경제법안을 살려본 후에 그런 비판을 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연계처리 행태’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묶인 것들부터 서둘러 해결되는 것을 보고 비통한 마음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민생법안도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서 시행령 등 행정입법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를 또다시 통제하려 한다’는 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국회가 행정입법의 수정 변경을 강제할 수 있느냐는 논란을 국회 스스로 깔끔하게 해소하지 못한 약점을 파고들었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여야가 합의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당·청 관계, 여야 관계 등 정치권 전반, 전방위적 영역에서 질서의 재편을 몰고 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런 만큼 그 파장에 대한 예단도 섣불리 내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후 빚어질 혼돈을 감수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男, 자신의 수학실력 ‘과대평가’ 한다 (연구)

    男, 자신의 수학실력 ‘과대평가’ 한다 (연구)

    남성들이 여성보다 이공계 진로를 더 많이 선택하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 동안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이공계 학업 능력에 있어 남성이 여성보다 비교적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플로리다 대학 연구진들은 이공계 진로에 남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여성들이 이공계 분야에 대한 자기 능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 나아가 남성들의 경우 자신의 수학적 능력을 과대평가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워싱턴 주립대학 연구팀이 남성들에게 자신의 수학적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성향이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 122명과 기타 성인 참가자 184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먼저 대학생 그룹에게 수학 시험을 보게 한 뒤 자신의 점수를 짐작해 볼 것을 요청했다. 그 결과 남학생들은 실제보다 더 많은 문제를 맞힌 것으로 오인하는 반면, 여성들은 비교적 정확하게 자신의 점수을 짐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연구팀은 이들에게 실제 점수를 알려준 뒤 또 다른 시험을 치르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점수를 짐작토록 지시했다. 흥미롭게도 이번에는 남성들도 이전보다 정확하게 자기 점수를 예상했다. 두 번째 그룹의 경우 처음 시험을 보고 점수를 짐작케 한 뒤, 실제 점수를 알려주는 대신 향후 수학 관련 학업이나 진로를 밟아볼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그 결과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더 많이 수학 관련 진로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여성들도 자신의 수학적 재능에 있어 약간은 긍정적 ‘환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런 환상을 가진 여성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더라도 좌절하는 대신 더 많은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셰인 벤치 박사는 “흔히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이 도움을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수학 능력에 있어서는 약간은 긍정적 환상을 가지는 편이 관련 진로를 추구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밀리타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2년 연속 판매 1위 기념 보상판매 실시

    밀리타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2년 연속 판매 1위 기념 보상판매 실시

    우리나라 커피시장 규모는 업계 추정 약 4조원에 달하는 ‘커피공화국’이다. 실제로 ‘2015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 결과 한국인은 커피를 주당 12.3회를 섭취해 배추김치(11.8회), 쌀밥(7회) 등을 압도했다. 통계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하루에 1~2잔 이상 커피를 즐긴다는 것이다. 특히 전자동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의 경우 사무실은 물론 음식점까지 설치가 보편화되면서 커피시장의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밀리타는 유럽 최고의 리서치 전문기업 GFK 조사결과 국내 전자동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시장 판매량 기준 점유율 57.3%를 차지하여 2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밀리타는 1908년 독일의 밀리타 벤츠(Melitta Bents)여사가 세계 최초로 커피 필터를 개발한 이후 커피여과 시스템, 원두커피, 커피머신 등을 세계 100여국에 판매하고 있는 100년 전통 독일 최대의 커피그룹이다. 밀리타 코리아(대표 양정웅)는 국내 판매 2년 연속 1위를 기념해 파격보상판매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캡슐 커피머신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카페오 바리스타’를 최대 100만원, 카페오 솔로, 솔로앤밀크를 15만원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다. 커피머신 유저들의 주 관심사 키워드인 ‘직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또한 직구가격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준비했다. 행사 제품인 밀리타 최고의 에스프레소 커피머신 ‘카페오 바리스타’는 세계 3대 디자인 상 중의 하나인 레드닷 어워드 2014를 수상하고, 플러스 엑스 어워드를 통해 유럽 혁신 브랜드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품질은 물론 디자인, 사용자 편의성, 기능 부분까지 커피애호가들을 매료시켰다. 이와 함께 밀리타 코리아는 매장 전시 및 리퍼제품을 2년 무상 보증으로 최대 60% 저렴하게 구입하며, 밀리타 원두를 3Kg(판매가 99,000원)를 증정하는 파격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이벤트는 뉴코아 백화점 본점 3층 밀리타 직영 전시장(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70-2)에서만 진행되며, 선착순 판매 한다. 더불어 밀리타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용후기 이벤트’를 실시한다. 밀리타 전자동 커피머신 사용 후 개인 SNS, 블로그, 카페 등에 포스팅 한 후 홈페이지 이용후기 이벤트란에 남겨주면 선착순 100명에게 밀리타 원두 1Kg를 경품으로 증정하는 내용이다. ‘파격 보상판매 이벤트’는 브랜드와 기종에 관계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밀리타 코리아 홈페이지(www.melittakorea.com) 신세계 백화점, 롯데백화점 일부매장, 롯데 하이마트 전점 및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7월 20일까지 진행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밀리타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전화(02–574-8740)를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전후세대 일본인의 국가 인식과 한·일관계/김용덕 서울대 명예교수·동북아역사재단 초대 이사장

    [시론] 전후세대 일본인의 국가 인식과 한·일관계/김용덕 서울대 명예교수·동북아역사재단 초대 이사장

    1995년 일본 도쿄에서 ‘해방 50년, 패전 50년: 화해와 미래를 위하여’를 주제로 일본과 한국의 지식인들이 학술회의를 하던 때 일이다. 회의장 밖에서는 극우파들의 시위가 있었지만 회의장 안의 분위기는 한·일 관계의 앞날에 대해 희망적이고 건설적이었다. 당시 청중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는 1945년 이후 출생자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물었다. “왜 한국은 일본에 대해 끊임없이 사죄를 요구하는가? 전후(戰後) 세대에게 전전(戰前)세대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 아닌가?” 나는 답했다. “사죄란 말로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죄에 따른 합당한 행동이 따라야 진정한 사죄다. 과연 일본은 한국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들을 사죄 후에 하고 있다고 보는가. 그리고 전후 출생한 일본인은 일본국(日本國)이라는 역사적 실체의 연속선상에 있는 일본 국민이 아닌가.” 2013년 말 통계로만 봐도 전후 태어난 일본 국민은 전체 인구의 80.5%인 1억명을 넘는다. 이들 중 상당한 숫자가 질문자처럼 생각한다면 과거사에 대한 건전한 인식과 앞으로의 진정한 한·일 관계 수립은 힘들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리기 어렵다. 단순하고 피상적인 형식 논리나 증거로는 역사의 진실과 깊은 의미를 인식할 수 없다. 한 국가는 시대가 변한다고 그 역사적 연속성이 단절될 수는 없다. 역사적 실체로서의 국가는 그 국가가 안고 있는 모든 역사의 집합체다. 특정한 시점에 태어난 존재라고 해도 연속적인 역사적 실체의 한 부분인 만큼 자기가 속한 국가의 역사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독일은 1945년을 경계로 정부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치의 만행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독일이라는 역사적 실체로서의 국가에 대한 책임 때문이 아니겠는가. 나치의 전시 체제에서도 ‘성노동자’로 끌려온 여성들의 집단수용소가 있었다. 독일 정부는 라벤스브뤼크에 있는 수용소 등 여러 곳을 공개하고 학생들에게는 평화교육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억 책임 미래(EVZ) 재단을 만들어 각국의 나치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 피해자를 위한 기념사업 등을 대규모로 벌이고 있다. 독일인의 올바른 국가 인식이 어두운 과거를 들춰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라 하겠다. 설령 쿠데타로 집권한 정권이라도 이전 정권이 했던 국제적 약속을 지키기로 선언해야만 국제적으로 그 정권의 정당성이 인정받는 법이다. 현재 일본은 고노, 무라야마 담화의 후속 조처에 무관심할 뿐 아니라 부분적으로 그 담화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기미도 보인다. 이보다도 “이웃 아시아 국가와의 사이에서 발생한 근현대의 역사 사상(事象)을 다룰 때에는 국제 이해와 국제 협조라는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스스로 명시한 1982년 이른바 근린제국조항(近隣諸國條項)은 어떠한가. 일본은 이 약속의 엄중함을 알고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지만 국제적 약속을 지키는 정권이라야 국가의 신뢰를 불러올 수 있지 않겠는가. 불행한 과거를 딛고 건전한 미래를 구축하는 길은 진실의 규명과 확인 그리고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용서와 화해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뢰와 행동을 담보로 한 굳은 의지를 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일본의 정권과 국민의 국가 인식이 보편적 역사 의식을 바탕으로 할 때 가능할 것이다. 단순히 현재의 이해관계에 빠져 덮고 갈 일이 아니다. 물론 현실에서 닥친 문제는 그 나름대로 대처하고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한 과거사’를 ‘특수한 두 나라 간’의 문제로 보는 것은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감성적 대응이나 정치공학적 접근을 넘어 세계사적 보편성의 차원에서 제국주의 침략과 군 위안부 문제를 다뤄야 한다. 보편성의 논리를 세울 때 일본 국민뿐 아니라 국제적인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될 수 있다. 우리가 양국 간 역사 문제를 특수한 한·일 관계로 한정해 감성적으로 압박하려 할 때 일본인에게는 한국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갈 수 있고, 건전한 국가 인식의 길을 넓히지 못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北, 새달 광주U대회 돌연 불참 통보

    북한이 다음달 초 개최되는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 불참을 우리 측에 통보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일 조직위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다음달 3일 개막하는 광주U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은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 개소’와 ‘남측의 군사대결 추구’ 등을 광주U대회 불참 이유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에서 유행하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시할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는 23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개소한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 차원의 문제로 이번 유엔 인권사무소와 같은 유엔 국제기구를 우리나라에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광주U대회 참여 의사를 밝히고 지난 4월 ‘대표단장 사전회의’까지 참석한 상황에서 갑자기 불참 의사를 통보함에 따라 다른 민간 남북 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초 북한은 지난 3월 육상, 다이빙, 기계체조, 리듬체조, 탁구, 유도 등 6개 개인종목과 여자축구와 핸드볼 등 2개 단체종목에 나설 선수 75명과 임원 33명 등 총 108명의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 “韓·日은 美·中 사이 캐스팅 보트 쥐고 있어…해법 모색해야 할 때”

    [새로운 50년을 열자]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 “韓·日은 美·中 사이 캐스팅 보트 쥐고 있어…해법 모색해야 할 때”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한·일 관계는 타협은 있었지만 완전한 화해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는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한반도 및 동북아 문제 연구의 태두인 오코노기 명예교수를 한·일 수교 50주년을 앞둔 21일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만났다. 그에게서 한·일 관계 개선의 해법과 전망, 중국의 부상 등 국제 환경 변화에 따른 두 나라의 역할과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수교 50주년을 맞는 두 나라 관계는 그동안 어떻게 변했나. -양국 관계는 지난 50년 동안 국제 환경의 변화, 국제 시스템의 변동에 영향을 받았다. 크게 세 번의 시기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수교 이후 냉전 붕괴까지다. 양측의 상반된 입장을 그대로 둔 채 식민지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이뤄진 게 1965년 한·일 기본관계조약이다. 냉전이라는 질서 속에서 이뤄진 타협의 산물이었다. 1910년 한국병합조약이 불법이고 부당했다는 한국 주장에 대해 일본 측은 합법적이며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냉전이라는 국제 환경 속에서 안전 보장과 경제 발전이라는 확실한 공동 이익과 목표가 있었다. 수교 결과는 좋았다. 한국은 그 사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달성했다. →화해를 위한 노력에 어떤 진전이 있었나. -1989년 냉전 붕괴를 거치면서 동구권이 열리고 국제 협력의 영역이 확대되는 새로운 국제 환경을 맞았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협력 확대가 필요한 시대였다. 1993년 11월 호소카와 모리히로 당시 총리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군 위안부, 강제 징용 등을 거론하며 “가해자로서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의 본격적인 첫 반성인 셈이다. 이는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사과 발언으로 이어졌다. 당시 오부치 총리의 사과를 김대중 대통령이 받아들였고, 양측은 파트너십 공동성명을 내며 미래지향적인 데까지 손을 내밀었다. 두 나라가 화해에 가장 근접했던 때였다. →이 같은 노력은 왜 화해의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나. -90년대는 과거사 반성과 사과가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화해를 모색한 때였다. 아쉬운 점은 이 같은 화해의 노력이 구조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럽과 비교하면 모자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평양 방문 및 남북 정상회담, 그보다 일찍 가네마루 신 전 부총리의 방북 등 북·일 정상화 시도 등이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의미에서 1990년 이후 20년은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한 시기였다. 당시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독일 및 프랑스, 폴란드와의 화해 등이 이어졌고 이를 기초로 유럽공동체가 급진전했다. 한편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새 시대의 특징은 중국의 강대국화와 영역이 확대된 무역자유화 등이다. 2010년 중국은 국민총생산(GNP)에서 일본을 넘어섰다. 중국 부상 등의 국제적인 구조 변화가 한국 외교에 영향을 줬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중 관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임기를 시작했고, 한국의 중국 중시 외교가 본격화됐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중국을 앞에 놓았다. 일본은 그 뒷전으로 밀렸다. 일본에서는 반감이 컸다. 대중, 대미 외교의 성공을 통해 일본에 역사 문제 등을 압박하려는 것으로도 여겼다. →세 번째 시기의 한·일 관계는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취임한 지 일주일이 흐른 3·1절 연설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1000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취임 일주일 만에 일본에 역사를 바로잡으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미국 방문에 나섰다. 앞서 아소 다로 부총리가 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역사 해석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는 말을 꺼냈다. 양측의 신경전과 대립이 두드러졌다. 중국 중시 외교에, 아베 신조 총리와의 리더십 충돌까지 겹쳤다. 아베 총리도 잘하지 못했다. “침략의 정의는 확정된 게 없다”는 발언도 했다. 야스쿠니 신사까지 참배하면서 지도력 충돌은 두드러졌다. 한·일 두 리더십의 충돌은 역사 인식의 충돌이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국제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대한 외교 전략의 부딪침도 있었다. 정체성 충돌, 민족 감정 및 전통문화의 대립도 얽혔다. 한국은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관계에 더 힘을 기울였고, 아베 총리도 미·일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한국 관계는 나중에 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앞으로 한·일 관계는 어떤 상황을 맞겠나. -세 번째 시대를 맞았지만 한·일 관계는 아직 이렇다 할 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시대 흐름에 맞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때다. 시스템 변동에 따라 한국도, 일본도 하고 싶은 대로 외교를 하고 있다. 그래서 충돌이 생겼고 관계도 나빠졌다. 시대에 맞는 한·일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중국 부상과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확산되면서 보다 광범위한 경제 통합 시대에 맞게 양국 관계의 틀과 규범을 만들어 나갈 때다. 긍정적인 것은 두 나라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미들 파워’(중급 파워) 국가라는 점도 그렇다. 둘 다 국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유사한 산업구조로 경쟁도 치열했지만 생산 과정의 공유 및 분업의 심화로 두 나라 협조 관계는 더 커지는 추세다. 제3세계의 인프라 건설 참여 등에서 보듯 일본과 한국 기업들이 자금력, 정보력의 장점을 서로 나누며 함께 참여하는 예가 늘고 있다. 앞으로도 경제 협력이 두 나라 관계를 선도할 것이다. 서로 더 의존적이고 더 얽히는 상호 의존 관계가 진행될 것이다. 양측의 장점을 합치면 시너지가 배가된다. →두 나라 관계가 진전될 것이라고 낙관하나. -두 나라는 비슷한 현안에 직면해 있다. 대립하는 미·중 사이를 어떻게 중재하고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까 하는 점도 같다. 미·중 간 가교 역할과 시장·경제 통합에서 한·일은 손을 잡고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중 입장은 대립 속에 고정돼 있다. 중간에 있는 한·일이 어떻게 생각하고 유도해 나가느냐에 따라 방향과 내용이 결정된다.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한·일 어느 한 나라만으로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 아세안과 힘을 합쳐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중간국’들이 동북아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한·일이 서로의 대미, 대중 정책을 상의할 수 있을 때 두 나라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의 문제다. 급진전하는 대중 관계를 유지하는 한국과 미국에 밀착한 일본, 두 나라의 장점과 이점을 잘 조화하고 활용해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역사 마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력과 힘을 잃어 버리면서 ‘불임의 외교’만을 거듭하고 있다. →두 나라 사이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새로운 관계를 이끌어 내려면 박 대통령이 중점을 두는 위안부 문제에서 진전을 거둬야 한다. 새 시대에 맞는 해법을 모색해서, 국제적인 룰에 근거해, ‘전쟁시대의 국제 문제’라는 점에 기반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한·일 간 문제로 국한해 풀려고 해서는 입장 차이 때문에 해법을 내기 어렵다. 전쟁 상황에서의 성폭력 조사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유사 문제들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며 해결하기 위한 기금 설립 등도 생각해 봄 직하다. 보편적이고 세계적인 해법의 틀 속에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보자. 일본 정부의 사과를 포함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되면 된다. 양국 관계 진전의 모델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한·일 관계 진전의 출발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어려운 점은 한국 비정부기구(NGO)들의 역할이다. 한국 정부가 이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번에는 한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 국내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고 중지를 모아 여기서 종결시키겠다” 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일본 측이 “이렇게 하면 어떠냐”고 안을 내놓아도 한국 정부는 NGO 등 주변 불만이 크다며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일본 정부도 무엇을 선뜻 내놓기가 어렵다. 한국 측도 이번에는 매듭짓고 받아들이겠다는 준비와 결의가 필요하다. →아베 총리가 8월에 종전 70주년 담화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걱정 어린 시각이 많다. -한국인을 만족시킬 만한 아베 담화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미국 의회에서 아베 총리가 말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종전 70주년 담화라는 게 왜 필요한가. 동양권에서 50주년 등은 중시되지만 70주년이 주목받는 것은 아베 총리 스스로가 담화를 하겠다고 해서였다. 그것은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 등에 대해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70주년 담화가 나오고 난 뒤에 한·일 관계는 정상화를 향한 새로운 모색을 하는 출발점에 서게 될 것이다.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의 틀이나 다자회담의 틀을 빌려 한·일 정상이 만나고 그 장을 빌려 한·일 정상회담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교부 사이트에서 한국과 관련해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말까지 빼 버렸다. -불만이 있어도 그러면 안 되는데…. 내년에는 다시 들어가지 않겠나. 이는 오해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한국이 진짜 민주주의를 하나” “법의 지배를 받나” 하는 의문이 일본에서 생겼다. 산케이신문 기자에 대한 기소나 법원의 대일 관련 판결, 중국에 대한 한국의 자세 등이 얽혀 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한·일 관계의 토대다. 한국인은 앞으로 나올 70주년 담화에 실망하고 불만이 크겠지만 그 뒤에 어떻게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새 시대에 맞는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 과거사는 한·일 관계의 일부, 한 조각일 뿐이다. 양측이 다투면서 서로 얼마나 많은 것들, 소중한 기회들을 잃어 버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서로 공감대가 형성돼야 화해가 가능하다. 한·일은 1965년 큰 타협을 이뤄냈지만 서로 이해하는 공감대는 모자랐다. 완전한 화해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자. 실현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꾸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게 옳은 길이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오코노기 교수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다. 1945년생으로 그가 재직하는 게이오대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 ‘오코노기 학파’가 퍼져 있다. 그만큼 많은 한반도 전문가를 배출했다.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위원장으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청사진 마련을 주도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자문기관인 ‘대외 태스크포스’ 위원,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자문기구인 ‘외교정책연구회’ 위원 등을 지내며 일본의 한반도 정책 결정에 관여했다. 1972년부터 2년여 동안 연세대에 유학하면서 ‘7·4남북공동선언’ ‘10월 유신’ ‘김대중 납치사건’ ‘민청학련사건’ 등을 지켜봤다. ‘한국 오코노기 연구회’가 있을 정도로 국내에 지인과 친구들이 많다. ‘조선전쟁’(중앙공론사), ‘일본과 북조선’(PHP연구소) 등의 저서가 있다.
  • 생각만으로 채널 돌려…‘마음 읽는 리모콘’ 개발

    생각만으로 채널 돌려…‘마음 읽는 리모콘’ 개발

    영국 국영방송 BBC가 디지털기술 개발기업인 ‘디스 플레이스’(This Place)와 협력해 생각만으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저렴한 장비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BBC는 직원 10명과 함께 회사 내부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BBC의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BBC 아이플레이어’(BBC iPlayer)를 탐색하고 원하는 영상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헤드셋 형태의 이 장치는 사용자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명상(집중해제)’을 할 때 생기는 뇌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디지털부서의 사이러스 사이한 사업개발부장은 “(실험에서) 일부 직원은 쉽게 성공했고 일부는 어려워했지만 결국엔 모두 원하는 대로 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한은 TV 리모컨을 사용하기가 힘들 정도의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이 기술이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그는 BBC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직까지 이 장비는 실험 단계에 있을 뿐이다. 뇌파 감지 기술 자체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 구현된 기능보다는 앞으로 실현할 기능을 기대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뇌파로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기술은 최근 점점 더 보편화되는 추세다. 올해 2월에는 국제적 기술 개발 회사인 ‘테크에버’(Tekever)가 뇌파를 읽는 장비를 만들어 드론 조종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BBC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성동 방문간호사 어르신 맞춤형 관리 ‘찾아가는 주민센터’ 새달 확대 실시

    성동 방문간호사 어르신 맞춤형 관리 ‘찾아가는 주민센터’ 새달 확대 실시

    김경희(65·가명·마장동) 어르신은 동 주민센터에 복지플래너를 문의한 뒤 동 직원과 간호사의 방문 약속을 잡았다. 직원은 상담을 통해 기초연금, 단순무임교통카드, 기초생활보장제도 신청절차를 알려줬다. 방문간호사는 식습관을 체크하고 건강관리 전반을 진단했다. 성동구는 지난 4월부터 마장동에 방문간호사를 배치하고 시범 운영 중인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를 다음달부터 17개 모든 동으로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17개 동 주민센터에 있는 방문간호사들은 만 65세, 만 70세를 맞는 어르신들을 전수조사한다. 또 지속적인 건강 점검이 필요한 대상자를 관리하게 된다. 구 관계자는 “사회복지공무원과 방문간호사가 2인 1조로 활동하기 때문에 대상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와 의료기관 연계가 신속히 이뤄진다”며 “시범운영 기간에도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는 주민센터에서 주민 누구나 기초적인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동 마을건강이음터’를 운영한다. 검진 결과 고위험군 주민에게는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질환자에게는 의료복지 서비스를 연계할 계획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고령화 가속화로 건강에 대한 주민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며 “방문간호사를 주민생활 현장에 배치해 보건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보편적인 건강복지를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진드기 기피제 판매량 급증...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진드기 기피제 판매량 급증...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최근 진드기로 인한 사망 사례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진드기 기피제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6월 19일 기준으로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제품은 다름아닌 ‘버그프리’라는 모기와 진드기 기피제다. 버그프리는 아기물티슈 브랜드 ‘베베숲’이 최근 출시한 해충 기피제로, 옥션에서 베베숲 센시티브 물티슈와 함께 판매되며 전체 제품 중 베스트 1위에 올랐다. 버그프리의 주성분인 이카리딘(ICARIDIN)은 독일 바이엘사에서 개발한 원료로 모기와 진드기 기피성이 뛰어나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어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된 성분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천하고 미국EPA가 승인했기 때문에 믿을만하다. 베베숲의 관계자는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진드기와 모기 같은 해충이 극성을 부리기 때문에 자녀들과 함께 야외활동을 할 때는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라며 “진드기 등 해충의 피해를 예방하려면 옷이나 소지품을 풀밭에 방치하지 말고, 야외 활동 시에 긴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시론] 국회법 개정 논란과 공익/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시론] 국회법 개정 논란과 공익/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지난달 29일 통과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에 대해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의아스러운 것은 청와대와 여당 간에 이처럼 상호 의견 교류가 없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어떤 정치역학이 물밑에서 작동하는지 일반 국민으로서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국정을 함께 이끌어 가야 할 두 중심축 간에 빚어지는 현재와 같은 소통 부재와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될 국정 운영 차질은 결국 대통령의 정치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될 것이라는 점이다. 수정안이 수용되면 앞으로 국정 운영에 큰 변화가 초래될 것처럼 우려하는 시각도 납득하기 어렵다. 개별 법률에 대한 시행령의 위법 여부를 야당 단독으로 결정해 행정부에 그 시정을 ‘요청’할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행정부가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닌 터에 ‘입법독재’ 운운은 지나친 기우로 들린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 논란을 좀 더 거시적인 맥락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란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공익 실현을 위한 제도들의 총합이다. 여기서 ‘명목상’이라는 접두사를 넣은 이유는 국가가 반드시 공익 실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가란 자본가를 돕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좌파 이론이나, 자익 추구를 위한 개인들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로 추진되는 국가 정책이 국익에 비합리성을 초래할 뿐이라는 우파 이론이 예다. 실제로 동서고금의 역사에서 국가가 군주나 특정 종교 혹은 집단의 이익을 위해 존재했던 경우가 허다했다. 정치행정의 근대화는 국가가 이처럼 특수이익을 넘어 공익을 도모하는 제도적 총체가 되도록 하기 위한 개혁 과정이었다. 그런데 공익이 무엇인가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수긍하고 따를 수 있는 개념 정의와 기준 설정이 쉽지 않다. 공익이란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의 이익을 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는 개인주의, 자유주의 시각과 단순히 개인이익의 합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일반이익’을 찾아 그것을 구현해야 한다고 보는 집단주의, 공동체주의의 시각이 대립한다. 개인이익의 합으로서의 공익이 구현되도록 하려면 그들의 이익이 상호 조정을 거치면서 상향적으로 결집되도록 하기 위한 제도화가 필요하다. 다양한 사회집단과 정당을 매개로 해 의회가 이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국가 기구로 진화했다. 마치 ‘진흙탕을 헤쳐 나아가는’ 것처럼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다원주의적인 의회 과정으로부터 일반이익의 구현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일반이익으로서의 공익 구현은 개인들의 단기적 이익과는 한 단계 거리를 둔 행정부가 구조적으로 더 적합하다. 국민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기구보다는 뒤에서 예산·조직 등을 배당하는 중앙관리기구들이 전체 이익 챙기기에 더 유리하다. 그러나 행정부가 일반이익을 정의하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추진하는 데 필요한 보편적 기준을 어떻게 확보한다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한다. 일반이익의 이름하에 그들 자신 혹은 조직의 이익을 끼워 넣는 문제도 있다.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서로 대칭적인 이 두 시각의 공익을 절충하기 위한 제도화가 이뤄졌다. 자유주의 국가로 시작한 미국이 행정국가로 진화한 것, 국가주의 전통의 독일과 프랑스가 대의민주주의를 강화해 온 것이 예다. 우리는 강력한 집단주의와 국가주의가 배태된 나라다. 특히 자유주의가 위축되고 국가주의가 성행했던 15년(1972~1987)을 거친 이후 자유주의 확대와 국가주의 이완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이번 국회법 개정 논란은 이와 같은 큰 흐름의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미시적 불협화음의 하나로 이해된다. 결국 행정부와 입법부가 견제와 절충과 협력에 의해 개인이익과 일반이익의 조화를 꾀하는 운영의 묘가 관건이다. 이번 국회법 개정 과정 자체가 하나의 선례로 남을 수 있도록 정치인들의 노력을 당부한다.
  • ‘생각’만으로 채널 바꾸는 TV 리모콘...BBC방송, 개발

    ‘생각’만으로 채널 바꾸는 TV 리모콘...BBC방송, 개발

    영국 국영방송 BBC가 디지털기술 개발기업인 ‘디스 플레이스’(This Place)와 협력해 생각만으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저렴한 장비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BBC는 직원 10명과 함께 회사 내부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BBC의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BBC 아이플레이어’(BBC iPlayer)를 탐색하고 원하는 영상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헤드셋 형태의 이 장치는 사용자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명상(집중해제)’을 할 때 생기는 뇌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디지털부서의 사이러스 사이한 사업개발부장은 “(실험에서) 일부 직원은 쉽게 성공했고 일부는 어려워했지만 결국엔 모두 원하는 대로 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한은 TV 리모컨을 사용하기가 힘들 정도의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이 기술이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그는 BBC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직까지 이 장비는 실험 단계에 있을 뿐이다. 뇌파 감지 기술 자체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 구현된 기능보다는 앞으로 실현할 기능을 기대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뇌파로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기술은 최근 점점 더 보편화되는 추세다. 올해 2월에는 국제적 기술 개발 회사인 ‘테크에버’(Tekever)가 뇌파를 읽는 장비를 만들어 드론 조종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BBC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심야식당 단체 포스터 공개, ‘훈훈 분위기’ 그대로..완벽 캐스팅 ‘기대 폭발’

    심야식당 단체 포스터 공개, ‘훈훈 분위기’ 그대로..완벽 캐스팅 ‘기대 폭발’

    심야식당 단체 포스터 공개, ‘훈훈 분위기’ 그대로..완벽 캐스팅 ‘기대 폭발’ ‘심야식당 단체 포스터 공개’ 심야식당 단체 포스터 공개가 화제다. SBS 심야드라마 ‘심야식당’ 단체 포스터가 공개됐다. 6월 말 첫 방송을 앞둔 SBS 심야드라마 ‘심야식당’(극본 최대웅 홍윤희, 연출 황인뢰) 측은 따뜻함이 가득 전해지는 단체 포스터를 18일 공개했다. 공개된 심야식당 단체 포스터에는 마스터 김승우를 비롯해 연기파 배우 최재성, 남태현, 정한헌, 주원성, 박준면, 반민정, 손화령, 장희정, 강서연, 손상경까지 함께 스토리를 풀어낼 단골손님들이 심야식당을 배경으로 모여 앉아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모두 한 곳을 바라보며 누군가의 사연을 들어줄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한 이들의 모습은 매회 등장할 스페셜 게스트들과 그들이 그려낼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이야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음식을 주제로 그 속에 담겨 있는 인간애와 추억, 치유를 그려갈 ‘심야식당’은 소박하지만 따듯한 우리네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단체 포스터에서 역시 편안하면서도 따듯한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제작사 측은 심야식당 단체 포스터 공개와 함께 “심야식당이 갖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를 포스터에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보편적이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만큼 화려함이 아닌 익숙함과 따뜻함으로 다가가려고 한다”고 전하며 “힘든 하루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위로가 될 힐링 드라마 ‘심야식당’의 시작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밤 12시부터 오전 7시까지 문을 여는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심야식당’은 한국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한 회당 30분씩 1일 2회로 구성된다. 오는 6월 말 첫 방송. 사진=SBS 제공(심야식당 단체 포스터 공개) 연예팀 seoulen@seoul.co.kr
  • BBC방송, ‘마음 읽는’ TV 리모콘 개발

    BBC방송, ‘마음 읽는’ TV 리모콘 개발

    영국 국영방송 BBC가 디지털기술 개발기업인 ‘디스 플레이스’(This Place)와 협력해 생각만으로 채널을 바꿀 수 있는 저렴한 장비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BBC는 직원 10명과 함께 회사 내부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BBC의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BBC 아이플레이어’(BBC iPlayer)를 탐색하고 원하는 영상을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헤드셋 형태의 이 장치는 사용자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명상(집중해제)’을 할 때 생기는 뇌파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 디지털부서의 사이러스 사이한 사업개발부장은 “(실험에서) 일부 직원은 쉽게 성공했고 일부는 어려워했지만 결국엔 모두 원하는 대로 영상을 재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이한은 TV 리모컨을 사용하기가 힘들 정도의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이 기술이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그는 BBC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아직까지 이 장비는 실험 단계에 있을 뿐이다. 뇌파 감지 기술 자체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까지 구현된 기능보다는 앞으로 실현할 기능을 기대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강조했다. 뇌파로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기술은 최근 점점 더 보편화되는 추세다. 올해 2월에는 국제적 기술 개발 회사인 ‘테크에버’(Tekever)가 뇌파를 읽는 장비를 만들어 드론 조종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BBC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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