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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아이디를 사고 싶습니다” 거대한 광고판, 언더마케터의 습격

    “당신의 아이디를 사고 싶습니다” 거대한 광고판, 언더마케터의 습격

    드루킹 파문으로 본 언더마케팅의 세계 ‘쉽고 편한 재택 알바, 클릭만 해도 돈 버는 알바’, ‘네이버 아이디 삽니다’, ‘포털, SNS에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드립니다’. 포털이 생긴 뒤로 온라인·모바일에서 이런 게시글이나 쪽지를 보게 되는 일은 매우 흔하다. 이런 글을 올려 구매한 아이디들로 단순히 블로그를 검색 결과의 상위에 노출시키는 일, 댓글을 달거나 공감 수를 조작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을 언더마케터라고 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온라인 제휴 마케터 내지 바이럴(viral·구두) 마케터라고 부른다. 언더마케터들은 최근 ‘드루킹’의 인터넷 댓글·공감 수 조작 파문이 일어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들은 포털이나 블로그,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등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한다. 댓글, 공감 수, 검색 순위 등을 조작해 주고 건당 돈을 받는다.●포털 급성장과 맞물려 ‘동반성장’ 언더마케팅이 자리잡게 된 데는 특히 국내 포털의 수익모델이 끼친 영향이 크다. 구글은 강력한 검색엔진을 바탕으로 연결해 준 각 사이트의 광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연결 방식은 ‘아웃링크’다. 사용자에게 사이트를 연결해 주고, 그 사이트로 얼른 빠져나가 광고를 보도록 종용하는 것이다. 반면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은 연관검색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최대한 포털 안에 오래 머물게 한다. ‘검색 사이트’가 아닌 ‘포털 사이트’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광고가 있는 페이지를 연결해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거대한 광고판이 된 것이다. 물론 외국에도 바이럴 마케팅은 있다. 하지만 국내 언더마케팅은 포털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것이 광고를 게재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커지면서 우후죽순 생겨났고 성업했다. 이들 언더마케터들은 초기엔 블로그 위주로 활동했다. 돈을 받은 블로그를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게 만들어 주는 식이다. 그러자 꼼수가 끼어들었다. 포털의 검색 알고리즘을 교묘히 활용해 같은 글을 쓰더라도 상위에 노출이 잘되는 ‘최적화’ 블로그를 만들거나 최적화된 블로그, 아이디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실제 블로거들에게 돈을 주고 블로그를 사들인 뒤 아르바이트생을 시켜서 45일간 일정한 규칙에 따라 글을 쓰게 했다. 수십개 블로그를 작업하면 70~80% 정도가 최적화 블로그가 됐다. 언더마케터는 이런 완성품을 광고주에게 팔았다. 예를 들어 ‘댓글 50개 이상, 공감 50개 이상’ 같은 상위 노출 공식에 맞춰 광고주와 언더마케팅 업체는 글을 작성한다. 매크로(동일작업 자동 반복 프로그램) 등 최적화 블로그 작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이런 ‘공장 자동화’로 최적화 블로그가 시장에 대량으로 유통되는 것이다. 초기에 네이버 등 포털은 자신들이 알고리즘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기 때문에 언더마케터들의 활동은 큰 마케팅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효과 여부를 떠나 언더마케터들의 활동은 당장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 검색 결과가 온통 검색 의도와는 다른 광고나 상업성 블로그로 ‘도배’됐기 때문이다. ●네이버 초강력 조치 ‘씨랭크’ 반짝 효과 언더마케터의 활동이 포털 검색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지경이 되자 네이버는 2015년 11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문서 출처에 대한 신뢰도에 기반을 둔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 ‘씨랭크’(C-Rank)를 적용한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씨랭크 적용 뒤 오랜 기간 믿을 수 있는 문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왔는지가 검색 순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해명했다. 효과가 있긴 있었다. 언더마케터들은 이 조치를 ‘블로그 학살’이라고 불렀다. 수많은 ‘블로그 공장’이 문을 닫았다. 씨랭크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블로그 매매 신고 건수가 80% 감소하고 언더마케팅업체들이 페이스북 등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거나 정성스러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등 대책을 찾아갔다고 네이버는 주장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온라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요 창구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다양한 소셜미디어가 등장했다. 댓글에 힘이 생기기 시작했고, 매크로를 포함해 언더마케팅에 사용됐던 기술들은 상업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이용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국가가 댓글 여론 조작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 정부 들어서도 ‘드루킹’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하다. 올 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네이버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글을 보면 오후 2시 57분에 작성된 기사에 3분 만에 댓글이 달렸고 댓글 작성 15분 만에 795개의 공감, 167개의 비공감이 찍혔다. 매크로나 ‘댓글부대’의 작업이 없이는 일어나기 어려운 현상이다. ●창과 방패 싸움… 신뢰도 높은 블로그 실제 구입도 전문가들은 “포털과 언더마케터의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포털은 계속 치밀한 알고리즘을 개발할 것이고, 언더마케터들은 그걸 뚫는 방법을 계속 찾아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인성 IT(정보기술) 칼럼니스트는 “해킹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매크로도 막는 방법이 생기면 우회하는 방법도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포털들이 매크로 등을 통한 여론 조작을 막기 위해 1인당 아이디 수나 댓글과 공감 횟수를 제한하는 등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제 사용자들을 모집해 여론전에 동원하는 일명 ‘좌표 찍기’는 막을 방도가 없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뉴스나 특정 게시물의 인터넷 주소를 올리면 채팅방 참여자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댓글을 달고 공감 수를 올리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은 일부 아이돌 팬들도 많이 사용한다. ‘총공’(총공격)팀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오픈채팅이나 커뮤니티에 네이버뮤직이나 멜론 등 음원 사이트 가입 방법을 소개한다. 그 뒤 해당 가수의 음원을 집단으로 내려받고 음원 스트리밍을 대량으로 이용해 순위를 끌어올린다. 블로그를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시켜 주는 ‘전통적인’ 언더마케팅도 이런 방식으로 부활했다. 네이버 씨랭크가 ‘오랜 기간 신뢰도 높은 문서를 만들어 냈는지’를 검색 순위에 반영하니 아예 실제 신뢰도가 높은 블로그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엔 많은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판매할 의향이 있느냐”, “아이디를 구매하고 싶다”는 메시지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실형받는 경우 드물어… 포털 자정 강도 높여야 조직적이고 상업적인 여론 조작은 불법이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따라 온라인 사업자들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되면 가담자들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하지만 드루킹처럼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검색·순위 조작 행위가 처벌을 받은 경우는 손에 꼽힌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돈을 받고 네이버 연관 검색어와 검색어 순위를 조작해 온 전직 프로게이머 장모(33)씨도 실형을 면했다. 그는 지난 2월 네이버 검색어 133만개를 조작해 수익 33억원을 챙긴 혐의(업무방해죄)로 징역 3년과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언더마케터들은 신고에 의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아이디 지키기’ 회원 캠페인을 통해 아이디 보안과 대여에 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은 나름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변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기술적으로 창과 방패의 싸움인 만큼 현재로서는 자정 능력을 키우는 게 최우선인데 포털이 이런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조작 시도 몇 건이 감지됐고 몇%를 막았으며 이 중 몇 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는 등의 자정 노력 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주기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포털도 좀더 책임감을 갖고 대응에 나서게 되고 언더마케터들도 자연히 움츠러들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얘기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용어 클릭] ■언더마케터(undermarketer) 온라인에서 광고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게 ‘입소문’으로 홍보하는 기법이 언더마케팅,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언더마케터이다. 클릭이나 조회수 조작으로 인기 게시물인 것처럼 노출시키거나 대량 댓글을 달아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 강병구 “고소득층 비과세·감면 축소”…‘2차 부자증세’ 시동?

    강병구 “고소득층 비과세·감면 축소”…‘2차 부자증세’ 시동?

    “재분배 기능 미약해 과세공평성 높여야 보유세 개편 필요…종교인 과세 강화도” 내년도 세제개편안 적용 여부 이목집중강병구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재정개혁특위는 내년에 적용할 세제 개편안의 밑그림을 짜고 있는 만큼 지난해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 이어 ‘2차 부자 증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강 위원장은 11일 서울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공정 과세의 원칙과 과제’라는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세 개혁 원칙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우리나라는 조세 부담률이 낮고 과세 공평성이 취약해서 재분배 기능이 미약하다”면서 “보편적이지만 누진적으로, 조세 부담의 공평성을 높이는 방식”이라고 제시했다. 우선 고소득층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비과세·감면을 축소한 뒤 중하위 소득층과 중소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소득세 과세표준(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소득 구간)을 낮추고 법인세 최저한세율(반드시 내야 하는 최소 세금)을 올리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근로소득자에 대한 감세액 43조 6000억원 중 33.0%인 14조 3800억원이 소득 상위 10%에게 돌아갔다. 2016년 기준 법인세 공제·감면액 역시 상위 10대 기업이 전체의 34.7%를 차지했다. 강 위원장은 또 부동산 보유세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주거 목적의 보유와 납세자들의 유동성 제약을 고려해 세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기 의도가 없는 1주택자나 소득이 없는 노령층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주장하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종교인 과세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현재 종교인은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 자신에게 유리한 세목을 선택할 수 있다. 강 위원장은 “공평 과세 차원에서 근로소득세로 과세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93세 마하티르 15년만에 총리 복귀… 말聯 61년만에 정권 교체

    93세 마하티르 15년만에 총리 복귀… 말聯 61년만에 정권 교체

    93세의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의 복귀가 말레이시아의 정치 지형을 확 바꿔 놓았다. ‘말레이 근대화’의 상징인 그는 이번에는 61년 만에 말레이시아 정치사상 첫 정권 교체를 실현시키는 변화를 일으켰다.10일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등에 따르면 전날 치른 총선거에서 마하티르가 이끄는 신야권연합인 희망연대(PH)와 사바 지역의 정당인 와리산당은 하원 222석의 과반인 113석을 확보했다. 집권여당연합인 통일말레이국민기구(UMNO)와 국민전선(BN)은 기존 의석(133석)의 반 토막 수준인 79석을 얻는 데 그치며 참패했다. 195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한 차례도 정권을 놓지 않았던 BN이 ‘마하티르의 반란’에 부닥쳐 야당으로 전락하게 됐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총선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10일) 긴급히 정부가 구성되어야 한다”면서 바로 총리에 취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 동안 고속 성장과 권위주의 통치라는 유산을 남겼던 마하티르는 15년 만에 다시 총리직에 복귀하게 됐고, 최고령 국가정상이란 기록을 세우게 됐다. 마하티르의 복귀는 22년 동안 빈곤한 농어촌 국가였던 말레이시아의 공업화를 성공시키면서 중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은 그에 대한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 ‘근대화를 이끈 국부(國父)’, ‘개발독재자’란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22년의 집권 기간에 말레이시아를 새로운 반열에 올려놨고 청렴한 정치를 해 왔다는 기억이 지금도 강렬하게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신야권연합인 PH의 총리 후보로 추대돼 야권의 선거운동을 지휘해 왔다. 이번 총선에서 PH가 집권 여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농촌 지역에서도 BN을 웃도는 득표를 한 것 등도 마하티르의 영향력과 힘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의 집권에는 나집 총리를 비롯한 여권 수뇌부의 부정부패과 민생 악화 등 광범위하고 높은 국민들의 불만이 토양이 됐다. 나집 정권은 국내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부가가치세 격인 6%의 재화용역세(GST)를 도입하고 석유 보조금 등을 폐지해 서민의 생활을 어렵게 했다는 평을 받았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총리로 부임한 뒤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를 사면할 것으로 보인다. 안와르 전 부총리는 마하티르 전 총리 시절 부패와 동성애 혐의로 구속된 뒤 2004년 풀려났다가 2015년 나잡 라작 현 총리에 의해 같은 혐의로 재구속됐다. 마하티르 전 총리가 안와르 전 부총리에게 다시 자유를 주려는 것에 대해 현지 정치전문가들은 그가 고령인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야권의 지도자로서 자리한 안와르 전 부총리가 오는 6월 출소하면 사면을 거쳐 정권을 넘겨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어 나집 총리 등 현 집권 세력의 돈세탁과 관련해 재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그는 나집 총리의 후견인으로서 집권을 돕기도 했지만 나집 총리의 부패 추문들이 터지자 총리 퇴진 운동을 벌였다. 나집 총리는 2015년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조원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은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고 마하티르 전 총리는 자신이 키운 BN에서 쫓겨났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10일 “우리는 복수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법치의 회복이며, 법을 어긴 자는 법정에 서야만 한다”고 말해 나집 총리 등 현 집권층의 부패 혐의에 대해 재조사를 실시할 것을 시사했다. 의사 출신인 마하티르는 1957년 독립을 전후해 정치의 길을 걸었고, 1972년부터 각부 장관과 부총리 등을 거쳐 1981년부터 2003년까지 집권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일축하고 고정환율제 채택, 외국자본 유출 금지 등 독자적인 조치로 경제를 회복시킨 것은 높이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사법부를 정부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도 받았다. 또 반미주의적 태도로 서방과 마찰을 일으키고, ‘부미푸트라’ 등 말레이계 우대 정책을 고수해 중국계와 인도계를 차별하는 정책을 펼쳤다.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며 아시아적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보편적 가치론을 주장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1990년대 말에는 가치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도봉, 임산부·영유아 건강 관리

    서울 도봉구가 임산부·영유아 가정방문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서울아기 건강 첫걸음’ 사업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임산부와 신생아가 대상이며 도봉구보건소 3층 아이맘건강센터를 방문해 임산부 등록을 하고 신청하면 된다. 보편방문 서비스는 영유아건강간호사가 가정을 직접 방문해 출산 후 6주 이내 산모와 신생아를 대상으로 모유 수유, 산후우울증 검사, 아이 돌보기 상담, 예방접종 등을 안내한다. 구는 ‘엄마모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엄마모임은 보편방문 서비스를 받은 가정 중 아기가 첫째이고, 출산 8~10주 이내 산모가 대상이다. 주 1회 총 5회 과정으로 아기 달래기·재우기, 베이비 마사지, 이유식 만들기 등을 배울 수 있다. 아이맘건강센터로 전화하면 신청할 수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광명시, 저소득층 초등학생 ‘영어 온라인 자기주도학습’ 실시

    광명시, 저소득층 초등학생 ‘영어 온라인 자기주도학습’ 실시

    경기 광명시는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지역아동센터와 다문화가정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온라인 자기주도학습’사업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3학년부터 6학년 학생 180명이 학습 대상이다. 지원비용은 9000만원가량 소요된다. 시는 지난 9일 청소년수련관에서 영어 온라인 자기주도학습 신청 아동을 대상으로 공연콘서트와 학습방법, 학습기기 사용법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영어 보조교사 지원사업이 중단돼 영어학습 기회가 어려운 사회배려 계층 학생들을 위해 마련됐다. 영어 학습프로그램과 전용기기(테블릿PC)를 지원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높여 교육복지 보편화를 실현하는 데 의미가 있다. 학습 시작 전 레벨테스트를 실시해 개인별 학습수준과 연령에 맞게 교육한다. 1∼5레벨 난이도에 따라 수준별 맞춤학습이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R(Reading)·T(Thinking)·W(Writing) 학습시스템으로 이뤄졌다. 월 4회 원어민의 첨삭지도가 병행된다. 사업 기간 중 영어마을 방학캠프를 두 차례 열어 학생들이 직접 원어민과 교류한다. 지역아동센터와 다문화단체는 자체적으로 요일과 시간을 정해 ‘교사 지도’ 학습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SKT, ADT캡스 인수… 차세대 보안사업 ‘날개’

    SKT, ADT캡스 인수… 차세대 보안사업 ‘날개’

    7020억 들여 지분 55% 확보 AI·자율차 기술 등과 결합 “2021년까지 매출 1조원 목표” SK텔레콤이 국내 2위 보안업체인 ADT캡스를 인수하면서 차세대 물리 보안 서비스로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SK텔레콤은 8일 이사회를 열어 ADT캡스 주식의 100%를 갖고 있는 사이렌홀딩스코리아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공동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지분 인수가는 1조 2760억원이다. 부채 1조 7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총 인수 금액은 2조 9760억원이다.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해 ADT캡스 지분의 55%(74만주)와 경영권을 확보한다. 오는 9월 전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ADT캡스는 국내 2위 물리 보안 업체로 시장 점유율은 약 30%다. 물리 보안 서비스는 사이버보안과 구분되는 전통적인 보안 서비스로, 폐쇄회로(CC) TV와 인력 출동이 중심이다. 지난해 5조 5000억원이던 시장 규모가 해마다 평균 7.5%씩 성장해 2022년에는 7조 9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ADT캡스의 물리 보안 서비스를 자사의 인공지능(AI), 자율 주행차 기술 등과 결합시켜 4차 산업혁명의 차세대 먹거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보편화되면 보안 공격에 노출되는 지점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AI가 결합된 CCTV는 소음을 탐지하고 비명·폭발음 등으로 음원을 분석, 통합관제센터에 정확한 경보를 보내 현장에 적합한 인력을 출동시킬 수 있게 한다. 학교폭력, 해수욕장 물놀이 사고 등의 위험에도 빨리 대응할 수 있다. CCTV가 사물 이미지를 스스로 학습해 집주인, 침입자, 그림자 등을 명확하게 구분함으로써 출동 서비스뿐 아니라 경찰, 병원, 보험사까지 연결시킬 수 있다고 SK텔레콤 측은 설명했다. 앞으로 1인 가구·맞벌이·노인 가구의 증가에 맞춰 ‘토탈 케어 서비스’도 출시할 방침이다. SK텔레콤 측은 “차세대 보안 서비스는 블루오션이자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면서 “ADT캡스를 2021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의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국 데이터요금 ‘핀란드 70배’라는데…

    한국 데이터요금 ‘핀란드 70배’라는데…

    통신사 “요금 환경 반영 못 해 알뜰폰 등 포함시켜야” 반박도 韓 30유로 이하 데이터양 1GB뿐 저가 이용자 차별 요금 개선 필요우리나라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핀란드의 70배로 세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국내 통신사들은 “무제한 요금제 등 한국의 통신요금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근본적으로는 저가 이용자를 차별하는 기형적 요금 구조를 개선하고 보편요금제 등 가계통신비 인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핀란드 경영컨설팅 업체인 리휠은 최근 유럽연합(EU) 28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41개국 스마트폰 요금제 등을 비교한 ‘2018년 상반기 4세대(4G) 가격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의 데이터 1GB당 가격이 13.9유로(약 1만 7906원)로 두 번째로 비싸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무료통화를 1000분 이상 제공하는 4G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 등이다. 가장 비싼 1위 국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캐나다가 9.6유로로 3위, 미국이 7유로로 5위였다. 핀란드는 한국의 70분의1 수준인 0.2유로(258원)로 가장 저렴했다. EU 국가 평균은 2.3유로, OECD 회원국 평균은 2.9유로였다. 한국은 30유로(3만 8646원) 이하 요금제로 쓸 수 있는 데이터 분량에서도 1GB로, 41개국 중 39위에 그쳤다. 핀란드·덴마크·네덜란드 등 10개국은 무제한, 영국·프랑스·이스라엘 등 6개국은 100GB 이상이었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25% 요금할인, 인터넷 결합할인 등 한국의 통신 요금 환경을 외면한 조사”라고 반박했다. 오는 11일 규제개혁위원회의 보편요금제 법안 추가 심의를 앞둔 터라 더욱 예민한 모습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리휠은 1000분 이상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기준으로 했지만, 국내는 음성통화가 무제한 제공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보편화돼 있어 데이터당 가격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도 “알뜰폰 요금 또한 빠졌다”면서 “CJ헬로모바일의 보편요금 10GB 요금제는 월 1만 9000원에 10GB를 준다”고 환기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리휠 주장대로 1GB당 요금 1만 7000원대,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 4.5GB로 따지면 월 7만 7000원이 나오는데 이는 국내 통신사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6만 5000원대)를 쓰고도 남는 액수”라고 거들었다. 데이터 제공량 기준으로 해외 주요국 평균 요금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반론이다. 그러나 저가·고가 요금제 간 데이터 차이 등 이용자 차별은 한국이 사실상 가장 심하다. 통신 3사의 데이터 최저요금제는 300MB밖에 제공하지 않는 데다 주요 혜택은 고가요금제에만 집중돼 있다. 저가요금제 사용 고객이 고가요금제 고객을 떠받쳐 주는 구조인 셈이다. 예컨대 한 통신사의 54.8요금제(5만 4890원)는 1GB당 약 9000원이지만 65.8요금제(6만 5890원)는 915원으로 요금이 급격히 떨어진다. 정부는 월 2만원대에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 때문에 통신요금 원가 공개가 LTE 요금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통도사·부석사·법주사·대흥사, 세계유산 된다

    경남 양산 통도사와 경북 영주 부석사가 충북 보은 법주사, 전남 해남 대흥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지난해 1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개 사찰 중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 등 4개 사찰을 등재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등재 권고 대상에서 제외된 사찰은 경북 안동 봉정사, 충남 공주 마곡사, 전남 순천 선암사다. 마곡사와 선암사는 역사성이 떨어지고, 봉정사는 사찰 규모가 작다는 것이 제외 이유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심사해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의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며,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등재된다. 최종 등재 여부는 새달 24일부터 7월 4일까지 바레인에서 열리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등재 권고를 받은 사찰은 7세기 이후 한국 불교의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 오는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았으며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 등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통도사·부석사·법주사·대흥사, 세계유산 된다

    경남 양산 통도사와 경북 영주 부석사가 충북 보은 법주사, 전남 해남 대흥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지난해 1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개 사찰 중 통도사, 부석사, 법주사, 대흥사 등 4개 사찰을 등재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등재 권고 대상에서 제외된 사찰은 경북 안동 봉정사, 충남 공주 마곡사, 전남 순천 선암사다. 마곡사와 선암사는 역사성이 떨어지고, 봉정사는 사찰 규모가 작다는 것이 제외 이유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등재 신청한 유산을 심사해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의 네 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하며,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등재된다. 최종 등재 여부는 새달 24일부터 7월 4일까지 바레인에서 열리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번에 등재 권고를 받은 사찰은 7세기 이후 한국 불교의 전통을 현재까지 이어 오는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받았으며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 등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코모스가 제외한 3개 사찰까지 포함해 7개 사찰 모두 등재될 수 있도록 보완 자료를 작성하고 위원국 교섭 활동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버닝’ 스티븐 연 “한국에 있는 게 좋다. 이제는 편안해”

    ‘버닝’ 스티븐 연 “한국에 있는 게 좋다. 이제는 편안해”

    영화 ‘버닝’으로 돌아온 배우 스티븐 연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4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버닝’ 칸 영화제 출국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옥자’에 이어 ‘버닝’으로 국내 관객을 만나는 배우 스티븐 연(36·연상엽)은 유창한 한국말을 선보이며 국내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스티븐 연은 “영화 ‘버닝’ 촬영을 하면서 한국에서 4개월 동안 살았다. 그 동안에 한국말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인과 전종서, 이창동 감독님이 많이 도와줬다. 매일 쉬는 시간마다 감독님이 코칭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에 있는 것이 좋다. 이제는 한국에 오는 게 편안하다. 배운 것도 많고, 이런 관심을 받는 것도 좋다”며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티븐 연은 이번 작품과 관련해 “전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스토리로 재탄생한 영화”라며 “(이번 영화에서) 벤 역을 맡았다. 미스터리한 영화라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스티븐 연이 출연하는 영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 분)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 분)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버닝’은 오는 8일~19일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인 칸에서 열리는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 오는 16일 오후(현지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에 먼저 공개된다. 17일에는 국내에서 개봉한다. 사진=뉴스1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공평 과세 고려 다주택자 종부세 인상 유력…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 비율도 상향 관측

    정부가 다음달 말까지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은 보유세 인상의 대상과 수위에 쏠린다. 3일 정부에 따르면 보유세 개편안 마련을 위해 지난달 9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조세소위원회를 중심으로 보유세 개편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다. 개편안을 내년부터 적용하려면 오는 7~8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세제 개정안에 관련 내용이 담겨야 한다. ●세율 일률적으로 조정 목소리도 정부가 줄곧 조세 형평성과 공평 과세를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여당에서는 대체로 부동산 보유세 개편이 다주택자에 한정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구분하지 않고 세율을 일률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정개혁특위 위원장인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대표적인 ‘보편 증세’ 지지자다. 강 위원장은 “보유세를 인상해 지방정부의 세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불요불급한 조세감면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정부 “부동산값 안정 등 종합 고려” 정부에서도 부동산 보유세 개편이 특정 지역·계층을 겨냥하는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분위기다. 참여정부 당시 도입했던 종부세가 ‘세금폭탄’이라는 공격에 시달린 끝에 좌초됐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보유세 개편은 조세 부담의 형평성, 거래세와 보유세의 비중, 부동산 가격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하겠다”면서 “세수 증대 목적이나 특정 지역의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서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위에서는 또 공시가격 현실화, 공정시장가액비율(주택 공시가격 대비 실제 세금을 매기는 과세 표준의 비율) 조정 등이 의제로 올라 있다. 현재 주택에 대한 종부세는 1가구 1주택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이 과세 대상이지만 2주택 이상은 합산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이 대상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재산세가 60%, 종부세는 80%다. 공시지가는 현재 시가의 60∼70% 수준이기 때문에 공시가격의 시가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정분권 TF와 협의도 변수 부동산 보유세 개편은 국세·지방세 구조 개편과도 연관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재정분권TF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당장 종부세는 국세이긴 하지만 세입 전액이 지방자치단체 교부금으로 간다.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인하는 대다수 전문가가 지적하는 개혁 과제이지만 거래세인 취·등록세 역시 지방세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세소위원회를 중심으로 1주일 간격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보유세는 단기 과제로 집중 논의 중이고 중장기 과제는 위원들의 생각이 각자 달라 리스트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현장 행정] 여성 특화 평생교육 ‘삶의 질’도 리셋하다

    [현장 행정] 여성 특화 평생교육 ‘삶의 질’도 리셋하다

    서울 동작구는 지난 2일 노량진 메가스터디타워 2층에 있는 행복지원센터 평생학습관에서 ‘제4기 동작·이화 아카데미’ 개강식을 했다.동작·이화 아카데미는 여성에게 특화된 평생교육프로그램이다. 교육,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특화 교육을 통해 여성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인적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총 3기에 걸쳐 140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이날 개강식에는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50여명의 수강생이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앞서 1~3기 수강생들이 동작·이화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면서 “여성교육의 산실인 이화여대의 노하우를 동작구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박숙영 이화여대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장은 “배움은 우리의 삶을 고양해 보다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준다”면서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4기 동작·이화 아카데미는 오는 7월 18일까지 10회에 걸쳐 문학, 역사, 경제, 심리 등 흥미를 끌 만한 인문학 강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의 ‘세종 즉위 600년, 세종시대와 인재등용’ 강의를 시작으로 9일 ‘알아두면 쓸모있는 교육재정, 교육정책’(하봉운 경기대 교직학부 교수), 16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와 쿠바’(황영미 숙명여대 리더십교양학부 교수) 등 다양한 강의가 마련됐다. 이 구청장은 “지난 몇 년간 평생학습이 우리 사회에 보편화됐지만 여성만을 위한 교육은 아직 그리 많지 않았다”면서 “동작·이화 아카데미가 여성의 지적 요구를 충족하고 리더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작·이화 아카데미는 그동안 전문적이고 폭넓은 강의로 지속적인 강좌 개설요청이 들어오는 등 수강생들의 호응을 자아냈다. 구 관계자는 “매번 교육을 마칠 때마다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강의 평가를 위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 모두 85%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동작구는 이외에도 구민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동작구민은 방학 특강, 테마 인문학 특강 등 시기와 주제에 따라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특히 구민이 재능기부를 통해 직접 강사로 나서는 ‘동행나눔학교’는 동작구만의 특색 있는 구민 주도 학습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홍준표 선거전략에 ‘반기’ 드는 후보들

    남경필 “민심 괴리 슬로건 바꿔야” ‘회담 공세’ 중도 표심 악영향 우려 김태호 무상급식 공약 당기조 역행 洪대표 “창원에 빨갱이 있다” 설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대여 공세와 거리를 두던 한국당 소속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선거전략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방선거에서 ‘정상회담 역풍’을 우려하는 후보들과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의 선거 전략이 충돌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현 지사는 2일 페이스북에 이번 지방선거의 당 선거 슬로건인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남 지사는 ‘자유한국당 선거 슬로건을 다시 만듭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슬로건은 그 함의를 떠나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국민은 과연 보수가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을 통해 균형 잡힌 시대정신을 구현할 능력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보수는 여기에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홍 대표의 원색적 비판에 이의를 제기했던 남 지사는 이번에도 ‘건설적 대안’을 주문했다. 그는 “평화의 길이 열린 남북 관계의 더 큰 진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답을 찾고 실천하는 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뿐만 아니라 인천시장 재선에 나선 유정복 시장 등이 홍 대표의 정상회담 공세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은 중도·무당층 유권자가 많은 수도권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현재 여론은 정권심판론과 같은 메시지가 전혀 공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메시지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공약에서도 당의 기조와 다른 움직임이 감지된다. 김태호 경남지사 예비후보는 지역 초·중·고교 전면 무상급식 확대 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홍 대표가 전임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4년 11월 동(洞) 단위 고교 등에 대한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는 선별적 복지정책을 펼쳤는데 현 당 대표이자 자당 소속 전임 지사의 과거 정책을 뒤집겠다는 것이다. 당시 무상급식 철회는 학부모 사이에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지금은 경제나 민생 이슈를 제기해도 효과가 없다”면서 “지방선거 공천자 연수 등에서 당의 향후 전략을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 지방선거 필승 결의대회장에서 자신을 규탄하는 민중당 피켓 시위대를 향해 “창원에 여기 빨갱이가 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설화를 일으켰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길섶에서] 불고기/서동철 논설위원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유경식보’(柳京食譜)를 읽다가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요즘 뜨는 평양냉면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불고기 대목에 눈길이 머문 것이다. 유경은 버드나무가 많은 평양의 다른 이름이다. 이효석이 이 글을 쓴 것은 1936년이다. 그런데 ‘불고기’는 보이지 않고 일본말 그대로 ‘야키니쿠’(燒肉)라 했다. 작가도 이것이 마땅치 않았던 듯 ‘평양 사람의 기질을 그대로 반영시킨 음식’이라고 이 먹거리를 칭찬하면서도 ‘다만 야키니쿠라는 이름이 초라하고 속되어서 늘 마음에 걸린다’고 적었다. 그런데 국어학자인 이기문 서울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불고기’는 뜻밖에 중세어, 근대어의 어느 문헌에서도 찾을 수 없고, 1938년 간행된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에서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불고기’라는 단어가 표제어로 제시된 첫 사전은 1950년 간행된 한글학회의 ‘큰사전’이라는 것이다. 이효석은 ‘야키니쿠’를 ‘적당한 명사로 고쳐서 보편화시키는 것이 이 고장 사람들의 의무’라고 했다. 결국 ‘불고기’라는 ‘새로운 명사’는 그의 바람이 현실화한 것이라고 해도 좋겠다. dcsuh@seoul.co.kr
  • [뉴스를부탁해]‘인천 초등생 살해’, 무엇이 ‘살인 공모’ 판단을 바꿨나

    [뉴스를부탁해]‘인천 초등생 살해’, 무엇이 ‘살인 공모’ 판단을 바꿨나

    지난해 11월 22일 첫 공판기일부터 9번의 재판이 열린 서울고등법원 404호 법정에는 유독 높은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8세 초등학생 여아를 유괴해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버리기까지 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미성년자와 성인에게 선고할 수 있는 징역형의 최고 형량을 선고받은 이들의 나이는 겨우 18세와 20세였습니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항소심 첫 재판은 열리기 30분 전부터 법정에 들어가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이어진 재판도 모두 방청석이 꽉 찬 채 진행됐습니다.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의 심리로 6개월간 이어진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주범 김모(18)양과 공범으로 지목된 박모(20)씨의 항소심 재판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주범 김양은 초등학생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최고 형량인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장치 부착 30년의 명령을 선고받은 상태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재수 생활을 하던 박씨는 김양의 살인 범행의 공범이 맞다고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를 했고요. 성인인 박씨가 주범보다 높은 형을 선고받게 된 이유였습니다. 이 사건의 수사부터 공판까지 맡아오며 1심에서 박씨의 살인 공모관계를 밝혀낸 나창수(44·사법연수원 31기) 부장검사의 열의는 항소심에서도 계속됐습니다. 항소심이 서울고법 형사7부에 배당된 뒤 박씨는 대형 로펌 소속 변호인 12명을 선임했습니다. 3명의 변호인들이 매번 재판에 출석해 매우 적극적으로 박씨를 변론했고 그 과정에서 검사와의 언쟁도 끊이질 않아 여러 차례 재판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박씨도 재판에서는 항상 고개를 세우고 재판부를 응시했고, 항상 별다른 표정도, 미동도 없이 덤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2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최후 의견을 들으며 갑자기 흥분해 큰 소리로 검사를 향해 욕설을 할 때만 제외하면 말입니다. 박씨 측은 박씨의 지시를 받아 살인을 저질렀고 사람의 신체 일부를 갖고 싶어하는 박씨를 위해 사체를 훼손했다는 김양의 주장과 이를 받아들인 원심의 판단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박씨 측은 김양이 범행 이전부터 잔혹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지녔고,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인터넷 캐릭터 커뮤니티와 같은 가상의 세계에서 즐기던 잔혹함을 현실에서 실행하면서 이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양이 부여한 캐릭터의 특성과 역할을 김양 스스로가 현실에서 구현한 것이 바로 이 사건이라는 얘깁니다. ◆적극적 변론·방어 ‘공범’ vs 고개 푹 숙인 ‘주범’ 김양이 가상세계에서 설정한 캐릭터가 폭력적인 성향을 가져 고문 등의 잔혹한 행위를 즐겼고, 또 특정 신체 부위에 흥분을 느꼈는데 이러한 특성이 이 사건 범행 과정에도 반영됐다는 게 박씨 측의 주된 주장이었습니다. 김양과 박씨는 캐릭터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카카오톡과 트위터 등을 이용해 대화를 나눴는데요. 이른바 ‘고어(gore)썰을 풀며(잔인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뜻)’ 대화를 나눴고, 다른 커뮤니티 회원과는 야한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박씨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김양이 박씨를 비롯한 커뮤니티 회원 등 지인들과 나눈 대화들을 지속적으로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김양이 사용한 단어와 문장을 통해 그가 얼마나 잔인한 것을 즐기고 폭력적인지를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가상세계의 설정을 실제로 범행을 통해 실현시켰다고 강조하기 위해 김양이 설정한 온라인 상황들을 이 사건에 빗대어 거듭 질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박씨의 변호인(남성)은 미성년자인 김양에게 “증인은 목이나 귀를 성감대라 생각하고 목과 귀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죠?”라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김양은 “제 성감대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옵니까!”라며 화를 냈고, 변호인은 재차 “관련 있으니까 묻지 않겠어요?”, “답 안 할 겁니까?”라고 물었습니다다. 김양은 “답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끝내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김양의 주장은 1심에서와 같이 “박씨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일관됐습니다. 특히 박씨가 자신에게 ‘J’라는 잔혹한 성향의 인격을 부여했고, 지난해 3월 벌어진 범행은 바로 박씨가 부여한 J라는 인격이 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사 초기에 기억이 잘 나지 않은 이유 역시 다른 인격이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라는 거였죠. 또 자신이 온라인상에서 잔인한 내용의 대화를 즐긴 것에 대해 “이게 저에게만 국한된 잔혹한 상황이 아니라 트위터 안에 보편적 생각이라 생각합니다”라며 반박했습니다. 김양은 꽤 수준높은 단어와 논리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2016년부터 트위터에 잔인한 글들을 썼는데 그 때는 왜 사람을 죽이지 않았을까요?”, “제 (잔인한 내용의) 트윗에 맞장구 친 사람들을 하나하나 잠재적 살인자로 볼 수 없지는 않나요?”라고 박씨 측 변호인에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평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김양은 대부분 두 손을 꼭 모으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범행 사실이 언급될 때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한 번은 손을 계속해서 세게 긁으며 불안한 듯한 태도를 보여 재판장의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양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부터 재판부에 모두 11건의 반성문을 냈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마무리될 쯤 되자 반성문을 내지 않았고 오히려 박씨가 재판 중반부터 선고 직전까지 6건의 반성문을 냈습니다. 김양은 지난달 20일 최후 진술을 통해 “피해자가 어떻게 죽은지 다 기억하고 있는데 어떻게 제가 조금만 (징역을) 덜 살게 해달라고 빌 수가 있겠느냐”면서 “그래서 반성문을 쓰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반성은 자살하는 것이지만 저에게는 자살로 도피할 권리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김양은 거듭해서 박씨를 향해 진실을 밝힐 것을 추궁했습니다. “네가 시켰잖아!”라며 화를 내기도 했고, 박씨나 변호인의 말에 자주 못마땅해 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재판에 임하는 태도로만 보면 김양은 모든 진실을 떠안고 있는 것처럼 괴로워했고, 박씨는 그저 덤덤했습니다 ◆박씨의 ‘살인 공모’ 무죄로 판단된 이유는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난달 30일 재판부는 김양의 범행을 박씨가 공모한 공범관계라는 1심의 판단을 뒤집고, 박씨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박씨에게는 살인 방조와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돼 1심에서 선고받은 무기징역형은 징역 13년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박씨의 살인 공모에 대한 판단이 뒤집힌 데는 김양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재판부는 “김양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양이 박씨가 사건이 발생하기 약 일주일 전부터 범행 대상과 방법, 장소, 시간 등에 대해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그 내용에 대해 공모가 인정될 만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했다”, “유독 검사의 질문에 맞춰 적극적으로 진술하려 하는 등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진술이 변화됐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김양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 측 질문에는 비교적 성실히 답을 하면서도 박씨 변호인의 질문에는 거듭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박씨 측 질문에 대해서도 모든 상황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한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이런 맥락이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자세히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를 재판부는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만약 김양의 주장대로 박씨의 살인 범행 지시를 자신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김양의 진술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지적이죠. 재판부는 또 두 사람의 대화나 행동의 패턴을 들여다 본 결과, 범행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언행들은 박씨보다는 김양이 먼저 적극적으로 주도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박씨가 김양에게 만들어 주었다는 잔혹한 인격인 ‘J’도 박씨가 먼저 김양에게 지정해 준 것이 아니라 김양이 먼저 자신에게 다중인격 분열 증세가 있다고 말했고, 박씨가 “다른 사람으로 봐주길 원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을 하면서 J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게 됐다는 것입니다. 또 살인에 관한 이야기나 “만약 사람의 장기를 갖게 된다면 어떤 것을 갖고 싶으냐”는 등의 질문도 김양이 먼저 박씨에게 건넸고, 박씨는 여기에 ‘소극적으로’ 답한 게 전부라는 게 판단의 배경에 깔렸습니다. 박씨의 살인 지시가 있었다고 밝혀질 경우 김양의 양형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등 서로 이해관계에 얽혀있어 과장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범행 전과 후…달라진 두 사람의 대화 패턴 그렇다면 살인 방조는 어떻게 유죄가 됐을까요. 재판부가 공모관계를 부인하면서도 방조 혐의는 인정한 데에는 범행 직전과 범행 당시부터의 두 사람의 대화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범행을 만약 두 사람이 공모를 했다면 사전에 매우 구체적으로 범행 과정을 특정해 모의했어야 했는데 두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누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언제 어떤 식으로 범행을 할지 등을 모의한 대화의 증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양이 범행을 결심한 때부터는 달랐습니다. 범행 당일 새벽까지 두 사람은 평소와 같이 캐릭터 커뮤니티 등에서 비롯된 다양한 가상세계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범행 이전에도 언젠가 김양이 사람을 죽인 적이 있다고 하자 박씨가 여기에 맞장구를 치기도 했답니다. 김양에게 “센 척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박씨는 말했습니다.하지만 “사냥 나가러 간다”는 김양의 문자메시지는 가상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김양은 “사람을 죽일 때엔 어떤 복장을 한다”는 등의 말을 박씨에게 한 적이 있었는데, 범행 당일 김양은 그 복장을 한 모습을 셀카로 찍어 박씨에게 보냅니다. 그 다음부턴 더 이상 가상의 대화가 아니었다고 재판부는 본 것입니다. 따라서 박씨는 김양의 범행 의도와 진행 과정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양이 “초등학교 운동장이 내려다 보인다”고 하자 박씨는 초등학생 중 한 명이 범행 대상이 될 수도 있음을 언급하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또 초등학교 하교 시간을 묻는 김양에게 “12시부터 점심시간인데 저학년은 밥을 먹고 집에 간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김양은 범행 당일 오후 12시가 넘자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두 사람은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박씨가 미필적으로나마 범행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이를 제지 하지 않고 김양의 범행을 “정신적으로” 도운 혐의가 성립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과 배석 판사들도 이따금씩 눈을 질끈 감고 인상을 쓸 정도로 사건의 내용은 참혹했습니다. 기사에 차마 담을 수 없는 내용이 너무 많습니다. 재판부는 주범인 김양을 향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성마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극히 잔인한 수법을 썼다”면서 “형기(20년)를 마치고 나오더라도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잔인성이 사라질 것으로 쉽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질책했습니다. 징역 20년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한 것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자의 유족들을 찾아가지 말라”고도 명했습니다. 김양이 적어낸 반성문들은 오히려 김양이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는 반증이 되기도 했습니다. 반면 박씨에 대해선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청구한 보호관찰 및 부착명령을 기각했습니다. 김양은 선고 다음날인 1일 곧바로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박씨와 김양의 공모관계 여부, 김양의 심신 미약, 양형 부당 등의 주장은 다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재판의 긴장감은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통신3사 전방위 압박에 ‘우울한 봄’

    5G주파수 경매·무선수익 감소 1분기 영업이익 기대치 밑돌아 KT·SKT ‘흐림’ LGU+만 ‘선방’ 통신 3사가 우울한 봄을 나고 있다. 훌쩍 높아진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안, 통신비 인하 압박, 무선수익 감소 등에 따른 저조한 1분기 실적 등이 겹쳐서다. 30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통신 3사의 1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는 9000억원대 중후반이다. 지난해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9월 시행된 ‘선택약정 할인폭 25% 상향’에 더해 올 들어 위약금 유예, 요금제·멤버십 개편 등으로 무선 분야 수익성이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오는 6월로 예정된 5G 주파수 경매 최저가격이 3조 3000억원대로 정해지면서 실제 낙찰가가 5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대법원의 통신요금 원가공개 판결 등 기본료 인하 요구가 여전히 거센 탓에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이번주 발표될 실적 예상치를 보면 LG유플러스는 ‘선방’, KT와 SK텔레콤은 ‘흐림’이다. SK텔레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 3000억원대, 4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8%대 증가, 영업이익은 0.7%대 감소한 수치다. KT는 매출 5조 5000억원~5조 7000억원, 영업이익 38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비슷한 수준이나 영업이익은 5%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매출액 2조 9000억원~3조원, 영업이익 21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모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건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으로 무선사업 역성장 우려가 크다”면서 “하반기 여건도 밝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보편요금제 법안 발의와 맞물려 어떤 형태로든 통신사별 요금 인하 경쟁이 불가피해졌고, 5G 서비스 본격 개시 시점 역시 2019년으로 아직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나오지 않은 것도 불리한 여건이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부터 5G 설비투자 비용 투입이 본격화된다. 앞서 통신 3사가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 구축에 15조원가량 들었던 전례를 감안하면 대략 2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요금 감면 대상자 확대, 재난문자를 받지 못하는 2G폰 교체 지원까지 얹어져 업체마다 수익성 관리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유재석의 도전 “190여개국 방송 부담”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유재석의 도전 “190여개국 방송 부담”

    유재석이 ‘범인은 바로 너’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넷플릭스 웹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제작발표회가 30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조효진 김주형 PD를 비롯해 코미디언 유재석, 배우 안재욱 이광수 박민영, 가수 김종민, 그룹 엑소(EXO) 세훈, 구구단 세정이 함께했다. ‘범인은 바로 너’는 서로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닌 7명의 허당 탐정단이 매 에피소드마다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나가는 추리 예능이다. 기존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예능과 드라마를 오가는 독특한 형식으로, 멤버들은 실제 현실 같은 가상의 세계에서 플레이어로서 직접 사건을 풀어갈 예정이다. ‘범인은 바로 너’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로 방송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190여 개 국가에서 방송되는 동영상 제공 플랫폼. 조효진 PD는 “사실 세계 시장을 노린다는 큰 꿈보다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뭔가 생각을 하다가 시작하게 된 거다. 예능에 가상현실을 접목시켜 추리라는 보편적인 콘셉트와 만나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재미있다는 지점에 대해서는 믿어 의심치 않을 거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유재석은 ‘X맨’부터 ‘런닝맨’까지 함께 한 조효진 PD, 김주형 PD와의 인연을 밝히며 “또 그동안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다. ‘범인은 바로 너’는 나름 새로운 부분이 있다 싶어서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이어 “기존 예능과의 차이점은, 이루어지는 게임과 상황 속에 빠져서 드라마처럼 한다는 거다. 스토리가 있다는 거다”고 강조했다. 또 유재석은 “전 세계적으로 방송된다. 그것 때문에 선택을 한 건 아니지만 부담되고 긴장된다”면서 “하지만 도전을 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어 기대에 미흡할까 우려된다. 촬영하면서 재밌었고 호흡이 잘 맞았지만 방송적으로 잘 표현될지 모르겠다. 저희도 방송을 보지 못했다. 저도 기대된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시는 만큼 기대를 채우고 싶다. 안 되면 내가 잘못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범인은 바로 너’는 다음 달 4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북한, 대외·대내 메시지가 다른 이유...? ‘체제 단속용’

    북한, 대외·대내 메시지가 다른 이유...? ‘체제 단속용’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내부용 관영 매체를 통해 잇달아 미국식 체제를 비난하고 있어 의도에 관심이 모아진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사회주의는 인류 공동의 이상이다’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정세논설에서 “인류의 미래는 사회주의에 있다”며 “제국주의자들이 아무리 발악하여도 사회주의에로 나아가는 인류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본주의에 앞날이 없다는 것이 날이 갈수록 확증되고 있다”며 “여러해 전에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세계를 휩쓸고 자본주의나라들에서 반 월가 시위 투쟁이 세차게 벌어지면서 자본주의 한계론이 널리 파급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도 현 사회제도에 반항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며 “미국의 한 언론이 보도한 데 의하면 2015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가장 많이 찾고 쓰인 단어가 바로 사회주의”라고 덧붙였다.앞서 신문은 전날 신문은 “미 지배층은 미국식 민주주의가 세계 모든 나라에서 통용되어야 할 보편성을 가진 민주주의라고 떠들어대고 있다”라며 “그것을 세계제패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식 민주주의를 비난하고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정치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 측이 요구하고 나설 북한인권 문제, 민주주의 요구 등을 사전에 차단할 목적으로 관측된다. 또 내부적으로는 주민들 속에서 미국에 대한 환상이 싹틀 수 있다는 우려 등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주민들의 사상과 의식이 자칫 이완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대외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명분과 정당성을 만들어가면서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내부 단도리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한국식’ 프랜차이즈 산업의 껍데기를 깨자/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국장

    [In&Out] ‘한국식’ 프랜차이즈 산업의 껍데기를 깨자/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국장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일자리 150만개 창출, 연매출 100조원을 넘어서며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성장통도 적지 않다. 가맹본사와 오너들의 갑질이 끊임없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회자되고 있다. 복제 가능성이라는 프랜차이즈 속성상 일단 성장을 시작할 경우 사람의 성장속도에 비해 너무 빠르고, 그 과실이 주로 오너에게 집중되는데 이를 합리적으로 견제할 장치는 미흡하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 우리 사회는 가맹본사를 합리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불공정 문제에 대한 개선책으로 법령을 개정하고, 감독기능을 강화하며,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가 힘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가맹점주에게 단체구성권과 거래조건협의요청권을 부여해 가맹점주들이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본래 프랜차이즈란 우수한 노하우·기술·브랜드 등 무형적 가치를 가진 본사와 소자본을 가진 점주가 결합해 우수모델 보편화를 통해 경제적·사회적 효율성을 높이는 산업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본사는 제공한 무형적 가치에 대한 대가로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가맹금)를 받아 주 수익으로 삼는 구조다. 그러나 한국의 프랜차이즈는 가맹본사의 주된 수익이 유통과 인테리어 공사 마진에 있어서 사실상 유통업, 인테리어 관련업 성격이 강하다. 이는 산업에서 발생한 수익귀속의 왜곡을 낳았다. 프랜차이즈 문제의 본질에는 성숙하지 못한 산업구조와 그에 따른 불공정한 수익배분 구조가 있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연의 무형적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경쟁력을 한 단계 상승시켜야 하는 이유다. 유통마진·인테리어 공사 중심의 수익구조를 매출에 근거한 로열티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이들을 통한 왜곡된 수익 배분구조를 바꿔 주요 구성원인 점주들도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맹본사 측은 노하우·기술개발·브랜드 등 무형가치를 한 단계 높여 경쟁력을 갖춰 가야 할 것이다. 점주들도 본사를 합리적으로 견제해 힘의 균형 속에 본사가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독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 국회 등 기관은 로열티 문화가 정착되도록 제도 정비를 해야 한다. 마트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물품을 본사에서만 공급받아야 하는 필수물품이라 지정하여 과도한 유통마진을 취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부당한 필수물품 강요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산업. 이제 껍데기를 깨고 밖으로 나갈 때이다. 원부자재 유통, 인테리어 공사를 투명하고 합리적인 구조로 진행해야 한다. 점주들이 공동구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본사까지 함께하는 구매협동조합 등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당한 로열티 문화를 정착시켜 본사와 가맹점이 경제적 공동 운명체가 돼야 한다. 미국의 경우 1970년대 본사의 유통마진 독점으로 인한 가맹점의 수익 악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이후 진통 끝에 1980년대 말 버거킹을 필두로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가맹본사와 가맹점이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했다. 국내에서도 2012년 편의점주의 수익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24시간 영업시간 제한 등을 모색하자 업계에서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 5년여가 지난 지금 편의점은 사상 유례없는 활황을 맞고 있다.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위험이 사라지자 적극적인 창업이 이어졌고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최소한의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산업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껍데기를 벗고 다음 단계로 나가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코카콜라 걸’ ‘CK’… 예술로 승화된 찰나의 초상들

    ‘코카콜라 걸’ ‘CK’… 예술로 승화된 찰나의 초상들

    단순함에서 본질을 길어올린다. 찰나의 움직임. 그 순간 포착한 얼굴의 표정과 몸의 선, 이를 감싸는 빛의 인상까지 캔버스에 심는다. 단색의 배경에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부위를 잘라낸 듯 캔버스에 옮기고 클로즈업하는 대담한 구도로 그림을 영화나 광고의 한 장면처럼 각인시킨다.현대 초상 회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91)의 작품들이 한국을 찾았다. 그가 빚은 액자 속 인물들은 관람객을 한껏 끌어당기는 듯하다가도 기묘한 거리감을 느끼게 해 동시대성과 삶의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오는 7월 23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롯데월드몰 7층)에서 열리는 ‘알렉스 카츠, 모델&댄서: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그 무대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츠의 트레이드 마크인 초상화뿐 아니라 풍경화, 드로잉, 판화, 컷아웃(평면의 금속판에 그림을 그린 뒤 윤곽을 따라 잘라낸 조각) 등 70여점의 작품과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카츠의 작품만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전시는 아시아에서 처음이다.카츠가 예술가로 발돋움하던 1960년대 뉴욕은 텔레비전, 영화, 광고 등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과 더불어 잭슨 폴록의 올오버페인팅(전체를 균질하게 표현하는 회화), 앤디 워홀의 팝아트 등 독창적 시각 예술로 흥성거리던 시기였다. 이때 카츠는 특정한 사조에 휩쓸리지 않고 색면과 인물을 과감한 구도로 배치하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빚어내며 이를 자신의 ‘브랜드’로 만들었다. 뉴욕 예술가, 지성인들의 모습과 일상을 가장 단순하고 절제된 형태로 남긴 그의 작품에는 우리가 사는 사회와 삶의 보편성이 깃들어 있다.예술과 패션, 광고, 대중문화를 조합해 신선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그의 예술세계를 압축한 ‘코카콜라 걸’, ‘CK’(캘빈클라인) 시리즈는 미국 메인주와 뉴욕 소호의 작가 스튜디오에 있다가 처음 전시장에 나온 최신작들이다. ‘코카콜라 걸’은 붉은색과 흰색, ‘CK’는 검은색과 흰색의 간결하고 강렬한 대비로 먼저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끈다. 구순을 넘긴 고령에도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작업에 열중하는 그가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그린 그림들은 현대적 감각과 세련미, 브랜드 이미지가 주는 환상까지 품고 있다. 카츠의 예술을 꿰뚫는 또 하나의 오랜 주제는 그의 아내 아다(90)이다. 1957년 결혼한 그는 60년 넘게 아내를 뮤즈로 삼아 250여점의 초상화를 그리며 아내를 하나의 도상으로 자리하게 했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20세기에 가장 많이 그려진 여인”인 셈이다. 말간 아름다움으로 빛나던 젊은 시절부터 조화로운 인간미가 주름에 자리한 노년의 모습까지 아다의 초상화는 보는 이들의 시선까지 평온하게 한다. 관람료 1만 3000원(청소년 1만원, 어린이 7000원). 1544-7744.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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