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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67만 팔로우한 ‘새벽’…정호연 ‘좋아요’한 월드스타들

    2067만 팔로우한 ‘새벽’…정호연 ‘좋아요’한 월드스타들

    ‘오징어 게임’ 탈북자 새벽 역할을 맡은 배우 정호연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한 달 만에 폭발적으로 급증하며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음을 증명했다. 16일 오후 기준 2067만명이 팔로우 중인 정호연의 인스타그램은 전 축구선수 호나우두, 제시 린가드 등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라 배우 드류 배리모어, 엘르 패닝, 사이먼 페그, 젠데이아, 가수 퍼렐 윌리엄스, 두아 리파, 위켄드, 드레이크, 릴나스 엑스 등 유명인들이 먼저 ‘팔로우’를 할 정도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 9월 중순까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0만명이었던 정호연은 9월 17일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이후 한 달 만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국내 여성 배우 중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게 됐다. 국내 여자 배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2위는 이성경, 3위는 송혜교다. 정호연뿐만 아니라 위하준(830만명), 이유미(630만명), 이정재(370만명) 등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들도 드라마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높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전 세계 1억명 이상 본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는 전 세계 1억1100만이 넘는 넷플릭스 구독 가구가 한국 창작자들이 만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오징어게임’은 한국은 물론 브라질·프랑스·인도·터키 등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들에게 인기를 끌며 총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탑 10’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13일 기준, 21일 연속 ‘오늘의 탑 10’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한국 특유의 감수성과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정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짚었다”고 호평했고, 블룸버그는 “한국 창작자들이 미국 중심의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 책임자(CEO) 겸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는 미국에서 열린 ‘코드 콘퍼런스 2021’에 참석해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비 영어권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와우! 과학] 야생 침팬지도 한센병 감염 확인…사람 이외에 첫 사례

    [와우! 과학] 야생 침팬지도 한센병 감염 확인…사람 이외에 첫 사례

    야생 침팬지 무리에서 최초로 한센병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CNN 등 해외 주요언론은 아프리카 기니비사우와 코트디부아르에 서식하는 서아프리카 침팬지 집단에서 한센병에 걸린 야생 침팬지들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센병은 나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피부와 말초 신경계, 상부 기도를 침범해 변화를 일으키는 만성 전염성 질환이다. 6세기에 처음 발견된 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2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연간 1만 명당 1건 미만으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연구진은 해당 질병의 감염 기원과 경로는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한센병의 원인인 나균이 훨씬 이전부터 다른 야생동물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인간 또는 확인되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면서 한센병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기니비사우에서는 사람들이 침팬지를 죽이거나 먹지 않지만, 침팬지가 사람들과 같은 환경을 공유하면서 사람으로부터 나균에 노출된 뒤 한센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코트디부아루는 침팬지 서식지가 사람들의 주거지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다른 동물 종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영국 붉은다람쥐와 미국 아르마딜로 등의 일부 동물이 한센병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었다. 인간은 항생제가 보편화된 1980년대부터 한센병에서 자유로웠고 해당 질병이 거의 사라졌다고 판단했지만, 도리어 야생 동물 사이에서는 감염 사례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를 이끈 영국 액서터대학 생태보존센터 킴벌리 호킹스 박사는 “아프리카에서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서 한센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우리는 야생 침팬지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을 연구해 왔는데, 그럼에도 가장 가깝게 살아있는 ‘동물 친척’인 침팬지에게서 한센병이 확인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은 피부 병변 등 한센병에 걸린 인간 환자의 증상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현재까지 한센병 감염으로 확인된 침팬지는 총 4마리”라면서 “사람이 감염됐다면 치료가 어렵지 않지만, 침팬지에게 항생제를 투여하고 한센병을 치료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미 멸종 위기에 내몰린 야생 침팬지가 한센병으로 인해 심각한 개체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13일 자에 실렸다. 
  • 죽음 부르는 층간소음… 아파트 문제는 없나 [김유민의돋보기]

    죽음 부르는 층간소음… 아파트 문제는 없나 [김유민의돋보기]

    대한민국 인구 60%가 사는 아파트.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전화상담 건수는 △2019년 2만6230건 △2020년 4만2250건 △올해 상반기 2만6934건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고, 이제는 이웃 간 죽음까지 부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이웃 간 배려는 기본이라고 할 때 층간소음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으로는 소음에 취약한 건물 구조를 꼽을 수 있다. 통상 공동주택 바닥 두께, 철근콘크리트 바닥구조를 슬래브(Slab)라고 하는데, 2005년 7월 이전에는 이 두께가 120~180㎜만 되면 괜찮았다. 바닥두께가 얇으면 위에서 뛰거나 움직이는 소리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소음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이후 지어진 아파트에는 중량 충격음 기준이 생기면서 바닥에 까는 슬래브 두께가 210mm에서 최대 270mm까지 늘어났다. 결론적으로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바닥 두께가 얇아 층간소음에 더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80년대나 90년대 초반에 지은 아파트는 두껍게 바닥을 시공하는 사례가 많지만 배관이나 바닥재가 노후화돼 편의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또한, 기둥 없이 벽으로 건물을 지탱하는 벽식 구조는 벽을 타고 위층의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소음에 더 취약하다. 쿵쿵소리가 아래층은 물론 위까지 전해지기 때문에 아래층에서 나는 소음을 위층으로 오해해 이웃 간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이 때문에 1980년대 후반부터 보편화된 벽식 구조는 201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소음이 보(수평기둥)와 기둥으로 분산되는 기둥식 구조로 변화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비용적 이유로 대부분의 아파트는 벽식 구조를 택하고 있다. 기둥식으로 지으면 가구 수를 줄일 수 밖에 없는 데다 비용은 물론이고 시공이 까다로워 공사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건설사는 층간 소음의 편의성보다는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정부가 관련 규제와 함께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7월 이후 건설되는 공동주택의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시공 후에 평가하도록 규정을 수정했다. 층간소음 성능수준에 따라 가산비율을 적용토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내에서도 탄력적으로 비용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형 건설사들 또한 층간소음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과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해 층간소음 저감 기술에 투자하는 한편 기둥식 구조를 적용한 ‘조용한’ 고급 단지를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음을 줄이는 바닥구조 특허도 늘어나고 있다. 집 고를 때 무엇을 봐야 할까 소음이 적은 아파트를 고르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집을 구할 때는 낮에만 방문할 것이 아니라 늦은 시간에 방문해 소음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양해를 구하고 바닥에 발을 굴렀을 때 진동이 전체적으로 느껴진다면 바닥 두께가 얇은 것이다. 최상층의 경우 층간소음은 적지만, 아파트 구조에 따른 소음과 생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 서울국제공연예술제 32일간 대면 공연으로…표현의 자유 담은 22개 작품 선보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32일간 대면 공연으로…표현의 자유 담은 22개 작품 선보여

    2021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지난 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32일간 서울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JTN아트홀 1관, 남산골한옥마을 등에서 열린다. 지난해 온라인 상영으로 각 작품을 소개했던 지난해와 달리 ‘위드 코로나’ 전환에 발맞춰 대면 공연으로 이어져 코로나19로 1년 넘게 얼어붙은 대학로 공연계에 창작진들은 물론 공연 관람에 갈증을 느끼던 관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SPAF는 주제가 정해지지 않은 ‘무제’를 지향하며 진정한 표현의 자유와 예술 표현에 대한 자유를 선사하는 22개 작품을 내보인다. 문학을 원작으로 재해석해 만든 공연부터 한국 전통 판소리를 비롯해 해외 예술가가 연출하고 한국인 무용 예술가들이 협력한 작품 등 다양한 공연예술을 만나볼 수 있다. 개막 둘째 주인 14~2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프로젝트그룹 일다, 연출가 강량원, 음악감독 정재일, 배우 지현준의 ‘맥베스’가 무대에 오른다. 2년여 동안 우란문화재단 워크숍을 통해 감각을 공유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거쳐 만든 작품으로 문학 작품 맥베스를 도구로 맥베스의 시대를 잔혹하게 파괴한다. 지난 3월 두산아트센터 두산아트랩을 통해 쇼케이스로 선보인 뒤 발전시킨 소리꾼 박인혜의 ‘오버더떼창: 문전본풀이’는 14~1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제주도 신화를 판소리 합창으로 들려주며 대문을 지키는 문전신 등 가택신의 내력을 전한다. 1명이 노래할 때 아름다움이 극대화할 수 있는 판소리의 전통 음악 양식을 염두에 두며 판소리 합창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오버더떼창’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15일 JTN 아트홀 1관에서는 한국-스위스 공동창작 프로젝트의 ‘돌과 판지’가 무료 공연된다. 스위스 예술가 얀 마루시치가 연출하고 한국 무용 예술가 정채민, 정지혜, 국지인이 만나 ‘돌과 판지’를 주제로 한 세 편의 솔로 작품을 담은 프로젝트다. 얀 마루시치는 돌과 판지가 우리 일상에서 찾기 쉬운 소재들이라 주제로 제안했고, 작품은 생태계보호를 위해 재활용된 소재로만 작업이 이뤄졌다. 16일 아르코예술극장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얀 마루시치의 <블랑>은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어떻게 죽고 싶은가?”라는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질문에 마주한다. 공연이 진행되는 도시를 배경으로, 참여하는 관객들이 공동으로 한 편의 시(詩)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얀 마루시치는 현대 서구 사회의 권력을 상징하는 하얀 양복 차림의 백인 남성으로 나타나 관객들이 자신의 양복에 신념을 담아낸 글을 펜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17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뱅 브리제’도 얀 마루시치의 작품이다. 시각적, 감각적 무호흡 상태로의 몰입을 표현한 행위예술극으로 , 깨진 유리로 가득 찬 욕조에 몸을 담근 한 남성의 모습을 통해 관객이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행위의 초인간적인 면보다는 꿈같은 이미지와 사소한 감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얀 마루시치는 약 100분 동안 관객들을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장면들 속으로 질식할 만큼 몰아붙인다. 15일~1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윤종연 개인전 ‘나는 그가 무겁다’는 극단 몸꼴의 대표이자 연출로, 사회적 관계 안에 위치한 몸과 공간에 지배당하는 몸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녹여내며 공연예술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윤종연의 신작이다. 그의 춤은 망상 속에 잠겨 상승하지 않고 무겁게 가라앉으며 일상 행동의 패턴을 그리고 거리감 없는 무대를 만들고 흥얼거리는 몸의 참여를 유도한다. 16일~1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아트프로젝트보라의 ‘무악’은 고전적인 움직임의 방법에서 탈피해 다양한 움직임의 시도를 발견할 수 있는 춤으로 듣고, 음악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음악과 춤, 장르와 장르 간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몸으로부터 일어나는 구체적인 소리가 추상화되는 과정을 ‘듣기의 기술’이라는 방법으로 진행해 관객의 감각이 수용하는 수준에 따라 이야기는 끝없이 만들어지고 확장된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참여하는 공연별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spaf.or.kr/202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가능하다.
  • 영동군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 지원

    영동군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 지원

    충북 영동군이 도내에서 처음으로 관내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지원한다. 군은 저소득 여성청소년만 지원하던 생리용품을 모든 여성청소년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조례 제정과 관련 예산 확보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군이 보편적 지원으로 시책을 변경한 것은 취약계층 청소년만 선별 지원할 경우 낙인효과 우려가 있어서다. 지원 대상은 영동군에 주소를 둔 만 11세~18세 모든 여성청소년으로 대략 1150명이다. 단 여성가족부의 위생용품 바우처 지원금을 신청한 청소년들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상자들은 주소지 읍·면사무소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지원금액은 1인당 월 1만1500원이다. 매 분기초 3개월치 지원금 3만4500원이 지역화폐로 연계돼 카드 충전식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레인보우영동페이 발급이 불가한 만14세 미만 청소년은 보호자에게 지급된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여성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복지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며 “아직은 지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할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여성청소년들의 양심에 맡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에게 한달 1만1500원을 위생용품 지원금으로 주고 있다.
  • 한센병 걸린 야생 침팬지 최초 확인…사람이 옮겼을까?

    한센병 걸린 야생 침팬지 최초 확인…사람이 옮겼을까?

    야생 침팬지 무리에서 최초로 한센병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침팬지의 멸종위기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영국 액서터대학 생태보존센터 연구진은 아프리카 기니비사우와 코트디부아르에 각각 서식하는 서아프리카 침팬지 집단에서 한센병에 걸린 야생 침팬지들을 확인했다. 한센병은 나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피부와 말초 신경계, 상부 기도를 침범해 변화를 일으키는 만성 전염성 질환이다. 6세기에 처음 발견된 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2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연간 1만 명당 1건 미만으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연구진은 해당 질병의 감염 기원과 경로는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한센병의 원인인 나균이 훨씬 이전부터 다른 야생동물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인간 또는 확인되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면서 한센병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기니비사우에서는 사람들이 침팬지를 죽이거나 먹지 않지만, 침팬지가 사람들과 같은 환경을 공유하면서 사람으로부터 나균에 노출된 뒤 한센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코트디부아루는 침팬지 서식지가 사람들의 주거지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다른 동물 종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과학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영국 붉은다람쥐와 미국 아르마딜로 등의 일부 동물이 한센병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었다. 인간은 항생제가 보편화된 1980년대부터 한센병에서 자유로웠고 해당 질병이 거의 사라졌다고 판단했지만, 도리어 야생 동물 사이에서는 감염 사례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를 이끈 킴벌리 호킹스 박사는 “아프리카에서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서 한센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우리는 야생 침팬지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을 연구해 왔는데, 그럼에도 가장 가깝게 살아있는 ‘동물 친척’인 침팬지에게서 한센병이 확인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은 피부 병변 등 한센병에 걸린 인간 환자의 증상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현재까지 한센병 감염으로 확인된 참팬지는 총 4마리”라면서 “사람이 감염됐다면 치료가 어렵지 않지만, 침팬지에게 항생제를 투여하고 한센병을 치료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미 멸종 위기에 내몰린 야생 침팬지가 한센병으로 인해 심각한 개체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2년 만의 대면 수업/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2년 만의 대면 수업/번역가

    지난주 화요일 거의 2년 만에 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시작했다. 그날의 첫 수업에 들어가 보니 여러 명이 빠져 있었다. 집안 사정으로 지방에 가 있어서 못 온다고 한 학생도 있었고, 아무 설명 없이 결석한 학생도 있었다. PCR 검사까지 받아 가며 힘들게 수업에 온 학생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래도 그들은 다 3, 4학년이어서 최소한 1년은 캠퍼스 생활을 맛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엄습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니 벌써 졸업이 코앞인 셈이어서 이제야 겨우 대학 강의실에 들어올 수 있게 된 1, 2학년 못지않게 어이가 없을 것이다. “여러분은 대면 수업이 좋나요, 비대면 수업이 좋나요?” 나는 대뜸 이 질문부터 던졌다.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다들 쭈뼛대기만 했고, 그들의 표정을 읽으려고 해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여의치 않았다. 아마 한편으로는 좋고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싫고 귀찮을 것이다. 선생인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오랜만에 1시간 반 가까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는데, 앞으로 다시 일주일에 사나흘씩 그렇게 출퇴근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찔했다. 하지만 그날 두 번째 수업에서 만난 두 대학원생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20대 중국인 여학생인 그들은 한국 유학 후 내리 두 학기를 동영상 수업만 들었기 때문에 대면 수업을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에 감격했다. 그 중 구이저우성 출신 A가 소리쳤다. “학부 강의도 청강할 거예요.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요!” 산지인 구이저우성은 중국에서도 깡시골에 속한다. 기껏 한국의 대도시에 유학을 왔는데, 매일 좁은 셋방에 처박혀 밤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나가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산둥성 출신 B는 대도시 지난에서 왔지만, 한국어를 잘 못하고 성격도 소극적이어서 코로나 시국의 한국에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너희, 못 먹어 본 한국 음식 있으면 다 말해!” 수업을 마치고 젊은이는 절대 안 갈 듯한 오래된 고깃집에 함께 갔다. 둘 다 양념 돼지갈비를 못 먹어 봤다고 해서였다. 아침을 늦게 먹어 입맛이 없던 내가 가위를 들었다. 고기가 금세 익길래 서둘러 고기를 썰어 나눠 주며 먹으라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선생님, 완전 감동이에요. 꼭 아빠 같으세요.” 아니, 내가 아무리 나이를 먹었기로서니 이제 학생한테 오빠도 아니고, 삼촌도 아니고, 아빠 같다는 소리를 듣게 됐나. 서글픈 생각이 확 들려는데 문득 A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갔다. B가 또 말했다. “저희는 이번 추석에도, 지난 설에도 집에 못 갔어요. 우리 중국인은 설 연휴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고향에 돌아가 부모님을 만나잖아요. 하지만 중국에 가면 자가격리 3주, 한국에 돌아오면 자가격리 2주여서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감당할 수 없었어요. 부모님도 오지 말라 하시고….” 내가 무슨 위로를 해줄 수 있었겠나. 잠자코 고기만 굽고 있다가 불쑥 부모님과 통화는 자주 하느냐고 물었다. 역시 한국이나 중국이나 딸은 달랐다. 아침저녁으로 영상통화를 한다고 했다. “따님하고 매일 영상통화하지 않나요? 얼마 전에 영국 갔다면서요.” 맞다. 내 딸도 지금 해외살이 중이다. 난생처음 집을 떠나서 그런지 역시 매일 한두 시간씩 엄마와 열렬히 영상통화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전에 이미 완성됐지만, 보편화되지 못한 기술과 미리 예견되었지만 실현되지 못한 사회상이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생활 속에 성큼 들어왔다. 이 감염증은 조만간 인류에 의해 통제되겠지만 우리의 바뀐 삶 중 상당 부분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를 구성할 것이다. 방금 친한 중국 작가에게 메시지가 왔다. 내일 중국 문단에서 온라인 작가 간담회가 열리는데, 한국의 중국 문학 번역가 자격으로 참가해 몇 마디 해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나는 정중히 사양하며 말했다. “2년 동안 중국에 갈 기회도, 중국인을 만날 기회도 없어 중국어를 다 까먹었어요.”
  • 日 “방위비 GDP 2% 이상 증액”… 가치 공유국에 한국은 없었다

    日 “방위비 GDP 2% 이상 증액”… 가치 공유국에 한국은 없었다

    미일동맹 중심으로 호주·印 등 가치 공유한국과 역사 인식 등 냉정·의연하게 대응상대 영토 내 탄도미사일 저지 능력 보유‘사실상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 계획 밝혀日언론 “온건보수파 기시다 색깔 안보여‘여자 아베’ 다카이치 정조회장 주장 반영”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오는 31일 중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복하는 한편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방위비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온건파보수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선출 이후 퍼지던 유화적인 외교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당내 우익 세력이 주장하는 군사력 강화 등의 내용이 전면 배치됐다.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날 ‘새로운 시대를 여러분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코로나19 대책, 외교·안보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된 공약집인 ‘정책뱅크’를 발표했다. 공약집 중 외교·안보 분야를 보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한층 진전 등을 향해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호주, 인도, 아세안, 유럽, 대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연계를 강화한다”고 강조했고 여기에 한국은 없었다. 한국에 대해서는 “국제법 위반 상태, 역사 인식 등을 둘러싼 이유 없는 비난 등 일본의 주권 및 명예, 국민의 생명·안전·재산에 관한 과제에 냉정하고도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직전 2017년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독도(일본 명칭 다케시마)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고유 영토를 단호히 지키기 위해 역사적·학술적 조사 연구를 한층 심화하는 등 국내외를 대상으로 전략적인 홍보 강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방위비를 GDP 대비 1% 이내로 억제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2% 이상으로 증액할 가능성도 공약집에 언급됐다. 또 “상대 영토 내에서 탄도미사일 저지 능력 보유를 포함한 억지력 향상을 추진한다”고 적시해 사실상 ‘적 기지 공격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러한 외교·안보 강경책 등이 대폭 담긴 자민당의 총선 공약에 대해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 신조 정권 시절인 2019년 참의원 선거 당시 공약과 비교해 중국 등의 위협에 군사력으로 맞서자는 내용이 강해진 데는 자민당의 정책을 책임지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무조사회장의 주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와 총재 선거에서 경쟁했던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아베 전 총리의 지지를 받은 우익 대표주자다.
  • ‘오징어게임’ 전세계 1억1100만 가구 시청…“사상 최고 드라마 등극”

    ‘오징어게임’ 전세계 1억1100만 가구 시청…“사상 최고 드라마 등극”

    한국이 만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청 가구 수가 1억1100만을 돌파, 넷플릭스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까지 1위는 ‘브리저튼’이었다. 브리저튼은 8200만 가구가 시청했다. 19세기 영국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스토리 브리저튼은 공개 한 달 만에 8200만 가구가 시청, 기존 1위였던 ‘위쳐’(7600만)를 뛰어넘었다. 넷플릭스는 짧은 시간 내에 오징어 게임이 브리저튼을 제치고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첫선을 보인 지 한 달도 안 돼 신기록을 경신한 것.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다. 공개 직후 한국은 물론 브라질·프랑스·인도·터키 등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들에게 인기를 끌며 총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탑 10’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13일 기준, 21일 연속 ‘오늘의 탑 10’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콘텐츠 총괄 VP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투자하기 시작한 2015년 당시, 넷플릭스의 목표는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한국 콘텐츠 팬들을 위한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었다”며 “우리가 상상만 했던 꿈같은 일을 오징어 게임이 현실로 만들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들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대한 외신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유력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징어 게임에 대해 “한국 특유의 감수성과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정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짚었다”고 평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창작자들이 미국 중심의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 책임자(CEO) 겸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는 미국에서 열린 ‘코드 컨퍼런스 2021’에 참석해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비 영어권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서울광장] ‘게이트’ 통과해야 용 되는 ‘아수라 대선’/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게이트’ 통과해야 용 되는 ‘아수라 대선’/이종락 논설위원

    정치에서 ‘게이트’(Gate)란 정치가나 정부의 고위 관리가 관련된 비리 의혹에 싸여 있는 사건을 말한다.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게이트라는 용어가 보편화했다. 워터게이트는 1972년 6월 17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닉슨 재선 위원회가 민주당 본부가 들어 있는 워싱턴DC의 워터게이트 빌딩에서 도청하려던 사건이었다. 대통령 취임 후 발각된 이 사건으로 1974년 8월 8일 리처드 닉슨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우리나라 역대 대선 직전에 핵폭탄급 게이트가 종종 등장했다. 유력 주자의 부정부패 의혹이다.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이 대선 정국에 격랑을 몰고 왔다. 2002년 대선 땐 김대업씨가 이 후보의 부인이 돈을 주고 아들의 병역을 면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수사가 지지부진하는 바람에 진실이 드러나기 전 대선이 치러졌고, 이 후보는 낙선했다. 검찰은 2003년 1월 무고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고, 대법원은 이듬해 김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대선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2007년 대선을 달군 가장 뜨거운 이슈는 새누리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 조작 의혹이었다. 당시 여권은 BBK 사건을 고리로 이 후보를 겨냥해 파상 공세를 폈고, 이 후보는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그해 12월 5일 이 후보의 주가 조작 공모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검찰은 2017년 수사를 재개해 지난해 이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대법원은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2012년 대선 직전에는 ‘국정원 댓글 사건’이 있었다. 대선을 8일 앞둔 그해 12월 11일 국정원이 문재인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단다고 야당 의원들이 폭로했다.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박근혜 당시 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13년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에게 대선 관여 글을 올리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했다. 대법원은 2018년 원 전 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대선도 예외가 아니다. 1조원대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정국을 흔들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 게이트’라고 부른다. 이 지사와 대장동 의혹의 연관성이 밝혀지면 후보 사퇴까지도 가능하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반대로 이 지사는 ‘토건 비리,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지난 10일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지만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28.3% 득표에 그치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62.37%)에게 참패했다. 권리당원과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하는 순회 경선과 달리 일반 당원과 국민이 참여한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다. 대선 승부를 좌우하는 수도권·중도층 민심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이 지사에게 경고음이 켜진 셈이다. ‘고발 사주’ 의혹 수사 대상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대선 가도가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고발 사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손준성 검사나 다른 검사의 관여 사실이 드러난다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윤 후보가 이 지사처럼 관리자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주장하더라도 여당은 정치적 공세를 총력적으로 펼칠 게 뻔하다. 또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등의 수사 결과도 대선판을 뒤흔들 요인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지난달 21일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빗대 “꼭 아수라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2016년 개봉한 영화 ‘아수라’는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조폭과 결탁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안남시장과 그의 뒤처리를 담당한 경찰을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넷플릭스에 ‘이재명’뿐만 아니라 ‘윤석열’, ‘홍준표’를 검색해도 영화 ‘아수라’가 맨 먼저 화면에 노출된다. 알고리즘이 이번 대선의 특징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의 승부는 국민의 손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이트를 통과하면 대통령, 통과하지 못하면 범죄자가 되는 영화 같은 현실이다. 이번 대선은 단군 이래 최대 ‘아수라’가 될 것 같다.
  • [서울 인싸] 감성이 넘치는 시민생활공간 조성/강병근 서울총괄건축가(건국대 명예교수)

    [서울 인싸] 감성이 넘치는 시민생활공간 조성/강병근 서울총괄건축가(건국대 명예교수)

    ‘공간에 가치를 부여하면 머무르거나 사색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이 푸 투안) 현대인은 ‘시간의 양’은 철저하게 따지지만 ‘시간의 질’은 외면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시간의 질에는 향기가 있으나 시간의 양에는 향기가 없다’는 사실 또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길은 이동시간이 최소화되도록 직선으로 짧게만 이어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심지어 마치 한눈팔면 안 된다고 강조하듯이 시선을 끌 만한 것은 지우거나 덮어 감추기도 한다. 그래서 길을 걷다 보면 도시가 호흡하지 않거나 침묵하게 살해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대화된 도시는 효율성과 성과로 계량화되고 정량화돼 ‘경제적 가치 중심’으로만 만들어진다. 걷기는 무엇인가와의 관계 맺기이다. 단순한 이동만이 아니다. 그래서 서울을 경험하며 걷고 사유(思惟)하며 머무를 수 있는 감성도시로 만들려는 것이다.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혀지고 가슴으로 경험해 오래오래 기억되는 아름다운 서울을 만들기 위해 미래 서울도시건축의 핵심가치를 ‘감성도시’로 정했다. 시민의 일상생활에 활력이 넘치는 ‘감성도시’를 만들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비전 2030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감성도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도시건축 공간 디자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건축의 공간구조를 수변중심’으로 재편한다. 둘째, 이렇게 만들어진 도시건축 공간이 시민의 ‘쉼터’(제3영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셋째, 쉼터가 이웃이 모여서 대화하며 교류할 수 있는 ‘감성이 넘치는 시민생활공간’이 되도록 ‘공간디자인 기준’을 ‘감성 만들기’로 한다. 넷째, 일상생활의 활동범위가 제한적인 어린이, 노인, 장애인, 유아를 동반한 시민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편적인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용하고, 장애가 되는 모든 경계를 허물어 시민 모두가 공유 가능한 ‘장애물 없는 아름다운 도시’로 만든다. 다섯째, 급속히 증가하는 1~2인 가구를 위한 디자인을 포함한 미래도시를 완성하는 것이다. 보행자가 빠른 속도의 교통수단인 차량 중심의 도시공간구조나 다양한 경계인 장애물 등으로 인해 그 도시에 대한 사유의 경험이 불가능하게 되면 이는 ‘살해된 도시’가 된다. 모든 길을 도시 속의 풍요로운 삶의 ‘경험 공간’으로 인식하고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경험할 것인가를 이야기로 엮어 길을 서로 이어 주어 서울의 건축과 도시가 길에서 가슴으로 경험하는 것을 모아 놓는 ‘기억의 샘’이 되도록 만들자. ‘살아 있는 기억 속의 도시 광장은 사유의 무도장으로, 산책길은 느린 왈츠로 표현되도록 숨결이 끊어진 것 같은 도시에 다시 호흡을 불어넣어 ‘살아 있는 감성도시’로 만들어 ‘성과와 피로사회’ 최대 피해자인 서울시민이 빨리 ‘시간의 향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서류 한장에 빼앗긴 입양인의 삶…혈연 넘어 선택한 가족의 유대감

    서류 한장에 빼앗긴 입양인의 삶…혈연 넘어 선택한 가족의 유대감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한국 콘텐츠 덕분에 미국인들도 한국인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알게 됐어요. 저는 감정적(정서적)인 측면에서 한국인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백인에 둘러싸여도 한국인이라는 자부심 느껴 13일 개봉하는 영화 ‘푸른 호수’를 연출한 재미동포 2세 저스틴 전(40·①, ④) 감독은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백인들에 둘러싸인 환경에서도 늘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미국 토양 안에서 우리가 정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일까, 나는 왜 미국에 있을까라는 질문을 가졌다”고 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공개된 이 영화는 전 감독이 각본, 연출, 주연을 모두 맡았고 미국 내 이방인의 삶을 다뤄 제2의 ‘미나리’로 주목받았다. 그가 연기한 주인공 안토니오는 1980년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백인 부모에게 입양됐지만, 양부모에게 학대당한 기억이 있다. 뉴올리언스에서 타투이스트로 일하며 아내 캐시(알리시아 비칸데르 분②)와 의붓딸 제시(시드니 코왈스키 분③), 그리고 새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열심히 살려는 그는, 캐시의 전남편인 경찰관 에이스(마크 오브라이언 분)와 충돌한 뒤 경찰서에 끌려간다. 30년을 미국에서 살았는데도 양부모의 무관심으로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채 불법체류자로 추방될 상황에서 안토니오는 베트남 출신 이민자 파커와 그 가족을 만난 뒤 한국 출신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가족을 지키려는 싸움을 시작한다.●윤여정과 애플TV 드라마 ‘파친코’ 호흡 맞춰 미국은 2000년 해외 출신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그 이전 대상자에 대해선 소급적용이 안 돼 여전히 수만명의 입양인이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같은 위기를 겪는 입양인 9명을 만났다는 전 감독은 “미국에서 살았지만 서류 하나 빠졌다고 ‘너는 미국인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일지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모국에서 원하지 않아 미국으로 보내졌는데 다시 거부당해 상처 입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 영화를 통해 미국 아동 시민권법 개정을 이끌어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오가 제시를 자신의 딸로 선택한 것에 대해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보다 ‘선택한 가족’도 강한 유대관계를 보여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와 미국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 촬영장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윤여정을 향해 “현장에서도 무엇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바로 지적해서 고치려는 열정이 있으신 분”이라며 “항상 온 힘을 다해 연기를 해 온 진정한 예술가”라고 극찬했다. 그는 최근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떤 감정이든 충실히 담아내며 보편적 정서를 공감 가도록 그려내기 때문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 “낙태금지법은 흑인 여성에게 더 해로워”

    ‘낙태금지법은 흑인 여성에게 더 해롭다.’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에 이어 미시시피주에서 추진한 임신 15주 이후 낙태금지 법안이 미국 내 법적·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낙태를 금지하는 이 같은 입법이 흑인 여성 또는 미성년자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특히 더 해롭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CNN이 1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낙태금지법이 여성의 신체결정권이란 보편적 인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낙태금지법이 가동될 때 사회적으로 열악한 계층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이유는 이들이 주의 법령이 허용하는 합법적인 방안 외 대안 수단을 찾기 어려운 처지여서다. 낙태를 원하는 여성을 지원하는 미시시피주의 잭슨여성건강기구 측은 “우리 환자의 대다수가 흑인 여성이고 저소득층”이라면서 이어 “미시시피주 전역의 여성들이 자동차와 버스, 심지어 우버를 타고 몰려들었는데 이렇게 이동할 수단을 찾지 못하는 임신부들은 낙태를 할 기회조차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법에서 낙태를 금지, 낙태를 허용하는 다른 주로 넘어가기 위한 항공편 등을 구하지 못하는 계층이라면 낙태를 포기해야 하고 이는 곧 산모의 교육·취업기회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텍사스의 낙태 지원단체 관계자 역시 “낙태에 필요한 비용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하는 여성의 74%가 흑인”이라고 CNN에 밝혔다. 그는 또 “난소 관련 병증이 백인 여성보다 흑인 여성에게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낙태금지법이 여성의 질병 치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텍사스주와 미시시피주가 낙태금지 논쟁의 포문을 열었지만, 이 2개 주에서도 낙태금지 허용 여부 결정까지 번복이 거듭되고 있다. 지난 8일 연방 항소법원이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에 대해 일시적 보류 결정을 내렸고, 미시시피주의 낙태금지법이 헌법에 부합하는지를 놓고선 12월 1일 연방대법원 심리가 예정돼 있다.
  • 아이 키우기 좋은 성북… ‘1동 1키움센터’ 꿈이 자란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성북… ‘1동 1키움센터’ 꿈이 자란다

    서울 성북구가 ‘1동 1우리동네키움센터’를 목표로 지역 곳곳에 돌봄 공간을 확충하고 있다. 이는 ‘학부모에게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아이에게는 안전하고 건강한 성장 환경을 제공한다’는 이승로 성북구청장의 구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구 관계자는 12일 “이달 초 우리동네키움센터 2곳의 문을 추가로 열면서 현재까지 총 10곳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방과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더욱 촘촘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구는 2019년 1월 장위1동의 키움센터 ‘성북 1호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1곳을 추가로 열었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8곳을 새로 열면서 현재 ‘성북 10호점’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돈암2동, 길음1동, 장위1동, 석관동, 동선동 등 곳곳에 위치한 키움센터에서 지역 아이들을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키움센터는 만 6세부터 12세의 초등 연령 아동이 방과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무르며 친구들과 함께 숙제도 하고 다양한 놀이 활동과 문화·예술·체육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라면 부모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학기 중에는 오후 1∼7시, 방학 중에는 오전 9시∼오후 7시이다. 이용료는 상시돌봄은 월 5만원, 일시돌봄은 하루 2500원이다. 이용을 원하면 우리동네키움센터포털(https://icare.seoul.go.kr)에서 온라인 예약을 하거나 센터에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이 구청장은 “1동 1키움센터를 목표로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까지 만족할 수 있는 ‘성북형 키움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사각지대 없는 보편적 돌봄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와우! 과학] 여성이 남성보다 추위에 민감하게 진화한 이유는?

    [와우! 과학] 여성이 남성보다 추위에 민감하게 진화한 이유는?

    여성은 보통 남성보다 추위에 더 민감하다고 알려져있다. 이는 사람 이외의 동물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런 성 차이를 과학자들은 대개 대사율과 호르몬 차이에 의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이 온도 감각의 성 차이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수컷과 암컷은 진화적으로 다른 온도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암컷을 둘러싼 분쟁을 억제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연구 책임저자인 에란 레빈 박사와 동료 연구자들은 여러 동물 종을 조사한 가운데 이상적인 온도 기호가 암수에 따라 나뉘어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거기서 연구진은 이스라엘에 서식하는 야생 박쥐와 조류의 생태에 관해 지난 40여 년간의 기록 자료를 자세하게 분석했다.그 결과, 박쥐와 조류의 수컷은 산 정상 부근 등 추운 곳을, 암컷은 기온이 비교적 높은 협곡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유류인 야생의 쥐들에서도 같은 성 차이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많은 동물 종에서 암수의 통증을 느끼는 방식이 다른 것처럼 온도 감각도 같은 신경계의 차이에 기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 그것은 진화 과정에서 생긴 차이 아닐까”라고 추정했다. 레빈 박사는 온도 감각을 바탕으로 서식지를 나누는 것의 장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조류와 박쥐의 경우 번식기 외에는 수컷과 암컷이 떨어져 살기에 암컷을 둘러싼 수컷 간의 경쟁이 줄어든다. 그리고 암컷 쟁탈전에서 발생하는 공격성, 이에 따른 암컷과 새끼에 대한 파생적인 폭력이 줄고 나아가서는 종의 생존으로도 이어진다.” 또 성별에 의한 온도 감각의 차이는 암컷 모체가 새끼를 더욱더 소중히 다루도록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도 여겨진다. 예를 들어, 암컷 모체가 추위를 민감하게 느끼면 새끼를 따뜻하게 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새끼들은 대부분의 경우 체온 조절을 위해 외부 작용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레빈 박사는 “온도 선호의 성별 차이는 많은 항온 동물에 공통되는 보편적인 현상이며, 종의 분산과 행동 그리고 사회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종의 생태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런 광범위한 관점에서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렇다면 이런 설명은 사람에게도 해당하는 것일까. 레빈 박사팀은 이런 작용은 사람에게도 해당한다고 보고 “사람에게도 같은 진화의 압력이 적용돼 남녀 간에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 주저자인 탈리 마고리 코헨 박사후연구원은 “사람의 경우 온도 선호는 남녀가 서로 조금 거리를 둠으로써 각자가 평화와 평온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기초 대사율(안정 시 체내에서 연소하는 에너지양)은 여성이 남성보다 23%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율이 낮다는 것은 생성되는 열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남성은 열을 발생시키기에 적합한 근육을 많이 갖고 있지만, 여성은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에 의해 열이 방출되거나 손발의 혈류가 나빠지는 것으로 남성보다 체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가정에서 에어컨이나 난방기의 온도를 설정할 때 커플이나 부부 사이의 의견이 엇갈리는 사례는 많다. 그렇다면 이런 온도 감각의 생리적인 차이는 어떤 진화적인 힘으로 촉진된 것일까. 이에 대해 레빈 박사는 “아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인류가 최초로 등장한 시기는 기온이 높은 아프리카 사바나이며, 얼마나 시원하게 지내는가가 중요했다. 남성은 야외에서 사냥과 채집을 위해 활동하고 여성은 실내에서 집안일이나 아이들을 돌봤을 것이다. 더욱더 활동적이고 근육량도 많은 남성은 체온이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했다. 그것은 바로 땀이다. 물론 여성도 땀이 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남성 쪽이 땀을 많이 흘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 온도 감각의 차이는 남녀 간의 역할 분담이 낳은 산물일지도 모른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 생태학과 생물지리학’(Global Ecology and Biogeography) 최신호(9월 14일자)에 실렸다.
  • [이의진의 교실 풍경] 징검다리게임이 말해 주는 것/서울 누원고 교사

    [이의진의 교실 풍경] 징검다리게임이 말해 주는 것/서울 누원고 교사

    ‘오징어게임’을 봤다. 집에 TV도 없고, 드라마는 아예 안 보는 나로서는 드문 일이다. 한국 드라마로는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 1위에,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한 번씩 TV 프로그램 부문 정상을 찍었다고 하니 나 같은 사람이 꽤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이 드라마는 참가자 456명 중 살아남은 단 한 명만 상금 456억원을 가져갈 수 있는 서바이벌게임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서바이벌 소재로 등장하는 게임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게임’, ‘오징어게임’과 같은, 한국 사람이라면 어린 시절 누구나 즐기던 놀이들이다. 한국인이 기억하는 즐거운 놀이가 드라마에서는 죽음과 연결되는 악몽으로 구현된 셈이다. 드라마에 나온 놀이 중 특히 내 눈길을 끈 건 ‘징검다리게임’이다. 앞에는 두 갈래의 유리로 된 징검다리 길이 있다. 아래는 과장 좀 보태 천 길 낭떠러지다. 한쪽은 강화유리라 몇 사람이 올라서도 충분히 견디지만, 다른 한쪽은 일반 유리라 밟는 순간 까마득한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말 그대로 ‘징검다리’라는 거다. 하나를 무사히 밟았다고 해도 제한된 시간 안에 다리를 건너려면 다시 두 갈래의 징검다리 중 어디를 밟아야 되는지 결정하고 건너뛰어야 한다. 결국 앞서 출발한 참가자들이 어느 쪽 유리가 안전한지 죽음을 통해 증명하는 걸 보면서 뒤의 참가자들 몇이 다리를 건너는 데 성공한다. 어쩐지 우리네 인생과 판박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안전하게 몸을 지탱할 수 있는 곳이 어느 쪽인지 결정하는 데 ‘운’(運)이 더 많이 작동하고, 강화유리를 밟고 살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도 잠시일 뿐이다. 또다시 어느 쪽이 생존을 보장해 주는 징검다리인지 선택해야 하는 기로(岐路)에 선다는 점에서 이건 뭐 삶 그 자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인 건 이 게임에서 마지막 징검다리까지 무사히 밟고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었던 사람들은 앞서간 누군가의 희생(죽음)과 도움을 받아서였다는 점이다. “경쟁에서 이긴 거잖아요? 고등학교 3년 동안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해서 명문대 간 거고, 좋은 직업 얻고 돈을 번 건데, 최소한 이에 대한 보상은 사회가 해주어야지요. 과도하게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은 역차별이에요.” 꽤 오래전 일이다. 대입을 위해 면접을 봐주는데 전교 1등인 아이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한 말이다. 보편적 복지의 개념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라는 면접 예상 문제를 던졌을 때다. 오랜 세월 고3 담임을 하다 보니 가끔 경쟁에서 이기면 나머지 모든 것은 상쇄할 수 있다고 믿는 경우를 종종 본다. 경쟁에서 이기면 당연히 모든 걸 누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마치 오징어게임에서 마지막 생존자가 456억원을 가져가는 승자독식(勝者獨食)처럼 말이다. 모두가 이기려고만 한다. 그러나 승자가 존재하려면 반드시 패자가 있어야 한다는 걸 망각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순간 다른 누군가는 떨어진다. 살아 보면 종종 그게 ‘내’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무사히 징검다리를 건너왔다고 저 편에 남아 있는 다른 사람들을 없는 존재로 여기면 안 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얼핏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모두 경쟁인 것 같지만, 오징어게임의 참가자들조차 죽음의 게임 앞에서도 서로 연대를 하고 분업을 했다.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도 결국 인간이란 공동체 안에서 서로 기대고 협력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교실에서 말한다. 우리 사회의 승자라 불리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을 발판 삼아 그 자리에 오른 거라는 꽤 불편하지만 단순한 이치를. 그러니 승자는 약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승리로 얻은 걸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 “죽음과 삶 너무 괴리된 한국… 장례업자들만 돈 법니다”

    “죽음과 삶 너무 괴리된 한국… 장례업자들만 돈 법니다”

    고독사·기초수급자 장례 727번 치러코로나 시신 최다 염습 경험… 책 출간“묘지 외진 곳으로 밀려나며 의례 과해져수의·꽃염 등 과소비 횡행… 소박해져야”“우리에겐 화장장이나 묘지가 혐오시설입니다. 죽음을 삶과 너무 떨어뜨려 바라보는 거죠.” 강봉희(68) 장례지도사협의회봉사단장은 안타까움부터 털어놨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의 많은 도시가 시내 한가운데에 납골당과 공원묘지를 조성하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시설을 외진 곳에 떨어뜨려 놓는 현실을 씁쓸해했다. 727번. 강 단장이 그동안 무연고 고독사 사망자, 기초수급자 사망자 장례를 대신 치른 횟수다. 그는 이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대구를 휩쓸었을 때, 장례지도사들이 감염을 우려해 시신 수습을 꺼리자 대구시청이 다급하게 부탁한 이도 강 단장이었다. 당시 코로나19로 사망한 이들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염한 이가 바로 그다. 그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담은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오른쪽·사이드웨이)를 최근 출간했다. 강 단장은 40대 중반 나이에 방광암에 걸려 죽음의 문턱에 다다르기도 했다. 암이 재발해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다가 ‘내가 다시 살 수 있게 되면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그때 병원 창문 너머 마주한 장례식을 보고, 그는 건축업을 그만두고 죽음을 돌보기로 했다.책은 2007년 그가 장례지도사가 된 계기부터 한국의 장례 문화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담담하게 담았다. “장례식장에서는 이쑤시개 하나도 돈”이라는 말이 얼마나 비정한지 떠올리면서 장례문화의 문제점을 파고든다. 예컨대 그런 고인이 입는 수의는 애초 ‘부모가 죽으면 자식들이 죄인’이라는 의미에서 자녀들만 입었는데, 일제강점기를 지나 돌아가신 분도 입는 옷이 됐다. 사람들은 이걸 모르고 비싼 수의를 사느라 여념이 없다. 최근 꽃염을 비롯해 지나치게 돈 들이는 장례식도 횡행한다. 그는 이런 문화의 밑바닥에 죽음을 무서워하고, 가급적 금기시하면서 생과 최대한 분리하려는 사고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죽음을 두려워하다 보니 관련 시설이 모두 혐오시설이 됐고, 소박한 장례가 아닌 과한 장례 문화가 보편화한다는 지적이다. “죽은 분들 리무진을 타고 보내는 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살아 계실 때 잘해 드려야죠. 잘못된 장례 문화를 바로잡고, 좀더 소박하게 죽음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 기시다, 31일 총선 앞두고 ‘분배 정책’ 슬그머니 말 바꿔

    기시다, 31일 총선 앞두고 ‘분배 정책’ 슬그머니 말 바꿔

    성장 중심 아베노믹스를 수정해 ‘분배’에 방점을 찍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분배에 필요한 대규모 재정 확보를 위해 금융소득 과세를 강조하던 기시다 총리 스스로가 오는 31일 중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재정정책을 실질적으로 실행하는 재무성 최고위 간부가 정치권의 선심성 돈풀기에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하며 당정이 충돌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출범 직후임에도 기시다 내각 안에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11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자민당 총재 후보 시절 공약한 금융소득 과세 정책에 대해 “임금 상승을 위한 세제(지원) 강화 등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순위가 중요하다”며 사실상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에서 금융소득 세율은 소득세와 주민세를 포함해 20%로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금융소득 비율이 높은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비판이 많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분배 정책 강화에 필요한 재원으로 삼으려 했지만 닛케이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오는 30일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좋지 않자 눈치 보기에 나선 셈이다. 분배 정책에 쓸 재정을 놓고 당정 간 갈등도 시작됐다. 야노 고지 재무성 사무차관은 지난 8일 발간된 월간지 문예춘추 11월 기고문에서 정치권의 분배 정책에 대해 “선심성 정책”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윗사람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행동하는 ‘손타쿠’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 일본 관료 사회에서 이러한 공개 비판은 이례적이다. 특히 그는 일본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을 “타이태닉호가 빙산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자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정책을 책임지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은 NHK에 출연해 “매우 무례한 어투라고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기시다 총리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좋지만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관계자(정부 공무원)는 확실하게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노 차관에게 경고를 한 셈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재정 건전화를 위한 일방적인 정책론을 사적인 의견으로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분배 정책을 둘러싼 당정 간 다툼은 한국에서도 앞서 벌어진 일이다. 코로나19 피해 계층 지원을 놓고 보편 지원을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재정 악화를 고려해 선별 지원을 주장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크게 충돌하기도 했다.
  • 신선함 잃은 유럽 문학 대신 세계 울린 탈식민주의 문법

    신선함 잃은 유럽 문학 대신 세계 울린 탈식민주의 문법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가 선정되면서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제3세계 탈식민주의 문학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서구 문학에 밀려 변방으로 취급받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통찰력 있는 작품이 많아 예의주시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018년 대안 노벨상으로 불린 ‘뉴아카데미’ 상을 받은 마리즈 콩데(84) 작가의 에세이 ‘울고 웃는 마음’(1999)이 최근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 출신인 콩데는 흑인이자 여성, 식민지인으로 유년기에 겪었던 인종·계급·성별 간 격차의 문제를 조명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다. 다음달엔 콩데가 2017년에 낸 장편소설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문학동네)도 독자를 만난다. 과들루프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성향이 달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 남매를 통해 작가는 인종차별, 식민지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의 본질을 되묻는다. 앞서 콩데는 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2019년 번역·은행나무)에서 17세기 말 마녀로 몰렸던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 티투바의 삶을 통해 인간적 연대와 공감의 희망을 보여 줬다.은행나무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젊은 천재 작가로 주목받는 치고지에 오비오마(35)의 장편소설 ‘어부들’(2015)을 펴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데뷔소설상 등 5개 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이 마을 광인의 예언을 듣고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빈곤과 혼란한 사회상을 담아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보여 줬다. 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비오마의 또 다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은행나무)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을 다뤘다. 소수자들의 고난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구르나에 앞서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케냐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83)의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케냐 근현대사를 다룬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은 독립을 앞둔 식민지인들의 복합적 심리를 묘사해 서구인의 제국주의적 사고와 케냐 기득권층의 민중 억압을 꼬집는다. ‘십자가 위의 악마’(창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케냐 사회의 모순을 여성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이 밖에 민음사는 영국 식민지 트리니다드섬에서 인도계 이주민 3세로 태어난 2001년 노벨상 수상자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1932~2018)의 소설집 ‘자유 국가에서’를 펴냈다. 1971년 부커상 수상작인 이 책은 식민지를 둘러싼 다양한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이방인의 고뇌를 다룬다. 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석호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제3세계 문학은 식민지 잔재를 소재로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분노와 저항에 그치지 않고 인종, 성차별,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21세기에도 유효한 시대정신을 담았다”며 “세계를 주도하던 유럽 문학이 최근 신선함을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 3세계 문학은 지구촌 전체의 관점에서 영향력 있는 문학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영문학에서도 남아공, 케냐처럼 과거 식민지 출신 작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식민통치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국가에선 인종, 종교, 난민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룬 탈식민주의 문학이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고 했다.
  • 구르나 노벨상 계기로 주목받는 3세계 문학…탈식민주의 감동 밀려온다

    구르나 노벨상 계기로 주목받는 3세계 문학…탈식민주의 감동 밀려온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3)가 선정되면서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아프리카나 중남미 등 제3세계 탈식민주의 문학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서구 문학에 밀려 변방으로 취급받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통찰력 있는 작품이 많아 예의주시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018년 대안 노벨상으로 불린 ‘뉴아카데미’ 상을 받은 마리즈 콩데(84) 작가의 에세이 ‘울고 웃는 마음’(1999)이 최근 문학동네에서 나왔다.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 출신인 콩데는 흑인이자 여성, 식민지인으로 유년기에 겪었던 인종·계급·성별 간 격차의 문제를 조명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다.다음달엔 콩데가 2017년에 낸 장편소설 ‘이반과 이바나의 경이롭고 슬픈 운명’(문학동네)도 독자를 만난다. 과들루프의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성향이 달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주인공 남매를 통해 작가는 인종차별, 식민지화,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의 본질을 되묻는다. 앞서 콩데는 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2019년 번역·은행나무)에서 17세기 말 마녀로 몰렸던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 티투바의 삶을 통해 인간적 연대와 공감의 희망을 보여 줬다.은행나무는 최근 나이지리아의 젊은 천재 작가로 주목받는 치고지에 오비오마(35)의 장편소설 ‘어부들’(2015)을 펴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데뷔소설상 등 5개 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이 마을 광인의 예언을 듣고 파멸하는 과정을 그렸다.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빈곤과 혼란한 사회상을 담아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보여 줬다.2019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오비오마의 또 다른 소설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은행나무)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과 미래를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을 다뤘다. 소수자들의 고난 서사를 신적인 존재의 연민 어린 목소리로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구르나에 앞서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케냐의 거장 응구기 와 티옹오(83)의 작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케냐 근현대사를 다룬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은 독립을 앞둔 식민지인들의 복합적 심리를 묘사해 서구인의 제국주의적 사고와 케냐 기득권층의 민중 억압을 꼬집는다. ‘십자가 위의 악마’(창비)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케냐 사회의 모순을 여성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냈다.이 밖에 민음사는 영국 식민지 트리니다드섬에서 인도계 이주민 3세로 태어난 2001년 노벨상 수상자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1932~2018)의 소설집 ‘자유 국가에서’를 펴냈다. 1971년 부커상 수상작인 이 책은 식민지를 둘러싼 다양한 방랑자들의 굴곡진 삶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이방인의 고뇌를 다룬다.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석호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제3세계 문학은 식민지 잔재를 소재로 하지만 과거사에 대한 분노와 저항에 그치지 않고 인종, 성차별, 환경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21세기에도 유효한 시대정신을 담았다”며 “세계를 주도하던 유럽 문학이 최근 신선함을 보여 주지 못하는 반면 3세계 문학은 지구촌 전체의 관점에서 영향력 있는 문학으로 발돋움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영문학에서도 남아공, 케냐처럼 과거 식민지 출신 작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식민통치에 대한 후유증이 남아 있는 국가에선 인종, 종교, 난민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다룬 탈식민주의 문학이 유효한 가치를 갖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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