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편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아들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50대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THE E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헌혈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158
  • 강금실 “강경화 외교시대 기대…새 외교 패러다임 열 최적임자”

    강금실 “강경화 외교시대 기대…새 외교 패러다임 열 최적임자”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오는 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에게 “한국을 위한 외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강 전 장관은 고 노무현 대통령 집권 시절인 참여정부 때 임명된, 국내 첫 여성 법무장관이다. 그런 그가 국내 첫 여성 외교장관 임명을 앞두고 있는 강 후보자에 대한 평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4일 남겼다. 강 전 장관은 “개인적으론 2006년 여성인권 직명대사를 할 때 외교통상부 국장이었던 강 후보자를 봤다. 다소 어려웠던 업무 지원을 해결해줬다”면서 “명석하고 온화하며 일솜씨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 최강대국과의 외교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고, 국제외교적 차원에서 적정 수준을 유지하며 한반도 평화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라면서 “국제무대 전문기량을 갖추고 업무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맞아들이는 것은 행운”이라는 말로 강 후보자를 추켜세웠다. 이어 “강 후보자는 유엔에서 국제인권 분야를 오래 다루며 세계 각국의 속사정을 봤고, 다양성을 이해하면서도 보편적 기준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국내 사회·문화의 선진적 발전에 좋은 본보기가 돼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가 첫 외교수장으로 지명한 강 후보자는 한국 여성으로서 유엔 기구의 최고위직에 진출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조교수를 거쳐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 국제기국국장(당시 국제기구정책관)을 역임했고 2006년부터 유엔에서 활동했다. 강 후보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말기인 2006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이 됐고, 2011년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활동했다. 2013년 4월부터는 재난 등 비상 상황에 처한 회원국에 유엔의 자원을 배분하는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을 맡았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당시 유엔 사무총장 당선인의 유엔 사무 인수팀장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로 임명됐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흉측한 예술이 왜 떴냐고? 사회가 그랬으니까

    흉측한 예술이 왜 떴냐고? 사회가 그랬으니까

    그로테스크 예찬/이창우 지음/그린비/400쪽/2만 5000원그로테스크는 기괴하거나 흉측하고, 부자연스럽거나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것을 통칭하는 미적 표현을 일컫는다. 대개 사회 변동기, 전환기에 맞닥뜨리는 익숙지 않은 상황들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희망 등이 여러 예술 장르에서 교차·응측되며 나타난다. 처용, 사천대왕, 해태상, 장승, 하회탈 등 우리 나라 어느 시대에나 그로테스크가 존재했다.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엽기 코드도 그로테스크와 다름없다. 서구 사회가 수백년간 이뤄 온 역사를 압축적으로 경험한 우리 사회는 고도성장, 경제공황, 구조조정 등의 급격한 사회 변동을 거치며 그로테스크가 보편화했다. 예술가들이 집약적으로 그로테스크한 영감을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 영화 분야가 그랬다. 문화연구학자이자 영화평론가인 저자는 합법화한 대량 해고, 노동시장의 유연화, 자기계발 열풍 등 전 사회적 구조조정이 김기영의 ‘하녀’, 하길종의 ‘화분’, 박철수의 ‘301, 302’, 김지운의 ‘조용한 가족’,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을 통해 어떻게 표출되었는지 읽어 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혼란한 세상속 상생의 길이 21세기 미래의 길”

    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황진선)가 ‘2017년 대한민국 정의와 화해를 위한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제17회 가톨릭포럼을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었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종교계가 혼란한 세상속 상생과 공존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홍보주일 세미나를 겸한 포럼에서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과 남재영 대전 빈들교회 담임목사, 천주교 서울대교구 전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박동호 신부가 차례로 발제에 나섰다. 가장 먼저 도법 스님은 “우리 모두는 그물의 그물코처럼 한 몸 한 생명이요, 공동운명체의 동반자”라면서 “우리들은 무지와 착각에 빠져 서로 편 갈라 싸워 고통과 불행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법 스님은 특히 “붓다는 공평무사한 우주 보편의 길, 오래된 미래의 길을 찾았는데 그 길은 더불어 어울리는 길뿐이며 그 길의 이름이 화쟁”이라면서 “상극의 20세기 낡은 틀을 넘어 서로를 살리는 상생의 길이 21세기 미래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남재영 목사는 “1997년 IMF 사태를 맞아 국민이 조성한 공적자금으로 재벌 중심 경제체제가 구축됐다”면서 “국민에게는 고통을 강요하면서 재벌에게 무한 특권과 특혜를 제공해 대한민국이 헬조선이 됐다”고 주장했다. 남 목사는 “2017년 대한민국이 가장 우선 고려할 일은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라고 지적하면서 “1997년 체제는 폐기하고 인간 존엄성을 실현할 국민경제 체제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박동호 신부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교회의 본성과 사명, 임무와 책임은 ‘세상 실재들에의 관여’를 전제로 한다”면서 “가톨릭 사회 교리에 비춰 오늘날의 실재를 해석하고 적절한 행동 노선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사목의 우선과제”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이어 “교회 안팎에 사회 교리를 널리 알리고 실천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교회의 얼굴에서 사람들이 정의와 화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3D프린팅 자율차로 출근하고 스마트십 메카된 ‘2030 울산’

    3D프린팅 자율차로 출근하고 스마트십 메카된 ‘2030 울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본격화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일상생활, 산업 현장 등 우리의 삶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예고한다. 인간의 몸에 내장된 칩이 실시간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전기차가 도로를 누빈다. 무인 선박, 해저도시 건설, 심해 탐사 로봇 등 조선해양산업도 최첨단 기술을 자랑한다. 산업도시 울산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울산형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에 울산이 어떻게 변했을지 미리 가 봤다.2030년 6월 3일 오전 6시 울산 남구 A아파트. 잠을 깬 이도현(43)씨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자 자동으로 침실등에 불이 들어오고 커튼도 걷힌다. 또 이씨의 몸에 내장된 칩이 심박수와 혈압 등 수치를 체크해 건강정보센터에 보낸다. 건강정보센터에 입력된 이씨의 자료는 질병 예방 등을 위한 건강 자료로 활용된다. 사람의 인체에 내장하는 칩은 울산에 본사를 둔 바이오메디컬 전문기업인 B사가 만든 제품이다. 울산에는 B사처럼 게놈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메디컬기업이 집적화돼 바이오헬스 분야의 다양한 기기를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출근 준비를 마친 이씨는 오전 7시 30분쯤 3D프린팅으로 만든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타고 회사로 향한다. 이씨는 운전대를 잡는 대신 서류나 책을 보면서 편안하게 출근한다. 회의 자료를 챙기던 이씨는 차 안에 설치된 DMB를 통해 아침에 못 본 뉴스를 본다. ‘현대중공업이 스마트십, 그린십에 이어 무인 자율주행 선박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는 뉴스가 이씨의 관심을 끈다. 이씨는 혼잣말로 “2010년대 중반 불어닥친 조선산업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성과”라고 평가했다.이 시기에는 3D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 전기차가 도로 곳곳을 누빈다. 자율주행 차량이 보편화되고, 도로망 자동 시스템까지 구축되면서 차량 접촉 사고는 물론 교통 체증도 거의 사라졌다. 출근길에 막히지 않고 회사에 도착한 이씨는 자신의 책상에서 다른 부서 직원들과 홀로그램으로 회의하면서 업무를 시작한다. 이처럼 이씨의 하루 일과는 첨단으로 시작해 첨단으로 마감한다. 같은 날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인공지능을 탑재한 트랜스포터(특수운송장비), 크레인 등 각종 중장비는 운전자 없는 무인 시스템으로 무거운 강철 자재나 대형 블록을 운반한다. 작업장인 야드 곳곳에서는 용접이나 절단, 조립 작업을 하는 로봇들도 눈에 띈다. 로봇들은 사람과 함께 작업을 한다. 사람과 충돌이 예상되면 자동으로 동작을 멈추는 안전 기능을 갖춰 ‘협업로봇’이라 불린다. 방사선을 이용한 선박 품질검사와 밀폐공간 작업, 높은 난간 작업 등 위험한 일의 대부분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2010년 중반부터 불어닥친 조선해양업계 불황을 넘고, 중국·일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스마트 조선’으로 눈을 돌리는 등 첨단기술 개발에 총력전을 벌였다. 첨단기술 개발의 노력으로 강철 자재 절단 작업부터 대형 블록 생산 등 힘든 공정에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 없게 됐고, 야외 야드 공정도 자동화되면서 안전사고가 거의 사라졌다. 특히 선박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 무인 항해가 가능한 스마트십의 완성도를 높였다. 스마트십은 목적지를 입력하면 스스로 연료 효율과 해상 환경 등을 고려한 최적의 코스를 설정·항해한다. 육상 관제실에서 선박 원격제어는 물론 예방 진단도 가능하다. 승선 인원도 시스템을 체크하는 1명 정도로 줄어든다. 또 조선업계는 해저도시 건설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하게 된다. 첨단기술을 앞세운 조선업체들은 해저 탐사뿐 아니라 심해에서 굴착, 용접, 절단, 설치 등 고난도의 작업을 맡게 될 로봇까지 개발한다. 만화 또는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해저도시 개발이 빠르면 2032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2030년 울산은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더불어 게놈 기반 바이오메디컬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다. 전지산업과 수소산업도 급속히 발전하면서 울산을 전지·수소산업 중심 도시로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전지·수소산업의 발전은 세계 최대의 미래 자동차 부품 도시라는 계획도 현실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울산은 3D프린팅에 기반을 둔 자동차 생산업체가 모여 미래 자동차산업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서울시의회 조규영 부의장 ‘2017 대한민국을 빛낸...’ 특별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조규영 부의장 ‘2017 대한민국을 빛낸...’ 특별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조규영 부의장(더불어민주당·구로2)이 5월 3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된 2017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하고 자랑스런 인물대상 시상식에서 의정발전부문 특별대상을 수상했다. 유로저널 한국본사와 새한일보 시상식선정위원회가 시상하는 이번 행사는 개인을 비롯한 중소기업, 대기업 및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체육, 예술, 서비스 등 국내는 물론 해외의 모든 분야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참다운 모범일꾼들을 엄선 발굴하여 시상하는 자리이다. 이날 시상식은 유로저널 한국본사, 새한일보, 전국 NGO단체연대가 주최하며 한국방송뉴스통신사, 대한민국 인물대상 대회조직위원회가 주관하며 서울매일,나눔뉴스,시민프레스,시사코리아등이 후원한다. 조 부의장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박사로서의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서울시민의 보편적복지향상에 기여, 서울시의회 여성부의장으로서 여성정치인의 확대 및 여성정치인 유리천장 혁신에 앞장서고 여성 인권향상에 앞장선 점, 한일여성의원 간담회, 광역여성의원 간담회, 지역여성리더 신년회 개최로 한일여성의원간 교류 확대, 광역여성의원과 지역여성리더간 유대강화 및 협력증진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으며 서울시 여성기업인의 지원확대방안을 통한 여성기업인들의 판로개척과 일자리 창출에 공헌한 점을 들어 의정부문에서 특별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한편 이날행사는 조경태 국회의원, 조억동 광주시장, 홍수환 회장, 김혜연 가수 등 정치, 경제, 사회 , 문화, 예술, 스포츠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 인물들 48명의 수상자들과 더불어 내빈등 총 200명의 인사가 참석, 서인석 코미디언과 이숙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2시간동안 진행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탐방 플러스] ‘敬’으로 빛나는 퇴계 종손… ‘살아 있는 교과서’

    [탐방 플러스] ‘敬’으로 빛나는 퇴계 종손… ‘살아 있는 교과서’

    21세기 퇴계 이황의 철학사상과 실천적 삶을 몸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86세 이근필 옹이다. 이 옹은 퇴계 이황의 16대 종손이다. 그런데 이 옹은 노환으로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한다.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 청년이 노년이 된 때문이다. ‘만물은 유전하고 변화한다’는 명제를 실감케 한다.하지만 늘 한결같은 분이 계시다. 흔들림의 변화도 없다. 퇴계 종택의 이 옹이다. 이 옹의 퇴계 이황 할아버지가 남긴 유지를 정성과 성심을 다해 봉양하는 정행의 삶이 바로 그것이다. ‘무릎 꿇는 퇴계 종손’, 이미 오래전부터 세간에 알려졌다.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도 ‘무릎 꿇는 퇴계 종손’은 변함이 없다. 남녀노소를 차별하지 않는다. 신분의 높고 낮음도 따지지 않는다. 퇴계 종택을 찾는 사람을 맞이할 때면 그 누구를 막론하고 ‘무릎을 꿇는다’. 평생을 지극정성으로 변함없는 한길을 걸었다. 종손으로 산다는 것. 종손은 한 해 서른 번이 넘을 정도의 제사와 수많은 대소사를 치러야 한다. 몸도 마음도 편하게 쉬기 어렵다. 하지만 이 옹은 상상 못 할 피로와 가볍지 않은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옹은 예(禮)를 다해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한다는 경(敬)의 마음으로 인간존중·인간사랑을 실천했다. 그렇다 보니 그 예는 무릎 꿇음이 됐고, 경은 겸손이 되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감동을 일으켰다.86세 퇴계종손의 무릎 꿇는 가르침 퇴계 이황은 성리학적 삶의 표상이다. 그분은 경(敬)으로써 명덕(明德)한 성리철학을 삶에 녹여내는 지행합일의 실천적 삶을 사셨다. 그래서인지 퇴계 이황의 유전자를 받은 16대 종손 이 옹 역시 ‘무릎 꿇는 삶’으로 ‘경’을 실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병일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퇴계 종택을 “퇴계 선생의 아주 검소한 서당”이라고 묘사했다. 퇴계 종택이 500년 전 이황 선생이 사셨던 오래된 옛집이 아니란 뜻이다. 퇴계 종택은 이황 당시에도 그랬듯이 지금에도 여전히 ‘배움의 학교’란 설명이다. ‘서당’은 그래서 훈장만 바뀌었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 서당이다. 예전에는 퇴계 이황이었고, 21세기 오늘에는 16대 종손 이 옹이다. 사람은 오고 갔지만 정신과 삶은 그대로이다. ‘무릎 꿇고 공손하게 말하는 86세 종손의 삶’은 그래서 현장이고, 실제상황이다. 그리고 ‘살아있는 책, 교과서’이기도 하다. 퇴계 이황이 빛나는 이유다.퇴계 종택은 살아 있는 책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위치한 퇴계 종택은 퇴계의 13대 후손인 하정공 이충호가 1926년~1929년에 새로 지었다. 원래의 가옥은 1907년 왜병의 방화로 모두 타 없어졌다. 1982년 12월 1일 경상북도기념물 제42호로 지정되었다. 이 종택은 야산을 등지고 비교적 평탄한 지형에 동남방으로 앉았다. 이 종택은 5칸 솟을대문과 ‘ㅁ’자형 정침이 있다. 정침이란 주택의 가장 중심이 되는 집과 방을 말한다. 오른쪽에 5칸 솟을 대문과 추월한수정(秋月寒水亭)이 있다. 그 뒤에 솟을삼문과 사당이 있다. 본채인 ‘ㅁ’자형 정침은 사랑마당을 건너 사랑채와 마주한다. 그 뒤가 안채이다. 이 종택은 근대에 지어졌음에도 사대부가의 공간영역을 구비했다. 대종가로서의 품격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옛 살림살이의 풍모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퇴계 종택 앞에 논이 있어 씨 뿌리고 거두는 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보여 준다.도산서원, 퇴계의 성리학적 자연관 담아 종택에서 10여분 거리에 도산서원이 있다. 퇴계 이황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제자들이 건립했다. 현재의 도산서원은 퇴계가 생전에 성리학을 깊이 연구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던 도산서당과 퇴계 사후에 스승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지은 도산서원으로 나눌 수 있다. 앞쪽이 도산서당이고 그 뒤편이 도산서원이다. 도산서당은 3칸밖에 안되는 작은 규모의 남향 건물이다. 서쪽 1칸은 골방이 딸린 부엌이고, 중앙의 온돌방 1칸은 퇴계가 거처하던 완락재이며, 동쪽의 대청 1칸은 마루로 된 암서헌이다. 퇴계는 이곳에서 자연과 합일하는 퇴계성리학적 자연관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전한다. 도산서원은 퇴계가 세상을 떠나고 삼년상을 마치자 그의 제자들과 온 고을 선비들이 1574년 봄 “도산은 선생이 도를 강론하시던 곳이니 서원이 없을 수 없다”해서 서당 뒤의 두어 걸음 나가 조성됐다고 한다. 그 이듬해인 1575년 8월 낙성과 함께 선조로부터 ‘도산(陶山)’이라는 사액을 받았다. 1576년 2월에 사당을 준공해 퇴계 선생의 신위를 모셨다. 권기창 안동대 교수는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 선생의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유일한 현장”이라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평가했다. 선비문화수련원, ‘오늘의 선비’ 양성 목표 도산서원 부설기관으로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은 퇴계 종택 왼쪽 위에 자리하고 있다. 2001년 11월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설립됐다. 개개인의 바른 인성과 선진 도덕사회 구현, 지와 덕을 겸비한 인재로서 오늘의 선비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련원은 150~200명 숙박이 가능하다. 제1원사와 제2원사로 구성돼 있다. 제1원사와 제2원사는 강의실, 실습실, 토의실,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구내식당은 15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수련원은 “선비정신은 21세기 문화의 시대, 우리의 자랑스런 국민정신이다”를 모토로 ▲나보다 남을 위하는 겸손과 배려의 박기후인의 자세 ▲자기인격을 닦고 나서 사회에 기여하는 수기치인의 삶 ▲공동체가 어려울 때 자신을 희생하는 견위수명의 실행을 실천덕목으로 삼고 있다. 권 교수는 “퇴계 이황 선생은 우리나라 최고의 성리학자로 학문연구와 유교문화의 이념을 몸소 실천하신 세계적인 인물”이라며 “각박하게 변하는 지금의 이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노력 중의 하나가 퇴계 선생의 삶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안동은 한국인본정신의 본향이고, 전통문화의 중심지”라면서도 “가장 보수적인 지역이면서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가장 혁신적인 곳”이라고 소개했다. 우리 인류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가 바로 안동에 있다는 설명이다. 권용진 객원기자 spangle007@seoul.co.kr퇴계 이황은 퇴계 이황(退溪 李滉, 1501~1570년)은 한국정신문화 원류의 한 축인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이다. 그는 지금의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온혜리에서 태어나 조선 지성사에서 사림의 성장기를 살아갔다. 당시 연속된 사화는 사림의 학문에 치열성을 더함으로써 사림의 세를 전국적으로 확장시켰다. 특히 퇴계의 학문은 한국역사를 통해 영남을 배경으로 한 주리적(主理的)인 퇴계학파를 형성했다. 퇴계의 학풍을 따른 학자는 당대의 류성룡·김성일 등을 위시한 260여 명에 이르렀다. 그리고 일본유학의 기몬학파와 구마모토학파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아울러 개화기 정신적 지도자에게서도 크게 존숭을 받았다. 한국뿐만 아니라 동양 3국의 도의철학의 건설자이며 실천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퇴계가 세상을 떠난 지 4년 만에 고향 사람들이 도산서당 뒤에 서원을 짓기 시작해 이듬해 낙성하여 도산서원의 사액을 받았다. 그 이듬해 2월에 위패를 모셨고, 11월에는 문순(文純)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그의 위패가 있는 도산서원은 제5공화국 때 크게 보수 증축되어 우리나라 유림의 정신적 고향으로 성역화되었다.
  • [인터뷰 플러스] 세계적 성형 트렌드는 외형 전체 갸름한 ‘라인 성형’

    [인터뷰 플러스] 세계적 성형 트렌드는 외형 전체 갸름한 ‘라인 성형’

    ‘V라인 실 리프팅 최고의 경지’, ‘뼈를 깎지 않는 V라인 실 리프팅 17년 경력자’, ‘한국 3대 실 성형회사 수석 자문의’, ‘리프팅 시술 후 불만스러운 결과나 부작용을 해결하는 해결사 병원’ 등은 모두 장육재 청담미네르바 성형외과 원장의 수식어다. 특히 리프팅 부작용인 염증과 홍반, 흉터와 처짐이 발생한 경우 이를 재건하는 시술은 장육재 원장의 전문 노하우다. 장 원장은 이를 ‘미네르바 재건 실리프팅 시술법’이라 부른다. 장 원장은 “해부학적 피부 상태를 고려하고 리프팅 벡터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는 디테일한 레이어 시스템을 갖췄다”면서 “안면 윤곽수술 후 볼 살 처짐과 좌우 안면비대칭을 같이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에서 절개수술로 인해 흉터나 수술 후 피부 재처짐 등 여러 가지 원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이를 원래 상태 그 이상으로 복원하는 ‘미네르바 재건 실리프팅 시술법’은 이제 더는 경쟁병원이 없다는 것이 장 원장의 설명이다.‘목주름, 이마와 얼굴의 주름 제거 리프팅 수술’은 장 원장이 가진 대표적인 ‘V라인 리프팅’이다. 양악이나 광대뼈 등을 깎지 않고도 ‘갸름·샤프형의 V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모두 ‘비수술·비절개의 V라인 실 리프팅’이다. 기술력만 갖추면 실리프팅은 효과가 큰 데다 시술시간과 회복기간이 짧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장 원장은 “미네르바 리프팅은 10~15년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3대 실 성형 제조회사 수석 자문의로 수많은 임상경험이 만들어 준 결과”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면 주름 리프팅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모든 인류가 갈망하는 간절한 소망은 젊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문득 거울의 자신의 모습이 늙어가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본인 또한 주름과 노화에 대한 관심이 평소에 남달리 많았었다. →미용성형은 주름제거가 필수 아닌가. -서양은 ‘주름 제거 리프팅 수술’을 해야 성형외과 의사로 본다. 서양인은 쌍꺼풀이 있고, 코가 높다. 눈·코 성형은 많지 않다. 미용성형으로 개업해 보니 ‘주름’을 보는 분들이 많이 없었다. 얼굴 V라인 리프팅을 하는 분들 또한 많이 없었다. 그때 ‘실 리프팅’이란 것을 처음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당시 ‘실리프팅’에 대한 시술을 그다지 잘 몰랐다. →‘실 리프팅’이란 어떤 성형인가. -‘녹지 않는 실’은 하나의 인공인대를 삽입한 것과 같다. 나이가 들면 얼굴을 지지하던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처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 처진 얼굴 피부를 받쳐 주는 역할을 하는 게 ‘실 리프팅’이다. 마치 임플란트나 인공관절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실 리프팅’은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고 강력하다. 효과가 굉장히 좋다보니 일본·중국에서 한국을 많이 따라 한다. 지금 한국에서는 ‘녹는 실’까지 나와 있다. →성형도 유행이 있다는데. -지금 세계적인 성형 트렌드는 ‘눈·코’가 아니다. 루이뷔통, 샤넬, 크리스찬 디오르 등 유명한 모델을 보면 얼굴·몸매 모두 ‘갸름한 형’이다. 얼굴 라인, 턱선, 어깨, 종아리, 힙업, 가슴 등 쉽게 말해 ‘라인 성형’이다. 옷 입는 것 보면 레깅스 많이 입지 않느냐. →양악·광대뼈 수술하면 V라인이 되지 않나. -뼈를 깎았다고 V라인이 되지 않는다. 아무나 광대뼈·턱·양악 수술하면 안 된다. 특히 사각턱(앵글)을 깎으면 구조물이 없어진 것과 같아 피부가 무너져 내린다. 옆 턱선이 개턱과 같이 되는 거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100㎏ 나가는 사람이 70㎏으로 체중이 줄었다. 골격은 작아졌지만 피부와 근육은 그대로다. 70㎏ 체중이 100㎏ 체중일 때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것과 같다. 이처럼 잘못된 성형으로 피부가 무너진 경우 무너진 피부 리프팅을 재건할 수 있는 리프팅 기술력은 현재 내가 잘할 수 있다. 얼굴 골격 변형으로 피부가 처진 경우와 절개법인 안면거상술로 인해 피부가 처진 경우는 리프팅 하기가 가장 어렵다. 나는 이를 ‘미네르바 재건 실리프팅’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미네르바 리프팅’이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미네르바는 한마디로 잘못된 성형을 해결하는 해결사 성형병원이다. 타 병원에서 리프팅 효과를 못 본 분들, 본인이 리프팅 기대치가 높으신 분들, 안면 윤곽 수술 후 또는 안면 거상 수술 후 처진 피부의 리프팅을 원하시는 분, 리프팅 효과를 10년 이상 보고자 하시는 분, 처진 목주름이나 이마 주름의 리프팅을 원하는 분, 타 병원에서 실리프팅 한 후 합병증이 생겼을 경우 그 해결을 원하는 분 등이다. 특히, 실 리프팅 수술이 잘못된 경우 수술 후 실을 모두 빼내야 한다. 다른 병원은 이런 기술이 약하다. 하지만 ‘미네르바’는 거의 모든 케이스에서 95% 이상 다 빼낸다. →‘미네르바가 세계 랭킹 1위’라고 한다. 객관적인 증명이 가능한가. -미네르바 실리프팅은 시술받아온 고객분들이 오래간다고들 한다. 사람들이 수술 끝나고 나면 ‘어, 이게 되네’하고 깜짝 놀란다. 그러면서 ‘왜 다른 병원에서는 이게 안 되지?’ 한다. 세계적 대가란 분들도 많이 만나봤지만 한국 사람 등이 생각하는 V라인리프팅의 기대치엔 못 미치는 것 같다.→기간의 차이가 있다는 말인가. -일반적으로 녹는 실 리프팅의 경우 보통 6개월에서 1년을 이야기한다. 요즘 많이 보편화 되어서 많이 시술한다. 본원의 경우 녹는 실은 녹아서 없어지니까 효과가 보통 1년 간다. 녹는 실은 2~3개월부터 삭기 시작한다. 효과가 기대치 미만이어도 녹는 실이니까라고 치부해 버릴 수가 있다. 면피할 수 있는 거다. 반면 미네르바의 녹는 실은 확실히 1년~1년 6개월 간다. 녹지 않는 실이라면 10년~15년 정도 이상 효과를 볼 수 있다. 미네르바는 녹는 실리프팅도 효과적이지만 ‘녹지 않는 실 리프팅’을 많이 한다. 안전성이란 측면에서 ‘녹지 않는 실’이 ‘녹는 실’보다 안전하다. 녹는 실은 실 삽입 후 계속 대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잠복 감염이 돼 있다가 내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잠복균이 발현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염증이 굉장히 심하다. 그렇지만 ‘녹지 않는 실’은 한번 몸 안으로 들어가서 한 달 지나면 캡슐레이션 된다. 즉,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녹지 않은 실 주위에 막을 싸서 격리시켜 버린다. 그렇지만 녹는 실은 두 달 이상이 지나면 실이 흐물흐물해져 제거하기 힘들다. 즉 두달 이내에 본원에 찾아와야만 해결할 수 있다. →미네르바의 성공한 비결은. -수많은 실 리프팅 임상 수술경험이다. 수많은 경험 속에서 17년간 쌓아 온 임상경험이다. 2007년도에 미네르바가 ‘실 리프팅’을 할 때만 해도 오늘날에 비해 사람들이 그렇게 큰 기대를 안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실리프팅을 하고자 하는 고객분들의 수술 후 기대치가 매우 높다. 이지 리프트·실루엣 리프트, 또 녹는 실 오메가 리프트 등 3대 실 성형회사의 수석자문의(KEY 닥터)로 위촉되어 많은 임상 부작용을 해결하고 또한 이 회사들로부터 많은 임상 지원을 받았다. 리프팅 수술이 발전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마지막으로 향후 비전은 무엇인가. -리프팅 실을 직접 개발하는 거다. 항노화 시장은 성장하는 큰 시장이다. 항노화에 대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될 경우 ‘항노화 전문 프랜차이즈’를 할 수 있다. 화장품 개발도 가능하다. 세미나를 통해 많은 의사를 가르치면 실 공급도 늘어난다. 실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받거나 고장 수리 같은 일도 없다. ‘항노화 시장’으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권용진 객원기자 spangle007@seoul.co.kr
  • “나와 동시대 사람들 고통이 더 중요해졌다”

    “나와 동시대 사람들 고통이 더 중요해졌다”

    “과거엔 남들이 안 하는 걸 실험해 보고 정치적 흐름과는 떨어져 있었어요. 귀걸이도 하고 클럽도 가고 옷도 난해하게 입었죠. 하지만 해외를 떠돌며 소수 언어권 작가로 살다 보니 새로운 감각을 남보다 먼저 경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더군요.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문제로 고통받고 무엇을 소망하는가가 더 중요해졌죠. 그렇게 ‘진짜 감정’을 표현하면서 막혔던 기혈이 뚫렸달까요.”인간에 대한 위트 있는 통찰, 지적 유희, 전복적인 상상력으로 세월이 지나도 그는 늘 ‘젊은 문학의 기수’로 꼽혀 왔다. 올해 등단 23년째를 맞은 소설가 김영하(49)다. 그가 ‘실험성’이 아닌 ‘보편성’에 더 깊이 다가갔다. 타인의 아픔에 대한 통각이 세심하게 발달한 채로. 그러니 작품의 톤이 달라질 수밖에. 7년 만에 펴낸 소설집 ‘오직 두 사람’(문학동네) 얘기다. 전과 후의 경계를 내리그은 건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였다. “뉴욕타임스 국제판에 칼럼을 쓰던 2014년 4월 ‘이 사건 이후의 대한민국은 그 이전과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될 것’이라고 썼었죠. 7년간 쓴 일곱 편의 중단편을 묶어 보니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제 삶도 둘로 나뉘었더라고요.”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무언가를 상실하고 만다. 달라진 것은 상실에 대응하는 태도다. 2011~2013년 쓰인 ‘옥수수와 나’,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에서는 상실한 이후에도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자위한다. 김영하 특유의 블랙 유머와 발랄함은 서사에 탄력을 더한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초고를 발전시킨 ‘아이를 찾습니다’(2014)와 이후 쓰인 ‘인생의 원점’, ‘신의 장난’, ‘오직 두 사람’에서는 위트는 거세되고 필사적으로 견디는 사람들만 남는다. ‘아이를 찾습니다’는 11년 전 유괴당한 아이를 되찾으면서 펼쳐지는 새로운 무간지옥을, ‘신의 장난’은 입사 채용 시험으로 ‘방 탈출 게임’에 던져진 청년들이 더 끔찍한 구렁텅이에 빠지는 아이러니를 그렸다. “인간이 예기치 않은 일을 겪는 존재임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우리는 언제나 세상이 예상대로 움직이길 바라잖아요. 하지만 부모가 죽는다거나 오래 사귀었던 사람과 멀어질 때 준비할 수 있는 건 수많은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이죠. 모든 사건에 ‘플랜B’를 마련하진 못하니까요. 요즘 사람들은 밤에 집에 돌아오면 알 수 없는 불안과 혼돈 속에서 잠들어요. 소설은, 예술은 삶에 균열이 나고 균형이 무너지면 이를 회복하려 애쓰는 인간의 투쟁을 통해 우리가 겪는 고통이 어떤 것인지 보여 주고,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게 만들고 내적인 힘을 길러 줍니다.” 세월호 참사가 작가를 침잠하게 했다면 지난해 촛불시위는 희망과 치유를 안겼다. 그 역시 여덟 번의 촛불시위에 참여해 광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포털 뉴스 댓글을 보고 있으면 끔찍해요.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저주하고 세월호 유족들에게 ‘시체팔이 한다’고 하죠. 그걸 보다 보면 ‘여기가 지옥인데 모르고 사나’, ‘내가 언제 죽었나’ 싶어요. 2년 전 저희 집이 있는 연희동 개나리언덕 재개발로 크레인이 들어오고 나무가 뿌리 뽑히면서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집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을 초청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행사도 했죠. 이번에 광장에 나가서도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배운 것과 다른 현실이 펼쳐짐에도 자제력을 가지고 시위에 참여하는 청년들, 섬세하게 조율되는 시위 과정 등을 보며 희망을 봤고 저 역시 치유를 경험했죠. 다음 작품엔 그런 얘기가 쓰일지도 모르겠네요(웃음).” 작가는 이번 소설집의 가장 최근작인 ‘오직 두 사람’에서 김영하표 소설의 다음 행보를 엿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요즘 미래학 책, 4차 산업혁명 등 시대 변화를 조망하는 책들을 보고 있어요. 그런 거시적 변화가 개인의 삶에 들어오는 거거든요. 우리 시대 문제에 관심이 커진 만큼 다양한 인물이 각자의 처지에서 분투하는 장편을 구상 중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오늘부터 지상파 UHD 방송… 보편화는 먼 길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시대가 열렸다. 2001년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된 지 16년 만에 새로운 방송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31일 오전 5시부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UHD 본방송을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UHD 방송은 고화질(HD) 방송보다 4배 이상 선명한 화질과 입체적 음향을 제공할 뿐 아니라 TV에 인터넷을 연결하면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도 가능하다. 정부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중계방송 때 시청자들이 원하는 종목의 경기를 정규 편성에 구애받지 않고 보고 실시간으로 다양한 경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상파 UHD 방송이 보편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식 UHD TV 보급과 콘텐츠 개발 등 과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1단계 수도권 지역을 시작으로 올 12월에 2단계로 광역시권(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과 평창올림픽 개최 지역(평창·강릉 일원)에서 서비스가 이뤄진다. 다른 시·군 지역은 3단계인 2020~2021년에 가능하다. UHD 방송을 시청하려면 올해 초부터 생산된 미국식 UHD TV를 구입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나온 UHD TV는 유럽식이어서 별도의 셋톱박스가 있어야 한다. 지상파 3사는 올해 보도·오락·교양 등 다양한 분야의 UHD 콘텐츠를 전체의 5% 비율로 편성하고 매년 5% 이상씩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상파 UHD 채널은 TV에서 먼저 채널을 설정한 다음 KBS1 9-1번, KBS2 7-1번, SBS 6-1번, MBC 11-1번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화면 오른쪽 상단 방송사명 옆에 ‘UHD’ 표기로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정부가 거주지 유형별로 배포하는 ‘지상파 UHD 방송 수신가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세계문학의 새로운 좌표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세계문학의 새로운 좌표

    ‘국민문학’과 ‘세계문학’은 그동안 확연한 대비적 개념으로 사용돼 왔다. 국민문학이 역사적으로 형성된 한 국민국가의 고유 속성을 드러낸 문학적 실체를 말하는 것이라면, 세계문학은 인류 공유의 문화 개념으로서 보편타당한 인간의 사상이나 정서를 담은 것을 함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문학이 국민문학의 결실 가운데 보편적 가치를 함유한 것들이 획득해 간 확장적 개념임이 발견되면서 세계문학은 사실상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가치 개념임이 확실해지게 됐다. 단테의 ‘신곡’은 중세 유럽 공통어인 라틴어가 아니라 일개 지방어였던 이탈리아어로 쓰였다는 점에서 국민문학의 선구로 꼽히는데, 영국의 디킨스, 독일의 괴테, 프랑스의 위고, 러시아의 푸시킨 등이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 따라서 국민문학이 서구에서 르네상스 이후 중세적 보편주의를 극복하고 근대적 국민국가와 민족어의 성립에 따라 발생한 문학을 뜻한다고 할 때, 우리는 그 가운데 세계문학의 성좌로 편입한 실례들을 수없이 만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서구 편향성이 강하게 드러남으로써 우리가 세계문학을 영독불(英獨佛)과 러시아라는 한정된 대상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점에 있게 됐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해 온 세계문학전집은 대체로 서구의 것들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다가 서구의 지배를 받아 온 제3세계 문학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그리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특별히 유럽과 지근의 거리에 있어 더욱 큰 고통에 시달려 온 아프리카는 문학의 불모지대로 인식되기까지 했다. 한 아프리카 시인은 이러한 세계문학의 제국주의적 개념을 비판하면서 제3세계 특유의 예언자적 감성을 통해 서구 중심의 세계문학 개념에 균열을 가한다. “아프리카, 나의 아프리카!/대대로 물려받은 대초원에서 당당하던 무사들의 아프리카/나의 할머니가 머나먼 강둑에 앉아 노래한 아프리카,/(…)/아프리카 나에게 아프리카를 말해다오./이 굽은 등은 너인가/굴욕의 무게로 부서진 이 등/붉은 상처 자국에 전율하는 이 등/그리고 한낮의 태양 아래에서 채찍에 ‘네’라고 답하는 이 등이 너인가/그러나 어떤 엄숙한 음성이 내게 대답한다./성급한 아들아, 이 젊고 튼튼한 나무/하얗게 시든 꽃들 가운데/눈부신 외로움으로 서 있는/바로 이 나무,/이것이 아프리카다.”(데이비드 디오프, ‘아프리카’) 디오프는 1927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란 세네갈 시인으로, 아프리카를 조국으로 생각하고 평생을 살아왔다. 이 시는 식민지 역사로 물든 아프리카의 아픈 현실과 밝은 미래를 대조하면서 자신의 조국에 대한 확신을 열정적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위해 시인은 새 시대를 열어 갈 젊은이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시인은 절절함이 깃든 목소리로 자신의 조국 아프리카를 호명하는데, 그 목소리를 통해 당당하고 자유롭던 아프리카와 제국주의의 억압으로 노예화한 아프리카를 성찰하고 있다. 이때 그의 조국은 핏물로 얼룩지고 등에는 채찍 자국이 선명한 모습으로 각인되지만, 끝내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젊고 튼튼한 나무로 몸을 바꾸어 갈 것으로 비유된다. 이처럼 시인은 아프리카가 당당한 세계사적 주체로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종교적 엄숙성으로 확인하고 있다. 세계사적 폭력의 부당함과 그것을 극복하고 평화와 자유를 획득하려는 의지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는 새로운 세계문학 작품들이 앞다투어 번역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거기에는 서구 제국의 전성기 때 쓰인 미번역 작품들도 있지만, 그동안 시선을 돌리지 못했던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중요 작품들도 여럿 있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제국을 넘어 존재하는 진정한 세계문학의 심장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스스로 아시아의 일원으로서 가질 법한 자의식을 통해 세계문학의 새로운 좌표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유러피언 홀린 예능 한류

    유러피언 홀린 예능 한류

    ‘미우새’도 美 수출 논의… 해외 수출시장 확대 신호탄 한국 예능 프로그램 포맷이 유럽에 잇따라 수출되며 현지 지상파 방송사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되는 등 유럽 시장으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신흥 강국이었던 이스라엘, 터키 등을 제치고 한국이 새로운 방송 포맷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동남아시아에 집중됐던 국내 콘텐츠 수출이 유럽, 미주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신호탄이 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SBS 음악 예능 프로그램인 ‘판타스틱 듀오’ 스페인판(위)은 지난 10일 지상파 채널 TVE를 통해 스페인 전역에 첫 방송됐다. 프라임 시간대인 밤 10시 40분부터 2시간 동안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의 영상을 올린 일반인들이 유명가수와 듀엣을 이뤄 경연을 펼치는 것까지 한국 포맷을 고스란히 적용했다. 스페인 언론에서 “음악 쇼가 갖춰야 할 구성을 노련하게 보여 줬다”는 호평을 받았고 3회 방송 평균 9%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SBS는 수익으로 포맷료와 자문료를 합쳐 현지 제작사 전체 제작비의 5~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는다. SBS는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미운 우리 새끼’도 미국 현지 포맷 판매를 논의중이다. 한국포맷산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SBS 글로벌제작사업팀 김일중 매니저는 “음악, 가족 등 보편적인 소재를 다룬 예능 포맷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NBC에 리메이크됐던 tvN ‘꽃보다 할배’는 이탈리아와 터키에 포맷이 수출됐다. 이탈리아판 ‘꽃보다 할배’는 ‘더 늦기 전에’(Meglio Tardi che Mai·아래)라는 제목으로 지난 22일 밤 현지 최대 국영방송사인 라이(Rai)2에서 첫 방송을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원로 배우, 가수, 테니스 선수 등 평균 연령 60세 이상인 출연진 4명의 일본 여행기를 다룬 첫 에피소드의 시청자 수는 163만명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꽃보다 할배’의 터키판은 ‘나의 아름다운 세상’(Dunya Guzellerim)이라는 제목으로 올여름 방송될 예정이다. 현지 유력 지상파 방송사인 쇼티브이에서 주말 프라임타임(밤 8~11시 사이)에 방영을 앞두고 있다. 미국 NBC는 ‘꽃보다 할배’의 미국판 시즌2 제작을 위해 전 출연진과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제작사인 CJ E&M은 폴란드와 이스라엘에도 ‘꽃보다 할배’의 포맷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생불로 불린 선승 누운 자리에 화려하게 피어난 부도 예술

    [서동철 기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생불로 불린 선승 누운 자리에 화려하게 피어난 부도 예술

    부도(浮屠)란 고승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부도가 본격적으로 세워진 것은 선종(禪宗)의 전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선종은 ‘누구나 깨달으면 부처’라고 가르친다. 석가모니가 정각(正覺)을 이루어 부처가 된 것처럼 누구라도 같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부처의 사리를 모신 것이 불탑(佛塔)이다. 곧 부처의 무덤이다. 처음에는 진신사리로 불탑을 세웠지만, 불교가 널리 퍼지면서 부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을 법(法)사리로 탑을 건립한다. 부처의 탑을 세우듯 깨달은 고승의 탑을 짓는 것은 선종이 보편화된 이후에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부도라는 이름부터가 붓다(Buddha)를 음역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부도는 양양 진전사 터의 도의선사탑이라는 공감대가 학계에는 형성되어 있다. 도의는 신라 선덕왕 1년(780) 당나라에 가서 선종의 종통을 이은 서당 지장으로부터 인정받고 헌덕왕 13년(821) 돌아와 진전사에서 수도한 한국 남종선(南宗禪)의 선구자다. 도의선사탑은 불탑과는 달리 팔각형의 탑신(塔身)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탑 아랫부분은 석탑과 같은 두 단의 사각 기단을 하고 있다. 부도는 전(傳) 흥법사 염거화상탑(844년) 이후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이 대세로 정착한다. 지붕돌 위의 상륜부부터 맨 아래 바닥돌까지 모두 팔각이니 전체적인 평면도 팔각을 이룬다. 사각 가마모양으로 만든 법천사 터의 지광국사현묘탑 같은 예외가 없지 않지만 고려시대까지 부도란 곧 팔각형이었다. 고려 말이 되면 오랜 전형에서 벗어난 부도가 등장한다. 원구형, 석종형, 불탑형 등 다양한 양식의 부도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부도 양식 변화를 촉발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선승(禪僧)이 나옹 혜근(1320∼1376)이다. 나옹(翁)은 ‘게으른 늙은이’라는 뜻이지만 고려 사회에서 그는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다.부도는 고려시대까지도 국가에서 임명한 국사(國師)와 왕사(王師)의 지위에 오른 고승의 전유물이었다. 국사와 왕사에서 물러난 고승이 머물렀던 절인 하산소(下山所)나 입적한 절에 세우는 것이 보통이었다. 크고 화려한 부도와 주인공의 일생을 새긴 탑비(塔碑)를 세우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비용도 필요했다. 나옹의 부도는 금강산, 치악산, 소백산, 사불산, 용문산, 구룡산, 묘향산, 천보산, 봉미산 등 9곳에 세워졌다. 이른바 분사리(分舍利)가 이루어진 것이다. 석가가 입멸한 뒤 그 제자들이 사리를 여덟 나라에 나눈 것과 비견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나옹에 붙여진 생불이라는 표현은 높은 경지에 이른 고승에 대한 의례적인 찬사를 넘어선다. 글자 그대로 부처와 동일시한 것이라는 학계의 연구 결과도 있다. ‘나옹화상어록‘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다비를 마쳤으나, 두골(頭骨) 오편과 아치(牙齒) 사십은 모두 타지 않았다. 향수로 씻을 때는 구름도 없는데 비가 내렸다. 사리가 부지기수였고, 사중(四衆)이 재와 흙을 헤치고 얻은 것 역시 불가승수였다.’ 사람의 이는 32개다. 부처의 32상(相) 가운데 하나가 40개의 치아다. 철저히 나옹을 부처화(化)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불탑 모양으로 승탑을 조성하는 것도 어색할 이유가 없다. 양주 회암사는 나옹이 젊은 시절 4년 동안 용맹정진한 인연이 있다. 나옹은 원나라에서 인도선승 지공에게 배우고 돌아온 뒤 회암사 주지로 있으며 대대적인 중수에 나서기도 했다. 천보산 자락의 회암사는 지금 옛 터만 남아 있다. 절집은 사라졌어도 조화롭게 배치된 석재들의 기하학적 아름다움만으로도 전성기 회암사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들머리에는 절의 역사와 출토 유물을 보여주는 회암사터박물관이 2012년 세워졌다. 절터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회암사 이름을 딴 새절이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내민 산줄기에 세 기의 부도와 탑비가 줄지어 자리잡고 있다. 위에서부터 나옹, 지공, 무학의 것이다. 지공은 한때 고려에 건너와 설법을 하기도 했다. 나옹에 앞서 전국에 분사리 부도가 세워진 데서 보듯 당대에 높이 떠받들어졌다. 회암사의 나옹선사 부도는 통일신라 이후의 전통을 그대로 이은 8각원당형이다. 탑신부는 아직 완벽한 구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구형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나옹이 입적하자 공민왕은 선각(禪覺)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나옹의 탑비인 선각왕사비는 부도 건너편의 높은 산등성이에 세워졌다. 특별한 존재에 특별한 대우를 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1997년 보호각이 불타는 바람에 선각왕사비도 크게 훼손됐다. 지금 이곳에서는 복제한 탑비를 볼 수 있다.나옹은 공민왕 시대 불교계 1인자의 위치에 올랐지만, 우왕이 즉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우왕은 즉위 2년 나옹에게 회암사를 떠나 밀양 영원사로 가라고 명한다. 회암사 중수에 국고를 쏟아부은 것을 문제 삼았다지만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른 일종의 유배령이었다. 밀양이라면 충주까지 수로를 이용한 뒤 육로로 새재를 넘어야 했을 것이다. 이미 쇠약해진 나옹은 배편으로 남한강을 거슬러 오르다 결국 여주 신륵사에서 열반한다. 나옹의 시신은 신륵사 경내 남한강변 바위 위에서 화장됐다. 다비가 이루어졌던 장소에는 작은 삼층석탑과 강월헌(江月軒)이라는 정자가 세워졌다. 강월헌은 나옹이 살던 집의 당호(堂號)라고 한다. 당초 지어진 강월헌은 홍수에 떠내려 갔고, 지금은 콘크리트 구조의 튼튼한 정자가 자리잡고 있다. 신륵사의 극락전을 중심으로 서북쪽 언덕이 나옹의 부도 영역이다. 넓게 다진 터에 석재로 기단을 쌓고 가운데 돌로 깎은 종 모양의 부도를 올려놓았다. 보제존자 석종(石鐘)이다. 보제존자는 공민왕이 왕사로 임명하면서 내린 이름이다. 보제존자 석종은 양산 통도의 금강계단을 연상시킨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 금강계단은 곧 부처의 무덤이다. 나옹의 사리를 모신 부도를 금강계단과 같은 모습으로 조성한 것은 그가 당대 부처와 다름없는 존재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보제존자 석종은 조선시대 크게 유행한 석종형 부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또 다른 나옹의 부도인 영전사 터 보제존자사리탑은 삼층석탑 모양을 가진 부도의 유일한 사례다. 탑이 있었다는 원주 영전사는 같은 지역에 있는 영천사일 것으로 보고 있다. 쌍탑인 보제존자사리탑은 국립중앙박물관 마당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석종처럼 생불로 추앙받은 나옹이었기에 이런 형태를 가진 부도의 출현도 가능했을 것이다. 글 사진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탁현민 교수의 ‘남자 마음 설명서’ 여성차별 논란... 내용을 보니...

    탁현민 교수의 ‘남자 마음 설명서’ 여성차별 논란... 내용을 보니...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 교수가 과거 출간한 책 속의 표현으로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탁현민 교수가 2007년 출간한 ‘남자 마음 설명서’에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 사랑하는 여자, 헤어지고 싶어 하는 여자, 그리워하는 여자 등에 대해 설명이 담겼다. 이는 특정한 여성상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여성혐오적 시선이 깔려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책에서는 탁현민 교수는 ‘허리를 숙였을 때 젖무덤이 보이는 여자’를 끌리는 여자로, ‘스킨십에 인색하지 않은 여자’를 만나보는 여자로, ‘배불러도 함께 밥을 먹어주는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로, ‘남자의 마음대로 안 되는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로,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를 하고 싶은 여자 등으로 묘사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콘돔과 섹스에 관한 내용이다. ‘남자사용설명서’의 ‘하고 싶다, 이 여자’라는 목차에는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에 대한 내용이 등장한다. 그 안에는 “콘돔의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열정적이고 화끈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면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그냥 하는 수밖에···” 등의 내용이 실렸다. 이는 피임과 성병 예방을 위해 장려돼야 할 콘돔에 대한 부적절한 시선을 담고 있다.또 “많은 남자가 콘돔 사용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라며 “임신 때문이라면 질외사정을 통해 해결하면 되니까(그 정도 테크닉은 걱정 말라며)”라는 이유를 제시한다. 이는 질외사정을 정상적인 피임법으로 착각하는 잘못된 성상식을 보여준다. 물론 책에서 탁현민 교수는 “콘돔의 사용은 새삼 그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무색할 정도로 당연한 것이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또 “남자들이 콘돔을 싫어하는 이유를 들어 여자들을 설득하려는 것은 아니”라며 “싫어하는 남자를 설득할 것인지 콘돔 없이 그냥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당사자끼리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티즌의 평가는 다르다. 도서 네티즌 리뷰에는 성차별적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한 네티즌은 “절대 주관적인 관점에서 접근했으며 보편적인 사실로 확인해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여성들의 비판이 거세다. 한 네티즌은 “임신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사고 정도로 가벼이 여기며, 콘돔 사용을 원하는 여성을 진정성이 없다고 깎아내린다”고 비판했다. 또 “화끈한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여자가 원치 않은 임신을 해도 된다는 말이냐”는 비난도 다수 나타났다.한편 이 책의 저자 탁현민 교수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 교수로, 지난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멘토단에 합류했다. ‘나는 꼼수다(나꼼수)’ 콘서트 공동 기획자이기도 하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도왔다. 그는 지난 22일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 내정됐다는 말을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칼퇴근법을 다시 생각하며/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기고] 칼퇴근법을 다시 생각하며/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1985년 경제기획원으로 첫출근한 날이었다. 밤 열두 시가 넘어도 퇴근하는 사람이 없어 눈치 보느라 앉아 있었다. 새벽 두 시쯤 옆자리 선배가 보고한다고 자리를 뜨자 나는 이때다 싶어 퇴근을 했다. 다음날 선배가 말했다. “최 사무관, 말도 안 하고 일찍 가면 어떡해?” 어이가 없었지만 개발 연대 우리 사회는 그렇게 일했다. 야근과 휴일 근무를 밥 먹듯이 하면서 한강의 기적은 이루어진 것이다. 인터넷과 컴퓨터의 보편화로 근무 능률은 크게 높아졌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오래 일하는 현실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출세가 지상 가치가 되고 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으로 자리잡으면서 우리의 가정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나 또한 가정생활이 편할 리 없었다. 남들이 그러니 넘어는 갔지만 긴장과 불화의 연속이었다. 젊은 남녀가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아이 낳기를 꺼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미국 사람들은 중요한 회사 일이 있더라도 가정에 일이 생기면 휴가를 낸다. 아버지가 오랫동안 휴직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것도 흔한 일이다. 가정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에 미국의 출산율이 높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에서 칼퇴근법 공약이 등장한 것은 늦었지만 반가웠다. 법을 만들어 근로 시간이 줄어들고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지면 좋겠다. 생활 습관과 문화를 전반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국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칼퇴근이 가능하려면 국회가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법은 대정부질문 전날 밤 12시까지 질의 요지를 주도록 하고 있다. 장관들이 국회의원과의 일문일답을 준비하라는 취지일 것이다. 각 부처의 국회 담당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질문지 전체를 입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평소 보좌진과 안면을 쌓는 것도 이날을 위해서다. 각 부처의 모든 사람들은 새벽 서너 시쯤이나 끝나는 질문 입수까지 꼬박 기다려야 한다. 실제 회의하는 날도 보고서를 길게 설명하는 등 시간을 소비한다. 회의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사회 전반의 병폐다. 회의 석상에서 보고서를 배포하고 그 내용을 설명하느라 오랜 시간을 보낸다. 토론까지 하게 되면 장시간 회의가 불가피하다. 그러다 보면 밤늦게까지 일하게 되고 그런 사람을 유능하다고 믿는 구시대적인 발상이 있는 한 우리 사회의 저녁이 있는 삶은 공염불에 불과하다고 나는 믿는다. 지난해까지 미국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일하는 방식이었다. 보고서는 회의 일주일 전까지 배포되고 이사들은 회의 이틀 전까지 대정부 질문과 비슷한 의견서를 발표한다. 이를 보고 사무국은 하루 전날까지 답변을 한다. 보고서 내용과 각자의 입장을 알기 때문에 회의는 추가하거나 강조할 것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부분 회의는 한 시간 내에 마무리되고 아무리 중요해도 세 시간을 넘기는 일은 흔치 않다. IMF 이사회가 일 년에 약 이삼백 건의 보고서를 논의하고 그리스 사태와 같은 글로벌 현안을 다루면서도 오후 5시 이후나 주말에 회의를 하는 일이 없었다. 칼퇴근법과 함께 맨 먼저 IMF가 생각났던 이유다.
  • [경제 블로그] 기본소득제 고민하는 전경련, 좌클릭?

    [경제 블로그] 기본소득제 고민하는 전경련, 좌클릭?

    “보편적 소득제는 불평등 심화 저소득 대상 선별적 지원해야” “앞으로의 산업·노동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도 기본소득제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혹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발언일까요. 아닙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제안한 내용입니다. 한경연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연구소입니다. 그런 곳에서 기본소득제 도입을 고민하자니 혹시 전경련이 좌클릭이라도 한 것일까요.결론부터 얘기하면 좌클릭 아닙니다. 지난 대선 기간 형성된 ‘기본소득=진보 정책’이란 프레임 때문에 한경연 보고서에 처음 쓰인 ‘기본소득’이란 단어가 어색해 보는 것뿐입니다. 기본소득 논의에서 ‘색깔’을 지워 내면 어떤 쟁점이 드러날까요. 조경엽 경제연구실장이 쓴 한경연 보고서 제목은 ‘기본소득제가 소득재분배와 노동 공급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 형태의 기본소득제를 비교합니다. 먼저 우리나라를 비롯해 스페인, 스위스 등지에서 관심이 높은 기본소득제로 성인 가구를 대상으로 중위소득의 절반 수준 지원금을 일괄 지급하는 보편적소득제(UBI)입니다. 또 다른 기본소득 형태인 음소득제(NIT)는 소득세도 못 내는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삼는 선별적 지원제도입니다. 소득이 미미한 근로자에게 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동시에 보조금 성격의 지원을 하는 근로장려금(EITC)과 비슷하지만, NIT는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적용 대상으로 삼는 제도입니다. 과거 무상급식 논쟁을 떠올려 보면 NIT는 선별적 복지, UBI는 보편적 복지와 짝을 이루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 그대로 기본소득제 입장을 정하는 ‘정치적 판단’에 앞서 신중하자고 보고서는 경고합니다. 2015년 소득 분포 통계를 기준으로 연구한 결과 선별적 제도인 NIT를 채택했을 때 소득불평등 완화 효과가 나타났지만, 보편적 제도인 UBI를 도입했을 때 자발적 실업자 등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결과가 나와서입니다. 근로 의지를 꺾지 않을 기본소득제의 형태가 어떤 것인지, 기존 복지제도와 어떻게 조율할지 한경연이 합류하며 기본소득 도입 논의가 한 단계 진전됐지만, 동시에 논의가 복잡해지는 모습입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강경화 “위안부 할머니 꼭 만나러 갈 것”

    강경화 “위안부 할머니 꼭 만나러 갈 것”

    외교부 청사 인근 사무실 첫 출근 對日 현안 질문엔 “공부 더 해야” 北에는 “조건 없이 인도적 지원”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된 강경화 후보자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강 후보자는 25일 청문회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인근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사실 지난번 휴가차 왔을 때 뵈러 가려고 연락하니 한 분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못 갔는데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볼까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입장은 대일 외교와 관련한 민감성을 의식한 듯 “현안에 대해서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체결 이후에도 피해자 할머니들을 외면하다가 지난해 9월에야 비공개 면담을 한 차례 가졌다. 강 후보자는 자신이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으로 지명된 데 대해 “국제무대에서의 10년 경험이라든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 부른 것으로 안다”면서 “중책을 맡긴 데 대한 신뢰에 감사하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 준비에 대해 “우리가 직면한 여러 외교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브리핑을 받고 면밀히 준비할까 한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북핵 문제를 다루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업무 보고를 가장 먼저 받았다.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두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등 도발을 멈추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앞서 강 후보자는 이날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질문에 “인도적 지원은 인간이 고통받는 데 대해 해야 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기에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유엔의 원칙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원론적 발언으로 그동안 청와대가 이야기해 온 방향과 다르지 않다”면서 “북핵 실험,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라는 흐름에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선택은 그때그때의 상황과 한·미 공조의 틀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非)외무고시 출신으로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을 지낸 강 후보자는 2006년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말기에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이 됐고 2011년부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활동했다. 강 후보자가 청문 절차를 거쳐 외교부 장관에 정식 임명되면 70년 외교부 역사의 첫 여성 장관이 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대북 인도적 지원, 정치적 고려와 별도로 해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대북 인도적 지원, 정치적 고려와 별도로 해야”

    강경화(62)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정치적인 고려없이 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강 후보자는 이날 새벽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기자들과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강 후보자는 “인도적 지원은 인간이 고통받는 데 대해 해야 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기에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며 “그것이 유엔의 원칙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북한의 거듭된 탄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추가 도발이 있으면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자신이 ‘북핵 외교’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북핵은 한반도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이기에 유엔에서도 여러 번 다뤄졌다”며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통역을 3년간 맡았을 때 북핵이 큰 이슈여서 관찰하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대한 입장을 묻자 “현안에 대해서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강 후보자는 자녀 이중국적 문제와 위장전입 사실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 그는 또 자신의 외교장관 내정 사실은 통보받은 시점에 대해 “일주일 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비(非) 외무고시 출신으로 외교부 국제기구국장을 지낸 강 후보자는 2006년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말기에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이 됐고, 2011년부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활동했다. 이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 구테흐스 사무총장 당선인 유엔 사무 인수팀장에 이어 최근까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사무총장 정책특보로 활동했다. 강 후보자가 청문 절차를 거쳐 외교부장관에 정식 임명되면 70년 외교부 역사의 첫 여성 외교부장관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남시의료원, 의료차별 특진 없는 병원 된다

    경기 성남에서 내년에 개원하는 공공의료복지 모델 성남시의료원이 선택진료 없이 전체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반진료만 하게된다. 모든 환자가 차별을 받지 않게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논리다. 성남시는 이같이 내용이 포함된 ‘성남시의료원 운영체계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아 이를 기초자료로 활용해 의료원 개원 준비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수행한 연구용역 보고서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춘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되기 위해 ▲제도적 뒷받침 ▲응급· 전염병 공익적 의료서비스 강화 ▲서민층을 위한 의료안전망 도입 ▲공공보건의료사업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공공병원이자 지방의료원으로서의 롤모델이 되기 위한 기능과 역할 정립 방안으로 지역 내 의료불평등 해소, 모든 시민에 대한 적정진료서비스와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필수 보건의료서비스제공, 취약계층 의료보장 강화, 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등의 공공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주문했다. 선택진료나 과잉진료 없이 모든 환자가 일반진료를 받으며 나아가 취약계층의 미충족 영역까지 아우르는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시민 건강 수준을 높이고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기본 운영방향도 내놓았다. 아울러 개원 이후 3∼5년 안정기 이후에도 의료손실(적자)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공익적 적자’에 대한 재정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영수지 추계를 보면, 의료손실(의료수익[입원·외래·기타의료]-의료비용[인건비·재료비·관리비])은 안정기 이후 85억원 등으로 추산했다. 추정 손실액에는 연도별 가동병상(216∼513병상)과 이용률(50∼87%) 예상치가 반영됐다. 이와 관련, 앞서 이재명 시장은 “공공 목적을 달성하려면 어느 정도의 ‘착한 적자’는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시는 이런 내용을 토대로 25일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연다. 전국 최초 주민 발의로 추진한 성남시의료원은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 부지 2만4711㎡에 건물 전체면적 8만5천54㎡, 지하 4층∼지상 9층 규모로 2013년 11월 착공해 공정률 37%로 공사 중이다. 내년 개원 예정으로 24개 진료과와 9개 전문센터에 6개 음압격리병상을 포함, 총 513병상을 갖출 계획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혈액형 달라도 가능” 부부 신장이식 3배 증가

    “혈액형 달라도 가능” 부부 신장이식 3배 증가

    혈액부적합 이식 0.3%→21.7% 급증 의료기술의 발달로 지난 7년 동안 부부 신장이식 수술이 3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철우·정병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팀은 국내 신장이식 환자 데이터베이스와 보건복지부 장기이식관리센터 자료를 이용해 2007~2014년 시행된 3035의 신장이식 수술 사례를 조사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난치병인 말기 신장병 환자는 신장이식이 절실하지만 평균 장기 이식 대기기간이 5년에 이른다. 이에 따라 2007년부터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시작됐고, 공여자 부족현상 해결에 큰 도움을 줬다. 거부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항체 주사’와 혈액속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교환술’의 개발로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가능해진 것. 배우자는 혈연관계 공여자 못지않게 큰 잠재적 공여자인데도 과거에는 혈액형 부적합으로 공여가 불가능했지만 현재는 큰 부작용없이 이식이 가능해졌다. 양 교수팀에 따르면 혈액형 부적합 이식 비율은 2007년 0.3%에서 2014년 21.7%로 급증했다. 부부이식은 2003년 전체 생체 신장이식 수술의 10.0%를 차지했지만 혈액형 부적합 이식 도입 이후 매년 급속도로 증가해 2014년 비율이 31.5%까지 높아졌다. 비혈연간 신장이식 중 부부이식은 77.6%에 이르렀다. 부부이식 중 혈액형 부적합이식 비율은 20.9%로 혈연간 혈액형 부적합이식 9.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혈액형 부적합 부부이식ㄷ은 급성거부반응 발생율이 23.9%, 이식신장 3년 생존율 96.4%, 이식환자 3년 생존율 95.7%로 혈액형 적합 부부이식의 15.8%, 96.7%, 98.2%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양 교수는 “부부간 혈액형 부적합이식은 조직형과 혈액형의 두가지 부적합을 극복해야하는 이식술이지만, 이제는 보편화된 이식술로 자리잡았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나라 이식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학문적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3월호에 게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요 에세이]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ODA 전략/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ODA 전략/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등장 이후 중국의 국가 목표는 ‘중국몽’(中國夢)이란 단어에 함축돼 있다. 한마디로 중국이 일어나 세계 질서의 중심이 되어 미국을 이기고 또 중국의 기술과 문화가 도처에서 요구되는 것이리라. 2013년 9월 시 주석은 중국몽 실현 전략의 일환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라는 야심 찬 구상을 밝혔고 중국은 그간 꾸준히 이를 실현해 왔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이런 구상에 어느 정도 현실적 기반이 갖춰졌고 실제로 많은 국가가 여기 호응하고 있음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중국에서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유럽 동부까지 거대한 교통 인프라 및 경제 개발, 무역·투자 벨트를 구축하는 육상 실크로드와, 중국 동해안에서 동남아-인도양-동아프리카를 돌아 지중해까지 항만과 물류, 나아가 경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해상 실크로드 2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은 지난 3년간 연평균 약 1000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투자를 전략적 지점에 진행해 왔고 향후 4조 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배정이 확정된 프로젝트는 26개국에 총 9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시 주석은 이번 포럼에서 연간 약 12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재원을 정부 차원에서 확보해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필자가 3년 전 해외 기업인·학자들이 모인 포럼에서 “향후 세계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중국의 일대일로”라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다른 참석자들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을 답으로 제출했다. 미국과 유럽 출신 참석자들은 일대일로라는 단어와 유라시아라는 지리적 개념도 생경할 뿐 아니라 실크로드라는 역사적 사실 자체를 들어본 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유라시아의 연결성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애를 먹었다. 현재 서방 학계 일부에서는 일대일로가 마셜플랜을 능가하는 ‘금세기 최대의 외교 전략’이란 평가도 나온다. 일대일로는 유라시아, 인도양, 지중해권에 약 62개국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63%, 상품 교역 규모 35%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권이다. 현재 서구 세계의 학자들과 언론 대부분은 중국의 의도가 약한 주변국들과 개발도상국들을 영향권 안에 두면서 세계적 지배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비난한다. 이번 정상포럼에서도 인도는 ‘중국-파키스탄 코리도 프로젝트’가 영토주권 침해라며 중국을 비판했다. 반면 유라시아 경제동맹을 제창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일대일로에 대한 지지를 명백히 하면서 포럼에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 일대일로는 별 주목을 못 받았다. 하지만 해외 진출 사업가, 특히 건설사들은 이미 도로, 철도, 항만, 에너지 등 대형 프로젝트들은 중국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공세적 경제외교와 정책 금융 등을 배경으로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 중국 개발은행, 수출입은행, 일대일로 펀드들이 중국의 금융정책 수단이고,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이 이러한 인프라, 물류, 에너지 투자와 병행해 식량, 주거, 보건의료 같은 인도적 분야에도 6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중국의 경제 지원이 일방적으로 중국 기업만 지원하며 유엔의 보편적 경제사회개발목표를 파괴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데서 나온 조치다. 한국은 GNP 대비 0.13%라는 소규모 액수(24억 달러 정도)를 공적 원조에 투입하고 그마저도 유상 50%, 무상 50%로 나누어 시행하고 있다. 유상원조는 수출 금융이 주 업무인 수출입은행이, 무상원조는 코이카와 각 정부 부처 등이 반씩 나눠 시행하고 있다. ‘중국몽’을 이룬다는 일대일로는 언감생심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분절화된 소규모 대외원조로 어떻게 상대 국가들이 원하는 의미 있는 국책사업 등에 우리 기업들이 활약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부처 간 영역 다툼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서로의 작은 영역 다툼을 넘어 큰 시야와 통합적 기획력을 가져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사고와 공적원조의 통합을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