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보편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유아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해명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불상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 복용
    2026-03-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021
  • 국내 복귀설 도는 김연경, 소셜미디어에 심경 토로

    국내 복귀설 도는 김연경, 소셜미디어에 심경 토로

    국내 복귀를 타진하고 있는 ‘배구 여제’ 김연경(32)이 소셜미디어에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지에 먹으로 ‘식빵언니’라고 쓴 그림을 들고 찍은 사진과 함께 “모든 일에는 자기가 이겨낼 수 있는 만큼의 일들만 일어난다고 한다”라고 썼다. 이는 현재 한국 스포츠계 가장 뜨거운 화제인 자신의 국내 복귀설에 대한 다양한 반응들에 대한 부담감을 표시한 동시에 이를 떨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지난 3일 흥국생명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김연경 선수가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직 계약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억측이 쏟아지며 자칫 마음의 상처만 받고 올시즌 국내 리그로의 복귀가 무산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지난 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외국인 드래프트는 외국인 선수를 지명하는 자리였음에도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김연경’이 더 큰 화제가 됐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이날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를 포함한 외국인선수를 다 합쳐도 그 이상의 기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일시적으로 배구 붐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김연경의 합류로 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전력적인 부분에서 너무 편중화 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김연경은 엄청난 영향력 있는 선수”라며 “뻔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팬들은 “국내 배구 발전에 최고로 이바지하는 선수가 자국 리그에 오고 싶어 해도 이런 시선을 내비치다니... 너무 안타깝다”, “세계 최고 선수가 리그로 와준다는데도... 에효, 이러니 발전이 없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연경의 국내 복귀를 가정한 장밋빛 전망은 무궁무진하다. ‘세계 최정상 배구 선수’ 김연경의 복귀는 각 팀의 이해관계 렌즈로 좁게 보면 불공정한 일일지 몰라도 넓게 보면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 분명 득이 될 수 있다. 차기 시즌 국내 여자 배구 시청률 상승은 물론, 해외 중계권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구단 자체 수익 증가는 모기업 의존도를 낮춰 좀 더 프로스포츠다워질 수 있는 발판이 된다. 김우재 IBK 기업은행 감독은 지난 4일 “개인적으로 김연경이 한국에서 뛰는 것이 좋다고 본다. 좋은 선수고, 좋은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많은 선수들이 어릴 적에 김연경의 플레이를 보며 자란 ‘김연경 키즈’들이다. 김연경이 국내에서 뛰는 것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제2, 제3의 김연경 키즈들이 자라날 수 있다. 무엇보다 김연경의 한국 복귀는 선수 스스로 “마지막 올림픽”으로 여기고 있는 도쿄올림픽 선전을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김연경이 유럽리그 대신 중국리그 행을 진지하게 고민해온 건 단지 돈 때문이 아니라 그가 추구해온 가치 때문으로 알려졌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도 김치찌개집에서 회식을 하자 김연경이 사비를 털어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간 일화는 유명하다. 이는 김연경이 대표팀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연경이 이번 시즌을 한국에서 치르면 유럽·중국 리그에서 뛸 때와 달리 이동 부담이 없어진다. 대표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김연경은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지금부터 그가 1년간 무리하지 않고 몸을 잘 만들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5년만에 올림픽 메달을 안긴다면 국내 배구 저변은 넓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의 흥행은 대체적으로 국가대표팀의 성적과 비례해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이후 K리그는 69경기만에 100만 관중이 돌파하는 등 열풍이 불었다.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설기현 등 유럽 축구 무대 진출도 보편화됐다. 프로야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이후 1995년 이후 처음으로 500만 관중이 넘었고, 2017년에는 840만 관중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 모든 전망은 김연경이 한국 복귀가 확정됐을 때만 유효하다. 국내에서 표출되고 있는 여러 기대와 우려와는 상관없이 김연경의 국내 복귀는 아직까지도 불투명하다. 김연경은 3일 흥국생명과 접촉했지만 구체적인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다음날인 4일에도 “김연경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을 뿐 진전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연경은 여전히 중국 리그에서 복수의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이 국내 무대에 복귀하려면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김종인 ‘좌클릭’에 與 “환영”…당내선 노선 투쟁 조짐

    김종인 ‘좌클릭’에 與 “환영”…당내선 노선 투쟁 조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 카드를 거론하며 ‘좌클릭’ 행보를 이어 가자 여당에서도 환영 입장을 나타내며 ‘여야정 추진위원회’를 만들자는 제안까지 내놨다. 반면 통합당 일각에서 보수의 정체성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노선 갈등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김 위원장은 4일 비대위 회의에서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비상한 각오로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국민의 안정과 사회공동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기본소득에 대한 직접 언급 없이 ‘물질적 자유의 극대화’를 강조했던 것에 비해 한 걸음 나아간 셈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재원 마련 등 현실적 문제를 거론하며 즉각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책 차원에서 내놓은 구상이 정치적 메시지로만 비치는 데 거부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기본소득을 얘기하려면 현행 세입을 갖고 실행 가능성을 따져 봐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며 “당장 기본소득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 기본소득 문제를 거론한 건 인공지능(AI) 시대가 오면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 어떻게 할 것인지, 기본소득을 실행한다면 국가재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기본소득을 얘기하는데 정책이란 건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정당들도 기본소득 논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도입을 공식화한 건 매우 환영할 일”이라며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여야정 추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김부겸 전 의원은 “환영하면서도 우려한다”며 “통합당의 기본소득 논의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사회안전망 강화를 선결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 복지 없는 기본소득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정부의 가용 복지 자원이 어려운 계층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는 개념에 따라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방안을 집중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물질적 자유’를 실질적 자유로 규정하며 보편 복지 설파에 열을 올리자 당내에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보수진영이 비호감이 된 것은 보수의 가치가 아니라 보수 정치가 실패한 것”이라며 “우린 보수의 가치를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3선 장제원 의원은 “김 위원장은 빵을 살 수 있는 자유를 실질적 자유로 규정했는데 사회적 자유주의 이론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자유의 가치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하고, 속물적 가치로 평가절하한 것”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가야고분군, 세계인 가슴에 감동 준비 끝

    가야고분군, 세계인 가슴에 감동 준비 끝

    내년 등재신청하면 2022년 최종 결정 경남북·전북 추진단 “막바지 준비 만전”경남북과 전북 지역에 분포된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3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조건부 선정된 가야고분군이 최근 열린 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선정됐다. 문화재위는 이번 심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조건부 선정하면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가야고분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 ▲가야 역사성에 대한 서술 ▲타 유산과 비교연구 등의 보완 여부를 집중 점검해 가결했다. 문화재위는 다음달 개최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신청 대상 심의에서 등재 신청 대상으로 확정되면 내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ICOMOS)는 내년 8~9월 가야고분군 현지 실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7월에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가야고분군은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을 비롯해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26호),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사적 제542호) 등 7개 유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관계자와 학예연구사 등으로 구성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추진단’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막바지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가야역사문화의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등 각종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등 가야문화권 3개 시도와 25개 시군은 지난해 11월 서울신문 주관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19 영호남 가야문화권 한마당 행사’에서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공동 노력을 결의하고 가야문화권 대통합을 다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英 연구진 이부프로펜 코로나 환자 투약 실험, WHO가 손사래친 그 약

    英 연구진 이부프로펜 코로나 환자 투약 실험, WHO가 손사래친 그 약

    해열진통 소염제로 널리 알려진 이부프로펜은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제로 써도 되는지를 놓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오락가락했던 약품이다. 영국 연구진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려고 실험에 나서고 있다고 BBC가 3일 전했다. 런던 가이스 앤 세인트토머스 병원과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호흡 곤란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약은 워낙 보편화돼 있어 가장 값싼 치료제로 환자들이 산소호흡기를 떼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해방(Liberate)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실험은 환자 절반에게 통상의 치료에 더해 이부프로펜을 복용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약국 등에서 구입하는 약과 달리 지질(脂質, lipid) 캡슐을 먹게 된다. 이미 몇몇 사람은 관절염 같은 특정 조건일 때 이렇게 복용했다. 동물 실험 결과, 심각한 코로나바이러스 합병증 가운데 하나인 급성호흡기장애 신드롬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미툴 메흐타 교수는 “우리는 그 증거들과 우리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일이 정확히 일치하는지 실험을 통해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에 이부프로펜이 경미한 통증을 동반한 이들이 잘못 복용하면 나쁜 영향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의사 출신 올리베르 베랑 프랑스 보건 장관이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감염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며 환자들에게 대신 파라세타몰 제제를 들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WHO는 지난 3월 이 약을 사실상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안을 내놓았다가 이틀 만에 철회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인간 제약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파라세타몰이나 이부프로펜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에 쓰는 것은 안전하다고 빠르게 결론 내렸다. 두 제제 모두 체온을 떨어뜨려 독감 증상 같은 것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경미한 증상의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는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이부프로펜보다 부작용이 덜한 파라세타몰을 먼저 복용해 보라고, 대다수에게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복부 궤양이 있는 환자라면 이부프로펜을 절대 복용해선 안 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맞춤형 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 세계 첫 성공

    맞춤형 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 세계 첫 성공

    재미 한인과학자가 환자의 체세포를 신경세포로 바꿔 뇌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파킨슨병 치료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김광수(66)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이다. 김 교수가 주도한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보스턴아동병원, 다나파버-하버드대 암센터, 코넬대 의대, 한국 한양대 공동연구팀은 환자의 피부세포를 만능줄기세포로 유도한 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할 수 있는 전구세포를 만들어 60대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주입한 결과 운동능력을 회복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실렸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앓는 69세의 의사이자 발명가인 조지 로페즈라는 자원자에게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환자 자신의 체세포로 만든 도파민 신경세포를 뇌에 이식했다. 수술 후 2년 동안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 증상이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했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복용하는 도파민약의 양을 줄일 수 있게 됐고, 환자는 스스로 신발끈을 다시 묶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영, 자전거 같은 신체활동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능력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생물학,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김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생물공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 의대, 테네시대 의대 교수를 거쳐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교수는 “10년 정도 후속 연구를 더 진행하면 맞춤형 세포치료가 파킨슨병 치료에 보편적 방법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헬조선이 웬 말? 한국만 한 나라는 없다” 한국인보다 더 ‘찐’ 한국인

    “헬조선이 웬 말? 한국만 한 나라는 없다” 한국인보다 더 ‘찐’ 한국인

    한국 사람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선불교에 빠져 ‘무일푼 한국행’을 택했다는 독일인은 한국의 구불구불 산길이 너무 좋다고 했다. 20년을 한국에서 지낸 그는 녹색이든 파란색이든 대충 ‘파란색’이라고 부르던, 넉넉히 음식을 마련해 낯선 외국인도 정으로 나누어 먹이던 소싯적 한국을 그리워했다. 한국만 한 나라 없다고, 헬조선이 웬 말이냐며 청춘 시절 자신의 ‘노오력’(노력의 강조형)을 언급할 때는 외국인답지 않은 ‘꼰대스러움’(?)에 웃음을 짓게 했다. 반면 교육 문제·댓글문화·서울집중화·고령화·상대적 박탈감 심화 등 한국의 민감한 사회문제를 지적할 때는 짧게 끊어 치는 특유의 저돌적인 화법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방송인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안톤 숄츠(48) 기자를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1시간가량 만났다.-기자, 프로듀서, 여행작가 등 호칭이 여러 가지다. 직업이 뭔가. “프리랜서 기자다. 2001년부터 잡지용 여행기사를 쓰고 사진도 찍었다. 인도, 네덜란드, 태국 등 10개국에 6개 국어로 기사를 제공했다. 하지만 사진의 디지털화로 수입이 줄어 영역을 넓혔다. 2002년부터 한일월드컵 등 행사가 많아져 프로듀서를 겸했다. 해외 방송국의 한국 취재를 돕고 직접 촬영도 했다. 또 2007년부터 2018년까지 ARD(독일 공영방송)의 특파원들과 일하는 프로듀서였다. 2003년부터 7년간 조선대에서 독일어교육과 전임강사도 했다.”(KBS의 저널리즘 토크쇼J, tvN의 외계통신 등 TV 시사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언제 한국에 왔나. “1994년이다. 독일에서 열여섯 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는데 한국 ‘사부님’이 동양철학, 선불교, 참선 등도 가르쳐주며 정신수양을 강조하셨다. 한국의 옛 문화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어느 날 도장에 왔던 한국 스님이 선불교에 관심이 많으니 제대로 배우려면 한국에 오라고 했다. 당시는 군 복무 대신 18개월간 사회복무를 할 때여서 이듬해인 스물두 살 때 한국에 왔다. 참고로 태권도는 1단이다. 한국은 군 복무만 하면 1단이라지만 독일에서는 5년은 해야 1단을 딴다.” -한국에 와서 스님을 만났나. “한국에 도착해서 바로 스님과 금수산(충북 제천)에 갔다. 돈은 없었지만 산 수행이 너무 좋았다. 밤늦게까지 겨울 산을 돌아다니다 길을 잃고 추위에 떨다가 소위 ‘도사’(산속 수행자)의 작은 텐트에서 함께 자기도 했다. 출신이나 이름도 안 묻고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재워 주는 한국 문화가 좋았다. 독일도 정이 많지만 이방인한테까지 그렇지는 않다. 지금은 그런 한국 문화가 사라져 가는 듯해 아쉽다. 이후에 한국 불교를 해외에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한 숭산 스님의 제자가 됐다. 1년간 일본 사찰에서 수행도 했다.” -요즘에도 산을 자주 찾나. “등산도 하지만 오토바이 타는 것도 좋아한다. 아름다운 산길을 한 시간가량 구불구불 달려서 지리산에 자주 간다. 거제도나 강원 지역은 정말 아름답다. 천국이다. 한국에서 가 보지 않은 곳은 거의 없을 거다. 다만 오토바이가 고속도로를 못 달리는 법은 아마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라는 평이 있다. “한국에서 20년쯤 살았다(웃음). 말하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한국에 처음 온 1994년에는 지금처럼 영어가 보편적이지 않았다. 한국어 습득은 생계의 문제이기도 했다. 외국 친구가 아닌 스님과 지낸 것도 도움이 됐다. 외국 커뮤니티보다 빨리 한국 사회로 들어가는 게 언어 습득에 유리한 것 같다.” -좋아하는 한국어가 있나. “단어는 정서를 담는다는데 한국말 중에는 정확하지 않은 단어 표현이 외려 매력적인 경우가 있다. 파란색이 그렇다. 블루(blue)나 그린(green)을 다 의미할 수 있다. ‘거시기’라는 단어도 좋다. 순간 뭔지 생각나지 않을 때 쓰면 신기하게도 듣는 사람이 알아듣는다.” -왜 주거지로 광주를 택했나. “조선대에 근무하면서 2004년 광주에 정착했다. 서울을 좋아하지만 막히는 교통과 비싼 집값이 싫었다. 인생을 도로에서 버리는 느낌을 자주 받았고, 당시에 알아봤던 서울의 30평 아파트 가격은 7억원이나 했다. 수도권에 살 생각도 했는데 한 시간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서울에 일이 있을 때 광주에서 KTX를 타는 게 낫겠다 싶었다. 광주는 서울과 다른 분위기이지만 살기 편한 도시이고 자연도 너무 좋다. KTX나 SRT로 서울까지 한 시간 30분 걸린다. 아침 식사 후 KTX를 타고 노트북으로 일을 하며 서울에 왔다가 저녁 식사는 다시 광주 집에서 할 수 있다.” -광주에 아늑한 집도 지었더라. “2012년에 땅을 샀고 돈 좀 더 모으고 2016년에 지었다. 만족한다. 한국은 분권이 필요하다. ‘서울 집착’은 한국의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다. 독일의 아디다스는 헤르초게나우라흐라는 인구 2만 3000명 정도의 작은 곳에 있고 기업용 소트프웨어 업체인 SAP도 인구 1000명이 안 되는 라인란트팔츠주 발도르프에 있다. 인구 150만명 정도인 광주에서 시작했던 금호 등은 서울로 이사갔다. 분권을 못 하면 삶의 질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지방분권 외에 한국과 독일의 차이점을 꼽는다면. “교육이 독일과 크게 다르다. 한국의 교육 수준은 높지만 핵심이 잘못됐다. 독일은 교육을 잘 받으려고 시험을 본다. 한국은 시험을 잘 보려고 교육을 받는다. 시험은 도구인데 한국에서는 시험이 목적이다. 요리를 하는데 재료가 아니라 프라이팬을 돌리는 기술에 집착한다. 한국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다. 자신처럼 고생할까 봐 애를 안 낳는다는 한국 사람들도 있다. 독일에서는 학원이 뭔지도 몰랐다. 독일에서 초등학생에게 밤 10시까지 학원에 다니게 하면 주위에서 정신상태를 확인하려고 할 거다. 독일 초등학생들은 오후 1시면 학교를 마치고 논다. 노는 게 창의성을 키운다.” -스펙이 없으면 직장을 구하기 힘든 게 한국의 현실이다. “독일에서는 구직자를 찾을 때 사람을 보는데 한국은 학벌, 부모의 직업, 토플점수 같은 숫자를 본다. 독일에서는 아무도 토익점수를 묻지 않는다. 나도 토익, 토플을 한 번도 안 봤지만 큰 기업에서 통역 일을 했다. 독일에서는 시험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문제를 잘 풀 사람을 원한다. 그러니 창의성과 실질적 경험을 중시한다. 독일에서 왜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나오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데 결국 ‘좋은 교육’ 때문이다.” -한국인 중에는 살기 힘든 나라에 산다고 여기는 이들이 꽤 많다. “7포시대, 흙수저 등의 단어도 알고 60%가 한국에서 떠나고 싶다는 설문 조사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다. 새벽 2시에 밖에 마음대로 나간다. 배가 고파서, 집이 없어서, 약을 못 먹어 죽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내 고향인 독일 함부르크 시내를 걷다 보면 돈을 달라며 접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의료제도의 혜택을 받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요즘 한국에 열심히 해도 어차피 안 된다며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열심히 하면 무조건 잘된다는 법칙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처음에 한국에 왔던 90년대는 어땠나. “당시는 일본도 넘어설 거라며 자신감이 대단했다. 요즘은 그 자신감이 없다. 독일에서는 50%가 월셋집에 산다. 수입차나 집이 없는 게 무조건 가난한 건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90년대에 상대적으로 내 집 마련이 쉬웠다는데 그렇지 않았다. 나도 돈 없이 서울에 도착해 3평 남짓 크기의 하숙방을 다른 사람과 함께 썼다. 겨울이면 식사값을 아끼려고 1000원으로 붕어빵 5개를 사 먹었다. 당시 한국인들은 고생하면서도 정이 있었다. ‘밥 먹었냐’는 흔한 인사말에 그런 마음이 있었다. 요즘 청년들은 한국의 좋은 점보다 안 좋은 점에 집착하는 건 아닌가 싶다. 일부는 해외에 나가면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던데 외려 힘들 수 있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아니겠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맛있는 음식, 값비싼 소유물, 럭셔리 여행 등 대부분 자신의 인생 중 최고의 10%를 보여 주는데,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 같다. 실제 인생보다 멋지게 보이고 칭찬받고 싶은 것 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는 가짜가 많다. 댓글도 그렇다. ‘자기 의견’과 ‘잘못된 의견’이라는 두 가지만 존재하는 것 같다. 오른쪽과 왼쪽 사이에 틈은 너무 큰데 아무것도 없다. 내 의견과 다르다고 틀린 의견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게 민주주의다. 토론문화가 필요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오픈 릴레이션쉽’ 뭐길래? ‘연애의 참견3’ MC들 경악

    ‘오픈 릴레이션쉽’ 뭐길래? ‘연애의 참견3’ MC들 경악

    앞서 화제를 모은 ‘폴리아모리’ 사연에 이어 ‘오픈 릴레이션쉽(Open Relationship)’ 개념이 등장한다. 2일 방송되는 KBS Joy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참견 시즌3’ 22회에서는 서로에게 익숙해진 고민녀 커플의 사연이 공개된다. 고민녀의 남자친구는 두 사람에게 권태기가 찾아오자 오픈 릴레이션쉽을 제안한다. 상대방을 사랑하지만 서로에게 신선함은 줄 수 없기에 그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서 찾자는 것. 서로를 독점하지 않는다는 오픈 릴레이션쉽이란 개념에 MC들은 “이게 다 무슨 소리냐. 다 외계어로 들린다”라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심지어 남자친구는 가스라이팅에도 소질을 보인다고. 이에 한혜진은 “헛소리이면서 논리적인 척한다”라며 분노한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합리적인 연애 방식이라 포장하며 고민녀를 설득했을 남자친구의 논리는 과연 무엇일지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오픈 릴레이션쉽이란 이름으로 비정상적인 연애가 계속되자 주우재는 “이거 사이코 드라마냐”라며 혼란스러워하고, 급기야 한혜진은 “난 이 시대에서 못 살겠다. 조선시대로 가야겠다”라며 보수적인 연애관을 털어놓기까지 한다고. 곽정은마저 “진짜 악마 같다”라며 “너무 이해되지 않는 게 30분 이상 지속되면 왼쪽 뇌가 전기가 온 것 같이 아픈데 오늘 그렇다. 인류 보편성을 건드리는 사연이라 그런 것 같다”라며 두통을 호소했다는 후문이다. 과연 MC들을 모두 뒤집어지게 한 오픈 릴레이션쉽의 진실은 무엇일까. 특히 이날 MC들은 권태기가 왔을 경우 대처 방법에 대해 각자의 방법을 소개하며 오픈 릴레이션쉽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고난도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며 연애에 대한 깊은 통찰을 안겨줄 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3’ 22회는 오늘(2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광수 하버드대 교수 세계 최초 맞춤형 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

    김광수 하버드대 교수 세계 최초 맞춤형 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

    재미 한인과학자가 환자의 체세포를 신경세포로 바꿔 뇌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파킨슨병 치료에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김광수(66)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이다. 김 교수가 주도한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보스턴아동병원, 다나파버-하버드대 암센터, 코넬대 의대, 한국 한양대 공동연구팀은 환자의 피부세포를 만능줄기세포로 유도한 뒤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할 수 있는 전구세포를 만들어 60대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주입한 결과 운동능력을 회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실렸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69세의 의사이자 발명가인 조지 로페즈라는 자원자에게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환자 자신의 체세포로 만든 도파민 신경세포를 뇌에 이식했다. 수술 후 2년 동안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 증상이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했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복용하는 도파민약의 양을 줄일 수 있게 됐고, 환자는 스스로 신발끈을 다시 묶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영, 자전거 같은 신체활동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능력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처음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술을 개발한 뒤 황반변성증 환자가 iPSc를 이용해 세포치료를 받은 적이 있지만 병의 호전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iPSc를 이용해 뇌질환 환자치료에 처음으로 시도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적 증상의 완화를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iPSc 기술이 여러 종류의 난치병 치료에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신경생물학,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김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생물공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 의대, 테네시대 의대 교수를 거쳐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교수는 “안정성과 효능성 입증을 위해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려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며 “10년 정도 후속 연구를 더 진행하면 맞춤형 세포치료가 파킨슨병 치료에 보편적 방법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장관의 책상] 코페르니쿠스적 ‘녹색전환’/조명래 환경부 장관

    [장관의 책상] 코페르니쿠스적 ‘녹색전환’/조명래 환경부 장관

    2000여년 전 그리스 프톨레마이오스는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다른 행성들이 도는 ‘천동설’을 제시했다. 지배적인 천문학 이론으로 군림하는 듯했지만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 혹은 ‘지동설’이 등장했다. 이로써 행성의 움직임에 관한 많은 부분이 새롭게 설명될 수 있었다.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토머스 쿤은 이를 ‘패러다임’의 이동이라 했다. 한 시대 사람들이 가진 보편적, 지배적인 인식 틀 및 설명체계로서 패러다임의 이동은 총체적이고 급격하며 불가역적이다. 과학의 발전은 패러다임 이동이라는 도약으로 이뤄진다는 게 쿤의 설명이다. 18세기 이후 우리는 산업혁명으로 등장한 산업사회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엄청난 자원을 채취해 각종 상품을 대량생산하고 무한정 소비하는 산업화 패러다임은 탄소경제 원리에 기반하고 있다. 화석연료로부터 주 에너지를 구하는 산업화 패러다임은 탄소의 과잉배출이라는 ‘굴레’에 갇히게 됐다. 산업혁명 이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화 이전 280※에서 2018년 410※으로 급증한 것이 1차적 결과라면 같은 기간 지구 평균온도 1도 상승은 2차적 결과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자연재해와 함께 생태계 교란을 불러와 생태·생명적 삶의 지속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국가와 국제사회 노력에도 지구 온도는 계속 오르고 있다. 우리 환경위기 대응이 땜질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위기를 자초한 산업화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녹색전환’이 필연적이다. 우리 사회를 환경 중심가치로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개인의 삶에서부터 과학기술, 산업구조, 법제도, 문화에까지 환경 가치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의 총체적 변화를 의미한다. 기후위기시대 녹색전환은 환경민주주의 활성화를 통해 경제의 탈탄소화가 추동되고 생태계 순환과 자정력이 복원된 생태사회로의 이동이다. 탄소자본에 기반한 산업적 부 대신 자연자본에 기초한 생태적 부가 융성하는 생태사회는 구성과 원리에서 산업사회와 판이하게 다르다. 1996년 6월 5일은 첫 환경의날이었다. 당시가 기존 패러다임에 오류를 수습하려는 때였다면 25번째인 올해 환경의날은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날이 될 것이다. 탄소사회에서 탈탄소사회, 산업사회에서 생태사회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시작하는 날이다. 환경과 경제의 대립이 아닌 환경이 경제를 이끌고 도약하는 녹색경제가 주류가 된다. 국가적 노력이 결집될 ‘그린뉴딜’은 녹색전환을 작동할 지렛대가 될 것이다.
  • 경계에 집을 짓다…아버지 삶을 잇다

    경계에 집을 짓다…아버지 삶을 잇다

    한국인 건축가 유동룡(庾東龍). 그는 일제강점기 때 징용 간 경남 거창 출신의 부모 밑에서 2남 7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당시 한국인들은 대부분 조선학교를 다녔지만 장남으로서 동생들을 돌봐야 할 책임 때문에 일본학교로 보내졌다. 일본학교를 다녔을지언정 유동룡이라는 한국이름과 한국국적을 고수했던 그였기에 유소년 시절부터 차별이라는 족쇄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1968년 작가 활동을 앞두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국을 찾은 그는 한국의 수려한 강산과 문화에 매료된다. 이후 자연과 조화를 꾀하면서 환경에 순응하는 한국 전통공간의 아름다움은 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 근간이 됐다. 민화를 시작으로 가구, 도자기 등 고미술품이 주는 조형의 순수함과 따뜻한 온기에 빠졌다. 틈날 때마다 전국을 여행하면서 전통건축물들을 손수 도면화했다. 일본에서 ‘이조의 민화’(1975), ‘이조의 건축’(1981), ‘조선의 건축과 문화’(1983), ‘한국의 공간’(1985) 등 저서들을 연달아 출간하며 조선의 예술미를 찬미했다. 이 책들은 아직까지도 조선 건축을 연구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건축가로서 ‘어머니의 집’이라는 작품 데뷔를 앞두고 성씨인 유가 일본 활자에 없어 곤란해지자 그는 ‘국제인’이 돼 살기로 결심한다. 뿌리를 찾기 위해 고국을 처음 방문할 때 출발했던 이타미공항에서 ‘이타미’라는 성을, 그리고 당시 의형제처럼 지내며 ‘요시아 준’이라는 예명으로 일본에서도 활동하던 작곡가 길옥윤 선생의 ‘준’에서 이름을 따서 작가명 ‘이타미 준’을 만들었다.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일본경제 활황기에 서구화, 근대화를 지향하며 반짝거리는 첨단건축을 선보였던 다른 건축가들과 달리 이타미 준이 본인만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존재의 근원을 질문하는 모노하의 예술가들과 의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모노하의 대부 곽인식(1919~1988) 선생은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곽인식이라는 작가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타미 준은 없다”라는 말을 종종 할 정도였다. 사물과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존재의 근원에 도달하려는 모노하의 정신은 이타미 준의 작가세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소재 그 자체의 물성을 찾기 위해 의식적으로 흙, 돌, 금속, 유리, 나무 등의 소재를 콘크리트와 대비시켜 조화와 대립을 꾀했다. 이타미 준이 데뷔한 1980년대 일본 건축계는 유리와 철이 중심을 이루는 획일화된 건축이 주류였다. 그때 그는 “현대건축에 본질적인 무언가가 결여돼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체온과 야성미일 것”이란 말을 남긴다. 표현할 시대정신마저 잃어버리고 현대건축을 구성하는 건축언어조차 애매하고 뒤죽박죽인 상황은 그에게 표현할 주제의 상실이자 온기의 상실이었다. 당대의 획일화된 산업사회 시스템 속에서 반근대적인 태도로 현대건축을 실천하고자 했던 이타미 준은 “토착 재료를 사용해서 그 땅이 지닌 오래된 가치를 오늘날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면서 산업사회 이전의 조형의 순수성을 추구했다. 돌을 이용한 ‘각인의 탑’, ‘석채의 교회’, ‘M빌딩’, 그 지역의 황토를 현장에서 직접 찍어내어 만든 ‘온양민속박물관’ 등은 자체의 물성만으로 그 존재를 강하게 드러낸다. 도쿄의 아카사카라는 도시 한복판에 세워진 M빌딩에서는 깨어진 면이 살아 있는 돌을 외벽에 그대로 사용해 그 야성이 드러나도록 함으로써 “획일화된 도시의 흐름을 거역하기 위해 도시의 빈틈에 기둥이 되라는 뜻”을 담고자 했다.1990년대 이후 건축에서는 비교적 강인한 조형과 토착 소재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워진다. “사람의 생명, 강인한 기원을 투영하지 않는 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주는 건축물은 태어날 수 없다. 사람의 온기, 생명을 작품 밑바닥에 두는 일. 그 지역의 전통과 문맥, 에센스를 어떻게 감지하고 앞으로 만들어질 건축물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이타미 준·‘Architecture and Urbanism 1970~2011’ 중에서) 그는 일찍이 한국의 전통 건축이 지닌, 자연과의 조화와 환경에 순응하는 건축물에 매료됐다. 제주도를 포함한 자연을 캔버스 삼아 작업 활동을 펼치며 대지에서 인간과 자연의 매개로서 건축 역할을 고민한다. 그에게 건축은 “자연과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추구해야 하며, 공간과 사람, 자신과 남을 잇는 소통과 관계의 촉매제”여야 했다. 재료 자체가 날것 그대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풍경과 융합될 수 있고 온기가 있는 고요한 작품을 추구했다. 특히 제주에서의 작업들은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환경과 풍경에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바람이 많은 자연환경에도 순응해야 하는 건축을 강조했다. 건축 자체가 주인공이기보다 바람에 의해서 조각된 건축물로 남아 그대로 그 대지에 스며들기를 추구한 것이다. 제주도는 그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바닷가에 있는 마을인 시즈오카 시미즈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에게 제주의 바닷가는 말년을 보내고 싶을 만큼 고국의 품과 같은 곳이었다. 이타미 준은 “국제적이며 보편적인 세계에서 독창성이란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에서 생성된 사상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제주에 건축가로서의 정점을 찍는 대표 작품들을 연달아 남긴다. ‘포도호텔’, ‘수, 풍, 석 미술관’, ‘두손 미술관’, ‘방주의 교회’, ‘비오토피아’ 등은 일본 건축계도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외국인에게는 수상의 기회가 전혀 없었던 무라노 도고 건축상을, 한국에서는 김수근 건축상 등의 영예를 안겨 줬다. 이러한 작품들을 쏟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지 우연한 건축주와의 만남 때문만이 아니라 그가 긴 세월 간직해 온 제주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이해가 바탕이 되고, 오랜 세월 굳건히 다져온 건축에 대한 그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풍토, 경치, 지역의 문맥(context) 속에서 어떻게 본질을 뽑아내고 건축에 스며들 수 있게 하는지를 고려합니다. 경치와 건축이 대립해도 좋고 조화가 돼도 좋습니다. 거기서부터 발생해서 새롭게 펼쳐지는 세상을 저는 보고 싶습니다.”(통일일보 이우환 작가와의 대담 중) 이타미 준의 건축에서 시간은 공간만큼이나 중요한 요인이다. 시간의 흐름과 역사성 속에서 유효할 때만 현대에도 유효할 수 있고, 그저 단순히 이념적으로만 말하는 것은 유행에 불과하며, 시간적인 두께가 없는 현재란 시제에만 머물 뿐 정착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새로운 대지를 접할 때나 복잡한 세상에서 새로운 행위를 하고자 할 때면 그 지역의 문화성과 역사성을 배경으로 하여 콘텍스트를 현재로 이끌어 내지 않고서는 사실성을 획득할 수 없음을 강조하며, 그 땅이 내는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한 신념과 정성이 있었기에 수십 년이 지난 작품에서도 사실성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자연에 저항하지 않는 유기체를 추구하고 그 지역의 풍토와 자연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어 내며 언젠가는 결국 흙으로 다시 돌아갈 건축을 생각하며 시간의 흐름을 담담히 반영한다. “완만한 기복을 보이는 산과 우리 전통의 마을이 조화를 이뤄 춤추는 듯하다”며 예찬했듯이 그는 이 땅에 없지만 그의 건축은 그렇게 바람과 함께 숨 쉬며 넉넉히 살아가고 있다. “나 같은 재일동포 2세들은 한국에서는 일본인으로, 일본에서는 한국인으로 늘 경계에 서 왔다. 그러나 가슴속에는 늘 태극기를 품고 살아왔다”고 가슴을 치며 이야기하시는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어눌한 한국말로 ‘조국’이라는 어려운 발음을 하실 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이 단어를 끌어내셨다. 건축 이야기를 안 하실 때면 “백자는 나의 스승”이라며 오로지 한국의 도자기 예찬만을 하셨던 분이다. 백자와 같이 따뜻한 온기를 품으며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그런 푸근함과 고귀함을 지닌 건축을 하고 싶으셨던 분이다. 그렇게 한국의 백자는 아타미 준 건축철학의 바탕이 됐고, 대지에 순응하며 겸허한 자세로 존재하는 한국의 전통건축 또한 그의 건축 철학의 근간이 됐다. “시대 조류에 흔들리지 말고 너만의 감성을 키우고 역사 위에 서는 건축가가 되라”라는 말씀은 내게 귀한 유산이 됐다. “예순을 넘으니 이제 건축이 뭔지 알 것 같고, 일흔이 넘으니 나만의 오리지널리티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 분. 일흔살까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현재대로 복잡성이 일상화됐고, 그것이 오히려 장르가 돼 가는 이 시대에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찾기 위한 노력은 매우 쉽지 않지만 멈출 수 없는 소명이다. 더이상 도시엔 그 지역의 문맥이나 지역성 따위를 찾아내기 힘들다. 그러나 아버지가 건축을 대하는 태도와 정신만큼은 이 복잡한 시대에서도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나 또한 아버지를 이어 현재도 미래에도 목소리를 내기를 멈추지 않고자 한다. 건축가 유이화
  • [책꽂이]

    [책꽂이]

    개인의 이성이 어떻게 국가를 바꾸는가(김용운 지음, 맥스미디어 펴냄) 서구 사회에서는 일찍이 자리잡았음에도 한국에서는 입지가 좁았던 ‘이성’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저자는 한국사에서 되풀이된 정치·외교적 위기의 원인을 우리 민족의 원형에 대한 성찰과 이성적 사유 부족에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성 교육이 철학, 과학, 수학, 예술 등의 분야에서 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380쪽. 2만원.과학이라는 발명(데이비드 우튼 지음, 정태훈 옮김, 김영사 펴냄) 과학혁명의 실존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저작. 영국 요크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근대 과학이 튀코 브라헤가 신성을 관찰했던 1572년과 뉴턴이 ‘광학’을 출간한 1704년 사이 발명됐다면서 콜럼버스, 코페르니쿠스 같은 주요 인물들의 활약, 사실·증거·자연법칙·실험 등 오늘날 애용되는 과학 용어들의 정립을 살핀다. 1016쪽. 4만 3000원.성스러운 한 끼(박경은 지음, 서해문집 펴냄) 종교와 음식에 관한 39편의 이야기를 모은 교양서. 땅속의 벌레를 죽일지 모른다는 이유로 감자나 양파 같은 뿌리채소를 먹지 않는 자이나교도, 맥도날드 피시버거의 출발이 된 가톨릭의 전통 등 경향신문에서 오랫동안 문화기자를 했던 저자가 수년간 직접 취재하고 맛본 이야기를 썼다. 308쪽. 1만 6000원.냉전의 지구사(오데 아르네 베스타 지음, 옥창준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냉전’은 어떻게 전 지구적 현상이 됐을까. 미국, 소련은 유럽사의 확장판이 아니라 각각 자유와 정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담보한 ‘제국’이며, 냉전은 제국주의가 이들 제국 간 경쟁으로 바뀌는 시대의 변화라는 논지를 편다. 이들과 제3세계의 서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냉전을 전 지구적으로 확산시켰다. 814쪽. 3만 9500원.귤의 맛(조남주 지음, 문학동네 펴냄) 밀리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의 청소년 소설. 중학교 영화 동아리에서 만난 네 명의 단짝 소녀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성장담이다. 어린 소녀들은 집단 따돌림, 아픈 동생, 가족 간 갈등과 경제난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아파하며 서로를 보듬는다. 208쪽. 1만 1500원.소방관의 선택(사브리나 코언해턴 지음, 김희정 옮김, 북하우스 펴냄) 생사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법은 무엇일까. 현직 소방관이자 심리학자인 저자가 20년의 현장 경험과 10년간의 심리학 연구 성과를 책에 담았다. 그는 우리가 중요 결정을 내릴 때 분석적이기보다는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하며 이에 맞는 훈련법과 현장 매뉴얼, 사후 평가 방법을 소개한다. 396쪽. 1만 6500원.
  •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에도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 지급 촉구 기자회견

    권수정 서울시의원, 코로나에도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 지급 촉구 기자회견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비례대표)은 서울시의 여성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 제정에 따른 해당 조례 내용의 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8일 권수정 의원은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와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특별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일부 개정에 따른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과 관련 교육 진행을 위한 서울시의 적극적 이행을 촉구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시 거주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비롯한 월경용품 구입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의 ‘서울특별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로 발의했으며, 서울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이로써 권 의원은 서울시 차원에서 모든 여성청소년들에게 보편적으로 월경용품을 지원해 여성에 대한 월경권 보장과 건강보호를 위한 공공책임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기회를 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현재 해당 조례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 예산 수립 및 시행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이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월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개입과 책임이 필요한 여성 인권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라며, “여성 청소년에게 월경용품을 지급하고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정책은 공적인 차원에서 보편적 인권 보장을 위해 필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나, 정부가 미봉책을 내세우는 동안 여성의 건강, 안전, 교육권이 침해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권 의원은 “특히 지금 같은 코로나19라는 재난적 상황에서 월경용품 구매 관련 비용지출은 많은 청소년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갈 것이다.”이라며, “이러한 재난상황에서 서울시가 관련 조례에 따른 월경용품 지급을 위한 시행방안 마련을 미루는 것은 재난 시스템 구축에서 여성을 고려하지 않고, 더욱 취약한 상황에 노출시키는 상황을 불러온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권 의원은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 지급 관련 지원조례’가 통과된 의미와 그 가치를 공감하며, 서울시는 여성의 학습권, 건강권, 기본권 보장을 위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생 ‘디지털 스크린’ 보는데 쓰는 시간은 ‘34년’”

    “평생 ‘디지털 스크린’ 보는데 쓰는 시간은 ‘34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동안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모니터 등을 바라보며 일을 한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친 후에는 텔레비전을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잠들기 전 다시 스마트폰을 보며 여가 시간을 갖는다. 이 모든 행위는 디지털기기의 스크린을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인은 과연 일생 중 얼마나 많은 시간을 스크린을 바라보는 데 쓰고 있을까. 영국의 온라인 시장조사 업체인 원폴(OnePoll)이 영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기기의 스크린을 바라보는 시간을 조사했다. 원폴에 따르면 성인이 하루 평균 디지털기기 스크린을 바라보는 평균시간은 13시간을 훌쩍 넘었다. 1년 단위로 계산하면 4866시간에 달하며,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또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일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이보다 더 높은 사용량을 기록할 수 있다고 원폴은 설명했다. 18세부터 81세까지 63년간 주로 디지털기기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영국인이 일평생 디지털기기 스크린을 보는데 쓰는 시간은 약 34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번 설문 조사는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디지털기기의 보편화가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타 국가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법한 결과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 중 절반은 스크린을 보는 내내 눈에 심한 압박을 느낀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12%는 스크린을 보는 중 눈을 쉬게 하는 시간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또 디지털기기 스크린 중에서도 컴퓨터와 노트북을 보는 시간이 가장 많았고, 뒤이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25분으로 3위를 차지했다. 원폴은 “흥미로운 사실은 성인들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평균 20분이나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이는 우리가 디지털기기에 너무 많이 중독돼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원용희 의원,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 반대 기자회견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원용희(더불어민주당·고양5)의원은 27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밝혔다. 원 의원은 “청년기본소득의 경우 보편성 측면에서 부족했지만, 대상층이 전 도민 중 일부 연령층, 즉 수평적으로 그 대상을 설정했기에 가능했으며, 재난기본소득은 보편성 측면에서 대상설정에 수평적 선택을 넘어 전 도민을 아우르는 평면적 설정을 하였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 의원은 “최근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민기본소득의 경우 경기도 전체 인구의 약 3% 내외 밖에 안 되는 특정 직업군인 농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기본소득 지급대상을 수직적으로 한정·선택함으로서 기본소득제도의 기본가치인 보편성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각종 직업군에서 기본소득제도 도입을 요구해 올 것이며, 모든 직업군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재정이 파탄 날 것이고, 재정 부족을 이유로 거절하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면서 “전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본격적인 논의의 궤도에 오른 기본소득 제도는 포퓰리즘에 기초한 실패 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전락해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민 대부분이 농민이기에 충분히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지방의 기초자치단체에서 농민기본소득제도를 시행하는 것엔 문제가 없으나, 경기도에서는 보편성을 획득할 수 없으므로 이재명 도지사를 포함한 경기도 집행부는 기본소득제도가 아닌 어려운 농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을 제안했다. 원 의원은 “이제 막 국민적 논의의 테이블에 오른 기본소득 정책이 문제점들을 짚어내지 못한 부실한 정책의 남발로 인해 제대로 된 정책으로 확립되기도 전에 좌초되지 않도록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조례안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 치료비 500만원… 건강보험 있어 K방역 가능했다

    코로나 치료비 500만원… 건강보험 있어 K방역 가능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치료비가 1인당 평균 48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신문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각종 진료비를 계산한 결과 코로나19에 걸리면 진단비(16만원)와 치료비로 평균 505만원이 들었다. 물론 증상에 따라 비용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생활치료센터에서 지내는 경증 환자가 아니라 음압병상을 이용해야 하는 중등도 환자는 평균 입원일수 20일로 계산할 때 전체 치료비가 평균 1300만원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치료비 낼 돈이 없다는 이유로 도망 다닌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아무도 없었다. 진단비부터 치료비까지 모두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줄곧 강조하는 ‘K방역’의 기본 원칙은 ‘조기 검사, 조기 추적, 조기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인 등 입국금지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혐오와 배제를 배격한 것 역시 인권 문제와 방역 문제가 결합해 있다. 그런데 만약 돈이 없어서 진단을 거부하거나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어땠을까. K방역은 고사하고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돌아다니거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는 사태가 생기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코로나19 진단검사는 물론 음압병상 치료비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비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야말로 K방역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본인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이 가능한 건 국민건강보험에서 80%, 정부에서 20%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사실상 전 국민을 포괄하는 가장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제도라는 성격 때문에 외국에 비해 낮은 의료비로 높은 의료접근성을 가능하게 한다. 사회보험제도를 택한 나라를 비교해 보면 독일의 직장보험료가 14.6%인 반면 한국은 6.67%로 두 배 이상 저렴하다. 전 국민 건강정보가 축적되다 보니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의 기저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위험군을 분류하는 것도 신속하게 가능하다. 또 대구 등 특별재난지역은 건보료 납부액 기준 하위 50%이거나 그 외 지역 건보료 납부액 기준 하위 20% 가입자의 건보료를 3개월간 50% 감면해 주고, 의료기관이 환자 진료 후 청구하는 급여비의 90%를 열흘 안에 지급하는 정책을 통해 코로나19 대응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사실 한국은 특이한 건강보장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다. 선진국 가운데 유일한 예외인 미국를 빼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공 의료보장제도는 크게 국영의료서비스(NHS)와 사회보험으로 유형을 나눌 수 있다. 국영의료서비스는 국가가 세금을 재원으로 운영하며 의사는 공무원이거나 그에 준하는 신분으로 일한다. 사회보험 방식은 직장이나 지역별로 다양한 조합에서 보험료를 거둬 운영한다. 하지만 한국, 일본, 대만 등은 직장과 농어민 조합 등을 모두 통합했다. 한국도 처음에는 직장과 지역 등 수백곳으로 나눠져 있었지만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건강보험제도가 K방역의 디딤돌이 됐다면 그 반대편에 존재하는 실패 사례는 단연 미국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19 확진환자가 166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10만명을 바라본다. 미국은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는 물론 진단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 연방의회는 부랴부랴 지난 3월 18일 코로나19 검사비를 전액 보전해 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건강보장제도도 없다 보니 치료비 부담까지는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는 형편이다. 미 건강보장제도의 중심에는 민간 보험회사가 있다. 65세 이상 혹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와 저소득층 대상의 ‘메디케이드’ 등 공적 의료보험 가입자는 전체 미국인 가운데 34.4%에 불과하다. 아무런 의료보험도 가입하지 않은 인구도 8.5%나 된다. 코로나19로 실직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의료보험 가입 자격도 없어지기 때문에 의료보험 사각지대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 인구센서스(2017년 기준)를 바탕으로 249만 재미동포들의 의료보험 가입 현황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약 41만명이 어떠한 의료보험에도 가입해 있지 않은 상태다. 민간 의료보험도 직장 가입자가 약 135만명, 개인 가입자가 약 19만명이다. 공적 의료보험 가입자 53만명 가운데 7만명은 별도로 민간 의료보험에 중복 가입했다. 민간 의료보험 가입도 산 넘어 산이다. 보장 수준이 보통 등급인 민간 의료보험조차 공제금 4000달러(약 473만원)를 먼저 납부한 뒤 매달 365달러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가입을 했더라도 안심하긴 이르다. 미 보건의료단체 ‘페어헬스’에 따르면 백내장과 유방암 관련 의료비는 의료보험이 없는 환자의 경우 약 3676만원과 6억 1203만원(2019년 기준)이나 된다. 의료보험 가입자라 하더라도 본인부담금이 923만원에 이른다. 미국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장제도를 만들려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193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1945년 해리 트루먼, 1956년 린든 존슨 등 민주당 대통령들이 잇따라 시도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보수파, 지역적으로는 남부의 조직적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나마 존슨 전 대통령이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도입하는 데 성공하면서 저소득층과 장애인, 노인 등 미국인 가운데 35%가량이라도 공적 의료보험 헤택을 받게 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0년 ‘오바마케어’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의료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의무화 조항을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코로나19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국과 미국 사례를 보면 ‘개인의 건강’과 ‘공동체의 건강’을 조화시키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국 역시 20년 전 건강보험 통합을 성공시키지 못했다면 미국과 같은 사태를 겪지 말라는 보장이 없었다. 그런 면에서 신속한 건보료 지원은 진단·추적·치료에 이은 K방역의 4번째 요소인 셈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무력화된 ‘위안부 합의’… 커지는 파기·재협상 목소리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를 둘러싼 논란으로 부각되면서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 ‘졸속 합의’를 공식 파기하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위안부 합의가 양국 간 공식 합의인 만큼 파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대한 비판을 분명히 하며 일본의 배상과 사죄를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합의로 출연한 10억엔을 윤 당선자가 다른 할머니에게 받지 말라고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 할머니는 “내가 안 받으면 된 거다. 나는 전부 반대했다”고 답했다.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 중심주의를 결여했다는 점은 문재인 정부도 2017년 외교부 산하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의 활동을 통해 인정한 바다. 이처럼 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됐지만, 한국이 합의 파기를 선언할 경우 일본이 즉각 반발하며 위안부 관련 협의에 일절 응하지 않아 한일 관계가 악화됨은 물론 문제 해결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도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한일 양국 간 협의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국제사회에서 보편적 인권으로서 위안부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죽기 전까지 ‘디지털 스크린’ 보는데 쓰는 시간은 ‘34년’”

    “죽기 전까지 ‘디지털 스크린’ 보는데 쓰는 시간은 ‘34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동안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PC, 모니터 등을 바라보며 일을 한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친 후에는 텔레비전을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잠들기 전 다시 스마트폰을 보며 여가 시간을 갖는다. 이 모든 행위는 디지털기기의 스크린을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인은 과연 일생 중 얼마나 많은 시간을 스크린을 바라보는 데 쓰고 있을까. 영국의 온라인 시장조사 업체인 원폴(OnePoll)이 영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기기의 스크린을 바라보는 시간을 조사했다. 원폴에 따르면 성인이 하루 평균 디지털기기 스크린을 바라보는 평균시간은 13시간을 훌쩍 넘었다. 1년 단위로 계산하면 4866시간에 달하며,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또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일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이보다 더 높은 사용량을 기록할 수 있다고 원폴은 설명했다. 18세부터 81세까지 63년간 주로 디지털기기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영국인이 일평생 디지털기기 스크린을 보는데 쓰는 시간은 약 34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번 설문 조사는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디지털기기의 보편화가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타 국가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법한 결과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 중 절반은 스크린을 보는 내내 눈에 심한 압박을 느낀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12%는 스크린을 보는 중 눈을 쉬게 하는 시간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또 디지털기기 스크린 중에서도 컴퓨터와 노트북을 보는 시간이 가장 많았고, 뒤이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보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25분으로 3위를 차지했다. 원폴은 “흥미로운 사실은 성인들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평균 20분이나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이는 우리가 디지털기기에 너무 많이 중독돼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안철수 “노무현, ‘윤미향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일갈했을 것”

    안철수 “노무현, ‘윤미향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일갈했을 것”

    安 “與 태도, 반칙 없는 세상과 거리 너무 멀다”“한명숙 前총리 재판 뒤집는 시도 중단해야”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기부금 유용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계셨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일갈하시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자신의 편에 너무나 철저하고 엄격한 분이었다”면서 “그분이 살아 계셨다면 지난해 조국 사태와 지금의 윤미향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을까”라며 이렇게 밝혔다. 안 대표는 민주당을 겨냥해 “최근 여당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와 모습은 노 전 대통령께서 강조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순수한 열정으로 대한민국을 바꾸려 했던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를 자처한다면 이제 조국에서 벗어나고, 윤미향씨 문제도 조속히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정치권력을 이용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의 실체적 진실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安 “민주,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스스로에게는 한없이 관대해” 안 대표는 “지금 여당은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먼저 노무현 정신의 DNA가 있는지 묻고 싶다”면서 “관용과 통합의 정신은 실종되고,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스스로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객관적 진실에는 관심 없고 주관적 정의만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177석, 사실상 180석의 거대 여당이 보여주고 있는 인식과 태도가 계속된다면 반칙과 특권이 일상화된 정의와 공정, 공동체의 건강성과 보편적 가치는 무너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에서 얻는 교훈은 이념과 진영을 뛰어넘는 문제해결 중심의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개혁”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의 그때 그 결단들은 우리 정치가 어디로 어떻게 가야하는지를 분명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2011년 현실 정치에 입문해 2009년 서거한 노 전 대통령과는 직접적 교분을 가질 기회가 없었다. 다만 2003년 노 전 대통령 취임식에 당시 안철수연구소 사장으로 ‘국민대표’ 8명 중 한 명으로 선정돼 취임식장에 함께 입장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는 경제인 초청 간담회 등에도 참석해 의견을 나눴었다. 안 대표가 2012년 대선후보에 출마했을 때는 노 전 대통령의 참모 출신들이 캠프에 몸 담기도 했다.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尹불참할 듯이해찬, 민주당에 ‘윤미향 함구령’ 지시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 대구 남구에 있는 찻집 ‘죽평’에서 정의연의 회계 처리 의혹, 자신과 윤 당선인을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찻집은 지난 7일 이 할머니가 1차 기자회견을 연 곳으로, 이 자리에서 그는 정의연 기부금 용처를 두고 불거진 각종 의혹과 윤 당선인에 대해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기부금 유용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윤 당선인의 참석을 권했지만 윤 당선인은 불참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24일 언론에 “윤 당선인의 회견 참석 여부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면서 “할머니 쪽과 정리가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당선인이 회견에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의 회견과는 무관하게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오는 30일 이전에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해명하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원금을 개인 통장으로 받은 부분, 장례비나 할머니들의 외국 출장 등에 사용된 후원금은 본인이 해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윤 당선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개인 의견을 분출하지 마라”며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코로나가 드러낸 노동현실과 불평등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코로나가 드러낸 노동현실과 불평등

    혹자는 바이러스가 남녀, 노소, 인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누구나 전염 위험에 균등하게 노출돼 있다고 말하지만 바이러스는 결코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오히려 코로나19와 같은 대전염병은 한 사회가 가진 불평등 구조를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하고 새로운 격차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코로나 발발과 함께 아시아인에 대한 노골적인 인종 차별과 폭력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 감염과 사망에서 유색 인구가 유독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35개 주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로 인한 흑인의 사망이 백인 사망에 비해 2.7배 높다고 한다. 미시간주나 일리노이주의 흑인 인구는 14%에 불과한데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중 흑인의 비율은 각 41%와 33%라고 하니 바이러스는 결코 모든 인종에 공평하지 않다. 이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보건의료 격차가 인종 불평등과 교차돼 나타나는 미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증폭돼 드러나는 것을 말해 준다. 그렇다면 코로나 사태는 한국 사회의 어떤 불평등을 드러내고 있는가. 가장 극명한 문제는 코로나 발생 이후 일자리가 그대로 유지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일 것이다. 원래 하던 업무가 유지되는 직업은 물론이고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재택ㆍ원격 근무로 전환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 온라인 근무가 가능한 거주 환경과 인터넷 접근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가 야기한 경제적 여파를 가장 안전하게 피해 가는 계층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안정적 정규직에 비해 불안정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의 규모가 큰 사회에서는 경제 활동이 위축되는 시기에 이들이 일차적인 피해자가 된다. 손님이 끊기고 거래가 중단되고 가게가 문을 닫고 파트타임, 일용직, 임시직 직원들부터 일자리를 잃기 시작한다. 한국경제원의 분석에 따르면 기존 실업자 110만 명에 더해 코로나로 인한 신규 실업자가 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경제가 V자로 회복하지 않는 한 높은 실업률과 반실업, 저고용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는 다수는 여성이어서 여성 노동자들은 더욱 직접적인 경제적 여파를 경험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2월, 3월에 일시 휴직자가 급증했는데 주로 교육 서비스업, 도·소매업, 숙박 음식업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알다시피 여성 노동자가 집중돼 있는 산업들이다. 일시 휴직자의 숫자가 이를 방증하는데 3월 기준 일시 휴직자 161만 명 가운데 남성이 56만 명이고 여성이 105만 명이라고 한다. 한편 일자리를 잃지 않아 다행이지만 근무 방식 전환에 대한 선택권조차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채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도 많다. 이들은 대면 접촉이 불가피해 코로나 위험에 노출된 채 일을 해야 하고 아파도 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제 불평등은 소득이나 직장의 안정성을 중심으로 측정될 뿐 아니라 바이러스 위험에 대한 노출 정도로도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소득 재택 근무자들의 노동과 안전,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수많은 저소득 대면 노동 종사자들이 바이러스 위험에 가까이 노출된 채 일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서도 성별 격차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들 대면 노동의 많은 부분을 여성 노동자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와 같은 의료인으로, 재가 요양 서비스나 요양시설의 돌봄 노동자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늘어나는 상담 업무를 수행하는 콜센터 직원으로, 민원 처리와 고객 담당 사무직 노동자로, 식당의 조리사와 서빙 노동자로, 마트의 판매와 계산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들 다수가 여성이다. 그리고 이들은 대개 장시간 일하고 임금은 높지 않으며 아파도 쉴 수가 없다. 원래 있었던 사회경제적 불평등 위에 코로나 대전염병은 “바이러스 위험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른 새로운 격차를 더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시장에서의 약자가 더욱 직접적인 경제적 어려움과 위험에 처해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앙정부가 국민 모두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보편적 지원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경험을 시작으로 보편적 기본 소득과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한 논의가 더욱 본격화되길 바란다.
  • [핵잼 사이언스] 인공고기 이어 인공생선까지…대규모 투자 이어져

    [핵잼 사이언스] 인공고기 이어 인공생선까지…대규모 투자 이어져

    첨단 과학 및 생명공학이 만들어낸 ‘인공고기’에 이어 이제는 ‘인공생선’을 손쉽게 식탁에 올릴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한 스타트업 기업은 최근 2000만 달러(한화 약 248억 원) 규모의 새 연구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실험실 내에서 만든 ‘인공생선’ 개발 및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푸드테크 영역 중 가장 ‘핫’한 분야는 대체식품, 그중에서도 대체육으로 불리는 육류다. 소와 닭, 돼지 등 축산업에 기반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품을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것으로, 현재 식물성 대체육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기업으로는 미국의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즈’ 등이 있다. 샌디에이고를 기반으로 하는 해산물 세포농업 회사인 B사는 실제 생선에서 채취한 근육 조직 세포를 배양해 인공적으로 생선을 만들어낸다. 유전자 변형 없이 자란 물고기의 세포로부터 전근육 제품을 만들기까지 상당한 혁신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대체 수산물을 발전한 기술력에 막대한 투자가 더해지면서 보편화를 한걸음 더 앞당겼다. 해당 업체가 주목한 것은 농어목 전갱이과의 바닷물고기인 부시리다. 연구진은 마취된 살아있는 부시리로부터 근육조직을 추출한 뒤, 줄기세포와 효소 등으로 나눈 후 세포 복제에 필요한 비타민과 소금, 지질, 설탕, 식물성 단백질과 아미노산 등이 섞인 영양 용액을 공급한다. 이후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새로 성장한 조직과 과도한 유체 및 기타 폐기물을 분리한 뒤 해당 세포를 ‘바이오잉크’라 불리는 마무리 용액과 결합해 3D프린터로 출력하면 원하는 형태의 ‘인공생선’을 만들 수 있다. 해당 업체 측은 인공생선이 뼈나 비늘, 내장 등을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이며,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식품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샌디에이고 지역 언론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이번 투자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고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꼽히는 인공생선이 실제로 인류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